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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6 539회 0건

검령





제 16 부





길라시안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길라시안의 상식상 결코 일어날수 없는 일이, 저 자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고 있다. 전쟁에 패한것도 모자라 적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 아무리 헥스터를 쓰레기로 보았어도 이렇게까지 생각치 않았다.

그러나, 그때.

길라시안의 인생의 경험들이, 길라시안의 충동적 사고를 멈춰세웠다.

" 만약 저 자가 날 떠보는거라면 ? "

가능한 가설이다. 현재 자신이 헥스터와 함께 있는것도 아니고 헥스터의 뜻을, "하" 가문의 당주가 왜곡했을 가능성도 높다. 동지의 말이라면 믿겠지만 저 자는 명백한 자신들의 적이기 때문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길라시안은 허탈히 웃는다.

"크큭 ... 겨우 그정도 그릇밖에 되지 않는건가 ? "하" 가문의 당주 .."

"..........?"

"현실성이 없다. 뜬구름 위의 이야기를 하고있어 .. 네놈은 말이다."

길라시안은 일갈한다. 그러자 "하" 가문의 당주는 말한다.

"네 말은 꼭 내 말에 진실성이 없다.. 라고 봐도 되는건가?"

"그렇다."

"그럼 너같은 분류들이 좋아하는 "증거"가 여기서 등장해야겠구나."

"하" 가문의 당주가 손가락을 까닥하자, 등뒤로 하얀 제복 차림의 남자가 걸어나온다. 제복의 왼쪽 가슴팍에 박힌 문양은 "하" 가문을 상징하는 사자얼굴이 박혀있었다. 동시에,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길라시안. 곧. 경악하는 길라시안과 저절로 쥐어지는 주먹이다.

"이런 빌어먹을 ...!!!!!!!!!!!!!!!!!!!!!! 어떻게!!!!!!!!!!!!!!!! 당신이!!!!!!!!!!!!!!!!!!!!!!!!!!!"

침을 흘릴정도의 침통한 표정의 길라시안이다. 그의 "믿음"은 깨어져 있었다.

당당하게 "하" 가문의 제복을 입고 나타난 남자는, 헥스터다. "우" 가문의 당주가 "하" 가문의 옷을 입고있다. 개가 되길 자처한 복장이다.

길라시안은 당장에 일어서 팔이 밧줄에 묵이어 있기에 잇몸으로라도 헥스터의 목을 뜯으려 했다. 하지만 양옆의 검령사 둘이 길라시안의 양 어깨를 짓눌러 자세를 고정시켰다.

그렇기에 길라시안은 날카롭게 으르렁 거릴뿐이다.

그런 길라시안을 바라보는 헥스터는 여유롭다. 길라시안과 입장이 정반대인듯.

"이해가.. 되질않나?"

"당연하다! 이 씹어죽여도 시원치않을 개자식아!! 넌! "우" 가문의 당주로써 최소한의 자존심조차 버린 쓰레기다!"

"...그래, 네가 보기엔 나는 쓰레기겠지. 하지만 난 .. 벗어던졌다. "우" 가문과 "우" 가문의 당주를 .. "

"네 아버지였던 선대 당주, 헥튼님께 부끄럽지 않는거냐! 헥튼님은 저 "하" 가문 사람에게 죽임을 당했다! 아비의 원수다!"

길라시안은 핏기어린 목소리로 외친다. 그러나 그의 외침에, 귀마개를 낀듯 헥스터는 요지부동이다. 들리면서 닿지않는거 같다.

"...그래 .. 원수 .. 하지만 그게 무어가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

".......뭣? "

""하" 가문의 당주 .. 킬리토는 내게 약속했다. 자기 밑으로 들어오면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되찾아 주겠다고 ... "아카네"란 여자를 내 앞에 데리고 오겠다고. 것도 자신의 가문 사람들을 총 동원해서 48시간 내에 말이다."

헥스터의 말을 듣는 길라시안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여자 때문에 가문을 저버린것도 이해가 안되는데 48시간내에 여자를 찾아오겠다는 적의 말을 신뢰하는 헥스터에 말이다. 만약 찾는다해도 지들이 무슨 수로 48시간내에 아카네를 찾겠는가? 허황된 약조이자 신기루같은 약속이다.

"헥스터! 네놈은 정녕 .. 저들의 말을 믿는거냐 ? 네 아비를 죽인 원수의 말을 말이다!"

"... 그래."



.
.


길라시안의 면담이 끝나고, 외로이 왕좌를 지키고있는 "하" 가문의 당주 킬리토는 검령사 크로스와 마주한다. 크로스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정녕 .. 신뢰하시는 겁니까 ? "헥스터"를 ... 얘기를 옆에서 들었지만 "여자" 때문에 자신의 가문을 벗어던지고 지 아비를 죽인 원수인 우리 "하" 가문 밑에 들어왔습니다. 설사 그렇다해도 "여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우" 가문의 당주가 아닙니다."

"크큭 ... 넌 생각이 많아 탈이로다. 크로스 ."

".........?"

"그래서 난 이 제안을 "어른"의 제안이라 헥스터에게 말했다. 난 그 제안속에 빈틈을 만들어 주었고, 헥스터가 그 빈틈사이로 파고들게 했다."

"어떤 말씀인지 이해가 잘 .."

"헥스터가 내 밑에서 내 목에 칼을 겨눌 기회를 줬다.. 라는 말이다."

"......?!"

"그 놈은 영리해. 정보대로라면 그 여자를 못잊어 술에 찌들어 산다 하지만 우리 가문에 대한 복수심은 존재한다. 그것이 그 놈을 성장시켜주었지. 그렇기에 나는 그 여자를 찾아주는 조건을 걸며 내 밑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렇다면, 만약에 네놈이 헥스터라면 이 제안을 거절하겠는가?"

"하"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의 말에 크로스는 침착히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헥스터다.

자신의 아버지는 "하" 가문의 검령사인 에모네에게 죽었다. 그런 아버지의 뒤를 자신이 이었다. 그런데 "하" 가문이 또다시 쳐들어와 "우" 가문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놨다. 그런데 적의 수장인 킬리토가 자신에게 "여자"를 찾아주는 대가로 자기 밑으로 들어오라 했다.

만약 "여자"를 찾아준다면 자신에겐 땡큐이며, 찾지 못해도 자신은 그때까지 "하" 가문의 킬리토에게 통쾌한 복수의 한방을 날릴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우" 가문 전력으로는 "하" 가문을 상대할수 없기에 뒷통수를 치는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은 그렇기에 "복수자"란 칭호와 함께 흠모하던 "여자"를 함께 취할수 있다.

특히 "여자"를 찾는데 녀석(킬리토)은 자신들의 "하" 가문 검령사들을 총동원한다 말했다. 그렇다면 가문내의 경비는 허술해질거고 특히 검령사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것이다. 복수를 하는 일이 수월해질 것이다.

"...........!!"

그제서야,

헥스터가.

킬리토의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 이제야 알겠습니다! 킬리토님! 역시! 혜안이 깊으십니다! 허나, 그렇게 되면 .. 킬리토님의 안위가 걱정되게 됩니다. 구태여 헥스터에게 그런 제안을 하신 연유가 ... 여기서 당장 죽이어도 .."

"부족하군 .. 생각이 말이다. 크로스."

"........? "

"필시 헥스터는 자신이 위대한 복수를 꿈꾸는 은밀한 복수자라 생각하며 자기만족을 하고있을거다. 자신의 가문이 날 몰라줘도 후일에 진실이 밝혀질거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 그 진실은 후일에 밝혀진다. 지금 당장은, 녀석은 "우" 가문의 배신자 .. 길라시안의 반응을 보면 모르겠나? 그는 100%. 헥스터를 배신자라 여기고 있다. 이 대목이 우리에겐 중요한 부분이다. 손쉽게 "우" 가문을 얻을수 있다."

"허나 그렇다해도 .. "우" 가문의 남은 잔당들이 힘을 합쳐 반항한다면."

"아니, 반항하지 않을 것이다."

"에?"

"당주의 배신을 눈앞에서 목도한 길라시안은, 필시 우리쪽으로 붙을테니까. 그의 "우" 가문을 생각하는 마음이, 녀석의 약점이니까."

킬리토의 말에 크로스는 완전히 이해치는 못했으나, 사람의 심리를 잘 가지고 다루는데 능한 킬리토라면, 그의 말대로 내용이 흘러갈거 같았다.





**********





길라시안은 차디찬 감방 안에서 분을 식히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도 떠나가지 않는, 헥스터의 웃는 모습이다.

"빌어먹을 쓰레기 자식!"

하지만 분노도 1시간정도 지나자 조금은 사그러들고 정상적인 사고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될, 현실의 시간이 찾아온거다.

현재로써 "우" 가문은 거의 몰락했다 보아도 무방하다.

차기 당주 자리로 앉힐만한 검령사 재목도 없을뿐더러 선대 당주였던 헥튼이 죽고 새로이 당선된 헥스터가 "하" 가문쪽에 들러붙었으니 사기가 말이 아닐것이다. 현재 "우" 가문엔 희망은 없다.

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되는가 ?

이대로 "우" 가문이 "하" 가문 사람들에게 침략당해 노예처럼 사는것인가.

아님. "하" 가문의 당주인 킬리토의 제안을 받아들여 녀석의 밑으로 들어가는 대신, "우" 가문의 당주가 되서 "우" 가문 사람들이 노예가 되는것만은 면하게 해주는건가.

고민의 시간은 .

오래걸리지 않았다.

길라시안은 아까의 기세는 온데간데 없는 초연한 얼굴빛으로 간수를 부른다.

"가서.. "하" 가문의 당주께 전해라. 제안을 ... 받아들인다 말이다."

사실상의 항복선언이다.





***********






"우" 가문의 동굴안은 몇일전 전장이 수습되지 않고 있었다. 입구엔 아직도 시체들이 널려있었으며 동굴 내부의 사람들은 서둘러 짐을 꾸리고 있었다. "우" 가문의 세명의 장로들은 늘 회의실 안에 들어가 당주 임시직을 맡은 화란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때 그날,

화란이 동굴에 도착했을때엔 당주인 헥스터와 길라시안이 적들의 손에 붙잡혀 간뒤였다. 적들의 병력도 썰물처럼 빠져나간 상태였고 말이다. 그때부터 화란은 내부를 수습하기 시작했고 현재에 이르러 은거지를 옴길 준비의 90%를 끝냈다.

전장이 일어났던 그날밤에, 노약자나 어린이, 여성들은 미리 대피시키고 다음날이 지나도 적이 안보이자 남자들만 움직이게 해 재빨리 짐들을 챙기게 한것이다.

"비너스 언니에 대한 복귀명령은 어찌 되었습니까 . 아직 닿지 않은겁니까."

화란이 임무수행으로 떠나있는 비너스의 행방을 장로들에게 묻는다.

"그게 .. 동쪽 대륙 끝의 비의 왕국으로 떠난터라 .. 아직 소식이 늦는다네 .. 전령은 보냈지만 .."

"어쩔수 없군요 .. 언제 다시 저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니 오늘내로 모든 짐을 임시거처로 옴기고 상황을 살피겠어요."

화란이 답한다.

"하지만 .. 상황만 본다해서 우리가 낳아지는건 아니지 않나? 저들은 필시 우리의 임시 거처까지 발견할걸세. 이건 단순한 시간벌기 뿐이야.."

".. 시간 벌기라도 좋아요. 저는 여러분들의 안전이 확인되는 순간, 송구스럽지만 자리를 잠시 비울겁니다."

"뭐멋? 현재 전투에 투입되는게 가능한 유일한 검령사.. 화란 네가.. 우릴 떠난다면, 우린.. 누가 지키느냐?"

화란의 급작스런 발언에 장로들은 겁에 질려 화란의 옷깃을 붙잡는다. 솔직히 화란 자신이 없다면 남는게 검사들뿐인데 "하" 가문의 검령사들이 하나라도 쳐들어오면 금방 다 죽을것이다. 하지만 .. 맨 처음 장로들이 말했던 것처럼 은거지를 옴긴건 단순한 "시간벌기" 뿐이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키 위해선 이 "시간벌기" 속에 발빠르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그녀가 생각한 대안은 .

세 자루의 검을 소지코 있는.

"아트" 와.

다령(多翎)의 아카네다.

이 수밖에 없었다.










--------------


"검령" 이라는 글은 제가 생각할때 액션 판타지 로맨스 에로물 같은 느낌입니다 .. ㅎㅎ

여담이지만 글을 써 올리고 나면 ..

저는 꼭 평가를 받는 기분입니다 .

죄인의 심정으로 추천수와 리플을 확인한다는 ... ? (재밌게 보셨나.. 재미없게 보셨나.. 걱정반 기대반?)

그래서 구걸하는걸지도 모릅니다 .. ㅠ

아무튼 , 많은 성원에 감사드리며 ,

이 글을 여기까지 이끌게 해주신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을 돌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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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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