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령
제 14 부
헥스터는 서둘러 지하감옥 안에서 나왔다. 화란은 헥스터에게 수난을 당할뻔했었지만 자기도 나와 싸우겠다 말했다. 하지만 헥스터는 그녀의 외침을 뒤로했다.
동굴의 광장으로 나온 헥스터는 몇몇 검사들이 바삐 입구쪽으로 달려나가는걸 본다. 아마 적들은 정면으로 쳐들어온듯 싶었다. 허나 자신들의 전력은 저번 에모네가 왔을때 큰 손실을 입었었다. 손실을 매꾸지 않은 상황에서의 침입이다.
"하필이면 이 시국에 .."
끝말을 흐리며 입구쪽 전장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는 헥스터다. 하지만 그는 몇걸음 걷다 멈추었다. 동쪽으로 왠 피투성이 남성이 서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한참 살육을 즐기었던 모양인듯 핏물에 온몸이 절어있었다. 그는 뺨에 튄 타인의 핏방울을 손등으로 쓰윽 딱아내며.
호주머니에서 꾸깃해진 종이를 꺼내편다. 종이안엔 헥스터의 얼굴이 담긴 초상화가 그려져있다.
"오호라 .. 제가 럭키가이군요. 셋중 제가 먼저 당신을 찾아내다니 .. 당신 .. 이번에 당주가 된 헥스터 맞지요?"
"... "하" 가문의 검령사인가. 맹렬하게 뒤로 쳐들어오다니. "
"후후 .. 앞으로 들어오든 뒤로 들어오든 그건 저희 맘입니다? 근데 .. 전방에 나가있어야할 당주가, 이런 후방에 위치하고 있으실줄이야 ... 예상친 못했네요. 앞과 뒤에서 협공으로 함락시키려 했는데 말이죠."
"..............."
"하지만 .. 헥스터. 당신이 이곳에 있어준덕분에 "우" 가문을 함락시킬 시간이 단축되겠군요. 당신만 죽으면 "우" 가문의 기세는 꼬랑지를 말정도로 꺽일테니깐요."
남자의 시건방진 말에, 헥스터는 기가 찬다.
"감히 .. 하찮은 "하" 가문의 검령사 따위가 .. 당주인 나의 목숨을 쉽게 논하다니 .. 말버릇이 고약하군."
그때,
헥스터의 뒤쪽으로 누군가가 달려나온다. 헥스터는 등뒤의 살기에 적인가?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나타난건 지하감옥 안에 있어야할 화란이었다. 화란은 지하감옥 안의 문지기가 몰래 풀어준 것이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헥스터의 명령을 무시하고 화란을 푼것이었다.
더욱이 화란의 손엔 그녀의 검령인 추령(墜翎)이 들려있었다. 화란은 아까전 헥스터의 일을 잊은듯 헥스터를 그대로 지나쳐 앞의 적에게 추령(墜翎)을 휘둘렀다. "하" 가문의 검령사는 자신의 검령으로 화란의 추령(墜翎)과 맞부딪쳤다.
그 순간, 남자는, 자신이 맞닿고있는 검령이 급격하게 무거워짐을 느꼈다.
"하.... 이게바로 그.. 소문의 추령(墜翎) 인가요? 지 멋대로 무게를 부풀린다는 .. 괴상한 검."
"이미, 알아챘어도 늦었다! "하" 가문의 검령사!"
화란의 맹렬한 외침에 . 남자는 싸늘히 답한다.
"늦은건 .. 당신쪽이죠."
"....?!"
스팟!
일순, 헥스터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적의 칼날과 검을 맞대고 있었던 화란이, 사라진것이다. 무슨 마술을 부린듯. 눈깜짝할새에 말이다. 그 모습을 보며 "하" 가문의 남자는 입을 이죽거리며 말한다.
"한명 퇴장-."
"무, 무엇을 한것이냐 ?!!!"
헥스터가 따져 묻자 남자는 대답치않고 헥스터에게 달려든다. 헥스터는 재빨리 전신을 철로 부분보호하고 일부의 철을 구슬형태로 띄어 남자에게 날렸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은 화란이 맨처음 달려들었을때 함께 했더라면 효과적인 거였다. 남자의 시선이 화란에게만 집중되었을테니 말이다.
지금은.
쇠구슬이 날아오는 방향과 위치까지 남자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무표정을 그리며 쇠구슬을 검령으로 쳐낸다. 그러며 쇠구슬들 역시 화란처럼 사라져갔다. 헥스터는 놀라며 뒤로 주춤거렸고 남자는 기세좋게 뒤로 주춤거린 거리 안까지 파고들어 헥스터의 철가면이 씌어진 안면과 마주했다.
남자는 자신의 검령으로 헥스터의 옷처럼 입히어 둘러쳐진 철을 내리쳤고 까앙! 소리만이 묵직하게 허공 위를 맴돌았다. 남자는 그런후 뒤로 살짝 물러선다.
"무식하게 방어만 쌔군 .. 공격은 보잘것 없어보이지만 .. "
남자의 발언 속에 헥스터는 침착히 상황을 판단하러 애썼다.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화란과 자신이 날려보낸 쇠구슬도 사라졌다. 그렇다면 눈앞의 대상물과 접촉시 사라지게 만드는 적의 검령이라는건데 "소멸" 시키는건 아닌듯했다.
만약 "소멸"시키는 거였다면 방금전, 자신을 검령으로 내리칠때 "소멸" 시켰을테니 말이다.
"후후 .. 그 가면 안에서 눈알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립니다.. "우" 가문의 당주 .. 그렇게 궁금한가요? 저의 검령이.."
"............."
***********
후두둑 ..
흙덩어리가 뭉쳐져 만들어진 거대한 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흙.. 그 흙을 고스란히 맞고있는 바위의 틈바귀 사이의 화란이다. 그녀는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틈바귀 사이에 끼어있었다. 다리가 위로 치켜올라가 있고 두 팔은 아래로 매달려있다. 다리 한쪽은 흙사이에 끼어져 있었으며 추령(墜翎)을 들고있는 오른손역시 흙더미 속에 파묻혀있다.
"이게 무슨... "
얼떨떨한 표정을 그리며 아까전 상황을 회상한다.
그녀는 아까전만해도 "하" 가문의 검령사와 검을 맞대고 있었다. 그런데 남자가 "늦은건 .. 당신쪽이죠." 라고 말하는 순간 이런 바위 틈사이에 끼어져 있었다. 그녀의 황당한 눈빛속에 옆으로 데굴 굴러가는 쇠구슬들이 보인다. 그걸 보자 뭔가 이해가 되었다.
" 이 쇠구슬들은 .. 당주님이 쓰는 기술... 이것도 내옆에 있다는건, 설마 ... "이동" 시킨건가? 그렇다면 얘기는 쉽다.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 이곳의 위치를 확인한뒤 가문쪽으로 간다! "
생각하며 그녀는 자신이 들고있는 추령(墜翎)의 무게를 대폭 상승시켰다. 추령(墜翎)의 무게가 급격히 무거워지자 여인을 가두고 있던 거대한 원통 모양의 흙바위가 무게를 감당치 못하고 부서져 내린다. 사실 화란은 몰랐지만 이 원통 모양의 바위는, 수련의 동굴을 떠받치고 있던 천장의 바위였다. "하" 가문의 검령사 셋이 들어온 통로였다.
어쨋든, 화란은 흙을 잔뜩 뒤집어쓴채 무너진 흙바위 속에서 걸어나온다. 콜록 콜록 거리며 들이마신 흙먼지를 뱉어내며 말이다. 그러며 여기의 위치를 파악하려 추령(墜翎)을 발판삼아 허공위로 떠오르자.
아주 조그마한 점모양의 "우" 가문의 동굴입구가 보인다. 너무 멀다.
좋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도 40분 이상은 소요될듯 싶다.
" 40분은 너무길어! 그정도 시간이면 이미 게임은 끝났다구! "
하지만 여기서 발만 동동거릴순 없었다. 늦을건 알았지만 우선은 가봐야했다.
***********
쿠콰콰콰콰콰콰쾅 !
폭발음이 동굴의 입구내에서 들린다. 그 안에서 "하" 가문의 검사들과 "우" 가문의 검사들이 서로 넓게 거리를 두고 물러서있다. 거리를 좁힐수 없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거리안에 폭령(爆翎)을 휘두르는 길라시안과 이에 대적하는 "하" 가문의 검령사 때문이다.
괜히 끼어들었다간 자신들도 파리목숨마냥 죽을것 같았다. 그만큼 살벌했다.
"흥! 검령사라 해서 뭔가 했더니만 아무것도 아닌 검이로구나!"
"헤헷 . 뭐 .. 그렇죠. 검령사로써는 꽝인 검을 뽑았지요.. 죽은 제코 형님의 거짓을 베는 검. 참령(懺翎)이니깐요."
"검의 성질을 적인 내게 말해도 되는것이냐?! 어리석군!"
그러며 속으로 안도했다. 참령(懺翎)이라면 단순히 거짓만을 가려내는 검이다. 자신이 알기론 참령(懺翎)은 대상자가 거짓말을 할시 이를 베내어 진실을 내뱉게 하는 검이었다. 그렇기에 전투에선 쓸모가 없다. 자신들이 가진 예령(豫翎)과도 비슷하다. 미래를 예지하는 예령(豫翎)도 전투엔 쓸모없으니까. 하지만 녀석은 이상한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헤헷 .. 이건 말한게 아닌, 선포입니다. 참령(懺翎)이 사용자에 따라 얼마나 쓰임새가 다양한지 당신께 알리기 위해! 후훗!"
"헛소리!"
적의 말을 단번에 자르며 길라시안의 폭령(爆翎)이 맞닿은 녀석의 참령(懺翎)에서 폭발을 일으킨다. 이번엔 수십발의 폭발이다. 이번에도 남자는 폭령(爆翎)의 폭발속에서 살아남기위해 멀리 떨어지려 하지만 이번엔 길라시안이 쫒는 속도가 더 빨랐다. 용서없이 남자의 가슴팍을 벤다. 동시에 가슴팍 위로 여러다발의 폭발이 일으켜졌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
"쿠자켄님!"
남자가 당하자 "하" 가문의 검사들이 녀석의 이름을 외친다.
그것이 힘이라도 된듯 쿠자켄은 가슴에 깊은 화상을 입었음에도 불구, 일어선다. 그는 매우 고통스러운듯 참령(懺翎)을 지팡이삼아 일어섰다. 그 모습을 본 길라시안은 이번엔 확실히 숨통을 끊기위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녀석의 참령(懺翎)이 스스로의 가슴팍을 베고 있다.
"무슨?"
"나의 부상을 "거짓"으로!"
말과 동시에 쿠자켄의 가슴팍 화상쪽에 스르륵 새살이 돋더니 화상과 상처를 봉합, 완치시킨다. 가슴팍을 베느라 찢겨진 옷들조차 스스로 실타래를 연결시키더니 원상태로 복구된다.
" 뭐지 ? 지 검으로 지 가슴을 갈랐는데 .. 상처가 낳아? "
의아함을 느낀 길라시안이다. 그런 길라시안의 모습을 본 쿠자켄은.
"키킥 .. 뭐.. 놀랐나? 내가 말했잖아 .. 이런 보잘것 없는 참령(懺翎)일지라도 ..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구.. 이 검의 원래주인이었던 제코 형님조차도 몰랐던 검의 쓰임새야. 크큭 .."
"......... 회복 시킬수 있는건가 ?"
"그래.. 늙은이. 후훗. 이 검은 참령(懺翎).. "거짓을 베는 검" 그렇다면 내가 받은 데미지를 "거짓"으로 생각해 벤다면 ? "진실"이 된다. 데미지가 없는 상태로 돌아가는거지. 그것이 "진실"이니까."
"앞뒤가 맞지 않군 .. 네가 받은 상처는 네가 "거짓"이라 판명한다해도 "진실".. 현 상황이다. 그런데 그걸 되돌린다? 내가 알고있는 참령(懺翎)이 아니다. "거짓을 베는 검"이 아니다."
"크큭 .. 영리하군. 노친네. .. 그래서 나는 이검을 약간 손봤지. 내 입맛에 맞도록 .. 이 검의 "거짓판정여부"를.. 내 생각의 판단으로 바꾸었지. 뭐.. 그렇게까지 하느라 .. 나 꽤 힘들었다구?"
"... 그래 .. 그래서 기껏 해낸게 자기 치유라... "
"............?"
"지금까지.. 쓸데없는거 발견하느라 수고 많았다."
길라시안은 차분히 답한다. 이에 울컥한 쿠자켄이다. 자신의 비기를, 하찮은걸로 평가절하하는 길라시안 때문이다. 또다시 날아오는 길라시안의 검이다. 쿠자켄은 다시금 참령(懺翎)을 들어 막았고 약속된 폭발이 마주하고있는 두검 사이에서 피어난다.
쿠콰콰쾅 !
**********
한편, 다른 동굴의 방안에서 여인네의 애처로운 신음소리가 들린다. "하" 가문의 검령사중 한명이 음욕을 참지못하고 "우" 가문의 여인을 농락하는 것이다. 그는 우악스러운 손으로 여인네의 젖가슴을 붙잡은뒤 마음껏 희롱하며 아랫도리로는 잘려나간 여인네의 허벅지 사이에 끼어넣고 있었다.
남자는, 여인이 과다출혈로 죽을때까지 정사를 즐기다 사정하고선 성기를 바지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는 오랜만의 회포를 즐긴마냥 후련한 모습으로 밖으로 나왔고 광장 위의 동료들을 발견한다.
두명의 가운데에 놓여져 있는건 기절한 상태의 "우" 가문의 당주. 헥스터다.
"후후 .. 뭐야? 알락, 크로스.. 또 호흡곤란이야?"
"어 .. 운좋게 "우" 가문의 당주를 발견했다. 알락이 싸우는걸 보고 내가 합류했지. 덕분에 사로잡았다. 그런데 네놈은 ... 적지에 왔음에도 여자를 그렇게 안고싶으냐?"
크로스가 한심한 얼굴로 묻는다.
그러자 남자는.
"뭐.. 어떻해. 우리 가문엔 여자가 부족한걸."
"따먹을 여자가 부족한거겠지.. 휘슬."
"그런데 .. 여기엔 여자 검령사는 없는거야 ? "우" 가문의 여자들중 .. 특히 검령사 여자들이 몸매가 끝내준다던데.. "
휘슬의 음탕한 물음에 알락이 답한다.
"뭐.. 한명이 있었는데 . 날려보냈어. 화란이라고 .. 그 소문의 동양의 여자."
"예뻐?"
"제법 괜찮더라. 데리고 살면 다소곳 할거같은데. 잠자리에선 끝내주고 말야."
"끄아아아아아악 !! 그럼 왜 날려버린 거야?!!!"
"그럼 어떻해. 그 추령(墜翎)을 다루는 여잔데.. 만약 날려버리지 않고 계속 싸웠으면 니들이 본건 ... 내 시체였을거다. 임마."
알락의 일갈에 크로스는 이제 상황을 정리하자 말한다.
"이 놈을 데리고 간다."
"에엑? 완전히 다 죽이는거 아니었어?"
휘슬이 따져 묻는다.
"멍청하긴 .. 우리가 받은 임무중 완료조건에 속한건 둘이다. 하나는 네 말대로 싸그리 죽이거나. 두번째는 당주를 포획했을시. 솔직히 싸그리 다 죽이는게 낳은 편이긴 하나 .. 당주께선 그런걸 바라지 않으실거다. 어차피 "우" 가문은 우리와 통합될테니."
크로스가 말한다.
--------------
많은 성원에 감사합니다 ^_^ !!
이번 싸움씬은 약간 지루한 면도 있을듯..
제가 글을 쓰면서 더위에 죽어가지고 .. ㅎㅎ
여름철 건강히 보내시구..
뻔뻔스럽지만 ㅠ 많은 성원 바랍니다 ^_^
그리고 응원의 리플 ..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제 14 부
헥스터는 서둘러 지하감옥 안에서 나왔다. 화란은 헥스터에게 수난을 당할뻔했었지만 자기도 나와 싸우겠다 말했다. 하지만 헥스터는 그녀의 외침을 뒤로했다.
동굴의 광장으로 나온 헥스터는 몇몇 검사들이 바삐 입구쪽으로 달려나가는걸 본다. 아마 적들은 정면으로 쳐들어온듯 싶었다. 허나 자신들의 전력은 저번 에모네가 왔을때 큰 손실을 입었었다. 손실을 매꾸지 않은 상황에서의 침입이다.
"하필이면 이 시국에 .."
끝말을 흐리며 입구쪽 전장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는 헥스터다. 하지만 그는 몇걸음 걷다 멈추었다. 동쪽으로 왠 피투성이 남성이 서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한참 살육을 즐기었던 모양인듯 핏물에 온몸이 절어있었다. 그는 뺨에 튄 타인의 핏방울을 손등으로 쓰윽 딱아내며.
호주머니에서 꾸깃해진 종이를 꺼내편다. 종이안엔 헥스터의 얼굴이 담긴 초상화가 그려져있다.
"오호라 .. 제가 럭키가이군요. 셋중 제가 먼저 당신을 찾아내다니 .. 당신 .. 이번에 당주가 된 헥스터 맞지요?"
"... "하" 가문의 검령사인가. 맹렬하게 뒤로 쳐들어오다니. "
"후후 .. 앞으로 들어오든 뒤로 들어오든 그건 저희 맘입니다? 근데 .. 전방에 나가있어야할 당주가, 이런 후방에 위치하고 있으실줄이야 ... 예상친 못했네요. 앞과 뒤에서 협공으로 함락시키려 했는데 말이죠."
"..............."
"하지만 .. 헥스터. 당신이 이곳에 있어준덕분에 "우" 가문을 함락시킬 시간이 단축되겠군요. 당신만 죽으면 "우" 가문의 기세는 꼬랑지를 말정도로 꺽일테니깐요."
남자의 시건방진 말에, 헥스터는 기가 찬다.
"감히 .. 하찮은 "하" 가문의 검령사 따위가 .. 당주인 나의 목숨을 쉽게 논하다니 .. 말버릇이 고약하군."
그때,
헥스터의 뒤쪽으로 누군가가 달려나온다. 헥스터는 등뒤의 살기에 적인가?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나타난건 지하감옥 안에 있어야할 화란이었다. 화란은 지하감옥 안의 문지기가 몰래 풀어준 것이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헥스터의 명령을 무시하고 화란을 푼것이었다.
더욱이 화란의 손엔 그녀의 검령인 추령(墜翎)이 들려있었다. 화란은 아까전 헥스터의 일을 잊은듯 헥스터를 그대로 지나쳐 앞의 적에게 추령(墜翎)을 휘둘렀다. "하" 가문의 검령사는 자신의 검령으로 화란의 추령(墜翎)과 맞부딪쳤다.
그 순간, 남자는, 자신이 맞닿고있는 검령이 급격하게 무거워짐을 느꼈다.
"하.... 이게바로 그.. 소문의 추령(墜翎) 인가요? 지 멋대로 무게를 부풀린다는 .. 괴상한 검."
"이미, 알아챘어도 늦었다! "하" 가문의 검령사!"
화란의 맹렬한 외침에 . 남자는 싸늘히 답한다.
"늦은건 .. 당신쪽이죠."
"....?!"
스팟!
일순, 헥스터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적의 칼날과 검을 맞대고 있었던 화란이, 사라진것이다. 무슨 마술을 부린듯. 눈깜짝할새에 말이다. 그 모습을 보며 "하" 가문의 남자는 입을 이죽거리며 말한다.
"한명 퇴장-."
"무, 무엇을 한것이냐 ?!!!"
헥스터가 따져 묻자 남자는 대답치않고 헥스터에게 달려든다. 헥스터는 재빨리 전신을 철로 부분보호하고 일부의 철을 구슬형태로 띄어 남자에게 날렸다. 하지만 이러한 공격은 화란이 맨처음 달려들었을때 함께 했더라면 효과적인 거였다. 남자의 시선이 화란에게만 집중되었을테니 말이다.
지금은.
쇠구슬이 날아오는 방향과 위치까지 남자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무표정을 그리며 쇠구슬을 검령으로 쳐낸다. 그러며 쇠구슬들 역시 화란처럼 사라져갔다. 헥스터는 놀라며 뒤로 주춤거렸고 남자는 기세좋게 뒤로 주춤거린 거리 안까지 파고들어 헥스터의 철가면이 씌어진 안면과 마주했다.
남자는 자신의 검령으로 헥스터의 옷처럼 입히어 둘러쳐진 철을 내리쳤고 까앙! 소리만이 묵직하게 허공 위를 맴돌았다. 남자는 그런후 뒤로 살짝 물러선다.
"무식하게 방어만 쌔군 .. 공격은 보잘것 없어보이지만 .. "
남자의 발언 속에 헥스터는 침착히 상황을 판단하러 애썼다.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화란과 자신이 날려보낸 쇠구슬도 사라졌다. 그렇다면 눈앞의 대상물과 접촉시 사라지게 만드는 적의 검령이라는건데 "소멸" 시키는건 아닌듯했다.
만약 "소멸"시키는 거였다면 방금전, 자신을 검령으로 내리칠때 "소멸" 시켰을테니 말이다.
"후후 .. 그 가면 안에서 눈알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립니다.. "우" 가문의 당주 .. 그렇게 궁금한가요? 저의 검령이.."
"............."
***********
후두둑 ..
흙덩어리가 뭉쳐져 만들어진 거대한 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흙.. 그 흙을 고스란히 맞고있는 바위의 틈바귀 사이의 화란이다. 그녀는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틈바귀 사이에 끼어있었다. 다리가 위로 치켜올라가 있고 두 팔은 아래로 매달려있다. 다리 한쪽은 흙사이에 끼어져 있었으며 추령(墜翎)을 들고있는 오른손역시 흙더미 속에 파묻혀있다.
"이게 무슨... "
얼떨떨한 표정을 그리며 아까전 상황을 회상한다.
그녀는 아까전만해도 "하" 가문의 검령사와 검을 맞대고 있었다. 그런데 남자가 "늦은건 .. 당신쪽이죠." 라고 말하는 순간 이런 바위 틈사이에 끼어져 있었다. 그녀의 황당한 눈빛속에 옆으로 데굴 굴러가는 쇠구슬들이 보인다. 그걸 보자 뭔가 이해가 되었다.
" 이 쇠구슬들은 .. 당주님이 쓰는 기술... 이것도 내옆에 있다는건, 설마 ... "이동" 시킨건가? 그렇다면 얘기는 쉽다.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 이곳의 위치를 확인한뒤 가문쪽으로 간다! "
생각하며 그녀는 자신이 들고있는 추령(墜翎)의 무게를 대폭 상승시켰다. 추령(墜翎)의 무게가 급격히 무거워지자 여인을 가두고 있던 거대한 원통 모양의 흙바위가 무게를 감당치 못하고 부서져 내린다. 사실 화란은 몰랐지만 이 원통 모양의 바위는, 수련의 동굴을 떠받치고 있던 천장의 바위였다. "하" 가문의 검령사 셋이 들어온 통로였다.
어쨋든, 화란은 흙을 잔뜩 뒤집어쓴채 무너진 흙바위 속에서 걸어나온다. 콜록 콜록 거리며 들이마신 흙먼지를 뱉어내며 말이다. 그러며 여기의 위치를 파악하려 추령(墜翎)을 발판삼아 허공위로 떠오르자.
아주 조그마한 점모양의 "우" 가문의 동굴입구가 보인다. 너무 멀다.
좋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도 40분 이상은 소요될듯 싶다.
" 40분은 너무길어! 그정도 시간이면 이미 게임은 끝났다구! "
하지만 여기서 발만 동동거릴순 없었다. 늦을건 알았지만 우선은 가봐야했다.
***********
쿠콰콰콰콰콰콰쾅 !
폭발음이 동굴의 입구내에서 들린다. 그 안에서 "하" 가문의 검사들과 "우" 가문의 검사들이 서로 넓게 거리를 두고 물러서있다. 거리를 좁힐수 없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거리안에 폭령(爆翎)을 휘두르는 길라시안과 이에 대적하는 "하" 가문의 검령사 때문이다.
괜히 끼어들었다간 자신들도 파리목숨마냥 죽을것 같았다. 그만큼 살벌했다.
"흥! 검령사라 해서 뭔가 했더니만 아무것도 아닌 검이로구나!"
"헤헷 . 뭐 .. 그렇죠. 검령사로써는 꽝인 검을 뽑았지요.. 죽은 제코 형님의 거짓을 베는 검. 참령(懺翎)이니깐요."
"검의 성질을 적인 내게 말해도 되는것이냐?! 어리석군!"
그러며 속으로 안도했다. 참령(懺翎)이라면 단순히 거짓만을 가려내는 검이다. 자신이 알기론 참령(懺翎)은 대상자가 거짓말을 할시 이를 베내어 진실을 내뱉게 하는 검이었다. 그렇기에 전투에선 쓸모가 없다. 자신들이 가진 예령(豫翎)과도 비슷하다. 미래를 예지하는 예령(豫翎)도 전투엔 쓸모없으니까. 하지만 녀석은 이상한 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헤헷 .. 이건 말한게 아닌, 선포입니다. 참령(懺翎)이 사용자에 따라 얼마나 쓰임새가 다양한지 당신께 알리기 위해! 후훗!"
"헛소리!"
적의 말을 단번에 자르며 길라시안의 폭령(爆翎)이 맞닿은 녀석의 참령(懺翎)에서 폭발을 일으킨다. 이번엔 수십발의 폭발이다. 이번에도 남자는 폭령(爆翎)의 폭발속에서 살아남기위해 멀리 떨어지려 하지만 이번엔 길라시안이 쫒는 속도가 더 빨랐다. 용서없이 남자의 가슴팍을 벤다. 동시에 가슴팍 위로 여러다발의 폭발이 일으켜졌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
"쿠자켄님!"
남자가 당하자 "하" 가문의 검사들이 녀석의 이름을 외친다.
그것이 힘이라도 된듯 쿠자켄은 가슴에 깊은 화상을 입었음에도 불구, 일어선다. 그는 매우 고통스러운듯 참령(懺翎)을 지팡이삼아 일어섰다. 그 모습을 본 길라시안은 이번엔 확실히 숨통을 끊기위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녀석의 참령(懺翎)이 스스로의 가슴팍을 베고 있다.
"무슨?"
"나의 부상을 "거짓"으로!"
말과 동시에 쿠자켄의 가슴팍 화상쪽에 스르륵 새살이 돋더니 화상과 상처를 봉합, 완치시킨다. 가슴팍을 베느라 찢겨진 옷들조차 스스로 실타래를 연결시키더니 원상태로 복구된다.
" 뭐지 ? 지 검으로 지 가슴을 갈랐는데 .. 상처가 낳아? "
의아함을 느낀 길라시안이다. 그런 길라시안의 모습을 본 쿠자켄은.
"키킥 .. 뭐.. 놀랐나? 내가 말했잖아 .. 이런 보잘것 없는 참령(懺翎)일지라도 ..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구.. 이 검의 원래주인이었던 제코 형님조차도 몰랐던 검의 쓰임새야. 크큭 .."
"......... 회복 시킬수 있는건가 ?"
"그래.. 늙은이. 후훗. 이 검은 참령(懺翎).. "거짓을 베는 검" 그렇다면 내가 받은 데미지를 "거짓"으로 생각해 벤다면 ? "진실"이 된다. 데미지가 없는 상태로 돌아가는거지. 그것이 "진실"이니까."
"앞뒤가 맞지 않군 .. 네가 받은 상처는 네가 "거짓"이라 판명한다해도 "진실".. 현 상황이다. 그런데 그걸 되돌린다? 내가 알고있는 참령(懺翎)이 아니다. "거짓을 베는 검"이 아니다."
"크큭 .. 영리하군. 노친네. .. 그래서 나는 이검을 약간 손봤지. 내 입맛에 맞도록 .. 이 검의 "거짓판정여부"를.. 내 생각의 판단으로 바꾸었지. 뭐.. 그렇게까지 하느라 .. 나 꽤 힘들었다구?"
"... 그래 .. 그래서 기껏 해낸게 자기 치유라... "
"............?"
"지금까지.. 쓸데없는거 발견하느라 수고 많았다."
길라시안은 차분히 답한다. 이에 울컥한 쿠자켄이다. 자신의 비기를, 하찮은걸로 평가절하하는 길라시안 때문이다. 또다시 날아오는 길라시안의 검이다. 쿠자켄은 다시금 참령(懺翎)을 들어 막았고 약속된 폭발이 마주하고있는 두검 사이에서 피어난다.
쿠콰콰쾅 !
**********
한편, 다른 동굴의 방안에서 여인네의 애처로운 신음소리가 들린다. "하" 가문의 검령사중 한명이 음욕을 참지못하고 "우" 가문의 여인을 농락하는 것이다. 그는 우악스러운 손으로 여인네의 젖가슴을 붙잡은뒤 마음껏 희롱하며 아랫도리로는 잘려나간 여인네의 허벅지 사이에 끼어넣고 있었다.
남자는, 여인이 과다출혈로 죽을때까지 정사를 즐기다 사정하고선 성기를 바지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는 오랜만의 회포를 즐긴마냥 후련한 모습으로 밖으로 나왔고 광장 위의 동료들을 발견한다.
두명의 가운데에 놓여져 있는건 기절한 상태의 "우" 가문의 당주. 헥스터다.
"후후 .. 뭐야? 알락, 크로스.. 또 호흡곤란이야?"
"어 .. 운좋게 "우" 가문의 당주를 발견했다. 알락이 싸우는걸 보고 내가 합류했지. 덕분에 사로잡았다. 그런데 네놈은 ... 적지에 왔음에도 여자를 그렇게 안고싶으냐?"
크로스가 한심한 얼굴로 묻는다.
그러자 남자는.
"뭐.. 어떻해. 우리 가문엔 여자가 부족한걸."
"따먹을 여자가 부족한거겠지.. 휘슬."
"그런데 .. 여기엔 여자 검령사는 없는거야 ? "우" 가문의 여자들중 .. 특히 검령사 여자들이 몸매가 끝내준다던데.. "
휘슬의 음탕한 물음에 알락이 답한다.
"뭐.. 한명이 있었는데 . 날려보냈어. 화란이라고 .. 그 소문의 동양의 여자."
"예뻐?"
"제법 괜찮더라. 데리고 살면 다소곳 할거같은데. 잠자리에선 끝내주고 말야."
"끄아아아아아악 !! 그럼 왜 날려버린 거야?!!!"
"그럼 어떻해. 그 추령(墜翎)을 다루는 여잔데.. 만약 날려버리지 않고 계속 싸웠으면 니들이 본건 ... 내 시체였을거다. 임마."
알락의 일갈에 크로스는 이제 상황을 정리하자 말한다.
"이 놈을 데리고 간다."
"에엑? 완전히 다 죽이는거 아니었어?"
휘슬이 따져 묻는다.
"멍청하긴 .. 우리가 받은 임무중 완료조건에 속한건 둘이다. 하나는 네 말대로 싸그리 죽이거나. 두번째는 당주를 포획했을시. 솔직히 싸그리 다 죽이는게 낳은 편이긴 하나 .. 당주께선 그런걸 바라지 않으실거다. 어차피 "우" 가문은 우리와 통합될테니."
크로스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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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원에 감사합니다 ^_^ !!
이번 싸움씬은 약간 지루한 면도 있을듯..
제가 글을 쓰면서 더위에 죽어가지고 .. ㅎㅎ
여름철 건강히 보내시구..
뻔뻔스럽지만 ㅠ 많은 성원 바랍니다 ^_^
그리고 응원의 리플 ..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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