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큭, 놈.. 정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군. "
밝은 햇빛이 비취는 고급 서재의 중앙. 소파에 앉아 있는 하이크 공작의 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원인은 아마도 그의 손에 들려있는 문서의 내용일 것이다.
" 반왕맹의 맹주 교체.
전 어쎄신 크로스 단원. 실력 A-급.
니쿤 공작의 암중의 지원 확인.
차후 명령 하달 바람. "
그와 그의 정보부대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암호로 끄적여진 종이는 가뜩이나 심란한 공작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요근래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니쿤공작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대놓고 추궁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다. 신성교국에서의 지원은 약속 받았지만, 그 것은 남부의 군대가 움직임을 확인했을 때라는 전제하에 약속된 것. 만약 그들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황궁까지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때서야 신성교국에서 출발한다면 이미 황궁은 괴멸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빠득! 심한 분노와 배신감으로 공작이 치를 떨자, 그의 하체에 엎드려서 봉사하던 실비아의 몸이 움찔거렸다. 이지는 잃었으나 본능적으로 주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갑자기 하체에서의 감촉이 느껴지지 않자 핏발이 선 눈으로 실비아를 바라보았다. 두려움이 가득한 푸른색의 눈동자, 자신 때문에 자신의 노예가 덜덜 떨고 있는 것을 보자 조금은 진정되었다.
" 크큭, 다시 시작하거라. " 꼿꼿히 발기되 있는 그의 물건이 흥건히 젖어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실비아는 그 것을 입에 물었다.
츄룹, ! 할짝, 할짝.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정성스럽게 핥아대는 실비아의 부드러운 혀에 다시 몸을 맡겼다. 골반에서부터 느껴지는 짜릿함. 온몸의 피가 아랫배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
" 으음... 가, 갈 것 같구나... 끄응... " 공작이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손가락을 까닥거리자 실비아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몸을 일으켰다. 공작이 몸을 더 뒤로 누이자, 스스럼 없이 어느새 꽤나 풍만해진 자신의 가슴을 양쪽에서 모아서 공작의 물건을 비벼대는 실비아. 너무나도 익숙해 보였다. 거대한 풍선 사이에 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자신의 물건을 보며 공작은 실비아의 얼굴을 잡았다.
푸슉! 츄! " 끄으응... " 신음소리와 함께 그녀의 얼굴과 몸에 정액을 뱉어대는 공작의 분신. 검붉은 몽둥이가 힘을 잃고 축 늘어지자, 입으로 마무리까지 깨끗하게 해 준 실비아는 기어서 욕실로 걸어갔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상황에 의지없이 저절로 움직이는 그녀의 몸뚱이. 공작은 만족함에 소파의 뒤로 목을 젖히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 니쿤... 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니 놈의.. 제삿날이 멀지 않았다.... 크큭. " 부담되는 만큼, 공작이 움직이기전에 먼저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는 하이크 공작. 그의 눈에 들어오는 천장에는 니쿤 공작의 군대가 무너지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수천마리의 오크들이 모여사는 오크 부족의 마을. 대륙의 남아있는 얼마 안되는 오크들은 숲 속이나 동굴에서 몇십마리 단위로 모여살지만, 이 곳에서 살아남아 자리를 잡은 오크들은 여러 부족단위로 나뉘어져 들판이나, 큰 산에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대륙 전체에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니 위험한 사냥보다는 목축과 농업까지 생각해낸 오크들은, 타종족이나 다른 부족들과 전쟁도 자제하면서 살아나고 있었다.
몬스터의 땅, 이 곳에 사는 오크들은 줄잡아 수십만 마리. 크고 작은 부족들이 있으나, 대표적인 오크부족들을 들자면, 이곳 저곳에 퍼져 있는 6개의 오크 대부족이 존재했다. 그들은 스스로 종족의 이름을 지어 다른 오크들과 구별했으며, 세력을 정해 하부세력마저 지니고 있었다. 그들 부족의 전사들은 자신보다 수배나 커다란 오우거들과 흉폭한 몬스터들을 사냥할 정도로 강했다. 오크들을 대표하는 6개의 부족 중 가장 서쪽에 치우쳐져 있는 마라 오크족. 그들은 농업보다는 목축을 중시 해 마을 내에 수백마리의 소와 양, 닭 등을 키웠다. 보기만 해도 질려버릴 녹색의 근육덩어리들. 그리고 얼굴이라 생각되는 곳에 위치한 누리끼리한 색의 눈. 눈동자 조차 없는 그들의 눈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크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인 것이다.
" 크륵? " 예전 수인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마을 상공에 날아 와 별다른 반응없이 내려다보는 아이빈. 바람에 의해 그의 붉은 머리가 날리고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본 오크 한 마리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 크르륵.. 인간이다.. 인간이 우리의 마을에 나타났다. "
" 공중에 떠있는.. 쉬익. 인간. 마법사. 쉬익.. "
" 크워워 !! 죽여라 !! 죽여라 !! " 점점 그를 발견한 오크들이 그의 발밑으로 모여들면서 무기를 치켜들고 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허공에 떠 있는 그를 보며 그리 놀라지 않는 오크들은 상대가 인간이라고 판단. 오늘의 만찬 거리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가소롭다는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이 순간 의아함으로 물들었다. 어디선가 날라오는 불의 화살. 슈우우.. 펑 !! 예고도 없이 조용히 날아온 그 화살은 아이빈의 얼굴에 작열했다.
" 크륵 !! 잡았다. " 놀랍게도 오크의 부족에는 마법사가 존재했다. 그들 사이에서는 샤먼이라 불리는 존재. 오크들의 신을 숭배하며 주술로서 인간들의 마법을 흉내내는 존재들은, 고위마법은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마법을 쓸 수 있었다. 그들은 일반 오크 전사들보다 높은 지위를 누렸으며, 숭배 받았다. 자신들의 정신적 지주인 오크 샤먼이 날린 마법이 인간에 적중하자 오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인간이 바닥에 추락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식이 없자 다시 허공을 바라본 오크들은 당황했다. 인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붉은 막. 번쩍이는 화려한 붉은 색의 구 형태의 막에 마법이 막혀버리자 오크 샤먼도 당황해버렸다. 곧 마을의 모든 오크 샤먼이 모여서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 크르륵! 에너지 볼트 !! "
" ... 파이어 에로우 !! " 할 줄 아는 마법이 고작해야 3써클인 오크 샤먼들은 비슷한 마법들을 난무해서 쏘고 있었다. 태양이 빛나고 있는 대낮에 번쩍이는 각종 마법이 오크 마을의 허공을 수놓고 있었다. 오크들에게는 장관이라 여겨질만한 광경이라 소리없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결과를 지켜보았다. 그러나 수십개의 마법 화살이 모두 붉은 막에 막혀버리자 서서히 공포심이 들었다. 그런 그들의 중심으로 천천히 내려오는 아이빈.
" 이거, 매번 같은 등장이니 꽤나 식상하는 군. 다음에는 좀 바꿔바야겠어. "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이 땅에 내려서자 수많은 오크들이 도끼와 창, 칼 등을 들고 달려들려고 했다. 슈아앙...콰광 !! 그러나 그들보다 먼저 무언가 녹색의 덩어리가 오크들의 벽을 넘어서 날아와 아이빈의 있던 곳에 착지했다. 아이빈이 서 있었다면 두동강이 나버렸을 상황, 그러나 일말의 동요없이 옆으로 한발자국 움직인 덕분에 거대한 도끼 옆에 안전한 상태로 서 있을 수 있었다. 인간 소년의 크기만한 베틀엑스를 경고없이 휘둘러 버린 오크가 입가를 씰룩이며 몸을 일으켰다. 일반 오크 전사에 비해 조금은 다른 모습, 머리와 목, 어깨와 허리 춤에 각종 깃털과 뼈로 조각된 장식품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고, 하얗게 빛나는 눈과 다부진 체격. 인간으로 치면 기사 쯤으로 보였다. 그리고 수많은 오크들을 헤치며 나타나는 다른 오크들. 날아온 오크와 비슷한 모습을 한 오크들과 그 중심에는 번쩍이는 황금의 관을 쓴 우람한 오크가 있었다.
" 어딜가나, 왕이란 것은 화려하군. "
아이빈이 어깨를 으쓱하자, 베틀엑스를 어깨에 둘러멘 오크 워리어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그들의 왕이 있는 자리에서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는 법. 다음을 기약할 뿐이었다.
" 킁, 소식을 듣고 설마 했는데.. 정말 인간이로군. 크륵. " 주위의 다른 오크 워리어에 비해 왜소한 체격인 황금관의 오크 왕은 마라 오크 부족의 왕 하이네멜 마라 오크라 불리고 있었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바지와 천조각을 걸치고 있는 일반 오크와는 다르게 비단으로 된 바지와 붉은 망토까지 걸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오크라기보다는 인간으로 보였다. 물론 특유의 진녹색의 피부와 섬뜩한 송곳니, 허연 눈을 빼고 본다면. 뒷짐을 진 채 팔자걸음으로 아이빈의 십여미터 앞에 선 하이네멜은 코를 씰룩거렸다. 그의 주위에 서 있는 오크 워리어들은 경계의 눈을 빛내며 아이빈을 노려보고 있었다.
" 크킁. 이 상황에서도 당당하다니, 크륵. 제법이로군, 인간. 크르륵. 우리들의 마을에는, 무슨 일이냐. " 탁한 목소리에 오크 특유의 콧소리, 불분명한 발음으로 입을 연 하이네멜은 눈 앞의 인간을 보자 전신에서 경고가 울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왕의 자리란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되는 법. 일부러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 너희에게도 기회를 주려고 온 것이지. "
" 크륵 ? 기회.. 기회라? "
" 나를 따른다면, 너희도 다시 한번 중부대륙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 전혀 의외의 화제. 아이빈이 자신있게 웃으며 오크들에게 말하자, 오크 무리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한 하이네멜.
" 크르륵, 중부대륙 ? 그 곳은 어째서 들먹이는 거지 ? 크륵. " 의문스러움을 가득 나타내는 오크의 모습에 당황해버린 것은 아이빈이었다.
" .... 너희들은 다시 한번 중부대륙에서 살고 싶지 않는거냐. " 약간 얼굴이 붉어진 아이빈. 그러나 전신이 붉은 기운을 띄었기에 별로 티나지는 않았다.
" 크르륵, 크륵... 우리들의 머나먼 선조가 그 곳에서 도망쳐 왔다는 얘기는, 크륵.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곳이 더... 크륵. 편하다. 인간. "
오크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얘기가 나왔다. 확실히 300 년을 넘게 사는 수인족에게는 600년은 2,3대 밖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겠지만, 오크들에게 600년은 10대에 걸친 오래된 이야기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중부대륙에서의 추억이 전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 곳에서 정착하고 사는 것이 익숙할 터. 그들에게는 중부대륙에의 진출이 결코 관심거리가 될 수 없었다.
" 큭, 그런건가. 내가 생각을 잘 못 한 것 같군. " 혼자서 피식 웃으며 떠들어대는 인간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던 오크는, 더 이상 헛소리를 하기 전에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 당장, 인간 놈을, 크르륵, 죽여.. " 하이네멜의 입이 다 떨어지기 전에 다시 아이빈의 입이 열렸다.
" 뭐 상관없겠지. 그렇다면, 그냥 이유없이, 나에게 복종하게 하면 되겠군. "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던 아이빈의 눈이 빛나며 붉게 반짝였다. 잠시 그의 눈을 바라본 하이네멜은 자신의 눈이 타버린다고 느꼈다.
" 크르륵 ! 뭣 하느냐 !! " 자신들의 왕의 명령에 네 명의 오크 워리어가 강하게 땅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슈앙, 카카각! 크워엉... 오크들의 기합소리와 금속성이 아이빈을 향해 날아갔다. 가장 가까이 있던 오크 워리어가 베틀엑스를 횡으로 휘둘렀으며 다른 워리어는 방패를 앞으로 들고 칼을 대각선으로 그어버렸다. 곧이어 날카로운 창으로 아이빈이 있던 자리를 꿰뚫어 버린 다른 오크 워리어.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서렸다.
" 크르륵, 어디로 간거냐 ! " 네 명의 오크 워리어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적을 찾았다. 샤샤샥! 그들이 두리번 거리자거대한 베틀엑스의 옆면 위로 아이빈의 모습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 쉬릭 ! 마, 말도 안돼 !! " 갑자기 눈 앞에서 아이빈이 나타나자 오크 워리어들은 기겁했지만, 움직임에는 전혀 당황함이 보이지 않았다. 한명이 베틀엑스를 뒤짚는 동시에 다른 워리어들의 무기가 공간을 갈랐다. 또다시 허탕, 하지만 유독 한명의 오크 워리어만큼은 아이빈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 크아악 !! 죽어라, 인간 놈. " 그 오크 워리어가 달려간 지점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아이빈. 아이빈은 그의 빠른 반응에 감탄했기에, 칭찬을 해주는 모습으로 손을 내밀었다. 푸앗! 터덕... 슈우우.... 워리어의 칼이 아이빈의 몸을 베기 직전, 아이빈의 손에서 붉은 빛이 잠깐 터지자 워리어는 그대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비명도 없이 무릎을 꿇고 검게 타버리는 워리어. 그를 발 옆으로 밀어내자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 쉬, 쉬식!! 괴, 괴물... "
" 크아앙 !! 죽어 버린다아.. !! " 다른 오크 워리어들이 죽음을 겁내지 않고 달려들었다. 얼이 빠져있던 하이네멜. 그가 한발자국 나서면서 워리어들을 말리려 했다.
퍼억!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는 워리어들. 그들의 손에서 무기들이 떨어져 내렸다. 입과 귀, 코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세 명의 워리어들은 곧, 시꺼멓게 익어버렸다. 고무가 타는 듯한 노린내가 마을을 진동시키자, 다른 오크들은 기겁하며 물러섰다.
" 크르륵.. 인간 놈... " 눈이 터질 듯이 분노하는 하이레멘이었지만, 함무로 나서지 못했다. 눈 앞의 붉은 인간은 분명히 강하다.
"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어냐. "
손바닥을 탁탁 털며 여유있던 아이빈은 하이레멘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자신도 모르게 한발자국 물러선 하이레멘.
" 별 거 아니지. 나에게..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걸로 끝나는 거다. " 소년 같이 환하게 웃는 아이빈에게서 물씬 풍겨나오는 살기를 느낀 것은 하이레멘만이 아닐 것이다.
그들에게는 수용할 수 없는 명령. 커다란 송곳니를 갈던 하이레멘은 콧김을 내뿜으면서 거추장스러운 복장을 벗었다. 그의 소매에 가려져 있던 어두운 색의 너클. 오크들이 저런 무기들마저 쓸 줄 몰랐던 아이빈의 눈에 호기심이 떠올랐다.
" 크르륵.. 별다른 준비운동은 필요 없겠지. " 부하들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고도 당당한 하이레멘의 모습을 보고 아이빈은 매우 만족했다.
" 후후, 충분했었지. " 서로 마주보며 몇 초를 서 있던 둘은 곧 서로를 향해 달려나갔다.
쩡 !!! 수백명의 오크들이 그들의 모습을 놓치고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하이네멜의 너클과 아이빈의 연약한 주먹이 마주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오우거도 주먹으로 때려잡은 최상급 오크 워리어 출신 하이네멜. 그의 무쇠 너클과 오크의 기준으론 비리비리한 아이빈의 주먹이 마주쳐서 거대한 소리가 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힘의 반동으로 온몸이 찌릿하게 울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씨익 웃었다.
" 세상에 오크라는 놈들이 이렇게 강할줄은 몰랐군. "
" 크르륵. 내가 아는 인간들 중에도... 크륵, 네 놈이 제일 강한 것 같군. " 쩌정. 다시 한번 소음이 나며 둘이 떨어졌다가 다시 달려들었다. 육탄전은 아이빈의 전문이 아니었지만, 근력을 한계까지 끌어낸 후 마법으로 온몸을 감싼 그는 투신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그의 몸 주위로 붉은 오로라가 짙게 피어오르자, 하이네멜의 온몸으로도 누런 기가 넘실거렸다. 세상에 오크가 마나를 다룬다. 중부대륙의 용병들이 알면 기겁할 노릇이었지만, 이 곳의 오크들은 수백년간 험한 대지에서 살아남은 존재들. 웬만한 인간들은 가볍게 처리할 능력이 있었다.
맞붙어 있던 아이빈은 순간 오른발을 들어 하이네멜의 발을 찍었다. 콰직. 정신이 번쩍 들만한 고통.
" 크으으...크르르륵!! 이빨을 악문 곳에서 오크의 검붉은 피가 한줄기 흘러내렸다. 그의 어깨에서 힘줄이 튀어나오면서 엄청난 힘이 발산榮? 콰광! 콰과광 !! 그가 아이빈의 전신을 난타했다. 쩡! 쩌정! 아이빈은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인 블러드 싸이클 : 엡솔루트 베리어를 펼쳤지만 단 한번도 깨지지 않았던 그 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물론 하이네멜의 너클도 점점 금이 생기면서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쩡쩡! 쩡! 수십번의 난타가 계속되자 결국 막이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깨져버렸다. 동시에 하이네멜의 너클도 깨저버렸다. 아이빈이 한발을 물러서며 하이네멜의 두 주먹을 맨손으로 막아내었다. 파바박!! 1,2 미터를 밀려난 아이빈. 그러나 아직 그의 표정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반면에 하이네멜의 얼굴에는 당황함만이 가득했다. 다른 오크에 비해 유난히 큰 덩치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근력과 전투감각으로 눈 앞의 인간과 맞먹다니. 아니, 이 붉은 머리의 청년은 아직 자신의 능력을 다 꺼낸 것이 아니다. 결론은.... 자신의 패배.
" 크륵! 죽어랏 !! " 강하게 콧김을 내뿜은 하이네멜이 욱신거리는 오른발 대신 왼쪽 무릎으로 아이빈의 얼굴을 가격할 생각으로 쳐들었다. 그러나 힘의 반동을 이용해 높이 솟아오른 아이빈. 공중에서 뒤짚힌 아이빈의 눈과 하이네멜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승리자의 미소. 자신도 뛰어올라 마무리를 하려 했지만, 아이빈의 도톰한 입술이 열리는 것이 먼저였다.
" 성큰, 디스트로이드.(Sunken, destroyed) " 쩌적, 쩌저적!! 미처 뛰어오르기 전에 하이네멜의 발 밑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뛰어오를 도약대가 없어지자 균형이 무너진 하이네멜. 당황한 눈으로 아래를 쳐다본 그는 수미터의 구덩이가 저절로 생겨서 떨어져 내리는 자신을 보았다. 그런 그에게 내려오는 검은 그림자. 아이빈이 그의 어깨에 내려서며 다시 외쳤다.
" 무너져내려라. 브로큰 어웨이.(Broken Away) " 아이빈의 발 밑에서 우지끈 소리와 함께 붕괴되는 땅. 몸의 대부분이 그 안에 묻혀 기절해 버린 하이네멜. 아이빈은 먼지로 더럽혀진 몸을 약한 바람계열 마법으로 털어버리고는 땅에 내려섰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전투를 본 오크들이 잠시동안 경악해 있었다. 그러나 곧 수백명, 아니 수천명의 오크들이 천천히 엎드리기 시작했다.
" 매번 이런 식이면, 내가 골병 드는 것이 먼저겠군. " 적마황 베히모스의 능력을 얻어 강해진 이후로, 그의 성격과 정신마저 바뀌어가고 있었다. 악마와의 동화, 정작 자신은 그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의 머리에는 이미 파괴를 위한 정복 계획이 세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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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줄어드는 리플과 조회수 지만, 저는 굴하지 않아요. 음핫핫핫핫핫..
그런데 고정 독자분들을 보유하고 계신 다른 작가분들이 부러울뿐.. 징징..ㅜ_ㅜ;;;
이번주 평일은 또 다시 바쁜데..-_-;; 것참;;;
밝은 햇빛이 비취는 고급 서재의 중앙. 소파에 앉아 있는 하이크 공작의 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원인은 아마도 그의 손에 들려있는 문서의 내용일 것이다.
" 반왕맹의 맹주 교체.
전 어쎄신 크로스 단원. 실력 A-급.
니쿤 공작의 암중의 지원 확인.
차후 명령 하달 바람. "
그와 그의 정보부대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암호로 끄적여진 종이는 가뜩이나 심란한 공작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요근래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니쿤공작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대놓고 추궁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다. 신성교국에서의 지원은 약속 받았지만, 그 것은 남부의 군대가 움직임을 확인했을 때라는 전제하에 약속된 것. 만약 그들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황궁까지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때서야 신성교국에서 출발한다면 이미 황궁은 괴멸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빠득! 심한 분노와 배신감으로 공작이 치를 떨자, 그의 하체에 엎드려서 봉사하던 실비아의 몸이 움찔거렸다. 이지는 잃었으나 본능적으로 주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갑자기 하체에서의 감촉이 느껴지지 않자 핏발이 선 눈으로 실비아를 바라보았다. 두려움이 가득한 푸른색의 눈동자, 자신 때문에 자신의 노예가 덜덜 떨고 있는 것을 보자 조금은 진정되었다.
" 크큭, 다시 시작하거라. " 꼿꼿히 발기되 있는 그의 물건이 흥건히 젖어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실비아는 그 것을 입에 물었다.
츄룹, ! 할짝, 할짝.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정성스럽게 핥아대는 실비아의 부드러운 혀에 다시 몸을 맡겼다. 골반에서부터 느껴지는 짜릿함. 온몸의 피가 아랫배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
" 으음... 가, 갈 것 같구나... 끄응... " 공작이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손가락을 까닥거리자 실비아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몸을 일으켰다. 공작이 몸을 더 뒤로 누이자, 스스럼 없이 어느새 꽤나 풍만해진 자신의 가슴을 양쪽에서 모아서 공작의 물건을 비벼대는 실비아. 너무나도 익숙해 보였다. 거대한 풍선 사이에 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자신의 물건을 보며 공작은 실비아의 얼굴을 잡았다.
푸슉! 츄! " 끄으응... " 신음소리와 함께 그녀의 얼굴과 몸에 정액을 뱉어대는 공작의 분신. 검붉은 몽둥이가 힘을 잃고 축 늘어지자, 입으로 마무리까지 깨끗하게 해 준 실비아는 기어서 욕실로 걸어갔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상황에 의지없이 저절로 움직이는 그녀의 몸뚱이. 공작은 만족함에 소파의 뒤로 목을 젖히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 니쿤... 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니 놈의.. 제삿날이 멀지 않았다.... 크큭. " 부담되는 만큼, 공작이 움직이기전에 먼저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는 하이크 공작. 그의 눈에 들어오는 천장에는 니쿤 공작의 군대가 무너지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수천마리의 오크들이 모여사는 오크 부족의 마을. 대륙의 남아있는 얼마 안되는 오크들은 숲 속이나 동굴에서 몇십마리 단위로 모여살지만, 이 곳에서 살아남아 자리를 잡은 오크들은 여러 부족단위로 나뉘어져 들판이나, 큰 산에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대륙 전체에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니 위험한 사냥보다는 목축과 농업까지 생각해낸 오크들은, 타종족이나 다른 부족들과 전쟁도 자제하면서 살아나고 있었다.
몬스터의 땅, 이 곳에 사는 오크들은 줄잡아 수십만 마리. 크고 작은 부족들이 있으나, 대표적인 오크부족들을 들자면, 이곳 저곳에 퍼져 있는 6개의 오크 대부족이 존재했다. 그들은 스스로 종족의 이름을 지어 다른 오크들과 구별했으며, 세력을 정해 하부세력마저 지니고 있었다. 그들 부족의 전사들은 자신보다 수배나 커다란 오우거들과 흉폭한 몬스터들을 사냥할 정도로 강했다. 오크들을 대표하는 6개의 부족 중 가장 서쪽에 치우쳐져 있는 마라 오크족. 그들은 농업보다는 목축을 중시 해 마을 내에 수백마리의 소와 양, 닭 등을 키웠다. 보기만 해도 질려버릴 녹색의 근육덩어리들. 그리고 얼굴이라 생각되는 곳에 위치한 누리끼리한 색의 눈. 눈동자 조차 없는 그들의 눈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크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인 것이다.
" 크륵? " 예전 수인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마을 상공에 날아 와 별다른 반응없이 내려다보는 아이빈. 바람에 의해 그의 붉은 머리가 날리고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본 오크 한 마리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 크르륵.. 인간이다.. 인간이 우리의 마을에 나타났다. "
" 공중에 떠있는.. 쉬익. 인간. 마법사. 쉬익.. "
" 크워워 !! 죽여라 !! 죽여라 !! " 점점 그를 발견한 오크들이 그의 발밑으로 모여들면서 무기를 치켜들고 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허공에 떠 있는 그를 보며 그리 놀라지 않는 오크들은 상대가 인간이라고 판단. 오늘의 만찬 거리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가소롭다는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이 순간 의아함으로 물들었다. 어디선가 날라오는 불의 화살. 슈우우.. 펑 !! 예고도 없이 조용히 날아온 그 화살은 아이빈의 얼굴에 작열했다.
" 크륵 !! 잡았다. " 놀랍게도 오크의 부족에는 마법사가 존재했다. 그들 사이에서는 샤먼이라 불리는 존재. 오크들의 신을 숭배하며 주술로서 인간들의 마법을 흉내내는 존재들은, 고위마법은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마법을 쓸 수 있었다. 그들은 일반 오크 전사들보다 높은 지위를 누렸으며, 숭배 받았다. 자신들의 정신적 지주인 오크 샤먼이 날린 마법이 인간에 적중하자 오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인간이 바닥에 추락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식이 없자 다시 허공을 바라본 오크들은 당황했다. 인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붉은 막. 번쩍이는 화려한 붉은 색의 구 형태의 막에 마법이 막혀버리자 오크 샤먼도 당황해버렸다. 곧 마을의 모든 오크 샤먼이 모여서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 크르륵! 에너지 볼트 !! "
" ... 파이어 에로우 !! " 할 줄 아는 마법이 고작해야 3써클인 오크 샤먼들은 비슷한 마법들을 난무해서 쏘고 있었다. 태양이 빛나고 있는 대낮에 번쩍이는 각종 마법이 오크 마을의 허공을 수놓고 있었다. 오크들에게는 장관이라 여겨질만한 광경이라 소리없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결과를 지켜보았다. 그러나 수십개의 마법 화살이 모두 붉은 막에 막혀버리자 서서히 공포심이 들었다. 그런 그들의 중심으로 천천히 내려오는 아이빈.
" 이거, 매번 같은 등장이니 꽤나 식상하는 군. 다음에는 좀 바꿔바야겠어. "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이 땅에 내려서자 수많은 오크들이 도끼와 창, 칼 등을 들고 달려들려고 했다. 슈아앙...콰광 !! 그러나 그들보다 먼저 무언가 녹색의 덩어리가 오크들의 벽을 넘어서 날아와 아이빈의 있던 곳에 착지했다. 아이빈이 서 있었다면 두동강이 나버렸을 상황, 그러나 일말의 동요없이 옆으로 한발자국 움직인 덕분에 거대한 도끼 옆에 안전한 상태로 서 있을 수 있었다. 인간 소년의 크기만한 베틀엑스를 경고없이 휘둘러 버린 오크가 입가를 씰룩이며 몸을 일으켰다. 일반 오크 전사에 비해 조금은 다른 모습, 머리와 목, 어깨와 허리 춤에 각종 깃털과 뼈로 조각된 장식품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고, 하얗게 빛나는 눈과 다부진 체격. 인간으로 치면 기사 쯤으로 보였다. 그리고 수많은 오크들을 헤치며 나타나는 다른 오크들. 날아온 오크와 비슷한 모습을 한 오크들과 그 중심에는 번쩍이는 황금의 관을 쓴 우람한 오크가 있었다.
" 어딜가나, 왕이란 것은 화려하군. "
아이빈이 어깨를 으쓱하자, 베틀엑스를 어깨에 둘러멘 오크 워리어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그들의 왕이 있는 자리에서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는 법. 다음을 기약할 뿐이었다.
" 킁, 소식을 듣고 설마 했는데.. 정말 인간이로군. 크륵. " 주위의 다른 오크 워리어에 비해 왜소한 체격인 황금관의 오크 왕은 마라 오크 부족의 왕 하이네멜 마라 오크라 불리고 있었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바지와 천조각을 걸치고 있는 일반 오크와는 다르게 비단으로 된 바지와 붉은 망토까지 걸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오크라기보다는 인간으로 보였다. 물론 특유의 진녹색의 피부와 섬뜩한 송곳니, 허연 눈을 빼고 본다면. 뒷짐을 진 채 팔자걸음으로 아이빈의 십여미터 앞에 선 하이네멜은 코를 씰룩거렸다. 그의 주위에 서 있는 오크 워리어들은 경계의 눈을 빛내며 아이빈을 노려보고 있었다.
" 크킁. 이 상황에서도 당당하다니, 크륵. 제법이로군, 인간. 크르륵. 우리들의 마을에는, 무슨 일이냐. " 탁한 목소리에 오크 특유의 콧소리, 불분명한 발음으로 입을 연 하이네멜은 눈 앞의 인간을 보자 전신에서 경고가 울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왕의 자리란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되는 법. 일부러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 너희에게도 기회를 주려고 온 것이지. "
" 크륵 ? 기회.. 기회라? "
" 나를 따른다면, 너희도 다시 한번 중부대륙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 전혀 의외의 화제. 아이빈이 자신있게 웃으며 오크들에게 말하자, 오크 무리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한 하이네멜.
" 크르륵, 중부대륙 ? 그 곳은 어째서 들먹이는 거지 ? 크륵. " 의문스러움을 가득 나타내는 오크의 모습에 당황해버린 것은 아이빈이었다.
" .... 너희들은 다시 한번 중부대륙에서 살고 싶지 않는거냐. " 약간 얼굴이 붉어진 아이빈. 그러나 전신이 붉은 기운을 띄었기에 별로 티나지는 않았다.
" 크르륵, 크륵... 우리들의 머나먼 선조가 그 곳에서 도망쳐 왔다는 얘기는, 크륵.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곳이 더... 크륵. 편하다. 인간. "
오크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얘기가 나왔다. 확실히 300 년을 넘게 사는 수인족에게는 600년은 2,3대 밖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겠지만, 오크들에게 600년은 10대에 걸친 오래된 이야기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중부대륙에서의 추억이 전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 곳에서 정착하고 사는 것이 익숙할 터. 그들에게는 중부대륙에의 진출이 결코 관심거리가 될 수 없었다.
" 큭, 그런건가. 내가 생각을 잘 못 한 것 같군. " 혼자서 피식 웃으며 떠들어대는 인간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던 오크는, 더 이상 헛소리를 하기 전에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 당장, 인간 놈을, 크르륵, 죽여.. " 하이네멜의 입이 다 떨어지기 전에 다시 아이빈의 입이 열렸다.
" 뭐 상관없겠지. 그렇다면, 그냥 이유없이, 나에게 복종하게 하면 되겠군. "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던 아이빈의 눈이 빛나며 붉게 반짝였다. 잠시 그의 눈을 바라본 하이네멜은 자신의 눈이 타버린다고 느꼈다.
" 크르륵 ! 뭣 하느냐 !! " 자신들의 왕의 명령에 네 명의 오크 워리어가 강하게 땅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슈앙, 카카각! 크워엉... 오크들의 기합소리와 금속성이 아이빈을 향해 날아갔다. 가장 가까이 있던 오크 워리어가 베틀엑스를 횡으로 휘둘렀으며 다른 워리어는 방패를 앞으로 들고 칼을 대각선으로 그어버렸다. 곧이어 날카로운 창으로 아이빈이 있던 자리를 꿰뚫어 버린 다른 오크 워리어.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서렸다.
" 크르륵, 어디로 간거냐 ! " 네 명의 오크 워리어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적을 찾았다. 샤샤샥! 그들이 두리번 거리자거대한 베틀엑스의 옆면 위로 아이빈의 모습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 쉬릭 ! 마, 말도 안돼 !! " 갑자기 눈 앞에서 아이빈이 나타나자 오크 워리어들은 기겁했지만, 움직임에는 전혀 당황함이 보이지 않았다. 한명이 베틀엑스를 뒤짚는 동시에 다른 워리어들의 무기가 공간을 갈랐다. 또다시 허탕, 하지만 유독 한명의 오크 워리어만큼은 아이빈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 크아악 !! 죽어라, 인간 놈. " 그 오크 워리어가 달려간 지점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아이빈. 아이빈은 그의 빠른 반응에 감탄했기에, 칭찬을 해주는 모습으로 손을 내밀었다. 푸앗! 터덕... 슈우우.... 워리어의 칼이 아이빈의 몸을 베기 직전, 아이빈의 손에서 붉은 빛이 잠깐 터지자 워리어는 그대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비명도 없이 무릎을 꿇고 검게 타버리는 워리어. 그를 발 옆으로 밀어내자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 쉬, 쉬식!! 괴, 괴물... "
" 크아앙 !! 죽어 버린다아.. !! " 다른 오크 워리어들이 죽음을 겁내지 않고 달려들었다. 얼이 빠져있던 하이네멜. 그가 한발자국 나서면서 워리어들을 말리려 했다.
퍼억!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는 워리어들. 그들의 손에서 무기들이 떨어져 내렸다. 입과 귀, 코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세 명의 워리어들은 곧, 시꺼멓게 익어버렸다. 고무가 타는 듯한 노린내가 마을을 진동시키자, 다른 오크들은 기겁하며 물러섰다.
" 크르륵.. 인간 놈... " 눈이 터질 듯이 분노하는 하이레멘이었지만, 함무로 나서지 못했다. 눈 앞의 붉은 인간은 분명히 강하다.
"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어냐. "
손바닥을 탁탁 털며 여유있던 아이빈은 하이레멘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자신도 모르게 한발자국 물러선 하이레멘.
" 별 거 아니지. 나에게..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걸로 끝나는 거다. " 소년 같이 환하게 웃는 아이빈에게서 물씬 풍겨나오는 살기를 느낀 것은 하이레멘만이 아닐 것이다.
그들에게는 수용할 수 없는 명령. 커다란 송곳니를 갈던 하이레멘은 콧김을 내뿜으면서 거추장스러운 복장을 벗었다. 그의 소매에 가려져 있던 어두운 색의 너클. 오크들이 저런 무기들마저 쓸 줄 몰랐던 아이빈의 눈에 호기심이 떠올랐다.
" 크르륵.. 별다른 준비운동은 필요 없겠지. " 부하들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고도 당당한 하이레멘의 모습을 보고 아이빈은 매우 만족했다.
" 후후, 충분했었지. " 서로 마주보며 몇 초를 서 있던 둘은 곧 서로를 향해 달려나갔다.
쩡 !!! 수백명의 오크들이 그들의 모습을 놓치고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하이네멜의 너클과 아이빈의 연약한 주먹이 마주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오우거도 주먹으로 때려잡은 최상급 오크 워리어 출신 하이네멜. 그의 무쇠 너클과 오크의 기준으론 비리비리한 아이빈의 주먹이 마주쳐서 거대한 소리가 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힘의 반동으로 온몸이 찌릿하게 울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씨익 웃었다.
" 세상에 오크라는 놈들이 이렇게 강할줄은 몰랐군. "
" 크르륵. 내가 아는 인간들 중에도... 크륵, 네 놈이 제일 강한 것 같군. " 쩌정. 다시 한번 소음이 나며 둘이 떨어졌다가 다시 달려들었다. 육탄전은 아이빈의 전문이 아니었지만, 근력을 한계까지 끌어낸 후 마법으로 온몸을 감싼 그는 투신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그의 몸 주위로 붉은 오로라가 짙게 피어오르자, 하이네멜의 온몸으로도 누런 기가 넘실거렸다. 세상에 오크가 마나를 다룬다. 중부대륙의 용병들이 알면 기겁할 노릇이었지만, 이 곳의 오크들은 수백년간 험한 대지에서 살아남은 존재들. 웬만한 인간들은 가볍게 처리할 능력이 있었다.
맞붙어 있던 아이빈은 순간 오른발을 들어 하이네멜의 발을 찍었다. 콰직. 정신이 번쩍 들만한 고통.
" 크으으...크르르륵!! 이빨을 악문 곳에서 오크의 검붉은 피가 한줄기 흘러내렸다. 그의 어깨에서 힘줄이 튀어나오면서 엄청난 힘이 발산榮? 콰광! 콰과광 !! 그가 아이빈의 전신을 난타했다. 쩡! 쩌정! 아이빈은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인 블러드 싸이클 : 엡솔루트 베리어를 펼쳤지만 단 한번도 깨지지 않았던 그 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물론 하이네멜의 너클도 점점 금이 생기면서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쩡쩡! 쩡! 수십번의 난타가 계속되자 결국 막이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깨져버렸다. 동시에 하이네멜의 너클도 깨저버렸다. 아이빈이 한발을 물러서며 하이네멜의 두 주먹을 맨손으로 막아내었다. 파바박!! 1,2 미터를 밀려난 아이빈. 그러나 아직 그의 표정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반면에 하이네멜의 얼굴에는 당황함만이 가득했다. 다른 오크에 비해 유난히 큰 덩치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근력과 전투감각으로 눈 앞의 인간과 맞먹다니. 아니, 이 붉은 머리의 청년은 아직 자신의 능력을 다 꺼낸 것이 아니다. 결론은.... 자신의 패배.
" 크륵! 죽어랏 !! " 강하게 콧김을 내뿜은 하이네멜이 욱신거리는 오른발 대신 왼쪽 무릎으로 아이빈의 얼굴을 가격할 생각으로 쳐들었다. 그러나 힘의 반동을 이용해 높이 솟아오른 아이빈. 공중에서 뒤짚힌 아이빈의 눈과 하이네멜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승리자의 미소. 자신도 뛰어올라 마무리를 하려 했지만, 아이빈의 도톰한 입술이 열리는 것이 먼저였다.
" 성큰, 디스트로이드.(Sunken, destroyed) " 쩌적, 쩌저적!! 미처 뛰어오르기 전에 하이네멜의 발 밑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뛰어오를 도약대가 없어지자 균형이 무너진 하이네멜. 당황한 눈으로 아래를 쳐다본 그는 수미터의 구덩이가 저절로 생겨서 떨어져 내리는 자신을 보았다. 그런 그에게 내려오는 검은 그림자. 아이빈이 그의 어깨에 내려서며 다시 외쳤다.
" 무너져내려라. 브로큰 어웨이.(Broken Away) " 아이빈의 발 밑에서 우지끈 소리와 함께 붕괴되는 땅. 몸의 대부분이 그 안에 묻혀 기절해 버린 하이네멜. 아이빈은 먼지로 더럽혀진 몸을 약한 바람계열 마법으로 털어버리고는 땅에 내려섰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전투를 본 오크들이 잠시동안 경악해 있었다. 그러나 곧 수백명, 아니 수천명의 오크들이 천천히 엎드리기 시작했다.
" 매번 이런 식이면, 내가 골병 드는 것이 먼저겠군. " 적마황 베히모스의 능력을 얻어 강해진 이후로, 그의 성격과 정신마저 바뀌어가고 있었다. 악마와의 동화, 정작 자신은 그 것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의 머리에는 이미 파괴를 위한 정복 계획이 세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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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줄어드는 리플과 조회수 지만, 저는 굴하지 않아요. 음핫핫핫핫핫..
그런데 고정 독자분들을 보유하고 계신 다른 작가분들이 부러울뿐.. 징징..ㅜ_ㅜ;;;
이번주 평일은 또 다시 바쁜데..-_-;; 것참;;;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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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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