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반 란
유빈은 싱그러운 가을의 아침햇살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 자신의 품에 안겨 고르게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는 샤넬의 모습은 천상의 여인과 같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빗어 가지런히 해주자 샤넬이 눈을 떴다.
“이런 내가 괜히 깨운 것 같군.”
“아니에요. 이제 가시려 구요?”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아마 이안이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오늘부터 무공을 가르쳐 주기로 했거든.”
“네.”
유빈이 침대에서 빠져나와 옷을 입고 샤넬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곤 창문으로 방을 빠져나왔다.
괜히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 필요가 없어 유빈은 빠르게 신형을 날려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도착하니 아이라가 유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호~ 즐거운 시간 보냈어?”
“어? 아.... 응.... 하하.”
유빈은 어색한 웃음으로 아이라의 물음에 대답을 했다.
“그나저나 조사해본 건 어떻게 됐어?”
“그게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이상한점?”
“응. 이곳 성 근처에서 마법진을 발견했어.”
“마법진?”
“응. 아무래도 그 마법진이 몬스터를 부르는 것 같아. 마법진이 어둠의 계열로 아무래도 누군가 마족과 계약을 치러 마법진을 만들어 논 것 같아. 또한 마법진 주위로 공간외곡을 해 논걸 보면 마법사의 실력이 적어도 8써클 유저정도는 되는 것 같아.”
아이라의 말에 유빈은 황실마법사인 바르본 공작이 떠올랐다.
‘아니 그가 왜 이곳에 마법진을 그려 놓았을까?’
유빈이 그런 생각을 할 때 아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8써클 마법사면 대륙에 바르본 공작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가 뭣 때문에 이곳에 마법진을 설치 해 놨을까?”
“글쎄. 그런데 왜 그라고 단정 지어 얘기를 하지?”
“음... 그냥 왠지 그 사람이 떠올라서.”
“그나저나 이 일을 성주에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그런데 유빈. 정말 너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제국 일에 끼어들 생각이야?”
“왜 아이라는 싫어?”
“아니. 나야 유빈이 그렇게 한다면 반대하고 싶진 않지만 그냥 유빈 일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서.”
“하하~ 뭐 일단 샤넬과 성주와의 인연이라고 해두지. 그리고 성주의 성품 역시 마음에 들고.”
“그나저나 유빈 네 제자가 기다리지 않아?”
“아~ 이안이 기다리고 있다는걸 깜빡했네. 어서 훈련장으로 가자. 참! 그리고 아이라 한스 에게 마법을 가르쳐 보는 게 어때?”
“왜?”
“한스녀석 아이라에게 마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눈치던데 아무래도 네게 부탁하기가 어려운가봐 아이라가 도와주면 녀석의 실력이 많이 늘 것 같은데. 아이라도 무료하지 않고 좋지 않아?”
“호호~ 뭐 좀 귀찮긴 하지만 유빈의 부탁이라면 가르쳐 보지 뭐.”
“응. 고마워.”
유빈은 서둘러 훈련장으로 향하였다.
훈련장에는 수비대의 기사들이 저마다 유빈이 가르쳐준 제운보를 연마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편에선 이안이 그런 기사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훈련장에 유빈이 도착하자 기사들이 모두 훈련을 멈추고 유빈을 향해 커다란 목소리로 인사를 해왔다.
“교관님 어서 오십시요.”
“사부님 어서오세요.”
유빈은 기사들의 인사를 받고 일일이 제운보의 묘리를 다시 한번 숙지시킨 후 이안에게 중원의 호흡법을 가르쳤다.
이안에게 인체의 혈을 알려준 뒤 호흡법의 구결을 일러준 후 유빈은 성주를 찾아가 마법진에 대해 알려줬다.
그렇게 유빈은 하루하루를 이안과 기사들의 무공을 봐주며 생활을 하고 있었다.
3개월의 시간이 흐르자 이안은 이제 몸속에 작게나마 내공이 모여 들기 시작하고 기사들은 저마다 한 단계씩의 검술이 향상 되었다.
이제 20명 모두 팔라딘(Paladin)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한편 수도의 황궁에선 드디어 바르본 공작이 제국내의 유일한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인 듀크 폰 나이델 공작과 반란을 일으켰다.
“황제전하 어서 궁을 빠져 나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대체 무슨 일이요? 밖은 왜 이리 소란스러운 것이오?”
“지금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이 마법병단과 기사단을 이끌고 황궁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현제 실어호크 기사단만이 그들을 막아내고 있지만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이 반란을 일으켰단 말이오?”
“송구하지만. 그렇습니다. 전하.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허허~ 설마 했건만. 바르본 공작이...”
황제는 침통한 눈으로 자신에게 보고하는 실버호크 기사단장인 파블로 후작을 바라보았다.
“후작 어디로 피한단 말이요. 내가 황제에 오른 지 30년이 넘었소. 황궁을 버리고 내가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이오.”
“전하 일단 몸부터 피한 후 생각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허허~ 제국 어딘들 그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데 피한들 무슨 소용이 있소.”
그때 황자가 급히 들어왔다.
“폐하 지금 적들이 지척까지 쳐들어 왔습니다. 어서 몸을 피하십시오. 파블로 후작, 뭣하고 계시는 거요 어서 폐하를 모시지 않고?”
황제는 자신의 아들을 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총명함을 타고나 분명 훌륭한 황제가 되리라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을 하던 아들이었는데 자신이 부족하여 아들에게 황위를 물려주지도 못하고 이렇게 반란이 일어나 황궁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아파왔다.
황자는 결코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단지 분노로 얼굴이 경직 되어 있을 뿐...
황제는 그런 아들을 조용히 불렀다.
“헌트야.”
황자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순간 가슴이 떨려왔다.
황제가 자신을 그리 부를 땐 황제로써가 아닌 아버지로써 자신을 부를 때 부르는 이름이었다.
“네 아버님.”
“내가 부족하여 네게 황위를 물려주지도 못하고 제국에 반란이 일어나게 만들었구나. 네게 참으로 미안한 생각뿐이다.”
“아버님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게 어디 아버님의 잘못입니까. 저 못된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 놈들의 짓이지요.”
“아니다. 다 내가 부족해서 일이 이렇게 된 것을... 너는 지금 파블로 후작과 실버호크 기사단을 이끌고 황궁을 벗어나도록 해라. 그리고 트란시아로 가거라. 가서 트란시아가의 도움을 받도록 해라. 그라면 너를 도와줄 것이다. 또한 네 숙부에게도 도움을 청하 거라. 그래서 결코 저들에게 황위가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라.”
“아버님 함께 가세요. 먼저 몸을 피하고 병사를 정비해서 저들을 벌 하세요.”
“허허~ 아니다. 그건 네가 할 일이다. 나는 저들을 봐야겠다. 남아서 저들의 얼굴을 확인해야 하니 너는 어서 몸을 피하 거라.”
“아버님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황자. 이건 황제로써 명령이다. 어서 가거라. 뭐 하는 겐가 파블로 후작 어서 황자를 모시지 않고.”
파블로 후작은 황제의 명으로 말을 하자 어쩔 수 없이 황자에게 궁을 빠져 나갈 것을 말하였다.
“아버님...”
황자가 무릎을 꿇고는 눈물을 흘렸다.
“아들아... 미안하구나. 네게 너무 큰 짐을 지어놓는구나.”
“흑흑... 아버님 기필코 저들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니 옥체보존 하십시오.”
그렇게 말한 황자는 파블로후작과 실버호크 기사단의 호위를 받고 황궁을 빠져 나왔다.
“황자전하 일단 로파론 성으로 먼저 몸을 피하신 후 트란시아 성에 있는 바빌란 후작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시오.”
헌트 황자는 황궁의 비밀통로로 겨우 몸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곤 기사단의 호위를 받고 말을 달려 로파론 성으로 몸을 피했다.
한편 황궁의 황제의 방으로 들어온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은 자신들을 향해 분노의 눈으로 바라보는 황제를 보고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외로 실버호크 기사단의 저항이 심해 시간이 많이 지체 됐지만 황제는 빠져 나가지 않고 있었다.
황제는 문이 부서질 듯 열리고 들어오는 일단의 무리 앞에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이 나란히 들어오자 그들을 향해 분노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엇이 부족하여 이런 짓을 저질렀느냐?”
그 말에 바르본 공작이 웃는 얼굴로 황제를 바라보며 대꾸를 했다.
“이보시오 황제. 권력이란 아무리 가져도 부족한 것이 바로 권력이오. 황실마법사이면 뭐하고 공작이면 무엇 하겠소. 제국이 내 것이 아닌 것을...”
“이놈~ 제국이 네놈 손에 들어갈 듯싶으냐?”
“후후... 황제 벌써 제국의 반은 내 손안에 들어와 있소. 이제 황제만 사라져 준다면 나머지 반도 내 손에 들어올 것이오.”
“네놈이 어떻게... 듀크공작 그대는 어찌 이일에 말려 든 것이오. 내 그대에게 부족한 것이 없게 해주었는데.”
그러나 듀크 공작의 눈은 마치 혼이 빠져 나간 듯 초점이 잡히지 않고 있었다.
그때 바르본 공작이 커다란 웃음으로 황제의 말에 자신이 대답을 했다.
“하하하... 듀크공작은 이미 정신이 제압당한 상태요. 그저 꼭두각시에 불과하단 말이오.”
“뭐라고. 네놈이 정령...”
“이보시오 황제 너무 슬퍼하지 마시오. 내가 이 제국을 더욱 커다란 제국으로 아니 대륙 최고의 제국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니 너무 억울한 표정 짖지 마시구려. 하하하...”
“이놈. 네놈 뜻대로 될 것 같으냐? 제국엔 황자가 있다. 이미 황궁을 빠져 나갔으니 황자라면 네놈을 충분히 벌 할 수 있을 것이다.”
“후후... 이제 곧 황자도 처리 될 것이오. 궁을 빠져 나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병사들을 보냈으니 조만간 황자도 잡힐 것이니 그런 희망은 일찌감치 버리시오.”
“뭣이라... 이....이놈...”
“후후. 자 그럼 이제 편히 잠드시오. 당신의 장례는 성대히 치러 주겠소. 공작 처리 하시오.”
바르본 공작이 듀크공작에게 명을 내렸다.
이미 듀크공작은 이지를 상실한 상태였다. 오로지 바르본 공작의 명만을 받을 뿐 다른 어떤 사람의 말도 듣지 못하는 상태였다.
듀크 공작의 칼이 황제의 목을 베고 지나갔다.
“후후... 이제 헌트황자만 잡으면 끝인가? 크하하하...”
그때 주위에 있던 수하들이 무릎을 꿇고는 바르본을 향해 크게 외쳤다.
“공작전하 경하 드립니다.”
한편 황궁을 빠져 나온 헌트황자는 빠른 속도로 로파론 성을 향해 말을 달렸다.
아버님의 생각에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 시키고 말을 달렸다.
얼마쯤 달리자 뒤에서 백여 명에 달하는 기사들이 헌트황자의 뒤를 ?고 있었다.
결국 황자일행은 얼마 가지 못해 백여 명에 달하는 기사들에게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한편 트란시아 성에 있는 유빈은 성주의 급한 부름을 받고 아이라와 함께 성주에게 갔다.
“후작님 무슨 일이십니까?”
“큰일 났네. 바르본 공작이 드디어 반란을 일으켰다네. 현제 황제는 황궁에 잡혀 생사를 확인 할 수 없고 겨우 헌트황자님만이 실버호크 기사단의 도움으로 피신을 했는데 그나마 바르본 공작파의 기사에게 추격을 당하는 모양일세.”
“아니. 어떻게 이리 빨리 황궁을 장악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바르본 공작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해옴이 분명하네. 그나저나 황자를 구출해야 하는데 어쩌면 좋겠나?”
“지금 황자는 어디로 피신을 하고 있다고 합니까?”
“황자전하께선 로파론 성으로 향해 가고 있는데 그 중간에서 추격을 받는 모양일세... 상황이 무척 시급하네.”
유빈은 한동안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아이라 에게 물었다.
“아이라 혹시 그곳으로 순간이동 할 수 있어?”
“좌표만 확실히 안다면 할 수 있지.”
“후작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겠습니까?”
“황자전하가 계시는 곳의 위치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내 생각엔 위토독스시에 위치한 기르만 산맥으로 이동 중인 것 같네. 그쪽 좌표라면 알 수 있네.”
“그럼 그쪽 좌표를 알려주세요. 저와 아이라가 가서 황자를 모셔 오도록 하지요.”
“그렇게 해주겠나?”
유빈은 성주에게 좌표를 일러 받고는 아이라와 바로 텔리포트로 기르만 산맥입구로 순간이동 해왔다.
아이라의 짧은 시동어와 함께 주위의 사물이 순식간에 변하며 나무가 울창한 기르만 산맥의 공중으로 이동되었다.
“엇~”
“플라이(Fly).”
유빈은 허공에 순간이동이 되자 순간 당황하였으나 아이라가 공중부양 마법을 시전해 안전하게 땅에 내려 올 수 있었다.
“우씨~ 다음부턴 공중으로 이동할거면 미리 말해줘. 놀랐자나.”
“호호~ 알았어.”
“그나저나 황자를 어떻게 찾지?”
“디텍트 마나(Detect Mana).”
아이라가 시동어를 외우자 공간에 스크린과 같은 영상이 맺혔다.
그리곤 그 영상에 푸른 점 한 개와 붉은 점 한 개가 함께 있는 것이 보였고 멀리 떨어진 곳에 푸른 점 대량과 붉은 점 몇이 한곳에 엉켜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 붉은 점 한 개와 푸른 점 한 개가 유빈과 나야, 그리고 저기 여러 개의 점들이 보이지 아마 저곳이 황자가 있는 곳이 맞을 거야.”
“이야~ 정말 편리한 마법이네. 어서가자.”
유빈이 경공을 펼쳐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그런 유빈을 보고 아이라가 중얼거리며 뒤를 딸아 날아갔다.
‘무슨 인간이 저렇게 빨라. 인간이 맞는 건지 모르겠네.’
아이라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한참을 달리자 유빈의 귀로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 왔다.
유빈과 아이라는 서서히 속도를 줄여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곳엔 백여 명의 기사들이 사십 여명의 기사들을 포위 한 체 서로 간에 대치를 하고 있었다.
그중 유빈의 눈에 낮이 익은 사람이 보였다.
다름 아닌 실버울프 기사단장인 사우스 햄튼 후작이었다.
“아이라. 저사람 우리에게 기사단 패를 준 실버울프 기사단장 맞지?”
“응. 그놈이 맞아.”
“그렇다면 실버울프 기사단도 바르본 후작의 심복들이겠군.”
“그렇겠지. 유빈 어떻게 할까? 모두 불로 태워 버릴까?”
아이라는 요염한 얼굴로 유빈을 바라보고 말을 했다.
순간 유빈은 어찌 저 아름다운 입에서 저토록 섬뜩한 말이 나올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실버울프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자전하 이제 포기하시고 저희와 함께 궁으로 돌아가시지요. 황제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었다면 황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수하의 모습이라고 착각할 정도 였다.
그 말에 실버호크 기사단장인 파블로 후작이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네놈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그따위 말을 짓 거리느냐?”
그러나 사우스 후작은 얼굴가득 미소를 띠며 차분한 어조로 말을 했다.
“이보시게 파블로 후작 어차피 대세는 기울었네. 괜히 황자 곁에 있다 불통 튀지 말고 순순히 황자를 넘기고 투항하게.”
“감히 네놈이 반역에 가담을 하고도 살아남을 성 싶으냐? 기사도도 모르는 놈 같으니.”
“하하하. 기사도라고 하였소? 누굴 위한 기사란 말이요? 난 이미 바르본 후작님의 기사로 자청했으니 내게 그따위 시시한 기사도 따위는 운운하지 마시구려.”
황자와 파블로 후작은 분노로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더 이상 시간 끌 수 없다. 가지 않겠다고 하면 강제로 끌고 가는 수밖에. 황자 일행을 제압하라.”
사우스 후작의 명이 떨어지자 실버울프 기사단의 백여 명의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에 반해 황자쪽의 기사들은 고작 사십 여명으로 검을 뽑아 들긴 했지만 저마다 얼굴은 비장한 모습이었다.
“오냐. 오너라 내 오늘 여기서 명이 다한다 해도 네놈만큼은 절대 살려 두지 않겠다.”
파블로 후작이 검을 뽑아들고 사우스 후작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파블로 후작은 사우스 후작과 검을 섞기도 전에 실버울프 기사들에게 앞을 가로 막혔다.
“이놈들 모두 비켜라. 감히 네까짓 놈들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파블로 후작의 검술은 상대 기사들의 실력보다 뛰어났다.
파블로 후작의 바스타스 스워드가 휘둘러 질 때 마다 상대 검사들은 후작의 검을 막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내 후작의 주위로 기사 네 명이 달려들자 이내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두 배가 넘는 기사들을 상대로 황자 측의 기사들은 목숨을 내놓고 그들을 막고 있었다.
황자의 주위로도 상대의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황자를 보호하고 있는 기사들의 수는 고작 세 명 밖에 없었다.
열 명이 넘는 기사들을 상대로 세 명의 기사가 겨우 버티며 막아서곤 있지만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그때 한 기사가 동시에 날아오는 검을 모두 쳐내지 못하고 옆구리에 검을 맞고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때 아이라가 유빈에게 말을 했다.
“이제 도와줘야 되지 않을까?”
“응. 그래야 할 것 같아. 아이라가 황자를 보호해줘.”
“알았어.”
유빈은 황자 주위에 몰려드는 기사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열명의 기사들은 황자를 보호하는 세 명의 기사가 의외로 거세게 반항을 하자 황자에게 더 이상 다가서지 못하고 틈만 노리고 있었다.
그러다 한명의 기사를 쓰러뜨리고 막 황자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 빠른 속도로 자신의 검들을 쳐내고 앞을 막는 기사를 보았다.
그중 몇은 유빈을 알아보는 자가 있었다.
“헛... 저자는 용병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
그 말에 일순 주위는 모든 동작을 멈추고 유빈과 아이라를 바라봤다.
사우스 후작 역시 유빈과 아이라의 모습에 적히 당황하며 물었다.
“아니 자네가 어떻게...?”
“오랜만이군요. 그런데 어떻게 제국의 기사단이 다음 대에 황제에 오를 황자를 이리 핍박하고 계시는지 몹시 궁금하군요.”
“자네가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곳에 있지 말고 이리로 오게나. 자네는 이미 실버울프 기사단의 일원이 아닌가.”
사우스 후작은 비록 유빈이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라곤 하지만 기사들의 수가 월등히 많은 상태라 상대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래도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라면 그리 쉽게 생각 할 수만은 없기에 되도록 좋은 말로 회유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하... 내가 언제 실버울프 기사단이 되겠다고 한 적이 있소? 기사단패야 당신이 강제로 안긴 것이니 돌려주겠소.”
그렇게 말한 유빈은 실버을프 기사단 패를 사우스 후작의 발 앞에 던져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우스 후작의 얼굴에 노기가 떠오르며 자신의 기사들에게 외쳤다.
“이놈이... 다들 더 이상 볼 것 없다. 모두 처리하고 황자를 사로잡도록 해라.”
사우스 후작의 명이 떨어지자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치켜 올려 유빈과 아이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그 상황을 지켜보던 파블로 후작 역시 검에 검기를 두르고 기사들과 함께 적들을 상대해 갔다.
다섯 명의 기사가 아이라를 향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사실 마법사들과 기사들의 싸움은... 특히 이렇게 근거리에서의 싸움은 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마법사는 마법을 사용하기 주문을 외울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렇듯 가까운 거리에서 기사와 부딪히면 주문을 외우기도 전에 목이 달아나 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을 아는 기사들은 최대한 상대가 주문을 외우지 못하게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둘러 달려든 것이다.
그러나 아이라는 너무나 태연스럽게 시동어를 외쳤다. 사실 아이라는 시동어 자체도 필요 없었다.
용언마법이 있기에 생각만 하면 마법이 실현되기 때문에 기사와의 싸움에서 거리는 그다지 문제 되지 않았다.
“블링크(Blink)”
아이라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타났다.
기사들은 놀랄 틈도 없이 다시 아이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다시금 아이라의 목소리에서 시동어가 흘러 나왔다.
“홀드(Hold).”
시동어가 흘러나오자 달려들던 다섯 명의 기사는 달려들던 그 자세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
다섯 명의 기사들의 얼굴에 일순 당혹감이 떠올랐다.
또다시 아이라의 시동어가 흘러 나왔다.
“화이어볼(Fire ball).”
아이라의 주위에 다섯 개의 불덩이가 생성되어 다섯 명의 기사들에게 쏘아져 나갔다.
“크아~악.”
“으악~ 살려줘.”
저마다 비명을 질러 대며 온몸이 불타올랐다.
한편 유빈에게 몰려든 기사들은 그야 말로 속수무책이었다.
검의 길이만큼 뻗어 나온 청색의 검강이 걸리는 모든 것들을 베어내며 휘둘러 오자 감히 접근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검을 가져다 대면 여지없이 검이 잘려 나가고 갑옷은 그야 말로 청색 검강 앞에선 아무 도움도 되질 않았다.
유빈은 대략 오십이 넘는 기사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유빈은 될 수 있는 한 살수를 자제하고 그저 상대 기사들을 전투 불능의 지경까지만 몰아가고 있었다.
그러자니 자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것을 보다 못한 아이라가 어느새 유빈 곁으로 다가서서는 말을 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소극적으로 상대를 할 거야? 어차피 살려두면 다시 검을 겨눌 놈들인데.”
“후~ 그래도. 상대조차 되질 않는 자들에게 무차별 살수를 펼치기엔 내키지가 않네.”
그러자 아이라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는 단호한 얼굴로 시동어를 외웠다.
“화이어월(Fire wall).”
순간 불의 장막이 기사들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곤 아이라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돌아가라. 더 이상 우릴 ?는다면 그땐 결코 내가 용서하지 않겠다.”
목소리에 마법이 실려 작은 소리로 말을 했지만 기사들의 귀에는 너무도 뚜렷이 아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우스 후작이 그런 아이라와 유빈을 바라보고는 이를 갈았다.
“네놈들 분명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다음번에 그리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곤 기사들을 데리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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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 며칠 몸이 안 좋아 알아 누웠다가 이제야 글을 올리네요.
급하게 올리느라 검토도 못하고 그냥 올리네요.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ㅠㅠ 독하네요.
유빈은 싱그러운 가을의 아침햇살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 자신의 품에 안겨 고르게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는 샤넬의 모습은 천상의 여인과 같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빗어 가지런히 해주자 샤넬이 눈을 떴다.
“이런 내가 괜히 깨운 것 같군.”
“아니에요. 이제 가시려 구요?”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아마 이안이 날 기다리고 있을 거야. 오늘부터 무공을 가르쳐 주기로 했거든.”
“네.”
유빈이 침대에서 빠져나와 옷을 입고 샤넬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곤 창문으로 방을 빠져나왔다.
괜히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 필요가 없어 유빈은 빠르게 신형을 날려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도착하니 아이라가 유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호~ 즐거운 시간 보냈어?”
“어? 아.... 응.... 하하.”
유빈은 어색한 웃음으로 아이라의 물음에 대답을 했다.
“그나저나 조사해본 건 어떻게 됐어?”
“그게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이상한점?”
“응. 이곳 성 근처에서 마법진을 발견했어.”
“마법진?”
“응. 아무래도 그 마법진이 몬스터를 부르는 것 같아. 마법진이 어둠의 계열로 아무래도 누군가 마족과 계약을 치러 마법진을 만들어 논 것 같아. 또한 마법진 주위로 공간외곡을 해 논걸 보면 마법사의 실력이 적어도 8써클 유저정도는 되는 것 같아.”
아이라의 말에 유빈은 황실마법사인 바르본 공작이 떠올랐다.
‘아니 그가 왜 이곳에 마법진을 그려 놓았을까?’
유빈이 그런 생각을 할 때 아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8써클 마법사면 대륙에 바르본 공작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가 뭣 때문에 이곳에 마법진을 설치 해 놨을까?”
“글쎄. 그런데 왜 그라고 단정 지어 얘기를 하지?”
“음... 그냥 왠지 그 사람이 떠올라서.”
“그나저나 이 일을 성주에게 말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그런데 유빈. 정말 너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제국 일에 끼어들 생각이야?”
“왜 아이라는 싫어?”
“아니. 나야 유빈이 그렇게 한다면 반대하고 싶진 않지만 그냥 유빈 일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서.”
“하하~ 뭐 일단 샤넬과 성주와의 인연이라고 해두지. 그리고 성주의 성품 역시 마음에 들고.”
“그나저나 유빈 네 제자가 기다리지 않아?”
“아~ 이안이 기다리고 있다는걸 깜빡했네. 어서 훈련장으로 가자. 참! 그리고 아이라 한스 에게 마법을 가르쳐 보는 게 어때?”
“왜?”
“한스녀석 아이라에게 마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눈치던데 아무래도 네게 부탁하기가 어려운가봐 아이라가 도와주면 녀석의 실력이 많이 늘 것 같은데. 아이라도 무료하지 않고 좋지 않아?”
“호호~ 뭐 좀 귀찮긴 하지만 유빈의 부탁이라면 가르쳐 보지 뭐.”
“응. 고마워.”
유빈은 서둘러 훈련장으로 향하였다.
훈련장에는 수비대의 기사들이 저마다 유빈이 가르쳐준 제운보를 연마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편에선 이안이 그런 기사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훈련장에 유빈이 도착하자 기사들이 모두 훈련을 멈추고 유빈을 향해 커다란 목소리로 인사를 해왔다.
“교관님 어서 오십시요.”
“사부님 어서오세요.”
유빈은 기사들의 인사를 받고 일일이 제운보의 묘리를 다시 한번 숙지시킨 후 이안에게 중원의 호흡법을 가르쳤다.
이안에게 인체의 혈을 알려준 뒤 호흡법의 구결을 일러준 후 유빈은 성주를 찾아가 마법진에 대해 알려줬다.
그렇게 유빈은 하루하루를 이안과 기사들의 무공을 봐주며 생활을 하고 있었다.
3개월의 시간이 흐르자 이안은 이제 몸속에 작게나마 내공이 모여 들기 시작하고 기사들은 저마다 한 단계씩의 검술이 향상 되었다.
이제 20명 모두 팔라딘(Paladin)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한편 수도의 황궁에선 드디어 바르본 공작이 제국내의 유일한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인 듀크 폰 나이델 공작과 반란을 일으켰다.
“황제전하 어서 궁을 빠져 나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대체 무슨 일이요? 밖은 왜 이리 소란스러운 것이오?”
“지금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이 마법병단과 기사단을 이끌고 황궁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현제 실어호크 기사단만이 그들을 막아내고 있지만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할 것 같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이 반란을 일으켰단 말이오?”
“송구하지만. 그렇습니다. 전하.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허허~ 설마 했건만. 바르본 공작이...”
황제는 침통한 눈으로 자신에게 보고하는 실버호크 기사단장인 파블로 후작을 바라보았다.
“후작 어디로 피한단 말이요. 내가 황제에 오른 지 30년이 넘었소. 황궁을 버리고 내가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이오.”
“전하 일단 몸부터 피한 후 생각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허허~ 제국 어딘들 그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데 피한들 무슨 소용이 있소.”
그때 황자가 급히 들어왔다.
“폐하 지금 적들이 지척까지 쳐들어 왔습니다. 어서 몸을 피하십시오. 파블로 후작, 뭣하고 계시는 거요 어서 폐하를 모시지 않고?”
황제는 자신의 아들을 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총명함을 타고나 분명 훌륭한 황제가 되리라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을 하던 아들이었는데 자신이 부족하여 아들에게 황위를 물려주지도 못하고 이렇게 반란이 일어나 황궁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가슴이 아파왔다.
황자는 결코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단지 분노로 얼굴이 경직 되어 있을 뿐...
황제는 그런 아들을 조용히 불렀다.
“헌트야.”
황자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순간 가슴이 떨려왔다.
황제가 자신을 그리 부를 땐 황제로써가 아닌 아버지로써 자신을 부를 때 부르는 이름이었다.
“네 아버님.”
“내가 부족하여 네게 황위를 물려주지도 못하고 제국에 반란이 일어나게 만들었구나. 네게 참으로 미안한 생각뿐이다.”
“아버님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게 어디 아버님의 잘못입니까. 저 못된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 놈들의 짓이지요.”
“아니다. 다 내가 부족해서 일이 이렇게 된 것을... 너는 지금 파블로 후작과 실버호크 기사단을 이끌고 황궁을 벗어나도록 해라. 그리고 트란시아로 가거라. 가서 트란시아가의 도움을 받도록 해라. 그라면 너를 도와줄 것이다. 또한 네 숙부에게도 도움을 청하 거라. 그래서 결코 저들에게 황위가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라.”
“아버님 함께 가세요. 먼저 몸을 피하고 병사를 정비해서 저들을 벌 하세요.”
“허허~ 아니다. 그건 네가 할 일이다. 나는 저들을 봐야겠다. 남아서 저들의 얼굴을 확인해야 하니 너는 어서 몸을 피하 거라.”
“아버님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황자. 이건 황제로써 명령이다. 어서 가거라. 뭐 하는 겐가 파블로 후작 어서 황자를 모시지 않고.”
파블로 후작은 황제의 명으로 말을 하자 어쩔 수 없이 황자에게 궁을 빠져 나갈 것을 말하였다.
“아버님...”
황자가 무릎을 꿇고는 눈물을 흘렸다.
“아들아... 미안하구나. 네게 너무 큰 짐을 지어놓는구나.”
“흑흑... 아버님 기필코 저들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니 옥체보존 하십시오.”
그렇게 말한 황자는 파블로후작과 실버호크 기사단의 호위를 받고 황궁을 빠져 나왔다.
“황자전하 일단 로파론 성으로 먼저 몸을 피하신 후 트란시아 성에 있는 바빌란 후작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시오.”
헌트 황자는 황궁의 비밀통로로 겨우 몸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곤 기사단의 호위를 받고 말을 달려 로파론 성으로 몸을 피했다.
한편 황궁의 황제의 방으로 들어온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은 자신들을 향해 분노의 눈으로 바라보는 황제를 보고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외로 실버호크 기사단의 저항이 심해 시간이 많이 지체 됐지만 황제는 빠져 나가지 않고 있었다.
황제는 문이 부서질 듯 열리고 들어오는 일단의 무리 앞에 바르본 공작과 듀크 공작이 나란히 들어오자 그들을 향해 분노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엇이 부족하여 이런 짓을 저질렀느냐?”
그 말에 바르본 공작이 웃는 얼굴로 황제를 바라보며 대꾸를 했다.
“이보시오 황제. 권력이란 아무리 가져도 부족한 것이 바로 권력이오. 황실마법사이면 뭐하고 공작이면 무엇 하겠소. 제국이 내 것이 아닌 것을...”
“이놈~ 제국이 네놈 손에 들어갈 듯싶으냐?”
“후후... 황제 벌써 제국의 반은 내 손안에 들어와 있소. 이제 황제만 사라져 준다면 나머지 반도 내 손에 들어올 것이오.”
“네놈이 어떻게... 듀크공작 그대는 어찌 이일에 말려 든 것이오. 내 그대에게 부족한 것이 없게 해주었는데.”
그러나 듀크 공작의 눈은 마치 혼이 빠져 나간 듯 초점이 잡히지 않고 있었다.
그때 바르본 공작이 커다란 웃음으로 황제의 말에 자신이 대답을 했다.
“하하하... 듀크공작은 이미 정신이 제압당한 상태요. 그저 꼭두각시에 불과하단 말이오.”
“뭐라고. 네놈이 정령...”
“이보시오 황제 너무 슬퍼하지 마시오. 내가 이 제국을 더욱 커다란 제국으로 아니 대륙 최고의 제국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니 너무 억울한 표정 짖지 마시구려. 하하하...”
“이놈. 네놈 뜻대로 될 것 같으냐? 제국엔 황자가 있다. 이미 황궁을 빠져 나갔으니 황자라면 네놈을 충분히 벌 할 수 있을 것이다.”
“후후... 이제 곧 황자도 처리 될 것이오. 궁을 빠져 나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병사들을 보냈으니 조만간 황자도 잡힐 것이니 그런 희망은 일찌감치 버리시오.”
“뭣이라... 이....이놈...”
“후후. 자 그럼 이제 편히 잠드시오. 당신의 장례는 성대히 치러 주겠소. 공작 처리 하시오.”
바르본 공작이 듀크공작에게 명을 내렸다.
이미 듀크공작은 이지를 상실한 상태였다. 오로지 바르본 공작의 명만을 받을 뿐 다른 어떤 사람의 말도 듣지 못하는 상태였다.
듀크 공작의 칼이 황제의 목을 베고 지나갔다.
“후후... 이제 헌트황자만 잡으면 끝인가? 크하하하...”
그때 주위에 있던 수하들이 무릎을 꿇고는 바르본을 향해 크게 외쳤다.
“공작전하 경하 드립니다.”
한편 황궁을 빠져 나온 헌트황자는 빠른 속도로 로파론 성을 향해 말을 달렸다.
아버님의 생각에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 시키고 말을 달렸다.
얼마쯤 달리자 뒤에서 백여 명에 달하는 기사들이 헌트황자의 뒤를 ?고 있었다.
결국 황자일행은 얼마 가지 못해 백여 명에 달하는 기사들에게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한편 트란시아 성에 있는 유빈은 성주의 급한 부름을 받고 아이라와 함께 성주에게 갔다.
“후작님 무슨 일이십니까?”
“큰일 났네. 바르본 공작이 드디어 반란을 일으켰다네. 현제 황제는 황궁에 잡혀 생사를 확인 할 수 없고 겨우 헌트황자님만이 실버호크 기사단의 도움으로 피신을 했는데 그나마 바르본 공작파의 기사에게 추격을 당하는 모양일세.”
“아니. 어떻게 이리 빨리 황궁을 장악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바르본 공작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해옴이 분명하네. 그나저나 황자를 구출해야 하는데 어쩌면 좋겠나?”
“지금 황자는 어디로 피신을 하고 있다고 합니까?”
“황자전하께선 로파론 성으로 향해 가고 있는데 그 중간에서 추격을 받는 모양일세... 상황이 무척 시급하네.”
유빈은 한동안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아이라 에게 물었다.
“아이라 혹시 그곳으로 순간이동 할 수 있어?”
“좌표만 확실히 안다면 할 수 있지.”
“후작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겠습니까?”
“황자전하가 계시는 곳의 위치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내 생각엔 위토독스시에 위치한 기르만 산맥으로 이동 중인 것 같네. 그쪽 좌표라면 알 수 있네.”
“그럼 그쪽 좌표를 알려주세요. 저와 아이라가 가서 황자를 모셔 오도록 하지요.”
“그렇게 해주겠나?”
유빈은 성주에게 좌표를 일러 받고는 아이라와 바로 텔리포트로 기르만 산맥입구로 순간이동 해왔다.
아이라의 짧은 시동어와 함께 주위의 사물이 순식간에 변하며 나무가 울창한 기르만 산맥의 공중으로 이동되었다.
“엇~”
“플라이(Fly).”
유빈은 허공에 순간이동이 되자 순간 당황하였으나 아이라가 공중부양 마법을 시전해 안전하게 땅에 내려 올 수 있었다.
“우씨~ 다음부턴 공중으로 이동할거면 미리 말해줘. 놀랐자나.”
“호호~ 알았어.”
“그나저나 황자를 어떻게 찾지?”
“디텍트 마나(Detect Mana).”
아이라가 시동어를 외우자 공간에 스크린과 같은 영상이 맺혔다.
그리곤 그 영상에 푸른 점 한 개와 붉은 점 한 개가 함께 있는 것이 보였고 멀리 떨어진 곳에 푸른 점 대량과 붉은 점 몇이 한곳에 엉켜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 붉은 점 한 개와 푸른 점 한 개가 유빈과 나야, 그리고 저기 여러 개의 점들이 보이지 아마 저곳이 황자가 있는 곳이 맞을 거야.”
“이야~ 정말 편리한 마법이네. 어서가자.”
유빈이 경공을 펼쳐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그런 유빈을 보고 아이라가 중얼거리며 뒤를 딸아 날아갔다.
‘무슨 인간이 저렇게 빨라. 인간이 맞는 건지 모르겠네.’
아이라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한참을 달리자 유빈의 귀로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 왔다.
유빈과 아이라는 서서히 속도를 줄여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 곳엔 백여 명의 기사들이 사십 여명의 기사들을 포위 한 체 서로 간에 대치를 하고 있었다.
그중 유빈의 눈에 낮이 익은 사람이 보였다.
다름 아닌 실버울프 기사단장인 사우스 햄튼 후작이었다.
“아이라. 저사람 우리에게 기사단 패를 준 실버울프 기사단장 맞지?”
“응. 그놈이 맞아.”
“그렇다면 실버울프 기사단도 바르본 후작의 심복들이겠군.”
“그렇겠지. 유빈 어떻게 할까? 모두 불로 태워 버릴까?”
아이라는 요염한 얼굴로 유빈을 바라보고 말을 했다.
순간 유빈은 어찌 저 아름다운 입에서 저토록 섬뜩한 말이 나올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실버울프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자전하 이제 포기하시고 저희와 함께 궁으로 돌아가시지요. 황제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모르는 사람이 들었다면 황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수하의 모습이라고 착각할 정도 였다.
그 말에 실버호크 기사단장인 파블로 후작이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네놈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그따위 말을 짓 거리느냐?”
그러나 사우스 후작은 얼굴가득 미소를 띠며 차분한 어조로 말을 했다.
“이보시게 파블로 후작 어차피 대세는 기울었네. 괜히 황자 곁에 있다 불통 튀지 말고 순순히 황자를 넘기고 투항하게.”
“감히 네놈이 반역에 가담을 하고도 살아남을 성 싶으냐? 기사도도 모르는 놈 같으니.”
“하하하. 기사도라고 하였소? 누굴 위한 기사란 말이요? 난 이미 바르본 후작님의 기사로 자청했으니 내게 그따위 시시한 기사도 따위는 운운하지 마시구려.”
황자와 파블로 후작은 분노로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더 이상 시간 끌 수 없다. 가지 않겠다고 하면 강제로 끌고 가는 수밖에. 황자 일행을 제압하라.”
사우스 후작의 명이 떨어지자 실버울프 기사단의 백여 명의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에 반해 황자쪽의 기사들은 고작 사십 여명으로 검을 뽑아 들긴 했지만 저마다 얼굴은 비장한 모습이었다.
“오냐. 오너라 내 오늘 여기서 명이 다한다 해도 네놈만큼은 절대 살려 두지 않겠다.”
파블로 후작이 검을 뽑아들고 사우스 후작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파블로 후작은 사우스 후작과 검을 섞기도 전에 실버울프 기사들에게 앞을 가로 막혔다.
“이놈들 모두 비켜라. 감히 네까짓 놈들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파블로 후작의 검술은 상대 기사들의 실력보다 뛰어났다.
파블로 후작의 바스타스 스워드가 휘둘러 질 때 마다 상대 검사들은 후작의 검을 막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내 후작의 주위로 기사 네 명이 달려들자 이내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두 배가 넘는 기사들을 상대로 황자 측의 기사들은 목숨을 내놓고 그들을 막고 있었다.
황자의 주위로도 상대의 기사들이 몰려들었다.
황자를 보호하고 있는 기사들의 수는 고작 세 명 밖에 없었다.
열 명이 넘는 기사들을 상대로 세 명의 기사가 겨우 버티며 막아서곤 있지만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그때 한 기사가 동시에 날아오는 검을 모두 쳐내지 못하고 옆구리에 검을 맞고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그때 아이라가 유빈에게 말을 했다.
“이제 도와줘야 되지 않을까?”
“응. 그래야 할 것 같아. 아이라가 황자를 보호해줘.”
“알았어.”
유빈은 황자 주위에 몰려드는 기사를 향해 신형을 날렸다.
열명의 기사들은 황자를 보호하는 세 명의 기사가 의외로 거세게 반항을 하자 황자에게 더 이상 다가서지 못하고 틈만 노리고 있었다.
그러다 한명의 기사를 쓰러뜨리고 막 황자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 빠른 속도로 자신의 검들을 쳐내고 앞을 막는 기사를 보았다.
그중 몇은 유빈을 알아보는 자가 있었다.
“헛... 저자는 용병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
그 말에 일순 주위는 모든 동작을 멈추고 유빈과 아이라를 바라봤다.
사우스 후작 역시 유빈과 아이라의 모습에 적히 당황하며 물었다.
“아니 자네가 어떻게...?”
“오랜만이군요. 그런데 어떻게 제국의 기사단이 다음 대에 황제에 오를 황자를 이리 핍박하고 계시는지 몹시 궁금하군요.”
“자네가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곳에 있지 말고 이리로 오게나. 자네는 이미 실버울프 기사단의 일원이 아닌가.”
사우스 후작은 비록 유빈이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라곤 하지만 기사들의 수가 월등히 많은 상태라 상대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래도 소드 마스터 (Sword Master)라면 그리 쉽게 생각 할 수만은 없기에 되도록 좋은 말로 회유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하... 내가 언제 실버울프 기사단이 되겠다고 한 적이 있소? 기사단패야 당신이 강제로 안긴 것이니 돌려주겠소.”
그렇게 말한 유빈은 실버을프 기사단 패를 사우스 후작의 발 앞에 던져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우스 후작의 얼굴에 노기가 떠오르며 자신의 기사들에게 외쳤다.
“이놈이... 다들 더 이상 볼 것 없다. 모두 처리하고 황자를 사로잡도록 해라.”
사우스 후작의 명이 떨어지자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치켜 올려 유빈과 아이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그 상황을 지켜보던 파블로 후작 역시 검에 검기를 두르고 기사들과 함께 적들을 상대해 갔다.
다섯 명의 기사가 아이라를 향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사실 마법사들과 기사들의 싸움은... 특히 이렇게 근거리에서의 싸움은 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마법사는 마법을 사용하기 주문을 외울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렇듯 가까운 거리에서 기사와 부딪히면 주문을 외우기도 전에 목이 달아나 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을 아는 기사들은 최대한 상대가 주문을 외우지 못하게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둘러 달려든 것이다.
그러나 아이라는 너무나 태연스럽게 시동어를 외쳤다. 사실 아이라는 시동어 자체도 필요 없었다.
용언마법이 있기에 생각만 하면 마법이 실현되기 때문에 기사와의 싸움에서 거리는 그다지 문제 되지 않았다.
“블링크(Blink)”
아이라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타났다.
기사들은 놀랄 틈도 없이 다시 아이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다시금 아이라의 목소리에서 시동어가 흘러 나왔다.
“홀드(Hold).”
시동어가 흘러나오자 달려들던 다섯 명의 기사는 달려들던 그 자세 그대로 몸이 굳어 버렸다.
다섯 명의 기사들의 얼굴에 일순 당혹감이 떠올랐다.
또다시 아이라의 시동어가 흘러 나왔다.
“화이어볼(Fire ball).”
아이라의 주위에 다섯 개의 불덩이가 생성되어 다섯 명의 기사들에게 쏘아져 나갔다.
“크아~악.”
“으악~ 살려줘.”
저마다 비명을 질러 대며 온몸이 불타올랐다.
한편 유빈에게 몰려든 기사들은 그야 말로 속수무책이었다.
검의 길이만큼 뻗어 나온 청색의 검강이 걸리는 모든 것들을 베어내며 휘둘러 오자 감히 접근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검을 가져다 대면 여지없이 검이 잘려 나가고 갑옷은 그야 말로 청색 검강 앞에선 아무 도움도 되질 않았다.
유빈은 대략 오십이 넘는 기사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유빈은 될 수 있는 한 살수를 자제하고 그저 상대 기사들을 전투 불능의 지경까지만 몰아가고 있었다.
그러자니 자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것을 보다 못한 아이라가 어느새 유빈 곁으로 다가서서는 말을 했다.
“언제까지 그렇게 소극적으로 상대를 할 거야? 어차피 살려두면 다시 검을 겨눌 놈들인데.”
“후~ 그래도. 상대조차 되질 않는 자들에게 무차별 살수를 펼치기엔 내키지가 않네.”
그러자 아이라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는 단호한 얼굴로 시동어를 외웠다.
“화이어월(Fire wall).”
순간 불의 장막이 기사들 주위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곤 아이라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돌아가라. 더 이상 우릴 ?는다면 그땐 결코 내가 용서하지 않겠다.”
목소리에 마법이 실려 작은 소리로 말을 했지만 기사들의 귀에는 너무도 뚜렷이 아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우스 후작이 그런 아이라와 유빈을 바라보고는 이를 갈았다.
“네놈들 분명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다음번에 그리 쉽게 빠져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곤 기사들을 데리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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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 며칠 몸이 안 좋아 알아 누웠다가 이제야 글을 올리네요.
급하게 올리느라 검토도 못하고 그냥 올리네요.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ㅠㅠ 독하네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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