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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9 589회 0건
검령





제 5 부





다음날 아침 .

아트는 아카네와 함께 마을 근처의 외진 공터를 찾았다. 조그마한 산에 위치한 공터이지만 연습장소로는 안성맞춤이다. 여기서, 아카네는 아트의 검술연마를 도우려했다. 물론 아트는 "씽" 가문의 검령사로 자신의 적이다. 그럼에도 돕는 이유는 "하" 가문의 에모네 때문이다.

그녀는 에모네가 시로트 산맥에서 자신들의 시신을 찾지 못하면 주변을 이잡듯 뒤질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전에 아트의 실력을 키워놔야 했다. 아트역시 에모네를 잡고 싶었고 말이다.

물론 이에대한 오류는 두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아트가 3일간 정신을 잃었을때 그녀는 도망쳐 같은 가문의 사람에게 구원을 요청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점에 대해서 아카네는 이유를 만들었다. 자신은 아트의 왕령(王翎)에 구속되 구원을 요청할수 없었다고 말이다.

두번째는 아트에게 검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역시 아카네는 아트의 왕령(王翎) 때문에 억지로 했다.. 라고 말할 심산이었다.

위 두가지 사항 모두다 아카네가 후일에 "우" 가문에게서 추궁을 받을때 대답할 메뉴얼이었다.

어쨋든 .

"애송이.. 네가 에모네를 잡고싶다해서 돕는거야 ... 우리 가문으로썬 "하" 가문의 검령사가 하나라도 사라지는게 득이 되니까."

"그래 ."

"근데 그 몸으로 괜찮겠어 ? 의원말로는 몇개월은 더 요양해야 되는데 . 물론 도망치면서지만 .. 에모네에게서도.. 우리 가문의 추격에서도 .."

아카네의 물음에 아트는 답한다.

"도망치지 않는다 .. 그놈 .. 잡을 생각이다. 아카네. 그 에모네가 썼던 소령(訴翎)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해줘. 지금은 마을 주변에 안개가 껴있으니 너의 검령은 잘 보이지 않을거다."

"좋아 ."

곧 하늘 위에서 세네자루의 검이 지상으로 떨구어진다. 아트는 그 검들을, 보지도 않고 피하기 시작한다. 이를 위해 칼이 날카롭게 떨구어지는 소리를 캐치했다. 귀를 쫑긋 세운것이다. 하지만 움직임은 불안정했다. 피하긴 했으나 운이 좋아 피했다는 느낌이다.

"아직 .. 네가 청각으로만 의존해서 그런거야. 청각도 좋지만 기운도 느껴. "

아카네가 말한다. 그녀는 비록 검술실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나 늘 솜씨좋은 검사들과 검령사들을 보고자라온 탓에 안목이 뛰어났다. 누군갈 말로 가르칠 정도의 실력은 되는것이다.

파밧!

이번엔 열자루의 검이다.

머리위로 멀직이 떨구어지는 열자루의 검을, 아트는 느낀다.



한편,

마을의 입구 앞엔 피로가 누적되 걸어오는 사내가 있다. 짧은 단발머리에 근육이 적당히 붙은 몸이다. 그는 하나의 검을 질질 끌며 가고 있다.

" 샅샅히 뒤져봐도 없었다 ... 원래의 예정보다 훨씬더 길게 정밀수색을 해봤지만 ... 없다. 그렇단 말은 살아있다는 말인데 .... 어쨋든 지금쯤 그 미친 소리놈은 "우" 가문에 도착했나? 제발 그 자식이 죽었으면 좋겠는데 ... "

그리 생각중인 카르크스는 앞에 자신을 멈추라 명령하는 세 경비원들을 본다.

"자네. 칼을 검집 안으로 도로 물리게. 여긴 마을 안이야. 검사들도 검을 검집에 넣고 다닌다네."

한 경비원의 지적에 카르크스는 머리를 글적인다.

"흐음 .. 몰랐군요. 경비나으리 .. 안개가 너무 짙어서 .. 주변이 잘 안보이니 이곳이 마을인지 코딱지인지도 몰랐으니깐요."

카르크스의 말에 한명이 열받아 그를 불러 세우려 했지만 그는 이미 멀찌감치 안개속으로 사라져있었다.

"어.. ? "

경비원들은 당황했다. 눈깜박할 사이에 사라진 카르크스에.

카르크스는 경비원들이 신경에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신경을 쓰는거라 꼽는다면 자꾸 쿠궁. 하는 소리가 들린다는것. 이것은 희미하고 희미해 신경을 쓰지않아도 될 정도이지만 이주동안 수색만 해온 카르크스라 조금만 뭐가 수상해도 다 뒤져본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까지는 2km 남짓.

그리 멀진 않다.

소리의 행방을 뒤따라가 조그마한 뒷산 공터까지 올라왔다. 그때쯔음엔 마을과 산주변에 걸쳐져 있던 안개가 말끔히 걷어졌고 따스러운 햇살만이 훈련중인 아트와 아카네를 비춰주고 있었다. 카르크스는 이게 꿈인가.. 하며 두눈을 비볐다.

이주동안 시로트 산맥을 이잡듯 뒤졌었는데도 안보이던 쥐새끼들이 여기에 있는것이다.

것도 멀쩡히 살아있는채로.

" 뭐야? 에모네의 천리추검(天理趨劍)을 피해 도망친거야 ?? 어처구니가 없군... 그걸 피하다니. "

카르크스의 이런 생각도 무리가 아니었다. 천리추검(天理趨劍)은 이미 한 나라를 궤멸시킨걸로 유명한 기술. 천리안의 모든것은 고철 검으로 가득차게 된다. 설사 목표를 죽이지 못해도 압사라도 시킬수 있다.

" 에모네가 기술을 쓰기전에 이미 산맥을 탈출한건가 ...? 그렇다면 이해가 되지만 . "

카르크스의 생각속에 아카네가 멀찍히 나무등뒤에 숨은 카르크스를 발견한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저 놈! "하" 가문의 검령사야!"

"뭐라구요 ?"

한참 훈련중이던 아트는 무심히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거기엔 공터 안으로 걸어오고있는 카르크스가 있다. 카르크스는 왜 "우" 가문의 여자가 "씽" 가문의 남자를 살려두고 다니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유는 이제 필요없다. 머리만 아플뿐.

"너희를 죽여 데리고가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카르크스는 고민이었다. 저기 금발 여자는 다령(多翎)을 갖고있다. 다령(多翎)의 기술이라면 싸우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씽" 가문의 남자만이 앞으로 걸어나온다. 여자에겐 나서지말라 말하며 말이다.

"어떻게 왔는진 모르겠지만 ... 딱 좋은 연습상대가 나타났군."

아트의 발언에 카르크스는 기가 막힌다.

"정신이 나갔군... "씽"의 꼬마.. 네가 검령사인건 알지만 그래도 전투 경험도 얼마 없는 애새끼 아닌가? 또한 "우" 가문의 여자에게 나서지말라고 말하다니 ... 이거야 원.. 우리 "하" 가문의 검령사들이 얼마나 푸대접을 받는거지?"

동시에, 카르크스와 아트의 발이 지상에서 떼어진다.


하지만 - .

거기까지였다.

왠 검은 제복 차림의 흑발 여성 한명이 느닷없이 카르크스와 아트 사이에 끼어들어 검을 휘두르려던 양 팔을 붙잡았다. 신속하고도 재빨랐다. 꽃사슴을 담은 청순한 외모에 오똑한 콧날, 마치 동양의 여자를 보는듯 했다. 검은 눈망울을 치켜뜨는 여인은 시선을 남자들 말고 뒤에 서있는 아카네로 향해 물었다.

"언니. 누가 적이야?"
"헐........ 화, 화란아! 너..너 ! 왜 여기에 있어??"

"나? 이 마을 치안대장인데 ? 왠 검을 놓고 다니는 정신나간 검사가 있다길래 훈계좀 해줄라 왔는데 .."

"치, 치안대장 ?? "

"어. 그게 내가 받은 이번 임무라서 . 언니. 누가 나쁜놈이야? 도와줄게."

"어.. 어... 그래. 저놈이야."

아카네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과는 달리 망설임없이 손가락으로 카르크스를 가리킨다. 화란은 그녀의 지목에 싸늘히 카르크스를 바라본다.

"인상착의를 보아하니 경비원들이 말해준 그놈이네. 역시 네가 나쁜놈인줄 알았어."

그러며 삽시간에 그의 팔을 꺽으려 한다. 허나 카르크스는 재빨리 그녀의 손목에서 탈출해 뒤로 물러선다. 아트는 갑작스래 등장한 흑발 여성에 어리둥절했고 말이다.

"호~ 내 손에서 도망쳐? 나쁜놈치곤 진짜 나쁜놈다운 행동을 보이네?"

"크르르.... 계집 둘에 "씽" 가문의 꼬맹이 한명인가 ... "

카르크스는 미련을 버려야했다. 솔직히 세명의 검령사를 상대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도망칠수 없다. 자신이 날고뛰어보았자 눈앞의 검령사 셋을 따돌릴수 있겠는가 .

" 빌어먹을 ... 죽음을 각오치않고 싸우지 않는다면 당한다 ... 다령(多翎)은 광범위 기술이라 함부로 쓰진 못할테고.. 씽 꼬마의 왕령(王翎)은 맞게될때만 그 피해가 야기된다.. 그렇담 피하면 되지만 .. 저 흑발 계집은 ... 어떤 검령이지? "

이러한 카르크스의 의중을 읽었는지.

화란은 답한다.

"아항~ 내 검령이 궁금한가 보구나? 나쁜놈아. 보여줘?"

화란은 망설임없이 허릿춤의 칼을 빼내 카르크스에게 휙 던진다. 카르크스는 처음엔 의아했지만 이건 기회였다. 재빨리 칼을 낚아챈다. 그 순간 -.

"손뼈가 아작날꺼야. 아저씨."

그 말의 의미를 깨닫기엔 이미 늦었다.

쿠구구궁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카르크스는 진심을 다한 비명을 외친다. 검을 다잡는 순간, 검이 아주 무겁게 느껴지더니 검을 든채로 그대로 추락했다. 자신의 오른손과 함께 말이다. 땅은 움푹 파였고 검집아래엔 자신의 손이 깔아뭉개져있다. 도저히 들어올릴수 없다.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는 화란은 말한다.

"나의 검령은 "추령(墜翎)" .. 무게에 의미를 두지않는 검. 나의 의지하에 이 검의 무게는 만톤이 넘는 검이 될수도 있으며 솜털처럼 가벼운 검이 될수도 있지. 지금 아저씨가 깔고있는 검의 무게는 현재 750kg. 아마 혈관은 다 파괴되었을것이며 뼈도 아작났겠지."

"끄으으으윽 ........ 이 계집 .... 나.. 날 속였겠다......!"

"어머. 적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바보가 어딨어? 속은 아저씨가 나쁜거지."

천천히 앞으로 걸어오며 검은 치마폭을 휘날리는 화란이다. 카르크스는 다가오는 화란을 보며 무언갈 굳게 다짐한듯 성히 살아있는 왼팔로 허릿춤의 검을 꺼내 망설임없이 자신의 오른손을 쳐낸다. 그러며 뒤로 물러선다. 동시에 칼이 있는 자리에 도착한 화란은 사뿐히 자신의 검을 집어든다. 그러며 검을 겨드랑이춤에 낀후 태연하게 주머니에서 끈하나를 꺼낸다.

그 끈으로 자신의 길다란 생머리를 한갈래로 땋아 묶는다.

"아아.. 잠깐. 내 머릿결이 상하면 안되서 말야.. 아저씨. 좀만 기달려봐?"

머리묶기(?) 작업중인 화란에 카르크스는 자존심이 뭉개질대로 뭉개졌다.

"나를 얼만큼 깔보는거냐!! "우" 가문의 계집!!!!!!!!!"

일순, 카르크스가 있는 자리의 그림자가 움찔거리며 삽시간에 늘어난다. 열걸음 차에 서있는 화란을 향해서-.

그림자는 재빨리 화란이 서있는 지면의 그림자와 결합했다. 그러며 삽시간에 화란의 발밑아래로 수백개의 날카로운 가시를 쏟아냈다. 이건 피할수 없었다. 가시가 뻗는 범위는 1미터가 훌쩍 넘었으며 옆으로 피할것을 대비해 가시들을 사방팔방으로도 쏟아냈다.

하지만 가시들이 취한건 고작 옷깃 한조각.

카르크스가 황급히 고개를 위로 치켜올리자, 수백미터 상공위에 떠있는 화란이 보인다. 검령인 추령(墜翎)을 발밑에 둔채로 말이다.

"이야 ... 그림자를 쓰는 검령이었어? 자칫하면 정말 당할뻔했네?"

그녀는 추령(墜翎)의 무게를 순식간에 제로로 떨군것이다. 그렇기에 아주 미세히 흐르는 바람결을 타고 위에 떠있을수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는 아트는 새삼 느낀다.

" 이것이 검령사! 검령의 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자만이 강자가 되는 세상! "

아트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왕령(王翎)을 꾸욱 쥐어보인다.










---------------

날씨가 덥군요 .. 근데 ..

이렇게 리플과 추천이 폭발할줄이야 ㅠㅠ 하나하나 빠짐없이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모자라고 모자란 제 글에

많은 성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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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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