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란한 생각을 하지 말것.
2. 자위나 섹스를 하지 말것.
3. 위 사항을 최소 한 달은 준수 할 것.
만약 이를 어기고, 음란한 생각을 하거나 자위를 하거나 섹스를 했을 경우 똥구멍이 아주 죽도록 가려울 거라나?
심하면 염증이 나서 수술까지 해야 한다나?
뭐, 어쨌든 그랬다.
새벽녘에 밖으로 나간 우규가, 어렵게 친구를 만나 알아낸 내용이란다.
물론, 항문이 정말 죽도록 가려울 경우 그의 손가락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약간의 희망을 그녀에게 던져주기는 했다.
예린은 절망했다.
"세...., 세상에 이딴게 어딨어?"
하지만 이틀간 정황을 돌이켜 보면, 틀린 내용은 아니었다.
항문이 먼저 가려워서 긁다보니, 보지가 뜨거워졌고 그래서 계속해서 자위를 했던건지, 아니면 음란한 생각이 들어 자위를 하다보니 항문이 죽도록 가려워졌던건지 그건 무척이나 헷갈렸지만 말이다.
뭐, 중요한건 아니었다.
자신이 왜 그토록 음란해 졌는지 약간의 변명거리가 생겼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자위나 섹스따위 없어도 잘 살았다.
이대 다니는 교양넘치는 여자 예린이 아닌가?
그리고 그녀는 무척이나 돈이 많다.
"어머, 이건 예쁘네."
"신상품 나왔나보네."
"내일 경포대에서 입으면 좋겠다. 그치?"
"조금 야하지 않니?"
"그럼 수영복인데 이정도는 야해줘야지."
하여 그녀는 오늘도 그렇게 백화점 쇼핑에 여념이 없었다.
며칠동안 있었던, 우규와 있었던 유쾌하지 못한 기억도 떨쳐낼 겸, 그리고 친구 민지의 꼬드김에 넘어가 내일 출발하기로 한 경포대 해수욕장 바캉스 준비도 할 겸, 그렇게 그녀는 나름 분주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쇼핑이 그렇게 흥분되거나 즐겁지는 않았다.
"나쁜놈."
자꾸 우규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손가락이었지만.....,
아...., 그 손가락.
"짜증나."
그녀는 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 민지가 두 눈을 깜빡였다.
"너 어디 아프니?"
"아니 좀, 그냥 피곤해서....,."
"이제 겨우 2시간 돌았는데?"
"내일 강원도 가려면 오늘은 일찍 좀 쉬는게 좋지 않을까?."
"어머, 기지배. 무슨 노인네도 아니고 지금이 몇신데 들어가서 쉬니?"
새벽 4시까지 아파트 현관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그녀가 안다면 아마 기절하리라.
예린은 씁쓸하게 웃었다.
"좀 그러네."
"참, 너네 집 여기 근처지?"
"으응."
"그럼 잘 楹? 배고픈데, 너네 집에가서 뭐라도 만들어 먹자."
예린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아직 그 누구도 그녀의 집을 아는 사람은 없다.
워낙 사생활이 복잡하기도 했고, 사람들과 얽히는게 싫었던 그녀는 가능하면 집으로 누군가를 초대하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민지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아니 그녀라서 더 더욱 안된다.
그리고 지금은 더더욱 안된다.
민지는 예린이 가장 미워하고 증오하는 캠퍼스 라이벌.
예쁜것들은 예쁜것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서, 서로 챙겨주며 친한척 놀아주고 있지만 언제라도 약점이 잡히면 물고 늘어지며 엿먹일 궁리를 할 년이다.
하지만 막무가네다.
"오늘 산 수영복 빨리 입어보고 싶어."
"아...., 그게 참."
"뭐야? 집에 서방님이라도 숨겨 놓은거야?"
예린은 화들짝 놀랐다.
"서방님은 무슨.......,"
"어머, 놀라는게 보게. 어째 좀 이상하다 했어. 남성의류 코너를 계속 기웃거리는 것도 이상했고, 아까부터 계속 집에 못가서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이상했고.......,"
"아..., 아니라니까.?"
"집에 가보면 알겠지."
썩은 고기 냄새를 맡은 센렌기티 초원의 하이에나.
지금 민지가 딱 그랬다.
"아.., 씨발 개코 암퇘지년."
좀 복잡하지만 사정은 이랬다.
새벽에 아파트를 나가서 아침에 돌아온 우규는 그녀에게 앞으로 당분간 주의를 해야 할 일을 아주 진지하게 설명해 주었다.
예린은 약이 오르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납득했다.
그리고 유쾌한 일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저지른 몇가지 잘못때문에 며칠 잠 조차 자지 못하고 그렇게 애를 써주는 것을 보니 미안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그래서 새벽이슬을 맞고 온 그에게 뭔가 따뜻한걸 만들어서 먹여주고 싶었다.
자신이 어떤 요리를 잘하는지 고민하던 그녀는 잠지 좌절했다.
"라...., 라면은 너무 성의 없잖아."
할줄 아는 요리가 없었던 것이다.
"괜찮다니까요."
"그래도,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여 그녀는 아침 시장을 가서 재료를 사오고, 인터넷을 뒤져 레시피를 살펴보는 등 아주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하여 1시간 30분 만에 만들어낸 미역국과 장어구이.
하지만 기다리다 지쳤는지, 우규는 쇼파에 등을 기대고 있다가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크르릉, 크르릉.
곤히 잠을 자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차마 깨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외간 남자가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흥분 되기도 하고 뭔가 가슴속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 보며 그녀는 온갖 상상을 해 댔다.
"흥, 어제는 그렇게 잘난척 하더니, 결국 남에 짐에서 뻗어 버리는 추잡한 인간이잖아. 어머, 창피해라. 어떻게 남에 집에서 이렇게 잠이 들 수 있는거지. 추잡해. 아주 부끄러워."
그녀는 그를 마구 조롱했다.
어제밤 일에 대한 복수였다.
"네가 무슨 목석, 돌부처도 아니고, 그냥 피곤하면 뻗어버리는 사람이잖아. 사람 주제에 잘 난척 하기는...., 잠이나 자는 주지에. 돈도 없는 거지 주제에."
그녀는 조금 속이 후련했다.
하지만 곧 우울해지고 말았다.
사람이 피곤하면 잠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무슨 부꾸럽고 추잡한 일이 더더욱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그를 보며 못된 암코양이처럼 트집을 잡아 마음속으로 조롱하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비참하게만 느껴졌다.
그녀는 약이 올라 지긋이 입술을 깨물었다.
"부....., 분명 약점이 있을거야. 똑같은 사람인데."
슬쩍 그의 바지를 보니, 두툼한 것이 볼록 튀어나와 있었다.
"흥, 그래도 저 자지를 내가 마구 빨아버리면, 그도 결국 추잡한 인간이 되겠지. 막 싸게 해 달라고 애원하겠지. 그럼 나는 그를 마구 조롱하면서 못 싸게 그를 괴롭히는거야. 결국 그는 세상에서 가장 천박한 남자가 되는거야."
입가에 어느덧 진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런데 그 순간, 똥구멍이 몹시 근질근질했다.
"아앗. 추........, 추잡해."
그녀는 얼른 한 손을 엉덩이로 가져갔다.
너무도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음탕해진 것이다.
"아....., 난. 부끄러운 상상이나 하고. 더럽게. 아..., 가...., 가려워."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그녀는 얼른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새벽 소나무 숲의 상쾌한 공기를 상상했다.
그러자 가려움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민지에게 전화가 온 것은 그때였다.
나가야했다.
"어쩌지?"
너무 곤히 잠이 든 그를 감히 깨우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대신 테이블 위에 쪽지를 남겼다.
- 며칠 정말 미안했어요. 깨어나시면 상에 밥을 준비해 놨으니까 전자렌지에 덥혀서 드세요. 금방 들어올꺼니까 문을 잠글 필요는 없어요. 예린이가. -
그런데......,
여우같은 민지는 집요했다.
"집에 서방님 숨겨놓은게 아니라면 내가 못 갈일 없잖아."
"그런게 아니라니까."
"그럼 왜 못가는데?"
예린은 할말이 없었다.
한사코 오겠다는 그녀는 막는것도 모양이 좋지 않았다.
정말 그녀를 억지로 막는다면, 며칠 후 학교에는 예린이 집에 서방을 숨겨놓고, 암캐짓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질 것이다.
그녀가 아는 민지는 충분히 그럴 년이었다.
스폰서 다섯이나 두고,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면서도, 학교에서는 오히려 정숙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예린이다.
어쩔 수 없었다.
그가 잠이 깨서 집에 돌아갔기를 바라는 수 밖에.
집을 나온 시각이 11시. 지금이 4시니까 그가 깊은 잠에 빠지지 않았다면 충분히 자리를 비울 시간이었다.
"휴대폰 번호라도 알면 좋았을걸........,"
생각해 보니 그녀는 그의 이름도 모른다.
그렇게 두근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켜며,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조심스럽게 현관 문을 열었다.
민지 앞을 가로막고 급히 거실 쇼파를 바라보니 다행히 그가 없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돌아 갔구나."
한편 조금 아쉽기도 했다.
"집 예쁘게 꾸며놓고 사네."
한편, 집 안을 두리번 거리며 시기와 질투에 어린 표정으로 민지가 탄성을 터트리고 있었다.
"어머, 이 커텐봐. 원단이 완전 실크네. 어디꺼지?"
"이태리 까라라."
원단이 아니라 대리석이 유명한 동네였지만, 민지가 그걸 알 턱이 없다.
보슬계에서는 이태리면 뭐든지 통하는 것이다.
"비싸겠다. 얼마니?"
"그건 좀 싼거야. 3천 5백정도?"
예린은 그녀의 질투를 좀더 즐기고 싶었다.
"인테리어 꾸미는데 1억정도? 좀 싸게 했어. 아, 미안. 너한테는 좀 비싸겠다."
민지의 얼굴이 잠시 꿈틀거렸지만 이내 다시 웃음을 찾았다.
"1억이 큰 돈이니? 나도 이번에 새로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너한테 소개좀 받아야 겠다. 2억 정도 들이면 쓸만해 질까?"
예린이 야비하게 웃었다.
"무리할 필요 있겠니?"
"그 정도가 무리라니...., 어머, 나를 뭘로 보고."
민지가 결국 참지못하고 얼굴을 크게 붉혔다.
예린이 급히 말했다.
"아....., 미안. 요즘 지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년들 많잖아. 어디서 명품하나 구해서 일년 내내그것만 들고 다니면서 궁둥이 흔드는 년들 말이야. 민지 너는 당연히 아니지. 미안해."
민지의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예린은 좀 심하게 몰아 부쳤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그러지 말고, 우리 옷이나 입어보자. 아, 옷방 아직 구경 못했지. 오늘 산 수영복도 입어보고, 다른 옷도 입어보자."
또 다른 보슬계의 공통점이라면 옷과 명품에 매우 약하다는 점이다.
예린이 커다란 두개의 옷 방을 열어서 보여주자, 과연 파랗게 질려서 분노에 떨던 민지의 표정이 천진난만한 소녀처럼 금세 밝아졌다.
"와...., 내 옷방보다 크네."
"여긴 구두, 여긴 가방, 여긴 악세사리."
하나 하나 방을 열어서 보여줄때마다, 민지의 얼굴은 잔뜩 황홀함에 젖어 들었다.
그리고 그 황홀함 뒤에 숨겨둔 지독한 질투가 느껴졌다.
그럴때 마다 예린은 승리감과 우월감에 젖어 미치도록 기분이 좋았다.
문득 그녀를 집으로 데려온 것이 잘한 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때 민지가 뭔가를 발견하더니 탄성을 질렀다.
"어머, 이거 예쁘다. 입어봐도 되니?"
"그럼, 너한테 잘 어울리겠다."
깊게 등이파인 푸른색 드래스였다.
허리춤에 들어간 자글자글한 주름은 가히 예술이었다.
지나치게 야해서 사 놓고 입지 않았지만, 뉴욕 여행중에 고른 보물.
무려 미화 1만 2천달러를 주고 산 명품이었다.
예린은 무척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그때.
"아, 이거 가슴과 엉덩이가 조금 조이는데?"
예린은 살짝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민지는 그녀보다 가슴과 엉덩이가 무척 컸다.
탱탱하게 살이 올라 무척 육감적이었는데, 예린은 그녀의 그런 몸이 늘 부러웠다.
물론 예린도 풍성한 엉덩이와 가슴을 가졌지만, 육덕스러운 천박함을 아름다움으로 승화 시켜 버리는 민지의 탱탱한 몸과 비교하면 약간 처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돼지같은 젖소년이 지금 자신의 큰 가슴과 엉덩이를 자랑하는 것이다.
"가슴과 엉덩이가 너무 크면, 불편하지 않니? 남자들도 너무 크면 창녀 같다고 싫어하던데."
민지는 잔뜩 득의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럴리가 있겠니? 나야 사람들 시선 때문에 피곤하기는 하지만, 책을 읽어봐도 이런 몸 싫어하는 남자는 없다고 하던데?"
"싸구려 잡지를 어떻게 믿니?"
"넌 잡지보고 세상을 배우니?"
"그....., 그건 아니지만."
예린은 약이 올라서 얼굴이 붉어졌다.
민지가 "호호" 웃으면서 자신의 탱탱한 엉덩이와 가슴을 거울 속에 비추었다.
푸른 드레스는 허리를 살짝만 구브려도 엉덩이가 반쯤 노출될 만큼 짧았는데, 민지는 자랑이라도 하려는듯 몇까지 과장된 포즈를 취하며 보란듯이 자신의 몸에 도취했다.
그때마다 그녀의 반쯤 노출관 유방과 엉덩이가 형광등 밑에서 출렁였다.
"저걸로 얼마나 많은 남자를 후렸을까? 창녀같은 돼지년."
하지만 너무 부러워서 몸을 부르르 떠는 예린이었다.
"어머, 그런 눈으로 볼 필요 없잖아. 좋은 병원 소개 시켜줄게. 싸구려 실리콘이 자연산만 하겠냐만, 그래도 돈좀 들이면 나랑 좀 비슷해 질거야."
예린이 비아냥거렸다.
"너도 한거 아니니?"
"무슨소리. 난 태어날때 부터 이랬는걸? 요즘 사람들 눈이 높아져서 가짜하고 진짜는 바로 구분하잖아."
그녀를 집에 데려온 것이 다시 후회되는 예린이었다.
그렇게 한참 자신을 놀리던 민지가 옷방에서 나가자 예린은 그녀가 가진 가장 야한 드래스 하나를 꺼내 입었다.
얇은 허리를 강조하고, 엉덩이를 도드라져 보이게 보완해주는 타이트한 붉은색 숏 드레스.
거울속에 그 모습을 비추어 보니, 길게 뻗은 모델 다리와 어울려 꽤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민지의 몸을 보면서 잠시 우울해졌던 그녀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민지년이 돼지고 내가 정상이지. 뭐야 그 암내 풀풀 풍기는 창녀같은 엉덩이. 돈 없는 거지들이나 좋아하지. 그런 몸은."
그런데 그때 갑자기 거실에서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깔깔깔."
예린은 흠짓했다.
"저...., 저년이 미쳤나?"
급히 거실로 나가보니, 민지는 주방 식탁에서 종이 한장을 들고 읽고 있었다.
그런데 얼굴이 경멸과 조롱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뭘 읽니?"
민지가 읽던 종이를 그녀에게 건네주며 비웃었다.
그녀의 손에는 은색 이상하게 생긴 쇳덩이가 들려 있었다.
"알고보니 너 진짜 암캐처럼 놀고 있었네? 더러워 진짜. 학교에서는 갖은 아양을 떨면 정숙한 숙녀 흉내를 내더니 집에서는 완전 음탕하고 더럽게 놀구 있었어."
예린은 화들짝 놀라 급히 종이를 빼앗듯 낚아챘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그만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그 종이는 우규가 그녀의 쪽지 답례로 남긴 편지였다.
"아...., 난.., 난 몰라."
내용은 대충 이랬다.
먼저 밥은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
정성을 들인만큼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답례할게 없을까 곰곰히 고민해 보았는데요.
며칠전 엘이베이터에서 제 면전에 방귀를 끼고, 그저깨는 현관 앞에서 변을 보고 또 그 모습에 도취하여 스스로 자위까지 했던건 분명히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어제는 제 노예가 되겠다고 애원하고, 또 스스로 제 전용 변기를 자처했던것도 분명 정상이 아니었죠.
또 엉덩이를 맞으면서 느끼기까지 했죠?
솔직히 너무 놀랐습니다.
예린씨같이 아름다운 분이 저 같은 놈의 전용변기 노예가 되겠다니요.
예린씨는 이대 다니는 교양넘치는 분입니다.
아주 젊고 앞날이 창창한 분이죠.
제가 아는 분중에 젊잖고 입이 무거운 정신과 의사 선생님 한 분이 계십니다.
그분에게 부탁하면 비밀을 유지하면서 정신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소개 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애널 플러그 남김니다.
이건 친구놈한테 뺏은건데, 항문에 꽂고 다니세요.
제가 언제나 옆에 대기하면서 급할때마다 손가락을 꽂아줄 순 없잖아요.
항상 꽂고 다니면, 근질거림도 덜해지고 똥구멍이 가려워서 정말 염증이 생기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는군요.
소형, 중형, 대형이 있는데요.
대형이 가장 효과가 좋다는군요.
하지만 처음부터 큰걸 넣으면 힘들테니까, 작은것 부터 넣으면서 구멍을 점차 키우는 쪽을 권장합니다.
특대형도 있지만, 그건 예린씨가 너무 아플테니까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나중에 원한다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애널플러그를 하기 전에 관장을 해야 한답니다.
아침 일찍 오느라 그건 사오지 못했는데요.
그건 저녁에 가져다 드리죠.
관장액으로 글리셀린을 쓰면, 그 느낌에 중독이 되어서 나중에는 글리셀린 관장 없이는 변을 보지 못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만약 변비가 있다면 꼭 그걸 써야 한다는군요.
그래도 예린씨 상태를 모르니까 그걸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럼 저녁에 보죠.
앞집남자 우규.
부들부들-
예린은 그대로 기절해버릴 것만 같았다.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해서 정신이 가물했다.
"개...., 개새끼."
아침상까지 차려주었더니 이렇게 보답을 하다니.....,
암캐같은 민지년의 가득 혐오스런 표정이 그녀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호호호, 너 진짜 바닥까지 간 애구나. 어떻게 남자 앞에서 방귀를 끼고 똥을 싸니? 변소 노예가 되겠다고 애원까지 했다면서?"
예린은 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아니야. 이건 그냥....,"
"그냥 뭐. 학교에서는 온갖 잘난척 하면서 도도한척 하더니, 원래는 완전 씹창 걸래년이잖아. 그래 남자 변소질 하면 똥도 먹니? 그 똥 맛있어?"
"다...., 닥쳐. 이년아."
"호호호. 오늘 좋은걸 알았네. 이대 퀸가 홍예린이 사실은 남자 변소질이나 하는 똥걸래라니. 똥 쳐먹는 변소노예라니. 이거 우주 토픽이잖아."
예린은 급히 머리를 굴렸다.
언제나 약점을 잡아 엿을 먹일 궁리만 하는 민지가 자신의 비밀을 알아 버렸으니 이제 그녀는 다시는 얼굴을 들고, 학교를 다니지 못할 것이다.
아니 대한민국을 떠나야 할지도 몰랐다.
그녀는 급히 변명했다.
"아니야. 이건 그냥 누가 장난한거야."
"장난?"
예린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스토커 하는 변태가 있는데, 몰래 키를 복사해서 이런 장난을 해. 너...., 너는 스토커 없니? 그런 사람 꼭 있잖아. 왜 바바리코트 입고 다니는 사람."
민지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우리는 예쁘니까. 근데 변태가 들어올 정도면 이 집 위험한거 아니니?"
"어딜가든 마찬가지지. 이젠 익숙해졌어."
"하긴 나도 요즘 변태들때문에 피곤해. 예쁜건 정말 힘들어."
다소 안심이 되었다.
저 독한 년 민지가 놀랍게도 어느정도 수긍해 주고 있었다.
사실, 이정도로 더럽고 추잡한 일을 벌인다는건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따라서 민지도 편지내용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타고난 외모때문에 평소 당하던 스토킹이 설득력까지 더해주고 있었다.
예쁘니까.
예쁜여자들은 정말 피곤한 법이다.
그걸 민지가 공감해 주는 것이다.
예린은 그녀가 다른 생각을 못하게 얼른 말을 돌렸다.
"너 그 옷 너무 어울린다. 사실은 뉴욕에서 1만 5천불주고 산건데, 나보다는 네가 더 어울리네. 아무래도 난 가슴과 힙이 너보다 더 작으니까."
민지가 밝게 웃었다.
"정말 어울려?"
"솔직히 네 몸이 부러워. 그 옷은 네가 입는게 좋겠다."
아미 민지는 찔끔 쌌을 것이다.
라이벌이 던져주는 부럽다는 찬사.
그 달콤함과 중독성은 마약보다 강하다.
과연 민지는 얼굴이 가벼운 흥분으로 떨렸다.
"이 옷을 나한테 준다고?"
"으응, 알고 보니 옷 임자는 따로 있었네."
민지는 크게 기뻐하면서 현관 앞 거울로 달려가 자신의 몸을 비춰보고 있었다.
유명 디자이너의 개인샵 의상은 부르는게 값이다.
뉴욕에서 사 온것이라니 아마 유명한 옷일 것이다.
그제서야 예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말미잘, 거지 발싸개 자식."
바로 그때였다.
쿵쿵 -
문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밖에소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계세요. 앞집 남자입니다."
예린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하..., 하필 이때."
가깟으로 위기를 모면했는데, 그가 지금 나타난다면 그녀는 정말 편지속의 내용처럼 그의 똥이나 쳐 먹는 변소 걸래가 되는 것이다.
그녀는 급히 현관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민지가 더 빨랐다.
덜컹-
바로 옆에서 거울을 보던 민지가 문을 열어준 것이다.
예린은 너무 놀란 나머지 찔끔하고 오줌을 싸고 말았다.
"아...., 어떻게."
문을 열고 나타난 남자.
우규. 그는 손에 커다란 유리 주사기와 투명한 글리샐린 주머니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편지에 남긴 관장도구, 그대로였다.
예린은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민지가 소리쳤다.
"당신, 스토커인가요?"
1억원을 쳐 발라 인테이러한 예린의 아름다운 아파트.
그렇게 세사람은 마치 석상처럼 굳어져서 서로 눈치만 볼뿐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시간이 오후 5시 1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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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이면 야설답게 꼴릿해야 하는데, 이번 편은 주변 상황정리와 심리묘사만 가득하네요.
단편이 아닌 장편에서 그것도 순간 호흡이 중요한 야설에서 모든 요소를 한편에 쏟아넣기가 참 힘드네요.
어쨌든 앞으로 이어질 강원도 액션 활극 기대해 주십시요.
2. 자위나 섹스를 하지 말것.
3. 위 사항을 최소 한 달은 준수 할 것.
만약 이를 어기고, 음란한 생각을 하거나 자위를 하거나 섹스를 했을 경우 똥구멍이 아주 죽도록 가려울 거라나?
심하면 염증이 나서 수술까지 해야 한다나?
뭐, 어쨌든 그랬다.
새벽녘에 밖으로 나간 우규가, 어렵게 친구를 만나 알아낸 내용이란다.
물론, 항문이 정말 죽도록 가려울 경우 그의 손가락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약간의 희망을 그녀에게 던져주기는 했다.
예린은 절망했다.
"세...., 세상에 이딴게 어딨어?"
하지만 이틀간 정황을 돌이켜 보면, 틀린 내용은 아니었다.
항문이 먼저 가려워서 긁다보니, 보지가 뜨거워졌고 그래서 계속해서 자위를 했던건지, 아니면 음란한 생각이 들어 자위를 하다보니 항문이 죽도록 가려워졌던건지 그건 무척이나 헷갈렸지만 말이다.
뭐, 중요한건 아니었다.
자신이 왜 그토록 음란해 졌는지 약간의 변명거리가 생겼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자위나 섹스따위 없어도 잘 살았다.
이대 다니는 교양넘치는 여자 예린이 아닌가?
그리고 그녀는 무척이나 돈이 많다.
"어머, 이건 예쁘네."
"신상품 나왔나보네."
"내일 경포대에서 입으면 좋겠다. 그치?"
"조금 야하지 않니?"
"그럼 수영복인데 이정도는 야해줘야지."
하여 그녀는 오늘도 그렇게 백화점 쇼핑에 여념이 없었다.
며칠동안 있었던, 우규와 있었던 유쾌하지 못한 기억도 떨쳐낼 겸, 그리고 친구 민지의 꼬드김에 넘어가 내일 출발하기로 한 경포대 해수욕장 바캉스 준비도 할 겸, 그렇게 그녀는 나름 분주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쇼핑이 그렇게 흥분되거나 즐겁지는 않았다.
"나쁜놈."
자꾸 우규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손가락이었지만.....,
아...., 그 손가락.
"짜증나."
그녀는 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 민지가 두 눈을 깜빡였다.
"너 어디 아프니?"
"아니 좀, 그냥 피곤해서....,."
"이제 겨우 2시간 돌았는데?"
"내일 강원도 가려면 오늘은 일찍 좀 쉬는게 좋지 않을까?."
"어머, 기지배. 무슨 노인네도 아니고 지금이 몇신데 들어가서 쉬니?"
새벽 4시까지 아파트 현관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그녀가 안다면 아마 기절하리라.
예린은 씁쓸하게 웃었다.
"좀 그러네."
"참, 너네 집 여기 근처지?"
"으응."
"그럼 잘 楹? 배고픈데, 너네 집에가서 뭐라도 만들어 먹자."
예린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아직 그 누구도 그녀의 집을 아는 사람은 없다.
워낙 사생활이 복잡하기도 했고, 사람들과 얽히는게 싫었던 그녀는 가능하면 집으로 누군가를 초대하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민지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아니 그녀라서 더 더욱 안된다.
그리고 지금은 더더욱 안된다.
민지는 예린이 가장 미워하고 증오하는 캠퍼스 라이벌.
예쁜것들은 예쁜것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서, 서로 챙겨주며 친한척 놀아주고 있지만 언제라도 약점이 잡히면 물고 늘어지며 엿먹일 궁리를 할 년이다.
하지만 막무가네다.
"오늘 산 수영복 빨리 입어보고 싶어."
"아...., 그게 참."
"뭐야? 집에 서방님이라도 숨겨 놓은거야?"
예린은 화들짝 놀랐다.
"서방님은 무슨.......,"
"어머, 놀라는게 보게. 어째 좀 이상하다 했어. 남성의류 코너를 계속 기웃거리는 것도 이상했고, 아까부터 계속 집에 못가서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이상했고.......,"
"아..., 아니라니까.?"
"집에 가보면 알겠지."
썩은 고기 냄새를 맡은 센렌기티 초원의 하이에나.
지금 민지가 딱 그랬다.
"아.., 씨발 개코 암퇘지년."
좀 복잡하지만 사정은 이랬다.
새벽에 아파트를 나가서 아침에 돌아온 우규는 그녀에게 앞으로 당분간 주의를 해야 할 일을 아주 진지하게 설명해 주었다.
예린은 약이 오르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납득했다.
그리고 유쾌한 일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저지른 몇가지 잘못때문에 며칠 잠 조차 자지 못하고 그렇게 애를 써주는 것을 보니 미안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그래서 새벽이슬을 맞고 온 그에게 뭔가 따뜻한걸 만들어서 먹여주고 싶었다.
자신이 어떤 요리를 잘하는지 고민하던 그녀는 잠지 좌절했다.
"라...., 라면은 너무 성의 없잖아."
할줄 아는 요리가 없었던 것이다.
"괜찮다니까요."
"그래도,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여 그녀는 아침 시장을 가서 재료를 사오고, 인터넷을 뒤져 레시피를 살펴보는 등 아주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하여 1시간 30분 만에 만들어낸 미역국과 장어구이.
하지만 기다리다 지쳤는지, 우규는 쇼파에 등을 기대고 있다가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크르릉, 크르릉.
곤히 잠을 자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니 차마 깨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외간 남자가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흥분 되기도 하고 뭔가 가슴속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 보며 그녀는 온갖 상상을 해 댔다.
"흥, 어제는 그렇게 잘난척 하더니, 결국 남에 짐에서 뻗어 버리는 추잡한 인간이잖아. 어머, 창피해라. 어떻게 남에 집에서 이렇게 잠이 들 수 있는거지. 추잡해. 아주 부끄러워."
그녀는 그를 마구 조롱했다.
어제밤 일에 대한 복수였다.
"네가 무슨 목석, 돌부처도 아니고, 그냥 피곤하면 뻗어버리는 사람이잖아. 사람 주제에 잘 난척 하기는...., 잠이나 자는 주지에. 돈도 없는 거지 주제에."
그녀는 조금 속이 후련했다.
하지만 곧 우울해지고 말았다.
사람이 피곤하면 잠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무슨 부꾸럽고 추잡한 일이 더더욱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그를 보며 못된 암코양이처럼 트집을 잡아 마음속으로 조롱하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비참하게만 느껴졌다.
그녀는 약이 올라 지긋이 입술을 깨물었다.
"부....., 분명 약점이 있을거야. 똑같은 사람인데."
슬쩍 그의 바지를 보니, 두툼한 것이 볼록 튀어나와 있었다.
"흥, 그래도 저 자지를 내가 마구 빨아버리면, 그도 결국 추잡한 인간이 되겠지. 막 싸게 해 달라고 애원하겠지. 그럼 나는 그를 마구 조롱하면서 못 싸게 그를 괴롭히는거야. 결국 그는 세상에서 가장 천박한 남자가 되는거야."
입가에 어느덧 진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런데 그 순간, 똥구멍이 몹시 근질근질했다.
"아앗. 추........, 추잡해."
그녀는 얼른 한 손을 엉덩이로 가져갔다.
너무도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음탕해진 것이다.
"아....., 난. 부끄러운 상상이나 하고. 더럽게. 아..., 가...., 가려워."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그녀는 얼른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새벽 소나무 숲의 상쾌한 공기를 상상했다.
그러자 가려움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민지에게 전화가 온 것은 그때였다.
나가야했다.
"어쩌지?"
너무 곤히 잠이 든 그를 감히 깨우고 싶지는 않았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대신 테이블 위에 쪽지를 남겼다.
- 며칠 정말 미안했어요. 깨어나시면 상에 밥을 준비해 놨으니까 전자렌지에 덥혀서 드세요. 금방 들어올꺼니까 문을 잠글 필요는 없어요. 예린이가. -
그런데......,
여우같은 민지는 집요했다.
"집에 서방님 숨겨놓은게 아니라면 내가 못 갈일 없잖아."
"그런게 아니라니까."
"그럼 왜 못가는데?"
예린은 할말이 없었다.
한사코 오겠다는 그녀는 막는것도 모양이 좋지 않았다.
정말 그녀를 억지로 막는다면, 며칠 후 학교에는 예린이 집에 서방을 숨겨놓고, 암캐짓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질 것이다.
그녀가 아는 민지는 충분히 그럴 년이었다.
스폰서 다섯이나 두고,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면서도, 학교에서는 오히려 정숙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예린이다.
어쩔 수 없었다.
그가 잠이 깨서 집에 돌아갔기를 바라는 수 밖에.
집을 나온 시각이 11시. 지금이 4시니까 그가 깊은 잠에 빠지지 않았다면 충분히 자리를 비울 시간이었다.
"휴대폰 번호라도 알면 좋았을걸........,"
생각해 보니 그녀는 그의 이름도 모른다.
그렇게 두근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켜며,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조심스럽게 현관 문을 열었다.
민지 앞을 가로막고 급히 거실 쇼파를 바라보니 다행히 그가 없었다.
그제서야 그녀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돌아 갔구나."
한편 조금 아쉽기도 했다.
"집 예쁘게 꾸며놓고 사네."
한편, 집 안을 두리번 거리며 시기와 질투에 어린 표정으로 민지가 탄성을 터트리고 있었다.
"어머, 이 커텐봐. 원단이 완전 실크네. 어디꺼지?"
"이태리 까라라."
원단이 아니라 대리석이 유명한 동네였지만, 민지가 그걸 알 턱이 없다.
보슬계에서는 이태리면 뭐든지 통하는 것이다.
"비싸겠다. 얼마니?"
"그건 좀 싼거야. 3천 5백정도?"
예린은 그녀의 질투를 좀더 즐기고 싶었다.
"인테리어 꾸미는데 1억정도? 좀 싸게 했어. 아, 미안. 너한테는 좀 비싸겠다."
민지의 얼굴이 잠시 꿈틀거렸지만 이내 다시 웃음을 찾았다.
"1억이 큰 돈이니? 나도 이번에 새로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너한테 소개좀 받아야 겠다. 2억 정도 들이면 쓸만해 질까?"
예린이 야비하게 웃었다.
"무리할 필요 있겠니?"
"그 정도가 무리라니...., 어머, 나를 뭘로 보고."
민지가 결국 참지못하고 얼굴을 크게 붉혔다.
예린이 급히 말했다.
"아....., 미안. 요즘 지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 년들 많잖아. 어디서 명품하나 구해서 일년 내내그것만 들고 다니면서 궁둥이 흔드는 년들 말이야. 민지 너는 당연히 아니지. 미안해."
민지의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예린은 좀 심하게 몰아 부쳤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그러지 말고, 우리 옷이나 입어보자. 아, 옷방 아직 구경 못했지. 오늘 산 수영복도 입어보고, 다른 옷도 입어보자."
또 다른 보슬계의 공통점이라면 옷과 명품에 매우 약하다는 점이다.
예린이 커다란 두개의 옷 방을 열어서 보여주자, 과연 파랗게 질려서 분노에 떨던 민지의 표정이 천진난만한 소녀처럼 금세 밝아졌다.
"와...., 내 옷방보다 크네."
"여긴 구두, 여긴 가방, 여긴 악세사리."
하나 하나 방을 열어서 보여줄때마다, 민지의 얼굴은 잔뜩 황홀함에 젖어 들었다.
그리고 그 황홀함 뒤에 숨겨둔 지독한 질투가 느껴졌다.
그럴때 마다 예린은 승리감과 우월감에 젖어 미치도록 기분이 좋았다.
문득 그녀를 집으로 데려온 것이 잘한 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때 민지가 뭔가를 발견하더니 탄성을 질렀다.
"어머, 이거 예쁘다. 입어봐도 되니?"
"그럼, 너한테 잘 어울리겠다."
깊게 등이파인 푸른색 드래스였다.
허리춤에 들어간 자글자글한 주름은 가히 예술이었다.
지나치게 야해서 사 놓고 입지 않았지만, 뉴욕 여행중에 고른 보물.
무려 미화 1만 2천달러를 주고 산 명품이었다.
예린은 무척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그때.
"아, 이거 가슴과 엉덩이가 조금 조이는데?"
예린은 살짝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민지는 그녀보다 가슴과 엉덩이가 무척 컸다.
탱탱하게 살이 올라 무척 육감적이었는데, 예린은 그녀의 그런 몸이 늘 부러웠다.
물론 예린도 풍성한 엉덩이와 가슴을 가졌지만, 육덕스러운 천박함을 아름다움으로 승화 시켜 버리는 민지의 탱탱한 몸과 비교하면 약간 처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돼지같은 젖소년이 지금 자신의 큰 가슴과 엉덩이를 자랑하는 것이다.
"가슴과 엉덩이가 너무 크면, 불편하지 않니? 남자들도 너무 크면 창녀 같다고 싫어하던데."
민지는 잔뜩 득의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럴리가 있겠니? 나야 사람들 시선 때문에 피곤하기는 하지만, 책을 읽어봐도 이런 몸 싫어하는 남자는 없다고 하던데?"
"싸구려 잡지를 어떻게 믿니?"
"넌 잡지보고 세상을 배우니?"
"그....., 그건 아니지만."
예린은 약이 올라서 얼굴이 붉어졌다.
민지가 "호호" 웃으면서 자신의 탱탱한 엉덩이와 가슴을 거울 속에 비추었다.
푸른 드레스는 허리를 살짝만 구브려도 엉덩이가 반쯤 노출될 만큼 짧았는데, 민지는 자랑이라도 하려는듯 몇까지 과장된 포즈를 취하며 보란듯이 자신의 몸에 도취했다.
그때마다 그녀의 반쯤 노출관 유방과 엉덩이가 형광등 밑에서 출렁였다.
"저걸로 얼마나 많은 남자를 후렸을까? 창녀같은 돼지년."
하지만 너무 부러워서 몸을 부르르 떠는 예린이었다.
"어머, 그런 눈으로 볼 필요 없잖아. 좋은 병원 소개 시켜줄게. 싸구려 실리콘이 자연산만 하겠냐만, 그래도 돈좀 들이면 나랑 좀 비슷해 질거야."
예린이 비아냥거렸다.
"너도 한거 아니니?"
"무슨소리. 난 태어날때 부터 이랬는걸? 요즘 사람들 눈이 높아져서 가짜하고 진짜는 바로 구분하잖아."
그녀를 집에 데려온 것이 다시 후회되는 예린이었다.
그렇게 한참 자신을 놀리던 민지가 옷방에서 나가자 예린은 그녀가 가진 가장 야한 드래스 하나를 꺼내 입었다.
얇은 허리를 강조하고, 엉덩이를 도드라져 보이게 보완해주는 타이트한 붉은색 숏 드레스.
거울속에 그 모습을 비추어 보니, 길게 뻗은 모델 다리와 어울려 꽤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민지의 몸을 보면서 잠시 우울해졌던 그녀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민지년이 돼지고 내가 정상이지. 뭐야 그 암내 풀풀 풍기는 창녀같은 엉덩이. 돈 없는 거지들이나 좋아하지. 그런 몸은."
그런데 그때 갑자기 거실에서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깔깔깔."
예린은 흠짓했다.
"저...., 저년이 미쳤나?"
급히 거실로 나가보니, 민지는 주방 식탁에서 종이 한장을 들고 읽고 있었다.
그런데 얼굴이 경멸과 조롱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뭘 읽니?"
민지가 읽던 종이를 그녀에게 건네주며 비웃었다.
그녀의 손에는 은색 이상하게 생긴 쇳덩이가 들려 있었다.
"알고보니 너 진짜 암캐처럼 놀고 있었네? 더러워 진짜. 학교에서는 갖은 아양을 떨면 정숙한 숙녀 흉내를 내더니 집에서는 완전 음탕하고 더럽게 놀구 있었어."
예린은 화들짝 놀라 급히 종이를 빼앗듯 낚아챘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그만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그 종이는 우규가 그녀의 쪽지 답례로 남긴 편지였다.
"아...., 난.., 난 몰라."
내용은 대충 이랬다.
먼저 밥은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
정성을 들인만큼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답례할게 없을까 곰곰히 고민해 보았는데요.
며칠전 엘이베이터에서 제 면전에 방귀를 끼고, 그저깨는 현관 앞에서 변을 보고 또 그 모습에 도취하여 스스로 자위까지 했던건 분명히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어제는 제 노예가 되겠다고 애원하고, 또 스스로 제 전용 변기를 자처했던것도 분명 정상이 아니었죠.
또 엉덩이를 맞으면서 느끼기까지 했죠?
솔직히 너무 놀랐습니다.
예린씨같이 아름다운 분이 저 같은 놈의 전용변기 노예가 되겠다니요.
예린씨는 이대 다니는 교양넘치는 분입니다.
아주 젊고 앞날이 창창한 분이죠.
제가 아는 분중에 젊잖고 입이 무거운 정신과 의사 선생님 한 분이 계십니다.
그분에게 부탁하면 비밀을 유지하면서 정신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소개 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애널 플러그 남김니다.
이건 친구놈한테 뺏은건데, 항문에 꽂고 다니세요.
제가 언제나 옆에 대기하면서 급할때마다 손가락을 꽂아줄 순 없잖아요.
항상 꽂고 다니면, 근질거림도 덜해지고 똥구멍이 가려워서 정말 염증이 생기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는군요.
소형, 중형, 대형이 있는데요.
대형이 가장 효과가 좋다는군요.
하지만 처음부터 큰걸 넣으면 힘들테니까, 작은것 부터 넣으면서 구멍을 점차 키우는 쪽을 권장합니다.
특대형도 있지만, 그건 예린씨가 너무 아플테니까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나중에 원한다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애널플러그를 하기 전에 관장을 해야 한답니다.
아침 일찍 오느라 그건 사오지 못했는데요.
그건 저녁에 가져다 드리죠.
관장액으로 글리셀린을 쓰면, 그 느낌에 중독이 되어서 나중에는 글리셀린 관장 없이는 변을 보지 못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만약 변비가 있다면 꼭 그걸 써야 한다는군요.
그래도 예린씨 상태를 모르니까 그걸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럼 저녁에 보죠.
앞집남자 우규.
부들부들-
예린은 그대로 기절해버릴 것만 같았다.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해서 정신이 가물했다.
"개...., 개새끼."
아침상까지 차려주었더니 이렇게 보답을 하다니.....,
암캐같은 민지년의 가득 혐오스런 표정이 그녀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호호호, 너 진짜 바닥까지 간 애구나. 어떻게 남자 앞에서 방귀를 끼고 똥을 싸니? 변소 노예가 되겠다고 애원까지 했다면서?"
예린은 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아니야. 이건 그냥....,"
"그냥 뭐. 학교에서는 온갖 잘난척 하면서 도도한척 하더니, 원래는 완전 씹창 걸래년이잖아. 그래 남자 변소질 하면 똥도 먹니? 그 똥 맛있어?"
"다...., 닥쳐. 이년아."
"호호호. 오늘 좋은걸 알았네. 이대 퀸가 홍예린이 사실은 남자 변소질이나 하는 똥걸래라니. 똥 쳐먹는 변소노예라니. 이거 우주 토픽이잖아."
예린은 급히 머리를 굴렸다.
언제나 약점을 잡아 엿을 먹일 궁리만 하는 민지가 자신의 비밀을 알아 버렸으니 이제 그녀는 다시는 얼굴을 들고, 학교를 다니지 못할 것이다.
아니 대한민국을 떠나야 할지도 몰랐다.
그녀는 급히 변명했다.
"아니야. 이건 그냥 누가 장난한거야."
"장난?"
예린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스토커 하는 변태가 있는데, 몰래 키를 복사해서 이런 장난을 해. 너...., 너는 스토커 없니? 그런 사람 꼭 있잖아. 왜 바바리코트 입고 다니는 사람."
민지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우리는 예쁘니까. 근데 변태가 들어올 정도면 이 집 위험한거 아니니?"
"어딜가든 마찬가지지. 이젠 익숙해졌어."
"하긴 나도 요즘 변태들때문에 피곤해. 예쁜건 정말 힘들어."
다소 안심이 되었다.
저 독한 년 민지가 놀랍게도 어느정도 수긍해 주고 있었다.
사실, 이정도로 더럽고 추잡한 일을 벌인다는건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따라서 민지도 편지내용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타고난 외모때문에 평소 당하던 스토킹이 설득력까지 더해주고 있었다.
예쁘니까.
예쁜여자들은 정말 피곤한 법이다.
그걸 민지가 공감해 주는 것이다.
예린은 그녀가 다른 생각을 못하게 얼른 말을 돌렸다.
"너 그 옷 너무 어울린다. 사실은 뉴욕에서 1만 5천불주고 산건데, 나보다는 네가 더 어울리네. 아무래도 난 가슴과 힙이 너보다 더 작으니까."
민지가 밝게 웃었다.
"정말 어울려?"
"솔직히 네 몸이 부러워. 그 옷은 네가 입는게 좋겠다."
아미 민지는 찔끔 쌌을 것이다.
라이벌이 던져주는 부럽다는 찬사.
그 달콤함과 중독성은 마약보다 강하다.
과연 민지는 얼굴이 가벼운 흥분으로 떨렸다.
"이 옷을 나한테 준다고?"
"으응, 알고 보니 옷 임자는 따로 있었네."
민지는 크게 기뻐하면서 현관 앞 거울로 달려가 자신의 몸을 비춰보고 있었다.
유명 디자이너의 개인샵 의상은 부르는게 값이다.
뉴욕에서 사 온것이라니 아마 유명한 옷일 것이다.
그제서야 예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말미잘, 거지 발싸개 자식."
바로 그때였다.
쿵쿵 -
문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밖에소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계세요. 앞집 남자입니다."
예린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하..., 하필 이때."
가깟으로 위기를 모면했는데, 그가 지금 나타난다면 그녀는 정말 편지속의 내용처럼 그의 똥이나 쳐 먹는 변소 걸래가 되는 것이다.
그녀는 급히 현관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민지가 더 빨랐다.
덜컹-
바로 옆에서 거울을 보던 민지가 문을 열어준 것이다.
예린은 너무 놀란 나머지 찔끔하고 오줌을 싸고 말았다.
"아...., 어떻게."
문을 열고 나타난 남자.
우규. 그는 손에 커다란 유리 주사기와 투명한 글리샐린 주머니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편지에 남긴 관장도구, 그대로였다.
예린은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민지가 소리쳤다.
"당신, 스토커인가요?"
1억원을 쳐 발라 인테이러한 예린의 아름다운 아파트.
그렇게 세사람은 마치 석상처럼 굳어져서 서로 눈치만 볼뿐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시간이 오후 5시 1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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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이면 야설답게 꼴릿해야 하는데, 이번 편은 주변 상황정리와 심리묘사만 가득하네요.
단편이 아닌 장편에서 그것도 순간 호흡이 중요한 야설에서 모든 요소를 한편에 쏟아넣기가 참 힘드네요.
어쨌든 앞으로 이어질 강원도 액션 활극 기대해 주십시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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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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