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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전대(洗腦戰隊) 파트 B - 14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1:12 573회 0건
제12화(B) Day Dream ~Another Encounter




 따르르르르르릉.
 자명종이 울었다.
 나는 단념한 것처럼 눈을 뜨고, 스누즈 기능을 네번이나 사용해서 미뤄 온 수면을, 간신히 스톱시켰다.
 ···오늘도 지각이다.


 내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가 하나로 뭉쳐있는 사립 고등학교다. 전원이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는 가는 것은 아니라, 나는 고등학교로 입학한 유형이다. 일단 명문 미션교인데다, 학비는 교회로부터의 기부 등으로 나름대로 리즈너블. 다니는 학생들도 부잣집 도련님이나 아가씨가 많아서, 적어도 우리 집안형편은, 그 중에서는 밑바닥에 위치해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역을 나와 잠시 동안 걸어가자···뭐랄까 이미 지각은 확실하니까 애써 달릴 필요는 없달까···, 중간의 사거리에 기묘한 여자 아이가 서 있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는 그녀의 옆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우리 학교의 제복을 입고 있었다. 산 지 얼마 안 되는 건지, 색조가 선명하고 구김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이즈는 맞지 않는 듯 조금 헐렁헐렁해 보였다. 부드러운 밤색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손에는 큰 가방을 들고 있다···.


 단지 그 것만이라면 보통의 우리 학교의 학생이다.


 그녀가 기묘한 이유는 우선 키가 작다는 것. 중학생이 교복을 입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우리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같이 있으니까 이 정도의 아이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작다. 더욱 기묘한 일은, 그녀는 손에 종잇조각을 꽉 쥐고 길 한가운데서 신음소리를 내며 움직이려고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봐도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 더, "기묘", 라기보다 오히려 시선을 끄는 부분은, 그녀가 미인이라고 하는 점이다. 한 마디로 인형처럼 예쁜 얼굴이었다. 혼혈인건지, 색소가 적은 피부와 머리카락 색이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 방면의 취미는 없지만, 자란 뒤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내려도 좋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 길을 잃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속셈이 있는 것 처럼 보일까봐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이래저래 고민하고 있는데, 그녀 쪽에서 나를 발견하고는 걸어왔다.

 내가 그 박력에 압도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자, 눈앞에 온 그녀의 첫 마디는,

「거기 너, 잠깐 길을 찾고 싶은데, 상관없지?」
「·········아 응」

 이것이 남자 녀석이라면 걷어차 주었을 테지만, 그 무뚝뚝한 표정과 버릇없는 말투와 예쁜 얼굴 생김새의 미스매치에 오히려 깜짝 놀라버렸다.


 그녀는 역시 우리 학교의 학생인 듯했다. 어쩌다 오늘 전학인지 뭔지를 왔지만, 길을 잃어서 몇 번이나 역과 이 주변을 우왕좌왕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나라는 도로에 이름도 붙이지 않는 거냐. 불친절도 정도가 있지.」
「······하아, 미안해···」

 아무래도 그녀는 해외에 오랫동안 살고 있었는지 너무 일본을 모르고, 일본어도 그다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나는 한 바탕 이 나라의 문제점을 그녀로부터 지적받으면서 그때마다 이것저것 변명했지만 마지막에는 그녀에게 정부 논파되고, 왠지 일본 대표로 사과하고 있었다.

「···너, 이상한 놈이군.」

 갑자기 그녀가 귀여운 눈동자로 나의 눈을 물끄러미 응시하고 말을 했다.

「···뭐랄까, 너도 충분히 이상해. ···우선 존댓말을 못쓰는 거야? 일본에서는 윗사람에게는 경어를 사용하는 게 예의야」

 나는 적어도 한가지 정도는 이기고 싶었다.
 그녀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한동안 생각하고 있다가, 한마디.

「너 몇학년인데?」

 내가 자신의 학년을 대답하자,

「그러면 동급생이니까, 문제 없네.」

 그녀는 히죽 웃었다.
 그럴리 없잖아, 이 땅꼬마가, 라고 돌진할 사이도 없이 그녀는 연이어 화살을 날렸다.

「너, 이름은?」
「··요츠카도 이사오」
「흐-응. 그래, 운이 좋으면 다음에 또 만나자. 요츠카도 이사오」

 그녀는 학교가 보이자 혼자서 학교 건물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컴퍼스는 짧은 주제에 회전력은 있었다. 눈 깜짝할 순간에 교사 안으로 그녀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런데 대체 넌 누구야?」

 나는 혼자 그 자리에 남겨졌다.


「시몬군, 또 지각이야? 잘도 질리지 않네.」

 직원실에서 담임인 시미즈 선생님에게 꾸중을 들었다. 시미즈 선생님은 영어 담당의 선생님으로, 젊고 건강한 누나,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학생에게도 인기가 있다.

「하아···, 졸려서···」
「졸린 것은 모두 똑같아···아무튼. 좀 더 빨리 오세요. 이대로라면 졸업할 수 없을걸..」
「···노력하겠습니다.」
「···변함 없이 아침부터 활기차네요. 시미즈 선생님」
「하아···부담임으로서 무슨 말이든 해 주세요, 이시즈카 선생님···」
「요츠카도군···, 너무 지각하면, 내일부터 해부한 개구리의 처리를, 당신에게 전부 맡기겠어, 알았어?」
「···오늘, 자명종을 사서 집에 가겠습니다.」

 이시즈카 선생님은 시미즈 선생님이란 전혀 반대로 침착하고 어른스러웠다. 아니, 선생님에게 어른스럽다···라고 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생물 교사로, 조금 이상한 곳도 있지만, 제대로 된 선생님이다. 이 두 사람이 이 학교에서 1, 2위를 다투는 미인 교사다.

 직원실에서 대충 꾸중을 듣고 나서 교실에 들어갔다.

「오오∼, 매일 중역 출근과는 좋은 신분이군요∼, 시몬」

 숏 컷의 여자 아이, 마츠다 아케미가 이야기를 걸어왔다. 운동신경이 좋고, 건강이 전부인 계집애다.

「시끄러, 가만 냅둬」
「···가만히 둘 수는 없습니다. 내가 꾸중을 들으니까」

 조용한 목소리로 가시 돋친 말을 해 오는 것은 학급 위원 후지타니 미도리 양이다. 이 반은 물론, 학교에서도 손꼽히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게 위원의 일이잖아···. 이제 자게 해줘···」

 그대로 책상에 푹 엎드리자, 두 사람은 기가 막히다는 듯 떨어져 갔다.

「···바보같아」

 멍하게 중얼거린 것은 나의 대각선 옆에 앉아 있는 아오키 료코다. 어딘가의 재벌집 아가씨라는데 이 학원에도 출자하고 있는 것 같다. 트윈 테일이 트레이드마크로, 그다지 다른 사람들과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붙임성 없는 녀석이지만, 그 쿨함이 견딜 수 없다는 매저키스트틱한 많은 놈들이 팬클럽을 결성하고 있다. ···뭐, 나와는 완전히 관계없는 일이지만.

 ···나는 성은 요츠카도이지만, 어딘가 야구 만화의 영향 때문인지 시몬이라고 하는 별명이 붙여져 있다. 선생님을 포함해 대부분의 녀석들은 이렇게 부른다. 어렸을 때는 싫었지만 이 나이가 되니 그냥 받아 넘길 수 있게 되었다. 이사오(勇男), 이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너무 용감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마침 잘 된 일이다.



 그대로 수업은 엎드려 있는 내 위를 지나가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모두가 도시락을 꺼내 먹고 있는데, 갑자기, 시미즈 선생님이 문을 시끄럽게 열고 교실에 들어 왔다.

「아∼, 제군들, 자리에 앉아요. 지금부터 전입생을 소개할거에요.」

 탕탕 출석부를 때리는 선생님의 말에 반이 「오∼」하고 탄성을 질렀다.

「좋아, 들어 와」

 뒤에서 보고 있으니 앞의 학생의 머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전입생은 그대로 단상에 올랐지만, 단상 위에 서도 교탁의 뒤에 서니 뭉실뭉실한 밤색 머리카락 밖에 안 보인다.

「교탁 옆에서 말해 줄 수 있겠니?」
「네」

 ···그 목소리는···.

「모두에게 소개할께, 오늘부터 이 반에서 함께 공부하게 될 아이야, 그러면 자기소개를 해?」

 시미즈 선생님에게 요청을 받은 그녀는, 단상에 올라 휙 흑판으로 향해,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Далиа Зеркаловна Петровска












「뭐야, 저 글자」
「한글?」
「바보, 러시아어 아냐?」
「에, 그래?」

 반이 와글와글 웅성거렸다.


 그런 반응을 하는 반의 무리를 힐끗 봐, 그녀는 분필로 추가해서 써넣었다.

 





       Далиа Зеркаловна Петровска
       Dalia Zerkalovna Petrovska







 반 녀석들의 목소리가 「오오오」하고 울려퍼졌다.

 ···어이어이 너희들, 바보취급 받은 거야. 조금은 눈치 채라.

 내 마음 속의 생각을 뒷전으로, 시미즈 선생님의 소개는 계속된다.

「네네, 여러분, 달리아·제르카로브나·페트로프스카에요」

 오오∼,하고 반이 한층 더 울려 퍼진다.

 예상대로, 오늘 내가 길을 안내했던 여자 아이였다. ···정말로 동급생이었던건가. 좀 놀랐다.

「페트로프스카는 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월반 해 고등학교에 들어온 우수한 학생이에요. 당신들보다 조금 연하이지만, 아마 훨씬 머리 좋을 거에요.」

 한층 더 울려 퍼진다. 미소녀, 외국인, 월반. 이걸로 3점 세트 스모선수가 줄지어 땅을 구르는 격이다. 이러니 떠들지 않는 편이 이상하다.

(*역자주: 일본의 숙어에요. 그냥 그러려니 하시길...)

「그럼, 페트로프스카. 자기 소개해요」

 전학생···달리아는, 대충 반의 무리를 쭈욱 둘러보고, 한마디.






「너희들, 지금부터 신세를 지게 됐으니, 잘 부탁한다.」







 아주 조용해지는 반.



「네네, 음, 페트로프스카는 일본어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세세한 것은 신경쓰지 마세요∼. 그러면, 저기, 저기에 침몰해 있는 남자 옆 자리가 비어있으니까, 저기에 앉아」
「알았다.」

 보충하는 시미즈 선생님, 아연해진 반의 무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큰 가방을 들고 내 쪽으로 그녀가 가까워진다. 침몰해 있는 남자, 라고 하는 것은 나였던 것 같다.

 책상에 옆에서 얼굴을 숙이고 있는 나를 보고 히쭉 웃는 그녀.

「운이 좋았던 것 같네, 이사오」

 도대체 어떤 운이냐.

「···너말야, 연상에게는 그에 어울리는 말투를 쓰는게 좋아···」

 나는 몸을 일으켜, 창 너머로 하늘을 보았다. 장마도 끝난 푸른 하늘에는 흰 구름 이 둥실둥실 떠있다.
 
 이제 곧, 한여름이다.

 


 원래 전학생이라는 것만으로도 화제성으로서는 리치탄야오도라도라로 만관이다.
 거기에 더해 귀국자녀, 월반, 미소녀이니까, 리탄도라도라혼이츠산안코 정도일 것이다.

 ···내가 말하고도 뭔 소린지 모르겠다···.

(*역자 주:리치탄야오도라도라니 리탄도라도라혼이츠산안코라는 것은 일본식 마작의 점수 이야기입니다. 포커로 치면 스트레이트 플러시나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정도 되는 것 같군요. 시몬의 성인 요츠카도 자체가 마작에서 따온 이름이죠;; 마작 규칙은 전혀 모르니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죠. 번역도 난감하고.)

 하여튼 그것은 둘째치고 전학생이라고 하는 것은 원래 반의 괜한 참견쟁이 여자 아이나 어쩔 수 없는 수컷들에게 둘러싸이는 운명이다. 당연히 그녀의 주위에 울타리가 생긴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끝나는 10분 전에는 울타리가 사라지고 그녀 혼자 앉아 있었다.

 그것도 그렇다.

 그 험악한 말투, 고답적인 태도, 공격적이면서도 빈틈없는 논리로 받아치니 이야기가 잘 이어지지 않았다.

 과연 쓸데없는 참견쟁이 여자애 군단도 멀리서 수근거리는 작전을 취하기로 한 것 같다.

 바로 그 본인은···전혀 그런 일을 신경쓰는 것 같지 않은 모습으로, 두꺼운 책을 가방에서 꺼내 읽기 시작했다.

 우왓, 영어 책이다. 게다가···의학서인가? 뇌 일러스트가 표지에 있다.

 뭐 나는 신경쓰지 않고 다음 수업까지 자기로 했다.


 반의 무리들이 조금 전 그녀에게 물어 본 정보에 의하면, 그녀는 이름대로 러시아계이지만, 2세내지 3세의 류로 실제로 러시아에 살고 있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유럽이나 미국을 전전하고 있었지만 부모의 사정으로 일본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확실히 그 풍모는 일반적인 러시아계 미소녀에 잘 들어맞을지도 모른다.

 ···내가 물어 본 게 아니다. 근처에서 시끌시끌 거리면 싫어도 들려오는 것이다..

 아무튼,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수업은 오전과 같이 경쾌하게 흘러갔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은, 내 옆에 그 소녀가 있다는 것뿐이었다.

 5교시···수학 수업은 시험 시간이었다. 그녀는 나눠진 테스트 프린트를 5분 만에 끝내고, 다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수학 선생님···대머리 할아버지다.···도 그것을 보고 화를 냈지만, 그 프린트에 써진 대답을 보고 침묵했다.

 전부 정답이었던 것같다.
 나는 머리를 사람 쥐어 싸매고, 문제에 몰두했다.


 ···결국 그녀는 그 테스트를 미도리와 함께 만점으로써 클리어 했다.


 종례가 끝나고, 혼자서 돌아가려고 하자, 옆 자리의 소녀가 불러세웠다.

「어이, 시몬, 조금 시간을 내줘」

 어느새 그녀석까지 나를 시몬이라고 부른다. 뭐 그것은 별로 상관없지만, 좀 더 부드럽게 불러 줄 수는 것은 없는 것인가.

「상당히 가슴 설레는 유혹이구나. 이 오빠, 눈물이 나.」
「학교를 안내해 주었으면 싶은데」
「후지타니에게라도 부탁하면 되잖아」

 이런 일은 학급 위원의 미도리가 하는 거라고 원래 정해져 있다.

「후지타니씨는 생도회의 일이 있는 것 같아. 너는 한가하지」
「······」

 아무래도 그녀에게는 반항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안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를 데리고, 체육관이나 강당, 학생식당 등 생활에 필요한 중요한 장소를 안내했다.

「이런 곳이지만, 어때」
「···이 학교에 생물 연구실은 있어?」
「···생물 실험실이라면 있지만···어째서 그런 델?」
「사무적인 일이야.」
「···해부?」
「···되고 싶어?」
「······사양할게.」

 아니, 정말로 할지 모른다, 이 계집애라면.
 나는 별동의 생물 교실로 안내했다. 석양이 지고 있는 이 시간에는 아무도 없다. 드르륵, 하고 문을 열자, 달리아는 타박 타박 안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어 봤다.
 대충 보고 만족한 것인지, 방에서 나왔다.

「···만족했어?」
「아아···. 좋은 설비가 갖추어져 있네. 실험동물도 여러가지 있고, 보통의 지방사립고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야.」
「···자세한 건 모르지만, 우리 선생님이 매니악하기 때문에···」
「매니악?」

 달리아는 눈을 깜빡거리며 나를 올려본다.

「부담임인 이시즈카 선생님 있지. 그 사람, 미국인지 뭔지의 대학원 인가에서 유학하고 왔을 정도로 우수한 사람으로, 지금도 가끔 연구하고 있는 모양이야. 우리들로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흐응······」

 달리아는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어디에 가지?」
「물리 실험실, 그 다음엔 화학 실험실.」
「···너, 그런 곳뿐이냐···」

 그녀의 이상한 흥미를 따라서 그 날은 교사 안에 저녁 햇살이 비칠 때까지 그 상태였다.


 그녀는 변함 없이 반에서 붕 뜬 상태였지만, 붕 뜬 캐릭터는 붕 뜬 캐릭터 나름의 있을 곳을 찾아내는 건지, 반에도 이상한 형태로 적응해 갔다. 요컨데, 반의 무리는 거리를 두어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전략. 이따금 그녀에게 액세스를 하는 것은 위원장인 미도리였지만, 그것도 사무적인 이야기 정도였다.

 나는 최초의 인연때문인지, 자리가 바로 옆이기 때문인지, 그 이후로도 이야기 정도는 할 때가 있었다. 그렇기는 해도 바보같은 이야기뿐이고, 게다가 매번 내가 논파당하고 있었지만.
 
 달리아는, 방과 후가 되자마자 교실에서 없어졌다. 그렇지만 가끔, 학교 주변이나 교사 안을 방황하거나 담임인 시미즈 선생님이나 부담임 이시즈카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나는 몇번인가 보았다. 그러나,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어느 날, 달리아는 학교를 쉬었다. 3일 연속으로.

「시몬, 너, 오는 길에 페트로프스카의 집에 가 주지 않을래?」
「예?」

 나는 종례 뒤, 갑작스럽게 담임 시미즈 선생님에게 불려갔다

「내일까지 말해줘야 할 프린트가 있거든, 건네주고 왔으면 싶은데」
「어째서 내가?」
「미도리는 지금 문화제의 준비로 바쁘니까. 넌 써클 활동 안하잖아?」
「전화를 걸면 되지 않습니까?」
「그것이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아. 조금 걱정이야.」
「그렇지만」

 집도 모르는데. 이렇게 말한 순간, 시미즈 선생님은 나에게 봉투를 쑥 내밀었다.

「네, 지도와 교통비. 거스름돈은 심부름 값이야」
「하아」

 어딘지 모르게 거부할 타이밍을 잃은 나는, 프린트를 품에 안고 달리아의 집에 가게 되었다.


 그녀의 집은 내가 내리는 역을 두개 정도 지나친 곳에 있었다.

「엄 청 큰 맨션···」

 올려보기도 힘든 높이의 맨션이 그녀의 자택이 있는 장소였다. 입구는 자동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서, 열쇠가 없으면 열리지 않는다. 엄중한 경비다.

 나는 그녀의 집의 번호를 누르고 열어 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돌아갈까, 하고 생각하는데, 그 맨션을 출입하고 있는 우아한 아줌마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기에 꼽사리로 끼어 들어갔다.

 12층의 F. 초인종을 눌렀지만, 역시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문을 두드리고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다.
 열쇠는 열려 있었다. 어쩔 수 없어서, 나는 방으로 숨어 들어갔다. ···아니, 별로 나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역시 좀 이상하달깔.

 방은 넓었다. 3 LDK, 아니 좀 더 될지도? 베란다는 테라스처럼 되어 있고, 바닥은 플로어링이다. 붙박이 소파가 몇개나 놓여 져 있다.

 하지만, 이 한적 한 분위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분명했다. 이삿짐 배달용 골판지 상자가 2두세게 난잡하게 열려 있을 뿐, 그 것 말고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붙박이 가구 외에, 다른 가구는 없었다. 식기도 거의 없는 텅 빈 식기장. TV가 올려져 있지 않는 TV 대에는 어렴풋이 먼지가 쌓여 있다.

 그 녀석, 이사하고 나서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던 거야

 현관에는 그녀의 구두, 그것도 작은 가죽 구두 한짝 만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텅 빈 방에서는 전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등골에 한기가 타고 내렸다.

「달리아? 없는 거야?」

 나는 방을 닥치는 대로 열었다. 어느 방이고 모두, 희미하게 먼지가 쌓여있을 뿐이었다. 화장실에도···아니, 최악의 경우에는, 손목을 벤 시체라도 욕조에 떠 있을까 생각했지만, 아무도 없다.

 나는 맨 끝 방을 열었다. 이것이 마지막 방이다.

 깜깜한 방에는 블라인드가 쳐져 있고 침대가 놓여있다. 지금까지의 방과는 달리, 생활에 사용되고 있는 분위기가 있다. 한 걸음 들어가자 바스락 무엇인가가 밟히는 소리가 난다. ···합성수지로 된 컵라면 컵이였다. 가까운 곳에는 흩어진 나무젓가락. 먹다 남긴 편의점 주먹밥. ···대략, 환자에게는 맞지 않은 음식뿐. 알약이 담긴 약병이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다···감기약일까.

 침대에 천천히 다가갔다. 모포가 약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모포밖으로 조금 나와 있는 작은 얼굴은, 달리아였다.

 하아···, 하고 나는 어울리지 않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가 어찌되었든 간에, 살아는 있는 것 같다.

 하고 안심하고 있으려니 나는 묘하게 화가 났다.

「어이, 달리아, 너, 있으면 있다고 말할 수 없냐···」

 나는 도중에 말을 멈추고,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댔다. 뜨겁다.

「어이, 달리아, 괜찮아?」

 나는 작게 흔들었다. 달리아가 희미하게 눈을 뜬다. 안색이, 투명해 보일정도로 하Y다, 거기에 열로 뺨이 붉게 달아올라 있다.

「···누구?」
「에에···저기 같은 반의 요츠카도 이사오입니다」

 무심코 대답했다.

「···뭐 하러 ···왔어···」
「선생님한테 프린트 주러가라고 부탁받아서···, 그런데 너, 괜찮아? 의사에게는 갔어?」
「······」
「이런, 보통 열이 아니야, 지금. 구급차를 부를테니까 잠깐 기다려」

 전화를 걸러 가려고 하는 나의 팔을, 달리아의 손이 덥석 잡았다. 환자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힘이 가득한 손.

「···괜찮아, 부르지 마. ···괜찮으니까」

 숨을 헐떡이며 말하는 달리아. 눈은 열기로 젖어 있다. 자세히 보니, 나를 잡은 손은--원래 가녀리지만--여위어 있다.

「괜찮다니, 이게 괜찮은 거면, 누구라도 괜찮은거냐?」

 말하면서도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스스로도 놀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달리아는, 의사도 구급차도 부르지 말라고, 자신은 괜찮다고, 시종일관 같은 말을 했다.

「알았어. 그럼, 대신에 조금 보살펴 줄게. ···너, 오늘, 밥은, 먹었어?」
「···아직」
「바~보, 너, 밥도 안 먹으면 나을 병도 낫지 않아. 잠깐 기다려.」

 나는 식당에 가서, 냉장고를 열었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것이지만, 텅 비어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맹열하게 가까운 편의점에 달려 가 우동과 계란 사과 배추···그리고, 어차피 달리아의 부엌에는 없을 게 뻔한 부엌칼 따위가 들어있는 부엌 용품 한세트를 사서, 다시 돌아왔다. 가슴시린 지출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과연 가스는 나오고 있었다. 나는 냄비에 야채를 던져 넣고 삶기 시작했다. 환자에게는 우동이다. 후식은 약속의 깍은 사과. 가다랭이포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간장으로 간을 맞췄다.

「어이, 해왔어」

 나는 김이 나는 냄비와 깎은 사과를 가지고, 침대 옆에 우동을 쑥 내밀었다.
 그러나 달리아는 그것에 눈길도 주지 않고 단호하게 한 마디

「···필요없어···」

 하지만 여기도 그렇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어이 어이, 의사에게도 안 가고, 밥도 안 먹겠다니, 그러면 정말로. 괜찮으니까, 국물만이라도 마셔라. 수분은 소중한 거야」

 내가 그렇게까지 말하자, 그녀는 오른손에 사발, 왼손에 젓가락을 들고, 후룩 후룩 우동을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위태로웠기 때문에 나도 함께 사발을 들었다.

「······」

 달리아는 말없이 한입, 또 한입, 그리고는 젓가락을 쿡쿡 찔러, 그릇을 올려 국물을 훌쩍거리다, 또 후룩 후룩 우동을 먹고 어묵에 손을 뻗고··· 가속도를 붙여 먹어 나갔다.

「어이어이, 그렇게 서두르지 마, 우동은 어디로 도망치지 않으니」

 상당히 배가 비어 있었는지, 나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녀는 젓가락을 움직였다.

 먹기 시작하고 나서 불과 5분 , 그녀는 후르륵···하고 한 방울도 남김없이 우동 국물을 다 마시고 그릇을 이불 위에 두고, 고개를 숙였다.

「···응, 어땠어?」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감상을 묻자, 그녀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고 다만 몸을 숙인채로···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똑, 똑.



 그녀의 하얀 손에 들린 사발에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무심코 당황하는 나.

「헉, 맛이 없었어? 일단 맛은 보고 만들었는데, 간이 안 맞았나?」

 나는 당황해서 냄비에서 국물을 떠 맛을 봤다···. 으-음, 일단 환자이기때문에 좀 싱겁게 되어 있지만, 그렇게까지 이상한 맛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내가 당황하고 있는 모습을 눈치 챈 건지, 달리아는 얼굴을 들어 목을 힘없이 흔들었다.

「···아냐. 그렇지 않아···」

 그녀의 눈은 새빨갛게 되어 있었고 뺨은 눈물로 젖어 있다.

「김이 눈에 쏘였을 뿐이야···」

  코를 훌쩍거리고, 눈을 손가락으로 비볐다.
 ···김이 눈에 쐬여서 그랬다고···. 결막염이라도 앓고 있었던 걸까?
 그러나, 나는 그 이상, 자세하게 물을 수 없었다.

 그 후는 이 가다랭이포와 다시마 국물이 너무 자극적이라던가 , 간장이 싱겁다든가 하며 이것 저것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달리아는 깍아 놓은 사과도 예쁘게 다 먹어 치웠다.
 
 식기를 정리한 후, 열이 있는 상태로 혼자 방치해 두는 것도 걱정되었기 때문에, 함께 있어 줄까하고 달리아에게 제안했지만, 달리아는 눈을 하얗게 떠 나를 노려보고는 바로 각하 했다. ···확실히, 이 나이 또래의 여자 아이의 집에 남자가 들어와 있게 내버려 두는 것도 조심성이 없는 거겠지. 나는 뭔가 일이 있었을 때를 대비히 우리 집의 전화번호를 적어 두고는 그대로 돌아가기로 했다.

 밖은 어느새인가 완전히 저물어 있었다. 돌아가는 길, 나는 두서없이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왜 저런 곳에 혼자서 살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왜 울었을까.

「아무래도 우동이 맛이 없었나···」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는 알 것 같지 않았다.




 다음날의 오후, 책상에 업드려 잠 자고 있는 나를 향해, 갑자기,

「오우, 시몬, 변함 없이 침몰해 있네」

 내가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하자, 언제나와 같은 달리아가 가방을 들고 히죽 웃고 서 있었다.

 아무래도 늦게나마 등교한 것같다. 완전히 혈색도 좋아져 있다.

「···너야말로, 변함 없잖아」

 나는 그대로 다시 잠을 청했다
 옆 자리의 의자가 끼리릭 끌리고, 그녀가 앉는다.
 이 계절치고는 상쾌한 바람을 타고, 희미한 향기가 코를 간질인다.

 별로 두 사람의 관계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어딘지 모르게 그것을 안심하고, 다시 눈을 닫았다.

 먼 곳에서 성급한 매미가 맴맴 울기 시작하고 있다.
 ···장마가 개면, 이제 곧 여름 방학이다.

 나는 마치 삼켜지듯이 그대로 잠에 떨어져 갔다.







 계속 

번역하면서 떠오른 건 에반게리온에서 신지가 레이 집에 찾아갔던 장면;;

만성결막염인 저도 뜨거운 것을 먹으면서 김을 쐬면 진짜로 너무 아파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달리아도 저와 같은 병에 걸려 있군요....... (틀려!)

아아 오랜만입니다.
갑작스런 스토리의 전환; 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일이 생길까요?
원작자님은 어쩌다 보니 일이 많이 생겨서 집필을 못하시고 계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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