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이번 사건의 시작은 거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영지 검은 들녘의 주인 할바임경의 의뢰였다.
당시 그는 농작물을 망쳐대는 버그베어 때문에 골치를 썩었고, 이 녀석들을 없앨 수 있다면 영지의 절반을 잃어도 좋다는 식으로 일을 의뢰해왔다.
하지만 길드라고 해서 그런 황무지를 필요로 하는건 아니어서 그의 의뢰는 묵살되어왔다.
그러나 상황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
특별히 이번 일은 그 중에서도 유별난 경우였다.
“천년을 사는 드래곤, 수천년씩 된 유물…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주위에는 천년을 넘기는 존재들이 은근히 있는 편이야. 하지만 인간의 세계는 그리 길게 지속되지 못해. 예를들어 이 나라 역시 세워진지 겨우 삼백년이지만 그 삼백년의 역사 속에 몇 번이고 고비는 있었지. 나라가 그 지경이니 일개 영지의 일은 더더욱 말할것도 없는 것. 사실 불모지로 알려진 검은 들녘 역시 찬란했던 역사는 있었네. 그리고 이 물건은 그 찬란한 역사의 조각에 불과하지.”
“찬란한… 역사 말이죠?”
엄청 꺼림칙한 표정의 루이.
그래… 그의 표정이 꺼림칙한건 다 이유가 있었다.
“그래. 이건 그 역사의 한 조각이지.”
영지의 절반을 양도받는다는 조건으로 버그베어 소탕작전에 들어간 그라센 길드는 그 버그베어의 소굴에서 고대의 유물을 발견했다.
그것은 멀쩡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조각들이 하나 둘 모이자 본래의 형태는 어떻게든 알아볼 수 있었다.
일단 사용할 수 있는 고대의 물건이라면 웬만하면 팔리는 상황이라 용병들은 일단 그것들을 있는대로 긁어 모았다.
그리고… 그것을 사무실로 가져오자 유키가 거의 발작적으로 난동을 부렸다.
“네… 이 막대기가 그 역사의… 한 조각이란 말이죠?”
“아아…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그 시절의 의료 기술은 가히 신의 기술에 근접해 있었을지도 몰라. 고대의 문헌을 살펴보자면 죽었던 그것마저도 되살릴 정도의 물건까지 있었다고 하니까 말야.”
“죽었던… 겁니까?”
“하하하하! 설마 벌써 죽었겠나? 자네들이 하는걸 보고 있으면 언제든지 벌떡 벌떡 되살아난다네!”
“그러… 시군요.”
먼산을 쳐다보며 속절없는 눈물을 흘리는 루이.
유키를 데려오지 않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하긴… 죽어도 안오겠다고 단언하긴 했지만…
“그럼 크라이어 백작님. 본제로 돌아가서 이 영지를 구입하실 의향은 있으신가요? 아시다시피 검은 들녘의 절반이라면 결코 적은 영토가 아닙니다.”
“적진 않지. 아니 오히려 더럽게 넓지. 치안도 안돼있고, 건물도 없고, 치수시설도 없고, 주민도 없는 말 그대로의 황무지지만 말야. 평당 1코퍼라면 사주겠네.”
“배… 백작님!”
“유물 빼고는 관심 없어. 흥정도 필요 없어! 이 나이에 새 영지 개척하느라 뺄 힘 따위 요만큼도 없으니까!”
아주 팔짱을 끼고 돌아서버린 크라이어 백작.
확실히 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이제와서 영지 개척은 무리다.
“그래도 고대 유물이란게… 대개 고대 유적 근처에서 발굴되지 않습니까?”
“얼마 전에 자네들은 대량의 삽과 곡괭이를 구입해갔다고 하던데? 다 조사해본 것 아닌가? 없으니까 떠넘겨 보려고 하는거겠지.”
“윽…”
그의 말은 틀림 없는 사실.
이래서 되도록이면 농가에서 하나씩 조용히 사려고 한건데 그 띨빵한 스미스씨가 이래저래 귀찮다며 대뜸 대장간에 들러 대량으로 주문했던 것이다.
“그럼 좋습니다. 이걸 구입하실 의향은 있으신가요?”
“당연히 있고 말고!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부족…한겁니까?”
“적어도 10개 이상 가져오게! 그런다면 개당 3골드씩 쳐서 사주겠네!”
“열…개씩이나 말입니까?”
“아아! 물론! 그래야 완벽한 재현이 가능하니까!”
“재현 하시는군요.”
“완성하면 하나 선물해주겠네. 흐흐흐흐… 많이는 바라지 않아. 내 파티에 딱 한번만 놀러 와주면 된다네. 여자는 얼마든지 준비할 테니까….”
“그렇게 해서 이 고대 유물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에… 그러니까… 이 고대의 마도구는… 극도로 정제된 전격계열의 에너지를 내장된 장치를 이용해 회전력으로 바꾼 다음 그것을 불규칙한 진동으로 변환하는 장치로 여성의 질 내부에 삽입해서 일종의 쾌감을 제공하는…”
‘덜컥!’
유키가 일어섰다.
뭐… 길드 회의 시간에 갑자기 이렇게 일어서는건 문제가 있지만… 보고의 내용이 내용인지라 다들 헛기침하며 못본 척 해주고 있다.
“커… 커피 끓여 올게요.”
“아아… 뭐… 부탁해.”
뭐… 헤리오스 부 길드마스터까지 그녀의 얼굴을 피할 정도니 이만하면 완벽한 묵인이다.
‘딸깍.’
아무튼 그녀가 나가고…
“간단히 말하자면 이건 딜도라는 고대의 유물입니다.”
“생각보다 역사가 깊은 물건이었군.”
“크흠! 고대인도 사람은 사람이었단 의미겠지.”
“크흠!”
갑자기 회의실 구석에서 들려오는 강한 헛기침소리.
그렇다. 이 회의실에는 아직도 여성이 한 명 남아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레이트리.
루이가 처음 입사했을 무렵 유키를 납치하려는 악당 역할로 이름만 빌려줬던 그녀는 이후 엘리스의 혼인 신고 때 일부러 가발까지 써가며 엘리스 연기까지 해줬다.
아무튼…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현재 4서클의 소서러.
“그래서 루이군. 사준대?”
“네. 개당 3골드씩… 그리고 영지에 관한 건입니다만… 이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구입할 의향은 없으시다는군요.”
갑자기 팍 식어버린 회의실 분위기.
사실 이번 의뢰를 받아들였던 이유가 버그베어의 소굴에서 고대의 유물 조각… 정확히 말하면 딜도 조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이게 뭔지 알아버렸으니 별 기대를 안하고 있지만 발견 당시에는 고대의 엄청난 신병기 내지는 고대의 아티팩트가 아닐까 하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대개 고대의 유물이 발견된 근처에는 고대의 유적도 있는게 보통 아니던가? 그런데 웬걸? 발견된 건 딜도 조각 뿐.
그 일대를 몽땅 파헤쳐봤지만 고대의 유적 따위 어디에도 없었다.
“아니… 그래도 그런게 있잖아? 한번 고대 유물이 발굴된 곳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고대의 유적도…”
“필요 없대요. 백작님은 이제 노후를 즐길 생각밖에 없으니까.”
“아아… 그래서 귀족회에서 그렇게나 욕을 해대도 그 빌어먹을 파티를 계속 해대는거로군.”
이제야 납득했다는 얼굴의 길원들.
확실히 아무리 백작이라 해도 그런 짓을 했다간 정상적인 사교계에 돌아가긴 힘들게 뻔한 노릇.
하지만 자식도 없는 크라이어 백작은 이젠 진짜 내 멋대로 살다 가겠다는 식이다.
“일단 이 근처에서 그만한 땅을 사줄만한 인간은 백작 뿐이다. 솔직히 그런 땅에서 뭔가 대규모의 고대 유적이 발굴될 것 같지도 않고… 그나마 다행이라면 딜도라도 팔아 인건비를 빼돌릴 수 있다는 거로군.”
“그게 말입니다 헤리오스님… 약간 골치 아프게 됐습니다.”
“말해보게. 루이군.”
“백작은 10개 이상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열개? 지금 발굴된게 몇개지? 레이트리!”
“네… 조각 숫자는 꽤 되지만 조립한다면 두 개도 안될 것 같은…”
“그렇게나 많은데도 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헤리오스.
그러자 레이트리의 얼굴이 불이라도 붙은듯 벌겋게 변했다.
“그게… 실제로 삽…삽입 되는 부분보다 그걸… 작동… 시키는 부분이 더 커서…”
“크흠! 그런건가? 과연…”
‘애써 근엄한 표정 지으셔도…’
안타까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부하들을 애써 외면하며 망토를 펄럭이며 돌아서는 헤리오스.
하여간 윗사람이란것도 참 힘든 자리인 것 같다.
“그럼 조사단을 파견하는게 좋겠군. 말콤군! 누가 제일 적임자라고 생각하나?”
“예! 기본적으로 이 장치는 마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색적 마법에 즉시로 반응합니다. 따라서 거의 전사급의 체력과 3서클의 마법 능력을 동시에 갖춘 루이군이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나쁘지 않군. 색적 마법은 캔드립(1서클 이하)이니 마법 사용료는 지불하지 않아도 되겠지? 루이군.”
그건 사실 굉장히 곤란하다.
마법사는 마법 사용료가 보수의 절반에 해당하니까.
즉… 전투 도중 마법사가 사용한 마법의 숫자는 그의 보수와 직결된다는 소리다.
“아니… 그건 좀… 곤란…”
“엘리스!”
“우힉!”
“그러고 보니 엘리스 사건을 무마해준 대가를 아직 받지 못한 것 같은데?”
“아아…”
땀만 삐질삐질 흘리는 루이.
그러고보니 확실히 그렇다.
엘리스가 무사한 이유는 그녀가 이제 준남작 부인이 된것과 그녀와 그녀의 암살길드의 연결고리에 대한 정보가 그라센 길드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니까.
“곤란하지 않지? 후후…”
“네… 그렇… 그렇습니다.”
“그럼 결정이군. 말콤군은 지금 당장 적당한 어시스트 한 명을 추가로 차출해서 이…”
고대의 유물을 빤히 쳐다보는 헤리오스.
본래 그가 하려던 말은 -그럼 결정이군. 말콤군은 지금 당장 적당한 어시스트 한 명을 추가로 차출해서 이 [고대의 유물 이름]을 찾도록 하게!- 였지만 그 고대의 유물 이름이 ‘고대의 딜도’다.
그렇다면 그의 말은 -그럼 결정이군. 말콤군은 지금 당장 적당한 어시스트 한 명을 추가로 차출해서 이 고대의 딜도를 찾도록 하게!-가 되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데 되면 어른으로써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 이것은 어른의 사정…
“크험! 이 유물을 찾도록 하게!”
“푸흡… 알겠… 습니다.”
책상에 엎어져 연신 꿈틀대는 용병들.
애초에 이런 지부에 놀러온 것 자체가 실수였다고 후회하는 헤리오스였다.
당시 그는 농작물을 망쳐대는 버그베어 때문에 골치를 썩었고, 이 녀석들을 없앨 수 있다면 영지의 절반을 잃어도 좋다는 식으로 일을 의뢰해왔다.
하지만 길드라고 해서 그런 황무지를 필요로 하는건 아니어서 그의 의뢰는 묵살되어왔다.
그러나 상황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
특별히 이번 일은 그 중에서도 유별난 경우였다.
“천년을 사는 드래곤, 수천년씩 된 유물…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 주위에는 천년을 넘기는 존재들이 은근히 있는 편이야. 하지만 인간의 세계는 그리 길게 지속되지 못해. 예를들어 이 나라 역시 세워진지 겨우 삼백년이지만 그 삼백년의 역사 속에 몇 번이고 고비는 있었지. 나라가 그 지경이니 일개 영지의 일은 더더욱 말할것도 없는 것. 사실 불모지로 알려진 검은 들녘 역시 찬란했던 역사는 있었네. 그리고 이 물건은 그 찬란한 역사의 조각에 불과하지.”
“찬란한… 역사 말이죠?”
엄청 꺼림칙한 표정의 루이.
그래… 그의 표정이 꺼림칙한건 다 이유가 있었다.
“그래. 이건 그 역사의 한 조각이지.”
영지의 절반을 양도받는다는 조건으로 버그베어 소탕작전에 들어간 그라센 길드는 그 버그베어의 소굴에서 고대의 유물을 발견했다.
그것은 멀쩡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조각들이 하나 둘 모이자 본래의 형태는 어떻게든 알아볼 수 있었다.
일단 사용할 수 있는 고대의 물건이라면 웬만하면 팔리는 상황이라 용병들은 일단 그것들을 있는대로 긁어 모았다.
그리고… 그것을 사무실로 가져오자 유키가 거의 발작적으로 난동을 부렸다.
“네… 이 막대기가 그 역사의… 한 조각이란 말이죠?”
“아아…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그 시절의 의료 기술은 가히 신의 기술에 근접해 있었을지도 몰라. 고대의 문헌을 살펴보자면 죽었던 그것마저도 되살릴 정도의 물건까지 있었다고 하니까 말야.”
“죽었던… 겁니까?”
“하하하하! 설마 벌써 죽었겠나? 자네들이 하는걸 보고 있으면 언제든지 벌떡 벌떡 되살아난다네!”
“그러… 시군요.”
먼산을 쳐다보며 속절없는 눈물을 흘리는 루이.
유키를 데려오지 않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하긴… 죽어도 안오겠다고 단언하긴 했지만…
“그럼 크라이어 백작님. 본제로 돌아가서 이 영지를 구입하실 의향은 있으신가요? 아시다시피 검은 들녘의 절반이라면 결코 적은 영토가 아닙니다.”
“적진 않지. 아니 오히려 더럽게 넓지. 치안도 안돼있고, 건물도 없고, 치수시설도 없고, 주민도 없는 말 그대로의 황무지지만 말야. 평당 1코퍼라면 사주겠네.”
“배… 백작님!”
“유물 빼고는 관심 없어. 흥정도 필요 없어! 이 나이에 새 영지 개척하느라 뺄 힘 따위 요만큼도 없으니까!”
아주 팔짱을 끼고 돌아서버린 크라이어 백작.
확실히 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이제와서 영지 개척은 무리다.
“그래도 고대 유물이란게… 대개 고대 유적 근처에서 발굴되지 않습니까?”
“얼마 전에 자네들은 대량의 삽과 곡괭이를 구입해갔다고 하던데? 다 조사해본 것 아닌가? 없으니까 떠넘겨 보려고 하는거겠지.”
“윽…”
그의 말은 틀림 없는 사실.
이래서 되도록이면 농가에서 하나씩 조용히 사려고 한건데 그 띨빵한 스미스씨가 이래저래 귀찮다며 대뜸 대장간에 들러 대량으로 주문했던 것이다.
“그럼 좋습니다. 이걸 구입하실 의향은 있으신가요?”
“당연히 있고 말고!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부족…한겁니까?”
“적어도 10개 이상 가져오게! 그런다면 개당 3골드씩 쳐서 사주겠네!”
“열…개씩이나 말입니까?”
“아아! 물론! 그래야 완벽한 재현이 가능하니까!”
“재현 하시는군요.”
“완성하면 하나 선물해주겠네. 흐흐흐흐… 많이는 바라지 않아. 내 파티에 딱 한번만 놀러 와주면 된다네. 여자는 얼마든지 준비할 테니까….”
“그렇게 해서 이 고대 유물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에… 그러니까… 이 고대의 마도구는… 극도로 정제된 전격계열의 에너지를 내장된 장치를 이용해 회전력으로 바꾼 다음 그것을 불규칙한 진동으로 변환하는 장치로 여성의 질 내부에 삽입해서 일종의 쾌감을 제공하는…”
‘덜컥!’
유키가 일어섰다.
뭐… 길드 회의 시간에 갑자기 이렇게 일어서는건 문제가 있지만… 보고의 내용이 내용인지라 다들 헛기침하며 못본 척 해주고 있다.
“커… 커피 끓여 올게요.”
“아아… 뭐… 부탁해.”
뭐… 헤리오스 부 길드마스터까지 그녀의 얼굴을 피할 정도니 이만하면 완벽한 묵인이다.
‘딸깍.’
아무튼 그녀가 나가고…
“간단히 말하자면 이건 딜도라는 고대의 유물입니다.”
“생각보다 역사가 깊은 물건이었군.”
“크흠! 고대인도 사람은 사람이었단 의미겠지.”
“크흠!”
갑자기 회의실 구석에서 들려오는 강한 헛기침소리.
그렇다. 이 회의실에는 아직도 여성이 한 명 남아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레이트리.
루이가 처음 입사했을 무렵 유키를 납치하려는 악당 역할로 이름만 빌려줬던 그녀는 이후 엘리스의 혼인 신고 때 일부러 가발까지 써가며 엘리스 연기까지 해줬다.
아무튼…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현재 4서클의 소서러.
“그래서 루이군. 사준대?”
“네. 개당 3골드씩… 그리고 영지에 관한 건입니다만… 이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구입할 의향은 없으시다는군요.”
갑자기 팍 식어버린 회의실 분위기.
사실 이번 의뢰를 받아들였던 이유가 버그베어의 소굴에서 고대의 유물 조각… 정확히 말하면 딜도 조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이게 뭔지 알아버렸으니 별 기대를 안하고 있지만 발견 당시에는 고대의 엄청난 신병기 내지는 고대의 아티팩트가 아닐까 하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대개 고대의 유물이 발견된 근처에는 고대의 유적도 있는게 보통 아니던가? 그런데 웬걸? 발견된 건 딜도 조각 뿐.
그 일대를 몽땅 파헤쳐봤지만 고대의 유적 따위 어디에도 없었다.
“아니… 그래도 그런게 있잖아? 한번 고대 유물이 발굴된 곳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고대의 유적도…”
“필요 없대요. 백작님은 이제 노후를 즐길 생각밖에 없으니까.”
“아아… 그래서 귀족회에서 그렇게나 욕을 해대도 그 빌어먹을 파티를 계속 해대는거로군.”
이제야 납득했다는 얼굴의 길원들.
확실히 아무리 백작이라 해도 그런 짓을 했다간 정상적인 사교계에 돌아가긴 힘들게 뻔한 노릇.
하지만 자식도 없는 크라이어 백작은 이젠 진짜 내 멋대로 살다 가겠다는 식이다.
“일단 이 근처에서 그만한 땅을 사줄만한 인간은 백작 뿐이다. 솔직히 그런 땅에서 뭔가 대규모의 고대 유적이 발굴될 것 같지도 않고… 그나마 다행이라면 딜도라도 팔아 인건비를 빼돌릴 수 있다는 거로군.”
“그게 말입니다 헤리오스님… 약간 골치 아프게 됐습니다.”
“말해보게. 루이군.”
“백작은 10개 이상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열개? 지금 발굴된게 몇개지? 레이트리!”
“네… 조각 숫자는 꽤 되지만 조립한다면 두 개도 안될 것 같은…”
“그렇게나 많은데도 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헤리오스.
그러자 레이트리의 얼굴이 불이라도 붙은듯 벌겋게 변했다.
“그게… 실제로 삽…삽입 되는 부분보다 그걸… 작동… 시키는 부분이 더 커서…”
“크흠! 그런건가? 과연…”
‘애써 근엄한 표정 지으셔도…’
안타까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부하들을 애써 외면하며 망토를 펄럭이며 돌아서는 헤리오스.
하여간 윗사람이란것도 참 힘든 자리인 것 같다.
“그럼 조사단을 파견하는게 좋겠군. 말콤군! 누가 제일 적임자라고 생각하나?”
“예! 기본적으로 이 장치는 마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색적 마법에 즉시로 반응합니다. 따라서 거의 전사급의 체력과 3서클의 마법 능력을 동시에 갖춘 루이군이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나쁘지 않군. 색적 마법은 캔드립(1서클 이하)이니 마법 사용료는 지불하지 않아도 되겠지? 루이군.”
그건 사실 굉장히 곤란하다.
마법사는 마법 사용료가 보수의 절반에 해당하니까.
즉… 전투 도중 마법사가 사용한 마법의 숫자는 그의 보수와 직결된다는 소리다.
“아니… 그건 좀… 곤란…”
“엘리스!”
“우힉!”
“그러고 보니 엘리스 사건을 무마해준 대가를 아직 받지 못한 것 같은데?”
“아아…”
땀만 삐질삐질 흘리는 루이.
그러고보니 확실히 그렇다.
엘리스가 무사한 이유는 그녀가 이제 준남작 부인이 된것과 그녀와 그녀의 암살길드의 연결고리에 대한 정보가 그라센 길드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니까.
“곤란하지 않지? 후후…”
“네… 그렇… 그렇습니다.”
“그럼 결정이군. 말콤군은 지금 당장 적당한 어시스트 한 명을 추가로 차출해서 이…”
고대의 유물을 빤히 쳐다보는 헤리오스.
본래 그가 하려던 말은 -그럼 결정이군. 말콤군은 지금 당장 적당한 어시스트 한 명을 추가로 차출해서 이 [고대의 유물 이름]을 찾도록 하게!- 였지만 그 고대의 유물 이름이 ‘고대의 딜도’다.
그렇다면 그의 말은 -그럼 결정이군. 말콤군은 지금 당장 적당한 어시스트 한 명을 추가로 차출해서 이 고대의 딜도를 찾도록 하게!-가 되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데 되면 어른으로써의 체면이 서지 않는다. 이것은 어른의 사정…
“크험! 이 유물을 찾도록 하게!”
“푸흡… 알겠… 습니다.”
책상에 엎어져 연신 꿈틀대는 용병들.
애초에 이런 지부에 놀러온 것 자체가 실수였다고 후회하는 헤리오스였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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