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다섯 마녀의 전설(The Legend of Five Witches) 3부
『 - 사족 -
몇 편 되지도 않지만, 이전까지 강간계열의 야설만 써온 부작용으로 ㅡ_ㅡ 그런 야설을 생각하고 보러 들어오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본 야설에서도 흐름상 필요하면 강간이나 성고문 등을 망설일 생각은 전혀 없으며 - 그런 이유로... 강간 야설들을 쓸 때 사용했던 아래 권고문도 그대로 두기는 했습니다만 - 본 야설에서는 그쪽을 주 테마로 할 생각은 없답니다. ㅡ_ㅡ
1부, 2부에서 리플 및 추천을 강요드리는 문구를 써서 죄송했습니다.
어느 독자님이 물어보신 특이용어들은..... 창조자로서^^; 이 세계에서 사용되는 종족명 등의 명사들을 좀더 마음에 드는 어감으로 하기 위해 이런저런 외래어에서 마음대로 가져오거나 바꾸거나 만들어 본 것입니다.
주말에 가볼 곳이 생기는 바람에 - 처음부터, 일주일에 한 부라는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한 연재속도도 지키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어서 ㅡ_ㅡ - 저로서는 ㅡ_ㅡ 약간 무리해서 3부를 작성해서 주중에 올려 드립니다. 』
본 야설은 강간, 윤간, 성고문 수준의 SM 등 비윤리적이고 중범죄에 해당하며 매우 잔인하고 하드코어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읽으시지 말 것을 미리 권고 드립니다.
위 안내문은 상투적인 머릿말이 아니며, 본 야설의 실제 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아래 내용을 읽으시지 말 것을 거듭 권고 드립니다.
- 3부 - 이어지는 전설 (샹드로 마을 편 : 셍뜨 아미트와 밤비르)
"드디어 도착했군요! 여기가 샹드로입죠!"
마차 속도가 느려지는가 싶더니, 마부가 뒤를 돌아보며 이 나라 말로 외쳤다.
"와아아아아! 지루해서 혼났네!"
주영이 작은 창밖으로 내다보며 소리쳤다.
역시 블랑키아처럼 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마을이었지만 샹리아나 블랑키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꽤 커 보이네요!"
이 나라 말로 주영이 외치자 마부가 자랑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입죠. 샹드로는 주민이 오백 명이 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장도 서는 큰 마을입죠."
그 말을 들은 여자들 모두 말은 안했지만 똑같은 생각을 했다.
"겨우 일주일에 한 번?"
잠시 후, 마을 안의 큰 빈터에 마차를 세우고 짐스웰과 마부, 일꾼들이 작별인사를 하러 몰려왔다.
오른쪽 볼에 난 흉터며 험한 인상에 안 어울리게 눈물을 글썽이며 짐스웰이 말했다.
"모시고 여행해서 영광이었습니다, 미리어님!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여러분!"
미영도 짐스웰에게 이 나라 말로 대답했다.
"아니요! 저희야말로 정말 감사했습니다, 짐스웰씨! 그런데 혹시 멀리 떨어진 사람과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러자 짐스웰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메로빙같은 거 말씀이십니까?"
"예, 멀리 떨어진 사람과 바로 얘기할 수 있는....."
"메로빙이라면 이곳 샹드로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좀더 큰 마을, 아니 아마 도시 정도는 찾아가셔야 할 것 같군요."
"가장 가까운 도시가 어디죠?"
짐스웰이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메로빙을 확실히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랑구르시아시 정도는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마차로 보름 정도 가셔야 할 겁니다."
주영이 놀란 음성으로 끼어들었다.
"보름이나요? 걸어가면요?"
짐스웰이 더욱더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걸어가시면 여자 분들은 석달은 걸릴 겁니다."
그러자 미영이 "젖소" 은주에게 손짓해서 샹그라와 블랑키아 마을 사람들에게서 받은 돈 주머니를 가져오게 한 후, 짐스웰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 정도 돈이면 마차와 말을 살 수 있을까요?"
짐스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조그만 마차라면 가능합니다. 다만 이곳 위스토아는 벌써 몇백 년이나 이어진 분란으로 치안이 워낙 엉망이어서요.
아무리 여러분이라도 여자 분들끼리 여행하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미리어님은 요리도 잘 하시니 그냥 여기서 사시는게 어떠십니까?
제가 좋은 식당을 소개해 드릴 수 있습니다."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식당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나라 사람이 아니라서요.
메로빙을 써서 돌아가야 해요.
말과 마차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가격만 맞으면 농가라면 어디나 팔겠지만 장터에서 사시는게 좋은 물건을 훨씬 싼 가격에 사실 수 있어서 좋습니다.
먹을거나 입을 것도 넉넉히 사서 가져 가셔야 할 거구요.
다음 장날이..... 사흘 뒤로군요."
짐스웰이 마차에서 종이와 펜을 가져와서 뭐라고 썼는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글을 - 미영 일행중 이 나라 글까지 배우기 시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써서 미영에게 주었다.
샹드로의 집들 역시 거의 모두 통나무 집들이었지만 집들만 최소한 백오십여 채는 되어 보이는 꽤 큰 마을이었고 더러더러 훨씬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돌로 지은 저택들도 눈에 띄었다.
"흐음..... 그런데, 이 나라 글자도 읽을 줄 모르는데 길몽드라는 식당을 어떻게 찾지?"
주영의 물음에 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짓자,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아름다운 새하얀 얼굴에 활짝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일이야 내가 전문이잖아!"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마침 걸어오고 있는 - 멍청해 보이지만 착하게 생긴 - 어느 젊은 남자에게 다가가 화사하게 웃으며 이 나라 말로 말을 걸었다.
"프라이라앙(오빠앙)!"
"저..... 저요?"
눈이 둥그레지는 남자에게 아가씨가 바싹 달라 붙으며 물었다.
"이 마을에 처음 와서 그러는데 혹시 길몽드라는 식당을 아셔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은발의 미녀가 몸을 기대듯 찰싹 달라 붙으며 애교스럽게 묻자 얼굴이 붉어진 남자가 말까지 더듬으며 대답했다.
"무..... 물론이죠. 따..... 따..... 따라오세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방긋 웃으며 남자에 바싹 붙어서 따라가는 전문가 -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의 솜씨를 보며, 주영이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흐음..... 상거지 같아!"
"어서 오십시오!"
좋은 인상의 뚱뚱한 식당 주인이 웃으며 미영 일행을 반겼다.
미영이 머뭇거리며 나서서 이 나라 말로 말했다.
"저..... 먹으러 온게 아니고 며칠만 여기서 일할 수 있을까요?
짐스웰씨의 추천장을 가져왔습니다."
"짐스웰이요?"
추천장을 읽어 본 주인이 사람좋게 웃으며 말했다.
"짐스웰은 제 먼 친척 동생이 되죠.
큰 은혜를 입었으니 무조건 도와드리라고 썼으니 그래야 되겠네요. 허허허!
마침 일을 거들어주던 사람이 그만 뒀는데 마침 딱 좋을 때 와주셨네요.
하지만..... 여섯 분이나 쓸 만큼 저희 식당이 크진 않은데요."
그러자, 전문가 - "은발의 성녀" 라고도 불리며 주영의 표현을 빌리면 "상거지" -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얼굴을 주인 남자에게 기대듯 가까이 하면서 순진하고 귀엽게 방긋 웃으며 말했다.
"저희가 서빙하면 손님들도 아주 좋아하실 거에요! 안 그럴까요?"
뚱뚱한 양볼을 붉히면서 주인이 말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겠네요. 저는 포르쉬라고 하죠."
"저는 쟈넷이라고 해요."
아가씨가 귀엽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른 여자들도 저마다 자기 이름을 말했다.
포르쉬의 식당 길몽드(이 나라 말로 "빵 식당" 이라는 아주 소박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는 나무 테이블이 열댓 개나 되는 제법 큰 식당이었다.
저녁이 돼서 식당을 들어서던 사람들은 - 붉은 색 단발 머리에 크고 예쁜 보석같은 붉은 색 눈동자, 길고 치렁치렁한 은발 머리에 은빛 눈동자, 긴 연녹색 머리에 약간 옆으로 째진 연녹색 눈동자의 글래머 등 총 천연 색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들을 가진 미인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음식을 서빙하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피부색이 약간 색다른 검정 머리의 눈매가 사나운 안경 쓴 여자는 별로 돋보이는 외모가 아니었지만, 나머지 네 명의 여자들은 - 밖에서 보이는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는 금발 머리에 아름다운 금빛 눈동자의 요리사를 포함해서 - 모두 상당한 미인들이었고 특히 작은 폭포같은 은발 머리를 찰랑거리며 은빛으로 빛나는 신비로운 눈동자를 가진 아가씨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꿈에서도 보지 못했을 정도의 미인이었다!
"혹시 직업 요리사인가요, 미리어씨는?"
매우 능숙하게 감자를 깎고 야채를 손질하는 미영을 보고 - 그와는 안 어울리는 - 미영의 허리에 찬 긴 칼을 힐끔거리며 포르쉬가 물었다.
"아니요! 원래 요리를 좋아해서..... 요리를 가르치는 곳에도 (미영은 이 나라 말로 "양식 요리"나 "학원" 이라는 단어를 아직 알지 못했다) 다녔었어요."
"그런 곳도 있나요?"
"예, 제가 살던 나라에서는요."
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한편, 수진쪽은 서빙할 인원이 남아도는 걸로 보여서, 그리고 샹리아 마을의 경험에서 보면 벌목 일 일당이 제법 되었으므로 힘쓸 일거리를 찾아 보았지만 글자도 모르는 데다가 - 다른 여자들에 비해 과묵했던 죄로 - 이 나라 말에도 영 서툴러서 마땅한 일거리를 줄만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해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할 무렵, 배고픔을 느끼며 다시 길몽드 식당으로 힘없이 터덜터덜 돌아오자 식당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게 보였다.
"로라(아가씨)! 줄 서야지!"
아마도 그런 뜻인 것 같은 - 수진의 이 나라 말 실력으로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 누군가의 고함소리를 무시하며 안으로 들어서자 곡예하듯 접시를 양 손에 각각 두 개씩 네 개나 한꺼번에 들고 주영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면서 외쳤다.
"수진이 언니! 마침 잘 왔어! 빨리 음식 좀 날라!"
"으응!"
수진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계속 나는 걸 느끼며 몇 시간 동안이나 쉴새 없이 음식을 가득 담은 접시들을 나르고 사람들이 맛있게 음식들을 먹는 걸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빈 그릇들을 치워야 했다.
밤이 깊어지자 손님들 숫자가 조금 줄면서 약간 숨돌릴 시간이 생겼다.
남은 손님들은 주로 술이나 과일즙 음료와 간단한 요리를 시키고 여유있게 잡담을 즐기고 있었다.
"그게 정말인가?"
"그럼! 벌써 몇 사람째 젊은 처녀들이 밤에 사라졌다지 뭔가!"
"여자 납치범인가?"
그러자 맞은 편에 앉은 사내가 고개를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치안대는 실종사고라며 쉬쉬하고 있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가 벌인 일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네!"
"그렇다면?"
"밤비르라든가?"
"서..... 설마. 정말 그렇다면 우리 마을은....."
"쉿! 조용히 말하게!"
어느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의 남자들은 아주 작은 소리로 서로 속삭이듯 말했지만 좀 떨어진 주방에 있는 미영의 귀에는 들릴 듯 말 듯 대충의 말이 들려왔다.
"후루룩! 후룩! 와구! 와구! 쩝쩝! 와구! 와구!"
주방 한 쪽에서 게걸스레 빵과 스프를 먹고 있는 수진의 옆에 주영도 앉아서 쉬고 있는 걸 보고 미영이 우리 말로 물었다.
"주영아! 혹시 저쪽 테이블에 앉아서 말하는 사람들 얘기 다 들리니?"
주영이 자랑스런 듯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밤비르 얘기? 흐음..... 언니도 저렇게 멀리서 조그만 소리로 서로 얘기하는 것까지 다 들리는거야?"
"아니! 나는 희미하게 겨우 들리는 정도야."
"헤헤! 나는 전부 다 아주 잘 들리지롱."
크고 아름다운 붉은 색 눈동자를 보석처럼 반짝이며 자랑스럽게 웃는 주영을 보며, 미영이 이 나라 말로 포르쉬에게 물었다.
"포르쉬씨! 밤비르라는게 뭐죠?"
스프를 젓고 있던 포르쉬가 기겁을 하듯 놀라더니 주위를 둘러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쉬잇! 밤에는 그런 얘길 해서는 안돼요!"
"예?"
"그게 듣고 찾아올 수도 있거든요."
너무나 미신적인 이야기에 미영은 한숨을 쉬었지만 더이상 캐묻지는 않았다.
그날 밤, 다행히 식당에도 딸린 조그만 방이 있어서 미영 일행은 거기서 잠을 자기로 하고 포르쉬는 미안해 하면서 자기 집으로 잠을 자러 갔다.
"흐음..... 우리 이 나라 돈도 많은데 여관에서 자면 더 편하지 않을까?"
주영의 말에 미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니. 말과 마차를 사야 하게 됐으니 일단 돈을 아껴야 해."
그러자 "젖소" 은주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게 돈을 받아두길 잘 했지?"
"휴우우우....."
주영이 문득 길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이 나라에 온지 벌써 한 달이 넘었지? 어쩌면 언니는 무단 결근으로 벌써 학교에서 짤렸겠다!"
미영도 따라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쨌든 이 나라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도대체 어떻게 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젖소"도 따라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남편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
그 말에 한동안 각자 가족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주영이 말을 이었다.
"흐음..... 만약 우리 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면..... 그 때는 어떻게 하지?"
미영이 얕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천만다행으로 큰 도시에는 전화가 있나 보니, 일단 전화만 걸 수 있으면 어떻게든 돌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야. 그만 자렴! 내일도 일해야지!"
주영을 타이르고 억지로 잠을 청하던 미영은 악몽을 꾸었다.
박쥐같은 날개를 가진 사람 모양의 무언가가 펄럭거리면서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식당 창가에 서서 창문으로 방 안을 들여다 보았다.
타오르는 불처럼 새빨갛게 빛나는 두 눈에는 눈동자가 없었다!
흠칫 놀라며 잠을 깬 미영의 눈에 놀랍게도 정말로 창문으로 들여다 보는 새빨갛게 빛나는 두 개의 눈이 보였다!
그리고 "젖소" 은주가 약간 옆으로 째져 조금 사나와 보이는 연녹색 눈동자의 눈을 이상하게 멍하게 뜨고 어쩐지 흐느적거리는 듯한 걸음으로 창가로 다가가고 있었다.
"뭐냐?"
미영이 소리치며 머리맡에 놓아둔 긴 칼을 칼집째 집어들자, 창밖의 두 눈이 매섭게 미영을 쳐다 보았다!
눈동자 없는 새빨간 두 개의 눈과 마주 쳐다보는 순간, 미영은 잠시 어질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 정신을 차리며 칼을 빼들고 창가로 달려가며 기합을 질렀다!
"하아아아앗!"
그러자 새빨갛게 빛나던 두 개의 눈이 마치 안개처럼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주영이 그제야 눈을 뜨더니 소리없는 걸음으로 어느새 미영의 곁에 다가와 물었다.
"왜 그래, 언니? 밤중에 칼은 빼들고? 은주 언니?"
주영이 "젖소"의 어깨를 흔들자 옆으로 찢어진 눈매의 멍한 연녹색 눈에 갑자기 촛점이 돌아오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머!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언니 혹시 몽유병 있어요?"
"아니! 그럴리가!"
미영은 창밖을 내다 보았지만 아무 흔적도 찾을 수 없자 긴 칼을 다시 칼집에 넣었다.
"언니? 뭐가 있어?"
주영의 질문에 미영은 말을 해줄까 하다가 공연히 겁먹게 하는게 아닌가 생각되어 일단 그만두기로 했다.
"아니, 무슨 소리가 났나 했는데 아닌가봐! 다시 자자!"
다음날 아침 역시 줄을 서서 이어지는 손님들로 여자들 모두 바쁘게 보냈다.
포르쉬가 사람좋게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이 마을에 식당을 차린지 10년에 이렇게 손님이 많아보긴 처음이네요. 허허허!
언제까지 있을거라고 했었죠?"
미영이 돼지고기 스튜의 맛을 보면서 웃으며 대답했다.
"죄송해요, 포르쉬씨! 내일 모레 장날 여행에 필요한 마차와 짐을 사면 떠나려고 해요."
"저런! 그거 정말 아쉽네요."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듯한 포쉬르에게 다시 웃어 보이며 미영이 말을 꺼냈다.
"포르쉬씨! 죄송하지만, 혹시 밤비르라는게 뭐죠?"
그러자 포르쉬가 누가 들을까봐 두려운 듯 주방 밖 손님들쪽을 쳐다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의 피를 먹고 사는 괴물이죠. 굉장히 무서운 괴물이에요."
"무서워요?"
미영의 질문에 몸서리를 치며 포르쉬가 대답했다.
"정말 밤비르가 나타나면 이런 마을 하나 정도는 금방 폐허가 될 수도 있어요.
한 사람씩 한 사람씩 피를 빨려 죽으면서 없어지죠.
무서운 얘기지만 밤비르에 피를 빨려서 죽은 사람도 밤비르가 된다고 해요.
그리고 밤비르 숫자가 충분히 늘어나면....."
오싹함을 느끼며 미영이 물었다.
"어떻게 되죠?"
"한꺼번에 마을을 습격해서 살아 있는 건 전부 죽이고 밤비르 마을을 만들어 버리죠.
그게 끝나면 다시 이웃 마을로 번지구요."
"그렇게 무섭다면 온 세상이 밤비르 천지가 되겠군요."
미영의 질문에 포르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행히 그렇지는 않아요. 밤비르들의 천적인 셍뜨 아미트가 있으니까요."
"셍뜨 아미트요?"
"신의 가호를 받는 아미트(기사)를 말해요.
사실 이 마을도 밤비르들을 퇴치한 어느 셍뜨 아미트를 기리는 작은 사원을 시작으로 해서 세워졌다고 하죠."
"지금도 그 사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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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후, 점심시간도 지나고 한가해진 오후 시간을 이용해서 미영 일행은 마을 외곽에 있다는 사원을 찾아갔다.
그냥 식당에서 쉬고 있겠다고 말한 여검사 재연을 제외한 다섯 명만이었다.
작은 사원으로 시작했다지만 그 뒤에 증축이라도 했는지, 생각보다 상당히 큰 크기에 제법 고급스런 하얀 돌로 벽을 짓고 나무로 된 지붕과 문에도 온통 새하얗게 칠을 한 깔끔하고 아름다운 사원이었다.
꾸밈 장식은 없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검정색의 긴팔 상의와 치마를 입은 제법 예쁘장한 젊은 여자 두 명이 온화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정의와 수호의 신이신 마르 신의 가호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러 오셨나요?"
"예! 여기가 밤비르를 퇴치한 셍뜨 아미트를 기리는 사원인가요?"
미영의 질문에 나이먹은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가 대답했다.
"맞습니다!"
수도사 복 같은 - 하지만 꽤 고급스런 느낌의 헐렁한 검정 로브를 입은 나이 지긋한 남자가 옆에서 다가오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대신관님!"
두명의 여자들이 공손하게 나이 많은 남자에게 머리를 숙였다.
"오늘은 예배일도 아니라 한가하니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죠!"
대신관이라는 나이 많은 남자의 말에 여자들이 다시 한번 매우 공손한 태도로 머리를 숙였다.
대신관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정확히 이십 년전에 셍뜨 아미트 르몽드님께서 밤비르들을 퇴치하시고 사람들을 죽음과 공포에서 구원하셨죠."
주영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헤에! 우리하고 똑같네!"
붉은 색 단발머리에 귀여운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어리고 예쁜 주영을 힐끔 쳐다본 대신관이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따뜻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쉽게도 밤비르들에게 입은 상처로 르몽드님께선 돌아가셨지만....."
주영이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흐음..... 별로 똑같진 않구나!"
"그분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큰 은혜를 기리기 위해 이 사원이 지어졌습니다.
정의와 수호의 신이신 마르 신님과 셍뜨 아미트님의 가호를 받는 덕분인지 이 사원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점차 모여들었죠.
그래서 숲속 마을치고는 제법 번창하는 오늘날의 샹드로가 된 것입니다.
저 것이 르몽드님께서 입으셨던 갑옷이죠."
제단 앞에 모셔진, 잘 손질되었는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금속제 흉갑옷 - 활동하기 편하도록 가슴과 몸통의 주요 부위만 가리도록 되어 있었다 - 을 보면서 미영이 물었다.
"왜 셍뜨 아미트가 밤비르의 천적이라고 하죠?"
그러자 대신관은 다소 심각한 얼굴을 하며 물었다.
"사실..... 밤비르의 천적이라는 건 없습니다.
밤비르는.....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며, 안개로 변할 수도 있고, 어른 남자 대여섯 명분의 힘을 갖고 있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아무리 강한 자라도 최면에 걸려 버리며, 심장에 나무말뚝을 박거나 목을 완전히 잘라내지 않는 한 어떤 상처를 입어도 금방 재생하는 불사신입니다.
게다가 밤비르에게 피를 빨려서 죽은 자도 밤비르가 되어 버리죠.
갓 만들어진 밤비르는 원래의 밤비르만큼 강하진 못하고 원래의 밤비르가 죽으면 따라서 죽어 버리지만, 역시 인간은 비교도 안될 만큼 강한 존재이며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강해져서 나중에는 독립할 수 있게 됩니다."
"최면", "심장", "불사신", "재생" 등 알고 있는 이 나라 어휘 수준을 벗어나는 단어들의 의미를 물어봐 내용을 이해한 후, "젖소" 은주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엄청나군요!"
대신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엄청나죠!
셍뜨 아미트는 밤비르의 천적이라기 보다는 인간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밤비르에 대항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셍뜨레(성녀)의 셍뜨 바인 - 신성한 빛 - 도 밤비르를 쫓을 수는 있지만 치명타를 입히기는 어렵습니다.
셍뜨 아미트는 - 그리고 셍뜨레(성녀)도 - 밤비르의 눈을 똑바로 쳐다봐도 최면에 걸리지 않죠.
그리고 셍뜨 아미트가 될 정도라면 아미트(기사)로서도 상당히 강한 자로서 전투력이 높을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대신관이 - 새하얀 돌로 된 탁자위에 놓여있는 - 큰 새하얀 돌그릇에 담겨 있는 깨끗한 물을 가리켰다.
"셍뜨 미르를 이용해서 셍뜨 바인(신성한 빛)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셍뜨 미르라는 게 뭐죠?"
"젖소" 은주의 질문에 대신관의 파란 눈동자가 동그래지는 걸 보고 미영이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사실 저희는 다른 나라에서 와서 아는게 아무 것도 없어요.
이 나라 말에도 아직 서투르구요."
대신관이 다시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셍뜨 미르는 저같은 성직자가 신의 이름으로 축복해준 미르(물)를 말합니다. 그걸 무기 - 보통은 검에 사용함으로써 셍뜨 아미트(성 기사)도 셍뜨레(성녀)처럼 셍뜨 바인(신성한 빛)을 사용할 수 있죠.
특별한 셍뜨 아미트들의 경우에는 셍뜨 미르를 사용하지 않고도 생뜨 바인(신성한 빛)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셍뜨 바인(신성한 빛)이 깃든 무기는 그 한 방, 한 방이 밤비르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습니다."
그러자, 주영이 미영의 허리에 찬 긴 칼을 보면서 말했다.
"흐음..... 언니도 칼이 있잖아! 시험해 보자!"
"얘는..... 무슨!"
대신관이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얼마든지 시험해 보셔도 좋습니다."
미영이 쑥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칼을 뽑아 돌그릇에 담긴 깨끗한 물에 칼을 옆면쪽으로 넣으면서 듬뿍 담갔다.
그리고 물에 젖은 긴 칼을 높이 쳐들면서 웃으며 말했다.
"봐! 역시 아무 변화도....."
다음 순간, 미영은 아무 것도 없는 새하얀 빛으로 덮힌 공간에 혼자 서 있었다!
"이..... 이게 무슨.....!!!"
마치 놀이동산에서 보트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질 때 깜깜한 속에서 느꼈던 기분과 비슷한.....
그때, 눈앞이 더욱더 찬란하게 빛나면서 - 그럼에도 불구하도 이상하게도 전혀 눈이 부시거나 아프진 않았다 - 엄숙한 목소리가 소리도 없이 마치 미영의 머리 속에 직접 말하는 것처럼 말을 걸어왔다!
[그.대.는. 정.의.를. 수.호.하.고. 생.명.을. 지.키.려.는.가?]
너무나 놀라운 상황에 미영이 얼떨떨해 하고 있자, 다음 순간 미영은 다시 원래대로 사원 안에 일행과 대신관과 함께 서 있었다!
놀랍게도 셍뜨 미르(성수)에 젖은 칼이 날카로운 느낌의 파란 색으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대신관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셍뜨 아미트레이십니까?"
"셍뜨 아미트레?"
"젖소" 은주의 의문섞인 말투에 대신관이 설명했다.
"여자 셍뜨 아미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미영은 방금전의 상황과 빛나는 칼을 보고 놀라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가 뭔지도 방금 들어서 알았어요!"
그러자 대신관이 놀라움이 담긴 얼굴로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늙은이의 멍청함을 용서 하십시오!
저는 정의와 수호의 신이신 마르님의 작은 종 빌립 카르페르라고 합니다."
"저는 미리어라고 합니다."
"집안까지 여쭤봐도 될는지요?"
"미리어..... 시엔이라고 합니다."
주영과 닮은 - 하지만 금빛으로 빛나는 미영의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를 온화한 느낌의 파란 눈으로 마주 쳐다보며, 대신관 빌립이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리어 시엔님! 님은 천부적으로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가 될 소질이 있으신 것 같군요!
그건 정말 특별한 은총이랍니다!"
잠시후 사원을 나오며 주영이 물었다.
"시엔? "신"이 아니고?"
방금 전의 상황으로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에 머리를 흔들며 미영이 대답했다.
"응! 이 나라 사람들은 발음을 좀 굴려줘야 잘 알아 듣는 것 같더라고."
미영은 시험 삼아 다시 허리에 찬 칼집에서 긴 칼을 조금 뽑아 보았으나 조금 전의 파란 빛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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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손님들을 맡이할 준비로 바쁘게 미영이 요리를 하고 나머지 일행들이 식당을 정리하고 테이블을 닦고 있을 때, 식당 문이 열리며 깔끔한 차림을 한 중년의 남자가 두 젊은 사내를 거느리듯 옆에 데리고 들어왔다.
"어서 오십시오!"
주영이 웃으면서 쟁반을 들고 다가가자 남자는 공손한 말투로 물었다.
"혹시 미리어 시엔님을 뵐 수 있을는지요?"
미영이 주방에서 밖을 내다보며 물었다.
"전데요? 누구시죠?"
남자가 다시 공손한 말투로 대답했다.
"제 주인이신 샬로안가의 수장 로미님께서 미리어 시엔님과 그 일행 분들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잠시만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무슨 일이시죠?"
약간 경계심어린 미영의 질문에 남자가 점잖게 웃으면서 말했다.
"미리어 시엔님과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다른 분들께 긴히 부탁드릴 말씀이 있으시답니다.
샬로안가는 이 마을을 운영하시는 다섯 대상인 가문중 하나죠.
안심하시고 시간을 잠시만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영이 포르쉬를 쳐다보자 포르쉬는 그 말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잠시 머뭇거리던 미영은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조금 있으면 식당이 한창 바쁠 저녁시간이라서요.
내일 오후에 식당이 한가할 때 찾아 뵙겠습니다."
미영의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에 남자가 따라온 두 사내들을 보며 말했다.
"미리어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이 남자들이 식당일을 거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되시겠죠?"
그렇게까지 말하자 미영도 더 거절하지 못하고 포르쉬에게 양해를 구한 뒤 일행과 함께 남자를 따라 나섰다.
잠시후, 컬러풀한 색색 머리카락의 미인들을 기대하며 식당에 들어서던 사람들은 왠 무뚝뚝한 인상의 남자 두 사람이 서빙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마후, 저녁 시간이지만 그렇게 붐비지는 않는 식당 안을 보면서 남자들중 한 사람이 포르쉬에게 물었다.
"손님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사람을 여섯 명이나 쓰셨는지 모르겠군요?"
사람좋은 인상의 뚱뚱한 얼굴에 쓴 웃음을 지으며 포르쉬가 대답했다.
"그러게 말씀입니다. 저도 잘 모르겠군요."
꽤 고급스런 넓은 마차가 돌로 지은 제법 크고 고급스런 어느 이층 저택에 도착했다.
제법 넓은 현관에 들어서자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에 레이스 달린 머릿 수건을 두른 하녀 복장의 두 여자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주인님께서는 다른 분들과 함께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긴 복도를 따라가 응접실 문을 열자 나이들이 지긋하고 고급스런 옷차림들을 한 다섯 명의 남자들과 아까 낮에 본 대신관 빌립이 앉아 있었다.
남자들의 얼굴에는 무슨 일인지 걱정과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빌립이 일어나며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거 번거롭게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미리어 시엔님! 그리고 아! 이분이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이시군요!
짐스웰씨에게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까는 한 번에 알아보지 못해서 크게 실례를 범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안녕하신지요?"
미영 등이 가볍게 고개를 꾸벅하며 인사하자, 빌립이 말을 이었다.
"여기 이 분들은 이 마을 샹드로를 이끄는 다섯 대상인 가문인 샬로안, 제페르, 다리안, 테로인, 그리고 라로인 가문의 수장들이십니다."
대신관 빌립이 가문들의 이름을 말하는 대로, 다섯 명의 나이 지긋하고 대체로 약간 뚱뚱한 남자들이 차례로 미영 일행에게 앉은 채로 공손하게 고개를 꾸벅해 인사했다.
대신관 빌립이 계속 말을 이었다.
"갑자기 오시라고 한 것은..... 여러분들은 오신지 며칠 안돼서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실은 요 며칠새 젊은 여자들이 연속으로 없어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빌립이 한숨을 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공교롭게도 없어진 여섯 분이 모두 이 분들의 따님이시지 뭡니까?
다들 너무 걱정이 돼서 잠들도 못 주무실 정도랍니다.
도와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러자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마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저희가 찾아드릴 수 있을까요?"
"실은....."
머뭇거리는 듯 하다 빌립이 약간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일 뒤에 아까 낮에 말씀을 나눴던 밤비르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답니다.
이 말씀은 아직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입니다만....."
미영이 다시 질문했다.
"그렇다고 해도 저희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뚱뚱하고 약간 신경질적인 인상의 샬로안가의 수장이라는 나이 지긋한 남자가 성급하게 말했다.
"제 딸을 지켜 주십시오! 돈을 드리겠습니다."
"예?"
미영의 반응에, 대신관 빌립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다섯 가문의 따님들중 남은 사람은 샬로안 로미님의 외동딸인 셀비아님 뿐입니다.
부디 셀비아님을 지켜 주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미영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까 낮에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이 나라 사람들이 아니라서 곧 떠나야 합니다.
저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도 아니구요.
게다가..... 꼭 다섯 가문의 딸들만 습격받을 이유라도 있나요?"
그러자 남자들 모두 서로들 얼굴을 쳐다보고 한동안 말이 없다가, 대신관 빌립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밤비르는 단순한 피를 빠는 괴물이 아닙니다.
한때는 인간이었던 저주받은 영혼이죠. 지능도 있고 말도 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주영이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흐음..... 그럼 드라큐라 같은건가?"
빌립이 주영을 힐끔 쳐다본 후 말을 이었다.
"드라큐라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밤비르는 지능이 있으니 아마도 마을을 이끄는 다섯 가문을 먼저 무너뜨리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곰곰히 생각에 잠긴 미영과 일행들을 보고 샬로안가의 수장이라는 로미 영감이 다시 성급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돈은 넉넉히 드리겠습니다. 1,000 세테르면 어떠신지요?"
상리아, 블랑키아 두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모은 돈에 그 동안 식당일, 벌목일 등으로 벌은 약간의 돈을 합쳐서 미영 일행이 가진 돈이 모두 320 세테르 - 작은 마차와 말들, 물건 약간을 살 수 있는 돈이었으니 1,000 세테르면 상당히 큰 돈이었다.
그때, "젖소" 은주가 앞으로 나섰다.
"또 "델라 크로아(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받으려는 건가?" 다른 여자들이 생각하는 가운데 "젖소"의 입에서 나온 말은.....
"5,000 세테르!"
그 말에 "젖소" 본인을 제외한 여자들 모두 놀라서 휘청 하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나이 지긋한 상인들이 성급한 샬로안가의 영감을 나무라는 시선으로 보는 가운데, 로미 샬로안 영감이 다시 입을 열었다.
"1,500 세테르면 안될까요?"
"4,500 세테르!"
그러자 로미 영감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제 자식년인 셀비아가 밤비르에게 죽게될지도 모릅니다!
2,000 세테르로 도와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동정심에 호소해 값을 깎으려 드는 노련한 상인 영감의 장사 기술에, 도도한 인상에 연녹색의 긴 머리카락과 매우 풍만한 가슴을 가진 여자 - "젖소"의 옆으로 약간 찢어진 연녹색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다.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군요."
"2,000 세테르면 정말 많다!" 다른 여자들이 동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어지는 "젖소"의 말에 다시 한번 휘청 하는 반응을 보였다!
"4,000 세테르까지 해드리죠. 목숨을 걸고 도와드리는 일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로미 샬로안 영감이 이제는 정말로 눈물을 흘리며 상인의 깎는 기술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3,000 세테르 드리겠습니다!
도와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자 "젖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할 수 없죠.
3,000 세테르에 좋은 마차와 좋은 말 몇 마리, 식량과 여행복 등 여행물품을 제공해주시면 받아들이겠습니다."
주영이 상인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우리 말로 감상을 중얼거렸다.
"흐음..... 강도 같아!"
샬로안가의 영감 옆에 있던 풍채 좋은 날카로운 인상의 제페르가의 수장 영감이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군요.
저는 존 제페르라고 합니다만, 실례지만 성함이?"
"플로라..... 바카스라고 합니다."
그 말에 상인 영감들 모두 "젖소"의 가슴을 힐끗 쳐다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누군지 딸 이름 하나는 어울리게 잘도 지었군" 생각하는 듯 했다. (2부 내용 참조)
미영은 속으로 켕기는 기분을 느끼면서 끼어 들었다.
"밤비르를 죽이려면 나무 말뚝과 셍뜨 미르(성수)가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그것도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그러자 상인 영감들과 대신관 빌립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죠! 그건 이미 준비돼 있으니 바로 방으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샬로안가의 수장 로미 영감이 손뼉을 쳐 하녀를 불러 말했다.
"이 분들을 묵으실 방으로 안내해 드리고, 날카로운 나무 말뚝들과 셍뜨 미르(성수) 병들을 가져다 드리도록 해라!"
미영 일행이 하녀를 따라나간 후, 제페르가의 수장 존 영감이 대신관 빌립에게 말했다.
"솔직하게..... 정말 셍뜨 아미트레(여자 성기사)인지도 의심스러운데 믿을 수 있겠습니까?"
빌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미리어씨의 셍뜨 바인(신성한 빛)은 20년 전의 그 빛보다도 오히려 훨씬 밝아 보였습니다!"
그 말에 상인 영감들 모두 입을 벌리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저런!"
"그럴 수가!"
눈매가 조금 사나운 인상의 조슈아 다리안이라는 다른 가문의 수장 영감이 말을 꺼냈다.
"하지만 사실 이번 일이 꼭 밤비르의 소행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괜히 돈만 낭비하는게 아닐까 싶소만....."
그 말에 대신관 빌립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돈도, 물건도 가져가지 않고 그것도 밤에도 하인들이 엄중히 지키는 5대 가문의 저택에서 젊은 여자들만 납치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죠.
무엇보다..... 밤비르가 나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그 말에 상인 영감들 모두 시선을 피하다가 샬로안가의 수장 로미 영감이 불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말 밤비르라면 차라리 재산을 몽땅 싸서 도망가는게 낫지 않을까요?"
대신관 빌립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무리 빨리 마차를 달려도 중간에 숲속에서 며칠 밤은 보내야 합니다.
우리들은..... 사냥당하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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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바카스라니 음료수 이름같아요, 은주 언니!"
주영의 말에 "젖소" 은주가 볼을 붉히며 우리 말로 대답했다.
"그러게 말이야. 미리 생각 좀 해둘 걸!
"박"이라고 하면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미영이 한숨을 쉬며 우리 말로 말했다.
"딸을 밤비르에게서 지켜달라는데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한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그 말에 "젖소"가 고개를 저으며 우리 말로 말했다.
"이 으리으리한 저택 좀 봐! 오히려 너무 싸게 요구한 거라구!"
"어머! 그게 어느 나라 말인가요?"
갑자기 이 나라 말로 들려오는 어린 여자의 목소리에 모두 고개를 돌렸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해 보이는 분홍색 실내 드레스 치마를 입은 열일곱, 열여덟 살 정도 나이로 보이는 하얀 피부에 갈색 머리카락, 크고 둥근 파란 눈을 가진 귀여운 아가씨가 방긋 웃고 있었다.
양손으로, 고급스런 느낌의 주름잡힌 분홍색 치마 양쪽 자락을 잡고 우아하게 허리와 머리를 약간 숙여서 인사하면서 어린 여자가 입을 열었다.
"셀비아 샬로안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지켜주실 분들이신가요?"
"좋은 느낌이다!" 생각하며 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예, 미리어 시엔(신 미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동생인 쥬리아 시엔(신 주영)이에요."
"저는 쟈넷 귀니비아(김 지선)라고 해요."
"수쟌 리이(이 수진)입니다!"
"플로라..... 휴우! 바카스(박 은주)입니다."
"클로디아 써어(서 재연)!"
자기 소개들을 마치자 일행을 안내하던 하녀가 입을 열었다.
"저 방이 셀비아 아가씨의 방입니다.
여러분들은 그 바로 옆방, 건넌방 등에 묵으시게 될 것입니다."
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에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
"안전을 위해서 저는 셀비아님과 같은 방에서 자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러자 셀비아의 얼굴이 환해지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주시면 정말 고맙겠어요, 쟈넷 언니!"
다섯 개의 방으로 각자 흩어져서 미영도 셀비아의 바로 옆방에 자리를 잡았다.
꽤 넓고 호사스런 방에 작은 욕실 겸 화장실까지 딸려 있었다.
"더운 물 목욕을 준비할까요?"
하녀의 말에 미영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 예! 좋죠!"
한편, 셀비아와 지선이라는 아가씨는 꽤 넓은 침대에 둘이 함께 들어가서 누웠다.
"별도의 침대를 가져오라고 해도 되는데요."
셀비아의 말에 아가씨가 귀엽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이 편이 더 따뜻하죠."
그러면서 팔 베개를 해주자 아가씨의 팔을 베고 누워 안기듯 몸을 기대며 셀비아가 말했다.
"언니는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이시라면서요?
은발에 은빛 눈동자는 저는 생전 처음 봐요.
언니... 정말 예쁘네요!"
왠지 부끄러운 기분에 볼을 약간 붉히면서 셀비아가 말하자 아가씨가 천사처럼 귀엽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셀비아님이야말로 피부가 정말 새하얗군요!
저는 이 세상에서 저만 하얀 피부인줄 알았는데.....
촉감도 무척 부드럽고....."
"아!"
아가씨의 새하얀 손이 파자마 속으로 파고 들자 셀비아가 작게 신음소리를 냈다.
웃으면서 파자마 단추들을 푼 아가씨의 손이 삼각팬티와 비슷하게 생긴 셀비아의 속옷 속으로 쓰윽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악!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아가씨가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긴장을 풀어주려는 거에요! 나를 믿고..... 얌전히 몸을 맡기고 있어 봐요!"
"예.....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하아악! 하아아!"
"셀비아님은 처녀인가요? 손가락 한 개도 잘 들어가지 않는군요!"
"예....."
노골적인 아가씨의 말에, 어린 티가 남아있는 셀비아의 고운 양볼이 부끄러움으로 새빨개졌다.
기어드는 것 같은 목소리로 겨우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란색 두 눈동자에는 왠지 모를 눈물까지 괴어 - 침대옆 탁자위에 켜놓은 등불 빛을 받아 - 반짝거리고 있었다.
셍뜨레(성녀)라는 호칭에 어울리게 신비로운 은빛으로 반짝이는 아가씨의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따뜻하게 반짝였다.
셍뜨레(성녀)다운 상냥한 음성의 목소리가 이어졌으나..... 사실 별로 성스러운 내용은 아니었다.
"꼭 처녀막을 깨뜨리지 않고도 여자의 몸에는 즐거움을 주는 부위들이 참 많이 있어요.
이제부터 하나씩 가르쳐 줄게요!"
새하얀 손목 아래로 온통 셀비아의 삼각팬티 속으로 들어가 있는 아가씨의 손가락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셀비아의 몸이 물고기처럼 파닥거리며 자지러지듯 꿈틀거렸다.
한편, 셀비아의 바로 옆방에 자리잡은 주영은 침대에 누워 벽을 보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흐음..... 지선이 언니는 너무 해! 여기 온 뒤로는 한 번도 밤에 안아주지 않더니.....
모처럼 더운 물 목욕까지 하고 좋은 침대에서 자게 됐는데, 사이비 교주처럼 불쌍한 어린 애를 성추행하고 있잖아!
아아! 귀가 너무 좋아도 괴로와!
애인이 바람피는 소리까지 전부 들리잖아!"
("강제로 길들이기" 에필로그 참조)
주영은 투덜거리면서 침대에 누워 하녀에게 받아 갈아입은 파자마 바지와 속옷을 무릎아래까지 내렸다.
"보지털도 빨간 색이라니 내가 봐도 신기하다! 그래! 불쌍한 영계 보지야! 지선이 언니가 바람이 났단다!
내가 대신 위로해 줄게!"
주영의 손이 드러난 다리 사이로 향하더니 곧 "하악! 하악!" 가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역시 셀비아의 바로 옆방에 자리잡았고 - 미영과 주영의 방 사이에 셀비아의 방이 끼어 있었다 - 주영만큼은 아니었지만 이 나라에 오면서 청력이 상당히 좋아진 미영은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을 느꼈다!
"지선이 얘는 뭐하고 있는거야?
주영이 얘는..... 얘도 혼자서 뭔가 하고 있나 보네!
밤비르가 나올지도 모른다는데 내 참!"
그때, "딸칵!" 문이 열리더니 갈색 짧은 단발머리에 갈색 눈동자를 가진 키 큰 여자 - 수진이 분홍 파자마 차림으로 들어왔다.
"자니, 미영아?"
"아..... 아니!"
미영의 볼이 붉어졌다.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자는 건 여기와서 처음인가 봐. 그렇지?"
수진이 옆에 누우면서 말했다.
"으응! 더운 물로 목욕하는 것도..... 확실히 어디서든 돈이 많으면 좋은가 봐!"
미영이 웃으며 말했다.
수진이 미영의 부드러운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원래의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 검은 눈동자도 예뻤지만..... 금발에 금빛 눈동자도 너무 신비롭고 예뻐, 미영아! 사랑해!"
"나도 사랑해, 수진아!"
둘의 입술이 만나며 혀가 부드럽게 입속에서 엉켰다.
수진의 손이 미영의 잠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강제로 길들이기" 4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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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다섯 상인 가문의 수장들중 다리안가의 조슈아 영감이 사나운 눈매에 더욱 인상을 쓰며 자신의 저택 현관에 들어서고 있었다.
"쳇! 내 딸들은 둘이나 벌써 잡혀 갔는데, 돈은 똑같이 분담해야 한다니 불공평하잖아!
아니, 집이 왜 이렇게 깜깜해?"
갑자기 등불들이 환하게 켜지며 긴 갈색 머리에 파란 눈동자를 가진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의 어린 여자 둘이 조슈아 다리안 영감에게 웃으며 뛰어 들었다.
"아빠!"
"아니! 너희들 돌아왔구나! 다행이다! 다행이야!"
딸들을 품에 안으며 조슈아 영감이 사나운 인상에 안 어울리게 파란 눈동자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큰 딸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영감 옷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아직 십대인 작은 딸도 영감의 바지를 벗겨 내렸다.
"아니, 너희들 왜 이러니? 그만두지 못해!"
작은 딸이 어느새 영감의 바지를 속옷까지 내리고 작은 입에 영감의 그것을 가득 물고 "할짝!" "할짝!" 빨기 시작했다.
큰 딸도 어느새 영감의 윗도리를 전부 벗기고 영감의 입에 진하게 키스하며 입속에 혀를 집어 넣었다.
"우우웁!"
조슈아 영감은 경악하며 몸부림쳤으나 양손을 잡고 있는 큰 딸의 팔힘이 어떻게나 센지 마치 어디에 묶이기라도 한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어처구니없게도 영감의 그것이 어린 딸의 입속에서 흥분해 서기 시작했다.
"이러지 마라! 왜들 이러니?"
조슈아 영감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으나 흥분으로 숨이 차서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큰 딸이 영감의 맨 가슴을 혀로 핥으며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우리는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요.
마음껏 딸들을 따먹어 주셔요, 아빠!"
딸들이 조슈아 영감을 눕히고 큰 딸이 영감의 양팔을 꼼짝 못하게 누르고 있는 가운데 어느새 옷을 모두 벗은 십대의 작은 딸이 아버지의 꼿꼿하게 서 있는 그것위에 올라 앉으며 신음소리를 냈다.
"하아아앙! 너무 너무 좋아! 내 처녀막이 터져서 피가 나는게 보여요, 아빠앙?"
"이러지 마라! 이러지 마!"
조슈아 다리안 영감은 딸들에게 강간을 당하며 가엾게도 눈물을 흘리며 딸들에게 애원했다.
큰 딸이 자신도 옷을 전부 벗고 아버지의 양팔을 여전히 꼼짝 못하게 잡은 채로 다리안가의 영감의 얼굴위에 올라 앉아 성기를 영감의 입과 코에 문질렀다.
"내 보지 이뻐요, 아빠?"
"이러지 마라! 아무도 없냐? 다들 어디 있냐!!"
조슈아 영감이 소리를 지르자 큰 딸이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소리지르셔도 아무도 안와요, 아빠! 이미 전부 죽었거든요! 좀 있으면 다시 살아나겠지만.....
아빠를 모시고 갔다 온 마부와 하인은 시간이 없어서 마굿간에서 목을 부러뜨렸으니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거에요."
"뭐? 뭐라구?"
조슈아 다리안 영감의 사나운 인상의 파란 눈동자가 경악으로 커지는 가운데 두 딸들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랑 같이 영원히 살아요, 사랑하는 아빠!"
딸들의 파란 눈동자들이 없어지면서 새빨갛게 빛났다!
"안돼! 안돼에에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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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제페르 가문의 수장이라는 풍채좋은 존 영감도 집사와 함께 자기 집 현관에 들어서고 있었다.
"아니 왜 집안 불들을 다 꺼놓은거야? 불 좀 켜 보게, 찰스!"
"예, 주인어른!"
집사가 깜깜한 벽을 더듬으며 등불을 찾는 듯 하더니 잠시후 환하게 불이 들어오자 집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스무살 중반의 젊은 여자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긴 금발머리를 늘어뜨린 채 서 있었다!
"응? 찰스는 금방 어디가고? 마리아! 돌아 왔구나, 내 딸!!! 그런데 차림이 그게 뭐냐?"
존 제페르 영감은 시선을 돌리며 겉옷을 벗어들고 다가가 덮어주려고 했으나 겉옷을 든 손은 허공만 휘저었다.
"응?"
어느새 뒤에서 딸의 두손이 존 영감의 허리를 얼싸 안으며 몸을 기대왔다.
"상냥한 우리 아빠! 사랑해요!"
그러더니 어느새 영감의 바지 혁대를 풀고 바지 속으로 손을 쑥 집어 넣었다.
"앗! 차가와! 손이 왜 이렇게 차니? 왜 이러는거야! 괜찮니?"
"물론 괜찮죠!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미 죽어 있다는 것 빼고는....."
상냥하게 미소짓는 딸의 아름다운 갈색 눈에서 눈동자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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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테로인 가문의 수장 미첼 영감은 새하얀 알몸인 채인 두 딸들 사이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하아! 하아! 너희들이 돌아와서 정말 좋다! 근데 엄마랑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디 간 거냐?"
"아빠는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정력이 너무너무 좋으시다니까."
"맞아! 10살 때 처음 아빠랑 섹스했을 때는 아프기만 했지만 지금은 너무너무 좋아!"
"하아! 하! 너희 엄마는 어디 갔냐니까?"
거듭된 영감의 질문에 큰 딸이 길고 새하얀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새엄마요? 저기 있잖아요!"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 방 구석에 딸들보다 조금 더 나이먹은 아직 젊은 여자의 머리가 보였다.
동그라니 머리만 바닥에 놓여 있는 채로 촛점없는 갈색 눈동자를 멍하니 크게 뜨고 있었다!
"아아악! 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미첼 테로인 영감에게 작은 딸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몸통은 우물에 버렸어요! 건져 올까요, 아빠?"
딸들의 파란 눈동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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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악! 우아아아아! 살려 줘! 살려 줘!"
같은 시간, 라로인 가문의 수장 씨잉 영감은 옷이 온통 찢겨진 채 벌거벗은 몸으로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집안을 뛰어다니며 소리치고 있었다.
"왜 그래요, 아빠! 내가 그렇게 싫어요?"
눈동자가 없는 눈을 새빨갛게 빛내며 십대 후반의 소녀가 새하얀 알몸으로 다가왔다.
집안이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여기저기 숨이 끊어진 시체들이 목 주위가 피투성이가 된 채 뒹굴고 있었다!
"턱!"
"으아아아아악!"
경악하며 비명을 지르는 씨잉 영감의 팔을 열살 쯤 먹은 파란 눈에 금발머리를 한 귀여운 꼬마가 잡고 있었다.
작은 손으로 가볍게 잡고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리 팔을 흔들어도 꼼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방금 누나랑 재미있는 놀이를 했어요! 아빠 꼬추는 더 크니 더 재미있을 거에요!"
"맞아요! 아주 재미있을 거에요!"
알몸의 소녀가 다가오며 활짝 웃었다.
아래쪽을 향한 날카로운 두 개의 송곳니가 반짝 입속에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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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같은 시간, 대신관 전용의 고급스런 마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대신관 빌립 카르페르는 한숨을 쉬고 있었다.
셍뜨 바인(신성한 빛)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어린 여자들..... 게다가 밤비르가 정말 그 사람이라면, 이길 수 있을 가능성은 아무리 생각해도 열에 하나도 되지 않았다!
"히이이힝! 히이이이이잉!"
갑자기 마차가 멈추면서 말들이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뭔가, 잭? 왜 말을 멈췄나?"
"히이이이잉!"
마차와 말을 묶은 줄이 끊어져 버렸는지 말들이 마차를 남겨둔 채 미친듯이 뛰어서 도망쳐 버렸다.
"잭!"
대신관 빌립은 마차문을 열었으나 어느새 마부 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뭐야! 이 친구! 갑자기 말을 훔쳐서 도망이라도 친 건가?"
빌립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사라져버린 말들도 마부도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터덜터덜 걸어서 저 멀리 보이는 사원에 가까이 갔을 때 여신관 둘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신관님!"
"늦으셔서 걱정했습니다!"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여신관들의 모습에 대신관 빌립이 자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 나는 괜찮으니 걱정마세요! 자! 들어갑시다!"
"예, 대신관님!"
공손히 대답한 여신관들이 대신관을 부축하듯 양쪽에서 팔을 잡았다.
"주위에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그러게요, 오늘 밤은 정말 고요하죠, 자매님?"
차례로 말한 여신관들이 대신관의 팔을 잡고 사원 바로 옆 큰 나무그늘로 이끌었다.
"아니! 어딜 가는 건가요, 자매님들?"
"여기라면 아무도 보지 못할 거에요."
"저희는 항상 대신관님을 깊이 사모해 왔답니다!"
어느새 검정 신관복을 벗어 던지며 싱싱한 젊은 알몸을 하얗게 드러내는 여신관들!
"그랬군요! 저도 항상 그랬답니다!"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따라서 신관복을 벗으려는 듯 품속에 손을 넣던, 대신관 빌립이 갑자기 품속에서 물병을 꺼내 안에 든 물을 여신관들에 쫙 끼얹었다!
"치이이이이이익!"
"캬아아아아아악!"
흰 연기와 함께 살이 타는 역한 냄새가 사방에 퍼지면서 알몸의 여신관들이
다섯 마녀의 전설(The Legend of Five Witches) 3부
『 - 사족 -
몇 편 되지도 않지만, 이전까지 강간계열의 야설만 써온 부작용으로 ㅡ_ㅡ 그런 야설을 생각하고 보러 들어오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본 야설에서도 흐름상 필요하면 강간이나 성고문 등을 망설일 생각은 전혀 없으며 - 그런 이유로... 강간 야설들을 쓸 때 사용했던 아래 권고문도 그대로 두기는 했습니다만 - 본 야설에서는 그쪽을 주 테마로 할 생각은 없답니다. ㅡ_ㅡ
1부, 2부에서 리플 및 추천을 강요드리는 문구를 써서 죄송했습니다.
어느 독자님이 물어보신 특이용어들은..... 창조자로서^^; 이 세계에서 사용되는 종족명 등의 명사들을 좀더 마음에 드는 어감으로 하기 위해 이런저런 외래어에서 마음대로 가져오거나 바꾸거나 만들어 본 것입니다.
주말에 가볼 곳이 생기는 바람에 - 처음부터, 일주일에 한 부라는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한 연재속도도 지키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어서 ㅡ_ㅡ - 저로서는 ㅡ_ㅡ 약간 무리해서 3부를 작성해서 주중에 올려 드립니다. 』
본 야설은 강간, 윤간, 성고문 수준의 SM 등 비윤리적이고 중범죄에 해당하며 매우 잔인하고 하드코어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읽으시지 말 것을 미리 권고 드립니다.
위 안내문은 상투적인 머릿말이 아니며, 본 야설의 실제 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취향의 글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은 아래 내용을 읽으시지 말 것을 거듭 권고 드립니다.
- 3부 - 이어지는 전설 (샹드로 마을 편 : 셍뜨 아미트와 밤비르)
"드디어 도착했군요! 여기가 샹드로입죠!"
마차 속도가 느려지는가 싶더니, 마부가 뒤를 돌아보며 이 나라 말로 외쳤다.
"와아아아아! 지루해서 혼났네!"
주영이 작은 창밖으로 내다보며 소리쳤다.
역시 블랑키아처럼 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마을이었지만 샹리아나 블랑키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꽤 커 보이네요!"
이 나라 말로 주영이 외치자 마부가 자랑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입죠. 샹드로는 주민이 오백 명이 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장도 서는 큰 마을입죠."
그 말을 들은 여자들 모두 말은 안했지만 똑같은 생각을 했다.
"겨우 일주일에 한 번?"
잠시 후, 마을 안의 큰 빈터에 마차를 세우고 짐스웰과 마부, 일꾼들이 작별인사를 하러 몰려왔다.
오른쪽 볼에 난 흉터며 험한 인상에 안 어울리게 눈물을 글썽이며 짐스웰이 말했다.
"모시고 여행해서 영광이었습니다, 미리어님!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여러분!"
미영도 짐스웰에게 이 나라 말로 대답했다.
"아니요! 저희야말로 정말 감사했습니다, 짐스웰씨! 그런데 혹시 멀리 떨어진 사람과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러자 짐스웰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메로빙같은 거 말씀이십니까?"
"예, 멀리 떨어진 사람과 바로 얘기할 수 있는....."
"메로빙이라면 이곳 샹드로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좀더 큰 마을, 아니 아마 도시 정도는 찾아가셔야 할 것 같군요."
"가장 가까운 도시가 어디죠?"
짐스웰이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메로빙을 확실히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랑구르시아시 정도는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마차로 보름 정도 가셔야 할 겁니다."
주영이 놀란 음성으로 끼어들었다.
"보름이나요? 걸어가면요?"
짐스웰이 더욱더 곤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걸어가시면 여자 분들은 석달은 걸릴 겁니다."
그러자 미영이 "젖소" 은주에게 손짓해서 샹그라와 블랑키아 마을 사람들에게서 받은 돈 주머니를 가져오게 한 후, 짐스웰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 정도 돈이면 마차와 말을 살 수 있을까요?"
짐스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조그만 마차라면 가능합니다. 다만 이곳 위스토아는 벌써 몇백 년이나 이어진 분란으로 치안이 워낙 엉망이어서요.
아무리 여러분이라도 여자 분들끼리 여행하시기엔 너무 위험합니다!
미리어님은 요리도 잘 하시니 그냥 여기서 사시는게 어떠십니까?
제가 좋은 식당을 소개해 드릴 수 있습니다."
미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식당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나라 사람이 아니라서요.
메로빙을 써서 돌아가야 해요.
말과 마차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가격만 맞으면 농가라면 어디나 팔겠지만 장터에서 사시는게 좋은 물건을 훨씬 싼 가격에 사실 수 있어서 좋습니다.
먹을거나 입을 것도 넉넉히 사서 가져 가셔야 할 거구요.
다음 장날이..... 사흘 뒤로군요."
짐스웰이 마차에서 종이와 펜을 가져와서 뭐라고 썼는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글을 - 미영 일행중 이 나라 글까지 배우기 시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써서 미영에게 주었다.
샹드로의 집들 역시 거의 모두 통나무 집들이었지만 집들만 최소한 백오십여 채는 되어 보이는 꽤 큰 마을이었고 더러더러 훨씬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돌로 지은 저택들도 눈에 띄었다.
"흐음..... 그런데, 이 나라 글자도 읽을 줄 모르는데 길몽드라는 식당을 어떻게 찾지?"
주영의 물음에 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짓자,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아름다운 새하얀 얼굴에 활짝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일이야 내가 전문이잖아!"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마침 걸어오고 있는 - 멍청해 보이지만 착하게 생긴 - 어느 젊은 남자에게 다가가 화사하게 웃으며 이 나라 말로 말을 걸었다.
"프라이라앙(오빠앙)!"
"저..... 저요?"
눈이 둥그레지는 남자에게 아가씨가 바싹 달라 붙으며 물었다.
"이 마을에 처음 와서 그러는데 혹시 길몽드라는 식당을 아셔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은발의 미녀가 몸을 기대듯 찰싹 달라 붙으며 애교스럽게 묻자 얼굴이 붉어진 남자가 말까지 더듬으며 대답했다.
"무..... 물론이죠. 따..... 따..... 따라오세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방긋 웃으며 남자에 바싹 붙어서 따라가는 전문가 -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의 솜씨를 보며, 주영이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흐음..... 상거지 같아!"
"어서 오십시오!"
좋은 인상의 뚱뚱한 식당 주인이 웃으며 미영 일행을 반겼다.
미영이 머뭇거리며 나서서 이 나라 말로 말했다.
"저..... 먹으러 온게 아니고 며칠만 여기서 일할 수 있을까요?
짐스웰씨의 추천장을 가져왔습니다."
"짐스웰이요?"
추천장을 읽어 본 주인이 사람좋게 웃으며 말했다.
"짐스웰은 제 먼 친척 동생이 되죠.
큰 은혜를 입었으니 무조건 도와드리라고 썼으니 그래야 되겠네요. 허허허!
마침 일을 거들어주던 사람이 그만 뒀는데 마침 딱 좋을 때 와주셨네요.
하지만..... 여섯 분이나 쓸 만큼 저희 식당이 크진 않은데요."
그러자, 전문가 - "은발의 성녀" 라고도 불리며 주영의 표현을 빌리면 "상거지" -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얼굴을 주인 남자에게 기대듯 가까이 하면서 순진하고 귀엽게 방긋 웃으며 말했다.
"저희가 서빙하면 손님들도 아주 좋아하실 거에요! 안 그럴까요?"
뚱뚱한 양볼을 붉히면서 주인이 말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겠네요. 저는 포르쉬라고 하죠."
"저는 쟈넷이라고 해요."
아가씨가 귀엽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른 여자들도 저마다 자기 이름을 말했다.
포르쉬의 식당 길몽드(이 나라 말로 "빵 식당" 이라는 아주 소박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는 나무 테이블이 열댓 개나 되는 제법 큰 식당이었다.
저녁이 돼서 식당을 들어서던 사람들은 - 붉은 색 단발 머리에 크고 예쁜 보석같은 붉은 색 눈동자, 길고 치렁치렁한 은발 머리에 은빛 눈동자, 긴 연녹색 머리에 약간 옆으로 째진 연녹색 눈동자의 글래머 등 총 천연 색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들을 가진 미인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음식을 서빙하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피부색이 약간 색다른 검정 머리의 눈매가 사나운 안경 쓴 여자는 별로 돋보이는 외모가 아니었지만, 나머지 네 명의 여자들은 - 밖에서 보이는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는 금발 머리에 아름다운 금빛 눈동자의 요리사를 포함해서 - 모두 상당한 미인들이었고 특히 작은 폭포같은 은발 머리를 찰랑거리며 은빛으로 빛나는 신비로운 눈동자를 가진 아가씨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꿈에서도 보지 못했을 정도의 미인이었다!
"혹시 직업 요리사인가요, 미리어씨는?"
매우 능숙하게 감자를 깎고 야채를 손질하는 미영을 보고 - 그와는 안 어울리는 - 미영의 허리에 찬 긴 칼을 힐끔거리며 포르쉬가 물었다.
"아니요! 원래 요리를 좋아해서..... 요리를 가르치는 곳에도 (미영은 이 나라 말로 "양식 요리"나 "학원" 이라는 단어를 아직 알지 못했다) 다녔었어요."
"그런 곳도 있나요?"
"예, 제가 살던 나라에서는요."
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한편, 수진쪽은 서빙할 인원이 남아도는 걸로 보여서, 그리고 샹리아 마을의 경험에서 보면 벌목 일 일당이 제법 되었으므로 힘쓸 일거리를 찾아 보았지만 글자도 모르는 데다가 - 다른 여자들에 비해 과묵했던 죄로 - 이 나라 말에도 영 서툴러서 마땅한 일거리를 줄만한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해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할 무렵, 배고픔을 느끼며 다시 길몽드 식당으로 힘없이 터덜터덜 돌아오자 식당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게 보였다.
"로라(아가씨)! 줄 서야지!"
아마도 그런 뜻인 것 같은 - 수진의 이 나라 말 실력으로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 누군가의 고함소리를 무시하며 안으로 들어서자 곡예하듯 접시를 양 손에 각각 두 개씩 네 개나 한꺼번에 들고 주영이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면서 외쳤다.
"수진이 언니! 마침 잘 왔어! 빨리 음식 좀 날라!"
"으응!"
수진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계속 나는 걸 느끼며 몇 시간 동안이나 쉴새 없이 음식을 가득 담은 접시들을 나르고 사람들이 맛있게 음식들을 먹는 걸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빈 그릇들을 치워야 했다.
밤이 깊어지자 손님들 숫자가 조금 줄면서 약간 숨돌릴 시간이 생겼다.
남은 손님들은 주로 술이나 과일즙 음료와 간단한 요리를 시키고 여유있게 잡담을 즐기고 있었다.
"그게 정말인가?"
"그럼! 벌써 몇 사람째 젊은 처녀들이 밤에 사라졌다지 뭔가!"
"여자 납치범인가?"
그러자 맞은 편에 앉은 사내가 고개를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치안대는 실종사고라며 쉬쉬하고 있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가 벌인 일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네!"
"그렇다면?"
"밤비르라든가?"
"서..... 설마. 정말 그렇다면 우리 마을은....."
"쉿! 조용히 말하게!"
어느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의 남자들은 아주 작은 소리로 서로 속삭이듯 말했지만 좀 떨어진 주방에 있는 미영의 귀에는 들릴 듯 말 듯 대충의 말이 들려왔다.
"후루룩! 후룩! 와구! 와구! 쩝쩝! 와구! 와구!"
주방 한 쪽에서 게걸스레 빵과 스프를 먹고 있는 수진의 옆에 주영도 앉아서 쉬고 있는 걸 보고 미영이 우리 말로 물었다.
"주영아! 혹시 저쪽 테이블에 앉아서 말하는 사람들 얘기 다 들리니?"
주영이 자랑스런 듯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밤비르 얘기? 흐음..... 언니도 저렇게 멀리서 조그만 소리로 서로 얘기하는 것까지 다 들리는거야?"
"아니! 나는 희미하게 겨우 들리는 정도야."
"헤헤! 나는 전부 다 아주 잘 들리지롱."
크고 아름다운 붉은 색 눈동자를 보석처럼 반짝이며 자랑스럽게 웃는 주영을 보며, 미영이 이 나라 말로 포르쉬에게 물었다.
"포르쉬씨! 밤비르라는게 뭐죠?"
스프를 젓고 있던 포르쉬가 기겁을 하듯 놀라더니 주위를 둘러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쉬잇! 밤에는 그런 얘길 해서는 안돼요!"
"예?"
"그게 듣고 찾아올 수도 있거든요."
너무나 미신적인 이야기에 미영은 한숨을 쉬었지만 더이상 캐묻지는 않았다.
그날 밤, 다행히 식당에도 딸린 조그만 방이 있어서 미영 일행은 거기서 잠을 자기로 하고 포르쉬는 미안해 하면서 자기 집으로 잠을 자러 갔다.
"흐음..... 우리 이 나라 돈도 많은데 여관에서 자면 더 편하지 않을까?"
주영의 말에 미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니. 말과 마차를 사야 하게 됐으니 일단 돈을 아껴야 해."
그러자 "젖소" 은주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게 돈을 받아두길 잘 했지?"
"휴우우우....."
주영이 문득 길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이 나라에 온지 벌써 한 달이 넘었지? 어쩌면 언니는 무단 결근으로 벌써 학교에서 짤렸겠다!"
미영도 따라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쨌든 이 나라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도대체 어떻게 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젖소"도 따라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리 남편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
그 말에 한동안 각자 가족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주영이 말을 이었다.
"흐음..... 만약 우리 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면..... 그 때는 어떻게 하지?"
미영이 얕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천만다행으로 큰 도시에는 전화가 있나 보니, 일단 전화만 걸 수 있으면 어떻게든 돌아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야. 그만 자렴! 내일도 일해야지!"
주영을 타이르고 억지로 잠을 청하던 미영은 악몽을 꾸었다.
박쥐같은 날개를 가진 사람 모양의 무언가가 펄럭거리면서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식당 창가에 서서 창문으로 방 안을 들여다 보았다.
타오르는 불처럼 새빨갛게 빛나는 두 눈에는 눈동자가 없었다!
흠칫 놀라며 잠을 깬 미영의 눈에 놀랍게도 정말로 창문으로 들여다 보는 새빨갛게 빛나는 두 개의 눈이 보였다!
그리고 "젖소" 은주가 약간 옆으로 째져 조금 사나와 보이는 연녹색 눈동자의 눈을 이상하게 멍하게 뜨고 어쩐지 흐느적거리는 듯한 걸음으로 창가로 다가가고 있었다.
"뭐냐?"
미영이 소리치며 머리맡에 놓아둔 긴 칼을 칼집째 집어들자, 창밖의 두 눈이 매섭게 미영을 쳐다 보았다!
눈동자 없는 새빨간 두 개의 눈과 마주 쳐다보는 순간, 미영은 잠시 어질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 정신을 차리며 칼을 빼들고 창가로 달려가며 기합을 질렀다!
"하아아아앗!"
그러자 새빨갛게 빛나던 두 개의 눈이 마치 안개처럼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주영이 그제야 눈을 뜨더니 소리없는 걸음으로 어느새 미영의 곁에 다가와 물었다.
"왜 그래, 언니? 밤중에 칼은 빼들고? 은주 언니?"
주영이 "젖소"의 어깨를 흔들자 옆으로 찢어진 눈매의 멍한 연녹색 눈에 갑자기 촛점이 돌아오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어머!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언니 혹시 몽유병 있어요?"
"아니! 그럴리가!"
미영은 창밖을 내다 보았지만 아무 흔적도 찾을 수 없자 긴 칼을 다시 칼집에 넣었다.
"언니? 뭐가 있어?"
주영의 질문에 미영은 말을 해줄까 하다가 공연히 겁먹게 하는게 아닌가 생각되어 일단 그만두기로 했다.
"아니, 무슨 소리가 났나 했는데 아닌가봐! 다시 자자!"
다음날 아침 역시 줄을 서서 이어지는 손님들로 여자들 모두 바쁘게 보냈다.
포르쉬가 사람좋게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이 마을에 식당을 차린지 10년에 이렇게 손님이 많아보긴 처음이네요. 허허허!
언제까지 있을거라고 했었죠?"
미영이 돼지고기 스튜의 맛을 보면서 웃으며 대답했다.
"죄송해요, 포르쉬씨! 내일 모레 장날 여행에 필요한 마차와 짐을 사면 떠나려고 해요."
"저런! 그거 정말 아쉽네요."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듯한 포쉬르에게 다시 웃어 보이며 미영이 말을 꺼냈다.
"포르쉬씨! 죄송하지만, 혹시 밤비르라는게 뭐죠?"
그러자 포르쉬가 누가 들을까봐 두려운 듯 주방 밖 손님들쪽을 쳐다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의 피를 먹고 사는 괴물이죠. 굉장히 무서운 괴물이에요."
"무서워요?"
미영의 질문에 몸서리를 치며 포르쉬가 대답했다.
"정말 밤비르가 나타나면 이런 마을 하나 정도는 금방 폐허가 될 수도 있어요.
한 사람씩 한 사람씩 피를 빨려 죽으면서 없어지죠.
무서운 얘기지만 밤비르에 피를 빨려서 죽은 사람도 밤비르가 된다고 해요.
그리고 밤비르 숫자가 충분히 늘어나면....."
오싹함을 느끼며 미영이 물었다.
"어떻게 되죠?"
"한꺼번에 마을을 습격해서 살아 있는 건 전부 죽이고 밤비르 마을을 만들어 버리죠.
그게 끝나면 다시 이웃 마을로 번지구요."
"그렇게 무섭다면 온 세상이 밤비르 천지가 되겠군요."
미영의 질문에 포르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행히 그렇지는 않아요. 밤비르들의 천적인 셍뜨 아미트가 있으니까요."
"셍뜨 아미트요?"
"신의 가호를 받는 아미트(기사)를 말해요.
사실 이 마을도 밤비르들을 퇴치한 어느 셍뜨 아미트를 기리는 작은 사원을 시작으로 해서 세워졌다고 하죠."
"지금도 그 사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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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후, 점심시간도 지나고 한가해진 오후 시간을 이용해서 미영 일행은 마을 외곽에 있다는 사원을 찾아갔다.
그냥 식당에서 쉬고 있겠다고 말한 여검사 재연을 제외한 다섯 명만이었다.
작은 사원으로 시작했다지만 그 뒤에 증축이라도 했는지, 생각보다 상당히 큰 크기에 제법 고급스런 하얀 돌로 벽을 짓고 나무로 된 지붕과 문에도 온통 새하얗게 칠을 한 깔끔하고 아름다운 사원이었다.
꾸밈 장식은 없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검정색의 긴팔 상의와 치마를 입은 제법 예쁘장한 젊은 여자 두 명이 온화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정의와 수호의 신이신 마르 신의 가호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러 오셨나요?"
"예! 여기가 밤비르를 퇴치한 셍뜨 아미트를 기리는 사원인가요?"
미영의 질문에 나이먹은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가 대답했다.
"맞습니다!"
수도사 복 같은 - 하지만 꽤 고급스런 느낌의 헐렁한 검정 로브를 입은 나이 지긋한 남자가 옆에서 다가오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대신관님!"
두명의 여자들이 공손하게 나이 많은 남자에게 머리를 숙였다.
"오늘은 예배일도 아니라 한가하니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죠!"
대신관이라는 나이 많은 남자의 말에 여자들이 다시 한번 매우 공손한 태도로 머리를 숙였다.
대신관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니까 정확히 이십 년전에 셍뜨 아미트 르몽드님께서 밤비르들을 퇴치하시고 사람들을 죽음과 공포에서 구원하셨죠."
주영이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헤에! 우리하고 똑같네!"
붉은 색 단발머리에 귀여운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어리고 예쁜 주영을 힐끔 쳐다본 대신관이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따뜻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쉽게도 밤비르들에게 입은 상처로 르몽드님께선 돌아가셨지만....."
주영이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흐음..... 별로 똑같진 않구나!"
"그분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큰 은혜를 기리기 위해 이 사원이 지어졌습니다.
정의와 수호의 신이신 마르 신님과 셍뜨 아미트님의 가호를 받는 덕분인지 이 사원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점차 모여들었죠.
그래서 숲속 마을치고는 제법 번창하는 오늘날의 샹드로가 된 것입니다.
저 것이 르몽드님께서 입으셨던 갑옷이죠."
제단 앞에 모셔진, 잘 손질되었는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금속제 흉갑옷 - 활동하기 편하도록 가슴과 몸통의 주요 부위만 가리도록 되어 있었다 - 을 보면서 미영이 물었다.
"왜 셍뜨 아미트가 밤비르의 천적이라고 하죠?"
그러자 대신관은 다소 심각한 얼굴을 하며 물었다.
"사실..... 밤비르의 천적이라는 건 없습니다.
밤비르는.....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며, 안개로 변할 수도 있고, 어른 남자 대여섯 명분의 힘을 갖고 있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아무리 강한 자라도 최면에 걸려 버리며, 심장에 나무말뚝을 박거나 목을 완전히 잘라내지 않는 한 어떤 상처를 입어도 금방 재생하는 불사신입니다.
게다가 밤비르에게 피를 빨려서 죽은 자도 밤비르가 되어 버리죠.
갓 만들어진 밤비르는 원래의 밤비르만큼 강하진 못하고 원래의 밤비르가 죽으면 따라서 죽어 버리지만, 역시 인간은 비교도 안될 만큼 강한 존재이며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강해져서 나중에는 독립할 수 있게 됩니다."
"최면", "심장", "불사신", "재생" 등 알고 있는 이 나라 어휘 수준을 벗어나는 단어들의 의미를 물어봐 내용을 이해한 후, "젖소" 은주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엄청나군요!"
대신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예, 엄청나죠!
셍뜨 아미트는 밤비르의 천적이라기 보다는 인간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밤비르에 대항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셍뜨레(성녀)의 셍뜨 바인 - 신성한 빛 - 도 밤비르를 쫓을 수는 있지만 치명타를 입히기는 어렵습니다.
셍뜨 아미트는 - 그리고 셍뜨레(성녀)도 - 밤비르의 눈을 똑바로 쳐다봐도 최면에 걸리지 않죠.
그리고 셍뜨 아미트가 될 정도라면 아미트(기사)로서도 상당히 강한 자로서 전투력이 높을 뿐 아니라, 결정적으로....."
대신관이 - 새하얀 돌로 된 탁자위에 놓여있는 - 큰 새하얀 돌그릇에 담겨 있는 깨끗한 물을 가리켰다.
"셍뜨 미르를 이용해서 셍뜨 바인(신성한 빛)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셍뜨 미르라는 게 뭐죠?"
"젖소" 은주의 질문에 대신관의 파란 눈동자가 동그래지는 걸 보고 미영이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사실 저희는 다른 나라에서 와서 아는게 아무 것도 없어요.
이 나라 말에도 아직 서투르구요."
대신관이 다시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셍뜨 미르는 저같은 성직자가 신의 이름으로 축복해준 미르(물)를 말합니다. 그걸 무기 - 보통은 검에 사용함으로써 셍뜨 아미트(성 기사)도 셍뜨레(성녀)처럼 셍뜨 바인(신성한 빛)을 사용할 수 있죠.
특별한 셍뜨 아미트들의 경우에는 셍뜨 미르를 사용하지 않고도 생뜨 바인(신성한 빛)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셍뜨 바인(신성한 빛)이 깃든 무기는 그 한 방, 한 방이 밤비르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습니다."
그러자, 주영이 미영의 허리에 찬 긴 칼을 보면서 말했다.
"흐음..... 언니도 칼이 있잖아! 시험해 보자!"
"얘는..... 무슨!"
대신관이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얼마든지 시험해 보셔도 좋습니다."
미영이 쑥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칼을 뽑아 돌그릇에 담긴 깨끗한 물에 칼을 옆면쪽으로 넣으면서 듬뿍 담갔다.
그리고 물에 젖은 긴 칼을 높이 쳐들면서 웃으며 말했다.
"봐! 역시 아무 변화도....."
다음 순간, 미영은 아무 것도 없는 새하얀 빛으로 덮힌 공간에 혼자 서 있었다!
"이..... 이게 무슨.....!!!"
마치 놀이동산에서 보트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질 때 깜깜한 속에서 느꼈던 기분과 비슷한.....
그때, 눈앞이 더욱더 찬란하게 빛나면서 - 그럼에도 불구하도 이상하게도 전혀 눈이 부시거나 아프진 않았다 - 엄숙한 목소리가 소리도 없이 마치 미영의 머리 속에 직접 말하는 것처럼 말을 걸어왔다!
[그.대.는. 정.의.를. 수.호.하.고. 생.명.을. 지.키.려.는.가?]
너무나 놀라운 상황에 미영이 얼떨떨해 하고 있자, 다음 순간 미영은 다시 원래대로 사원 안에 일행과 대신관과 함께 서 있었다!
놀랍게도 셍뜨 미르(성수)에 젖은 칼이 날카로운 느낌의 파란 색으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대신관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셍뜨 아미트레이십니까?"
"셍뜨 아미트레?"
"젖소" 은주의 의문섞인 말투에 대신관이 설명했다.
"여자 셍뜨 아미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미영은 방금전의 상황과 빛나는 칼을 보고 놀라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가 뭔지도 방금 들어서 알았어요!"
그러자 대신관이 놀라움이 담긴 얼굴로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늙은이의 멍청함을 용서 하십시오!
저는 정의와 수호의 신이신 마르님의 작은 종 빌립 카르페르라고 합니다."
"저는 미리어라고 합니다."
"집안까지 여쭤봐도 될는지요?"
"미리어..... 시엔이라고 합니다."
주영과 닮은 - 하지만 금빛으로 빛나는 미영의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를 온화한 느낌의 파란 눈으로 마주 쳐다보며, 대신관 빌립이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리어 시엔님! 님은 천부적으로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가 될 소질이 있으신 것 같군요!
그건 정말 특별한 은총이랍니다!"
잠시후 사원을 나오며 주영이 물었다.
"시엔? "신"이 아니고?"
방금 전의 상황으로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에 머리를 흔들며 미영이 대답했다.
"응! 이 나라 사람들은 발음을 좀 굴려줘야 잘 알아 듣는 것 같더라고."
미영은 시험 삼아 다시 허리에 찬 칼집에서 긴 칼을 조금 뽑아 보았으나 조금 전의 파란 빛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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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손님들을 맡이할 준비로 바쁘게 미영이 요리를 하고 나머지 일행들이 식당을 정리하고 테이블을 닦고 있을 때, 식당 문이 열리며 깔끔한 차림을 한 중년의 남자가 두 젊은 사내를 거느리듯 옆에 데리고 들어왔다.
"어서 오십시오!"
주영이 웃으면서 쟁반을 들고 다가가자 남자는 공손한 말투로 물었다.
"혹시 미리어 시엔님을 뵐 수 있을는지요?"
미영이 주방에서 밖을 내다보며 물었다.
"전데요? 누구시죠?"
남자가 다시 공손한 말투로 대답했다.
"제 주인이신 샬로안가의 수장 로미님께서 미리어 시엔님과 그 일행 분들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잠시만 시간 좀 내주시겠습니까?"
"무슨 일이시죠?"
약간 경계심어린 미영의 질문에 남자가 점잖게 웃으면서 말했다.
"미리어 시엔님과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그리고 다른 분들께 긴히 부탁드릴 말씀이 있으시답니다.
샬로안가는 이 마을을 운영하시는 다섯 대상인 가문중 하나죠.
안심하시고 시간을 잠시만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영이 포르쉬를 쳐다보자 포르쉬는 그 말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잠시 머뭇거리던 미영은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조금 있으면 식당이 한창 바쁠 저녁시간이라서요.
내일 오후에 식당이 한가할 때 찾아 뵙겠습니다."
미영의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에 남자가 따라온 두 사내들을 보며 말했다.
"미리어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이 남자들이 식당일을 거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되시겠죠?"
그렇게까지 말하자 미영도 더 거절하지 못하고 포르쉬에게 양해를 구한 뒤 일행과 함께 남자를 따라 나섰다.
잠시후, 컬러풀한 색색 머리카락의 미인들을 기대하며 식당에 들어서던 사람들은 왠 무뚝뚝한 인상의 남자 두 사람이 서빙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마후, 저녁 시간이지만 그렇게 붐비지는 않는 식당 안을 보면서 남자들중 한 사람이 포르쉬에게 물었다.
"손님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사람을 여섯 명이나 쓰셨는지 모르겠군요?"
사람좋은 인상의 뚱뚱한 얼굴에 쓴 웃음을 지으며 포르쉬가 대답했다.
"그러게 말씀입니다. 저도 잘 모르겠군요."
꽤 고급스런 넓은 마차가 돌로 지은 제법 크고 고급스런 어느 이층 저택에 도착했다.
제법 넓은 현관에 들어서자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에 레이스 달린 머릿 수건을 두른 하녀 복장의 두 여자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주인님께서는 다른 분들과 함께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긴 복도를 따라가 응접실 문을 열자 나이들이 지긋하고 고급스런 옷차림들을 한 다섯 명의 남자들과 아까 낮에 본 대신관 빌립이 앉아 있었다.
남자들의 얼굴에는 무슨 일인지 걱정과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빌립이 일어나며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거 번거롭게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미리어 시엔님! 그리고 아! 이분이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이시군요!
짐스웰씨에게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까는 한 번에 알아보지 못해서 크게 실례를 범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안녕하신지요?"
미영 등이 가볍게 고개를 꾸벅하며 인사하자, 빌립이 말을 이었다.
"여기 이 분들은 이 마을 샹드로를 이끄는 다섯 대상인 가문인 샬로안, 제페르, 다리안, 테로인, 그리고 라로인 가문의 수장들이십니다."
대신관 빌립이 가문들의 이름을 말하는 대로, 다섯 명의 나이 지긋하고 대체로 약간 뚱뚱한 남자들이 차례로 미영 일행에게 앉은 채로 공손하게 고개를 꾸벅해 인사했다.
대신관 빌립이 계속 말을 이었다.
"갑자기 오시라고 한 것은..... 여러분들은 오신지 며칠 안돼서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실은 요 며칠새 젊은 여자들이 연속으로 없어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빌립이 한숨을 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공교롭게도 없어진 여섯 분이 모두 이 분들의 따님이시지 뭡니까?
다들 너무 걱정이 돼서 잠들도 못 주무실 정도랍니다.
도와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러자 미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마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저희가 찾아드릴 수 있을까요?"
"실은....."
머뭇거리는 듯 하다 빌립이 약간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일 뒤에 아까 낮에 말씀을 나눴던 밤비르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답니다.
이 말씀은 아직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입니다만....."
미영이 다시 질문했다.
"그렇다고 해도 저희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뚱뚱하고 약간 신경질적인 인상의 샬로안가의 수장이라는 나이 지긋한 남자가 성급하게 말했다.
"제 딸을 지켜 주십시오! 돈을 드리겠습니다."
"예?"
미영의 반응에, 대신관 빌립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 다섯 가문의 따님들중 남은 사람은 샬로안 로미님의 외동딸인 셀비아님 뿐입니다.
부디 셀비아님을 지켜 주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미영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까 낮에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이 나라 사람들이 아니라서 곧 떠나야 합니다.
저는 셍뜨 아미트레(여 성기사)도 아니구요.
게다가..... 꼭 다섯 가문의 딸들만 습격받을 이유라도 있나요?"
그러자 남자들 모두 서로들 얼굴을 쳐다보고 한동안 말이 없다가, 대신관 빌립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밤비르는 단순한 피를 빠는 괴물이 아닙니다.
한때는 인간이었던 저주받은 영혼이죠. 지능도 있고 말도 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주영이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흐음..... 그럼 드라큐라 같은건가?"
빌립이 주영을 힐끔 쳐다본 후 말을 이었다.
"드라큐라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밤비르는 지능이 있으니 아마도 마을을 이끄는 다섯 가문을 먼저 무너뜨리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곰곰히 생각에 잠긴 미영과 일행들을 보고 샬로안가의 수장이라는 로미 영감이 다시 성급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돈은 넉넉히 드리겠습니다. 1,000 세테르면 어떠신지요?"
상리아, 블랑키아 두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모은 돈에 그 동안 식당일, 벌목일 등으로 벌은 약간의 돈을 합쳐서 미영 일행이 가진 돈이 모두 320 세테르 - 작은 마차와 말들, 물건 약간을 살 수 있는 돈이었으니 1,000 세테르면 상당히 큰 돈이었다.
그때, "젖소" 은주가 앞으로 나섰다.
"또 "델라 크로아(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받으려는 건가?" 다른 여자들이 생각하는 가운데 "젖소"의 입에서 나온 말은.....
"5,000 세테르!"
그 말에 "젖소" 본인을 제외한 여자들 모두 놀라서 휘청 하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나이 지긋한 상인들이 성급한 샬로안가의 영감을 나무라는 시선으로 보는 가운데, 로미 샬로안 영감이 다시 입을 열었다.
"1,500 세테르면 안될까요?"
"4,500 세테르!"
그러자 로미 영감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제 자식년인 셀비아가 밤비르에게 죽게될지도 모릅니다!
2,000 세테르로 도와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동정심에 호소해 값을 깎으려 드는 노련한 상인 영감의 장사 기술에, 도도한 인상에 연녹색의 긴 머리카락과 매우 풍만한 가슴을 가진 여자 - "젖소"의 옆으로 약간 찢어진 연녹색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다.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군요."
"2,000 세테르면 정말 많다!" 다른 여자들이 동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어지는 "젖소"의 말에 다시 한번 휘청 하는 반응을 보였다!
"4,000 세테르까지 해드리죠. 목숨을 걸고 도와드리는 일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로미 샬로안 영감이 이제는 정말로 눈물을 흘리며 상인의 깎는 기술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3,000 세테르 드리겠습니다!
도와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자 "젖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할 수 없죠.
3,000 세테르에 좋은 마차와 좋은 말 몇 마리, 식량과 여행복 등 여행물품을 제공해주시면 받아들이겠습니다."
주영이 상인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우리 말로 감상을 중얼거렸다.
"흐음..... 강도 같아!"
샬로안가의 영감 옆에 있던 풍채 좋은 날카로운 인상의 제페르가의 수장 영감이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군요.
저는 존 제페르라고 합니다만, 실례지만 성함이?"
"플로라..... 바카스라고 합니다."
그 말에 상인 영감들 모두 "젖소"의 가슴을 힐끗 쳐다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누군지 딸 이름 하나는 어울리게 잘도 지었군" 생각하는 듯 했다. (2부 내용 참조)
미영은 속으로 켕기는 기분을 느끼면서 끼어 들었다.
"밤비르를 죽이려면 나무 말뚝과 셍뜨 미르(성수)가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그것도 준비해 주시겠습니까?"
그러자 상인 영감들과 대신관 빌립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죠! 그건 이미 준비돼 있으니 바로 방으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샬로안가의 수장 로미 영감이 손뼉을 쳐 하녀를 불러 말했다.
"이 분들을 묵으실 방으로 안내해 드리고, 날카로운 나무 말뚝들과 셍뜨 미르(성수) 병들을 가져다 드리도록 해라!"
미영 일행이 하녀를 따라나간 후, 제페르가의 수장 존 영감이 대신관 빌립에게 말했다.
"솔직하게..... 정말 셍뜨 아미트레(여자 성기사)인지도 의심스러운데 믿을 수 있겠습니까?"
빌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미리어씨의 셍뜨 바인(신성한 빛)은 20년 전의 그 빛보다도 오히려 훨씬 밝아 보였습니다!"
그 말에 상인 영감들 모두 입을 벌리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저런!"
"그럴 수가!"
눈매가 조금 사나운 인상의 조슈아 다리안이라는 다른 가문의 수장 영감이 말을 꺼냈다.
"하지만 사실 이번 일이 꼭 밤비르의 소행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괜히 돈만 낭비하는게 아닐까 싶소만....."
그 말에 대신관 빌립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돈도, 물건도 가져가지 않고 그것도 밤에도 하인들이 엄중히 지키는 5대 가문의 저택에서 젊은 여자들만 납치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죠.
무엇보다..... 밤비르가 나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그 말에 상인 영감들 모두 시선을 피하다가 샬로안가의 수장 로미 영감이 불안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정말 밤비르라면 차라리 재산을 몽땅 싸서 도망가는게 낫지 않을까요?"
대신관 빌립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무리 빨리 마차를 달려도 중간에 숲속에서 며칠 밤은 보내야 합니다.
우리들은..... 사냥당하고 말 것입니다."
.........................................................................................................................
"흐음..... 바카스라니 음료수 이름같아요, 은주 언니!"
주영의 말에 "젖소" 은주가 볼을 붉히며 우리 말로 대답했다.
"그러게 말이야. 미리 생각 좀 해둘 걸!
"박"이라고 하면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미영이 한숨을 쉬며 우리 말로 말했다.
"딸을 밤비르에게서 지켜달라는데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한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그 말에 "젖소"가 고개를 저으며 우리 말로 말했다.
"이 으리으리한 저택 좀 봐! 오히려 너무 싸게 요구한 거라구!"
"어머! 그게 어느 나라 말인가요?"
갑자기 이 나라 말로 들려오는 어린 여자의 목소리에 모두 고개를 돌렸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해 보이는 분홍색 실내 드레스 치마를 입은 열일곱, 열여덟 살 정도 나이로 보이는 하얀 피부에 갈색 머리카락, 크고 둥근 파란 눈을 가진 귀여운 아가씨가 방긋 웃고 있었다.
양손으로, 고급스런 느낌의 주름잡힌 분홍색 치마 양쪽 자락을 잡고 우아하게 허리와 머리를 약간 숙여서 인사하면서 어린 여자가 입을 열었다.
"셀비아 샬로안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저를 지켜주실 분들이신가요?"
"좋은 느낌이다!" 생각하며 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예, 미리어 시엔(신 미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동생인 쥬리아 시엔(신 주영)이에요."
"저는 쟈넷 귀니비아(김 지선)라고 해요."
"수쟌 리이(이 수진)입니다!"
"플로라..... 휴우! 바카스(박 은주)입니다."
"클로디아 써어(서 재연)!"
자기 소개들을 마치자 일행을 안내하던 하녀가 입을 열었다.
"저 방이 셀비아 아가씨의 방입니다.
여러분들은 그 바로 옆방, 건넌방 등에 묵으시게 될 것입니다."
여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에 지선이라는 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
"안전을 위해서 저는 셀비아님과 같은 방에서 자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러자 셀비아의 얼굴이 환해지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래주시면 정말 고맙겠어요, 쟈넷 언니!"
다섯 개의 방으로 각자 흩어져서 미영도 셀비아의 바로 옆방에 자리를 잡았다.
꽤 넓고 호사스런 방에 작은 욕실 겸 화장실까지 딸려 있었다.
"더운 물 목욕을 준비할까요?"
하녀의 말에 미영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 예! 좋죠!"
한편, 셀비아와 지선이라는 아가씨는 꽤 넓은 침대에 둘이 함께 들어가서 누웠다.
"별도의 침대를 가져오라고 해도 되는데요."
셀비아의 말에 아가씨가 귀엽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이 편이 더 따뜻하죠."
그러면서 팔 베개를 해주자 아가씨의 팔을 베고 누워 안기듯 몸을 기대며 셀비아가 말했다.
"언니는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이시라면서요?
은발에 은빛 눈동자는 저는 생전 처음 봐요.
언니... 정말 예쁘네요!"
왠지 부끄러운 기분에 볼을 약간 붉히면서 셀비아가 말하자 아가씨가 천사처럼 귀엽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셀비아님이야말로 피부가 정말 새하얗군요!
저는 이 세상에서 저만 하얀 피부인줄 알았는데.....
촉감도 무척 부드럽고....."
"아!"
아가씨의 새하얀 손이 파자마 속으로 파고 들자 셀비아가 작게 신음소리를 냈다.
웃으면서 파자마 단추들을 푼 아가씨의 손이 삼각팬티와 비슷하게 생긴 셀비아의 속옷 속으로 쓰윽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악!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아가씨가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긴장을 풀어주려는 거에요! 나를 믿고..... 얌전히 몸을 맡기고 있어 봐요!"
"예..... 셍뜨레 데 실비앙(은발의 성녀)님! 하아악! 하아아!"
"셀비아님은 처녀인가요? 손가락 한 개도 잘 들어가지 않는군요!"
"예....."
노골적인 아가씨의 말에, 어린 티가 남아있는 셀비아의 고운 양볼이 부끄러움으로 새빨개졌다.
기어드는 것 같은 목소리로 겨우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란색 두 눈동자에는 왠지 모를 눈물까지 괴어 - 침대옆 탁자위에 켜놓은 등불 빛을 받아 - 반짝거리고 있었다.
셍뜨레(성녀)라는 호칭에 어울리게 신비로운 은빛으로 반짝이는 아가씨의 크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따뜻하게 반짝였다.
셍뜨레(성녀)다운 상냥한 음성의 목소리가 이어졌으나..... 사실 별로 성스러운 내용은 아니었다.
"꼭 처녀막을 깨뜨리지 않고도 여자의 몸에는 즐거움을 주는 부위들이 참 많이 있어요.
이제부터 하나씩 가르쳐 줄게요!"
새하얀 손목 아래로 온통 셀비아의 삼각팬티 속으로 들어가 있는 아가씨의 손가락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셀비아의 몸이 물고기처럼 파닥거리며 자지러지듯 꿈틀거렸다.
한편, 셀비아의 바로 옆방에 자리잡은 주영은 침대에 누워 벽을 보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흐음..... 지선이 언니는 너무 해! 여기 온 뒤로는 한 번도 밤에 안아주지 않더니.....
모처럼 더운 물 목욕까지 하고 좋은 침대에서 자게 됐는데, 사이비 교주처럼 불쌍한 어린 애를 성추행하고 있잖아!
아아! 귀가 너무 좋아도 괴로와!
애인이 바람피는 소리까지 전부 들리잖아!"
("강제로 길들이기" 에필로그 참조)
주영은 투덜거리면서 침대에 누워 하녀에게 받아 갈아입은 파자마 바지와 속옷을 무릎아래까지 내렸다.
"보지털도 빨간 색이라니 내가 봐도 신기하다! 그래! 불쌍한 영계 보지야! 지선이 언니가 바람이 났단다!
내가 대신 위로해 줄게!"
주영의 손이 드러난 다리 사이로 향하더니 곧 "하악! 하악!" 가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역시 셀비아의 바로 옆방에 자리잡았고 - 미영과 주영의 방 사이에 셀비아의 방이 끼어 있었다 - 주영만큼은 아니었지만 이 나라에 오면서 청력이 상당히 좋아진 미영은 머리가 아파오는 기분을 느꼈다!
"지선이 얘는 뭐하고 있는거야?
주영이 얘는..... 얘도 혼자서 뭔가 하고 있나 보네!
밤비르가 나올지도 모른다는데 내 참!"
그때, "딸칵!" 문이 열리더니 갈색 짧은 단발머리에 갈색 눈동자를 가진 키 큰 여자 - 수진이 분홍 파자마 차림으로 들어왔다.
"자니, 미영아?"
"아..... 아니!"
미영의 볼이 붉어졌다.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자는 건 여기와서 처음인가 봐. 그렇지?"
수진이 옆에 누우면서 말했다.
"으응! 더운 물로 목욕하는 것도..... 확실히 어디서든 돈이 많으면 좋은가 봐!"
미영이 웃으며 말했다.
수진이 미영의 부드러운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원래의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 검은 눈동자도 예뻤지만..... 금발에 금빛 눈동자도 너무 신비롭고 예뻐, 미영아! 사랑해!"
"나도 사랑해, 수진아!"
둘의 입술이 만나며 혀가 부드럽게 입속에서 엉켰다.
수진의 손이 미영의 잠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강제로 길들이기" 4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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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다섯 상인 가문의 수장들중 다리안가의 조슈아 영감이 사나운 눈매에 더욱 인상을 쓰며 자신의 저택 현관에 들어서고 있었다.
"쳇! 내 딸들은 둘이나 벌써 잡혀 갔는데, 돈은 똑같이 분담해야 한다니 불공평하잖아!
아니, 집이 왜 이렇게 깜깜해?"
갑자기 등불들이 환하게 켜지며 긴 갈색 머리에 파란 눈동자를 가진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의 어린 여자 둘이 조슈아 다리안 영감에게 웃으며 뛰어 들었다.
"아빠!"
"아니! 너희들 돌아왔구나! 다행이다! 다행이야!"
딸들을 품에 안으며 조슈아 영감이 사나운 인상에 안 어울리게 파란 눈동자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큰 딸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영감 옷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아직 십대인 작은 딸도 영감의 바지를 벗겨 내렸다.
"아니, 너희들 왜 이러니? 그만두지 못해!"
작은 딸이 어느새 영감의 바지를 속옷까지 내리고 작은 입에 영감의 그것을 가득 물고 "할짝!" "할짝!" 빨기 시작했다.
큰 딸도 어느새 영감의 윗도리를 전부 벗기고 영감의 입에 진하게 키스하며 입속에 혀를 집어 넣었다.
"우우웁!"
조슈아 영감은 경악하며 몸부림쳤으나 양손을 잡고 있는 큰 딸의 팔힘이 어떻게나 센지 마치 어디에 묶이기라도 한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어처구니없게도 영감의 그것이 어린 딸의 입속에서 흥분해 서기 시작했다.
"이러지 마라! 왜들 이러니?"
조슈아 영감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으나 흥분으로 숨이 차서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큰 딸이 영감의 맨 가슴을 혀로 핥으며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우리는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요.
마음껏 딸들을 따먹어 주셔요, 아빠!"
딸들이 조슈아 영감을 눕히고 큰 딸이 영감의 양팔을 꼼짝 못하게 누르고 있는 가운데 어느새 옷을 모두 벗은 십대의 작은 딸이 아버지의 꼿꼿하게 서 있는 그것위에 올라 앉으며 신음소리를 냈다.
"하아아앙! 너무 너무 좋아! 내 처녀막이 터져서 피가 나는게 보여요, 아빠앙?"
"이러지 마라! 이러지 마!"
조슈아 다리안 영감은 딸들에게 강간을 당하며 가엾게도 눈물을 흘리며 딸들에게 애원했다.
큰 딸이 자신도 옷을 전부 벗고 아버지의 양팔을 여전히 꼼짝 못하게 잡은 채로 다리안가의 영감의 얼굴위에 올라 앉아 성기를 영감의 입과 코에 문질렀다.
"내 보지 이뻐요, 아빠?"
"이러지 마라! 아무도 없냐? 다들 어디 있냐!!"
조슈아 영감이 소리를 지르자 큰 딸이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소리지르셔도 아무도 안와요, 아빠! 이미 전부 죽었거든요! 좀 있으면 다시 살아나겠지만.....
아빠를 모시고 갔다 온 마부와 하인은 시간이 없어서 마굿간에서 목을 부러뜨렸으니 다시 살아날 수 없을 거에요."
"뭐? 뭐라구?"
조슈아 다리안 영감의 사나운 인상의 파란 눈동자가 경악으로 커지는 가운데 두 딸들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랑 같이 영원히 살아요, 사랑하는 아빠!"
딸들의 파란 눈동자들이 없어지면서 새빨갛게 빛났다!
"안돼! 안돼에에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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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제페르 가문의 수장이라는 풍채좋은 존 영감도 집사와 함께 자기 집 현관에 들어서고 있었다.
"아니 왜 집안 불들을 다 꺼놓은거야? 불 좀 켜 보게, 찰스!"
"예, 주인어른!"
집사가 깜깜한 벽을 더듬으며 등불을 찾는 듯 하더니 잠시후 환하게 불이 들어오자 집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스무살 중반의 젊은 여자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긴 금발머리를 늘어뜨린 채 서 있었다!
"응? 찰스는 금방 어디가고? 마리아! 돌아 왔구나, 내 딸!!! 그런데 차림이 그게 뭐냐?"
존 제페르 영감은 시선을 돌리며 겉옷을 벗어들고 다가가 덮어주려고 했으나 겉옷을 든 손은 허공만 휘저었다.
"응?"
어느새 뒤에서 딸의 두손이 존 영감의 허리를 얼싸 안으며 몸을 기대왔다.
"상냥한 우리 아빠! 사랑해요!"
그러더니 어느새 영감의 바지 혁대를 풀고 바지 속으로 손을 쑥 집어 넣었다.
"앗! 차가와! 손이 왜 이렇게 차니? 왜 이러는거야! 괜찮니?"
"물론 괜찮죠! 저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미 죽어 있다는 것 빼고는....."
상냥하게 미소짓는 딸의 아름다운 갈색 눈에서 눈동자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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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테로인 가문의 수장 미첼 영감은 새하얀 알몸인 채인 두 딸들 사이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하아! 하아! 너희들이 돌아와서 정말 좋다! 근데 엄마랑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디 간 거냐?"
"아빠는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정력이 너무너무 좋으시다니까."
"맞아! 10살 때 처음 아빠랑 섹스했을 때는 아프기만 했지만 지금은 너무너무 좋아!"
"하아! 하! 너희 엄마는 어디 갔냐니까?"
거듭된 영감의 질문에 큰 딸이 길고 새하얀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새엄마요? 저기 있잖아요!"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 방 구석에 딸들보다 조금 더 나이먹은 아직 젊은 여자의 머리가 보였다.
동그라니 머리만 바닥에 놓여 있는 채로 촛점없는 갈색 눈동자를 멍하니 크게 뜨고 있었다!
"아아악! 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미첼 테로인 영감에게 작은 딸이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몸통은 우물에 버렸어요! 건져 올까요, 아빠?"
딸들의 파란 눈동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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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악! 우아아아아! 살려 줘! 살려 줘!"
같은 시간, 라로인 가문의 수장 씨잉 영감은 옷이 온통 찢겨진 채 벌거벗은 몸으로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집안을 뛰어다니며 소리치고 있었다.
"왜 그래요, 아빠! 내가 그렇게 싫어요?"
눈동자가 없는 눈을 새빨갛게 빛내며 십대 후반의 소녀가 새하얀 알몸으로 다가왔다.
집안이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여기저기 숨이 끊어진 시체들이 목 주위가 피투성이가 된 채 뒹굴고 있었다!
"턱!"
"으아아아아악!"
경악하며 비명을 지르는 씨잉 영감의 팔을 열살 쯤 먹은 파란 눈에 금발머리를 한 귀여운 꼬마가 잡고 있었다.
작은 손으로 가볍게 잡고 있는 것 같았지만 아무리 팔을 흔들어도 꼼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방금 누나랑 재미있는 놀이를 했어요! 아빠 꼬추는 더 크니 더 재미있을 거에요!"
"맞아요! 아주 재미있을 거에요!"
알몸의 소녀가 다가오며 활짝 웃었다.
아래쪽을 향한 날카로운 두 개의 송곳니가 반짝 입속에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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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같은 시간, 대신관 전용의 고급스런 마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대신관 빌립 카르페르는 한숨을 쉬고 있었다.
셍뜨 바인(신성한 빛)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어린 여자들..... 게다가 밤비르가 정말 그 사람이라면, 이길 수 있을 가능성은 아무리 생각해도 열에 하나도 되지 않았다!
"히이이힝! 히이이이이잉!"
갑자기 마차가 멈추면서 말들이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뭔가, 잭? 왜 말을 멈췄나?"
"히이이이잉!"
마차와 말을 묶은 줄이 끊어져 버렸는지 말들이 마차를 남겨둔 채 미친듯이 뛰어서 도망쳐 버렸다.
"잭!"
대신관 빌립은 마차문을 열었으나 어느새 마부 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뭐야! 이 친구! 갑자기 말을 훔쳐서 도망이라도 친 건가?"
빌립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사라져버린 말들도 마부도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터덜터덜 걸어서 저 멀리 보이는 사원에 가까이 갔을 때 여신관 둘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신관님!"
"늦으셔서 걱정했습니다!"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여신관들의 모습에 대신관 빌립이 자애로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 나는 괜찮으니 걱정마세요! 자! 들어갑시다!"
"예, 대신관님!"
공손히 대답한 여신관들이 대신관을 부축하듯 양쪽에서 팔을 잡았다.
"주위에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그러게요, 오늘 밤은 정말 고요하죠, 자매님?"
차례로 말한 여신관들이 대신관의 팔을 잡고 사원 바로 옆 큰 나무그늘로 이끌었다.
"아니! 어딜 가는 건가요, 자매님들?"
"여기라면 아무도 보지 못할 거에요."
"저희는 항상 대신관님을 깊이 사모해 왔답니다!"
어느새 검정 신관복을 벗어 던지며 싱싱한 젊은 알몸을 하얗게 드러내는 여신관들!
"그랬군요! 저도 항상 그랬답니다!"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따라서 신관복을 벗으려는 듯 품속에 손을 넣던, 대신관 빌립이 갑자기 품속에서 물병을 꺼내 안에 든 물을 여신관들에 쫙 끼얹었다!
"치이이이이이익!"
"캬아아아아아악!"
흰 연기와 함께 살이 타는 역한 냄새가 사방에 퍼지면서 알몸의 여신관들이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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