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전쟁에 대해선 잘 쓰지 못하네요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나요
전투씬은 간략하게 넘기는 방향으로 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139부-----------------------------------
우선 여자들의 능력을 키우는 것에 주력했다.
라나는 그녀의 말대로 전투가 시작되면 거의 부상자를 치료하는 신관의 역할만 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제 한몸 지키기 위한 호신술은 가르쳤다.
뭐 그 호신술이 좀 강도가 쎄서 기사들 십여명은 그냥 죽일 수 있지만 내게는 그것도 너무 약하게 느껴졌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엉뚱한 놈의 칼에 죽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으니 최대한 안전장치를 하는 수 밖에 없다.
주로 낮에는 여자들의 검술을 봐주고 저녁엔 몸으로 봐줬다.
멜론의 하는 행태를 보니 겨우 한달이 한계일 듯 한데 점점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단체로 정령계로 가서 해도 문제만 없다면 그렇게 했겠지만 원래가 인간은 인간계를 벗어날 수 없는 제약이 있었다.
그 문제만 아니라면 벌써...
아공간 안에서 시간을 제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그런 마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튼 매일 3명 이상의 여자들을 안았고 그녀들의 능력은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었다.
한달을 다 채우면 분명히 중급 이상의 정령들은 불러낼 수 있을 테고 혜미는 상급의 정령도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사이 멜론의 정황이 포착되었다.
멜론은 내가 있는 영지와 만다왕국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을 확실히 접수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명목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아스완을 집어 삼켰으니 남은 것은 라실라.
라실라에선 한창 회의가 진행 중이었다.
설마설마 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주전파와 보수파가 나뉘어 서로 설전을 벌였다.
“지금 멜론황제는 이권에 눈이 멀은 상태입니다. 우리가 항복을 한다고 해도 멜론황제의 손에서 살아날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차라리 우리의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합니다.”
“멜론황제가 보낸 사절단의 말을 못 들은 것이오? 그들은 우리에게 지금의 지위를 그대로 존중해 줄 것이며 국명만 바꾸면 된다고 했지 않소. 현 상태에서 싸운다고 해도 우리가 이기지도 못할 것이며 게다가 백성들이 받을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오?”
“흥. 그거야 자리를 지키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소. 세간에 소문난 멜론황제의 성정을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이오? 우리가 항복하는 순간 우리 라실라의 운명은 끝이란 말이오. 제발 함께 뭉쳐서 싸웁시다.”
라실라의 대장군 제임스 대공과 재상인 지단 공작의 설전은 끝이 날줄 몰랐다.
라실라왕은 평소에도 사사건건 대립을 하던 두 기둥들이 이젠 왕국의 미래를 두고 싸우는 것을 보자 허탈한 심정마저 들었다.
궁정마법사 마프 백작이 입을 열었다.
“전쟁도 좋고 항복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합니다. 아스완은 원래부터 제국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병합하는데도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마프 백작의 말에 좌중은 잠시 조용해졌고 그의 뒷말을 궁금하게 여겼다.
“현재 아스완은 곳곳에서 반란의 무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왜 반란을 일으키겠습니까? 멜론황제의 치세에 문제가 없다면 그들도 오만제국에 충성을 하며 살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반란의 무리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혹시 제국의 제갈천 후작이 죽은 뒤라는 말인가?”
“네. 역시 대공께서는 알고 계시는군요.”
“주변의 정보야 모두 내게 모이게 되어 있으니까.”
“그렇습니다. 제갈천 후작이 죽음과 동시에 만다왕은 오만제국과 적대시 했고 그들의 그런 과감한 행동은 아스완의 영주들을 자극한 것입니다. 실제로 연계가 되어 있진 않지만 만약 만다왕이 그런 영주들과 손을 잡는다면 오만제국은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합니다. 거기에 우리 라실라까지 합세를 한다면 멜론황제의 야욕도 쉽게 이루진 못할 겁니다.”
라실라왕은 마프 백작의 말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항복을 하나 싸우나 자신에게는 불투명한 미래였다.
아무리 사절단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항복한 순간 자신의 머리는 댕강 잘릴 것이다.
멜론황제의 측근이 아닌 자신의 측근에게.
싸우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던 마당에 마프 백작의 말처럼 주변에 연계할 세력이 있다면 그 확률은 더욱 올라가게 된다.
“만다왕국과의 동맹이 이루어질까?”
라실라왕의 내뱉는 듯한 말에 마프 백작이 대답했다.
“소신을 보내주시면 반드시 동맹을 맺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대가 직접?”
마프 백작은 6써클마스터 마법사로 궁정마법사이다.
그의 전력이라면 웬만한 국가를 가더라도 궁정마법사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실력자를 적이 될지도 모르는 곳으로 보낸다는 것은 실로 큰 모험이었다.
“소신이 직접 만다왕을 찾아 뵙고 폐하의 뜻을 전하겠사옵니다.”
“그래. 그대에게 일임할 테니 반드시 성공하도록 하시오.”
“예 폐하.”
주전파와 소장파의 싸움은 한순간 종결되어 버렸다.
라실라왕이 만다왕국과 동맹을 맺는다는 말은 오만제국과의 싸움을 치르겠다는 말이다.
지단 공작은 내심 침통했지만 자신의 주군을 배신할 수는 없었다.
실상 제임스 대공과 항상 마찰을 빚고 있지만 서로에게 악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둘 모두가 라실라의 발전을 위해 서로의 뜻을 관철 시키고자 싸움이 날 뿐이었다.
이미 전쟁으로 간다고 결정이 났으니 이젠 전쟁 준비에 신경 쓸 때였다.
제임스 대공이 군대를 움직이고 자신이 군수물자를 준비한다면 허망하게 지진 않을 것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모든 귀족들은 대공과 공작의 지시를 받으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라실라왕은 차라리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
만다왕과 동맹이 이루어지고 아스완의 영주들과도 연계가 된다면 오히려 이참에 영토를 확장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인스 대공과 지단 공작이 한뜻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처음이라 뿌듯한 감정마저 들었다.
오만제국의 군대가 라실라의 외곽 근처까지 이동했을 때 만다국에 라실라국의 사절단이 도착했다.
“폐하. 저희 라실라와 동맹을 맺으셔서 저 더러운 오만제국을 벌하시는게 어떻겠습니까?”
만다왕은 안그래도 라실라국과의 동맹을 생각하고 있었다.
단신으로 오만제국과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군대를 키우고 있고 나의 영지의 사정을 알고 있다고는 해도 제국과 왕국의 차이는 엄연히 있었다.
“내가 그대들과 동맹을 맺는다면 어떤 이익이 있소?”
“폐하. 저희 라실라가 무너지면 다음은 만다가 아니겠습니까?”
“뭣이?”
“멜론황제의 야심은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폐하께서는 멜론황제와 씻지 못할 원한이 있지 않습니까?”
“흠...”
“저희와 동맹을 맺으시고 저 간악한 오만제국을 벌하신다면 그 원한을 갚으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점령하시게 될 영토는 바로 만다국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마프 백작의 말은 만다왕의 호승심을 자극했다.
현재로썬 싸워서 그저 땅을 지키기만 해도 다행이었다.
그런데 그런 오만제국을 부수어 그 땅을 나우어 갖자는 말을 하고 있다니.
“그 말은 라실라왕의 뜻인가?”
“그렇습니다. 폐하.”
“알겠다. 라실라왕에게 잘 해보자고 전해주어라.”
행정관들은 향후 전쟁에서 얻게 될 부산물의 분배에 대한 협정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동맹에 대한 문서 역시 작성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다국과 라실라국은 오만제국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피로써 동맹을 맺는다.
멜론황제의 목을 베고 오만제국이 사라지면 동맹은 해체한다.
전쟁이 개시되는 순간부터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전리품은 능력껏 가진다.
1. 점령한 영토는 점령군이 가진다.
2. 점령한 영토에서 나오는 모든 부산물은 점령군이 가진다.
3. 최후의 방어선이 무너지면 동맹은 자동으로 해체된다.
마지막 문구는 만약을 위해 들어 있었다.
이미 사라질 국가와 동맹을 맺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했다.
이기고 있어서 영토가 늘어나고 물자가 풍족하다면 왕국이 무너질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한쪽은 이기고 한쪽은 지고 있을 때 무리하게 지원을 하다보면 분명 둘다 무너지게 되어 있다.
냉정하지만 그 마지막 문구가 서로에겐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전쟁이란 약간의 승산만 보여도 사람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지킬 수 있는데 굳이 그것을 깨면서까지 상대를 돕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다.
그것을 문서화 했으니 혼자의 힘으로 제국을 상대하는게 아니라 혼자의 힘으로 제국의 반에 해당하는 힘만 감당하면 되니 서로가 좋을 뿐이었다.
동맹문서는 만다왕의 지시로 내게로 들어왔다.
난 내용을 읽어보고 마지막 문구에 만다왕에게 칭찬의 말을 했다.
“음흉한 노인네로군. 캐서린. 만다왕이 능구렁이 스타일이었나?”
캐서린은 내 말에 얼굴을 붉혔다.
“이제 시작이군. 자 다들 전투 준비는 끝난 건가?”
“네 주인님.”
혜미 이하 모든 여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오만제국의 사냥에 들어간다. 혜미를 총사령관으로 해서 주변 영토부터 처리하도록. 단 속도는 천천히 최대한 많은 영토를 잠식한다. 만다왕과는 얘기가 되어 있으니 긴밀히 협조하도록.”
이참에 철저히 영토를 늘려 새로운 나라를 세울 결심을 했다.
만다왕이야 내가 나서서 제국을 세운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테니 걱정이 없었다.
“일주일 후에 출병을 하고 난 무영회를 움직여 은밀히 지원을 하겠다. 군수물자나 보급품은 신경쓰지 말고 일단 눈앞의 성들은 무조건 치도록. 알겠나?”
“네 주인님.”
세부 지시 사항은 필요도 없었다.
엄선된 지휘관과 10만의 정예병은 제국에 비해 숫자는 적어도 가히 일당백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난 그들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분명 내게 최고의 선물을 가져다 줄 것이다.
혜미는 그날부터 군단을 재편성해서 5개로 나누었다.
1군단은 혜미가 3만의 병력을 움직였다.
2군단은 마리와 미사가 짝을 이루어 2만을 가졌다.
여기엔 용병들 중에서 쓸만한 것들은 죄다 들어 있었다.
3군단은 미디아가 다크의 지원을 받으며 2만을 움직였다.
도둑 길드에서 첨병 역할을 자원했으니 매복에 대한 염려는 없었다.
4군단은 캐서린이 5군단은 소피가 각기 1만5천의 병력을 끌고 갔다.
5갈래의 부채살 모양으로 퍼져나가 아스완 지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병력 배치를 했다.
총군사는 아레나가 맡았고 긴밀한 통신을 위해 아인이 직접 통신용 반지를 만들어 주었다.
화상 회의까지 가능한 반지는 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투에 큰 힘을 발휘 할 것이다.
이렇게 5군단이 휩쓸고 지나가면 만다왕이 후위를 맡으며 그 지역의 점령을 담당하고 완전한 복속을 위해 힘쓸 것이다.
새로운 제국의 초석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 그들의 뒤에는 내가 수잔과 함께 뒷받침 할 것이다.
모든 군수물자와 보급품은 이미 넘치고도 남았다.
새로운 병력을 흡수한다고 해도 최대 20만까지는 바로 무장이 가능했다.
무영회가 가지고 있는 금력의 힘이었다.
수잔은 내게 안기면서 새로운 능력을 부여받았고 그것은 그녀의 카리스마를 더욱 강하게 해주었다.
모든 무영회의 간부들은 수잔의 말에 절대복종했고 명령이 떨어지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었다.
전쟁 준비는 완료 되었다.
10만의 병력을 5등분 했으니 오만제국에선 신경도 안쓰는 분위기였다.
그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 개전 일주일 만에 바로 나타났다.
멜론은 총병력 50만 중에 후방 경계를 위한 20만을 빼고 나머지 30만을 라실라의 국경으로 투입했다.
현재 라실라의 병력이라곤 겨우 20만이 될까 말까였다.
수성을 하자면 20만으로 충분하겠지만 끊임없는 소모전을 한다면 반년을 버티기 힘들었다.
더구나 멜론의 전법은 정공법을 택해 여러곳으로 병력을 분산시키지 않고 한곳한곳 점령하는 전략을 펴고 있어 오히려 수성하는 쪽이 다급해 했다.
진군을 시작한지 3일째 라실라와 오만의 병사들은 성을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30만의 병력이 5만의 병력이 주둔한 성을 완전 포위했다.
쥐새끼 한 마리 나갈 수 없도록 세밀하게 둘러싸고 공성병기를 이용해 성문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도망갈 곳도 지원을 받을 곳도 없었다.
오만제국측은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그저 공성 병기만으로 성문을 공략했다.
마치 시간이 남아돈다는 듯이 느긋했다.
수성을 하던 라실라의 병사들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원래 공성에서 공격을 하는 쪽이 무리하게 진입하려고 하다보면 많은 피해를 입기 마련인데 오히려 수성하는 측에서 조바심을 내고 덤벼들다 병력의 손실을 입고 있었다.
성에 식량을 쌓아두긴 했어도 지금 같은 상황이면 한달을 버티기도 힘들었다.
쌍방이 적당히 싸우며 인원 손실이 생기다 보면 원래 한달치 식량은 두달치도 되고 세달치도 되는데 전혀 손실 없이 지내다 보니 쌓이는건 불안감이요 사라지는건 식량이었다.
장장 한달이라는 시간을 공성으로 보내자 성문이 열렸다.
성문이 부셔진 것도 아니고 안에서 스스로 열고 뛰쳐나왔다.
식량이 떨어지자 이판사판으로 밀고 나왔지만 그들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속절없이 쓰러졌다.
그동안 참았던 마법사들의 마법이 난사되고 화살도 난무했다.
정말 병법에도 없는 어처구이 없는 공성전이 멜론의 승리로 끝이났다.
저런식으로 전쟁을 하려면 엄청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미련한 건지 멍청한 건지...
그 사이 나의 사랑스런 여인들은 오만제국을 완전 뒤집어 놓았다.
출전 일주일 만에 작은 마을을 하나씩 점령했고 한달이란 시간이 흐르자 오만제국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케일성을 점령했다.
주둔병력 5만의 성을 단 3만으로 끝장내 버린 것이다.
혜미의 용병술과 최강의 병사들이 이루어낸 결과였다.
그 외의 군단들도 작은 마을부터 차곡차곡 점령하며 옛 아스완 지역과 오만제국의 모든 국경을 에워싸고 움직였다.
멜론이 급격히 회군한 이유는 여기 있었다.
그런데 전쟁에 대해선 잘 쓰지 못하네요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나요
전투씬은 간략하게 넘기는 방향으로 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139부-----------------------------------
우선 여자들의 능력을 키우는 것에 주력했다.
라나는 그녀의 말대로 전투가 시작되면 거의 부상자를 치료하는 신관의 역할만 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제 한몸 지키기 위한 호신술은 가르쳤다.
뭐 그 호신술이 좀 강도가 쎄서 기사들 십여명은 그냥 죽일 수 있지만 내게는 그것도 너무 약하게 느껴졌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엉뚱한 놈의 칼에 죽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으니 최대한 안전장치를 하는 수 밖에 없다.
주로 낮에는 여자들의 검술을 봐주고 저녁엔 몸으로 봐줬다.
멜론의 하는 행태를 보니 겨우 한달이 한계일 듯 한데 점점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단체로 정령계로 가서 해도 문제만 없다면 그렇게 했겠지만 원래가 인간은 인간계를 벗어날 수 없는 제약이 있었다.
그 문제만 아니라면 벌써...
아공간 안에서 시간을 제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그런 마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튼 매일 3명 이상의 여자들을 안았고 그녀들의 능력은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었다.
한달을 다 채우면 분명히 중급 이상의 정령들은 불러낼 수 있을 테고 혜미는 상급의 정령도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사이 멜론의 정황이 포착되었다.
멜론은 내가 있는 영지와 만다왕국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을 확실히 접수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
명목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아스완을 집어 삼켰으니 남은 것은 라실라.
라실라에선 한창 회의가 진행 중이었다.
설마설마 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주전파와 보수파가 나뉘어 서로 설전을 벌였다.
“지금 멜론황제는 이권에 눈이 멀은 상태입니다. 우리가 항복을 한다고 해도 멜론황제의 손에서 살아날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차라리 우리의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합니다.”
“멜론황제가 보낸 사절단의 말을 못 들은 것이오? 그들은 우리에게 지금의 지위를 그대로 존중해 줄 것이며 국명만 바꾸면 된다고 했지 않소. 현 상태에서 싸운다고 해도 우리가 이기지도 못할 것이며 게다가 백성들이 받을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오?”
“흥. 그거야 자리를 지키기 위한 변명에 지나지 않소. 세간에 소문난 멜론황제의 성정을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이오? 우리가 항복하는 순간 우리 라실라의 운명은 끝이란 말이오. 제발 함께 뭉쳐서 싸웁시다.”
라실라의 대장군 제임스 대공과 재상인 지단 공작의 설전은 끝이 날줄 몰랐다.
라실라왕은 평소에도 사사건건 대립을 하던 두 기둥들이 이젠 왕국의 미래를 두고 싸우는 것을 보자 허탈한 심정마저 들었다.
궁정마법사 마프 백작이 입을 열었다.
“전쟁도 좋고 항복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합니다. 아스완은 원래부터 제국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병합하는데도 크게 무리가 없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마프 백작의 말에 좌중은 잠시 조용해졌고 그의 뒷말을 궁금하게 여겼다.
“현재 아스완은 곳곳에서 반란의 무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왜 반란을 일으키겠습니까? 멜론황제의 치세에 문제가 없다면 그들도 오만제국에 충성을 하며 살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반란의 무리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혹시 제국의 제갈천 후작이 죽은 뒤라는 말인가?”
“네. 역시 대공께서는 알고 계시는군요.”
“주변의 정보야 모두 내게 모이게 되어 있으니까.”
“그렇습니다. 제갈천 후작이 죽음과 동시에 만다왕은 오만제국과 적대시 했고 그들의 그런 과감한 행동은 아스완의 영주들을 자극한 것입니다. 실제로 연계가 되어 있진 않지만 만약 만다왕이 그런 영주들과 손을 잡는다면 오만제국은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합니다. 거기에 우리 라실라까지 합세를 한다면 멜론황제의 야욕도 쉽게 이루진 못할 겁니다.”
라실라왕은 마프 백작의 말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항복을 하나 싸우나 자신에게는 불투명한 미래였다.
아무리 사절단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항복한 순간 자신의 머리는 댕강 잘릴 것이다.
멜론황제의 측근이 아닌 자신의 측근에게.
싸우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던 마당에 마프 백작의 말처럼 주변에 연계할 세력이 있다면 그 확률은 더욱 올라가게 된다.
“만다왕국과의 동맹이 이루어질까?”
라실라왕의 내뱉는 듯한 말에 마프 백작이 대답했다.
“소신을 보내주시면 반드시 동맹을 맺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대가 직접?”
마프 백작은 6써클마스터 마법사로 궁정마법사이다.
그의 전력이라면 웬만한 국가를 가더라도 궁정마법사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실력자를 적이 될지도 모르는 곳으로 보낸다는 것은 실로 큰 모험이었다.
“소신이 직접 만다왕을 찾아 뵙고 폐하의 뜻을 전하겠사옵니다.”
“그래. 그대에게 일임할 테니 반드시 성공하도록 하시오.”
“예 폐하.”
주전파와 소장파의 싸움은 한순간 종결되어 버렸다.
라실라왕이 만다왕국과 동맹을 맺는다는 말은 오만제국과의 싸움을 치르겠다는 말이다.
지단 공작은 내심 침통했지만 자신의 주군을 배신할 수는 없었다.
실상 제임스 대공과 항상 마찰을 빚고 있지만 서로에게 악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둘 모두가 라실라의 발전을 위해 서로의 뜻을 관철 시키고자 싸움이 날 뿐이었다.
이미 전쟁으로 간다고 결정이 났으니 이젠 전쟁 준비에 신경 쓸 때였다.
제임스 대공이 군대를 움직이고 자신이 군수물자를 준비한다면 허망하게 지진 않을 것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모든 귀족들은 대공과 공작의 지시를 받으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라실라왕은 차라리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
만다왕과 동맹이 이루어지고 아스완의 영주들과도 연계가 된다면 오히려 이참에 영토를 확장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인스 대공과 지단 공작이 한뜻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처음이라 뿌듯한 감정마저 들었다.
오만제국의 군대가 라실라의 외곽 근처까지 이동했을 때 만다국에 라실라국의 사절단이 도착했다.
“폐하. 저희 라실라와 동맹을 맺으셔서 저 더러운 오만제국을 벌하시는게 어떻겠습니까?”
만다왕은 안그래도 라실라국과의 동맹을 생각하고 있었다.
단신으로 오만제국과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군대를 키우고 있고 나의 영지의 사정을 알고 있다고는 해도 제국과 왕국의 차이는 엄연히 있었다.
“내가 그대들과 동맹을 맺는다면 어떤 이익이 있소?”
“폐하. 저희 라실라가 무너지면 다음은 만다가 아니겠습니까?”
“뭣이?”
“멜론황제의 야심은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폐하께서는 멜론황제와 씻지 못할 원한이 있지 않습니까?”
“흠...”
“저희와 동맹을 맺으시고 저 간악한 오만제국을 벌하신다면 그 원한을 갚으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점령하시게 될 영토는 바로 만다국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마프 백작의 말은 만다왕의 호승심을 자극했다.
현재로썬 싸워서 그저 땅을 지키기만 해도 다행이었다.
그런데 그런 오만제국을 부수어 그 땅을 나우어 갖자는 말을 하고 있다니.
“그 말은 라실라왕의 뜻인가?”
“그렇습니다. 폐하.”
“알겠다. 라실라왕에게 잘 해보자고 전해주어라.”
행정관들은 향후 전쟁에서 얻게 될 부산물의 분배에 대한 협정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동맹에 대한 문서 역시 작성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다국과 라실라국은 오만제국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피로써 동맹을 맺는다.
멜론황제의 목을 베고 오만제국이 사라지면 동맹은 해체한다.
전쟁이 개시되는 순간부터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전리품은 능력껏 가진다.
1. 점령한 영토는 점령군이 가진다.
2. 점령한 영토에서 나오는 모든 부산물은 점령군이 가진다.
3. 최후의 방어선이 무너지면 동맹은 자동으로 해체된다.
마지막 문구는 만약을 위해 들어 있었다.
이미 사라질 국가와 동맹을 맺는 어리석음은 피해야 했다.
이기고 있어서 영토가 늘어나고 물자가 풍족하다면 왕국이 무너질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한쪽은 이기고 한쪽은 지고 있을 때 무리하게 지원을 하다보면 분명 둘다 무너지게 되어 있다.
냉정하지만 그 마지막 문구가 서로에겐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전쟁이란 약간의 승산만 보여도 사람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지킬 수 있는데 굳이 그것을 깨면서까지 상대를 돕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다.
그것을 문서화 했으니 혼자의 힘으로 제국을 상대하는게 아니라 혼자의 힘으로 제국의 반에 해당하는 힘만 감당하면 되니 서로가 좋을 뿐이었다.
동맹문서는 만다왕의 지시로 내게로 들어왔다.
난 내용을 읽어보고 마지막 문구에 만다왕에게 칭찬의 말을 했다.
“음흉한 노인네로군. 캐서린. 만다왕이 능구렁이 스타일이었나?”
캐서린은 내 말에 얼굴을 붉혔다.
“이제 시작이군. 자 다들 전투 준비는 끝난 건가?”
“네 주인님.”
혜미 이하 모든 여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오만제국의 사냥에 들어간다. 혜미를 총사령관으로 해서 주변 영토부터 처리하도록. 단 속도는 천천히 최대한 많은 영토를 잠식한다. 만다왕과는 얘기가 되어 있으니 긴밀히 협조하도록.”
이참에 철저히 영토를 늘려 새로운 나라를 세울 결심을 했다.
만다왕이야 내가 나서서 제국을 세운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테니 걱정이 없었다.
“일주일 후에 출병을 하고 난 무영회를 움직여 은밀히 지원을 하겠다. 군수물자나 보급품은 신경쓰지 말고 일단 눈앞의 성들은 무조건 치도록. 알겠나?”
“네 주인님.”
세부 지시 사항은 필요도 없었다.
엄선된 지휘관과 10만의 정예병은 제국에 비해 숫자는 적어도 가히 일당백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난 그들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분명 내게 최고의 선물을 가져다 줄 것이다.
혜미는 그날부터 군단을 재편성해서 5개로 나누었다.
1군단은 혜미가 3만의 병력을 움직였다.
2군단은 마리와 미사가 짝을 이루어 2만을 가졌다.
여기엔 용병들 중에서 쓸만한 것들은 죄다 들어 있었다.
3군단은 미디아가 다크의 지원을 받으며 2만을 움직였다.
도둑 길드에서 첨병 역할을 자원했으니 매복에 대한 염려는 없었다.
4군단은 캐서린이 5군단은 소피가 각기 1만5천의 병력을 끌고 갔다.
5갈래의 부채살 모양으로 퍼져나가 아스완 지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병력 배치를 했다.
총군사는 아레나가 맡았고 긴밀한 통신을 위해 아인이 직접 통신용 반지를 만들어 주었다.
화상 회의까지 가능한 반지는 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투에 큰 힘을 발휘 할 것이다.
이렇게 5군단이 휩쓸고 지나가면 만다왕이 후위를 맡으며 그 지역의 점령을 담당하고 완전한 복속을 위해 힘쓸 것이다.
새로운 제국의 초석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 그들의 뒤에는 내가 수잔과 함께 뒷받침 할 것이다.
모든 군수물자와 보급품은 이미 넘치고도 남았다.
새로운 병력을 흡수한다고 해도 최대 20만까지는 바로 무장이 가능했다.
무영회가 가지고 있는 금력의 힘이었다.
수잔은 내게 안기면서 새로운 능력을 부여받았고 그것은 그녀의 카리스마를 더욱 강하게 해주었다.
모든 무영회의 간부들은 수잔의 말에 절대복종했고 명령이 떨어지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었다.
전쟁 준비는 완료 되었다.
10만의 병력을 5등분 했으니 오만제국에선 신경도 안쓰는 분위기였다.
그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잘못이었는지 개전 일주일 만에 바로 나타났다.
멜론은 총병력 50만 중에 후방 경계를 위한 20만을 빼고 나머지 30만을 라실라의 국경으로 투입했다.
현재 라실라의 병력이라곤 겨우 20만이 될까 말까였다.
수성을 하자면 20만으로 충분하겠지만 끊임없는 소모전을 한다면 반년을 버티기 힘들었다.
더구나 멜론의 전법은 정공법을 택해 여러곳으로 병력을 분산시키지 않고 한곳한곳 점령하는 전략을 펴고 있어 오히려 수성하는 쪽이 다급해 했다.
진군을 시작한지 3일째 라실라와 오만의 병사들은 성을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30만의 병력이 5만의 병력이 주둔한 성을 완전 포위했다.
쥐새끼 한 마리 나갈 수 없도록 세밀하게 둘러싸고 공성병기를 이용해 성문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도망갈 곳도 지원을 받을 곳도 없었다.
오만제국측은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그저 공성 병기만으로 성문을 공략했다.
마치 시간이 남아돈다는 듯이 느긋했다.
수성을 하던 라실라의 병사들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원래 공성에서 공격을 하는 쪽이 무리하게 진입하려고 하다보면 많은 피해를 입기 마련인데 오히려 수성하는 측에서 조바심을 내고 덤벼들다 병력의 손실을 입고 있었다.
성에 식량을 쌓아두긴 했어도 지금 같은 상황이면 한달을 버티기도 힘들었다.
쌍방이 적당히 싸우며 인원 손실이 생기다 보면 원래 한달치 식량은 두달치도 되고 세달치도 되는데 전혀 손실 없이 지내다 보니 쌓이는건 불안감이요 사라지는건 식량이었다.
장장 한달이라는 시간을 공성으로 보내자 성문이 열렸다.
성문이 부셔진 것도 아니고 안에서 스스로 열고 뛰쳐나왔다.
식량이 떨어지자 이판사판으로 밀고 나왔지만 그들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속절없이 쓰러졌다.
그동안 참았던 마법사들의 마법이 난사되고 화살도 난무했다.
정말 병법에도 없는 어처구이 없는 공성전이 멜론의 승리로 끝이났다.
저런식으로 전쟁을 하려면 엄청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미련한 건지 멍청한 건지...
그 사이 나의 사랑스런 여인들은 오만제국을 완전 뒤집어 놓았다.
출전 일주일 만에 작은 마을을 하나씩 점령했고 한달이란 시간이 흐르자 오만제국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케일성을 점령했다.
주둔병력 5만의 성을 단 3만으로 끝장내 버린 것이다.
혜미의 용병술과 최강의 병사들이 이루어낸 결과였다.
그 외의 군단들도 작은 마을부터 차곡차곡 점령하며 옛 아스완 지역과 오만제국의 모든 국경을 에워싸고 움직였다.
멜론이 급격히 회군한 이유는 여기 있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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