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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의 그 날 이후 - 9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03 636회 0건
============== 그 날 이후

물론 저는 다음날 붉은 리본 같은 건 생각하지도 않고 출근하였습니다. 조회 시간에 무석의 표정은 약간 화가 나 있는 듯 보였고, 그걸 보자 왠지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만, 저 역시도 그 전날의 일로 해서 그에게 기분이 상해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무석은 예전의 냉담한 무석으로 돌아가 버렸고, 그 날부터 저는 제 자신과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강한 자극에 맛을 들여 버린 제 육체는 끊임없이 뭔가를 갈구하고 있었고, 채워지지 그 욕망은 갈수록 커져만 갔습니다. 낮 동안은 항상 뭔가 일이 있기 때문에 조금 나은 편이었지만, 저녁 식사를 마친 이후에 제 머리 속은 무석과의 파격적인 정사에 대한 기억, 그 황홀했던 쾌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게다가 신랑이 어줍잖게 제 몸을 건드리다, 제 욕심만 차리고 잠들어 버리는 밤에는, 저는 온갖 방법으로 절 희롱하는 무석을 상상하면서, 단단하게 굳어 있는 음핵을 제 손가락으로 달래고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무석도 저한테 단단히 빠져 있는 걸로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버티다보면 언젠가는 무석이 자신의 요구를 포기하고 저에게 돌아올 것으로 믿었습니다. 갓 사춘기를 지난 팔팔한 젊음이 끓어오르는 성욕을 주체하기는 힘들 테니까요. 그래서 반장인 무석이 지시 사항을 듣기 위해 교무실이나 미술실로 올 시간이 되면, 마치 패를 뒤집어 보는 도박꾼처럼 무척이나 설습니다. 하지만 그는 항상 냉정한 표정으로 꾸벅 인사를 하고는 돌아가 버렸고, 그럴 때마다 저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절망 속에 빠져 들었습니다.

무석이 저에게 남기고 간 CD를 저는 반복해서 보고 또 보았습니다. 그걸 보면서 ‘내가 이 여자처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지만, 결론은 역시 ‘노’였습니다. 어떻게 되다 보니 제자인 그의 육체를 갈구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지만, 자존심이 있는 성숙한 여자로서 그에게 존중받고 싶었고, 그의 쾌락의 도구보다는 진심어린 사랑의 대상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CD를 보면 마치 제가 그 여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고, 아랫도리가 뭉치며 속옷이 젖어왔습니다만,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야’하고 다짐하면서, 붉은 리본을 달 위기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저는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었습니다.

원래의 장 윤정이라면 정기적인 전산 점검이 있을 줄 뻔히 알면서, 미술실의 컴퓨터에 CD를 꽂아 놓은 채 퇴근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그만큼 넋이 나가 있었습니다. 주말을 힘겹게 버티고 월요일 아침에 출근한 저는 교감실로 호출을 받았습니다. 교감 선생님이 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 낯익은 CD를 보는 순간, 마약 제가 서있었다면 기절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요, 장 선생.”


======================== 지금

어쩌면 지금껏 무석에게 빠져든 건, 인간 이 무석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가 제게 해주는 그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육체적인 쾌락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는 마음이 먼저 가야 몸을 허락한다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인데, 왜 저는 처음 보는 남자, 그것도 얼굴도 모르는 남자의 성기를 애무하면서 흥분하는 걸까요? 제가 남자의 둥근 머리를 입에 머금고 머리와 기둥이 만나는 부분에 혀를 대고 핥아주니 남자는 목을 뒤로 젖히고 ‘으흠, 으흠’하며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제 사타구니에서 쥐어짜지는 듯한 긴장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남자가 저 때문에 좋아라 하는 걸 보는 게 이렇게 기분 좋다니... 힘을 주어 빨면서 고개를 더 숙여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게 해 봅니다. 조금 구역질이 치밀어 올라오고, 숨이 막히지만 삽입할 때마다 그렇잖아도 딱딱한 기둥이 더 단단하게 불끈거리는 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좋은 느낌입니다.

제가 이 남자에게 이렇게 헌신적인 립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걸 무석은 다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흥분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무석의 상대인 여자는 이미 매트리스에 벌러덩 누워, 천 쪼가리를 다 제거당한 상태입니다. 그녀 위에 엎드린 무석은 마치 진짜 늑대가 먹잇감에게 하는 것처럼 그녀의 온 몸에 침을 바르고 있습니다. 조금 후에는 이 남자가 저에게 저렇게 해줄 거라 생각하니 너무나 짜릿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저에게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여자의 본분은 남자를 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정한 남자가 아니라 불끈거리는 자지를 가진 모든 남자 말입니다. 제가 지금 세뇌당하고 있는 걸까요? 드디어 남자가 제 가슴을 쥐어짜듯 주물러 주고 있습니다. 찌릿찌릿한 게 마치 전기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더욱 빠르게 고개와 손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남자를 최대한 늑대로 만들어서, 미친 듯이 저를 탐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못 참겠는지 저를 바닥에 밀어 넘어뜨립니다. 제 바로 옆에서 들리는 무석의 여자가 내는 신음 소리 때문에 귀가 아플 지경입니다. 신음 중간 중간에 여자가 무의식중에 그러는 척, 무석에게 ‘사랑해’하고 속삭이는 게 화가 납니다. 저도 조금 후에 그런 말을 해버릴까요? 제 짝도 저를 덮쳐 옵니다. 그렇잖아도 어두운 천정의 조명이 가려지니 남자의 그림자 외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저를 찍어 누르는 남자의 체중이 너무나 좋습니다.

================== 그 날 이후

만약 남자 선생님의 컴퓨터에서 그런 CD가 발견되었다면 교감 선생님은 그저 실실 웃으며, 다음부터는 간수 잘하라고 타이르는 정도로 끝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자였고, 모범적인 교직원이었고, 학생들로부터는 우상으로 숭배 받는 품위 있는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떻게든 그 위기를 넘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망이질을 하듯 두근대는 심장을 겨우 억누르고, 저는 뻔뻔하게 되물었습니다.

“그게.. 뭔데요?”
“나 원 참, 몰라 물어요? 노래 나부랑이 같은 게 들어 있으면 내가 장 선생을 불렀겠소?”

저는 계속해서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뗐지만, 교감 선생님은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주말 전산 점검 담당자인 조 성희 선생은 입이 가벼운 여자니, 이미 우리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사건을 알고 있다고 간주하는 게 맞았습니다. 그러니 제가 만약 교감선생님에게 ‘잘못 했습니다, 다음부턴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하고 용서를 구하고, 교감선생님이 ‘이번 일은 비밀로 할 테니 다음부턴 이런 일 없도록 해요’하며 묻어 준다고 해도 어떻게 교사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겠습니까? 제 뒤통수를 향한 눈총들과 손가락질을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그것은 단순히 밥줄이 끊기는 문제가 아니라, 제 목숨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그러니 저는 저에게서 자백을 받아 내려는 교감 선생님의 끈질기고 합리적인 논리에 계속해서 모르쇠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장 선생 말고 그 컴퓨터에 손댈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정말... 너무 억울해요, 교감 선생님.”
“정말 몰라요? 없었던 일로 할 테니 솔직히 말해 보세요. 나 참 별거 아닌 일 가지고...”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게 왜 제 컴퓨터에 있는지...”
“하긴, 장 선생이라면 컴퓨터 점검하는 날인지 뻔히 알면서 거기 뒀을 리가 없겠네.”

마치 지옥 한 가운데 있다가 천사가 내려주는 끈을 붙잡은 듯한 심정이었습니다. 교감 선생님은 서랍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고, 저는 잠시 쉬는 틈을 타서 제 논리를 가다듬었습니다. ‘원래 내 것이라면 나같이 치밀한 사람이 왜 점검하는 걸 알면서도 거기 그냥 두었겠느냐, 분명 나 없는 사이에 누군가 내 컴퓨터를 이용한 것이다’라는 것이 제가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논리였습니다.

“학생한테 미술실 열쇠 맡긴 적 있어요?”

교감선생님의 질문에 저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별관에 방을 가지고 있는 예체능 교사들 대부분은 잔심부름을 위해 학생에게 열쇠를 복사해주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그건 비공식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었습니다. 동아리 지도교사를 맡고 있는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너명의 학생들에게 열쇠를 맡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는 미술 동아리가 없었고, 열쇠를 가진 유일한 학생은 우리 반 반장인 무석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그에게 혐의가 돌아갈 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색한 핑계를 댔습니다.

“아마 제가 문을 잠그지 않고 퇴근했나 봅니다.”
“무슨 소리요, 장 선생. 경비실에서 밤마다 체크하는데...”
“그..그런가요?”
“장선생 반 반장은 가지고 있을 꺼고... 또 다른 학생한테 열쇠 준 적 없어요?”
“어..없습니다.”

교감의 비서가 교실로 무석을 부르러 간 사이 저는 교무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다른 선생님들의 눈총도 따가웠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전개될 일 때문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문제가 된 CD는 무석이 준 것이니, 그는 분명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짐작할 것이었습니다. 혐의를 뒤집어썼다간 정학을 면치 못할 테니 그는 분명 모르는 일이라고 할 게 분명했습니다. 시간을 벌긴 했지만 어차피 종말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성인인 교사가 조금 야한 CD를 학교의 컴퓨터를 이용해 봤다는 것 자체는 그다지 큰 징계감은 아니었고 모두들 쉬쉬해 준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가벼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징계가 아닌 것입니다. 교사로서의 품위와 인격, 그리고 제 자존심의 문제인 것입니다. 음란물을 즐겨보는 여교사로 낙인 찍힌 채, 학교 생활을 계속할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사직서에 쓸 문구와 함께, 제 갑작스러운 사직에 대해 신랑에게 뭐라고 핑계를 댈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신랑이나 집안 식구들까지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저는 한강의 그 많은 다리들 중 하나를 골라서 몸을 던져야만할 운명이었습니다.

“교감선생님이 오시래요.”

교감실에는 무석 뿐 아니라 교무 주임에, 학생 주임 선생님까지 계셨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제 과오를 인정해야 하다니... 소파 옆에 서 있는 무석을 쳐다보니 그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무표정하기만 했습니다. 저는 무석이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다음, 그와 다른 선생님들을 다 내보낸 이후에 교감선생님에게 사실을 말하기로 결심하고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였습니다. 체념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조금은 편했고 무석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아까 인정해 버렸다면 무석이 의심을 받거나, 여기까지 불려올 일이 없었을 텐데... 교감선생님이 무석에 대해 취조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무석, 미술실 열쇠 가지고 있지?”
“네.”
“널 의심해서가 아니라 확인 차 필요한 거니까 물어보는 거야. 알겠지?”
“네.”
“선생님 몰래 미술실에 간 적 있어?”

“있습니다.”

일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어째서 무석이 그런 거짓말을 하는지 저로서는 의아했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무석의 범죄를 확신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설마 무석이 내 죄를 뒤집어쓰려는 걸까? 제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는 예전의 깨끗한 교사로 돌아가겠지만, 무석은 정학, 아니 학칙을 엄하게 적용하면 퇴학까지도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이나 되는 그가 그런 걸 모를 리가 없었습니다. 무석을 노려보는 교감 선생님의 얼굴이 험악하게 굳었습니다. 그는 서랍에서 문제의 CD를 꺼내 무석 앞에 내밀고 거친 말투로 물었습니다.

“이거 봐, 이 CD 네 꺼지? 이걸 미술실에서 본 사람이 너지?”

잠깐 동안 무석이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저와 시선이 마주쳤습니다. 그 표정 없는 얼굴 뒤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제 심장은 터질 듯 뛰고 있었습니다. 교감선생님이 다시 그를 급하게 다그쳤습니다.

“어서 대답하지 못해?”

무석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제 꺼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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