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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4 555회 0건
하는 일이 좀 바쁘다는 핑계는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솔직히 계속 쓴다는게 정말 웃기게 느껴지더라구요
재미도 없는 글을 써야하는지
자기만족의 글을 과연 누가 읽어나 줄런지
그런 고민을 하는중 "이성후리기"님의 쪽지를 봤습니다
힘이 나더군요
정말 추천수도 조회수도 많이 올랐구요
게다가 글의 진행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셨구요
그래서 써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분만 읽어주셔도 쓴다고 맘 먹었습니다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만 주말은 좀 봐주세요
댓글 달아주신분들 고맙습니다
쪽지로 글의 방향을 알려주셔도 고맙겠습니다
글을 마칠때까지는 잡생각 없이 열심히 쓰겠습니다


--------------------------131부---------------------------
나의 죽음으로 영지의 주인이 사라지자 주변의 세력이 바로 움직였다.
멜론의 가장 강하게 내 영지를 움켜쥐려 했지만 역시 캐서린을 무시하진 못했다.
그녀는 나의 부인으로 되어 있으며 만다왕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영지를 장악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내 여인들이 모두 그녀를 지지하고 나서서 단순히 나의 죽음만 있을 뿐 영지 자체엔 어떤 해를 끼치지도 못했다.
엄청난 군사력과 쟁쟁한 실력자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그저 겁을 주면 뺏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접어야 했다.
캐서린은 일단 만다왕에게 도움을 청하고 오만제국에 대한 반란을 일으켰다.
명분이야 뚜렷하게 있으니 거칠 것은 없었다.
만다왕도 나의 죽음에 침통해 하며 자신의 딸을 보듬어 안고 오만제국에 복수할 것을 다짐했다.
만다왕국의 가세는 오만제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영지의 반란에서 외세까지 끌어들인 것이라 오만제국 전역에 불손한 무리들도 조금씩 준동할 기미가 보였다.
오만제국은 자신만이 준비를 했다는 착각에서 이제 벗어나야 했다.
난 죽음을 위장하고 한달의 시간을 보냈다.
어짜피 널리 알리려면 시간이 필요했고 내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위한 시간도 필요했다.
마침 알맞은 일이 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무영회.
대상인.
내가 이놈의 땅에 왔을 때 들어본 적이 있는 단어들이다.
오만제국의 모든 힘을 가지고 있다는 무영회.
누가 주인인지 알지도 못하는 비밀의 상인 집단.
초대 황제도 이들의 비호 아래 오만제국을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도 이들은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오만제국을 위해 힘을 썼다.
제국의 제정이 흔들릴 정도면 은근히 상인들을 압박하여 도왔고 국경에서 험한 일이 생기면 용병을 사들여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처리했다.
그들의 우두머리라는 대상인.
대상인의 증표는 또 하나의 황제를 상징했다.
오만제국의 기틀이 되는 상인들의 황제.
어찌보면 실질적인 황제라고 할 수 있는 자리가 대상인의 자리다.
대상인은 오직 한명으로 맥을 이어왔고 그 맥이 이젠 끊기려 하고 있었다.
후계자의 수업을 받고 있던 자들이 힘든 수업을 감당하지 못하고 미치거나 죽어버린 탓이었다.
마지막 대상인.
그가 이젠 세상과 등지려는 시기가 다가오자 사방으로 사람을 풀어 마땅한 후계자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었다.
자신의 뒤를 이어 무영회를 잘 이끌어갈 인재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의 존재가 그들에게 포착된 것이다.

멜론과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찜찜한 것이 몇가지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제발로 내 앞에 나타났다.
“인사드립니다.”
“누군가?”
“잠시 저와 함께 가실 수 있겠습니까?”
“일단은 그 복면부터 벗어야 하지 않을까? 꽤나 예쁠 것 같은데. 그리고 그 이상한 소리 말고 너의 본 목소리로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고도의 수련이 있었는지 찰나의 순간 흠칫했다.
하지만 내가 그런 것을 놓칠 사람이 아니지.
“어떻게...”
긴장하고 있던 일이 풀려서 일까?
아까의 듣기 싫은 쇳소리가 아니라 맑고 청아한 소리가 들렸다.
“흠... 목소린 합격이고. 그럼 얼굴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그건...”
“뭐 그렇다는건 나도 너의 요구에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지?”
분명 망설이고 있는 폼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바로 자리를 박차고 사라졌겠지?
“상인이란 언제나 손해보는 장사를 하면 안되지. 밑도 끝도 없이 대뜸 따라가자고 하면 누가 따라나선단 말이냐. 적어도 그정도 가치는 있어야 따라나서지. 내가 봤을 때 널 보낸 사람은 니 모습이면 날 불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듯 하다만...”
말을 마치고 다시한번 그녀를 훑어 보았다.
그깟 천조각들이야 별 거슬릴게 없지만 팬티만은 속살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내가 데리고 있는 여인들과 비슷한 골격이었다.
속궁합이야 맞춰봐야 알겠지만 외형이 저러하다면 속도 비슷하리라 짐작했다.
“대답이 없는걸 보니 거절인가 보군. 그럼 이만 돌아가주겠나? 더 있으려다간 저기 위에 있는 친구가 자넬 용서하지 않을 듯하군.”
제법 점잖게 말하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좋아요. 복면을 벗죠. 그럼 저와 함께 가시는 겁니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쓰고 있던 복면을 벗었다.
진정 또 하나의 아름다움이 내 눈앞에 있었다.
내가 데리고 있는 여인들이 한쪽으로 치우쳐진 아름다움이라면 그녀는 뭔가 합쳐진 듯한 그럼 아름다움이 있었다.
얼굴을 봤을 땐 분명히 이국적인데 몸매를 보면 동양적인 아담한 사이즈였다.
아무튼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법한 여인의 등장은 내게도 좋은 일이었다.
“복면을 벗었는데도 따라나설 차비를 하지 않는건가요?”
“흠... 내가 따라간다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 가치가 있는지 본다고 했지.”
“그런... 이...”
“허허. 이거야 원. 자신이 그럴 가치가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나본데...”
그녀의 얼굴은 붉어졌다가 다시 하얗게 변해버렸다.
빈정대는 말투.
전신을 훑어보는 눈빛.
그녀의 행동을 보면 여지껏 그런 경우는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일을 생판 처음 보는 내게 당했으니 그 충격이야 말로 못할 테고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자니 내 앞에서 성질대로 난동을 부릴 수도 없었다.
“이... 이... 그래서... 어떻하겠다는 거죠?”
“아... 뭐 일단 내 맘에 드니까 따라가도록 하지. 그런데 한번 안아보고 가면 안될까?”
순간 사람의 눈이 뒤집어지는 모습을 봤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검은자가 사라지면서 흰자만으로 이루어진 눈을.
저 벌어진 입에서 괴성이 나올 법한 상황이라 급하게 손을 썼다.
그녀와의 거리는 삽시간에 좁혀졌고 소리가 막 나오려는 찰나에 내 입술이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경직된 몸에다 벌어진 입은 그대로 기능이 멈췄는지 한동안 미동도 없었다.
내가 여자에 관한한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다.
사람은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일을 불시에 당하면 2-3초 길게는 10초까지도 멍하게 된다.
하지만 그 뒤에 일어나는 일은 상상을 불허하는 힘으로 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지금 상황에서 그녀의 발작은 내게 결코 좋은 일이 될 수 없다.
난 최대한 그녀의 몸을 내 몸으로 밀착 시키고 한손으론 그녀의 경혈들을 마구 주물렀다.
주로 성감에 관계된 혈들만 건드려서 그녀의 몸을 자극했다.
다행히 그녀의 경우는 5초간 멍한 상태였고 난 그 5초를 최대한 활용하여 그녀의 몸을 내게 기울게 만들었다.
내 손이 지나칠 때마다 움칠거렸고 그녀의 입은 내 혀를 더 받아들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녀의 비지에 손이 닿았을 때 그 파득거림이란...
일단 누르고 갈까란 생각을 했지만 그 정도에서 멈추기로 했다.
내가 입술을 떼자 의아한 눈빛을 보냈지만 이내 고개를 숙였다.
“그럼 슬슬 가볼까?”
처음의 대가 쎈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조용히 복면을 쓰며 앞장서는 그녀의 뒷모습은 간신히 참은 나의 이성을 다시한번 흔들었다.

그녀의 뒤를 따라 도착한 곳은 조그만 음식점이었다.
다만 손님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 일반 음식점과 다른 점이었다.
“할아버지 모셔왔어요.”
내가 아는 모습과는 전혀 매치되지 않는 그녀의 애교.
아마도 저런 그녀의 애교에 할애비란 작자의 후광이 있었을 테고 그건 그대로 그녀의 힘이 되어 다른 곳에선 안하무인의 성격이 되었을 것이다.
갑자기 저 할애비란 자가 불쌍하게 보였다.
자신이 아는 손녀의 본 모습을 알고나 있을까?
“어서 오시오. 이렇게 무례를 저질러 죄송합니다.”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는 투였다.
그런데 귀족의 예가 아닌 일반 평민의 예로 날 대하고 있었다.
“괜찮소. 그래 무슨 일입니까?”
나도 편하게 말했다.
뭐 노인공경의 사상이 남아 있어 완전 반말은 하지 않았다.(난 귀족이다. 귀족도 나보다 높아야지만 내게 존칭을 받는다. 그 외의 인간들은 몽땅 반말이다.)
“혹시 내가 누군지 짐작하고 있습니까?”
이 노인네가 지금 스무고개를 하자는 말인가?
내게 존칭을 하지 않으면서 날 알고 있다는건 일단 숨겨진 세력이란 말이다.
그러니 날 이런식으로 초대를 했겠지.
나름 조사한 바로는 이정도로 날 여길 수 있는 곳은 한 곳 뿐이었다.
그렇다고 바로 대답을 하기엔 재미가 없었다.
내 눈이 잠시 반짝였던가?
“역시 알고 있었군요. 맞습니다. 내가 대상인이오.”
제기랄 늙탱이.
눈치가 정말 빠르구만.
내가 대화를 이끌려면 저 노인네가 지금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 안되는 건데...
“그렇군요. 제갈천이라 합니다.”
“멜론 황제는 그대가 죽었다고 믿겠지만 역시나 살아있었구료.”
“피차 그런 얘기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허허. 늙으면 쓸데없는 생각이 늘어나지요. 일단 차라도 한잔 하시면서 얘기 합시다.”
전설의 대상인이라는데 내가 뭐라 하겠어.
솔직히 지금 내가 그를 대하는 태도는 상당히 잘못된 일이다.
황제랑 동일시되는 인물에게 편하게 대하다니...
생겨먹은게 그런 것을 누굴 탓하리오.

대상인이란 작자는 일문의 수장으로써 존경할만한 인물이었다.
무불통지.
오만제국의 일뿐만 아니라 듀란대륙의 모든 나라의 대소사를 꿰고 있었다.
상인이란 이익에 떠돌아다니는 집단이지만 그 이익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도 필요하다.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거래를 성사 시키려면 얼마의 정보가 필요할까?
난 그와 대화를 나누며 아인의 레어에서 봤던 책들이 떠올랐다.
‘뭐야 이거. 드래곤이 기록해 놓은 과거의 일까지 알고 있단 말이야? 정말 대단한 노인네구만. 그나저나 잘못하면 코가 꿰겠는걸.’
솔직히 이곳 세계에 와서는 똑똑한 이미지는 절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단순무식의 대명사.
마법사로 위장을 했지만 마법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놈으로만 보였다.
그런데 이 노인네의 말을 들으며 홀려서 그랬는지 아님 대화가 부족했는지 간간히 맞장구도 치고 내 뜻을 보이기도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그녀는 둘의 얘기가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말이다.
“허허. 이거 듣던거와는 상당히 틀리는구료. 천하에 다시없는 무식쟁이란 말은 당장 없어져야 할 말이구료.”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필요한걸 말하시오.”
“뭐가 그리 급하다고... 자네는 좀 여유가 있어야겠구만. 흠. 아닌가? 이제보니 여자 문제에 있어서만은 제법 여유를 부리며 즐길줄 아는구만. 허허. 그나마 다행인가?”
이 노인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내 성격이야 언제나 급하지.
급할 수밖에 없는게 내가 직접 움직여서 해결되지 않을 일은 없었으니까.
다만 여자는 다루는 재미에 빠져서 가끔은 천천히 즐기기도 하지만...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나?”
“당신은 이런식으로 부탁을 하는 성미요?”
“이런... 역시 만만치 않군.”
“당연한 것 아니오. 장사하는 사람끼리 공짜는 없는거 아니겠소?”
“이미 내 손녀를 건드렸다면 좋았을 텐데...”
한번 참았던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역시 아직 내 직감은 멀쩡하구만.’
“대상인의 자리를 주겠네. 어떤가? 내 부탁을 들어주겠나?”
갑작스런 제안.
차라리 재물은 얼마 걸었다면 나도 고민하지 않고 들어주겠는데 조건이 너무 컸다.
대상인의 자리란 무영회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상인이라면 꿈에라도 바라는 자리겠지만 글쎄 그게 내게도 해당되는 것일까?
“지금 자네의 상황을 잘 알고 있네. 그래서 이런 제안을 했네만.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상인에겐 정보도 중요하지만 시간도 귀하다는걸 잊지 말게나.”

맞는 말이다.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이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그 시기를 놓치는 것은 바보나 할 짓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나로의 변신이다.
그것을 가장 편하게 이룰 수 있는 방법이 눈앞에 있다.
대상인의 신분이라면 세상에 내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멜론에 대한 복수는 물론 향후 이 대륙에서 지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래도 너무나 거대한 조건이 계속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눈앞에서 실실 웃음을 보이는 노인네의 저의를 종잡을 수 없었다.
거절하기도 승낙하기도 힘들었다.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손녀도 그대의 것이 되네.”
젠장.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렸다.
안그래도 한쪽에서 다소곳이 앉아서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는 그녀가 맘에 들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시간을 두고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네는 즐기기 위해 멈췄겠지만 내 허락 없이는 그녀를 가지지 못하네.”
이건 무슨 개떡같은 소린가?
설마하니 그 망할 팬티가 정조대라도 된다는 말인가?
일그러지는 내 얼굴에 득의의 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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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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