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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5 550회 0건
1. 색귀.

그 날은 선아에게 가장 치욕스런 날이었으며, 또한 운명적인 날이었다.

이선아... 그녀는 중학교 3학년이고, 16살이다.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또래의 여학생들이 놀러 다니고, 연예인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과 달리 그녀는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그녀에게 공부를 좋아하느냐 묻는다면,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고 대답한다.
그녀가 공부하는 것은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투자였다. 그녀의 꿈은 엄마처럼 여성 ceo가 되어 당당히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다. 남녀차별이 없는 듯 하면서도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여사장이 되어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의 엄마 유진아는 그 성과를 이루기 위해 피를 깎는 노력을 하였다. 엄마도 순수한 노력으로 지금의 지위에 오른 것은 아니다. 본래 그 자리는 아빠의 자리였다. 그러나 6년 전,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 회사가 사분오열되어 붕괴될 위험에 처하자 아빠의 절친한 친구였던 부사장인 철우 아저씨가 엄마에게 아빠의 자리를 이어받아 회사를 지켜달라고 부탁하셨다. 엄마는 어렵다고 거절했으나 이대로 방치하면 아빠의 회사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말에 철우 아저씨의 도움을 받는 조건으로 사장으로 취임하셨다.
당시 12살의 김민아와 10살의 김선아, 두 딸을 돌봐야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그 결정이 매우 힘들었음을 때때로 말해주곤 하셨다.
선아가 지켜본 엄마는 매일 코피를 쏟다시피 하면서 열심히 공부를 하셨다. 처음 3년간은 엄마의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다. 새벽같이 출근해서 2시가 넘어서야 집에 오셨으니 엄마를 보려고 졸음을 참고 기다려도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선아는 비록 어렸으나 엄마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잊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겨우 16살에 불과하지만 그녀도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다.
그 날도 그녀는 고등학교의 강의를 듣고 저녁 늦게 학원에서 나왔다.
학원에서 집까지 걸어서 30분의 거리이고, 버스를 타면 10분 이내에 도착한다. 늦게 다니는 것을 걱정한 엄마가 차를 보내주신다고 했으나 과잉보호라고 말하고 말렸다. 학원이 마치는 시간과 비슷하게 막차가 지나가서 평소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 되었다.
그런데 그 날 막차가 일찍 지나갔는지 버스가 끊겨 버렸다. 학생들이 분주히 택시를 잡으려 줄을 섰다. 그녀도 그들과 섞여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사람이 몰려 쉽지 않았다.
‘별로 멀지도 않으니까...’
그녀는 집까지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가로등불을 따라 걷노라니 제법 운치가 있었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자 자동차의 소음이 사라지면서 아늑한 분위기에 사로잡혔다. 길가에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매일 공부하느라 지쳤던 그녀에게 그 기분은 늦게까지 늦잠을 자는 것 같은 편안함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짧지 않은 꽃길이 있다. 도로 양쪽으로 갖가지 꽃을 심어놓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고자 만든 길이었다. 주변에 건물도 없어서 이 길을 지날 때면 진한 꽃향기가 가슴을 설레게 만들곤 했었다. 밤이라 그런지 향기가 매우 진했다.
‘가끔씩 이렇게 걸어가야지.’
그녀는 지금의 기분이 좋아서 피곤하지 않으면 걷을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그 결심은 뜻밖의 일로 산산이 깨어졌다.
저 멀리서 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조용한 길에 방해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고 음악에 심취해서 걸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사람과 점차 가까워지자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지금 거리에는 그녀와 그 뿐이었다. 또한, 이 시간에는 거의 인적이 없는 장소였다.
‘괜히 겁먹을 필요 없어’
그녀는 두려움을 떨치려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점차 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운동을 하는지 가벼운 운동복차림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한결 마음이 놓였다. 저녁 무렵에는 이 근처를 뛰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남자와 마주쳤고, 곧 지나쳤다.
‘역시 지나친 상상...’
“악!”
그녀는 갑자기 뒤에서 끌어안는 손길에 비명을 질렀다. 남자가 뒤에서 그녀를 꽉 끌어안은 것이다.
“꺄아아악!”
그녀는 너무 놀라 비명을 질렀다.
“조용해!”
그 남자가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하고 뭔가를 꺼내 그녀의 눈앞에 내밀었다. 그것은 날이 선 칼이었다. 과일용으로 그리 크지 않았으나 칼을 본 순간 그녀의 머리속은 하얗게 탈색되었고, 몸은 석고상처럼 굳어버렸다.
“소리 지르며 네 얼굴에 칼질을 할 거야”
그녀는 그 상황에서도 얼굴에 흉터가 날까봐 목을 움츠렸다.
남자가 그녀를 도로 아래 꽃밭으로 잡아끌었다. 그녀는 그곳으로 끌려가면 안 된다고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팔을 흔들며 몸부림쳤다.
“썅, 가만히 있어”
그러나 그녀는 더욱 강렬히 저항했다.
“씨발년, 곱게 끝내려고 했더니 어디서 지랄이야!”
남자가 사납게 욕설을 내뱉더니 그녀를 홱 돌려 뺨을 후려쳤다. 그녀는 쓰러져서 너무 아프고 놀라 또 다시 굳어졌다.
“썅, 곱게 말할 때 따라와라!”
남자가 그녀의 고운 머리카락을 움켜잡더니 잡아끌었다. 그녀는 저항했으나 도저히 그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점차 도로 아래 꽃밭으로 끌려들어가자 죽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가 엄습했다. 그러나 죽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 난폭한 사내에게 그녀의 순결을 짓밟힐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그녀는 정말이지 젖 먹던 힘까지 짜내 비명을 질렀다.
“이 년이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
남자는 그녀를 잡아당겨 옆구리를 발로 걷어찼다. 그녀는 머리카락이 전부 뽑혀 나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꽃밭에 뒹굴었다. 꽃밭의 진한 향기와 자연스런 모습들이 공포를 더욱 부추겼다.
남자가 그녀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누르고 코앞에 칼을 들이밀었다.
“계속 까불어봐라. 당장 네 년 코부터 베어버릴 테니까”
그녀는 너무 무서웠으나 눈앞의 칼날이 그녀의 저항을 묶어버렸다. 또한, 목이 눌려서 남자를 뿌리칠 수도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곧 보내줄 거야. 그러니까 까불지 마”
남자가 음흉하게 웃었다. 그녀는 죽고 싶었다. 그러다 남자의 손이 교복상의를 헤치고 들어오려 하자 다시 발악했다.
“악, 살려주세요!”
“씨발, 도저히 안 되겠군”
그녀가 비명을 지르자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녀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순간 그녀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충격에 몸을 새우처럼 웅크렸다.
“조용히 하라고 했지”
남자가 그녀의 머리를 잡아 일으키더니 복부를 주먹으로 때렸다. 그녀는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생전 이렇게 고통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남자의 주먹이 이렇게 잔인하도록 아플 줄 상상조차 못했다. 그녀는 뺨을 더 얻어맞자 비명을 지를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어차피 네가 소리를 질러봐야 들어줄 사람도 없어. 애초에 이 길로 걸어온 네 잘못이지. 네 팔자라고 생각해라!”
남자가 능글맞게 웃더니 그녀의 교복상의를 거침없이 좌우로 벌렸다. 단추가 그녀의 현 상황처럼 힘없이 떨어졌다.
“크, 얼굴 만큼이나 가슴도 좇나 예쁘네”
남자는 그녀를 내려보며 연신 침을 흘렸다.
선아, 그녀는 모델이 되지 않겠냐는 제의를 여러 번 받았을 만큼 예뻤고, 몸매도 환상적이었다. 남자들은 그녀를 보면 정신을 못 차렸다. 심지어 학원 선생들도 그녀를 보려고 아우성이었다.
남자는 생전 이렇게 예쁜 여자를 먹게 될 줄 상상조차 못 했다. 사실 양아치란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강간은 처음이었다. 언뜻 그녀의 얼굴을 보게 된 순간 이성을 잃고 그녀를 이곳으로 끌고 들어온 것이다. 어떤 남자라도 그 상황에서 그녀를 본다면 짐승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그녀는 아름다웠다.
남자는 가슴이 떨리자 손도 떨렸다. 조심스럽게 하얀 브래지어를 만졌다. 말랑한 감촉이 전해지자 금세 사정할 것처럼 피가 아래로 쏠렸다. 단지 천조각을 만져도 이런데 진짜 유방을 만진다면 어떻게 될까? 남자는 그 생각만으로도 흥분해서 또 다시 침을 꼴깍 삼켰다.
반면, 선아는 죽고 싶었다. 이대로 자신이 당하게 될 일을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이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자신이 원망스럽고, 이곳에 꽃길을 만들어둔 사람, 심지어 꽃까지도 모두 원망스러웠다. 남자가 그녀를 덮친다면... 혀를 깨물고 죽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그러나 무서웠다. 그리고 슬퍼할 엄마와 언니를 생각하자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엄마, 나 무서워. 언니, 나 좀 구해줘!’
그녀는 내심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러나 그녀의 기도는 소용이 없었다. 남자의 손이 브래지어를 풀러내려고 하고 있었다. 이미 그녀에게 저항할 용기는 없었다. 남자가 칼로 브래지어의 끈을 잘라냈다. 평소 은밀하게 숨어 있던 뽀얀 유방이 툭 하고 튀어 올랐다. 가끔씩 거울을 보며 스스로 유방이 예쁘다고 자랑하던 그녀였다. 그러나 그 순결한 유방이 짐승 같은 사내의 손에 무참히 유린당하고 있었다. 뱀이 몸 위를 기어가는 것처럼 남자의 손길에 소름이 끼쳤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며 공포가 더욱 극심해졌다.
‘제발 살려주세요. 하느님 절 도와주세요!’
그녀는 종교를 믿지 않으나, 이 순간 간절히 하느님을 외쳤다.
그러나 신은 그녀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았고, 남자는 그녀를 찍어 누르고, 그녀의 몸을 제 것 인양 만지고 주물렀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이대로 혀를 깨물고 죽어버릴까 다시 고민하다가 눈을 감았다. 엄마가 보고 싶었다. 언니가 보고 싶었다. 어서 이 상황이 끝나기를 바랬다. 남자의 손이 스물스물 유방을 떠나 배꼽을 지나갔다. 그 손길이 치마속으로 들어오자 그녀는 또 다시 발악했다.
“악, 놔줘. 이 악마!”
“씨발!”
짝짝짝!!
그녀는 다시 여러 대 따귀를 얻어맞고 쓰러졌다.
‘끝이야’
그녀는 눈물샘이 멈추질 않고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이 얼마나 남자의 욕정을 자극하는지 그녀 자신은 몰랐다.
남자는 우는 모습조차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봤다. 그러다 차가 지나가면서 내는 소음에 정신을 차렸다.
‘이 년과 결혼해서 평생 살고 싶다’
남자는 그렇게 되면 경찰에 붙잡힌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녀를 즐기고 떠나야 한다. 그것만으로 그 일생에 최고의 행운이었다.
그녀는 그의 손이 종아리부터 거슬러 올라오자 부르르 떨었다.
‘흑흑, 무서워. 누가 좀 도와줘요!’
그녀는 그 공포를 이길 수 없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내가 도와줄까?”
어디선가 낯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놀라 번쩍 눈을 떴다. 남자는 그녀의 유방에 얼굴을 처박고 빨아대고 있었다. 징그러운 느낌을 느끼면서도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지금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해야 했다. 그러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 절박해서 환청을 들은 것이다.
그때 그녀가 착각한 것이 아니라는 듯 다시 그 의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날 찾는 거라면 포기해. 넌 아직 날 볼 수 없어. 내게 말하고 싶다면 마음으로 전해. 시간을 지체한다면 널 누르고 있는 그 녀석이 곧 널 차지할 거야”
그녀는 이 상황을 어찌 해석해야 하나 망설였다. 그러나 남자가 그녀의 팬티를 끌어내리자 마음속으로 강하게 외쳤다.
“도, 도와주세요!”
그 목소리가 대답했다.
“내가 널 도와줄 수는 있어. 하지만 그냥은 안 돼”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 게요. 엄마에게 말하면 아저씨에게 충분한 사례를 할 거예요”
“내게 돈은 아무런 소용이 없어. 내 도움을 받고 싶다면 한 가지 부탁을 들어줘”
“도와주신다면 무엇이든 들어드리겠어요”
“후후, 꽤나 다급하구나. 내 부탁은 네가 나의 숙주가 되어 주는 거야”
“숙주라뇨?”
그녀는 숙주란 의미를 생각했다. 그녀에게 기생하여 살겠다는 건가? 그녀는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해야겠는데... 지금 그 녀석이 흉물스런 물건을 꺼냈어. 조금만 늦으면 나는 널 도울 수 없어”
그녀는 깜짝 놀라 남자를 보았다. 과연 바지를 벗고 끔찍한 물체를 꺼내 흔들고 있었다. 그것이 남자의 생식기임을 자각하자 다급히 외쳤다.
“되겠어요. 당신의 숙주가 되겠으니 제발 절 구해주세요”
“그럼 내 말을 따라서 맹세해. 나는 당신의 영원한 숙주가 될 것을 맹세합니다.”
그녀는 왠지 악마의 꼬임에 넘어가는 것 같아 두려웠다. 그러나 남자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려 하자 망설임은 끝났다.
“나는 당신의 영원한 숙주가 될 것을 맹세합니다.”
“고마워. 그럼 약속대로 널 괴롭히는 녀석을 처리해 주지. 내가 잡고 있을 테니까 당장 도망쳐!”
“하, 하지만 어떻게...”
“지금 녀석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었으니 어서 녀석을 밀어버리고 도망쳐”
그녀가 망설이자 목소리가 호되게 꾸짖었다.
“뭘 망설여. 시간이 지나면 넌 그 녀석에게 짓밟히고 말 거야”
그녀는 그 말에 어디서 용기가 솟았는지 사내를 밀쳤다. 그러자 사내가 힘없이 옆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브래지어와 팬티를 챙길 생각도 못하고 도로로 달렸다. 그런 그녀의 뒤로 신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네 모습을 보면 또 어떤 놈이 덮칠지 몰라. 침착하게 옷을 정리하고 바로 집으로 가도록 해. 나는 나중에 널 찾아갈 거야. 그리고 나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만약 나에 대해 말한다면 그 사람이 죽게 될지도 몰라. 명심해!”
그녀는 미친 여자처럼 유방을 드러내놓고 뛰고 있는 모습에 놀라 급히 옷을 여미고 달렸다. 길가에 차를 세워 도움을 청할까 싶었으나 목소리의 경고도 있고, 남자를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곧장 집으로 달렸다.
한편, 남자는 막 여자를 범하려는 순간 알 수 없는 힘에 몸이 움직이지 않자 곤혹스러웠다.
‘이, 이게 무슨 일이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던 남자의 자지가 괴이한 현상에 시무룩하게 줄어버렸다.
“네게 감사해야겠군. 덕분에 마음에 드는 숙주를 구했어. 보답하는 차원에서 깔끔하게 보내주마”
분명 선아가 들었던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분위기가 엄청나게 달랐다. 남자에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살기가 뚝뚝 떨어지는 저승사자의 목소리였다. 온 신경을 긁어 대고 가슴 저미는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잘 가라!”
‘허억!’
남자의 몸이 풍선처럼 점점 부풀었다. 강제로 공기를 주입하는 것처럼 배가 부풀더니 팔과 다리 등 온몸이 터질 듯 부풀었다. 남자는 공포에 떨었다. 눈알이 부풀면서 실핏줄이 터져 핏물이 흘러나왔다. 급기야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몸이 풍선처럼 터졌다. 허연 뇌수와 오장육부, 붉은 피가 묘한 색깔을 드러내며 사방에 뿌려졌다. 주위의 갖가지 색깔의 꽃들이 모두 붉은 색으로 물들었고, 향긋한 꽃향기 대신 역겨운 피비린내가 진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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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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