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군사출사
다음날 세륜은 왕궁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섰다.
선왕의 노여움과 귀족들의 증오를 받으며 오랫동안 궁정에서 떠나있던 세륜이 날렵한 지체에 푸른색 정장을 입고, 어전회의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 갑작스러운 복권에 누구나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세륜은 군사장군이라는 직책을 받아, 올시니 왕국군의 최고사령관으로 취임. 병권을 손에 넣었다.
"이런이런, 우리 여왕폐하까지, 그 남자에게 사로잡힌 것 같아."
군사의 전권을 맡겼음을 상징하는 금색 쥘부채를 하사 하는 마리시아의 눈빛이 너무나도 요염하게, 사랑하는 남자를 보는 눈빛이라는 것을 자리한 중신들도 눈치챘다.
여자라는 생물은 마음으로 신뢰하는 남자가 생기면, 자연히 차분해지는 건지도 모른다.
이전엔 안절부절 못하던 딱딱함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여자다움이 더해졌다. 마치 딱딱한 장미 봉오리가 활짝 피어난 것처럼 인상이 변했다.
이렇게 해서 마리시아를 총대장, 세륜을 군사로 하는 새로운 체제로 올시니 군은 겨우 요격태세를 정비하게 되었다.
그 지위하에서, 레이몬, 메르디스, 다르게니스, 데므루가스트, 클라우스같은 여러장수는 전투 준비에 혼신을 다했지만, 만약 아름다운 여왕에게 "여러분들을 믿습니다."라는 격려를 매일 듣지 않았다면 세륜 때문에 모반을 계획하는 이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인망이라고 할까, 카리스마라는 점에서는 마리시아의 재능은 귀중했다.
마리시아가 표면에서 장병의 격려에 힘쓰는 동안, 세륜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정력적으로 활동했다. 군의 편성, 전략의 입안, 보급 계획, 모든 것을 주도했다. 가을도 깊어가고, 왕도 에레오노라의 거리를 낙엽이 춤출 때까지, 세륜은 직무에 전념하며, 일만의 대군을 재편하고 있을 무렵, 정세가 변화했다. 그것도 올시니 왕국에게는 나쁜 방향으로였다. 바스라왕국이 국경에 군세를 결집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바스라따위 어차피 시체를 노리는 하이에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나라는 다른 나라와 전투를 반복하며 영토를 침식당하고 있어, 이제 와서 우리 나라로 쳐들어 올 여유따위는 없습니다. 우리들이 만약 사브리나에 져서 병합당할 경우, 잘난 체 하면서, 사브리나에게서 약간의 사례를 받으려 하는 것 뿐입니다."
열여덟살의 계집 아이에 지나지 않은 마리시아에게 전략이나 전술을 짤 수 있을 리도 없고, 실제로는 저 의견의 주인이 세륜이라는 것은 장수들 전부가 알고 있다. 하지만 젊은 여왕이 장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동안, 그 작전의 입안자는 모르는 척 하는 얼굴로, 옆에 앉아 있는 궁정마술사 라미제르의 허벅지를 더듬고 있다.
"하지마세요"
라미제르는 몇번이고 그 손을 떨쳐내려했지만, 세륜은 전혀 그만둘 생각이 없는 듯 결국에는 치마 속까지 손을 넣었다.
"천재군사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은, 원래 하는 짓이 괴상해야 사람들의 인정을 받습니다. 저는 일부러 천재군사로서 연기하고 있는 겁니다."
"……"
이것도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라는 말에 꼼짝못하게 된 라미제르는 새빨간 얼굴을 숙였다.
라미제르가 저항을 포기한 것을 안 세륜의 괴롭힘은 더욱 대담해졌다.
세륜의 손가락이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 팬티 너머로 세로로 갈라진 계곡의 윤곽을 따라 오르내리자, 꽉 다물려 있던 꽃입 사이에 차츰차츰 습기가 차 올랐다. 그리고는 얼마 되지 않아, 팬티에 얼룩을 만들며 세륜의 손가락에까지 그 감촉이 전해졌다.
세륜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작은 콩알을 손가락으로 비비고, 손톱 끝으로 몇 번이나 난폭하게 긁으며 거칠게 어루만졌다.
그때마다 라미제르는, 입술을 깨물고 소리를 죽이면서 다리를 움찔움찔 떨고, 날씬한 몸을 미미하게 구부리면서, 필사적으로 쾌감을 누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장수들은 물론 눈치채고 있었기에, 불쾌감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세륜을 노려봤지만, 세륜은 모르는 척 했다. 그는 발언하는 것도 질문을 받는 것도 싫었다.
세륜은 하나를 세워, 팬티를 젖히고 갈라진 틈 사이로 밀어넣었다. 애액에 젖은 살 주름은 따뜻했고, 탄력있는 부드러움은 일품이었다.
세륜은 회의에는 신경쓰지 않고, 더욱 기세를 타고, 그 달콤한 꽃봉우리를 농락했다.
"그럼, 이걸로 해산"
재상 보넷트의 의사진행으로 군사회의도 끝나고, 장수들이 방에서 물러가는 순간이었다.
"앗, 아앗, 아아앙!"
장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소리가 주위에 퍼졌다. 라미제르가 턱을 들고 전신을 활처럼 젖히고, 파들파들 몸을 격렬하게 경련시키며 오르가즘을 맞이한 것이다.
사리에라르 회전에서 공포로 똥을 싸버린 경험은, 이 신비적인 미녀의 정신에 통열한 일격을 가하기 충분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여인은, 종종 마조히스트로서의 성벽에 눈을 뜨곤 한다.
그런 여성의 성벽의 변화를, 세륜은 놓치지 않는 남자였다.
라미제르가 이곳은 중대한 군사회의를 하는 자리이자,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있는자리이므로, 이런 자리에서 성감을 느껴 절정에 달해 버리는 건 가문의 치욕이라고 자신에게 말하면 말할수록, 참을 수 없이 성감이 높아졌던 것이다.
그럼에도 회의중에는 어떻게든 견뎌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순간, 이성의 실이 끊어져버리며 열락의 세계로 승천해 버렸다.
자리를 떠나고 있던 장수들은 고개를 뒤로 돌아, 라미제르의 오르가즘을 목격했지만, 질책할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가을의 추수도 끝나고, 드디어 전쟁의 계절이 도래했다.
병사들의 훈련상태, 각 장군들의 능력, 절대적인 병력의 차이, 모든 것이 사브리나군이 유리하다. 올시니군의 승기는 지리적인 유리함 밖에는 없다.
천연의 성벽을 이룬 지오르 계곡을 돌파당하면, 올시니 군에게는 뒤가 없다. 올시니의 왕도 에레오노라는 장밋빛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지극히 아름다운 성이지만, 성채로서의 방어력은 최저클래스였다.
변경 산악지대에서 적을 요격한다. 이것은 아무리 세륜이라고 해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 올시니 왕국 영내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국경에 있는 여덟개의 고개 중 한 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남쪽의 사브리나 군이 올시니 령에 침략을 시도하려면, 지오르 고개를 돌파하려 할 것은 자명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전략상의 요충지이자, 최전선인 지오르 고개에 구축된 요새는 용장 데므루가스트가 이천의 병력을 이끌고 수비하고 있다.
눈 앞의 사리에라르 평원에는 사브리나군의 지장 샤리엘라가 팔천의 병사를 이끌고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데므루가스트를 포함한 수비병들은 항상 적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색 다섯 꽃잎의 군기, 비슈누의 군기다!"
정찰병의 절규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데므루가스트는 즉시 봉화를 올렸다. 그 봉화를 확인한 국경경비의 총책임자 다르게니스는 전령으로 다섯기기의 기마를 왕도 에레오노라에 보내고, 자신은 지휘하에 있는 군세를 이끌고, 지오르 고개로 향했다. 쉬지 않고 달린 전령들이 왕도에 도착하자, 연락을 받은 군사장군 세륜이, 국왕 마리시아에게 출병을 진언했다.
"전군 출진"
재상 보넷트에게 왕도의 행정을 맡기고, 이전 싸움으로 전사한 게펜과 챤드라 휘하의 병사들을 바스라 전선에 배치했다.
그 수는 약 이천, 그 병사들도, 이전 전투에서 입은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자나, 나이 어린 자나 노령자가 중심인, 허수아비같은 군대였다.
어디까지나 견제 그 이상의 의미는 아니다. 만약, 바스라가 진심으로 침공한다면, 아무리 지리적으로 유리하다고 해도, 단번에 분쇄될 것이다.
세륜은 바스라가 침공해 온 것은 올시니군의 주력이 사브리나 군에게 지고 나서라고 판단한 것이다.
사브리나 군은 여왕 비슈누를 총대장으로 하고 동정장군 베르제이아, 서정장군 샤리엘라가 보좌하는 진형은 여름과 똑같았다. 병력의 수도 약 이만이라는 것 까지 지난번과 같았다.
석양이 질 무렵, 사브리나 군의 총대장인 비슈누는 자국군의 진영을 말을 타고 순찰했다. 갑옷도 입지 않고, 단지 검은 가죽 뷔스티에와 허리까지 찢어진 흰색 롱스커트만을 입은 가벼운 차림의 사브리나를 보자, 병사들이 환성을 질렀다. 비슈누의 뒤에는 서정장군 샤리엘라가 따르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에 가까운 밤색 군복에 은색 망토를 걸치고 있다.
섹시한 비슈누와 침착한 매력의 샤리엘라가 나란히 말을 달리자, 좌우에 자리한 사브리나 병사들에게선 열광적인 환호가 일어났다. 이 두사람에 대한 사브리나 병사들의 신망은 거의 신앙에 가까웠다.
대륙 전체를 뒤져도, 이렇게 아름다운 주군과 신하 커플은 거의 없다.
여병사들은 그녀들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았고, 남병사들은 깊게 찢어진 치마틈으로 엿보이는 신비할 정도로 매혹적인 각선미를 눈동자에 새기며 전장의 외로운 밤을 위로했다.
말을 걷게 하면서 비슈누가 샤리엘라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는 올시니 국왕 마리시아가 직접 나온 모양이더군."
"염려하실 거 없습니다. 그 여자는, 폐하와는 다르게, 군사적 재능은 새발의 피만큼도 없는 평범한 여자라고 합니다."
"걱정하지 않는다. 단지 올시니 놈들이 저 고개를 최종방어선으로 정하고, 의외로 사기가 높은게 신경쓰인다."
"적은 마리시아가 아니라, 세륜인가 하는 스물두살의 젊은 이가 지휘한다더군요."
호오, 하는 탄성이 비슈누의 관능적인 입술에서 새어나왔다.
"십년전의 천재소년인가, 기억하고 있다. 그 전투에서 바스라와 메리샨트의 주력군이 박살나는 바람에, 대륙의 세력지도가 많이 변해버렸으니까. 당시 올시니 국왕이 야심가였다면, 더 많이 변했을 텐데……"
"그런 자인 만큼, 분명 뭔가 책략을 꾸미고 있겠지요. 방심하면 안됩니다"
"아아,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는 이만, 적은 일만이다. 아무리 유능한 장군이라고 해도 두배의 병력차를 뛰어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 게다가 지략가는 올시니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브리나에도 있다. 바로 샤리엘라."
"황송합니다."
"겸손부리지 마. 올니시를 멸하면, 경을 올시니 총독으로 임명해, 그땅을 주겠다. 더 열심히 일해주길 바라니까."
비슈누의 늠름한 손이 가는 샤리엘라의 어깨를 팡팡 두드렸다.
이렇게 해서 양군의 결전의 기운이 무르익어갔지만, 전화는 양군이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터졌다.
그날 밤. 달이 뜨지 않아, 하늘은 별들만 가득했다.. 은색의 비처럼 쏟아지는 별빛 속을, 세륜은 흰털에 밤색 털이 섞인 말을 타고, 동생 클라우스에게서 빌린 소수의 기사들을 데리고 본진을 나와, 각 전선의 최종확인을 위해 시찰을 하고 돌아가고 있었다.
올시니도 사브리나도 남대륙 국가이기 때문에, 그 국경의 산들은 낙엽수뿐만 아니라 상록수가 많아. 늦가을이 되어서도, 잎이 무성해 시야가 좋지 않았다. 낙엽 밟는 소리가 점점 높아져가던 중, 선두에서 가던 기마가 앞발을 들고 소리 높여 울었다.
"앗!"
"으헛!"
갑자기 마주치게 된 양군의 기사가 놀라 소리를 질렀다.
세륜은 지적인 보브 컷에 빨간 입술이 인상적인 미녀 장교와 갑자기 마주쳐버렸다.
사브리나 서정장군 샤리엘라도 역시, 전선의 정찰을 나온 것이다. 무성한 나무들과 밤의 어둠이 우발적으로 일으킨 사고였다.
설마 적의 정찰병이 이렇게나 앞으로 나올 거라고는 서로 예측하지 못했던 양군의 병사들은 적이라는 걸 알자, 다급하게 검을 빼들었다.
숲 속, 거기다 밤이라는 것 때문에 서로 상대의 병력이 얼마인지 알지 못했다. 단지 상대도 정찰일 테니 그다지 많은 병력을 거느리지는 않았을 것은 확실했다.
싸우게 되더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두사람이지만, 여기서 싸우는 건 필부의 만용에 지나지 않는다. 세륜에게도 샤리엘라에게도 자신은 넘쳤지만 장군의 몸으로 백병전을 하다가는, 만의 하나라도 위험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 이대로 등을 둘렸다간 마지막에 활을 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업ㄷ사.
살기를 품은 침묵이, 숲의 한켠을 지배한다. 어느새 새와 벌레도 숨을 죽였다.
먼저 반응한 것은 여장군 쪽이었다. 샤리엘라는 가는 회초리같은 치휘봉을 가볍게 휘둘러 부하들을 막고 입을 열었다.
"이것참 우연이로군요, 이런 장소에서 올시니 장수의 얼굴을 배알하게 될 줄은. 저는 사브리나 왕국의 서정장군 샤리엘라, 귀하의 이름도 들려주시겠습니까."
"이거 참 정중한 인사에 황송하군요. 저는 올시니 왕국에서 군사장군의 직무를 맡고 있는 세륜이라고 합니다."
"호오……, 당신이 올시니의 비장의 카드라는 분입니까. 만나뵙게 되어 영공입니다. 나중에 전장에서 뵙죠. 그럼 이만."
샤리엘라는 말을 돌렸다.
"샤리엘라 장군"
세륜의 부름에 샤리엘라는 흠칫 등을 긴장시키며 어깨를 돌렸다. 자신뿐만 아니라 적도 역시 긴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묘한 친근감이 느껴져서 내심 쓴웃음을 지으며 세륜은 입을 열었다.
"달이 뜰때까지 발밑을 조심하시길."
"신경 써줘서 감사합니다."
의연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숙인 샤리엘라는 다시 걸어가려했지만 이때 생각치도 못한 사태가 일어났다.
두 장군의 우회적인 말다툼의 긴장감에, 동행하고 있던 기사들의 정신이 견뎌내지 못한 것 같다. 세륜을 따르고 있단 기사 중 한명이 공명심에 눈이 어두워진 건지, 그게 아니면 우연찮게 말이 폭주한 건지 샤리엘라를 향해 돌격한 것이다.
그 기사를 샤리엘라의 옆에 있던 기사가 단번에 베어버렸다. 피 분수가 성대하게 솟구쳤다.
바보새끼! 세륜은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그것은 샤리엘라도 마찬가지였다. 샤리엘라와 세륜은 서로 표정이 곤혹스러워 하는 것을 보았다.
"이새끼, 죽어!"
"상대는 적의 부대장이다. 도망치지 못하게 해라!"
이후에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두 군사가 거느린 병사들이 뒤섞였다. 검이 부딪히고 말이 동시에 격돌했다.
완전히 조우전의 시작이었다.
뽑혀진 검은 피를 묻히지 않고는 검집으로 꽂을 수 없다.
나뭇가지가 방해가 되어, 창이나 할버드를 맘대로 휘두를 수 없기에, 모두 검을 들고 싸웠지만 검도 역시 나무가 방해가 된다.
그때문에 싸움은 난전이라기보다는 서로 짝을 이룬, 일대일이 되었다.
양군을 대표하는 지장들의 목숨이 걸린 전투치고는 너무나 조잡한 전투였다.
샤리엘라도 세륜도 할 수 있으면, 이런 무의미한 싸움 따위, 당장이라도 중단시키고 병사를 물리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잘 수습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샤리엘라, 세륜이 지모가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선 상황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비록 내심으로는 진심으로 안타까웠지만, 목숨이 걸려도 그런 마음을 밖으로 내보이지 않는 건, 둘의 똑같은 습관인지도 모른다.
검을 휘둘러 오는 병사들을, 교묘하게 베어넘기면서, 세륜은 머리를 굴렸다.
이 사태를 멈추기 위해서는, 세륜이나 샤리엘라 둘중 하나가 먼저 쓰러지는 수 밖에는 없다. 그것을 재인식한 세륜은 운을 하늘에 맡기고, 지휘봉을 휘두르며 필사적으로 부하들을 제정신으로 돌리려하고 있는 샤리엘라를 향해 돌진했다. 두 말이 부딪혔다. 샤리엘라는 세륜의 몸통박치기를 받아 말에서 떨어졌고, 두사람은 서로 엉키듯이 낙엽이 쌓여있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두사람은 한데 얽혀, 낙엽을 사방으로 뿌리면서, 땅을 굴렀고, 이윽고 샤리엘라가 위가 된채로 멈췄다.
"쳇!"
짧게 혀를 찬 샤리엘라는 허리에서 단도를 뺐지만, 곧바로 뒤집혀, 세륜이 위로 올라갔다. 완력으로는 아무리 해도 남자가 이긴다. 뒤얽힌 시점에, 이렇게 될 것은 명확했다.
샤리엘라 위에 올라 탄 세륜은 단검을 쥔 손을 잡고 머리위로 비틀어 빼앗아 역수로 쥐었다.
"……!"
샤리엘라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눈 앞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노려봤다.
맘에 드는 여자다. 반짝이는 눈, 예쁜 입술에 가지런한 생김새, 딱딱한 군복으로 몸을 감싸고 있어도, 가슴을 압박하는 두개의 융기가 눈을 사로잡는다.
겉모습의 아름다움 뿐 만 아니라, 그 강직함에 세륜은 반했다.
"이거 소문대로 아름다운 여장군이군요."
세륜의 나쁜 버릇이 나왔다.
손에 쥔 단검을 던져 버리고, 갑자기 샤리엘라의 군복의 가슴팍을 열었다. 새하얀 피부에 검은 색정적인 하프컵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흑과 백의 대비가 아름답다. 샤리엘라가 속옷에 신경 쓰는 것은, 물론 주군 비슈누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지만, 남자를 욕정시켜도 할 말 없는 요염한 자태다.
"무슨 짓이지."
"사브리나 왕국의 서정장군 샤리엘라, 상당한 인물이라고 들었지만, 이쪽은 어떨지."
섹시한 브래지어 너머의 젖가슴을 움켜쥔 세륜은 안쪽의 부드러운 살덩이의 존재를 확인하듯이 꾸욱 손가락으로 주물렀다.
"아앙, 그러는 그대야 말로, 상당한 군략가인 동시에, 여기도 상당한 강자라고 들었어."
그는 능욕당할 때 필사적인 저항을 하며 치욕스러워 한다던가, 비명을 지르는 등의 평범한 반응은 하려 하지 않았다. 역으로 세륜의 다리사이 물건을 강하게 붙잡았다.
"큭, 여기서 만난 것도 인연인데, 이번엔 남자와 여자로서 승부를 내죠."
"훗, 재밌군. 받아들이지."
우아하게 웃은 샤리엘라는 자신의 미모의 유용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그것도 최대한 이용하는 대담함을 가지고 있다.
두사람은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입술을 겹치고, 부드럽게 혀를 얽혔다.
샤리엘라는 세륜의 머리를 손으로 감고 정신없이 타액을 빨았다. 세륜이 브래지어를 끌어내리자, 어둔 밤에도 새하얀 방추형 유방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젊은 계집아이들처럼 누워서도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에 어울리는 아름다움과 색기가 있다.
샤리엘란는 눈을 감았다. 세륜이 하는대로 맡길 작정이다.
"아…………앗……하앙, 흐응"
샤리엘라의 호흡이 요염해져 간다.
세륜은 옅은 색의 유두 한쪽을 입에 물었다.
파득 샤리엘라는 몸을 떨었다.
순식간에 탱글탱글하게 곤두선 유두를 혀끝으로 굴린다.
샤리엘라의 하얀 가슴은, 세륜의 손에서 형태가 바뀔 정도로 주물리고, 혀로 마구 핥아져 순식간에 침투성이가 되어간다.
세륜은 양쪽 유방을 충분히 희롱하고, 유두를 빨아가면서, 천천히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잘록하고 매끄러운 복부, 배꼽, 그리고, 그 아래에…….
하체에 찰싹 달라붙은 검은 팬티를 벗겨 내려하자, 샤리엘라는 하얀 허리를 들어 그것을 도왔다. 세륜은, 간단히 무릎 아래까지 끌어내렸다.
세륜이 샤리엘라의 옷을 완전히 벗기지 않은 것은 이를테면 야외정사로서의 에티켓이기도 했고, 죽일 생각은 없고 이곳에서 섹스만 즐기고 헤어지자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기도 했다.
그 의도는 샤리엘라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
하얀 도자기같은 허벅지가 맞닿은 부분에 잔디처럼 자라난 윤기있는 치모는 성숙한 여자답게,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어서, 잘려진 비키니 라인이 핑크색 살결을 내보였다.
세로로 갈라진 계곡으로 손가락을 찌르고 안쪽을 문지르자, 허벅지가 작게 경련했고, 얼굴을 묻고 음핵을 뽀족하게 세운 혀로 간질이자, 걸쭉하고 진한 꿀물이 스며나왔다. 일부러 소리를 내 핥아가면서, 여군사의 윤기있는 연분홍색의 살주름의 맛을 감상한다.
한 손으로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다른 한 손으로는 구멍 위에 빼꼼히 머리를 내민 샤리엘라의 음핵을 비볐다.
"아앙, 나한테도, 당신 걸 핥게 해줘"
갑자기 몸을 일으킨 샤리엘라는 세륜을 바닥에 깐 여성 상위의 식스나인 자세가 되어 음경을 잡고 꺼냈다.
우람하게 발기해 있는 세륜의 자지를 본 샤리엘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단순히 크기때문에 놀란 게 아니다. 물론, 여자를 울리는 흉악한 생김새에 놀라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것보다도 목숨이 걸려있는 전투 와중에 이렇게 발기할 수 있는 세륜의 담력에 놀랐다. 보통 사람이라면 작게 줄어들어 있거나, 반쯤 서 있을 것이다. 전장에서 남자가 발기할 수 있는 것은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일방적인 학살 때 뿐이다.
"우후후후……늠름하네"
샤리엘라는 양손으로 자지를 잡고 입안에 물었다.
"후우움……으읍"
우물거리는 신음을 흘리면서, 샤리엘라는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자, 잘한다.) 세륜은 놀랐다.
마치 몸 전체가 물컹물컹 꿈틀거리는 살속으로 파묻혀 들어가는 것 같은 감각.
혀와 입술이 뼈없는 연체동물처럼 자지를 감싸오는 부드럽고 따스한 감촉에 세륜은 허리뼈가 녹아버릴 듯한 쾌감이 느껴졌다.
지적인 여자일수록 펠라치오를 시키면 더 잘한다는 속설대로 샤리엘라의 테크닉은 일품이다. 마리시아 정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교묘하다.
굳강한 기둥을 깊숙히 목 안까지 삼키고, 손으로 불알을 맛사지했다. 세륜의 눈앞에서는 엉덩이가 어여쁘게 흔들린다.
세륜도 지지 않고 샤리엘라의 엉덩이를 껴안고 화원에 혀와 입술로 봉사했다. 음핵을 힘껏 빨고, 보지에 혀를 삽입했다. 그러자 여장군의 몸이 전율하며 솟아 나오는 진한 꿀을 쉼없이 넘쳐나와, 마치 소나기처럼 뿜어졌다.
세륜과 샤리엘라는 정신없이 서로 성기를 빨았다. 남자와 여자로서의 자존심이라기 보다는 같은 군사로서의 자존심이었다. 먼저 끝나는 쪽이 지는 거다.
"서정장군님을 구해내라"
"군사장군님은 어디가셨느냐"
양군의 최고간부가 함께 난전 속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다. 보고를 받은 각자의 주군 마리시아와 비슈느는 창백해졌다. 마리시아는 클라우스에게 원군을 명했고, 비슈누는 쥬리아에게 원군을 명했다. 양군의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싸우며, 필사적으로 찾았지만, 설마 본인들이 풀속 그늘에서 서로의 성기를 정신없이 빨면서 식스나인에 열중에 있을 거라고는 신이 아닌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으응……"
먼저 한계에 달한 것은 세륜이었다. 샤리엘라의 농후한 펠라치오를 받아 작열한 마그마의 혼이 치솟아 오르는 것을 필사적으로 견뎌냈다.
그렇지 않아도 커다란 살기둥이 더욱 부풀어 올라, 퍼득퍼득 경련을 시작했다. 샤리엘라도 사태를 깨달았을 것이다. 더욱 사정없이 목 구멍까지 삼키고 격렬하게 머리를 상하시켰다. 입속에 넣지 못한 뿌리부분은 손가락으로 부비부비 문질렀다.
참지못하고 폭발했다. 울컥울컥하며 맥동하면서 분출하는 뜨거운 점액을 샤리엘라는 입술에 힘을 주어 꽉 다물고는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입안에 모아서 혀끝으로 차분하게 맛을 보면서 꿀꺽꿀꺽 삼켰다.
"후훗, 굉장해, 가득 쌌구나. 귀여워. 아가"
놀리는 것처럼 짓궂게 웃는 샤리엘라 삼십세, 세륜 이십이세. 여덟살이라는 나이의 차이를 인식시켜 주려는 듯, 샤리엘라는 누님처럼 굴었다.
웃으면서 입술 끝으로 흘러나온 끈적한 정액을 할짝 핥는다. 오싹할 정도로 색기가 넘친다.
"본편은 지금부터입니다."
세륜은 몸을 일으켜 샤리엘라의 등뒤로 돌았다. 샤리엘라의 팬티가 무릎아래에 끼워져 끼워진 채로이기 때문에 다리를 벌릴 수 없어, 후배위 이외의 결합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검이 부딪히는 불꽃에 비춰져, 사리엘라의 아름다운 엉덩이가 암흑 속에서 흰뱀처럼 요염하게 떠오른다.
세륜은 손을 더듬어 샤리엘라의 옹달샘을 찾아, 등뒤에서 굳강한 불기둥을 찔러넣었다.
"으응, 흐으으윽……하아앙……"
샤리엘라가 무심코 신음 소리를 흘렸다. 불기둥에는 부드러운 살주름이 틈없이 엉겨 온다.
"흐윽, 너무 커. 뱃속이 가득 찼어."
샤리엘라가 황홀하게 신음했지만, 그래도 단번에 자신을 잊지는 않았다.
세륜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서서히 격하게."
샤리엘라도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서 허리를 흔들어갔다. 유방이 크게 흔들린다.
하지만 교성을 있는 힘을 다헤 억누르고 있기 때문인지 그다지 반응은 없다.
"앙, 미안한데, 엉덩이에, 엉덩이에 손가락을 넣어주지 않을래"
갑자기 당치도 않은 요구를 받은 세륜은 놀랐지만, 시선을 집중하니, 별빛 속에 희미하게 갈색을 띤 똥구멍이 보였다. 시험삼아 새끼손가락을 찌르고, 부비부비 문질러보자, 샤리엘라의 교성이 훨신 격해졌다.
"앗, 앗,아앙, 하앙……"
확실히 클리토리스를 괴롭힐 때보다도 한단계 이상 반응이 좋다. 아마도, 샤리엘라는 음핵보다 항문에 성감이 모여있는 타입인 것 같다.
"샤리엘라 장군은, 항문이 좋으십니까?"
"으응, 좋아해. 나는 밑구멍이 약점이야, 그러니까, 부탁해……"
이것은 비슈누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은 샤리엘라의 비밀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들킬 수 없지만, 오늘 밤의 상대는 일생 단 한번, 그것도 단순히 육욕만의 존재이다. 마음껏 즐기기로 했다.
"으하앙, 으으으으흐응, 굉장해, 느껴져"
그녀처럼 차분하고 지적인 미녀가, 아날 매니아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이래서 여자는 알면 알수록, 끊을 수가 없다.
세륜은 샤리엘라의 괄약근 속 동굴에 파묻힌 손가락을 원을 그리듯 돌리면서 쑤셨다. 더욱 허리운동을 격렬하게 하면서, 함께 클리토리스도 비벼보았다. 아무리 아날매니아라고 해도 음핵에 성감이 없는 여자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질과 음핵과 밑구멍 세곳의 동시공격은 과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냉철한 여장군도 자신을 잊고 덮쳐오는 쾌락의 파도에 몸을 맡겼다.
잘 연마된 칼날처럼 차가운 위엄을 갖춰 [빙화미인]이라고 불리는 샤리엘라도 이런 때만은 평범한 여자이다. 천박하게 침을 흘리면서 압뒤의 쾌락에 몸부림치면서 격렬해져갔다.
세륜은 또, 샤리엘라의 체내에 성대하게 방출했다.
퓨웃 퓨웃 퓨웃……"
"으하아아아아아아앙"
순간 샤리엘라의 몸이 젖혀지더니 바로 힘이 빠져 털썩 무너졌다.
하지만, 세륜의 자지는 아직 힘이 넘쳤다. 아무리 세륜이라고 해도 근래에는 너무 바빠서 여자를 안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꽤 쌓여있었다.
눈 앞에는 하얀 엉덩이를 높이 들고 밑구멍까지 훤히 내보이고 있는 아날매니아 여자가 있다.
그래서 세륜은 새하얀 엉덩이를 양손으로 붙잡고, 질에서 단번에 빼낸 자지를 그대로 항문에 박아넣었다.
"아히익……"
샤리엘라가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지만, 전장에는 흔한 소리였기에 주위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은 누구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빡빡한 조임이 세륜을 습격했다. 샤리엘라는 항문에서 배속으로 삽입되는 이물질의 감촉에 전율하며, 하얀 피부에 땀방울을 흘리면서 등줄기를 젖히고 푸들푸들 경련했다.
앞 구멍으로는 아까전에 주입된 정액을 흘리고 있는 샤리엘라의 직장 안은 뭐라 말 할 수 없이 기분 좋은 감촉으로 감싸면서 녹아들 것 같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그 반응을 음미하며, 세륜은 들썩 들썩 허리를 찔렀다. 샤리엘라의 불결한 구멍은, 육봉의 삽입을 받아들이면서, 항문을 무의식중에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희고 매끈매끈한 엉덩이 살을 음란하게 떨면서 세륜의 물건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눈썹을 찌푸리고 괴롭게 턱을 치켜세우고 있는 백옥같이 하얀 미모. 진동에 맞춰 퉁기듯이 흔들리는 매끈하고 풍만한 유방. 그리고, 안쪽을 쑤시는 페니스를 휘감아 오는 항문.
샤리엘라는 비명과 환희가 함께 포함된 울먹이는 소리를 지르며 [빙화미인]이라는 별명을 한 아름다운 얼굴을 엉망진창으로 일그러트리고 검은 머리카락과 허리를 함께 격렬하게 좌우로 흔들었다.
세륜은 그 하얀 몸에 맹렬히 달라붙어, 허리를 흔들어 색기가득한 엉덩이를 계속 범해갔다. 한계까지 늘어난 미녀의 국화무늬 구멍을, 무쇠처럼 발기한 육봉으로 눌러 벌리고 쾌락을 탐해 찌걱찌걱 앞뒤로 허리를 움직인다.
샤리엘라의 턱 끝에서는 타액과 땀이 흩날렸고, 흥분으로 달아오른 하얗고 둥근 유방도 격렬하게 아래위로 흔들렸다.
샤리엘라의 눈동자는 이미 황홀감에 초점이 없었다. 그 날씬한 몸을 흔들며 음액을 뿌리고, 결국에는 쾌락에 빠진 요염한 암컷의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렇게 두사람은 어둠이 깊은 삼림에서 한쌍의 암수 짐승이 되어 사랑을 나눴다. 다만 그날 밤 그자리에는 한자락의 애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있었던 것은 원시적인 욕정뿐이었다. 그리고 두사람 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전황은 혼전이 되어 있었다. 분노의 함성과 선혈, 부딪히는 검날이 무질서하게 산림을 채웠고, 그리고 풀 숲 그늘에서는 양군의 최고위 막료가 음탕한 신음을 흘렸다.
반시간 후, 올시니 군이 퇴각하고, 쥬리아는 자국군의 여장군을 찾을 수 있었다.
"서정장군, 무사하십니까."
"응, 별일없다."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빗질하면서 샤리엘라는 대답했다. 쥬리아는 항상 침착냉정한 군사의 얼굴이 드물게 달아올라 있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지만, 예기치 못한 난전에 말려들었으니 당연한 거라고 납득했다. 설마, 바로 전까지 적장과 섹스를 하고난 여운때문이라고 간파할 수 있을리가 없다.
결국 샤리엘라는 세륜의 정액을 입으로 한발, 질로 한발, 항문으로 한발, 총 세번 방출시켰지만, 그대신 셀수 없을 만큼 절정을 느껴버렸다.
세번 사정한 세륜의 자지는 보기에도 무참하게 쪼그라 들어 이미 속행 불가능해 져서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났지만, 샤리엘라도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한동안 쉬느라 움직이지 못했다.
원래부터 정사에 승패따위가 있는 게 아니므로, 단순히 손해를 봤다고 할수도 없지만, 샤리엘라 자신도 겨우 견뎌냈으므로, 서로 무승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최근엔 폐하만 상대해드리느라, 남자의 맛을 잊고 있었으니까"
처음 만난 미남과 전장에서 행한 과격하기 그지없는 정사의 여운을 반추하며 샤리엘라는 황홀한 한숨을 토했다.
(아아, 결국 엉덩이를 뚤려버리고 말았어.)
결코 남자한테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닌 샤리엘라가 삼십세가 되어서도 결혼하지 않고 있는 것은 별로 일을 위해서 살겠다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그 감추고 있던 성벽 때문이었다. 언제나 자위를 할 때 손가락이나 이물을 항문에 삽입하는 걸로 참고 있지만, 언젠간 남자에게 항문의 처녀를 빼앗기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도 세륜같은 미남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본심이었다.
"올시니 왕국의 군사 세륜, 그런대로 좋은 남자였어, 섹스로는 결판을 내지 못했지만, 전투에서는 이렇게 끝내지 않는다."
결국 조우전은 장난에 불과하다. 대국적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전투였을 뿐, 세륜도 샤리엘라도 진심으로 싸울 생각은 없었다. 서로 여기서 만난 것은 어떤 인연일 테니, 섹스로 한번 싸워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샤리엘라는 거기까지 계산하고 즐겼던 거지만, 세륜의 경우엔 단지 맘에 드는 여자가 앞에 있으니 이성이 날아가 버린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것은 평소에 행실 때문이다.
이날 밤의 조우전은 증원에 증원을 거듭해 무질서한 백병전이 되어버렸지만 양군의 목적이 적의 궤멸이 아니라, 각군의 군사의 구출이었기에, 규모만 컸을 뿐 사상자는 의외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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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세륜은 왕궁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섰다.
선왕의 노여움과 귀족들의 증오를 받으며 오랫동안 궁정에서 떠나있던 세륜이 날렵한 지체에 푸른색 정장을 입고, 어전회의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 갑작스러운 복권에 누구나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세륜은 군사장군이라는 직책을 받아, 올시니 왕국군의 최고사령관으로 취임. 병권을 손에 넣었다.
"이런이런, 우리 여왕폐하까지, 그 남자에게 사로잡힌 것 같아."
군사의 전권을 맡겼음을 상징하는 금색 쥘부채를 하사 하는 마리시아의 눈빛이 너무나도 요염하게, 사랑하는 남자를 보는 눈빛이라는 것을 자리한 중신들도 눈치챘다.
여자라는 생물은 마음으로 신뢰하는 남자가 생기면, 자연히 차분해지는 건지도 모른다.
이전엔 안절부절 못하던 딱딱함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여자다움이 더해졌다. 마치 딱딱한 장미 봉오리가 활짝 피어난 것처럼 인상이 변했다.
이렇게 해서 마리시아를 총대장, 세륜을 군사로 하는 새로운 체제로 올시니 군은 겨우 요격태세를 정비하게 되었다.
그 지위하에서, 레이몬, 메르디스, 다르게니스, 데므루가스트, 클라우스같은 여러장수는 전투 준비에 혼신을 다했지만, 만약 아름다운 여왕에게 "여러분들을 믿습니다."라는 격려를 매일 듣지 않았다면 세륜 때문에 모반을 계획하는 이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인망이라고 할까, 카리스마라는 점에서는 마리시아의 재능은 귀중했다.
마리시아가 표면에서 장병의 격려에 힘쓰는 동안, 세륜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정력적으로 활동했다. 군의 편성, 전략의 입안, 보급 계획, 모든 것을 주도했다. 가을도 깊어가고, 왕도 에레오노라의 거리를 낙엽이 춤출 때까지, 세륜은 직무에 전념하며, 일만의 대군을 재편하고 있을 무렵, 정세가 변화했다. 그것도 올시니 왕국에게는 나쁜 방향으로였다. 바스라왕국이 국경에 군세를 결집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바스라따위 어차피 시체를 노리는 하이에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나라는 다른 나라와 전투를 반복하며 영토를 침식당하고 있어, 이제 와서 우리 나라로 쳐들어 올 여유따위는 없습니다. 우리들이 만약 사브리나에 져서 병합당할 경우, 잘난 체 하면서, 사브리나에게서 약간의 사례를 받으려 하는 것 뿐입니다."
열여덟살의 계집 아이에 지나지 않은 마리시아에게 전략이나 전술을 짤 수 있을 리도 없고, 실제로는 저 의견의 주인이 세륜이라는 것은 장수들 전부가 알고 있다. 하지만 젊은 여왕이 장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동안, 그 작전의 입안자는 모르는 척 하는 얼굴로, 옆에 앉아 있는 궁정마술사 라미제르의 허벅지를 더듬고 있다.
"하지마세요"
라미제르는 몇번이고 그 손을 떨쳐내려했지만, 세륜은 전혀 그만둘 생각이 없는 듯 결국에는 치마 속까지 손을 넣었다.
"천재군사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은, 원래 하는 짓이 괴상해야 사람들의 인정을 받습니다. 저는 일부러 천재군사로서 연기하고 있는 겁니다."
"……"
이것도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라는 말에 꼼짝못하게 된 라미제르는 새빨간 얼굴을 숙였다.
라미제르가 저항을 포기한 것을 안 세륜의 괴롭힘은 더욱 대담해졌다.
세륜의 손가락이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 팬티 너머로 세로로 갈라진 계곡의 윤곽을 따라 오르내리자, 꽉 다물려 있던 꽃입 사이에 차츰차츰 습기가 차 올랐다. 그리고는 얼마 되지 않아, 팬티에 얼룩을 만들며 세륜의 손가락에까지 그 감촉이 전해졌다.
세륜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작은 콩알을 손가락으로 비비고, 손톱 끝으로 몇 번이나 난폭하게 긁으며 거칠게 어루만졌다.
그때마다 라미제르는, 입술을 깨물고 소리를 죽이면서 다리를 움찔움찔 떨고, 날씬한 몸을 미미하게 구부리면서, 필사적으로 쾌감을 누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장수들은 물론 눈치채고 있었기에, 불쾌감을 가득 담은 시선으로 세륜을 노려봤지만, 세륜은 모르는 척 했다. 그는 발언하는 것도 질문을 받는 것도 싫었다.
세륜은 하나를 세워, 팬티를 젖히고 갈라진 틈 사이로 밀어넣었다. 애액에 젖은 살 주름은 따뜻했고, 탄력있는 부드러움은 일품이었다.
세륜은 회의에는 신경쓰지 않고, 더욱 기세를 타고, 그 달콤한 꽃봉우리를 농락했다.
"그럼, 이걸로 해산"
재상 보넷트의 의사진행으로 군사회의도 끝나고, 장수들이 방에서 물러가는 순간이었다.
"앗, 아앗, 아아앙!"
장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소리가 주위에 퍼졌다. 라미제르가 턱을 들고 전신을 활처럼 젖히고, 파들파들 몸을 격렬하게 경련시키며 오르가즘을 맞이한 것이다.
사리에라르 회전에서 공포로 똥을 싸버린 경험은, 이 신비적인 미녀의 정신에 통열한 일격을 가하기 충분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여인은, 종종 마조히스트로서의 성벽에 눈을 뜨곤 한다.
그런 여성의 성벽의 변화를, 세륜은 놓치지 않는 남자였다.
라미제르가 이곳은 중대한 군사회의를 하는 자리이자,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있는자리이므로, 이런 자리에서 성감을 느껴 절정에 달해 버리는 건 가문의 치욕이라고 자신에게 말하면 말할수록, 참을 수 없이 성감이 높아졌던 것이다.
그럼에도 회의중에는 어떻게든 견뎌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순간, 이성의 실이 끊어져버리며 열락의 세계로 승천해 버렸다.
자리를 떠나고 있던 장수들은 고개를 뒤로 돌아, 라미제르의 오르가즘을 목격했지만, 질책할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가을의 추수도 끝나고, 드디어 전쟁의 계절이 도래했다.
병사들의 훈련상태, 각 장군들의 능력, 절대적인 병력의 차이, 모든 것이 사브리나군이 유리하다. 올시니군의 승기는 지리적인 유리함 밖에는 없다.
천연의 성벽을 이룬 지오르 계곡을 돌파당하면, 올시니 군에게는 뒤가 없다. 올시니의 왕도 에레오노라는 장밋빛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지극히 아름다운 성이지만, 성채로서의 방어력은 최저클래스였다.
변경 산악지대에서 적을 요격한다. 이것은 아무리 세륜이라고 해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 올시니 왕국 영내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국경에 있는 여덟개의 고개 중 한 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남쪽의 사브리나 군이 올시니 령에 침략을 시도하려면, 지오르 고개를 돌파하려 할 것은 자명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전략상의 요충지이자, 최전선인 지오르 고개에 구축된 요새는 용장 데므루가스트가 이천의 병력을 이끌고 수비하고 있다.
눈 앞의 사리에라르 평원에는 사브리나군의 지장 샤리엘라가 팔천의 병사를 이끌고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데므루가스트를 포함한 수비병들은 항상 적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색 다섯 꽃잎의 군기, 비슈누의 군기다!"
정찰병의 절규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데므루가스트는 즉시 봉화를 올렸다. 그 봉화를 확인한 국경경비의 총책임자 다르게니스는 전령으로 다섯기기의 기마를 왕도 에레오노라에 보내고, 자신은 지휘하에 있는 군세를 이끌고, 지오르 고개로 향했다. 쉬지 않고 달린 전령들이 왕도에 도착하자, 연락을 받은 군사장군 세륜이, 국왕 마리시아에게 출병을 진언했다.
"전군 출진"
재상 보넷트에게 왕도의 행정을 맡기고, 이전 싸움으로 전사한 게펜과 챤드라 휘하의 병사들을 바스라 전선에 배치했다.
그 수는 약 이천, 그 병사들도, 이전 전투에서 입은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자나, 나이 어린 자나 노령자가 중심인, 허수아비같은 군대였다.
어디까지나 견제 그 이상의 의미는 아니다. 만약, 바스라가 진심으로 침공한다면, 아무리 지리적으로 유리하다고 해도, 단번에 분쇄될 것이다.
세륜은 바스라가 침공해 온 것은 올시니군의 주력이 사브리나 군에게 지고 나서라고 판단한 것이다.
사브리나 군은 여왕 비슈누를 총대장으로 하고 동정장군 베르제이아, 서정장군 샤리엘라가 보좌하는 진형은 여름과 똑같았다. 병력의 수도 약 이만이라는 것 까지 지난번과 같았다.
석양이 질 무렵, 사브리나 군의 총대장인 비슈누는 자국군의 진영을 말을 타고 순찰했다. 갑옷도 입지 않고, 단지 검은 가죽 뷔스티에와 허리까지 찢어진 흰색 롱스커트만을 입은 가벼운 차림의 사브리나를 보자, 병사들이 환성을 질렀다. 비슈누의 뒤에는 서정장군 샤리엘라가 따르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에 가까운 밤색 군복에 은색 망토를 걸치고 있다.
섹시한 비슈누와 침착한 매력의 샤리엘라가 나란히 말을 달리자, 좌우에 자리한 사브리나 병사들에게선 열광적인 환호가 일어났다. 이 두사람에 대한 사브리나 병사들의 신망은 거의 신앙에 가까웠다.
대륙 전체를 뒤져도, 이렇게 아름다운 주군과 신하 커플은 거의 없다.
여병사들은 그녀들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았고, 남병사들은 깊게 찢어진 치마틈으로 엿보이는 신비할 정도로 매혹적인 각선미를 눈동자에 새기며 전장의 외로운 밤을 위로했다.
말을 걷게 하면서 비슈누가 샤리엘라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는 올시니 국왕 마리시아가 직접 나온 모양이더군."
"염려하실 거 없습니다. 그 여자는, 폐하와는 다르게, 군사적 재능은 새발의 피만큼도 없는 평범한 여자라고 합니다."
"걱정하지 않는다. 단지 올시니 놈들이 저 고개를 최종방어선으로 정하고, 의외로 사기가 높은게 신경쓰인다."
"적은 마리시아가 아니라, 세륜인가 하는 스물두살의 젊은 이가 지휘한다더군요."
호오, 하는 탄성이 비슈누의 관능적인 입술에서 새어나왔다.
"십년전의 천재소년인가, 기억하고 있다. 그 전투에서 바스라와 메리샨트의 주력군이 박살나는 바람에, 대륙의 세력지도가 많이 변해버렸으니까. 당시 올시니 국왕이 야심가였다면, 더 많이 변했을 텐데……"
"그런 자인 만큼, 분명 뭔가 책략을 꾸미고 있겠지요. 방심하면 안됩니다"
"아아,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는 이만, 적은 일만이다. 아무리 유능한 장군이라고 해도 두배의 병력차를 뛰어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 게다가 지략가는 올시니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브리나에도 있다. 바로 샤리엘라."
"황송합니다."
"겸손부리지 마. 올니시를 멸하면, 경을 올시니 총독으로 임명해, 그땅을 주겠다. 더 열심히 일해주길 바라니까."
비슈누의 늠름한 손이 가는 샤리엘라의 어깨를 팡팡 두드렸다.
이렇게 해서 양군의 결전의 기운이 무르익어갔지만, 전화는 양군이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터졌다.
그날 밤. 달이 뜨지 않아, 하늘은 별들만 가득했다.. 은색의 비처럼 쏟아지는 별빛 속을, 세륜은 흰털에 밤색 털이 섞인 말을 타고, 동생 클라우스에게서 빌린 소수의 기사들을 데리고 본진을 나와, 각 전선의 최종확인을 위해 시찰을 하고 돌아가고 있었다.
올시니도 사브리나도 남대륙 국가이기 때문에, 그 국경의 산들은 낙엽수뿐만 아니라 상록수가 많아. 늦가을이 되어서도, 잎이 무성해 시야가 좋지 않았다. 낙엽 밟는 소리가 점점 높아져가던 중, 선두에서 가던 기마가 앞발을 들고 소리 높여 울었다.
"앗!"
"으헛!"
갑자기 마주치게 된 양군의 기사가 놀라 소리를 질렀다.
세륜은 지적인 보브 컷에 빨간 입술이 인상적인 미녀 장교와 갑자기 마주쳐버렸다.
사브리나 서정장군 샤리엘라도 역시, 전선의 정찰을 나온 것이다. 무성한 나무들과 밤의 어둠이 우발적으로 일으킨 사고였다.
설마 적의 정찰병이 이렇게나 앞으로 나올 거라고는 서로 예측하지 못했던 양군의 병사들은 적이라는 걸 알자, 다급하게 검을 빼들었다.
숲 속, 거기다 밤이라는 것 때문에 서로 상대의 병력이 얼마인지 알지 못했다. 단지 상대도 정찰일 테니 그다지 많은 병력을 거느리지는 않았을 것은 확실했다.
싸우게 되더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두사람이지만, 여기서 싸우는 건 필부의 만용에 지나지 않는다. 세륜에게도 샤리엘라에게도 자신은 넘쳤지만 장군의 몸으로 백병전을 하다가는, 만의 하나라도 위험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 이대로 등을 둘렸다간 마지막에 활을 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업ㄷ사.
살기를 품은 침묵이, 숲의 한켠을 지배한다. 어느새 새와 벌레도 숨을 죽였다.
먼저 반응한 것은 여장군 쪽이었다. 샤리엘라는 가는 회초리같은 치휘봉을 가볍게 휘둘러 부하들을 막고 입을 열었다.
"이것참 우연이로군요, 이런 장소에서 올시니 장수의 얼굴을 배알하게 될 줄은. 저는 사브리나 왕국의 서정장군 샤리엘라, 귀하의 이름도 들려주시겠습니까."
"이거 참 정중한 인사에 황송하군요. 저는 올시니 왕국에서 군사장군의 직무를 맡고 있는 세륜이라고 합니다."
"호오……, 당신이 올시니의 비장의 카드라는 분입니까. 만나뵙게 되어 영공입니다. 나중에 전장에서 뵙죠. 그럼 이만."
샤리엘라는 말을 돌렸다.
"샤리엘라 장군"
세륜의 부름에 샤리엘라는 흠칫 등을 긴장시키며 어깨를 돌렸다. 자신뿐만 아니라 적도 역시 긴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묘한 친근감이 느껴져서 내심 쓴웃음을 지으며 세륜은 입을 열었다.
"달이 뜰때까지 발밑을 조심하시길."
"신경 써줘서 감사합니다."
의연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숙인 샤리엘라는 다시 걸어가려했지만 이때 생각치도 못한 사태가 일어났다.
두 장군의 우회적인 말다툼의 긴장감에, 동행하고 있던 기사들의 정신이 견뎌내지 못한 것 같다. 세륜을 따르고 있단 기사 중 한명이 공명심에 눈이 어두워진 건지, 그게 아니면 우연찮게 말이 폭주한 건지 샤리엘라를 향해 돌격한 것이다.
그 기사를 샤리엘라의 옆에 있던 기사가 단번에 베어버렸다. 피 분수가 성대하게 솟구쳤다.
바보새끼! 세륜은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그것은 샤리엘라도 마찬가지였다. 샤리엘라와 세륜은 서로 표정이 곤혹스러워 하는 것을 보았다.
"이새끼, 죽어!"
"상대는 적의 부대장이다. 도망치지 못하게 해라!"
이후에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두 군사가 거느린 병사들이 뒤섞였다. 검이 부딪히고 말이 동시에 격돌했다.
완전히 조우전의 시작이었다.
뽑혀진 검은 피를 묻히지 않고는 검집으로 꽂을 수 없다.
나뭇가지가 방해가 되어, 창이나 할버드를 맘대로 휘두를 수 없기에, 모두 검을 들고 싸웠지만 검도 역시 나무가 방해가 된다.
그때문에 싸움은 난전이라기보다는 서로 짝을 이룬, 일대일이 되었다.
양군을 대표하는 지장들의 목숨이 걸린 전투치고는 너무나 조잡한 전투였다.
샤리엘라도 세륜도 할 수 있으면, 이런 무의미한 싸움 따위, 당장이라도 중단시키고 병사를 물리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잘 수습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샤리엘라, 세륜이 지모가 뛰어나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선 상황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비록 내심으로는 진심으로 안타까웠지만, 목숨이 걸려도 그런 마음을 밖으로 내보이지 않는 건, 둘의 똑같은 습관인지도 모른다.
검을 휘둘러 오는 병사들을, 교묘하게 베어넘기면서, 세륜은 머리를 굴렸다.
이 사태를 멈추기 위해서는, 세륜이나 샤리엘라 둘중 하나가 먼저 쓰러지는 수 밖에는 없다. 그것을 재인식한 세륜은 운을 하늘에 맡기고, 지휘봉을 휘두르며 필사적으로 부하들을 제정신으로 돌리려하고 있는 샤리엘라를 향해 돌진했다. 두 말이 부딪혔다. 샤리엘라는 세륜의 몸통박치기를 받아 말에서 떨어졌고, 두사람은 서로 엉키듯이 낙엽이 쌓여있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두사람은 한데 얽혀, 낙엽을 사방으로 뿌리면서, 땅을 굴렀고, 이윽고 샤리엘라가 위가 된채로 멈췄다.
"쳇!"
짧게 혀를 찬 샤리엘라는 허리에서 단도를 뺐지만, 곧바로 뒤집혀, 세륜이 위로 올라갔다. 완력으로는 아무리 해도 남자가 이긴다. 뒤얽힌 시점에, 이렇게 될 것은 명확했다.
샤리엘라 위에 올라 탄 세륜은 단검을 쥔 손을 잡고 머리위로 비틀어 빼앗아 역수로 쥐었다.
"……!"
샤리엘라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눈 앞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노려봤다.
맘에 드는 여자다. 반짝이는 눈, 예쁜 입술에 가지런한 생김새, 딱딱한 군복으로 몸을 감싸고 있어도, 가슴을 압박하는 두개의 융기가 눈을 사로잡는다.
겉모습의 아름다움 뿐 만 아니라, 그 강직함에 세륜은 반했다.
"이거 소문대로 아름다운 여장군이군요."
세륜의 나쁜 버릇이 나왔다.
손에 쥔 단검을 던져 버리고, 갑자기 샤리엘라의 군복의 가슴팍을 열었다. 새하얀 피부에 검은 색정적인 하프컵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흑과 백의 대비가 아름답다. 샤리엘라가 속옷에 신경 쓰는 것은, 물론 주군 비슈누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지만, 남자를 욕정시켜도 할 말 없는 요염한 자태다.
"무슨 짓이지."
"사브리나 왕국의 서정장군 샤리엘라, 상당한 인물이라고 들었지만, 이쪽은 어떨지."
섹시한 브래지어 너머의 젖가슴을 움켜쥔 세륜은 안쪽의 부드러운 살덩이의 존재를 확인하듯이 꾸욱 손가락으로 주물렀다.
"아앙, 그러는 그대야 말로, 상당한 군략가인 동시에, 여기도 상당한 강자라고 들었어."
그는 능욕당할 때 필사적인 저항을 하며 치욕스러워 한다던가, 비명을 지르는 등의 평범한 반응은 하려 하지 않았다. 역으로 세륜의 다리사이 물건을 강하게 붙잡았다.
"큭, 여기서 만난 것도 인연인데, 이번엔 남자와 여자로서 승부를 내죠."
"훗, 재밌군. 받아들이지."
우아하게 웃은 샤리엘라는 자신의 미모의 유용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 그것도 최대한 이용하는 대담함을 가지고 있다.
두사람은 누가 먼저인지 모르게 입술을 겹치고, 부드럽게 혀를 얽혔다.
샤리엘라는 세륜의 머리를 손으로 감고 정신없이 타액을 빨았다. 세륜이 브래지어를 끌어내리자, 어둔 밤에도 새하얀 방추형 유방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젊은 계집아이들처럼 누워서도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에 어울리는 아름다움과 색기가 있다.
샤리엘란는 눈을 감았다. 세륜이 하는대로 맡길 작정이다.
"아…………앗……하앙, 흐응"
샤리엘라의 호흡이 요염해져 간다.
세륜은 옅은 색의 유두 한쪽을 입에 물었다.
파득 샤리엘라는 몸을 떨었다.
순식간에 탱글탱글하게 곤두선 유두를 혀끝으로 굴린다.
샤리엘라의 하얀 가슴은, 세륜의 손에서 형태가 바뀔 정도로 주물리고, 혀로 마구 핥아져 순식간에 침투성이가 되어간다.
세륜은 양쪽 유방을 충분히 희롱하고, 유두를 빨아가면서, 천천히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잘록하고 매끄러운 복부, 배꼽, 그리고, 그 아래에…….
하체에 찰싹 달라붙은 검은 팬티를 벗겨 내려하자, 샤리엘라는 하얀 허리를 들어 그것을 도왔다. 세륜은, 간단히 무릎 아래까지 끌어내렸다.
세륜이 샤리엘라의 옷을 완전히 벗기지 않은 것은 이를테면 야외정사로서의 에티켓이기도 했고, 죽일 생각은 없고 이곳에서 섹스만 즐기고 헤어지자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기도 했다.
그 의도는 샤리엘라에게도 전해진 것 같다.
하얀 도자기같은 허벅지가 맞닿은 부분에 잔디처럼 자라난 윤기있는 치모는 성숙한 여자답게,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어서, 잘려진 비키니 라인이 핑크색 살결을 내보였다.
세로로 갈라진 계곡으로 손가락을 찌르고 안쪽을 문지르자, 허벅지가 작게 경련했고, 얼굴을 묻고 음핵을 뽀족하게 세운 혀로 간질이자, 걸쭉하고 진한 꿀물이 스며나왔다. 일부러 소리를 내 핥아가면서, 여군사의 윤기있는 연분홍색의 살주름의 맛을 감상한다.
한 손으로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다른 한 손으로는 구멍 위에 빼꼼히 머리를 내민 샤리엘라의 음핵을 비볐다.
"아앙, 나한테도, 당신 걸 핥게 해줘"
갑자기 몸을 일으킨 샤리엘라는 세륜을 바닥에 깐 여성 상위의 식스나인 자세가 되어 음경을 잡고 꺼냈다.
우람하게 발기해 있는 세륜의 자지를 본 샤리엘라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단순히 크기때문에 놀란 게 아니다. 물론, 여자를 울리는 흉악한 생김새에 놀라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것보다도 목숨이 걸려있는 전투 와중에 이렇게 발기할 수 있는 세륜의 담력에 놀랐다. 보통 사람이라면 작게 줄어들어 있거나, 반쯤 서 있을 것이다. 전장에서 남자가 발기할 수 있는 것은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일방적인 학살 때 뿐이다.
"우후후후……늠름하네"
샤리엘라는 양손으로 자지를 잡고 입안에 물었다.
"후우움……으읍"
우물거리는 신음을 흘리면서, 샤리엘라는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자, 잘한다.) 세륜은 놀랐다.
마치 몸 전체가 물컹물컹 꿈틀거리는 살속으로 파묻혀 들어가는 것 같은 감각.
혀와 입술이 뼈없는 연체동물처럼 자지를 감싸오는 부드럽고 따스한 감촉에 세륜은 허리뼈가 녹아버릴 듯한 쾌감이 느껴졌다.
지적인 여자일수록 펠라치오를 시키면 더 잘한다는 속설대로 샤리엘라의 테크닉은 일품이다. 마리시아 정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교묘하다.
굳강한 기둥을 깊숙히 목 안까지 삼키고, 손으로 불알을 맛사지했다. 세륜의 눈앞에서는 엉덩이가 어여쁘게 흔들린다.
세륜도 지지 않고 샤리엘라의 엉덩이를 껴안고 화원에 혀와 입술로 봉사했다. 음핵을 힘껏 빨고, 보지에 혀를 삽입했다. 그러자 여장군의 몸이 전율하며 솟아 나오는 진한 꿀을 쉼없이 넘쳐나와, 마치 소나기처럼 뿜어졌다.
세륜과 샤리엘라는 정신없이 서로 성기를 빨았다. 남자와 여자로서의 자존심이라기 보다는 같은 군사로서의 자존심이었다. 먼저 끝나는 쪽이 지는 거다.
"서정장군님을 구해내라"
"군사장군님은 어디가셨느냐"
양군의 최고간부가 함께 난전 속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다. 보고를 받은 각자의 주군 마리시아와 비슈느는 창백해졌다. 마리시아는 클라우스에게 원군을 명했고, 비슈누는 쥬리아에게 원군을 명했다. 양군의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싸우며, 필사적으로 찾았지만, 설마 본인들이 풀속 그늘에서 서로의 성기를 정신없이 빨면서 식스나인에 열중에 있을 거라고는 신이 아닌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으응……"
먼저 한계에 달한 것은 세륜이었다. 샤리엘라의 농후한 펠라치오를 받아 작열한 마그마의 혼이 치솟아 오르는 것을 필사적으로 견뎌냈다.
그렇지 않아도 커다란 살기둥이 더욱 부풀어 올라, 퍼득퍼득 경련을 시작했다. 샤리엘라도 사태를 깨달았을 것이다. 더욱 사정없이 목 구멍까지 삼키고 격렬하게 머리를 상하시켰다. 입속에 넣지 못한 뿌리부분은 손가락으로 부비부비 문질렀다.
참지못하고 폭발했다. 울컥울컥하며 맥동하면서 분출하는 뜨거운 점액을 샤리엘라는 입술에 힘을 주어 꽉 다물고는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입안에 모아서 혀끝으로 차분하게 맛을 보면서 꿀꺽꿀꺽 삼켰다.
"후훗, 굉장해, 가득 쌌구나. 귀여워. 아가"
놀리는 것처럼 짓궂게 웃는 샤리엘라 삼십세, 세륜 이십이세. 여덟살이라는 나이의 차이를 인식시켜 주려는 듯, 샤리엘라는 누님처럼 굴었다.
웃으면서 입술 끝으로 흘러나온 끈적한 정액을 할짝 핥는다. 오싹할 정도로 색기가 넘친다.
"본편은 지금부터입니다."
세륜은 몸을 일으켜 샤리엘라의 등뒤로 돌았다. 샤리엘라의 팬티가 무릎아래에 끼워져 끼워진 채로이기 때문에 다리를 벌릴 수 없어, 후배위 이외의 결합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검이 부딪히는 불꽃에 비춰져, 사리엘라의 아름다운 엉덩이가 암흑 속에서 흰뱀처럼 요염하게 떠오른다.
세륜은 손을 더듬어 샤리엘라의 옹달샘을 찾아, 등뒤에서 굳강한 불기둥을 찔러넣었다.
"으응, 흐으으윽……하아앙……"
샤리엘라가 무심코 신음 소리를 흘렸다. 불기둥에는 부드러운 살주름이 틈없이 엉겨 온다.
"흐윽, 너무 커. 뱃속이 가득 찼어."
샤리엘라가 황홀하게 신음했지만, 그래도 단번에 자신을 잊지는 않았다.
세륜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서서히 격하게."
샤리엘라도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서 허리를 흔들어갔다. 유방이 크게 흔들린다.
하지만 교성을 있는 힘을 다헤 억누르고 있기 때문인지 그다지 반응은 없다.
"앙, 미안한데, 엉덩이에, 엉덩이에 손가락을 넣어주지 않을래"
갑자기 당치도 않은 요구를 받은 세륜은 놀랐지만, 시선을 집중하니, 별빛 속에 희미하게 갈색을 띤 똥구멍이 보였다. 시험삼아 새끼손가락을 찌르고, 부비부비 문질러보자, 샤리엘라의 교성이 훨신 격해졌다.
"앗, 앗,아앙, 하앙……"
확실히 클리토리스를 괴롭힐 때보다도 한단계 이상 반응이 좋다. 아마도, 샤리엘라는 음핵보다 항문에 성감이 모여있는 타입인 것 같다.
"샤리엘라 장군은, 항문이 좋으십니까?"
"으응, 좋아해. 나는 밑구멍이 약점이야, 그러니까, 부탁해……"
이것은 비슈누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은 샤리엘라의 비밀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결코 들킬 수 없지만, 오늘 밤의 상대는 일생 단 한번, 그것도 단순히 육욕만의 존재이다. 마음껏 즐기기로 했다.
"으하앙, 으으으으흐응, 굉장해, 느껴져"
그녀처럼 차분하고 지적인 미녀가, 아날 매니아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이래서 여자는 알면 알수록, 끊을 수가 없다.
세륜은 샤리엘라의 괄약근 속 동굴에 파묻힌 손가락을 원을 그리듯 돌리면서 쑤셨다. 더욱 허리운동을 격렬하게 하면서, 함께 클리토리스도 비벼보았다. 아무리 아날매니아라고 해도 음핵에 성감이 없는 여자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질과 음핵과 밑구멍 세곳의 동시공격은 과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냉철한 여장군도 자신을 잊고 덮쳐오는 쾌락의 파도에 몸을 맡겼다.
잘 연마된 칼날처럼 차가운 위엄을 갖춰 [빙화미인]이라고 불리는 샤리엘라도 이런 때만은 평범한 여자이다. 천박하게 침을 흘리면서 압뒤의 쾌락에 몸부림치면서 격렬해져갔다.
세륜은 또, 샤리엘라의 체내에 성대하게 방출했다.
퓨웃 퓨웃 퓨웃……"
"으하아아아아아아앙"
순간 샤리엘라의 몸이 젖혀지더니 바로 힘이 빠져 털썩 무너졌다.
하지만, 세륜의 자지는 아직 힘이 넘쳤다. 아무리 세륜이라고 해도 근래에는 너무 바빠서 여자를 안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꽤 쌓여있었다.
눈 앞에는 하얀 엉덩이를 높이 들고 밑구멍까지 훤히 내보이고 있는 아날매니아 여자가 있다.
그래서 세륜은 새하얀 엉덩이를 양손으로 붙잡고, 질에서 단번에 빼낸 자지를 그대로 항문에 박아넣었다.
"아히익……"
샤리엘라가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지만, 전장에는 흔한 소리였기에 주위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은 누구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빡빡한 조임이 세륜을 습격했다. 샤리엘라는 항문에서 배속으로 삽입되는 이물질의 감촉에 전율하며, 하얀 피부에 땀방울을 흘리면서 등줄기를 젖히고 푸들푸들 경련했다.
앞 구멍으로는 아까전에 주입된 정액을 흘리고 있는 샤리엘라의 직장 안은 뭐라 말 할 수 없이 기분 좋은 감촉으로 감싸면서 녹아들 것 같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그 반응을 음미하며, 세륜은 들썩 들썩 허리를 찔렀다. 샤리엘라의 불결한 구멍은, 육봉의 삽입을 받아들이면서, 항문을 무의식중에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희고 매끈매끈한 엉덩이 살을 음란하게 떨면서 세륜의 물건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눈썹을 찌푸리고 괴롭게 턱을 치켜세우고 있는 백옥같이 하얀 미모. 진동에 맞춰 퉁기듯이 흔들리는 매끈하고 풍만한 유방. 그리고, 안쪽을 쑤시는 페니스를 휘감아 오는 항문.
샤리엘라는 비명과 환희가 함께 포함된 울먹이는 소리를 지르며 [빙화미인]이라는 별명을 한 아름다운 얼굴을 엉망진창으로 일그러트리고 검은 머리카락과 허리를 함께 격렬하게 좌우로 흔들었다.
세륜은 그 하얀 몸에 맹렬히 달라붙어, 허리를 흔들어 색기가득한 엉덩이를 계속 범해갔다. 한계까지 늘어난 미녀의 국화무늬 구멍을, 무쇠처럼 발기한 육봉으로 눌러 벌리고 쾌락을 탐해 찌걱찌걱 앞뒤로 허리를 움직인다.
샤리엘라의 턱 끝에서는 타액과 땀이 흩날렸고, 흥분으로 달아오른 하얗고 둥근 유방도 격렬하게 아래위로 흔들렸다.
샤리엘라의 눈동자는 이미 황홀감에 초점이 없었다. 그 날씬한 몸을 흔들며 음액을 뿌리고, 결국에는 쾌락에 빠진 요염한 암컷의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렇게 두사람은 어둠이 깊은 삼림에서 한쌍의 암수 짐승이 되어 사랑을 나눴다. 다만 그날 밤 그자리에는 한자락의 애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있었던 것은 원시적인 욕정뿐이었다. 그리고 두사람 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전황은 혼전이 되어 있었다. 분노의 함성과 선혈, 부딪히는 검날이 무질서하게 산림을 채웠고, 그리고 풀 숲 그늘에서는 양군의 최고위 막료가 음탕한 신음을 흘렸다.
반시간 후, 올시니 군이 퇴각하고, 쥬리아는 자국군의 여장군을 찾을 수 있었다.
"서정장군, 무사하십니까."
"응, 별일없다."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빗질하면서 샤리엘라는 대답했다. 쥬리아는 항상 침착냉정한 군사의 얼굴이 드물게 달아올라 있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지만, 예기치 못한 난전에 말려들었으니 당연한 거라고 납득했다. 설마, 바로 전까지 적장과 섹스를 하고난 여운때문이라고 간파할 수 있을리가 없다.
결국 샤리엘라는 세륜의 정액을 입으로 한발, 질로 한발, 항문으로 한발, 총 세번 방출시켰지만, 그대신 셀수 없을 만큼 절정을 느껴버렸다.
세번 사정한 세륜의 자지는 보기에도 무참하게 쪼그라 들어 이미 속행 불가능해 져서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났지만, 샤리엘라도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한동안 쉬느라 움직이지 못했다.
원래부터 정사에 승패따위가 있는 게 아니므로, 단순히 손해를 봤다고 할수도 없지만, 샤리엘라 자신도 겨우 견뎌냈으므로, 서로 무승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최근엔 폐하만 상대해드리느라, 남자의 맛을 잊고 있었으니까"
처음 만난 미남과 전장에서 행한 과격하기 그지없는 정사의 여운을 반추하며 샤리엘라는 황홀한 한숨을 토했다.
(아아, 결국 엉덩이를 뚤려버리고 말았어.)
결코 남자한테 인기가 없는 것이 아닌 샤리엘라가 삼십세가 되어서도 결혼하지 않고 있는 것은 별로 일을 위해서 살겠다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그 감추고 있던 성벽 때문이었다. 언제나 자위를 할 때 손가락이나 이물을 항문에 삽입하는 걸로 참고 있지만, 언젠간 남자에게 항문의 처녀를 빼앗기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도 세륜같은 미남이었으면 좋겠다는 게 본심이었다.
"올시니 왕국의 군사 세륜, 그런대로 좋은 남자였어, 섹스로는 결판을 내지 못했지만, 전투에서는 이렇게 끝내지 않는다."
결국 조우전은 장난에 불과하다. 대국적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전투였을 뿐, 세륜도 샤리엘라도 진심으로 싸울 생각은 없었다. 서로 여기서 만난 것은 어떤 인연일 테니, 섹스로 한번 싸워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샤리엘라는 거기까지 계산하고 즐겼던 거지만, 세륜의 경우엔 단지 맘에 드는 여자가 앞에 있으니 이성이 날아가 버린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것은 평소에 행실 때문이다.
이날 밤의 조우전은 증원에 증원을 거듭해 무질서한 백병전이 되어버렸지만 양군의 목적이 적의 궤멸이 아니라, 각군의 군사의 구출이었기에, 규모만 컸을 뿐 사상자는 의외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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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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