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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13 1,014회 0건
분류가 적당하지 않아 대충 그룹으로 올려놓습니다. 다음편 내용의 스포가 될 수 있어 그런 것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회사에서 글 올리는 기분이 쫄깃하내요.ㅋㅋㅋ.


착한사람se 2-3


“혼자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긴 했지만.. 차에서 내릴 때 구십 도로 인사하는 덩치 큰 남자들을 보면 분명히 깡패가 맞던데.. 맞나요?”
“..그냥 학교 후배들이었습니다.”
“요즘 후배들은 차에 몽둥이를 넣고 다녀요?”
“몽둥이라뇨? 누가 연장을 챙겼다는 말씀이십니까!? 그 놈들이 연장을 챙겼을 리....”
“....”

예전의 민기였다면 이런 유도질문에 넘어갈 리도 만무했었는데....
우선 아리의 눈물에 너무도 생각 없이 급하게 움직였던 자신의 행동을 책망하게 되었고, 그 타이밍에 어떻게 이 김팀징이란 여자에게 들켰는지 당황하게 된 순간이었기에 너무도 쉽게 속아 넘어가게 된다.

정말로 많이 변한 민기였다.


“권민기씨 나중에 얘기 좀 하시죠.”
“...”

하얀색 재킷에 하얀색 치마, 얇은 검정색 라운드 티에 커피색 스타킹과 검은색 하이힐의 투톤에 의한 차가움이란 느낌은 옷의 색감에서만 전해지는 감정이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며 하이힐의 명쾌한 또각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민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로 들어가는 김팀장을 한참동안 쳐다보게 된다.

차라리 영업부의 어리숙한 고과장에게 들켰었더라면 이렇게 고민에 빠지지도, 걱정스럽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른 초반인대도 무표정으로 일괄하는 업부적 태도는 나이보다 조금 더 들어 보이는 느낌을 민기에게 줬었고, 그 모습에서 민기 자신의 과거에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었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걸 깨닫고는 그 미지의 알 수 없는 감정에 본능적으로 멀리하게 된 여자인데.
하필 그녀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들킨 민기는 곤욕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민기씨. 사장님은 장관님하고 약속 끝나신 후에 곧바로 집에 들어가신다고 하십니다.]
“네. 그럼 시동 걸고 준비하겠습니다.”
[아니요. 장관님이랑 따로 들어가신다는 말씀입니다.]
“네?...네. 그럼 전..”
[그냥 퇴근하세요.]
“네.”

4시간째 차 안에서 기다리던 민기는 통화를 끊고는 넥타이를 풀어버린다.
이런 일이 오히려 편한 민기였지만 이전과는 달리 충정심 없는 업무는 몸은 편할지언정 훨씬 더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울 아리는 밥 먹었을라나.. 오랜만에 통닭이나 먹어볼까...”

핸드폰을 다시 들고 단축번호 1번을 꾸욱 누르려던 순간이었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핸드폰엔 처음 보는 낯선 번호가 찍혀있었다.

“권민기입니다.”
[지금 어디세요?]
“누구시죠?”
[지금 어디시냐고요.]

번호만큼이나 처음 듣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민기의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온다.

“전화 잘 못 거신 거 같은데요. 번호 확인하세..”
[저 김소이에요.]
“김소이?”
[영업부 김소이 팀장이요.]
“예?..아!..네...... 그런데 제 번호는 어떻게...”
[퇴근은 나중에 하시고 OO동 노잉으로 오세요.]
“전 지금 사장님을 모셔야,,,”
[사장님은 혼자 퇴근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아닌가요? 오셔서 저랑 같이 있는 남자 좀 해결해주세요.]
“해결이라면..”
[깡패잖아요. 그 쪽으로 사람 처리하는 거 일도 아니지 않나요?]
“......”
[10분 안에 오세요.]
“이것보세요. 김팀장님! 제가 당신 꼬봉도 아닌데 그깟 협박에 꼬리라도 흔들면서 달려가야 합니까? 깡패가 우습습니까?”
[동거하는 여자가 대학생이던데. 신혼부부 같이 생활한다고 하시던데, 학교에 깡패랑 동거한다고 소문이라도 난다면...]
“야!!!! 이 년이 인생 하직하고 싶어..”
[그렇게 부탁드려요. 노잉입니다.,,뚜~~~ 뚜~~~]
“이 미친....”

‘부르룽~~끼익~~웅~~~~~~“

시동을 건 민기는 엑셀을 있는 힘 것 밟고 핸들을 급하게 돌린다.
날카로운 타이어의 비명소리가 요란하게 도로를 시끄럽게 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노잉이란 곳은 고급스러운 술집이었다.
어두운 조명에도 그 많은 수에 결코 음침하게 보이지 않았고 인테리어 된 장식들은 하나같이 세련되고 고풍스러움을 담고 있었다.

그 안의 인물들도 장소에 어울리는 옷들과 장신구들로 자신의 사회적 입지를 자랑하듯 입고 있었다.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이름 없는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는 민기만이 그 곳과 어울리지 않게 보였는지 민기의 등장에 먼저 반응한 건 여자들의 시선이었다.

그런 시선들은 상관없다는 듯 민기는 노잉에 들어서자마자 잠시 테이블들을 살피며 고개를 움직이곤 곧바로 발견한 김팀장을 향해 최단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머.. 여긴 어쩐 일로..”

너무 능청스럽다 못해 자연스럽기까지 한 김팀장의 연기에 냉정한 민기에게도 가증스러움을 발견한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

“누구신지?”

“......”

김팀장의 앞에 술잔을 마주하고 있는 남자는 50대 정도의 핸섬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중년의 신사였다. 점잖아 보이는 얼굴과 함께 입고 있는 진회색의 양복에 어울리는 은빛 넥타이가 인상적인 남자의 모습에 민기는 본능적으로 공적이든 사적이든 중요한 사람임을 느끼게 된다.

“실례하겠습니다.”
“....”

민기 또 한 점잖음을 보여주며 정중하게 인사를 하곤 둘 사이에 의자를 빼 앉고는 잠시 김팀장을 노려본다.

“누구신데 이런 무뢰를 범하시는가?”
“당신은 누구쇼?”
“.....김팀장. 이 친구는 누군가?”

“...”

“자네 같은 사람이 올 곳이 아닌 거 같은데... 보아하니 김팀장하고 안면은 좀 있는 걸로 보이네만 나중에 따로 얘길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하는..”
“누가 이 시궁창 같은 곳에 오고 싶어서 왔겠수?”
“....말이 좀 심하군.”
“심한 건 이쪽이지.”
“자네. 내가 누군 줄 알고..”
“딱 보니 어느 회사 높으신 양반 같은데. 돈 갚아 줄 거 아니면 끼어들지 마슈.”
“...돈?”
“이 아가씨야. 돈을 빌려갔으면 갚아야지! 왜 사람 힘들게 하는데?”

민기의 위협적인 말투에 지금까지의 표정변화 없던 남자가 놀란 듯 김팀장을 쳐다본다.
그런 상황은 김팀장의 얼굴에도 드러났다. 전혀 예상치 못한 민기의 행동에 놀란 건 김팀장으로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민기의 말과 행동은 추신업체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살기어린 말투와 행동이 분명했다.

애드리브란 것으로 맞받아치기엔 너무 황당한 상황인지 김팀장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민기만을 쳐다보고 있자 애써 표정을 바로 잡은 중년의 남자가 입을 연다.

“우리 김팀장이 당신한테 돈을 빌렸다고?”
“그럼? 내가 미쳤다고 이 년 상판대기 한 번 보자고 여길 오겠수?”
“허허.. 김팀장이 돈이 필요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자네 같은 사람한테 돈을 빌렸다는 게 더 놀랍군... 뭐 사정이 있었겠지..”
“아따~ 말 졸라 많으시네요. 됐고! 아자씨는 좀 빠지슈.”
“얼만가? 나랑 보통 사이가 아니니 내가 대신 갚아 줄 테니. 얼만가?”
“능력 좋으신가 보네.. 하긴 이 쌈빡한 년이랑 놀아나려면 돈 좀 있으셔야겠네.”
“쓰레기 같은 농담 그만하고, 얼마냐고.”
“200억인데,, 어찌 대신 갚아 주시겠수?”
“이..이백억???”

민기의 말에 중년의 신사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김팀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리곤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민기를 잠시 동안 쳐다보곤 애써 놀란 자신의 모습을 진정하려 애를 쓴다. 몇 분간의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민기는 정말로 양아치를 연기하듯 꼬은 다리로 테이블 위에 놓인 고급스러운 수입 과일들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털어 넣으며 소리 나게 씹기 시작했다.

“업무 시간 이후에 추심이 불법인 건 당연이 알고 하는 짓 일 테지만.. 그건 접어두고 원금이 얼만가? 말도 안 되는 이자율로 사람 협박할 생각이라면 상대 잘못 만났다는 것만 알아두고 원금이 얼마인지만 말하고 여길 나가는 게 젊은 친구한테도 별 탈 없이 일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이요.”
“원금이 200억이라는데 뭔 말씀을 이리 길게 하시나. 우리도 이자 포기한 지 오래고! 남은 이백억 이나 뱉어내라고 이렇게 찾아왔다는 거요. 그래서 대신 갚아 줄 거요, 말거요?”
“이 사람아... 무슨 빚을 이백억씩이나...”
“점잖은 분 같은데 5분 후에 시작 될 험한 꼴에 다른 사람들 시선 받고 싶지 않으면 얼른 꺼지시고. 너!!! 진짜 안 갚을래!!”

민기는 큰 소리를 내며 테이블을 흔들릴 정도의 가벼운 발짓으로 걷어찼다.
결코 큰 몸짓이 아니었지만 중년의 남자와 김팀장을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는지 흠칫거리며 두 사람이 의자를 뒤로 조금 밀며 움찔거린다.

“뭐? 뭐!!?”
“허허허.. 이.. 친구야. 그렇게 안 봤는데 사람이 참.......... 나중에 얘기 좀 하자고.”
“..”

중년의 남자는 마지막 체면이라도 지키려는 지 헛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일어나 벗어놓은 양복 상의를 챙겨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자리를 피해 걸어 나간다. 주위 테이블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게 신경이 쓰이는 지 애꿎은 핸드폰을 꺼내 통화를 하는 흉내를 내며 나가는 남자의 행동은 민기에게 혀를 차게 만들었다.

“크크..하하하하하.”
“웃음이 나오십니까?”
“큭큭.. 민기씨 대단하네..”
“...”
“진짜 깡패였구나.”
“지금 장난하십니까? 빨리 뒤쫓아 가서 사정 얘기하고 오해 풀어야 하는 상대 아니십니까?”
“국회의원이에요. 저 사람.”
“.....”
“예상하셨나 봐요.”
“배지가 없어서 확실치는 않았지만 그런 사람 아닐까 의심은 했습니다.”
“그런데 절 한순간에 빚쟁이 여자로 만드셨어요?”
“깡패처럼 해결하라면서요. 당신이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저희 쪽 방법으로 편한 쪽을 택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체면을 중시하는 그런 쪽 사람들이라면 자신이 아닌 아는 지인의 돈 관계만큼 민감하게 꺼려하는 경향도 있고..”
“전 우르르 몰려와서 해코지나 하는 건 아닐까 상상했는데..”
“...국회의원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네. 맞아요. 지방이긴 하지만 나름 유명한..”
“그런데.. 제가 사람들 동원해서 저 사람을 해코지 할 거라고 생각하셨다고요?”
“네..”
“나한테 유감이라도 있습니까?”

민기는 김팀장의 말을 듣고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게 된다.

“그럼 나중에 또 연락드리죠. 큭큭큭큭~~”

웃음을 참는 김팀장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는 민기인 듯 일어나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게 된다. 여러 가지 타입의 여자들을 만나봤다고 자부하는 민기였지만 자신이 곤경에 처할 수 있는 이 상황에 이렇게 차분하고 더 나아가 재밌다 는 듯 웃기까지 하는 여자는 만나 본 적이 없었다.
속내를 도저히 알 수 없는 여자의 행동에 오히려 반감과 경계를 하게 된 민기였고 그나마 소심한 복수에 나아졌던 기분이 완전히 더럽게 변해갔다.


“밥 줘.”
“어.. 식사 안했어요?”
“..”

거실에 누워 책을 읽고 있는 아리의 말에 민기는 시계를 올려다본다.
벌써 시침이 11시를 가리키고 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된다.

“밥 없어?”
“금방 할게요. 연락 없으셔서 또 야근인 줄 알고..”
“넌?”
“전 걍 라면 먹었는데..”

민기가 아리의 말을 듣고는 바닥에 뜯어진 라면 봉지가 발견한다. 그런 민기의 시선에 아리가 조심스럽게 봉지를 자신의 배 쪽으로 끌어 숨기며 배시시 웃기 시작했다.

“생라면 먹지 말라고 했잖아.”
“피~ 이것도 가끔 먹으면 맛있어요. 봉지에 스프 반만 붇고 막 흔들어서 먹으”
“과자를 사먹지 그런 걸 왜 먹냐? 속 버려.”
“그러게 누가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오래요!? 오빠 오면 맛나는 김치찌개 끓일라 했는데..”
“말도 마라 그 여우”
“여우?”
“...있어.”
“누군데요?”
“...”
“말해 봐요. 누구에요?”
“미희는?”
“삼일 동안 집에 다녀온다고 나갔어요.”
“그래? 좀 괜찮아진 거 같아?”
“네... 그 때 일 이후에 일부러 그 얘긴 피하는 거 같지만.... 미희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아이였어요.”
“너무 깊게 마음 주지 마.”
“....친구잖아요.”
“......”
“솔직히 말해도 되요?”
“?”
“수지 언니... 그 때 그 일이 있고나서...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얼마나 죄책감이 들었는데요.”
“수지는 왜?”
“또 그런다... 남도 아닌데 오빠는 꼭 남 일처럼 얘기하더라.”
“남이지. 너처럼 여기저기 다 친척처럼 굴면 아마 지구 반 바퀴 안에 사람들은 다 지인일거다.”
“옷~ 와! 그러네!! 큭크크크.”
“좋단다....”
“그래서.. 그 여우가 누군데요?”
“누구긴 누구야! 김팀...”
“음~.. 팀장이면 오빠보다 높은 사람이죠? 몇 살이에요?”
“...몰라.”
“예뻐요?”
“..예쁘긴 개 뿔...”
“흠~~~~”
“뭐?”
“궁금하네..”
“뭐가?”
“오빠를 이렇게 화나게 하는 사람이 나 말고 또 누굴까?”
“누가 그 년 때문에 화가 난데!”
“그럼요?”
“됐어.. 통닭이나 먹자.”
“치!!!!!!!킨? 그 날개는 고소하고! 다리는 쫄깃하고! 배때야지는 탱탱한 치킨!?”
“얘가 왜 이래..”
“오호호~ 당연히 그람 생맥도 시켜야죠.”
“....너 술에 환장했냐?”
“내가 언제!”
“반응이 너무 화끈해서 하는 소리다.”
“우헤헤헤~ 세팅할게요.”
“세팅?”
“뭐해요! 빨리 시켜야죠,”
“....”

아리가 말하는 세팅이란 걸 구경하며 냉장고에 붙어 있는 자석 붙은 전단지를 대충 훑어보기 시작할 때였다.

“오빠오빠!!”
“응?”
“거기 말고. 잠만요.”

아리가 무릎을 바짝 굽혀 쪼그려 앉은 곳은 전기밥솥이 이 있는 쌀통이었다. 쌀통에 있는 서랍을 열어 안을 뒤지기 시작한 아리는 곧 모아놓은 쿠폰을 꺼내 확인하고 신 봤다는 표정으로 자랑스럽게 쿠폰을 흔들며 민기의 핸드폰을 뺏어 들었다.

“여보세요~. 여기 555동 55번지 2층인데요. 네! 양념 반 후라이드 반이요. 네네~~ 네~ 쿠폰 사용할건데요. 천원만 추가 하면 되는 거죠? 네?? 잠만요.”

뭔가가 잘 못되고 있는 지 아리가 쿠폰을 확인한다.
쿠폰에도 날짜란 게 있다는 걸 수화기 너머에서 작게 들려온 아줌마의 음성으로 처음 알게 된 민기는 흘깃하고 아리가 살피고 있는 쿠폰을 훔쳐본다.
세 가지의 색상이 그 쿠폰을 모아온 시간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냥 시켜.”
“쉿! 잠만요.”
“...”

“사장님. 저기요.. 진짜 몰랐는데 오늘은 그냥 보내주시면 안 돼요?. 네. 네네네! 그럼요. 저 만날 여기서만 시켜 먹었어요. 네~~~ 호호호호호. 있잖아요~ 쿠폰 치킨 말고 주문 치킨으로다가 꼬~옥이요! 에이~ 똑같긴 뭐가 똑같아. 헤헤헤. 넵!.... 아!! 그리고 생맥 2천도 같이요. 넵!! 감사합니다!!”

“.....얼마나 한다고.. 그냥 시켜먹지. 한 달에 한번 시켜먹을까 말까 했던 거 같은데 언제 그렇게 모았냐?”
“그러니까요! 좀 맛 나는 것 좀 자주 시켜 먹자고요. 집에서 밥하는 사람도 생각해줘야지..”
“....”
“요 앞에 미용실에 쿠폰을 모아놓고는 신경도 안 쓰시더라고요. 내가 누구에요. 평생 저 미용실만 다니기로 하고 싸~~악 긁어 모아왔지!”
“미용실에서 통닭도 시켜 먹나?”
“통닭뿐이겠어요. 저 미용실이 이 동네 정보실이에요. 아줌마들이 얼마나 잼나는데.”
“...너 몇..살이냐?”
“...네?”

신이 난 듯 짧은 면 반바지의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잔을 냉장고에 집어넣는 아리를 보며 민기가 피식 웃고는 나이를 물어본다.
어느새 민기의 기분은 아리의 실룩거리는 엉덩이의 율동만큼이나 가벼워 진 듯 보였다.

“몰라서 묻는 거예요? 아님 다른 뜻으로?”
“다른 뜻이라니?”
“저.. 나이 관련해서 요즘 충격 먹었걸랑요!”
“충격?”
“미희가 저보고 줌마 같다고 얼마나 놀려 대는데..”
“줌마는 또 뭐야?”
“아줌마!..참나! 이 꽃 띠..”
“프하하하하하하..”
“왜 웃어요!?”
“딱이네. 머리를 좀 바글바글 볶아봐라. 그럼 진짜 더 줌마 같겠다.”
“이 씨!!!”
“큭큭큭..”

큭큭거리며 담배를 입에 물고 막 불을 붙이는 민기의 허벅지 위에 아리가 갑자기 걸터앉는다.

“뭐해?”
“또 거실에서 담배 피운다.”
“..알았어. 베란다로 나가면 되잖아.”
“당연하죠. 담배 냄새 빼기가 얼마나 힘든데. 꼭 담배를 피워야겠어요?”
“알았다고.”

아리의 잔소리가 또 시작 될 것만 같았는지 얼른 아리를 들어 올리며 일어나려는 민기였지만 그런 민기의 목덜미를 팔로 두르며 아리가 가볍게 입맞춤을 시작한다. 허리를 안쪽으로 바짝 당기자 아리의 탐스럽고 볼륨 있는 엉덩이가 더 보기 좋게 변했고 허리는 더 잘록하게 보여 잡기 좋게 보인다.

아리가 풍만한 가슴을 더 내밀며 민기를 바짝 땅기자 민기의 얼굴이 아리의 가슴에 파묻히게 된다.

“피곤하죠? 어디서 들었는데 이렇게 가슴에 안기면 엄마 생각이 나서 마음이 많이 편해진데요.”
“우읍웁~”
“그쵸? 가만히 좀 있어 봐요.”
“웁웁..”
“응?”
“푸하~.. 편해지긴.. 숨 막혀 죽일 작정이냐?”
“큭큭.. 어머!”

불쑥 튀어나와 자신의 둔턱에 닿기 시작한 감촉에 아리가 고개를 숙인다.

“하여튼!!! 남자는 젓가락 들 힘만 있으면 그것만 생각한다고 한다더니.”
“내가 뭐.. 이건 어디까지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그럼!? 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이렇게 비비면??”

아리가 허리를 앞뒤로 흔들며 민기의 사타구니를 자극한다.

“생리현상이니까 어쩔 수 없이 커지겠네요!?”
“그야 뭐...”
“이씨!!!!”
“윽!!아..아파!!”

아리가 엉덩이에 힘을 주며 온 체중을 민기의 중심에 싣는다.

“확!!!”
“아..아야!”
“큭큭.. 근데.. 여기는 단련이 안 되나?”
“..무슨 단련?”
“오빠 운동 많이 하잖아요. 그럼 여기도 운동하면..”
“무슨 변강쇠냐? 막 밧줄도 매달고 그래??”
“풋~큭큭,.. 변태 같아..”
“참나.. 지가 먼저 말 꺼내놓고.”
“앗! 치킨 왔다!”

오토바이 소리와 곧 들려온 계단을 힘차게 올라오는 발소리에 민기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후다닥 현관으로 뛰어가는 아리의 뒷모습은 가볍기만 했다. 민기도 그런 아리의 발걸음처럼 이젠 모든 생각을 접고 가벼운 마음으로 평점 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넌 얼굴이 왜 흙빛이냐?”
“응..응??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혹시 오늘 내가 가는 게 싫어?”
“뭐??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사실상 미희는 갈 곳이 없었다.
며루치란 남자와 헤어지고 난 후 가장 컸던 원조가 끊기게 된 미희는 당장 갈 곳부터가 문제였기에 아리의 표정을 살피며 다시 조심스럽게 아리의 표정이 좋지 않은 이유를 물어 보게 된다.

“정말로? 만약에 부담스러우면 말 해.. 너한테까지 피해주면서 얹혀살긴 싫으니까.”
“정말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럼 왜 얼굴이 그러니?”
“미희야!”
“응?”
“....아니다.”
“뭔데!?”
“남자가... 흥..분한 상태에서.. 잠이 들 수 있니?”
“뭐???”
“그거.. 있잖아. 막.. 분위기 좋아지다가..”
“섹스 하다가 민기오빠가 잠들었어!!???”
“쉬..쉿!!쉿!!!!!”
“진짜!! 대박!!!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조..조용히 좀 해!! 창피하게..”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하는 미희를 아리가 황급히 입을 틀어막는다.
그런 아리의 행동에도 미희는 재밌어 죽겠다는 듯 ‘큭큭’거리며 한참을 더 웃게 된다. 그런 미희 때문에 골이 나기 시작한 아리는 틀어막던 입에서 손을 때곤 입술을 꽉 다물곤 책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큭큭.. 쏘리! 미안하다고!”
“됐어.”
“혹시 권태기 아니야?”
“...권태기?”
“오래 된 연인이나 부부 같은 사람들한테 찾아오는 거 있잖아.”
“....”
“동거한 지 얼마나 됐다고? 1년? 음~ 권태기란 게 그렇게 빨리 찾아오나?.. 아니면...”
“아니면?”
“그럴 리는 없겠다. 네가 다른 여자랑 비교 될 대상이 됐으면 됐지...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모르니까 함부로 말을 못하겠네.. 솔직히 말해봐. 그냥 분위기 좋아지다가 꼴까닥 하고 잠이 든 거야?”
“근 삼일동안 오빠가 많이 늦었거든... 너 나가고 첫 날은 그래도 좀 일찍 들어왔는데..”
“그래서 그날은 좋았고?”
“조..좋기는..”
“그럼??”
“그냥.. 치맥 먹다가.. 나도 모르게 졸았고..”
“풋..”
“너...”
“큭큭. 알았어. 그래서?”
“그게 다야..”
“어젠?”
“....많이 늦게 오빠가 왔는데.. 그제도 미안해서.. 그래서 분위기 좀 잡아보려고...”
“아! 답답해! 뭘 그렇게 뜸을 드려!?” 간단하게 말하면 첫 날은 네가 잔거고, 어젠 오빠가 하려다가 잠이 든 거네! 맞아?“
“....응.”
“혹시 어제 술 먹고 들어 왔니?”
“응?.. 냄새는 안 났는데...”
“민기 오빠 술 세지?”
“응...”
“흠~... 좀 이상하다. 바람났나?”
“바람??”
“민기 오빠가 그럴 리는 없지만.. 남자란 동물은 구멍만 생기면 이리저리 빠져 나갈라고 발악을 하는 본능이 있걸랑. 뭐.. 다 잡은 금붕어 보다는 망둥이라도 튕기는 맛이 있는 팔팔한 게 좋다는 거지!”
“울 오빠가? 말도 안 돼!”
“그러니까.. 아니면.. 정말 권태기란 건가?”
“.........”
“권태기면 더 심각한 건데.”
“왜?”
“그렇잖아. 바람이란 건 지나가는 거지만, 권태기란 말은 엄연히 너한테 싫증이 났다는 거잖아.”
“말도 안..돼.”
“자꾸 말이 안 된다는 말만 그만하고! 다른 낌새는 없었어? 혹시 생전 안하던 행동을 한다던가.”
“아!...”
“왜?”
“김..팀장이란 여자 때문에 화를 냈어. 여자 때문에 짜증내는 일은 거의 없던 오빠라서 디게 재밌게..”
“미쳤어! 지 남친이 다른 여자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는데 그걸 재미있다고 웃었다고?”
“....응.”
“너 바보냐!?”
“오빠가 그럴 리가 없으니까.”
“마음이야 굳건하다고 할 수 있지만.. 몸은? 몸은 지 마음대로인 게 남자란 거 모르냐?”
“마음 가는대로 몸이 가는 거지.. 무슨 말이 그러니?”
“아휴~ 울 아리가 이렇게 순진해요!”
“....”
“생각 좀 하고 살아. 이 순딩아! 넌 만날 같은 음식만 먹고 사니? 오늘은 밥 먹었으면 내일은 치킨이나 피자 안 당겨?”
“........며칠 전에 치킨 먹어서 별로...”
“.....”
“말이 그렇다고..”
“똑같은 거야. 남자들이 섹스 할 때 뭐라고 하는 지 알아? 잘 먹겠음다~ 라고 한다더라. 맛있다고 하는 놈들도 있어! 섹스에 미치잖아? 그럼 또 다른 걸 찾는 게 남자라고 이 순딩아!”
“자꾸 순딩이라고 할래!?”
“그럼? 순딩이한테 순딩이라고 하지!”
“...”
“안되겠다. 이러다가 진짜 오빠 바람나겠다.”
“그...럴 리가 없다고...”
“우선... 너부터 변해야 돼!”
“변..해? 어떻게?”
“우선 섹시하게 겉모습부터 바꿔야지. 지금도 예쁘긴 한데, 식상해...”
“시..식상?? 내가?”
“먹기 좋은 떡도 하루 이틀이지. 산해진미라고 매일 떡갈비만 밥상에 올려 놔 봐라! 넌 하루 새끼, 일 년 365일 계속 떡갈비만 먹을 수 있니?”
“나... 고기 안 좋아해.”
“너 진짜 이럴래! 도와주려는 사람 김빠지게 해서 뭐하게!”
“미안... 그래도 갑자기 변한다는 게 좀...”
“에휴~ 이것아! 너 정말 민기 오빠 바람나는 거 보고 후회할래?”
“....”
“머리부터 하자. 만날 생머리만 고집하는 이유라도 있니? 없지! 그럼 웨이브 펌으로 섹시하게 말아 버리자. 그리고...너 안경 있어?”
“아니.”
“넌 이 언니 같은 사람을 친구로 둔 걸 다행으로 알아라. 이 언니가 다 해줄게.”
“....근데. 퍼머하면.. 비싸지?”
“얘!!!!!!”
“깜짝이야.”
“지금 돈이 문제야!?”
“.....”










“으~~ 흑~흑~~”
“쓰읍~씁..쩝쩝~~후후룩~~”

한강이 훤히 보이는 호텔룸안에 푹신한 의자에 앉은 남자는 다리를 벌릴 수 있는 대로 벌리고 고개를 크게 뒤로 젖힌 채 벌린 입으로 고통과 쾌락이 섞인 신음소리를 뱉어내고 있다.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채 하반신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는 남자는 손에 들고 있는 담배가 거의 재가 되어 굳어가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자지에 느껴지는 황홀한 감촉을 음미하며 집중하고 있었다.

“오늘 무슨 일 있었나?”
“쪽쫍~”
“으으~.. 평소랑 다르게 너무 서비스가 좋은데...”
“쪽~~.. 싫으세요?”
“싫긴 이 사람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야 대 환영이지. 비아그라도 필요 없을 정도로 황홀하구만. 크크크”
“혈압 생각하셔서 그런 약은 드시지 마세요.”
“허허허~. 역시 자네 밖에 없군.. 내 몸 생각하는 사람은..”
“아빠는.. 만 팔 천명 직원들이 전부 아빠 몸 걱정을 얼마나 하는데.”
“크크.. 자네 같이 허풍을 맛깔스럽게 하는 친구가 내 주위엔 없다니까.. 다시 생각해보라고.”
“전 이런 관계로도 충분히 좋기만 한데.. 아빠는 싫어요?”

남자의 벌린 허벅지 사이에 고개를 빠끔히 내밀며 애교를 부리고 있는 여자는 정장 차림의 김팀장이었다.
회색에 하얀 실선이 수없이 대각선을 그리고 있는 반짝거리는 블라우스와 무릎까지 내려올 검은 색 치마는 무릎 꿇고 앉은 자세로 커피색 스타킹의 사타구니까지 훤히 드러나도록 말려 올라간 모습으로 70대에 가까운 남자의 다리 사이에서 손으로 쥔 남자의 자지를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며 간간히 입을 맞춰주는 김팀장의 모습은 삼일전과 달리 귀엽고 어린 척하는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싫긴.. 너무 욕심이 없는 자네의 행동이 답답해서 그렇지.”
“전 지금 베풀어 주시는 은혜만으로도 제 마음이 왜곡될까봐 무섭기만 한데.. 더 이상은 정말 부담돼서 싫어요.”
“은혜? 하하하. 그깟 일이 뭐가 대수라고..”
“대수라뇨! 아빠가 제 입장을 생각해주셔서 협력업체로 지정해주신 게 어딘데요. 덕분에 저 이번에 진급 대상 1순위에요.”
“진급해봐야 부장,, 아니 과장이 되는 건가? 그딴 게 뭐라고, 우리 회사에 오면 제일비서로 확정인데 말이야.”
“치~ 아빠 또 그런다.. 제가 직급이나 계급에 연연하는 여자로 보여요?”
“아니지~. 그러니까 자네한테 내 모든 걸 줘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거 아닌가.”
“사장님들이 들으면 난리 나요. 그런 말씀은 절대로 입 밖에도 꺼내지 마세요.”
“이 내가 뭐가 무섭다고!”
“제가 무섭다고요.”
“허... 으윽!”

남자의 배짱과도 같은 진담에 김팀장이 쥔 손에 힘을 준다.
순간 고통이 베어 나오는 웃음을 짓는 남자의 모습에 다시 부드럽게 입으로 핥아준 김팀장은 잠시 후 천천히 일어나 블라우스의 단추를 남자에게 보여주며 하나씩 천천히 풀어버리자 작지만 모양 좋은 가슴이 드러난다.

“오~.. 오늘 노브래지어로??”
“아빠하고 만난다고 생각했더니 거추장스러운 게.. 불편해요. 작은 거 티도 안 나는데요. 뭐..정말 수술이라도 할까..”
“이 사람아. 그게 자네 매력이라니까.”
“치~ 남자들은 큰 게 좋다고 하던데.. 아빠도 그렇죠?”
“아니라니까! 매번 말하지만 난 자네 가슴이 딱 좋다고.”
“피~~ 입바른 소리로 절 기분 좋게 만들어도 외박은 절대 안 되네요!”
“허허허허!”
“대신 제대로 즐겁게 해드릴게요.”

작아서 겨우 모아지는 가슴을 움켜쥔 김팀장이 다시 앉아 가슴 사이에 남자의 자지를 끼워 흔들기 시작한다.
요가와 수영으로 단련된 유연한 몸을 한껏 이용해 입으로 남자의 자지 끝을 물고는 겨우 맞닿은 가슴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하자 남자가 다시 고개를 크게 젖히며 신음소리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남자의 신음소리가 조금씩 가빠지자 김팀장이 하던 행동을 멈추곤 일어나 뒤로 돌아 치마를 더 추켜올려 엉덩이를 남자에게 드러냈고 남자의 감탄사를 들으며 손톱을 세워 중심을 소리 나도록 찢기 시작했다.

팬티도 입지 않은 커피색 스타킹의 찢어진 부위로 보지가 드러났고 잘 정리된 털의 윤각이 남자의 시선을 사로잡기를 잠시.. 천천히 그대로 허리를 내려 남자의 자지를 엉덩이 사이에 맞추곤 손을 내려 고쳐 잡고는 내려오다 만 엉덩이를 남자의 골반에 끝까지 밀착해 버렸다.

“흐윽~”
“아~~~~ 아..빠께.. 너무 커서.. 아파요.”
“크~ 자네가.. 작은 거라고..”
“흑~..흐윽~~..”

의자에 몸을 깊게 묻고 앉은 남자에게 등을 보인 채 김팀장이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쭈글쭈글한 남자의 뱃살이 자신의 엉덩이에 닿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면서 김팀장은 교태와 쾌감을 연기하듯 고개를 숙이고 짧지만 깊은 탄성을 지르며 의자의 팔걸이에 두 팔을 곧게 뻗어 얹고 몸의 움직임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으으~..윽..윽.. 소이야.. 윽..”
“자..잠깐만요!”
“윽...그냥하자고.. 조금만..”

남자의 손이 김팀장의 허리를 붙잡고 더 움직이려 하지만 김팀장은 엉덩이를 그대로 빼곤 허리를 숙여 바닥에 놓인 자신의 핸드백에서 콘돔을 꺼내 남자의 번들거리는 자지에 씌운다.

“뭐가 문젠가.. 내가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을 했건만..”
“아빠! 전 다른 사람들한테 손가락질 당하면서 살기 싫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아요!”
“허~ 누가 감히 손가락질을 해!? 어떤 놈이!!?”
“아빠 앞에서는 전부 고개 숙일 테죠. 임신 해봐요. 재산보고 매달렸다느니.. 아빠에 대한 제 감정도 다 거짓이 된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어요.”
“....윽~..하여튼 자네 고집은...”

다시 엉덩이를 맞춰 끼운 김팀장은 허리를 움직이며 남자의 입을 막아버린다.



5분여의 섹스가 끝나고 남자는 송장처럼 침대에 누워 시끄럽게 코 고는 소리로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준다.
남자가 앉았던 의자에 앉은 알몸의 김팀장은 그런 남자를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남자의 우스운 몸의 형태에 짓는 미소가 아닌 어제 민기와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라 짓게 된 미소였다.

생각지도 못한 빚쟁이가 되어버린 김팀장은 이틀 후 민기를 중요한 손님과의 약속에 다시 불러 약을 탄 술을 먹여 확실한 자신의 노예로 만들려 시도 했었지만 경계를 하는 것인지 정말로 싫어서인지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민기의 행동에 반쯤 포기하고 있을 때 그 손님이란 사람과 예정대로의 호텔로 직행하기 바로 전에서야 그 손님의 권유로 한 모금 마신 민기였고 걱정스럽게 운전하는 민기의 모습을 살피던 김팀장은 차라리 사고라도 난다면 평생 이용할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해봤지만 끝내 잠들지 않는 모습에 실망까지 했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미소 짓고 있었다.

조용히 핸드백 속에 접혀 있는 종이를 꺼내 흐릿한 벽 등에 비춰보는 김팀장은 역시나 민기에게 더 많은 궁금증을 품게 된다.
감옥까지 다녀온 남자가 어떻게 사장님의 개인비서가 됐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예쁘고 어린 여자와 동거를 하며 확실하진 않지만 한 때 서울을 주름잡았던 철민파라는 거대한 조직 안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일원으로 생활까지 했었는지를 궁금하게 여기며 그 서류들을 하나씩 넘겨 유심히 또 한 번 확인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탐정사무소라고 알려진 이곳의 조사에서도 민기가 철민파라는 곳에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도 자세히 알 수 없다는 미상이란 단어로 표기되어 있는 이 글자가 김팀장에게 더 호기심을 일으키고 있었다.


“여긴 뭐하는데야?”
“왁싱샵!”
“왁..싱?”
“응.”
“왁싱이면.. 털 깎는 곳?”
“응.”
“여긴 왜? 겨드랑이에 거의 없어...”
“어느 누가 겨드랑이 밀자고 여기까지 오니?”
“그..럼?”
“윗머리도 섹시하게 정리했으면 다음은 아래지!”
“아..래? 미..미쳤어!!!”
“너 오빠가 바람나길 바라?”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참나! 이래서 자기 관리 안 하는 여자들하고는 상종을 말라고 했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라! 그럼 오빠가 매일 귀찮게 달라붙을 걸!”
“그래도 싫어! 창피하게 거길 어떻게..”
“걱정 마! 같은 여자가 해주는 곳이야. 보기 좋게 관리해주는 곳이 바로 여기고, 너 그 말 몰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거!”
“뭘 먹어! 됐어. 나 돈도 없어.”
“여긴 이 언니가 쏜다! 가자.”
“시..싫다..얘!!!”

입구에서 주저하는 아리를 미희가 억지로 끌고 들어간다.
난생 처음 들어선 왁싱 숍이란 곳은 아리의 생각처럼 음습하지도 불결하지도 않은 일반 병원과 같은 모습으로 깔끔한 복장의 여직원들이 아리와 미희를 반긴다.
미희는 이미 단골인지 반갑게 수다를 떠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오늘도 트라이앵글로 해드리면 되죠?”
“저 말고 이 친구요.”
“네? 아하~ 호호호.. 그럼 어떤 스타일로?”
“브라질리언으로 해주세요.”
“네엡.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브라..뭐?”
“있어. 가서 옷 갈아입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돼.”
“그게 뭔데?”
“들어가서 누워만 있으라니까! 이거 15만 원짜리야. 나한테 고맙다고 나중에 인사나 해라.”
“시..십 오만?? 미..”

“이쪽으로 오세요.”

“뭐해! 진짜 촌 티 낼래?”
“....”

금액에 다시 한 번 놀란 아리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보게 된다.
어디에도 금액에 관한 문구를 발견하지 못한 아리는 겨우 의자들 사이에 있는 카탈로그 함에 꽂혀있는 종이를 발견하고 집으려 움직이지만 몇 발자국 때지도 못하고 미희의 손에 다시 이끌려 점원이 안내하는 방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

비닐로 된 침대를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리에게 미희가 받은 옷을 건네며 갈아입으라고 재촉을 한다.

잠시 후....

“악!!! 아악!!!!!!! 자..잠깐마..만요.. 잠!! 악!!!!!”


--계속--

제 글이 별로 길다고 생각 해 본적 없는데..
읽기 힘드시다는 말씀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굳이 상/하로 나눠 쓸 필요 없을 거란 생각에 이전처럼 틀 없이 쓰기로 마음 고쳐먹었습니다.

형식은 계속 여러 에피소드로 이어가며 큰 틀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적을 것이며 단지 부재만 없앨 생각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이렇게 큰 관심과 큰 환대 해주셔서 더 큰 감사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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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11-26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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