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야화 (1화)
내 이름은 정나연 당년 32세의 모 종합병원 간병인이다.
남편에 아이까지 있는 여자가 간병인이라는 험한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너무도 구구절절해 열거할 수 없지만 어쨌든 난 6개월 전부터 이 병원의 간병인으로 자주 출입했다.
그런데 얼마 전 새벽1시가 넘어 선 무렵 남자 한 명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어디서 집단구타를 당했는지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담당의사의 검진 소견은 오른쪽 어깨와 왼쪽 팔,다리 갈비뼈 등에 골절이 있었지만 다행히 머리는 찰과상 정도의 경미한 부상이라 깁스를 하고 몇 달 쉬면 완쾌 될 것이라고 했다. 가족이 없었던지 남자는 간병인 신청을 했고 간병인으로 내가 선택되었다. 남자는 돈이 좀 있었던지 깨끗한 독실 병상에 온 몸에 깁스를 한 채 로봇처럼 누워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불안한 듯 ‘문 좀 닫아주세요’라고 한 말이 그 남자와의 첫 대화였다. 폭행의 충격과 사건조사차 경찰과의 잦은 인터뷰 때문에 안색이 초췌해 있어서 그렇지 머리에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그의 얼굴은 꽤나 미남이었다.
남자가 자신의 폭행사고에 대해 일체 함구한 탓에 사건은 단순폭행으로 매듭지어졌지만 분명히 무슨 원한관계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것은 비전문가인 나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문병 오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엿들은 바로는 그 남자가 우리나라 연예계의 대부인 성은 기획대표이사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름은 지만우 나이 38세 어린 나이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언더그라운드 시장인 포르노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것도 병원 환자들의 입방아로 알게 된 사실이다. 방문객들은 간혹 소속기획사의 연예인들도 끼어 있어서 그 남자의 병실 앞에는 늘 구경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 남자가 입원 한지도 이제 한 달 방문객도 뜸해지고 거의 24시간을 붙어있는 나와 친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더욱이 난 이성인데다. 날씬하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군살 적당히 붙은 농익은 30대였고 그의 대 소변 보는 일까지 돌보면서 부인이상의 친밀감이 생긴 것이다. 아침에 그의 바자를 내려 소변을 도울 때면 간혹 가다 그의 물건이 빳빳이 서 있는 경우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럴 때면 이 남자는 싱긋 웃으며 ‘오줌보다 먼저 나오고 싶은 놈이 있나 봐요’라며 너그레를 떠는 것이었다. ‘기가 막혀 누워서 꼼짝 못하는 병신이 성한 사람을 희롱해’ 처음엔 어쩔 줄 몰랐지만 그것도 차츰 적응이 되어 요즘은 장난삼아 흔들어 주는 센스까지 생겨 버렸다. 수치스러운 부분은 동성보다는 이성에게 보이는 것이 훨씬 부담 없다는 것은 내가 간병인으로서 체득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의 요청으로 머리의 붕대를 푸는 와중에 그가 내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묻은 것이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뒤로 물렀다. 아무리 그의 수치스러운 부분을 하루에도 몇 번씩 만지고 주무르는 사이지만 그것은 엄연히 그것과 이것은 다른 것이다. 그의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놀랐다면 미안해요 가슴이 너무 예뻐서...”
난 가슴이라는 말에 옷깃을 여미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니 괜찮아요 하지만 다시는 이러지 마세요”
“네 다시는 안 그럴 테니까 이 붕대나 마저 풀어주세요”
그의 다짐이 미심쩍긴 했지만 그의 상태로 보아 그가 나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최대의 추행쯤으로 생각한 난 그의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렀다. 정말 이번엔 그도 어린아이처럼 가만히 앉아 내가 하는 행동들을 보며 까만 눈동자만 굴리는 것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그리고 이제껏 궁금했던 질문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
“왜 경찰 조사를 거부 하셨어요?”
“?”
“이렇게 많이 다치게 한 놈들을 잡아서 혼을 내 줘야 하자나요”
난 그의 앞에 허물처럼 벗겨진 붕대를 두 손으로 모아서 무릎위에 올려놓았다.
“그거요”
그는 머리가 홀가분해 져서 기분이 좋은지 랫입술을 내밀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훅 불어 넘겼다. 그의 이마는 긁힌 자국만 세로로 길게 나있을 뿐 이제 깨끗하게 아물어있었다.
“이만하길 다행이지 더 큰일 나셨으면 어쩔 뻔 했어요.”
“죽기밖에 더 하겠어요”
“어머! 농담할 말이 따로 있지”
“다 제 업이에요 누굴 탓 하겠어요”
“그 말뜻은 범인이 누군지 알고 계시다는 말이잖아요”
“알아도 할 수 없죠 다 지난일인데”
“무슨 원한 같은 거예요? 착하신분 같은데....”
“착해요? 포르노 제작자가 착한가요?”
“그..그건...”
난 그의 당돌한 대답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포르노는 저급한 x 등급이지만 어쨌거나 이미 5년 전부터 대한민국에서 합법화 되지 않았던가. 해외 포르노 사이트로 유출되는 국부를 막고 더 나아가 수출상품으로써의 부가가치까지 들먹이며 “완전성인물 합법화”
입법안이 통과되던 날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미 초토화가 돠다 시피한 국내 애로영화사들과 남자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지만 보수주의여권단체와 수염허연 유림 할아버지들이 국회 앞에서 “포르노 입법안 반대”를 외치며 알몸시위를 하던 진풍경이 눈에 선했다. 하지만 이미 비디오샵 한켠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음란물을 자신도 가끔씩 빌려보는 판에 갓 쓴 노인네도 아닌 제작자가 비하하고 있으니 마땅히 대꾸할 말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포르노는 합법이잖아요 그렇다면 사장님도 바쁜 사람이 아니고요”
“합법적이라고 해도 다 올바르고 착한 것은 아니에요 우습잖아요 불과 5년 전 만해도
유통만 시켜도 철창신세였는데 이젠 제작까지 해도 죄인 취급은 고사하고 사장님소리까지 들으니 말이죠“
“........”
난 이 남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지금 자신의 폭행사건과 포르노 제작이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5년 전만해도 다 쓰러져가는 사무실도 없이 여관방을 전전하며 애로영화나 찍던 내가 어떻게 국내 굴지의 연애매니지먼트의 대부가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그야 당연히?”
그녀는 그가 어쩌다가 그 짧은 기간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그의 존재를 알고부터 내내 궁금하던 질문이지만 워낙 야릇한 얘기라 함부로 불어볼 수 없어 애가 탓는데 이렇게 선뜻 물어오자 호기심이 더욱 발동하는 것이었다. 지만우는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촉촉한 눈망울로 5년 전을 회상했다. 나연은 자신의 입술이 바싹 타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 때도 이렇게 비가 서글프게 내리던 날이었죠”
“띠----이”
눅눅한 오피스텔 한쪽 구석에서 영수증을 정리하던 만우가 출입구를 바라보았다.
“누구지?”
시간을 확인하니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건물주가 세를 받으러 오기는 늦었지만 벌써 석 달 째 방세가 밀린 탓에 맘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만우는 본능적으로 창문을 열어 비 오는 주차장을 확인해 보았다. 집 주인 차는 보이지 않았지만 비가 오는 탓에 아마 왔어도 지하주차장에 파킹을 했으리라는 것은 상식이었다.
“띠-----이”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이 일을 어쩐다? 그냥 아무도 없는 척 시치미를 떼어야 하나?’
“아무도 안 계세요?”
‘여자 목소리!’ 다행이었다. 집주인에 아니라서 다행이었고 또 여자라서 다행이었다. 만우는 대답과 동시에 사무실 문을 살짝 열었다.
“누구세요”
한 손에 접은 우산을 들고 젖은 복도바닥에 서있는 여자는 어두운 조명아래 얼핏 보아도 꽤나 미인이었다. 밤 늦은 시간에 비에 젖은 여인 만우는 순간 몸이 오싹했다.
‘귀신!’
‘저.... 신인 여배우 캐스팅 때문에 왔는데요?“
그녀의 조금 떨리는 듯한 음성이 만우의 머릿속에서 곰명하듯 울렸다.
“아..네 그럼 들어오시죠”
만우는 잡지로 어지러운 소파를 대충 치우고는 그녀를 앉혔다. 그리고는 사무용의자에 아무렇게나 걸쳐있던 수건을 탁탁 털어 그녀에게 건네자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운 듯 받아들었다. 수건에 금방이라도 ane어나올 듯한 검은 생머리 노메이크업의 청초한 얼굴 가는 목선을 감싸 안은 후드달린 짧은 티셔츠가 빗물에 젖어 그녀의 가슴에 착 달라 붙어있었다.
스커트 맡으로 살짝 드러난 무릎이 앙증맞았고 날씬하고 하얀 종아리가 비에 젖어 육감적으로 흘러내렸고 패디큐어도 칠하지 않은 귀여운 발목이 투명한 하이힐에 떠받치어 관능적으로 굽어있었다. 그녀는 수줍어하면서도 당돌하게 출연료를 물었고 만우는 첫 작품은 회당 1000만 원 선이고 반응이 좋으면 러닝개런티도 지불한다는 허풍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내일 당장 돈이 필요하다며 선불로 얼마간 줄 수 없겠나고 물었지만 만우는 이런 식으로 선불을 주는 것은 업계의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선불금만 갖고 튀어버리면 자신만 우스워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촬영 시작 할 때 착수금조로 얼마간 지금 할 수는 있지만 선불은 힘들다고 말하자 그녀는 냉정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 같으면 그냥 욕이나 한마디하고 그냥 좇아 보낼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애로영화 배우로 아까울 정도의 묘한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만우는 조금 위험부담이 따랐지만 바디 인터뷰를 응하는 조건이면 100만원 까지는 줄 수 있다고 하자 그녀는 조금 망설이더니 좋다고 승낙한다.
바디 인터뷰란 말 그대로 온 몸으로 묻는 것이었다. 빠구리 한 판에 100만원이면 자신의 처지에 사치였지만 어차피 돈 만 받고 안나온다고 해도 자신의 오피스텔 곳곳에 묻어둔 카메라로 근사한 포르노 한 편은 찍을 수 있었다. 당장 돈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사업이 접힐 경우 해외 포르노 사이트에 적당한 가격을 받고 팔면 그만이었다. 이미 자신의 영화로 데뷔한 여배우들은 이런 식의 인터뷰 화면을 거의 확보하고 있는 만우였다.
만우는 촉촉한 그녀의 머릿결을 쓸어 넘기자 그녀가 가늘게 떨었다.
“겁먹을 필요없어 그냥 사전 리허설을 겸한 인터뷰일 뿐이야”
“.......”
“단 둘이서도 부끄러워하면 그 많은 스탭들 앞에서 어떻게 연기를 하겠어? 그렇지?”
“네”
그녀가 조금 다소곳해지자 만우는 그녀의 흰 목선을 드러내며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싱그러운 살 냄새가 은은한 향기와 함께 피어올랐다.
“이름은”
“......저”
“가명도 좋아”
“희...희주”
“희주! 나이는?”
“스물 하나”
스물하나라는 말에 만우는 아랫도리가 급격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만우는 가늘게 떨고 있는 그녀의 무릎을 손으로 살살 문질러 주었다.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남자 경험은 있어?”
남자경험이라는 말에 희주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지만 그것이 부정의 뜻만이 아닌 것 같았다. 만우는 희주의 보드라운 뺨을 두 손으로 받쳐 올렸다.
“키스는”
만우의 두툼한 입술이 희주의 가늘고 보드라운 입술을 덮치자 희주는 조금 반항하는 듯 하면서 어느새 입술을 살짝 벌리며 만우의 혀를 물었다.
“달콤한데”
만우는 가늘고 여린 희주의 입술을 농락하며 그녀의 스커트를 천천히 쓸어 올렸다. 부드러운 피부였다.
“이게...인터뷰에요?”
희주는 낯선 남자에게 이런 식으로 당하는 것이 조금 억울했는지 작은 소리지만 따지듯 물었다.
“리허설도 겸한다고 했잖아”
“그렇지만.......”
“왜? 싫어?”
“...........”
그녀가 말이 없자 만우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손끝을 옮겼다. 다리를 오므렸지만 만우의 손끝은 집요하게 비밀계곡 입구를 집게 손가락으로 살짝 쥐었다. 도톰했다.
내 이름은 정나연 당년 32세의 모 종합병원 간병인이다.
남편에 아이까지 있는 여자가 간병인이라는 험한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너무도 구구절절해 열거할 수 없지만 어쨌든 난 6개월 전부터 이 병원의 간병인으로 자주 출입했다.
그런데 얼마 전 새벽1시가 넘어 선 무렵 남자 한 명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 어디서 집단구타를 당했는지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담당의사의 검진 소견은 오른쪽 어깨와 왼쪽 팔,다리 갈비뼈 등에 골절이 있었지만 다행히 머리는 찰과상 정도의 경미한 부상이라 깁스를 하고 몇 달 쉬면 완쾌 될 것이라고 했다. 가족이 없었던지 남자는 간병인 신청을 했고 간병인으로 내가 선택되었다. 남자는 돈이 좀 있었던지 깨끗한 독실 병상에 온 몸에 깁스를 한 채 로봇처럼 누워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불안한 듯 ‘문 좀 닫아주세요’라고 한 말이 그 남자와의 첫 대화였다. 폭행의 충격과 사건조사차 경찰과의 잦은 인터뷰 때문에 안색이 초췌해 있어서 그렇지 머리에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그의 얼굴은 꽤나 미남이었다.
남자가 자신의 폭행사고에 대해 일체 함구한 탓에 사건은 단순폭행으로 매듭지어졌지만 분명히 무슨 원한관계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것은 비전문가인 나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문병 오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엿들은 바로는 그 남자가 우리나라 연예계의 대부인 성은 기획대표이사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름은 지만우 나이 38세 어린 나이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언더그라운드 시장인 포르노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것도 병원 환자들의 입방아로 알게 된 사실이다. 방문객들은 간혹 소속기획사의 연예인들도 끼어 있어서 그 남자의 병실 앞에는 늘 구경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 남자가 입원 한지도 이제 한 달 방문객도 뜸해지고 거의 24시간을 붙어있는 나와 친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더욱이 난 이성인데다. 날씬하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군살 적당히 붙은 농익은 30대였고 그의 대 소변 보는 일까지 돌보면서 부인이상의 친밀감이 생긴 것이다. 아침에 그의 바자를 내려 소변을 도울 때면 간혹 가다 그의 물건이 빳빳이 서 있는 경우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그럴 때면 이 남자는 싱긋 웃으며 ‘오줌보다 먼저 나오고 싶은 놈이 있나 봐요’라며 너그레를 떠는 것이었다. ‘기가 막혀 누워서 꼼짝 못하는 병신이 성한 사람을 희롱해’ 처음엔 어쩔 줄 몰랐지만 그것도 차츰 적응이 되어 요즘은 장난삼아 흔들어 주는 센스까지 생겨 버렸다. 수치스러운 부분은 동성보다는 이성에게 보이는 것이 훨씬 부담 없다는 것은 내가 간병인으로서 체득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의 요청으로 머리의 붕대를 푸는 와중에 그가 내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묻은 것이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뒤로 물렀다. 아무리 그의 수치스러운 부분을 하루에도 몇 번씩 만지고 주무르는 사이지만 그것은 엄연히 그것과 이것은 다른 것이다. 그의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놀랐다면 미안해요 가슴이 너무 예뻐서...”
난 가슴이라는 말에 옷깃을 여미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니 괜찮아요 하지만 다시는 이러지 마세요”
“네 다시는 안 그럴 테니까 이 붕대나 마저 풀어주세요”
그의 다짐이 미심쩍긴 했지만 그의 상태로 보아 그가 나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최대의 추행쯤으로 생각한 난 그의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렀다. 정말 이번엔 그도 어린아이처럼 가만히 앉아 내가 하는 행동들을 보며 까만 눈동자만 굴리는 것이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그리고 이제껏 궁금했던 질문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
“왜 경찰 조사를 거부 하셨어요?”
“?”
“이렇게 많이 다치게 한 놈들을 잡아서 혼을 내 줘야 하자나요”
난 그의 앞에 허물처럼 벗겨진 붕대를 두 손으로 모아서 무릎위에 올려놓았다.
“그거요”
그는 머리가 홀가분해 져서 기분이 좋은지 랫입술을 내밀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훅 불어 넘겼다. 그의 이마는 긁힌 자국만 세로로 길게 나있을 뿐 이제 깨끗하게 아물어있었다.
“이만하길 다행이지 더 큰일 나셨으면 어쩔 뻔 했어요.”
“죽기밖에 더 하겠어요”
“어머! 농담할 말이 따로 있지”
“다 제 업이에요 누굴 탓 하겠어요”
“그 말뜻은 범인이 누군지 알고 계시다는 말이잖아요”
“알아도 할 수 없죠 다 지난일인데”
“무슨 원한 같은 거예요? 착하신분 같은데....”
“착해요? 포르노 제작자가 착한가요?”
“그..그건...”
난 그의 당돌한 대답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포르노는 저급한 x 등급이지만 어쨌거나 이미 5년 전부터 대한민국에서 합법화 되지 않았던가. 해외 포르노 사이트로 유출되는 국부를 막고 더 나아가 수출상품으로써의 부가가치까지 들먹이며 “완전성인물 합법화”
입법안이 통과되던 날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미 초토화가 돠다 시피한 국내 애로영화사들과 남자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지만 보수주의여권단체와 수염허연 유림 할아버지들이 국회 앞에서 “포르노 입법안 반대”를 외치며 알몸시위를 하던 진풍경이 눈에 선했다. 하지만 이미 비디오샵 한켠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음란물을 자신도 가끔씩 빌려보는 판에 갓 쓴 노인네도 아닌 제작자가 비하하고 있으니 마땅히 대꾸할 말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포르노는 합법이잖아요 그렇다면 사장님도 바쁜 사람이 아니고요”
“합법적이라고 해도 다 올바르고 착한 것은 아니에요 우습잖아요 불과 5년 전 만해도
유통만 시켜도 철창신세였는데 이젠 제작까지 해도 죄인 취급은 고사하고 사장님소리까지 들으니 말이죠“
“........”
난 이 남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지금 자신의 폭행사건과 포르노 제작이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5년 전만해도 다 쓰러져가는 사무실도 없이 여관방을 전전하며 애로영화나 찍던 내가 어떻게 국내 굴지의 연애매니지먼트의 대부가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그야 당연히?”
그녀는 그가 어쩌다가 그 짧은 기간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그의 존재를 알고부터 내내 궁금하던 질문이지만 워낙 야릇한 얘기라 함부로 불어볼 수 없어 애가 탓는데 이렇게 선뜻 물어오자 호기심이 더욱 발동하는 것이었다. 지만우는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촉촉한 눈망울로 5년 전을 회상했다. 나연은 자신의 입술이 바싹 타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 때도 이렇게 비가 서글프게 내리던 날이었죠”
“띠----이”
눅눅한 오피스텔 한쪽 구석에서 영수증을 정리하던 만우가 출입구를 바라보았다.
“누구지?”
시간을 확인하니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건물주가 세를 받으러 오기는 늦었지만 벌써 석 달 째 방세가 밀린 탓에 맘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만우는 본능적으로 창문을 열어 비 오는 주차장을 확인해 보았다. 집 주인 차는 보이지 않았지만 비가 오는 탓에 아마 왔어도 지하주차장에 파킹을 했으리라는 것은 상식이었다.
“띠-----이”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이 일을 어쩐다? 그냥 아무도 없는 척 시치미를 떼어야 하나?’
“아무도 안 계세요?”
‘여자 목소리!’ 다행이었다. 집주인에 아니라서 다행이었고 또 여자라서 다행이었다. 만우는 대답과 동시에 사무실 문을 살짝 열었다.
“누구세요”
한 손에 접은 우산을 들고 젖은 복도바닥에 서있는 여자는 어두운 조명아래 얼핏 보아도 꽤나 미인이었다. 밤 늦은 시간에 비에 젖은 여인 만우는 순간 몸이 오싹했다.
‘귀신!’
‘저.... 신인 여배우 캐스팅 때문에 왔는데요?“
그녀의 조금 떨리는 듯한 음성이 만우의 머릿속에서 곰명하듯 울렸다.
“아..네 그럼 들어오시죠”
만우는 잡지로 어지러운 소파를 대충 치우고는 그녀를 앉혔다. 그리고는 사무용의자에 아무렇게나 걸쳐있던 수건을 탁탁 털어 그녀에게 건네자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부끄러운 듯 받아들었다. 수건에 금방이라도 ane어나올 듯한 검은 생머리 노메이크업의 청초한 얼굴 가는 목선을 감싸 안은 후드달린 짧은 티셔츠가 빗물에 젖어 그녀의 가슴에 착 달라 붙어있었다.
스커트 맡으로 살짝 드러난 무릎이 앙증맞았고 날씬하고 하얀 종아리가 비에 젖어 육감적으로 흘러내렸고 패디큐어도 칠하지 않은 귀여운 발목이 투명한 하이힐에 떠받치어 관능적으로 굽어있었다. 그녀는 수줍어하면서도 당돌하게 출연료를 물었고 만우는 첫 작품은 회당 1000만 원 선이고 반응이 좋으면 러닝개런티도 지불한다는 허풍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내일 당장 돈이 필요하다며 선불로 얼마간 줄 수 없겠나고 물었지만 만우는 이런 식으로 선불을 주는 것은 업계의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선불금만 갖고 튀어버리면 자신만 우스워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촬영 시작 할 때 착수금조로 얼마간 지금 할 수는 있지만 선불은 힘들다고 말하자 그녀는 냉정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 같으면 그냥 욕이나 한마디하고 그냥 좇아 보낼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애로영화 배우로 아까울 정도의 묘한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만우는 조금 위험부담이 따랐지만 바디 인터뷰를 응하는 조건이면 100만원 까지는 줄 수 있다고 하자 그녀는 조금 망설이더니 좋다고 승낙한다.
바디 인터뷰란 말 그대로 온 몸으로 묻는 것이었다. 빠구리 한 판에 100만원이면 자신의 처지에 사치였지만 어차피 돈 만 받고 안나온다고 해도 자신의 오피스텔 곳곳에 묻어둔 카메라로 근사한 포르노 한 편은 찍을 수 있었다. 당장 돈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사업이 접힐 경우 해외 포르노 사이트에 적당한 가격을 받고 팔면 그만이었다. 이미 자신의 영화로 데뷔한 여배우들은 이런 식의 인터뷰 화면을 거의 확보하고 있는 만우였다.
만우는 촉촉한 그녀의 머릿결을 쓸어 넘기자 그녀가 가늘게 떨었다.
“겁먹을 필요없어 그냥 사전 리허설을 겸한 인터뷰일 뿐이야”
“.......”
“단 둘이서도 부끄러워하면 그 많은 스탭들 앞에서 어떻게 연기를 하겠어? 그렇지?”
“네”
그녀가 조금 다소곳해지자 만우는 그녀의 흰 목선을 드러내며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싱그러운 살 냄새가 은은한 향기와 함께 피어올랐다.
“이름은”
“......저”
“가명도 좋아”
“희...희주”
“희주! 나이는?”
“스물 하나”
스물하나라는 말에 만우는 아랫도리가 급격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만우는 가늘게 떨고 있는 그녀의 무릎을 손으로 살살 문질러 주었다.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남자 경험은 있어?”
남자경험이라는 말에 희주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지만 그것이 부정의 뜻만이 아닌 것 같았다. 만우는 희주의 보드라운 뺨을 두 손으로 받쳐 올렸다.
“키스는”
만우의 두툼한 입술이 희주의 가늘고 보드라운 입술을 덮치자 희주는 조금 반항하는 듯 하면서 어느새 입술을 살짝 벌리며 만우의 혀를 물었다.
“달콤한데”
만우는 가늘고 여린 희주의 입술을 농락하며 그녀의 스커트를 천천히 쓸어 올렸다. 부드러운 피부였다.
“이게...인터뷰에요?”
희주는 낯선 남자에게 이런 식으로 당하는 것이 조금 억울했는지 작은 소리지만 따지듯 물었다.
“리허설도 겸한다고 했잖아”
“그렇지만.......”
“왜? 싫어?”
“...........”
그녀가 말이 없자 만우는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손끝을 옮겼다. 다리를 오므렸지만 만우의 손끝은 집요하게 비밀계곡 입구를 집게 손가락으로 살짝 쥐었다. 도톰했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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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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