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 또각.
호준은 한참 실험에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도
들을 경황이 없었다.
다른 직원들은 제각각 실험장비나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서 새로 개발될
란제리의 신축성이나 신체밀착도 등을 연구하고 있었으나, 호준의 책상위에는
온통 각양각색의 용액이 담긴 비커들만이 부산하게 널려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지금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 그게, 저...”
그의 귓속으로 강현희 팀장의 강한 허스키 음성이 내리 꽂혔을때, 마침 하얀색의 용액이
담긴 비커를 다른 용액과 섞으려던 호준은 깜짝 놀라서 비커를 놓치고 말았다.
쨍그랑.
손바닥 크기의 작은 비커 속에 담겨있던 투명한 용액이 책상위에 있던
하얀색 T-팬티 위로 쏟아지자, 팬티에서는 뽀글뽀글 투명한 기포가 발생했지만,
경황이 없던 호준은 미처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강현희 팀장은 호준의 책상위에 펼쳐져 있던 하얀색의 T-팬티를 보더니 마치
징그러운 벌레를 만지는 것처럼 엄지와 검지만을 사용해서 그것을 들어올렸다.
“이건, 또 뭐예요?”
그것은 한 눈에 보기에도 누군가 입었던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만큼
팬티의 중요부위에 분비물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 그건...”
“당신! 변태예요?”
강현희 팀장의 경멸에 찬 음성이 실험실에 울려 퍼지자, 지금껏 사태만을 주시하고 있던
모든 여직원들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큭.큭.큭.
호준은 너무 창피하고 무안한 마음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실험실 그 어느 곳에도 그를 숨겨둘만한 쥐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본사 기획실에서 근무했다기에 기본은 되어 있으려니 생각했더니,
이건 순 얼간이잖아!”
강현희 팀장은 호준과 대화하는 것도 더럽다는 듯이 한차례 몸서리를 치면서
차갑게 돌아섰다.
평소 같았으면 그녀에게서 어떠한 모욕을 당한다고 해도
그녀의 타이트한 스커트가 감싸고 있는 터질 것처럼 탄력 있는 명품의 히프를 감상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겠지만, 지금 호준의 마음속에는 죽고 싶다는 모멸감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
집에 들어오자마자 호준은 반갑게 맞는 어머니에게 간단한 인사만 드리고
자신의 방안에 틀어박혔다.
그날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호준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가뜩이나 여직원들 틈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있던 그였는데, 그 사건으로 인해서
그는 더욱 외톨이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힘내요.”
김영희 주임이 잠깐 휴식시간에 호준을 위로하는 듯 말을 건넸지만, 그녀의 눈빛에서조차 어떤 조소가 담겨있다고 호준은 생각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원망스러운 것은 강현희 팀장이다.
명색이 한 연구소의 팀장 직책이라면 연구원들이 그 어떠한 연구라도 시도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의무가 아니겠는가.
‘흥. 내가 실험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오늘 느꼈던 모멸감을 백배 이상 돌려주지.
그나저나 실험용액이 잔뜩 묻어버린 어머니의 팬티가 걱정이로군.’
실험을 위해서라면 그것은 아주 중요한 존재였다.
어머니께 드린 것과 똑같은 디자인의 팬티가 각각 2장씩 있었지만,
실험을 하다보면 아주 진하게 변색될 가능성이 상당히 짙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원상태로 오래 보관하는 것이 관건이었던 것이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하루의 실험을 마친 팬티는 다음을 위해서 깨끗하게
살균용액에 소독을 해놓았어야 했는데, 오늘은 경황이 없었기에
그냥 주머니 속에 대충 우겨넣고 퇴근을 했는데, 그 생각이 떠올랐다.
“어, 어떻게 된 일이지?”
코트 주머니 속에서 팬티를 꺼내든 호준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당연히 분비물이 잔득 묻어서 노랗게 변색되어 있어야 정상인 팬티가
마치 방금 세탁을 마친 상태처럼 깨끗한 것이 아닌가.
호준은 오늘 실험실에서 있었던 상황을 되짚어서 회상하다가 비커 속에 담겨있던
용액이 팬티 위로 쏟아진 장면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에탄올등의 혼합물이었던 비커 속의 용액은 충분히 표백성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냄새도 사라졌을까?’
킁. 킁.
욕망을 자극하는 분비물 냄새는 말끔하게 사라졌고, 오히려 상큼한
사과향이 느껴졌다.
‘어찌 되었든, 그처럼 적은 량으로도 충분한 표백 효과를 보였다는 것은 좋은 징조야!’
호준은 그것을 세탁기가 아닌 빨래 건조기에서 바꿔치기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니까지도 그것을 세탁된 팬티로 알고 입어준다면 실험의 한 단계는 일단
성공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
그로부터 사흘이 지났다.
“어머니, 저 왔어요.”
아파트의 현관문이 거칠게 열렸다가 다시 쾅 하고 닫히는 순간,
짜증 섞인 인숙의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퇴근했니? 아직 일곱 시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거실에 있는 빨래건조대에서 깨끗하게 잘 마른 빨래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던 오진희는 인숙이 들어서자, 의외라는 듯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들 호준과 달리 항상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오진희는 인숙의 표정만 보고도 그 뒤틀린 심사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싸웠니? 그 기철이라는 사람하고?”
“싸우긴 왜 싸워요. 기철이라는 인간이 나하고 무슨 관계라고...”
“그래도 그 사람하고는 교제기간이 제법 긴 것 같던데, 헤어졌니?”
“흥, 헤어지고 말고 할 것도 없어요. 나 이제부터 그 사람 모르는 사람이에요.”
인숙은 들고 있던 핸드백을 내던지듯 소파위에 털썩 던지고는
그 옆에 주저앉아서 분한 듯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인숙이 그렇게 화가 난 상태일 때에는 그냥 놔두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을
오진희는 오랜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우선, 따뜻한 물로 샤워부터 하고 나오렴. 여기 네 속옷 깨끗하게 빨아놓았으니 갈아입고.”
오진희는 방금 전에 깨끗하게 개어놓았던 세탁물들 속에서 인숙의 속옷을
건네주었다.
그런데, 그 속에는 며칠 전에 아들 호준이 선물하였던 하얀색의 T-팬티가
섞여 있는 것이 아닌가.
사정은 이러했다.
오진희는 호준이 선물한 팬티를 받고 기쁘기는 했지만, 막상 상자를 열어보고는
그것이 자신이 입기에는 너무나 민망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고, 또한 사이즈도
자신이 입기에는 조금 작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호준에게서 받았던 팬티들은 고스란히 인숙의 차지가 되었던 것인데.
“알았어요. 밥 생각은 없으니까 제 몫은 준비하지 마세요.”
오진희가 건네준 속옷을 받아 들면서 인숙은 맥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
“앗, 뜨거워!”
자신의 보지가 마치 뜨거운 찜질팩을 올려놓은 듯 화끈거리자,
인숙은 혹시 보지털이 팬티의 고무줄 사이에 끼인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배꼽 밑으로 팬티를 들추고는 그녀의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그녀가 손을 집어넣자 그 공간만큼 뒷부분의 팬티 끈이 엉덩이 골 사이로
침투해 들어와서는 예민한 항문을 압박하는 것이 느껴졌다.
“뭐가 이렇게 불편한 거야!”
잠결에 짜증이 난 인숙은 자신이 덮고 있던 이불을 신경질적으로 밀쳐내고는 급기야
상반신을 일으키고 말았다.
확 벗어 던질까도 생각했지만, 원피스 잠옷만 입고 잠을 자다 보면 잠결에 잠옷이
말려 올라갈 수도 있겠기에 그녀는 졸린 와중에도 할 수 없이 머리맡의 스탠드를
밝혀야만 했다.
언뜻 탁상시계를 보니, 자정이 얼추 가까운 시각이었다.
‘벌레가 들어갔나?’
화끈거리는 보지의 느낌과는 달리 팬티 끈이 파고든 항문에서는 수 십 마리의 개미가
기어 다니는 듯 한 오묘한 간지러움이 피어올랐다.
두 느낌은 아주 상반된 것이었는데, 그중 어느 한 가지만 느낀다면 그것은
아주 불쾌한 기분이었겠지만, 그 두 가지 느낌이 동시에 보지와 항문에서 느껴지자
그것이 이상한 상충작용을 일으키면서 인숙의 마음을 안달 나게 만들었다.
“이, 이 느낌은 뭐야!”
처음에 보지와 항문에서 시작된 쾌감은 조금씩 전신으로 확산되더니, 어느새 인숙의
유방까지 타고 올라왔고, 그녀의 핑크색 젖꼭지는 망치로 내려쳐도 깨지지 않을 만큼
바윗돌처럼 단단하게 곤두서버렸다.
인숙의 도톰한 입술을 비집으면서 강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으흐응.”
그녀는 너무나도 거세게 몰아쳐오는 쾌감이 두려운 나머지 팬티를 벗어버리려고 했으나,
그것을 감싸고 있는 자신의 두 허벅지가 마치 겨울 문풍지처럼 부들부들 떨려왔기 때문에 도저히 팬티를 벗어버릴 수가 없었다.
‘말, 말도 안돼! 세, 세상에 이런 느낌이 있다니.’
인숙은 자신의 육신을 거머쥐려는 저주받은 쾌감 앞에서 한껏 저항을 하려는 듯
어금니를 깨물었지만,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는 더 강한 신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흐흐응”
호준은 한참 실험에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도
들을 경황이 없었다.
다른 직원들은 제각각 실험장비나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서 새로 개발될
란제리의 신축성이나 신체밀착도 등을 연구하고 있었으나, 호준의 책상위에는
온통 각양각색의 용액이 담긴 비커들만이 부산하게 널려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지금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 그게, 저...”
그의 귓속으로 강현희 팀장의 강한 허스키 음성이 내리 꽂혔을때, 마침 하얀색의 용액이
담긴 비커를 다른 용액과 섞으려던 호준은 깜짝 놀라서 비커를 놓치고 말았다.
쨍그랑.
손바닥 크기의 작은 비커 속에 담겨있던 투명한 용액이 책상위에 있던
하얀색 T-팬티 위로 쏟아지자, 팬티에서는 뽀글뽀글 투명한 기포가 발생했지만,
경황이 없던 호준은 미처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강현희 팀장은 호준의 책상위에 펼쳐져 있던 하얀색의 T-팬티를 보더니 마치
징그러운 벌레를 만지는 것처럼 엄지와 검지만을 사용해서 그것을 들어올렸다.
“이건, 또 뭐예요?”
그것은 한 눈에 보기에도 누군가 입었던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만큼
팬티의 중요부위에 분비물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 그건...”
“당신! 변태예요?”
강현희 팀장의 경멸에 찬 음성이 실험실에 울려 퍼지자, 지금껏 사태만을 주시하고 있던
모든 여직원들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큭.큭.큭.
호준은 너무 창피하고 무안한 마음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실험실 그 어느 곳에도 그를 숨겨둘만한 쥐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본사 기획실에서 근무했다기에 기본은 되어 있으려니 생각했더니,
이건 순 얼간이잖아!”
강현희 팀장은 호준과 대화하는 것도 더럽다는 듯이 한차례 몸서리를 치면서
차갑게 돌아섰다.
평소 같았으면 그녀에게서 어떠한 모욕을 당한다고 해도
그녀의 타이트한 스커트가 감싸고 있는 터질 것처럼 탄력 있는 명품의 히프를 감상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겠지만, 지금 호준의 마음속에는 죽고 싶다는 모멸감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
집에 들어오자마자 호준은 반갑게 맞는 어머니에게 간단한 인사만 드리고
자신의 방안에 틀어박혔다.
그날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호준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가뜩이나 여직원들 틈에서 이질감을 느끼고 있던 그였는데, 그 사건으로 인해서
그는 더욱 외톨이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힘내요.”
김영희 주임이 잠깐 휴식시간에 호준을 위로하는 듯 말을 건넸지만, 그녀의 눈빛에서조차 어떤 조소가 담겨있다고 호준은 생각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원망스러운 것은 강현희 팀장이다.
명색이 한 연구소의 팀장 직책이라면 연구원들이 그 어떠한 연구라도 시도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의무가 아니겠는가.
‘흥. 내가 실험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오늘 느꼈던 모멸감을 백배 이상 돌려주지.
그나저나 실험용액이 잔뜩 묻어버린 어머니의 팬티가 걱정이로군.’
실험을 위해서라면 그것은 아주 중요한 존재였다.
어머니께 드린 것과 똑같은 디자인의 팬티가 각각 2장씩 있었지만,
실험을 하다보면 아주 진하게 변색될 가능성이 상당히 짙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원상태로 오래 보관하는 것이 관건이었던 것이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하루의 실험을 마친 팬티는 다음을 위해서 깨끗하게
살균용액에 소독을 해놓았어야 했는데, 오늘은 경황이 없었기에
그냥 주머니 속에 대충 우겨넣고 퇴근을 했는데, 그 생각이 떠올랐다.
“어, 어떻게 된 일이지?”
코트 주머니 속에서 팬티를 꺼내든 호준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당연히 분비물이 잔득 묻어서 노랗게 변색되어 있어야 정상인 팬티가
마치 방금 세탁을 마친 상태처럼 깨끗한 것이 아닌가.
호준은 오늘 실험실에서 있었던 상황을 되짚어서 회상하다가 비커 속에 담겨있던
용액이 팬티 위로 쏟아진 장면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에탄올등의 혼합물이었던 비커 속의 용액은 충분히 표백성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냄새도 사라졌을까?’
킁. 킁.
욕망을 자극하는 분비물 냄새는 말끔하게 사라졌고, 오히려 상큼한
사과향이 느껴졌다.
‘어찌 되었든, 그처럼 적은 량으로도 충분한 표백 효과를 보였다는 것은 좋은 징조야!’
호준은 그것을 세탁기가 아닌 빨래 건조기에서 바꿔치기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니까지도 그것을 세탁된 팬티로 알고 입어준다면 실험의 한 단계는 일단
성공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
그로부터 사흘이 지났다.
“어머니, 저 왔어요.”
아파트의 현관문이 거칠게 열렸다가 다시 쾅 하고 닫히는 순간,
짜증 섞인 인숙의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퇴근했니? 아직 일곱 시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거실에 있는 빨래건조대에서 깨끗하게 잘 마른 빨래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던 오진희는 인숙이 들어서자, 의외라는 듯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들 호준과 달리 항상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오진희는 인숙의 표정만 보고도 그 뒤틀린 심사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싸웠니? 그 기철이라는 사람하고?”
“싸우긴 왜 싸워요. 기철이라는 인간이 나하고 무슨 관계라고...”
“그래도 그 사람하고는 교제기간이 제법 긴 것 같던데, 헤어졌니?”
“흥, 헤어지고 말고 할 것도 없어요. 나 이제부터 그 사람 모르는 사람이에요.”
인숙은 들고 있던 핸드백을 내던지듯 소파위에 털썩 던지고는
그 옆에 주저앉아서 분한 듯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인숙이 그렇게 화가 난 상태일 때에는 그냥 놔두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을
오진희는 오랜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우선, 따뜻한 물로 샤워부터 하고 나오렴. 여기 네 속옷 깨끗하게 빨아놓았으니 갈아입고.”
오진희는 방금 전에 깨끗하게 개어놓았던 세탁물들 속에서 인숙의 속옷을
건네주었다.
그런데, 그 속에는 며칠 전에 아들 호준이 선물하였던 하얀색의 T-팬티가
섞여 있는 것이 아닌가.
사정은 이러했다.
오진희는 호준이 선물한 팬티를 받고 기쁘기는 했지만, 막상 상자를 열어보고는
그것이 자신이 입기에는 너무나 민망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했고, 또한 사이즈도
자신이 입기에는 조금 작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호준에게서 받았던 팬티들은 고스란히 인숙의 차지가 되었던 것인데.
“알았어요. 밥 생각은 없으니까 제 몫은 준비하지 마세요.”
오진희가 건네준 속옷을 받아 들면서 인숙은 맥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
“앗, 뜨거워!”
자신의 보지가 마치 뜨거운 찜질팩을 올려놓은 듯 화끈거리자,
인숙은 혹시 보지털이 팬티의 고무줄 사이에 끼인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배꼽 밑으로 팬티를 들추고는 그녀의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그녀가 손을 집어넣자 그 공간만큼 뒷부분의 팬티 끈이 엉덩이 골 사이로
침투해 들어와서는 예민한 항문을 압박하는 것이 느껴졌다.
“뭐가 이렇게 불편한 거야!”
잠결에 짜증이 난 인숙은 자신이 덮고 있던 이불을 신경질적으로 밀쳐내고는 급기야
상반신을 일으키고 말았다.
확 벗어 던질까도 생각했지만, 원피스 잠옷만 입고 잠을 자다 보면 잠결에 잠옷이
말려 올라갈 수도 있겠기에 그녀는 졸린 와중에도 할 수 없이 머리맡의 스탠드를
밝혀야만 했다.
언뜻 탁상시계를 보니, 자정이 얼추 가까운 시각이었다.
‘벌레가 들어갔나?’
화끈거리는 보지의 느낌과는 달리 팬티 끈이 파고든 항문에서는 수 십 마리의 개미가
기어 다니는 듯 한 오묘한 간지러움이 피어올랐다.
두 느낌은 아주 상반된 것이었는데, 그중 어느 한 가지만 느낀다면 그것은
아주 불쾌한 기분이었겠지만, 그 두 가지 느낌이 동시에 보지와 항문에서 느껴지자
그것이 이상한 상충작용을 일으키면서 인숙의 마음을 안달 나게 만들었다.
“이, 이 느낌은 뭐야!”
처음에 보지와 항문에서 시작된 쾌감은 조금씩 전신으로 확산되더니, 어느새 인숙의
유방까지 타고 올라왔고, 그녀의 핑크색 젖꼭지는 망치로 내려쳐도 깨지지 않을 만큼
바윗돌처럼 단단하게 곤두서버렸다.
인숙의 도톰한 입술을 비집으면서 강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으흐응.”
그녀는 너무나도 거세게 몰아쳐오는 쾌감이 두려운 나머지 팬티를 벗어버리려고 했으나,
그것을 감싸고 있는 자신의 두 허벅지가 마치 겨울 문풍지처럼 부들부들 떨려왔기 때문에 도저히 팬티를 벗어버릴 수가 없었다.
‘말, 말도 안돼! 세, 세상에 이런 느낌이 있다니.’
인숙은 자신의 육신을 거머쥐려는 저주받은 쾌감 앞에서 한껏 저항을 하려는 듯
어금니를 깨물었지만,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는 더 강한 신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흐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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