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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0:39 838회 0건
[단편] 참을 수 없는 배설의 무거움

“자, 이렇게 하니까 쉽죠?”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2시간여에 걸친 강의 끝에 그녀는 인터넷 사이트 제작에 대한 대강의 이해를 한 것 같았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대답했다.
“아뇨, 고맙긴요.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뭘.”

“그래도요,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서 가르쳐 주셨는데 저로서는 고맙죠.”
그녀가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가볍게 목례를 했다.
“하하! 자꾸 이러시면 제가 부담되니까 그만하세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뭐 꼭 밥 한끼 사달라 뭐 이런것은 아니예요.”

“네?”
그녀가 어이없다는 웃음을 터뜨렸다. 딴청을 피우며 그녀의 웃음에 화답했다.
“밥을 한끼 사시면 저로서도 술 한잔 정도 대접할 용의는 있죠.”

눈웃음을 치는 모습이 귀여웠다. 과내에서 베스트 5에 드는 미인답게 은근한 매력이 있었다. 새하얀 피부와 최신 유행의 헤어 스타일이 잘 어울렸으며 외모에 상당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매니큐어가 발라진 잘 정돈된 손톱과 허공을 향하여 치켜 올라간 속눈썹이 섹시했다. 귀여운 색상의 티셔츠 위로 봉긋이 올라온 유방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크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흰색 바지의 선을 따라 그려진 엉덩이의 곡선 역시 보기 좋았다. 사실 그녀와 별다른 관계는 아니었다. 평소에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나 하는 사이일뿐, 서로에 대하여 잘 알지는 못했다. 그녀가 나의 자취방에 오게 된 것은 어찌보면 거의 엽기에 가까운 일이었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그녀와 나는 서로의 이름조차도 가물가물한 사이였기에 다시 한번 통성명을 하며 상대방의 이름을 확인했을 정도였다. 나이는 내가 3살 위였지만 학번으로 따지면 그녀가 1년 선배였다. 오빠 동생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친구 할수도 없고 해서 그저 과내 분위기를 따라 서로 존댓말을 쓰기로 합의를 보았다.

“저... 그런데 오늘 빌려주기로 하신 프로그램이 이거 맞죠? 빌려가려면 시디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요?”
그녀가 모니터위에 떠 있는 포토샵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네, 안그래도 그 생각 하고 있었는데 지금 바로 시디로 만들도록 하죠. 시디 굽고 나서 바로 나가면 되겠네요.”

그녀가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여러번 끄덕였다.

애시당초에 그녀에게 흑심따위는 없었다. 군대를 마치고 뒤늦게 시작한 학교생활속에서 여학생들과의 교제는 어쩐지 사치와도 같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자취방과 학교를 오가는 단순한 일상속에서 아리따운 여인이 그리울때도 많았다. 하지만 심각한 취업난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나로서는 여유를 찾는것이 쉽지 않았다. 지난주부터 학교내에서 그녀에게 인터넷 사이트 제작에 관한 갖가지 사항들을 알려주었지만 말로하는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았다. 프로그램도 빌려줄겸, 직접 컴퓨터 앞에서 강의도 할겸 해서 그녀가 나의 자취방으로 오게 되었지만 그녀와 나 사이에 근사한 일이 생길 여지는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나 나나 상대에 대한 호감은 커녕 호기심조차 없었던 것이 사실이며, 그녀가 나의 방에 온 것 역시, 그저 나이많은 후배의 냄새나는 자취방에 잠시 들러 약간의 가르침을 받고 프로그램이나 빌려가는 지루한 행위에 불과했던 것이다.

새 케이스를 집어들어 이제 막 만들어진 따끈한 시디를 집어넣었다.
“사용법은 이제 대강 아시겠죠? 잘 모르는 사항이 있을 때에는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인터넷 검색을 하셔도 좋고요.”
그녀가 시디를 받아 가방속에 넣으며 대답했다.
“정말 고마워요. 그럼 이제 나가요. 제가 밥 살게요. 근데 요 앞 편의점에서 밥만 사면 안돼요?”

그녀가 농담을 하며 문쪽으로 걸어갔다.
“그럼 저도 편의점에서 소주만 살까요?”
나름대로 센스를 발휘하여 농담을 받아친 후 옆에 있던 담배와 라이터를 주머니에 넣었다.

“어? 이상하다.”
그녀가 방문을 손에 잡은채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왜요?”
“문이 안 열려요.”
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럴리가요, 비켜보세요. 제가 해볼게요.”
그녀가 무엇인가 착각을 한 것 같았다. 밖이라면 모를까 안에서 문이 안 열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문 앞으로 다가가 손잡이를 돌려보았다. 정말로 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상하다. 문이 왜 이러지?”
힘을 주어 손잡이를 이리저리 돌려보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허름한 자취방에 어울리지 않는 육중한 철제문은 그 위력을 과시하기라도 하는 듯 꼼짝도 하지 않으며 나와 그녀를 당황시켰다. 뒤를 돌아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맨홀 구멍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담배 한 개비를 꺼내물며 말했다.
“참, 별일이 다 있네요. 여기서 벌써 7개월째 살고 있는데 이런일은 처음이거든요.”
“저... 정말요?”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정말이죠, 제가 거짓말을 왜 하겠어요? 거 참 이상하네.”
그녀가 여전히 놀란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 그러면 어떻게 나가요?”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대답했다.
“너무 걱정마세요. 설마 여기서 못나가겠어요? 지금부터 같이 한번 생각해 보자구요.”
그녀가 나의 등뒤에 있는 창문을 손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저기 저 창문으로 나가서 문을 열면 안돼요?”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린 후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그러고 싶지만 어린아이가 아닌이상 저 작은 창문으로는 나갈수가 없어요.”

“양쪽 창문을 깨고 나가면 되잖아요.”
나이많은 후배와 한 방에 있는것이 불안한 모양이었다.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하! 보기보다 터프하시네요. 창문을 깨는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창문을 깨고 나가도 별 소용이 없어요. 이 창문 밖으로 나가면 아주 작은 공간이 있는데 예전에 보일러실로 쓰다가 현재는 시멘트로 출구를 막아놓았거든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나 마찬가지죠.”
그녀가 의혹에 가득한 표정으로 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그럼 어떻게 나가요? 아! 그래, 전화. 전화를 걸어서 열쇠수리공을 부르면 되잖아요.”

그녀의 말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의 자취방에는 유선 전화기가 없었다. 더욱이 건물구조상 자취방 내에서는 핸드폰 연결이 되지 않았다.
“후. 이거 오늘 자꾸 꼬이네. 저기... 유선 전화는 없고요, 핸드폰도 안터지거든요.”

“네?!”
그녀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원망이 섞여 있는듯한 얼굴이었기에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요즘 핸드폰 안되는 곳이 어디 있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의 핸드폰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폴더를 열어 한번 확인해 보세요. 제가 거짓말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녀가 핸드폰을 받자마자 다급하게 폴더를 열었다. 액정을 확인한 후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곧이어 내가 건네준 핸드폰을 책상위로 올려놓은 후,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어 다시 전화를 걸었다.

“소용없을 거예요. 저도 그 문제 때문에 이사를 생각하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녀가 지친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뒤로 제꼈다.
“말도 안돼...”
냉장고 안에서 주스 하나를 꺼내어 그녀에게 건네 주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여기가 무슨 첩첩 산중도 아니고 몇 시간 후면 사람들도 돌아올거고 이리 저리 하다보면 나갈 수 있을 거예요.”
그녀가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몇 시간이라뇨? 몇 시간동안 뭐해요? 그... 그럼 지금 밖에 한번 소리쳐 보세요. 누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녀의 말에 일리는 있었지만 솔직히 내키지가 않았다. 허름한 자취방에 기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서로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고, 나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무려 7개월 간이나 기거한 곳이었지만 특별히 인사를 나누는 사람도 없었고 서로간에 얼굴보기도 힘든 분위기였다. 더욱이 학생보다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더 많았기에 대낮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것이 사실이었다.
그녀가 재촉하기 시작했다.
“문을 두드려보던지, 소리를 질러보던지 해보세요.”

어쩔수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마치 신참 연극배우와도 같이 문을 두드리며 어색한 연기를 시작했다.
“저! 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문이 잠겨서 그러는데 좀 도와주세요!!”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양다리를 가지런히 모은채 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꽉끼는 흰색 바지 덕에 그녀의 사타구니 부분이 심하게 조여 있는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문이 잠겼어요!”
되돌아오는 것은 고요한 정적 뿐이었다. 건물 안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가 멸종 하기라도 한 것인양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다.

“아무도 없나봐요.”
그녀가 마우스를 손에 쥔 채 힘없이 대답했다.
“정말 이상한 집이네요.”
그녀에게 약간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대낮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다가, 이 방이 가장 구석 방이라 잘 안들릴 수도 있을 거예요. 아까 보셔서 아시겠지만 긴 통로 끝에서 모퉁이를 돌아야 이 방이 나오거든요. 가장 가까운 방까지 약간 거리도 있고...”

“네...”
순간 그녀가 박수를 치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너무 걱정이 되다보니 정신이 돌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갑작스러운 반응이었다.
“인터넷이 있잖아요! 아,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인터넷으로 열쇠수리공을 부르면 되잖아요.”
듣고보니 그랬다. 그녀는 이미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무엇인가를 검색하고 있었다. 한 열쇠 전문 사이트에 들어간 그녀가 전화번호를 찾아 핸드폰에 입력하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 마디 해주었다.
“핸드폰 안된다니까요.”
핸드폰 안터지는 집에서 사는것이 자랑도 아닌데 차라리 말을 말것을, 금새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아....!!”
그녀가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핸드폰을 손에서 놓은 후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열쇠 사이트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게시판에 글을 쓰려는 듯 했지만 회원가입이 필요하다는 문구에 그녀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또다시 한숨을 쉬었다.
“아, 뭐야 정말...”
그녀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원가입을 마친후 게시판에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기 주소가 어떻게 되죠?”
평소의 상냥한 모습과는 달리 무척이나 사무적인 어투였다. 한시라도 빨리 이 방에서 나가고야 말겠다는 신념에 가득찬 모습이었다. 맥없이 주소를 불러주자 실시간으로 키보드를 두드려대는 모습이 마치 정부기관의 전산보안망을 뚫기위해 사투를 벌이는 해커와도 같이 보였다.

한참 키보드와 씨름을 한 그녀가 또다른 열쇠 사이트를 찾기 시작했다.
“글을 또 올리실려고요?”
그녀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채 대답했다.
“사이트 관리자가 언제 글을 확인할 지 모르잖아요. 될수 있는 한 많이 적어놓는것이 좋죠.”
그녀는 약 20여분간 나에게 얼굴조차 보이지 않은 채 컴퓨터를 두드렸다. 3개의 열쇠 사이트에 글을 올린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MSN 안 깔려 있나요?”
한 미모 하는 그녀 앞에서 완전히 망신살 뻗치는 날이었다. 평소에 MSN 안하는 것이 수치스러운 일은 아니었지만 문이 잠겨 못나가고 있는 마당에 핸드폰도 안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고, 더욱이 MSN마저 안깔려 있다보니 너무나도 민망했다.

“저... 제가 MSN을 잘 안해서요.”
그녀가 그러면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MSN을 설치하여 사람들에게 말을 걸 생각인 것 같았다.
“아니, 이 년들이 전부 뭐하는거야?”
그녀가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평소에 학교내에서 언제나 친절하고 상냥했던 그녀의 입에서 ‘이 년들’이라는 말이 나오는것을 듣고나니 약간 충격이었다. 타고난듯한 여성스러움으로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그녀였기에 더욱 의외였다.
한참 MSN을 들여다보던 그녀가 양손으로 키보드를 내리치며 물었다.
“MSN으로 말 걸만한 사람 없어요?”
“아, 예. 그게 저... 잘 없는데...”
마치 죄인과도 같이 자신없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나니 스스로가 너무나도 한심했다. 그녀가 다시 물었다.

“그래도 이메일 보낼 사람은 있으시죠? 제가 먼저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보낼테니까, 제가 다 보내고 나면 친구들에게 메일 한번 보내보세요. 친구들이 메일을 확인하면 도움을 줄 수도 있잖아요.”
“아, 예.”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녀가 메일문구를 작성하여 단체메일을 보낸 후 싸이월드에 들어가 똑같은 문구들을 남기기 시작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작업이 다 끝난 듯,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 했으니까, 이제 하세요. 메일도 보내보시고, 싸이월드에도 들어가보세요.”
솔직히 이메일 보낼만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 더욱이 싸이월드에는 아이디조차 없었다. 하지만 시늉이라도 해야 했기에 진땀을 흘리며 몇통의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저... 제가 싸이월드 아이디가 없어서... 평소에 싸이월드에 잘 안들어가거든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의외로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괜찮아요. 제가 여기저기 많이 해놓았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죠. 아까 불러주신 주소는 정확한거죠?”
웃음을 지어주는 그녀가 왠지 고마웠다.
“물론이죠. 주소야 정확하죠. 빨리 연락이 왔으면 좋겠네요.”
그녀가 기지개를 켜며 입을 열었다.
“아, 심심하다. 이제 뭐하지?”

작은 체구의 그녀가 무척이나 귀여웠기에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저... 이왕 이렇게 된거 술이나 한잔 할까요?”
곧바로 냉장고를 열자, 한무더기의 맥주와 소주가 눈에 들어왔다. 외로운 자취생에게 있어 술이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기에 냉장고안에는 음식보다 술이 더 많은 듯 했다. 그녀가 등뒤에서 웃음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술이 참 많이 있네요.”
“아, 예.”
약간 부끄러웠지만 술 좋아하는 것으로 과내에서 소문이 나 있는 터라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포장을 뜯지 않은 간단한 안주 몇 개와 캔맥주 두 개를 상위에 올려놓았다. 동시에 맥주캔을 딴 후 건배를 했다. 맥주 한 모금을 마신 그녀가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났다는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근데 여기 화장실이 어디죠?”
아차 싶었다. 말을 더듬으며 겨우 대답을 했다.
“화... 화장실은 방을 나가서 바... 반대편 복도 끝에 있는데...”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아무말없이 맥주 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상위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조용히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무거운 침묵이 방안을 가로질렀다. 화장실 문제를 걱정하는 것 같았다. 맥주를 마시게 되면 당연히 오줌이 마려울 것이기에 맥주를 내려놓은 것이 충분히 이해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았다.

맥주와 관계없이 그녀나 나나 사람이기에 언젠가는 반드시 화장실에 가야했다. 그러나 방문이 잠겨있기에 화장실에 갈 방법이 없었다. 구조의 손길이 언제 도착할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녀역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솔직히 나야 그냥 뒤로 돌아 빈 병안에 싸면 그만이지만 그녀로서는 당황스러운 상황인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침묵을 깨고 말했다.
“우리 그냥 소주 마셔요.”
얼떨결에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소주 한병을 꺼냈다. 잔과 함께 소주를 상 위에 올려놓자 그녀가 소주 병을 열어 잔에 따라주었다.
“시원하게 한잔 마시세요.”

그녀의 호탕한 모습에 적응이 안되었지만 술이 땡겼던 나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의 잔에 소주를 따라주자 단숨에 잔을 비운 후 다시 잔을 내밀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판단력에 이상이 생긴것 같았다. 아무리 소주라 하더라도 술을 마시게되면 화장실에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거침없이 소주를 마시며 화장실 문제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다. 술을 다시 따라준 후 나 역시 잔을 비웠다. 안주의 포장을 뜯어 입에 넣으며 그녀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등록금 인상 문제니, 청계천의 야경이니 하는 이야기들을 꺼내었지만 내가 생각해도 맥 빠지는 주제임이 분명했다. 그녀역시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하기는 했지만 의무적으로 답변을 하는 것일 뿐, 지루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주거니 받기나 하다보니 소주 한병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빨리 마신 탓인지 상당한 취기가 올랐다.
“소주 한병 더 꺼낼까요?”
자리에서 일어서며 묻자 그녀가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아뇨, 이제 됐어요.”
우유 빛 피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얼굴과 목의 색이 이미 변해 있었으며 살짝 드러난 어깨역시 분홍빛깔을 발산하고 있었다. 옆으로 다리를 모으고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이 은근히 섹시했지만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할 겨를따위는 없었다.

그녀가 말이 없었기에 나 역시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다리가 저린 지 양다리를 반대편으로 모은 그녀가 헛기침을 했다. 소주를 마신 탓인지 오줌을 싸고 싶어졌다. 술을 괜히 마셨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티를 낼수는 없었기에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라이터를 켜며 그녀를 힐끗 보니 불편한듯이 자주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어쩐지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못마땅하다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뭘 그렇게 쳐다 보세요?”
갑작스러운 공격에 할말을 찾기 힘들었다.
“네? 아, 아뇨. 그... 그냥요. 죄송해요.”
그녀가 불쾌하다는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 후 방바닥을 내려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자 스타킹에 덮힌 그녀의 앙증맞은 두 발이 눈에 들어왔다. 아주 작은 발이었다. 검정 스타킹 너머로 새하얀 발가락과 발등, 그리고 복숭아뼈가 가지런히 정렬해 있었다. 그녀의 몸을 움직이는 횟수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또다시 양 다리를 반대쪽으로 모은 그녀가 크게 한 숨을 쉬었다.

그녀역시 오줌이 마렵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묘한 흥분감이 들었지만 이내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불편한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아까 그 열쇠 사이트에 좀 들어가 주실래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3개의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지만 조회수는 여전히 0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답글역시 없었다.
“아... 아직 안 읽은 모양인데요.”
그녀가 방바닥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러면 아까 보내신 메일 좀 확인해 보세요.”

아무런 대꾸없이 이메일을 확인했다. 수신확인을 해보니 3통의 메일중 읽힌 메일은 단 한 통도 없었다.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낸터라,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았다.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말했다.
“저... 메일도 아직...”
그녀가 방바닥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그녀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눈을 감았다. 오줌이 급하다보니 약간의 자극을 받아 움찔하는 것 같았다. 못본 척 한 후 자리를 비켜주자 그녀가 의자에 앉아 열쇠사이트에 들어간 후, 곧이어 싸이월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어느곳에서도 답글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녀가 안타까운듯한 작은 신음을 흘리며 이메일을 확인했지만 반응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MSN에 접속한 그녀가 다급한 손놀림으로 친구들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일이 안되려고 작정을 했는지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녀가 오른쪽 주먹을 쥔 채 자신의 아랫배에 가져갔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인 후 눈을 감았다. 오줌이 상당히 마려운 듯 했다. 남자라면 그냥 싸라고 하겠지만 다 큰 처녀이기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저... 저기.”
그녀가 대번에 말을 잘랐다.
“말 시키지 마세요.”
그녀가 고개를 들자 이마와 콧잔등에 진땀이 나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내가 다 민망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고,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바지를 입은 채로 오줌을 쌀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말을 시키지 말라니 말을 걸수도 없고 참으로 답답했다. 그녀가 침을 꿀꺽 삼킨 후 입을 열었다.

“문 좀 두드려 보세요. 소리도 질러 보고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다.
“저기요! 누구 없어요? 문이 잠겼어요! 도와주세요!”
고개를 돌아보니 그녀는 이제 아예 고개를 책상에 파 묻은채 의자에 앉은채로 엎드려 있었다.
“이봐요! 아무도 없어요?! 대답 좀 해요! 문이 잠겼어요!”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고 손잡이도 돌려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조용히 좀 해!!”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고음의 여자 목소리가 작은 자취방 전체를 울리고 있었다. 자리에 선 채로 몸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평소에 존댓말을 쓰던 그녀가 나에게 반말로 소리를 지른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조용히 좀 해, 씨발...”
그녀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로서도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그녀 앞으로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저기요, 지금 이 상황에서 체면 따져봐야 다 소용 없고요. 지금 소변 급하죠? 지금 여기서 나갈 방법이 없으니까 그냥 여기서 일 보세요. 제가 고개 돌리고 있을게요. 아니 저쪽 구석에 가 있을테니까 반대편에서 일 보세요. 제가 이불 뒤집어 쓰고 있을게요.”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양쪽 눈 가장자리에 눈물이 맺혀 있었고 턱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미친새끼...”
아리따운 입술을 통해 욕을 먹고나니 정신이 다 어질어질했다. 크게 한 숨을 쉰 후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그리고 그녀에게도 담배 한 개비를 건냈다.
“저기요, 그럼 이 담배라도 한 대...”

그녀는 평소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가끔씩 술자리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그녀가 담배를 받아 입에 물었다. 라이터로 불을 붙여주자 그녀가 담배 한 모금을 힘겹게 빨아 들였다. 서서히 연기를 내뿜은 그녀가 천천히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허!!”
그녀의 손에서 담배가 떨어졌고 그녀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어떡해...”
“왜 그러세요? 괜찮아요?”
그녀는 나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없이 안절부절 하지 못하며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어떡해...”
“어... 어떡해...”

그녀의 얼굴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바뀌어 있었고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것만 같았다. 황급한 마음에 계속해서 말을 걸어보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혹시 바지를 입은채 오줌을 싼것이 아닌가 싶어 슬쩍 확인해 보았지만, 오줌을 싼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빨아들이며 그녀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다. 그녀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다... 담배 좀 꺼요.”
그리고는 내 팔을 잡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 제발 문 좀 열어봐요. 어떻게 좀 해봐요. 빨리... 문을 뜯어내던가...”
그녀의 표정을 보니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았다. 처음부터 그런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똥이 마려운 것 같았다. 처음에는 오줌이 마려웠지만 아마도 담배가 그녀의 배변활동을 촉진시킨 것 같았다. 평소에 담배를 피우면 똥이 마려울때가 많았는데 그녀역시 그런 경우인 것 같았다. 나 역시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었다.

문으로 다가가 있는 힘을 다해 손잡이를 붙들고 이리저리 돌려댔다. 하지만 철제문의 자물통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의자에 앉은 채로 배를 부여잡고 힘겹게 말했다.
“문을 뜯어내... 빨리... 문을 부수던가...”
문을 뜯어낼만한 도구를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문을 부숴버릴 만한 연장역시 있을 리가 없었다. 안그래도 없는 살림에 컴퓨터로 문을 부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상위의 소주병과 잔, 안주들을 내려놓은 후 상으로 철제문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큰 소리가 방안을 울리던 도중 나무로 만들어진 상이 박살 나 버렸다.
“에이... 씨발...”
그녀가 앉아있는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일어나봐요.”

그녀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천천히 일어났다. 순간 그녀의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가 나의 양 팔을 부여잡고 초점잃은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어떡해...”
“아... 어떡해...”

그녀의 사정을 봐줄 겨를이 없었다. 의자를 들고 철제문으로 돌진했다. 의자는 한방에 박살이 나버렸고 한 개의 파편이 얼굴로 튀었다. 거울을 보니 왼쪽 눈두덩이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런 씨팔!”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선 자세에서 양 다리를 꼰 채 괴로워 하고 있었다.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가쁜 숨마저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를 보고 있는 나 역시 괴로울 지경이었다.
“저... 저기 미안해요. 뭐가 미안한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정말 미안해요. 일단 앉아봐요. 누워보던가요. 서 있는것 보다는 편할 거예요.”

그녀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인 후 천천히 엉덩이를 내리기 시작했다. 고요한 정적을 깨는 소리가 울렸다. 그녀가 방귀를 뀐 것이었다. 그녀는 부끄러움 마저 잊은듯이 크게 입을 벌린 채 앉는것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 안돼. 못앉아. 못앉아.”
그녀의 방귀 냄새는 무척이나 지독했다. 똥을 참다보니 냄새가 더욱 지독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미녀의 방귀여서 그런지 지독한 냄새마저 감미로운 구석이 있었다. 그녀가 무안할까 싶어 얼른 문쪽으로 자리를 피했다.
“그러면 가장 편한 자세로 있어요. 열쇠 구멍을 한번 따볼테니까요.”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남자앞에서 방귀를 뀐 탓인지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한 듯 했다. 어느새 말 잘듣는 순한 양으로 변한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 후 벽으로 다가가 벽을 잡고 다리를 꼬기 시작했다. 아랫입술을 물고 있는 괴로운 표정은 지금 당장이라도 죽어버릴것만 같은 그녀의 심정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었다. 열쇠 구멍을 따기 위해 책상 서랍을 꺼내어 방위에 뒤집었다. 제대로 된 도구는 보이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쑤시개를 열쇠 구멍에 넣어 보았지만 문이 열릴리 만무했다. 이쑤시개 두 개를 합쳐 열쇠구멍에 넣고 힘을 주자, 아예 이쑤시개가 부러져 버렸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뒤를 보니 그녀는 어느새 누워 있었다. 누운채로 온몸을 비비꼬며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갑자기 아랫도리가 묵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그녀는 달뜬 신음소리마저 흘리며 자신의 동물적인 본능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다.

똥을 싸고 싶어 괴로워 하는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성욕을 느끼는 나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하고 역겨웠다. 홧김에 냉장고를 열어 소주 한병을 따 벌컥벌컥 마셨다.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방바닥에 주저 앉았다. 담배한대를 피워물고 턱에 손을 괴었다. 그녀는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었다. 진한 갈색의 머리카락은 이미 헝크러질대로 헝크러져 있었고 가스가 차오르는지 이미 바지의 단추도 풀어놓은 상태였다. 그녀가 내가 있는쪽으로 몸을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초점 없는 눈에는 모든 힘이 빠져 있었고 이제는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 같았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기에 다시한번 그녀를 설득했다.
“이제 어쩔 수 없어요. 죽을때까지 비밀로 할게요. 약속할게요. 내가 저쪽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있을테니까 그냥 일 보세요.”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변기 대용으로 사용할 만한 물건도 보이지 않았다. 얼마전에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통이 간절해지는 상황이었다. 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가 다시 방귀를 뀌었다. 커다란 소리가 아니라 조용히 가스가 빠지는듯한 방귀였다. 두 번, 세 번, 그녀는 부끄러움도 잊은 듯 아예 의식적으로 방귀를 뀌고 있었다. 금새 코끗으로 냄새가 전해져왔다. 지독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잠시 죽어 있었던 성기가 다시 발기되기 시작했다. 방귀냄새에 성욕을 느끼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경멸스러웠지만 본능적인 몸의 변화였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담배 한 대를 다시 꺼내물자 나 역시 오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소주를 병 채 마신 후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 앞에서 소변을 보게되면 마치 그녀를 약올리는 듯한 행위가 될 것 같아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다시 한번 방귀를 뀌었다. 듣기에도 민망한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그녀가 이불을 쥐어 뜯으며 입을 열었다.

“씨발...”
그녀는 얼굴을 방바닥에 파 묻은채 욕을 하며 다시 온몸을 꼬기 시작했다.
“아... 아....”
신음소리인지 울음소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그냥 일 보세요. 사람인데 어쩔 도리가 없잖아요. 안볼게요. 귀도 막을게요. 그리고 비밀로 할게요. 보는 저도 괴로워서 그래요. 그냥 일 보세요. 지금 당장 나갈 방법이 없잖아요.”
그녀가 무의식적인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런말 하지마...”
“안돼... 아... 안돼...”

꽉 끼게 입은 그녀의 흰색 바지가 그녀의 하체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고, 옆으로 누워 몸을 요동칠때마다 풍만한 유방이 흔들거렸다. 또다시 발기가 시작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침이 꿀꺽 넘어갔다. 그녀의 입에서는 이제 여인의 목소리가 아닌 동물과도 같은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으으... 으아... 나 죽어.... 나 죽어...”
그녀의 팔을 잡고 흔들며 물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그녀의 몸을 흔든것이 신호가 되었는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 어떡해.... 어떡해...”
그녀가 재빨리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누구 없어요? 문 좀 열어주세요! 제발 열어주세요!”

그녀가 문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하체는 이미 주저앉은 상태였으며 손은 이미 힘을 잃어 문 위에서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녀가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아... 어떡해... 어떡해... 나와... 나와...!!”
입을 한껏 벌린채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를 도와줘야 겠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모습에서 느끼는 성욕이 더욱 강했다. 그녀가 방 전체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양손으로 엉덩이를 부여잡은채 이리저리 뛰며 소리를 질러댔다.
“나... 나와!! 아... 어떡해... 어떡해!!”
그녀가 발을 구르며 스스로 벨트를 제거했다. 단추는 이미 풀러진 상태였기에 벨트를 끄르자 마자 지퍼를 내린 후 꽉끼는 흰색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지퍼를 내리자 검정색 팬티 스타킹 너머로 작은 투명 망사 팬티가 보였다. 각종 무늬가 수놓아져 있기는 했지만 망사 너머로 그녀의 검은 숲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나의 존재를 잊은 것인양 내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있었다. 그녀를 도와야 했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이었기에 그저 넋을 잃은 채 그녀의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바지는 생각처럼 잘 벗겨지지 않았다. 그녀가 빠르게 발을 구르며 바지를 벗으려 했지만 바지는 허벅지에 걸쳐진채로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더욱이 팬티 스타킹은 앞부분만 내려 온 상태였고 뒷부분은 엉덩이에 그대로 걸쳐져 있었다. 바지가 제거된 살 부분에는 바지 자국이 선명했고, 바지를 내리는 와중에 팬티도 내려가 한줌의 검은 숲이 팬티위로 삐져나와 있었다. 팬티가 너무 작았기에 그녀의 검은 숲은 팬티 윗부분 이외에도 여기저기 사방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용을 쓰자 바지가 무릎 아래 부분까지 내려갔지만, 이내 중심을 잃고 방 바닥으로 쓰러졌다. 순간 정신이 들었고 그녀의 바지를 벗겨주기 위하여 달려들었다.
“아... 어떡해... 빨리... 빨리... 빼봐요.”

그녀는 어느새 나를 협조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팬티스타킹을 손으로 찢어 버린 후 그녀의 바지를 잡아 당겼다. 그녀역시 나의 힘에 맞추어 바지를 벗기위해 몸부림쳤다. 결국 바지가 그녀의 다리에서 빠져나왔다. 바지와 함께 뒤로 나동그라진 후 그녀를 보니 그녀는 반 쯤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작은 망사 팬티는 여기저기 삐져나온 검은 숲과 함께 그녀의 비경을 감싸고 있었고, 찢어진 팬티스타킹은 여전히 그녀의 하체에 뒤엉켜 있었다. 그녀는 팬티스타킹을 벗을 생각도 하지 않은채 곧바로 일어나 발을 구르며 나의 눈앞에서 팬티를 단숨에 내렸다. 하지만 다리에 걸쳐진 팬티스타킹 때문에 팬티를 완전히 벗을수는 없었다.
“아아아아아....”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방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양손을 앞으로 향하여 방바닥을 짚은 상태에서 그녀의 엉덩이가 방바닥을 향해 내려갔다. 팬티와 스타킹을 제거하지 못했기에 엉거주춤한 자체로 양 무릎을 벌린상태에서 꿇어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커다란 방귀 소리가 방안을 울리자마자 갈색의 액체가 방바닥으로 쏟아졌다. 양눈을 질끈 감은 얼굴 표정에서 그녀가 엄청난 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비스듬히 앉은 자세였기에 나의 눈에는 그녀의 비경과 엉덩이, 그리고 항문이 또렷하게 보였다.

거의 물에 가까운 갈색의 똥이 쏟아지고 나자, 이번에는 오줌이 나왔다. 폭포수와도 같은 오줌이 엄청난 압력으로 사방에 튀었다. 조용한 방이었기에 내가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오줌 소리가 상당히 컸다. 그녀 자신도 부끄러운지 수압을 조절하려 하는것이 눈에 보였지만 잠시 뿐이었다. 오줌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고 그녀는 자신의 양발이 젖고 있음에도 눈을 감은채 자신을 괴롭히던 액체를 밖으로 배설하고 있었다. 또다시 방귀가 나왔다. 다량의 거품이 함께 쏟아져 나오며 항문이 움찔거렸다. 그녀가 있는 힘껏 항문에 힘을 주자 곧바로 엄청난 양의 설사똥이 쏟아져 나왔다. 오랜 시간동안 똥을 참아서인지 엄청난 양의 방귀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오고 있었다. 이미 방바닥은 그녀의 똥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으며 그녀의 새햐얀 엉덩이 역시 똥물이 튀겨 더렵혀져 있었다. 방안은 똥냄새와 방귀냄새로 가득차 있었지만 방문이 잠겨 있다는 사실이 싫지는 않았다.

또다시 오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한번에 다 안 싸고 일부러 참기위해 남겨놓은 것 같았다. 오줌을 참으려 했지만 똥을 계속해서 싸다보니 그 남겨놓은 오줌 역시 안싸고는 못배겼으리라. 그녀는 괴로운듯한 신음소리와 함께 가쁜숨을 몰아쉬고 있었으며 나 또한 그랬다. 과내에서 감히 얼굴을 쳐다보기도 힘들었던 미녀 대학생이 내 앞에서 백옥같은 엉덩이를 내놓고 오줌, 똥을 싸고 있는 상황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성기는 이미 폭발할듯이 발기되어 있었으며 팬티속은 온통 젖어 있었다. 가만히 선채로 그녀의 배설을 지켜보며 성기를 주물러댔다. 그녀는 이제 편한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 의식적인 항문의 움찔거림이 반복될때마다 방귀와 설사똥이 쏟아져 나왔다. 엄청난 양이었다. 방바닥에서는 이미 설사똥이 흘러 책상부근까지 가 있었고 30센티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이불위에도 여기저기 설사똥이 튀어 있었다. 설사똥이 오줌과 뒤섞여 방바닥 위에서 번들거렸고, 지린내와 똥냄새엮시 심하게 뒤섞여 있었다.

순간 그녀의 항문에서 커다란 덩어리 하나가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쌌으면 의식적으로라도 멈출만 했지만 그녀는 아예 속시원하게 다 싸버릴 작정을 한 것 같았다. 배가 아픈지 배를 움켜쥔채 상체를 숙이자, 연한 갈색의 커다란 똥덩어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점점 커지는 똥덩어리를 보고 있자니 머릿속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길이만 긴것이 아니라 굵기 역시 상당한 똥이었다. 그녀가 짧은 신음소리를 내자 거대한 똥덩어리가 방바닥으로 떨어졌고, 곧이어 물기가 있는 그보다 작은 똥덩어리 하나가 부드럽게 빠져 나왔다. 그녀의 항문 주위에 나 있는 털들은 오줌과 똥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허벅지에 걸쳐져 엉덩이 밑에 위치한 작은 망사 팬티 역시 똥과 오줌으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그녀가 마지막 힘을 다해 항문에 힘을 주자 방귀가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많은 방귀를 뀌고도 계속 방귀가 나온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머리가 터질것같았다.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엄청난 성욕이 온몸을 휘감았다. 나는 이미 바지를 벗고 있었다. 바지와 양말을 벗은 후 팬티를 벗자, 시뻘겋게 충혈된 성기가 까닥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티셔츠와 런닝도 벗어던진 후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나의 모습을 보자 비명을 지르며 방 한구석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은 채 도망가는 그녀의 모습은 나의 성욕을 더욱 자극했다. 그녀의 상체를 잡아 방 바닥으로 자빠트렸다. 그녀는 자신이 싸놓은 똥위에 누운채 공포에 질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의를 올린 후, 브래지어 마저 위로 젖히자 풍만하면서도 새하얀 유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방을 입으로 가져가 유두를 빨자, 그녀가 울음을 터트렸다.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지독한 똥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오히려 성욕은 증폭되고 있었다. 곧바로 그녀의 허벅지를 벌린 후, 그녀의 비경 속으로 성기를 밀어넣었다. 오줌을 오래동안 참았던 탓일까? 그녀의 그곳은 놀랍게도 흠뻑 젖어 있었다. 속으로 들어가자 따뜻한 속살이 성기를 휘감았다. 그녀의 양 팔을 잡고 천천히 쑤시기 시작했다. 입에서 절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주름이, 폭발할듯이 팽창된 성기를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쾌감을 느끼는 것인지, 아픔을 느끼는 것인지 구분할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온몸을 들썩이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애처로웠지만 그럴수록 성기는 더욱 단단해져 갔다. 신음소리를 내며 그녀의 속살로 성기를 쑤셔대다보니 이대로 죽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듬에 맞추어 계속해서 넣다 뺐다를 반복하며 그녀의 비경을 온몸으로 느꼈다. 속도를 높여 점액질을 마찰시키자 내 입에서도 여자와 같은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순간 그녀의 새하얀 엉덩이를 보고 싶었다. 점 하나 나 있지 않은 순수의 결정체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녀의 몸을 강제로 돌리자 풍만한 엉덩이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의 순수한 엉덩이는 새하얀 엉덩이가 아니라, 오줌과 똥으로 범벅이 되어 더렵혀진 엉덩이로 변해 있었다. 성기가 미칠듯이 발기하기 시작했다.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듯이 충혈된 성기가 그녀의 엉덩이 바로 앞에서 헐떡이고 있었다. 지린내와 똥냄새가 진동하는 방안에서 온몸에 똥을 묻힌 미녀가 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나의 성기가 원하는 곳은 어느새, 그녀의 비경이 아닌 그녀의 항문으로 바뀌어 있었다. 설사똥과 덩어리똥이 빠져나온 그녀의 항문은 조심스럽게 수축하며 나의 성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기회가 오랴... 성기를 천천히 항문속으로 밀어넣었다. 놀랍게도 성기는 너무나도 쉽게 항문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반항은 이미 멈추어 있었고 그녀역시 안타까움을 느끼는듯한 신음소리를 터트렸다.

평소에 항문 섹스를 즐기는 것일까? 그녀의 항문은 성기를 강하게 빨아들였다. 똥이 남아 있는 탓인지, 항문속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자, 항문 속 주름이 성기를 자극하며 수축했다. 절로 신음소리를 흘리며 로봇처럼 하체를 움직이며 눈을 감았다. 코를 자극하는 똥냄새를 맡으며 그녀의 항문속으로 성기를 쑤셔대며 온몸을 떨었다. 이렇게 좋은 쾌감을 매일 느낄수만 있다면 수명을 단축시켜도 좋을 것 같았다. 섹스라는 것이 이렇게 황홀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기가 더욱 단단하게 발기되었다. 그녀의 두 유방을 주무르던 양손으로 엉덩이를 부여잡았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쾌감의 끝을 향하여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녀역시 달뜬 신음을 흘려대며 나의 리듬에 맞추어 엉덩이를 움직이고 있었다. 항문속 점액질속에 성기가 비벼질 때마다 온몸의 세포들이 반응했다. 서서히 가속도가 붙었고, 전신의 신경 역시 가열되기 시작했다. 폭발의 정점을 향해, 그녀의 항문과 나의 성기가 열심히 마찰하며 뜨거워지고 있었다.

방안은 찰진 점액질 소리와 두 사람의 신음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감은 눈 앞으로 새하얀 환상이 몰려왔다. 폭발과 동시에 그녀의 항문속으로 정액을 쏟아부었다. 정액의 분출은 끝이 없었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내는듯한 기세로 끝없이 몸을 떨었다. 입에서는 절로 신음이 새어나왔고 온몸이 경련했다. 그녀의 등위로 엎어져 여운을 만끽했다. 미녀의 배설이 이토록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 줄줄은 꿈에도 몰랐었기에 뜻밖의 행운에 감사할 뿐이었다. 자괴감이 몰려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고 싶었다. 그녀의 항문속에서 조금씩 움직이다보니 서서히 졸음이 몰려왔다. 누군가가 방문을 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것 따위에 신경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이 쾌감을 지속시키며 단잠에 빠져들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을 것 같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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