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전(劇場戰)-극장전(劇場戰)-
‘우리도 그 놈의 벽걸이 TV 쫌 사지?’
‘뭣 하러? 벽에다 걸어 놓고, 목 빠지게 올려 보다가, 기어이 디스크나 걸리라구?’
‘야! 벽걸이 TV 보다가니, 목 디스크 걸렸다는 인간, 내 보덜 못했네!’
‘그게 하루 이틀에 드러나남? 언간새, 지내다 보니, 목이 뒤로 획 꺾어졌다 싶으면, 늦은 거지. 아마 그때쯤이면 약삭빠른 가전회사들, 천장 TV로 바꿔 가지고 나올 걸?’
‘천장 TV는 또 뭐래?’
‘자, 이제 부텀 앉아서 보는 TV시대는 쫑 났시유! 짜장! 줄창 누워서 보는 TV! 당신께서 코만 고시면 자동으로 꺼집니다! 뭐 이런 거 아닐까?’
‘집에서 밥만 해대는 여편네가 제품 기획까정? 내가 자빠져요, 자빠져! 아예 그 길로 나서서징?’
‘내가 오라는 데가 없어서 그렇지, 나갔다만 하면 대박 인데, 그걸 몰라주고, 솥뚜껑 운전만 시키고 있으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인재를 몰라 보시고 설랑, 어여, 헛소리 말고, 밥이나 자시게. 얼릉?........ 그 신문 확 찢어 발긴다? 신문 볼 새 있스믄, 내 얼굴이나 한번 더 보징? 꼭 밥상 머리에서 신문 펴고 지랄이야, 지랄은!’
안 사면 안 샀지, 애꿎은 신문은 왜 걸고 자빠트린대? 하여간 여편네 하고는….난 또다시 얘기라도 꺼내 보려면, 3,4주는 족히 눈치를 봐야 할 것 같았다. 친구들 집에 가보면, 폼 나게시리, 거실에 떡 하니, 벽에 들러 붙은 TV가 그렇게도 우아 시럽게 보일 수가 없었는데, 이 놈의 여편네는 눈까리도 없나? 에이그, 내 팔짜야. 그 놈의 로타리 스위치의 구닥다리 TV나마 내다 버린 게 작년이라면 알아볼 쪼 아닌가 싶다. 그것도 얼마나 아깝게 생각 허는지….
‘자기야. 이거 고문이다, 고문…..너 저게 칼라 TV라고 할 수 있니? 로타리 스위치 꼬라지 하고는…..’
‘왜, 어때서? 잘 만 나오는데, 왠 태클?’
‘너 저 색깔이 왜 저런지나 아냐?’
‘색깔이 뭐?’
‘이기 무신 술 쳐먹은 고주망태 TV도 아니고 설랑, 저렇게 허구헌날, 겨울 한 철, 걸뱅이 궁딩이 처럼 벌거르죽죽한 이유를 알기나 하냐고?’
‘몰라!’
‘그기 다 브라운관의 전자총에서 쏴대는 음극선이 닿으면, 주파수의 특성에 따라 색을 발광하는 인광표면이 오랜 시간의 사용으로 타버리고 있다는 증거 라구, 유노?’
‘발광은 무신 지랄 발광? 잘만 나오는 구만.’
‘으이그, 뚫린 귀로 이해 가는 단어는 그거 밖에 없지? 내가 말을 말아야지, 나 원 참…..’
‘여러 말 할거 없고, 내 사전에는 까맣게 돼서, 소리가 안 나와야, 그기 고장 나서 버릴 물건의 기준이니까, 여러 말, 뚝! 알았지, 아그야? 안 그러고 자꾸 헷소리 빵빵하면, 오늘부터 좇대가리 목욕 끝장이라고 전해 드려라, 알았지?’
‘자기는 뭐, 안되면, 꼭 그걸 갖고 그러드라? 부부간에 섹스가 무신 무기냐? 뻑 하면 들고 나와서 위협하게?’
난 말을 말아야지 하면서도, 약자가 별 수 있느냐고, 꼬리를 내려 버렸다. 그게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세상에는 손만 뻗치면, 놀아 재낄 수 있는 보지들이야 지천으로 깔렸다고는 하나, 돈에다, 시간까지 없는-니기미!- 나 같은 인간에게 호락호락한 유원지는 먼 나라의 오아시스 같은 풍월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그나마 밤마다 3만원, 3만원 하면서, 마누라 보지에 척 감겨서, 이기 절약이지 하면서 나 스스로를 위로할 밖에……
‘김대리님, 저 좀 쪼까…..’
‘왜 뭔 일이야?’
총무과의 마당 발이자, 내 학교 후배인, 유주임의 눈짓에 나는 복도로 딸려 나갔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는 사이, 유주임은 얘기도 꺼내질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뜸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서 나도 그에 따라 잠자코 커피만을 들이키고 있었다.
‘뭔 일들은 안 허고, 저렇게 돌아들 댕긴대요, 시방?’
‘왜, 무슨 일이야? 목소리는 또 왜 낮추고?’
‘저 좋은 껀수가 있는디…..’
‘껀수는 무신? 얼릉 까 놔봐.’
유주임의 얘기로는 이번에 사내의 프레젠테이션 툴의 대대적인 교체작업이 있는데, 그에 대한 부산물로 과거에 사용해 오던 구형 빔 프로젝터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유주임의 정보에 의하면, 거의 신형에 가까운 것들도 지천이고, 요즈음 슬라이드 크기만 하고, 휴대도 간편한 소형, 고화질 빔 프로젝터로 교체하는 것이 확정이 되어, 진행 중이라는 얘기였다. 그 와중에 발 빠른 소식통들은 인맥을 움직여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였고, 거의 감가상각이 끝난 제품들이라, 장부상, 망실로 털어 버리기도 쉬운 데다, 말만 잘하면 거저 얻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 최대 핫 이슈라는 거였다.
‘그래? 어떻게 하면 되는데?’
유주임은 나름대로의 선을 이미 다른 사람 이름으로 세 개씩 찔러 놓았다는 얘기였고, 나는 옳다구나 하는 심정으로 그 중에 하나를 예약하게 되었다. 문제는 공짜로 가져갈 경우, 망실로 장부에서 털어줄 담당자와, 출고증을 끊지 않고, 해당 물건을 아무도 모르게, 사내로부터 갖고 나가는 것이 난제라고 했다. 난 그 자리에서 문제 없다고 하면서, 전화를 냅다 갈겨대기 시작했다. 어디로? 어디긴 어디야? 우리 거봉회지…..
‘거봉회가 뭔디유? 성님, 회사일 말고, 포도밭에 알바도 나가는 규? 난 딸기밭 알바는 들어 봤어도, 포도밭 알바는 처음 인디……’
‘무식한 자슥! 그저, 먹는 거 밖에 모르지…허긴 먹는 건 먹는 거지. 여자만 먹어서 그렇지….’
거봉회는 이름 하야, 이름 그대로 거봉(巨峯)을 의미하는 말로서, 포도의 종류가 아니라, 좇대가리의 종류를 의미했다. 우리 거봉회의 창립은 다름아닌, 동네 사우나에서 있었다. 동네에 위치한 그렇고 그런 사우나에 와서, 목욕에다, 때는 지가 밀고, 쪼잔 하게 머리까지 깎고 가는 인물들은 대개가 마누라 등쌀에다, 주머니에, 불알까정, 확 휘어 잡혀 사는 인간들이 대부분 이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라, 머리라도 먼저 깎으려고, 그 날 따라, 불알을 축 늘어 뜨린 채, 신문을 보면서 차례를 기둘리며, 두 사람이 먼저 의자에 앉아서 꼬박꼬박 졸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아니, 오늘 사우나에 무슨 데모 하러들 오셨남?’
‘예? 무슨 말씀 이신지?’
‘여기 앉아 계신 양반들도 그렇지만, 댁도 만만 찮으시네 그려.’
‘뭐가요?’
‘결혼들은 다 허신 것 같은데, 안방 마님들께서 출근이나 시켜 주능가 몰러. 내 마누라 같았으면, 지가 돈 벌러 나갈 테니, 아무 걱정 말라고 할 분들인데……’
난 그 말뜻을 내 차례가 되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그 두 사람의 아랫도리를 보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거봉회의 신입은 아직까지 없다. 왜냐하면, 우리 세 사람이 사우나에 들어가서 우리의 기를 죽일만한 인물을, 아니 물건을 아직 보덜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연히 그 날, 우리 세 사람은 의기투합되어, 거봉회를 창립하게 되었고, 그것을 경축하는 의미로 밖에 나와, 그 기쁨을 가슴에 안고, 떡복기를 열나 시켜 먹었다. 왜냐구? 돈이 없으니 그렇지, 뭐긴 뭐야? 우리는 거봉회로 모일 때에는 이름 말고, 서로의 애칭을 부르기로 약관을 정했다. 볼수록 휘었다고 난 바나나, 제일 나이 많은 정미 아빠는 밑뿌리로 갈수록 굵어진다고 첨성대, 제일 어린 경혜 아빠는 다리가 하나 더 달린 것처럼 보인다고 의족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우리 셋이 사우나에 들어서기만 하면, 무슨 바쁜 일들이 있는지, 죄다 빠져나가는 남자들……바나나, 첨성대, 의족 이렇게 셋이 모이면 안 될 일이 없어 보였지만, 띠발, 되는 일도 좇나게 없었다. 허우대에, 물건들만 멀쩡했을 뿐이지, 개털도 그런 개털들이 없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제일 나이 어린 경혜 아빠는 왕빈대 기질까지 다분했으니, 뭔 일이 될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전데요, 바나나…..예, 형님이세요?.......뭔 일은요? 비상 입니다. 비상….’
난 먼저, 첨성대 형님께 전화를 넣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그 물건을 잡으라고 성화가 대단허시다. 역시 그럼 그렇지…..난 옆에 있는 유주임에게 근간에 그 담당자에게 한턱 쏘겠노라는 확약을 눈짓으로 날렸다. 첨성대 형님은 도배공 이시다. 그 깔끔한 성격답게 일 마무리가 깨끗해서 인기가 있다고는 했지만, 그 나름대로 아픔도 있었다.
‘난 말이지, 절때로 고용주와는 목욕 같이 안가. 왠지 알어? 그때가 올림픽 아파트 지을땐가?...."
대개 도배 팀은 고용주라는 사람과 부인이 한 팀이 되어, 일군들을 거느리는 것이 보통 이라고들 했다. 그러다 보니, 일하는 사람들은 두 고용주를 모시는 꼴이었고, 눈치도 두 배로 봐야 했다는데, 어느 날, 배당 호수들을 일찌감치 끝내고, 전부 목욕을 갔는데, 첨성대 형님의 물건을 본 그 고용주가, 다음 날 부로 잘라 버리더라는 것이었다.
‘그게 그려, 우리들은 무릎 꿇고는 오래 일을 헐 수가 없어요. 그러니 워쪄? 똥싸드시, 쪼그려 앉는 거이 기본 자세인디, 고로코롬 퍼지리고 있시면, 딱 정면에 있는 사람이 노려 볼 때, 꼭 가랭이 사이에, 쏘시지를 끼고 앉은 것처럼 보인다 안 혀냐? 그 인간, 여편네가 일꾼들 중에서 남정네 물건 보고설랑, 눈이 돌아가서, 여럿 풀칠 해가며, 잡아 먹었던 가벼. 기 중에서 내꺼이 제일 지랄 맞게 커가꼬는, 잘려 부렀다 이 말씀이지 뭐. 바람날 년이 사람 내보낸다고 잠잠해 지겄냐?’
그 뒤로 형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 돌아와 몸을 씻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고 했다. 의족동생, 경혜 아빠는 생수배달 포터를 몬다. 급하면 말을 조금 더듬는 경혜 아빠는, 하루 종일 생수통을 지고 나르느라, 허리가 나빠질 만도 했지만, 타고난 긴 허리로 끄떡 없다는 이상한 이론을 내세우곤 했다.
‘허리가 길면 도리어 몸에 좋지 않은 거 같은데…..’
‘빠나나 헹님도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네. 허리가 기일고, 좇대가리가 좇만 하몬, 중심을 몬 잡는 기라예. 이기 좇이 아이라, 방향타 아잉교? 유연한, 기인 허리에, 이 기다난 좇대가, 방향타로 탁 무게를 잡는다 아입니꺼?’
그는 항상 운전으로 인해 하체의 힘이 약해질 것을 염려해서, 집에는 언제나 빈 생수통을 하나 쌔벼다 놓고 있다고 했다.
‘자야! 니 뭐하노? 으이? 일 쫌 와가, 때리라!’
난 무엇을 때리느냐고 물어보자, 그 빈 생수통으로 아랫도리며, 히프, 허리를 돌아가며, 살이 벌게 지도록, 두들겨 패게 놔둔다는 것이었다.
‘그건 또 무신 이유래?’
‘마, 헹님은 잘 모르실 낍니더. 왠 종일 운전해 보이소. 피가 몽조리 다리로 몰린다 아입니꺼? 이때, 저만의 비법, 바로 피뽑기 라예.’
의족 동생은 집에 돌아와, 씻기 전에 벌거벗고, 물구나무를 먼저 선단다. 그리고, 무릎 위로부터 명치 아래까지 흠씬 빈 생수통으로 집사람이 두들기고 나서야 몸을 씻는다는 의족 동상!......
‘헹님요, 여 쫌 보이소. 이기 그 유명한 왕(王)짜 아잉교? 가운데 이 내리긋는 획이 핵심이라예. 양쪽으로 근육……굵게 쪼개진 거 보이지예?’
‘동상, 아무리 무식혀도 그렇지, 배때지의 그 글짜는 왕(王)짜가 아니고설랑, 공(工)짜 구만 그려. 물구나무 서기 땜시롱, 축 늘어진 자네 의족에 가려, 왕짜의 가운데 가로 긋는 획이 부어 버렸는 감서? 워디 자랑헐 게 없어 설랑, 공돌임네 선전하고 다닌디야? 히히….’
장난기 많으신 첨성대 형님의 비아냥에, 그 날 두 사람을 뜯어 말리느라 나는 진땀을 뺐다. 그렇다고 우리 세 사람에게 잇점 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셋이 모여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집사람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부르는 가를 밝힌 적이 있었는데, 그게 또 가관 이었다.
‘넌 뭐라고 불리우냐?’
‘뽑은 가래떡이라 안 합니꺼? 첨성대 헹님은요?’
‘나야, 뭐 별거 있간디?’
‘뭔데예?’
‘…….순대….’
하나같이 씹물이 묻어서 김은 무럭무럭 나는데, 이내 기운 잃고 축 늘어진다고 해서 붙인 별명 이란다. 대개 거봉 들은 그 크기만 장대했을 따름이지, 그 단단한 경직도를 섹스 중간에 끝끝내 유지하는 것이 최대의 난제였다. 그러다 보니, 자세를 바꾸는 것도, 언제나 좇을 보지에 끼운 채로 변환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만일 뺐다가 찬바람이라도 맞는 날에는, 그야 말로 그 놈의 멀쩡한 좇을 가지고도, 좇 되는 수가 많았던 저마다의 산 경험들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일한 화이트 칼라는 나 뿐이었는데, 개털인 것은 마찬가지 였다. 이런 와중에, 그 구형 빔 프로젝터의 등장은 세 사람의 구미를 당기기에 십상이었고, 세 사람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것을 구하자는 것에 입을 모았다. 크기가 좀 커서 그렇지, 마루에 설치하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노트북 PC를 짬짬이 빌려와, 그 꿈에도 사무치는 여자들 씹보지며, 빠구리 동영상을 극장처럼 감상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은, 세 사람을 감동과 기대의 웨이브에 휩싸이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어이 한턱의 날짜를 잡고서, 난 그 무거운 빔 프로젝터를 집에 들고 와서, 첨성대 형님의 도움을 빌어 설치를 할 수 있었다. 공사판의 십장들과 친분이 두터운 형님은 그런 것쯤이야 라며, 아는 일군들 중에서 잰 사람을 보내어 순식간에 배선과 설치를 마쳐 버렸던 것이다.
‘자기야. 오늘 첨성….아니, 정미 아빠네랑, 경혜 아빠네랑 밥 먹고 온다는데 괜찮지? 집에 설치한 거 쫌 보자고 말이야. 생각해 봐. 우리 세 쌍 부부, 아이는 아직 없지만, 여섯 명이서 극장이라도 가려고 따져봐, 그 돈이 얼만가? 이제 척 하니 켜고, 불만 끄면 극장 저리가라 아니겄슈? 과일이랑, 마른 안주, 이것 저것 해서 술상이나 쫌 봐 주라, 응?’
‘OK!’
아니, 어쩐 일로 순순히? 밥을 먹고, 느즈막 하게 모인 이유는 내일이 휴일이기 때문 이기도 했고, 집에서 약주를 한다는 건전한 발상에 집 사람들이 비토를 걸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난 회사에서 이미 준비한 건전한 영화들을 틀었다. 불을 끄고, 구식 전축 이었지만, 사운드를 연결하고 나니, 그 박력 있는 사운드와 장쾌한 화면이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
‘이기 사람 사는 맛 아이가? 어데 극장에서 이런 룸싸롱 씨츄에이숑을 즐길 수 있겠노 말이다. 술 나오제, 안주 공짜제, 여자도 공짜….아야! 와 꼬집노?’
남자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목숨 같은 비상금에서 갹출 해야 될 자기 몫의 한턱 분량은 둘째치고 라도, 이런 호화로운 문화생활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에 흥분 하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아내가 실내의 불을 켰다. 그리고, 첨성대 형수님을 향해,
‘언니, 너무 시시하다, 뭐 짜한 것 쫌 틀어달라고 그러까?’
나는 거봉회 회원의 얼굴을 돌아다 보았다. 아! 이런 날이 올 쭐은!
‘없긴 왜 없어? 자 이제 부텀 돌릴 테니 잘들 보셔!’
난 아내에게 불을 끄라고 하고는,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광마우스를 정신 없이 움직였다. 곧이어, 화면에는 좌중의 탄성을 자아내면서, 여자의 보지 사진이 하나 가득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흐미, 미쳐분거….근디, 동상, 저 허연 궁딩이에 뭔 일로 얼룩점이 저리도 징하게 있디야?’
난 화면을 돌리다 말고, 불을 켰다. 그건 다름아닌, 영사막이 없는 관계로, 빨려고 내어 놓은 이불 호청을 걸었던 것이 문제였다. 어제 밤 진저리 나게 하면서 나와 집사람이 묻힌 것이 분명했다. 으이그, 딴 걸루 다가 걸어 놓을 것을…..
‘헹님요. 물도 물 이지만도, 저 얼룩은 보통 얼룩이 아이라예. 똥 찌끄래기 아잉교?’
아효! 눈도 띠발, 드럽게들 좋아요, 글쎄….
‘어여 보장게….얼릉? 왜 또 불은 켜싸코 그랴?’
그러나, 이번에 불을 켠 것은 여자들 이었다. 아니 왠 태클? 여자들은 부엌에 들어가 무언가 하나씩 양 손에 들고들 나오는데…’
‘그건 또 뭐래?’
‘아니, 물건들 감상하는데, 점수 채점이 있어야쥐?’
여자들은 저마다 점수 채점을 위한 도구를 들고 나왔는데, 한 손에는 주전자, 아니면, 냄비뚜껑, 그리고 다른 손에는 숟가락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여자들의 보지가 하나씩, 슬라이드처럼 화면을 가득 메울 때 마다, 여자들은 어둠 속에서 환호성을 울리며, 딸그락대는 소음 같은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더해서…..’
‘허이구, 조개만 보다가니, 눈깔이 줄창 홍합 되부러, 시방?’
‘그럼 메뉴를 바꿔 대접하죠.’
여자분들의 비토에, 내가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디렉토리를 열었다. 이어서 시작되는 슬라이드 쑈…. 완전 감동탕 할렐루야 씨츄에이숑의 천국 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보기에도 끔찍하게 보이는 거봉의 향연이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기나긴 슬라이드 쇼가 끝나고 내가 지린 다리도 펼 겸, 거실의 불을 켰다.
‘봐도 봐도, 우리 꺼만 한 게 없는디? 안 그려, 동상?’
첨성대 형수님의 한 말씀…..
‘맞아예, 한번 보실랍니꺼?’
‘엥?’
갑자기 조신하게 바닥에 앉아 있던 여자 세 명이 남자들 앞에 벌떡 서더니만, 입고 있던 홈 드레스를 위로 훌렁 벗어 버렸다. 남자들은 할 말을 잊어 버렸다. 아니, 이기….이기….무신….그것도 모자라, 자기 짝도 못 찾는 팔푼이들처럼, 자기 남편의 앞이 아닌, 딴 남자의 코 앞으로 보지를 들이대며, 서질 않는가?
‘아니, 이…이…이’
남자들의 입은 이내 닫혀졌다. 왜냐구? 지 마누라도 아닌 딴 여자의 보지가 활짝 열리면서 입 안에 덮쳐 왔기 때문이지 뭐. 서로가 눈치를 실금실금 보면서도, 안면을 죄다 막고 서 있는 여자들을 두 팔로 지그시 껴 안으면서, 보지며, 똥꾸녕을 손 끝으로 줄창 쓸어대는 남자들의 음험한 심리……이러다 누가 꼼짝마 하면, 이내 끝날 것을 염려하는 것처럼, 남자들은 여자들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처럼, 번개 같이 자세를 바꾸어 좇을 입안으로 물려 버렸다.
‘흐미, 동상…..첨성대 침몰이여, 침몰!….빠나나는 뽈따구니락도 찌를 거인디, 요놈의 첨성대는 목구녕으로 끝도 없이 빠져든당게…..’
‘헹님요, 형수님은 벌써 식사 하신다 아입니꺼? 꿀럭꿀럭 잘도 드시네…..’
그러나,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의족 동생 댁은 신기한 듯이 휘어진 내 좇을 이리저리 돌려 보고만 있었다.
‘안 빠실거유?’
‘뭐, 이리 생긴기 다 있노 말이다. 빠나나가 아이고, 부메랑 아이가? 뽈따구 뚤필까 무서버 우에 빨겠노?’
그러나, 의족동생 댁은 여지 없이, 칫솔이 뽈따구니를 찌르는 형상으로, 내 좇을 빨기 시작했다. 목구녕으로 채 넘어 가기도 전에, 휘어진 내 좇이 혀의 안쪽을 눌러대는 고로, 눈알이 뻘겋토록 구역질을 하면서도 말이다. 남자들도 옷을 벗어가면서, 여자들을 천천히 바닥에 줄을 맞춰 눕히고, 또는 엎드리게 하고 있었다. 나는 분우구를 살린답시고, 화면에 그 장엄한 사운드와 졸나리 천한 핑크색으로 떡칠이 되어 있는 저질 뽀르노를 돌려댔고…..나와 거봉회의 꿈은 그야말로 빔 프로젝트의 설치로 인해, 그 성취 기간이 단박에 당겨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자들의 권유에 따라, 지 각각 이었던 자세를 통일해 나가기로 했다. 줄지어 시작되는 69의 행렬,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거봉회 회원들의 미소 어린 얼굴이 바로 보이고, 그들은 말없이 입가로 질질 흘러 내리는 남의 아내 씹물에 흥겨워 했고, 남편의 좇이 아닌 다른 남자의 좇을 물고 빠는 여자들 역시, 옆을 돌아보면, 언제나 자기 것인 줄 알고 있었던 남편의 좇을 붙들고, 사족을 못쓰고 안달을 떨어가며, 쪽쪽 빨아대는 딴 여자들의 광란과 흥분이 목전에 있었다.
‘자, 임무교대!’
‘엥? 이기 무신…..’
남자들의 위에서 텃밭의 무 뽑아 먹듯이, 뿌리째 뽑을 것처럼 좇들을 빨아대던 여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워있는 남자들을 그냥 놔 둔 채로, 그녀들은 밀어내기의 형식을 차용한 돌려 빨기를 해대기 시작했다. 이제는 누가 누구의 마누라네 하는 감각이 상실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저, 눈 앞에 자동적으로 배달되는 짬뽕 그릇을 대하듯이, 그 허연 궁딩이 사이로 질척이는 씹보지를 양 손가락으로 잡아 째면서 쩝쩝대며, 핥고, 빨아댈 뿐이었다.
‘자 동상들, 이제 올 것이 왔쓰….우리의 진정한 빠와(파워)를 보여줘야 한당게. 돌려 박으!…….’
이제는 빠는 것도 모자라, 자세를 백팔십도 획 돌린 채, 쪽 팔리지도 않는지, 남편이든 뭐든 상관 하덜 않고서 위아래로 그 큰 거봉들을 쑤욱쑥 보지 안으로 때려 박아 쑤셔대기 시작했다.
‘얼쑤, 좋아….얼쑤…니기미…..동상댁 보지는 찰보진 갑써?’
‘아가각……헹수님예, 좇 뿌라지겠심더…고만 하이소…..’
‘어휴, 나 미쳐…..우리 마누라 똥꾸녕 보다 더 쪼이넹…..윽윽윽윽……’
여자들이 또다시 남자들을 갈아탄다. 이기 무신 빠나나 보트도 아니고 설랑, 여자들은 그 획일적이고, 짜 맞춘 듯한 타이밍과 혼연일체의 리듬감으로, 마치 마술경기에서 보조를 맞추어 말 위에서 율동 하는 자세로, 남자들의 거봉 위에서 허리춤을 멋들어지게 추고들 있었다.
‘자, 이제 해산! 전원, 원위치 랑게……얼릉? 싸기 전에 말이여?’
이제 남자들은 그제야 정신이 들고 있었다. 결국, 아내들이 그 칼날 같은 타이밍에 맞추어 지 남편의 좇대가리 위로 뽄때 있게 원위치 한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잘하는 행동으로 보였으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좇물은 부부끼리 교환해야 하지, 암, 그래야 하구 말구…..세 쌍의 부부 사이에는 무슨 이불빨래 헹구는 소리가 나면서, 온통 철푸덕, 철철철, 척척척척. 쑤국쑤국 하는 야시시한 소음으로 가득했다. 종국에 비명과 울부짖음으로 막을 내리는 환상의 떼씹…….완전 예술의 감동탕 이었다.
‘엥! 왜들 일어나? 더 어푸러져 있지 않고 설랑?’
여자들이 남자들의 좇물이 질질 새어 나오는 사이, 땀에 쩔은 얼굴과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면서, 누워 있는 남자들의 앞에 우뚝 섰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을 내어 보이며,
‘미션 썩세스!’
아니, 이기 무신, 자다가 떠드는 귀신들의 잠꼬대?
‘여보 놀랐쥐? 당신들만 거봉회 인줄 알고 있으면 오산 이쥐. 부창부수 아니우? 우리도 사우나에서 만나서, 모임 결성 한지 오래 됐다우! 이름이 뭐냐구? 거웃회……이름 죽이지? 거웃이 뭐냐구? 씹털 아니우, 씹털? 사우나에서 척 하니 세 사람, 금방 알아봤다니깐? 씹털이 다들 보통이 넘어요. 당신도, 맨날 그러잖아? 보지 빨기 전에 못 찾겠다 꾀꼬리, 꾀고리…..암튼, 어쨌거나, 남편들이 피 같은 개털 주머니 털어서, 이걸 샀다는데, 위로 차원에서 우리 거웃회에서 선심공세 한번 쏴야지, 가만 있으면 되겠수? 우리도 애칭 있어….큰 누님 애칭은 털이 하도 우거지고 살을 콕콕 찔러 댄다고 해서 죽림, 동생 애칭은, 우거지긴 했어도 아직 처녀림 같다고 아마죤, 내 애칭은 뭐냐구? 뭐 일 것 같아? 맞어! 역시 남편은 다르네….. 보지 털이 바다 같이 넓고 넓다고 해림이래, 언니가 지어 줬어. 어때 우리 거웃회? 짱 멋있지?’
역시 거봉은 우거진 수풀 속에 있어야 멋이 더한다는 것을 아내들이 우리보다 먼저 알고들 있었던 것 같다. 그 날, 거봉 들은 오랜만에 울창한 수풀 속에 잠겨, 극장 안에서 치른 전쟁의 포연을 뒤로하고서, 새벽의 미명을 가르며, 뜨는 해를 흡족한 심정으로 맞이 할 수 있었다.
-끝-
‘우리도 그 놈의 벽걸이 TV 쫌 사지?’
‘뭣 하러? 벽에다 걸어 놓고, 목 빠지게 올려 보다가, 기어이 디스크나 걸리라구?’
‘야! 벽걸이 TV 보다가니, 목 디스크 걸렸다는 인간, 내 보덜 못했네!’
‘그게 하루 이틀에 드러나남? 언간새, 지내다 보니, 목이 뒤로 획 꺾어졌다 싶으면, 늦은 거지. 아마 그때쯤이면 약삭빠른 가전회사들, 천장 TV로 바꿔 가지고 나올 걸?’
‘천장 TV는 또 뭐래?’
‘자, 이제 부텀 앉아서 보는 TV시대는 쫑 났시유! 짜장! 줄창 누워서 보는 TV! 당신께서 코만 고시면 자동으로 꺼집니다! 뭐 이런 거 아닐까?’
‘집에서 밥만 해대는 여편네가 제품 기획까정? 내가 자빠져요, 자빠져! 아예 그 길로 나서서징?’
‘내가 오라는 데가 없어서 그렇지, 나갔다만 하면 대박 인데, 그걸 몰라주고, 솥뚜껑 운전만 시키고 있으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인재를 몰라 보시고 설랑, 어여, 헛소리 말고, 밥이나 자시게. 얼릉?........ 그 신문 확 찢어 발긴다? 신문 볼 새 있스믄, 내 얼굴이나 한번 더 보징? 꼭 밥상 머리에서 신문 펴고 지랄이야, 지랄은!’
안 사면 안 샀지, 애꿎은 신문은 왜 걸고 자빠트린대? 하여간 여편네 하고는….난 또다시 얘기라도 꺼내 보려면, 3,4주는 족히 눈치를 봐야 할 것 같았다. 친구들 집에 가보면, 폼 나게시리, 거실에 떡 하니, 벽에 들러 붙은 TV가 그렇게도 우아 시럽게 보일 수가 없었는데, 이 놈의 여편네는 눈까리도 없나? 에이그, 내 팔짜야. 그 놈의 로타리 스위치의 구닥다리 TV나마 내다 버린 게 작년이라면 알아볼 쪼 아닌가 싶다. 그것도 얼마나 아깝게 생각 허는지….
‘자기야. 이거 고문이다, 고문…..너 저게 칼라 TV라고 할 수 있니? 로타리 스위치 꼬라지 하고는…..’
‘왜, 어때서? 잘 만 나오는데, 왠 태클?’
‘너 저 색깔이 왜 저런지나 아냐?’
‘색깔이 뭐?’
‘이기 무신 술 쳐먹은 고주망태 TV도 아니고 설랑, 저렇게 허구헌날, 겨울 한 철, 걸뱅이 궁딩이 처럼 벌거르죽죽한 이유를 알기나 하냐고?’
‘몰라!’
‘그기 다 브라운관의 전자총에서 쏴대는 음극선이 닿으면, 주파수의 특성에 따라 색을 발광하는 인광표면이 오랜 시간의 사용으로 타버리고 있다는 증거 라구, 유노?’
‘발광은 무신 지랄 발광? 잘만 나오는 구만.’
‘으이그, 뚫린 귀로 이해 가는 단어는 그거 밖에 없지? 내가 말을 말아야지, 나 원 참…..’
‘여러 말 할거 없고, 내 사전에는 까맣게 돼서, 소리가 안 나와야, 그기 고장 나서 버릴 물건의 기준이니까, 여러 말, 뚝! 알았지, 아그야? 안 그러고 자꾸 헷소리 빵빵하면, 오늘부터 좇대가리 목욕 끝장이라고 전해 드려라, 알았지?’
‘자기는 뭐, 안되면, 꼭 그걸 갖고 그러드라? 부부간에 섹스가 무신 무기냐? 뻑 하면 들고 나와서 위협하게?’
난 말을 말아야지 하면서도, 약자가 별 수 있느냐고, 꼬리를 내려 버렸다. 그게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세상에는 손만 뻗치면, 놀아 재낄 수 있는 보지들이야 지천으로 깔렸다고는 하나, 돈에다, 시간까지 없는-니기미!- 나 같은 인간에게 호락호락한 유원지는 먼 나라의 오아시스 같은 풍월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그나마 밤마다 3만원, 3만원 하면서, 마누라 보지에 척 감겨서, 이기 절약이지 하면서 나 스스로를 위로할 밖에……
‘김대리님, 저 좀 쪼까…..’
‘왜 뭔 일이야?’
총무과의 마당 발이자, 내 학교 후배인, 유주임의 눈짓에 나는 복도로 딸려 나갔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는 사이, 유주임은 얘기도 꺼내질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뜸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서 나도 그에 따라 잠자코 커피만을 들이키고 있었다.
‘뭔 일들은 안 허고, 저렇게 돌아들 댕긴대요, 시방?’
‘왜, 무슨 일이야? 목소리는 또 왜 낮추고?’
‘저 좋은 껀수가 있는디…..’
‘껀수는 무신? 얼릉 까 놔봐.’
유주임의 얘기로는 이번에 사내의 프레젠테이션 툴의 대대적인 교체작업이 있는데, 그에 대한 부산물로 과거에 사용해 오던 구형 빔 프로젝터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유주임의 정보에 의하면, 거의 신형에 가까운 것들도 지천이고, 요즈음 슬라이드 크기만 하고, 휴대도 간편한 소형, 고화질 빔 프로젝터로 교체하는 것이 확정이 되어, 진행 중이라는 얘기였다. 그 와중에 발 빠른 소식통들은 인맥을 움직여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였고, 거의 감가상각이 끝난 제품들이라, 장부상, 망실로 털어 버리기도 쉬운 데다, 말만 잘하면 거저 얻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 최대 핫 이슈라는 거였다.
‘그래? 어떻게 하면 되는데?’
유주임은 나름대로의 선을 이미 다른 사람 이름으로 세 개씩 찔러 놓았다는 얘기였고, 나는 옳다구나 하는 심정으로 그 중에 하나를 예약하게 되었다. 문제는 공짜로 가져갈 경우, 망실로 장부에서 털어줄 담당자와, 출고증을 끊지 않고, 해당 물건을 아무도 모르게, 사내로부터 갖고 나가는 것이 난제라고 했다. 난 그 자리에서 문제 없다고 하면서, 전화를 냅다 갈겨대기 시작했다. 어디로? 어디긴 어디야? 우리 거봉회지…..
‘거봉회가 뭔디유? 성님, 회사일 말고, 포도밭에 알바도 나가는 규? 난 딸기밭 알바는 들어 봤어도, 포도밭 알바는 처음 인디……’
‘무식한 자슥! 그저, 먹는 거 밖에 모르지…허긴 먹는 건 먹는 거지. 여자만 먹어서 그렇지….’
거봉회는 이름 하야, 이름 그대로 거봉(巨峯)을 의미하는 말로서, 포도의 종류가 아니라, 좇대가리의 종류를 의미했다. 우리 거봉회의 창립은 다름아닌, 동네 사우나에서 있었다. 동네에 위치한 그렇고 그런 사우나에 와서, 목욕에다, 때는 지가 밀고, 쪼잔 하게 머리까지 깎고 가는 인물들은 대개가 마누라 등쌀에다, 주머니에, 불알까정, 확 휘어 잡혀 사는 인간들이 대부분 이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라, 머리라도 먼저 깎으려고, 그 날 따라, 불알을 축 늘어 뜨린 채, 신문을 보면서 차례를 기둘리며, 두 사람이 먼저 의자에 앉아서 꼬박꼬박 졸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아니, 오늘 사우나에 무슨 데모 하러들 오셨남?’
‘예? 무슨 말씀 이신지?’
‘여기 앉아 계신 양반들도 그렇지만, 댁도 만만 찮으시네 그려.’
‘뭐가요?’
‘결혼들은 다 허신 것 같은데, 안방 마님들께서 출근이나 시켜 주능가 몰러. 내 마누라 같았으면, 지가 돈 벌러 나갈 테니, 아무 걱정 말라고 할 분들인데……’
난 그 말뜻을 내 차례가 되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그 두 사람의 아랫도리를 보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 거봉회의 신입은 아직까지 없다. 왜냐하면, 우리 세 사람이 사우나에 들어가서 우리의 기를 죽일만한 인물을, 아니 물건을 아직 보덜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연히 그 날, 우리 세 사람은 의기투합되어, 거봉회를 창립하게 되었고, 그것을 경축하는 의미로 밖에 나와, 그 기쁨을 가슴에 안고, 떡복기를 열나 시켜 먹었다. 왜냐구? 돈이 없으니 그렇지, 뭐긴 뭐야? 우리는 거봉회로 모일 때에는 이름 말고, 서로의 애칭을 부르기로 약관을 정했다. 볼수록 휘었다고 난 바나나, 제일 나이 많은 정미 아빠는 밑뿌리로 갈수록 굵어진다고 첨성대, 제일 어린 경혜 아빠는 다리가 하나 더 달린 것처럼 보인다고 의족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우리 셋이 사우나에 들어서기만 하면, 무슨 바쁜 일들이 있는지, 죄다 빠져나가는 남자들……바나나, 첨성대, 의족 이렇게 셋이 모이면 안 될 일이 없어 보였지만, 띠발, 되는 일도 좇나게 없었다. 허우대에, 물건들만 멀쩡했을 뿐이지, 개털도 그런 개털들이 없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제일 나이 어린 경혜 아빠는 왕빈대 기질까지 다분했으니, 뭔 일이 될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전데요, 바나나…..예, 형님이세요?.......뭔 일은요? 비상 입니다. 비상….’
난 먼저, 첨성대 형님께 전화를 넣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그 물건을 잡으라고 성화가 대단허시다. 역시 그럼 그렇지…..난 옆에 있는 유주임에게 근간에 그 담당자에게 한턱 쏘겠노라는 확약을 눈짓으로 날렸다. 첨성대 형님은 도배공 이시다. 그 깔끔한 성격답게 일 마무리가 깨끗해서 인기가 있다고는 했지만, 그 나름대로 아픔도 있었다.
‘난 말이지, 절때로 고용주와는 목욕 같이 안가. 왠지 알어? 그때가 올림픽 아파트 지을땐가?...."
대개 도배 팀은 고용주라는 사람과 부인이 한 팀이 되어, 일군들을 거느리는 것이 보통 이라고들 했다. 그러다 보니, 일하는 사람들은 두 고용주를 모시는 꼴이었고, 눈치도 두 배로 봐야 했다는데, 어느 날, 배당 호수들을 일찌감치 끝내고, 전부 목욕을 갔는데, 첨성대 형님의 물건을 본 그 고용주가, 다음 날 부로 잘라 버리더라는 것이었다.
‘그게 그려, 우리들은 무릎 꿇고는 오래 일을 헐 수가 없어요. 그러니 워쪄? 똥싸드시, 쪼그려 앉는 거이 기본 자세인디, 고로코롬 퍼지리고 있시면, 딱 정면에 있는 사람이 노려 볼 때, 꼭 가랭이 사이에, 쏘시지를 끼고 앉은 것처럼 보인다 안 혀냐? 그 인간, 여편네가 일꾼들 중에서 남정네 물건 보고설랑, 눈이 돌아가서, 여럿 풀칠 해가며, 잡아 먹었던 가벼. 기 중에서 내꺼이 제일 지랄 맞게 커가꼬는, 잘려 부렀다 이 말씀이지 뭐. 바람날 년이 사람 내보낸다고 잠잠해 지겄냐?’
그 뒤로 형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 돌아와 몸을 씻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고 했다. 의족동생, 경혜 아빠는 생수배달 포터를 몬다. 급하면 말을 조금 더듬는 경혜 아빠는, 하루 종일 생수통을 지고 나르느라, 허리가 나빠질 만도 했지만, 타고난 긴 허리로 끄떡 없다는 이상한 이론을 내세우곤 했다.
‘허리가 길면 도리어 몸에 좋지 않은 거 같은데…..’
‘빠나나 헹님도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네. 허리가 기일고, 좇대가리가 좇만 하몬, 중심을 몬 잡는 기라예. 이기 좇이 아이라, 방향타 아잉교? 유연한, 기인 허리에, 이 기다난 좇대가, 방향타로 탁 무게를 잡는다 아입니꺼?’
그는 항상 운전으로 인해 하체의 힘이 약해질 것을 염려해서, 집에는 언제나 빈 생수통을 하나 쌔벼다 놓고 있다고 했다.
‘자야! 니 뭐하노? 으이? 일 쫌 와가, 때리라!’
난 무엇을 때리느냐고 물어보자, 그 빈 생수통으로 아랫도리며, 히프, 허리를 돌아가며, 살이 벌게 지도록, 두들겨 패게 놔둔다는 것이었다.
‘그건 또 무신 이유래?’
‘마, 헹님은 잘 모르실 낍니더. 왠 종일 운전해 보이소. 피가 몽조리 다리로 몰린다 아입니꺼? 이때, 저만의 비법, 바로 피뽑기 라예.’
의족 동생은 집에 돌아와, 씻기 전에 벌거벗고, 물구나무를 먼저 선단다. 그리고, 무릎 위로부터 명치 아래까지 흠씬 빈 생수통으로 집사람이 두들기고 나서야 몸을 씻는다는 의족 동상!......
‘헹님요, 여 쫌 보이소. 이기 그 유명한 왕(王)짜 아잉교? 가운데 이 내리긋는 획이 핵심이라예. 양쪽으로 근육……굵게 쪼개진 거 보이지예?’
‘동상, 아무리 무식혀도 그렇지, 배때지의 그 글짜는 왕(王)짜가 아니고설랑, 공(工)짜 구만 그려. 물구나무 서기 땜시롱, 축 늘어진 자네 의족에 가려, 왕짜의 가운데 가로 긋는 획이 부어 버렸는 감서? 워디 자랑헐 게 없어 설랑, 공돌임네 선전하고 다닌디야? 히히….’
장난기 많으신 첨성대 형님의 비아냥에, 그 날 두 사람을 뜯어 말리느라 나는 진땀을 뺐다. 그렇다고 우리 세 사람에게 잇점 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셋이 모여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집사람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부르는 가를 밝힌 적이 있었는데, 그게 또 가관 이었다.
‘넌 뭐라고 불리우냐?’
‘뽑은 가래떡이라 안 합니꺼? 첨성대 헹님은요?’
‘나야, 뭐 별거 있간디?’
‘뭔데예?’
‘…….순대….’
하나같이 씹물이 묻어서 김은 무럭무럭 나는데, 이내 기운 잃고 축 늘어진다고 해서 붙인 별명 이란다. 대개 거봉 들은 그 크기만 장대했을 따름이지, 그 단단한 경직도를 섹스 중간에 끝끝내 유지하는 것이 최대의 난제였다. 그러다 보니, 자세를 바꾸는 것도, 언제나 좇을 보지에 끼운 채로 변환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만일 뺐다가 찬바람이라도 맞는 날에는, 그야 말로 그 놈의 멀쩡한 좇을 가지고도, 좇 되는 수가 많았던 저마다의 산 경험들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일한 화이트 칼라는 나 뿐이었는데, 개털인 것은 마찬가지 였다. 이런 와중에, 그 구형 빔 프로젝터의 등장은 세 사람의 구미를 당기기에 십상이었고, 세 사람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것을 구하자는 것에 입을 모았다. 크기가 좀 커서 그렇지, 마루에 설치하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노트북 PC를 짬짬이 빌려와, 그 꿈에도 사무치는 여자들 씹보지며, 빠구리 동영상을 극장처럼 감상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은, 세 사람을 감동과 기대의 웨이브에 휩싸이게 하고도 남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어이 한턱의 날짜를 잡고서, 난 그 무거운 빔 프로젝터를 집에 들고 와서, 첨성대 형님의 도움을 빌어 설치를 할 수 있었다. 공사판의 십장들과 친분이 두터운 형님은 그런 것쯤이야 라며, 아는 일군들 중에서 잰 사람을 보내어 순식간에 배선과 설치를 마쳐 버렸던 것이다.
‘자기야. 오늘 첨성….아니, 정미 아빠네랑, 경혜 아빠네랑 밥 먹고 온다는데 괜찮지? 집에 설치한 거 쫌 보자고 말이야. 생각해 봐. 우리 세 쌍 부부, 아이는 아직 없지만, 여섯 명이서 극장이라도 가려고 따져봐, 그 돈이 얼만가? 이제 척 하니 켜고, 불만 끄면 극장 저리가라 아니겄슈? 과일이랑, 마른 안주, 이것 저것 해서 술상이나 쫌 봐 주라, 응?’
‘OK!’
아니, 어쩐 일로 순순히? 밥을 먹고, 느즈막 하게 모인 이유는 내일이 휴일이기 때문 이기도 했고, 집에서 약주를 한다는 건전한 발상에 집 사람들이 비토를 걸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난 회사에서 이미 준비한 건전한 영화들을 틀었다. 불을 끄고, 구식 전축 이었지만, 사운드를 연결하고 나니, 그 박력 있는 사운드와 장쾌한 화면이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
‘이기 사람 사는 맛 아이가? 어데 극장에서 이런 룸싸롱 씨츄에이숑을 즐길 수 있겠노 말이다. 술 나오제, 안주 공짜제, 여자도 공짜….아야! 와 꼬집노?’
남자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목숨 같은 비상금에서 갹출 해야 될 자기 몫의 한턱 분량은 둘째치고 라도, 이런 호화로운 문화생활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에 흥분 하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아내가 실내의 불을 켰다. 그리고, 첨성대 형수님을 향해,
‘언니, 너무 시시하다, 뭐 짜한 것 쫌 틀어달라고 그러까?’
나는 거봉회 회원의 얼굴을 돌아다 보았다. 아! 이런 날이 올 쭐은!
‘없긴 왜 없어? 자 이제 부텀 돌릴 테니 잘들 보셔!’
난 아내에게 불을 끄라고 하고는,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광마우스를 정신 없이 움직였다. 곧이어, 화면에는 좌중의 탄성을 자아내면서, 여자의 보지 사진이 하나 가득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흐미, 미쳐분거….근디, 동상, 저 허연 궁딩이에 뭔 일로 얼룩점이 저리도 징하게 있디야?’
난 화면을 돌리다 말고, 불을 켰다. 그건 다름아닌, 영사막이 없는 관계로, 빨려고 내어 놓은 이불 호청을 걸었던 것이 문제였다. 어제 밤 진저리 나게 하면서 나와 집사람이 묻힌 것이 분명했다. 으이그, 딴 걸루 다가 걸어 놓을 것을…..
‘헹님요. 물도 물 이지만도, 저 얼룩은 보통 얼룩이 아이라예. 똥 찌끄래기 아잉교?’
아효! 눈도 띠발, 드럽게들 좋아요, 글쎄….
‘어여 보장게….얼릉? 왜 또 불은 켜싸코 그랴?’
그러나, 이번에 불을 켠 것은 여자들 이었다. 아니 왠 태클? 여자들은 부엌에 들어가 무언가 하나씩 양 손에 들고들 나오는데…’
‘그건 또 뭐래?’
‘아니, 물건들 감상하는데, 점수 채점이 있어야쥐?’
여자들은 저마다 점수 채점을 위한 도구를 들고 나왔는데, 한 손에는 주전자, 아니면, 냄비뚜껑, 그리고 다른 손에는 숟가락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여자들의 보지가 하나씩, 슬라이드처럼 화면을 가득 메울 때 마다, 여자들은 어둠 속에서 환호성을 울리며, 딸그락대는 소음 같은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더해서…..’
‘허이구, 조개만 보다가니, 눈깔이 줄창 홍합 되부러, 시방?’
‘그럼 메뉴를 바꿔 대접하죠.’
여자분들의 비토에, 내가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디렉토리를 열었다. 이어서 시작되는 슬라이드 쑈…. 완전 감동탕 할렐루야 씨츄에이숑의 천국 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보기에도 끔찍하게 보이는 거봉의 향연이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기나긴 슬라이드 쇼가 끝나고 내가 지린 다리도 펼 겸, 거실의 불을 켰다.
‘봐도 봐도, 우리 꺼만 한 게 없는디? 안 그려, 동상?’
첨성대 형수님의 한 말씀…..
‘맞아예, 한번 보실랍니꺼?’
‘엥?’
갑자기 조신하게 바닥에 앉아 있던 여자 세 명이 남자들 앞에 벌떡 서더니만, 입고 있던 홈 드레스를 위로 훌렁 벗어 버렸다. 남자들은 할 말을 잊어 버렸다. 아니, 이기….이기….무신….그것도 모자라, 자기 짝도 못 찾는 팔푼이들처럼, 자기 남편의 앞이 아닌, 딴 남자의 코 앞으로 보지를 들이대며, 서질 않는가?
‘아니, 이…이…이’
남자들의 입은 이내 닫혀졌다. 왜냐구? 지 마누라도 아닌 딴 여자의 보지가 활짝 열리면서 입 안에 덮쳐 왔기 때문이지 뭐. 서로가 눈치를 실금실금 보면서도, 안면을 죄다 막고 서 있는 여자들을 두 팔로 지그시 껴 안으면서, 보지며, 똥꾸녕을 손 끝으로 줄창 쓸어대는 남자들의 음험한 심리……이러다 누가 꼼짝마 하면, 이내 끝날 것을 염려하는 것처럼, 남자들은 여자들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처럼, 번개 같이 자세를 바꾸어 좇을 입안으로 물려 버렸다.
‘흐미, 동상…..첨성대 침몰이여, 침몰!….빠나나는 뽈따구니락도 찌를 거인디, 요놈의 첨성대는 목구녕으로 끝도 없이 빠져든당게…..’
‘헹님요, 형수님은 벌써 식사 하신다 아입니꺼? 꿀럭꿀럭 잘도 드시네…..’
그러나,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의족 동생 댁은 신기한 듯이 휘어진 내 좇을 이리저리 돌려 보고만 있었다.
‘안 빠실거유?’
‘뭐, 이리 생긴기 다 있노 말이다. 빠나나가 아이고, 부메랑 아이가? 뽈따구 뚤필까 무서버 우에 빨겠노?’
그러나, 의족동생 댁은 여지 없이, 칫솔이 뽈따구니를 찌르는 형상으로, 내 좇을 빨기 시작했다. 목구녕으로 채 넘어 가기도 전에, 휘어진 내 좇이 혀의 안쪽을 눌러대는 고로, 눈알이 뻘겋토록 구역질을 하면서도 말이다. 남자들도 옷을 벗어가면서, 여자들을 천천히 바닥에 줄을 맞춰 눕히고, 또는 엎드리게 하고 있었다. 나는 분우구를 살린답시고, 화면에 그 장엄한 사운드와 졸나리 천한 핑크색으로 떡칠이 되어 있는 저질 뽀르노를 돌려댔고…..나와 거봉회의 꿈은 그야말로 빔 프로젝트의 설치로 인해, 그 성취 기간이 단박에 당겨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자들의 권유에 따라, 지 각각 이었던 자세를 통일해 나가기로 했다. 줄지어 시작되는 69의 행렬,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거봉회 회원들의 미소 어린 얼굴이 바로 보이고, 그들은 말없이 입가로 질질 흘러 내리는 남의 아내 씹물에 흥겨워 했고, 남편의 좇이 아닌 다른 남자의 좇을 물고 빠는 여자들 역시, 옆을 돌아보면, 언제나 자기 것인 줄 알고 있었던 남편의 좇을 붙들고, 사족을 못쓰고 안달을 떨어가며, 쪽쪽 빨아대는 딴 여자들의 광란과 흥분이 목전에 있었다.
‘자, 임무교대!’
‘엥? 이기 무신…..’
남자들의 위에서 텃밭의 무 뽑아 먹듯이, 뿌리째 뽑을 것처럼 좇들을 빨아대던 여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워있는 남자들을 그냥 놔 둔 채로, 그녀들은 밀어내기의 형식을 차용한 돌려 빨기를 해대기 시작했다. 이제는 누가 누구의 마누라네 하는 감각이 상실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저, 눈 앞에 자동적으로 배달되는 짬뽕 그릇을 대하듯이, 그 허연 궁딩이 사이로 질척이는 씹보지를 양 손가락으로 잡아 째면서 쩝쩝대며, 핥고, 빨아댈 뿐이었다.
‘자 동상들, 이제 올 것이 왔쓰….우리의 진정한 빠와(파워)를 보여줘야 한당게. 돌려 박으!…….’
이제는 빠는 것도 모자라, 자세를 백팔십도 획 돌린 채, 쪽 팔리지도 않는지, 남편이든 뭐든 상관 하덜 않고서 위아래로 그 큰 거봉들을 쑤욱쑥 보지 안으로 때려 박아 쑤셔대기 시작했다.
‘얼쑤, 좋아….얼쑤…니기미…..동상댁 보지는 찰보진 갑써?’
‘아가각……헹수님예, 좇 뿌라지겠심더…고만 하이소…..’
‘어휴, 나 미쳐…..우리 마누라 똥꾸녕 보다 더 쪼이넹…..윽윽윽윽……’
여자들이 또다시 남자들을 갈아탄다. 이기 무신 빠나나 보트도 아니고 설랑, 여자들은 그 획일적이고, 짜 맞춘 듯한 타이밍과 혼연일체의 리듬감으로, 마치 마술경기에서 보조를 맞추어 말 위에서 율동 하는 자세로, 남자들의 거봉 위에서 허리춤을 멋들어지게 추고들 있었다.
‘자, 이제 해산! 전원, 원위치 랑게……얼릉? 싸기 전에 말이여?’
이제 남자들은 그제야 정신이 들고 있었다. 결국, 아내들이 그 칼날 같은 타이밍에 맞추어 지 남편의 좇대가리 위로 뽄때 있게 원위치 한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잘하는 행동으로 보였으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좇물은 부부끼리 교환해야 하지, 암, 그래야 하구 말구…..세 쌍의 부부 사이에는 무슨 이불빨래 헹구는 소리가 나면서, 온통 철푸덕, 철철철, 척척척척. 쑤국쑤국 하는 야시시한 소음으로 가득했다. 종국에 비명과 울부짖음으로 막을 내리는 환상의 떼씹…….완전 예술의 감동탕 이었다.
‘엥! 왜들 일어나? 더 어푸러져 있지 않고 설랑?’
여자들이 남자들의 좇물이 질질 새어 나오는 사이, 땀에 쩔은 얼굴과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면서, 누워 있는 남자들의 앞에 우뚝 섰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을 내어 보이며,
‘미션 썩세스!’
아니, 이기 무신, 자다가 떠드는 귀신들의 잠꼬대?
‘여보 놀랐쥐? 당신들만 거봉회 인줄 알고 있으면 오산 이쥐. 부창부수 아니우? 우리도 사우나에서 만나서, 모임 결성 한지 오래 됐다우! 이름이 뭐냐구? 거웃회……이름 죽이지? 거웃이 뭐냐구? 씹털 아니우, 씹털? 사우나에서 척 하니 세 사람, 금방 알아봤다니깐? 씹털이 다들 보통이 넘어요. 당신도, 맨날 그러잖아? 보지 빨기 전에 못 찾겠다 꾀꼬리, 꾀고리…..암튼, 어쨌거나, 남편들이 피 같은 개털 주머니 털어서, 이걸 샀다는데, 위로 차원에서 우리 거웃회에서 선심공세 한번 쏴야지, 가만 있으면 되겠수? 우리도 애칭 있어….큰 누님 애칭은 털이 하도 우거지고 살을 콕콕 찔러 댄다고 해서 죽림, 동생 애칭은, 우거지긴 했어도 아직 처녀림 같다고 아마죤, 내 애칭은 뭐냐구? 뭐 일 것 같아? 맞어! 역시 남편은 다르네….. 보지 털이 바다 같이 넓고 넓다고 해림이래, 언니가 지어 줬어. 어때 우리 거웃회? 짱 멋있지?’
역시 거봉은 우거진 수풀 속에 있어야 멋이 더한다는 것을 아내들이 우리보다 먼저 알고들 있었던 것 같다. 그 날, 거봉 들은 오랜만에 울창한 수풀 속에 잠겨, 극장 안에서 치른 전쟁의 포연을 뒤로하고서, 새벽의 미명을 가르며, 뜨는 해를 흡족한 심정으로 맞이 할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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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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