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대길(入出大吉)-입출대길(入出大吉)-
연말연시가 이번 해처럼 조용한 적은 없던 것 같았다. 연말 연시가 되고 나면 번잡한 음식 준비에, 사람들과의 왕래로 인해, 하루 하루가 볶아치는 것 같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번 해에는 왠지 조용하기만 했다.
‘자기야, 아버님, 어머님도 온천 여행 가셨으니, 우리도 좀 재미있게 보내자. 응? 오래간만에….’
아내의 코맹맹이 소리를 정말 오랜만에 들어 본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아내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는, 아내의 그런 모습에서, 언제 저런 구석을 갖고나 있었나 싶은 생각마저도 들었고…
‘뭐가 하고 싶은데?… 아이들이야, 장모님께서 좀 봐주시면 될 거고….’
‘그 말, 진심이야? 나 그럼 엄마한테 전화 해 놓는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는 속으로 고작 해 봐야, 영화나 보러 가자든가, 아니면, 어디 가서 평소에 못 먹어본 음식 타령이나 할 게 뻔 한데….그렇게 생각을 굳히고 있는 나 자신도, 어떻게 보면 아내에게 너무도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여자답지 않게,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한번도 비토를 건 일도 없고, 매일 매일의 바쁜 일과 속에서, 여자로서의 멋과 운치를 잊고 살아간다고 눈을 흘기는 정도의 아내…..우리는 건넌방에서 주무시는 부모님께 행여 소리라도 새어나갈까 싶어, 더운 여름 철에도 땀띠가 나도록 이불을 쳐 덮고, 그 짓을 했다. 뻔뻔한 낮짝 이라도 된다면, 누구 누구처럼, 휴일 대낮에 모텔에라도 가서, 소리소리 질러가며, 평소에 하고 싶던 색흥 이라도 내 보면 좋으련만, 아내는 그래도 여적 불만이 없이, 그런 것이 사람 사는 것인가 부다 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나의 고지식 함은 섹스에도 당연히 반영되어 오고 있었으며, 언제나 신문과 방송에서 떠드는 바람난 가족들의 일탈에 대해서는 호된 비난을 마다하질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나의 섹스는 언제나 이불 속에서만 용맹을 자랑했고, 불이라도 켜졌다 싶으면, 발기조차 어려워지는 훈장선생의 스타일을 닮아가고 있었다. 꼭 뭐, 훈장 선생이 섹스에 약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나의 섹스는 거지반, 의무 방어전이나, 예방주사 같은 분위기 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아이들 마저 장모님께 맡기고 돌아온 집은, 왠지 썰렁한 느낌마저 들었고, 아내도 그걸 느끼는 모양이다. TV를 틀어도 여기저기서 연말의 분위기에 걸 맞는 방송이다, 특집들을 해대고 있었지만, 나는 집에 오자마자, 여행을 떠나신 아버님께 전화를 넣었다. 그 모습을 보고 혀를 차는 아내….잘 놀고 있는데, 전화는 뭐 하러 걸었느냐는 말씀에 나 스스로 머쓱해져서 끊고 말았다.
‘누가 효자 아니랄 까봐…..’
아내의 지분거림이 들렸지만, 나는 그래도 그것이 마음 놓이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저녁을 일찍 먹고, 나는 아내에게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도 까먹은 채, 소파에 누워 TV를 보면서, 꺼벅꺼벅 졸기 시작했다. 언제나, 나를 나무라면서, 졸리면 방에 들어가서 잘 것이지, 꼭 사람들 발걸음도 조심스럽게, 소파에서 퍼질르고 잔다며, 등을 떠밀던 그 소파에서 나도 모르게 다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자기야, 나가자!’
TV 소리 인 줄 알고, 얼결에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으면서, 일어난 내 앞에는 아내가 서 있었다. 평소에 못 보던, 코트를 걸쳐 입고 서 있는 아내의 모습. 사실 말이지, 아내의 피부는 백옥 같다. 언제나 희끄무리한 이불 속에서만, 보아오는 아내의 나신이지만, 나는 언제나 어두운 미등 속에서도, 허옇게 반사되는 아내의 살 빛깔을 칭찬하곤 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섹스를 많이 하면 할수록, 음순도 검어지고, 주변의 선홍색도 사라진다고들 했지만, 아내의 보짓살은 허연 엉덩이 살과 맞물려 도리어 핏기를 잃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밤에?’
‘그럼 낮에 나가게? 어머님, 아버님도 안 계신데, 이렇게 저녁 시간에 외출해 보는 것도 재미 있잖아?’
‘어디 가게?’
‘요 앞에……’
나는 츄리닝 바람에 파카를 걸쳐 입었다.
‘그래도 쫌 그럴싸하게 입지….’
아내는 또 다시 태클을 건다. 집 앞에 나가는데 무슨 준비가 그리도 호들갑인지….나는 마지못해 바지만이라도 아내의 요구대로 갈아 입었다. 밖의 날씨는 쌀쌀하고, 사람들의 인적도 뜸한 그 시간에, 아내는 나의 팔을 잡아채서는 종종 걸음을 내 딛고…
‘겨우, 요기 오자고 그렇게 옷을 챙겨 입게 했다구?’
내 눈 앞에는 언제나 퇴근길에 왁자지껄 하며,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던 그 포장마차가 있었다. 연말연시에도 그들은 장사를 하고 있었고, 별다른 손님도 있을 것 같질 않았지만 서도 그렇게 불은 밝혀 있었다. 실내에 들어서니, 사람들도 빠지고, 안에는 주인 아주머니로 보이는 분과 음식을 날라주는 아저씨 한 분이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이 밤에 뭐가 먹고 싶으셨남?’
‘꽁치구이…’
‘아니, 쌩뚱 맞게 꽁치구이는?’
‘자기, 모르는 구나? 이젠 연탄 안 쓰는 집들이 많아서 가스 불에 굽는 것 보담, 연탄불에 석쇠로 굽는 꽁치구이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로바다야끼 같은 곳에서도 가스불로 덮인 철판에 구워 주어서 좋긴 한데, 연탄불에 구운 것만큼은 맛 없더라구.’
그 말은 맞았다. 아내의 상차림은 시부모님의 입맛에 조율되어 있기에, 다른 같은 나이의 여자들에 비해서 조금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 이었다. 모두 어머님께서 간을 보시고, 평을 해주시는 것도 있기는 했지만, 요즈음은 간을 보아도 맛을 잘 모르겠다고 하시며, 자꾸 짜지거나 달아 진다고, 집사람에게 간을 부탁하시는 것을 보면 그것도 그렇다. 나는 아내의 총평을 이해하자고 생각했다.
‘술 먹을래?’
‘응, 안주는 꽁치구이, 당신은?’
‘글쎄, 뭐가 좋을까? 나도 그걸로 할께. 오뎅국물이나 많이 주어도 좋겠구만…’
집사람과 오랜만에 대하는 자리….아내는 꽁치구이에 오뎅국물이 날라오자, 저녁을 먹은 지, 서너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입맛을 다셨다. 나는 아내의 술잔에 술을 따라 주었고, 나는 나의 잔에 술을 자작으로 부으려 했다.
‘그렇게 혼자 술을 따르나? 오늘은 나도 있는데….어여 병 줘 봐…’
아내는 나를 나무라면서 눈을 흘기는데, 즐거움이 얼굴 전체에서 넘치고 있었다. 오랜 만에 맞이하는 해방감, 그리고, 남들은 복작댄다는 연말 연시를 이렇게 한적하게, 그것도 너무도 오랜만에 즐길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아내의 분위기는, 나까지도 슬며시 전염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게 좋아?’
‘얼마나 오랜만인데? 자기는 안 그래?’
‘하긴, 이렇게 둘이 오붓하게 보내는 게 오랜만이긴 하네.’
‘이렇게 조용한 연말연시도 정말 처음 이잖아? 아버님, 어머님도 여행 가셨구, 아이들도 엄마가 봐 주고….당신이랑 이렇게 데이트 하는 것도…’
아내는 작은 것에 늘 감사하는 버릇이 있었다. 내가 살갑게 대해주지도, 자상하지도 않은 성격임을 잘 아는 아내였기에, 나의 무관심과 털털함, 그리고, 인생을 직선으로만 보고 일관하는 자세에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는 아내였다.
‘아니, 꽁치구이 시켰으면서, 어찌 손도 안 대시나?’
‘이것 봐! 지글지글 하는 게 정말 맛있어 뵌다. 그런데, 꽁치구이는 살을 바르기 시작하면 금방 식는 게, 고게 흠이에요.’
‘아니, 식지 않는 음식도 있나?’
아내는 음식을 앞에 두고 너스레를 떨기에 정신이 없어 보였다. 술은 나만 먹는 것처럼, 아내의 술 따름도 이미 지쳐, 이제는 나의 자작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 술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술이 술을 먹고 있는 것 같은 광경이었지만, 아내는 그 것마저도 좋아 보이는가 보다.
‘자기야, 우리 들어오고 손님 하나도 없다, 그치?’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겠지 뭐. 당신이랑 나랑 이렇게 오붓한 것처럼 모두 집에 들어가 있는 거 아닐까? 이번 해는 정말 특별하지만…’
‘당신은 너무 고지식해!’
아내가 술이 조금 오르는 모양이다. 나를 두고 성토의 분위기가 시작되는 걸 보면 말이다. 가끔 친척들 끼리 모여 고스톱도 치고, 술이 오갈 때, 한두 잔 오가는 술잔을 받아 마시고 나면, 의례 나를 안주 삼아, 도마 위에 올리곤 하던 아내의 그 버릇…
‘그래, 고지식이 나쁠 건 또 뭐야? 보수적인 게 문제라면 모를까?’
‘당신은 누가 뭐래도 부모님이랑, 애들 밖에 모르는 건, 좋은 일인데, 나도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들 때, 밖에 나가 소리라도 꽥 지르고 싶은 때가 있다는 걸 알아 줬으면 해.’
‘누가 모르냐? 그걸 인정할 분위기가 안되잖니? 어디, 아버님, 어머님 앞에서 우리 기분을 다 풀겠냐구?’
아내의 주정은 그런 식이었다. 좀 자유스럽게 살아보자고 항상 입버릇 처럼 되뇌이는 아내. 방안에 들어가 있다가 부르시기라도 하면, 입던 옷을 한번 이라도 거울에 비추어 보고 방을 나서야 하는 불편함을 남자들은 모를 거라고 항상 얘기했었다. 하기사, 나이가 드셨어도 나에게는 부모님 이기에, 앞에서 뒹굴어도, 빤쓰 바람에 나선다 해도, 나의 버릇없음이 문제 될 뿐, 가릴 것은 없었지만, 아내는 겨울보다 더운 여름의 옷 챙겨 입기는 짜증이 난다고도 했다.
‘우리끼리 살면, 그럼 어떻게 하고 살 건데?’
‘나도 집안에서 시원하게 옷 좀 입고 다니지 뭐, 나시 티에 핫 팬티도 입고, 밤에 물 가지러 갈 때, 나도 빤쓰 바람에 나가도 되고… 우리들만 사는 집에서 그 정도야 괜찮지, 않겠어?…’
아내는 큰소리로 얘기하는 자신의 목소리에 지 스스로 놀라, 입을 막았다.
‘내가 너무 크게 얘기 했나봐.’
‘너 너무 취하는 거 아냐?’
‘아니야, 여기 반 병 밖에 안 먹었는데?’
아내의 주량은 내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한 두 잔을 더 넘기고 있었다.
‘아주머니, 여기 소주랑 안주거리 좀 주세요.’
아내가 말을 막은 사이, 젊은 청년 같은 사람이 들어서서 술을 청한다. 이런 적적한 시간에 그나마 자리를 메꾸어 주는 것으로 인해, 포장마차 안은 그나마 손님들이 북적 이는 느낌이 돌았고…
‘우린 가족이라고 해도,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길래, 저렇게 혼자 술을 먹지?’
아내의 작은 관심. 낮은 목소리로 행여 그 젊은 사람이 들을세라, 눈치를 살펴가며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신경 끄시죠? 우리랑 비교해도 한 10년은 젊어 보이는 구만. 누구 기둘리는지 어떻게 알아? 이런 곳에 와서 딴 사람 관심 두는 것도 늙어가는 증거라는 거 몰라?’
그는 술을 적적하니 들이키고 있었으면서도 우리가 있다는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저 술을 들이키면서 구섞에 놓여진 작은 TV를 바라다 보면서 조용히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자기야, 우리만 따듯한 난로 옆에 있는데, 저 사람도 우리 근처로 오라고 하지? 저곳은 입구와 가까와서 술을 마시면서도 몸이 덜덜 떨릴 텐데… 우리가 이렇게 난로를 꿰차고 있으니, 저 사람이 저곳에 그냥 앉아 버렸나봐. 같은 돈 내고 술 마시면서 우리가 저 사람, 춥게 내몬 것 같다, 그치?’
나는 속으로 그것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 노땅 들이 석유 곤로를 붙들고 추위 타령을 할 때는 물이 안 좋다며, 아예 다른 곳으로 갔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그 젊은이는 우리 부부로 인해 공교롭게도 추운 입구 쪽에 앉아 버린 건지도 몰랐다.
‘젊은 양반, 거기 추울 텐데, 이곳으로 와서 같이 앉지?’
‘괜찮습니다.’
‘괜찮데 나봐.’
나는 됐다는 심정으로 아내를 바라보며, 이제 그만큼 했으면 되었다는 눈초리를 보냈다. 집사람은 화장실을 갔다 온다며, 자리에 일어나서는 화장실을 가다 말고, 그 젊은이에게로 가서 말을 붙였다. 아니, 저 여자가?
‘저, 그럼 같이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사실 입구 쪽이 정말 춥긴 춥네요.’
집사람은 기어이 그 젊은이를 우리와 같은 쪽에 합석 시켰다. 주인 아주머니가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적적할 때 잘 됐다는 식으로 닭발 안주를 서비스로 들고 오면서 아내의 친절함을 입에 올렸다.
‘사람이 많을 때는 입구 자리도 괜찮은데, 이렇게 썰렁하면 입구에서 부는 바람이 여간 아니쥬. 이렇게 신경 써 주시니, 젊은 양반도 적적하질 않아서 좋고…’
그냥 소주만 들이키다 갈 판에 이렇게 합석이 되고 나면 안주라도 더 팔까 싶은 생각이 치밀었는가 보다. 으이그, 장사속 이란….화장실을 갔다 온 집사람은 이제 내 옆자리에 앉았다.
‘학생이에요?’
‘아뇨! 재수생입니다. 그것도 직장 재수생이요.’
그는 연거푸 미역국을 먹게 된 자신이 하도 초라해져서 연말연시고 뭐고 다 일 없다고 했다. 나와 그 젊은이는 어느새 주거니 받거니 술을 들이키고, 집사람도 그 사이에 평소의 주량을 넘어서서 몇 잔을 더 받아 마셨다.
‘당신, 너무 먹는 거 아냐? 이게 벌써 몇잔 째야?’
‘아니에요, 당신 두?’
나는 집에 가자는 암시를 그렇게 날렸는데, 집 사람은 별거 아니라며, 고개를 내 젖는다. 여러모로 준수한 용모의 그 젊은이는 군대도 갔다 오고, 입사 시험을 위해 이력서도 수태 써 냈지만, 잘 되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 고급 실업자 소리 듣기도 싫어서 아무 일이나 닥치는 대로 하고 있다고 했고… 그나마 핸폰비 라도 벌고, 전철비용이라도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자네는 부부라는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글쎄요, 요즈음 사람들 사는 꼬라지를 보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가도 애저녁에 달아나곤 합니다.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것도 그렇지만, 서로간에 정이나 사랑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이해 타산으로 만나서 엮여지는 것 같아서 말이죠. 이혼도 장난이 아니고 말입니다. 이혼을 생각하면서 결혼 하는 건 아니겠지만, 어디 서로 바람 피울까 무서워 결혼하겠습니까? 그저 즐길 상대나 찾아서 이렇게 하루하루 길들여 지는 것도 나쁘진 않던데요?’
‘우리는 같이 산지가 꽤 되는데….그럼 우린 뭐가 되는 거지?’
‘아직까지 같이 사시냐, 이런 인사를 받게 되시는 거죠. 요즈음이야 서로 질력 나면 돌아서고, 애인도 줄기차게 만들어 사니, 서로에게 흥미를 잃었다 하면 끝장난 거 아니겠어요? 지 싫으면 관두는 평양감사들이 바로 요즈음 부부들이라고 보면 됩죠.’
‘애들은 어떡하구?’
‘애야 낳질 않으면 되죠. 요즈음 젊은 사람들, 서로 즐기기 위해 임신, 출산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거 모르고 계세요? 이혼 할 때도 성가셔, 여러모로 걸리적 거려. 애를 왜 낳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맨날 젊은 시절이 계속될 줄 아나?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외로움을 탈줄 알고, 그 안에서 배우자에 대한 갈급한 갈망이 이는 게 아닐까 이 말이야.’
‘아직까지 모르시는 말씀이네요. 신문 방송에서 떠들어 대던 X세대라고 아시죠? 갸들이 이제 성인이 다 되었다구요. 소비지향주위 에다가, 인기몰이에 학창시절을 바친 갸들이 성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문화적인 코드가 달라질 건 분명하죠. 보세요. 그네들이 원하는 건 뭐든지 밀어 붙이잖아요? 쪽수의 모럴, 다중매체의 힘을 이용한 여론의 형성….섹스와 음란함의 경지도 그들이 원하는 문화 개방의 한 방편 이라구요.’
‘자네 아는 것도 참 많네?’
‘제가 아는 것이 많은 게 아니라, 내가 짓밟히지 않으려면 세상이 그런 지식을 필요로 해요. 저 이래 뵈도 신문 방송에서 떠드는 그런 섹스 와류에 휘말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요. 이제야 사는 게 그런 것들 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떨치고 돌아섰지만, 세상이 모두 저처럼 삶의 추격에 등을 대고 있는 건 아니에요.’
아내가 옆에서 그의 얘기를 의미심장하게 듣고 있었다. 그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도 그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에 보수적이고, 단촐 하게만 살아왔던 나와 아내는 놀라운 감이 너무도 많았다.
‘그럼 애인도 있으세요?’
‘하이고, 아직 모르시네….많은 가정이 그래도 건전하게 사는 것 같죠? 이젠 그게 드라마 소재 라구요. 실제로 눈을 까 뒤집고 그 삶의 안을 들여다 보면 온통 은 물들 이죠. 누가 막아서지도 못할 만큼, 정부가 개입할 수도, 불문률이 조정기능을 발휘하고 싶어도 이미 고삐를 잃었다구요. 그 많은 불륜과 비도덕적인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서 감옥에 사람들을 때려 넣는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들 과반수는 알게 모르게 지은 죄 때문에 들어가야 할걸요? 그런데도 제일 중요한 관건은 여유 있는 종자들의 놀음이 살기에 급급한 사람들의 뒤꼭지를 울리고 있단 겁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래?’
‘정부는 이미 사회 저변에서 일어나는 음란한 바람에 지쳐 넘어 졌구요. 자기가 그걸 감당할 여력이 없으니 손가락질 하기에 바쁜 거라구요. 제가 예를 하나 들어 볼께요. 요즈음 고딩, 중딩 무섭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제일 무서운 건, 법적으로도 다구치기 힘든 바로 아줌마 들이라구요.’
‘아니 아줌마가 왜 무서워?’
‘제가 사귀었던 여자들 대부분이 결혼한 아줌마 들이었는데요. 이 사람들이 보통이 아니에요. 세상이 바뀐 것을 제일 먼저 실감하는지, 마구 돌려 대는데, 가정이고, 나발이고 없이 보지에 불 나서리, 해대는 걸 보면….’
‘아니, 그렇게 심각해? 우리 마누라는 그럼 뭬이야? 꿔다 놓은 보릿자룬감?’
‘아저씨도 생각 달리 먹으셔야 할걸요? 만일 저 같이 어린 것들이 한 두번 시내루 멕인다고 아주머니께서 눈 하나 깜짝 하시겠어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방패막 없이, 상황과 분위기가 갖추어 진다면 어쩌 시겠어요? 제가 아는 어떤 아주머니는 남편 찾으러 단란주점 왔다가 보지에 불 나서 내두르는 거 봤는데 장난이 아니었다니까요.’
‘ 그 얘기 좀 해 줘 봐.’
‘남편 되시는 분이 단란주점에서 정신을 빼 놓고 있었던 모양이지요. 저야 친구들 곁에 빌붙어 한잔 빨고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께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해서는 우리 방으로 치고 들어왔지 뭐에요?’
‘그래서?’
‘옆방에 들어가 봤는데, 글쎄 지 남편이 아랫도리 까고 젊은 년에게 줄창 박아대고 있었나 봐요. 요즈음 그렇잖아요? 도우미라는 것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서 이리저리 보지 까는 거 말이에요.’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요? 그 아주머니가 방에 냅다 들어와서는 우리 술을 몽창 퍼 재끼는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는 탁자 위에 올라가서는 우리들 앞에서 치마를 내리고, 그 털도 무성한 보지를 마구 벌려 가면서 박아달라고 벌렸다니깐요! 우리야 겁날 것도, 손해 날 것도 없었죠. 어디 그런 아줌마 보지 한 두 번 먹어 보남요? 그냥 옆 방의 남편 귀에 들어가라는 식으로 탁자의 안주랑, 술, 싹 밀어 놓고 디리 해댔죠. 죄책감이요? 그런 거 없어요. 에이즈요? 아니, 그런 지경에 나선 아줌마들, 대개 집에서 조신하게 살림만 하다 열 받는 게 대부분 인데, 그야말로 신선 보지 그 자첸데… 병이 어디 있게요?’
‘그래도 임신이랑 그런 거…’
‘아니 임신할 거 신경 쓰는 여자가 그렇게 논대요? 우리도 별다른 생각 없죠 뭐. 같이 놀자는 얘긴데….’
이미 아내가 시킨 꽁치구이는 그 친구의 입으로 안주 삼아 들어가 접시는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밤은 깊어 가고 있었고, 주인 아주머니도 하품을 디리 해대면서 우리가 빨리 자리를 비워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바쁘지 않으면, 집에 가서 한잔 하는 게 어떨까? 어쩐지 자네랑 얘기를 해 보니까 나랑 집사람도 같이 젊어 지는 거 같네.’
‘에이, 이 시간에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남의 집을 기웃대겠습니까? 일 없습니다. 그냥 집에나 돌아들 가시죠. 그냥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시는 두 분에게 쇼크나 들이대기 싫군요.’
‘쇼크라니?’
‘아니, 섹스 조건도 없이 이 시간에 술 한잔 걸치고, 맨 좇 후두르면서 집에 갈 청승이 또 있겠습니까?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보공개의 답례로 아주머니와 즐거운 시간 정도는 보답하셔야 도리가 아닐까요?’
‘허어, 이 사람이… 누가 공개 하랬나? 보자보자 하니깐 두루!’
그러나,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집사람의 손가락 질 이었다. 내 옆구리를 쿠욱 찌르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는 것이 동해도 꽤나 보지가 동했던 모양이다. 평소에 그렇질 않던 아내가 술김에, 해방감에 오늘의 탈선을 오히려 스스로 즐기는 눈치였다.
‘당신 괜찮겠어? 난 아무것도 못 해주는데…’
‘젊은 친구 있잖아요? 당신은 술만 먹었다 하면 황천행 인데…’
술값을 치루고 포장마차를 나오는데, 주인의 눈초리가 옳커니 또 저렇게 붙어서 앵겨 나가는 구만 이라는 눈치였다. 얼마나 이런 경우를 목도했으면 그럴까 싶기는 했어도, 우리 두 내외가 그런 시선을 받으리라고는 여기에 들어설 때도 예상할 수 없었는데…아내는 이미 그 젊은 친구의 팔짱을 끼고, 앞을 나선다. 나는 취한 걸음에 비척 대면서 아내가 그 젊은 친구에게 안겨 앞을 지나가는 것을 바라 보았고…머리 속이 복잡했다. 섹스로 부부의 선을 그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우스꽝스런 생각을 해보지만, 아무래도 상대편의 섹스에 대한 욕구가 서로를 구분 짓는 잣대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따라 들었다. 아내는 화냥끼도, 바람기도 없었다. 그녀도 그저 다른 아줌마들의 일편적 탈선의 유혹을 맛보고 싶은 욕구와 충동에 휩싸여 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고…나는 스스로를 위안 삼았다. 내가 느꼈던 그 젊음에 대한 강한 유혹… 지금으로부터 한 5년만 뒤로 돌이킬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그 욕구가 저 젊은이의 좇대를 통해 아내를 회춘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실낱 같은 희망 때문 인지도…아내는 가다 말고, 돌아서서 나에게 소곤댔다.
‘여보, 벌써 코트 속으로 내 젖을 만져 보더니, 나 보고 십대 갓 넘긴 것 같다고 그랬지 뭐야! 나 오늘 정말 놀아도 돼지? 당신은 구경만 해야 돼? 그래야, 내가 얼마나 젊어지는지 알 수 있잖아? 나 이 총각 계속 불러 들였으면 좋겠다. 점점 젊어지게….’
아내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여자를 약하게 하는 젊음에 대한 유혹… 해가 저무는 마당에 아내는 새해의 떡국이 별로 탐탁치 않은 모양이었다. 해를 넘기기도 전에 저렇게 세월을 거꾸로 자시고 싶으셨는지, 아내는 그 젊은이와 엉겨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자네는 이런 섹스가 좋은가?’
‘싫을 것도 없죠, 뭐. 무슨 걱정을 하겠어요? 남편 되시는 분이 호응해 주겠다, 약속도 필요 없고, 이른바, 하루살이 떼우기 섹스에 무신 의미가 필요하겠어요? 그냥 하루 저녁 잘 놀고 가면 되는 거죠. 그렇다고 우리가 다 그렇게 막 사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섹스라는 일면에 있어서 정 붙일 곳이 없어서 불나방처럼 이 보지, 저 씹구녕 쫓아 다니는 거지, 남 부부생활 망치려고 다니는 짓거리는 애저녁에 꿈도 안 꿉니다. 그러다 벌 받게요?’
그건 그랬다. 즐겁자고 벌리는 섹스에 내가 괜시리 명분과 의미와 목적을 내세우고 있었지만, 아내에게 덤벼드는 그의 서슬은 그런 것 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더욱이 아내의 섹스는 오늘 밤, 화려하게 회춘을 시작하는가 보다.
‘이것 좀 봐.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깐.’
아내의 팬티를 벗기면서 그 총각이 탄성을 질렀다. 벗겨지는 팬티의 섶부분에 물풀처럼 찌익 붙어 나오는 아내의 씹구녕 샘물…이미 아내의 보지는 흥건했다. 나는 소파에 앉기 전에 흡사 누구라도 볼세라 거실의 커튼을 쳐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젊은이가 웃었다.
‘아자씨, 누가 본다고 그러세요? 또 보면 어떻습니까? 이미 섹스라는 거 모르는 인간들 없는 마당에, 관련 없는 인물들, 보는 즐거움이라도 들려주면 아저씨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좇꼴리고 좋잖아여?’
나는 그래도 보수적인 인간인가 보다. 그치의 얘기에는 아랑곳 하질 않고, 아내의 보지를 거실에서 디리 까 놓고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이 챙피 했으니 말이다. 나의 이중성…..그러나, 그는 젊음을 담보 삼아 당당했다. 나에게도 저런 뻔치가 있었으면…집에 들어서자 마자, 내가 예상하던 결과들이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술은 깼나?’
이미 세 사람은 제 각각의 섹스에 심취해서 열이 올라 있었고, 이미 술기운에 몸을 기댄다는 설정은 의미가 없었다. 나를 향해 아내는 구원의 표정을 보내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건 구원의 요청이 아니라, 나에게서 불거지는 허락의 확약 같은 것을 갈구하는 표정이었다. 아내는 그의 앞에서 팬티를 벗고, 옷가지마저 훌렁 벗어 재꼈다.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어디 미친 년이 아니고 서야, 남편 보는 앞에서 외간 남자에게 저렇게 보지를 보일 수 있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아내는 보지 뿐만이 아니었다. 젊은 친구의 몸에서 풍기는 갖가지 냄새마저도 그 자신을 5 년전, 아니 10 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저씨, 아저씨도 와서 같이 해 보시죠. 젊은 사람들, 섹스란 게 별거 아니에요. 목적을 두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에요. 누구의 아내니깐, 누구의 여자니깐, 부부 사이니깐, 친구의 애인이니깐… 이런 거 다 좇 같은 씹방아 라구요. 아니, 벌거벗고 디리 쑤시는 이 마당에 그게 다 무신 소용이래요? 서로가 섹스와 쾌락 속에서 지져대 지면 그뿐인데….아주머니 좀 보세요. 아까 포장마차에서 다소곳하게 앉아 계시는 것 대신에 지금은 지 손으로 보지구녕을 손가락으로 쑤셔 대면서 제 좇을 빨고 계시잖아요? 이런 표정, 평소에 보신 일 있으세요? 그저 즐거우면 그만 입니다. 제가 뭘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무얼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 서로 좋자고 덤벼보는 거, 이게 젊은 섹스 라니깐요!’
나는 그 치가 부러웠다. 아내가 무릎을 꿇고 그 젊은이의 잔뜩 발기된 좇을 손바닥으로 거머쥐고, 그가 말한 것처럼 젊은 섹스를 하고 있는 아내와 달리, 좇대 조차도 머뭇 거리면서 세워보지도 못하는 나의 알량한 자존심과 소유욕은 흥분은 커녕, 아내의 음란성과 정조에 대한 무지를 욕할 뿐이었다. 이제까지의 살아온 결과로 본다면 그건 불륜 이었으니까.
‘아저씨도 한참 교육 받으셔야 겠네. 아주머니 좀 본 받으세요. 섹스라고 맘 먹으니까 이렇게 열성 이시잖아요? 그러니, 제가 섹스를 못 끊죠. 그리고, 이런 멋진 몸매가 아저씨 같은 무지랭이 밑에 깔려서 고생하는 줄, 다른 삶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게 원통할 따름 입니다. 아주머니를 섹스 속에서 해방 시켜 보세요. 부부라는 관계를 넘어서서 아주머니가 어여쁜 여자로 등장할 테니까요. 전 아주머니의 요 히프가 이뻐서 못살 겠네요. 어디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네. 여자는 칭찬에 약하기도 하지만, 칭찬 속에서 평소와 다르게 아름다워 진다는 사실을 아실랑가 모르겄네….’
그건 맞는 말이긴 했다. 벗겨 놓고 보면 그 누구 보다도 아름답다는 나의 생각으로 인해, 남들에게 절대 공개해서는 안되고, 나만의 패턴만으로 들고 쑤셔서, 내 앞에 영원히 굴복시켜 놓아야 한다고 다짐했었는데, 아내는 그런 나의 의지와 다르게 누구에게나 어여쁘게 보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요걸 좀 보세요. 여자들은 자신의 몸 속에 섹스의 화신이 있다는 것을 정숙함으로, 부부라는 관계로, 엄마라는 위치 때문에 속고 살아갑니다. 뒤로 벌린 이 보지에서 흐르는 씹물이 뭘 말하는 거 같아요? 여러 생각 하지 마세요. 그러니 늙은이 소릴 듣는 거라구요. 씹보지가 움찔거려? 그럼 빨아달라는 소리구나, 씹물이 흘러? 그럼 쑤셔달라는 얘기구나. 더 이상 무슨 공식이 필요합니까? 저처럼 이렇게… 끙… 이렇게 쑤셔주면 되요. 제가 하다 하다 싸면 다른 사람이 와서 자지러 질 때까지 또 박고, 완전히 보지에 길 날 때까지 박아 보세요. 그래도 아주머니가 싫다고 하실까요? 아니에요. 보세요. 이렇게 좇대가리가 보지 속에 들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히프가 덜덜 떨리면서 똥꾸녕이 사정없이 움찔 거리잖아요? 남자들은 못 당해요. 여자들이 갖고 있는 음란한 깊이를 말입니다. 그저 채워주고, 지가 안되면 남 좇이라도 줏어 다가 박아주다 보면, 자연스레 세월이 가고, 남편 사랑에 고개 숙이면서 까무러친다 이겁니다.’
그의 이론은 평상시라면 미친쌔끼 좇까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그의 좇대가리에 눌려 보지를 만장으로 까서 뒤로 척척 대며 밀어대는 아내의 요분질을 보고 있자니, 일면 맞는 것도 같았다. 아내가 비명을 지르면서 정신을 놓았는데, 그 젊은 친구가 아내의 젖을 꼬집고, 뺨을 후려치면서 기어이 아내의 정신을 깨워 놓는다. 그런 그의 무지막지 함 조차, 아내는 젊음이라고 느끼는 모양이다. 나의 루틴과 다르게 쌍욕과 음란한 욕설, 그리고, 막무가내로 섹스를 강요하는 자세에서 조차 아내는 기뻐했다. 아내가 시이소오를 탄다. 그 놈의 위에 올라가 좇대를 보지에 끼우고 그 놈과는 두 팔을 벌려 서로 손을 깍지를 끼우고, 마구마구 내지르는 비명과 환호성… 그리고… 죽어가는 탄성들…..
‘나, 씨발… 죽어… 아! 미쳐… 보지… 보지…. 찢어 죽여… 씨발…니미….박어, 쑤셔….쑤셔…이 씨발놈아…… 좇 터지게 박어, 이 씨발 새끼야…악….악….악…..’
‘누가 그랬다죠?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 인 것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구요? 좇까는 소리에요. 남자 좇이 하나고, 쑤셔 박을 수 있는 구녕이 세개나 되는 여자는 뭘 의미하겠어요? 한 좇으로는 아내를 죽을 때까지 기쁘게 못한다는 겁니다. 입이며, 보지며, 똥꾸녕 이며 간에 사정없이 박아주다 보면, 여자란 게 좋아 못사는 열정을 터뜨리게 된다 이거죠. 남자는 남자대로 자기의 상대가 좋아 못살게, 섹스에 탐닉하게 되고, 섹스에서 만큼은 지저분한 극한을 달리면서, 마구 쑤셔 재끼는 그 맛, 그게 진정한 해방이죠. 아주머니 보고 창녀가 되라는 말이 아니죠. 아저씨랑 함께, 섹스를 마음껏 즐겨도 모자랄 세월에, 우리는 바른생활 합네 하면서, 샌님처럼 꽁치 대가리나 뜯어 재끼면서, 포장마차에서 개지랄 떨고 있으니, 저 같이 못난 놈도,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좋아 보였던 걸 모르고 계시죠?’
아내의 허연 엉덩이가 그 젊은이가 쑤셔 박으며, 철벅대는 넓적다리로 인해 이미 벌겋게 색이 변하고, 개처럼 엎드려 있으면서도 그 표정은 즐겁기 그지 없었다. 보통 때와 다르게 마구 비명을 내지르면서 머리를 사정없이 흔들며, 벌려진 가랭이 사이로 좇대가 칼날처럼 보지를 가르고 있어서 인지, 아내의 입에서는 비명이 더 많이 새어 나왔다. 내가 보고 있는지 뭔지, 이제는 관심도 없이 그 남자의 등을 후벼 파면서, 이제는 바닥에 누워, 쪼개진 가랭이를 자랑스럽게 내 쪽으로 향하면서, 위에 올라탄 젊은이의 허리를 감싸는 아내의 두 다리…두 사람은 의성어만 내고 있었고, 나는 소파에 앉아 두 사람의 섹스 사이에 쌩뚱 맞은 질문을 그 때 그 때 다르게 내지르고 있었고…..
‘자기야, 좋아? 섹스가 어때?’
아내는 이미 대답할 기력을 상실했지만 나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에 집착하는 어린아이처럼 계속 질문을 해댔다. 그렇게 그 밤, 그 젊은 친구가 하룻밤 사이에 네 번을 쑤실 동안 나는 아내가 좋아서 자지러지는 장면을 곁에서 손 끝 하나 대질 않고 목도했다. 다음 날 아침, 늦게 서야 잠에서 깨어난 아내의 피부는 놀라우리만치 보들보들하고 야리야리 했다. 온 몸에 주근깨가 다 없어진 듯했고, 뺨은 온통 도화 빛 이었다.
‘좋았어?’
‘여보, 어제 최고 였어. 우리 자주 꽁치 먹으러 가야겠다.’
‘좋았어. 당신이 그렇게 기뻐하고 좋아할 줄 몰랐어. 한 20년은 젊어진 것 처럼 보여.’
‘나도 그래. 가랭이랑 허리가 좀 뻐근 해서 그렇지. 기분이 이렇게 날아갈 수가 없어.’
나는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시기 전에 현관문에 신년을 맞이해서 복을 비는 문구를 적어서 걸었다. 나도 만족하고 아내도 만족했지만, 부모님은 저게 한자가 맞느냐고 여행에서 돌아오시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신 채, 반문했지만, 나와 아내는 서로 바라보면서 그냥 웃을 뿐이었다. 여자로서 며느리, 애들 엄마, 고지식한 남편의 아내로의 고단한 자리를 지켜왔을 아내에 대한 나의 선물은 다름 아닌, 섹스의 해방을 알리는 문구였다. 현관에 붙은 그 문구를 보는 젊은 사람들은 언제고 아내를 불러내서 나의 허락 하에 보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은밀한 표식임을 아는 사람은 알고 있다는 데에 난 무척 놀랐다. 그건 입춘대길을 조금 바꾼 입출대길 이었다. 아내의 보지며, 똥꾸녕 이며, 입이며 간에 마구 잡이로 들고 나서는 좇대가리의 행진 이야말로 가장 길한 이 해의 이벤트 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나의 의지의 표현 이었다. 아내가 죽을 때까지 섹스에 미쳐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에, 그 입출대길이란 말은 영원히 현관 문 앞에 붙여놓고 싶다. 누가 보더라도 냉큼 들어와 아내의 보지를 빨면서 쑤셔주기를 바라고 있는 나의 바램은, 아내를 섹스 속에서 해방시켜 회춘시키고자 하는 나만의 의지가 아니었기에…
-끝-
연말연시가 이번 해처럼 조용한 적은 없던 것 같았다. 연말 연시가 되고 나면 번잡한 음식 준비에, 사람들과의 왕래로 인해, 하루 하루가 볶아치는 것 같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번 해에는 왠지 조용하기만 했다.
‘자기야, 아버님, 어머님도 온천 여행 가셨으니, 우리도 좀 재미있게 보내자. 응? 오래간만에….’
아내의 코맹맹이 소리를 정말 오랜만에 들어 본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아내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는, 아내의 그런 모습에서, 언제 저런 구석을 갖고나 있었나 싶은 생각마저도 들었고…
‘뭐가 하고 싶은데?… 아이들이야, 장모님께서 좀 봐주시면 될 거고….’
‘그 말, 진심이야? 나 그럼 엄마한테 전화 해 놓는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는 속으로 고작 해 봐야, 영화나 보러 가자든가, 아니면, 어디 가서 평소에 못 먹어본 음식 타령이나 할 게 뻔 한데….그렇게 생각을 굳히고 있는 나 자신도, 어떻게 보면 아내에게 너무도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 여자답지 않게,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문제에 대해서, 한번도 비토를 건 일도 없고, 매일 매일의 바쁜 일과 속에서, 여자로서의 멋과 운치를 잊고 살아간다고 눈을 흘기는 정도의 아내…..우리는 건넌방에서 주무시는 부모님께 행여 소리라도 새어나갈까 싶어, 더운 여름 철에도 땀띠가 나도록 이불을 쳐 덮고, 그 짓을 했다. 뻔뻔한 낮짝 이라도 된다면, 누구 누구처럼, 휴일 대낮에 모텔에라도 가서, 소리소리 질러가며, 평소에 하고 싶던 색흥 이라도 내 보면 좋으련만, 아내는 그래도 여적 불만이 없이, 그런 것이 사람 사는 것인가 부다 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나의 고지식 함은 섹스에도 당연히 반영되어 오고 있었으며, 언제나 신문과 방송에서 떠드는 바람난 가족들의 일탈에 대해서는 호된 비난을 마다하질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나의 섹스는 언제나 이불 속에서만 용맹을 자랑했고, 불이라도 켜졌다 싶으면, 발기조차 어려워지는 훈장선생의 스타일을 닮아가고 있었다. 꼭 뭐, 훈장 선생이 섹스에 약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나의 섹스는 거지반, 의무 방어전이나, 예방주사 같은 분위기 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아이들 마저 장모님께 맡기고 돌아온 집은, 왠지 썰렁한 느낌마저 들었고, 아내도 그걸 느끼는 모양이다. TV를 틀어도 여기저기서 연말의 분위기에 걸 맞는 방송이다, 특집들을 해대고 있었지만, 나는 집에 오자마자, 여행을 떠나신 아버님께 전화를 넣었다. 그 모습을 보고 혀를 차는 아내….잘 놀고 있는데, 전화는 뭐 하러 걸었느냐는 말씀에 나 스스로 머쓱해져서 끊고 말았다.
‘누가 효자 아니랄 까봐…..’
아내의 지분거림이 들렸지만, 나는 그래도 그것이 마음 놓이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저녁을 일찍 먹고, 나는 아내에게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도 까먹은 채, 소파에 누워 TV를 보면서, 꺼벅꺼벅 졸기 시작했다. 언제나, 나를 나무라면서, 졸리면 방에 들어가서 잘 것이지, 꼭 사람들 발걸음도 조심스럽게, 소파에서 퍼질르고 잔다며, 등을 떠밀던 그 소파에서 나도 모르게 다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자기야, 나가자!’
TV 소리 인 줄 알고, 얼결에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으면서, 일어난 내 앞에는 아내가 서 있었다. 평소에 못 보던, 코트를 걸쳐 입고 서 있는 아내의 모습. 사실 말이지, 아내의 피부는 백옥 같다. 언제나 희끄무리한 이불 속에서만, 보아오는 아내의 나신이지만, 나는 언제나 어두운 미등 속에서도, 허옇게 반사되는 아내의 살 빛깔을 칭찬하곤 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섹스를 많이 하면 할수록, 음순도 검어지고, 주변의 선홍색도 사라진다고들 했지만, 아내의 보짓살은 허연 엉덩이 살과 맞물려 도리어 핏기를 잃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밤에?’
‘그럼 낮에 나가게? 어머님, 아버님도 안 계신데, 이렇게 저녁 시간에 외출해 보는 것도 재미 있잖아?’
‘어디 가게?’
‘요 앞에……’
나는 츄리닝 바람에 파카를 걸쳐 입었다.
‘그래도 쫌 그럴싸하게 입지….’
아내는 또 다시 태클을 건다. 집 앞에 나가는데 무슨 준비가 그리도 호들갑인지….나는 마지못해 바지만이라도 아내의 요구대로 갈아 입었다. 밖의 날씨는 쌀쌀하고, 사람들의 인적도 뜸한 그 시간에, 아내는 나의 팔을 잡아채서는 종종 걸음을 내 딛고…
‘겨우, 요기 오자고 그렇게 옷을 챙겨 입게 했다구?’
내 눈 앞에는 언제나 퇴근길에 왁자지껄 하며,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던 그 포장마차가 있었다. 연말연시에도 그들은 장사를 하고 있었고, 별다른 손님도 있을 것 같질 않았지만 서도 그렇게 불은 밝혀 있었다. 실내에 들어서니, 사람들도 빠지고, 안에는 주인 아주머니로 보이는 분과 음식을 날라주는 아저씨 한 분이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이 밤에 뭐가 먹고 싶으셨남?’
‘꽁치구이…’
‘아니, 쌩뚱 맞게 꽁치구이는?’
‘자기, 모르는 구나? 이젠 연탄 안 쓰는 집들이 많아서 가스 불에 굽는 것 보담, 연탄불에 석쇠로 굽는 꽁치구이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로바다야끼 같은 곳에서도 가스불로 덮인 철판에 구워 주어서 좋긴 한데, 연탄불에 구운 것만큼은 맛 없더라구.’
그 말은 맞았다. 아내의 상차림은 시부모님의 입맛에 조율되어 있기에, 다른 같은 나이의 여자들에 비해서 조금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 이었다. 모두 어머님께서 간을 보시고, 평을 해주시는 것도 있기는 했지만, 요즈음은 간을 보아도 맛을 잘 모르겠다고 하시며, 자꾸 짜지거나 달아 진다고, 집사람에게 간을 부탁하시는 것을 보면 그것도 그렇다. 나는 아내의 총평을 이해하자고 생각했다.
‘술 먹을래?’
‘응, 안주는 꽁치구이, 당신은?’
‘글쎄, 뭐가 좋을까? 나도 그걸로 할께. 오뎅국물이나 많이 주어도 좋겠구만…’
집사람과 오랜만에 대하는 자리….아내는 꽁치구이에 오뎅국물이 날라오자, 저녁을 먹은 지, 서너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입맛을 다셨다. 나는 아내의 술잔에 술을 따라 주었고, 나는 나의 잔에 술을 자작으로 부으려 했다.
‘그렇게 혼자 술을 따르나? 오늘은 나도 있는데….어여 병 줘 봐…’
아내는 나를 나무라면서 눈을 흘기는데, 즐거움이 얼굴 전체에서 넘치고 있었다. 오랜 만에 맞이하는 해방감, 그리고, 남들은 복작댄다는 연말 연시를 이렇게 한적하게, 그것도 너무도 오랜만에 즐길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하는 아내의 분위기는, 나까지도 슬며시 전염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게 좋아?’
‘얼마나 오랜만인데? 자기는 안 그래?’
‘하긴, 이렇게 둘이 오붓하게 보내는 게 오랜만이긴 하네.’
‘이렇게 조용한 연말연시도 정말 처음 이잖아? 아버님, 어머님도 여행 가셨구, 아이들도 엄마가 봐 주고….당신이랑 이렇게 데이트 하는 것도…’
아내는 작은 것에 늘 감사하는 버릇이 있었다. 내가 살갑게 대해주지도, 자상하지도 않은 성격임을 잘 아는 아내였기에, 나의 무관심과 털털함, 그리고, 인생을 직선으로만 보고 일관하는 자세에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는 아내였다.
‘아니, 꽁치구이 시켰으면서, 어찌 손도 안 대시나?’
‘이것 봐! 지글지글 하는 게 정말 맛있어 뵌다. 그런데, 꽁치구이는 살을 바르기 시작하면 금방 식는 게, 고게 흠이에요.’
‘아니, 식지 않는 음식도 있나?’
아내는 음식을 앞에 두고 너스레를 떨기에 정신이 없어 보였다. 술은 나만 먹는 것처럼, 아내의 술 따름도 이미 지쳐, 이제는 나의 자작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 술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술이 술을 먹고 있는 것 같은 광경이었지만, 아내는 그 것마저도 좋아 보이는가 보다.
‘자기야, 우리 들어오고 손님 하나도 없다, 그치?’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겠지 뭐. 당신이랑 나랑 이렇게 오붓한 것처럼 모두 집에 들어가 있는 거 아닐까? 이번 해는 정말 특별하지만…’
‘당신은 너무 고지식해!’
아내가 술이 조금 오르는 모양이다. 나를 두고 성토의 분위기가 시작되는 걸 보면 말이다. 가끔 친척들 끼리 모여 고스톱도 치고, 술이 오갈 때, 한두 잔 오가는 술잔을 받아 마시고 나면, 의례 나를 안주 삼아, 도마 위에 올리곤 하던 아내의 그 버릇…
‘그래, 고지식이 나쁠 건 또 뭐야? 보수적인 게 문제라면 모를까?’
‘당신은 누가 뭐래도 부모님이랑, 애들 밖에 모르는 건, 좋은 일인데, 나도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들 때, 밖에 나가 소리라도 꽥 지르고 싶은 때가 있다는 걸 알아 줬으면 해.’
‘누가 모르냐? 그걸 인정할 분위기가 안되잖니? 어디, 아버님, 어머님 앞에서 우리 기분을 다 풀겠냐구?’
아내의 주정은 그런 식이었다. 좀 자유스럽게 살아보자고 항상 입버릇 처럼 되뇌이는 아내. 방안에 들어가 있다가 부르시기라도 하면, 입던 옷을 한번 이라도 거울에 비추어 보고 방을 나서야 하는 불편함을 남자들은 모를 거라고 항상 얘기했었다. 하기사, 나이가 드셨어도 나에게는 부모님 이기에, 앞에서 뒹굴어도, 빤쓰 바람에 나선다 해도, 나의 버릇없음이 문제 될 뿐, 가릴 것은 없었지만, 아내는 겨울보다 더운 여름의 옷 챙겨 입기는 짜증이 난다고도 했다.
‘우리끼리 살면, 그럼 어떻게 하고 살 건데?’
‘나도 집안에서 시원하게 옷 좀 입고 다니지 뭐, 나시 티에 핫 팬티도 입고, 밤에 물 가지러 갈 때, 나도 빤쓰 바람에 나가도 되고… 우리들만 사는 집에서 그 정도야 괜찮지, 않겠어?…’
아내는 큰소리로 얘기하는 자신의 목소리에 지 스스로 놀라, 입을 막았다.
‘내가 너무 크게 얘기 했나봐.’
‘너 너무 취하는 거 아냐?’
‘아니야, 여기 반 병 밖에 안 먹었는데?’
아내의 주량은 내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한 두 잔을 더 넘기고 있었다.
‘아주머니, 여기 소주랑 안주거리 좀 주세요.’
아내가 말을 막은 사이, 젊은 청년 같은 사람이 들어서서 술을 청한다. 이런 적적한 시간에 그나마 자리를 메꾸어 주는 것으로 인해, 포장마차 안은 그나마 손님들이 북적 이는 느낌이 돌았고…
‘우린 가족이라고 해도,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길래, 저렇게 혼자 술을 먹지?’
아내의 작은 관심. 낮은 목소리로 행여 그 젊은 사람이 들을세라, 눈치를 살펴가며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신경 끄시죠? 우리랑 비교해도 한 10년은 젊어 보이는 구만. 누구 기둘리는지 어떻게 알아? 이런 곳에 와서 딴 사람 관심 두는 것도 늙어가는 증거라는 거 몰라?’
그는 술을 적적하니 들이키고 있었으면서도 우리가 있다는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저 술을 들이키면서 구섞에 놓여진 작은 TV를 바라다 보면서 조용히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자기야, 우리만 따듯한 난로 옆에 있는데, 저 사람도 우리 근처로 오라고 하지? 저곳은 입구와 가까와서 술을 마시면서도 몸이 덜덜 떨릴 텐데… 우리가 이렇게 난로를 꿰차고 있으니, 저 사람이 저곳에 그냥 앉아 버렸나봐. 같은 돈 내고 술 마시면서 우리가 저 사람, 춥게 내몬 것 같다, 그치?’
나는 속으로 그것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 시절, 노땅 들이 석유 곤로를 붙들고 추위 타령을 할 때는 물이 안 좋다며, 아예 다른 곳으로 갔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그 젊은이는 우리 부부로 인해 공교롭게도 추운 입구 쪽에 앉아 버린 건지도 몰랐다.
‘젊은 양반, 거기 추울 텐데, 이곳으로 와서 같이 앉지?’
‘괜찮습니다.’
‘괜찮데 나봐.’
나는 됐다는 심정으로 아내를 바라보며, 이제 그만큼 했으면 되었다는 눈초리를 보냈다. 집사람은 화장실을 갔다 온다며, 자리에 일어나서는 화장실을 가다 말고, 그 젊은이에게로 가서 말을 붙였다. 아니, 저 여자가?
‘저, 그럼 같이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사실 입구 쪽이 정말 춥긴 춥네요.’
집사람은 기어이 그 젊은이를 우리와 같은 쪽에 합석 시켰다. 주인 아주머니가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적적할 때 잘 됐다는 식으로 닭발 안주를 서비스로 들고 오면서 아내의 친절함을 입에 올렸다.
‘사람이 많을 때는 입구 자리도 괜찮은데, 이렇게 썰렁하면 입구에서 부는 바람이 여간 아니쥬. 이렇게 신경 써 주시니, 젊은 양반도 적적하질 않아서 좋고…’
그냥 소주만 들이키다 갈 판에 이렇게 합석이 되고 나면 안주라도 더 팔까 싶은 생각이 치밀었는가 보다. 으이그, 장사속 이란….화장실을 갔다 온 집사람은 이제 내 옆자리에 앉았다.
‘학생이에요?’
‘아뇨! 재수생입니다. 그것도 직장 재수생이요.’
그는 연거푸 미역국을 먹게 된 자신이 하도 초라해져서 연말연시고 뭐고 다 일 없다고 했다. 나와 그 젊은이는 어느새 주거니 받거니 술을 들이키고, 집사람도 그 사이에 평소의 주량을 넘어서서 몇 잔을 더 받아 마셨다.
‘당신, 너무 먹는 거 아냐? 이게 벌써 몇잔 째야?’
‘아니에요, 당신 두?’
나는 집에 가자는 암시를 그렇게 날렸는데, 집 사람은 별거 아니라며, 고개를 내 젖는다. 여러모로 준수한 용모의 그 젊은이는 군대도 갔다 오고, 입사 시험을 위해 이력서도 수태 써 냈지만, 잘 되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제 고급 실업자 소리 듣기도 싫어서 아무 일이나 닥치는 대로 하고 있다고 했고… 그나마 핸폰비 라도 벌고, 전철비용이라도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자네는 부부라는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글쎄요, 요즈음 사람들 사는 꼬라지를 보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가도 애저녁에 달아나곤 합니다.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것도 그렇지만, 서로간에 정이나 사랑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이해 타산으로 만나서 엮여지는 것 같아서 말이죠. 이혼도 장난이 아니고 말입니다. 이혼을 생각하면서 결혼 하는 건 아니겠지만, 어디 서로 바람 피울까 무서워 결혼하겠습니까? 그저 즐길 상대나 찾아서 이렇게 하루하루 길들여 지는 것도 나쁘진 않던데요?’
‘우리는 같이 산지가 꽤 되는데….그럼 우린 뭐가 되는 거지?’
‘아직까지 같이 사시냐, 이런 인사를 받게 되시는 거죠. 요즈음이야 서로 질력 나면 돌아서고, 애인도 줄기차게 만들어 사니, 서로에게 흥미를 잃었다 하면 끝장난 거 아니겠어요? 지 싫으면 관두는 평양감사들이 바로 요즈음 부부들이라고 보면 됩죠.’
‘애들은 어떡하구?’
‘애야 낳질 않으면 되죠. 요즈음 젊은 사람들, 서로 즐기기 위해 임신, 출산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거 모르고 계세요? 이혼 할 때도 성가셔, 여러모로 걸리적 거려. 애를 왜 낳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맨날 젊은 시절이 계속될 줄 아나?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외로움을 탈줄 알고, 그 안에서 배우자에 대한 갈급한 갈망이 이는 게 아닐까 이 말이야.’
‘아직까지 모르시는 말씀이네요. 신문 방송에서 떠들어 대던 X세대라고 아시죠? 갸들이 이제 성인이 다 되었다구요. 소비지향주위 에다가, 인기몰이에 학창시절을 바친 갸들이 성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문화적인 코드가 달라질 건 분명하죠. 보세요. 그네들이 원하는 건 뭐든지 밀어 붙이잖아요? 쪽수의 모럴, 다중매체의 힘을 이용한 여론의 형성….섹스와 음란함의 경지도 그들이 원하는 문화 개방의 한 방편 이라구요.’
‘자네 아는 것도 참 많네?’
‘제가 아는 것이 많은 게 아니라, 내가 짓밟히지 않으려면 세상이 그런 지식을 필요로 해요. 저 이래 뵈도 신문 방송에서 떠드는 그런 섹스 와류에 휘말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요. 이제야 사는 게 그런 것들 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떨치고 돌아섰지만, 세상이 모두 저처럼 삶의 추격에 등을 대고 있는 건 아니에요.’
아내가 옆에서 그의 얘기를 의미심장하게 듣고 있었다. 그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도 그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에 보수적이고, 단촐 하게만 살아왔던 나와 아내는 놀라운 감이 너무도 많았다.
‘그럼 애인도 있으세요?’
‘하이고, 아직 모르시네….많은 가정이 그래도 건전하게 사는 것 같죠? 이젠 그게 드라마 소재 라구요. 실제로 눈을 까 뒤집고 그 삶의 안을 들여다 보면 온통 은 물들 이죠. 누가 막아서지도 못할 만큼, 정부가 개입할 수도, 불문률이 조정기능을 발휘하고 싶어도 이미 고삐를 잃었다구요. 그 많은 불륜과 비도덕적인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서 감옥에 사람들을 때려 넣는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들 과반수는 알게 모르게 지은 죄 때문에 들어가야 할걸요? 그런데도 제일 중요한 관건은 여유 있는 종자들의 놀음이 살기에 급급한 사람들의 뒤꼭지를 울리고 있단 겁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래?’
‘정부는 이미 사회 저변에서 일어나는 음란한 바람에 지쳐 넘어 졌구요. 자기가 그걸 감당할 여력이 없으니 손가락질 하기에 바쁜 거라구요. 제가 예를 하나 들어 볼께요. 요즈음 고딩, 중딩 무섭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제일 무서운 건, 법적으로도 다구치기 힘든 바로 아줌마 들이라구요.’
‘아니 아줌마가 왜 무서워?’
‘제가 사귀었던 여자들 대부분이 결혼한 아줌마 들이었는데요. 이 사람들이 보통이 아니에요. 세상이 바뀐 것을 제일 먼저 실감하는지, 마구 돌려 대는데, 가정이고, 나발이고 없이 보지에 불 나서리, 해대는 걸 보면….’
‘아니, 그렇게 심각해? 우리 마누라는 그럼 뭬이야? 꿔다 놓은 보릿자룬감?’
‘아저씨도 생각 달리 먹으셔야 할걸요? 만일 저 같이 어린 것들이 한 두번 시내루 멕인다고 아주머니께서 눈 하나 깜짝 하시겠어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방패막 없이, 상황과 분위기가 갖추어 진다면 어쩌 시겠어요? 제가 아는 어떤 아주머니는 남편 찾으러 단란주점 왔다가 보지에 불 나서 내두르는 거 봤는데 장난이 아니었다니까요.’
‘ 그 얘기 좀 해 줘 봐.’
‘남편 되시는 분이 단란주점에서 정신을 빼 놓고 있었던 모양이지요. 저야 친구들 곁에 빌붙어 한잔 빨고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께서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해서는 우리 방으로 치고 들어왔지 뭐에요?’
‘그래서?’
‘옆방에 들어가 봤는데, 글쎄 지 남편이 아랫도리 까고 젊은 년에게 줄창 박아대고 있었나 봐요. 요즈음 그렇잖아요? 도우미라는 것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서 이리저리 보지 까는 거 말이에요.’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요? 그 아주머니가 방에 냅다 들어와서는 우리 술을 몽창 퍼 재끼는 거 아니겠어요? 그리고는 탁자 위에 올라가서는 우리들 앞에서 치마를 내리고, 그 털도 무성한 보지를 마구 벌려 가면서 박아달라고 벌렸다니깐요! 우리야 겁날 것도, 손해 날 것도 없었죠. 어디 그런 아줌마 보지 한 두 번 먹어 보남요? 그냥 옆 방의 남편 귀에 들어가라는 식으로 탁자의 안주랑, 술, 싹 밀어 놓고 디리 해댔죠. 죄책감이요? 그런 거 없어요. 에이즈요? 아니, 그런 지경에 나선 아줌마들, 대개 집에서 조신하게 살림만 하다 열 받는 게 대부분 인데, 그야말로 신선 보지 그 자첸데… 병이 어디 있게요?’
‘그래도 임신이랑 그런 거…’
‘아니 임신할 거 신경 쓰는 여자가 그렇게 논대요? 우리도 별다른 생각 없죠 뭐. 같이 놀자는 얘긴데….’
이미 아내가 시킨 꽁치구이는 그 친구의 입으로 안주 삼아 들어가 접시는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밤은 깊어 가고 있었고, 주인 아주머니도 하품을 디리 해대면서 우리가 빨리 자리를 비워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바쁘지 않으면, 집에 가서 한잔 하는 게 어떨까? 어쩐지 자네랑 얘기를 해 보니까 나랑 집사람도 같이 젊어 지는 거 같네.’
‘에이, 이 시간에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남의 집을 기웃대겠습니까? 일 없습니다. 그냥 집에나 돌아들 가시죠. 그냥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시는 두 분에게 쇼크나 들이대기 싫군요.’
‘쇼크라니?’
‘아니, 섹스 조건도 없이 이 시간에 술 한잔 걸치고, 맨 좇 후두르면서 집에 갈 청승이 또 있겠습니까?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보공개의 답례로 아주머니와 즐거운 시간 정도는 보답하셔야 도리가 아닐까요?’
‘허어, 이 사람이… 누가 공개 하랬나? 보자보자 하니깐 두루!’
그러나,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집사람의 손가락 질 이었다. 내 옆구리를 쿠욱 찌르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는 것이 동해도 꽤나 보지가 동했던 모양이다. 평소에 그렇질 않던 아내가 술김에, 해방감에 오늘의 탈선을 오히려 스스로 즐기는 눈치였다.
‘당신 괜찮겠어? 난 아무것도 못 해주는데…’
‘젊은 친구 있잖아요? 당신은 술만 먹었다 하면 황천행 인데…’
술값을 치루고 포장마차를 나오는데, 주인의 눈초리가 옳커니 또 저렇게 붙어서 앵겨 나가는 구만 이라는 눈치였다. 얼마나 이런 경우를 목도했으면 그럴까 싶기는 했어도, 우리 두 내외가 그런 시선을 받으리라고는 여기에 들어설 때도 예상할 수 없었는데…아내는 이미 그 젊은 친구의 팔짱을 끼고, 앞을 나선다. 나는 취한 걸음에 비척 대면서 아내가 그 젊은 친구에게 안겨 앞을 지나가는 것을 바라 보았고…머리 속이 복잡했다. 섹스로 부부의 선을 그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우스꽝스런 생각을 해보지만, 아무래도 상대편의 섹스에 대한 욕구가 서로를 구분 짓는 잣대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따라 들었다. 아내는 화냥끼도, 바람기도 없었다. 그녀도 그저 다른 아줌마들의 일편적 탈선의 유혹을 맛보고 싶은 욕구와 충동에 휩싸여 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고…나는 스스로를 위안 삼았다. 내가 느꼈던 그 젊음에 대한 강한 유혹… 지금으로부터 한 5년만 뒤로 돌이킬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그 욕구가 저 젊은이의 좇대를 통해 아내를 회춘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실낱 같은 희망 때문 인지도…아내는 가다 말고, 돌아서서 나에게 소곤댔다.
‘여보, 벌써 코트 속으로 내 젖을 만져 보더니, 나 보고 십대 갓 넘긴 것 같다고 그랬지 뭐야! 나 오늘 정말 놀아도 돼지? 당신은 구경만 해야 돼? 그래야, 내가 얼마나 젊어지는지 알 수 있잖아? 나 이 총각 계속 불러 들였으면 좋겠다. 점점 젊어지게….’
아내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여자를 약하게 하는 젊음에 대한 유혹… 해가 저무는 마당에 아내는 새해의 떡국이 별로 탐탁치 않은 모양이었다. 해를 넘기기도 전에 저렇게 세월을 거꾸로 자시고 싶으셨는지, 아내는 그 젊은이와 엉겨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자네는 이런 섹스가 좋은가?’
‘싫을 것도 없죠, 뭐. 무슨 걱정을 하겠어요? 남편 되시는 분이 호응해 주겠다, 약속도 필요 없고, 이른바, 하루살이 떼우기 섹스에 무신 의미가 필요하겠어요? 그냥 하루 저녁 잘 놀고 가면 되는 거죠. 그렇다고 우리가 다 그렇게 막 사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섹스라는 일면에 있어서 정 붙일 곳이 없어서 불나방처럼 이 보지, 저 씹구녕 쫓아 다니는 거지, 남 부부생활 망치려고 다니는 짓거리는 애저녁에 꿈도 안 꿉니다. 그러다 벌 받게요?’
그건 그랬다. 즐겁자고 벌리는 섹스에 내가 괜시리 명분과 의미와 목적을 내세우고 있었지만, 아내에게 덤벼드는 그의 서슬은 그런 것 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더욱이 아내의 섹스는 오늘 밤, 화려하게 회춘을 시작하는가 보다.
‘이것 좀 봐.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깐.’
아내의 팬티를 벗기면서 그 총각이 탄성을 질렀다. 벗겨지는 팬티의 섶부분에 물풀처럼 찌익 붙어 나오는 아내의 씹구녕 샘물…이미 아내의 보지는 흥건했다. 나는 소파에 앉기 전에 흡사 누구라도 볼세라 거실의 커튼을 쳐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젊은이가 웃었다.
‘아자씨, 누가 본다고 그러세요? 또 보면 어떻습니까? 이미 섹스라는 거 모르는 인간들 없는 마당에, 관련 없는 인물들, 보는 즐거움이라도 들려주면 아저씨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좇꼴리고 좋잖아여?’
나는 그래도 보수적인 인간인가 보다. 그치의 얘기에는 아랑곳 하질 않고, 아내의 보지를 거실에서 디리 까 놓고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이 챙피 했으니 말이다. 나의 이중성…..그러나, 그는 젊음을 담보 삼아 당당했다. 나에게도 저런 뻔치가 있었으면…집에 들어서자 마자, 내가 예상하던 결과들이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술은 깼나?’
이미 세 사람은 제 각각의 섹스에 심취해서 열이 올라 있었고, 이미 술기운에 몸을 기댄다는 설정은 의미가 없었다. 나를 향해 아내는 구원의 표정을 보내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건 구원의 요청이 아니라, 나에게서 불거지는 허락의 확약 같은 것을 갈구하는 표정이었다. 아내는 그의 앞에서 팬티를 벗고, 옷가지마저 훌렁 벗어 재꼈다.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어디 미친 년이 아니고 서야, 남편 보는 앞에서 외간 남자에게 저렇게 보지를 보일 수 있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아내는 보지 뿐만이 아니었다. 젊은 친구의 몸에서 풍기는 갖가지 냄새마저도 그 자신을 5 년전, 아니 10 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저씨, 아저씨도 와서 같이 해 보시죠. 젊은 사람들, 섹스란 게 별거 아니에요. 목적을 두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에요. 누구의 아내니깐, 누구의 여자니깐, 부부 사이니깐, 친구의 애인이니깐… 이런 거 다 좇 같은 씹방아 라구요. 아니, 벌거벗고 디리 쑤시는 이 마당에 그게 다 무신 소용이래요? 서로가 섹스와 쾌락 속에서 지져대 지면 그뿐인데….아주머니 좀 보세요. 아까 포장마차에서 다소곳하게 앉아 계시는 것 대신에 지금은 지 손으로 보지구녕을 손가락으로 쑤셔 대면서 제 좇을 빨고 계시잖아요? 이런 표정, 평소에 보신 일 있으세요? 그저 즐거우면 그만 입니다. 제가 뭘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무얼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 서로 좋자고 덤벼보는 거, 이게 젊은 섹스 라니깐요!’
나는 그 치가 부러웠다. 아내가 무릎을 꿇고 그 젊은이의 잔뜩 발기된 좇을 손바닥으로 거머쥐고, 그가 말한 것처럼 젊은 섹스를 하고 있는 아내와 달리, 좇대 조차도 머뭇 거리면서 세워보지도 못하는 나의 알량한 자존심과 소유욕은 흥분은 커녕, 아내의 음란성과 정조에 대한 무지를 욕할 뿐이었다. 이제까지의 살아온 결과로 본다면 그건 불륜 이었으니까.
‘아저씨도 한참 교육 받으셔야 겠네. 아주머니 좀 본 받으세요. 섹스라고 맘 먹으니까 이렇게 열성 이시잖아요? 그러니, 제가 섹스를 못 끊죠. 그리고, 이런 멋진 몸매가 아저씨 같은 무지랭이 밑에 깔려서 고생하는 줄, 다른 삶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게 원통할 따름 입니다. 아주머니를 섹스 속에서 해방 시켜 보세요. 부부라는 관계를 넘어서서 아주머니가 어여쁜 여자로 등장할 테니까요. 전 아주머니의 요 히프가 이뻐서 못살 겠네요. 어디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네. 여자는 칭찬에 약하기도 하지만, 칭찬 속에서 평소와 다르게 아름다워 진다는 사실을 아실랑가 모르겄네….’
그건 맞는 말이긴 했다. 벗겨 놓고 보면 그 누구 보다도 아름답다는 나의 생각으로 인해, 남들에게 절대 공개해서는 안되고, 나만의 패턴만으로 들고 쑤셔서, 내 앞에 영원히 굴복시켜 놓아야 한다고 다짐했었는데, 아내는 그런 나의 의지와 다르게 누구에게나 어여쁘게 보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요걸 좀 보세요. 여자들은 자신의 몸 속에 섹스의 화신이 있다는 것을 정숙함으로, 부부라는 관계로, 엄마라는 위치 때문에 속고 살아갑니다. 뒤로 벌린 이 보지에서 흐르는 씹물이 뭘 말하는 거 같아요? 여러 생각 하지 마세요. 그러니 늙은이 소릴 듣는 거라구요. 씹보지가 움찔거려? 그럼 빨아달라는 소리구나, 씹물이 흘러? 그럼 쑤셔달라는 얘기구나. 더 이상 무슨 공식이 필요합니까? 저처럼 이렇게… 끙… 이렇게 쑤셔주면 되요. 제가 하다 하다 싸면 다른 사람이 와서 자지러 질 때까지 또 박고, 완전히 보지에 길 날 때까지 박아 보세요. 그래도 아주머니가 싫다고 하실까요? 아니에요. 보세요. 이렇게 좇대가리가 보지 속에 들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히프가 덜덜 떨리면서 똥꾸녕이 사정없이 움찔 거리잖아요? 남자들은 못 당해요. 여자들이 갖고 있는 음란한 깊이를 말입니다. 그저 채워주고, 지가 안되면 남 좇이라도 줏어 다가 박아주다 보면, 자연스레 세월이 가고, 남편 사랑에 고개 숙이면서 까무러친다 이겁니다.’
그의 이론은 평상시라면 미친쌔끼 좇까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그의 좇대가리에 눌려 보지를 만장으로 까서 뒤로 척척 대며 밀어대는 아내의 요분질을 보고 있자니, 일면 맞는 것도 같았다. 아내가 비명을 지르면서 정신을 놓았는데, 그 젊은 친구가 아내의 젖을 꼬집고, 뺨을 후려치면서 기어이 아내의 정신을 깨워 놓는다. 그런 그의 무지막지 함 조차, 아내는 젊음이라고 느끼는 모양이다. 나의 루틴과 다르게 쌍욕과 음란한 욕설, 그리고, 막무가내로 섹스를 강요하는 자세에서 조차 아내는 기뻐했다. 아내가 시이소오를 탄다. 그 놈의 위에 올라가 좇대를 보지에 끼우고 그 놈과는 두 팔을 벌려 서로 손을 깍지를 끼우고, 마구마구 내지르는 비명과 환호성… 그리고… 죽어가는 탄성들…..
‘나, 씨발… 죽어… 아! 미쳐… 보지… 보지…. 찢어 죽여… 씨발…니미….박어, 쑤셔….쑤셔…이 씨발놈아…… 좇 터지게 박어, 이 씨발 새끼야…악….악….악…..’
‘누가 그랬다죠?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 인 것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구요? 좇까는 소리에요. 남자 좇이 하나고, 쑤셔 박을 수 있는 구녕이 세개나 되는 여자는 뭘 의미하겠어요? 한 좇으로는 아내를 죽을 때까지 기쁘게 못한다는 겁니다. 입이며, 보지며, 똥꾸녕 이며 간에 사정없이 박아주다 보면, 여자란 게 좋아 못사는 열정을 터뜨리게 된다 이거죠. 남자는 남자대로 자기의 상대가 좋아 못살게, 섹스에 탐닉하게 되고, 섹스에서 만큼은 지저분한 극한을 달리면서, 마구 쑤셔 재끼는 그 맛, 그게 진정한 해방이죠. 아주머니 보고 창녀가 되라는 말이 아니죠. 아저씨랑 함께, 섹스를 마음껏 즐겨도 모자랄 세월에, 우리는 바른생활 합네 하면서, 샌님처럼 꽁치 대가리나 뜯어 재끼면서, 포장마차에서 개지랄 떨고 있으니, 저 같이 못난 놈도,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좋아 보였던 걸 모르고 계시죠?’
아내의 허연 엉덩이가 그 젊은이가 쑤셔 박으며, 철벅대는 넓적다리로 인해 이미 벌겋게 색이 변하고, 개처럼 엎드려 있으면서도 그 표정은 즐겁기 그지 없었다. 보통 때와 다르게 마구 비명을 내지르면서 머리를 사정없이 흔들며, 벌려진 가랭이 사이로 좇대가 칼날처럼 보지를 가르고 있어서 인지, 아내의 입에서는 비명이 더 많이 새어 나왔다. 내가 보고 있는지 뭔지, 이제는 관심도 없이 그 남자의 등을 후벼 파면서, 이제는 바닥에 누워, 쪼개진 가랭이를 자랑스럽게 내 쪽으로 향하면서, 위에 올라탄 젊은이의 허리를 감싸는 아내의 두 다리…두 사람은 의성어만 내고 있었고, 나는 소파에 앉아 두 사람의 섹스 사이에 쌩뚱 맞은 질문을 그 때 그 때 다르게 내지르고 있었고…..
‘자기야, 좋아? 섹스가 어때?’
아내는 이미 대답할 기력을 상실했지만 나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에 집착하는 어린아이처럼 계속 질문을 해댔다. 그렇게 그 밤, 그 젊은 친구가 하룻밤 사이에 네 번을 쑤실 동안 나는 아내가 좋아서 자지러지는 장면을 곁에서 손 끝 하나 대질 않고 목도했다. 다음 날 아침, 늦게 서야 잠에서 깨어난 아내의 피부는 놀라우리만치 보들보들하고 야리야리 했다. 온 몸에 주근깨가 다 없어진 듯했고, 뺨은 온통 도화 빛 이었다.
‘좋았어?’
‘여보, 어제 최고 였어. 우리 자주 꽁치 먹으러 가야겠다.’
‘좋았어. 당신이 그렇게 기뻐하고 좋아할 줄 몰랐어. 한 20년은 젊어진 것 처럼 보여.’
‘나도 그래. 가랭이랑 허리가 좀 뻐근 해서 그렇지. 기분이 이렇게 날아갈 수가 없어.’
나는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시기 전에 현관문에 신년을 맞이해서 복을 비는 문구를 적어서 걸었다. 나도 만족하고 아내도 만족했지만, 부모님은 저게 한자가 맞느냐고 여행에서 돌아오시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신 채, 반문했지만, 나와 아내는 서로 바라보면서 그냥 웃을 뿐이었다. 여자로서 며느리, 애들 엄마, 고지식한 남편의 아내로의 고단한 자리를 지켜왔을 아내에 대한 나의 선물은 다름 아닌, 섹스의 해방을 알리는 문구였다. 현관에 붙은 그 문구를 보는 젊은 사람들은 언제고 아내를 불러내서 나의 허락 하에 보지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은밀한 표식임을 아는 사람은 알고 있다는 데에 난 무척 놀랐다. 그건 입춘대길을 조금 바꾼 입출대길 이었다. 아내의 보지며, 똥꾸녕 이며, 입이며 간에 마구 잡이로 들고 나서는 좇대가리의 행진 이야말로 가장 길한 이 해의 이벤트 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나의 의지의 표현 이었다. 아내가 죽을 때까지 섹스에 미쳐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에, 그 입출대길이란 말은 영원히 현관 문 앞에 붙여놓고 싶다. 누가 보더라도 냉큼 들어와 아내의 보지를 빨면서 쑤셔주기를 바라고 있는 나의 바램은, 아내를 섹스 속에서 해방시켜 회춘시키고자 하는 나만의 의지가 아니었기에…
-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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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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