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여자
** 세여자 : 미혜, 윤진, 연지 **
-- 상견례 --
"어.. 다들 와있었네... 여보 성주임이랑 인사 했어?"
"안그래도 막 방금 왔어요. 성주임이랑 인사 하고 나니까 당신 왔다고
해서 돌아본거에요.."
"아.. 그래 쌀쌀한데 들어가지. 차라도 한잔 마시자고.."
"네~ 과장님~ 으.. 춥다~"
가장 나이어린 윤진이 가장 당돌하게 먼저 대답하고는 성큼성큼 호텔로
앞장서서 들어간다. 정문 앞에 서있던 도어맨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면서도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세여자의 다리를 훔쳐 보는데 여념이 없다.
네사람은 로비 한켠에 있는 커피숍에 자리를 잡았다.
현수 오른편에 연지가, 왼편에는 미혜가, 그리고 맞은 편엔 윤진이 앉았다.
자리에 앉으며 현수는 목까지 꼭꼭 잠근 롱 스웨터 코트를 입은 맞은편의
윤진의 다리 사이를 보았다. 그녀의 사타구니는 어두컴컴 해서 잘 안보였지만
그녀의 커피색 밴드 스타킹의 짙은 밴드는 확실히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현수는 자지가 일어서는 것 같았다. 빨리 셋 중 누구의 보지든 입이든 후장이든
찔러 넣고 좃물을 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현수를 제외한 세명의 여자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연지가 윤진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 되었다. 윤진과 미혜가 되어 어떻게
서로 만나게 됐는지 등의 이미 모두 알고 있는(?) 그다지 영양가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도중 연지는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있었다.
"미혜 언니는.. 그때 언니가 그랬잖아"
"아.. 그랬나요? 윤진아 언니가 잘못 기억했나봐요..."
윤진은 어린 윤진 답게 현수에게 하듯 호칭만 미혜 언니라 부르고 말은
반말로 한다. 더 웃긴건 미혜였다. 윤진의 이름을 부르면서 말투는
꼬박 꼬박 존댓말을 하는 것을 연지가 눈치 챈것이다.
"잠깐, 미혜야 넌 왜 성주임한테 존댓말을 해?"
"아.. 언니.. 그게 남에게 존댓말 하는게 버릇이 됐고.. 또... 아시다 시피
저랑 함께 살려고 하는 사람이라... 음.. 존중하는 거?"
"에이~ 연지 언니.. 언니도 저 그냥 윤진이라 부르세요. 뭐.. 우리 사이 뭐
... 서로 다 아는데요 뭐... 그렇게 부르면 너무 딱딱하잖아요. 저 이제..
미혜 언니 애인인데..."
"어.. 그럴까... 유.. 윤진아?"
넋살좋은 윤진이 연지에게 먼저 언니라 부르며 호칭을 편하게 하라 한다.
그래도 아직 낯선 연지가 머뭇 거리며 힘들게 윤진을 한번 불러준다.
그정도 까지의 대화만 이루어 질 뿐, 그 이상의 깊은 얘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탁 트인 공간에서 맨정신에 너저분한 네사람의 관계를
얘기 하는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현수는 자리를 옮길 생각을 했다.
"음.. 근데.. 이제 좀 몸도 녹였는데... 어디 자리를 옮길까.. 좀 더.. 얘기
하기엔 여기는 좀 마땅 찮은거 같은데.."
"네 그래요 과장님.. 제가 여기 룸 예약 해뒀어요. 어디 가서 얘기 하기도
힘들고 그래서요. 미혜 언니.. 같이 가요.."
"어머? 여기에? 음...... 그래.. 하긴.. 어디 가서 우리 얘기도 힘들지.."
연지는 왜 굳이 호텔 앞에서 만나자고 했는지에 대해 생각도 안해본듯
방을 예약 했다니 깜짝 놀랐다.
현수는 자리에 일어나서 리셉션으로 이동하는 미혜와 윤진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 둘은 마치 고급 창녀와 멋모르고 따라다니는 어린 창녀 처럼
보였다. 특이한 점은 키작은 어린 창녀가 고급 창녀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그 손으로 고급 창녀의 허리를 꼬집는 모습이 보였던 것 뿐이다.
"여보... 음.. 오늘.. 무슨 얘기를 할까요..?"
"뭐... 내 생각에는 그냥 뭐.. 커밍아웃...? 네사람의 비밀을 확인하고 뭐 서로
지켜주자 정도?"
"우.. 우리 비밀요? 그럼 저랑 미혜..."
"어때.. 성주임도 우리 관계 다 알고 있다잖아.. 당신이랑 미혜가 키스를
한다고 해서 성주임이 뭐라 할거 같진 않은데.."
"아... 뭐.. 그런거 정도라면..."
연지는 마음속 깊이서 올라오는 작지만 신경쓰이는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듯 했다.
어쩌면 윤진이라는 어떻게 보면 낯선 타인의 등장에 그녀의 마지막 양심이 무언가
반발하며 뒤늦게 그녀를 붙잡고 있는지도 몰랐다.
방을 체크인 하러 갔던 두사람이 곧 돌아오고, 윤진은 손에 쥔 카드키를
흔들어 보였다.
"언니, 형부... 올라가요"
"어... 그래 처제..."
남들이 들으라는 듯 미혜와 현수는 서로의 호칭을 불렀다. 남들이 보면
그냥 가족들의 모임으로나 생각 할 법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윤진은 15층을 눌렀다. 현수는 회사 세미나 등 때문에
이곳을 몇번 들락 거리긴 했지만, 이곳에 숙박은 해본적 없었다.
그래도 듣고 본것이 있어 윤진에게 물었다.
"15층? 스위트?"
"네 과장님. 미혜 언니랑 저에 대해 두분에게 처음 알려 드리는 곳인데,
예쁘고 아름 다워야지 칙칙하면 안되잖아요."
그러면서 윤진은 눈웃음을 친다. 현수는 놀랬다. 여기가 아무리 등급이
조금 떨어지는 호텔이라고 해도 여기 스위트면 하루에 4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진이 무리 하는것 아닌가 싶어 윤진을 쳐다 보았다.
그랬더니 윤진이 현수를 바라보며 짖굿은 표정으로 입모양으로 말한다.
"나중에 갚아요~"
그것을 보고 현수는 속으로 웃었다. 하긴 집안 살림이 그다지 넉넉치
않은 윤진이 이런 과다 지출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연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자신이 예약을 했을 것이라 생각 했다.
엘레베이터는 곧 15층에 도착을 했고, 앞장선 윤진이 어느 방문 앞에선다.
1504호. 그들의 미래가 새로 쓰여질 공간이다.
방안에 들어서니 침실과 거실로 구분된 넓은 공간이 보였다. 그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그래도 고풍 스럽고 깔끔한게 마음에 들었다.
연지도 현수와 신혼여행 때 이외엔 이렇게 호텔의 고급 룸에 들어와 본적이
없는지 입을 벌리고 두리번 거린다.
"와.. 방 괜찮네.. 넓고... 여기 비싸지 않아요? ㅅ... 윤진아?"
"괜찮아요. 오늘은 기념일 이니까요. 나중에 아껴살거에요"
"아 그래... 뭐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자 외투들 벗고.. 일단 좀 앉읍시다. 아.. 뭐 마실것도 하나 없네.
와인이라도 하나 시킬까? 내가 살께.."
"여보.............. 아.. 맛있는 걸로.."
호텔에서 와인을 룸서비스로 시키면 얼마나 하는지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계산하다가 괜히 그런것 때문에 다른 사람의 기념일을
망치게 될까봐 얼른 말을 바꿔 얘기 하는 연지 였다.
"응.. 그래 맛있는 걸로.."
"아 그리고 또 있어요~ 짜잔~"
윤진은 가방에서 큰 병을 하나 꺼냈다. 조니워커 블랙 700밀리 짜리다.
현수는 그제야 낮에 왜 윤진이 현수에게 양주는 뭐 좋아하는지 물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런 윤진을 보면서 현수는 허허 웃고는
침대옆에 있는 안내서를 보고는 데스크에 전화를 해 와인을 한병
주문 했다. 연지 말대로... 맛있는 걸로..
10여분 쯤 지나니 누군가 똑똑 거리며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룸 서비스 입니다."
"여보, 당신이 나가봐"
"네? 제가요?"
"이런 호텔에서 룸서비스 받는 것도 재미 잖아. 당신이 나가서
열어줘.."
"저.. 팁같은것도 있지 않아요?"
"내가 당신 줄테니까 당신이 나갈때 줘. 서빙하는 얘도 당신같은
아름다운 사람이 맞아주면 더 기분 좋지 않을까?"
"아이.. 당신도..."
그런 현수의 아부가 싫지 않은지 연지가 또각 거리는 힐 소리를 내며
문을 열어주었다.
단정한 제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카트를 가지고 들어와 와인과 잔이
올려져 있는 쟁반을 내려놓고, 간단한 안주가 있는 작은 접시를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가볍게 인사하고 돌아서는 남자는 그 사이를
못참고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윤진과 미혜의 훤히 들어난 허벅지를,
그리고 자신의 옆에 서있는 연지의 툭 튀어나온 볼륨있는 가슴을
훔쳐 보기 바쁘다.
연지는 현수가 건내준 5천원짜리 지폐를 손에 쥐고선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나가는 룸서비스 맨을 뒤따라 나가 문앞에서 건네준다.
팁을 건네주면서 연지가 한번 미소라도 지어줬는지 남자의 얼굴에
활짝 미소가 번지면서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고 돌아간다.
"당신 뭐라고 인사 했길래 쟤가 저렇게 환히 웃어?"
"호호.. 그냥 당신 말이 생각나서 기분 좋으라고 윙크 한번 해줬어요"
"진짜? ㅎㅎ 당신도 진짜 짖궂어 졌어. 자.. 암튼.. 일단 한잔씩들 하자고,
술한잔 해야 뭐 좀더 속 깊은 얘기 나오겠지."
현수는 어디서 본것을 흉내라도 내는 폼으로 자신이 주문한 레드와인을
4개의 잔에 나누어 따랐다. 4명이 모두 잔을 들고는 잠시 망설였다.
"과장님, 근데 건배는 뭐라고?"
"음........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을 위해서..."
"위해서~"
다들 와인을 한모금씩 하고는 잔을 내려 놓는다. 자신이 알기에
술이 가장 약한 연지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한모금 마신 후 잔을
내려놓는다. 레드 와인 도수가 거의 순한 소주와 맞먹는 것도 있는데
연지는 그 달달씁쓸한 맛에 속았나 보다.
잠시 와인으로 목을 축이며 네사람은 또 다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었다.
하지만 현수의 느낌에는 자꾸 얘기가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그들이 호텔 앞에서 만나 얘기를 시작한지 한시간이 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진전이 없다.
"근데.. 이거 진짜 무슨 상견례 하는 거 같네..."
"네? 상견례요?"
"아니 그냥... 연지가 사랑하고 아끼는 동생 미혜와 내가 회사에서
칭찬 많이 해주는 성주임.. 두 사람을 모이게 한다음, 서로 함께
떠드는게.. 왠지 좀 비슷하지 않아?"
"하하.. 그렇네요.. 호호호"
"하아....."
그와중에 연지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신호가 되었는지
나머지 세사람은 웃음을 멈추고 연지를 쳐다 보았다.
연지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꼈는지
머뭇 거리며 입을 연다.
"하아.... 그게... 말야.... 윤진씨.... 우리 사이 알고 있다고 그랬지?
"네~ 알고 있어요~"
심각하게 말을 꺼낸 연지와 대비되게 윤진은 발랄하게 대답을 했다.
"어.. 어디 까지?"
"음..... 언니도 저 보면 아시겠지만, 과장님 한테 자주 혼났는데,
제가 좀 되바라졌다고.. 언니가 보셔도 그렇죠? 그냥 체면 차리는거
없이 다 까놓고 알고 있는 대로 말씀 드릴께요"
"으.. 응 그래...."
현수는 소파에 등을 푹 기대고 자세를 잡았다. 이제 부터 흥미진진한
윤진과 연지의 기싸움이 될 것 같았다. 아니 윤진이 미혜를 무너뜨렸듯
윤진이 연지를 어떻게 무너뜨리냐가 궁금했다.
윤진이 어떻게 연지를 파고 들것이며, 연지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
또는 거부하고 튕겨 낼지 궁금 했다. 미혜도 자신은 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소파에 등을 기대앉아 몸을 살짝 뒤로 빼서 앉고는
가만히 귀를 귀울인다.
"언니.. 사람은 속을 알수 없는 거겠죠?"
"그렇지..."
"누가 봐도.. 연지 언니랑 형부가 행복한 부부로 알고 있을 거에요.
그런데 그 사이에 미혜 언니가 껴 있는줄은 아무도 모를거에요.
뭐 지금은 저도 알고 있지만..."
"......"
"사람은 겉으로 모르잖아요. 미혜 언니랑 연지 언니가 서로 레즈를
즐기고, 그런 미혜 언니랑 또 과장님이 섹스를 하고.. 그런 과장님을
연지 언니는 지켜 보고.. 또 연지 언니는 과장님이랑 섹스를 하고,
그것을 미혜 언니가 함께 지켜보고... 누가 알겠어요?"
연지의 볼이 술기운 때문인지 붉게 타오르고 있다.
"두분이 미혜 언니랑 어쩌다 그런 깊은 사이가 됐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됐잖아요. 제가 미혜 언니랑 한순간에 깊은 사이가
된 것 처럼.. 남들은 이걸 보면 뭐라고 할까요"
"글쎄.. 미쳤다고 하지 않을까...?"
"음...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부는 입으로는 미쳤다고 하거나, 일부는
입을 다물고 있을 거에요.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들? 아마 대부분
우리를 부러워 할걸요? 뭐 남자들은 형부를 부러워 하겠죠..
전생에 나라를 구한 영웅인가 보다 하면서요. 여자는요? 아마 저희
처럼 레즈에 대해 거부감 없는 사람들이라면 저희 부러워하는 사람들
꽤 많을 걸요? 거기다가 입으로는 미쳤다고 하는 사람들중 진짜
속마음은 어떨까요? 진짜 미쳤다고 생각할까요? 사람은 속을
모르는 거잖아요.."
"뭐.. 그래도.. 일반적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살면 되요. 저는 미혜 언니와 가까와 진게
부끄럽지 않아요. 다만 남들에게 다 이해시키기 불편하고 그냥 다
하나하나 말하기 귀찮아서 말을 안하고 있을 뿐이라고요. 전 좋아요.
미혜 언니가..... 제 말을 잘 듣거든요.."
이번엔 미혜의 귓볼이 빨개진다. 하지만 연지는 윤진의 저 말이
무엇인지 알아듣지 못한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서로 엮여 있는 관계가 과연 좋을까?"
"나쁠거 있을까요? 나쁠 수 도 있겠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나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 보세요.
연지 언니는.. 연지언니랑 미혜언니 그리고 과장님까지 세사람의
관계 이해 못하세요? 미혜 언니에게 같이 살자고 얘기한건
연지 언니 였다고 들었는데. 요새 세분 관계에 어떤 문제라도
발생해서 안좋은게 있었나요?"
"아.. 아니.. 그건 아닌데... 그냥 옳은 건가 싶어서...."
"가치관의 기준이죠.. 남의 가치관이요? 아니면 우리의 가치관이요?"
"뭐... 글쎄..."
"아까랑 똑같은 얘기에요. 남의 가치관으로 보면 언니 말대로
우리가 미친 사람 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우리 네명의
가치관은요? 조금전에 제가 물었죠? 문제 있었냐고? 없다고 했죠?
그럼 우리 가치관으로는 아무 문제 없고 잘못 된것은 없는 거에요.
우리 삶이잖아요. 남이 우리 삶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남들
해를 끼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린 우리 끼리 행복하잖아요."
"음.. 윤진이 저게 똑똑하긴 똑똑해..."
현수는 쉴틈 없이 연지를 조금씩 붙잡아 끌어내리는 윤진을 보고 감탄했다.
"하아.. 모르겠다..."
"연지 언니..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세분의 사이에 제가 하나
등장한거 뿐이에요. 저는 세분 모두 이해하고 있고요. 미혜언니와
과장님도 저를 이해해 주셨어요. 이제 남은건 연지 언니가 저를
이해해주느냐 못하느냐만 남았어요."
"아니.. 이해를 못하는건 아닌데.. 그.. 그게..."
"제가 미혜 언니와 몸을 같이 섞는 거 때문에 그러세요?
아니면 미혜 언니 P길까봐? 아니면 제가 싫으신거에요?
너무 되바라지고 그래서? 아.. 언니.. 혹시.. 지금 저하고 과장님하고
섹스 될까봐? 그게 싫어서? 과장님 바람날까봐?"
"하아..... 그.. 그게..."
"언니. 지금 그게... 이해를 못해주고 계신거에요. 제가 연지언니
에게 저를 이해해줄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구요. 하나만 물어볼께요.
만약에.. 만약에.. 저랑 언니랑 과장님이랑 셋이 깊은 관계인데,
어느날 미혜 언니가 이렇게 찾아와서 우리를 알고 싶다고 얘기 했어요.
지금, 언니의 마음이라면 미혜 언니를 이해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뭐.. 미.. 미혜야 내가 잘 알고있으니까..."
"처음엔 알았나요?"
"아니.. 점점 알아갔지..."
"저는요?"
"............"
"연지 언니... 솔직히 스스로 생각하기에 본인이 변태 스럽다고
생각하시죠?"
"으.. 응..."
"미혜 언니도.. 그리고 과장님도..."
"응..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
"근데 그걸 못버리겠죠? 그게 마음속에서 정말 좋아서 지금
함께 하시는 거죠?"
"하아.... 그렇네... 그말이 맞네..."
"언니 제가 어떤 아이인줄 아세요?"
"그... 글쎄.. 우리랑 취향이 비슷한... 그냥 그렇겠지..."
"이제 부터 저를 알려드릴꼐요.. 저는요... 미혜 언니가.. 흥분한 모습을
즐겨요..."
"뭐... 뭐?"
"미혜 언니가 저랑 섹스를 할때 저한테 좋다고 울부짖으면 매달리는
그런게 좋아요..."
"미.. 미혜가?"
"언니 한테는 안그래요?"
"아니.. 뭐.. 나한테도 당연히 그러지.."
윤진이 미혜가 어느정도 넘어오자 묘하게 연지에게 경쟁심리에 불을
붙이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는 현수는 흥미진진함에
자신의 욕구 불만도 잠시 잊고 있었다.
"막.. 미칠듯이?"
"응.. 미칠듯이.."
"막 더 해달라고 그러면서 흥분해서 침대를 온통 적시고는 엉덩이를
흔들면서 매달리고 그래요?"
"으..응.. 그래.."
"연지 언니... 우린 그런 미혜 언니를... 함께 알고, 좋아하고 있네요."
"응.. 그..렇네..."
"그런 미혜 언니는 언니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는 거구요"
"...."
"연지 언니도 미혜 언니에게 매달리세요? 더 해달라고?"
"......"
"저는 그래요. 더 해달라고. 더 쎄게.. 더 많이.. 더 깊게 해달라고"
교묘하게 윤진이 자신의 얘기에선 매달린다는 표현을 쏙 Q다.
"... 그.. 러면?"
"미혜언니는 제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줘요.. 제가 원하고 시키는건.."
"으..응 그래?"
"언니도 아시죠? 미혜 언니가 얼마나 애무를 잘하는지? 가슴을
얼마나 잘 빨아주는지... 그리고.. 우리.. 보지를 얼마나 잘 빨아주는지..
우리 보지 빨아주면서 미혜 언니도 스스로 얼마나 흥분 하는지..
언니도 잘 아시죠?"
윤진의 눈에서 빛이 반짝인다. 결국 보지라는 단어를 꺼냈다.
"아... 알지... 하아.."
"미혜 언니... 나 언니가 연지 언니한테 키스 하는거 보고 싶어..."
윤진이 갑자기 미혜에게 키스를 명령한다.
미혜는 윤진의 말을 듣자 조용히 소파에서 상체를 일으켜 옆에 앉아있던
연지에게로 다가간다.
"아.. 이.. 이건... 미혜야... 이건...."
"언니...... 저 언니랑... 하고 싶어요..."
한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미혜가 낮고 잠긴 목소리로 한손으로
연지의 목을 감싸면서 연지의 귓가에 속삭인다.
"저 보고 싶어요. 미혜언니와 연지 언니 얼마나 깊고 뜨거운 사이인지.."
".. 그.. 래도.. 미혜야... 윤진씨.. 아니 윤진아.. 나 지금은..."
연지는 그래도 고개를 빼면서 손을 힘없이 버둥 거린다. 손에 힘은
없지만, 그래도 미혜에겐 확실한 거부 표현이 되었나 보다.
"언니... 제가 윤진이랑 만난다고 서운하신거에요? 어젯밤엔 저한테
그렇게 힘을 주면서... 저 계속 사랑해주신다 했잖아요. 제가 어디에 있든"
"아.. 그. 그래... 그런데...."
"윤진이 앞이라 부끄러워요?"
"음.. 응.. 그.. 그게 아직은 좀....."
"윤진아... 연지 언니가 윤진이 앞이라고 부끄러우시데요.."
윤진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연지 언니.. 제가 어떤 얘인지 모르신다고 그러셨죠?...
저 이런 아이에요..."
윤진은 일어나서 입고 있던 롱 스웨터 코트의 단추를 하나둘씩 풀르고는
결국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옆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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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정말 춥습니다 ㄷㄷㄷ 10도가 넘는 일교차에 감기들 조심하시고
어느덧 목요일 입니다. 하앍하앍~
제글이 힘든 주중을 버티는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 편은 노출씬이 없는데 ㅎㅎ 내일 올라오는 글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ㅎㅎ
** 세여자 : 미혜, 윤진, 연지 **
-- 상견례 --
"어.. 다들 와있었네... 여보 성주임이랑 인사 했어?"
"안그래도 막 방금 왔어요. 성주임이랑 인사 하고 나니까 당신 왔다고
해서 돌아본거에요.."
"아.. 그래 쌀쌀한데 들어가지. 차라도 한잔 마시자고.."
"네~ 과장님~ 으.. 춥다~"
가장 나이어린 윤진이 가장 당돌하게 먼저 대답하고는 성큼성큼 호텔로
앞장서서 들어간다. 정문 앞에 서있던 도어맨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면서도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세여자의 다리를 훔쳐 보는데 여념이 없다.
네사람은 로비 한켠에 있는 커피숍에 자리를 잡았다.
현수 오른편에 연지가, 왼편에는 미혜가, 그리고 맞은 편엔 윤진이 앉았다.
자리에 앉으며 현수는 목까지 꼭꼭 잠근 롱 스웨터 코트를 입은 맞은편의
윤진의 다리 사이를 보았다. 그녀의 사타구니는 어두컴컴 해서 잘 안보였지만
그녀의 커피색 밴드 스타킹의 짙은 밴드는 확실히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현수는 자지가 일어서는 것 같았다. 빨리 셋 중 누구의 보지든 입이든 후장이든
찔러 넣고 좃물을 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현수를 제외한 세명의 여자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연지가 윤진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 되었다. 윤진과 미혜가 되어 어떻게
서로 만나게 됐는지 등의 이미 모두 알고 있는(?) 그다지 영양가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도중 연지는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있었다.
"미혜 언니는.. 그때 언니가 그랬잖아"
"아.. 그랬나요? 윤진아 언니가 잘못 기억했나봐요..."
윤진은 어린 윤진 답게 현수에게 하듯 호칭만 미혜 언니라 부르고 말은
반말로 한다. 더 웃긴건 미혜였다. 윤진의 이름을 부르면서 말투는
꼬박 꼬박 존댓말을 하는 것을 연지가 눈치 챈것이다.
"잠깐, 미혜야 넌 왜 성주임한테 존댓말을 해?"
"아.. 언니.. 그게 남에게 존댓말 하는게 버릇이 됐고.. 또... 아시다 시피
저랑 함께 살려고 하는 사람이라... 음.. 존중하는 거?"
"에이~ 연지 언니.. 언니도 저 그냥 윤진이라 부르세요. 뭐.. 우리 사이 뭐
... 서로 다 아는데요 뭐... 그렇게 부르면 너무 딱딱하잖아요. 저 이제..
미혜 언니 애인인데..."
"어.. 그럴까... 유.. 윤진아?"
넋살좋은 윤진이 연지에게 먼저 언니라 부르며 호칭을 편하게 하라 한다.
그래도 아직 낯선 연지가 머뭇 거리며 힘들게 윤진을 한번 불러준다.
그정도 까지의 대화만 이루어 질 뿐, 그 이상의 깊은 얘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탁 트인 공간에서 맨정신에 너저분한 네사람의 관계를
얘기 하는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현수는 자리를 옮길 생각을 했다.
"음.. 근데.. 이제 좀 몸도 녹였는데... 어디 자리를 옮길까.. 좀 더.. 얘기
하기엔 여기는 좀 마땅 찮은거 같은데.."
"네 그래요 과장님.. 제가 여기 룸 예약 해뒀어요. 어디 가서 얘기 하기도
힘들고 그래서요. 미혜 언니.. 같이 가요.."
"어머? 여기에? 음...... 그래.. 하긴.. 어디 가서 우리 얘기도 힘들지.."
연지는 왜 굳이 호텔 앞에서 만나자고 했는지에 대해 생각도 안해본듯
방을 예약 했다니 깜짝 놀랐다.
현수는 자리에 일어나서 리셉션으로 이동하는 미혜와 윤진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 둘은 마치 고급 창녀와 멋모르고 따라다니는 어린 창녀 처럼
보였다. 특이한 점은 키작은 어린 창녀가 고급 창녀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그 손으로 고급 창녀의 허리를 꼬집는 모습이 보였던 것 뿐이다.
"여보... 음.. 오늘.. 무슨 얘기를 할까요..?"
"뭐... 내 생각에는 그냥 뭐.. 커밍아웃...? 네사람의 비밀을 확인하고 뭐 서로
지켜주자 정도?"
"우.. 우리 비밀요? 그럼 저랑 미혜..."
"어때.. 성주임도 우리 관계 다 알고 있다잖아.. 당신이랑 미혜가 키스를
한다고 해서 성주임이 뭐라 할거 같진 않은데.."
"아... 뭐.. 그런거 정도라면..."
연지는 마음속 깊이서 올라오는 작지만 신경쓰이는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듯 했다.
어쩌면 윤진이라는 어떻게 보면 낯선 타인의 등장에 그녀의 마지막 양심이 무언가
반발하며 뒤늦게 그녀를 붙잡고 있는지도 몰랐다.
방을 체크인 하러 갔던 두사람이 곧 돌아오고, 윤진은 손에 쥔 카드키를
흔들어 보였다.
"언니, 형부... 올라가요"
"어... 그래 처제..."
남들이 들으라는 듯 미혜와 현수는 서로의 호칭을 불렀다. 남들이 보면
그냥 가족들의 모임으로나 생각 할 법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윤진은 15층을 눌렀다. 현수는 회사 세미나 등 때문에
이곳을 몇번 들락 거리긴 했지만, 이곳에 숙박은 해본적 없었다.
그래도 듣고 본것이 있어 윤진에게 물었다.
"15층? 스위트?"
"네 과장님. 미혜 언니랑 저에 대해 두분에게 처음 알려 드리는 곳인데,
예쁘고 아름 다워야지 칙칙하면 안되잖아요."
그러면서 윤진은 눈웃음을 친다. 현수는 놀랬다. 여기가 아무리 등급이
조금 떨어지는 호텔이라고 해도 여기 스위트면 하루에 4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진이 무리 하는것 아닌가 싶어 윤진을 쳐다 보았다.
그랬더니 윤진이 현수를 바라보며 짖굿은 표정으로 입모양으로 말한다.
"나중에 갚아요~"
그것을 보고 현수는 속으로 웃었다. 하긴 집안 살림이 그다지 넉넉치
않은 윤진이 이런 과다 지출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연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자신이 예약을 했을 것이라 생각 했다.
엘레베이터는 곧 15층에 도착을 했고, 앞장선 윤진이 어느 방문 앞에선다.
1504호. 그들의 미래가 새로 쓰여질 공간이다.
방안에 들어서니 침실과 거실로 구분된 넓은 공간이 보였다. 그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그래도 고풍 스럽고 깔끔한게 마음에 들었다.
연지도 현수와 신혼여행 때 이외엔 이렇게 호텔의 고급 룸에 들어와 본적이
없는지 입을 벌리고 두리번 거린다.
"와.. 방 괜찮네.. 넓고... 여기 비싸지 않아요? ㅅ... 윤진아?"
"괜찮아요. 오늘은 기념일 이니까요. 나중에 아껴살거에요"
"아 그래... 뭐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자 외투들 벗고.. 일단 좀 앉읍시다. 아.. 뭐 마실것도 하나 없네.
와인이라도 하나 시킬까? 내가 살께.."
"여보.............. 아.. 맛있는 걸로.."
호텔에서 와인을 룸서비스로 시키면 얼마나 하는지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계산하다가 괜히 그런것 때문에 다른 사람의 기념일을
망치게 될까봐 얼른 말을 바꿔 얘기 하는 연지 였다.
"응.. 그래 맛있는 걸로.."
"아 그리고 또 있어요~ 짜잔~"
윤진은 가방에서 큰 병을 하나 꺼냈다. 조니워커 블랙 700밀리 짜리다.
현수는 그제야 낮에 왜 윤진이 현수에게 양주는 뭐 좋아하는지 물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런 윤진을 보면서 현수는 허허 웃고는
침대옆에 있는 안내서를 보고는 데스크에 전화를 해 와인을 한병
주문 했다. 연지 말대로... 맛있는 걸로..
10여분 쯤 지나니 누군가 똑똑 거리며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룸 서비스 입니다."
"여보, 당신이 나가봐"
"네? 제가요?"
"이런 호텔에서 룸서비스 받는 것도 재미 잖아. 당신이 나가서
열어줘.."
"저.. 팁같은것도 있지 않아요?"
"내가 당신 줄테니까 당신이 나갈때 줘. 서빙하는 얘도 당신같은
아름다운 사람이 맞아주면 더 기분 좋지 않을까?"
"아이.. 당신도..."
그런 현수의 아부가 싫지 않은지 연지가 또각 거리는 힐 소리를 내며
문을 열어주었다.
단정한 제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카트를 가지고 들어와 와인과 잔이
올려져 있는 쟁반을 내려놓고, 간단한 안주가 있는 작은 접시를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가볍게 인사하고 돌아서는 남자는 그 사이를
못참고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윤진과 미혜의 훤히 들어난 허벅지를,
그리고 자신의 옆에 서있는 연지의 툭 튀어나온 볼륨있는 가슴을
훔쳐 보기 바쁘다.
연지는 현수가 건내준 5천원짜리 지폐를 손에 쥐고선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나가는 룸서비스 맨을 뒤따라 나가 문앞에서 건네준다.
팁을 건네주면서 연지가 한번 미소라도 지어줬는지 남자의 얼굴에
활짝 미소가 번지면서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고 돌아간다.
"당신 뭐라고 인사 했길래 쟤가 저렇게 환히 웃어?"
"호호.. 그냥 당신 말이 생각나서 기분 좋으라고 윙크 한번 해줬어요"
"진짜? ㅎㅎ 당신도 진짜 짖궂어 졌어. 자.. 암튼.. 일단 한잔씩들 하자고,
술한잔 해야 뭐 좀더 속 깊은 얘기 나오겠지."
현수는 어디서 본것을 흉내라도 내는 폼으로 자신이 주문한 레드와인을
4개의 잔에 나누어 따랐다. 4명이 모두 잔을 들고는 잠시 망설였다.
"과장님, 근데 건배는 뭐라고?"
"음........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을 위해서..."
"위해서~"
다들 와인을 한모금씩 하고는 잔을 내려 놓는다. 자신이 알기에
술이 가장 약한 연지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한모금 마신 후 잔을
내려놓는다. 레드 와인 도수가 거의 순한 소주와 맞먹는 것도 있는데
연지는 그 달달씁쓸한 맛에 속았나 보다.
잠시 와인으로 목을 축이며 네사람은 또 다시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었다.
하지만 현수의 느낌에는 자꾸 얘기가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그들이 호텔 앞에서 만나 얘기를 시작한지 한시간이 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진전이 없다.
"근데.. 이거 진짜 무슨 상견례 하는 거 같네..."
"네? 상견례요?"
"아니 그냥... 연지가 사랑하고 아끼는 동생 미혜와 내가 회사에서
칭찬 많이 해주는 성주임.. 두 사람을 모이게 한다음, 서로 함께
떠드는게.. 왠지 좀 비슷하지 않아?"
"하하.. 그렇네요.. 호호호"
"하아....."
그와중에 연지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신호가 되었는지
나머지 세사람은 웃음을 멈추고 연지를 쳐다 보았다.
연지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꼈는지
머뭇 거리며 입을 연다.
"하아.... 그게... 말야.... 윤진씨.... 우리 사이 알고 있다고 그랬지?
"네~ 알고 있어요~"
심각하게 말을 꺼낸 연지와 대비되게 윤진은 발랄하게 대답을 했다.
"어.. 어디 까지?"
"음..... 언니도 저 보면 아시겠지만, 과장님 한테 자주 혼났는데,
제가 좀 되바라졌다고.. 언니가 보셔도 그렇죠? 그냥 체면 차리는거
없이 다 까놓고 알고 있는 대로 말씀 드릴께요"
"으.. 응 그래...."
현수는 소파에 등을 푹 기대고 자세를 잡았다. 이제 부터 흥미진진한
윤진과 연지의 기싸움이 될 것 같았다. 아니 윤진이 미혜를 무너뜨렸듯
윤진이 연지를 어떻게 무너뜨리냐가 궁금했다.
윤진이 어떻게 연지를 파고 들것이며, 연지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
또는 거부하고 튕겨 낼지 궁금 했다. 미혜도 자신은 이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소파에 등을 기대앉아 몸을 살짝 뒤로 빼서 앉고는
가만히 귀를 귀울인다.
"언니.. 사람은 속을 알수 없는 거겠죠?"
"그렇지..."
"누가 봐도.. 연지 언니랑 형부가 행복한 부부로 알고 있을 거에요.
그런데 그 사이에 미혜 언니가 껴 있는줄은 아무도 모를거에요.
뭐 지금은 저도 알고 있지만..."
"......"
"사람은 겉으로 모르잖아요. 미혜 언니랑 연지 언니가 서로 레즈를
즐기고, 그런 미혜 언니랑 또 과장님이 섹스를 하고.. 그런 과장님을
연지 언니는 지켜 보고.. 또 연지 언니는 과장님이랑 섹스를 하고,
그것을 미혜 언니가 함께 지켜보고... 누가 알겠어요?"
연지의 볼이 술기운 때문인지 붉게 타오르고 있다.
"두분이 미혜 언니랑 어쩌다 그런 깊은 사이가 됐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됐잖아요. 제가 미혜 언니랑 한순간에 깊은 사이가
된 것 처럼.. 남들은 이걸 보면 뭐라고 할까요"
"글쎄.. 미쳤다고 하지 않을까...?"
"음...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부는 입으로는 미쳤다고 하거나, 일부는
입을 다물고 있을 거에요.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들? 아마 대부분
우리를 부러워 할걸요? 뭐 남자들은 형부를 부러워 하겠죠..
전생에 나라를 구한 영웅인가 보다 하면서요. 여자는요? 아마 저희
처럼 레즈에 대해 거부감 없는 사람들이라면 저희 부러워하는 사람들
꽤 많을 걸요? 거기다가 입으로는 미쳤다고 하는 사람들중 진짜
속마음은 어떨까요? 진짜 미쳤다고 생각할까요? 사람은 속을
모르는 거잖아요.."
"뭐.. 그래도.. 일반적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살면 되요. 저는 미혜 언니와 가까와 진게
부끄럽지 않아요. 다만 남들에게 다 이해시키기 불편하고 그냥 다
하나하나 말하기 귀찮아서 말을 안하고 있을 뿐이라고요. 전 좋아요.
미혜 언니가..... 제 말을 잘 듣거든요.."
이번엔 미혜의 귓볼이 빨개진다. 하지만 연지는 윤진의 저 말이
무엇인지 알아듣지 못한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서로 엮여 있는 관계가 과연 좋을까?"
"나쁠거 있을까요? 나쁠 수 도 있겠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나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 보세요.
연지 언니는.. 연지언니랑 미혜언니 그리고 과장님까지 세사람의
관계 이해 못하세요? 미혜 언니에게 같이 살자고 얘기한건
연지 언니 였다고 들었는데. 요새 세분 관계에 어떤 문제라도
발생해서 안좋은게 있었나요?"
"아.. 아니.. 그건 아닌데... 그냥 옳은 건가 싶어서...."
"가치관의 기준이죠.. 남의 가치관이요? 아니면 우리의 가치관이요?"
"뭐... 글쎄..."
"아까랑 똑같은 얘기에요. 남의 가치관으로 보면 언니 말대로
우리가 미친 사람 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우리 네명의
가치관은요? 조금전에 제가 물었죠? 문제 있었냐고? 없다고 했죠?
그럼 우리 가치관으로는 아무 문제 없고 잘못 된것은 없는 거에요.
우리 삶이잖아요. 남이 우리 삶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남들
해를 끼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린 우리 끼리 행복하잖아요."
"음.. 윤진이 저게 똑똑하긴 똑똑해..."
현수는 쉴틈 없이 연지를 조금씩 붙잡아 끌어내리는 윤진을 보고 감탄했다.
"하아.. 모르겠다..."
"연지 언니..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세분의 사이에 제가 하나
등장한거 뿐이에요. 저는 세분 모두 이해하고 있고요. 미혜언니와
과장님도 저를 이해해 주셨어요. 이제 남은건 연지 언니가 저를
이해해주느냐 못하느냐만 남았어요."
"아니.. 이해를 못하는건 아닌데.. 그.. 그게..."
"제가 미혜 언니와 몸을 같이 섞는 거 때문에 그러세요?
아니면 미혜 언니 P길까봐? 아니면 제가 싫으신거에요?
너무 되바라지고 그래서? 아.. 언니.. 혹시.. 지금 저하고 과장님하고
섹스 될까봐? 그게 싫어서? 과장님 바람날까봐?"
"하아..... 그.. 그게..."
"언니. 지금 그게... 이해를 못해주고 계신거에요. 제가 연지언니
에게 저를 이해해줄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구요. 하나만 물어볼께요.
만약에.. 만약에.. 저랑 언니랑 과장님이랑 셋이 깊은 관계인데,
어느날 미혜 언니가 이렇게 찾아와서 우리를 알고 싶다고 얘기 했어요.
지금, 언니의 마음이라면 미혜 언니를 이해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뭐.. 미.. 미혜야 내가 잘 알고있으니까..."
"처음엔 알았나요?"
"아니.. 점점 알아갔지..."
"저는요?"
"............"
"연지 언니... 솔직히 스스로 생각하기에 본인이 변태 스럽다고
생각하시죠?"
"으.. 응..."
"미혜 언니도.. 그리고 과장님도..."
"응..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
"근데 그걸 못버리겠죠? 그게 마음속에서 정말 좋아서 지금
함께 하시는 거죠?"
"하아.... 그렇네... 그말이 맞네..."
"언니 제가 어떤 아이인줄 아세요?"
"그... 글쎄.. 우리랑 취향이 비슷한... 그냥 그렇겠지..."
"이제 부터 저를 알려드릴꼐요.. 저는요... 미혜 언니가.. 흥분한 모습을
즐겨요..."
"뭐... 뭐?"
"미혜 언니가 저랑 섹스를 할때 저한테 좋다고 울부짖으면 매달리는
그런게 좋아요..."
"미.. 미혜가?"
"언니 한테는 안그래요?"
"아니.. 뭐.. 나한테도 당연히 그러지.."
윤진이 미혜가 어느정도 넘어오자 묘하게 연지에게 경쟁심리에 불을
붙이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는 현수는 흥미진진함에
자신의 욕구 불만도 잠시 잊고 있었다.
"막.. 미칠듯이?"
"응.. 미칠듯이.."
"막 더 해달라고 그러면서 흥분해서 침대를 온통 적시고는 엉덩이를
흔들면서 매달리고 그래요?"
"으..응.. 그래.."
"연지 언니... 우린 그런 미혜 언니를... 함께 알고, 좋아하고 있네요."
"응.. 그..렇네..."
"그런 미혜 언니는 언니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는 거구요"
"...."
"연지 언니도 미혜 언니에게 매달리세요? 더 해달라고?"
"......"
"저는 그래요. 더 해달라고. 더 쎄게.. 더 많이.. 더 깊게 해달라고"
교묘하게 윤진이 자신의 얘기에선 매달린다는 표현을 쏙 Q다.
"... 그.. 러면?"
"미혜언니는 제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줘요.. 제가 원하고 시키는건.."
"으..응 그래?"
"언니도 아시죠? 미혜 언니가 얼마나 애무를 잘하는지? 가슴을
얼마나 잘 빨아주는지... 그리고.. 우리.. 보지를 얼마나 잘 빨아주는지..
우리 보지 빨아주면서 미혜 언니도 스스로 얼마나 흥분 하는지..
언니도 잘 아시죠?"
윤진의 눈에서 빛이 반짝인다. 결국 보지라는 단어를 꺼냈다.
"아... 알지... 하아.."
"미혜 언니... 나 언니가 연지 언니한테 키스 하는거 보고 싶어..."
윤진이 갑자기 미혜에게 키스를 명령한다.
미혜는 윤진의 말을 듣자 조용히 소파에서 상체를 일으켜 옆에 앉아있던
연지에게로 다가간다.
"아.. 이.. 이건... 미혜야... 이건...."
"언니...... 저 언니랑... 하고 싶어요..."
한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미혜가 낮고 잠긴 목소리로 한손으로
연지의 목을 감싸면서 연지의 귓가에 속삭인다.
"저 보고 싶어요. 미혜언니와 연지 언니 얼마나 깊고 뜨거운 사이인지.."
".. 그.. 래도.. 미혜야... 윤진씨.. 아니 윤진아.. 나 지금은..."
연지는 그래도 고개를 빼면서 손을 힘없이 버둥 거린다. 손에 힘은
없지만, 그래도 미혜에겐 확실한 거부 표현이 되었나 보다.
"언니... 제가 윤진이랑 만난다고 서운하신거에요? 어젯밤엔 저한테
그렇게 힘을 주면서... 저 계속 사랑해주신다 했잖아요. 제가 어디에 있든"
"아.. 그. 그래... 그런데...."
"윤진이 앞이라 부끄러워요?"
"음.. 응.. 그.. 그게 아직은 좀....."
"윤진아... 연지 언니가 윤진이 앞이라고 부끄러우시데요.."
윤진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연지 언니.. 제가 어떤 얘인지 모르신다고 그러셨죠?...
저 이런 아이에요..."
윤진은 일어나서 입고 있던 롱 스웨터 코트의 단추를 하나둘씩 풀르고는
결국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옆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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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정말 춥습니다 ㄷㄷㄷ 10도가 넘는 일교차에 감기들 조심하시고
어느덧 목요일 입니다. 하앍하앍~
제글이 힘든 주중을 버티는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 편은 노출씬이 없는데 ㅎㅎ 내일 올라오는 글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ㅎㅎ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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