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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장 관리원 - 2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2:43 715회 0건
테니스장 관리원

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짝사랑을 시작한 남성이 상대방 여성의 심리를 읽으려 한다면 그건 필패로 가는 지름 길이 아닐까?

소위 첫 눈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남성이고 여성이고 어느 한 순간에 이성으로써의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다. 물론 여성의 경우가 더 기복은 심할 것이다.

괜히 이성의 행동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을 한다면 "손 잡아도 돼?"를 말해야 하는 타이밍에 "잠깐 쉬다 갈까"라는 말이 나오는 과오를 저지르게 되고 곧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일어나게 된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이며 특히 연애경험이 전무한 민수에게는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나를 의식하는 걸 보니 나에게 관심이 있었던 걸까? 아니지... 아직은 몰라... 그런데 언제부터 나에게 관심이 있었던 거지?

내가 모르게 민희씨에게 내 매력을 어필한 일이 있었나? 아...설레발 치지 말고 차분히 생각을 하자. 내 친절한 인사에 뻑 갔나?"



정말 그녀를 좋아하긴 좋아하나 보다. 그녀의 행동 하나에 곧바로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언제 끝나 탈의실로 들어올지 모르는 그녀를 기다리는 행동을 보아하니 말이다.



"내 전화통화가 효과가 있었던 거야!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는 걸 듣고서는 나에게서 매력을 느낀 거야!"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민수다.



톡. 톡. 톡.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녀가 온 것일까?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김소정? 아... 그 재수 없는 남자친구 자식이 왔으니 당연히 같이 왔겠지"



모두들 노출이 심한 테니스 복을 입을 때 항상 김소정 그녀는 캐쥬얼한 반바지에 반팔티를 입고 테니스를 친다. 평범하게 생긴 사람이거나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그러한 복장은 꼴불견으로 보일텐데. 역시 젊음과 미모의 힘은 큰가보다. 그러한 복장이 그녀를 청순함과 풋풋한 매력을 상승시키고 있다.



꾸준히 운동을 안 해서 인지 신발을 벗고 탈의실로 들어오니 근육의 긴장이 풀렸나보다 다소 우스꽝스럽게 개다리 춤을 추며 자신의 라커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한다.



"후... 힘들다..."



청순하고 풋풋해 보이는 긴 생머리, 착한 심성을 가졌을 것 같은 한쪽 끝이 쳐진 눈썹, 당장이라도 힘을 주면 눈알을 쏟아낼 것 같은 큰 눈, 쉽게 바람을 필 것 같지 않은 굳은 심지의 소유자인 듯한 오똑한 코,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이 타는 탐스러운 입술.



천사같이 생긴 그녀가 부성애를 자극하니 당장이라도 천장을 뜯어내어 내려가 부축하고 싶은 심정이다.



톡. 톡. 톡.



"어머, 학생 운동 끝났네?"

"네, 힘들어서 빨리 끝냈어요"

"그럼 그렇게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서 그런 거야?"

"네..."

"그러게 내가 뭐랬니... 꾸준히 나오라고 했잖아"



"저 아줌마는 그 때 떡 아줌마?"



기억을 더듬어보니 전에 늦게 가서 자기 때문에 퇴근 시간이 미뤄진 게 미안하다며 떡을 싸온다고 하던 아줌마였다.



"하필 다음 날이 정기휴관 일이라서 결국 떡은 못 먹었지만 어쨋든 좋은 사람이지"



"네... 저도 자주 나오고는 싶은데 남자친구가..."

"남자친구가 안 나와도 학생은 꾸준히 나오지 그래. 친한 사람이 없으니깐 그러는 거야?"

"네..."

"아까 옆 코트에 치던 왕언니랑 같이 쳐도 되고, 아니면 아줌마랑 같이 쳐도 되지 뭘 그래"

"실력 차이가 많이 나서... 죄송하잖아요..."

"원래 다 그러면서 배우는 거야. 아줌마는 처음부터 잘 친줄 아니?"

"그래도..."

"그러면 여기 일하는 민수 총각도 있잖아. 내가 알기로는 민수 총각 정말 초짜일 거야"

"한 번도 대화한 적이 없는데..."

"젊은 사람끼리는 다 통하는 게 있는 거지. 민수 총각한테 남자친구 없는 친구나 하나 소개시켜 주든가"

"네?"



"아줌마 저는 저 일행과는 엮기기 싫다구요"



"왜 주위에 솔로 친구 없어?"

"그런 게 아니라..."



톡. 톡. 톡.



탈의실에 여성이 새로이 입장한다. 민수가 그토록 기다리던 정민희가.



"민희야"

"네, 언니"

"민수 총각 어떻게 생각해?"



민수의 눈과 귀가 그녀의 입술에 고정이 되고 여태 별다른 이상 없이 규칙적으로 뛰던 심장이 입술이 열리길 기다리며 세차게 뛴다.



두근. 두근. 두근.



"... 어떻게 생각하다니요?"

"아니, 소정이 학생하고 얘기하다가 민수 총각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솔로인 친구 소개 좀 시켜주라고 했지. 그런데 망설이잖아"

"아... 민수씨 정말 괜찮은 분이죠. 성실하시고... 또... 나름 준수하게 생겼고... 무엇보다 성격이 좋잖아요"



진짜이든 가짜이든 칭찬은 듣기가 좋은 법이다. 물론 콩깍지가 씌어있는 상태에서는 더 듣기가 좋은 법이고 말이다.



"후후후...."



마치 몇 달간 금연하다가 첫 담배를 핀마냥 온몸에 힘이 풀리고 몽롱하다.



"거봐. 민수 총각 진짜 괜찮다니깐. 소개좀 시켜주고 서로 친해져봐"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김소정의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뜸들임이 두 여성이 그녀의 입술을 쳐다본다.



"... 그 사람을 누가 만나려 할까요..."

"아..."

"아..."



두 여성이 이해했다는 듯이 순간 탄성을 내지른다. 반면에 민수의 귀에는 천둥이 치고 벼락 맞은 듯이 온 몸의 근육이 경직된다.



능력이 없는 남자는 본인이 자신의 한계와 현실에 대해 더 잘 안다. 단지 겉으로는 모르는 척 할 뿐이다. 본인 스스로 그걸 인정해 버리면 큰 자괴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랄까?

아무래도 김소정 그녀는 한 남자를 잘못 건드린 것 같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다.



"그래도... 성격은 좋잖아..."



떡 아줌마가 아까와는 다르게 자신 없는 듯한 말투로 얘기를 하고 정민희는 말없이 옷을 벗는다.

충격이 컸던 탓인지 정민희의 껍데기가 한꺼풀 한꺼풀 벗겨지는 데도 민수의 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소개시켜 줄 사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거지..."



정민희가 나체로 유유히 샤워실을 향해 걸어간다.

분명 동공은 정민희를 향해 이동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초점은 안 맞는 것 같다.



"빨리 샤워나 하자. 근육이 뭉쳤을 때는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서 풀어줘야 하거든. 빨리

들어가자"

"네... 잠시만..."

"아줌마가 또 테니스 경력만큼이나 산전수전 다 겪은 몸 아니겠지? 샤워하면서 특별히 마사지 조금 해줄게"



떡 아줌마가 어느새 옷을 다 벗고는 김소정을 기다린다. 하지만 김소정이 옷만 벗을 뿐이지 샤워실에 들어가기를 주저한다.



"빨리 사물함 열고 샤워용품 꺼내지 않고 뭐하니?"

"아니... 그게..."

"빨리 들고 들어와. 아줌마는 먼저 샤워하고 있을게"



그녀의 느릿한 행동에 답답한 건지 아니면 성격이 급한 건지 떡 아줌마가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먼저 샤워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마치 그 것을 기다리기도 한 것인지 재빠르게 김소정이 자신의 사물함을 열고는 서둘리 샤워용품을 꺼내고는 다시 굳게 잠근다.



샤워용품을 챙기고 나신으로 샤워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민수의 눈에 선명히 들어오지만 전혀 여자로써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의 타고난 성격은 보통 잘 바뀌지 않는다. 단지 인생의 큰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수정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기계적으로 누구에게나 수학공식을 대입할 수는 없는 법. 어딜가든 예외는 있는 법이다.



"내가 그렇게 한심했나? 빈말이라도 못할 정도로? 대화조차 하기 싫도록?"



보통 궁지에 몰려 급격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본능적으로 자기합리화를 시작하고 그에 대한 분노는 타인을 향한다. 마치 스트레스로 인한 과부화를 방지하는 것처럼.



"난 여태까지 나름 열심히 살아왔어! 친부모 밑에서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사랑 받으면서 컸던 너희들이 나에 대해 알아? 아니면 내가 너희에게 피해를 준 일이 있어? 쓰레기의 눈에는 쓰레기 밖에 안 보이겠지!"



자기합리화와 타인에 대한 증오가 커질수록 대상에 대한 규모 또한 광범위해진다.



"김 아줌마... 하잖은 네 함정에 빠지게 유도할 정도로 내가 호구로 보였지?"



"김미애... 발정난 개새끼마냥 이리저리 다리를 벌리면서 조신한 척 연기하는 이중인격자 년. 네깟 년이 우습게 볼만큼 내가 너한테 꿀리냐?"



"이서연... 처음부터 오빠를 우습게 알고 온갖 못된 장난을 쳤었지? 그리고 어제 일 때문에 안 나왔고? 내가 그렇게 만만하고 아니꼬웠냐? 불결해?"



"정민희... 네 년이 제일 나빠. 가식적은 칭찬을 늘어놓다가 남의 한 마디에 바로 수긍해 버리고, 마치 자신은 남 욕은 하지 않는 천사인양 은근슬쩍 빠지는 꼬라지가 말이야"



자기합리화에서 타인에 대한 증오로, 타인에 대한 증오에서 복수로, 점점 민수의 상태가 위험해지고 있다.



"빅 리얼 페니스, 왕 귀두 먹쇠"



금전적으로 부족해도, 허공에 돈을 날리는 한이 있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개년, 이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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