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관리원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민수가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렸을 때 박 사장이 들어온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아무리 사이가 가깝다고 해도 옳은 말이라고 해도 남은 남이다. 월요일 밤 박 사장과의 술자리 이후로 첫 만남이라 그런지 민수는 왠지 어색하다.
"...."
처음엔 박 사장이 어색해서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만히 민수를 쳐다보고 있으니 무언가 할 말이 있음을 알고 민수는 기다린다.
얼마나 침묵이 지속 됐을까? 박 사장이 드디어 입을 연다.
"....민수야. 내 새로운 관리원 한 명 뽑으련다"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 벼락인가! 민수가 깜짝 놀란다.
"네? 사장님 무슨 말씀이신지...."
"내 그저께도 말했다시피 너는 아직 젊다. 다시 전처럼 2교대로 일하자.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집에서 공부를 하든지 하여 미래에 대해서 준비를 해봐라"
자신의 의견은 안 물어보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잠시 실망을 하지만 어짜피 전권은 박 사장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반발보다는 수긍이 여러모로 낫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떡 고물이라도 얹어줄지.... 민수도 분명 그 것을 아는 듯하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오전이 편하노? 오후가 편하노?"
예전에는 오전근무 6~15시, 오후근무 14~23시로 2파트로 나눠서 했다. 아마도 박 사장은 그것을 묻는 것이랴.
"아직...."
"아직 생각이 부족했노?"
"네.... 사장님 퇴근하시기 전까지 답을 드리겠습니다"
박 사장이 말없이 자리에 앉는다. 아마도 민수에게 조금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더 주고 싶었나보다.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가 있지? 수능을 봐서 대학을 가? 그냥 기술을 배워? 내가 좋아 하는 게 뭐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
아무런 꿈도 생각도 없이 그저 의지 할 곳 없는 대한민국에서 살기 위해여 달려온 민수다. 24년만의 첫 생각은 힘들 수밖에 없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결국 박 사장이 퇴근하는 12시까지 어떠한 실마리도 결정도 내릴 수 없었다.
"민수야, 너무 조급해 하지 마라. 네 미래가 걸린 일이니 신중한 것은 좋다"
박 사장과 민수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한지가 벌써 2년이 넘었다. 민수의 분위기를 보고 대충 짐작을 한 것이다.
민수는 역시 대답을 못한다.
"...."
"그래, 그럼 내는 가마"
박 사장이 문을 나선다.
딸각.
박 사장이 문을 여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정민희의 영상이 스친다.
"오후근무를 하겠습니다!"
민수가 외치자 박 사장은 민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이내 주저 없이 문을 나선다.
오전의 일이 있어서 그럴까? 점심을 걸렀지만 배가 고프지 않다.
"나도 남들처럼 꿈이 있었으면 좋겠다. 꿈이 있어야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든 무언가 하지...."
그 때 민수의 상념을 깨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나 왔어!"
"으억! 깜짝이야!"
이서연이였다.
그녀는 자신이 의도한데로 민수가 놀래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오늘은 안 아프지?"
왠지 그녀의 말이 오늘은 안 아프니 괴롭혀도 되겠냐는 말로 들린다.
"아파! 건들지마!"
말투로 보면 분명히 아픈 게 아니지만 말은 아프다고 하니 아리송하다.
"안 아픈 거 같은데...."
그녀가 어떻게 민수를 괴롭힐까 생각을 할 때, 한편 민수는 죽을 맛이다. 그녀를 위해 색조 화장품세트를 샀는데 김 아줌마의 일, 박 사장과의 일 때문에 미처 이서연과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미치겠네 오늘 왜 이렇게 꼬이는 거야. 그냥 지금 무작정 줘버릴까?"
민수가 생각의 정리로 인해 그녀에게 대응을 안 하니 그녀 또한 재미가 없는 듯하다. 장난을 쳐도 받아 주는 사람이 있어야 재미있는 법이니....
"오빠 요즘 이상하단 말이야. 말도 별로 없어졌고 또 성격도 변태로 변했고...."
그 때 민수가 결심한 듯 무작정 지른다. 하지만 말을 더 잇지 못한다.
"서연아, 널 위해 준비...."
"날 위해 준비? 뭐가?"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타이밍은 아니야"
생각해보라. 시작부터 누구는 괴롭히고 누구는 놀래서 소리 지르고 그런 와중에 뜬금없이 선물이라니! 여자를 모르는 민수가 생각하기에도 전혀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오빠, 뭐길래 그래? 자꾸 궁금하게 할래?"
"어떻하지? 일단 타이밍은 놓쳤고.... 뭐라고 둘러 대냐...."
"오빠, 또 장난치려고 그러지?"
그녀의 계속된 재촉에 민수가 마지못해 대답한다.
"있다가 다 말해줄게"
상대방을 실컷 궁금하게 해놓고 뜸을 들이더니 결국 말을 하지 않으니 상대방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법이다. 특히 평소에 서로 과격한 장난을 치던 사이에서는 더더욱.
"아씨, 안 궁금해! 나는 운동이나 할래!"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민수는 입맛만 다신다.
"쩝.... 내가 그렇지 뭐.... 후.... 나한테 여자는 과분한 존재인가?"
민수는 책상 구석에 조금은 식상하지만 나름 예뻐 보이는 장미꽃 무늬의 포장지로 예쁘게 포장된 그녀의 선물을 바라본다.
"정민희는 나에게 과분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존재이니 그렇다 쳐도 이서연은 아니다. 정말 다음 기회는 놓치지 말자!"
어찌보면 만만한 여자에게만 작업을 거는 야비한 남자로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현실 아닌가. 아무리 TV 속 나오는 김태휘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가당키가 하겠는가. 실제로 많은 남성들이 김태휘보다 여자 친구가 더 좋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만질 수 있어서" 라는 농담 섞인 대답을 하지 않는가.
"내가 오후 근무를 한다고 하길 잘했나? 오전근무를 했으면 서연이도 보기 힘들었을 거 아니야.... 그리고 민희씨도...."
민희씨 생각에 잠기니 또 이서연과는 다른 감정이 가슴 한쪽에 서서히 퍼진다.
"이게 좋아하는 감정과 사랑하는 감정의 차이인가?"
평소 "좋아해"와 "사랑해"의 말을 똑같이 생각하던 민수가 드디어 구분을 할 수 있는 경지에 들어 선듯하다.
"공부할 땐 공부하고 놀 때는 놀라고 하지 않나? 내가 테니스장에 있을 때는 업무와 그녀들의 일에만 집중을 하자!"
며칠 사이에 수많은 일을 겪은 민수가 조금은 자신감도 붙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천장의 구멍을 뚫자"
왠지 앞서 말한 자신감과 성숙이라는 표현을 수정해야 할 듯하다.
"일단 탈의실에 사람이 있나 확인을 하고 사람이 제법 있으니 오전보다 더 뜸을 들이며 작업을 하자 그러면 발소리는 다 캐치가 되겠지"
민수가 여자 탈의실 문 앞으로 가 살짝 귀를 대어본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하긴.... 이 시간 여자 회원이라 봐야 서연이 한 명인데 걔는 운동복을 아예 입고오고 샤워도 집에 가서 하니...."
아무래도 너무 조심을 했나보다.
"민수야 그런 모습 좋아! 그녀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항상 조심하여 들키지 말자!"
오전에 김 아줌마에게 당한 일 때문인지 더욱 조심을 하게 되는 민수다.
민수가 급히 관리실로 향한다.
완벽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심성도 중요하지만 신속성 또한 중요한 것이다.
"으랏차!"
이제 이 일도 익숙해졌는지 사다리를 펼치고는 순식간에 천장을 뜯고 올라간다.
"이거 원숭이도 아니고 그새 나도 노하우가 생겼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위험천만한 2층의 외나무 길을 이제는 체조선수 뺨치게 중심을 잡으며 걷는다.
"일단 작업을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자.... 내가 뚫어야 할 곳은 샤워실과 탈의실이고 작게 뚫어야 하니 아무래도 각도에 여유가 없을 거야. 그러면 더 많이 뚫어야 하는데...."
민수의 머릿속에서 샤워실과 탈의실의 구조와 크기가 그려진다.
"음.... 샤워실은 구조물이 없으니 사각지대가 없어. 그러니 1개만 뚫어도 족하겠지. 그리고 탈의실은 구조물도 많고 크기도
크니 넉넉 잡아서 5개만 뚫자"
민수가 혹시 누가 오지 않는지 숨소리를 죽이고 잠시 천장에 귀를 대어본다.
"좋아 아무도 없어 시작하자"
아까 천장에 두고 왔던 드릴을 집어 든다. 그리고 샤워실부터 천천히 작업을 시작한다.
드륵........ 드륵..........
"힘을 빼고 천천히 너무 힘주다가는 구멍이 크게 뚫린다"
이런 간단한 작업에도 어느새 민수의 등은 온통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아마 정신적 땀인 식은땀이리라.
"한 개 뚫었고...."
드륵.........드륵...........
"두 개 뚫었고...."
드륵.........드륵..........
천천히 혼신의 힘을 다해서 탈의실과 샤워실의 천장에 구멍을 내던 민수가 드디어 7번 째 구멍을 끝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다했다.....으윽. 허리야"
손에는 힘을 뺐지만 나머지 부위에는 너무 힘이 들어갔나 보다. 단순한 작업인데 육체적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그럼 이제 테스트를...."
천천히 탈의실로 추정되는 곳의 5개의 구멍 중 중앙의 구멍을 통해 눈을 대어본다.
"성공이다"
생각보다 시야의 범위가 넓다. 전에 민수가 숨었던 탈의실 제일 안쪽 구석의 세면대를 시작으로 탈의실 제일 바깥쪽 구석인 입구까지 넓은 범위가 보인다.
"평소에는 이걸로 보자. 그리고 샤워실은 어떨라나...."
이번에는 샤워실로 추정되는 곳의 구멍에 눈을 대어본다.
"어라?"
민수가 구멍에 눈을 대어보자 환기구가 엉망인 듯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수증기가 그의 시야를 방해한다.
"아이 고물딱지도 아니고 사람도 없건만 아직도 수증기가 가득하냐...."
형체가 자세히 보이지 않는 것이지 아무리 수증기가 가득찬들 그녀들의 몸을 감상하는데는 지장이 안 된다.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이지 뭐....이제 드디어 민희씨의 알몸을 볼 수 있는 건가?"
오늘 하루 중 첫 번째로 느껴보는 기쁨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기쁨이 배가 되고 민수 또한 그것을 즐김으로 그동안의 고민을 떨쳐 버리려는지 작게 웃어본다.
"으하하하하"
민수가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렸을 때 박 사장이 들어온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아무리 사이가 가깝다고 해도 옳은 말이라고 해도 남은 남이다. 월요일 밤 박 사장과의 술자리 이후로 첫 만남이라 그런지 민수는 왠지 어색하다.
"...."
처음엔 박 사장이 어색해서 말을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만히 민수를 쳐다보고 있으니 무언가 할 말이 있음을 알고 민수는 기다린다.
얼마나 침묵이 지속 됐을까? 박 사장이 드디어 입을 연다.
"....민수야. 내 새로운 관리원 한 명 뽑으련다"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 벼락인가! 민수가 깜짝 놀란다.
"네? 사장님 무슨 말씀이신지...."
"내 그저께도 말했다시피 너는 아직 젊다. 다시 전처럼 2교대로 일하자.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집에서 공부를 하든지 하여 미래에 대해서 준비를 해봐라"
자신의 의견은 안 물어보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잠시 실망을 하지만 어짜피 전권은 박 사장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반발보다는 수긍이 여러모로 낫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떡 고물이라도 얹어줄지.... 민수도 분명 그 것을 아는 듯하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오전이 편하노? 오후가 편하노?"
예전에는 오전근무 6~15시, 오후근무 14~23시로 2파트로 나눠서 했다. 아마도 박 사장은 그것을 묻는 것이랴.
"아직...."
"아직 생각이 부족했노?"
"네.... 사장님 퇴근하시기 전까지 답을 드리겠습니다"
박 사장이 말없이 자리에 앉는다. 아마도 민수에게 조금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더 주고 싶었나보다.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가 있지? 수능을 봐서 대학을 가? 그냥 기술을 배워? 내가 좋아 하는 게 뭐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
아무런 꿈도 생각도 없이 그저 의지 할 곳 없는 대한민국에서 살기 위해여 달려온 민수다. 24년만의 첫 생각은 힘들 수밖에 없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결국 박 사장이 퇴근하는 12시까지 어떠한 실마리도 결정도 내릴 수 없었다.
"민수야, 너무 조급해 하지 마라. 네 미래가 걸린 일이니 신중한 것은 좋다"
박 사장과 민수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한지가 벌써 2년이 넘었다. 민수의 분위기를 보고 대충 짐작을 한 것이다.
민수는 역시 대답을 못한다.
"...."
"그래, 그럼 내는 가마"
박 사장이 문을 나선다.
딸각.
박 사장이 문을 여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정민희의 영상이 스친다.
"오후근무를 하겠습니다!"
민수가 외치자 박 사장은 민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이내 주저 없이 문을 나선다.
오전의 일이 있어서 그럴까? 점심을 걸렀지만 배가 고프지 않다.
"나도 남들처럼 꿈이 있었으면 좋겠다. 꿈이 있어야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든 무언가 하지...."
그 때 민수의 상념을 깨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나 왔어!"
"으억! 깜짝이야!"
이서연이였다.
그녀는 자신이 의도한데로 민수가 놀래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한다.
"오늘은 안 아프지?"
왠지 그녀의 말이 오늘은 안 아프니 괴롭혀도 되겠냐는 말로 들린다.
"아파! 건들지마!"
말투로 보면 분명히 아픈 게 아니지만 말은 아프다고 하니 아리송하다.
"안 아픈 거 같은데...."
그녀가 어떻게 민수를 괴롭힐까 생각을 할 때, 한편 민수는 죽을 맛이다. 그녀를 위해 색조 화장품세트를 샀는데 김 아줌마의 일, 박 사장과의 일 때문에 미처 이서연과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미치겠네 오늘 왜 이렇게 꼬이는 거야. 그냥 지금 무작정 줘버릴까?"
민수가 생각의 정리로 인해 그녀에게 대응을 안 하니 그녀 또한 재미가 없는 듯하다. 장난을 쳐도 받아 주는 사람이 있어야 재미있는 법이니....
"오빠 요즘 이상하단 말이야. 말도 별로 없어졌고 또 성격도 변태로 변했고...."
그 때 민수가 결심한 듯 무작정 지른다. 하지만 말을 더 잇지 못한다.
"서연아, 널 위해 준비...."
"날 위해 준비? 뭐가?"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타이밍은 아니야"
생각해보라. 시작부터 누구는 괴롭히고 누구는 놀래서 소리 지르고 그런 와중에 뜬금없이 선물이라니! 여자를 모르는 민수가 생각하기에도 전혀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오빠, 뭐길래 그래? 자꾸 궁금하게 할래?"
"어떻하지? 일단 타이밍은 놓쳤고.... 뭐라고 둘러 대냐...."
"오빠, 또 장난치려고 그러지?"
그녀의 계속된 재촉에 민수가 마지못해 대답한다.
"있다가 다 말해줄게"
상대방을 실컷 궁금하게 해놓고 뜸을 들이더니 결국 말을 하지 않으니 상대방 입장에서는 화가 나는 법이다. 특히 평소에 서로 과격한 장난을 치던 사이에서는 더더욱.
"아씨, 안 궁금해! 나는 운동이나 할래!"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민수는 입맛만 다신다.
"쩝.... 내가 그렇지 뭐.... 후.... 나한테 여자는 과분한 존재인가?"
민수는 책상 구석에 조금은 식상하지만 나름 예뻐 보이는 장미꽃 무늬의 포장지로 예쁘게 포장된 그녀의 선물을 바라본다.
"정민희는 나에게 과분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존재이니 그렇다 쳐도 이서연은 아니다. 정말 다음 기회는 놓치지 말자!"
어찌보면 만만한 여자에게만 작업을 거는 야비한 남자로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현실 아닌가. 아무리 TV 속 나오는 김태휘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가당키가 하겠는가. 실제로 많은 남성들이 김태휘보다 여자 친구가 더 좋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만질 수 있어서" 라는 농담 섞인 대답을 하지 않는가.
"내가 오후 근무를 한다고 하길 잘했나? 오전근무를 했으면 서연이도 보기 힘들었을 거 아니야.... 그리고 민희씨도...."
민희씨 생각에 잠기니 또 이서연과는 다른 감정이 가슴 한쪽에 서서히 퍼진다.
"이게 좋아하는 감정과 사랑하는 감정의 차이인가?"
평소 "좋아해"와 "사랑해"의 말을 똑같이 생각하던 민수가 드디어 구분을 할 수 있는 경지에 들어 선듯하다.
"공부할 땐 공부하고 놀 때는 놀라고 하지 않나? 내가 테니스장에 있을 때는 업무와 그녀들의 일에만 집중을 하자!"
며칠 사이에 수많은 일을 겪은 민수가 조금은 자신감도 붙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천장의 구멍을 뚫자"
왠지 앞서 말한 자신감과 성숙이라는 표현을 수정해야 할 듯하다.
"일단 탈의실에 사람이 있나 확인을 하고 사람이 제법 있으니 오전보다 더 뜸을 들이며 작업을 하자 그러면 발소리는 다 캐치가 되겠지"
민수가 여자 탈의실 문 앞으로 가 살짝 귀를 대어본다.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하긴.... 이 시간 여자 회원이라 봐야 서연이 한 명인데 걔는 운동복을 아예 입고오고 샤워도 집에 가서 하니...."
아무래도 너무 조심을 했나보다.
"민수야 그런 모습 좋아! 그녀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항상 조심하여 들키지 말자!"
오전에 김 아줌마에게 당한 일 때문인지 더욱 조심을 하게 되는 민수다.
민수가 급히 관리실로 향한다.
완벽함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심성도 중요하지만 신속성 또한 중요한 것이다.
"으랏차!"
이제 이 일도 익숙해졌는지 사다리를 펼치고는 순식간에 천장을 뜯고 올라간다.
"이거 원숭이도 아니고 그새 나도 노하우가 생겼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위험천만한 2층의 외나무 길을 이제는 체조선수 뺨치게 중심을 잡으며 걷는다.
"일단 작업을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자.... 내가 뚫어야 할 곳은 샤워실과 탈의실이고 작게 뚫어야 하니 아무래도 각도에 여유가 없을 거야. 그러면 더 많이 뚫어야 하는데...."
민수의 머릿속에서 샤워실과 탈의실의 구조와 크기가 그려진다.
"음.... 샤워실은 구조물이 없으니 사각지대가 없어. 그러니 1개만 뚫어도 족하겠지. 그리고 탈의실은 구조물도 많고 크기도
크니 넉넉 잡아서 5개만 뚫자"
민수가 혹시 누가 오지 않는지 숨소리를 죽이고 잠시 천장에 귀를 대어본다.
"좋아 아무도 없어 시작하자"
아까 천장에 두고 왔던 드릴을 집어 든다. 그리고 샤워실부터 천천히 작업을 시작한다.
드륵........ 드륵..........
"힘을 빼고 천천히 너무 힘주다가는 구멍이 크게 뚫린다"
이런 간단한 작업에도 어느새 민수의 등은 온통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아마 정신적 땀인 식은땀이리라.
"한 개 뚫었고...."
드륵.........드륵...........
"두 개 뚫었고...."
드륵.........드륵..........
천천히 혼신의 힘을 다해서 탈의실과 샤워실의 천장에 구멍을 내던 민수가 드디어 7번 째 구멍을 끝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다했다.....으윽. 허리야"
손에는 힘을 뺐지만 나머지 부위에는 너무 힘이 들어갔나 보다. 단순한 작업인데 육체적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그럼 이제 테스트를...."
천천히 탈의실로 추정되는 곳의 5개의 구멍 중 중앙의 구멍을 통해 눈을 대어본다.
"성공이다"
생각보다 시야의 범위가 넓다. 전에 민수가 숨었던 탈의실 제일 안쪽 구석의 세면대를 시작으로 탈의실 제일 바깥쪽 구석인 입구까지 넓은 범위가 보인다.
"평소에는 이걸로 보자. 그리고 샤워실은 어떨라나...."
이번에는 샤워실로 추정되는 곳의 구멍에 눈을 대어본다.
"어라?"
민수가 구멍에 눈을 대어보자 환기구가 엉망인 듯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수증기가 그의 시야를 방해한다.
"아이 고물딱지도 아니고 사람도 없건만 아직도 수증기가 가득하냐...."
형체가 자세히 보이지 않는 것이지 아무리 수증기가 가득찬들 그녀들의 몸을 감상하는데는 지장이 안 된다.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이지 뭐....이제 드디어 민희씨의 알몸을 볼 수 있는 건가?"
오늘 하루 중 첫 번째로 느껴보는 기쁨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기쁨이 배가 되고 민수 또한 그것을 즐김으로 그동안의 고민을 떨쳐 버리려는지 작게 웃어본다.
"으하하하하"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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