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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52 640회 0건
회춘도시 2 - 명심철학원 오도사





회춘도시 2 - 명심철학원 오도사













<1>









“♬ 잘살아보세 잘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 ♩”

“♬ 한번보고 두 번보고 자꾸만 보고싶네 ♩”

“♬ 아니벌써 해가 솟았나 창문밖이 환하게 밝았네 ♪”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온 국민에게 ‘잘사는 나라’라는 꿈을 안겨주어 열심히 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1972년이 되자 남북적십자회담이 시작되어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였고, 10월에는 유신헌법이 제정되었다. 3선개헌을 골자로 한 유신헌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긴급조치를 발령되고, 언론을 통제하고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제한되었다. 대학생들은 연일 정부를 비판하는 반정부데모를 계속했고, 경찰에 연행되어가는 대학생의 수가 해가 갈수록 자꾸만 늘어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1974년에는 대통령 영부인이 저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용공 및 반정부 세력에 대한 박해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1978년 4월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의 전투기에 피격되어 얼음호수에 불시착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전력난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고리에 제1호 원자력 발전소가 완공되어 가동되었다. 국외에서는 이란에서 팔레비 국왕에 반발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왕정이 무너져 버렸다. 정치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우여곡절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개최국 아르헨티나가 우승하였다. <당산대형>,<용쟁호투>,<맹룡과강> 등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이소룡의 유작인 <사망유희>가 발표되었고, 연말에는 새로운 교황으로 <요한바오로2세>가 선출되었다.

이른바 건전가요라는 <새마을 노래>와 금지곡 명단에 오르지 않은 <아니 벌써>,<미인> 등이 번갈아 들려오는 시내 한 다방에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 두 명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금이 10월이니까 1978년도 이제 두 달하고 며칠 밖에 남지 않았잖아.”

“대학 신입생이 된 올해가 가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어.”

“우리가 5월에 산악회에 가입하고 세 번 산행을 했다는 것도 기억하지?”

“소백산, 설악산 그리고 계룡산!”

“회장님 말에 의하면 드디어 이번에 지리산으로 간다는 거다. 그것도 1주일짜리 산행이라더라. 해마다 하는 정해진 산행이라 이미 지도교수님을 통해 학교에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라.”

“지리산?”

“그래. 1주일이면 우리 같은 신입생도 지리산 일주에 충분히 참가할 수 있다고 했단말야.”

“좋았어. 가자!”





<2>



“그동안 대원사에서부터 천왕봉과 벽소령, 뱀사골, 반야봉을 거쳐 여기 노고단까지 오느라고 수고들 많았다. 특히 처음으로 지리산에 같이 오른 민수경, 최현미 그리고 오천상 이렇게 세 명의 신입생이 무사히 잘 따라와 주어서 고맙다. 오늘은 여기 노고단에서 야영을 하고 내일 아침 7시에 아침을 먹고 출발하여 화엄사에서 구례까지 가면 1주일간의 일정이 모두 끝나게 된다. 마지막까지 별다른 사고없이 이번 지리산 종주를 마칠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주길 바란다.”

“예.”

“그럼 지금부터 마지막 밤에 야영할 텐트를 치고 저녁밥을 준비하도록.”



회장의 말에 따라 회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하고 밥을 짓고 나니 어느덧 해가 기울어 어둠이 바닥에 깔렸다.



‘준태 이자식. 이번 산행 끝나고 만나기만 해봐라. 지리산에 오자고 먼저 얘기한 놈이 갑자기 집에 일이 생겼다고 저만 쏙 빠져버려?’



신입생으로 1주일짜리 산행에 처음 참여한 천상은 동기인 양준태가 빠진 것이 못내 서운하고 아쉬웠다. 선배들을 도와 일행이 머물 텐트를 다 치고 나니 이미 저녁밥이 준비되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이번 산행에서 느낀 소감들을 얘기하고 선배들로부터 이번 산행에서 잘못된 점에 대한 보완방법을 배우고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자정이 가까웠다. 다들 지정된 텐트에 들어가 잠을 자기로 하였고, 천상도 지정된 텐트에 들어갔다.



“선배들 따라오느라 1주일간 고생했다.”

“아니요. 오히려 저희들 때문에 천천히 오느라고 형들하고 누나들이 고생하셨지요.”



그동안 3인용 텐트에서 같이 잠을 잤던 부회장인 광수형의 말에 천상은 1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꿈만 같았다.



“내일이면 집에 간다. 너 집에 가고 싶지?”

“전 여기가 더 좋은데요. 형들하고 누나들이 많이 챙겨줬잖아요.”

“누구나 산행을 할 때는 얘기를 않지만, 마지막 밤에는 집을 생각하고 감상에 빠지게 된다. 회장인 명호나 졸업반인 경희 누나도 지금까지 언제나 마지막에는 집 생각을 했다고 그러더라.”

“전 하숙하잖아요?”

“주인아줌마가 밥을 챙겨주는 하숙집일수도 있고, 부모님계시는 고향집일수도 있지. 졸업한 태주형은 항상 마지막 밤에는 혼자 사는 자취집이 꿈에 나온다고 그러더라.”

“예.”

“내년에 현수가 회장을 하고 내후년이 되면 네가 3학년이 되서 회장을 맡게 되겠지?”

“저 말고도 다른 애들도 많이 있는데요.”

“우리 산악회는 1학년 마지막에 1주일짜리 지리산 산행에 참가한 남학생중에서 회장을 뽑는게 전통이다. 하루 이틀짜리 산행이야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지만, 1주일짜리는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할 수가 없거든. 올해 신입생 중에서는 네가 유일하게 참석했으니까 현수 다음에는 네가 회장을 하게 될거다.”

“명호형이나 현수형도 1학년때 지리산 1주일 산행에 참가했어요?”

“태주형도 그렇고 작년 회장을 했던 상도형도 그랬고 명호와 현수도 1학년때 지리산 종주에 참석했기 때문에 회장이 될 수 있었던거야. 우리 산악회에서 10년 넘게 내려온 전통이지.”

“예.”

“피곤할텐데 그만 자자. 내일 일찍 일어나서 화엄사까지 내려가서 구례까지 차타고 갈려면 많이 힘들꺼다.”

“예. 저 밖에 나가서 오줌 좀 싸고 올께요.”



천상은 몸을 모로 세우고 한 쪽에서 자고 있는 두 명의 선배들 사이로 조심해서 텐트를 빠져나왔다. 그만그만한 텐트가 여러개 자리잡고 있는 야영장을 빠져나온 천상은 소변이 아닌 대변을 보기위해 텐트의 불빛이 안 보이는 곳으로 걸어갔다. 칠흑같은 어둠 때문에 앞을 볼 수가 없었지만 야영장 주변은 넓은 구릉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무뿌리만 나와있지 않으면 걸려 넘어질 일은 없었다. 한 참을 걸어온 천상은 비탈을 따라 조금 내려간 곳에 커다란 나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무 뒤로 내려가 바지춤을 내리고 큰일을 보았다. 계속된 산행으로 땀을 많이 흘려서 약간의 탈수 증상이 있어서인지 천상은 시원하게 일을 보지 못하고 한 참 동안 힘을 써야했다.



‘평소에도 변소에서 오래있었는데 산에서 땀을 흘렸다고 오늘은 시간이 더 걸리네. 이러다가 변비라도 생기는 게 아닌지 몰라.....’



한 참 동안 쪼그리고 앉아서 겨우 일을 마친 천상은 일어나서 바지춤을 올려 옷매무세를 정돈하였다. 텐트로 돌아가기 위해 비탈을 올라가려고 발을 내딛다가 천상은 머리가 띵하고 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몸이 뒤로 기울어지는 느낌에 중심을 잡기위해 발을 내밀어 중심을 잡으며 힘겹게 뒤로 몇 걸음을 물러섰다.



‘푹’



갑자기 땅이 꺼지는 느낌과 함께 몸이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천상은 정신을 잃었다.





<3>



“나는 명심문(命心門) 제 17대 문주로 조선정토종(朝鮮淨土宗) 제 25대 승려인 도인(濤仁)이라 한다. 명심문은 본래 편작(扁鵲)의 후예들로 이루어진 심의각(心醫閣)의 3대 의선으로 꼽히던 분이 조선에 와서 세운 문파이다. 원나라가 망하고 명나라가 들어선 다음 황제의 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었을 때 그 분도 화를 피해 조선으로 피신했었다. 조선에서 문파를 세운 그분이 조선 산천을 돌아다니던 어느 날 오래된 절에서 옛날 도선국사(道詵國師)께서 남기신 혜지천명결(慧知天命訣)이라는 책을 발견하셨다. 오랜 세월을 연구하신 끝에 운명혜안공(運命慧眼功)을 창안하셨다. 우리 명심문은 조사님이 남기신 천행심의비결(天行心醫秘訣)과 운명혜안공을 오로지 일맥으로 전승하게 되었다. 임진년 왜구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 조선을 침범하여 산하를 피로 물들이자 나는 휴정대사께서 일으킨 승병대에 동참하게 되었다. 어느 날 왜구들과 싸우다 조총에 맞은 나는 혼자 ?기다가 이곳 지리산으로 들어와 죽음을 맞게 되었다. 17대를 이어오면서 힘들지 않게 전승되어온 명심문의 전통이 나로 인해 끊길 위기에 처했지만, 다행히 지리산 영기(靈氣)를 흡수한 나는 마지막 남은 공력과 기를 모두 짜내어 후대에 찾아올 인연자를 통해 명심문의 전통이 이어지도록 안배하였다. .....<중략>....... 운명혜안공은 십이성 성취를 이루면 눈만 보고서도 그 사람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 단점이라면 성취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일단 칠성을 깨치는데 까지 20년 정도가 소요되며 십이성을 성취하기까지는 능력에 따라 삼사십년이 걸린다고 한다. 나는 구성에 이르는 운명혜안공을 터득하여 십이성의 경지까지 걸리는 기간을 알지 못한다. 또한 십이성의 경지에 이르면 비로소 자신의 운명과 생사를 깨닫게 된다고 하였다. ........<중략>......... 천행심의비결은 내가 머물던 오대산 옥룡사(玉龍寺) 두문암(頭門庵)에 있는 용소(龍沼)에 있다. 천행심의비결은 네가 운명혜안공을 오성이상 성취하여야 그 뜻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스스로 판단하여 때를 맞추어 천행심의비결을 취득하고 익히길 바란다. ....... <중략> ......... 마지막으로 너를 우리 명심문의 제 18대 문주로 임명하노니 문주에 걸맞는 행동을 할 것이며, 너를 통해 세세연연(歲歲年年)토록 전승되도록 각별히 노력해주길 바란다.>





<4>



“야. 임마. 너 어디를 갔다 이제 오는 거야?”

“예?”

“임마. 오줌 싸러 간다는 녀석이 한 시간이 지나도록 안 돌아오면..... 너 같으면 걱정 안하겠냐?”

“아~ 예. 죄송합니다. 오줌 싸러 가서 갑자기 똥이 마려워서요...... 워낙 캄캄해서 오다가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발목을 좀 삐어서 앉아서 계속 주물러가지고 부기를 빼고 오느라고요....”



한 텐트에서 잠을 자기로 했던 부회장 광수형이 한 시간이 넘도록 들어오지 않는 천상을 찾으러 나섰다. 30-40분을 돌아다녀도 찾을 수 없어서 야영지로 돌아가 산악회 회원들을 깨워 찾아볼 생각을 하고 마지막으로 찾아본 곳에서 저만치 걸어오는 천상을 발견하고 반갑게 달려왔다고 했다.



‘비탈에서 미끄러져 작은 동굴로 빨려 들어가고, 그 조선시대 스님의 목소리를 통해 무협지 같은 옛날 얘기를 듣고 다시 동굴을 빠져나와 여기까지 오는데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거야? 난 내가 정신 차리기까지 몇 시간은 걸렸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게다가 그렇게 굴렀는데 몸에 상처는커녕 옷에 먼지하나 묻지 않았다니..... 내가 뭔가에 홀린건가?’



“자식아 너 때문에 6일간 산행 잘하고 마지막 날 망치는 줄 알았잖아.”



광수형이 나무라듯이 어깨를 ‘툭’ 치지 않았다면 천상은 계속 생각에 골똘히 빠져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텐트로 돌아온 두 사람은 곧바로 잠들었고 다음 날 무사히 화엄사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구례까지 와서 1주일간의 산행을 아무 탈 없이 마칠 수 있었다.

















===========================================================================================================





뱀발을 답니다.



1. <버킹검 클럽> 1부를 마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글을 씁니다. 어쩌면 .... 아니 분명 둘 다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허덕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문득 떠오른 생각을 놓치기 아까워 부랴부랴 적느라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크게 나무라지 마시고 읽어주시면 무척 고맙겠습니다.



2. 상상만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게 될텐데..... 제목에서 아시는 것처럼 주인공이 운영하는 운명철학원에 거론될 생년월일이 필요합니다. 제가 주역이나 오행 등 역학에 관한 지식이 짧은 상태에서 이 글을 쓰려니 어려움이 많습니다. 혹시 무리가 아니라면 독자 여러분 주변 사람들의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을 적어서 쪽지나 메일로 보내주시면 글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간단히 적어주시면 더욱 좋고요.......



3. 제 메일입니다. [email protected]



4. 얼토당토 않는 상상으로 쓴 되지도 않은 글을 읽어주신 독자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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