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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03 954회 0건
베갯속-베갯속-



‘나, 이거야 원….또 조졌네!’



난 다시 혀를 차고 있었다. 새로이 에어로빅을 배우겠다고 들어선 여자의 쭉빵 몸매 때문이었다. 누구는 어째서 혀를 차느냐고 하지만, 난 달랐다. 주택가 근처에 자리 잡은, 나 같은 에어로빅 장소는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아줌씨들이다. 아이 하나, 둘 낳고, 몸매 무너지고, 탄력 저리 가고, 흔들림에 따라,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젖탱이들의 소유자가 바로 나의 밥줄인데, 그걸 비집고, 쭉쭉빵빵의 몸매가, 땀 쫌 빼 보겠다고 수강 신청을 하니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맨 첨에 강사로 시작할 때는, 아줌씨들의 그 걸부진 삼겹, 사겹, 오겹의 살덩어리들이 끔찍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의 가장 큰 밥줄로 자리매김한 바에야, 그렇게 살가울 수가 없는 지경이다. 어째서 내 심사가 뒤틀리냐 하면, 그렇게나 살들이 주구장창 빠질줄 모르고 버팅기는 살집녀들 틈에, 쭉빵이 끼어들고 나면, 왠지 모르게 수강생들이 줄기 시작하는 기현상 때문이었다. 그건, 그런 그녀들에게, 쭉빵의 각선미가 넘볼 수 없는 오아시스로 들이대어 진다는 것을 첨에 몰랐던 때문이었다. 늘씬한 몸매로 흘리는 땀을 손등으로 닦아내는 모습조차, 아삼삼한 그녀들이, 에어로빅 복에 감싸여 있다고는 해도, 학실히 드러나는 보짓골과 도끼 자국을 멀리서 훔쳐 볼때면, 내 가심은 콩닥콩닥 가라 앉을 줄을 몰랐다. 그 늘씬한 다리, 앞으로 수그릴 때마다, 청포묵 처럼 탱탱거리는, 그네들의 땡땡한 가슴패기….아! 직인다! 그러나, 그 여파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기에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아니, 직장 근처에 가서 땀 빼지, 어째 아줌마들만 디글디글한 곳으로 와서 재랄이야, 재랄은?’



‘누가 아니래여? 누구 기 죽이다 못해, 염장 따블로 지를 일 있대여?’



‘혹시, 낮에는 퍼질리고, 밤에만 설치는 나가요 아니야?’



새로이 들어오는 쭉빵들에 대한 아줌마들의 원성은 대단해지고, 급기야, 눈꼴 셔서 못 봐 주겠다며, 남은 수강비를 기어이 돌려 받고 사라지는 살집녀들……그래서 난 쭉빵이 하나도 반갑질 않다. 살집녀들에게 있어서, 쭉빵걸들은 갈수없는 나라 였고, 무릉도원경 이었으며, 분함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분하냐고? 대개의 유녀들은 자신의 살을 탓하면서도 열 받치면, 쳐먹어대고, 싸질러대는 습성을 버리질 못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나날이 핀잔에다, 배둘레햄을 쿡쿡 찔러대는 남편의 손가락이 그렇게 미워 보일 수 없다는 그녀들의 울분을, 기어이 살을 빼려고, 땀을 빼려고 나온 자리에서까지 마주쳐야 한다는 건, 끔찍한 악몽의 재현이자, 손이 닿질 않는 등짝의 가려움 같은 거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지 발로 찾아 들어온 수강생 더러, 여기는 살집녀들이 태반이니, 다른 곳으로 가 주십사 하는 변명도 아구가 맞질 않기는 매한가지 였다. 대개, 수강생 자신의 몸매가 쭉빵인 경우는 두 가지로 나뉜다. 열심히 연습하는 연습장을 주욱 훑어보고 나서 구분되는데, 그 하나는 아렇게 망가진 분우구 안에서 손발 쫌 놀려대면, 기분 절나 찢어지겠구나 하면서, 기어이 수강하는 악랄파가 그것이고, 다른 한 편은 바로 고개를 돌려 나가면서, 그렇게 흔들어 봐라, 보지 쪽살이나 빠지나 하면서, 비웃음을 흘리는 오만파가 그것 이었다. 둘 다 나에게 영양가 없기는 마찬가지 였지만, 그래도 후자가 나에겐 더 낫다. 동물원의 원숭이 구경 하듯이, 훑고 나가버리는 그 년의 귀퉁배기가 사라지기 무섭게, 아줌씨들과 같이, 이바구에 올려, 쪼사줘 버리면, 오히려 박수를 받으면서, 돈독한 신뢰감을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건방진 년따우, 지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다고, 지는 나이 안 쳐먹을 줄 아나보지?’



‘아효, 우리 원장님, 성격 화끈해서 좋다니깐!’



‘요새 젊은 것들은 지 잘난 줄만 알고 살아요, 글쎄.’



‘호호호. 그러니, 저희들이 친구까지 데불고 여길 안 올수가 없다니깐여. 우리를 진심으로 대우해 주는 곳이, 여기 말고 또 있겠어여?’



또 없을 것이다. 암! 체육대학 동기생들이 가끔 찾아 오는데, 그 친구들이 와서는 하나같이,



‘너, 시력은 멀쩡하니? 밥은 잘 먹구?’



‘그건 왜?’



‘아예 정육점을 차리시지, 이거야 원, 보다보다 창문이 저렇게 흔들리는 에어로빅 학원은 첨 봤네. 저러다 아래층 천장 무너질라……무셔, 무셔, 무셔워!’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다. 누구는 반드시 원생 가운데 잘 나가는 쭉빵을 지속적으로 거느리고 있어야, 시범 케이스로서의 선전효과가 있다고도 했지만, 난 아니었다. 살집녀들은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수영을 가 봐도, 물 넘친다고 절대 다이빙 하지 말라는 강사 쇄끼들이 있는가 하면, 요가를 하러가도 돼지처럼 qq대는 숨소리가 남들에게 방해 된다며, 마스크를 쓰던가, 저 구석팅이에 가서 하라고 나불 대는 강사년들이 없나, 암튼 그녀들을 이름하야, 살갑게 맞아주는 곳들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리고, 비호감이 들면, 또 얼마나 든다고, 이제 살 빠지는 건 포기 하시죠 하면서, 느글댔다던 강사 쇄끼는 또 뭔가? 그럼 살 안빼고 뭐허게? 다시 살 찌워 잡아먹으려고 씹빠빠나 한아름? 씹쉐이들…..난 그녀들을 거두어들여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을 느낀지 오래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학원에서는 전국 에어로빅 대회의 출전을 아예 포기한 지 오래다. 왜냐구? 난 원생 아줌씨들에게 학실히 까발겨 얘기한다.



‘여기 모이신 것은 저 TV에 방영되는 에어로빅 대회의 단체전 우승이네, 커플조 우승이네 하는 허울 좋은 훈장 때문이 아닌 것은 저보다 더 잘 아실 겁니다. 우리는 목표를 남들과 같이 잡으면 안된다고 봅니다. 땀복을 암만 입고 땀을 흘리면 뭐합니까? 운동 끝나기 무섭게 배 채우기 바쁜 악습은 버리질 못하고서 말입니다. 이를 악물고, 살을 쥐어 짜서 피를 뽑듯이, 마음을 다져먹고 전진해야 하는 우리들의 목표가 저 TV에 나오는 사람들과 같을 순 없을 것입니다.’



내가 생각해도 구라는 정말 잘 쳤다. 어떤 유녀는 눈물을 글썽이면서까지, 우리의 심정을 어찌 저리도 잘 알고 있을까 하는 표정으로, 감동탕을 곱절로 자시고 계셨지만, 그건 타고난 세치 혀에서 우러 나오는, 이바구 이자, 뻐꾸기 임을 그녀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원장 선상, 나 쪼까 보드라고….’



왠일로 학원에 들어선 건물주. 표정을 보하하니 꽤나 심상찮은 조짐이 분명했다.



‘어쩐 일로….’



‘저, 이런 말 하기는 쫌 그런디, 워낙 말들이 많아서…..’



‘무슨 말씀 이신지…..’



‘아래층이 뭐허는 곳인지는 잘 알 것이여.’



‘네, 보습 학원이져.’



그때 머리를 때리는 것이 있었다. 나가달라는 그런?



‘긍게, 시방, 소음이 너무 심혀서 말이지. 아니, 한 두 아줌씨도 아니고설랑, 떼사리로 펄쩍대니, 그 밑에서 공부혀는 아그들이 뻐팅길 수 있남? 내가 그 학부형들 땜시롱, 미쳐 돌아가실 판 이구만.’



‘그래서, 나가달라, 이 겁니까?’



난 한번 붙어 보자는 심산으로 눈을 치켜떴다.



‘어허, 그거이 아니고, 자리를 쪼까 옮겨 줬으면 싶다, 그 말이징, 내 말즉슨….’



‘아니, 자리를 옮기다녀?’



‘이 건물 지을때, 멋모르고 내줬다가 주민들 탄원땜시 쫓겨나간 지하의 춤빵 자리가 아직 비어 있걸랑? 불편허겠지만 서도, 그곳으로 옮겨가면 워쩔까 싶어서….’



‘아니, 시설도 안 되어 있고, 통풍에, 조광도 없는 곳에, 운동하는 원생들을 밀어 넣는 다구여? 그런 말도 안되는…..’



‘내가 맨 입으로 옮겨가라는 말은 안 혈테니, 그러니께, 지금 내고 있는 임대료를 삼분의 일로 줄여주면 워쩔까 싶은디…..그리혀면, 남는 돈으로 천천히 수리는 해나가면 될 것이고….’



‘당장 그렇게 하겠습니다. 충성!’



난 속으로 대충 계산해도 남는 장사가 아닐 수 없었다. 이게 왠 떡이냐 싶은 생각에 나는 줄잡아 얼렁뚱땅 계산을 때려봐도, 수지맞는 장사가 분명했는데, 원생들이 돌아간 한밤중에 혼자서 슬슬 개보수 작업을 해가다 보면, 알짜배기로 주머니에 돈이 굴러 들어올 것은 뻔한 이치였다. 난 날아 갈듯이, 연습실로 돌쳐 들어갔다.



‘자, 자, 잠깐 만요. 제 말씀 좀 들어보세여.’



무슨 일이냐며, 땀을 닦으며, 내 앞으로 모여 자리에 앉는 아줌씨들,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뜨려 놨을 때는 쫌 덜하드만, 옹기종기 모여 놓으니, 보기에도 깨름직할 정도로 뭉친 살들이 눈 앞에서 어른 거렸다.



‘지금 막 건물주가 간곡한 부탁을 하셔서, 승낙은 하고 왔는데, 의견들이 어떠신가 해서요.’



‘뭔 의견이여?’



‘요 아래층의 보습학원에서 자꾸 항의가 들어와, 부득이하게 저희가 어린 새싹들의 면학 분우구를 존중해 주는 측면에서, 지하의 연습장으로 장소를 옮길까 해서 말이져.’



‘아니, 예전에 캬바레가 들어섰던 그 곳을 말하남?’



‘네. 지금도 그곳의 음향 시설은 그대로 남겨져 있어서, 여기보담 다이나믹한 음향을 즐길실 수 있다고 하던데….’



‘그래도 지하실은 쫌….’



난 되는대로 이유를 주어 섬겼지만, 모두들 조금은 찝찝한 얼굴들 이었다. 그러나,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기 보다는, 내 맘이 언간새 결정되어 버렸기에, 난 일방적인 사실통보를 이렇게 의견개진처럼 둘러치고 있는 거였다.



‘거기는 햇볕도 안 들고, 공기도 무작시리 탁할텐데, 아니 운동하러 나와서 건강해치고 갈 껀 또 뭐람?’



그게 원생들의 유일한 불만이자, 가장 큰 비토 꺼리였다.



‘그건 걱정 마십셔. 오늘 연습을 좀 일찍 끝마치는대로, 화려한 조명시설과 실내의 공기정화 문제는, 내일 연습을 나오시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제가 힘써 보겠숨다!’



‘그럼 원장님 좋으실 대루, 우리야 굿이나 보고 떡이나 자심 됐지……’



난 원생들을 돌려 보내고, 건물주에게 열쇠를 받아서는, 지하로 내려가 보았다. 디스코데크와 캬바레를 믹스시켜 놓은 듯한, 짝퉁 춤방이 눈 앞에 들어왔다. 전 주인이 전축이나 앰프는 떼어 갔지만, 벽에 박아넣은 대형 스피커는 떼어내는 값이 더 드는 바람에 놓고 갔다 한다. 위에서 쓰던 오디오를 연결만 해도 음질은 기깔날 것 같았고, 게다가 제일로 맘에 드는 것은 춤을 추는 플로워 였다. 싸구려 변두리 캬바레 흉내를 있는대로 내어버린 천장의 조명 따우들…..전원을 넣으니, 아직까지도 휘휘 돌아가는 싸이키 조명은 건재했다.



‘조명은 이만하면 됐고…..’



내가 조명을 손보지 않기로 한 것은, 순전히 아줌씨들을 위한 지극한 배려 차원 이었다. 이미 어디 가서고 환영 받지 못하고, 자신의 몸매로 외간 남자들에게 들이댔다가는, 돈만 뜯기고, 공씹이나 돌리고 올 지경인 자신의 처지로 볼 때, 언감생신 캬바레나 춤방의 근처에도 가기 힘든 것이, 그녀들의 고민임을 난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녀들에게, 운동을 하면서도, 마치 캬바레나 디스코데크의 플로워에 나와서, 열나 흔들어 대고 있는 듯한 착각을 안겨 준다면, 운동도 하고, 대리만족도 보조를 맞추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나만의 판단 때문이었다. 난 그 시간부로 할 일없이 빈둥대는 학교 후배들에게 비상을 때렸다. 밤사이 대청소와 아울러 윗층의 연습실을 비워서, 아래로 내려오기 위함 이었다. 난 아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작업용 목장갑과 음료수등을 준비했고, 위에서는 먼저 오디오를 뜯어다가, 밑으로 갖고 내려와, 맨 먼저 연결을 했다. 플로워의 뒤쪽에는 기계실이 있었고, 그 안에도 콘솔이 하나 남겨져 있었는데, 조명과 연결된 앰프처럼 보이는 것이 덜렁 그 방을 지키고 있었다. 아마도 조명과 연결된 것을 미처 뜯어내지 못한 것 같았다. 난 갖고 내려온 오디오를 그 콘솔에 연결하고, 조명과 함께 전원을 넣었다. 방을 나오기도 전에 플로어를 울리는 쿵쾅거리는 음악이 울려퍼져서, 나는 내심 안심이 되었다. 플로워에 나가보고 나서, 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 콘솔의 역할은 앰프가 아니라, 오디오를 타고 외부의 스피커로 나가는 음을 통해, 자동으로 조명이 바뀌어지는 기능을 가진, 릴레이 콘솔 이었던 것이다. 마치 진짜 춤판 처럼 음악의 강약과 비트에 따라. 이리저리 색깔이 바뀌고, 싸이키 조명의 회전이 자유자재로 변화되는 그 놀라움….난 속으로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고 되씹고 있었다.



‘와, 형 죽이는뎅? 이제 에어로빅 집어 치우고설랑, 춤방하기로 했수?’



지하로 들어서는 후배들이 하나같이, 내부의 번쩍거리는 조명과 플로워를 비추는 현란한 조명, 그리고, 다이나믹하게 귀청을 때리는 음악에 뻑이 가고 있었다. 난 아그들에게 청소와 이사를 지시하고는 건물을 나왔다. 없는 돈 이었지만, 지하의 퀴퀴한 냄새를 없애고, 그나마 성의나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업소용 대형 공기청정기를 사러가기 위함 이었다. 이미 실내에는 집체만한 대형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건물주 얘기로는 히터와 에어컨 겸용이란다. 몇가지 손 볼 곳은, 벽에 부착된 희미한 미등을 떼어내고, 밝은 조명의 할로겐등으로 바꾸는 일이 중요한 수순 이었다. 그렇게만 하면, 왠만한 연습실 못지 않게, 화려한 조명과 밝음으로 인해, 원생들의 불만도 눈 녹듯이 사라질 껀 뻔한 이치였기에…..워낙 체력들이 좋은 후배들 이어서 그런지, 이사도 순식간, 대청소도 순식간에 끝나, 새벽을 넘길 줄 알았던 작업은 새벽 2시가 되기도 전에 마무리가 되었다. 술이나 한잔씩들 걸치고 가라고 용돈을 집어주고 돌려 보낸 뒤에, 난 혼자 남아서, 벽의 그 많은 미등을 할로겐으로 바꾸었다.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일이 끝나고, 조명을 점검해 보니, 정말 그럴싸 해 보였다. 난 음악을 끄고, 예전에 사장실로 쓰이는 방에 들어가 눈을 붙이기로 했다. 아침 10시가 되면, 원생들이 들이닥칠테고, 그 전에 눈이라도 붙여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고맙게도 그 방에는 예전 주인이 쓰다가 버리고 간 것 같은 야전침대가 하나 있었고, 쫌 더럽게 보이긴 했어도, 쓰레기 더미속에서 찾아낸 베개도 있어서 그냥 눈 좀 붙이기에는 안성마춤 이었다. 잠을 청하고는 있었지만, 자리가 바뀌어서 였는지, 좀처럼 쉽게 잠이 들지 않고 있었다.



‘원장님! 원장님!’



‘어? 벌써들 오셨어여? 내가 문을 안 잠궜나?’



‘아니, 이 많은 일들을 그새 혼자 다 하셨어여? 청춘이 좋긴 좋네….’



꼬글치고 야전 침대 위에서 잠이 든 나를 깨우는 아주머니들……난 부스스한 얼굴과 뻗친 머리도 아랑곳 하질 않고, 음악과 조명을 모두 켜고, 실내를 보여 주었다. 그 사이, 나는 공기청정기를 작동 시키고, 그 집체만한 에어컨도 이빠이 틀어 버렸다.



‘어머, 이거 쫌 봐. 완전 춤방 저리 가라네, 이거 운동할 맛 나겠는뎅?’



‘누가 아니래여? 저 공기 청정기에다, 아휴, 에어컨 성능 쫌 보지? 얼어 디지겠네.’



‘조명들도 다 할로겐인거 봤수? 분위기 정말 죽여. 이리로 잘 왔네..으X으X….음질 죽이넹!’



아주머니들은 어깨를 들썩대며, 바뀌어진 분위기에 한껏 동조하고들 있었다.



‘원장선생님, 다시 봐야 겠어. 정말 능력 좋으시네. 이 많은 일을 하룻밤 사이에 다 하시고, 우리 점심이나 사드리는 게 어떻겠어여?’



그래서 난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는 말처럼,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도리는 아니지만 원생들에게 점심을 얻어 먹기로 했다. 고기가 지글지글 익기도 전에, 난 배고픔을 이기질 못해, 육회 수준인 상태라 할지라도, 누가 뺏어먹을 것처럼 불판에서 입속으로, 고기를 실어 날랐다.



‘역시 일 잘하는 분이 식성도 좋아. 어쩜 저렇게 잘 드실까?’



난 속으로 되뇌였다.



“다른 것도 주면, 얼마나 잘 쳐먹는데…..”



그러나, 이렇게 먹을만한 고기면 됐지, 산 고기는 삼겹이고 사겹이고, 줘도 사양할 판 이었다. 난 거지반 허기가 채워져 갈 즈음에, 말문을 열었다.



‘오늘부텀 음악을 좀 바꿀까 합니다.’



‘아니, 음악을 바꾸다녀?’



‘이제까지는 동작을 이어나가기 위해 탁탁 끊어지는, 소위 듣기 좋은 음악들로 선곡했었는데, 이제부터는 좀더 강하게 밀어 붙이자는 의미에서, 레이브를 도입할까 해서요.’



‘레이브는 또 뭐래여?’



‘아 그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춤출때 듣는 음악인데, 열나 비트가 강하고, 빠르기가 숨가쁠 정도져. 저희들의 운동도 이제 남의 눈치 보질 않아도 되고, 늦긴 했지만 이제사 제자리를 틀었으니, 가일층 목표달성을 위해, 매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실내에는 사시사철, 에어컨 대신에 히터를 틀기로 했지요. 한증과 에어로빅, 춤방이 결합된 복합 연습실의 모토를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좀 거창할라나여? 암튼 땀복을 입고, 피부표면의 쬐깐한 땀만 짜내는 거이 아니라, 피부 밑에 잠자고 있는 두터운 지방층까지 깨워 일으켜, 태워버리는 실내온도의 상승은, 예전부터 제가 꼭 이뤄보고 싶었던 거거덩여.’



‘어련 하실라구여. 저희는 원장님만 믿고 따를께여.’



역시 예상대로, 이사는 성공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발판이 되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과 집체만한 에어컨, 대형 음향시설로 인해, 전기료가 조금 걱정되기는 했어도, 얼마 들이지도 않고서 수리도 마쳤는 데다가, 임대료가 삼분의 일로 줄었다는 것은, 이미 나의 성공을 보장해 준거나 다름없는 도우미 들인 건 분명했다.



‘그리고, 운동 중간중간에 몸속의 지방을 태우는데 없어서는 안될 음료를, 무료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무료요?’



‘네.’



대개의 아줌씨들이 죽어라고 따라붙는 건, 바로 공짜다. 소도 때려 잡는다는 그 공짜에 아주머니들은 희색이 만면하다. 게다가 자신의 운동과 결부되어, 지방을 속시원하게 태워 준다는 음료는 가히 하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무화과를 방불케하는 효과도 아울러 겸비하고 있었다. 이사로 인해 피곤하다며, 난 연습은 내일부터 시작된다고 말하고, 내일 아침에는 늦지말고, 모두 나와 주십사 하고 당부했다. 그렇게 미룬 것은 어제 이사를 하기전에 부탁해 놓은 연습실의 문을 고쳐 달기 위해서 였다. 안의 소음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는 이중 방음 문에다가, 시건장치도 바꿔야 하고, 게다가 예전 춤방의 문처럼 안이 들여다 보이는 유리문으로는 연습을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신경이 쓰여, 제대로 진행이 되질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10시가 되기도 전에, 아주머니들이 속속 연습실로 기어 들어왔다. 또 다시 바뀌어진 입구의 문짝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나의 계획성 있는 진행력에 모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이 쏟아졌다. 종업원들이 사용하던 락커방을 치워서 탈의실로 만들었고, 그 안에서 모두 에어로빅 복으로 갈아입고, 원생들은 플로어로 모두 모였다. 난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입구문을 잠그고, 플로어의 중앙에 섰다. 어제 구입한 무선 마이크와 헤드폰을 쓰니 완전 랩퍼가 따로 없었다. 나의 목소리가 에코우까지 먹으면서, 실내에 울려 퍼졌다.



‘준비들 되셨습니까?’



‘네!’



‘목소리가 작습니다. 이래서 남편에게 사랑받는 쭉빵 되겠습니까?’



‘아녀!’



‘준비 되셨습니까? 아…..유….레…디?’



캬! 안되는 영어가 또다시 객지 나와서 고생하고는 있었지만, 난 분우구를 띄워 주자는 심정으로, 춤방의 디스크쟈키 처럼, 손가락을 치켜들며, 소리를 쳤다. 이를 이어서, 고막을 찢을듯이, 대형 스피이커에서 터져 나오는 레이브의 곡성……현란한 조명과 싸이키가 울긋불긋 원생들을 비추고, 난 새로이 연습해 두었던 고난이도 에어로빅 동작을 연이어서 원생들 앞에서 해 나갔다. 모두다 새로이 바뀌어진 환경과 강렬한 음악 때문인지, 반복 운동을 세 번도 안 했는데, 벌써들 지쳐갔다.



‘자, 자, 자, 잠시 쉬겠습니다. 음료나 드시고, 또 이어서 하져.’



난 헤드기어를 벗고, 내 방에 따로 들여놓은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한아름 들고, 플로어로 나왔다. 두 사람에게 한 통씩 물을 앵기고, 반반씩 쭈욱 들이키라고 권했다.



‘원장님, 물 맛이 들척지근한 게, 설탕물 같은데, 이게 뭐에여?’



난 양 손의 손가락을 구부려, TV에서 나오는 연예인의 흉내를 내면서, 말했다.



‘삼발교 교주도 자기가 끓인 보리차를 약수라고 팔아먹는데, 난 완전 공짜 아닙니까? 안심허고 드셔 보셈. 기운이 펄펄 날테니…..’



모두 틀어 놓은 히터와 격한 몸짓으로 인해, 땀을 줄줄 쏟아내고 있었기에, 그 시원한 물은 갈증을 적셔 주기에도 모자란 감이 없진 않았다.



‘자, 이제부텀 또 시작합시다. 갈 길이 멀어여. 아…유….뢰….데?’



이젠 내 혀까정 꼬여간다. 원, 별, 닝기리…..그러나, 기운이 충전된 때문인지, 아주머니들은 평소에 보지 못하던 강인함으로, 나의 지도편달을 꿋꿋하게 이어 나가는 것이 아닌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지쳤으면 지쳤지, 아주머니들은 이제까지 젖먹던 힘까지 다 짜내는 것처럼, 4시간이 넘도록, 그 강렬한 레이브 음악에 실려, 몸들을 흔들어 댔다. 난 2시간 정도가 지났을때, 조명을 조금 어둡게 조절하고, 준비해 두었던 형광봉을 양손에 하나씩 들도록 나눠 주었다.



‘형광봉은 왜여?’



‘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서로 둘씩 짝을 지어서 마주 보시고, 형광봉을 저처럼 흔들어 보세여.’



난 요리조리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것처럼, 형광봉을 8자로 혹은 호리병 스타일로 휘돌렸다. 모두가 그것을 따라하자,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무슨 콘서트라도 벌린 것처럼, 장관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진행된 4시간의 논스톱 에어로빅은 정말 기가막힌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헉헉…헉헉…..지치지도 않으세여?’



이미 땀으로 샤워를 한 것처럼 에어로빅 복은 쩍하니 몸에 달라 붙어, 몸의 겹겹 살들이 확연히 보이고 있었는데,



‘원장님도 지치긴요, 앞으로 서너 시간은 더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네……’



‘저도요…..내일 부터는 더 일찍 나와서, 더 늦게 가야지….’



‘그럼 내친 김에 한 시간만 더 운동 할까여?’



내가 그렇게 권하자, 모두들 기쁜 얼굴들 이었다.



‘아….유….뢰…데?’



모두들 악을 쓰면서 다시 틀어진 레이브 리듬에 맞추어, 반복적인 에어로빅 과정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난 플로어의 앞에 서서, 모션을 보여 주며, 땀에 푹 절은 반팔 쫄티를 확 벗어 버렸다. 하체에는 쫄쫄이 반바지 레깅스가 있었는데, 내가 웃도리를 벗고 나서,



‘아…유…뢰…데?’



하고 외치자, 모션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원생들마저, 에어로빅 복을 벗는 게 아닌가? 난 깜짝 놀랐지만, 어쩔 수는 없었다. 워낙 동작이 격하고, 레이브의 난타리듬이 귀청이 터지도록 실내를 때리고 있어서, 땀이 비오듯 흐르는 옷을 그대로 걸치고 있다는 것도, 고역이기는 했으니까. 저마다 평소에 자랑하는 그 삼,사겹의 뱃살들을 출렁거리면서, 거뭍한 씹털조차 부끄러움도 없이 둘러가며, 에어로빅의 격한 동작에 빠져 있는 원생들……



‘자, 이어지는 동작은 두 다리를 벌리고 편채로 허리를 앞으로 주욱 구부리면서, 두 팔로 땅 짚기….시작!….옳지, 잘들 하십니다. 상체를 들지말고..하나, 둘, 하나, 둘, 손등으로 바닥으로 향하고, 좌우로 쓸어대기…하나, 둘, 하나, 둘……자 가랭이 사이로 뭐가 보이는지, 잘 들 보십시오…자, 갑니다…’



앞 뒤로 도열해서 두 다리를 벌린 채, 뻐쩡 다리를 한 채로 잘 접혀지지도 않는 허리를 앞으로 숙여, 팔을 내려 뜨린 원생들은 거꾸로 된 세상이 자신의 가랭이 사이로 보일 것이었다. 그러나, 내 말 처럼, 팔을 내려뜨려 손등으로 바닥을 쓰는 원생들은 없었다. 모두가 한통속이 되어 짠 것처럼, 두 팔을 뒤로 해서, 자신들의 뭉태기 살에 평소 짓눌려, 들추어야 보일 수 있는 보지 씹살을 낱낱이 까발려 보여주는 것이 공통된 자세였다고 할 수 있다. 살을 들추어도 보일까 하고 평소에 생각하던 그녀들의 보지살이, 땀에 절은 흥건한 모습으로 자태를 드러내자,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일곱명이 한줄이 되어, 두줄로 도열한 열네명의 통통보지들……난 뒤에서 양손에 든 형광봉까지 합해서 세 명의 보지를 아작 내면서, 하나하나 옆으로 이동해 가기 시작한다. 난 그저 보지 속으로 좇대가리만 밀어 넣으면 되었다. 지들이 알아서 그 철푸덕 대는 튼실한 응댕이 살을 뒤로 밀어대 주고, 난 두팔 벌려, 쑤시고 있는 보지의 양쪽에 버티고 서서, 어여 박아달라고 흔드는 빈 보지 속으로, 형광봉을 열나 박아 돌려주면 그만 이었으니까. 지칠줄 모르는 아주머니들의 색흥은 그 끝을 보고자, 브레이크가 고장난 탈주 기관차처럼 맹렬한 속도로, 그 통통보지들을 흔들어 댔다. 대열을 흐트려, 나에게 달라 붙으려는 것을 난 호통을 치면서, 자세를 유지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막무가내 였다. 이미 여자들은 두다리를 붙이고, 허리는 앞으로 구부린 채, 열네명이 한 꺼번에 한줄로 도열해서 서로의 몸을 밀착한 채로 꿈틀댔다. 눈 앞에 펼쳐진, 질척대는 통통보지들의 행렬…….



‘원장님…어서 박아줘잉….’



‘원장님…..나 미쳐부러……낼 부터는 하루종일 운동할껴…..’



‘난 운동보담 요놈의 뒤풀이가 더 좋은뎅….’



‘어흑…..운동만 잘 허시는 줄 알았더니만, 좇질도 그만 이시넹……아!’



꽉 물려진 응댕이 살을 헤집고, 좇대가리를 집어 넣는 것은 가히 곡예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서로의 응댕이가 닿아있는 그 밀착을 풀지 않는다. 그렇게 밀착된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좇대가리의 관통력을 더 뼛속깊이 느끼려는 것처럼 말이다. 웃보지, 밑보지, 찹쌀보지, 통통보지 할 것 없이 대단한 보지들이 내 앞에서 춤들을 추었다. 남편들은 어째서 이런 맛갈스런 보지들을 마다하고, 몸매만 쭉빵에다, 어설프기만한 약병아리들로 정신을 빼고 다니는 것인지…….



‘자, 이제 모두, 마지막 휘나레…..아….유….뢰….데?’



난 열네명의 원생들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하고, 얼굴들을 들이대게 했다.



‘자, 받아랏! 아X!’



난 있는 힘껏, 좇물을 그녀들의 얼굴 위로 뿌렸다. 미처 좇물 세례를 받질 못한 원생은 다른 여자의 얼굴에 묻은 좇물을 손으로 찍어 가면서 까지, 자신들의 얼굴에 쳐 발르고, 찍어 먹기도 했다. 히터로 인해 후끈 달아오른 플로어 에서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여체들의 어우러짐이 내 눈에 들어오고 있었고…….



‘수고들 하셨고여, 내일 또 뵐께여.’



‘원장 선생님….멋쨍이! 최고….내 친구들도 데불고 올께여. 아마 여기 대박 날꺼에요. 그리고 나서, 우리 모른 채 하면, 끝장 날 줄 알라구여!’



‘내일 부터는 고기에다, 보약 쫌 사들고 와야지. 우리 원장님, 과로로 쓰러지면 우짜노?’



‘근데, 왜 아직도 보지는 이렇게 근질대는 겨?’



원생들은 좀처럼 집으로 돌아들 갈 줄을 몰랐다. 기어이 저녁으로 피자에 불닭까지 시켜 먹고서야 헤어졌다. 난 입구 문을 잠그고 방으로 돌아와, 그 야전 침대에 털푸덕 누웠다.



‘역시, 대단해. 도리도리…..’



난 그 날, 이사를 하고나서 새벽에 잠이 들려다가도 너무도 딱딱했던, 그 더러운 베개 때문에 잠을 통 잘 수 없었다. 베갯속으로 도대체 뭘 넣었는지, 궁금하던 차에, 난 면도칼로 그 베개를 열었다. 그 안에서 쏟아지는 하얀 알약무더기….. 그건 엑스타시 였다. 이른바, 도리도리……..춤방에 근무하던 누군가가 넣어 놓았다가 잘못 바꾸어 가져간 것이 틀림 없었다. 아마도 그 량으로 보아 애꿎은 목숨 서너개는 날라갔을 그 약무더기…….. 난 그날 새벽, 친구에게 도리도리의 약효에 대해서 긴급한 질문을 날렸다.



‘엑스타시는 이를테면, 소프트 마약 이면서도 중독성이 아주 강하지. 특히 청각과 시각을 통해, 그 약효가 발현되는 걸 알 수 있어. 도리도리를 먹고 약효를 빨리 돌리기 위해, 젊은 애들은 눈 앞에서 형광봉을 요리조리 흔들면서, 안구를 절나 정신없게 돌려대지. 안구가 흔들거리고, 그 어지러운 감각이 뇌로 전달되며, 귀로는 레이브의 빠른 리듬이 가슴을 치듯이 쿵쿵대면서 효과를 전달하면, 자기도 모르게 정신없이 몸이 움직여 지는 거야. 그냥 맹송한 정신으로 도리도리를 자시면 효과가 별로 없어. 그래서, 도리도리에 중독된 애들은 우선 불면증이 찾아와. 그리고는 도리도리를 먹고, 정신없이 춤을 췄던 그 장소를 떠올리면서, 도리도리를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다시 격렬하게 춤이 추고 싶어지는 거야. 그렇게 춤을 추러 가다보면, 자꾸만 가게되고, 그러다 보면, 도리도리를 먹는 양이 늘어나면서, 평소 생활이 망가지기 시작하는 거라구. 가만히 있어도 춤출때의 생각만 하면 피가 끓어서 견딜 수가 없게 되는 요상한 마약, 그게 도리도리야. 또 하나의 특징은 여성들에게는 유별나게, 그게 부작용인지, 부가효과 인지는 몰라도 섹스의 강렬한 욕구가 춤을 추면서 솟구친다는 거지. 그래서 도리도리를 자시고, 춤추는 도중에 보지 벌려대 가며, 열심히 응댕이 흔들면서 씹질에 정신 빠져 있는 년들이, 나이트 구석구석의 잘 보이지도 않는, 어두운 곳에서 곧잘 목격 된다니깐! 뭐 할라구 그건 물어 싸? 너도 한번 먹어 볼라구! 아서라, 폐가망신 허기전에……’



폐가망신이고 지랄이고 간에, 난 삼발교 교주는 아니었어도, 그 생수를 계속 공급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나날이 살이 쪄가는 비관과 남들로 부터의 비호감에 휩싸여 지내는 살집녀들에게, 그래도 살아있는 것이 의미있다는 것을 알려 주려면 이 길 밖에 없다는 내 알량한 믿음 때문 이기도 했다. 자라나는 애들에게도 무시 당하고, 뚱땡이라고 남편에게서 조차 찬밥 신세인 그녀들의 괴로운 심정을 위로해 주자는 데, 쌍수들고 비토 걸면서, 나설 놈이 있다면, 낮짝이 어찌 생겼는지 난 꼭 보고 싶었기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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