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양주한병이 다 비워간다.
내앞의 남한간내도 약간 취기가 있는듯 발그레한 두볼을 연신 작은 손으로
감싸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호호.. 오늘은 죄다 응원하느라 손님이 안오네여.."
"................."
"오빠는 조선족 인가봐요??..."
"훗.......네.. 조선의 후손이 맞네요.."
"그럼 무슨일 하시는데요??..."
"노동일 합니다.. 한국에 와있는 다른 조선족처럼..."
"노동일이면 노가다???....."
"요즘 몸이 안좋아 며칠 쉽네다.... 양주한병 더주시라요.."
그렇게 술을 계속해서 퍼마신다.
곤죽이 되어 오피스텔로 오른다.
[시영]이가 문앞에서 화난듯.. 나를 노려본다.
"훗.... 와 있었니??..."
"머야??? 전화도 안받고??... 같이 응원가기로 해놓구서.. 혼자 술 잔뜩 취해가지고..."
"미안하다.. 나 그냥 자야겠다.."
"아이씨...."
침대위에 그대로 엎드려 누웠다.
나의 정체와 한많은 우리조상의 가족사를 알게되어서인지..
허탈함과 불안감.. 엄청난 부담스러움에.. 어쩌질 못하고 있을 뿐이다.
소리없이 눈물이 흘러나오고 코끝이 찡해진다.
어느덧 내 옆에 와있었는지.. [시영]이가 내 머리에 손을 쓰다듬는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돌린다.
"오빠... 머야??.... 지금 울어???...."
"................."
"왜??.... 무슨일 있어??...."
"................."
그렇게 잠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다.
잠결에 하얀 얼굴의 어머니가 환한 빛을 등지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 얼마나 보고싶었던 어머니였던가??
"오..오마니..."
어머니께서 두손을 천천히 뻗어 내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오마니!!!.... 오마니!!!!!!!!!!!...."
눈을 번쩍뜨며 잠을 깼다.
[시영]이가 동그란 두눈을 뜨고 내 코앞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깼어??.... 엄마꿈꿨구나??..."
"지금... 몇시지??..."
"새벽4시.."
"넌 안잤니??..."
"축구보느라 못잤지... 치이.. 밖에 응원도 못나가고..."
"이겼니??..."
"전반전 일대일이야..."
"............"
일어나서 물을 마신다.
숙취에 속이 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신을 차리고 침대위에 걸터 앉았다.
어제낮에 있었던 일들이 다시금 머리속에 되살아난다.
[시영]이는 작은 티테이블을 펴놓고 캔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보고 있었나보다.
"오빠.. 해장한잔 콜??...."
"싫다.. 지금도 머리가 너무 아픈데.."
[대한민국!!... 짜자작 짝짝!!!...]
[대한민국!!... 짜자작 짝짝!!!...]
바깥쪽 시청쪽에서 응원소리가 여기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지고 있다.
오피스텔의 통창의 커튼을 펼치니.. 저멀리 온통 붉은 응원의 열기가 어둠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야말로 단군의 후손들..
쥬신제국의 한핏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렇듯.. 쉽게 뭉치고.. 함께 열광하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수천년동안 함께해온 동족들...
저걸보고 일본놈들은 냄비근성이라고 하겠지만.. 저런 냄비근성은 아무 나라에나 있는게
아닐것이다..
분명.. 우리민족은 대쥬신제국의 단군의 뜨거운 피가 수천년동안 대대손손 흐르고 있을 것이다.
뒤에서 [시영]이의 두 손이 내 겨드랑이사이로 파고들어 깎지를 낀다.
[시영]이의 봉긋한 가슴이 내 등에 느껴지고 [시영]이의 콧바람이 내 귀를
간지럽힌다.
"희준오빠... 오늘은 나랑 안해??..."
"훗... 넌 매일 그걸 해야 하니??..."
"오빠가 그제어제 안해주니까.. 몸이 막 찌뿌둥하고.. 매사에 짜증나고 공부도 안쨈?말야.."
"훗.........."
"오빠.. 나 거기 털 얼마나 났나 안궁금해??..."
"하하........"
[시영]이가 자꾸 귀찮게끔 말을 거니 기분이 좀 풀리고 머리도 맑아지는듯 하다.
"오빠.. 내가 해장하게끔 라면 끓여줄테니까.. 여기 앉아있어봐바..."
"그래??...고맙다..."
"대신 라면 먹구서 나랑 하는거다??...."
"하하...알았다.."
"며칠 안했으니.. 저번때 처럼.. 두시간이다???...."
"뭐???........"
"호호.. 알았어.. 굵고 짧게 한시간... 봐준다..."
"....!!!!!!!!!!!!!!!............"
나와 축구경기 후반전을 마저 관람하고 섹스를 하기로 해서인지..
[시영]이는 흥얼거리며 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
침대에 걸터앉아 TV를 바라본다.
광고가 몇개 끝나고 후반전이 이제 시작되는 순간이다.
[시영]이가 다짜고짜 입혀준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라면을 먹으며 축구경기를 본다.
첫경기 2-0 승리에 이어.. 오늘까지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중요한 경기이다.
하지만 상대국가는 2006년 월드컵 4강에 오른 강팀.. 전반전 일대일.. 에 이어 후반전이
팽팽한 긴장속에 계속된다.
캔맥주를 입에 가져다댄채.. TV모니터에서 잠시라도 눈을 못떼는 [시영]이..
상대편 공격수가 우리측 수비수를 제치고 강슛을 날리는 찰라!!! 골키퍼의 엄청난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오우!!!!!!!!!!!!!!!!!!!!!!!]
오피스텔 전체가 이 경기를 보고 있나 보다..
화면속 골키퍼가 수비선수들에게 성질을 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힌다.
상대편 공격수가 아쉬워하며 두손을 얼굴에 감싸며 잔디밭위에서 일어나며 더러운 가래침을
그라운드에 뱉는다..
"아..오빠.. 나 떨려서 못보겠어..."
[시영]이가 라면을 먹고 있는 내 팔을 파고 든다.
그렇게 열광적인 응원과 팽팽한 접전끝에 일대일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한국은 일승일무.. 나흘뒤 남은 한경기의 예선전을 남기고 있다..
원정 월드컵경기 16강진출에는 청신호가 켜져있는 상황이다.
강팀을 맞아 잘 싸웠다는 안도감과 이기지 못했다는 서운함에 광화문은 경기가 끝났어도
붉은 열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못하고 있다.
[시영]이가 샤워를 하고 머리에 수건을 감고 온몸에 타올을 걸친뒤 조심스레 걸어와 화장대
앞에 앉는다.
바톤을 이어받아 욕실로 들어간다.
[시영]이의 열기로 온통 습하고 뿌연 욕실..
뿌연 현실을 손으로 닦는다.
그안에 내가 퀭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샤워를 한다.
아직까지 버얼건.. 내 좃대가리..
어제 낮.. 북조선의 [혜진]이년과의 거한 빠구리의 후유증이 남아있는듯 하다.
"훗... 나의 씨를 받아가다니..."
샤워를 하다 문득.. 어제 낮에 있었던 일들을 곰곰히 되새긴다.
[혜진]이년이 한 말들...
[김정남]의 후처가 될 몸...
나의 씨를 내세워 김씨조선의 정당성을 내세우겠다..
쿠테타가 머지 않았다..
[김정남]은 분명 중국을 앞세울 것이다..
북조선 인민의 군대가.. 과연 중국군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는가??...
그렇다면 전쟁????.....
새삼.. 오래전 [박창식]이와 [리철준]이와 남조선에 침투하여 임무를 완수하고 철수하다
그런 얘기를 나눈적이 있다.
"철준이 형님은 어케 생각하십네까??..."
".. 차라리 남측에 흡수되는게 인민들이 잘살고 잘먹고 할게 아닌가??...."
"아무래도 그렇디요??.."
"하지만.. 당간부들 대부분은 통일독일에서 동독이 서독에 흡수 될때의 상황을 걱정한다."
"와 그렇습네까??..."
"서독 정치인들이 동독의 당간부들을 죄다 여러가지 죄목으로 잡아들여 모조리 숙청시켰기
때문이디...."
"그랬습니까???...."
"솔직히.. 그럴끼야.. 남조선측에서.. 통일에 적극 가담하는 조건으로 신변안전과 신분보장만
약속한다면.. 궂이 남조선에 흡수통일되는거 반대할일 없디 안어..."
"정권이 붕괴되면 뙤놈들이 밀고 내려오갔디요??..."
"러시아가 가만히 있겠나?? 미국도 남조선도.. 그냥 두고보지는 않을끼야.."
잠수정 내부에서 떠들어대는 두 동생놈들을 말을 귀담아 듣다가 한마디를 내던졌다.
"아가리 닥치라!!!......"
"..............."
"조..조장동무...핫하하.. 그냥.. 우리끼린데..."
"리철준이... 그리고 박창식이....명예로운 공화국 군대의 정찰국 전투원의 입에서
뭐이 어드래??.."
"............."
"...죄송합네다....."
그당시 그렇게 말하고 넘어갔지만 내 머리속에도 [철준]이 녀석의 생각과도 같은 그당시 불온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공화국 군대의 장교들이나.. 당간부들도.. 조심스레 남조선에 의한
흡수통일을 바라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다..
단지.. 통일독일의 그 상황을 염두해 두기 때문에.. 그걸 걱정을 하는것이다.
이미 남조선이 엄청난 경제대국이라는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천년만년은 커녕 바람앞의 촛불과도 같은 위태위태한 현 정권앞 맹목적인 충성의 이면으로는
피한방울 안섞인 중국보다는 잘사는 동포국가인 남조선과의 통일에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북조선의 장교들.. 당간부들... 몸에 배인 그 야비한 겁쟁이들..
결국 칼자루를 쥔 무리에 무조건 싹싹빌며 달라붙을 것이다.. 그게 중국 뙤놈들이다 하더라도..
"오빠...!!... 멀었어??..."
[시영]이가 욕실문을 열고 머리를 빼꼼 내비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었나보다.
"핫..... 깨끗히 씻다보니..."
"히히.. 오빠 꼬츄... 귀엽다..."
".............."
[시영]이와 함께 하얀 침대위로 오른다.
남조선에 와서 [시영]이를 만난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시영]이의 보지를 유심히 바라본다.
거뭇한 털이 진짜.. 많이도 올라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거뭇해지려는 솜털까지 돋아나 있다.
"신기하지.. 오빠...."
"훗........"
새삼.. 아주 오래전.. 서울역 근처 허름한 쪽방에서 병든 싸구려 창녀와 나눴던 정사가 떠오른다.
그 병든 몸을 치유했듯.. [시영]이가 바라는 무언가가 내 몸을 통해 이루어져가는게 사실인것만
같다.
내가 정말 단군의 직계후손이라.. 이런 신비스런 능력이 있는걸까??
아님 우연일까..??...
[시영]이의 조갯살에 깊게 입을 맞춘다.
모든걸 다 잊고.. 지금 내앞에 누워있는 이 여자와 이렇게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쪼옵...쪼옵..............."
"아흑!!!.........아으으...."
"시영아.. 우리 륙구 해볼까???...."
"육구???.....호호... 좋아........오빠.. 돌아 누워봐.."
"여자가 위로 올라와야 하는거 아니네??..."
"글쎄???.... 그래야 하는건가??..."
자리에 눕자 [시영]이가 내 몸위로 올라 돌아 눕는다.
버얼건 핑크빛.. 조갯살..
힘들게만 살아왔던 나를 지금의 이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시영]이의 또다른 입술..
두손의 검지로 [시영]이의 조개를 살짝 벌린다..
아름다운 핑크빛의 향연이 펼쳐져 있다.
엄지손가락을 벌렸다 놨다.. 꼼지락 거리니.. [시영]이의 또다른 입술이
내게 무어라 속삭이는듯 해 보인다.
[오빠..키스해줘...]
"훗..!!.. 재밌군...."
[오빠.. 빨랑 키스해줘...]
"훗.... 알았어.. 그렇게 해줘야지..."
그 핑크빛 입술과 키스를 나눈다.
너무나 황홀하다.
아래쪽 [시영]이가 내 좃대가리를 입속 깊숙히 넣으며.. 쪼옥..쪼옥.. 소리가 나도록 맛있게
빨아 재낀다.
"오늘은 새벽별보기 투쟁 이구나...."
어느덧.. 여명이 밝아오는 오피스텔의 하얀 침대위..
나와 [시영]이는 하나가 되어 뜨겁게 또다른 혁명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며칠뒤..
옥상위..
[띠리리리.... 띠리리리....]
"아... 나.. 이 개이 종간나....."
"여보세요..."
"김희준....."
"이 애미나이.. 니레 와 자꾸 나한테 전화질이네??...."
"애기아빠한테 전화하면 안되는 거이가??......"
"뭐 어쩌란 거야????..."
"나 다음주에 북으로 간다..."
"다행이군.. 앞으로 니한테 시달림 받지 않게 되서리.."
"그전에.. 니놈 면상한번 보고 가야하갔어..."
"미친년.........."
"개인적으로... 정말이다... 김희준..."
"개인적 좋아하네... 북에가서 김정남이한테나 실컷 가랭이 벌려라..이 종간나야...."
"나 아직까지 김정남이 얼굴 한번 본적 없다...."
".... 하여간 니년에게 두번은 안속는다..."
"김희준...부탁이다..."
사뭇 진지한 [혜진]이년...
요며칠.. 계속 전화를 해대는 [혜진]이..
왠지.. 떨리는 음성에서 그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너만나 죽다 살아난게 두번째다.. 또 속을것 같네??..."
"두번다.. 너 죽이려 했던적 없다.."
"미친년... 니가 니입으로 안그랬어?? 죽어서 내새끼가 세상천지에 나오는거 저세상에서
보라고..."
"..........하여간 죽일마음은 없었다.. 그날도 이동후에 따로 빼돌리려 했었다.."
"아무튼 전화하지 말라..!!.. 니년하고 대화하니.. 나도 모르게 북조선 말투 나오고..
짜증이 막.. 밀려오니까네.. 당장 전화 끊으라!!..."
"제발....흑..!!!..........."
"뭐이??......핫..하하....... 이 개간나가.. 썅!!..."
"흑흑.... 제발... 한번만.. 개인적으로 만나줬음 좋갔어..... 흑흑...."
"좋아... 영상통화 하자... 어떻네??..."
"흑흑.... 장난하지 말라... 정말.. 개인적으로... 딱 한번만... 제발...."
"아.... 이 개이.. 썅!!.. 애미나이!!.... 끊으라!!..."
[딸깍!!...]
핸드폰을 끄고 서둘러 전원버튼을 눌러 꺼버린다.
아무래도 번호를 바꿔야 하겠다.
분명히.. 이것도 속임수일게 뻔하다.
그렇게 옥상위에서 내려온다.
오피스텔에 들어간다.
[시영]이가 서있다.
약간 당황한 표정이다.
무언가 숨기는듯.. 안절부절 못하는 분위기가 왠지 이곳 공기가 심상치 않다.
"오빠..... 와.. 왔어??..."
"잠깐 바람쐬러 옥상 올라갔던거 뿐이야.. 새삼스레.. 너 와그래??..."
"가까이오지마!!.... 오.. 오빠..!!...."
".................."
다가가자..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서는 [시영]이..
"아차......"
내 옷가방이 열려있다.
분명.. 저 안에서.. 권총을 보았을 것이다.
[시영]이를 진정시키고 침대위에 나란히 걸터 앉아 있다.
[시영]이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오...오빠... 솔직히 말해... 나 오빠.. 좋아하는거 알지??..."
"................"
"조선족 노동자 치고는 사상이나 학식.. 모든게 내가 아는 상식 밖이고.. 항상 집에만
있는것도 그렇고... 그리고.. 오빠 옷가방안에.. 권총도 그렇고...."
"................"
"오빠...정체.. 정체가 뭐야??...."
"너를 믿갔어.... 한가지만 약속해줘.. 그러면 말할께.."
"무..무슨 약속..."
"너와 나만 아는 비밀... 영원히.."
"그래.. 약속할께.. 오빠.. 진짜.."
"좋아.. 너를 믿고 그럼 말하갔어... 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니가 나를 좋아하는것
처럼.. 나도 너를 좋아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거.. 명심하라....."
"알았어....오..오빠..."
"나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군대의 정찰국 전투원이다.. 쉽게 말해.. 간첩이다.."
"....!!!....가..간첩????...."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으로 잘알려진.. 14년전..사건...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남측에서 놓친 공비...
그게 나다.."
".......오..오빠...."
"하지만.. 난 내 조국 북조선을 등졌다.. 이렇게 십수년이 넘도록 조선족 행세를 하며..
한국사람들 틈에서 이렇게 살아가는게 그저 행복할 뿐이다..."
"................."
"하지만.. 내 목숨을 노리는 북조선의 전투원들이 있어..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어쩌면.. 여기에 이렇게 숨어있는건지도 모르갔어...."
"................"
"내가 부담스럽고.. 나로인해.. 니가 하는일이나 너의 신변에도 위협이 느껴진다면..
가차없이 떠나갔어..."
".......오..오..오빠........."
"미안하다... 진작에 말 하디 못해서...."
"...............흑!!......흑흑..!!...."
"시영아... 미안하다...."
[시영]이가 내품에 안겨 운다.
무척 놀랬었나 보다.
하지만.. 이렇듯.. 내품에 안긴걸 보니.. 조금 안심이 된다.
단군의 직계후손이라는 얘기까지는 차마 할 수가 없다.
안믿을꺼 같아서..
나역시 믿겨지지 않으니.. 그런얘기를 했다가는 오히려 거짓말장이로 나를 여길 것이다.
그날밤..
편의점을 가기위해.. 슬리퍼를 질질 끌고 엘리베이터문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충격이 남아있는 [시영]이와 캔맥주를 몇개 까마시며 허심탄회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기 위해서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양복차림의 두남자가 내린다.
심상치 않은 놈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무언가로 내 뒷통수를 가격한다.
[퍼억!!!!!!!!!!!!!]
순간 기억이 없다.
누군가가 나를 질질 끌고 간다.
희미하게 눈이 떠진다.
이미 손목이 뒤로 수갑에 차여져 있다.
오피스텔앞..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틈에 울먹이며 나를 바라보는 [시영]이...
[시영]이를 바라보자.. 이 기집애가 서둘러 얼굴을 돌린다.
"시...시영아..!!...."
"빨리 타!!!!..... 이새끼야!!!....."
[퍼억!!!!!!!!!.....]
"허억!!....."
[에구구구....!!....어쩐일이데???......그러게???........]
구경난듯.. 쳐다보는 사람들..
[시영]이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정신을 차린다.
억센손에 이끌려 승합차에 실린다.
[치이..... 치이.... 에이조 상황보고... 상황보고바람....]
[치이..... 생포했음.... 본부로 이동하겠음..............]
양주한병이 다 비워간다.
내앞의 남한간내도 약간 취기가 있는듯 발그레한 두볼을 연신 작은 손으로
감싸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호호.. 오늘은 죄다 응원하느라 손님이 안오네여.."
"................."
"오빠는 조선족 인가봐요??..."
"훗.......네.. 조선의 후손이 맞네요.."
"그럼 무슨일 하시는데요??..."
"노동일 합니다.. 한국에 와있는 다른 조선족처럼..."
"노동일이면 노가다???....."
"요즘 몸이 안좋아 며칠 쉽네다.... 양주한병 더주시라요.."
그렇게 술을 계속해서 퍼마신다.
곤죽이 되어 오피스텔로 오른다.
[시영]이가 문앞에서 화난듯.. 나를 노려본다.
"훗.... 와 있었니??..."
"머야??? 전화도 안받고??... 같이 응원가기로 해놓구서.. 혼자 술 잔뜩 취해가지고..."
"미안하다.. 나 그냥 자야겠다.."
"아이씨...."
침대위에 그대로 엎드려 누웠다.
나의 정체와 한많은 우리조상의 가족사를 알게되어서인지..
허탈함과 불안감.. 엄청난 부담스러움에.. 어쩌질 못하고 있을 뿐이다.
소리없이 눈물이 흘러나오고 코끝이 찡해진다.
어느덧 내 옆에 와있었는지.. [시영]이가 내 머리에 손을 쓰다듬는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돌린다.
"오빠... 머야??.... 지금 울어???...."
"................."
"왜??.... 무슨일 있어??...."
"................."
그렇게 잠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다.
잠결에 하얀 얼굴의 어머니가 환한 빛을 등지고 나에게 다가온다.
그 얼마나 보고싶었던 어머니였던가??
"오..오마니..."
어머니께서 두손을 천천히 뻗어 내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준다.
"오마니!!!.... 오마니!!!!!!!!!!!...."
눈을 번쩍뜨며 잠을 깼다.
[시영]이가 동그란 두눈을 뜨고 내 코앞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깼어??.... 엄마꿈꿨구나??..."
"지금... 몇시지??..."
"새벽4시.."
"넌 안잤니??..."
"축구보느라 못잤지... 치이.. 밖에 응원도 못나가고..."
"이겼니??..."
"전반전 일대일이야..."
"............"
일어나서 물을 마신다.
숙취에 속이 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정신을 차리고 침대위에 걸터 앉았다.
어제낮에 있었던 일들이 다시금 머리속에 되살아난다.
[시영]이는 작은 티테이블을 펴놓고 캔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보고 있었나보다.
"오빠.. 해장한잔 콜??...."
"싫다.. 지금도 머리가 너무 아픈데.."
[대한민국!!... 짜자작 짝짝!!!...]
[대한민국!!... 짜자작 짝짝!!!...]
바깥쪽 시청쪽에서 응원소리가 여기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지고 있다.
오피스텔의 통창의 커튼을 펼치니.. 저멀리 온통 붉은 응원의 열기가 어둠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야말로 단군의 후손들..
쥬신제국의 한핏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렇듯.. 쉽게 뭉치고.. 함께 열광하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수천년동안 함께해온 동족들...
저걸보고 일본놈들은 냄비근성이라고 하겠지만.. 저런 냄비근성은 아무 나라에나 있는게
아닐것이다..
분명.. 우리민족은 대쥬신제국의 단군의 뜨거운 피가 수천년동안 대대손손 흐르고 있을 것이다.
뒤에서 [시영]이의 두 손이 내 겨드랑이사이로 파고들어 깎지를 낀다.
[시영]이의 봉긋한 가슴이 내 등에 느껴지고 [시영]이의 콧바람이 내 귀를
간지럽힌다.
"희준오빠... 오늘은 나랑 안해??..."
"훗... 넌 매일 그걸 해야 하니??..."
"오빠가 그제어제 안해주니까.. 몸이 막 찌뿌둥하고.. 매사에 짜증나고 공부도 안쨈?말야.."
"훗.........."
"오빠.. 나 거기 털 얼마나 났나 안궁금해??..."
"하하........"
[시영]이가 자꾸 귀찮게끔 말을 거니 기분이 좀 풀리고 머리도 맑아지는듯 하다.
"오빠.. 내가 해장하게끔 라면 끓여줄테니까.. 여기 앉아있어봐바..."
"그래??...고맙다..."
"대신 라면 먹구서 나랑 하는거다??...."
"하하...알았다.."
"며칠 안했으니.. 저번때 처럼.. 두시간이다???...."
"뭐???........"
"호호.. 알았어.. 굵고 짧게 한시간... 봐준다..."
"....!!!!!!!!!!!!!!!............"
나와 축구경기 후반전을 마저 관람하고 섹스를 하기로 해서인지..
[시영]이는 흥얼거리며 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
침대에 걸터앉아 TV를 바라본다.
광고가 몇개 끝나고 후반전이 이제 시작되는 순간이다.
[시영]이가 다짜고짜 입혀준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라면을 먹으며 축구경기를 본다.
첫경기 2-0 승리에 이어.. 오늘까지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중요한 경기이다.
하지만 상대국가는 2006년 월드컵 4강에 오른 강팀.. 전반전 일대일.. 에 이어 후반전이
팽팽한 긴장속에 계속된다.
캔맥주를 입에 가져다댄채.. TV모니터에서 잠시라도 눈을 못떼는 [시영]이..
상대편 공격수가 우리측 수비수를 제치고 강슛을 날리는 찰라!!! 골키퍼의 엄청난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오우!!!!!!!!!!!!!!!!!!!!!!!]
오피스텔 전체가 이 경기를 보고 있나 보다..
화면속 골키퍼가 수비선수들에게 성질을 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힌다.
상대편 공격수가 아쉬워하며 두손을 얼굴에 감싸며 잔디밭위에서 일어나며 더러운 가래침을
그라운드에 뱉는다..
"아..오빠.. 나 떨려서 못보겠어..."
[시영]이가 라면을 먹고 있는 내 팔을 파고 든다.
그렇게 열광적인 응원과 팽팽한 접전끝에 일대일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한국은 일승일무.. 나흘뒤 남은 한경기의 예선전을 남기고 있다..
원정 월드컵경기 16강진출에는 청신호가 켜져있는 상황이다.
강팀을 맞아 잘 싸웠다는 안도감과 이기지 못했다는 서운함에 광화문은 경기가 끝났어도
붉은 열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못하고 있다.
[시영]이가 샤워를 하고 머리에 수건을 감고 온몸에 타올을 걸친뒤 조심스레 걸어와 화장대
앞에 앉는다.
바톤을 이어받아 욕실로 들어간다.
[시영]이의 열기로 온통 습하고 뿌연 욕실..
뿌연 현실을 손으로 닦는다.
그안에 내가 퀭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샤워를 한다.
아직까지 버얼건.. 내 좃대가리..
어제 낮.. 북조선의 [혜진]이년과의 거한 빠구리의 후유증이 남아있는듯 하다.
"훗... 나의 씨를 받아가다니..."
샤워를 하다 문득.. 어제 낮에 있었던 일들을 곰곰히 되새긴다.
[혜진]이년이 한 말들...
[김정남]의 후처가 될 몸...
나의 씨를 내세워 김씨조선의 정당성을 내세우겠다..
쿠테타가 머지 않았다..
[김정남]은 분명 중국을 앞세울 것이다..
북조선 인민의 군대가.. 과연 중국군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는가??...
그렇다면 전쟁????.....
새삼.. 오래전 [박창식]이와 [리철준]이와 남조선에 침투하여 임무를 완수하고 철수하다
그런 얘기를 나눈적이 있다.
"철준이 형님은 어케 생각하십네까??..."
".. 차라리 남측에 흡수되는게 인민들이 잘살고 잘먹고 할게 아닌가??...."
"아무래도 그렇디요??.."
"하지만.. 당간부들 대부분은 통일독일에서 동독이 서독에 흡수 될때의 상황을 걱정한다."
"와 그렇습네까??..."
"서독 정치인들이 동독의 당간부들을 죄다 여러가지 죄목으로 잡아들여 모조리 숙청시켰기
때문이디...."
"그랬습니까???...."
"솔직히.. 그럴끼야.. 남조선측에서.. 통일에 적극 가담하는 조건으로 신변안전과 신분보장만
약속한다면.. 궂이 남조선에 흡수통일되는거 반대할일 없디 안어..."
"정권이 붕괴되면 뙤놈들이 밀고 내려오갔디요??..."
"러시아가 가만히 있겠나?? 미국도 남조선도.. 그냥 두고보지는 않을끼야.."
잠수정 내부에서 떠들어대는 두 동생놈들을 말을 귀담아 듣다가 한마디를 내던졌다.
"아가리 닥치라!!!......"
"..............."
"조..조장동무...핫하하.. 그냥.. 우리끼린데..."
"리철준이... 그리고 박창식이....명예로운 공화국 군대의 정찰국 전투원의 입에서
뭐이 어드래??.."
"............."
"...죄송합네다....."
그당시 그렇게 말하고 넘어갔지만 내 머리속에도 [철준]이 녀석의 생각과도 같은 그당시 불온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공화국 군대의 장교들이나.. 당간부들도.. 조심스레 남조선에 의한
흡수통일을 바라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다..
단지.. 통일독일의 그 상황을 염두해 두기 때문에.. 그걸 걱정을 하는것이다.
이미 남조선이 엄청난 경제대국이라는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천년만년은 커녕 바람앞의 촛불과도 같은 위태위태한 현 정권앞 맹목적인 충성의 이면으로는
피한방울 안섞인 중국보다는 잘사는 동포국가인 남조선과의 통일에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북조선의 장교들.. 당간부들... 몸에 배인 그 야비한 겁쟁이들..
결국 칼자루를 쥔 무리에 무조건 싹싹빌며 달라붙을 것이다.. 그게 중국 뙤놈들이다 하더라도..
"오빠...!!... 멀었어??..."
[시영]이가 욕실문을 열고 머리를 빼꼼 내비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었나보다.
"핫..... 깨끗히 씻다보니..."
"히히.. 오빠 꼬츄... 귀엽다..."
".............."
[시영]이와 함께 하얀 침대위로 오른다.
남조선에 와서 [시영]이를 만난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시영]이의 보지를 유심히 바라본다.
거뭇한 털이 진짜.. 많이도 올라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거뭇해지려는 솜털까지 돋아나 있다.
"신기하지.. 오빠...."
"훗........"
새삼.. 아주 오래전.. 서울역 근처 허름한 쪽방에서 병든 싸구려 창녀와 나눴던 정사가 떠오른다.
그 병든 몸을 치유했듯.. [시영]이가 바라는 무언가가 내 몸을 통해 이루어져가는게 사실인것만
같다.
내가 정말 단군의 직계후손이라.. 이런 신비스런 능력이 있는걸까??
아님 우연일까..??...
[시영]이의 조갯살에 깊게 입을 맞춘다.
모든걸 다 잊고.. 지금 내앞에 누워있는 이 여자와 이렇게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쪼옵...쪼옵..............."
"아흑!!!.........아으으...."
"시영아.. 우리 륙구 해볼까???...."
"육구???.....호호... 좋아........오빠.. 돌아 누워봐.."
"여자가 위로 올라와야 하는거 아니네??..."
"글쎄???.... 그래야 하는건가??..."
자리에 눕자 [시영]이가 내 몸위로 올라 돌아 눕는다.
버얼건 핑크빛.. 조갯살..
힘들게만 살아왔던 나를 지금의 이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시영]이의 또다른 입술..
두손의 검지로 [시영]이의 조개를 살짝 벌린다..
아름다운 핑크빛의 향연이 펼쳐져 있다.
엄지손가락을 벌렸다 놨다.. 꼼지락 거리니.. [시영]이의 또다른 입술이
내게 무어라 속삭이는듯 해 보인다.
[오빠..키스해줘...]
"훗..!!.. 재밌군...."
[오빠.. 빨랑 키스해줘...]
"훗.... 알았어.. 그렇게 해줘야지..."
그 핑크빛 입술과 키스를 나눈다.
너무나 황홀하다.
아래쪽 [시영]이가 내 좃대가리를 입속 깊숙히 넣으며.. 쪼옥..쪼옥.. 소리가 나도록 맛있게
빨아 재낀다.
"오늘은 새벽별보기 투쟁 이구나...."
어느덧.. 여명이 밝아오는 오피스텔의 하얀 침대위..
나와 [시영]이는 하나가 되어 뜨겁게 또다른 혁명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며칠뒤..
옥상위..
[띠리리리.... 띠리리리....]
"아... 나.. 이 개이 종간나....."
"여보세요..."
"김희준....."
"이 애미나이.. 니레 와 자꾸 나한테 전화질이네??...."
"애기아빠한테 전화하면 안되는 거이가??......"
"뭐 어쩌란 거야????..."
"나 다음주에 북으로 간다..."
"다행이군.. 앞으로 니한테 시달림 받지 않게 되서리.."
"그전에.. 니놈 면상한번 보고 가야하갔어..."
"미친년.........."
"개인적으로... 정말이다... 김희준..."
"개인적 좋아하네... 북에가서 김정남이한테나 실컷 가랭이 벌려라..이 종간나야...."
"나 아직까지 김정남이 얼굴 한번 본적 없다...."
".... 하여간 니년에게 두번은 안속는다..."
"김희준...부탁이다..."
사뭇 진지한 [혜진]이년...
요며칠.. 계속 전화를 해대는 [혜진]이..
왠지.. 떨리는 음성에서 그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너만나 죽다 살아난게 두번째다.. 또 속을것 같네??..."
"두번다.. 너 죽이려 했던적 없다.."
"미친년... 니가 니입으로 안그랬어?? 죽어서 내새끼가 세상천지에 나오는거 저세상에서
보라고..."
"..........하여간 죽일마음은 없었다.. 그날도 이동후에 따로 빼돌리려 했었다.."
"아무튼 전화하지 말라..!!.. 니년하고 대화하니.. 나도 모르게 북조선 말투 나오고..
짜증이 막.. 밀려오니까네.. 당장 전화 끊으라!!..."
"제발....흑..!!!..........."
"뭐이??......핫..하하....... 이 개간나가.. 썅!!..."
"흑흑.... 제발... 한번만.. 개인적으로 만나줬음 좋갔어..... 흑흑...."
"좋아... 영상통화 하자... 어떻네??..."
"흑흑.... 장난하지 말라... 정말.. 개인적으로... 딱 한번만... 제발...."
"아.... 이 개이.. 썅!!.. 애미나이!!.... 끊으라!!..."
[딸깍!!...]
핸드폰을 끄고 서둘러 전원버튼을 눌러 꺼버린다.
아무래도 번호를 바꿔야 하겠다.
분명히.. 이것도 속임수일게 뻔하다.
그렇게 옥상위에서 내려온다.
오피스텔에 들어간다.
[시영]이가 서있다.
약간 당황한 표정이다.
무언가 숨기는듯.. 안절부절 못하는 분위기가 왠지 이곳 공기가 심상치 않다.
"오빠..... 와.. 왔어??..."
"잠깐 바람쐬러 옥상 올라갔던거 뿐이야.. 새삼스레.. 너 와그래??..."
"가까이오지마!!.... 오.. 오빠..!!...."
".................."
다가가자..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서는 [시영]이..
"아차......"
내 옷가방이 열려있다.
분명.. 저 안에서.. 권총을 보았을 것이다.
[시영]이를 진정시키고 침대위에 나란히 걸터 앉아 있다.
[시영]이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오...오빠... 솔직히 말해... 나 오빠.. 좋아하는거 알지??..."
"................"
"조선족 노동자 치고는 사상이나 학식.. 모든게 내가 아는 상식 밖이고.. 항상 집에만
있는것도 그렇고... 그리고.. 오빠 옷가방안에.. 권총도 그렇고...."
"................"
"오빠...정체.. 정체가 뭐야??...."
"너를 믿갔어.... 한가지만 약속해줘.. 그러면 말할께.."
"무..무슨 약속..."
"너와 나만 아는 비밀... 영원히.."
"그래.. 약속할께.. 오빠.. 진짜.."
"좋아.. 너를 믿고 그럼 말하갔어... 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더라도.. 니가 나를 좋아하는것
처럼.. 나도 너를 좋아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거.. 명심하라....."
"알았어....오..오빠..."
"나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군대의 정찰국 전투원이다.. 쉽게 말해.. 간첩이다.."
"....!!!....가..간첩????...."
"강릉무장공비침투사건으로 잘알려진.. 14년전..사건...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남측에서 놓친 공비...
그게 나다.."
".......오..오빠...."
"하지만.. 난 내 조국 북조선을 등졌다.. 이렇게 십수년이 넘도록 조선족 행세를 하며..
한국사람들 틈에서 이렇게 살아가는게 그저 행복할 뿐이다..."
"................."
"하지만.. 내 목숨을 노리는 북조선의 전투원들이 있어..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어쩌면.. 여기에 이렇게 숨어있는건지도 모르갔어...."
"................"
"내가 부담스럽고.. 나로인해.. 니가 하는일이나 너의 신변에도 위협이 느껴진다면..
가차없이 떠나갔어..."
".......오..오..오빠........."
"미안하다... 진작에 말 하디 못해서...."
"...............흑!!......흑흑..!!...."
"시영아... 미안하다...."
[시영]이가 내품에 안겨 운다.
무척 놀랬었나 보다.
하지만.. 이렇듯.. 내품에 안긴걸 보니.. 조금 안심이 된다.
단군의 직계후손이라는 얘기까지는 차마 할 수가 없다.
안믿을꺼 같아서..
나역시 믿겨지지 않으니.. 그런얘기를 했다가는 오히려 거짓말장이로 나를 여길 것이다.
그날밤..
편의점을 가기위해.. 슬리퍼를 질질 끌고 엘리베이터문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충격이 남아있는 [시영]이와 캔맥주를 몇개 까마시며 허심탄회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기 위해서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양복차림의 두남자가 내린다.
심상치 않은 놈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무언가로 내 뒷통수를 가격한다.
[퍼억!!!!!!!!!!!!!]
순간 기억이 없다.
누군가가 나를 질질 끌고 간다.
희미하게 눈이 떠진다.
이미 손목이 뒤로 수갑에 차여져 있다.
오피스텔앞..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틈에 울먹이며 나를 바라보는 [시영]이...
[시영]이를 바라보자.. 이 기집애가 서둘러 얼굴을 돌린다.
"시...시영아..!!...."
"빨리 타!!!!..... 이새끼야!!!....."
[퍼억!!!!!!!!!.....]
"허억!!....."
[에구구구....!!....어쩐일이데???......그러게???........]
구경난듯.. 쳐다보는 사람들..
[시영]이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정신을 차린다.
억센손에 이끌려 승합차에 실린다.
[치이..... 치이.... 에이조 상황보고... 상황보고바람....]
[치이..... 생포했음.... 본부로 이동하겠음..............]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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