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실은 수목전문가이다.
아버지가 대목장이었다. 어머니를 일찍 여위어 아버지는 늘 은실에게 미안했다. 학교에 보냈지만, 은실은 공부는 뒷전이고, 전국으로 사찰등 목재로 만드는 집을 짓는 곳으로, 때론 깊은 산. 목재로 쓸 나무를 보러다니는 아버지를 쫓아 다녔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산림학과를 들어갔지만, 심지어 교수들도 자기보다 나무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김형욱을 선택한건 그가 거친 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서찬우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사람중에 저렇게 비루한 남자들은 본적이 없을뿐더러, 아무것도 모르고 교수인양 으시대던 덩치 작은 교수들이 떠올랐다.
김형욱은 그녀의 첫 남자이다.
그를 사랑한다. 자기 차례가 너무 뜸한것이 불만이다.
그의 눈에 띄려고 근처를 우물거려도 곽문주가 그에게 붙어있어 기회가 엿보이지 않았다.
가끔 김형욱과 섹스를 할때가 되면 은실은 그에게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것인지 잘 몰랐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었다.
건물내에선 모든 옷을 벗고 다니라고 했을때, 은실은 내심 기대했지만, 그녀의 몸매는 특별히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풋풋한 처녀의 몸매만으로는 이 여자들 천국에서 유별나진 않았던 것이다.
김형욱은 이하임과 김윤희가 탈출하여 찬우가에 넘어갔을때, 너무나 화가났다.
저 비루한 놈에게 내 여자를 뺏기는 일이 생겼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야채재배를 같이하여야 한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은실이 눈에 들어왔다. 수정에게서 채소 재배노트를 건네 받았을때는 찬우가와 친하게 지낸다고 의심해서 멀리하려 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지켜보게 되면서 김형욱 자신에게 복종하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마음에 든다. 곽문주는 이하임과 김윤희의 탈출소식도 즉각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았었다.
냉철한 군사전문가 답게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 서찬우가 만만찮다는 것을 인정하고, 은실을 채소재배자로 파견하여 찬우가를 염탐케 하는 임무를 맡겼다.
하은실은 의뢰로 총명하다.
“서찬우가의 약점을 캐내어 찬우가의 몰락을 위해 제왕님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제왕님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는 얘를 잘키워야겠다고 맘먹었다.
최영희의 상처를 치료하던일. 치료 받은 최영희의 눈빛이 야릇해지며 찬우를 쫓아 시선을 돌리던일. 무언가 눈빛만으로도 찬우가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가능한듯한 모습들. 모든 것이 하은실을 통해 김형욱에게 보고되었다.
‘저 늙은이 곽문주 따위는 곧 김형욱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것’이라 은실은 생각했다. 곧 시대는 김형욱같이 힘센자들에 의해 지배될 것이고, 자신은 여왕이 될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찬우가에 대한 첩보를 전달하며 김형욱과 마주치는 일도 많아지면서, 점점 그녀는 김형욱의 오른팔이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 곽문주와 대립하는 것은 피했다.
“찬우를 탈출시켜, 한꺼번에 모이게 해서 다 죽여버려야해” 김형욱이 그녀에게 임무를 주었다.
김형욱은 유산을 막는것도 놀랐지만, 찬우의 손이 닿을때마다 치료가 되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서는 특히 서찬우를 결코 살려두어서는 안되고, 찬우가의 다른여자들도 가만 놔두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영 아영은 생포해서 여러 가지로 써먹을 곳이 많을것 같다.
은실은 유산치료를 받지 않게 했다.
김형욱가의 여자들이, 아기는 낳아야해서 유산치료를 받게 했지만, 찬우의 손길을 탄 여자들은 무언가 미심쩍은 것이 있는것 같았다.
은실을 치료에서 빼고, 이번기회에 그녀를 선봉에 세워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은실이 아무도 몰래 수면제를 음식에 섞고, 음료수에도 탔게 했다. 요리사인 곽문주도 모르는 일이었다.
추적장치가 숨겨진 옷은 김형욱이 주었다.
모든 여자들이 잠들었을때, 하은실은 작전을 개시했다.
추적장치는 성공적이다. 이제 다 모였을때 쳐들어가면 된다.
다른 여자들이 추격하면 찬우가 알아차릴듯했다.
하은실만 대동한다. 스티브와 리처드 합 4명이면 충분하다.
스티브와 리처드에게 작전을 설명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려서, 파주를 급습했을땐 찬우가 떠난 이후였다.
찬우가가 다 합류한 것으로 판단되었는데, 아쉽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시간이 조금더 걸릴뿐이다.
들킬까봐 옷 두 개에만 추적기를 설치했는데, 마침 그 두벌이 갈아입는 옷에 포함되어 버린것이다.
믿는 구석은... 이들이 누구인가.
청와대, 미8군, 국정원 연합아닌가.
리처드는 리처드 대로, 스티브는 스티브대로 자신의 아지트에서 다른 여자들 출입을 통제시키고, 온갖 감시기구를 동원하여 살폈다.
개성쪽을 주로 살피다가, 그곳에서 못찾자, 화천쪽을 뒤졌다. 드디어 화천에서 찬우가를 발견했다. 9명. 다 같이 모여있다.
차를 타고 움직였다면 오히려 더 빨리 찾았을텐데. 차로 움직이지 않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천미계곡을 지난다. 그곳을 지났다면 양구까진 외길이다.
화천쪽은 산이 많으므로 양구로 나왔을때 치기로 하였다.
리처드와 스티브 하은실 김형욱이 모여 작전을 짰다.
하은실이 가장 적극적이다. 곽문주도 지금의 작전진행사항을 모른다.
세상유람하듯 움직이는 찬우가는 느릿느릿하다. 하은실이 괜히 속이탄다.
빨리 공을 세우고 싶은 것이다.
연천을 지날 때 까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철원을 지날 때 즈음에는 이제 추격은 없을것이라 생각한 찬우네는 느릿느릿 움직였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움직였는데, 문제는 찬우다. 제일느려 터졌다.
“아니 치료하는건 되는데 체력은 어이?” 윤희가 묻는다. 어이 그리 체력이 비루하냐고 묻는거다.
“바탕이 약골인데, 체력이 회복될뿐이지 강화되는건 아니자나요. 금방 회복되고 금방지치는거지” 이영
“봄 체육대회때 못봤어요. 심지어 여자한테도 부딪히면 넘어지던걸”
“그거 하는거 만큼만 걸어도 벌써 원산까지 갔겠다.”
“그럼 하면서 가면 안지칠라나?” 하임의 말에 다들 고꾸라진다.
하임은 아주 명량해졌다. 임신한 몸으로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냐고 물으니
“임신 5일째도 임신이라고 쳐주긴 하는거죠? 이럴땐 낭군이 업어줘야 하는건데..”
말꼬리를 흐리며 키득거린다.
“어머 너 임신했다고 으스대는거 같은데. 임신은 3개월쯤 되어야 임신인거 알지”
이건 소풍다니는 폼이다. 얼마전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은 여자들이 아니다.
모두들 상처하나 없이 아주 상큼할 뿐이다. 오늘 날씨처럼.
추울거라고 생각되어 군부대를 털어 털군복을 훔쳤는데, 너무 덥다.
“차라리 이거 버리고 화천쯤에 갔을때 추우면 다시 쇼핑할까?”
“아서라 그냥 입고가”
현진이 잠시 일행에서 떨어지더니 다시 붙었다.
수정이 뒤쫓아오는 현진을 보며 “모하다 와” 하고 물었다.
“궁금해? 궁금하지?”
하더니 일행의 앞을 쭉 뛰어가더니
거의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털외투의 여민 앞을 확 벌린다.
‘헉’ ‘으악’ ‘어머나’ ‘저저...’ 특히 수연이 말을 못 잇는다.
현진의 털외투 안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이다.
봉긋한 가슴과 음모가 확 눈에 들어온다.
가렸다간 “짜잔” 하더니 다시 확 벌린다.
모두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데, 현진은 깔깔 거리며 좋아죽는다.
하임이 휙 털외투를 벗더니 이내 속안의 옷을 벗어던진다. 무척 춥다.
털외투를 입더니 옷가지는 휙 찬우에게 던진다.
그리곤 현진의 옆에서서 행동을 맞춘다.
“짜잔” 하며 옷을 벌려 발가벗은 몸을 보여주었다간. 이내 가리고
“짜잔” 하고서 다시 벌린다.
“야. 너희들 아이도 있는....” 하면서 이영 아영을 보는데, 어느새 이영 아영도 옷을 벗고 있다. 그 옆의 수정도, 영은도 벗고 있다.
“이런 미친....” 말을 잇지 않고 수연도 옷을 벗는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찬우의 앞에 8명의 여자들이 깔깔거리며 마치 캉캉춤을 추듯 털외투를 벌렸다 오무렸다 한다.
수정과 수연은 한술더떠 뒤돌아서서 외투를 위로 치켜 엉덩이를 까보인다. 보지와 항문이 적나라하다.
질세라 현진과 하임이 따라하고, 영은과 윤희는 아예 옷을 벗더니 머리위로 휘휘 돌리며 뛰어간다. 이영 아영은 이미 털외투를 찬우에게 휙던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옷가지를 수북히 들은 찬우가 비틀거린다. 앞이 안보일 정도다.
‘봐줄 사람은 나 하나뿐인거 같은데, 옷에 가렸어. 나는 못봐 안보여’ 그렇게 말을 전했다.
“우쭈쭈 안보이세요” 현진이 오더니 찬우의 고개를 옆으로 하게 해선 자신의 가슴을 찬우 얼굴에 들이민다.
“앗 언니반칙” 하임이 뛰어오다 넘어진건지 넘어지는척하는건지 찬우를 덮친다.
옷가지가 바닥에 나뒹굴고 찬우가 그 위로 넘어진다.
“내가 먼저야” 하면서 영은이 와선 찬우의 바지를 벗긴다.
멀찍이 뛰어가던 이영 아영이 다가왔을땐 이미 찬우의 자지가 수연의 보지에 들어가 있었다.
“10회씩 콜?” “콜” “콜” 이미 마음이 전해져 무얼 하려는지 다들 안다.
“영은언니 11번이야 반칙”
“임신부는 봐줘야지”
“그럼 나도 11번이네”
“임신안한 사람한텐 더 기회를 줘야하는거야 난 12번”
10번씩 보지안에 자지를 넣고 왕복하다 벗어나는걸 하는 중이다. 한번 더 하려다 이내 다음사람에게 쫓겨난다. 언니도 없고 동생도 없다. 다만 구경하는 동네아이는 있는 셈이다.
이영 아영은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며 횟수를 헤아린다.
“하나 둘 셋....... 아홉 열 땡. 앗 안돼수정 언니 또 반칙”
현진은 보지대신 입으로 넣는다.
다음 순서인 윤희는 항문에.
“아이 냄새나게 항문은 심하자나” 영은이 그렇게 말하면서 입에 넣는다.
입이 왔다가 보지가 왔다가 다시 입. 항문, 보지, 입, 보지, 항문
규칙도 없다. 횟수만 존재할뿐. 자기 맘에 드는 것으로 아무데나 찬우의 자지를 맞이한다.
“자 이제 가자” 찬우가 힘이 나는지 앞장을 선다.
화천시내에는 개들이 즐비하다. 수백마리다. 겨울이 되어간다. 모든 것이 얼어붙으면 굶어죽는 놈들도 생길것이다.
양구 입구에 까지 개들이 쫓아왔다간 살살 꼬리를 흔들며 이별을 한다.
3일을 걸었지만 모두들 지쳐있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더 팔팔한듯도 하다.
발목께는 추워서 스타킹 들을 신었지만, 저 털외투 안에는 다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이다. 땅에 떨어진 속옷들은 이미 다 버렸다.
조금가다 힘들면, 힘들어 하는건. 주로 찬우다. 여자들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외투벌리고 캉캉춤을 춘다.
그리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여자가 찬우를 덮친다.
사정을 하고서 그제서야 찬우는 힘이 나서 다시 걸어간다. 그러다 힘이 들어 하면.. 또...
“양구에 공중목욕탕 있을라나 씻어야 돼”
“속옷도 다시 쇼핑해야하고”
양구는 자그마하다.
까르르 까르르 하면서 걸어오는 찬우네를 바라보는 리처드 스티브 김형욱 그리고 하은실은 기가막힌다.
이렇게 오래동안 긴장하며 잠복해 있는것이 무색하다.
가까이 오길 기다렸다. 하은실의 손에 땀이 배인다.
멀리서 개가 짖었다.
순간. 찬우가 긴장한다. 따라서 이영과 아영도 긴장한다.
“흩어져” 라고 말하는 것과
김형욱이 일어나며 기관총을 갈기는 것이 거의 동시다.
거리가 멀었지만 김형욱은 순간적으로 찬우가 알아채린것을 느낀 것이다.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지는데 따라 일어선 스티브와 리처드가 어디를 쏴야할지 어리둥절해 한다.
하은실이 일어서며 누군가를 정조준하고, “탕” 쏜다. 한번 두 번, 세 번만에 수정이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잘난척하고 채소재배노트를 줘 웃기지도 않자나”
김형욱이 정조준하고 찬우를 쏘려는데, 이영 아영이 찬우를 뒤쫓는 통에 겨냥이 되지 않는다. 찬우를 맞추려면 이영 아영이 맞을거 같아 우선 포기하고..
“쫓아” 오토바이에 시동을 건다. 스티브와 리처드도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은실은 씨익 웃으며 천막을 걷는데. 거기엔 박격포가 있다.
포를 발사하는데, 실력은 형편없다. 엄한곳에 떨어지는데 쫓아가던 스티브가 맞을 뻔했다.
오토바이가 쫓을수 있는 지형이 아니다.
“11시 30분 방향 서찬우로 추정” 은실이 알려준다.
“1시 10분 방향 박수연, 조영은인듯 조금더 빨리 뛰어야해요”
1시간이 넘도록 추격전이 벌어졌다.
최수정, 김윤희 총상 사로잡힘
조영은, 박수연 타박상 사로잡힘
이하임 김현진 이영 아영 서찬우 수배중
“미꾸라지 같은놈” 김형욱이 아쉬워 한다. 이영 아영만 아니었으면 그의 사격실력으로 충분히 찬우를 쏠수 있었다.
사실은 찬우가 잡혀야 했다.
찬우가 은신중인 곳으로 스티브가 다가서는 순간 박수연이 나서 스티브를 유도했고,
다시 재은신중인 곳으로 리처드가 다가서자 영은이 나서서 리처드를 유도한 것이다.
“잠시 쉬어요” 이영과 아영이 서찬우 뒤에서 경계하며 가다가 아무도 쫓아오는 사람이 없자 찬우를 위해 잠시 쉬기로 한다. 찬우는 이미 숨이 턱밑까지 차서 실은 더 뛰기도 힘든 참이다.
“하임언니랑 현진언니는 우리 반대쪽 숲에 숨어있구요”“나머지 언니들은 다 잡혔어요 흑”
“수정언니랑 윤희 언니는 총을 맞았는데. 특히 수정언니가 부상이 심해요 흑흑”
찬우가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한다.
“영은이랑 수연이는 나 대신 잡힌거자나”
평소 운동을 게으르게 한 것이 너무나 아프다.
어디선 짚차 소리가 들린다. 이어 헬기소리도 들렸다.
“더 깊은 숲으로 빨리 숨어야 해요” 이영이 찬우를 잡아끈다.
찬우는 너무 힘들다. 몸이 힘든건 둘째치고, 자기 때문에 영은과 수연이 잡힌것이 너무나 심적으로 힘든것이다.
“바보 같이” 아영이 소리친다.
“지금은 우선 살고봐야해요” 마지못해 찬우가 일어선다.
숲너머로 장갑차가 보인다.
헬기가 머리위로 지나가는 동안 셋은 숲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장갑차가 다가오고 있다.
절대절명의 순간이다.
두타연 폭포를 얼마 앞두고 서찬우 이영 아영이 잡힐 참이었다.
찬우가 정신을 차리고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듯 했다.
그때, 어디선가 컹컹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개들이 나타났다.
뒤에서 쫓아오는 개들을 향해 짚차의 기관총이 난사한다.
많은수의 개떼 였지만 화기가 엄청나다. 개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고 질척거린다.
그때를 이용하여 찬우 이영 아영이 몸을 움직여 숲을 헤치고 나아갔다.
개떼들이 살려준듯하다.
숲이 끊어지고 길이 나왔다. 다시 숲으로 숨기엔 조금 먼거리다.
이영이 뛰어 건너편 숲으로 숨었다.
이어서 찬우가 뛰어갔다. 그러다 돌부리에 넘어졌다.
순간 헬기가 나타났다.
‘따르르륵’ 헬기에서 기관총이 발사된다. 찬우의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헬기가 지나갔다. 이내 다시 돌아올것이다. 찬우가 다시 일어나 뛴다.
방향을 잃었던 짚차가 헬기의 기관총 소리를 듣고는 다시 달려온다. 헬기가 다시 찬우를 향해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독수리떼가 헬기를 공격했다.
기호를 엿보던 개떼들이 짚차를 공격한다.
헬기가 우쭐우쭐거리더니 가까스로 공터에 내린다.
가까스로 찬우가 헬기와 짚차의 공격에서 벗어났다.
두타연길은 외길이다. 밀림의 숲을 헤쳐나가지 않는이상 옆으로 샐길이 없는 것이다.
앞은 곧 휴전선이고, 거긴 지뢰밭이다.
형욱네는 두타연입구의 군부대에 진을 쳤다. 어느새 밤이 깊었고, 이길은 휴전선 넘어 금강산까지 외길이나 다름없다. 찬우가 가봐여 얼마나 갈까 싶다. 내일 쫓아도 충분할 것이다.
윤희의 총상은 조금 치료하면 되었지만, 수정의 상처는 깊다. 다리를 관통한 것이다.
수연과 영은이 김형욱 앞에 내동댕이 쳐졌다. 몸이 묶인채.
털외투가 벗겨지며 둘의 벗은몸이 드러났다. 묶인 몸이어서 가린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오호라 그 와중에” 김형욱이 잔인한 미소를 짓는다.
다가서더니 기관총으로 털외투를 뒤져 영은의 보지에 총구를 들이댄다.
“치워 개같은놈” 영은이 절규한다.
“크하하하. 아직도 기고만장하군. 맞아 너는 지하실에서도 맞지 않았지. 그래 때려봐야 나만 힘들지. 기다려봐. 내일이면 다 잡혀. 그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걸 보는게 제맛일거야”
“데려가”
냉정한 군사전문가 답게 지금은 여자를 농락할때가 아니란걸 안다.
스티브와 리처드가 입맛을 다신다. 수연과 영은은 이 와중에도 너무 예쁜것이다.
“수정은 상태가 어때?” 김형욱의 말에
“부상이 심합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빨리 치료를 하자는 말인지, 그냥 놔두라는 말인지 애매하다.
그런 은실을 김형욱이 힐끗 본다.
은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만일 이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면, 자수를 권해보시기 바랍니다. 수정의 부상이 심각하니 치료하려면 빨리 자수하는 것이 좋을거라고”
“맞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 김형욱이 호탕하게 웃으며 은실을 만족스럽게 쳐다본다.
“들었지. 윤희 한때 내 자지를 빨던..” 말을 마치지 않고 짝하고 따귀를 때린다. 그리고는
“너희들은 서로 연락이 가능한거 같은데 어떻게 하는거지? 두시간정도 남았다. 골든타임이 뭔지 알지. 수정은 얼른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불구가 될거야. 자수하라고 해” 총을 윤희의 입에 가져가 밀어넣으며 김형욱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두타연 폭포를 지나 산중턱에서 숨을 내쉬던 찬우와 이영 아영은 할말을 잃고 앉아 있었다.
“하은실이 ....”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이 김형욱의 작품이리라.
그가 군사전문가 인줄은 알았지만 이정도로 지략을 발휘할줄이야.
아니 이정도로 잔인하게 우리를 살해하려고 할줄이야. 몰랐던 것이다.
그즈음 현진과 하임은 이영 아영과 연락하며 군부대를 쇼핑해서 총으로 무장했다.
“쏠줄알아?” 하임이 현진에게 묻는다. 하임은 파일럿인 아버지를 따라 공군부대에서 몇 번 쏴 본적이 있다.
하임이 현진에게 총쏘는 법을 가르켜 주었다.
그러는 하임과 현진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우리가 뒤에서 김형욱과 맞서서 찬우씨가 도망갈 기회를 주어야 해”
사로잡힌 영은등을 살펴보던 찬우가 놀란다.
“수정이...” “알아요 저희도 들려요”
윤희가 굳이 말을 전하지 않아도 찬우와 이영 아영은 안다.
하임과 현진도 자세히는 몰라도 어렴풋이 그 상황을 감지할 것이다.
“으으 현진과 하임이 기습을 하려하네요” 이영이 흘깃 아영에게 눈길을 준다.
무슨일인지 감지한 찬우가 피하려다 아영의 몽둥이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알지 빨리 멀리 도망가”
아영이 이영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휙 앞으로 나선다.
이영이 그런 아영을 가로막는다.
“너가 가 내가 맞설게”
그런 아영을 보고
“내가 언니야 한번도 언니라고 한적은 없지만 내가 30분 언니야.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언니행새 한번해보자. 넌..... 믿음직한 내동생이니까 여보야를 잘 지켜줘. 3시간만 걸으면 휴전선이니까. 엎고 가려면......... (시간이 조금더 걸릴테지만) 지뢰잘보고 건너. 난 눈이 어두워서 지뢰를 잘 모르겠어. 거기만 건너면 당분간은 괜찮을거야” 눈물이 앞을 가려 눈이 안보이는 것이리라.
이영이 휙 뛰어간다.
“바보. 맨손으로 어쩌려고” 아영이 그렇게 소리쳤지만 이영은 들은척도 않고 뛰어간다.
이영이 뛰어가다 돌맹이를 줏는다. 주머니 가득.
다음날 아침. 이영이 휴전선을 넘었다. 중간에 노루 한 마리가 앞에서더니 가만있는것이 찬우를 태우라는 뜻인것을 알았다.
노루를 뒤쫓아 지뢰밭을 건넌것이다.
찬우는 아침이 되어서야 깨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모든 상황이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하임과 현진은 잡혔다. 이영은 총에 맞아 혼수상태이다.
아영이 찬우를 바라보며 말한다.
“이제부터 여보야 혼자가야해. 나는 이영에게 가봐야해. 수정언니는 조금 늦은거 같아. 다리는 잃겠지만 목숨을 건져야지. 나도 조금은 치료를 할줄 알거든. 내가 가봐야 이영도 수정언니도 살아”
“그게 무슨. 나만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데”
단호히 아영이 말을 끊는다.
“바보 멍청이. 아직도 몰라. 우리 8명이 오직 여보야를 위해서 죽기로 싸웠는데, 이렇게 나약한 소리만 할거야” 아영이 울부짖으며
“도망가. 그리고 힘을 길러서 우릴 구하려 와. 우린 어떻게든 그날만 오기를 기다리며 살아갈게. 아무 힘도 없는 주제에 뭘 하겠다고 나서. 그 결심으로 무엇이든 힘을 길러서 와”
찬우가 아무소리 못하고 그저 피눈물만 흘리고 있다.
그런 찬우의 뺨을 아영이 ‘짝’하고 때린다.
“정신차리고. 우리를 위해서라도 꼭 도망쳐. 지금모습처럼은 절대로 다시 나타나지마”
그러더니 휙 아영이 돌아서 오던길로 뛰어갔다.
잡으려는 찬우를 노루가 잡아채더니 머리로 찬우를 받아버린다.
순간 찬우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하늘높이 날던 독수리가 바닥으로 쏘아오더니 찬우를 나꿔채고 하늘로 솟아오른다.
“우리중에 누구하나라도 죽으면 우리모두는 다 자살하고 말거야. 알자나 그는 나약한걸. 어디서 혼자 살게해. 그리고 찬우씨가 죽으면 우린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해. 여자들은 다시 유산을 할 것이고, 개와 독수리가 인류를 시도때도 없이 공격할거야. 선택해. 우리를 포로로 잡은것에 만족해. 추격을 멈추고 서울로 돌아가자” 아영이 김형욱에게 가서 그렇게 말했다.
2016년 11월 19일 20일 이틀이 그렇게 지나갔다.
아버지가 대목장이었다. 어머니를 일찍 여위어 아버지는 늘 은실에게 미안했다. 학교에 보냈지만, 은실은 공부는 뒷전이고, 전국으로 사찰등 목재로 만드는 집을 짓는 곳으로, 때론 깊은 산. 목재로 쓸 나무를 보러다니는 아버지를 쫓아 다녔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산림학과를 들어갔지만, 심지어 교수들도 자기보다 나무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김형욱을 선택한건 그가 거친 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서찬우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사람중에 저렇게 비루한 남자들은 본적이 없을뿐더러, 아무것도 모르고 교수인양 으시대던 덩치 작은 교수들이 떠올랐다.
김형욱은 그녀의 첫 남자이다.
그를 사랑한다. 자기 차례가 너무 뜸한것이 불만이다.
그의 눈에 띄려고 근처를 우물거려도 곽문주가 그에게 붙어있어 기회가 엿보이지 않았다.
가끔 김형욱과 섹스를 할때가 되면 은실은 그에게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것인지 잘 몰랐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었다.
건물내에선 모든 옷을 벗고 다니라고 했을때, 은실은 내심 기대했지만, 그녀의 몸매는 특별히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풋풋한 처녀의 몸매만으로는 이 여자들 천국에서 유별나진 않았던 것이다.
김형욱은 이하임과 김윤희가 탈출하여 찬우가에 넘어갔을때, 너무나 화가났다.
저 비루한 놈에게 내 여자를 뺏기는 일이 생겼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야채재배를 같이하여야 한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은실이 눈에 들어왔다. 수정에게서 채소 재배노트를 건네 받았을때는 찬우가와 친하게 지낸다고 의심해서 멀리하려 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지켜보게 되면서 김형욱 자신에게 복종하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마음에 든다. 곽문주는 이하임과 김윤희의 탈출소식도 즉각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았었다.
냉철한 군사전문가 답게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 서찬우가 만만찮다는 것을 인정하고, 은실을 채소재배자로 파견하여 찬우가를 염탐케 하는 임무를 맡겼다.
하은실은 의뢰로 총명하다.
“서찬우가의 약점을 캐내어 찬우가의 몰락을 위해 제왕님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제왕님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는 얘를 잘키워야겠다고 맘먹었다.
최영희의 상처를 치료하던일. 치료 받은 최영희의 눈빛이 야릇해지며 찬우를 쫓아 시선을 돌리던일. 무언가 눈빛만으로도 찬우가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가능한듯한 모습들. 모든 것이 하은실을 통해 김형욱에게 보고되었다.
‘저 늙은이 곽문주 따위는 곧 김형욱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것’이라 은실은 생각했다. 곧 시대는 김형욱같이 힘센자들에 의해 지배될 것이고, 자신은 여왕이 될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찬우가에 대한 첩보를 전달하며 김형욱과 마주치는 일도 많아지면서, 점점 그녀는 김형욱의 오른팔이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 곽문주와 대립하는 것은 피했다.
“찬우를 탈출시켜, 한꺼번에 모이게 해서 다 죽여버려야해” 김형욱이 그녀에게 임무를 주었다.
김형욱은 유산을 막는것도 놀랐지만, 찬우의 손이 닿을때마다 치료가 되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서는 특히 서찬우를 결코 살려두어서는 안되고, 찬우가의 다른여자들도 가만 놔두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영 아영은 생포해서 여러 가지로 써먹을 곳이 많을것 같다.
은실은 유산치료를 받지 않게 했다.
김형욱가의 여자들이, 아기는 낳아야해서 유산치료를 받게 했지만, 찬우의 손길을 탄 여자들은 무언가 미심쩍은 것이 있는것 같았다.
은실을 치료에서 빼고, 이번기회에 그녀를 선봉에 세워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은실이 아무도 몰래 수면제를 음식에 섞고, 음료수에도 탔게 했다. 요리사인 곽문주도 모르는 일이었다.
추적장치가 숨겨진 옷은 김형욱이 주었다.
모든 여자들이 잠들었을때, 하은실은 작전을 개시했다.
추적장치는 성공적이다. 이제 다 모였을때 쳐들어가면 된다.
다른 여자들이 추격하면 찬우가 알아차릴듯했다.
하은실만 대동한다. 스티브와 리처드 합 4명이면 충분하다.
스티브와 리처드에게 작전을 설명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려서, 파주를 급습했을땐 찬우가 떠난 이후였다.
찬우가가 다 합류한 것으로 판단되었는데, 아쉽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시간이 조금더 걸릴뿐이다.
들킬까봐 옷 두 개에만 추적기를 설치했는데, 마침 그 두벌이 갈아입는 옷에 포함되어 버린것이다.
믿는 구석은... 이들이 누구인가.
청와대, 미8군, 국정원 연합아닌가.
리처드는 리처드 대로, 스티브는 스티브대로 자신의 아지트에서 다른 여자들 출입을 통제시키고, 온갖 감시기구를 동원하여 살폈다.
개성쪽을 주로 살피다가, 그곳에서 못찾자, 화천쪽을 뒤졌다. 드디어 화천에서 찬우가를 발견했다. 9명. 다 같이 모여있다.
차를 타고 움직였다면 오히려 더 빨리 찾았을텐데. 차로 움직이지 않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천미계곡을 지난다. 그곳을 지났다면 양구까진 외길이다.
화천쪽은 산이 많으므로 양구로 나왔을때 치기로 하였다.
리처드와 스티브 하은실 김형욱이 모여 작전을 짰다.
하은실이 가장 적극적이다. 곽문주도 지금의 작전진행사항을 모른다.
세상유람하듯 움직이는 찬우가는 느릿느릿하다. 하은실이 괜히 속이탄다.
빨리 공을 세우고 싶은 것이다.
연천을 지날 때 까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철원을 지날 때 즈음에는 이제 추격은 없을것이라 생각한 찬우네는 느릿느릿 움직였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움직였는데, 문제는 찬우다. 제일느려 터졌다.
“아니 치료하는건 되는데 체력은 어이?” 윤희가 묻는다. 어이 그리 체력이 비루하냐고 묻는거다.
“바탕이 약골인데, 체력이 회복될뿐이지 강화되는건 아니자나요. 금방 회복되고 금방지치는거지” 이영
“봄 체육대회때 못봤어요. 심지어 여자한테도 부딪히면 넘어지던걸”
“그거 하는거 만큼만 걸어도 벌써 원산까지 갔겠다.”
“그럼 하면서 가면 안지칠라나?” 하임의 말에 다들 고꾸라진다.
하임은 아주 명량해졌다. 임신한 몸으로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냐고 물으니
“임신 5일째도 임신이라고 쳐주긴 하는거죠? 이럴땐 낭군이 업어줘야 하는건데..”
말꼬리를 흐리며 키득거린다.
“어머 너 임신했다고 으스대는거 같은데. 임신은 3개월쯤 되어야 임신인거 알지”
이건 소풍다니는 폼이다. 얼마전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은 여자들이 아니다.
모두들 상처하나 없이 아주 상큼할 뿐이다. 오늘 날씨처럼.
추울거라고 생각되어 군부대를 털어 털군복을 훔쳤는데, 너무 덥다.
“차라리 이거 버리고 화천쯤에 갔을때 추우면 다시 쇼핑할까?”
“아서라 그냥 입고가”
현진이 잠시 일행에서 떨어지더니 다시 붙었다.
수정이 뒤쫓아오는 현진을 보며 “모하다 와” 하고 물었다.
“궁금해? 궁금하지?”
하더니 일행의 앞을 쭉 뛰어가더니
거의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털외투의 여민 앞을 확 벌린다.
‘헉’ ‘으악’ ‘어머나’ ‘저저...’ 특히 수연이 말을 못 잇는다.
현진의 털외투 안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이다.
봉긋한 가슴과 음모가 확 눈에 들어온다.
가렸다간 “짜잔” 하더니 다시 확 벌린다.
모두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데, 현진은 깔깔 거리며 좋아죽는다.
하임이 휙 털외투를 벗더니 이내 속안의 옷을 벗어던진다. 무척 춥다.
털외투를 입더니 옷가지는 휙 찬우에게 던진다.
그리곤 현진의 옆에서서 행동을 맞춘다.
“짜잔” 하며 옷을 벌려 발가벗은 몸을 보여주었다간. 이내 가리고
“짜잔” 하고서 다시 벌린다.
“야. 너희들 아이도 있는....” 하면서 이영 아영을 보는데, 어느새 이영 아영도 옷을 벗고 있다. 그 옆의 수정도, 영은도 벗고 있다.
“이런 미친....” 말을 잇지 않고 수연도 옷을 벗는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찬우의 앞에 8명의 여자들이 깔깔거리며 마치 캉캉춤을 추듯 털외투를 벌렸다 오무렸다 한다.
수정과 수연은 한술더떠 뒤돌아서서 외투를 위로 치켜 엉덩이를 까보인다. 보지와 항문이 적나라하다.
질세라 현진과 하임이 따라하고, 영은과 윤희는 아예 옷을 벗더니 머리위로 휘휘 돌리며 뛰어간다. 이영 아영은 이미 털외투를 찬우에게 휙던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옷가지를 수북히 들은 찬우가 비틀거린다. 앞이 안보일 정도다.
‘봐줄 사람은 나 하나뿐인거 같은데, 옷에 가렸어. 나는 못봐 안보여’ 그렇게 말을 전했다.
“우쭈쭈 안보이세요” 현진이 오더니 찬우의 고개를 옆으로 하게 해선 자신의 가슴을 찬우 얼굴에 들이민다.
“앗 언니반칙” 하임이 뛰어오다 넘어진건지 넘어지는척하는건지 찬우를 덮친다.
옷가지가 바닥에 나뒹굴고 찬우가 그 위로 넘어진다.
“내가 먼저야” 하면서 영은이 와선 찬우의 바지를 벗긴다.
멀찍이 뛰어가던 이영 아영이 다가왔을땐 이미 찬우의 자지가 수연의 보지에 들어가 있었다.
“10회씩 콜?” “콜” “콜” 이미 마음이 전해져 무얼 하려는지 다들 안다.
“영은언니 11번이야 반칙”
“임신부는 봐줘야지”
“그럼 나도 11번이네”
“임신안한 사람한텐 더 기회를 줘야하는거야 난 12번”
10번씩 보지안에 자지를 넣고 왕복하다 벗어나는걸 하는 중이다. 한번 더 하려다 이내 다음사람에게 쫓겨난다. 언니도 없고 동생도 없다. 다만 구경하는 동네아이는 있는 셈이다.
이영 아영은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며 횟수를 헤아린다.
“하나 둘 셋....... 아홉 열 땡. 앗 안돼수정 언니 또 반칙”
현진은 보지대신 입으로 넣는다.
다음 순서인 윤희는 항문에.
“아이 냄새나게 항문은 심하자나” 영은이 그렇게 말하면서 입에 넣는다.
입이 왔다가 보지가 왔다가 다시 입. 항문, 보지, 입, 보지, 항문
규칙도 없다. 횟수만 존재할뿐. 자기 맘에 드는 것으로 아무데나 찬우의 자지를 맞이한다.
“자 이제 가자” 찬우가 힘이 나는지 앞장을 선다.
화천시내에는 개들이 즐비하다. 수백마리다. 겨울이 되어간다. 모든 것이 얼어붙으면 굶어죽는 놈들도 생길것이다.
양구 입구에 까지 개들이 쫓아왔다간 살살 꼬리를 흔들며 이별을 한다.
3일을 걸었지만 모두들 지쳐있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더 팔팔한듯도 하다.
발목께는 추워서 스타킹 들을 신었지만, 저 털외투 안에는 다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이다. 땅에 떨어진 속옷들은 이미 다 버렸다.
조금가다 힘들면, 힘들어 하는건. 주로 찬우다. 여자들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외투벌리고 캉캉춤을 춘다.
그리곤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여자가 찬우를 덮친다.
사정을 하고서 그제서야 찬우는 힘이 나서 다시 걸어간다. 그러다 힘이 들어 하면.. 또...
“양구에 공중목욕탕 있을라나 씻어야 돼”
“속옷도 다시 쇼핑해야하고”
양구는 자그마하다.
까르르 까르르 하면서 걸어오는 찬우네를 바라보는 리처드 스티브 김형욱 그리고 하은실은 기가막힌다.
이렇게 오래동안 긴장하며 잠복해 있는것이 무색하다.
가까이 오길 기다렸다. 하은실의 손에 땀이 배인다.
멀리서 개가 짖었다.
순간. 찬우가 긴장한다. 따라서 이영과 아영도 긴장한다.
“흩어져” 라고 말하는 것과
김형욱이 일어나며 기관총을 갈기는 것이 거의 동시다.
거리가 멀었지만 김형욱은 순간적으로 찬우가 알아채린것을 느낀 것이다.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지는데 따라 일어선 스티브와 리처드가 어디를 쏴야할지 어리둥절해 한다.
하은실이 일어서며 누군가를 정조준하고, “탕” 쏜다. 한번 두 번, 세 번만에 수정이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잘난척하고 채소재배노트를 줘 웃기지도 않자나”
김형욱이 정조준하고 찬우를 쏘려는데, 이영 아영이 찬우를 뒤쫓는 통에 겨냥이 되지 않는다. 찬우를 맞추려면 이영 아영이 맞을거 같아 우선 포기하고..
“쫓아” 오토바이에 시동을 건다. 스티브와 리처드도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은실은 씨익 웃으며 천막을 걷는데. 거기엔 박격포가 있다.
포를 발사하는데, 실력은 형편없다. 엄한곳에 떨어지는데 쫓아가던 스티브가 맞을 뻔했다.
오토바이가 쫓을수 있는 지형이 아니다.
“11시 30분 방향 서찬우로 추정” 은실이 알려준다.
“1시 10분 방향 박수연, 조영은인듯 조금더 빨리 뛰어야해요”
1시간이 넘도록 추격전이 벌어졌다.
최수정, 김윤희 총상 사로잡힘
조영은, 박수연 타박상 사로잡힘
이하임 김현진 이영 아영 서찬우 수배중
“미꾸라지 같은놈” 김형욱이 아쉬워 한다. 이영 아영만 아니었으면 그의 사격실력으로 충분히 찬우를 쏠수 있었다.
사실은 찬우가 잡혀야 했다.
찬우가 은신중인 곳으로 스티브가 다가서는 순간 박수연이 나서 스티브를 유도했고,
다시 재은신중인 곳으로 리처드가 다가서자 영은이 나서서 리처드를 유도한 것이다.
“잠시 쉬어요” 이영과 아영이 서찬우 뒤에서 경계하며 가다가 아무도 쫓아오는 사람이 없자 찬우를 위해 잠시 쉬기로 한다. 찬우는 이미 숨이 턱밑까지 차서 실은 더 뛰기도 힘든 참이다.
“하임언니랑 현진언니는 우리 반대쪽 숲에 숨어있구요”“나머지 언니들은 다 잡혔어요 흑”
“수정언니랑 윤희 언니는 총을 맞았는데. 특히 수정언니가 부상이 심해요 흑흑”
찬우가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한다.
“영은이랑 수연이는 나 대신 잡힌거자나”
평소 운동을 게으르게 한 것이 너무나 아프다.
어디선 짚차 소리가 들린다. 이어 헬기소리도 들렸다.
“더 깊은 숲으로 빨리 숨어야 해요” 이영이 찬우를 잡아끈다.
찬우는 너무 힘들다. 몸이 힘든건 둘째치고, 자기 때문에 영은과 수연이 잡힌것이 너무나 심적으로 힘든것이다.
“바보 같이” 아영이 소리친다.
“지금은 우선 살고봐야해요” 마지못해 찬우가 일어선다.
숲너머로 장갑차가 보인다.
헬기가 머리위로 지나가는 동안 셋은 숲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장갑차가 다가오고 있다.
절대절명의 순간이다.
두타연 폭포를 얼마 앞두고 서찬우 이영 아영이 잡힐 참이었다.
찬우가 정신을 차리고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듯 했다.
그때, 어디선가 컹컹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개들이 나타났다.
뒤에서 쫓아오는 개들을 향해 짚차의 기관총이 난사한다.
많은수의 개떼 였지만 화기가 엄청나다. 개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고 질척거린다.
그때를 이용하여 찬우 이영 아영이 몸을 움직여 숲을 헤치고 나아갔다.
개떼들이 살려준듯하다.
숲이 끊어지고 길이 나왔다. 다시 숲으로 숨기엔 조금 먼거리다.
이영이 뛰어 건너편 숲으로 숨었다.
이어서 찬우가 뛰어갔다. 그러다 돌부리에 넘어졌다.
순간 헬기가 나타났다.
‘따르르륵’ 헬기에서 기관총이 발사된다. 찬우의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헬기가 지나갔다. 이내 다시 돌아올것이다. 찬우가 다시 일어나 뛴다.
방향을 잃었던 짚차가 헬기의 기관총 소리를 듣고는 다시 달려온다. 헬기가 다시 찬우를 향해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독수리떼가 헬기를 공격했다.
기호를 엿보던 개떼들이 짚차를 공격한다.
헬기가 우쭐우쭐거리더니 가까스로 공터에 내린다.
가까스로 찬우가 헬기와 짚차의 공격에서 벗어났다.
두타연길은 외길이다. 밀림의 숲을 헤쳐나가지 않는이상 옆으로 샐길이 없는 것이다.
앞은 곧 휴전선이고, 거긴 지뢰밭이다.
형욱네는 두타연입구의 군부대에 진을 쳤다. 어느새 밤이 깊었고, 이길은 휴전선 넘어 금강산까지 외길이나 다름없다. 찬우가 가봐여 얼마나 갈까 싶다. 내일 쫓아도 충분할 것이다.
윤희의 총상은 조금 치료하면 되었지만, 수정의 상처는 깊다. 다리를 관통한 것이다.
수연과 영은이 김형욱 앞에 내동댕이 쳐졌다. 몸이 묶인채.
털외투가 벗겨지며 둘의 벗은몸이 드러났다. 묶인 몸이어서 가린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오호라 그 와중에” 김형욱이 잔인한 미소를 짓는다.
다가서더니 기관총으로 털외투를 뒤져 영은의 보지에 총구를 들이댄다.
“치워 개같은놈” 영은이 절규한다.
“크하하하. 아직도 기고만장하군. 맞아 너는 지하실에서도 맞지 않았지. 그래 때려봐야 나만 힘들지. 기다려봐. 내일이면 다 잡혀. 그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걸 보는게 제맛일거야”
“데려가”
냉정한 군사전문가 답게 지금은 여자를 농락할때가 아니란걸 안다.
스티브와 리처드가 입맛을 다신다. 수연과 영은은 이 와중에도 너무 예쁜것이다.
“수정은 상태가 어때?” 김형욱의 말에
“부상이 심합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빨리 치료를 하자는 말인지, 그냥 놔두라는 말인지 애매하다.
그런 은실을 김형욱이 힐끗 본다.
은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만일 이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면, 자수를 권해보시기 바랍니다. 수정의 부상이 심각하니 치료하려면 빨리 자수하는 것이 좋을거라고”
“맞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 김형욱이 호탕하게 웃으며 은실을 만족스럽게 쳐다본다.
“들었지. 윤희 한때 내 자지를 빨던..” 말을 마치지 않고 짝하고 따귀를 때린다. 그리고는
“너희들은 서로 연락이 가능한거 같은데 어떻게 하는거지? 두시간정도 남았다. 골든타임이 뭔지 알지. 수정은 얼른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불구가 될거야. 자수하라고 해” 총을 윤희의 입에 가져가 밀어넣으며 김형욱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두타연 폭포를 지나 산중턱에서 숨을 내쉬던 찬우와 이영 아영은 할말을 잃고 앉아 있었다.
“하은실이 ....”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이 김형욱의 작품이리라.
그가 군사전문가 인줄은 알았지만 이정도로 지략을 발휘할줄이야.
아니 이정도로 잔인하게 우리를 살해하려고 할줄이야. 몰랐던 것이다.
그즈음 현진과 하임은 이영 아영과 연락하며 군부대를 쇼핑해서 총으로 무장했다.
“쏠줄알아?” 하임이 현진에게 묻는다. 하임은 파일럿인 아버지를 따라 공군부대에서 몇 번 쏴 본적이 있다.
하임이 현진에게 총쏘는 법을 가르켜 주었다.
그러는 하임과 현진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우리가 뒤에서 김형욱과 맞서서 찬우씨가 도망갈 기회를 주어야 해”
사로잡힌 영은등을 살펴보던 찬우가 놀란다.
“수정이...” “알아요 저희도 들려요”
윤희가 굳이 말을 전하지 않아도 찬우와 이영 아영은 안다.
하임과 현진도 자세히는 몰라도 어렴풋이 그 상황을 감지할 것이다.
“으으 현진과 하임이 기습을 하려하네요” 이영이 흘깃 아영에게 눈길을 준다.
무슨일인지 감지한 찬우가 피하려다 아영의 몽둥이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알지 빨리 멀리 도망가”
아영이 이영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휙 앞으로 나선다.
이영이 그런 아영을 가로막는다.
“너가 가 내가 맞설게”
그런 아영을 보고
“내가 언니야 한번도 언니라고 한적은 없지만 내가 30분 언니야.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언니행새 한번해보자. 넌..... 믿음직한 내동생이니까 여보야를 잘 지켜줘. 3시간만 걸으면 휴전선이니까. 엎고 가려면......... (시간이 조금더 걸릴테지만) 지뢰잘보고 건너. 난 눈이 어두워서 지뢰를 잘 모르겠어. 거기만 건너면 당분간은 괜찮을거야” 눈물이 앞을 가려 눈이 안보이는 것이리라.
이영이 휙 뛰어간다.
“바보. 맨손으로 어쩌려고” 아영이 그렇게 소리쳤지만 이영은 들은척도 않고 뛰어간다.
이영이 뛰어가다 돌맹이를 줏는다. 주머니 가득.
다음날 아침. 이영이 휴전선을 넘었다. 중간에 노루 한 마리가 앞에서더니 가만있는것이 찬우를 태우라는 뜻인것을 알았다.
노루를 뒤쫓아 지뢰밭을 건넌것이다.
찬우는 아침이 되어서야 깨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모든 상황이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하임과 현진은 잡혔다. 이영은 총에 맞아 혼수상태이다.
아영이 찬우를 바라보며 말한다.
“이제부터 여보야 혼자가야해. 나는 이영에게 가봐야해. 수정언니는 조금 늦은거 같아. 다리는 잃겠지만 목숨을 건져야지. 나도 조금은 치료를 할줄 알거든. 내가 가봐야 이영도 수정언니도 살아”
“그게 무슨. 나만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데”
단호히 아영이 말을 끊는다.
“바보 멍청이. 아직도 몰라. 우리 8명이 오직 여보야를 위해서 죽기로 싸웠는데, 이렇게 나약한 소리만 할거야” 아영이 울부짖으며
“도망가. 그리고 힘을 길러서 우릴 구하려 와. 우린 어떻게든 그날만 오기를 기다리며 살아갈게. 아무 힘도 없는 주제에 뭘 하겠다고 나서. 그 결심으로 무엇이든 힘을 길러서 와”
찬우가 아무소리 못하고 그저 피눈물만 흘리고 있다.
그런 찬우의 뺨을 아영이 ‘짝’하고 때린다.
“정신차리고. 우리를 위해서라도 꼭 도망쳐. 지금모습처럼은 절대로 다시 나타나지마”
그러더니 휙 아영이 돌아서 오던길로 뛰어갔다.
잡으려는 찬우를 노루가 잡아채더니 머리로 찬우를 받아버린다.
순간 찬우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하늘높이 날던 독수리가 바닥으로 쏘아오더니 찬우를 나꿔채고 하늘로 솟아오른다.
“우리중에 누구하나라도 죽으면 우리모두는 다 자살하고 말거야. 알자나 그는 나약한걸. 어디서 혼자 살게해. 그리고 찬우씨가 죽으면 우린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해. 여자들은 다시 유산을 할 것이고, 개와 독수리가 인류를 시도때도 없이 공격할거야. 선택해. 우리를 포로로 잡은것에 만족해. 추격을 멈추고 서울로 돌아가자” 아영이 김형욱에게 가서 그렇게 말했다.
2016년 11월 19일 20일 이틀이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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