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혜원과 양수창은 혜원의 뿌리를 찾기 위해 영국으로 가는 길이었다.
한 달 간의 힘든 치료를 마친 혜원은 양수창의 의술에 대해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양수창은 혜원이 화장실에 간 지금 어딘가로 중국어로 전화를 걸고 있다.
혜원이 나온다. “어디다 건 거지요?”
양수창은 전화를 끊으며 대답한다. “내 친구에게 건 겁니다.”
휴우. 친구는 맞다 … 북한 유학을 다녀온 친구라서 그렇지. 수창은 상해 모처에 숨어 있는 박경남의 거처를 친구에게 말해 주었다. 그 다음 일은 친구가 알아서 할 것이다. 친구가 상해에 있는 북한 끄나풀과 연락하면 박경남은 조용히 처리될 거다.
아무렴. 혜원의 핏줄을 이어 준 공로자는 난데, 엉뚱하게 박경남이 이익을 챙기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양수창이 물었다. “영국에 가면 어떡할 건데요?”
“내 증조모라는 앨리스 라나크 자작부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야지요.”
“연락이나 해 보고 가는 겁니까? “ “그냥 가는 거예요.”
혜원은 마음이 복잡했다. 자신은 누구인가? 자신이 차경수의 핏줄이 아니라면 차경수가 그녀를 따먹은 것도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고, 탁세청이나 탁승찬도 자신과는 원수가 아니니 그들에 대해서도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양수창도 마음이 복잡했다.
“그런데 박경남 씨는…” “일단은 안전하니 일이 끝나고 한국에 데려올 거예요.”
수창은 마음속으로 웃었다. 박경남은 영영 한국을 밟지 못할 것이다.
--
이틀 후, 폭스그로브.
“분명히 여기가 맞는데?” 혜원은 차를 몰고 돌아보며 말한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이 동네가 맞다고요.”
그 지역은 평범한 거주지역에 불과했다. 거대한 장원과 그런 게 만발했던 저택이 아닌 것이다.
잠시 후 그들은 그나마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경찰서로 들어갔다.
“당신들은 어디서 왔습니까?” “한국이요.” 혜원이 말했다.
이 때 늙은 경찰서장이 나온다.
“폭스그로브는 팔려 없어진 지 오래 됐소.”
“무슨 말씀이시죠?”
“마지막 상속자가 40여년 전에 죽고, 라나크 가는 사라졌소. 정부에서 땅을 개발업자에게 팔아 넘겼소.”
“그러면 거기 살던 사람들의 기록은?” “없어졌을 거요. ,. 아, 거기서 일하던 여자가 하나 있는데 혹시 알지도 모르겠소.”
--
며칠 후, 영국 서부 콘월지구의 어느 양로원.
메리 스미스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 없이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자작부인이 스파이로 몰려 1942년 강제추방된 후 그녀의 좋은 시절도 끝났다. 스미스라는 이름의 하인과 결혼했지만 자녀는 없었고, 남편이 죽은 후 여기서 여생을 보낸 지도 어언 20년이다.
이젠 90대 중반이지만, 아직도 자작부인이 가르쳐 준 일본어를 기억하며 정신이 똑바랐다.
“안녕하세요?” 혜원은 서투른 영어로 말했다. 아버지는 미국시민이었지만 혜원의 영어실력은 그다지 좋지 않다.
“당신은 누구시오?”
“저는 자작부인님의 증손녀예요.”
“증손녀? 자작부인이라면…”
“앨리스 모리스 라나크 여사님을 말해요.”
양수창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그녀와 아직 한번도 섹스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큰 일을 하려면 서두르지 말아야 하는 건 기본 아닌가?
“거짓말 마.”
“네?”
“자작부인님은 자식이 없다. 내가 내 생명을 걸고 보장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스미레는 차혜원에게 말한다. “더 이상은 나도 말할 수 없다. 주인님께 맹세한 일이야.”
“혹시 그 주인님이 그레이엄 님인가요?”
스미레는 차혜원의 눈을 쳐다볼 수가 없다. 그녀를 사람 취급해 준 유일한 사람인 마나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게 바로 자신이 아닌가!
그레이엄이 그녀를 안았을 때의 기분을 그녀는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시녀로 평생을 살다가 다른 하인과 결혼하는 게 그녀의 운명이었고 운이 나쁘면 평생 독신으로 살 가능성이 더 높았다..
1942년 봄 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그레이엄은 앨리스 마님의 방에서 나와 , 혼자 자고 있던 스미레의 작은 방에 들어갔다.
“춥지 않아?” 아직 날씨는 스산했다.
“괜찮아요.”
“내가 안 춥게 해 주지.”
그레이엄의 손은 그녀의 가슴 위로 올라갔고, 그녀는 몸을 떨었다. 남자의 손이 닿는 건 기분이 역시 달랐다.
그는 그녀의 옷을 벗기고, 옷이 땅으로 떨어지자 재빨리 그녀를 벽에 붙히고 뒤에서 박아대기 시작한다.
스미레의 구멍은 딜도를 많이 박아대서 처녀는 아니었지만, 사내의 좆을 받아들이는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온갖 소릴르 질러대려 했지만 그레이엄이 말했다. “마님이 깨신다. 잠자코 있어.”
그레이엄은 그녀의 엉덩이를 계속 쓰다듬으며, 항문에 손가락을 넣고 비튼다. 스미레는 자지러져 할 말을 잃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그레이엄은 좆을 뽑아 스미레의 엉덩이 사이에 사정한다. 스미레는 하늘에 올라왔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보석이 붙은 브로치를 준다.
“이제부터 너는 내 말을 잘 들어야 해. “ “네.”
--
“당장 나가라.”
“왜 앨리스 마님에게 자식이 없는지를 대답하지 않으면 저는 못 가요.” 헤원은 소리친다.
“난 더 할 말이 없다.”
스미레는 냉정하게 혜원을 바라본다. 그녀의 생에서 유일하게 행복했던 그 순간의 추억이 그녀에게는 앨리스 마님에 대한 의리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백인과 황인의 근본적인 차이인지도 모른다.
==
며칠 후, 고베 대학 도서관.
혜원과 수창은 모리스 가문에 대한 모든 자료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 중국인인 양수창에겐 옛날식 일본어를 읽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어? 여기 재미있는 게 있네.” 수창이 말했다.
“뭔데요?”
“모리스의 식솔 중에 ‘어월’(오게츠) 이라는 여종과 그녀가 낳은 ‘춘일미’(카스미) 라는 딸이 있으며 딸의 부는 없어.”
그것은 군부의 비공개 시찰자료로,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을 자료였다.
“뭐라고요?”
혜원은 놀란다.
옛날 자료이니 사진은 물론 없다. 하지만 … 카스미의 생년 월일이, 혜원의 할머니인 차수미의 생년 월일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혜원은 할머니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할머니는 동양적 얼굴을 갖고 있었지만, 약간 서양적인 요소가 보였다. 그리고 어쩐지 한국인 같아 보이지 않았고 증조할아버지 (차경수) 와도 그다지 닮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까지 양수창에게 해 줄 필요는 없다 . 아직 그녀는 양수창에 대해 완전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상해의 박경남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네… 어떻게 된 일이지?
==
1942년 여름, 고베 교외의 로코 산 별장.
로코 산은 원래 간사이 지역의 부자들의 별장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루퍼트 모리스는 전쟁이 터진 후로 사실상 여기에 유폐되어 있었다.
영국에 큰돈을 주고 수송선 100여척을 주문했었지만, 전쟁을 핑계로 배가 인도되지 않았고, 자금압박을 겪던 중 일미개전으로 (1941년 12월 진주만 폭격을 말함) 영국과의 외교관계가 끊어지자, 아예 배는 종무소식이 되었다.
더우기 남은 배들도 군부에서 강제헌납을 요구했고, 결국 개값으로 모두 다 팔려 나가다시피 했다.
영국으로 보냈던 아들 조나선도, 딸 앨리스가 강제추방될 때에 같이 추방되어 일본으로 끌려왔던 것이다.
이래 저래 좋은 일이 없었던 모리스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기쁜 일이 생겼다 …. 그렇게도 잡고 싶던 차마동이 필리핀에서 잡혀 오고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군용차 한 대가 도착했고, 헌병은 포박된 차경수를 끌어 내린 후 곧바로 차를 출발시킨다.
모리스는 밖으로 나왔다. 여기저기서 빌린 돈을 갚기에도 바쁜 게 지금 그의 현실이다. 전쟁 중이라 투자해 놓은 자산들이 잘 팔리지도 않았다.
차마동에게서 백만 원을 되찾으면 일단 급한 불은 끌 것이다.
경수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이곳으로 끌려왔다. 일본 헌병들이 그를 붙잡은 이후, 계속 어두운 곳에만 있어서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모리스의 얼굴을 보자 답이 나왔다.
“당신인가?” 경수가 말했다.
“차마동. 결국 내 앞에 나타났구나.
==
쓰던 것들이 다 날아가서, 아마도 더 계속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2회 정도 더 한 후 이 소설은 완결하도록 하고, 쓰던 다른 작품은 다음 기회에 쓰겠습니다.
혜원과 양수창은 혜원의 뿌리를 찾기 위해 영국으로 가는 길이었다.
한 달 간의 힘든 치료를 마친 혜원은 양수창의 의술에 대해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양수창은 혜원이 화장실에 간 지금 어딘가로 중국어로 전화를 걸고 있다.
혜원이 나온다. “어디다 건 거지요?”
양수창은 전화를 끊으며 대답한다. “내 친구에게 건 겁니다.”
휴우. 친구는 맞다 … 북한 유학을 다녀온 친구라서 그렇지. 수창은 상해 모처에 숨어 있는 박경남의 거처를 친구에게 말해 주었다. 그 다음 일은 친구가 알아서 할 것이다. 친구가 상해에 있는 북한 끄나풀과 연락하면 박경남은 조용히 처리될 거다.
아무렴. 혜원의 핏줄을 이어 준 공로자는 난데, 엉뚱하게 박경남이 이익을 챙기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양수창이 물었다. “영국에 가면 어떡할 건데요?”
“내 증조모라는 앨리스 라나크 자작부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야지요.”
“연락이나 해 보고 가는 겁니까? “ “그냥 가는 거예요.”
혜원은 마음이 복잡했다. 자신은 누구인가? 자신이 차경수의 핏줄이 아니라면 차경수가 그녀를 따먹은 것도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고, 탁세청이나 탁승찬도 자신과는 원수가 아니니 그들에 대해서도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양수창도 마음이 복잡했다.
“그런데 박경남 씨는…” “일단은 안전하니 일이 끝나고 한국에 데려올 거예요.”
수창은 마음속으로 웃었다. 박경남은 영영 한국을 밟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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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폭스그로브.
“분명히 여기가 맞는데?” 혜원은 차를 몰고 돌아보며 말한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이 동네가 맞다고요.”
그 지역은 평범한 거주지역에 불과했다. 거대한 장원과 그런 게 만발했던 저택이 아닌 것이다.
잠시 후 그들은 그나마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경찰서로 들어갔다.
“당신들은 어디서 왔습니까?” “한국이요.” 혜원이 말했다.
이 때 늙은 경찰서장이 나온다.
“폭스그로브는 팔려 없어진 지 오래 됐소.”
“무슨 말씀이시죠?”
“마지막 상속자가 40여년 전에 죽고, 라나크 가는 사라졌소. 정부에서 땅을 개발업자에게 팔아 넘겼소.”
“그러면 거기 살던 사람들의 기록은?” “없어졌을 거요. ,. 아, 거기서 일하던 여자가 하나 있는데 혹시 알지도 모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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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영국 서부 콘월지구의 어느 양로원.
메리 스미스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 없이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자작부인이 스파이로 몰려 1942년 강제추방된 후 그녀의 좋은 시절도 끝났다. 스미스라는 이름의 하인과 결혼했지만 자녀는 없었고, 남편이 죽은 후 여기서 여생을 보낸 지도 어언 20년이다.
이젠 90대 중반이지만, 아직도 자작부인이 가르쳐 준 일본어를 기억하며 정신이 똑바랐다.
“안녕하세요?” 혜원은 서투른 영어로 말했다. 아버지는 미국시민이었지만 혜원의 영어실력은 그다지 좋지 않다.
“당신은 누구시오?”
“저는 자작부인님의 증손녀예요.”
“증손녀? 자작부인이라면…”
“앨리스 모리스 라나크 여사님을 말해요.”
양수창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그녀와 아직 한번도 섹스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큰 일을 하려면 서두르지 말아야 하는 건 기본 아닌가?
“거짓말 마.”
“네?”
“자작부인님은 자식이 없다. 내가 내 생명을 걸고 보장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스미레는 차혜원에게 말한다. “더 이상은 나도 말할 수 없다. 주인님께 맹세한 일이야.”
“혹시 그 주인님이 그레이엄 님인가요?”
스미레는 차혜원의 눈을 쳐다볼 수가 없다. 그녀를 사람 취급해 준 유일한 사람인 마나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게 바로 자신이 아닌가!
그레이엄이 그녀를 안았을 때의 기분을 그녀는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시녀로 평생을 살다가 다른 하인과 결혼하는 게 그녀의 운명이었고 운이 나쁘면 평생 독신으로 살 가능성이 더 높았다..
1942년 봄 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그레이엄은 앨리스 마님의 방에서 나와 , 혼자 자고 있던 스미레의 작은 방에 들어갔다.
“춥지 않아?” 아직 날씨는 스산했다.
“괜찮아요.”
“내가 안 춥게 해 주지.”
그레이엄의 손은 그녀의 가슴 위로 올라갔고, 그녀는 몸을 떨었다. 남자의 손이 닿는 건 기분이 역시 달랐다.
그는 그녀의 옷을 벗기고, 옷이 땅으로 떨어지자 재빨리 그녀를 벽에 붙히고 뒤에서 박아대기 시작한다.
스미레의 구멍은 딜도를 많이 박아대서 처녀는 아니었지만, 사내의 좆을 받아들이는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온갖 소릴르 질러대려 했지만 그레이엄이 말했다. “마님이 깨신다. 잠자코 있어.”
그레이엄은 그녀의 엉덩이를 계속 쓰다듬으며, 항문에 손가락을 넣고 비튼다. 스미레는 자지러져 할 말을 잃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그레이엄은 좆을 뽑아 스미레의 엉덩이 사이에 사정한다. 스미레는 하늘에 올라왔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보석이 붙은 브로치를 준다.
“이제부터 너는 내 말을 잘 들어야 해. “ “네.”
--
“당장 나가라.”
“왜 앨리스 마님에게 자식이 없는지를 대답하지 않으면 저는 못 가요.” 헤원은 소리친다.
“난 더 할 말이 없다.”
스미레는 냉정하게 혜원을 바라본다. 그녀의 생에서 유일하게 행복했던 그 순간의 추억이 그녀에게는 앨리스 마님에 대한 의리보다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백인과 황인의 근본적인 차이인지도 모른다.
==
며칠 후, 고베 대학 도서관.
혜원과 수창은 모리스 가문에 대한 모든 자료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 중국인인 양수창에겐 옛날식 일본어를 읽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어? 여기 재미있는 게 있네.” 수창이 말했다.
“뭔데요?”
“모리스의 식솔 중에 ‘어월’(오게츠) 이라는 여종과 그녀가 낳은 ‘춘일미’(카스미) 라는 딸이 있으며 딸의 부는 없어.”
그것은 군부의 비공개 시찰자료로,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을 자료였다.
“뭐라고요?”
혜원은 놀란다.
옛날 자료이니 사진은 물론 없다. 하지만 … 카스미의 생년 월일이, 혜원의 할머니인 차수미의 생년 월일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혜원은 할머니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할머니는 동양적 얼굴을 갖고 있었지만, 약간 서양적인 요소가 보였다. 그리고 어쩐지 한국인 같아 보이지 않았고 증조할아버지 (차경수) 와도 그다지 닮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까지 양수창에게 해 줄 필요는 없다 . 아직 그녀는 양수창에 대해 완전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상해의 박경남에게서 아무 연락이 없네… 어떻게 된 일이지?
==
1942년 여름, 고베 교외의 로코 산 별장.
로코 산은 원래 간사이 지역의 부자들의 별장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루퍼트 모리스는 전쟁이 터진 후로 사실상 여기에 유폐되어 있었다.
영국에 큰돈을 주고 수송선 100여척을 주문했었지만, 전쟁을 핑계로 배가 인도되지 않았고, 자금압박을 겪던 중 일미개전으로 (1941년 12월 진주만 폭격을 말함) 영국과의 외교관계가 끊어지자, 아예 배는 종무소식이 되었다.
더우기 남은 배들도 군부에서 강제헌납을 요구했고, 결국 개값으로 모두 다 팔려 나가다시피 했다.
영국으로 보냈던 아들 조나선도, 딸 앨리스가 강제추방될 때에 같이 추방되어 일본으로 끌려왔던 것이다.
이래 저래 좋은 일이 없었던 모리스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기쁜 일이 생겼다 …. 그렇게도 잡고 싶던 차마동이 필리핀에서 잡혀 오고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군용차 한 대가 도착했고, 헌병은 포박된 차경수를 끌어 내린 후 곧바로 차를 출발시킨다.
모리스는 밖으로 나왔다. 여기저기서 빌린 돈을 갚기에도 바쁜 게 지금 그의 현실이다. 전쟁 중이라 투자해 놓은 자산들이 잘 팔리지도 않았다.
차마동에게서 백만 원을 되찾으면 일단 급한 불은 끌 것이다.
경수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이곳으로 끌려왔다. 일본 헌병들이 그를 붙잡은 이후, 계속 어두운 곳에만 있어서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른다.
그러나 모리스의 얼굴을 보자 답이 나왔다.
“당신인가?” 경수가 말했다.
“차마동. 결국 내 앞에 나타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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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것들이 다 날아가서, 아마도 더 계속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2회 정도 더 한 후 이 소설은 완결하도록 하고, 쓰던 다른 작품은 다음 기회에 쓰겠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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