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부-------------------------------------
천마교주는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대해서 절대 함구할 것을 명령했다.
나야 이런 말을 해봐야 득 될 것도 없으니 적양을 째려봤다.
“너도 입 다물어. 떠들면 죽음이야.”
적양은 뭐가 좋은지 싱글거리다가 나의 살기와 눈빛에 얼어버렸다.
그건 천마교에 또 다른 충격이었나 보다.
실력이야 그렇다 해도 부하의 마음을 그렇게 한순간에 옭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젊은이 정말 대단하군. 내가 완벽하게 졌네.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나?”
“뭐 격에 맞는 사절단만 보내주면 아무말 않기로 하지. 그리고 젊은이 보단 녹림의 장에게 어울리는 그런 호칭이 없나? 난 총채주는 싫거든. 산적단도 아니고...”
“하하하. 정말 호쾌한 젊은... 사람이군. 내가 하나 지어줘도 되겠나?”
“천마교주가 해주는 외호라면 어디서도 먹히겠죠?”
“신마(新魔). 어떤가?”
“교주는 자신이 천마교의 인물이라고 내게 그런 마자를 주는건가?”
“하지만 자네는 정의 인물은 아닌것 같은데. 그럼 차라리 새로운 마를 창출하는 것도 좋지 않겠어? 그래서 내린 건데 맘에 안드나 보군.”
“뭐 나쁜건 아니고. 그런데 이렇게 계속 세워둘 건가?”
“허허허. 나이 80에 서른이 갓된 사람과 친구가 된단 말인가?”
“안될거 없잖아? 같은 등급이고 뭐 실력은 내가 좋지만 서로 나쁠 것도 없지.내가 최소한 천마교의 멸망은 막아줄 테니까?”
“그럼 들어가서 얘기 하지.”
나와 천마교주는 밀실로 들어갔다.
전음으로 미리 언질을 주었으니 최대한 구석진 곳으로 갈테지?
적양은 자신과 안면이 있는 자들과 벌써 입담이 벌어졌고 혹시나 해서 나에 대한 일들은 아무말도 못하도록 하였다.
아는게 없으니 말 할 것도 없겠지만.
교주는 내가 자리에 앉자 의문의 시선을 날렸다.
아무래도 내가 전음으로 한 말이 걸리나 보다.
“교주가 보기에 지금 무림은 어떻다고 보시오?”
“별다른건 없지. 뭐 각자가 자기 집만 지키고 있으니 말야. 사건이 없으니 서로 반목해가며 싸울 일도 없고. 오랜만에 찾은 평화라고나 할까?”
이거 천마교주 맞나?
좀 포악하고 그런줄 알았더니 완전 시골의 할아버지를 보는거 같구만.
“원래 천마교는 중원정복이 꿈이 아니던가?”
“허허. 그건 천마교를 몰라서 그러네.”
교주는 천마교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나중에 주원장을 도와 명을 건국할 정도로 이들은 중화민족에 대한 사랑이 깊었다.
나라가 위험에 처하면 모든 것을 버리고라도 전쟁에 참여했고 그런 공로로 벼슬에도 오를 기회가 많았지만 이들은 그걸 마다하고 이렇게 무림에 머무른 것이다.
그리고 보면 천마교가 스스로 준동을 한 적이 없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파의 억압을 받아야 했고 조금이라도 약해진 틈을 보이면 바로 공격을 받았던 것이다.
사람이 다른거 있나.
자기를 건드리면 화가 나게 되고 그러다 이성을 잃으면 큰 사고가 터지는 거지.
천마교가 중원을 거의 정복하다 시피한 사건들도 모두 그런 배경이 있었다.
오히려 이들이 있으므로 해서 천사교의 준동을 막고 있는 것을 정파의 인물들은 알지 못했다.
정파의 인물이 마교를 공격한 데는 모두 천사교의 배후가 있었다.
그들이 아니면 마교의 움직임을 간파할 수 없을 정도로 천마교의 보안은 철저하다.
그런 천마교를 아무것도 모르는 정파가 칠 수 있을까?
천사교는 천마교만 없으면 반드시 중원을 정복한다는 위대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얘기를 듣고 보니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천마교를 그토록 꺼리는지 말야.
“그건 우리이 무공자체가 천사교의 무공과 상극이기 때문이네. 같은 마의 길을 걷지만 사보다는 마가 더욱 강하지. 그래서 하급 무사는 몰라도 상급에 있는 사람들은 사교의 현혹술에 걸리지 않는다네. 정파의 인물들은 절정에 달해야 사술에서 안전하지만 보통은 그러질 못하지. 마교에는 사술에 걸리지 않을 사람이 널리고 널렸거든. 그러니 우리를 없애려고 눈에 불을 켜는거 아니겠나?”
“그럼 나도 이참에 마교의 무공을 좀 배워볼까?”
“참지 그러나. 지금도 충분히 강한데 다른거 배워서 흐트러지면 어쩌려고 그러나?”
“그런가? 그래도 배움은 항상 끝이 없다고 했어. 그러지 말고 몇 개만 알려주지 그래?”
“사문의 무공을 아무에게나 가르치는건 아닌거 알지? 그러면서도 요구를 하는건 무슨 이유인가?”
“뭐 잘하면 교주에게 한가지 선물을 해줄 수도 있을거 같아서 말야.”
“선물?”
“난 한입으로 두말 안 해. 줄거야 말거야.”
나의 다그침에 교주는 얼결에 자신의 품으로 손을 가져갔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은 아까 교주가 펼친 무공은 분명히 미완의 것이었다.
미완의 무공이 그 정도로 강맹하다면 완성 시키면 정말 대단한 위력을 보일 것이다.
“이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무공일세. 대대로 교주가 익히고 있는 것이지만 자네라면 봐도 상관 없을 것 같네.”
배포가 큰 건지 아님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선뜻 내어 주는 것을 보니 황당하다.
무공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패도적으로 흐르고 있지만 그 사이에 뭔가 미진함이 느껴졌다.
“그럼 교주는 이것을 아직도 다 못 깨우쳤다는 말이군.”
“그나마도 8성의 경지에 있네. 지금 수련을 하고 있는 우리 애도 아직 9성의 경지에 밖에 오르지 못했지. 아마도 빠진 부분에 대해서 보충이 없으면 영원히 미완으로 남을 무공 같더군. 역대 천마교주도 10성까지 올라간 사람이 없다네.”
“오호. 그럼 자식이 역대 최강의 교주가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군. 대단한데?”
“하하. 요즘엔 그녀석 보는 재미로 살고 있지. 그나저나 읽어본 소감이 어떤가?”
교주의 눈에는 약간의 비웃음도 있었다.
설마하니 이 무공을 한번 보고 알겠냐라는 식이지.
“지금 봐서는 몇 개의 초식을 바꾸고 진기의 흐름도 약간 바꾸어야 할 것 같은데.”
난 말을 하면서 약간 시범을 보였다.
웅장하기만 하던 천마지학이 약간 부드러운 기운을 흘리더니 이내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천마지학의 궁극의 힘은 이렇게 나타나지 않고 적을 격살시키는데 있나 보다.
모든 무공이 그러하듯이 일반적인 경지는 모두가 느낄 수 있지만 상승의 단계로 갈수록 일반인들은 그것을 무공이라 느끼지 못한다.
지금 천마교주는 나와의 대결에서 한번 느껴본 감이 있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정말 이것이 천마지학의 끝인가?”
“뭐 대충은 그렇다고 봐야지. 그런데 더 수련하려면 문제가 있을 거 같아. 그러니까 딱 이정도만 수련하는게 좋을 거야. 이정도 만으로도 세상을 활보하는데 걸리는 것을 없을 듯 하니까 말야.”
교주의 눈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빛이다.
단 한번 살펴보고 그 무공을 익힘은 물론 단점을 집어내어 보완까지 바로 해버렸으니.
아마 무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겠지?
적양 등은 이미 겪었으니 놀랄일도 아니지만.
“내가 교주를 부른 것은 이게 다가 아냐. 교주도 평화롭다고는 하지만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을 거야. 어때?”
“녹림이 언제 그런 정보망까지 가지게 된 줄 모르겠군. 맞네. 지금 천사교의 준동이 조금 걸리고 있는 시점일세.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준비를 하는게 더욱 맘에 걸리네. 보통은 정파를 꼬드겨서 우리를 치는 것으로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거든. 순수하게 자신들의 힘으로 중원을 노리는 듯하네. 지금까지 알아본 것은 이 정도가 다 일세.”
“내가 아는 것과 다른게 없군. 그 중에 한가지만 추가하면 말야.”
“그게 뭔가?”
“강시.”
“뭐? 강시?”
“내가 알아본 바로는 천강시 같아. 한동안 사람이 사라지는 일이 생기더니 엉뚱하게도 천강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거야.”
“그건 단순한 인신매매로 끝난 줄 아는데.”
“그렇지. 거리상으로도 천사교의 본단과 멀리 떨어져 있으니 다들 그렇게 생각을 했지.”
“그보다 천강시의 제작법은 사라진지 오래야. 그게 어떻게 천사교의 수중에 있다는 말인가?”
“그건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막기는 해야 하지 않겠어?”
“글쎄. 지금이라면 굳이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난 말야 정파도 선두에 서서 싸우는 것을 보고 싶거든. 얍삽하게 구는 천사교도 밉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에게 덤벼드는 정파도 한번 당해봐야 한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그렇겠지.
도와는 주되 지금은 아니다란 소리지.
똑같이 당해봐야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느끼니까.
“그럼 급하게 되면 좀 도와주라고. 뭐 이렇게 왔으니 서로 잘 지내도록 하고. 나도 누가 날 건드리지 않으면 가만있을 거야.”
이말은 건드리면 모두 뒤집을 거란 소리다.
지금 갓 봉문에서 깨어났지만 모든 능력은 무림의 모든 방파를 합한 것 보다 위에 있다.
그 사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천마교주는 나의 능력만큼은 확실히 봤다.
내가 먼저 제안했으니 그도 어기지는 않을 것이다.
“허허허. 이거 노년에 재미난 구경을 하겠구만. 그래 내가 자네의 도움이 된다면 그때가서 보도록 하지. 그리고 사절단은 다시 보내겠네. 기대하라고.”
천마교주는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 나야 모든 일이 잘 됐으니 더 이상 여기에 머물 필요가 없으니 밖으로 나와 적양을 찾았다.
이놈은 나이도 많은 것이 무슨 무용담이랍시고 그렇게 말이 많은 것인지.
“가자. 너무 오래 있었어.”
“예. 주군.”
순간 주위가 얼어붙은 듯했다.
분명히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적양이 나의 등장으로 굳어 버렸으니 말야.
아무튼 천마교의 일은 잘 처리가 되었으니 이제 정파와 천사교만 남은 것인가?
적양은 돌아오는 길에 천마교주와의 대화를 들려달라고 했다.
아직은 말하기가 귀찮아서 돌아가면 말해준다 하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본산으로 말을 달렸다.
아마 남은 일주일 동안 정파의 인물과 천사교의 인물도 얼굴을 내밀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새로 등장한 무림맹주를 만나고 싶지만 천마교주처럼 호방할 성격일지 몰라서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자리를 비운다 하더라도 모두가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절대 무너지지 않을 녹림채이다.
게다가 개파대전을 하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 소란을 부리는 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현실로 벌어지고 있었다.
하필이면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란 말인가?
게다가 그건 어의없게도 여인들의 문파라는 신도문이였다.
예전에 녹림인들에게 강간을 당하거나 기녀로 팔렸다가 신도문으로 들어간 여인들이 이곳에서 그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나라고 하더라도 용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한 문파가 세상의 축복을 받아야 하는 자리임에도 이렇게 소란을 피우다니.
“네놈의 목을 따지 않으면 내가 어찌 세상을 살아가겠느냐.”
제법 하이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입으로 하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실력이라 개그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역시나 주연을 위한 조연의 연출이었는지 갑자기 사우가 밝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한 여인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비록 면사를 쓰고 있지만 면사의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지화나 운지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웠다.
“어서 네놈의 목을 내놓는 것이 소란을 빨리 끝내는 것이다.”
제법 앙칼지게 말하는 것이 성깔이 조금 있어 보인다.
문 앞을 지키다 이런 봉변을 당한 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마 실력으로 본다면 신도문의 제자들보다 강하지만 여기서 싸움이 벌어지면 내가 생각하는 개파대전은 엉망이 되기에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난 나의 신물로 쓰는 청공검을 실랑이를 벌이는 그들의 한 가운데로 던졌다.
“녹림지존 만세.”
“녹림지존 만세.”
나의 수하들은 나의 신물을 보며 모두 무릎을 꿇고 오체투지 하였다.
난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녹림의 하늘이 직접 나올 줄은 몰랐는지 그들도 당황하는 눈빛이었다.
“그대는 왜 여기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것인가?”
“저는 신도문 20대 제자 소현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21대 제자들이구요. 저기 보이는 저자가 예전에 저희 제자를 욕보였기에 그 벌을 주려하고 있습니다.”
면사를 벗지도 않고 제법 똑 부러지게 말을 하였다.
“과거의 일을 지금에 이렇게 문제를 삼는다면 무림에서 제대로 살아갈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하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복수를 하게되지요.”
지지 않고 받아치는 것이 귀엽게 보였다.
내가 왔다는 전갈을 받았는지 지화와 운지도 내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되도록 내당에만 있으라고 했는데 천마교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 그녀들로서는 걱정이 되니 이렇게 뛰어 나온 것이다.
“뭐하러 이렇게 나오시오. 어서 들어들 가시오.”
“상공. 고생 많이 하셨어요. 어디 다치신데는 없나요?”
“고생은. 그 늙은이 때메 좀 재미없기는 했지만.”
“늙은이? 설마 천마교주를 늙은이라고...”
“친구하기로 했어. 생각보다 배포가 있길래. 그 정도만 알고 있으라고.”
주변에 강기막을 쳐서 신도문의 여인들과 지화, 운지등만 들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신도문의 여인들은 안색이 변해버렸다.
아직 서른도 안되 보이는 내가 천마교주와 친구를 하다니.
지금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어찌보면 자신들의 사문을 믿고 벌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만만하게 생각했던 녹림의 힘이 이정도라면 더 이상은 사문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소저의 말대로 이자를 죽인다고 칩시다. 그럼 내가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부하의 복수를 해야 할까요. 그리고 당신만 죽이고 말아야 할까요 당신과 관계된 모두를 죽여야 할까요.”
소현은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추스르려고 애쓰고 있었다.
눈앞의 유들하게 보이는 내게서 강한 살기를 느꼈고 그것은 내가 한말이 꼭 사실로 벌어질 것이란 강한 직감을 가지게 하고 있었다.
“만약에 없던 것으로 하고 조용히 지나간다면 일간 신도문을 한번 들리겠소. 그대들에게 한가지 선물을 줄테니 이쯤에서 없었던 것으로 하면 어떻겠소.”
소현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ps 역시 정립이 안되는군요
할 수 없이 그냥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이렇게 적어봅니다
점점 재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하시더라도 제 능력은 여기까지네요
그래도 내근을 하는 동안은 한편은 올려보려고 합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천마교주는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대해서 절대 함구할 것을 명령했다.
나야 이런 말을 해봐야 득 될 것도 없으니 적양을 째려봤다.
“너도 입 다물어. 떠들면 죽음이야.”
적양은 뭐가 좋은지 싱글거리다가 나의 살기와 눈빛에 얼어버렸다.
그건 천마교에 또 다른 충격이었나 보다.
실력이야 그렇다 해도 부하의 마음을 그렇게 한순간에 옭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젊은이 정말 대단하군. 내가 완벽하게 졌네.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나?”
“뭐 격에 맞는 사절단만 보내주면 아무말 않기로 하지. 그리고 젊은이 보단 녹림의 장에게 어울리는 그런 호칭이 없나? 난 총채주는 싫거든. 산적단도 아니고...”
“하하하. 정말 호쾌한 젊은... 사람이군. 내가 하나 지어줘도 되겠나?”
“천마교주가 해주는 외호라면 어디서도 먹히겠죠?”
“신마(新魔). 어떤가?”
“교주는 자신이 천마교의 인물이라고 내게 그런 마자를 주는건가?”
“하지만 자네는 정의 인물은 아닌것 같은데. 그럼 차라리 새로운 마를 창출하는 것도 좋지 않겠어? 그래서 내린 건데 맘에 안드나 보군.”
“뭐 나쁜건 아니고. 그런데 이렇게 계속 세워둘 건가?”
“허허허. 나이 80에 서른이 갓된 사람과 친구가 된단 말인가?”
“안될거 없잖아? 같은 등급이고 뭐 실력은 내가 좋지만 서로 나쁠 것도 없지.내가 최소한 천마교의 멸망은 막아줄 테니까?”
“그럼 들어가서 얘기 하지.”
나와 천마교주는 밀실로 들어갔다.
전음으로 미리 언질을 주었으니 최대한 구석진 곳으로 갈테지?
적양은 자신과 안면이 있는 자들과 벌써 입담이 벌어졌고 혹시나 해서 나에 대한 일들은 아무말도 못하도록 하였다.
아는게 없으니 말 할 것도 없겠지만.
교주는 내가 자리에 앉자 의문의 시선을 날렸다.
아무래도 내가 전음으로 한 말이 걸리나 보다.
“교주가 보기에 지금 무림은 어떻다고 보시오?”
“별다른건 없지. 뭐 각자가 자기 집만 지키고 있으니 말야. 사건이 없으니 서로 반목해가며 싸울 일도 없고. 오랜만에 찾은 평화라고나 할까?”
이거 천마교주 맞나?
좀 포악하고 그런줄 알았더니 완전 시골의 할아버지를 보는거 같구만.
“원래 천마교는 중원정복이 꿈이 아니던가?”
“허허. 그건 천마교를 몰라서 그러네.”
교주는 천마교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나중에 주원장을 도와 명을 건국할 정도로 이들은 중화민족에 대한 사랑이 깊었다.
나라가 위험에 처하면 모든 것을 버리고라도 전쟁에 참여했고 그런 공로로 벼슬에도 오를 기회가 많았지만 이들은 그걸 마다하고 이렇게 무림에 머무른 것이다.
그리고 보면 천마교가 스스로 준동을 한 적이 없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파의 억압을 받아야 했고 조금이라도 약해진 틈을 보이면 바로 공격을 받았던 것이다.
사람이 다른거 있나.
자기를 건드리면 화가 나게 되고 그러다 이성을 잃으면 큰 사고가 터지는 거지.
천마교가 중원을 거의 정복하다 시피한 사건들도 모두 그런 배경이 있었다.
오히려 이들이 있으므로 해서 천사교의 준동을 막고 있는 것을 정파의 인물들은 알지 못했다.
정파의 인물이 마교를 공격한 데는 모두 천사교의 배후가 있었다.
그들이 아니면 마교의 움직임을 간파할 수 없을 정도로 천마교의 보안은 철저하다.
그런 천마교를 아무것도 모르는 정파가 칠 수 있을까?
천사교는 천마교만 없으면 반드시 중원을 정복한다는 위대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얘기를 듣고 보니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천마교를 그토록 꺼리는지 말야.
“그건 우리이 무공자체가 천사교의 무공과 상극이기 때문이네. 같은 마의 길을 걷지만 사보다는 마가 더욱 강하지. 그래서 하급 무사는 몰라도 상급에 있는 사람들은 사교의 현혹술에 걸리지 않는다네. 정파의 인물들은 절정에 달해야 사술에서 안전하지만 보통은 그러질 못하지. 마교에는 사술에 걸리지 않을 사람이 널리고 널렸거든. 그러니 우리를 없애려고 눈에 불을 켜는거 아니겠나?”
“그럼 나도 이참에 마교의 무공을 좀 배워볼까?”
“참지 그러나. 지금도 충분히 강한데 다른거 배워서 흐트러지면 어쩌려고 그러나?”
“그런가? 그래도 배움은 항상 끝이 없다고 했어. 그러지 말고 몇 개만 알려주지 그래?”
“사문의 무공을 아무에게나 가르치는건 아닌거 알지? 그러면서도 요구를 하는건 무슨 이유인가?”
“뭐 잘하면 교주에게 한가지 선물을 해줄 수도 있을거 같아서 말야.”
“선물?”
“난 한입으로 두말 안 해. 줄거야 말거야.”
나의 다그침에 교주는 얼결에 자신의 품으로 손을 가져갔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은 아까 교주가 펼친 무공은 분명히 미완의 것이었다.
미완의 무공이 그 정도로 강맹하다면 완성 시키면 정말 대단한 위력을 보일 것이다.
“이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무공일세. 대대로 교주가 익히고 있는 것이지만 자네라면 봐도 상관 없을 것 같네.”
배포가 큰 건지 아님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선뜻 내어 주는 것을 보니 황당하다.
무공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패도적으로 흐르고 있지만 그 사이에 뭔가 미진함이 느껴졌다.
“그럼 교주는 이것을 아직도 다 못 깨우쳤다는 말이군.”
“그나마도 8성의 경지에 있네. 지금 수련을 하고 있는 우리 애도 아직 9성의 경지에 밖에 오르지 못했지. 아마도 빠진 부분에 대해서 보충이 없으면 영원히 미완으로 남을 무공 같더군. 역대 천마교주도 10성까지 올라간 사람이 없다네.”
“오호. 그럼 자식이 역대 최강의 교주가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군. 대단한데?”
“하하. 요즘엔 그녀석 보는 재미로 살고 있지. 그나저나 읽어본 소감이 어떤가?”
교주의 눈에는 약간의 비웃음도 있었다.
설마하니 이 무공을 한번 보고 알겠냐라는 식이지.
“지금 봐서는 몇 개의 초식을 바꾸고 진기의 흐름도 약간 바꾸어야 할 것 같은데.”
난 말을 하면서 약간 시범을 보였다.
웅장하기만 하던 천마지학이 약간 부드러운 기운을 흘리더니 이내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천마지학의 궁극의 힘은 이렇게 나타나지 않고 적을 격살시키는데 있나 보다.
모든 무공이 그러하듯이 일반적인 경지는 모두가 느낄 수 있지만 상승의 단계로 갈수록 일반인들은 그것을 무공이라 느끼지 못한다.
지금 천마교주는 나와의 대결에서 한번 느껴본 감이 있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정말 이것이 천마지학의 끝인가?”
“뭐 대충은 그렇다고 봐야지. 그런데 더 수련하려면 문제가 있을 거 같아. 그러니까 딱 이정도만 수련하는게 좋을 거야. 이정도 만으로도 세상을 활보하는데 걸리는 것을 없을 듯 하니까 말야.”
교주의 눈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빛이다.
단 한번 살펴보고 그 무공을 익힘은 물론 단점을 집어내어 보완까지 바로 해버렸으니.
아마 무림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겠지?
적양 등은 이미 겪었으니 놀랄일도 아니지만.
“내가 교주를 부른 것은 이게 다가 아냐. 교주도 평화롭다고는 하지만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을 거야. 어때?”
“녹림이 언제 그런 정보망까지 가지게 된 줄 모르겠군. 맞네. 지금 천사교의 준동이 조금 걸리고 있는 시점일세.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준비를 하는게 더욱 맘에 걸리네. 보통은 정파를 꼬드겨서 우리를 치는 것으로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거든. 순수하게 자신들의 힘으로 중원을 노리는 듯하네. 지금까지 알아본 것은 이 정도가 다 일세.”
“내가 아는 것과 다른게 없군. 그 중에 한가지만 추가하면 말야.”
“그게 뭔가?”
“강시.”
“뭐? 강시?”
“내가 알아본 바로는 천강시 같아. 한동안 사람이 사라지는 일이 생기더니 엉뚱하게도 천강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거야.”
“그건 단순한 인신매매로 끝난 줄 아는데.”
“그렇지. 거리상으로도 천사교의 본단과 멀리 떨어져 있으니 다들 그렇게 생각을 했지.”
“그보다 천강시의 제작법은 사라진지 오래야. 그게 어떻게 천사교의 수중에 있다는 말인가?”
“그건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막기는 해야 하지 않겠어?”
“글쎄. 지금이라면 굳이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난 말야 정파도 선두에 서서 싸우는 것을 보고 싶거든. 얍삽하게 구는 천사교도 밉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에게 덤벼드는 정파도 한번 당해봐야 한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그렇겠지.
도와는 주되 지금은 아니다란 소리지.
똑같이 당해봐야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느끼니까.
“그럼 급하게 되면 좀 도와주라고. 뭐 이렇게 왔으니 서로 잘 지내도록 하고. 나도 누가 날 건드리지 않으면 가만있을 거야.”
이말은 건드리면 모두 뒤집을 거란 소리다.
지금 갓 봉문에서 깨어났지만 모든 능력은 무림의 모든 방파를 합한 것 보다 위에 있다.
그 사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천마교주는 나의 능력만큼은 확실히 봤다.
내가 먼저 제안했으니 그도 어기지는 않을 것이다.
“허허허. 이거 노년에 재미난 구경을 하겠구만. 그래 내가 자네의 도움이 된다면 그때가서 보도록 하지. 그리고 사절단은 다시 보내겠네. 기대하라고.”
천마교주는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 나야 모든 일이 잘 됐으니 더 이상 여기에 머물 필요가 없으니 밖으로 나와 적양을 찾았다.
이놈은 나이도 많은 것이 무슨 무용담이랍시고 그렇게 말이 많은 것인지.
“가자. 너무 오래 있었어.”
“예. 주군.”
순간 주위가 얼어붙은 듯했다.
분명히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적양이 나의 등장으로 굳어 버렸으니 말야.
아무튼 천마교의 일은 잘 처리가 되었으니 이제 정파와 천사교만 남은 것인가?
적양은 돌아오는 길에 천마교주와의 대화를 들려달라고 했다.
아직은 말하기가 귀찮아서 돌아가면 말해준다 하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본산으로 말을 달렸다.
아마 남은 일주일 동안 정파의 인물과 천사교의 인물도 얼굴을 내밀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새로 등장한 무림맹주를 만나고 싶지만 천마교주처럼 호방할 성격일지 몰라서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자리를 비운다 하더라도 모두가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절대 무너지지 않을 녹림채이다.
게다가 개파대전을 하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 소란을 부리는 자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현실로 벌어지고 있었다.
하필이면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란 말인가?
게다가 그건 어의없게도 여인들의 문파라는 신도문이였다.
예전에 녹림인들에게 강간을 당하거나 기녀로 팔렸다가 신도문으로 들어간 여인들이 이곳에서 그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나라고 하더라도 용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한 문파가 세상의 축복을 받아야 하는 자리임에도 이렇게 소란을 피우다니.
“네놈의 목을 따지 않으면 내가 어찌 세상을 살아가겠느냐.”
제법 하이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입으로 하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실력이라 개그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역시나 주연을 위한 조연의 연출이었는지 갑자기 사우가 밝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한 여인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비록 면사를 쓰고 있지만 면사의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지화나 운지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웠다.
“어서 네놈의 목을 내놓는 것이 소란을 빨리 끝내는 것이다.”
제법 앙칼지게 말하는 것이 성깔이 조금 있어 보인다.
문 앞을 지키다 이런 봉변을 당한 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마 실력으로 본다면 신도문의 제자들보다 강하지만 여기서 싸움이 벌어지면 내가 생각하는 개파대전은 엉망이 되기에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난 나의 신물로 쓰는 청공검을 실랑이를 벌이는 그들의 한 가운데로 던졌다.
“녹림지존 만세.”
“녹림지존 만세.”
나의 수하들은 나의 신물을 보며 모두 무릎을 꿇고 오체투지 하였다.
난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녹림의 하늘이 직접 나올 줄은 몰랐는지 그들도 당황하는 눈빛이었다.
“그대는 왜 여기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 것인가?”
“저는 신도문 20대 제자 소현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21대 제자들이구요. 저기 보이는 저자가 예전에 저희 제자를 욕보였기에 그 벌을 주려하고 있습니다.”
면사를 벗지도 않고 제법 똑 부러지게 말을 하였다.
“과거의 일을 지금에 이렇게 문제를 삼는다면 무림에서 제대로 살아갈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하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복수를 하게되지요.”
지지 않고 받아치는 것이 귀엽게 보였다.
내가 왔다는 전갈을 받았는지 지화와 운지도 내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되도록 내당에만 있으라고 했는데 천마교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 그녀들로서는 걱정이 되니 이렇게 뛰어 나온 것이다.
“뭐하러 이렇게 나오시오. 어서 들어들 가시오.”
“상공. 고생 많이 하셨어요. 어디 다치신데는 없나요?”
“고생은. 그 늙은이 때메 좀 재미없기는 했지만.”
“늙은이? 설마 천마교주를 늙은이라고...”
“친구하기로 했어. 생각보다 배포가 있길래. 그 정도만 알고 있으라고.”
주변에 강기막을 쳐서 신도문의 여인들과 지화, 운지등만 들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신도문의 여인들은 안색이 변해버렸다.
아직 서른도 안되 보이는 내가 천마교주와 친구를 하다니.
지금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것도 어찌보면 자신들의 사문을 믿고 벌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만만하게 생각했던 녹림의 힘이 이정도라면 더 이상은 사문에 폐를 끼치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소저의 말대로 이자를 죽인다고 칩시다. 그럼 내가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부하의 복수를 해야 할까요. 그리고 당신만 죽이고 말아야 할까요 당신과 관계된 모두를 죽여야 할까요.”
소현은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추스르려고 애쓰고 있었다.
눈앞의 유들하게 보이는 내게서 강한 살기를 느꼈고 그것은 내가 한말이 꼭 사실로 벌어질 것이란 강한 직감을 가지게 하고 있었다.
“만약에 없던 것으로 하고 조용히 지나간다면 일간 신도문을 한번 들리겠소. 그대들에게 한가지 선물을 줄테니 이쯤에서 없었던 것으로 하면 어떻겠소.”
소현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ps 역시 정립이 안되는군요
할 수 없이 그냥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이렇게 적어봅니다
점점 재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하시더라도 제 능력은 여기까지네요
그래도 내근을 하는 동안은 한편은 올려보려고 합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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