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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0 826회 0건
[ 27부 ]
"새벽별"의 공격 35시간전.

홍콩(H.KG)의 구룡반도 깊숙한 뒷 골목...새벽 1시를 넘기고 있는 거리엔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있었고, 야행성 고양이들만이 눈 빛을 반짝이며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그 엄습한 골목의 어귀에 긴 그림자를 끌며 한 사내가 들어서다가 걸음을 멈추었다.

[...九飯店...]

사내는 가게앞에 걸린 상호를 감격스런 눈길로 살폈다. 순간 가게의 윗층을 재 빨리 훑어 본 사내가 뭔가를 발견하곤 반대편 가로등 밑으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잠시..건물의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던 사내가 권총을 꺼집어 내어 노리쇠를 풀고 건물의 뒷 쪽으로 민첩하게 돌았다.

". . . . . . . . .!!"

비상계단을 이용해 발소리를 죽여가며 3층까지 은밀히 접근한 사내는 창을 통해 내부를 쏘아 봤다.은은한 붉은 조명이 무겁게 깔려 있을 뿐 조용했다.

"딸~칵!...."

권총의 총구로 창문의 고리를 들어 푼뒤 사내가 잽싸게 몸을 날려 거실로 들어서는 그 순간이었다..
거실의 기둥뒤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비호처럼 튕겨나와 사내를 덮쳤다.

"휘익!~퍽!~"
"이~?!"

사내는 일격을 당했지만 몸을 굴려 중심을 잡은 뒤 재 빨리 권총을 들어 상대를 겨누었다.

"어!~............"
". . . . . . . . . .!!"

두 사내는 서로를 마주보며 놀랐다가..몇초후 동시에 씨익 웃었다.

"제,제..임스!....이게 얼마 만인...가?"
"왕...륭!..오랜..만이군!.."

비대한 몸집의 사내가 먼저 "제임스 장"을 껴 안아 왔다. 둘은 서로 포옹한체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하~핫!...습격의 솜씨는 여전하군!...."

왕륭이 "제임스 장"의 어께를 양손으로 움켜쥐며 감격어린 표정으로 입을 허벌쩍 벌렸다.

"혹시..무슨...일 있는가?..."

"제임스 장"은 그에게 벗어나며 여전히 긴장한 눈초리로 집안을 살폈다.

"으응?...일은...무슨 일?..."
"바깥 치마 밑에...홍등이 짝수..이~길래..."

"아!~...그걸 아직 기억 하는군...후후훗!"
"잊을 수야..없지..."

"제임스 장"의 말에 왕륭이 눈을 게슴츠레 떴다. 그것은 그 둘만의 약속이다. 위험한 일이 있으면 처마밑의 홍등(紅燈)이 홀수가 아닌 짝수로 걸어 놓기로 했던 약속...
왕륭으로서는 반년이 지났지만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있는 "제임스 장"의 치밀함을 놀라는 표정이었다.

"호~오...꿈자리가 좋더..니만..이렇게 귀한 손님이...제~임스! 반가워..일단 이리...와 앉지!"
"음!........"

왕륭이 "제임스 장"을 거실의 소파로 이끌었다.
잠시 후...
찻잔을 마주 한 두 사내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실로...반년만의 해후였지만 "새벽별"의 조직원으로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나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끈끈한 정(情)이 묻어나고 있는 시선을 교환하고 있었다.

"마마...는 어떠...신가?"
"마마?...응! 본토의 고향으로 들어 가셨지...한 3개월 되었나?...하핫! 제임스...마마가 너를 많이 보고 싶어 했어!..후훗"

왕륭이 차() 주전자를 들어 "제임스 장"의 찻잔을 채워 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에 "제임스 장"은 목이 메어 왔다. 자신을 사위로 맞기를 그토록 원했던 노() 마마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떠 올려지는 왕륭의 여동생 왕향(香)의 아리따운 모습이 그려졌다.

"향.......은?....."
". . . . . . . . . . .!!"

"제임스 장"의 물음에 왕륭은 입가에 쓴 미소를 달고 고개를 살푼,살푼 흔들었다. 더 묻지 말아 달라는 뜻이었다. "제임스 장"도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눈을 껌뻑 해 보였다. 아무 연락도 없이 무턱대고 나타나 아픈 추억의 상처를 건드려 봐야 좋을게 없었던 것이다.

"흠....암튼 제임스!..근데..귀신..처럼 홍콩에 홀연히..나타난..이유가 뭐야?"
"응....너에게..도움을 받고 싶어서....."

왕륭은 "마리화나"에 찌든 검은색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웃었다.

"후훗...이제사..내가 너에게 보답을..할때가 왔나..보군!.."
". . . . . . . . . . .!!"

그의 말에 "제임스 장"은 말을 아꼈다. 그것은 일종의 탐색이었던 것이다. 조직을 배신한 자신이기에 왕륭의 속내를 짚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니...사실은 그랬다..
조직의 배신은 왕륭이 먼저 했었다. 그는 홍콩과 중국의 내륙에 뻗쳐져 있는 "새벽별"의 자금책이었다. 마약을 제조 하여 전 세계의 조직망으로 은밀히 조달하는 행동책이었던 그가 조직을 배신한 것은 늙은 어머니때문이었다. 당연히...조직은 그를 제거하려 했고, 그를 죽이지 않고 살려 준 장본인이 바로 "제임스 장"이었던 것이다.

"그래..내가...도울...일이 뭔..가?"
". . . . . . . . . . . . !!"

왕륭이 마리화나가 담긴 주머니를 꺼집어 내며 "제임스 장"을 넌지시 바라봤다. 그의 시선을 "제임스 장"은 똑 바로 쏘아보며 그의 눈동자의 움직임을 살폈다. 그것은 왕륭의 변함 없는 진실을 읽어 내려는 그의 치밀함이었다.

". . . . . . . . . .!!"

그랬다...
그것은 왕륭이 오랜만이었지만 그의 동태를 알아내려는 "제임스 장"의 조심스러움이었던 것이다.

"푸후훗!..역시...제임스...너 다워!..날 의심..하는군!"

왕륭 역시 눈치가 빨랐다. "제임스 장"이 여전히 긴장을 풀지않고 자신은 물론 집안을 매서운 눈초리로계속 살피는 행동에서 연민을 담은 시선으로 웃어 보였다.

"흐음....미안...해 왕~륭!...."
"철커..덕!"

"제임스 장"이 그제사 권총을 탁자위에 올려 놓으며 머쓱해 했다. 왕륭에게서 변함 없는 진심과 의리를 읽었던 것이다.

"후후....아냐! 제임...스!...괜찮아...프로는..역시 그래야지..."

왕륭이 다시 찻 주전자를 들고 "제임스 장"의 잔을 채워주며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왕...륭!..."
"응?...말..해봐...뭐든지..말이야.."

왕륭이 마리화나를 말은 종이에 불을 붙이며 눈을 빛냈다.

". . . . . . . . . .!!"

그의 곰보에 얼룩진 얼굴을 바라보며 "제임스 장"이 천천히 입을 뗀것은 왕륭의 손에서 두개비째 마리화나가 종이에 말리고 있을때 였다.

"파~라..다이스....때문이야...."

"제임스 장"이 그제사..왕륭을 찾아온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 +

그 시각...
필리핀 남부 외딴섬 "파라다이스"...
그곳의 "새벽별" 본부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 할 만큼 거대했다. 지하 10층으로 된 구조에 각 층의 넓이는 5000평방미터로서 인간의 생활엔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은 초 현대식으로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고, 시설 유지를 위한 전력생성을 원자로(原子爐)까지 가동 하고 있었다.
그랬다...
원래 "섬"의 명칭은 빛나는 섬!...즉 "사파이어"를 캐어내었던 광산이었다. 빼곡한 정글로 뒤 덮힌 섬의 면적은 3.69㎢로 사방이 천혜의 절벽이었고, 해안선의 길이가 34.5㎞정도로 폐광 이후 버려진 조그마한 섬이었다. 이 섬을 "새벽별"이 사들인 것은 20년 전이었다. 그리고 그들만의 왕국을 건립하기 위해 그 20여년간 최 첨단 요새로 변모시켜 "파라다이스"란 이름으로 재 탄생 시켰던 것이다.

요새(要塞)의 제일 깊숙한 지하 10층의 상황실..
"새벽별"은 "태양의 제국"건설에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들의 최후의 공격예고에 항복을 해오며 속속히 고개를 숙여 왔기 때문이었다.
제일 먼저 항복을 해 온 나라는 바로..."일본(日本)"이었다. 일본은 "고이즈" 수상이 친히 서명한 속국(屬國)의 예를 취하겠다는 문서를 보내어 왔었다. 그리고 아시아의 여러개 나라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스리랑카....가 항복을 해 왔습니다!.."
"음!......."

강문수는 상황팀장의 보고에 입을 다물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의 굳은 표정에서 읽을 수 있듯이 강문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일본(日本)"이나 아시아의 소국이 아니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美國)이나, 러시아...영국은 물론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이었던 것이다.
일본(日本)은 이미 강문수가 제일먼저 항복을 해 올것이라고 예상했던 나라였다.
비굴한 섬의 민족성을 타고난 그들의 역사적인 배경을 보더라도 그랬다. 강자에겐 아첨을 떨며 고개를 숙이고 약자들은 무참히 짓밟아온 약삯빠른 민족이 아니었던가!...10여일전 그들의 수도인 도교로 날아간 핵(核)탄두가 황궁의 지붕위에 떨어져 열도의 중간이 움푹 패여들어간체 사방 200키로가 사라진 그들이 선택할 길은 항복뿐 달리 선택할 길이없다고 생각되었지만 대세를 재 빨리 읽어서 살아 남기 위해서 아부를 해 대며 구걸을 해 오는 비굴함에 강문수는 실소를 머금었었다.
"왕권(王權)"주의의 황국시민임을 명예롭게 생각하고 살아온 비굴한 국민들이 그 "일본주식회사(日本株式會社)"의 절대 주주이며 군주(軍主)였던 "히로부미 왕"이 흔적도 없이 죽어버린 마당에 주인잃은 개(犬)처럼 꽁지를 차악 내리고 빌붙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흐흣!....우~꼰!..."

강문수는 일본의 항복으로 거만해진 "우꼰"을 떠 올리고 쓴 웃음을 지었다.
13인의 원로중 한명인 "우꼰"이 자신의 조국!...일본의 항복에 대해 공치사를 주장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 주지않고 있었다.
그랬다...
일본쪽 조직의 총 책임자였던 "우꼰"은 이미 그가 일본을 통치하는 지배자가 된양 눈꼬리를 치켜 올리며 거드럼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상황탐지(探知) 팀장이 강문수에게 머리를 숙여 왔다.

"미..국의 움직임이...심상치 않습니다..!"
"오!...그으~래? 살펴 보지!.."

강문수가 숙였던 고개를 들고 대형 스크린을 쏘아봤다.
북미대륙으로 위성이 멈춰진뒤 사각형의 점선안으로 계속 클로즙된 지역은 "텍사스주(州)"의 사막이었다.
표면상으론 사막의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돌산(山)이었지만 그곳의 지하 150미터 벙커안에는 미(美) 대통령이 은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사전 치밀하게 준비한 "프로젝트"로 핵(核)전쟁 발발시 인종보존을 위한 각 계층에서 선발된 핵심인원이 자그마치 200만명이 숨어 있는 지하도시(都市)였던 것이다.

"흠.....저건 뭔가?"

강문수가 가르킨 곳에는 복잡한 숫자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있는 또 다른 스크린이었다.

"넷...미국의 NASA에서 쏘아 올린 위성이 정보를 분석하고 있는 움직임..입니다"
"우리가 그 내용을 풀 수는 없는가?..."

강문수가 상황팀장에게 매서운 눈초리로 물었다.

"그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어렵다는...말인가?"

강문수가 그의 말을 자르며 눈동자를 굴렸다. 상황 팀장이 강문수의 질책이 담긴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얼굴의 땀을 훔쳐냈다.

"우리...조직의 메인 컴퓨터는 세계최강이야...1시간의 여유를 준다! 저들의 암호를 풀...엇!"
"넷...어르...신 최,최...선을 다해...!"

"너의 목숨이 달렸다는 것 쯤..알텐데!..."

강문수가 그의 말 허리를 또 자르며 차갑게 쏘아봤다.

"아...알,알..겠습니다...꼭..."

상황실 팀장이 얼굴표정을 경직 시키며 고개를 수직으로 숙였다. 조직의 2인자!...강문수의 권력은 이미 태양의 제국을 건설 해 나가는 새벽별의 핵심실권자였던 것이다.

". . . . . . . . . . .!!"

강문수는 상황팀장이 허둥거리며 돌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다가 대형 스크린을 다시 바라보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예상을 하고는 있었지만 역시 최 강대국 미국(美國)은 저력이 있었던 것이다. 워싱턴의 심장부 "펜타곤"이 박살난 후에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텍사스주(州)의 지하도시에서 재기를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것에 강문수는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어르..신! 윌~리엄..경께서 찾으십니다.."
"아!~..그래...흠!"

그때 그의 곁으로 흰 가운을 입은 8등신의 금발 미인이 강문수에게로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을 한번 힐끗 바라본 강문수가 입술을 굳게 다물어 보인곤 황급히 상황실을 빠져 나갔다.

같은 시각..."파라다이스"의 안전거주(安全居州)지역인 지하 5층의 F구역...
원룸방에 한 여자가 초췌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고, 그 반대편에 짧은 금발의 사내가 여자를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난..당신의 천재성을...사고 싶소! 그리고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뜻이오!"
". . . . . . . . . .!!"

사내의 정감어린 목소리를 들으며 여자는 여전히 넋이 나간 꿈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미...생각할 시간은 충분히 주었다고 생각..하오!"

짧은 금발의 사내가 초조한듯 시계를 바라보며 안타까운듯 어께를 으쓱거려 보였다. 그래도 여자는 초췌하고 겁먹은 표정으로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말이 없었다.

"이..기회가 마지막..이오!..빨리 대답 하시오!"

그윽한...눈길로 여자를 달래며 바라보는 사내...암호명 "카시오피아"..즉! 전(前) 미국 CIA요원인 대니얼이었고, 그앞에 두손을 모으고 앉아있는 여자는 바로 임지현이었다...
그랬다...
"제임스 장"이 "꿈의 장미농원"으로 목숨을 건 "올인"을 통해 구출 하려 했던 임지현은 살아있었던 것이다.

". . . . . . . . . .!!"

임지현은 착찹해진 표정으로 눈을 내리 다시 깔았다...
동생인 지숙과 같이 살아나기 위해 그들이 요구한 "디스켓"은 넘겼었다. 하지만, 임지현은 그 "디스켓"으로 새벽별의 절대군주인 "윌리엄"경이 부활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건 그랬다...
임지현은 폭파된 한국의 새벽별 본부였던 "꿈의 장미농원"에서 눈 앞의 사내와 거래를 하여 동생인 임지숙과 함께 살려 준다는 약속을 받은 뒤 자신의 컴에 내장되어 있는 "디스켓"을 넘겼었다.
그런데 그 이후 정신을 잃었고...머리속이 뒤집어지는 두통을 느끼며 깨어나 보니 자신은 또 다른 어느곳으로 납치되어 왔던 것이다.
그리고...또, 이 사내는 자신더러 "새벽별"의 조직에 가담을 하라고 종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임지현은 혼란 스럴 울 뿐이었다.

[...죽여 버렷!..이젠 소용이 없잖아...폐기처분 해..버리자구!]
[...아니야! 그 여자의 재능을 난 사고 싶어!]

[...대니얼! 그 여자에게 빠졌구나...호홋!....]
[...로~즈! 아무렇게나 생각 해도 난 그 여자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오~호옷! 대~니얼...제발 허~니! 여자의 미모에 빠져 판단을 흐트리지 말라구..응?..]
[...질투 하는건가?..로즈! 너에 대한 내 사랑은 변함이 없어!..]

[...그렇다면?...나의 말대로 여자를 맹수의 밥으로 줘 버리..란..말이얏!..]
[...로~즈! 여자가 펜타곤의 컴망에 쳐진 방호벽을 간단히 부수는 천재성을 보고도 그래?...]

[...뭐?...나,나..도 그,그...정도....는!...]
[...로~즈..억지 부리지..마!...당신은 컴을 몰...라!]

". . . . . . . . . .!!"

"카시오피아"는 조금전 "로즈"와 임지현의 처리문제를 놓고 다투며 나누었던 말을 되 씹어보고 있었다. 컴을 모른다는 그의 말에 질투에 이글거리는 표독스런 표정을 지어보인뒤 문을 박차고 나간 "로즈"였다.
한편으론 생각하니 "로즈"의 말대로 어쩌면 자신이 임지현에게 빠져 버린지도 몰랐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천재성!....이었다.
새벽별의 선제 공격을 준비 할 당시 메인 컴망에 알 수 없는 "바이러스"의 침투로 남감해 하던 컴퓨터 담당 "카시오피아"가 또 다시 임지현의 도움을 받아 전산망을 치유 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내친 김에 그녀에게 "해커"의 기회를 줬던 것이다.
그랬다...
"펜타곤"의 대공방어 전산망을 무력화 시키며 네바다주(州)의 미사일기지 컴망까지 무력화 시켜가는 현란한 손놀림...그것을 바리보며 "카시오피아"는 감동까지 느꼈던 것이다. 자신의 "해커" 실력 또한 신분을 가장했던 CIA는 물론 새벽별 조직내에선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런데 임지현에 비하면 컴을 마악 배우는 어린애와 전문프로그래머 실력을 가진 어른의 차이였던 것이다.
물론...임지현은 자신의 "해커"로 미국의 워싱턴이 불바다가 된 사실를 모르고 있었다. 그녀에겐 컴망의 복잡한 암호의 방호벽을 깨뜨리게만 했고 나머진 "카시오피아"가 마무리했기 때문이었다.

..."이,이...런 천재을 죽일 순..없어...다른 무슨 방법을 써 더라도...."...

"카시오피아"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어금니를 물었다.
그것은 임지현이 스스로 조직원이 되길거부 한다면 그녀의 머리속에 "메모리칩"을 이식 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살려 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 방법은 최후의 선택으로 인간병기(人間兵機)를 만들어서라도 임지현을 곁에 두고 싶다는 "카시오피아"의 집념이었다...

"저,저기..........."
"오~우! 미스...임! 결심을 한..거요?"

침묵을 지키고 있던 임지현이 고개를 들자 "카시오피아"가 반갑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배....배...가 고파요!..."
"아!~..이런....이런....곧 준비..하지요!"

"카시오피아"는 임지현이 배가고프다는 말에 허둥지둥 일어나 벽에 부착된 인터컴을 눌렀고,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임지현의 눈 초리가 어떤 결의를 담고 있음을 "카시오피아"는 눈치채지 못했다.

+ + + + +

그날 새벽 3시..."KSP"의 본부 취조실.
미(美) CIA아시아 담당 차관보 "더글러스 마이클"은 방으로 들어서는 윤서경을 바라보자 마자 몸을 움추리며 두 손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부터 가렸다.
그녀에 두번이나 걷어차린 "페니스"는 오줌조차 제대로 누지 못할 정도로 부어 올라있었던 것이다.

"호홋?...이것봐! 할 말이 있어 왔으니 바로 앉지!"
". . . . . . . . . .!!"

윤서경 경정이 마이클에게 웃어 보였지만 그는 여전히 경계를 풀지않은 눈 초리로 그녀를 쏘아봤다.

"헤~이! 미~스터...마이클! 이리..오라..니깐?"

윤서경 경정이 손가락 세워 까딱거렸다. 그제사 "더글러스 마이클"이 쭈빛거리며 반대편 의자에 앉았다. 순간, 그의 비대한 몸집에서 노랑내가 훅...풍겨와 윤서경은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니~네..나라의 워싱턴 펜타...곤이 날라갔어!"
"웃,웃...기지..마시오! 미 합중국의 대공망이 그렇게 허..술 하지 않소!.."

마이클이 노란 눈을 굴리며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아직도 미국을 전 세계의 최강이라고 믿고 있는 자부심의 발로라고 윤서경 경정은 일단 이해 했다. 그러던 그녀가 마이클 앞에 사진을 던져 주었다.

". . . . . . . . . . .!!"

마이클이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가 고개를 들어 윤서경 경정을 바라보았다. 역시...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제..믿...겠는가?"
"이,이...럴..순 없어!..아니야...사진을 날조..했어!"

윤서경 경정은 포트맥강변을 중심으로 불바다가 된 "펜타곤"의 사진을 보고서도 믿지를 못하는 마이클을 연민을 가지고 쏘아봤다.

"마이~클! 사실이야....이젠...너가 돌아갈..수 있는 채~널도 없어졌단 말이야..."
"허.................."

윤서경 경정의 말은 "더글러스 마이클"의 신병을 인도 할 방법조차 없어졌다는 뜻이었다. 그것은 미(美) 정부가 텍사스주(州)의 지하도시로 은닉을 한 이후 마이클의 신병인도를 포기한다는 메세지를 보내 왔었던 것이다.
그 서류를 불바다가된 "펜타곤"의 사진위에 던져 주었다. 서류를 읽어 보던 마이클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고 손을 부르르 떨었다.

"이,이.....런....버~큐!...개,개..자식...행~커....이이...."

"더글러스 마이클"이 CIA국장을 "개쌔끼"라고 표현하며 몸 까지 부들,부들...떨었다.
CIA국장인 "폴 행커"의 권좌 유지를 위해 목숨조차 걸었던 자신이었고 보니 버림을 받았다는 자체는 배신이었던 것이다.

"이제...모든 것을 믿겠는가?...못 믿는다면..전화를 하게 해 줄 수도 있어!"

윤서경 경정이 마이클의 심정을 정확히 짚어가며 핸펀을 꺼 집어내어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 . . . . . . . . .!!"

"더글러스 마이클"이 책상위에 놓인 핸펀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주사위가 던져진 마당에 배신을 당한 자에게 구걸을 하고 싶지 않다는 "카우보이식" 표정이었다.

"이젠....너의 목숨은 우리나라에 달려 있어!..아니! 진즉에 난 너의 대갈통을 박살..낼 수도 있었어!.."

윤서경 경정이 또렷한 목소리로 마이클을 점점 더 눌러나갔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전(前) 국정원장 박철의 망명을 시도했던 오산의 미(美) 공군기지에서 그를 체포 할 당시 총으로 쏴 죽이고 싶었던것을 참아냈던 그녀였던 것이다.

"담,담...배..좀 주시오!"

마이클이 노란 눈알을 굴리며 담배를 원하자 윤서경 경정은 담배곽을 내밀었고, 그가 담배를 뽑아 들자 불까지 부쳐 주었다.

"딸~칵!....."

마이클은 담배를 길게 한 모금 빨아 삼킨뒤 천천히 내 뱉아냈다. 그리곤 윤서경 경정을 바라보며 입을 뗐다.

"나에게...바라는게 뭐요?...."

역시..그는 정보계통의 베트랑이었다.
그랬다...
눈치가 빠른 "더글러스 마이클"이었던 것이다. 윤서경 경정이 자신에게 뭔가 바랄것이 없다면 바로 쏴 죽일 수도 있다는것 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굿!~역시!....눈치가 빠르군! 마이~클!...."

윤서경 경정도 담배를 피워 물며 고개를 끄덕여 칭찬을 해 주었다.

"후~으읍!....."

윤서경 경정이 짙은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또 한장의 사진을 내 밀었다. 그것을 마이클은 천천히 바라본뒤 고개를 들어 윤서경을 쏘아봤다.

"챨스...대니얼!~ CIA요원이었지....새벽별의 꼭두각시였지만...말이야!"
"그게..나와 무슨...상관이오!...."

윤서경 경정이 사진속의 주인공을 먼저 설명했고 마이클이 눈살을 모았다.

"마~이클!...당신은 아직 이..자와 접속 할 수 있다고 보는데....당신 물론...깊숙하게 발을 담구진 않았지만 그 조직에 1급 정보를 팔아 넘긴 대가로 막대한 블랙 머~니를 받았잖어?..."
". . . . . . . . . .!!"

에상대로 "더글러스 마이클"의 노란 눈동자가 흔들리는것에 윤서경 경정은 상체를 내 밀어 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잠시...침묵이 흘렀다. 둘이서 뿜어낸 담배 연기가 취조실을 자욱하게 채워가고 있었다.

"나에게..돌아 올...댓가..는 뭐요?"

먼저 침묵을 깨며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잉그려 끈것은 마이클이었다. 거래의 조건을 물어 오는것에 윤서경 경정은 속으로 일단 쾌재를 불렀다.

"거래를..하자는 거..지!...넌! 그 대가로...목숨이 붙어 있겠지..."

윤서경 경정이 차갑고 매서운 눈초리로 마이클을 바라보며 쐐기를 박았다. 그녀의 말에 "더글러스 마이클"은 찬찬히 눈알을 굴렸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도 나름대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손익계산을 해 나가는 그의 태도에 윤서경 경정은 비웃음이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눌렀다. 어차피...거래를 하지 않겠다면 대갈통을 수박 쪼개듯 박살내어 버리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오~우...케이! 단...그와의 접촉이 성공 되면...날 풀어 주는 방법은 내가 선택 하겠오...."
"굿!~ 물론...너 자유다..그건!.."

마이클은 노란 눈알을 굴리며 씨익 웃었다. 그것은 밖으로만 나간다면 아직 한국내엔 자신의 비호세력이 충분히 있다고 자신했기에 때문이었다.
주한 미군 제 5사단장인 "칼 데니로"만해도 자신을 보호 해 줄것 같았던 것이다. 그에게 뇌물을 먹고 진급을 해준 장본인이 자신이었던 것이다.

"자...시작..할까?....그와 접촉 할..방법이 뭐지?.."

윤서경 경정은 마이클의 음흉하게 빛나는 노란 눈동자를 바라보며 파일을 들췄다...그녀로서는 초(秒)가 다투어지는 급한 상황이었지만 내색을 하곤 싶지 않았던 것이다.
순간, 감시 카메라를 올려다 보는 그녀의 눈매는 매서웠다. 그녀의 시선을 받은 기밀실의 김판돌 경위는 이미 준비한 녹음기는 물론 대형 스크린 판에 세계지도를 펼쳐 놓은체 담당 전문요원들과 시선을 고정 시키고 있었다.
윤서경 경정이 초를 다투고 있듯이...마이클의 말하는 한 마디..한 마디를 곧바로 분석을 하기 위한 준비였던 것이다.

"그의 본명은 이미..알고 있는대로 대~니얼!...그리고 그의 암호명은 카시..오피아...라고 불리우고 있오!...그는 CIA에 특채로 들어왔었오...컴퓨터 전문가이기에 국방부에서 추천을 받았었오...따라서 그는 곧 바로 검증을 거친뒤 CIA의 기밀 문서를 정리하는 부서에서 일을 했었지..요!...그리고.."

윤서경 경정은 심장이 터져 나갈듯이 가슴이 뛰었다.
"더글러스 마이클"이 이토록 순순히 기밀사항을 털어 놓을지는 몰랐던 것이다. 물론...얼마전 국정원이 운영하는 비밀요정에서 그를 유혹한뒤 짜식의 입속에 총구를 박은체 알아낸 기밀 또한 정확했기에 인천 3부두의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긴 했었다.

잠시후...KSP 국장실.
윤서경 경정의 보고를 받은 민흥식 국장의 표정은 밝지만 않았다.

"제..3국으로의 작전!...위험....하군..."
"하지만..국장님!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서 그 들의 속국으로 들어..가느니!...목숨을 걸겠습니다...!"

윤서경 경정을 똑 바로 쳐다보는 민흥식 국장 역시...굳은 결의에 찬 시선이었지만 확신을 할 수 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여러가지의 정황을 분석을 해 본 결과...국내엔 "새벽별"의 조직이 없음이 확실 했다. 그들이 운용했던 "솔개"들 또한 서울의 도심엔 이미 소탕을 끝냈고, 수도권 주변의 위성도시에 잔재 해 있는 몇개의 조직은 소탕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윤서경 경정의 보고대로 그 새벽별의 조직의 본부까지 공격을 하겠다는 것엔 웬지 망설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정확한 위치도 파악 되지 않았고 다만...필리핀 본토의 지방 소 도시에서 어쩌면 "새벽별" 본부의 위치를 알 수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 뿐이었던 것이다.

"국..장님!...전 누구보나도..이번 사태에 깊숙히 개입을 했습니다...일본은 이미 그들에게 속국이 되겠다는 주권의 문서를 보냈습니다...우리민족이 또 다시 주권을 버리고 노예가 된다면 전 차리리 싸우다 죽겠습니다..""

민흥식 국장은 윤서경 경정의 단호한 의지가 담긴 눈을 바라보았다. 눈물까지 배여 나오고 있는 그녀의 표정에서 만약에 자신이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면 홀홀 단신으로 공격을 감행 할 것임을 읽었다.
그랬다...
민흥식 국장도 어찌 도박을 하고 싶지않겠는가!...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였던 것이다. "새벽별"이 전 세계의 각국으로 항복을 통고 해온지 벌써 15여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선택 할 것은 윤서경 경감이 건의를 하는 소수 정예요원들의 공격 뿐이었다..

[...민..국장! 난...당신을 믿소!...국가 안전보장 위원회에서..의 결정을 따를테니...신중한...논의가 있길 바라오...]

대통령이 참담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했던 말을 민흥식 국장은 떠 올리며 주먹을 쥐었다.

"국...장님! 시간이..없습니다.."

윤서경 경감이 재차 민흥식 국장에게 재가를 요청했다.
그런 그녀를 다시 지그시 바라보는 민흥식 국장의 속은 쓰리다 못해 울음을 왈칵 P아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윤...서....경!"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민흥식 국장은 치밀어 오르는 울음을 씹어 삼켰다. 목숨까지 스스로 내 던지며 국가를 위기에서 몇번이고 구해 냈던 그녀이고 보니 또 다시 그녀를 사지(死地)로 보내야 한다는 것은 그로서는 도무지 용납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대(大)를 위해선 소(小)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평범한 논리를 떠 올리는 자신의 머리에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고 싶은 민흥식 국장이었다.

". . . . . . . . . .!!"

하지만..어쩔 수 없었다.
정(精)에 얽매어 국가의 대사를 거를 칠 순 없다는 민흥식 국장의 냉정함이 되 살아 나기 까지는 푸르스럼한 여명(明)이 밝아 올때까지 그의 고뇌를 거듭하고 있었다.

"엔~젤!......."
". . . . . . . . . . .!!"

윤서경 경정은 대답하지 않고 민흥식 국장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떨리는 목소리를 처음 들었던 것이다. 국장의 굵은 안경 뿔테속으로 보이는 충혈된 눈동자가 붉어져 물끼를 담고 있는 찬찬한 시선에서 윤서경 또한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애써 눌러야만 했다.

"인원..편성은 어떻게 할건가......"

..."쿵!~....."

민흥식 국장이 겨우 냉정을 찾은뒤 윤서경 경감에게 질문을 했다. 순간 그 말에 윤서경 경정의 마음속에서 종(鐘)이 울려 왔다. 그리고 드디어 작전의 허가를 의미하는 국장의 질문에 그녀는 숨이 막혀왔다. 민흥식 국장의 손에는 CIA아시아 담당 차관보인 "더글러스 마이클"이 진술한 자료를 여전히 움켜쥔체였다.

"똑! 똑!~..."

그때...노크 소리가 났고, 비서실의 황미경 경사가 활짝 웃으며 모닝커피를 쟁반위에 받치고 들어오고 있었다.

"윤..경정님!...좋아하시는 헤이~즐렛! 이에요.."
"탱큐!~ 황...경사!"

윤서경 경정은 그녀가 권하는 커피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며 이미...작전팀을 짜기 시작했다. 항상 생각과 함께 행동으로 바로 옮기는 그녀다운 기동성(起動盛)이었다...

+ + + + +

그 여명(明)이 밝아 오는 시각...
홍콩(H.KG) "침샤츄이" 전망대에 두 사나이가 불어오는 해풍(海風)을 맞고 서 있었다.

"여전히..아름답군...."

"제임스 장"은 협수로(狹水路) 건너편의 홍콩섬을 바라보며 향수에 젖어 있었다. 세계 3대 미항(美港)중에 하나인 "빅토리아항(港)"은 치솟은 마천루들과 함께 여전히 아름다웠던 것이다.
"제임스 장"은 눈을 들어 빅토리아의 읫쪽 "픽 트레인"이 올라가는 지점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었다. 왕륭의 여동생...왕향(王香)에게 사랑을 고백 받았던 곳이었다... 왕륭에게 그녀의 안부를 물었을때 고개를 살푼,살푼 흔들었던 그가 여동생 왕향이 대륙에서 퍼졌던 열병인 "사스"로 3개월전에 죽었다고 했을때 "제임스 장"은 예리한 칼로 가슴이 도려 내어지는 아픔을 느꼈었다.

". . . . . . . . . .!!"

냉철한 "프로 킬러"의 가슴에 최초로 사랑의 씨앗을 심어 줬었던 난초같은 여인....왕향(香)의 맑은 눈동자를 떠 올리다 "제임스 장"은 고개를 흔들어 버렸다. 그것은...그녀의 얼굴에 어김없이 겹쳐져 떠 오르는 임지현의 모습 때문이었는데 죽은 왕향(王香)을 생각하다 임지현을 떠 올린 자신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하지만..."제임스 장"이란 냉철한 프로킬러의 가슴을 봄눈(雪)녹듯이 해 준 두 여자중 한 여인은 죽었고...또 다른 여인은 어쩌면 살아 있을지 모른다 것에 인생의 "아이니컬"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한잔...할..텐가?"

왕륭이 미니 위스키 병을 들어 보였다.

"그러..지!..."

"제임스 장"은 왕륭이 건낸 위스키병을 입으로 가져가 단숨에 한모금 들이켰다.

"크...읍!..."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독한 위스키는 위(胃)벽을 자극하며 "쨔르르..."한 전율을 느끼게 했다.

"제~임..스!"
". . . . . . . . . . . .!!"

왕륭이 마리화나를 말은 종이에 불을 부쳐 한모금 들이킨뒤 길게 내뿜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제임스 장"은 대답하지 않고 여전히 빅토리아항(港)을 시선을 고정 시킨체였다.

"뭣...때문에..목숨을..걸려..고 하지?"
". . . . . . . . . . . !!"

그의 질문에 "제임스 장"은 침묵을 지켰다. 위스키병을 들어 다시 한모금 들이킨뒤 가슴속의 깊은 숨을 훅...토해 내었다.

"푸훗!~...암튼..너 답다고..생각은..해! 감히...조직의 본부를 습격..하겠다는...자가...제~임스..가 아니면 할 수가 없겠지?...술병..주겠나?"

왕륭은 담배연기를 깊게 빨며 손을 내 밀었다. "제임스 장"은 그에게 위스키병을 넘겨주며 씨익.. 웃어 보였다.
그것은 왕륭의 치켜 세움때문이 아니라, 속에서 울려 나오는 진실때문이었던 것이다.

..."왕륭!~..한..여자 때문이기도...해"...

바로 그말을 "제임스 장"은 내 뱉지 않고 삼켰던 것이다.
그것은 왕륭이 여동생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지금에 조직에 대한 복수는 그가 이해하고 있었지만 또 한편으론 한 여자를 구하러 목숨을 건다고 하는것이 미안했던 것이다.
그랬다...
처음엔 "새벽별"조직의 복수심때문에 시작된 그들과의 전쟁이었지만, 이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에 "제임스 장"으로선 피할 수 없는 또 한번의 "올인"이었다.

"제~임스!...실은 고백..할게..아니, 부탁 할것이..있어!"
"응?....뭐...야!"

왕륭이 마리화나를 다시 말아 침을 바른 후 "제임스 장"을 깊은 눈길로 바라봤다.

"딸~칵!....."

"제임스 장"이 그에게 불을 부쳐 주며 여전히 시선을 마주했다.

"나도 같이...가겠네...."
"왕...륭....그...건........"

"제~임스!..허락 해 주게...나도 일생 일대의 도박을 마지막으로 한번 해 보고 싶네..."

왕륭이 "제임스 장"의 말 허리를 자르며 눈을 빛냈다.

"일생일대의 도박"...

이미 왕륭은 조직의 자금조달을 위해 마약을 제조한 후 운반책으로서 목숨을 건 도박을 수 없이 거친 사나이었다. 그런 그가...마지막 도박을 위해 "제임스 장"의 "올인"에 동조를 하겠다는 것에 찬성는 할 수 없었다.

"왕~륭...너의 뜻은 고마워!..하지만 마마!..는 어떻 할..텐가?...향도 세상에 없는데...자네..마져!"
"후후...제~임스! 나도 그들에게 받을 빚..이 있어!.."

왕륭이 왼손을 들어 보였다.
그의 손가락 3개를 도끼로 잘라버린 "새벽별"의 잔인성을 가슴속 깊이 한이 맺혀온 그였다. 하지만 "제임스 장"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협수로(狹水路)를 바라보았다. 불어오는 해풍이 그의 머리칼을 휘 날리게 했다.

"제임스...부탁이야...나의 복수는 단순한 것이지만...너 혼자서는 무리야!...그들의 본부로 침투하는 방법은 환풍기..뿐인데...누가 널 엄호..하겠어?"
". . . . . . . . . . .!!"

왕륭의 말에 "제임스 장"은 속이 쓰렸다.
그의 말이 맞았던 것이다. 그것은 왕륭의 연계로 전 조직원을 만나 거금을 주고 입수한 "파라다이스"섬내의 "새벽별"본부 설계도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였다.
사실 그랬다...
"제임스 장"은 환풍기속으로의 침투시 누군가의 엄호가 필요 했기에 전 조직원이나 프로킬러를 물색해 돈을 주고 사려고 했던 것이다. 그것은 환풍기위쪽에서부터 "레프팅"을 해야 했기에 그랬다...

"제~임스! 시간이 됐어...가..지!"
"오!~ 그..래!"

왕륭이 "제임스장"의 어께를 툭 치며 앞장섰다. "마카오"로 가서 무기(武旗)를 구매하기로 했던 것이다.
"제임스 장"은 왕륭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지만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노() 마마가 눈앞에 밟혔던 것이다.

"쏴아아!~......."

빅토리아항(港)에서 협수로를 통해 불어오는 해풍(海風)이 두 사내를 스치고 지나갔다...

+ + + + +

12월 26일 아침의 태양은 동쪽 하늘에서 힘차게 P아 오르고 있었다.
"새벽별"의 최후 공격 예고 후 19시간이 흐르고 있는 오전 7시...윤서경 경정은 동작구 흑석동의 허름한 빌라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 505호...]

"삐~이..걱!"

빌라의 오랜된 나이 만큼 녹이 붉게 자리잡은 철문을 당기자 힘없이 열렸다.

"어!~...왔어? 어서..들어와!"

김판돌이 겸연쩍은듯 씨익 웃으며 윤서경을 맞이 했다.

"나...참!...퇴근 한다면 한다고...해야 할거 아녀요!"

윤서경이 새초롬하게 김판돌을 쏘아보며 신고 있던 부츠를 벗어 던졌다.
그것은 그녀가 민흥식 국장과의 독대후 상황실로 가서 그를 찾았지만 없었던 것에 걱정을 했었던 것인데...무턱대고 핸펀 문자로 메세지를 보내와 흑석동 집으로 오라고 했던 것이다.

"으~응?..무슨 냄새야?"
"어!..어, 그게...찌게 끓였어!"

그의 말에 윤서경은 김판돌을 찬찬히 살폈다.

"푸~훗!..."

윤서경이 웃음을 터트렸다. 김판돌이 앞치마를 두른체 엉거주춤 서 있는 모습을 그제사 발견했던 것이다.

"으..응!..다른게..아니고...멀리..가는데...따뜻한..밥이라도 먹고..가라..구!"
". . . . . . . . . . . . .!!"

김판돌이 말을 더듬어 오는것에 순간...윤서경은 웃음을 거두며 울컥 치밀어 오르는 고마움에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새벽나절에 김판돌이 "KSP"상황실을 황급히 나갔다는 부하직원의 보고에 고개를 갸우뚱 했던 그녀였었다.
그런데...따뜻한 밥을 해 놓고 자신을 기다릴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던 그녀로서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아..뭐해!..일루...와 앉어!"
"응...선..배!.."

윤서경은 김판돌에게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숙인체 방으로 들어섰다.
방안 중앙에는 귀퉁이가 벗겨진 낡은 상이 펼쳐져 있었고..언제 준비를 했는지 몇가지의 반찬과 하얀 쌀밥그릇에서 김이 모락거리고 있었다.

"어!~..찌,찌..게 끓는다!..."

김판돌이 허둥거리며 방을 나갔다.

"김치..찌...겐~데!..어떨지..몰라!..."

방과 붙은 마루의 한 귀퉁이 부엌에서 김판돌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순간...윤서경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후다닥 뛰어 김판돌의 등을 감싸고 콱...껴 안았다.

"흑!~...선,선...배!..."
". . . . . . . . . . .!!"

김판돌은 가만히 있었다. 예전 같으면 윤서경의 손길을 걷어냈을 그였지만...김판돌 또한, 가슴속이 짠...해져 오는 감정에 뽀글거리는 찌개 냄비를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고..마워...선배!..나...선배..사랑하는..거 알지?...응?"
". . . . . . . . . .!!"

그 말에도 김판돌은 입을 꽉 물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이든 입을 떼는 순간 황소울음이 터져 나올것 같아서였던 것이다. 나이 40이되도록 당당한 사나이처럼 살아온 그였다. 일에 미쳐 이혼까지 당했던 김판돌의 메말랐던 가슴에 맑은 옹달샘을 심어 준 여자!...그녀가 바로 윤서경이었기에 또 한번의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였다.
그런데...윤서경을 멀리 하려고 하면 할 수록 마음속에 각인(刻印)이 되어 버린 그녀와의 사랑이고 보니, 이 세상과의 마지막 일지도 모르는 그녀의 장도(長道)에 밥 한끼라도 자기손으로 해서 먹이고 싶었던 것이다.

"흡! 흡!...찌게..끓었어...먹자...응?"
"싫어!..이렇게..조금만..더 있을...래!.."

김판돌은 코끝이 시큰해지는 감정을 추스리며 윤서경을 달랬지만 그녀는 가슴에 둘른 양 손에 더 힘을 주며 가슴을 비벼왔다.

". . . . . . . . . .!!"

김판돌은 등에서 느껴지는 윤서경 가슴의 따스함과 떨림을 몸전체 받으며 감정을 애써 다시 눌렀다.

"김치..찌게...쫄아....먹자..구!"

김판돌이 가슴에 올려진 윤서경의 손을 겨우 풀어 내렸다.

잠시후...
윤서경은 오똑한 코에 땀을 송,송 달고 김치찌게를 맛있게 먹었다.

"천천히..먹어...입..천정..데~여!.."
"나..김치찌게..좋아하는..거..용캐도..기억..하고 있었네...호홋!"

그녀의 말에 김판돌은 손도 대지 않았던 자신의 밥그릇을 앞으로 당겼다. 그리고 반을 떠서 윤서경의 밥그릇에 얹혀주었다.

"어!...나 많어!..배..나온다..말이야! 치이~잇!"
"배,배..나와도 괜찮어!..흠흠!...암튼..."

김판돌이 윤서경에 대해 최초의 관심을 나타낸 말이었다.

"푸후훗!..네!네...잘 먹을께요...선~배!"

윤서경이 혀를 내 빼물어 본인뒤 씩씩하게 김치찌게를 들어 밥을 비볐다.
김판돌은 밥 한그릇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윤서경의 모습에서 또 다시 감정이 복 받쳐 올라 시선을 창밖으로 돌려 버렸다.

". . . . . . . . . .!!"

겨울 하늘은 얄밉게도 말고 파랬다...하얀 손수건을 담구면 금방 푸른 물이 배여서 뚝뚝 떨어져 내릴것 같은 파란 하늘이었다...

+ + + + +

그 시각..하와이 미(美) 공군기지...날자변경선 기준으로 본다면 12월 26일 새벽 00:19분이었다.
C-130B 수송기가 급 발진 후 활주로를 차고 오르고 있었다.

"쒜에에엑!~ 부~우웅!~~"

필리핀 남부 "파라다이스" 새벽별 본부 상황실...

"역시...짐작 대로군!"

강문수는 대형 스크린에 나타난 하와이 공군기지의 동태를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이미 예고하고 있었던 그였기에 입가에 냉소가 머금어지고 있었고, 눈짓으로 요원에게 지시를 했다.

"V-30! 미사일..1,2번 발사 완료 했습니다..!"

요원의 보고에 상황실 요원들은 대형 스크린과 레이더를 번갈아 보며 숨을 죽였다.
하와이 남서부 150여 키로미터 떨어진 "라인제도"의 "팔미라"섬에서 발사된 V-30 미사일 2기가 빠른 속도로 목표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게 보였다.
물론...미국 공격에 대한 "새벽별"의 사전대비책이었다. 그들의 조직망이 "라인제도"의 "팔미라"섬에 배치된 미(美) 해군(海軍)의 미사일 기지를 손안에 넣은것은 이미 6개월 전이었다. 그것 또한 전(前) 미국 CIA였던 대니얼!..."카시오피아" 작품이었고, "팔미라"섬 기지내의 컴퓨터 프로그램 전환방식의 정보를 캐어내기 위해 부대장을 매수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따라서..."새벽별"은 "파라다이스"섬의 본부 상황실에 앉아 전 세계에 배치되어 운용중인 미군(美軍)의 미사일 기지 대부분을 마음대로 조작 할 수 있다고 봐야 했다. 워싱턴의 "펜타곤"을 흔적도 없이 날려 버렸듯이...

"띠! 띠!...삐삐삐~삑!..."

단 2분여..만에 붉은 점선 2개가 하와이에서 발진한 C-130B의 후미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삐~이익!..삐~이잉!.."
"목표물을 격추 시켰습니다.."

몇초 후 붉은 점선이 정확히 C-130B를 레이더 상에서 사라지게 했다. 그 상황을 지켜 보면서 강문수는 마음이 착찹해져 전자 시계를 쏘아 봤다.

[...35:36...]

최후의 공격시점 35여시간이 남겨 졌다는 카운트 다운을 바라보던 강문수의 이마에 굵은 주름이 잡혔다.
그건 그랬다...
13인의 원로들이 결정한 24시간내의 최후통첩을 "윌리엄"경이 48시간으로 변경한 사실이 웬지 불안한 그였던 것이다. 그 이유는 몰랐다...강문수는 자신에게 조차도 말을 하지 않는 "윌리엄"경이었기에 더 초조하고 두려워지고 있었지만 절대자인 그를 믿었다. 50여년만에...부활한 그의 초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태양의 제국"의 영원성은 무너지지 않을 것임을....

같은 시각...
미(美) 텍사스주(州) 지하도시(地下都市)의 상황실!...공군참모총장은 물론 군(軍) 수뇌부들은 대형 스크린에 비쳐졌던 C-130B이 미사일에 명중되어 태평양 상공에서 사라지고 있는 장면을 목격 하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군!..좋아!..쾀!~ 기지! 흰 독수리들을 발진..시켜!"

공군참모총장 "아이언 풋"이 비상계획팀장인 "칼리로스"대령에게 명령을 했다.
그랬다..
세계 최 강대국 미국(美國)은 역시 그들만의 정보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핵(核)전쟁을 대비하여 이미 30년전부터 텍사스주(州)의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돌산밑으로 지하도시를 건설했고, 인종(人種)보존을 위한 "프로젝트"를 완성한 단계이기에 반전(反戰)을 시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군참모총장.."아이언 풋!"...

그는 타고난 맹장(猛將)이었다. 전 세계의 국지전(戰)을 두루거친 그였기에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4성(星) 장군(將軍)인 그가 믿었던 것은 "위성방어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미국은 지구의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을 제일많이 보유한 나라였다.
기상을 측정하는 위성부터 전 세계의 안방을 하나로 묶는 T.V위성까지 다양했지만, 미국은 수십개의 군 작전용의 위성은 물론 NASA에서 쏘아 올린 우주감시용 위성까지 최첨단 장비를 갖춘 나라였다.
그것을 비상시에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던 장본인이 바로 "아이언 풋"이었던 것이다.

"발진...했습니다!"

비상계획팀장 "칼리로스"대령이 긴장된 목소리로 스크린을 바라봤다.

"쒜에에~에엑!...쿠르르릉!~"

대형 스크린에는 쌍발 제트엔진을 단 소형 여객기가 활주로를 차고 올라 수직으로 급상승 하고 있는게 보였다.
순간...상황실의 전 요원들의 시선이 고정되고 있었다.

"무사히..뜰~수 있을거..야!"

"아이언 풋"이 스스로를 격려하며 손으로 자신의 뾰족한 턱을 움켜 잡았다.
그의 말대로...대형 스크린은 물론 수십개의 "레이더"에 잡힌 그 소형 쌍발 제트 엔진 여객기를 향한 "미사일"의 공격은 없었다. 그 작전은 "아이언 풋"의 생각이었다. 조금전 목격했듯이 군용기는 분명히 "새벽별"이 감시하는 위성에 잡힐것이 분명하다는게 그의 짐작이 적중했던 것이고, 아직 민항기(民杭機)를 감시 하지 않는다는 헛점을 노렸던 것이다.

". . . . . . . . . .!!"

"아이언 풋"은 그 비행기를 바라보다 옆쪽 스크린을 살폈다. 그 기엔 핵(核)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로스엔젤스"급 핵 잠수함인 "돌고래"의 호위를 받으며 쾌속 순항을 하고 있었다.

"마~이클!..자네 손에 달렸..네!"

"아이언 풋"이 해군참모총장인 "탐 마이클"의 이름을 부르며 눈을 빛냈다..
항모 "키티호크"...는 물론 "로스엔젤스"급 핵 잠수함 "돌고래"는 소형 쌍발 제트 여객기가 날아가는 같은 방향으로 운항하고 있었다..

". . . . . . . . . . . .!!"

그들의 목표는 바로...목표지점인 필리핀 남부의 "파라다이스"섬이었다.

[ 28부에서...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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