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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1 851회 0건
[13부]
"새벽별" 움직이다

일산의 작전을 마친후 윤서경은 물론 김판돌 반장은 허탈 해져 있었다.
둘은 관할 경찰서인 일산 경찰서에 차려진 수사본부에서 일차적인 조사를 끝낸 후 주변에 위치한 백마역의 한 카페에 들러 뒤풀이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녁만 먹자는 김판돌 반장의 제의를 윤서경의 고집으로 들어온 카페는 고급스런 장식에 어울리는 흘러간 골든 팝송이 은은하게 흐르고 있었다.

"도무지...뭔가..뭔지...쩝!"
". . . . . . . . . .!!"

김판돌 반장이 고개를 짤래,짤래 흔들며 담배를 비벼껐다.
그의 왼손에 붕대가 감겨져 있었고 아직도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있는 눈빛은 핏발이서려 있었다.
그건,취조를 하면서 감독이란 작자의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당당함에 참고 있던 인내의 한계가 폭발하면서 그를 피떡이 되도록 두들겨 패면서 입은 상처였다.
그리고 인신매매 범인들을 소탕을 하긴 했지만 진작, 자신들이 찾고 있었던 실종자들이 없다는게 입맛이 썼던 것이다.

"손...괜찮아..요? 후훗...선배님두...차~암!"
"쩝...견딜만...해!"

윤서경이 눈짓으로 김판돌 반장의 왼손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녀의 눈길에 정감이 서려 있음에 김판돌 반장은 겸연쩍어 시선을 피했다. 어쩐 일인지 김판돌 반장은 윤서경의 서글한 눈매만 보면 가슴이 졸여 오는지 모를 일이었다.

"암튼..이~넘에..세상이 어~캐..돌아 갈련지...원..쓰~발..이 짓도 못해 먹겠어!"

김판돌 반장이 자조에 섞인 푸념을 내 뱉았다.
그건 그랬었다...
1차적인 조사결과 [코리아 기획실]로 납치 또는 회유로 인해 "포르노"를 촬영한 여자가 대충 잡아도 50여명이 넘는다는 사실에 그들은 놀라움과 동시에 여자들의 신분이 다양 하다는 것과 유명세를 떨쳤던 배우들이나 "탤랜트" 그리고 "레이싱 걸"은 물론 나름대로 전문분야에서 이름 꽤나 내 밀었던 신분임에 수사관들은 상당한 기대를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찾았던 실종자들은 없었다.

[이태원 모텔의 목없는 남녀 사체 3구!]...
[인천공항에서 납치된것으로 추정되는 여승무원 2명!]...
[놀이동산에서 사라진 미녀대회 출전 후보자 6명!]...
[미스 유니버스에서 최고의 미녀로 뽑혔던 탤랜트!]...
[모 방송국 간판급 앵커!]...
[한국 카이스트 물리학 박사 2명!]...그리고 운동선수는 물론, 전문직 종사자들!...

김판돌 반장은 속으로 자신이 찾고 있었던 실종자들의 신분들을 기억해 보며 점점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드는것 같아 초조해 졌다.
그것은 자신이 찾고 있는 실종자중 단 한명도 오늘작전에서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 증명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깊은 생각에 잠겼던 김판돌 반장이 윤서경을 바라봤다. 그녀는 카페로 들어와 술을 청한뒤 연거푸 잔을 빠르게 비우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많이 마시는거 아냐?"
"치..잇! 선배님..두! 제 주량 아시잖아요! 후훗"

김판돌 반장이 근심스런 눈길로 윤서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벌써 위스키 반병을 넘게 안주를 외면 한체 스트레이트로 들이키고 있는 중이었고, 자신은 얼음을 채웠던 언더 그라스에 그 얼음이 다 녹아 없어진 오래였다.

"윤..경감! 나...묻고 싶은게 있어!"
"후훗...뭐에요...뭐든 물어 보세요.."

윤서경은 긴 속눈썹을 말아 올리며 김판돌 반장을 빤히 쳐다 보았다. 아름답다고 김판돌 반장은 느끼며 애써 표정을 감추었다.
그리고 평소에 그녀에게 묻고 싶었던 말이 왜 뜬금없이 지금 물어 보고 싶은지 자신도 잘 몰랐다.

"참...나,뭐~에요?사람 궁금하게...하구...선! 크...읍!"

윤서경은 긴 속눈썹을 깜빡거리며 양주잔을 입으로 가져가 단숨에 비워 냈다.

"으...응! 다른게 아니고 왜...결혼..안~해?"
"후후~훗! 난...또 무슨 얘긴가...했네! 쩝...프~리..한게 조~찮수?"

윤서경은 두 손을 양 쪽으로 벌려 어께를 들썩여 보였다.
그 모습에 질문을 했던 김판돌 반장이 더 머쓱해져 얼굴을 붉혔다.

"호홋?...그럼 선배님은 아직 재혼을 왜..안 하세요?"
"응?...나...야 뭐!....그냥..."

"왜~요.. 마땅한 규~수..가 없어요? 제가 중매 설까요?...하핫!"
"쓸떼 없는...소리!...흠!"

"얼~래..선배님 얼굴 빨게지는거...봐! 싫지는 않은가 보네요?"
"아~이 쿠쿠! 그만해...그만!"

김판돌 반장은 손사레를 쳐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뜻 눈앞에 떠 오르는 여자!...한땐 아내라는 이름으로 같이 살았었던 여자의 얼굴이 파뜩 그려지는 것에 속이 확 뒤집어져 왔던 것이다.
...그 여자에게서 자신의 재혼에 방해가 된다고 혈육인 딸을 데리고 가라고 연락을 온지 벌써 두달을 넘기고 있었다.

"어디 가세요?"
"응! 화...장실...쫌!"

윤서경은 김판돌 반장이 자리를 비우자 빈잔에 스스로 양주를 가득 채우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때 누군가가 곁으로 소리없이 다가 오는 기척을 느끼며 방어태세로 온몸에 신경을 곤두 세운뒤 윤서경이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혼자...이..시면, 술 한잔 같이 할수 있을까요?"
"푸후훗?...내가 혼자로 보여요? 우리 낭군님 지금 마악..화장실 갔어요..호홋!"

다가왔던 사내가 머쓱해 하며 고개를 약간 숙여 보인뒤 비켜났다.
아마도 김판돌 반장이 자신과 헤어지는 연인으로 보였으리라...그도 그럴것이 여자는 위스키병을 반병이상 비워내고 있었고 남자란 작자는 꿔다논 보리자루 처럼 멋대가리 없이 언더 그라스를 매 만지고 있었으니, 여자 사냥꾼에겐 더 없는 찬스가 아니었을까?
아마도..
자신을 남자와 이별을 마악 한 비련의 여자로 보였는지 몰랐다는 생각이 스치자 윤서경은 실소를 했다.

..."낭군??".....

윤서경은 또 쓴 웃음을 지었다.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여자들만이 가진 보호본능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고, 또 스스럼 없이 김판돌 반장을 남편의 호칭인 "낭군"이라고 말한 자신이 우스웠던 것이다.

"흐..응?...."

그러던 그녀가 순간 눈을 게슴츠레 뜨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윤서경은 만약에...자신이 지금 정말 혼자였다면 저...치의 유혹에 내가 어떻게 대응 했을까?...를 짐작 해 보았던 것이다.
그기까지 생각한 윤서경은 앞에 있는 대형 거울에 비쳐지는 사내를 살펴 보았다.

..."나이가..대충 삼십대...초반?"...

늘씬한 키에 머리를 올백으로 빗어 넘긴 준수한 외모였고, 어께가 다부지게 보이는 사내였다.
한눈에도 제비족 같이 보이긴 했지만 "피래미"가 아닌"프로" 같아 보였다. 그것은 사내가 입고 있는 양복과 악세사리를 봐도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거울에 비쳐진 사내가 바텐더와 무슨 말인가 나누며 웃고 있었고 칵테일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또 다른 사냥감을 찾듯이 술집내를 천천히 둘러 보는 모습을 윤서경은 시선으로 따라 잡았다.

"푸...훗! 찍었...군!"

사내가 구석진 자리에 있는 한 여자를 쏘아보고 있었던 것이다.
윤서경도 사내가 바라보고 있는 여자를 거울속으로 살폈다. 자주색 투피스에 입고온 코트를 소파에 가지런히 걸쳐놓고 홀로 앉아 있는 여자였다.
그녀는 화장을 짙게 하고 나이를 감추고 있었지만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40대의 여자가 분명해 보였다.
새벽 1시...를 넘기는 시간에 홀로 카페에 앉아 있는 여자!... 이유야 많겠지만 칵테일잔을 멋있게 두 손가락사이에 끼우고 음미하듯 천천히 마시고 있는 여자의 목적은 아마도 고독만을 씹기 위해가 아니란것 쯤은 짐작을 하고도 남았다.

"그래..찬찬히...먹이감을...먼저 살펴야지..암! 돈은 얼마나 뜯어 낼수 있을지...오늘밤 당장 가랭이를 벌리게 해서 항복하게 만들수 있을지...말이야!"

윤서경은 여자에게서 시선을 사내에게 옮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가 왜..이러지? 너무 취했나?"...

사내가 40대의 여자에게 접근하는 순간...윤서경은 긴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목뼈에 힘을 주었다. 근육이 뭉쳐지는 뻐근함이 느낄때 마다하는 습관이었다.
눈앞이 침침해지고 몸에 힘이 쫘아악 빠져나가는 공동현상이 엄습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푸후훗?...내가 너무 굶..었나?"

윤서경은 담배를 다시 빼물며 베시시 웃었다.
자신 스스로 느끼는 공동현상!...그건 바로 잊고 있었던 "섹스"였다. 연일 계속되었던 작전과 한국백화점 인질사건의 일본국적이 분명한 범인들의 취조로 "섹스"란 본능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얼핏..기억을 해 보니 사내맛을 본지도 벌써 10여일이 지나고 있었다.
10일전 [황제 나이트클럽]의 "망치"가 은밀히 보내준 사내와 남산이 바라다 보이는 호텔에서 질펀하게 놀았던 장면을 떠 올리며 윤서경은 몸이 후끈 달아 올랐다.

..."인간이란! 조물주인 신(神)이 부여해준 본능적인 욕구를 배설해야 할...의무는 있다?..아니, 건강한 육체을 가진 자가 그본능적인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고 산다면?"...

윤서경은 취기가 오르는 눈에 힘을 주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그랬다.."섹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자리에 자신이 혼자였고 금방의 사내가 유혹의 미끼를 넌지시 던져 왔다면...그가 이끄는 대로 하룻밤의 정염을 뜨겁게 불태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다.

..."흐으음!...흐읏!"...

윤서경은 뛰어오는 심장에 마른 침을 삼켰다.
이미..꽃판의 젖꼭지는 돌출되어 단단하게 굳어 졌고, 은밀한 소음순밑의 옥문은 젖어 들어 가고 있는것 같았다.
사내의 뜨거운 입김!...그리고 수캐의 딱딱한 "페니스"가 몸속으로 헤집고 파고 들어 올때의 짜르르한...쾌감! 그 뒤에 펌퍼질로 이어지며 휘감아 오는 말초신경들의 불꽃 잔치...단내가 나는 시큼한 땀...내음! 튀어 오르는 수캐의 걸죽한 정액!...
윤서경은 수캐와의 섹스를 연상하며 자신도 모르게 양 허벅지가 모아지며 허리에 힘이 들어가고 있는 것에 당황스러웠다.

"뭘...그리 깊이 생각해?"
"아...후훗?...아무것도..아녀..요!"

화장실에서 돌아온 김판돌 반장이 물었고 윤서경은 나쁜짓을 하다가 들킨 학생처럼 얼굴을 붉혔다.

..."김...선배??"...

윤서경은 김판돌 반장을 바라다 보았다가 쓴 웃음 지었다.
그 웃음은 그가..."섹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번쩍 했었다가 부질없는 생각임을 자책하는 웃음이었던 것이다.

"어이~구..벌써 새벽 한시..반이야! 일어나자구..응?"
"참나..선배님...두! 기다리는 어~부인..두..없으시면서.."

김판돌 반장을 째려보는 듯한 시선으로 윤서경이 입을 삐죽거렸다.

"어디..가서 쫌...쉬자구!..응?"
". . . . . . . . . .!!"

김판돌 반장의 제의에 윤서경은 순간...가슴이 짜르르 해졌다. 그의 말뜻은 해석 하기에 따라 어쩌면 가까운 모텔로 가자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카페창 너머로 보이는 휘황찬란한 모텔들의 네온사인이 번쩍거리며 손짓하는것 같았다.

"요~기...너머에 말이야..쥑여 주는 황토 찜질방 있어! 그기로 가서 땀...쫘악..빼고 한숨 자자...구!"
"푸후후~하하핫!..."

윤서경은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러면 그렇지...김판돌 반장이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김판돌 반장이 웃음을 터트리는 윤서경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에~긍!...내 팔자야! 쩝!"
"응?...왜? 윤..경~감..팔자가 어때...서?"

"아이..몰라~요옷!...빨리 가기나..해요! 황토방..인지..찜~질방..인지!"
"허...참!"

윤서경이 손사레를 치며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먼저 앞장을 섰다.그런 그녀를 김판돌 반장은 어리둥절해 하며 따랐다.

+ + + +

같은날 아침7시...[꿈의 장미농원]
농원의 지하 1층 상황실엔 "강문수"가 여러대의 모니터를 바라보며 시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야마오키"와 "로즈"..그리고 "새벽별" 조직의 한국측 극소수 대원 3명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모니터의 기기들을 조작하고 있었다.

"표적들이! 움직이기 시작 합니다!"

중앙에 앉은 연구원 한명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보고를 했다.
강문수는 복잡한 세계지도가 그려진 대형 모니터를 찬찬히 살폈다. 연구원의 보고대로 여러개의 붉은점들이 깜빡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씨이~엔 티! 파이브~쪽으로 슈팅해..봐!"

강문수의 메마른 목소리가 상황실의 공기를 갈랐다.
모니터에 나타난 세계지도가 한켠으로 축소되고 중앙엔 대한민국의 서울이 비쳤다가 여의도 상공을 지나 "KBC"국영방송국 건물이 투시되고 있었다.
한마디로 첨단 과학이 만들어낸 통신장비의 작동은 한치의 빈틈이 없이 진행되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건..."새벽별" 조직이 띄운 인공위성이 작동되며 보내어 오는 21세기 과학의 결정체임을 "강문수"는 감격이 치밀어 올라 피우고 있는 시거를 힘있게 씹었다.

강문수가 말한..."C N T"!!
그것은 조직이 만들어낸 요원의 암호명이었고, [Conquer New Territores]...즉 "새로운 영토를 정복하다"라는 영문의 첫 글자를 따서 부여한 암호명이었던 것이다.

한국측 요원인 "CNT-5"...
그녀는 뛰어난 미모를 지닌 방송국 앵커였다. 한땐 저녁 9시에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여자 앵커로서 명성을 날린 그녀였고 지금은 보도국 부차장이란 위치에서 여전히 방송국내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가 새벽별 조직의 꼭두각시가 된것은 1년전 미국에서의 유학중 "라스베가스"에 관광을 갔다가 납치되어 "두뇌"를 개조 시키고 비밀의 병기로 둔갑시켰던 사실을 자신조차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몸속에 내장된 손톱보다 작은 메모리"칩"으로 그녀를 조종할 수 있는것은 "새벽별"조직 뿐이었던 것이다.
...화면은 그녀의 걸음걸이 까지 또렷하게 따라 잡고 있었다!

"어...부~차..장님! 어쩐 일이세요?"
"호옷! 김~실~장! 아직 여길 책임져?"

김경식 전산실장은 난데없이 나타난 정지연 보도국 부차장의 출현에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여전히 뛰어난 미모를 지닌 그녀였기에 호들갑을 떨었다.

"아이고~ 부차장님은 여전히..사람 숨을 못쉬게..해요!"
"호홋? 능청은 여전해...요 김~실장은!"

정지연은 가슴을 더 쓰윽..내밀어 보이며 눈웃음 쳐 보였다. 정장안의 흰색블라우스 윗 단추가 두개가 끌러져있어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이 보여져 김경식은 다리에 힘이 빠져나가며 사뭇 후들거렸다.

"저,저...기 어쩐..일이세요..."
"아..네! 다른게 아니고 찾아 볼 자료가 있어서 말이죠! 기밀실에서..말이죠!"

"아...네엣!..그런데 기밀실은 출입 금지라...서요!"
"호호! 알지요~ 아직도 국장급 이상만 출입을 허가 하죠?..알아~요옷! 그래서 이렇게 김..실장님에게 특별히 부탁하는것 아니겠어요?"

정지연은 이번엔 노골적으로 윙크를 보내며 상체를 더 숙여 보였다. 이번엔 뽀얀 젖가슴의 윗 부분만 아니라 더 깊숙한 곳..인 꽃판까지 훤히들여다 볼 수 있는 자세였다.

"그,그...래두..."

김경식은 기밀실 밖의 동정을 살피며 갈등했다.
평소 선망의 대상이었던 미모의 여자 앵커!...아직 노총각인 자신이 방송국에 어렵사리입사를 한뒤 그녀를 멀찌감치 바라보며 애태우고 사모했던 직장의 상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한땐 밤마다 떠 올리며 "자위"를 해대며 뜨거운 분신물을 휴지뭉치에 수없이 P아 내게 만들었던 그 대상의 여자가 농염한 자태로 자신에게 추파..아닌, 추파를 던지며 "기밀실"의 출입을 부탁하고 있다는 사실에 꿈을 꾸는것 같았다.

"아이...차~아암! 보도..국장님쪽은 제가 책임..질께요!..네?..어~야아!"
"어........"

정지연이 허리를 비틀며 김경식의 가슴을 토닥 거렸다.
김경식은 입을 쩌억...벌리고 말았다. 그녀의 손길에 확...풍겨오는 향(香)수는 정신을 마비 시키는 마향(魔香)처럼 온몸을 순간적으로 휩싸여 올가미 처럼 감겨져 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그...럼..제가 입회를 하,하...겠습니다!..."
"호홋?..조아~요옹!...땡~큐!"

김경식은 다시 한번 기밀실 밖의 동정을 살핀뒤 두꺼운 방탄철문을 안으로 잠궜다. 그리고 "내부 수리중"이란 표시의 붉은 전등을 켠뒤 깊숙히 위치한 또 다른 방탄철문으로 다가가 요술에 걸린 사람처럼 비밀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의 행동을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던 정지연의 눈빛이 서서히 변하며 붉은 광체가 도는 빛이 뿜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경식은 그녀의 변화를 눈치체지 못하고 기밀실의 문이 반으로 갈라지며 천천히 자동으로 열리고 있는것을 볼 뿐이었다.

"찌이~이잉!!"

기밀실의 문이 열리고 밀폐되어 있었던 공간에서 풍겨져 나오는 특유의 "폴리 에스탄" 내음이 확 밀려 나왔다.
그때였다...

"됐어! 너 임무는 끝났어!"

김경식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귀에 환청이 들린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다가 그 자리에서 몸이 얼어 붙어 버렸다.
어둠속에서 보이는 두개의 붉은 광체!...그것은 정지연 보도국 부차장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체였던 것이다.

"큭!~...."

순간,김경식의 두 발이 허공에 떠 올려져 바둥거렸다. 어느새 정지연의 두 손이 그의 목을 움켜쥐고 들어 올려 버렸던 것이다.

"끄으~으윽!...켁!켁!..."

김경식은 눈앞이 하얗게 변하고 있음에...이것이 평소에 생각한 죽음의 직전에 느껴지는 현상이라는 것을...처절하게 떠 올리며 손을 뻗어 정지연의 가슴을 쥐어 뜯었다.

"뿌~우욱!...."

죽어가면서...김경식은 정지연이 입고 있는 블라우스의 앞섬을 움켜지고 놓지 않았다. 그것은 본능의 몸부림이었다.
그의 경직되어 가면서 떨리는 손길로 정지연의 블라우스가 앞섬에서 부터 찢어졌고 이어서 브래이져의 끈이 끊어지며 젖가슴이 튀어 나왔다.

"뚜뚝!~....."

김경식은 가물거리는 의식속에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느낄쯤...자신의 모가지의 뼈가 댕강... 부러진것을 모르고 절명하고 말았다.

"쿵!....."

바닥에 김경식 실장이 목뼈가 부러져 꺽어진체 널부러 졌다.
정지연은 바닥의 사내를 힐끔 쏘아본뒤 메인 전산으로 향했다."KBC"국영방송국의 메인전산! 그기엔 밝혀지지 않은 보도기밀은 물론 전 세게로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거밀줄처럼 복잡하게 설치되어 있는 기밀중의 기밀장치였다. 그것을 노린...[새벽별] 조직의 행동 결정은 물론 강문수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13인 조직원로들의 만장일치로 결의한 작전이었던 것이다.
메인 컴퓨터앞에 다가선 정지연이 치마를 확...걷어 올린뒤 쭈그려 앉아 손가락으로 미친듯이 아랫도리를 헤집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아아악!"

그녀의 입에서 이상스런 비명이 토해진뒤 뭔가를 움켜진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자궁(子宮)에 삽입되어 있던 초소형 고성능 폭탄이었다. 정지연은 메인 컴퓨터의 중심부에 그것을 부착시킨뒤 재빨리 기밀실을 빠져 나온뒤 중앙복도를 지나 계단을 뛰어 내리고 있었다.

"어...어!...어머멋?"
"저,저....보도국...정,정..지~연 부..차장..아~냐?"
"어!어어어~~~왜..왜..저러지?"

복도에서 마주친 방송국의 직원 들이 눈이 휘둥그레져 뒷걸음질 쳤다.그들이 보기엔 미친 여자처럼 보이는 정지연이었던 것이다.
블라우스는 앞섬이 찢겨진체 젖가슴이 나와 걸음을 옮길때 마다 들썩거렸고 베이지색 치마는 붉은 피로 물들여져 있었던 것이다.

"어어!~...야..빨리 보안..을 불러!..빨리~이잇!"

누군가가 그제사 다급하게 소리치고 있을때, 이미 정지연은 "A"구역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을 힘차게 열자!]"생방송 중임"을 표시하고 있는 스튜디오의 문을 거침없이 확 열어 제꼈다.

"어......"
"어~멋!"
"어머낫!...누,누...구야?"

방청객들의 웅성거림에 당황한 진행을 하고 있던 MC둘은 그때서야 후다닥 뒤를 돌아봤다.

"헉!~....."

여자 아나운스가 입을 손으로 막으며 일어섰다.
정지연 보도국 부차장이 반라의 괴이한 차림으로서 있었던 것이다.

"새...벽...별!...만~세!"

정지연 보도국 부차장이 카메라의 중앙에 버티어 섰다. 그리고 또렷하게 "새벽별 만세"라는 말을 내 뱉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순간이었다....

"뻐~엉!!....콰~쾅!......"

정지연의 아랫배가 터져 오르며 폭발음이 났고, 피가 분수처럼 사방으로 퍼져 나가면서 그녀의 뱃속에서 튀어나온 내장이 카메라 앵글을 덮쳤다. 순식간에 생방송중인 스튜디오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야!...야아~아앗! 방,방송...끊어..빨..."

메인석에서 PD가 그제사 다급하게 소리를 쳤을 때 였다.

"쿠~우웅! 쿵~콰~아앙!....."

건물이 흔들리며 전기가 끊어졌고 어둠과 화염...그리고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 폭발은 기밀실이 폭파되는 굉음이었다...그 폭발로 "KBC"국영방송국의 건물이 서서히 내려 앉고 있었다.

[꿈의 장미농원]...

"삐이~잉!..삐잉!.."
"다섯..곳!..모두 성공적으로 폭파 되었습니다!"

수석 연구원의 보고에 강문수는 고개를 끄덕여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국 L.A 현지시간 저녁 오후 4시 국영 방송국 CNT "완파"]
[영국 런던 현지시간 자정 0시 국영 방송국 BBS "완파"]
[모스크바 현지시간 새벽 2시 국영 방송국 RSS "반파"]
[일본 도교 현지시각 한국과 동일 국영 방송국 NHJ"반파"]

모니터엔 전 세계지도가 다시 나타났고 작전을 수행한 국가와 도시에서의 보고가 자막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이젠...시작...에 불과 해!"

강문수의 독배를 들으며 숨을 죽이고 있던 "야마오키"는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새벽별] 조직의 위대한 힘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그였던 것이다...

잠시후...
강문수만이 출입할수 있는 또 다른 상황실에서 화상회의가 진행되었다.

"이번 작전의 성공을 온 세계의 조직원들에게 축하의 메세지를 전하는 바입니다!"

조직원로중 서열 1위이며 미주(美州)책임 보스인 "윌리엄"의 근엄한 목소리가 울렸다.

"또한...그동안 우리조직의 기둥으로서 막대한 임무를 맡아온 우리의 동지였던 찰스의 죽음을 애도 하는 바입니다...."

"윌리엄"은 잠시말을 끊었다.
그것은 원로 13인중 서열 2위인 "챨스 2세"가 라스베가스에서 암살된 것에 대한 깊은 애도의 표시라는것을 강문수는 알수 있었다.
잠시 말을 끊었던 "윌리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 조직이 오늘 처음으로 전 세계에 드러낸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시작에 불과 합니다. 따라서 곧 이어질 작전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은 곧 하달 될것입니다. 앞으로 진행될 작전은 우리조직이 전 세계를 지배할수 있을때 까지 끊임없이 이어질 것입니다...새벽..별이여 영원..하~라!"
"새벽별이여..영원 하라!"

세계각국의 지역에서 들려오는 조직원로들의 결의찬 목소리들을 들으며 강문수도 떨리는 목소리로 복창을 했다.
그때...
모니터에서 단선으로 연결된 비밀선을 통해 붉은 빛의 화상신호가 들어오고 있었다.

"나...윌리엄..이오!"
"아....윌리엄!"

강문수는 그가 비밀단선으로 자신을 호출한 것을 감격스러워 했다.

"미스터...강!"
"네...윌리엄!"

"당신의 능력을 믿소! 챨스의 빈 자리를 메워 주시오!"
"아..그,그건...너무 황공합니다..만, 제 능력이 부족합니다!"

강문수의 이마에서 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자신 스스로 판단을 해도 전 세계의 지역대표들 13인으로 구성된 조직원로에 더 핵심으로 비밀리 결의한 5인방중 서열 5위였던 자신이 단번에 2위를 맡는다는 것은 벅찼던 것이다. 그건 솔직한 심정이었다.

"오오! 미스터...강! 그건 이미 결정되었소!"
". . . . . . . . . . !!"

"윌리엄"은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담고 있는 무게는 단호했다.
그의 말대로 이미 결정되었다면 다른 5인방중 2명은 찬성을 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챨...스가 가지고 있던 파일..들! 이회선으로 모든것을 넘기겠소..축하..하오! 그리고 공식적인 모든 추대는 내년 1월에 있을 파티때 전..세계에 공표 하겠오 미스터 강!"
"아...윌리엄..제,제가.....어떻게...그 막중한 임무를...!"

"미스터 강!...당신은 충분히 해 낼수 있고..우리조직을 이끌 수 있소! 그럼...새벽별!"
"새...벽...별!"

강문수는 감격 스러워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는 이제..."새벽별"의 자금까지 총 책임을 맡았던 것이다...비밀 화상 모니터가 끄져버린 뒤에도 강문수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후...장미농원의 거실.
강문수는 시거를 피우며 꼬냑을 음미 하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로즈"만이 길들여진 페르시아산 암코양이 처럼 눈을 빛내며 강문수를 황홀한 듯 바라보았다.

..."새벽별의 이...인자!"...

"로즈"는 조직에 들어 온 이후부터 지금까지 강문수에 대한 숭배는 변함이 없었다. 그 숭배심은 그가 조직내에서 서열이 두번째가 된 오늘!...그를 신(神)으로 모시는 그녀였다.

"로...즈!"
". . . . . . . . . . . .!!"

강문수가 그녀를 불렀지만, 진즉 "로즈"는 그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만 보았다.

"해...낼...수 있...지?"
". . . . . . . . . . !!"

"로즈"는 그의 말뜻을 파악하곤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랬다...
"로즈"는 강문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 낼수 있다는 믿음은 그를 신(神)으로 모시는 지금에도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흐...음!..."

"로즈"를 바라봤던 강한시선을 거두며 강문수는 한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제임스 장"때문이었던 것이다.
그 "챨스 2세"의 의문사를 접했을때 강문수는 그를 암살한 자가 "제임스 장"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았다.
오늘 세계 주요국가에 "새벽별"의 저력을 처음으로 나타내게 한 원인은 그 "챨스 세"의 암살이 도화선이 되었던 것이다.

"어르...신!"

강문수의 어두운 얼굴을 올려다 보며 "로즈"가 나직히 입을 뗐다. 강문수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제임...스..장, 때문이..시..죠?"

"로즈"의 짐작을 강문수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 보기만했다.

"제가....처리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강무수가 고개를 희미하게 가로 저었다. 허락하지 않는다는 표시였다..

"야마오키...를 불러!..."

"로즈"에게서 시선을 뗀 강문수가 "야마오키"를 부르게 했다.
"로즈"는 끓어 오르는 정열을 씹어 삼키며 인터폰을 눌러야만 했다...

+ + + + +

그 시각...
강문수가 찾고 있는 "제임스 장"은 유유히 LA공항을 이룩하는 대륙횡단 비행기의 1등석에 몸을 깊숙히 파묻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엔 수면용 검은 안대를 착용 하고 있었고 기내에서 제공하는 어떤 써비스도 거부한다는 표식을 해 놓은체 였다.

..."도대체...어딜...갔을까?"....

하지만..외면관 달리 "제임스 장"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어제 저녁부터 임지현이가 행방불명 되어 버린 것에 초조해진 그였던 것이다.

"쐐~에에엑!~~~~"

태평양의 검은 어둠속으로 점보기는 묻혀 들어가고 있었다...

[ 14부에서 뵐 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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