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부 ]
퍼즐게임
국립과학수사 연구소...
윤서경 경감과 김판돌 경위는 윤상철 박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삼~촌! 아니, 박사님..범인들을 직접 사망케 한 당시의 독극물 말고도 다른 사망원인이 있었단 말이에~요?"
"흠...그래! 표면상은 시..니콜린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되었지만 그..전에 이미 서서히 죽어 가고 있었다고 봐야...지!"
"시 니콜린!"...
그것은 남미의 원주민들이 사냥시 화살촉에 발랐던 독약이었다. 그것을 현대에 와서는 수술전 마취제로 쓰여지며 국소마취를 분야인 근육이완제로도 사용되는 치명적인 약품이었다.
그런데..
윤 박사측의 해부결과로는 그 "시 니콜린" 말고도 이미 다른 독약성분으로 범인들이 서서히 죽어갔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내부의 적"...이 있다는게 확실했다.
"윤..박사님! 어떤 종류의 독약입니까?...."
윤서경 경감과 똑 같이 "내부의 적"이 있음을 짐작하고 있었던 김판돌 경위가 궁금증을 못참고 물었다.
"아주..경미 합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자연사로 위장하고 싶었던 것이 지...요! 그러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곧바로 시 니콜린으로 즉사 시킨 것 같아요.따라서 사망자들에게 그 정체불명의 독약을 그러니까..조금씩 언제부터 투약을 시작했는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단, 우리가 분석한 것은 독성이 강한 식물이긴 한데..학회의 자료에도 없는 특이한 독약입니다...유사한 성분으론 살충제로 쓰이는 DDT나 BHT계열의 디엔드리제의 종유이긴 한데, 정확한 성분은 불확실 합니다..."
윤상철 박사는 검시결과의 복사본을 두사람에게 건냈다.
둘은 자료를 동시에 훑어 보았지만 의학적인 용어인지라 머쓱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의학지식이..탁월 하지 않고는 그 독약을 만들수 없겠지...."
윤상철 박사가 두사람이 당황하고 있는것에 여운을 남겼다.
"이미..조사한 바로는 범인들의 건강을 지켜보며 감시를 담당한 진료진들의 신분은 확실해요..그 주변의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남았는데...예를 들어 투약을 위해 병원에서 가져온 링겔조차 전문인의 감식을 끝내고 사용했었어요..."
"하지만, 그 진료진들이 어디서 약을 가져..왔었지? 바로 그들의 병원이야...서경이 너 말대로 병원을 철저히 조사를 해 봐야 할 필요가 있어...그리고 그 사람들도 이상이 없다면 외부의 침입자나...또 사주를 받았던지, 또 아니면 수송중에 교환이나 주입을 시켰다면?...한마디로 그들은 치밀한 계획속에 은밀히 움직였던 거야...학계에 보고되지 않는 신종 독약을 만들 정도라면 그 방면에 상당한 전문가의 소행이야..."
윤서경의 반문에 삼촌이 윤상철 박사가 나름대로 추즉을 내 놓았고, 옆에서 듣고 있던 김판돌 경위도 윤상철 박사의 제의가 일리가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박사님...지금 온 세계가 새벽별이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단체로 인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저의 짐작으론 암살된 범인들과 그 단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짐작이 됩니다."
"흠...그럴수도 있겠군..."
그건 윤서경 경감만의 추측이 아니라 이미 KSP에서는 암살된 범인들과 "새벽별"의 단체완 연결의 끈이 되어 있다고 묵시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새별별"의 1차 공격이 있은 후 불과 두어시간 만에 그들이 암살된 사실이 증명을 해 주고 있었던 것이고, 섣부른 요원들은 그들이 "새벽별"조직의 일원이며 시흥의 도시외곽 고속도로상에서 발생했었던 총기살해 사건도 그들의 소행이라고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띠리릭~ 띠릭!"
김판돌 경위가 두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곤 등을 돌려서 자신의 핸드폰을 받았다.
"김판돌 입니다!"
"하~이고!...바~안~장..님욧! 냅니~더! 이~형사..라요!"
전화를 걸어온 것은 용산경찰서 이수철 형사였다. 그는 아직 김판돌 경위를 "반장님"으로 불렀다.
"으응!...바쁜 일이 아니면 나중에 통화 하지!"
"머~시라 케~샀는교? 바~뿌이 뗄~레폰 때지~욧!"
이수철 형사의 벌게진 얼굴이 눈앞에 와 닿는 듯 귀를 때렸다.
"허...참! 그래 뭐~야!"
"차~암~말로..섭섭..하구로..쩝! 다른~기..아~이고! 그 일산 뽀~르노...쒜~이~덜 일망타진 햇~씰떼!..그 노마~덜 중에서 꼬~오옥 찌~쌔~끼 맨~쿠로 생기 묵은~넘..있었는 데...요~옷!"
김판돌 경위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이수철 형사의 기차불통을 삼아 먹은것 같은 목소리가 웅!웅 울렸기 때문이었다.
"야~야!..이 형사! 핵심을 말~햇!"
"쩝!..마 알겠심더!...걸~마가...자백을 했는데! 가~스 날..덜을 납치해 주는 넘들이 있따 카네~요?"
순간, 김판돌 경위의 눈이 확 커지며 빛났다.
"그~으래? 그 쨔씩 지금 아직 일산..서에 있어?"
"하~이고! 바~안장님!..목소리가 차~악 틀리..뿌~네요! 하핫! 내가 누군~교! 걸~마는 연계사건으로 따로 조사할게 있다고 해 가꼬...콱!...채 왔~심다!"
이수철 형사가 공치사를 해댔다.
"알았어! 내가 곧 간다! 기다렷!"
"옛~썰!"
김판돌 경위가 몸을 돌려 윤서경 경감을 바라보았다...
+ + + + +
그날 저녁..강남의 "D"오피스텔.
"잠시 다녀 올께요!"
새벽 1시를 넘긴 시간에 "제임스 장"이 그윽한 눈길로 임지현을 바라보았다.
순간,그의 말에 지현은 불안했다. 한국대학교의 관사에서 구출된 이후 이젠 그가 곁에 없으면 안절부절한 그녀였던 것이다.
"밖으로만 나가지 마세요...친구도 이젠 많이 좋아 진것 같으네요!"
고른 숨결을 내 쉬며 잠에 들어있는 "최민경"을 바라보며 "제임스 장"은 지현을 안심시키려 했다.
"빨리...돌아오실..꺼죠?"
"그래요..."
"제임스 장"은 고개를 끄덕여 보인뒤 일어났다.
그가 방을 열고 빠져 나갈때까지 지현의 시선은 카메라처럼 그의 모습을 쫓아갔다.
"아악!~ 안돼...그,그...마안!....으으~아악!"
그 순간...
민경이가 허공에다 팔을 허우적거리며 비명을 질러 지현은 깜짝 놀랐다. 민경의 헛소리가 연 이틀동안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때마다 지현은 불에 데인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곤 했다.
그건..바로 "조건반사"였다...
민경이가 박기찬의 일행에게 처절하게 당하는 장면과 또 자신이 혹독하게 얻어 맞으며 속에서 똥물을 게워 내며 오줌까지 지려 할 정도 주먹질을 당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기에 민경이가 몸부림을 칠때마다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해 왔던 것이다.
"민,민...경아!...흑!"
지현은 민경의 해골처럼 말라버린 얼굴과 부르터진 입술을 물수건으로 찍으내며 울음을 삼켰다.
그녀를 구출한뒤 곧바로 병원으로 갈수가 없었다.상처의 부위로 인한 진료진들의 추궁으로 경찰의 추적을 우려 해서였던 것이다.
지금 민경은 "제임스 장"의 응급조치로 그녀는 견디고 있는 중이었고 나름대로 잘 이겨내고 있는것 같아 보이긴 했다.
"제임스 장!"...
지현은 그의 다재다능한 능력에 또 한번 놀랐었다...
자신을 구출한 것은 물론, 민경이를 치료 할때 보여줬던 그의 의술(醫術)은 웬만한 의사(醫師)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비치해둔 다양한 처방약과 주사약은 언제 그렇게 준비를 해 두었었는지...그를 처음 만났을때 부터 매번 놀라고 있는 자신이었기에, 진즉..."제임스 장"이 동생 지숙을 납치했었던 장본인임은 아예 잊어 버리게 하고 있었다.
그건 그랬다..
지현이가 모르는게 있었다. 그것은 "프로 킬러"라면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 할 "생존능력"이 필수라는 것을!..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살아 남으려면 몸에 박힌 총탄을 칼로 후벼 파낼 정도가 되어야 하고, 웬만큼 찢어진 근육을 스스로 봉합 할 수 있어야 하는 인내심과 자제력이 있어야 함을!...그것은 강한자만이 살아 갈수있는 "정글의 법칙"에서 최고가 되는 길이며, 그게 곧 "프로 킬러"들의 법칙이기도 했다. 그것을 "제임스 장"은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훈련을 받으며 배웠던 것이다.
". . . . . . . . . .!!"
다시...편하고 고른 숨을 토해내는 민경의 얼굴을 내려다 보며 지현은 끔찍했던 기억이 또 되 살아나서 떨쳐 내려고 했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넌,넌!...이렇게 죽여..버..리..기도 아까...워!"....]
풀려난 민경이가 꽁지머리 사내의 "성기(姓)"를 잘라내며 했었던 말이었다.
소아과 전문의(醫師)였던 그녀가 사내가 지니고 있었던 "잭크 나이프"로 그 사내의 중요부분을 하나씩 잘라냈었다...수캐의 "페니스"에 이어 그의 혓바닥을!..그리고 마지막엔 두 눈까지 파내며 그에 대한 복수심으로 몸부림을 쳤을때 민경의 얼굴은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악귀(惡鬼) 그 자체였었던 것이다.
그런 민경을 "제임스 장"은 처음엔 만류 했지만 내버려 두었다. 지현은 아예 막을 수도...아니, 그런 힘조차 없어 그녀의 썸?한 행위를 지켜봐야만 했고..
사내의 공포에 질린 눈초리!...
입에 재갈이 물려 끙끙 거리며 몸의 일부분이 하나씩 잘려 나갈때의 처절했던 몸부림!...사내는 한 마리의 동물처럼 죽어 갔었다. 민경이를 동물로 취급했듯, 그도 그렇게 피를 뿜어내며 죽어 갔었던 것이다.
"하아~으~으읍!...."
임지현은 가슴을 옥 죄어오는 답답함에 단추를 끌러 내려가던 손이 멈추었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그것은..."제임스 장"에게 구출되면서 부끄러운 치부를 다 보여 줬다는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치부..로만 보였을까?...아니..그렇게..생각치는 않을꺼...야!"..
지현의 귓볼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구출을 당할 당시 감출수 없었던 하체...의 은밀한 부위는 물론 젖가슴까지 그에게 다 보여줘야 했었던것은, 아무리 상황이 긴박했었지만 지나고 보니 여자로서 부끄러웠던 것이다.
..."날...어떤 여자로 생각하고 있을까?"...
박기찬이나 또 다른 과거의 뭇 사내들에게 농락을 쉽게 당해온 그렇고...그런 난잡한 여자로 보지는 않을지...임지현의 가슴은 "우르르"무너져 내리며 균열이 되어 가고 있었다.
+ + + + +
북한산이 올려다 보이는 서울외곽...
농원들이 띄엄 띄엄 즐비해 있었고 개울이 휘감아 돌아가는 산(山) 구릉의 움푹패여 들어간 분지에 건물 3개동이 어둠속에 묻혀 있었다.
"치~익! 여긴 블랙..원! 블랙 투! 블랙..투!"
"블랙 투! 수신!"
"9시방향의 개울과 개..활지를 피햇! 대신,반대편의 3시 방향의 D포인터로 접근 하랏!"
"수신완료!"
"블랙원! 블랙원!"
"아!..넵 국장님!"
윤서경 경감은 민흥식 국장의 호출에 고개를 더 숙이며 귀에 부착된 이어폰을 눌렀다.
"블랙..엔~젤!...불가피한 사살은 명령을 한대로...다! 하지만 한놈이라도 생포 해야돼..."
"넵!..국장님! 작전 완료입니다!"
"좋아! 예정대로 1분 후에 개시 한다!"
"접수 완료!"
윤서경 경감은 묵직한 "매그덤55"를 꺼내 들고 노리쇠를 풀면서 시계를 바라봤다. 야광침이 새벽 2시 정각을 향해 힘차게 다가 가고 있었다.
"10초...전! 전원 작전개시 준비!"
윤서경 경감이 작전개시의 시점을 헤아리며 카운트 다운을 속으로 헤아리고 있을때 였다.
순간!..목표물의 어둠속에서 섬광이 "번쩍"났다.
"콰~쾅!..꽈앙!"
목표물 3개동중 좌측편의 건물이 화염에 싸이며 무너지고 있었다.
"어!...뭐,뭐...야앗! 누구...야!"
윤서경 경감이 공동무선망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어느팀에서도 응신이 없었다.
"드르륵!...드륵!"
"탕! 다다다다! 타~아앙!"
연발로 발사되는 기관총과 권총의 사격음이 이어서 났다.
"어!어...이~글! 이글! 너희쪽 이야?"
"치익! 아닙니다!"
윤서경 경감이 다급히 묻는 것에 기동 타격대의 이글팀장도 의아스런 목소리로 송신을 해 왔다.
"그럼...뭐~야..이거! 전원 작전개시!"
윤서경 경감의 몸이 탁구공처럼 튀어 오르며 목표물로 향해 뛰기 시작하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작전팀들도 어둠속에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형사님! 안 갈..꺼에요?"
"인~마! 내는 쩔~때..로 몬..간다! 목~씸은..일~수..불~퇴..인 기라!"
뒤를 따르던 용산경찰서 강력계 안만수 형사가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보인뒤 엄둠속으로 사라졌다. 어쨌든 용산경찰서의 제보로 시작된 작전인 만큼 자신만이라도 현장으로 뛰어가야 할판이었던 것이다.
"하이~고마!...전쟁치는..것도..아이고 총을 빵! 빵 쏴..대는! 저,저..곳을 우~에..간다 말이고! 미쳤~째!...쩝!"
이수철 형사는 화염과 총탄이 난무하고 있는 건물들을 어둠속에서 바라보며 아예 자리에 퍼져 앉아 버렸다.
그 시각...목표물의 중앙건물!
검정색의 대 테러복 차림의 복면을 한 사내가 지하계단으로 뛰어 내려가며 기관단총을 갈기고 있었다.
"드르르~륵! 드륵!"
"파파팍! 파팍!"
"크아앗!"
"우욱!"
"크~악!"
지하실에서 뛰어 올라오던 사내들이 총탄에 픽,픽 쓰러져 갔다. 그들은 잠을 자다가 폭발음에 놀라 뛰쳐 나오고 있던 중이었던 것이다.
검은복장의 사내가 피를 흘리며 죽어 쓰러진 사내들을 넘어서며 두어 발자욱을 전진 할때였다.
"이쪽이야!..."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건물로 들어서는 수명의 발자욱 소리에 사내는 흠칫 놀랐다. 그리곤 재빨리 지하층으로 몸을 날리면서 연막탄과 최루탄의 안전핀을 뽑은뒤 계단쪽으로 던졌다.
"펑!~....."
"푸~쉬이익!"
연막탄과 최루탄이 터지며 계단과 복도엔 자욱한 연기에 휩싸여 갔다.
"콜~록!...크윽!"
"뭐,뭐...야!...우욱!"
블랙 2팀장이 입을 손으로 막으며 벽에 등을 대고 멈칫했고 뒤를 따르던 윤서경 경감도 손수건을 꺼내어 입과 코를 막았다. 속속 도착한 요원들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서둘러서 방독면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야!...전진! 전진..햇!..콜록!"
윤서경 경감이 블랙 2팀장의 등을 두드렸다. 요원들이 총을 겨누며 은밀하게 계단으로 내려 설때였다.
"쯔~카앙!...쾅!"
폭발음이 또 다시 나는 것에 요원들이 일제히 엎드렸다.
"뭐..야!...쓰~팔!"
윤서경 경감은 엎드린체 어금니를 물었다.
도무지 현재 상황전개에 관한 정보가 파악 되지 않고 있는 것에 속이 뒤집히고 있었던 것이다.
작전팀 말고는 목표물 타격에 관한 비밀이 새 나갈 일이 없었던 것인데...자신들이 공격을 하기전에 선 공격을 한 정체불명의 팀들이 누구인지 윤서경 경감은 초조하기만 했다.
"우!~....전진! 전진...해!"
그녀의 명령에 요원들이 또 다시 은밀히 계단을 내려 서고 있었다.
하지만..그들이 계단을 통해서 지하층으로 내려간뒤 침실로 보여지는 큰 방으로 들어 설때까지 더 이상의 폭발이나 총격이 없었다.
"이,이..런! 도대..체! 누구~야앗!"
윤서경 경감이 치겨 들었던 "매그덤55"를 내리며 소리를 버럭 질렀지만, 어느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우!~......."
집단으로 생활한 것 같은 방안은 처참했다...
피비린내와 함께 인간의 살이 타는 내음이 확 풍겨져 나와 요원들이 입과 코를 막고 인상을 그었다. 폭발로 인한 여러명의 사내들이 처참하게 죽어 있었고 벽과 바닥에는 그 사내들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사지들이 어지럽게 늘려져 있었던 것이다.
"슈...류탄..같습니다!"
기동타격대의 이글팀장이 슈리탄의 안전핀을 바닥에서 들어 올리며 입을 뗐다.
"허....미치고 환장...할!"
윤서경 경감이 허탈한 표정으로 방의 천정을 올려다 보았다. 분통이 터져서 제풀에 나자빠 질...기분이었던 것이다.
"야! 수색대 편성햇! 이..글 2개팀과 블랙 1개팀! 건물내를 샅샅히..뒤지고 주변을 차단..햇!"
잠시후 윤서경 경감이 냉정을 찾고 목표물 주변의 수색과 경계를 명령하자 요원들이 우르르 방을 빠르게 빠져 나갔다.
"감...식..반을 불러야 겠죠?"
옆에 서있던 용산경찰서 안만수 형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윤서경 경감이 동감을 표시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팀...장님! 한,한놈이..살아 있습니다!"
"응?..그으~래? 어디야! 어디~야!"
블랙팀 요원 한명이 다급히 그녀를 찾았고 굳어졌던 윤서경 경감의 표정이 일순 밝아지며 방을 뛰쳐 나갔다..
그 시각...
화염에 휩싸인 건물의 개울가 쪽으로 파여진 배수로의 뚜껑이 살며시 들어 올려지고 있었다.
그 속에서 두개의 번뜩이는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며 주변을 정찰한뒤 그림자 하나가 소리없이 배수로에서 빠져 나와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목표물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구릉진 은폐물까지 도달한 그림자가 얼굴에서 복면을 벗어 올렸다.
"휴!~..........."
그...그림자의 사내는!...바로 "제임스 장"이었다...
+ + + + +
새벽 4시..."꿈의 장미농원"
"어르신...북한산의...매! 들이 습격을 받아 전멸했습니다..."
상황실장의 보고에 "강문수"는 눈을 지그시 감아 버렸다.그는 올것이 왔다고 생각 했던 것이다.
..."행동을 시작..했군!"...
북한산의 매"...는 "새벽별"이 비밀리 육성해온 행동대원들이었고, 작전명령을 기다리던 중이었던 것이다.
"은거지...상공!입니다..."
요원의 보고에 강문수는 위성으로 수신되고 있는 화면을 쏘아 봤다.
건물 3개동중 3개가 폭삭 내려 앉았고, 경찰로 추정되는 병력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은거지인 "아지트"는 표면상으론 애견 훈련장소로 위장해서 1년전 부터 은밀히 조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있었었다.
..."게임이 시작 되었....어!"...
시거를 집어드는 "강문수"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짐작컨데...화면에 보이는 한국쪽의 경찰은 아닌것 같았다. 그들은 공격이 끝난 시점에 들이 닥친것이 분명해 보였다.
"흠!............"
"강문수"로서는 어쩌면 기다렸던 공격인지도 몰랐다. 자신이 우려했던 "제임스 장"의 공격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의 소재를 파악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었다.
..."역시...제임스..야!"...
"강문수"가 시거를 질끈 씹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직의 핵심 5인방중 서열 2위였던 "챨스 2세"가 라스베가스에서 피살이 되었을때 부터 이미 "제임스 장"의 공격을 예상하며 그를 추적했었지만 짐작대로 국내엔 없다는 보고를 받았었다.
그런데.."북한산의 매"들의 은거지가 파괴되었다면 그가 국내로의 입국이 확실 하다는 육감이 확..떠 올랐던 것이다.
"게임의 시작이군...먼저 장군을 불렀으니...우리쪽에서도 한방 먹여야 겠지!..."
"강문수"가 세계지도가 펼쳐진 상황판을 쏘아보며 눈을 빛냈다.
"씩~쓰 쓰리! 666을 추적..해봐!"
그의 지시에 상황실요원의 손이 빨라졌다.
위성의 추적이 시작되었다. 대형화면에서 아시아의 대륙이 보인뒤 이어서 한반도가 나타났고 수도인 서울의 상공이 클로즙 되었다.
"찾았습니다! 방위 5028! 지점 99..입니다!"
붉은 표시가 깜빡이고 있는 지점을 찾아낸 요원의 보고에 "강문수"가 고개를 끄덕여 보인뒤 작전을 명령했고,그의 지시에 출동을 준비하는 상황실 요원의 목소리가 다급해지고 있었다.
"은둔지 원!~ 솔개! 솔개! 카~피!..번호 2765! 목표물은 666! 수신..접속코드 방위 5028! 포인트 지점 99! 확인 후 보고 하랏!"
1분여의 시간이 흐른뒤 무선이 날라 왔다.
"접수! 접수완료!..포착했다. 목표물로 접근 예정 시간 20분!"
"오~우..케이! 대기!"
상황실 요원이 "강문수"를 바라보며 최종명령을 기다렸다.
"음! 제거해!.."
"강문수"의 탁한 음성이 상황실의 무거운 공기를 갈랐고, 그의 시선은 여전히 서울 도심에서 움직이는 붉은 점을 쏘아 보고 있었다.
그랬다...
"강문수"가 말한 "666"은 "제임스 장"에게 부여된 암호명이었고,그의 몸속에 장착된 "메모리칩"의 호출부호였던 것이다.
그 시각...
"제임스 장"은 새벽의 공기를 가르며 서울외곽에서 서대문쪽의 고개를 넘고 있었다.
신호등의 붉은 빛을 보고 정지한 검정색의 "아우디" 스포츠카는 넘쳐 나는 엔진의 힘을 주체 못하고 "크르릉"거렸다.
..."독립...문..이군!"...
"제임스 장"이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독립문"의 윗 부분을 바라보며 새삼스런 감회에 젖을 무렵이었다.
"붕!~ 부우우~~우웅!"
새벽의 공기를 가르며 경주용 모터싸이클들의 경쾌한 엔진음이 요란하게 울린뒤 "제임스 장"의 스포츠카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응?"
"제임스 장"이 룸밀러와 백밀러를 동시에 살피며 뒤편에서 접근을 해 오는 모터싸이클 두대를 살폈다.
순간, 그가 스포츠카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끼이익!...부아아앙~~~"
검정색의 아우디 스포츠카가 급출발을 하면서 뒷 타이어에서 연기를 뿜어낸 뒤 총알처럼 앞으로 튀어나갔다.
"픽! 파파파팍!"
그 순간, 모터싸이클 쪽에서 소음용 기관단총이 불을 뿜었다.
"티~이잉! 팅~팅!"
스포츠카 지붕에서 총탄이 튀었고, 차가 한번 기우뚱했지만 도심으로 향해 내 쏘았다.
"제임스 장"은 룸밀러로 그들을 살폈다. 경주용 모터싸이클 두대였고 두명이 각각 탄체 뒷 좌석에서 총을 쏘아오고 있는 중이었다.
"푸훗!...기다리..던..것이..왔군!"
"제임스 장"은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총기의 종류를 짐작해 보았다. 총소리로 봐서는 개머리판이 없는 단거리 속사용 기관단총인것 같아 일단 안심은 되었다.그 총은 이태리제 "9미리 381형"으로 단거리 살상용이었고, 움직이는 상태에선 명중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방심 할 순 없었다. 쏘는 자의 실력에 따라선 훌륭한 살상무기에 속했던 것이다. "제임스 장"은 순간 핸들을 꺽어 반대편 차선으로 스포츠카를 몰았다.
"부우우우우~~~우웅!"
"뿌아앙!....웅!~"
도심의 8차선도로상에서 도주와 추격이 시작되었다.
새벽 5시경의 시간으로 차들이 그리 많진 않았지만, 시속 180키로 가까이 속력을 내는 스포츠카와 모터싸이클의 곡예운전으로 인해 양 방향의 차들이 뒤 엉키며 충돌을 하기 시작했다.
"빵! 빠~아~앙!"
"쾅!~우지직!"
"뭐,뭐..야! 저..미친 씨키...덜!"
"끼이익!~~~"
"야..개..쒜이덜아!"
김장배추를 가득 실은 트럭이 전복되었고 뒤 따르던 차는 물론 반대편 차들이 충돌이 되는 그 사이를 스포츠카와 추격을 하는 모터싸이클 두대가 아슬하게 빠져나갔다.
"흠...한번 해..보겠다...이~거지!"
"제임스 장"은 추격을 해 오는 정체불명의 사내들을 바라보며 Cz22 소음권총을 집어 들었다.
...반격이 최우선의 방어라는 것은 "킬러"들의 법칙이었던 것이다.
"파파팍! 파~팍!"
"흡!~......"
"끼이이~이익! 부웅! 부우우~~웅!"
"제임스 장"이 왼쪽 창을 내리고 총구를 내밀다 입술을 깨물었고, 스포츠카가 휘청거렸다.
"호옷?...한...방 먹었군!"
"제임스 장"의 왼쪽어께에서 피가 배여 나오고 있었다. 추격자들이 쏜 총탄이 스쳐지나간것 같았지만 중상은 아니라고 그는 스스로 판단을 한뒤 핸들을 확..꺽었다.
"끼이익!....붕!~ 부우우우우우~~우웅!"
순간,스포츠카가 급정거와 동시에 방향을 180도 바꿔 추격자들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도심의 8차선 도로의 차들을 운전하고 있던 운전자들은 이미 넋을 빼고 두 방향을 공포스런 눈길로 살피고 있었다.
"파파팍!~"
"팅!...티~잉!"
스포츠카의 본넷위에 추격자의 총탄이 튀어 올랐지만 "제임스 장"은 그들의 정면을 향해 시속 170키로로 돌진했다.
모터싸이클과 스포츠카의 사이가 10여미터까지 좁혀질때였다. 스포츠카의 창문에서 Cz22 권총의 총신이 튀어나오며 불을 뿜었다.
"팍!~팍! 팍! 파팍!"
"부~웅!~.....우웅~...쾅!! 우지직!....펑!"
모터싸이클 한대가 공중으로 튀어 오른 뒤 도로변의 전신주에 부딪쳐 폭발했다."제임스 장"이 발사한 총탄이 운전자의 가슴과 머리에 정확히 명중되었던 것이다.
"부우웅~~"
스쳐 지나갔던 나머지 한대의 모터싸이클이 뒤돌아서 돌진을 해오고 있는 것에 스포츠카도 맞서기 위해 또 다시 급회전을 마악 할때였다.
"끼이익!~......."
"왜~에엥....에엥!"
경찰 기동대의 싸이카와 패트롤카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휴...이런!...."
"제임스 장"은 약 2,3키로 전방에서 달려오는 경찰들을 바라보며 난감해 졌다. 추격자를 말끔히 끝내야 할지..아니면 도주를 감행할지를 몇초간 생각을 하던 그가 잊고 있은듯 뒷 좌석에서 러시아산(産) RKS-1000을 집어들었다.
"좋~아!..끝내..주지!"
RKS로켓포가 나머지 한대의 모터싸이클을 겨누어 졌고, 추격자들이 굉음을 내며 정면으로 돌진 해 오고 있었다.
"푸~시이익!....쐐에에~엑!"
"쯔~카캉!..쾅!~펑!"
"제임스 장"이 발사한 휴대용 RKS-1000로켓포의 포탄이 직선으로 날아서 모터싸이클의 연료통을 정확히 맞혔고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으며 사방으로 분해되어 버렸다.
"끼이이익!.....왱~왱!...우지~끈!"
마악 현장에 도착한 경찰의 페트롤카 한대가 불에 붙은 모터싸이클의 잔해에 부딪치며 전복되었고 뒤 따르던 경찰 싸이카 2대가 가까스로 피하며 미끄러지고 있었다.
"끼~이이익! 붕!~ 부우우우~~"
검정색 스포츠카가 급출발을 한뒤 골목안으로 유유히 사라지고 있었다...
[꿈의 장미농원]...
"강문수"는 화면을 통해 "제임스 장"의 빼어난 전투솜씨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견한 요원들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막아 내며 뒷 처리까지 깔끔하게 한뒤 사라지고 있는 "제임스 장"의 능력에 질투가 날 정도였다.
"삑! 삐..익! 삑!"
서울상공이 다시 "클로즙"되었고 붉은 점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어르신...어떻게 할까요!"
추적을 하던 상황실 요원이 "강문수"를 돌아 보았다.그것은 추가 공격이 가능한 요원들이 이미 대기중에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강문수"의 입가에 냉소가 머금어지며 손을 치켜들었다.
"계속...추적을 해! 은신처를 알아내어 좌표를 정확히 찍어!.."
"넵! 어르신..."
"강문수"의 명령에 위성이 빠르게 움직여서 붉은점을 10배이상 "클로즙"시켰다.
화면엔 서대문 일대의 상공이 보였고, 골목을 돌아 빠져나온 검은색 스포츠카가 아무일 없은듯 태연히 광화문쪽으로 달리고 있는게 보였다.
..."제임스!...넌 뛰어난 킬러야!..하지만 내..손안에 있다는 걸.. 잊지..말도록!"...
"강문수"가 속으로 되씹었다. 그런 그의 표정에 "애증(愛憎)"이 교차되고 있었다.
"어르신...제가 가겠습니다!"
언제 왔었는지 "야마오키"가 결의찬 표정으로 고개를 직각으로 숙였다.
"아니야...아직 일러! 야~마오키!"
". . . . . . . . . .!!"
"너가 저..자의 목을 베어 올 시간이 멀지 않았어! 기다려.."
"핫! 어른신!"
야마오키가 부동자세로 고개를 숙이며 아쉬워 했다.
"제임스 장"과의 숙명적 대결을 학수고대 하며 전의(戰義)를 불태우고 있는 그였던 것이다.
그리고..또, "강문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것 같았다. 그의 시선과 표정에 나타난 "제임스 장"에 대한 "애증"과 "증오"는 옆에서 지켜보는 자신이 "질투"를 느끼고도 남았던 것이다.
..."제임스!... 넌 내 칼에 목이 베어 질게다"....
야마오키는 애도(愛刀)인 무풍(武風)의 손잡이를 움켜지며 소리없이 이를 갈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강문수"는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다.
"로~즈!....."
"넷..어르신!"
기다리고 있은듯 "로즈"가 고개를 숙여 왔다.
그녀 역시 "야마오키"와 같은 감흥을 느끼고 있다가 "강문수"의 부름에 고개를 직각으로 숙였다.
"3차..공격을 시작..하지!"
"넷..어르신!"
"로즈"가 상황실 요원에게 눈짓을 보냈고 그의 손가락 열개가 자판기위에서 빠르게 움직여 나갔다...
반면에...
"제임스 장"은 운전을 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입꼬리에 달고 있었다.
"역시...예상대로..군!"
그랬다..
"제임스 장"은 "강문수"의 추적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새벽별"조직이 비밀리 쏘아 올린 인공위성은 전 세계의 어느곳이든 목표물에 관한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쯤은 그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조직에 몸을 담고 있을때 암살대상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자신이 암살을 해본 경험도 있었지만,무엇보다도 임지현의 "해커"로 인해 "새벽별"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능력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은 터였다.
그리고 어떻게 목표물을 추적을 할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바로 그들의 몸속에 내장되어 있는 "메로리 칩"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새벽별"조직의 정식요원이 되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수술을 통해 내장되게 했었다.
물론..자신도 지니고 있긴 마찬가지였기에 오늘 새벽작전부터 "도박"을 해본 셈이었다.
"으윽!...쓰..리..군!"
"제임스 장"이 왼쪽 어께에서 통증을 느끼며 얼굴을 찌푸렸다.느낌으론 총알이 스쳐지나가며 근육의 인대를 건드린것 같았다.
"제임스 장"은 두툼한 손 수건으로 간단히 지혈을 마치며 차의 속력을 높였다. 그리고 오늘 새벽의 작전을 스스로 평가를 해 보았다.
[북한산의 "매"]...
그것은 "새벽별"조직이 비밀리 육성한 행동대원들임을 임지현이 "해커"로 찾아낸 정보였다. 그와 비슷한 행동대원들의 육성장소가 10여곳이 넘는다는 것에 자신도 놀랐었지만 무엇보다도 오늘의 작전은 "새벽별"조직의 작전수행능력이나 그들의 전투력을 평가 해 보고 싶었던게 목적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랬다...
그의 최종 목표물인 "꿈의 장미농원"을 최초의 타킷으로 삼고 있었지만 그곳을 먼저 공격하지 못한 것은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꿈의 장미농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자신이기에 그랬다. 그만큼 그곳은 잘꾸며진 철통방어의 요새(要塞)였던 것이다.
"붕!~...부우우웅!"
신호등의 불빛이 바뀌는것에 스포츠카가 광화문의 사거리를 돌아 내 달리며 도심으로 파묻히고 있었고, 남산타워 뒤로 뿌옇게...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 + + + +
오전 7시...경찰병원.
윤서경 경감은 관할 경찰병력을 총 출동시켜 병원의 주변을 감싸게 했을 뿐아니라, 블랙팀과 이글팀의 정예요원들을 건물입구부터 계단까지 배치하여 상엄한 경계를 펴게 했다.
그것은 전번과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게 위해서였고, 의료진 또한 "국과수"의 삼촌인 윤상철 박사의 지휘로 응급수술을 하게 했다.
"흠...서경아 일루 들어..오렴! 아...김 경위님도 오시지요"
윤상철 박사가 수술실의 문을 열고 윤서경 경감을 불렀고 옆에 서있는 김판돌 경위를알아보고 같이 들어 오게 했다.
"삑! 삑! 삑!...."
수술대위엔 북한산의 아지트에서 부상당한 정체불명의 사내가 뇌수술을 받고 있는 중이었고 심장이 가늘게 뛰고 있음을 나타내는 기계음에 그가 아직 숨이 붙어 있음을 직감케 했다.
"이거...좀 보시오!"
윤상철 박사가 김판돌 경위를 의식 하곤 존대어를 쓰며 두 사람에게 뭔가를 내 밀었다.
"이게...뭐죠?"
윤서경 경감이 의료용 쟁반위에 놓여진 손톱크기의 검은물체를 바라보며 물었다.
"흠...메모리 칩....같은데...작은 뇌의 뒷 부분에 장착되어 있었지..."
"네...엣? 칩요?...왜요?"
성급한 윤서경 경감이 눈을 빛내며 윤상철 박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흠...신경을 자극하는 바이..쓴~에 연결 된것으로..봐서...어떤 명령...을 전달 하는것..같기도 한데..말이야!"
"그,그...게 도대체...무슨 말이에요 알아 듣기 싶게...설명해 주세요!"
윤서경 경감의 초조함은 극도에 달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김판돌 경위도 눈에 핏발을 세우긴 마찬가지였다.
"음! 이것으로 저..자의 이성과 본능을 조작 할 수 있다는..뜻이지!.."
"어떻게 그런...일이 가능 해요?"
"흐음...전혀 불가능 한것은 아니야...이미 미국에선 뇌사상태에 빠진 환자들의 머리속에 메모리 칩을 넣어서 대화를 성공시킨 예가.. 있으니까...."
"박사님...여기 영안실에 사망자들을 다 안치 해 놨습니다...그들도 같을 까~요?"
김판돌 경위가 윤상철 박사를 바라보며 참고 있었던 말을 꺼집어 냈다.
"흠...좋은 생각이요...곧 바로 해부를 해 보십시다..."
윤상철 박사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의료진들에게 돌아가 소근거렸다.
"삼,삼...촌 아니...윤 박사님...저...자가 살 수 있을...까요?"
윤서경 경감이 심장이 뛰는 박동을 나타내는 기기를 바라보며 안절부절했다.
"그럴꺼...야! 지금 상태론...괜찮아! 좀더 지켜 보자구!"
"살아야 해요...저,저...자가 유일한 단서입니다!"
윤상철 박사가 그녀의 어께를 토닥거리는 것에 윤서경 경감은 단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매달렸다.
그녀로서는 정말이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허허...짜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지켜보자..니~깐?"
윤상철 박사가 미소를 지어보인뒤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수술을 담당했던 의료진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 박사의 지시대로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는 다른 정체불명의 사내들의 해부를 위해서였다...
그때...
수술실 복도를 다급히 뛰어오는 요원이 윤서경 경감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전했다. 순간...윤서경 경감의 얼굴빛이 하얗게 변해갔다.
"뭐...야!..응?"
김판돌 경위가 보고를 한 요원에게 물었다.
"그들의 공격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뭐~야앗? 어디야!"
"네...지하철과...국방부...벙~커..입니다!"
"휴~읍..정신..못차리겠..구~만!"
김판돌 경위가 윤서경 경감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마에 굵은 주름을 그었다. 그녀는 이미 입술을 앙 다문체 긴 생머리를 뒤로 질끈 묶으며 "여전사"로 돌아가고 있었다.
"여~긴 블랙원! 공동망이다...잘 들어! 이글 4팀과 블랙 3팀만 남기고 모두 출동한다! 그들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추가 명령은 이동 하면서 한다..출동!"
윤서경 경감이 귀에 꽂힌 이어폰을 누르며 복도를 쿵!쿵! 거리고 뛰었다. 그녀의 모습을 윤상철 박사는 안스러운듯 바라보았지만 믿음을 가득히 담은 시선이었다..
[ 17부에서 계속 ]
퍼즐게임
국립과학수사 연구소...
윤서경 경감과 김판돌 경위는 윤상철 박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삼~촌! 아니, 박사님..범인들을 직접 사망케 한 당시의 독극물 말고도 다른 사망원인이 있었단 말이에~요?"
"흠...그래! 표면상은 시..니콜린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되었지만 그..전에 이미 서서히 죽어 가고 있었다고 봐야...지!"
"시 니콜린!"...
그것은 남미의 원주민들이 사냥시 화살촉에 발랐던 독약이었다. 그것을 현대에 와서는 수술전 마취제로 쓰여지며 국소마취를 분야인 근육이완제로도 사용되는 치명적인 약품이었다.
그런데..
윤 박사측의 해부결과로는 그 "시 니콜린" 말고도 이미 다른 독약성분으로 범인들이 서서히 죽어갔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내부의 적"...이 있다는게 확실했다.
"윤..박사님! 어떤 종류의 독약입니까?...."
윤서경 경감과 똑 같이 "내부의 적"이 있음을 짐작하고 있었던 김판돌 경위가 궁금증을 못참고 물었다.
"아주..경미 합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자연사로 위장하고 싶었던 것이 지...요! 그러다 어떤 이유에서 인지 곧바로 시 니콜린으로 즉사 시킨 것 같아요.따라서 사망자들에게 그 정체불명의 독약을 그러니까..조금씩 언제부터 투약을 시작했는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단, 우리가 분석한 것은 독성이 강한 식물이긴 한데..학회의 자료에도 없는 특이한 독약입니다...유사한 성분으론 살충제로 쓰이는 DDT나 BHT계열의 디엔드리제의 종유이긴 한데, 정확한 성분은 불확실 합니다..."
윤상철 박사는 검시결과의 복사본을 두사람에게 건냈다.
둘은 자료를 동시에 훑어 보았지만 의학적인 용어인지라 머쓱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의학지식이..탁월 하지 않고는 그 독약을 만들수 없겠지...."
윤상철 박사가 두사람이 당황하고 있는것에 여운을 남겼다.
"이미..조사한 바로는 범인들의 건강을 지켜보며 감시를 담당한 진료진들의 신분은 확실해요..그 주변의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남았는데...예를 들어 투약을 위해 병원에서 가져온 링겔조차 전문인의 감식을 끝내고 사용했었어요..."
"하지만, 그 진료진들이 어디서 약을 가져..왔었지? 바로 그들의 병원이야...서경이 너 말대로 병원을 철저히 조사를 해 봐야 할 필요가 있어...그리고 그 사람들도 이상이 없다면 외부의 침입자나...또 사주를 받았던지, 또 아니면 수송중에 교환이나 주입을 시켰다면?...한마디로 그들은 치밀한 계획속에 은밀히 움직였던 거야...학계에 보고되지 않는 신종 독약을 만들 정도라면 그 방면에 상당한 전문가의 소행이야..."
윤서경의 반문에 삼촌이 윤상철 박사가 나름대로 추즉을 내 놓았고, 옆에서 듣고 있던 김판돌 경위도 윤상철 박사의 제의가 일리가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박사님...지금 온 세계가 새벽별이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단체로 인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저의 짐작으론 암살된 범인들과 그 단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짐작이 됩니다."
"흠...그럴수도 있겠군..."
그건 윤서경 경감만의 추측이 아니라 이미 KSP에서는 암살된 범인들과 "새벽별"의 단체완 연결의 끈이 되어 있다고 묵시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새별별"의 1차 공격이 있은 후 불과 두어시간 만에 그들이 암살된 사실이 증명을 해 주고 있었던 것이고, 섣부른 요원들은 그들이 "새벽별"조직의 일원이며 시흥의 도시외곽 고속도로상에서 발생했었던 총기살해 사건도 그들의 소행이라고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띠리릭~ 띠릭!"
김판돌 경위가 두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곤 등을 돌려서 자신의 핸드폰을 받았다.
"김판돌 입니다!"
"하~이고!...바~안~장..님욧! 냅니~더! 이~형사..라요!"
전화를 걸어온 것은 용산경찰서 이수철 형사였다. 그는 아직 김판돌 경위를 "반장님"으로 불렀다.
"으응!...바쁜 일이 아니면 나중에 통화 하지!"
"머~시라 케~샀는교? 바~뿌이 뗄~레폰 때지~욧!"
이수철 형사의 벌게진 얼굴이 눈앞에 와 닿는 듯 귀를 때렸다.
"허...참! 그래 뭐~야!"
"차~암~말로..섭섭..하구로..쩝! 다른~기..아~이고! 그 일산 뽀~르노...쒜~이~덜 일망타진 햇~씰떼!..그 노마~덜 중에서 꼬~오옥 찌~쌔~끼 맨~쿠로 생기 묵은~넘..있었는 데...요~옷!"
김판돌 경위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이수철 형사의 기차불통을 삼아 먹은것 같은 목소리가 웅!웅 울렸기 때문이었다.
"야~야!..이 형사! 핵심을 말~햇!"
"쩝!..마 알겠심더!...걸~마가...자백을 했는데! 가~스 날..덜을 납치해 주는 넘들이 있따 카네~요?"
순간, 김판돌 경위의 눈이 확 커지며 빛났다.
"그~으래? 그 쨔씩 지금 아직 일산..서에 있어?"
"하~이고! 바~안장님!..목소리가 차~악 틀리..뿌~네요! 하핫! 내가 누군~교! 걸~마는 연계사건으로 따로 조사할게 있다고 해 가꼬...콱!...채 왔~심다!"
이수철 형사가 공치사를 해댔다.
"알았어! 내가 곧 간다! 기다렷!"
"옛~썰!"
김판돌 경위가 몸을 돌려 윤서경 경감을 바라보았다...
+ + + + +
그날 저녁..강남의 "D"오피스텔.
"잠시 다녀 올께요!"
새벽 1시를 넘긴 시간에 "제임스 장"이 그윽한 눈길로 임지현을 바라보았다.
순간,그의 말에 지현은 불안했다. 한국대학교의 관사에서 구출된 이후 이젠 그가 곁에 없으면 안절부절한 그녀였던 것이다.
"밖으로만 나가지 마세요...친구도 이젠 많이 좋아 진것 같으네요!"
고른 숨결을 내 쉬며 잠에 들어있는 "최민경"을 바라보며 "제임스 장"은 지현을 안심시키려 했다.
"빨리...돌아오실..꺼죠?"
"그래요..."
"제임스 장"은 고개를 끄덕여 보인뒤 일어났다.
그가 방을 열고 빠져 나갈때까지 지현의 시선은 카메라처럼 그의 모습을 쫓아갔다.
"아악!~ 안돼...그,그...마안!....으으~아악!"
그 순간...
민경이가 허공에다 팔을 허우적거리며 비명을 질러 지현은 깜짝 놀랐다. 민경의 헛소리가 연 이틀동안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때마다 지현은 불에 데인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곤 했다.
그건..바로 "조건반사"였다...
민경이가 박기찬의 일행에게 처절하게 당하는 장면과 또 자신이 혹독하게 얻어 맞으며 속에서 똥물을 게워 내며 오줌까지 지려 할 정도 주먹질을 당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기에 민경이가 몸부림을 칠때마다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해 왔던 것이다.
"민,민...경아!...흑!"
지현은 민경의 해골처럼 말라버린 얼굴과 부르터진 입술을 물수건으로 찍으내며 울음을 삼켰다.
그녀를 구출한뒤 곧바로 병원으로 갈수가 없었다.상처의 부위로 인한 진료진들의 추궁으로 경찰의 추적을 우려 해서였던 것이다.
지금 민경은 "제임스 장"의 응급조치로 그녀는 견디고 있는 중이었고 나름대로 잘 이겨내고 있는것 같아 보이긴 했다.
"제임스 장!"...
지현은 그의 다재다능한 능력에 또 한번 놀랐었다...
자신을 구출한 것은 물론, 민경이를 치료 할때 보여줬던 그의 의술(醫術)은 웬만한 의사(醫師)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비치해둔 다양한 처방약과 주사약은 언제 그렇게 준비를 해 두었었는지...그를 처음 만났을때 부터 매번 놀라고 있는 자신이었기에, 진즉..."제임스 장"이 동생 지숙을 납치했었던 장본인임은 아예 잊어 버리게 하고 있었다.
그건 그랬다..
지현이가 모르는게 있었다. 그것은 "프로 킬러"라면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 할 "생존능력"이 필수라는 것을!..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살아 남으려면 몸에 박힌 총탄을 칼로 후벼 파낼 정도가 되어야 하고, 웬만큼 찢어진 근육을 스스로 봉합 할 수 있어야 하는 인내심과 자제력이 있어야 함을!...그것은 강한자만이 살아 갈수있는 "정글의 법칙"에서 최고가 되는 길이며, 그게 곧 "프로 킬러"들의 법칙이기도 했다. 그것을 "제임스 장"은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훈련을 받으며 배웠던 것이다.
". . . . . . . . . .!!"
다시...편하고 고른 숨을 토해내는 민경의 얼굴을 내려다 보며 지현은 끔찍했던 기억이 또 되 살아나서 떨쳐 내려고 했지만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넌,넌!...이렇게 죽여..버..리..기도 아까...워!"....]
풀려난 민경이가 꽁지머리 사내의 "성기(姓)"를 잘라내며 했었던 말이었다.
소아과 전문의(醫師)였던 그녀가 사내가 지니고 있었던 "잭크 나이프"로 그 사내의 중요부분을 하나씩 잘라냈었다...수캐의 "페니스"에 이어 그의 혓바닥을!..그리고 마지막엔 두 눈까지 파내며 그에 대한 복수심으로 몸부림을 쳤을때 민경의 얼굴은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악귀(惡鬼) 그 자체였었던 것이다.
그런 민경을 "제임스 장"은 처음엔 만류 했지만 내버려 두었다. 지현은 아예 막을 수도...아니, 그런 힘조차 없어 그녀의 썸?한 행위를 지켜봐야만 했고..
사내의 공포에 질린 눈초리!...
입에 재갈이 물려 끙끙 거리며 몸의 일부분이 하나씩 잘려 나갈때의 처절했던 몸부림!...사내는 한 마리의 동물처럼 죽어 갔었다. 민경이를 동물로 취급했듯, 그도 그렇게 피를 뿜어내며 죽어 갔었던 것이다.
"하아~으~으읍!...."
임지현은 가슴을 옥 죄어오는 답답함에 단추를 끌러 내려가던 손이 멈추었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그것은..."제임스 장"에게 구출되면서 부끄러운 치부를 다 보여 줬다는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치부..로만 보였을까?...아니..그렇게..생각치는 않을꺼...야!"..
지현의 귓볼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구출을 당할 당시 감출수 없었던 하체...의 은밀한 부위는 물론 젖가슴까지 그에게 다 보여줘야 했었던것은, 아무리 상황이 긴박했었지만 지나고 보니 여자로서 부끄러웠던 것이다.
..."날...어떤 여자로 생각하고 있을까?"...
박기찬이나 또 다른 과거의 뭇 사내들에게 농락을 쉽게 당해온 그렇고...그런 난잡한 여자로 보지는 않을지...임지현의 가슴은 "우르르"무너져 내리며 균열이 되어 가고 있었다.
+ + + + +
북한산이 올려다 보이는 서울외곽...
농원들이 띄엄 띄엄 즐비해 있었고 개울이 휘감아 돌아가는 산(山) 구릉의 움푹패여 들어간 분지에 건물 3개동이 어둠속에 묻혀 있었다.
"치~익! 여긴 블랙..원! 블랙 투! 블랙..투!"
"블랙 투! 수신!"
"9시방향의 개울과 개..활지를 피햇! 대신,반대편의 3시 방향의 D포인터로 접근 하랏!"
"수신완료!"
"블랙원! 블랙원!"
"아!..넵 국장님!"
윤서경 경감은 민흥식 국장의 호출에 고개를 더 숙이며 귀에 부착된 이어폰을 눌렀다.
"블랙..엔~젤!...불가피한 사살은 명령을 한대로...다! 하지만 한놈이라도 생포 해야돼..."
"넵!..국장님! 작전 완료입니다!"
"좋아! 예정대로 1분 후에 개시 한다!"
"접수 완료!"
윤서경 경감은 묵직한 "매그덤55"를 꺼내 들고 노리쇠를 풀면서 시계를 바라봤다. 야광침이 새벽 2시 정각을 향해 힘차게 다가 가고 있었다.
"10초...전! 전원 작전개시 준비!"
윤서경 경감이 작전개시의 시점을 헤아리며 카운트 다운을 속으로 헤아리고 있을때 였다.
순간!..목표물의 어둠속에서 섬광이 "번쩍"났다.
"콰~쾅!..꽈앙!"
목표물 3개동중 좌측편의 건물이 화염에 싸이며 무너지고 있었다.
"어!...뭐,뭐...야앗! 누구...야!"
윤서경 경감이 공동무선망으로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어느팀에서도 응신이 없었다.
"드르륵!...드륵!"
"탕! 다다다다! 타~아앙!"
연발로 발사되는 기관총과 권총의 사격음이 이어서 났다.
"어!어...이~글! 이글! 너희쪽 이야?"
"치익! 아닙니다!"
윤서경 경감이 다급히 묻는 것에 기동 타격대의 이글팀장도 의아스런 목소리로 송신을 해 왔다.
"그럼...뭐~야..이거! 전원 작전개시!"
윤서경 경감의 몸이 탁구공처럼 튀어 오르며 목표물로 향해 뛰기 시작하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작전팀들도 어둠속에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형사님! 안 갈..꺼에요?"
"인~마! 내는 쩔~때..로 몬..간다! 목~씸은..일~수..불~퇴..인 기라!"
뒤를 따르던 용산경찰서 강력계 안만수 형사가 그를 바라보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보인뒤 엄둠속으로 사라졌다. 어쨌든 용산경찰서의 제보로 시작된 작전인 만큼 자신만이라도 현장으로 뛰어가야 할판이었던 것이다.
"하이~고마!...전쟁치는..것도..아이고 총을 빵! 빵 쏴..대는! 저,저..곳을 우~에..간다 말이고! 미쳤~째!...쩝!"
이수철 형사는 화염과 총탄이 난무하고 있는 건물들을 어둠속에서 바라보며 아예 자리에 퍼져 앉아 버렸다.
그 시각...목표물의 중앙건물!
검정색의 대 테러복 차림의 복면을 한 사내가 지하계단으로 뛰어 내려가며 기관단총을 갈기고 있었다.
"드르르~륵! 드륵!"
"파파팍! 파팍!"
"크아앗!"
"우욱!"
"크~악!"
지하실에서 뛰어 올라오던 사내들이 총탄에 픽,픽 쓰러져 갔다. 그들은 잠을 자다가 폭발음에 놀라 뛰쳐 나오고 있던 중이었던 것이다.
검은복장의 사내가 피를 흘리며 죽어 쓰러진 사내들을 넘어서며 두어 발자욱을 전진 할때였다.
"이쪽이야!..."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건물로 들어서는 수명의 발자욱 소리에 사내는 흠칫 놀랐다. 그리곤 재빨리 지하층으로 몸을 날리면서 연막탄과 최루탄의 안전핀을 뽑은뒤 계단쪽으로 던졌다.
"펑!~....."
"푸~쉬이익!"
연막탄과 최루탄이 터지며 계단과 복도엔 자욱한 연기에 휩싸여 갔다.
"콜~록!...크윽!"
"뭐,뭐...야!...우욱!"
블랙 2팀장이 입을 손으로 막으며 벽에 등을 대고 멈칫했고 뒤를 따르던 윤서경 경감도 손수건을 꺼내어 입과 코를 막았다. 속속 도착한 요원들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서둘러서 방독면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야!...전진! 전진..햇!..콜록!"
윤서경 경감이 블랙 2팀장의 등을 두드렸다. 요원들이 총을 겨누며 은밀하게 계단으로 내려 설때였다.
"쯔~카앙!...쾅!"
폭발음이 또 다시 나는 것에 요원들이 일제히 엎드렸다.
"뭐..야!...쓰~팔!"
윤서경 경감은 엎드린체 어금니를 물었다.
도무지 현재 상황전개에 관한 정보가 파악 되지 않고 있는 것에 속이 뒤집히고 있었던 것이다.
작전팀 말고는 목표물 타격에 관한 비밀이 새 나갈 일이 없었던 것인데...자신들이 공격을 하기전에 선 공격을 한 정체불명의 팀들이 누구인지 윤서경 경감은 초조하기만 했다.
"우!~....전진! 전진...해!"
그녀의 명령에 요원들이 또 다시 은밀히 계단을 내려 서고 있었다.
하지만..그들이 계단을 통해서 지하층으로 내려간뒤 침실로 보여지는 큰 방으로 들어 설때까지 더 이상의 폭발이나 총격이 없었다.
"이,이..런! 도대..체! 누구~야앗!"
윤서경 경감이 치겨 들었던 "매그덤55"를 내리며 소리를 버럭 질렀지만, 어느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우!~......."
집단으로 생활한 것 같은 방안은 처참했다...
피비린내와 함께 인간의 살이 타는 내음이 확 풍겨져 나와 요원들이 입과 코를 막고 인상을 그었다. 폭발로 인한 여러명의 사내들이 처참하게 죽어 있었고 벽과 바닥에는 그 사내들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사지들이 어지럽게 늘려져 있었던 것이다.
"슈...류탄..같습니다!"
기동타격대의 이글팀장이 슈리탄의 안전핀을 바닥에서 들어 올리며 입을 뗐다.
"허....미치고 환장...할!"
윤서경 경감이 허탈한 표정으로 방의 천정을 올려다 보았다. 분통이 터져서 제풀에 나자빠 질...기분이었던 것이다.
"야! 수색대 편성햇! 이..글 2개팀과 블랙 1개팀! 건물내를 샅샅히..뒤지고 주변을 차단..햇!"
잠시후 윤서경 경감이 냉정을 찾고 목표물 주변의 수색과 경계를 명령하자 요원들이 우르르 방을 빠르게 빠져 나갔다.
"감...식..반을 불러야 겠죠?"
옆에 서있던 용산경찰서 안만수 형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윤서경 경감이 동감을 표시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팀...장님! 한,한놈이..살아 있습니다!"
"응?..그으~래? 어디야! 어디~야!"
블랙팀 요원 한명이 다급히 그녀를 찾았고 굳어졌던 윤서경 경감의 표정이 일순 밝아지며 방을 뛰쳐 나갔다..
그 시각...
화염에 휩싸인 건물의 개울가 쪽으로 파여진 배수로의 뚜껑이 살며시 들어 올려지고 있었다.
그 속에서 두개의 번뜩이는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며 주변을 정찰한뒤 그림자 하나가 소리없이 배수로에서 빠져 나와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목표물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구릉진 은폐물까지 도달한 그림자가 얼굴에서 복면을 벗어 올렸다.
"휴!~..........."
그...그림자의 사내는!...바로 "제임스 장"이었다...
+ + + + +
새벽 4시..."꿈의 장미농원"
"어르신...북한산의...매! 들이 습격을 받아 전멸했습니다..."
상황실장의 보고에 "강문수"는 눈을 지그시 감아 버렸다.그는 올것이 왔다고 생각 했던 것이다.
..."행동을 시작..했군!"...
북한산의 매"...는 "새벽별"이 비밀리 육성해온 행동대원들이었고, 작전명령을 기다리던 중이었던 것이다.
"은거지...상공!입니다..."
요원의 보고에 강문수는 위성으로 수신되고 있는 화면을 쏘아 봤다.
건물 3개동중 3개가 폭삭 내려 앉았고, 경찰로 추정되는 병력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은거지인 "아지트"는 표면상으론 애견 훈련장소로 위장해서 1년전 부터 은밀히 조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있었었다.
..."게임이 시작 되었....어!"...
시거를 집어드는 "강문수"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짐작컨데...화면에 보이는 한국쪽의 경찰은 아닌것 같았다. 그들은 공격이 끝난 시점에 들이 닥친것이 분명해 보였다.
"흠!............"
"강문수"로서는 어쩌면 기다렸던 공격인지도 몰랐다. 자신이 우려했던 "제임스 장"의 공격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의 소재를 파악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었다.
..."역시...제임스..야!"...
"강문수"가 시거를 질끈 씹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직의 핵심 5인방중 서열 2위였던 "챨스 2세"가 라스베가스에서 피살이 되었을때 부터 이미 "제임스 장"의 공격을 예상하며 그를 추적했었지만 짐작대로 국내엔 없다는 보고를 받았었다.
그런데.."북한산의 매"들의 은거지가 파괴되었다면 그가 국내로의 입국이 확실 하다는 육감이 확..떠 올랐던 것이다.
"게임의 시작이군...먼저 장군을 불렀으니...우리쪽에서도 한방 먹여야 겠지!..."
"강문수"가 세계지도가 펼쳐진 상황판을 쏘아보며 눈을 빛냈다.
"씩~쓰 쓰리! 666을 추적..해봐!"
그의 지시에 상황실요원의 손이 빨라졌다.
위성의 추적이 시작되었다. 대형화면에서 아시아의 대륙이 보인뒤 이어서 한반도가 나타났고 수도인 서울의 상공이 클로즙 되었다.
"찾았습니다! 방위 5028! 지점 99..입니다!"
붉은 표시가 깜빡이고 있는 지점을 찾아낸 요원의 보고에 "강문수"가 고개를 끄덕여 보인뒤 작전을 명령했고,그의 지시에 출동을 준비하는 상황실 요원의 목소리가 다급해지고 있었다.
"은둔지 원!~ 솔개! 솔개! 카~피!..번호 2765! 목표물은 666! 수신..접속코드 방위 5028! 포인트 지점 99! 확인 후 보고 하랏!"
1분여의 시간이 흐른뒤 무선이 날라 왔다.
"접수! 접수완료!..포착했다. 목표물로 접근 예정 시간 20분!"
"오~우..케이! 대기!"
상황실 요원이 "강문수"를 바라보며 최종명령을 기다렸다.
"음! 제거해!.."
"강문수"의 탁한 음성이 상황실의 무거운 공기를 갈랐고, 그의 시선은 여전히 서울 도심에서 움직이는 붉은 점을 쏘아 보고 있었다.
그랬다...
"강문수"가 말한 "666"은 "제임스 장"에게 부여된 암호명이었고,그의 몸속에 장착된 "메모리칩"의 호출부호였던 것이다.
그 시각...
"제임스 장"은 새벽의 공기를 가르며 서울외곽에서 서대문쪽의 고개를 넘고 있었다.
신호등의 붉은 빛을 보고 정지한 검정색의 "아우디" 스포츠카는 넘쳐 나는 엔진의 힘을 주체 못하고 "크르릉"거렸다.
..."독립...문..이군!"...
"제임스 장"이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독립문"의 윗 부분을 바라보며 새삼스런 감회에 젖을 무렵이었다.
"붕!~ 부우우~~우웅!"
새벽의 공기를 가르며 경주용 모터싸이클들의 경쾌한 엔진음이 요란하게 울린뒤 "제임스 장"의 스포츠카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응?"
"제임스 장"이 룸밀러와 백밀러를 동시에 살피며 뒤편에서 접근을 해 오는 모터싸이클 두대를 살폈다.
순간, 그가 스포츠카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끼이익!...부아아앙~~~"
검정색의 아우디 스포츠카가 급출발을 하면서 뒷 타이어에서 연기를 뿜어낸 뒤 총알처럼 앞으로 튀어나갔다.
"픽! 파파파팍!"
그 순간, 모터싸이클 쪽에서 소음용 기관단총이 불을 뿜었다.
"티~이잉! 팅~팅!"
스포츠카 지붕에서 총탄이 튀었고, 차가 한번 기우뚱했지만 도심으로 향해 내 쏘았다.
"제임스 장"은 룸밀러로 그들을 살폈다. 경주용 모터싸이클 두대였고 두명이 각각 탄체 뒷 좌석에서 총을 쏘아오고 있는 중이었다.
"푸훗!...기다리..던..것이..왔군!"
"제임스 장"은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총기의 종류를 짐작해 보았다. 총소리로 봐서는 개머리판이 없는 단거리 속사용 기관단총인것 같아 일단 안심은 되었다.그 총은 이태리제 "9미리 381형"으로 단거리 살상용이었고, 움직이는 상태에선 명중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방심 할 순 없었다. 쏘는 자의 실력에 따라선 훌륭한 살상무기에 속했던 것이다. "제임스 장"은 순간 핸들을 꺽어 반대편 차선으로 스포츠카를 몰았다.
"부우우우우~~~우웅!"
"뿌아앙!....웅!~"
도심의 8차선도로상에서 도주와 추격이 시작되었다.
새벽 5시경의 시간으로 차들이 그리 많진 않았지만, 시속 180키로 가까이 속력을 내는 스포츠카와 모터싸이클의 곡예운전으로 인해 양 방향의 차들이 뒤 엉키며 충돌을 하기 시작했다.
"빵! 빠~아~앙!"
"쾅!~우지직!"
"뭐,뭐..야! 저..미친 씨키...덜!"
"끼이익!~~~"
"야..개..쒜이덜아!"
김장배추를 가득 실은 트럭이 전복되었고 뒤 따르던 차는 물론 반대편 차들이 충돌이 되는 그 사이를 스포츠카와 추격을 하는 모터싸이클 두대가 아슬하게 빠져나갔다.
"흠...한번 해..보겠다...이~거지!"
"제임스 장"은 추격을 해 오는 정체불명의 사내들을 바라보며 Cz22 소음권총을 집어 들었다.
...반격이 최우선의 방어라는 것은 "킬러"들의 법칙이었던 것이다.
"파파팍! 파~팍!"
"흡!~......"
"끼이이~이익! 부웅! 부우우~~웅!"
"제임스 장"이 왼쪽 창을 내리고 총구를 내밀다 입술을 깨물었고, 스포츠카가 휘청거렸다.
"호옷?...한...방 먹었군!"
"제임스 장"의 왼쪽어께에서 피가 배여 나오고 있었다. 추격자들이 쏜 총탄이 스쳐지나간것 같았지만 중상은 아니라고 그는 스스로 판단을 한뒤 핸들을 확..꺽었다.
"끼이익!....붕!~ 부우우우우우~~우웅!"
순간,스포츠카가 급정거와 동시에 방향을 180도 바꿔 추격자들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도심의 8차선 도로의 차들을 운전하고 있던 운전자들은 이미 넋을 빼고 두 방향을 공포스런 눈길로 살피고 있었다.
"파파팍!~"
"팅!...티~잉!"
스포츠카의 본넷위에 추격자의 총탄이 튀어 올랐지만 "제임스 장"은 그들의 정면을 향해 시속 170키로로 돌진했다.
모터싸이클과 스포츠카의 사이가 10여미터까지 좁혀질때였다. 스포츠카의 창문에서 Cz22 권총의 총신이 튀어나오며 불을 뿜었다.
"팍!~팍! 팍! 파팍!"
"부~웅!~.....우웅~...쾅!! 우지직!....펑!"
모터싸이클 한대가 공중으로 튀어 오른 뒤 도로변의 전신주에 부딪쳐 폭발했다."제임스 장"이 발사한 총탄이 운전자의 가슴과 머리에 정확히 명중되었던 것이다.
"부우웅~~"
스쳐 지나갔던 나머지 한대의 모터싸이클이 뒤돌아서 돌진을 해오고 있는 것에 스포츠카도 맞서기 위해 또 다시 급회전을 마악 할때였다.
"끼이익!~......."
"왜~에엥....에엥!"
경찰 기동대의 싸이카와 패트롤카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휴...이런!...."
"제임스 장"은 약 2,3키로 전방에서 달려오는 경찰들을 바라보며 난감해 졌다. 추격자를 말끔히 끝내야 할지..아니면 도주를 감행할지를 몇초간 생각을 하던 그가 잊고 있은듯 뒷 좌석에서 러시아산(産) RKS-1000을 집어들었다.
"좋~아!..끝내..주지!"
RKS로켓포가 나머지 한대의 모터싸이클을 겨누어 졌고, 추격자들이 굉음을 내며 정면으로 돌진 해 오고 있었다.
"푸~시이익!....쐐에에~엑!"
"쯔~카캉!..쾅!~펑!"
"제임스 장"이 발사한 휴대용 RKS-1000로켓포의 포탄이 직선으로 날아서 모터싸이클의 연료통을 정확히 맞혔고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으며 사방으로 분해되어 버렸다.
"끼이이익!.....왱~왱!...우지~끈!"
마악 현장에 도착한 경찰의 페트롤카 한대가 불에 붙은 모터싸이클의 잔해에 부딪치며 전복되었고 뒤 따르던 경찰 싸이카 2대가 가까스로 피하며 미끄러지고 있었다.
"끼~이이익! 붕!~ 부우우우~~"
검정색 스포츠카가 급출발을 한뒤 골목안으로 유유히 사라지고 있었다...
[꿈의 장미농원]...
"강문수"는 화면을 통해 "제임스 장"의 빼어난 전투솜씨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견한 요원들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막아 내며 뒷 처리까지 깔끔하게 한뒤 사라지고 있는 "제임스 장"의 능력에 질투가 날 정도였다.
"삑! 삐..익! 삑!"
서울상공이 다시 "클로즙"되었고 붉은 점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어르신...어떻게 할까요!"
추적을 하던 상황실 요원이 "강문수"를 돌아 보았다.그것은 추가 공격이 가능한 요원들이 이미 대기중에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강문수"의 입가에 냉소가 머금어지며 손을 치켜들었다.
"계속...추적을 해! 은신처를 알아내어 좌표를 정확히 찍어!.."
"넵! 어르신..."
"강문수"의 명령에 위성이 빠르게 움직여서 붉은점을 10배이상 "클로즙"시켰다.
화면엔 서대문 일대의 상공이 보였고, 골목을 돌아 빠져나온 검은색 스포츠카가 아무일 없은듯 태연히 광화문쪽으로 달리고 있는게 보였다.
..."제임스!...넌 뛰어난 킬러야!..하지만 내..손안에 있다는 걸.. 잊지..말도록!"...
"강문수"가 속으로 되씹었다. 그런 그의 표정에 "애증(愛憎)"이 교차되고 있었다.
"어르신...제가 가겠습니다!"
언제 왔었는지 "야마오키"가 결의찬 표정으로 고개를 직각으로 숙였다.
"아니야...아직 일러! 야~마오키!"
". . . . . . . . . .!!"
"너가 저..자의 목을 베어 올 시간이 멀지 않았어! 기다려.."
"핫! 어른신!"
야마오키가 부동자세로 고개를 숙이며 아쉬워 했다.
"제임스 장"과의 숙명적 대결을 학수고대 하며 전의(戰義)를 불태우고 있는 그였던 것이다.
그리고..또, "강문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것 같았다. 그의 시선과 표정에 나타난 "제임스 장"에 대한 "애증"과 "증오"는 옆에서 지켜보는 자신이 "질투"를 느끼고도 남았던 것이다.
..."제임스!... 넌 내 칼에 목이 베어 질게다"....
야마오키는 애도(愛刀)인 무풍(武風)의 손잡이를 움켜지며 소리없이 이를 갈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강문수"는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다.
"로~즈!....."
"넷..어르신!"
기다리고 있은듯 "로즈"가 고개를 숙여 왔다.
그녀 역시 "야마오키"와 같은 감흥을 느끼고 있다가 "강문수"의 부름에 고개를 직각으로 숙였다.
"3차..공격을 시작..하지!"
"넷..어르신!"
"로즈"가 상황실 요원에게 눈짓을 보냈고 그의 손가락 열개가 자판기위에서 빠르게 움직여 나갔다...
반면에...
"제임스 장"은 운전을 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입꼬리에 달고 있었다.
"역시...예상대로..군!"
그랬다..
"제임스 장"은 "강문수"의 추적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새벽별"조직이 비밀리 쏘아 올린 인공위성은 전 세계의 어느곳이든 목표물에 관한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쯤은 그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조직에 몸을 담고 있을때 암살대상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자신이 암살을 해본 경험도 있었지만,무엇보다도 임지현의 "해커"로 인해 "새벽별"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능력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은 터였다.
그리고 어떻게 목표물을 추적을 할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바로 그들의 몸속에 내장되어 있는 "메로리 칩"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새벽별"조직의 정식요원이 되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수술을 통해 내장되게 했었다.
물론..자신도 지니고 있긴 마찬가지였기에 오늘 새벽작전부터 "도박"을 해본 셈이었다.
"으윽!...쓰..리..군!"
"제임스 장"이 왼쪽 어께에서 통증을 느끼며 얼굴을 찌푸렸다.느낌으론 총알이 스쳐지나가며 근육의 인대를 건드린것 같았다.
"제임스 장"은 두툼한 손 수건으로 간단히 지혈을 마치며 차의 속력을 높였다. 그리고 오늘 새벽의 작전을 스스로 평가를 해 보았다.
[북한산의 "매"]...
그것은 "새벽별"조직이 비밀리 육성한 행동대원들임을 임지현이 "해커"로 찾아낸 정보였다. 그와 비슷한 행동대원들의 육성장소가 10여곳이 넘는다는 것에 자신도 놀랐었지만 무엇보다도 오늘의 작전은 "새벽별"조직의 작전수행능력이나 그들의 전투력을 평가 해 보고 싶었던게 목적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랬다...
그의 최종 목표물인 "꿈의 장미농원"을 최초의 타킷으로 삼고 있었지만 그곳을 먼저 공격하지 못한 것은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꿈의 장미농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자신이기에 그랬다. 그만큼 그곳은 잘꾸며진 철통방어의 요새(要塞)였던 것이다.
"붕!~...부우우웅!"
신호등의 불빛이 바뀌는것에 스포츠카가 광화문의 사거리를 돌아 내 달리며 도심으로 파묻히고 있었고, 남산타워 뒤로 뿌옇게...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 + + + +
오전 7시...경찰병원.
윤서경 경감은 관할 경찰병력을 총 출동시켜 병원의 주변을 감싸게 했을 뿐아니라, 블랙팀과 이글팀의 정예요원들을 건물입구부터 계단까지 배치하여 상엄한 경계를 펴게 했다.
그것은 전번과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게 위해서였고, 의료진 또한 "국과수"의 삼촌인 윤상철 박사의 지휘로 응급수술을 하게 했다.
"흠...서경아 일루 들어..오렴! 아...김 경위님도 오시지요"
윤상철 박사가 수술실의 문을 열고 윤서경 경감을 불렀고 옆에 서있는 김판돌 경위를알아보고 같이 들어 오게 했다.
"삑! 삑! 삑!...."
수술대위엔 북한산의 아지트에서 부상당한 정체불명의 사내가 뇌수술을 받고 있는 중이었고 심장이 가늘게 뛰고 있음을 나타내는 기계음에 그가 아직 숨이 붙어 있음을 직감케 했다.
"이거...좀 보시오!"
윤상철 박사가 김판돌 경위를 의식 하곤 존대어를 쓰며 두 사람에게 뭔가를 내 밀었다.
"이게...뭐죠?"
윤서경 경감이 의료용 쟁반위에 놓여진 손톱크기의 검은물체를 바라보며 물었다.
"흠...메모리 칩....같은데...작은 뇌의 뒷 부분에 장착되어 있었지..."
"네...엣? 칩요?...왜요?"
성급한 윤서경 경감이 눈을 빛내며 윤상철 박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흠...신경을 자극하는 바이..쓴~에 연결 된것으로..봐서...어떤 명령...을 전달 하는것..같기도 한데..말이야!"
"그,그...게 도대체...무슨 말이에요 알아 듣기 싶게...설명해 주세요!"
윤서경 경감의 초조함은 극도에 달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김판돌 경위도 눈에 핏발을 세우긴 마찬가지였다.
"음! 이것으로 저..자의 이성과 본능을 조작 할 수 있다는..뜻이지!.."
"어떻게 그런...일이 가능 해요?"
"흐음...전혀 불가능 한것은 아니야...이미 미국에선 뇌사상태에 빠진 환자들의 머리속에 메모리 칩을 넣어서 대화를 성공시킨 예가.. 있으니까...."
"박사님...여기 영안실에 사망자들을 다 안치 해 놨습니다...그들도 같을 까~요?"
김판돌 경위가 윤상철 박사를 바라보며 참고 있었던 말을 꺼집어 냈다.
"흠...좋은 생각이요...곧 바로 해부를 해 보십시다..."
윤상철 박사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의료진들에게 돌아가 소근거렸다.
"삼,삼...촌 아니...윤 박사님...저...자가 살 수 있을...까요?"
윤서경 경감이 심장이 뛰는 박동을 나타내는 기기를 바라보며 안절부절했다.
"그럴꺼...야! 지금 상태론...괜찮아! 좀더 지켜 보자구!"
"살아야 해요...저,저...자가 유일한 단서입니다!"
윤상철 박사가 그녀의 어께를 토닥거리는 것에 윤서경 경감은 단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매달렸다.
그녀로서는 정말이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허허...짜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지켜보자..니~깐?"
윤상철 박사가 미소를 지어보인뒤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수술을 담당했던 의료진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 박사의 지시대로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는 다른 정체불명의 사내들의 해부를 위해서였다...
그때...
수술실 복도를 다급히 뛰어오는 요원이 윤서경 경감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전했다. 순간...윤서경 경감의 얼굴빛이 하얗게 변해갔다.
"뭐...야!..응?"
김판돌 경위가 보고를 한 요원에게 물었다.
"그들의 공격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뭐~야앗? 어디야!"
"네...지하철과...국방부...벙~커..입니다!"
"휴~읍..정신..못차리겠..구~만!"
김판돌 경위가 윤서경 경감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마에 굵은 주름을 그었다. 그녀는 이미 입술을 앙 다문체 긴 생머리를 뒤로 질끈 묶으며 "여전사"로 돌아가고 있었다.
"여~긴 블랙원! 공동망이다...잘 들어! 이글 4팀과 블랙 3팀만 남기고 모두 출동한다! 그들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추가 명령은 이동 하면서 한다..출동!"
윤서경 경감이 귀에 꽂힌 이어폰을 누르며 복도를 쿵!쿵! 거리고 뛰었다. 그녀의 모습을 윤상철 박사는 안스러운듯 바라보았지만 믿음을 가득히 담은 시선이었다..
[ 17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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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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