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장 혈전...
장정표를 잡아들인지 3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국과수의 결과도 점점 미루어지고 있었다.
선희는 책상에 앉아 고민하는 듯 팔짱을 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열중하고 있었다.
"어디서 봤을까? 송주희. 왜 이렇게 낯이 익지?"
선희는 지금까지 자신의 과거를 돌리기 시작했다.
송주희를 본 것은 장정표 사무실...
그 때 너무나도 낯이 익어서 뒤돌아 쳐다 볼 정도였으니...
"서순경...무엇을 그렇게 생각해?"
"아...아무 것도 아니에요."
최동만 총경이 지나가다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선희를 보면 물었다.
"지난 번에 죽었던 여자들 조사했었지?"
"예.."
"그럼 그 사람들 가족 관계 살펴보고 다른 사항있나 찾아봐."
"예?"
"아무래도 범인이 아닌 거 같아."
"예."
선희는 최총경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서류를 다시 검토하였다.
"이거 정말 무료하네...뭐가 나온다고...벌써 3일째입니다."
분당의 송주희 아파트의 맞은 편 건물에서 잠복근무를 하는 정동효는 지루한 듯 송기호한테 말했다.
"뭐...어쩌겠나? 위에서 하라면 하는거지."
"이거 또 헛수고 아닌가요?"
"글쎄...경위님 예감은 틀리지 않아서...지금까지 탄탄대로로 승진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거야. 경위님하고 처음 일하지?"
"예.."
"정확한 자료와 분석으로 유명한 사람이야. 운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독수리와 같아. 얼마나 정확한지..."
"경장님...저 사람들 또 들어가는데요."
정동효는 송주희 집으로 들어가는 3명의 남자를 가르쳤다.
"그러네...사진 결과가 나올 때가 되었는데..."
두 사람은 이틀 전 아침 한 남자가 들어가고 약 1시간 후 들어간 남자와 같이 두 남자가 다시 나오는 것을 보고 사진을 찍어 기동대에 보냈다.
사진 판독 결과가 나오기만 기다리는데 오늘 또 송주희 아파트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윙∼∼∼윙∼∼∼윙∼∼∼윙∼∼∼
진동으로 해 놓은 송기호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경장님. 저 민서요."
"어. 박순경"
"사진 속의 인물이 누군지 알아냈어요."
"그래?"
"예...3명 중 한 명은 황철인이라는 사람이에요. 폭력전과 5범이에요. 어려서부터 소년원과 감옥을 들락날락 거렸던 인물로 싸움을 상당히 잘하고 별도의 조직은 구성을 하고 있지 않아요. 5년 전에 우경사님이 한 번 잡은 적이 있는 인물이랍니다. 그리고 키가 큰 한명은 최정철. 폭력 전과 1범으로 황철인과 같은 교도소에 수감했었던 인물입니다. 마지막 뚱뚱한 남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 알았어. 고마워."
송기호는 전화를 끊었다. 뭔가 풀리기 시작하는 거 같았다.
기동대 사무실...
서류를 살펴보던 선희가 갑자기 회의실에 뛰쳐들어왔다.
이야기 하던 최동만과 김영호는 놀란 눈으로 선희를 쳐다봤다.
"총경님, 경위님...기억해냈어요."
???
둘은 의아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다가 다시 선희를 쳐다보았다.
"뭘 기억해냈어?"
"송주희요."
선희는 흥분한 듯 말을 이었다.
"송주희의 얼굴이 어디서 본 듯 했는데 그 동안 기억이 안났거든요. 송주희 첫 번째 피해자 이경희 아파트에서 봤어요."
"무슨 소리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최총경이 물었다.
"그러니까 제가 피해자들 조사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이경희 남편을 만나러 아파트에 갔었거든요. 근데 거기에 송주희가 이경희 남편과 같이 있었어요. 그 때 당시 아파트 상황은... 뭐라고 할까? 하여간 이상한 분위기였어요."
"그래...음 어떻게 할까?"
그 때 사무실 사무실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따르릉...따르릉...
"예. 서울경찰청 특수 기동대 김영호입니다."
"경위님...저 민서요."
"어..그래...결과 나왔어."
"예...철퇴에는 피가 묻어 있었는데 모든 종류의 혈액형 나왔는데 아무래도 범죄에 사용된 것은 맞는 거 같은데요...장사장 지문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최정철의 지문이 발견되었고..."
"뭐...최정철???"
"예..최정철은 지금 송경장님과 정순경이 감시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장사장의 비서 일기장의 글씨는 위조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하는데 평상시 글씨체와는 많이 달라 보인답니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비서가 죽은 사인은 질식사는 맞는데 죽은 시간이 최초 발견자인 회사 건물 경비의 말보다 2시간이나 빠릅니다. 아마 죽이고 나서 자살로 위장할 수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비서가 목을 맨 줄에서는 아무런 지문이 나오지 않았구요."
"그래...수고했어. 빨리 복귀해."
영호는 민서한테 들은 내용을 그대로 최동만한테 보고했다.
"자...잠복 근무 중인 사람 2명만 제외하고 모두 소집하고 송경장한테 연락해서 4명의 행동 주시하라고 해."
갑자기 기동대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윙...윙...윙..."
송기호 핸드폰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송경장..."
"예...경위님.."
"세 명의 남자와 송주희가 수상해. 우리가 바로 갈테니 절대 놓치지 말고 조심해서 감시하게."
"예...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송기호는 정동효한테 그대로 전해주었다.
"음..아무래도 범인인 것 같은데요."
"그러게. 놈들 대단한 것 같으니 몸조심하게. 자기 몸은 자기 자신이 지키는거야."
"예...알겠습니다. 경장님도 조심하십시오."
"자...짐 싸자!"
"예???형님...무슨 말씀이신지?"
"별로 기분이 안좋아. 그리고 저 앞에 서 있는 검은색 카렌스... 3일전부터 계속 서 있었는데 간혹 어떤 남자가 왔다갔다 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어. 아무래도 느낌이 안좋아."
인철은 나머지 두명의 동생들에게 이야기 했다.
그 동안 몸으로 체험한 것에서 느끼는 감각이라고나 할까?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에다가 수상한 것이 있어서 자세히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아무래도 송주희의 아파트에서 떠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업체 선정까지 하기로 했으나 그럴려면 너무나도 오래 걸릴 것 같고 뜻하지 않게 사람을 많이 죽이게 된 것도 불안했다.
모두 주희가 원하는 것을 인철의 머리에서 계획하여 실천하였지만 죄없는 사람들 죽이는 것도 그렇고 장정표를 범인으로 몰기에는 너무 물품이나 증거품이 적었다. 잠시 잠적하고 다시 올라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형님...이렇게 가면 누님한테는..."
"나중에 전화하면 되지. 우리 없어도 이젠 원하는 거 가질 수 있는 여자야. 얼른 준비하고 나가자." 철인은 두사람을 재촉하였다.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잠복근무 중인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여 혹시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에 대해 영호가 설명하고 있었다.
"자...상대방 중 황철인...이 자를 조심해."
영호는 철인의 사진을 가르키며 이야기 했다.
"전과 5범이며 싸움도 상당히 잘하는 놈이야."
"예전에 저 놈이랑 붙었는데 상당히 어렵게 잡았습니다."
우지만이 옆에서 조용히 이야기 했다.
"가능하면 총은 사용하지 않는게 좋아. 안그래도 언론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우리를 보니까 총은 웬만하면 자제해. 그러나 검거가 어렵거나 위급 상황일 때는 얼굴이나 심장이 아닌 다리를 쏘도록. 자 그럼 분당으로 출발하자."
대원들은 힘차게 출발하였다.
"송경장님...저 놈들 나왔는데요."
옆 건물에서 송주희 아파트를 살펴보던 정동효가 말했다.
"짐을 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떠나는 거 같은데요."
"그래? 이런...어쩌지?"
"우선 차로 가지요. 만약에 놈들이 움직이게 되면 뒤를 쫓든지 못가게 막든지 해야죠."
"그렇게 하지."
둘은 건물에서 내려와 재빠르게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송기호의 차에 올라탔다.
황철인 일행은 아파트 슈퍼에 들려 담배를 사고 주차장에 세워둔 검정색 승용차에 올라탔다.
운전석에는 키가 큰 최정철이 탔다.
시동을 건 후 잠시 후 차가 서서히 아파트 주차장을 미끌어져 벗어나고 있었다.
송기호도 차에 시동을 걸고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황철인 일행을 쫓아 가고 있었다.
차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큰 길로 접어들었다.
최정철은 차를 모란시장 방향으로 몰고 갔다.
"모란 시장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마 외곽 순환도로를 탈 것 같습니다. 경위님 어떻게 할까요?"
"외곽 순환 방향으로 탈 것 갔으면 타기전에 막아야 돼. 그리고 그렇지 않고 혹시 광주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성남시내, 가락시장 방향 등으로 가면 계속 뒤쫓아. 절대 고속도로로 진입을 시키면 안돼. 알았지? 우리 거의 다 왔어. 어떻게든 막아봐."
정동효와 김영호의 통화내용이었다.
황철인 일행이 움직이자 상황에 대한 보고를 정동효가 한 것이다.
차는 계속해서 성남 방향으로 움직였다.
드디어 사거리가 나왔다. 차는 외곽순환 고속도로를 탈 생각인지 좌회전 방향지시등을 켰고 차선을 1차로로 변경을 시도하고 있었다.
송기호도 빠르게 차선을 변경하였다.
"어떻게 하죠? 외곽 순환도로로 진입할 생각인가 봅니다. 아마 판교로 가서 부산방향으로 빠질 것 같습니다."
정동효가 초조한 듯 송기호에게 물었다.
"어떡하긴...못가게 막아야지."
송기호는 말이 끝나자 마자 급하게 액셀레이터를 밟았다.
차는 윙∼ 소리를 내며 앞으로 돌진하듯 속력을 붙이며 달렸다.
송기호는 순식간에 여러대의 차를 제치고 황철인 일행 차 뒤에 바로 붙었다.
황철인 일행차는 좌회선 차선으로 진입하면서 신호대기를 위해 속도를 서서히 붙였다.
송기호도 좌회전 차선으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차는 멈추지 않고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정동효는 송기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리고 옆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송기호는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 쿵...
타이어 밀리는 소리가 나더니 차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뭐야??? 씨팔..."
운전하던 최정철이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
접촉사고를 가장한 송기호의 작전이었다.
그러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고 기동대 일행이 도착하면 쉽게 검거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앞 차에서 운전을 하던 최정철이 내리고 나머지도 잠시 후에 내렸다.
송기호와 정동효도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당신...운전 어떻게 하는거야?"
대뜸 최정철이 송기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다른데 보다가 그만..." 송기호가 굽신굽신 거리며 말했다.
"죄송한 건 당신이고 이차 어떻게 할거야?"
"보험으로 처리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거 필요없고 지금 해결해."
송기호와 뚱뚱한 사내가 옥신각신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다.
송기호의 시간 끌기 작전이었지만...
그 때 철인이 차에서 내렸다.
"정철아, 지석아! 이리와."
철인은 둘을 부르더니 조용히 말했다.
"느낌이 안좋아. 그냥 보내."
"예?그냥 보내다뇨? 수상한 차가 바로 저 차야.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냥 가자."
"아이..형님...그냥 보내면 안돼죠."
"말 들어. 내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어."
"그럼...할 수 없죠."
정철이 기호쪽으로 가서 말을 했다.
"뭐...많이 고장난 것도 아니고 다친 것도 아니고 범퍼 조금 나갔는데 그냥 가쇼. 이차도 좋은 것도 아닌데...앞으로 운전이나 똑바로 하쇼."
"예???아니..."
송기호와 정동효는 난감했다.
어찌됐든 여기서 막아야 하는데 상대방이 그냥 간다니...
"아...저희가 잘못한 것이니 그럴 수 없죠. 제가 보험처리 하겠습니다. 연락처라도..."
"필요없다잖아... 얼른 가...우리 바쁜 몸이야."
옆에서 지석이라고 불리우는 뚱뚱한 남자가 말을 했다.
"아...그래도...제가 그럴 수 없는데요...미안해서..."
"아이...씨발...그냥 가라니까..."
"아니....이 자식이..."
뚱뚱한 사내가 송기호의 멱살을 잡았다.
"야...가자니까..." 앞쪽에서 철인이 소리쳤다.
마침 좌회전 신호가 켜졌다.
뒤에 차들도 밀려 있는 상태였다.
사내는 기호의 멱살을 놓고 돌아서서 갈 준비를 하였다.
다급한 마음에 송기호는 사내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도...연락처라도..."
"이 새끼가..."
사내는 뒤돌아 서며 기호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
큼지막한 주먹에 맞으면 광대뼈가 그대로 함몰될 것 같았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주먹이었다.
기호는 살짝 허리를 숙여 주먹을 피했다.
그러자 남자는 이번에는 왼발을 들어 기호의 명치를 향해 날렸다.
순간적인 동작에 약간 당황하는 듯 하였으나 뒤로 풀쩍 뛰며 발차기 역시 피했다.
"야...튀어..."
인철의 짧은 말 한마디가 들렸다.
정철은 인철쪽으로 쏜살같이 몸을 날려 질주를 시작했다.
그 뒤를 동효가 따라갔다.
지석(뚱뚱한 사내)도 인철 쪽으로 발을 옮기려 했으나 어느 새 기호가 옷을 잡아당겼다.
"이 새끼가...:
지석은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빠르게 몸을 돌려 후려쳤다.
기호는 순간적으로 흉기임을 파악하고 손을 놓고 한발짝 물러섰다.
기호의 손에서 풀려난 사내는 뛰기 시작했다.
인철 일행은 급한 나머지 차를 버리고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방향은 광주 쪽이었다. 좌회전 신호이므로 차량의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호와 동효도 쫓아갔다.
도로 옆에 빈 공터를 지나 다리를 지나 산으로 올라갔다.
기호와 동효도 죽을 힘을 다해 쫓아갔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넓고 평평한 곳이 나타났다.
철인 일행은 그 곳에서 기호와 동효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잘도 쫓아오셨군! 경찰 양반들."
철인이 비웃듯 말했다.
"이제 도망가기를 포기한건가?"
기호가 숨을 가쁜거리며 말했다.
"나이가 들어서 이제 힘들어서...도망가지 않고 한판 붙어볼려고..."
"좋아...우리도 따라가기 힘들었는데..."
"너희들 오늘이 제삿날인줄 알아. 이제 경찰까지 다 죽여보네...하하하"
"너희가 저승사자가 될 지, 우리가 될 지 알아? 웬만하면 그냥 포기하고 잡히지."
"흥...숨 다 돌렸나? 어디 실력 좀 볼까? 아우들아. 한 번 보여줘라."
철인의 말이 끝나자 마자 두 사내가 기호와 동효 앞으로 다가왔다.
지석이 기호 앞으로, 정철이 동효 앞으로 다가섰다.
마치 야인시대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이야∼∼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지석이 기호의 얼굴을 향해 오른 주먹을 날렸다.
기호는 왼손으로 상대방의 주먹을 방어한 뒤 오른 손으로 턱을 가격을 했다.
그러나 주먹은 빗나갔다. 지석이 허리를 뒤로 숙여 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한 것도 잠시 바로 기호가 주먹을 흘려보내고 몸을 돌면서 태권도의 뒷차기 자세로 가슴을 가격했다.
"훅..."
지석은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그 둔한 솜씨로 날 보내겠다고..."
기호는 공중으로 훌쩍 날았다. 공중에서 내려오면서 오른 다리를 쭉 펴 지석의 가슴을 향해 떨어졌다. 그대로 있다가는 그냥 힘 한 번 못쓰고 그냥 당할 판이었다.
지석은 몸을 옆으로 뒹굴러 피했다.
그러나 기호는 미리 피한 줄 예상한 것 처럼 다시 구른 쪽으로 발을 뻗었다.
지석은 또 옆으로 굴렀다. 옆으로 구르는 동시에 흙을 쥐고 기호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
"훅.."
흙이 얼굴에 묻었다. 다행히 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멧돼지 같이 생겨서 보기보다는 빠르군.
"어디...둔한 놈한테 당해보지."
지석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네 배에 구멍을 뚫어 줄테다."
지석은 칼을 들고 기호한테 달려들었다.
한편 옆에서 싸움을 하는 동효와 정철은 백중세였다.
키에서는 훨씬 작은 동효이지만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방의 주먹과 발을 잘 피했고 정철을 긴 다리와 팔을 이용해 동효에게 공격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정철의 주먹과 발은 어김없이 동효의 몸을 향해 날아갔지만 동효는 단 한 대도 맞지 않았다.
정철은 오른 주먹을 날렸다. 이번에도 동효는 주먹을 흘려보냈다. 다음의 공격에 대한 방어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효가 생각한 것과는 반대로 정철을 몸을 그대로 동효에게 달려와 어깨로 밀어부쳤다. 마치 스모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동효는 그대로 정철의 어깨에 밀려 큰 소나무에 부딪히고 말았다.
쿵∼
숨이 콱 막히는 것 같았다.
퍽∼
정철의 왼손이 그대로 동효의 배에 꽂혔다.
"헉..."
동효의 상체가 앞으로 숙여졌다.
그러자 정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을 그대로 동효를 향해 올렸다.
지석은 그대로 칼을 휘둘르며 기호한테 달려들었다.
기호는 뒷걸음질치며 헛점을 노렸다.
칼을 휘두르던 지석이 갑자기 칼을 앞으로 찌르며 기호에게 달려왔다.
칼이 기호의 배 앞까지 왔다.
"이얏∼"
지석은 큰 기합소리와 함께 팔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뒤에서 보던 철인도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칼로 찌를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기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칼이 자신의 배를 향해 밀려들고 있었다.
기호는 왼발을 옆으로 오른 발을 90도로 돌려 옆으로 섰다.
칼은 기호의 옷깃을 스치며 지나갔고 기호는 지석의 팔을 잡고 당기면서 오른 다리로 지석의 다리를 걸었다.
지석은 그대로 얼굴을 땅에 박은 채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뒤로 올라타 재빠르게 수갑을 그의 손에 채웠다.
정철은 동효의 상체를 향해 강력한 구둣발을 날렸다.
맞으면 그 자리에서 기절할 그런 정도의 강력한 발차기였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어야 할 경찰.
그러나 소리는 나지 않았고 자신의 발은 경찰이 몸을 웅크린 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발이 날아오자 동효는 몸을 웅크려 가까스로 상대방을 잡았다.
그리고 재빠르게 자신의 오른발로 정철의 왼발을 걸어 넘어트렸다.
유도의 안뒤축 기술과 같은 방법으로...
정철은 뒤로 자빠지고 말았도 동효는 그 위로 같이 넘어졌다.
그리고 넘어지고 바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오른 쪽 훅을 날렸다.
퍽∼
그의 주먹이 상대방의 안면에 가격을 했다.
상대방의 얼굴이 그의 주먹 방향으로 꺾였다.
동효는 재빠르게 일어나 그의 왼손을 꺾었다.
"악..."
그리고 뒷 주머니에서 수갑을 꺼내 그의 왼손에 채울려는 순간에...
팍...
어디서 날아온 돌인지 아니면 주먹인지 구분이 안가는 물체가 동효의 관자노리를 정확히 가격했다.
동효는 옆으로 굴러 쓰러졌다.
동효를 가격한 것은 다름아닌 철인의 구둣발이었다.
동효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
동효가 일어나려고 하자 철인은 다시 구두로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팍∼...
동효의 얼굴에서 피가 튀었다.
동효가 쓰러졌다.
철인은 동효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하늘로 쳐들었다.
하늘로 올라간 주먹이 동효의 얼굴로 내려 꽂을려는 순간 철인의 뒤에 섬뜩함을 느꼈다.
지석을 제압한 기호가 이단옆차기로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철인은 몸을 낮춰 기호의 옆차기를 피했고 기호는 그의 훌쩍 넘어 반대편에 착지를 하였다.
철인은 그 자리에서 점프를 뛰어 기호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기호의 허리를 부여잡고 같이 쓰러졌다.
철인의 동물적인 감각에 기호도 어쩔 수 없었다.
둘 다 쓰러진 상태...
그러나 기호는 누워있는 상태였고 철인은 기호 위에 엎드려진 상태였다.
철인이 오른 손으로 기호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러나 쉽사리 당할 기호가 아니었다.
왼쪽으로 가까스로 몸을 돌리며 철인의 주먹을 피했다.
그리고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두 사람은 마치 태권도 겨루기를 하듯 서로 노려보며 서 있었다.
"상당히 강한 놈이다. 빈 틈을 노려야 한다."
기호는 속으로 생각하며 상대방을 노려봤다.
그러나 빈 틈은 보이지 않았다.
기호는 왼쪽으로 발을 옮기며 서서히 돌기 시작했다.
철인도 마찬가지로 같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으악∼"
뒤 쪽에서 한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쓰러졌던 정철이 동효에 의해 제압당하며 수갑을 채워지는 것이었다.
뒤를 돌아본 철인,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기호...
기호는 오른발로 그의 정강이를 향해 날렸다.
휘이익∼
땅을 스치듯 날아가는 기호의 발은 마치 상대방을 공격하듯 빠르게 땅위를 살짝 날아가는 살모사와 비슷했다.
그러나 상대방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위로 뛰어올라 가볍게 피한 뒤 착지 후 뒷돌려차기로 기호에게 응수했다.
기호는 속수무책으로 철인의 발에 당했다.
뒤로 밀려 넘어지는 기호.
철인은 빠르게 몸을 날렸다.
기호 쪽이 아닌 동효쪽으로...
지석만 제압하던 동효는 철인이 자기 쪽으로 오는 줄도 몰랐다.
푹...
강력한 이단 옆차기에 그대로 쓰러진 정동효.
철인은 지석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그의 두손은 이미 수갑으로 채워져 있었다.
지석을 데리고 도망가려는 철인...
털퍼덕...
쓰러진 철인과 지석...
언제 일어났는지 기호가 두 사람을 덮친 것이다.
두손을 채워진 지석은 얼굴을 소나무에 부딪쳐 충격이 심한 듯 정신을 차리 못했다.
그러나 철인은 앞으로 넘어지면서 땅을 짚었고 그의 뒷 무릎은 기호가 잡고 같이 엎드려진 상태였다.
기호가 그를 제압하려고 몸을 일으키며 허리춤을 잡는 순간 철인은 바지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오른 팔을 등쪽으로 돌리며 후려쳤다.
기호는 깜짝 놀랬다. 날아오는 것은 맨 주먹이 아닌 칼이었던 것이다. 바로 자기의 목을 향해서 말이다.
너무나도 정확한 위치였다.
조그만 칼 한 방에 목숨이 날아갈 지경이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기호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그리고 정확한 솜씨라는 것을....
"악∼∼"
기호의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피 몇가닥이 분수처럼 하늘로 솟구쳤다.
철인은 몸을 돌려 일어났고 기호는 뒤로 쓰러졌다.
다행히 기호는 오른 손으로 칼을 막아냈고 그 칼은 기호의 목이 아닌 손목을 가격한 것이다.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철인이 기호를 다시 가격하려고 몸을 추스릴려고 할 때 동효가 엎드린 상태로 권총을 겨누며 말했다.
철인은 직감적으로 총이 자신을 겨누고 있다고 생각하고 동효의 반대편으로 뛰기 시작했다.
"멈춰...움직이면 쏜다. 멈춰..."
그러나 철인은 좌우로 움직이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탕...탕...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그러나 옆으로 엎퍼진 상태에 쏜 총이 정확히 목표물을 향해 날아갈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움직이는 목표물을 향해...
동효가 몸을 굴러 자세를 다시 잡고 겨냥을 했다.
그러나 철인은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다음이었다.
"으...으..."
기호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동효는 기호 쪽으로 눈을 돌렸다.
기호는 누워있는 상태에서 손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 때 뒤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동효는 깜짝 놀라 소리나는 쪽으로 총을 겨눴다.
"괜찮아?"
김영호였다.
그제서야 동효는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지하철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었다.
최동만 총경이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모두 양평에 있는 ○○ 초등학교 동문회 임원으로 개인 사업을 발전을 위해 송주희가 벌인 행위였습니다. 물론 송주희는 살인을 청부하였고 황철인 등 3명이 사람이 드문 지하 주차장에서 살인을 했습니다. 또한 범죄 사실을 장정표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해 범행으로 사용된 흉기를 장정표 사장 사무실에 몰래 갖다 놓았고 그 비서마저 죽인 다음 자살로 위장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지금 현재 황철인은 계속 추적 중에 있고 송주희와 나머지 두명에 대해서는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습니다. 이상입니다. 질문있으신 분은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최 동만 총경의 브리핑이 끝나자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뒤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영호와 민서, 선희...
"경위님...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출신이 틀린데 어떻게 동문이 됐죠?"
민서가 물었다.
"응...그게 이번 사건을 꼬이게 한 것이야. 초등학생이라고 다 거기 출신이 아니잖아. 전학을 올 수도 있는 것이고 또 태어난 것은 다른 곳이더라도 이사를 와서 생활한 곳은 양평인 것이지."
영호가 자세히 대답을 하였다.
"그럼요. 이경희 남편과 송주희와의 관계, 그리고 허성자는 왜 죽인거죠?"
이번에는 선희가 물었다.
"송주희와 이경희 남편은 예전부터 불륜 관계였던거야. 송주희는 프리섹스주의자였고 업무상 만난 남자가 이경희 남편이었고... 처음에 몰랐대. 그런데 이경희를 죽이고난 다음 알았다는 거야. 그리고 둘이 있을 때 서순경이 조사차 방문한 것이고...자기 후배를 죽이고 그 남편과 바로 섹스하는 송주희.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가봐. 그리고 허성자는 송주희 편이었는데 이경희 죽은 것이 송주희의 사주임을 알았던 것이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죽인거지."
"그럼 동문회 사업은 어떻게 되는거죠?"
다시 선희가 물었다.
"글쎄...그건 동문회에서 알아서 하겠지. 하여간 송주희 대단한 인물이야. 벌써 물밑 작업으로 업체 선정도 모두 끝내놨으니...장정표는 그것도 모르고 김칫국물만 마셨으니... 장정표를 범인으로 몰았으면...에휴~ 암튼 서순경의 역할이 컸어. 자∼ 나가자고...요 앞 포장마차에서 술이나 한 잔 하자고..."
"아니...총경님이 아직 안끝났는데요."
"자리잡고 전화하면 되지. 총경님도 이정도는 이해해 주실거야."
영호는 두 미녀 경찰을 양쪽에 모시고 유유희 기동대 문을 나섰다.
그동안 8월의 태양은 뜨겁게만 느껴졌지만 오늘은 웬지 따뜻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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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부를 끝냈습니다.
처음 쓰는 소설이라 미흡한 부분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주신 많은 독자님들 덕에 1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건에 대한 전개, 범죄에 대한 상식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2부를 써야 하는데 자신은 없네요.
암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장정표를 잡아들인지 3일이 지났지만 아무런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국과수의 결과도 점점 미루어지고 있었다.
선희는 책상에 앉아 고민하는 듯 팔짱을 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열중하고 있었다.
"어디서 봤을까? 송주희. 왜 이렇게 낯이 익지?"
선희는 지금까지 자신의 과거를 돌리기 시작했다.
송주희를 본 것은 장정표 사무실...
그 때 너무나도 낯이 익어서 뒤돌아 쳐다 볼 정도였으니...
"서순경...무엇을 그렇게 생각해?"
"아...아무 것도 아니에요."
최동만 총경이 지나가다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선희를 보면 물었다.
"지난 번에 죽었던 여자들 조사했었지?"
"예.."
"그럼 그 사람들 가족 관계 살펴보고 다른 사항있나 찾아봐."
"예?"
"아무래도 범인이 아닌 거 같아."
"예."
선희는 최총경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서류를 다시 검토하였다.
"이거 정말 무료하네...뭐가 나온다고...벌써 3일째입니다."
분당의 송주희 아파트의 맞은 편 건물에서 잠복근무를 하는 정동효는 지루한 듯 송기호한테 말했다.
"뭐...어쩌겠나? 위에서 하라면 하는거지."
"이거 또 헛수고 아닌가요?"
"글쎄...경위님 예감은 틀리지 않아서...지금까지 탄탄대로로 승진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거야. 경위님하고 처음 일하지?"
"예.."
"정확한 자료와 분석으로 유명한 사람이야. 운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독수리와 같아. 얼마나 정확한지..."
"경장님...저 사람들 또 들어가는데요."
정동효는 송주희 집으로 들어가는 3명의 남자를 가르쳤다.
"그러네...사진 결과가 나올 때가 되었는데..."
두 사람은 이틀 전 아침 한 남자가 들어가고 약 1시간 후 들어간 남자와 같이 두 남자가 다시 나오는 것을 보고 사진을 찍어 기동대에 보냈다.
사진 판독 결과가 나오기만 기다리는데 오늘 또 송주희 아파트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윙∼∼∼윙∼∼∼윙∼∼∼윙∼∼∼
진동으로 해 놓은 송기호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경장님. 저 민서요."
"어. 박순경"
"사진 속의 인물이 누군지 알아냈어요."
"그래?"
"예...3명 중 한 명은 황철인이라는 사람이에요. 폭력전과 5범이에요. 어려서부터 소년원과 감옥을 들락날락 거렸던 인물로 싸움을 상당히 잘하고 별도의 조직은 구성을 하고 있지 않아요. 5년 전에 우경사님이 한 번 잡은 적이 있는 인물이랍니다. 그리고 키가 큰 한명은 최정철. 폭력 전과 1범으로 황철인과 같은 교도소에 수감했었던 인물입니다. 마지막 뚱뚱한 남자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 알았어. 고마워."
송기호는 전화를 끊었다. 뭔가 풀리기 시작하는 거 같았다.
기동대 사무실...
서류를 살펴보던 선희가 갑자기 회의실에 뛰쳐들어왔다.
이야기 하던 최동만과 김영호는 놀란 눈으로 선희를 쳐다봤다.
"총경님, 경위님...기억해냈어요."
???
둘은 의아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다가 다시 선희를 쳐다보았다.
"뭘 기억해냈어?"
"송주희요."
선희는 흥분한 듯 말을 이었다.
"송주희의 얼굴이 어디서 본 듯 했는데 그 동안 기억이 안났거든요. 송주희 첫 번째 피해자 이경희 아파트에서 봤어요."
"무슨 소리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최총경이 물었다.
"그러니까 제가 피해자들 조사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이경희 남편을 만나러 아파트에 갔었거든요. 근데 거기에 송주희가 이경희 남편과 같이 있었어요. 그 때 당시 아파트 상황은... 뭐라고 할까? 하여간 이상한 분위기였어요."
"그래...음 어떻게 할까?"
그 때 사무실 사무실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따르릉...따르릉...
"예. 서울경찰청 특수 기동대 김영호입니다."
"경위님...저 민서요."
"어..그래...결과 나왔어."
"예...철퇴에는 피가 묻어 있었는데 모든 종류의 혈액형 나왔는데 아무래도 범죄에 사용된 것은 맞는 거 같은데요...장사장 지문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최정철의 지문이 발견되었고..."
"뭐...최정철???"
"예..최정철은 지금 송경장님과 정순경이 감시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장사장의 비서 일기장의 글씨는 위조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하는데 평상시 글씨체와는 많이 달라 보인답니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비서가 죽은 사인은 질식사는 맞는데 죽은 시간이 최초 발견자인 회사 건물 경비의 말보다 2시간이나 빠릅니다. 아마 죽이고 나서 자살로 위장할 수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비서가 목을 맨 줄에서는 아무런 지문이 나오지 않았구요."
"그래...수고했어. 빨리 복귀해."
영호는 민서한테 들은 내용을 그대로 최동만한테 보고했다.
"자...잠복 근무 중인 사람 2명만 제외하고 모두 소집하고 송경장한테 연락해서 4명의 행동 주시하라고 해."
갑자기 기동대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윙...윙...윙..."
송기호 핸드폰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송경장..."
"예...경위님.."
"세 명의 남자와 송주희가 수상해. 우리가 바로 갈테니 절대 놓치지 말고 조심해서 감시하게."
"예...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송기호는 정동효한테 그대로 전해주었다.
"음..아무래도 범인인 것 같은데요."
"그러게. 놈들 대단한 것 같으니 몸조심하게. 자기 몸은 자기 자신이 지키는거야."
"예...알겠습니다. 경장님도 조심하십시오."
"자...짐 싸자!"
"예???형님...무슨 말씀이신지?"
"별로 기분이 안좋아. 그리고 저 앞에 서 있는 검은색 카렌스... 3일전부터 계속 서 있었는데 간혹 어떤 남자가 왔다갔다 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어. 아무래도 느낌이 안좋아."
인철은 나머지 두명의 동생들에게 이야기 했다.
그 동안 몸으로 체험한 것에서 느끼는 감각이라고나 할까?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에다가 수상한 것이 있어서 자세히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아무래도 송주희의 아파트에서 떠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업체 선정까지 하기로 했으나 그럴려면 너무나도 오래 걸릴 것 같고 뜻하지 않게 사람을 많이 죽이게 된 것도 불안했다.
모두 주희가 원하는 것을 인철의 머리에서 계획하여 실천하였지만 죄없는 사람들 죽이는 것도 그렇고 장정표를 범인으로 몰기에는 너무 물품이나 증거품이 적었다. 잠시 잠적하고 다시 올라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형님...이렇게 가면 누님한테는..."
"나중에 전화하면 되지. 우리 없어도 이젠 원하는 거 가질 수 있는 여자야. 얼른 준비하고 나가자." 철인은 두사람을 재촉하였다.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잠복근무 중인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여 혹시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에 대해 영호가 설명하고 있었다.
"자...상대방 중 황철인...이 자를 조심해."
영호는 철인의 사진을 가르키며 이야기 했다.
"전과 5범이며 싸움도 상당히 잘하는 놈이야."
"예전에 저 놈이랑 붙었는데 상당히 어렵게 잡았습니다."
우지만이 옆에서 조용히 이야기 했다.
"가능하면 총은 사용하지 않는게 좋아. 안그래도 언론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우리를 보니까 총은 웬만하면 자제해. 그러나 검거가 어렵거나 위급 상황일 때는 얼굴이나 심장이 아닌 다리를 쏘도록. 자 그럼 분당으로 출발하자."
대원들은 힘차게 출발하였다.
"송경장님...저 놈들 나왔는데요."
옆 건물에서 송주희 아파트를 살펴보던 정동효가 말했다.
"짐을 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떠나는 거 같은데요."
"그래? 이런...어쩌지?"
"우선 차로 가지요. 만약에 놈들이 움직이게 되면 뒤를 쫓든지 못가게 막든지 해야죠."
"그렇게 하지."
둘은 건물에서 내려와 재빠르게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송기호의 차에 올라탔다.
황철인 일행은 아파트 슈퍼에 들려 담배를 사고 주차장에 세워둔 검정색 승용차에 올라탔다.
운전석에는 키가 큰 최정철이 탔다.
시동을 건 후 잠시 후 차가 서서히 아파트 주차장을 미끌어져 벗어나고 있었다.
송기호도 차에 시동을 걸고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황철인 일행을 쫓아 가고 있었다.
차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큰 길로 접어들었다.
최정철은 차를 모란시장 방향으로 몰고 갔다.
"모란 시장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마 외곽 순환도로를 탈 것 같습니다. 경위님 어떻게 할까요?"
"외곽 순환 방향으로 탈 것 갔으면 타기전에 막아야 돼. 그리고 그렇지 않고 혹시 광주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성남시내, 가락시장 방향 등으로 가면 계속 뒤쫓아. 절대 고속도로로 진입을 시키면 안돼. 알았지? 우리 거의 다 왔어. 어떻게든 막아봐."
정동효와 김영호의 통화내용이었다.
황철인 일행이 움직이자 상황에 대한 보고를 정동효가 한 것이다.
차는 계속해서 성남 방향으로 움직였다.
드디어 사거리가 나왔다. 차는 외곽순환 고속도로를 탈 생각인지 좌회전 방향지시등을 켰고 차선을 1차로로 변경을 시도하고 있었다.
송기호도 빠르게 차선을 변경하였다.
"어떻게 하죠? 외곽 순환도로로 진입할 생각인가 봅니다. 아마 판교로 가서 부산방향으로 빠질 것 같습니다."
정동효가 초조한 듯 송기호에게 물었다.
"어떡하긴...못가게 막아야지."
송기호는 말이 끝나자 마자 급하게 액셀레이터를 밟았다.
차는 윙∼ 소리를 내며 앞으로 돌진하듯 속력을 붙이며 달렸다.
송기호는 순식간에 여러대의 차를 제치고 황철인 일행 차 뒤에 바로 붙었다.
황철인 일행차는 좌회선 차선으로 진입하면서 신호대기를 위해 속도를 서서히 붙였다.
송기호도 좌회전 차선으로 진입하였다.
그러나 차는 멈추지 않고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정동효는 송기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리고 옆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송기호는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 쿵...
타이어 밀리는 소리가 나더니 차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뭐야??? 씨팔..."
운전하던 최정철이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
접촉사고를 가장한 송기호의 작전이었다.
그러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고 기동대 일행이 도착하면 쉽게 검거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앞 차에서 운전을 하던 최정철이 내리고 나머지도 잠시 후에 내렸다.
송기호와 정동효도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당신...운전 어떻게 하는거야?"
대뜸 최정철이 송기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다른데 보다가 그만..." 송기호가 굽신굽신 거리며 말했다.
"죄송한 건 당신이고 이차 어떻게 할거야?"
"보험으로 처리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거 필요없고 지금 해결해."
송기호와 뚱뚱한 사내가 옥신각신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다.
송기호의 시간 끌기 작전이었지만...
그 때 철인이 차에서 내렸다.
"정철아, 지석아! 이리와."
철인은 둘을 부르더니 조용히 말했다.
"느낌이 안좋아. 그냥 보내."
"예?그냥 보내다뇨? 수상한 차가 바로 저 차야.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냥 가자."
"아이..형님...그냥 보내면 안돼죠."
"말 들어. 내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어."
"그럼...할 수 없죠."
정철이 기호쪽으로 가서 말을 했다.
"뭐...많이 고장난 것도 아니고 다친 것도 아니고 범퍼 조금 나갔는데 그냥 가쇼. 이차도 좋은 것도 아닌데...앞으로 운전이나 똑바로 하쇼."
"예???아니..."
송기호와 정동효는 난감했다.
어찌됐든 여기서 막아야 하는데 상대방이 그냥 간다니...
"아...저희가 잘못한 것이니 그럴 수 없죠. 제가 보험처리 하겠습니다. 연락처라도..."
"필요없다잖아... 얼른 가...우리 바쁜 몸이야."
옆에서 지석이라고 불리우는 뚱뚱한 남자가 말을 했다.
"아...그래도...제가 그럴 수 없는데요...미안해서..."
"아이...씨발...그냥 가라니까..."
"아니....이 자식이..."
뚱뚱한 사내가 송기호의 멱살을 잡았다.
"야...가자니까..." 앞쪽에서 철인이 소리쳤다.
마침 좌회전 신호가 켜졌다.
뒤에 차들도 밀려 있는 상태였다.
사내는 기호의 멱살을 놓고 돌아서서 갈 준비를 하였다.
다급한 마음에 송기호는 사내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도...연락처라도..."
"이 새끼가..."
사내는 뒤돌아 서며 기호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
큼지막한 주먹에 맞으면 광대뼈가 그대로 함몰될 것 같았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주먹이었다.
기호는 살짝 허리를 숙여 주먹을 피했다.
그러자 남자는 이번에는 왼발을 들어 기호의 명치를 향해 날렸다.
순간적인 동작에 약간 당황하는 듯 하였으나 뒤로 풀쩍 뛰며 발차기 역시 피했다.
"야...튀어..."
인철의 짧은 말 한마디가 들렸다.
정철은 인철쪽으로 쏜살같이 몸을 날려 질주를 시작했다.
그 뒤를 동효가 따라갔다.
지석(뚱뚱한 사내)도 인철 쪽으로 발을 옮기려 했으나 어느 새 기호가 옷을 잡아당겼다.
"이 새끼가...:
지석은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빠르게 몸을 돌려 후려쳤다.
기호는 순간적으로 흉기임을 파악하고 손을 놓고 한발짝 물러섰다.
기호의 손에서 풀려난 사내는 뛰기 시작했다.
인철 일행은 급한 나머지 차를 버리고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방향은 광주 쪽이었다. 좌회전 신호이므로 차량의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호와 동효도 쫓아갔다.
도로 옆에 빈 공터를 지나 다리를 지나 산으로 올라갔다.
기호와 동효도 죽을 힘을 다해 쫓아갔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넓고 평평한 곳이 나타났다.
철인 일행은 그 곳에서 기호와 동효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까지 잘도 쫓아오셨군! 경찰 양반들."
철인이 비웃듯 말했다.
"이제 도망가기를 포기한건가?"
기호가 숨을 가쁜거리며 말했다.
"나이가 들어서 이제 힘들어서...도망가지 않고 한판 붙어볼려고..."
"좋아...우리도 따라가기 힘들었는데..."
"너희들 오늘이 제삿날인줄 알아. 이제 경찰까지 다 죽여보네...하하하"
"너희가 저승사자가 될 지, 우리가 될 지 알아? 웬만하면 그냥 포기하고 잡히지."
"흥...숨 다 돌렸나? 어디 실력 좀 볼까? 아우들아. 한 번 보여줘라."
철인의 말이 끝나자 마자 두 사내가 기호와 동효 앞으로 다가왔다.
지석이 기호 앞으로, 정철이 동효 앞으로 다가섰다.
마치 야인시대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이야∼∼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지석이 기호의 얼굴을 향해 오른 주먹을 날렸다.
기호는 왼손으로 상대방의 주먹을 방어한 뒤 오른 손으로 턱을 가격을 했다.
그러나 주먹은 빗나갔다. 지석이 허리를 뒤로 숙여 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한 것도 잠시 바로 기호가 주먹을 흘려보내고 몸을 돌면서 태권도의 뒷차기 자세로 가슴을 가격했다.
"훅..."
지석은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그 둔한 솜씨로 날 보내겠다고..."
기호는 공중으로 훌쩍 날았다. 공중에서 내려오면서 오른 다리를 쭉 펴 지석의 가슴을 향해 떨어졌다. 그대로 있다가는 그냥 힘 한 번 못쓰고 그냥 당할 판이었다.
지석은 몸을 옆으로 뒹굴러 피했다.
그러나 기호는 미리 피한 줄 예상한 것 처럼 다시 구른 쪽으로 발을 뻗었다.
지석은 또 옆으로 굴렀다. 옆으로 구르는 동시에 흙을 쥐고 기호의 얼굴을 향해 뿌렸다.
"훅.."
흙이 얼굴에 묻었다. 다행히 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멧돼지 같이 생겨서 보기보다는 빠르군.
"어디...둔한 놈한테 당해보지."
지석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네 배에 구멍을 뚫어 줄테다."
지석은 칼을 들고 기호한테 달려들었다.
한편 옆에서 싸움을 하는 동효와 정철은 백중세였다.
키에서는 훨씬 작은 동효이지만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방의 주먹과 발을 잘 피했고 정철을 긴 다리와 팔을 이용해 동효에게 공격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정철의 주먹과 발은 어김없이 동효의 몸을 향해 날아갔지만 동효는 단 한 대도 맞지 않았다.
정철은 오른 주먹을 날렸다. 이번에도 동효는 주먹을 흘려보냈다. 다음의 공격에 대한 방어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효가 생각한 것과는 반대로 정철을 몸을 그대로 동효에게 달려와 어깨로 밀어부쳤다. 마치 스모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동효는 그대로 정철의 어깨에 밀려 큰 소나무에 부딪히고 말았다.
쿵∼
숨이 콱 막히는 것 같았다.
퍽∼
정철의 왼손이 그대로 동효의 배에 꽂혔다.
"헉..."
동효의 상체가 앞으로 숙여졌다.
그러자 정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을 그대로 동효를 향해 올렸다.
지석은 그대로 칼을 휘둘르며 기호한테 달려들었다.
기호는 뒷걸음질치며 헛점을 노렸다.
칼을 휘두르던 지석이 갑자기 칼을 앞으로 찌르며 기호에게 달려왔다.
칼이 기호의 배 앞까지 왔다.
"이얏∼"
지석은 큰 기합소리와 함께 팔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뒤에서 보던 철인도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칼로 찌를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기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칼이 자신의 배를 향해 밀려들고 있었다.
기호는 왼발을 옆으로 오른 발을 90도로 돌려 옆으로 섰다.
칼은 기호의 옷깃을 스치며 지나갔고 기호는 지석의 팔을 잡고 당기면서 오른 다리로 지석의 다리를 걸었다.
지석은 그대로 얼굴을 땅에 박은 채 넘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뒤로 올라타 재빠르게 수갑을 그의 손에 채웠다.
정철은 동효의 상체를 향해 강력한 구둣발을 날렸다.
맞으면 그 자리에서 기절할 그런 정도의 강력한 발차기였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어야 할 경찰.
그러나 소리는 나지 않았고 자신의 발은 경찰이 몸을 웅크린 채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발이 날아오자 동효는 몸을 웅크려 가까스로 상대방을 잡았다.
그리고 재빠르게 자신의 오른발로 정철의 왼발을 걸어 넘어트렸다.
유도의 안뒤축 기술과 같은 방법으로...
정철은 뒤로 자빠지고 말았도 동효는 그 위로 같이 넘어졌다.
그리고 넘어지고 바로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오른 쪽 훅을 날렸다.
퍽∼
그의 주먹이 상대방의 안면에 가격을 했다.
상대방의 얼굴이 그의 주먹 방향으로 꺾였다.
동효는 재빠르게 일어나 그의 왼손을 꺾었다.
"악..."
그리고 뒷 주머니에서 수갑을 꺼내 그의 왼손에 채울려는 순간에...
팍...
어디서 날아온 돌인지 아니면 주먹인지 구분이 안가는 물체가 동효의 관자노리를 정확히 가격했다.
동효는 옆으로 굴러 쓰러졌다.
동효를 가격한 것은 다름아닌 철인의 구둣발이었다.
동효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
동효가 일어나려고 하자 철인은 다시 구두로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팍∼...
동효의 얼굴에서 피가 튀었다.
동효가 쓰러졌다.
철인은 동효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하늘로 쳐들었다.
하늘로 올라간 주먹이 동효의 얼굴로 내려 꽂을려는 순간 철인의 뒤에 섬뜩함을 느꼈다.
지석을 제압한 기호가 이단옆차기로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철인은 몸을 낮춰 기호의 옆차기를 피했고 기호는 그의 훌쩍 넘어 반대편에 착지를 하였다.
철인은 그 자리에서 점프를 뛰어 기호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기호의 허리를 부여잡고 같이 쓰러졌다.
철인의 동물적인 감각에 기호도 어쩔 수 없었다.
둘 다 쓰러진 상태...
그러나 기호는 누워있는 상태였고 철인은 기호 위에 엎드려진 상태였다.
철인이 오른 손으로 기호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러나 쉽사리 당할 기호가 아니었다.
왼쪽으로 가까스로 몸을 돌리며 철인의 주먹을 피했다.
그리고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두 사람은 마치 태권도 겨루기를 하듯 서로 노려보며 서 있었다.
"상당히 강한 놈이다. 빈 틈을 노려야 한다."
기호는 속으로 생각하며 상대방을 노려봤다.
그러나 빈 틈은 보이지 않았다.
기호는 왼쪽으로 발을 옮기며 서서히 돌기 시작했다.
철인도 마찬가지로 같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으악∼"
뒤 쪽에서 한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쓰러졌던 정철이 동효에 의해 제압당하며 수갑을 채워지는 것이었다.
뒤를 돌아본 철인,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기호...
기호는 오른발로 그의 정강이를 향해 날렸다.
휘이익∼
땅을 스치듯 날아가는 기호의 발은 마치 상대방을 공격하듯 빠르게 땅위를 살짝 날아가는 살모사와 비슷했다.
그러나 상대방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위로 뛰어올라 가볍게 피한 뒤 착지 후 뒷돌려차기로 기호에게 응수했다.
기호는 속수무책으로 철인의 발에 당했다.
뒤로 밀려 넘어지는 기호.
철인은 빠르게 몸을 날렸다.
기호 쪽이 아닌 동효쪽으로...
지석만 제압하던 동효는 철인이 자기 쪽으로 오는 줄도 몰랐다.
푹...
강력한 이단 옆차기에 그대로 쓰러진 정동효.
철인은 지석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그의 두손은 이미 수갑으로 채워져 있었다.
지석을 데리고 도망가려는 철인...
털퍼덕...
쓰러진 철인과 지석...
언제 일어났는지 기호가 두 사람을 덮친 것이다.
두손을 채워진 지석은 얼굴을 소나무에 부딪쳐 충격이 심한 듯 정신을 차리 못했다.
그러나 철인은 앞으로 넘어지면서 땅을 짚었고 그의 뒷 무릎은 기호가 잡고 같이 엎드려진 상태였다.
기호가 그를 제압하려고 몸을 일으키며 허리춤을 잡는 순간 철인은 바지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오른 팔을 등쪽으로 돌리며 후려쳤다.
기호는 깜짝 놀랬다. 날아오는 것은 맨 주먹이 아닌 칼이었던 것이다. 바로 자기의 목을 향해서 말이다.
너무나도 정확한 위치였다.
조그만 칼 한 방에 목숨이 날아갈 지경이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기호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그리고 정확한 솜씨라는 것을....
"악∼∼"
기호의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피 몇가닥이 분수처럼 하늘로 솟구쳤다.
철인은 몸을 돌려 일어났고 기호는 뒤로 쓰러졌다.
다행히 기호는 오른 손으로 칼을 막아냈고 그 칼은 기호의 목이 아닌 손목을 가격한 것이다.
"꼼짝마... 움직이면 쏜다..."
철인이 기호를 다시 가격하려고 몸을 추스릴려고 할 때 동효가 엎드린 상태로 권총을 겨누며 말했다.
철인은 직감적으로 총이 자신을 겨누고 있다고 생각하고 동효의 반대편으로 뛰기 시작했다.
"멈춰...움직이면 쏜다. 멈춰..."
그러나 철인은 좌우로 움직이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탕...탕...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그러나 옆으로 엎퍼진 상태에 쏜 총이 정확히 목표물을 향해 날아갈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움직이는 목표물을 향해...
동효가 몸을 굴러 자세를 다시 잡고 겨냥을 했다.
그러나 철인은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난 다음이었다.
"으...으..."
기호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동효는 기호 쪽으로 눈을 돌렸다.
기호는 누워있는 상태에서 손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 때 뒤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동효는 깜짝 놀라 소리나는 쪽으로 총을 겨눴다.
"괜찮아?"
김영호였다.
그제서야 동효는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지하철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었다.
최동만 총경이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모두 양평에 있는 ○○ 초등학교 동문회 임원으로 개인 사업을 발전을 위해 송주희가 벌인 행위였습니다. 물론 송주희는 살인을 청부하였고 황철인 등 3명이 사람이 드문 지하 주차장에서 살인을 했습니다. 또한 범죄 사실을 장정표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해 범행으로 사용된 흉기를 장정표 사장 사무실에 몰래 갖다 놓았고 그 비서마저 죽인 다음 자살로 위장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지금 현재 황철인은 계속 추적 중에 있고 송주희와 나머지 두명에 대해서는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습니다. 이상입니다. 질문있으신 분은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최 동만 총경의 브리핑이 끝나자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뒤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영호와 민서, 선희...
"경위님...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출신이 틀린데 어떻게 동문이 됐죠?"
민서가 물었다.
"응...그게 이번 사건을 꼬이게 한 것이야. 초등학생이라고 다 거기 출신이 아니잖아. 전학을 올 수도 있는 것이고 또 태어난 것은 다른 곳이더라도 이사를 와서 생활한 곳은 양평인 것이지."
영호가 자세히 대답을 하였다.
"그럼요. 이경희 남편과 송주희와의 관계, 그리고 허성자는 왜 죽인거죠?"
이번에는 선희가 물었다.
"송주희와 이경희 남편은 예전부터 불륜 관계였던거야. 송주희는 프리섹스주의자였고 업무상 만난 남자가 이경희 남편이었고... 처음에 몰랐대. 그런데 이경희를 죽이고난 다음 알았다는 거야. 그리고 둘이 있을 때 서순경이 조사차 방문한 것이고...자기 후배를 죽이고 그 남편과 바로 섹스하는 송주희.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닌가봐. 그리고 허성자는 송주희 편이었는데 이경희 죽은 것이 송주희의 사주임을 알았던 것이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죽인거지."
"그럼 동문회 사업은 어떻게 되는거죠?"
다시 선희가 물었다.
"글쎄...그건 동문회에서 알아서 하겠지. 하여간 송주희 대단한 인물이야. 벌써 물밑 작업으로 업체 선정도 모두 끝내놨으니...장정표는 그것도 모르고 김칫국물만 마셨으니... 장정표를 범인으로 몰았으면...에휴~ 암튼 서순경의 역할이 컸어. 자∼ 나가자고...요 앞 포장마차에서 술이나 한 잔 하자고..."
"아니...총경님이 아직 안끝났는데요."
"자리잡고 전화하면 되지. 총경님도 이정도는 이해해 주실거야."
영호는 두 미녀 경찰을 양쪽에 모시고 유유희 기동대 문을 나섰다.
그동안 8월의 태양은 뜨겁게만 느껴졌지만 오늘은 웬지 따뜻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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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부를 끝냈습니다.
처음 쓰는 소설이라 미흡한 부분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주신 많은 독자님들 덕에 1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건에 대한 전개, 범죄에 대한 상식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2부를 써야 하는데 자신은 없네요.
암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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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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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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