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부]
어둠이 깔린다.
드이어 내일이면... 모든게 끝이다.
각국의 대표들이 속속 들어오는지 바깥에는 함성소리가 한창이다.
PSG-1의 긴 총구로 부터 금속성의 차가움이 내 팔로 스며든다.
림만수에게 지급받았던 개인 권총을 꺼낸다.
혹시하는 생각에 분해를 해본다.
공이가 있다.
다행이다.
갑자기 지난 작계지역 개인[벙커]안에서의 [리명숙]이 생각났다.
내 권총 공이를 보여주며 나에게 방긋 웃는 얼굴....
보고싶다..
[리명숙]에게 주어진 지령이 떠오른다.
1.
거사 하루전날 무조건 제3국의 대사관으로 투항하고
사전에 어떠한 루트를 통해서라도 북의 가족들 또한
중국으로 대피시키세요. 아마 명숙씨도 눈치 채셨겠지만
우리는 거사와 함께 죽을 겁니다.
2.
저격시점은 오후2시전후이며 저격목표물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제외한 2명입니다.
3.
이사실은 반드시 대한민국 정보부만 알아야 합니다.
나와 명숙씨 그외 어떤 사람도 알면 안됩니다.
이 일은 전적으로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만 대한민국 정보부에 알려주세요.
4.
저격목표물은 557m 하13도,좌22도이며 역추적된
구역이 제가있는 저격포인트 입니다.
북한군 한명을 사살된 저격병으로 만들어 놓을테니
대한민국 정보부로부터 저격과 동시에 나를 구출하도록 도움을 요청바랍니다.
5.
나의 지령을 숙지하셨다면 [배부르다]
이 지령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낮잠잔다]고 전화주세요.
6.
내가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다면 꼭 당신을 찾아가 남은 여생을
당신과 함께 할 겁니다.
명숙씨의 사상과 이념을 떠나 우리의 사랑을 꼭 지켜주세요.
사랑해요. 반드시 살아주세요.
[리명숙]에게 [낮잠잔다]는 내용의 전화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달라질건 없다.
내가 정한 저격 목표물은 반드시 저격을 할 것이고
단지 나와 리명숙의 신변이 지켜지지 않는것 그 뿐일 것이다.
"김동무..."
"....."
비트입구로 부터 [림만수]중위가 들어온다.
"자...요기할꺼 가지고 왔소..."
"네.. 고맙습니다."
"유리면 경사도는 상하15도 입니다. 정확한 치수입네다."
"그정도면 탄두가 머릿통이 아니라 가슴까지 꺾일 수 있는 각도였네요.."
"하하..김동무는 항상 이번에도 머리통입네까???"
"여기가 제일 확실한 곳이죠..."
"날씨는 오늘과 같을꺼요.. 바람도 그렇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풍속을 정확하게 알수 있는 표식을 꼭 부탁드려요."
"알갔음메... 그럼 내일 보기요.. 저격할 때 나도 옆에 있어야 하니끼니.."
"내일 아침에... 꼭 플라스틱용기의 1.5리터짜리 콜라 하나 준비해주세요..."
"음료야 문제는 안돼는데.. 여기 자판기에서는 알루미늄으로 된 청량음료는 많던데.."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실컷 먹으려구요..."
"김동무... 무신말을 그리 하기요?? 김동무의 안전은 우리 정찰대가 책임지지않소.."
"후훗...혹시 모르잖아요...탈출하다가라도....."
"하하...긴장 푸시오.. 김동무... 김동무는 우리 공화국의 영웅이요..."
"부탁합니다.. 림중위님.. 그 1.5리터 짜리 콜라가 맛도 틀리고 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에요.. 아직 전쟁중에 못먹어봤고....."
"하하하...알갔시오... 그거 내일 아침..동지들 시켜서 꼭 준비해 오겠소......"
[림만수]중위가 밖으로 나갔다.
어차피 뒈질놈.. 죽기전에 그정도 소원이야.. 못들어 주겠냐?? 는 표정이다.
"후후.. 개새끼... 넌 그 콜라로 뒈지게 될꺼다..."
또다시 [리명숙]생각이 난다.
지금쯤 탈출에 성공했는지... 어쨌는지...
[림만수]중위가 가져다 준 먹거리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
D-DAY
아침이 밝았다.
잠을 설쳐서인지 컨디션이 그리 좋지가 않다.
PSG-1을 들었다.
바이포드는 접어둔채 총열만 걸친다.
빈 회담장이 [스코프]에 들어온다.
회담장 주변을 살핀다.
그 건물 옥상위에 UN군 저격수들이 보인다.
2인1조 4개 팀이나 된다.
"저격과 동시에 재수없으면 저놈들에게 먼저 죽을 수도 있겠구나.."
바로 내앞에 마주한 저격팀을 살핀다.
콧수염이 난 대머리의 외국인 한놈이 무언가를 연신 까먹고 있다.
옆에서 자세를 잡고있는 놈은 총기 총열을 가리키며 무어라고 떠들어 댄다.
총기의 종류는 잘 모르겠다.
땅위로 발자욱소리가 들린다.
북한 정찰대 소속의 보안요원들일꺼다.
이 일대는 이미 민간인들은 통제가 되어 있다.
"김동지... 여기다 놓겠소...."
정찰대 소속의 보안요원 한명이 1.5리터짜리 콜라를 집어넣었다.
서둘러 콜라를 버리고 입구를 칼로 날려버린다.
병기가방에서 땜빵용 청테이프를 꺼내들고 북에서 지급받은 권총을 꺼냈다.
총구를 끼우고 그틈에 청테이프를 대충 감았다.
어차피 발사하면 한번밖에 못쓰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이다.
점심이 지났다.
바깥이 난리다.
주요 인사들이 또 도착했나 보다.
회담장 주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UN군들이 데모하는 시민들을 막기에 분주하다.
옥상위의 저격병들도 그쪽을 주시한다.
영도 앞바다에도 떠 있는 경비정들의 수가 늘었다.
회담장 안에 분주한 서기들의 모습도 보인다.
D-DAY - 14:00
오후2시
[림만수]가 들어온다.
"김동지 혁명의 시작이오..."
"개새끼야.. 니네 빨갱이들의 멸망이자 대한민국의 복수전의 시작이다..."
스코프를 살핀다.
회담장에 각국 인사들이 들어와 착석을 한다.
수많은 외신기자들과 목표물들.. 그 보좌관과 일행들 까지 보인다.
대한민국 대통령도 보인다.
얼굴 표정까지 읽을수 있는 배율은 아니지만
국가의 운명을 놓은 회담앞에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풍향측정용 표식은 없다.
UN군 저격병들의 눈을 의심해 설치한다는 것도 쉬운결정이 아니다.
분명 날씨는 어제와 같다.
바람도 동남풍.. 오후에 불어오는 영도의 시원한 바닷바람이다.
상하3크리크....
[끼리릭...끼릭...]
좌우2크리크....
[끼리릭..]
총기를 거치시켜놓고 나의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든다.
[림만수]중위는 아직까지 망원경만 보고 있다.
"림중위...."
림중위가 나를 보고 놀래는 표정을 짓는다.
[푸악]!!
빈 페티병이 [림만수]의 가슴에 부딪치더니
바닥에 나뒹군다.
[림만수] 중위는 빈 페티병만 맞은게 아니다.
"허억!!!!... 이... 바...반..동..."
"잘가시오... 림만수중위...."
[림만수]중위가 반사적으로 꺼내들려 했던 권총을 빼앗아 내 건빵주머니에 넣었다.
서둘러 저격자세를 취한다.
시간이 없다.
[스코프]안에 목표물이 잡힌다.
자세히 얼굴을 보니 낯이 익다.
"어라??"
숨을 크게 들이쉰다.
숨이 내쉬어 진다.
숨이 천천이 멎는다.
방아쇠를 감고 있는 나의 검지손가락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방아쇠의 미세한 기계음이 나의 검지를 지나 팔을 지나
머리로 느껴진다.
[끼리리리.....릭]
[타앙]!!!!!!!!!!!!!!
[스코프]안의 미국측 수석대표...
유리창이 무너져 내리면서 머릿통이 날아갔다.
명중이다..
회담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다른 나라의 수석대표들의 보안 요원들이 몸을 날린다.
신속히 두번째 목표물을 찾는다.
두번째 목표물을 찾았다.
보안요원들에 이끌려 신속히 이동중이다.
목표물의 이동속도와 거리를 감안한다.
두번째 목표물의 1M전방이다!!!!
[타앙]!!!!!!!!!!!!!!!
명중이다.
스코프안의 중국측 수석대표...
머리통의 반이 날라갔다.
골수가 터져나와 주변이 피범벅이 된다
회담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서둘러 PSG-1를 개구부에서 벙커안으로 집어넣었다.
예비탄창을 [림만수]의 건빵주머니에 넣는다.
PSG-1을 [림만수]중위의 몸에 올려놓는다.
죽은줄 알았던 [림만수]중위가 아직까지 사지를 떨고 있다.
비트 주변의 소리에 귀를 귀울인다.
어떠한 총소리도 없다.
"역시 오지 않는것인가????"
와주어야 할 대한민국의 구조인원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북한의 정찰대소속의 보안요원들의 다급한 목소리만 들려온다.
"림동지!!! 림동지!!! 어케된 겁네까???"
권총에 힘이 실린다.
"지금 바깥으로 나가야할까???"
"조금 더 기다릴까??"
[리명숙]이 제대로 활약해 주었다면
지금쯤... 대한민국 군인들이 저위의 북한 정보부소속의 보안요원들과의
총격전이 시작될 텐데...
"후훗.... 명숙씨...."
비트 입구를 한참 바라보고만 있다.
체념한체...윗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담배갑에서 하얗고 길다란 강아지 하나를 뽑아든다.
강아지를 입에 물었다.
라이타불을 붙이자 강아지가 불을 잡아 당긴다.
하얀 연기들이 내 몸속 깊숙히 폐로 들어갔다가
[후우~] 하는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온다.
연기가 뿜어진 곳에서 빛들이 들어온다.
비트구멍이 열린것이다.
서둘러 권총을 들이댄다.
[리명숙]의 얼굴이다.
[!!!!!!!!!!!!!!!!]
[리명숙]이 나에게 권총을 들이댄다.
[타앙!!!!!!!!!!!!!]
눈을 감고 있다.
나는 발사하지 않았다.
절대 발사하지 않았다.
권총을 들고 있는 내 손이 너무 떨린다.
"정신차리기요!!!! 희준동무!!!"
리명숙의 찢어지는 비명소리에 눈을 떴다.
내 바로뒤에...죽은 줄 알았던.. [림만수] 중위가 시퍼런 대검을 쥐고 떨고 있다.
미간 한가운데 총알자욱이 있다.
[림만수]중위가 그대로 고꾸라 졌다.
서둘러 비트위로 빠져나왔다.
언제 왔는지 대한민국의 마크가 선명한 보안요원들이 비트주변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병기에는 소음기가 장착되어 있다.
한국측 보안요원중 한명이 나를 발견하고 성큼성큼 다가온다.
"공수707특임대 이준길 중위요.. 김희준하사 맞소??"
"네..."
"여긴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우선 우리요원을 따라..저쪽으로 빨리 이동하세요.!!
빨리 이동하시오!!!"
한국측 보안요원을 따라 신속하게 움직인다.
내손은 지금 [리명숙]의 손을 잡고 있다.
내가 있던 벙커쪽에서 총소리가 요란하다.
[타탕....]
[탕탕..]
바닷가 쪽으로 달리고 있다.
저멀리..방파제 옆에 보트가 보이고 그 위에 서너명의 군인들이 있다.
한국측 보안요원이 멈춘다.
자세히 보니.. 어제 숙소계단실에서 마주쳤던 한국병사였다.
"저쪽에 유디티 대원들입니다. 어서 뛰세요..."
그리고는 왔던 길로 손살같이 달려간다.
그와동시에 나와 [리명숙]도 뛰었다.
바닷가가 보인다.
가까워진다.
방파제에 이르른다.
"늑대 김희준하사 맞소???"
"네.."
"빨리 뛰어 내려요!! 어서!!!"
[리명숙]과 함께 손을 잡은 채 고무보트위로 뛰어내린다.
UDT 대원이 신속하게 우릴 판쵸우의로 덮는다.
보트바닥에 엎드려 있다.
[부르릉~]
[부릉...부릉...부르르르르르르.....]
파도를 가르고 힘차게 어디론가 가고 있다.
보트전체가 들쑥날쑥 거린다.
판쵸우의 안에서 [리명숙]의 얼굴과 맞닿아 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런 내모습을 보고 [리명숙]이 웃는다.
"아니..명숙씨...여긴 도대체 왜 온거에요?? 그냥 전해만 주면 되지..."
"희준씨를 어케 믿습네까?? 약해 빠져서리....."
"하하.... 명숙씨..."
"호호...."
어둠이 깔린다.
드이어 내일이면... 모든게 끝이다.
각국의 대표들이 속속 들어오는지 바깥에는 함성소리가 한창이다.
PSG-1의 긴 총구로 부터 금속성의 차가움이 내 팔로 스며든다.
림만수에게 지급받았던 개인 권총을 꺼낸다.
혹시하는 생각에 분해를 해본다.
공이가 있다.
다행이다.
갑자기 지난 작계지역 개인[벙커]안에서의 [리명숙]이 생각났다.
내 권총 공이를 보여주며 나에게 방긋 웃는 얼굴....
보고싶다..
[리명숙]에게 주어진 지령이 떠오른다.
1.
거사 하루전날 무조건 제3국의 대사관으로 투항하고
사전에 어떠한 루트를 통해서라도 북의 가족들 또한
중국으로 대피시키세요. 아마 명숙씨도 눈치 채셨겠지만
우리는 거사와 함께 죽을 겁니다.
2.
저격시점은 오후2시전후이며 저격목표물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제외한 2명입니다.
3.
이사실은 반드시 대한민국 정보부만 알아야 합니다.
나와 명숙씨 그외 어떤 사람도 알면 안됩니다.
이 일은 전적으로 대한민국이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만 대한민국 정보부에 알려주세요.
4.
저격목표물은 557m 하13도,좌22도이며 역추적된
구역이 제가있는 저격포인트 입니다.
북한군 한명을 사살된 저격병으로 만들어 놓을테니
대한민국 정보부로부터 저격과 동시에 나를 구출하도록 도움을 요청바랍니다.
5.
나의 지령을 숙지하셨다면 [배부르다]
이 지령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낮잠잔다]고 전화주세요.
6.
내가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다면 꼭 당신을 찾아가 남은 여생을
당신과 함께 할 겁니다.
명숙씨의 사상과 이념을 떠나 우리의 사랑을 꼭 지켜주세요.
사랑해요. 반드시 살아주세요.
[리명숙]에게 [낮잠잔다]는 내용의 전화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게
못내 아쉽다.
하지만 달라질건 없다.
내가 정한 저격 목표물은 반드시 저격을 할 것이고
단지 나와 리명숙의 신변이 지켜지지 않는것 그 뿐일 것이다.
"김동무..."
"....."
비트입구로 부터 [림만수]중위가 들어온다.
"자...요기할꺼 가지고 왔소..."
"네.. 고맙습니다."
"유리면 경사도는 상하15도 입니다. 정확한 치수입네다."
"그정도면 탄두가 머릿통이 아니라 가슴까지 꺾일 수 있는 각도였네요.."
"하하..김동무는 항상 이번에도 머리통입네까???"
"여기가 제일 확실한 곳이죠..."
"날씨는 오늘과 같을꺼요.. 바람도 그렇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풍속을 정확하게 알수 있는 표식을 꼭 부탁드려요."
"알갔음메... 그럼 내일 보기요.. 저격할 때 나도 옆에 있어야 하니끼니.."
"내일 아침에... 꼭 플라스틱용기의 1.5리터짜리 콜라 하나 준비해주세요..."
"음료야 문제는 안돼는데.. 여기 자판기에서는 알루미늄으로 된 청량음료는 많던데.."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실컷 먹으려구요..."
"김동무... 무신말을 그리 하기요?? 김동무의 안전은 우리 정찰대가 책임지지않소.."
"후훗...혹시 모르잖아요...탈출하다가라도....."
"하하...긴장 푸시오.. 김동무... 김동무는 우리 공화국의 영웅이요..."
"부탁합니다.. 림중위님.. 그 1.5리터 짜리 콜라가 맛도 틀리고 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에요.. 아직 전쟁중에 못먹어봤고....."
"하하하...알갔시오... 그거 내일 아침..동지들 시켜서 꼭 준비해 오겠소......"
[림만수]중위가 밖으로 나갔다.
어차피 뒈질놈.. 죽기전에 그정도 소원이야.. 못들어 주겠냐?? 는 표정이다.
"후후.. 개새끼... 넌 그 콜라로 뒈지게 될꺼다..."
또다시 [리명숙]생각이 난다.
지금쯤 탈출에 성공했는지... 어쨌는지...
[림만수]중위가 가져다 준 먹거리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
D-DAY
아침이 밝았다.
잠을 설쳐서인지 컨디션이 그리 좋지가 않다.
PSG-1을 들었다.
바이포드는 접어둔채 총열만 걸친다.
빈 회담장이 [스코프]에 들어온다.
회담장 주변을 살핀다.
그 건물 옥상위에 UN군 저격수들이 보인다.
2인1조 4개 팀이나 된다.
"저격과 동시에 재수없으면 저놈들에게 먼저 죽을 수도 있겠구나.."
바로 내앞에 마주한 저격팀을 살핀다.
콧수염이 난 대머리의 외국인 한놈이 무언가를 연신 까먹고 있다.
옆에서 자세를 잡고있는 놈은 총기 총열을 가리키며 무어라고 떠들어 댄다.
총기의 종류는 잘 모르겠다.
땅위로 발자욱소리가 들린다.
북한 정찰대 소속의 보안요원들일꺼다.
이 일대는 이미 민간인들은 통제가 되어 있다.
"김동지... 여기다 놓겠소...."
정찰대 소속의 보안요원 한명이 1.5리터짜리 콜라를 집어넣었다.
서둘러 콜라를 버리고 입구를 칼로 날려버린다.
병기가방에서 땜빵용 청테이프를 꺼내들고 북에서 지급받은 권총을 꺼냈다.
총구를 끼우고 그틈에 청테이프를 대충 감았다.
어차피 발사하면 한번밖에 못쓰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이다.
점심이 지났다.
바깥이 난리다.
주요 인사들이 또 도착했나 보다.
회담장 주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UN군들이 데모하는 시민들을 막기에 분주하다.
옥상위의 저격병들도 그쪽을 주시한다.
영도 앞바다에도 떠 있는 경비정들의 수가 늘었다.
회담장 안에 분주한 서기들의 모습도 보인다.
D-DAY - 14:00
오후2시
[림만수]가 들어온다.
"김동지 혁명의 시작이오..."
"개새끼야.. 니네 빨갱이들의 멸망이자 대한민국의 복수전의 시작이다..."
스코프를 살핀다.
회담장에 각국 인사들이 들어와 착석을 한다.
수많은 외신기자들과 목표물들.. 그 보좌관과 일행들 까지 보인다.
대한민국 대통령도 보인다.
얼굴 표정까지 읽을수 있는 배율은 아니지만
국가의 운명을 놓은 회담앞에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풍향측정용 표식은 없다.
UN군 저격병들의 눈을 의심해 설치한다는 것도 쉬운결정이 아니다.
분명 날씨는 어제와 같다.
바람도 동남풍.. 오후에 불어오는 영도의 시원한 바닷바람이다.
상하3크리크....
[끼리릭...끼릭...]
좌우2크리크....
[끼리릭..]
총기를 거치시켜놓고 나의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든다.
[림만수]중위는 아직까지 망원경만 보고 있다.
"림중위...."
림중위가 나를 보고 놀래는 표정을 짓는다.
[푸악]!!
빈 페티병이 [림만수]의 가슴에 부딪치더니
바닥에 나뒹군다.
[림만수] 중위는 빈 페티병만 맞은게 아니다.
"허억!!!!... 이... 바...반..동..."
"잘가시오... 림만수중위...."
[림만수]중위가 반사적으로 꺼내들려 했던 권총을 빼앗아 내 건빵주머니에 넣었다.
서둘러 저격자세를 취한다.
시간이 없다.
[스코프]안에 목표물이 잡힌다.
자세히 얼굴을 보니 낯이 익다.
"어라??"
숨을 크게 들이쉰다.
숨이 내쉬어 진다.
숨이 천천이 멎는다.
방아쇠를 감고 있는 나의 검지손가락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방아쇠의 미세한 기계음이 나의 검지를 지나 팔을 지나
머리로 느껴진다.
[끼리리리.....릭]
[타앙]!!!!!!!!!!!!!!
[스코프]안의 미국측 수석대표...
유리창이 무너져 내리면서 머릿통이 날아갔다.
명중이다..
회담장이 아수라장이 되면서
다른 나라의 수석대표들의 보안 요원들이 몸을 날린다.
신속히 두번째 목표물을 찾는다.
두번째 목표물을 찾았다.
보안요원들에 이끌려 신속히 이동중이다.
목표물의 이동속도와 거리를 감안한다.
두번째 목표물의 1M전방이다!!!!
[타앙]!!!!!!!!!!!!!!!
명중이다.
스코프안의 중국측 수석대표...
머리통의 반이 날라갔다.
골수가 터져나와 주변이 피범벅이 된다
회담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서둘러 PSG-1를 개구부에서 벙커안으로 집어넣었다.
예비탄창을 [림만수]의 건빵주머니에 넣는다.
PSG-1을 [림만수]중위의 몸에 올려놓는다.
죽은줄 알았던 [림만수]중위가 아직까지 사지를 떨고 있다.
비트 주변의 소리에 귀를 귀울인다.
어떠한 총소리도 없다.
"역시 오지 않는것인가????"
와주어야 할 대한민국의 구조인원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북한의 정찰대소속의 보안요원들의 다급한 목소리만 들려온다.
"림동지!!! 림동지!!! 어케된 겁네까???"
권총에 힘이 실린다.
"지금 바깥으로 나가야할까???"
"조금 더 기다릴까??"
[리명숙]이 제대로 활약해 주었다면
지금쯤... 대한민국 군인들이 저위의 북한 정보부소속의 보안요원들과의
총격전이 시작될 텐데...
"후훗.... 명숙씨...."
비트 입구를 한참 바라보고만 있다.
체념한체...윗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담배갑에서 하얗고 길다란 강아지 하나를 뽑아든다.
강아지를 입에 물었다.
라이타불을 붙이자 강아지가 불을 잡아 당긴다.
하얀 연기들이 내 몸속 깊숙히 폐로 들어갔다가
[후우~] 하는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온다.
연기가 뿜어진 곳에서 빛들이 들어온다.
비트구멍이 열린것이다.
서둘러 권총을 들이댄다.
[리명숙]의 얼굴이다.
[!!!!!!!!!!!!!!!!]
[리명숙]이 나에게 권총을 들이댄다.
[타앙!!!!!!!!!!!!!]
눈을 감고 있다.
나는 발사하지 않았다.
절대 발사하지 않았다.
권총을 들고 있는 내 손이 너무 떨린다.
"정신차리기요!!!! 희준동무!!!"
리명숙의 찢어지는 비명소리에 눈을 떴다.
내 바로뒤에...죽은 줄 알았던.. [림만수] 중위가 시퍼런 대검을 쥐고 떨고 있다.
미간 한가운데 총알자욱이 있다.
[림만수]중위가 그대로 고꾸라 졌다.
서둘러 비트위로 빠져나왔다.
언제 왔는지 대한민국의 마크가 선명한 보안요원들이 비트주변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병기에는 소음기가 장착되어 있다.
한국측 보안요원중 한명이 나를 발견하고 성큼성큼 다가온다.
"공수707특임대 이준길 중위요.. 김희준하사 맞소??"
"네..."
"여긴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우선 우리요원을 따라..저쪽으로 빨리 이동하세요.!!
빨리 이동하시오!!!"
한국측 보안요원을 따라 신속하게 움직인다.
내손은 지금 [리명숙]의 손을 잡고 있다.
내가 있던 벙커쪽에서 총소리가 요란하다.
[타탕....]
[탕탕..]
바닷가 쪽으로 달리고 있다.
저멀리..방파제 옆에 보트가 보이고 그 위에 서너명의 군인들이 있다.
한국측 보안요원이 멈춘다.
자세히 보니.. 어제 숙소계단실에서 마주쳤던 한국병사였다.
"저쪽에 유디티 대원들입니다. 어서 뛰세요..."
그리고는 왔던 길로 손살같이 달려간다.
그와동시에 나와 [리명숙]도 뛰었다.
바닷가가 보인다.
가까워진다.
방파제에 이르른다.
"늑대 김희준하사 맞소???"
"네.."
"빨리 뛰어 내려요!! 어서!!!"
[리명숙]과 함께 손을 잡은 채 고무보트위로 뛰어내린다.
UDT 대원이 신속하게 우릴 판쵸우의로 덮는다.
보트바닥에 엎드려 있다.
[부르릉~]
[부릉...부릉...부르르르르르르.....]
파도를 가르고 힘차게 어디론가 가고 있다.
보트전체가 들쑥날쑥 거린다.
판쵸우의 안에서 [리명숙]의 얼굴과 맞닿아 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런 내모습을 보고 [리명숙]이 웃는다.
"아니..명숙씨...여긴 도대체 왜 온거에요?? 그냥 전해만 주면 되지..."
"희준씨를 어케 믿습네까?? 약해 빠져서리....."
"하하.... 명숙씨..."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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