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부]
며칠이 지났다.
[리명숙]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갔다.
이젠 상체를 일으켜 밥도 먹고..
나의 부축을 받으며 수용소 복도 내부의 화장실을 가기도 했다.
다음주 부터는 본격적인 훈련과 실습이 시작된다고 한다.
아직 절뚝거리는 걸음은 여전하지만.. 나도 차츰 회복을 어느정도 해가는 것 같았다.
태연하게 빨갱이들의 지시사항을 고분고분하게 지키며 수용소 생활을 해 나갔다.
주로 [리명숙]의 입원실 안에서만 지내기 때문에 딱히 간섭받을일이 별로 없다.
오후에 수용소 구석에 있는 하얀색의 육중한 건물로 걸어갔다.
내 뒤로 아무말없이 보초병 두놈이 천천히 따라 온다.
커다란 철책선이 보인다.
전기가 흐르듯.. 중간중간에 [애자]가 보인다.
"저기 저건물은 뭐에요???"
뒤에 있는 보초병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건 김동지가 알 사항이 아이요..."
"하하.. 이것봐요.. 이거 민족의 영웅이 될 몸인데.. 그정도는 가르쳐
줘도 괜찮은거 아닌가요???"
"김동지.. 그만 물러서서 다른곳으로 가시기요..."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아요.. 그냥 뭐...말 좀 붙혀볼려고 그런거지..."
그때였다.
"hey!!!! what the fuck are you???"
"엥??? 웬.. 양키????"
"why came to here??..Goes out like that,ok???"
"이 새끼가.. 지금 뭐래는 거야??"
철책선 너머로 왠 흑인이 보인다.
언제 나타났는지 수많은 외국놈들이 그 흑인 옆으로 몰려든다.
"다들...젊은 남자??...군복바지?? 이것들...미군 포로들이로구나....!!!"
"hey!!! fuckking communist, go to the hell!! ok???"
"hey men!!! here...here...."
짖굿은 표정의 미군 한녀석이 가리키는 곳을 응시했다.
가운데 손가락이다.
자기들끼리 자지러지게 웃는다.
"fuck you!!!....Height.. small.. dwarf!!!!"
"a....ha..ha..ha..ha..ha..ha.."
"ha..ha..ha..ha..."
"병신새끼들..."
그때 였다 그 건물안으로 저 멀리 흙먼지를 일으키며
트럭차량이 대여섯대 들어온다.
"wow....There sees!!! the food comes"
"yo-ho!! let"s move!!..let"s move!!"
미군들이 그 차량으로 우르르 달려간다.
차량의 운전수는 군복을 입고 있는 미군이다.!!!!
자기들끼리 반가워하며 난리들이다.
저들은 마치 수용소의 포로가 아닌것 같다..
"이럴수가....."
어마어마한 양의 상자들이 내려진다.
"김동지.. 그만 앞장서시오..."
"갑시다... 우리 리소위님.. 몸도 좀 살펴봐야하고..."
그날 저녁 [리명숙]의 옆에 나란히 누워 아까 낮의 미군포로들을 생각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수용소 생활..
미군 운전수들이 가져다 주는 보급품과 식량...
이건 북한의 미국에 베푸는 호의정도가 분명 아닌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적화를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미국이 어쩌면...
설마...북한과 짜고?????
"결국...미국도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맞단 말인가?????"
모든게 염려스럽다.
이 모든 상황을 빨리 대한민국에 알려야 한다.
그리고 나의 계획이 성공해야만 한다.
잠든줄 알았던..[리명숙]이 나의 몸을 더듬는다.
팔배게를 해주었다.
"이곳은 도청당하는 곳일꺼다..."
[리명숙]에게 일부러 태연스럽게 얘기를 주고 받는다.
저들이 들으면 안심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런이유로 나의 계획을 [리명숙]에게 말한마디라도 알릴 수가 없다.
"명숙씨... 안잤어요??"
"네...잠이 안오네요.."
"앞으로 일주일 있으면 먼저 가겠네요???"
"그냥.. 심란합네다..."
"저는 명숙씨만 안전한 것만 확인되면요... 무슨짓이든지 다 할꺼에요..."
"......."
"그러니..우리 예쁜 명숙씨.. 걱정하지마시고..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네...."
"이 거사만 끝나면... 명숙씨하고.. 드디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내래.. 그것만 생각하면... 들떠 죽갔시오..."
분명.. 이 거사의 성공과 실패의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의 행복은 절대
보장받지는 못할 수도 있다..
냉정하게 따지고 든다면.. [리명숙]은 살해당하고 나는 붙잡혀 줘야 할 것이다.
그건 아마 나보다...[리명숙]이 더 잘 알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목소리가 무얼 뜻하는지.. 정보부 여군장교출신의 직감으로
나의 의도를 파악하고 일부로 동조하듯...맞장구를 치는게 분명하다.
어느덧 [리명숙]을 팔배게 해주고 있는 팔의 손이 [리명숙]의 앞가슴을 해집고
있었다.
"가슴쪽에도 크게 상처 났던거..같은데... 괜찮아 졌나요??"
"아직은..좀 아픕네다..."
"내일 아침에.. 내가 약발라줄까요???"
"일 없습니다.. 여기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챙피해서리.."
"하하하...명숙씨... 젖가슴... 너무 이뻐요..."
"희준씨... 혹시 고문당하면서..거기는 멀쩡합네까???"
"왜요?? 걱정되는구나??? 하하하"
"호호..."
[리명숙]의 출국일이 정해졌다.
앞으로 일주일 후다.
오늘은 햇살이 유난히 따스하다.
어느덧 늦가을 날씨에 아침저녁으로 많이 쌀쌀해진다.
오후에 북한군 장교가 찾아와 PSG-1을 건네 주었다.
총기가방을 열고 PSG-1을 꺼냈다.
오랜만에 들으니 무거웠다.
유효사거리 600M의 정확한 명중률...1000M까지도 저격 가능한 괴물이다.
차창밖으로 자세를 잡았다.
오랜만에 겨누니 8KG의 무게가 부담스럽다.
다음날 부터 실탄 사격훈련을 했다.
수용소 뒷산에서 인민무력부 정찰대소속의 [림만수]중위를 만났다.
한마디로 개인 트레이너 이다.
마치 회담장을 연상하는 세트장이 마련되어 있고
각국 정상들의 실물과 같은 크기의 사진이 붙혀져 있는 모형이 준비되어 있다.
저격거리는 557M..
이 세트장을 만들기 위해 한달간 공사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공들여 놓은걸 보니 실제로 긴장감이 다가온다.
실감으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위치는 아직까지 얘기해주지 않는다.
큰일이다.. 그걸 알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북한군부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중립 지역 정도라는 것 밖에는..
나는 북한군의 음모를 오래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저격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무조건 붙잡힐 것이다.
내 신분은 대한민국의 군인이기 때문이다.
저들의 책임회피용 희생양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존재이다.
그래서 내가 필요한 것이다.
[리명숙]의 신변안전 문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가 저격에 성공하든 실패하든지 간에 이 음모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리명숙]의 걱정스런 시선이 그걸 뜻하는 증거다.
[리명숙]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보부의 엘리트 여군장교이기 때문이다.
빨리 [리명숙]에게 나의 계획을 알려야 한다.
[림만수]중위에게 권총사격의 북한군 요령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아니..동무...동무는 저격총만 잘 다루면 되는것 아니오??"
"만일 저격중 또는 준비중에 누군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요??"
"그건 걱정마시오...나를 포함한 우리 정찰대 병력이 철통같이 엄호 할 것이오.."
"그 정찰대 병력이 만일에.. 소탕된다면요???"
"이것보시오!!...김동무!!!!"
"이일은 확실해야 합니다..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위해서요...."
"좋소... 내일부터 김동무에게 권총을 지급해서 혁명과업을 수행중에
만일에 있을 불미스런일이 없도록 당에 보고 하겠소."
"부탁 드리죠..."
며칠째 권총사격훈련과 대인저격훈련이 계속되었다.
드디어 [림만수]중위의 눈을 피해 권총사격장에서 7.62mm 권총 탄환을 하나
를 챙겼다.
흔하지 않은 68식 권총 탄환이다.
제법 구보도 하고 근력운동까지 한다.
북한식 은폐 엄폐 요령과 기동훈련까지도 며칠째 계속이다.
대물저격 훈련을 하기 위해 오후2시에 저격위치로 향했다
항상 이시간에 대물저격 훈련인걸 보면 저격시간은 2시 전후 일 것이다.
세트장 뒤로 파란 천막이 새로 설치되어 있다.
"아하...바닷가 로구나..."
바다를 끼고 이런 지형지물이 있는 곳이 도대체 어디일까??
"림중위님..도대체.. 저격장소가 어디에요???"
"그건 김동무가 아직까지 알 필요가 없는 사안이요..."
"저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혹시 누가 아나요?? 제가 그 지역을 더 잘알지??"
"하하... 저도 남조선 땅은 훤~ 합네다.. 그런 걱정 하실 필요 없음이요.."
그날밤 잠들기 전에 계속 세트장의 지형과 파란천막에 대한 생각을 했다.
"바다를 끼고... 각국의 정상들이 만나는 장소....도대체 어딜까???"
"그렇다!!!!!!!!!!"
"부산 영도다...!!!"
"에이펙 정상회담도 한적 있는 그곳!!!!!!"
확실치는 않지만..북한군부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중립적인 곳이라면 그곳이 맞다!!
만약..영도 가 맞다면..
더 큰일이다.
사방이 바다이다.. 다리는 이미 저격소식과 함께 차단될 것이다...
드디어 내일이면 [리명숙]이 우리의 [파라다이스]로 먼저 떠난다.
얼굴의 붓기도 많이 가라앉았고 밝은 표정으로 건강을 되찾아 다행이다.
하지만 왠지 얼굴 한구석은 약간 불안한 기색이 느껴진다.
"희준씨... 정말 내가 먼저 가있어도 괜찮겠습니까??"
"명숙씨... 제발 안전하게만 있어줘요.. 저는요.. 그곳에서 명숙씨와 거사직전
전화통화하구요.. 안전한것만 확인하면.. 바로 혁명을 성공시킬꺼에요.."
"꼭... 다시 만나야 해요...흑흑흑...."
[리명숙]이 나에게 기대어 흐느낀다.
"자... 울지말구요.. 오늘 약 드셔야죠..."
"고맙습메....!!"
내 손바닥에 있는 알약들과 빈탄피..가 있다.
그것도 입구가 심하게 찌그러진..
그 빈탄피안에는 나의 지령이 담긴... 아니..대한민국의 희망이 담긴 메세지가 있다.
그 탄피를 지금 [리명숙]이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정보부 소위 답게 태연스럽게 아무말도 없이 입안에 털어 놓는다.
"물좀 한잔 더 주시라요...흐음..."
"명숙씨... 이젠 많이 건강해 진거 같아 다행이네요.."
아마 삼키기에는 꽤 괴로울 것이다. 운좋게 공항 검색대에서 걸리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 찌그러진 탄피와 그안의 작은종이..여기에 앞으로 우리의 모든 운명이 적혀있다.
[리명숙]은 꼭 해낼 것이다.
여지껏 보아온 이 북한장교의 무서운 능력으로는 이정도의 지령정도는
충분히 소화해 내고도 남을 것이다.
이제는 [리명숙]만 믿을 뿐이다.
긴장이 된다.
조국.. 대한민국의 운명...
우리의 사랑과 행복.......
며칠이 지났다.
[리명숙]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갔다.
이젠 상체를 일으켜 밥도 먹고..
나의 부축을 받으며 수용소 복도 내부의 화장실을 가기도 했다.
다음주 부터는 본격적인 훈련과 실습이 시작된다고 한다.
아직 절뚝거리는 걸음은 여전하지만.. 나도 차츰 회복을 어느정도 해가는 것 같았다.
태연하게 빨갱이들의 지시사항을 고분고분하게 지키며 수용소 생활을 해 나갔다.
주로 [리명숙]의 입원실 안에서만 지내기 때문에 딱히 간섭받을일이 별로 없다.
오후에 수용소 구석에 있는 하얀색의 육중한 건물로 걸어갔다.
내 뒤로 아무말없이 보초병 두놈이 천천히 따라 온다.
커다란 철책선이 보인다.
전기가 흐르듯.. 중간중간에 [애자]가 보인다.
"저기 저건물은 뭐에요???"
뒤에 있는 보초병들에게 말을 걸었다.
"그건 김동지가 알 사항이 아이요..."
"하하.. 이것봐요.. 이거 민족의 영웅이 될 몸인데.. 그정도는 가르쳐
줘도 괜찮은거 아닌가요???"
"김동지.. 그만 물러서서 다른곳으로 가시기요..."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아요.. 그냥 뭐...말 좀 붙혀볼려고 그런거지..."
그때였다.
"hey!!!! what the fuck are you???"
"엥??? 웬.. 양키????"
"why came to here??..Goes out like that,ok???"
"이 새끼가.. 지금 뭐래는 거야??"
철책선 너머로 왠 흑인이 보인다.
언제 나타났는지 수많은 외국놈들이 그 흑인 옆으로 몰려든다.
"다들...젊은 남자??...군복바지?? 이것들...미군 포로들이로구나....!!!"
"hey!!! fuckking communist, go to the hell!! ok???"
"hey men!!! here...here...."
짖굿은 표정의 미군 한녀석이 가리키는 곳을 응시했다.
가운데 손가락이다.
자기들끼리 자지러지게 웃는다.
"fuck you!!!....Height.. small.. dwarf!!!!"
"a....ha..ha..ha..ha..ha..ha.."
"ha..ha..ha..ha..."
"병신새끼들..."
그때 였다 그 건물안으로 저 멀리 흙먼지를 일으키며
트럭차량이 대여섯대 들어온다.
"wow....There sees!!! the food comes"
"yo-ho!! let"s move!!..let"s move!!"
미군들이 그 차량으로 우르르 달려간다.
차량의 운전수는 군복을 입고 있는 미군이다.!!!!
자기들끼리 반가워하며 난리들이다.
저들은 마치 수용소의 포로가 아닌것 같다..
"이럴수가....."
어마어마한 양의 상자들이 내려진다.
"김동지.. 그만 앞장서시오..."
"갑시다... 우리 리소위님.. 몸도 좀 살펴봐야하고..."
그날 저녁 [리명숙]의 옆에 나란히 누워 아까 낮의 미군포로들을 생각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수용소 생활..
미군 운전수들이 가져다 주는 보급품과 식량...
이건 북한의 미국에 베푸는 호의정도가 분명 아닌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적화를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미국이 어쩌면...
설마...북한과 짜고?????
"결국...미국도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맞단 말인가?????"
모든게 염려스럽다.
이 모든 상황을 빨리 대한민국에 알려야 한다.
그리고 나의 계획이 성공해야만 한다.
잠든줄 알았던..[리명숙]이 나의 몸을 더듬는다.
팔배게를 해주었다.
"이곳은 도청당하는 곳일꺼다..."
[리명숙]에게 일부러 태연스럽게 얘기를 주고 받는다.
저들이 들으면 안심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런이유로 나의 계획을 [리명숙]에게 말한마디라도 알릴 수가 없다.
"명숙씨... 안잤어요??"
"네...잠이 안오네요.."
"앞으로 일주일 있으면 먼저 가겠네요???"
"그냥.. 심란합네다..."
"저는 명숙씨만 안전한 것만 확인되면요... 무슨짓이든지 다 할꺼에요..."
"......."
"그러니..우리 예쁜 명숙씨.. 걱정하지마시고..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네...."
"이 거사만 끝나면... 명숙씨하고.. 드디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내래.. 그것만 생각하면... 들떠 죽갔시오..."
분명.. 이 거사의 성공과 실패의 여부에 상관없이.. 우리의 행복은 절대
보장받지는 못할 수도 있다..
냉정하게 따지고 든다면.. [리명숙]은 살해당하고 나는 붙잡혀 줘야 할 것이다.
그건 아마 나보다...[리명숙]이 더 잘 알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목소리가 무얼 뜻하는지.. 정보부 여군장교출신의 직감으로
나의 의도를 파악하고 일부로 동조하듯...맞장구를 치는게 분명하다.
어느덧 [리명숙]을 팔배게 해주고 있는 팔의 손이 [리명숙]의 앞가슴을 해집고
있었다.
"가슴쪽에도 크게 상처 났던거..같은데... 괜찮아 졌나요??"
"아직은..좀 아픕네다..."
"내일 아침에.. 내가 약발라줄까요???"
"일 없습니다.. 여기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챙피해서리.."
"하하하...명숙씨... 젖가슴... 너무 이뻐요..."
"희준씨... 혹시 고문당하면서..거기는 멀쩡합네까???"
"왜요?? 걱정되는구나??? 하하하"
"호호..."
[리명숙]의 출국일이 정해졌다.
앞으로 일주일 후다.
오늘은 햇살이 유난히 따스하다.
어느덧 늦가을 날씨에 아침저녁으로 많이 쌀쌀해진다.
오후에 북한군 장교가 찾아와 PSG-1을 건네 주었다.
총기가방을 열고 PSG-1을 꺼냈다.
오랜만에 들으니 무거웠다.
유효사거리 600M의 정확한 명중률...1000M까지도 저격 가능한 괴물이다.
차창밖으로 자세를 잡았다.
오랜만에 겨누니 8KG의 무게가 부담스럽다.
다음날 부터 실탄 사격훈련을 했다.
수용소 뒷산에서 인민무력부 정찰대소속의 [림만수]중위를 만났다.
한마디로 개인 트레이너 이다.
마치 회담장을 연상하는 세트장이 마련되어 있고
각국 정상들의 실물과 같은 크기의 사진이 붙혀져 있는 모형이 준비되어 있다.
저격거리는 557M..
이 세트장을 만들기 위해 한달간 공사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공들여 놓은걸 보니 실제로 긴장감이 다가온다.
실감으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위치는 아직까지 얘기해주지 않는다.
큰일이다.. 그걸 알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북한군부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중립 지역 정도라는 것 밖에는..
나는 북한군의 음모를 오래전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저격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무조건 붙잡힐 것이다.
내 신분은 대한민국의 군인이기 때문이다.
저들의 책임회피용 희생양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존재이다.
그래서 내가 필요한 것이다.
[리명숙]의 신변안전 문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가 저격에 성공하든 실패하든지 간에 이 음모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리명숙]의 걱정스런 시선이 그걸 뜻하는 증거다.
[리명숙]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보부의 엘리트 여군장교이기 때문이다.
빨리 [리명숙]에게 나의 계획을 알려야 한다.
[림만수]중위에게 권총사격의 북한군 요령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아니..동무...동무는 저격총만 잘 다루면 되는것 아니오??"
"만일 저격중 또는 준비중에 누군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나요??"
"그건 걱정마시오...나를 포함한 우리 정찰대 병력이 철통같이 엄호 할 것이오.."
"그 정찰대 병력이 만일에.. 소탕된다면요???"
"이것보시오!!...김동무!!!!"
"이일은 확실해야 합니다..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위해서요...."
"좋소... 내일부터 김동무에게 권총을 지급해서 혁명과업을 수행중에
만일에 있을 불미스런일이 없도록 당에 보고 하겠소."
"부탁 드리죠..."
며칠째 권총사격훈련과 대인저격훈련이 계속되었다.
드디어 [림만수]중위의 눈을 피해 권총사격장에서 7.62mm 권총 탄환을 하나
를 챙겼다.
흔하지 않은 68식 권총 탄환이다.
제법 구보도 하고 근력운동까지 한다.
북한식 은폐 엄폐 요령과 기동훈련까지도 며칠째 계속이다.
대물저격 훈련을 하기 위해 오후2시에 저격위치로 향했다
항상 이시간에 대물저격 훈련인걸 보면 저격시간은 2시 전후 일 것이다.
세트장 뒤로 파란 천막이 새로 설치되어 있다.
"아하...바닷가 로구나..."
바다를 끼고 이런 지형지물이 있는 곳이 도대체 어디일까??
"림중위님..도대체.. 저격장소가 어디에요???"
"그건 김동무가 아직까지 알 필요가 없는 사안이요..."
"저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혹시 누가 아나요?? 제가 그 지역을 더 잘알지??"
"하하... 저도 남조선 땅은 훤~ 합네다.. 그런 걱정 하실 필요 없음이요.."
그날밤 잠들기 전에 계속 세트장의 지형과 파란천막에 대한 생각을 했다.
"바다를 끼고... 각국의 정상들이 만나는 장소....도대체 어딜까???"
"그렇다!!!!!!!!!!"
"부산 영도다...!!!"
"에이펙 정상회담도 한적 있는 그곳!!!!!!"
확실치는 않지만..북한군부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중립적인 곳이라면 그곳이 맞다!!
만약..영도 가 맞다면..
더 큰일이다.
사방이 바다이다.. 다리는 이미 저격소식과 함께 차단될 것이다...
드디어 내일이면 [리명숙]이 우리의 [파라다이스]로 먼저 떠난다.
얼굴의 붓기도 많이 가라앉았고 밝은 표정으로 건강을 되찾아 다행이다.
하지만 왠지 얼굴 한구석은 약간 불안한 기색이 느껴진다.
"희준씨... 정말 내가 먼저 가있어도 괜찮겠습니까??"
"명숙씨... 제발 안전하게만 있어줘요.. 저는요.. 그곳에서 명숙씨와 거사직전
전화통화하구요.. 안전한것만 확인하면.. 바로 혁명을 성공시킬꺼에요.."
"꼭... 다시 만나야 해요...흑흑흑...."
[리명숙]이 나에게 기대어 흐느낀다.
"자... 울지말구요.. 오늘 약 드셔야죠..."
"고맙습메....!!"
내 손바닥에 있는 알약들과 빈탄피..가 있다.
그것도 입구가 심하게 찌그러진..
그 빈탄피안에는 나의 지령이 담긴... 아니..대한민국의 희망이 담긴 메세지가 있다.
그 탄피를 지금 [리명숙]이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정보부 소위 답게 태연스럽게 아무말도 없이 입안에 털어 놓는다.
"물좀 한잔 더 주시라요...흐음..."
"명숙씨... 이젠 많이 건강해 진거 같아 다행이네요.."
아마 삼키기에는 꽤 괴로울 것이다. 운좋게 공항 검색대에서 걸리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 찌그러진 탄피와 그안의 작은종이..여기에 앞으로 우리의 모든 운명이 적혀있다.
[리명숙]은 꼭 해낼 것이다.
여지껏 보아온 이 북한장교의 무서운 능력으로는 이정도의 지령정도는
충분히 소화해 내고도 남을 것이다.
이제는 [리명숙]만 믿을 뿐이다.
긴장이 된다.
조국.. 대한민국의 운명...
우리의 사랑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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