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 부 - 일본의 공작(2)
다음날, 미연은 아침부터 오후 세 시까지 기다리느라 목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이제 곧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알게 될 터이다.
드디어, 오후 세 시가 되어 미연이 원장실로 찾아간다.
미연이 원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원장이 소파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가 미연을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한다.
“오호,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 오는구나.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면 곤란하니까 문을 잠그고 내 옆에 와서 앉으렴.”
선뜻 원장의 말대로 문을 잠그지 못하고 서있자 원장의 독촉이 떨어진다.
“지금 네게 불법으로 너의 기록을 알려주려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도 좋아?”
미연이 하는 수 없이 문고리를 눌러 잠그고는 주춤거리며 원장이 앉은 소파로 가서
원장의 옆에 엉덩이를 약간 붙이고 앉는다.
“그렇게 불안하게 앉지 말고 편하게 앉아야지”
그러면서 미연의 어깨를 잡고 당긴다.
그 바람에 미연의 몸이 원장의 품 속으로 안겨버린다.
미연이 기겁을 하며 몸을 일으키려 한다..
“워.. 원장님..”
원장이 미연의 어깨를 힘을 주어 잡으며 화를 내고 말한다.
“어제 네 입으로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며..”
“그건.. 어제 제가 원장님에게 그걸..”
“어제 그걸로 네가 할 일이 다 끝났다는 말이야?
지금이라도 좋으니 네 마음대로 해, 여기서 나가던지..”
“그.. 그럼, 원장님이 하자는 대로 하면 오늘은 알려주시는 거죠?”
“암, 그러다 마다.. 내 서랍 속에 네 기록을 다 찾아놓았어.”
그러면서 미연의 어깨를 잡고 있던 원장의 손이 아래로 내려와 미연의 봉긋한 가슴을 쓰다듬는다.
미연의 몸이 경직되며 움추려 든다.
잠시 미연의 가슴을 옷 위로 주무르던 원장의 손이 미연의 상의 단추를 끄르기 시작한다.
미연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 그런 원장의 손을 잡는다.
원장의 입에서 호통이 나온다.
“어허! 가만히 있어.”
미연이 찔끔해서 손을 내린다.
어느덧 미연의 상의 단추가 다 풀어지고 원장이 미연의 상의를 벗긴다.
그리고는 미연의 브레지어를 걷어올려 봉긋히 솟아오른 미연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린다.
“아악! 원장님!”
미연이 비명을 지르자 원장이 미연을 어른다.
“자, 자, 착하지.. 조금만 참으면 돼. 네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도 않아?”
원장의 그 말에 미연의 온몸에서 힘이 빠져 버린다.
‘그래, 이 까짓 거 참을 수 있어.’
어느 새 원장의 손이 아래로 내려와 미연의 치마를 벗기고 있다.
그리고, 팬티까지도..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미연이 원장의 몸을 밀치며 반항을 하기 시작한다.
“?! ?!”
갑자기 미연의 뺨에서 번갯불이 인다.
“이 년이 가만히 안 있어?”
미연이 원장에게 뺨을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원장이 바지를 벗고 팬티를 벗는다.
상의는 그대로 입은 채 하체만 벗은 채 미연에게 달라 든다.
원장이 미연의 다리를 쩍 벌리더니 미연의 여린 보지를 입으로 게걸스럽게 빤다.
“어허.. 조은 거.. 이런 탐스러운 털하고는..”
미연이 힘을 주어 다리를 오무리려고 하자 원장이 손바닥으로 미연의 허벅지를 내리친다.
미연의 다리에서 오는 통증 때문에 힘이 풀린다.
혓바닥과 손가락으로 미연의 보지를 유린하던 원장이 미연의 몸을 올라탄다.
어느 순간 원장의 흉물스런 자지가 미연의 보지 속으로 진입을 한다.
미연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에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원장이 미연을 본격적으로 박아대기 시작한다.
미연은 자신의 보지를 짓이기는 아픔에 거의 실신지경까지 이른다.
한참 미연의 보지를 박아대던 원장의 움직임이 멈추고 미연의 보지 속으로 정액을 쏟아낸다.
소파에 알몸으로 너부러진 미연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잠시 후, 원장이 바지를 줏어 입더니 책상으로 가서 서랍을 열고 서류를 하나 꺼내어 와서
미연의 알몸위로 던진다.
“이게 네 기록을 복사해놓은 거야. 그리고, 이게 네 용돈이니까 필요한데 쓰고..
내가 먼저 나갈 테니까 옷을 입고 소파에 흘린 것들 잘 닦아놓고 가.”
원장이 나가고 나서 미연은 몸을 일으켜서 브레지어를 내리고 팬티와 치마를 찾아서 입는다.
자신의 아래에서 오는 통증과 서러움 때문에 미연의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러내린다.
‘내가.. 내가.. 고아가 아니었더라도 이럴 수 있었을까..’
한참 후 마음을 추서린 미연이 자신이 원장에게 짓이겨지든 소파를 바라보니 원장이 흘린 정액과
자신의 순결을 상징하는 피로 얼룩져있다.
그리고, 자신의 뿌리를 확인해주는 서류하나와 원장이 놓고 간 지폐 몇 장이 흘려져 있다.
미연이 서류를 줏어 들고 흐릿한 눈으로 그걸 바라본다..
자신을 낳아준 사람은 이름이 나와 있지 않고 그냥 열 여덟 살 된 미혼모로만 되어 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기록은 미상으로 되어 있다.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이곳에 맡겨진 모양이다.
‘그랬단 말이지. 열 여덟밖에 안된 여자가 자신을 낳았단 말이지.’
차라리 부모가 먹고 살기 힘들어서 나를 여기에 맡겼다면 그나마 이해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젠 두 번 다시 부모따위는 생각하지 않으리라..
미연은 원장이 놓고 간 돈을 주머니 속에 넣고 휴지로 자신의 피와 원장의 정액으로 더렵혀진
소파를 닦고 참담한 심정으로 원장실을 나온다.
여기까지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이야기하던 미연이 잠시 말을 멈추고 술잔을 들이킨다.
미연의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다.
동혁 역시 술잔을 들고 마신다.
미연의 과거가 너무나 참담해서 동혁은 위로의 말조차 꺼낼 수가 없다.
미연이 다시 입을 연다.
“그 뒤에 어떻게 된 줄 알아요?”
“…………….”
차마 물을 수가 없다.
“다음날 새벽에 고아원을 빠져 나왔어요. 아무 것도 없는 빈 손으로..
참, 호주머니에는 원장이 내게 준 더러운 돈 십만원이 있었어요.
나의 처녀와 맞바꾼 돈 말이에요.
그 돈을 발기발기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요?
돈 한푼 없이는 당장 어디 가서 밥 한끼라도 사먹을 수 없으니..”
그렇게 고아원을 빠져 나온 미연은 막막했다.
세상에 피붙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천애고아인 자신이 찾아갈 데라고는 아무데도 없었다.
당장 오늘 저녁 잠자리부터 걱정이 되었다.
앞으로의 잠자리와 끼니해결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해야만 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하루종일 발이 부르트도록 거리를 돌아 다녀보아도 이제 열 다섯의 어린 나이에
더군다나 여자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어느 새 하루 해가 저물고 온 몸은 파김치가 되었다.
오늘 한끼도 먹지 못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허기가 져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
주머니 속에서 원장이 준 돈 중에 만원짜리를 하나 꺼내 분식집에 들어가 찐빵을 사먹는다.
찐빵 두개와 물만 다섯 컵을 따라 마신다.
거스름돈을 받아 주머니 속에 집어 넣고는 분식집을 나온다.
원장이 자신에게 준 이 돈이 당분간 자신의 목숨을 연명시켜 줄 생명 줄이다.
아무래도 불안하여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가 돈을 반으로 나누어 양쪽 신발의 깔창 밑에
넣고는 신발을 신는다.
돈 때문에 신발이 좁아 걷기가 불편했지만, 이게 제일 안전하리라 생각되었다.
이젠 잘 곳을 찾으러 가야 한다.
어디로 가서 잠을 자야 하나? 막막하기만 하다.
여인숙이라도 가려 좋으련만 어린 자신을 보고 경찰서에 가출소녀라고 신고할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아니면, 자신에게 해코지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돈이 제일 문제다.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은 자신의 생명 줄이다.
이 돈이 떨어지면 자신은 굶어죽을 것이다.
부근에 있는 공원으로 올라간다.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찾아 들어가서 나무 밑에 웅크리고 앉아 잠을 청한다.
불안하고 불편한 곳이지만 솜처럼 피곤한 육신은 미연을 꿈나라로 데리고 간다.
그 날 이후부터 미연은 거리를 쏘다니며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닌다.
하루에 먹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찐빵 두개다. 부족한 것은 물로 채우고..
저녁이 되면 공원의 으슥한 곳에서 잠을 잔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역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간단하게 세수를 한다.
때론 불량배를 만나 겁탈을 당하기도 하지만 다행히 신발 속에 감추어둔 돈은 뺏기지 않는다.
그렇게 두 달여 간을 생활하다 보니 갖고 있는 돈도 다 떨어진다.
제대로 먹지 못한 미연의 몸은 말라 비틀어지고 제대로 씻지 못하고 옷을 갈아입지 못해
미연의 몰골은 말 그대로 상거지다.
호주머니에 남아있는 돈이 삼천원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미연도 지칠 대로 지쳤다.
그래, 이 돈으로 따끈한 돼지국밥을 사먹고 이 지긋지긋한 세상을 떠나자.
그 동안 지나다니면서 군침만 삼키던 시장통의 국밥 집으로 들어간다.
사십대로 보이는 주인 아줌마가 상거지 같은 몰골을 한 미연의 모습을 보고는
혀를 찬다.
미연은 아줌마가 가져다 준 국밥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금새 국밥그릇이 비워지고 미연이 아쉬운 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돈 삼천원을 꺼내서 계산을 하고는 국밥 집을 나온다.
얼마 만에 먹어 본 따뜻한 음식이었는지 온 몸이 나른하고 잠이 온다.
이제 자신은 완전히 빈털터리다.
홀가분하다.
더 이상 이 세상에 미련도 없고 마음은 평온하다.
이제 끈을 하나 구해 공원으로 올라가서 나무에 끈을 매달아놓고 죽으면 그 뿐이다.
그렇게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가 자신의 어깨를 친다.
멍한 눈으로 돌아다 보니 나이가 든 아줌마가 미연이에게 말을 건넨다.
“아까 국밥 집에서부터 너를 봤는데 집을 나왔니?”
다음날, 미연은 아침부터 오후 세 시까지 기다리느라 목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이제 곧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알게 될 터이다.
드디어, 오후 세 시가 되어 미연이 원장실로 찾아간다.
미연이 원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원장이 소파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가 미연을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한다.
“오호,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 오는구나.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면 곤란하니까 문을 잠그고 내 옆에 와서 앉으렴.”
선뜻 원장의 말대로 문을 잠그지 못하고 서있자 원장의 독촉이 떨어진다.
“지금 네게 불법으로 너의 기록을 알려주려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아도 좋아?”
미연이 하는 수 없이 문고리를 눌러 잠그고는 주춤거리며 원장이 앉은 소파로 가서
원장의 옆에 엉덩이를 약간 붙이고 앉는다.
“그렇게 불안하게 앉지 말고 편하게 앉아야지”
그러면서 미연의 어깨를 잡고 당긴다.
그 바람에 미연의 몸이 원장의 품 속으로 안겨버린다.
미연이 기겁을 하며 몸을 일으키려 한다..
“워.. 원장님..”
원장이 미연의 어깨를 힘을 주어 잡으며 화를 내고 말한다.
“어제 네 입으로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며..”
“그건.. 어제 제가 원장님에게 그걸..”
“어제 그걸로 네가 할 일이 다 끝났다는 말이야?
지금이라도 좋으니 네 마음대로 해, 여기서 나가던지..”
“그.. 그럼, 원장님이 하자는 대로 하면 오늘은 알려주시는 거죠?”
“암, 그러다 마다.. 내 서랍 속에 네 기록을 다 찾아놓았어.”
그러면서 미연의 어깨를 잡고 있던 원장의 손이 아래로 내려와 미연의 봉긋한 가슴을 쓰다듬는다.
미연의 몸이 경직되며 움추려 든다.
잠시 미연의 가슴을 옷 위로 주무르던 원장의 손이 미연의 상의 단추를 끄르기 시작한다.
미연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 그런 원장의 손을 잡는다.
원장의 입에서 호통이 나온다.
“어허! 가만히 있어.”
미연이 찔끔해서 손을 내린다.
어느덧 미연의 상의 단추가 다 풀어지고 원장이 미연의 상의를 벗긴다.
그리고는 미연의 브레지어를 걷어올려 봉긋히 솟아오른 미연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린다.
“아악! 원장님!”
미연이 비명을 지르자 원장이 미연을 어른다.
“자, 자, 착하지.. 조금만 참으면 돼. 네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도 않아?”
원장의 그 말에 미연의 온몸에서 힘이 빠져 버린다.
‘그래, 이 까짓 거 참을 수 있어.’
어느 새 원장의 손이 아래로 내려와 미연의 치마를 벗기고 있다.
그리고, 팬티까지도..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미연이 원장의 몸을 밀치며 반항을 하기 시작한다.
“?! ?!”
갑자기 미연의 뺨에서 번갯불이 인다.
“이 년이 가만히 안 있어?”
미연이 원장에게 뺨을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원장이 바지를 벗고 팬티를 벗는다.
상의는 그대로 입은 채 하체만 벗은 채 미연에게 달라 든다.
원장이 미연의 다리를 쩍 벌리더니 미연의 여린 보지를 입으로 게걸스럽게 빤다.
“어허.. 조은 거.. 이런 탐스러운 털하고는..”
미연이 힘을 주어 다리를 오무리려고 하자 원장이 손바닥으로 미연의 허벅지를 내리친다.
미연의 다리에서 오는 통증 때문에 힘이 풀린다.
혓바닥과 손가락으로 미연의 보지를 유린하던 원장이 미연의 몸을 올라탄다.
어느 순간 원장의 흉물스런 자지가 미연의 보지 속으로 진입을 한다.
미연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에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원장이 미연을 본격적으로 박아대기 시작한다.
미연은 자신의 보지를 짓이기는 아픔에 거의 실신지경까지 이른다.
한참 미연의 보지를 박아대던 원장의 움직임이 멈추고 미연의 보지 속으로 정액을 쏟아낸다.
소파에 알몸으로 너부러진 미연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잠시 후, 원장이 바지를 줏어 입더니 책상으로 가서 서랍을 열고 서류를 하나 꺼내어 와서
미연의 알몸위로 던진다.
“이게 네 기록을 복사해놓은 거야. 그리고, 이게 네 용돈이니까 필요한데 쓰고..
내가 먼저 나갈 테니까 옷을 입고 소파에 흘린 것들 잘 닦아놓고 가.”
원장이 나가고 나서 미연은 몸을 일으켜서 브레지어를 내리고 팬티와 치마를 찾아서 입는다.
자신의 아래에서 오는 통증과 서러움 때문에 미연의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러내린다.
‘내가.. 내가.. 고아가 아니었더라도 이럴 수 있었을까..’
한참 후 마음을 추서린 미연이 자신이 원장에게 짓이겨지든 소파를 바라보니 원장이 흘린 정액과
자신의 순결을 상징하는 피로 얼룩져있다.
그리고, 자신의 뿌리를 확인해주는 서류하나와 원장이 놓고 간 지폐 몇 장이 흘려져 있다.
미연이 서류를 줏어 들고 흐릿한 눈으로 그걸 바라본다..
자신을 낳아준 사람은 이름이 나와 있지 않고 그냥 열 여덟 살 된 미혼모로만 되어 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기록은 미상으로 되어 있다.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이곳에 맡겨진 모양이다.
‘그랬단 말이지. 열 여덟밖에 안된 여자가 자신을 낳았단 말이지.’
차라리 부모가 먹고 살기 힘들어서 나를 여기에 맡겼다면 그나마 이해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젠 두 번 다시 부모따위는 생각하지 않으리라..
미연은 원장이 놓고 간 돈을 주머니 속에 넣고 휴지로 자신의 피와 원장의 정액으로 더렵혀진
소파를 닦고 참담한 심정으로 원장실을 나온다.
여기까지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이야기하던 미연이 잠시 말을 멈추고 술잔을 들이킨다.
미연의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다.
동혁 역시 술잔을 들고 마신다.
미연의 과거가 너무나 참담해서 동혁은 위로의 말조차 꺼낼 수가 없다.
미연이 다시 입을 연다.
“그 뒤에 어떻게 된 줄 알아요?”
“…………….”
차마 물을 수가 없다.
“다음날 새벽에 고아원을 빠져 나왔어요. 아무 것도 없는 빈 손으로..
참, 호주머니에는 원장이 내게 준 더러운 돈 십만원이 있었어요.
나의 처녀와 맞바꾼 돈 말이에요.
그 돈을 발기발기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요?
돈 한푼 없이는 당장 어디 가서 밥 한끼라도 사먹을 수 없으니..”
그렇게 고아원을 빠져 나온 미연은 막막했다.
세상에 피붙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천애고아인 자신이 찾아갈 데라고는 아무데도 없었다.
당장 오늘 저녁 잠자리부터 걱정이 되었다.
앞으로의 잠자리와 끼니해결을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해야만 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하루종일 발이 부르트도록 거리를 돌아 다녀보아도 이제 열 다섯의 어린 나이에
더군다나 여자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어느 새 하루 해가 저물고 온 몸은 파김치가 되었다.
오늘 한끼도 먹지 못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허기가 져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
주머니 속에서 원장이 준 돈 중에 만원짜리를 하나 꺼내 분식집에 들어가 찐빵을 사먹는다.
찐빵 두개와 물만 다섯 컵을 따라 마신다.
거스름돈을 받아 주머니 속에 집어 넣고는 분식집을 나온다.
원장이 자신에게 준 이 돈이 당분간 자신의 목숨을 연명시켜 줄 생명 줄이다.
아무래도 불안하여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가 돈을 반으로 나누어 양쪽 신발의 깔창 밑에
넣고는 신발을 신는다.
돈 때문에 신발이 좁아 걷기가 불편했지만, 이게 제일 안전하리라 생각되었다.
이젠 잘 곳을 찾으러 가야 한다.
어디로 가서 잠을 자야 하나? 막막하기만 하다.
여인숙이라도 가려 좋으련만 어린 자신을 보고 경찰서에 가출소녀라고 신고할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아니면, 자신에게 해코지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돈이 제일 문제다.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은 자신의 생명 줄이다.
이 돈이 떨어지면 자신은 굶어죽을 것이다.
부근에 있는 공원으로 올라간다.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찾아 들어가서 나무 밑에 웅크리고 앉아 잠을 청한다.
불안하고 불편한 곳이지만 솜처럼 피곤한 육신은 미연을 꿈나라로 데리고 간다.
그 날 이후부터 미연은 거리를 쏘다니며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닌다.
하루에 먹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찐빵 두개다. 부족한 것은 물로 채우고..
저녁이 되면 공원의 으슥한 곳에서 잠을 잔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역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간단하게 세수를 한다.
때론 불량배를 만나 겁탈을 당하기도 하지만 다행히 신발 속에 감추어둔 돈은 뺏기지 않는다.
그렇게 두 달여 간을 생활하다 보니 갖고 있는 돈도 다 떨어진다.
제대로 먹지 못한 미연의 몸은 말라 비틀어지고 제대로 씻지 못하고 옷을 갈아입지 못해
미연의 몰골은 말 그대로 상거지다.
호주머니에 남아있는 돈이 삼천원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미연도 지칠 대로 지쳤다.
그래, 이 돈으로 따끈한 돼지국밥을 사먹고 이 지긋지긋한 세상을 떠나자.
그 동안 지나다니면서 군침만 삼키던 시장통의 국밥 집으로 들어간다.
사십대로 보이는 주인 아줌마가 상거지 같은 몰골을 한 미연의 모습을 보고는
혀를 찬다.
미연은 아줌마가 가져다 준 국밥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금새 국밥그릇이 비워지고 미연이 아쉬운 듯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자신에게 마지막 남은 돈 삼천원을 꺼내서 계산을 하고는 국밥 집을 나온다.
얼마 만에 먹어 본 따뜻한 음식이었는지 온 몸이 나른하고 잠이 온다.
이제 자신은 완전히 빈털터리다.
홀가분하다.
더 이상 이 세상에 미련도 없고 마음은 평온하다.
이제 끈을 하나 구해 공원으로 올라가서 나무에 끈을 매달아놓고 죽으면 그 뿐이다.
그렇게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가 자신의 어깨를 친다.
멍한 눈으로 돌아다 보니 나이가 든 아줌마가 미연이에게 말을 건넨다.
“아까 국밥 집에서부터 너를 봤는데 집을 나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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