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 리와인더 (Time Rewinder)
- 이 소설은 소.라.넷(sora.net) 작가 "상상의신비"가 연재 중인 작품입니다.
무단 불펌을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퍼가시더라도 출처와 작가명을 꼭 남겨주십시오.
창작가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도리입니다.
* 1부 28장
돌아오는 길엔 누구 하나 말이 없었다. 한수는 자신의 고백에 대한 대답을 서연이에게서 듣고 싶은 것 같았지만 서연이는 녀석과 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듯 줄곧 묵묵부답이었다. 나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지만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수 녀석보다 더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예진이였다. 그녀는 우리들 사이에 흐르는 이상한 분위기를 파헤쳐 보려는 듯 이제는 속내를 감출 생각도 않고 그 모든 장면을 대놓고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연이는 예진이와도 딱히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우리는 버스 터미널에서 예진이네 조와 헤어졌다. 돌아가는 길에 예진이는 잠시 서연이를 돌아보고는 무언가 말을 꺼내려고 망설이는 듯 보였다.
"서연아, 있잖아."
"응?"
결국 망설임 끝에 예진이가 입을 열었지만 뒷말을 더 잇지는 못했다.
"음, 아냐. 그냥 내일 얘기하자."
"실 없긴. 학교에서 봐."
오늘 하루종일 내 복장을 긁으며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예진이였지만 돌아서서 가는 모습을 보니 왠지 어딘가가 찝찝한 것이 썩 개운치 못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예진이에 이어 유정이까지 작별 인사를 하고 가버리자 찝찝함을 느낄 새도 없이 나는 조금 심란해졌다.
"갈게요, 선배들."
서연이에게도 덩달아 인사를 해야 했기 때문일까. 그녀는 나를 오빠가 아닌 선배라고 불렀다. 비록 나만을 지칭한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유정이에게서 선배 소리를 듣는게 무척 낯설고 이질적이란 기분이 들었다. 그녀에게서 오빠 대접을 받기 시작한게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었음에도...
"으응, 그래."
유정이는 내 인사를 받기도 전에 이미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나와 서연이 사이의 분위기를 그녀도 어느 정도 느낀 것일까? 어쩌면 그녀는 일부러 그렇게 자리를 피해준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지금 내가 서연이를 위해주길 원하고 있는 듯 했지만, 나는 그녀의 진심이 과연 무엇일지를 계속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뭘 그렇게 애잔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거에요? 도대체 무슨 미련이 있어서?"
"아야! 아프잖아."
유정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내 얼빠진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서연이가 등짝을 한대 철썩 후려갈겼다. 돌아보니 서연이는 잔뜩 심통이 난 표정이었는데, 그래도 그 표정이 아까의 그 신경질적인 모습보다는 비교적 나아보였기에 나는 굳이 그녀를 더 기분 나쁘게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성이가 그렇게 좋아요?"
"뭐? 무슨 소리야?"
"됐어요. 어줍잖게 아닌 척은."
옥신각신 하고 있으려니 문득 서연이를 조심스럽게 불러세우는 한 목소리가 있었다.
"저, 저기... 서연아."
돌아보니 한수 녀석이 불편하게 헛기침을 해대며 서연이 앞에 서있었다.
"아까의 대답을 듣고 싶어. 거절이라도 좋으니까 네 생각이 어떤지 말해줄래?"
놀이공원에서의 고백에 대한 대답을 어떡해서든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물론 사내로서 큰 맘 먹고 고백을 했으니 상대의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야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녀석이 조금만 더 한발짝 물러나 생각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녀에게 대답을 재촉하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단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또한 어쩔 수 없다. 한수의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우습게도 내 자신의 찌질함에 대해 생각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타인의 찌질함을 비웃는다는게 어불성설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비웃을 생각도 없다. 찌질하지 않으려고 마음 먹는다 해서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애초에 찌질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녀석의 그런 모습은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거였다.
"시간을 주세요."
"응?"
하지만 그 순간 서연이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내게 있어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혼자 생각할 시간을 달라구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재촉하는건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그녀의 대답은 결코 승낙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거절도 아니었다. 그것을 한수 녀석도 알고 있었기에 녀석의 절망적이었던 표정은 삽시간에 환히 밝아졌다. 마치 정말로 승낙이라도 받은 것처럼 말이다. 아마도 녀석은 서연이가 완전한 거절을 할거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것만으로도 기뻐하며 태도가 바뀌었다.
"응! 알았어. 그럼 기다릴게. 오늘은 이만 가야겠다."
서연이가 거절을 할거라고 생각했던건 녀석 뿐만이 아니라 나도 그랬기에, 나는 서연이의 대답이 충격적이면서도 의아하기만 했다. 왜 그런 대답을 한 걸까. 굳이 녀석에게 여지를 남기는 이유가 뭐지? 혹시 방금 한수에게 한 그 대답이 내 고백에 대한 거절을 에둘러 표현한 건가?
한수 녀석이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서연이에게 인사를 하고 달려가버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연이 옆에 붙어있었던 나의 존재를 불편하게 여겼던 한수였지만 지금은 나 같은건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승낙도 아니지만 거절도 아닌 서연이의 모호한 대답을 듣고서 적어도 나와 서연이 사이가 깊은 관계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신한 모양이었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서 조금 부아가 치밀었다.
"야, 너 진심이야?"
"뭐가요?"
"생각해 본다는거 말야. 너 정말 저 놈의 고백을 진지하게 생각하겠다는건 아니지?"
"뭐 진지할 것 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생각해 볼 순 있잖아요. 저렇게 내가 좋다는데."
물론 그녀의 말은 틀린게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 누군가와 연애를 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만류할 권리가 내게는 없었다. 그것은 언젠가 내가 서연이와 캠퍼스 거리를 거닐며 나누었던,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던 그 대화의 연장선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내 마음을 표현했는데도 그녀가 이렇게 나오니 나는 조금 야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 그럼 내 고백은 어쩌고?"
"선배가 언제 나한테 고백을 했어요?"
"뭐?"
그럼 대관람차 안에서 했던 말은 고백이 아니라 애교냐?
"고백은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에요. 단순히 사귀자는 말이나 첩이 되라는 말을 하는 행위가 아니라구요. 난 아직 선배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는걸요."
"아...."
정곡을 뜨끔하게 찌르는 서연이의 말에 할 말을 잃고 만다. 지극히 여성스러운 마음의 표현이라 볼 수 있었지만 그 말을 하는 지금의 그녀는 왠지 평소보다 조금 더 날카롭고 무섭게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그걸 느껴 봐야겠어요. 한수 선배 문제는 선배의 마음을 먼저 보고 나서 결정할 거에요. 나한테 그 정도 자유는 있는거 맞죠?"
"알았어.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는데?"
"따라와요. 저녁에 시간 많다고 그랬죠?"
"그게 왜?"
"오늘은 모처럼 술 좀 마셔야겠어요."
앞장 서서 걸어가버리는 서연이를 나는 그저 쭐래쭐래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
외모로만 봐서는 서연이에겐 소주나 맥주가 아닌 칵테일이나 와인 따위가 어울렸다. 하지만 그녀는 어울리지 않게도 호프에 들어서자마자 소박하기 그지없는 소맥을 능숙한 손놀림으로 말았다. 그렇게 500cc짜리 소맥 두 잔을 순식간에 뚝딱 제조한 그녀는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이거 원샷해요."
"뭐?"
이제보니 술을 마시잔게 술배틀을 뜨자는 얘기였나?
"야, 왜 그래?"
"못해요?"
내가 머뭇거리고 있자 그녀는 자신이 먼저 손잡이를 쥐고는 벌컥벌컥 그 혼합물을 입 안으로 쏟아넣었다. 생긴 걸로만 봐서는 지극히 청순가련한 그녀가 느닷없이 500cc 하나를 대차게 들이켜버리니 그 이질적인 모습 앞에 호프 안의 사람들도 이쪽을 흘끗거리며 은근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아...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빡세네."
"너 괜찮아?"
"뭐해요. 빨리 마셔요. 내가 마시는 것만큼은 선배도 마셔야 해요. 선배는 남자니까."
이거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서연이 말마따나 그녀도 마시는데 남자인 내가 빼는 것도 창피한 일이라 나도 벌컥벌컥 500cc를 원샷했다. 남자의 자존심은 어찌보면 참으로 유치한 것이지만 지금은 그녀의 의도대로 따라가주는 것 또한 남자의 도리였다.
"야, 안주도 없이 이렇게 깡으로 달리면 금방 훅 가."
"원래 진짜 술은 안주 없이 먹는 거에요."
쉴 틈도 없이 그녀는 두 번째 폭탄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거의 뭐 빨리 먹고 죽자는 심보처럼 보였다.
"그러다 꽐라되면 집에 어떻게 들어가려고?"
"네 발로 기어서 들어가더라도 오늘은 좀 취해야겠으니까 잔말 마세요."
단순히 생각해서 여자가 굳이 남자 앞에서 취하고 싶다는데 남자 쪽에서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설마 아무렴 내가 서연이보다 먼저 뻗어버리기야 할까. 우리는 그 때부터 거의 대화도 없이 몸 속에 알콜을 들이붓는 행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서연이가 말아주는 소맥을 받아마실 뿐이었지만 그녀는 꽤나 고지식하게도 나에게 따른 양만큼 그녀도 꼬박꼬박 마시고 있었기에 우리는 완전히 똑같은 속도로 똑같은 양을 섭취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술맞짱을 뜨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야... 너 괜찮아?"
다섯 잔째 쯤이 되니 숨이 거칠어지는게 느껴졌다. 얼굴이 달아올라서 그런 것이리라. 눈 앞도 미세하게 흐릿해지는 것 같고... 사실 내가 술이 그리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나 또한 오랜만의 음주여서 그런지 평소보다 빨리 취하는 기분이었다. 역시나 서연이도 얼굴이 빨갛게 익어있었다.
"그거 알아요? 나 원래 술 마시고 고백하는 남자 엄청 싫어해. 멋대가리가 없잖아요. 잔뜩 취해가지고는...."
취기가 오르는지 그녀의 혀가 약간 꼬이면서 말투가 살짝 기묘하게 변했다. 존댓말 반에, 반말 반.
"근데 오늘은 좀 취해야겠어요. 아니, 사실 내가 취하는 것보다 선배를 취하게 만들어야겠어. 선배의 그 잘난 마음 속을 내가 있는 그대로 샅샅이 확인해야겠다구요. 내 말 알아들어?"
"......."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어째 그녀는 더 취기가 오르는지 말을 할수록 점점 더 말투가 이상해지고 있었다. 취할 수록 말투가 반말로 바뀌는게 그녀의 주사라면 상당히 독특한 술버릇이긴 했지만, 어찌됐든 자기가 맞짱을 뜨자고 해놓고선 이렇게 먼저 교과서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니 심히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그 뒤로 약간 페이스가 느려지긴 했지만 우리는 또 한동안 거의 말 없이 술을 마시는 데에만 열중했다. 안주도 대충 두어가지 시키긴 했지만 우리 둘 다 안주에는 별로 손을 대지 않았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이미 500cc 여덟잔 정도를 양쪽 모두 마신 상태였다.
"야, 최성진 너 임마!"
"뭐, 뭐?"
급기야 빨갛게 익은 얼굴로 소리를 빼액 지르는 그녀. 불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위태롭긴 했어도 꽐라라는 느낌은 없었는데 한번 취기에 몸을 맡기고보니 거침없이 이성을 놓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갑자기 임마라니 대체 이게 무슨....?
"너 임마, 너 도대체 뭐가 그렇게 잘난 거야? 어?"
"서, 서연아... 진정해봐."
"씨잉... 진정은 개뿔...."
평소 단정하던 서연이가 술에 취하면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지는구나.... 비록 내가 서연이의 술 취한 모습을 예전에 한번 본적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그 때는 그녀가 어느 정도 자력으로 술을 깨고 난 다음이었다. 한참 주사를 부릴 때의 그녀의 모습을 보니 곱게 오바이트만 하던 예전의 그 모습은 양반이었구나 싶을 정도였다. 뭐랄까.... 이건 흡사 다섯살 짜리 꼬마애가 깽판을 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다.
"근데 왜 갑자기 반말이야?"
"이씨... 몰라아... 너도 나한테 반말하잖아. 그래서 불만이야?"
"아, 아니... 딱히 불만은...."
"씨이... 꼬우면 너도 나한테 계속 반말하던지...."
"그, 그건 당연한 거고."
"뭐라고 궁시렁 대는거야?"
"아니. 아무 것도...."
생각했던 것보다 서연이는 훨씬 주량이 약했다. 아니, 주량이야 사실 제대로 잴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녀가 취하기까지 필요한 알콜의 양이 생각보다 작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무모한 짓을 그녀 스스로 제안한 건지 참으로 모를 일이었다. 어쨌거나 술에 취한 그녀를 상대하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
"야, 최성진. 너 말이야... 너 진짜 나쁜 놈이야. 그거 알아?"
"으응."
"씨잉...! 알긴 뭘 알아? 니가 뭘 알아?"
"......."
도대체 이래가지고서 무슨 대화를 하겠다는 건지 원....
"내가 이 얼굴에! 이 몸매에! 이렇게 잘난 내가 너한테 말 잘 듣는 예쁜 강아지마냥 꼬리 살랑살랑대며 매달리는데, 어? 너란 놈은 말이야, 도대체 뭐하자는 건데? 니가 뭐가 잘나서 날 이렇게 만드는 건데? 어?"
"서연아, 진정해. 다른 사람들 듣잖아."
"이씽...! 그깟 섹스 좀 잘한다고 잘난 척 하지 말란 말이야!!!!"
호프집 전체가 떠나갈 듯한 그녀의 외침. 나는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호프집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리 테이블로 와서 화살처럼 무수히 꽂혔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륵 흘러내리는 것도 느껴졌다. 나와 서연이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자기네들끼리 뭐라고 수군거리는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싫어도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헐."
"생긴건 여자애 쪽이 훨씬 괜찮은데?"
"남자 쪽이 거기가 대물인가?"
"어쨌든 부럽다... 저렇게 예쁜 애랑."
바로 옆 테이블은 남자들 네 명으로만 구성된 테이블이었다. 그 남자들이 모두 이쪽을.... 아니, 서연이의 얼굴을 보며 자기네들끼리 수군거리고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놈팽이들이 서연이의 얼굴이며 몸매를 훑어보며 자기네들끼리 엄한 상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게 싫었다. 나는 서연이를 어르고 달래듯이 부축하여 술값을 계산하고 호프집을 급히 빠져나왔다.
"야아~! 최성진!! 어디 가.... 한잔 더 해...."
"알았어, 알았어. 일단 다른데로 가자."
세상에.... 술이 인간에게 백해무익하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알콜 때문에 이렇게까지 사람이 교과서적으로 망가질 수도 있다니. 애당초 왜 마시자고 한 거야?
호프집을 나오긴 했지만 딱히 갈 데가 있는건 아니었다. 만취한 여자를 데리고 갈 만한 곳이 그리 많을 리는 없으니. 하지만 왠지 그녀를 내 방으로 데려가는건 썩 내키지 않는데.... 왠지 요즘 같은 타이밍에 그랬다가는 필연적으로 옆집 여자의 눈에 띄고 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 어쩌지...."
우습게도 이미 자취방에도 들인 적이 있는 서연이를 아니,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몇 번이나 섹스를 나눈 서연이를 허락 없이 모텔로 데려가는게 왜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을까? 어쩌면 현주에게 뺨을 맞았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된 건지도 모르지.... 분명한건 그녀를 자취방으로 데려가는 것보다 모텔로 데려가는게 왠지 더 힘들었다는 거다.
하지만 거의 불가항력으로 나는 30분 뒤에 이름 모를 한 모텔 방에 들어와 있었다. 토요일 밤이라서 그런지 숙박비는 더럽게 비쌌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만취한 서연이를 침대에 곱게 뉘었다.
"쿨..."
"나 참."
침대에 눕히자마자 곯아 떨어지는 그녀를 보며 뭘 어떡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이래서야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나?
좌우지간 기왕 이렇게 된거 그녀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옷을 벗겨주었다. 코트를 벗기고 블라우스를 벗기고 스커트마저 내려버렸다. 서연이 정도 되는 미인의 옷을 한겹 한겹 벗기고 있자니 그런 행위만으로 미묘한 흥분이 느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어느새 아래 위로 란제리 속옷 한 쌍만을 남겨두게 되었을 때 내 아랫 물건도 딱딱하게 세워져 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온전한 상태라면 모를까, 오늘은 왠지 잠든 그녀를 상대로 혼자 열내고 싶진 않아서 흥분을 나름대로 억눌렀다.
"서연아, 일어나 봐."
"우웅."
할 수 없이 그녀에게 모텔 가운을 입혀서 이불 밑에 넣어주고는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몸을 씻었다. 샤워기의 물살을 맞으니 하루동안 있었던 일이 짧은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서연이를 향한 한수의 고백, 그리고 나의 고백.... 내게 했던 유정이의 말 하나하나 까지도.
"유정이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샤워를 마치고 나가니 여전히 서연이는 잠든 채였다. 이렇게 잠들어서야 별 의미가 없지 않은가. 타임 리와인더를 사용해서 두어 시간 되돌아가 그녀를 취하지 못하게 말릴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지금은 그녀가 행동하는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혹시 무언가 일이 잘못될 경우에 시간을 돌려도 충분하지 않은가.
옆집 여자의 경고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정확한 비례관계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이 시계는 내 수명을 담보로 하는 물건이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맹목적으로 과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다. 게다가 서연이가 무슨 생각인지 아직 도통 알 수가 없으니....
우선은 불을 끄고 서연이 옆에 누웠다. 자취방이나 병원 침대에서 그녀의 옆에 나란히 누워본 적은 있었지만 모텔 침대 위에서는 또 처음이었다.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아서 아주 옅은 주홍색 등 하나는 켜놓은 상태였다. 그렇게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어느 순간 서연이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울려왔다.
"여자친구.... 많이 사랑해?"
자는 척 하는건 서연이의 앙큼한 특기라는걸 잠시 깜빡 잊고 있었다. 예전 일이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베개에 누운 채로 서연이에게로 몸을 돌리니 그녀는 역시나 눈을 말똥거리고 있었다.
"응. 사랑해."
"그럼 나는?"
아까의 반말 이후로 그녀는 내게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있었다. 굳이 그걸 가지고 뭐라고 따지고 싶진 않아서 그대로 두었다. 대신 팔을 뻗어 그녀의 몸을 품 안에 끌어안아주었다. 그녀가 내 연인이라고 느낄 수 있게 말이다.
"너도 사랑해."
"뭐야, 그게...."
"정말이야."
"누굴 더 사랑하는지 물어보면 곤란해 할 거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도 굳이 대답을 강요하려는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다음 질문은 달랐다.
"좋아. 그럼 이것만 대답해 봐. 유성이가 좋아, 내가 좋아?"
"......."
앞의 질문만큼이나 까다로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꼭 들어야겠다는 듯, 그녀는 무언으로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물론 나는 서연이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유정이에 대한 나의 감정을 그녀에게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는 그것과는 또 다른 별개의 문제였다.
나는 내 스스로 합리화를 했다. 지금은 그녀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편이 더 바람직한 선택임을, 서연이에게로 나를 등떠민 유정이 또한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 믿었다.
"네가 좋아."
"흥! 웃기시네."
"왜 그래?"
"그런 사람이 오늘 하루종일 나한테 그랬어?"
"내가 뭘?"
"버스에서도 내 옆자리에 다른 남자가 앉는데도 쥐뿔만큼도 신경 안 썼잖아! 유성이 옆에 다른 남자가 앉는건 못 참았으면서.... 그리고 놀이공원 갈 때도 내가 머뭇거릴 땐 하나도 신경 안 쓰더니 유성이가 가자고 하니까 냅다 결정해버리고. 또... 놀이기구 탈 때도 내가 아니라 유성이만 챙겼어. 내가 놀이기구를 타고 싶어서 탄 줄 알아? 선배 보라고 탄 거야. 선배도 나처럼 질투 좀 느껴보라고. 그런데 심지어 질투를 느끼는 것 같지도 않았어. 한수 선배가 그렇게 나한테 엉겨붙는걸 보면서도."
어설픈 비약이긴 했지만 나는 그제야 서연이가 술을 마시자고 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로서도 나름대로 솔직해지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자존심 때문에 여태껏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밑바닥 가장 깊은 곳의 진솔한 감정을 그녀는 지금 내게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었다.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체면 이상의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할 만큼 그 상대방이 특별해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 나는 그녀가 지극히 사랑스러웠다. 그녀를 안은 두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녀는 비록 그 팔을 거부하지 않았지만 품 안으로 쏙 안겨들어오면서도 쉴 새 없이 투정을 부렸다.
"그건 오해야. 아까도 말했지만 한수 그 놈이 너한테 고백하는거 봤을때 속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그럼 한수 선배한테 그냥 사귀자고 말할걸 그랬네."
"뭐야?"
"그러면 선배가 꼭지 돌아가는거 볼 수 있었을거 아냐. 그 정도는 되어야 내가 느낀 서운함이랑 비교할 수 있지."
"나한테 복수하겠답시고 한수 자식이랑 놀아나겠다 이거야?"
"응. 선배도 여자친구 있으면서 나한테 세컨드하라고 했으니까, 나도 퍼스트 따로 만들고 선배 하는거 봐서 내 세컨드로 삼아주던가 말던가 고민해보지 뭐."
"요 앙큼한게 진짜..."
비록 장난 반 투정 반이라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서연이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울컥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 나는 그녀를 곱게 안아주던 양 팔을 풀고서 몸 위에 올라탔다.
리본 모양으로 묶은 허리끈은 너무도 쉽게 풀렸고, 그녀는 허무할 만큼 짧은 손짓 몇 번에 고스란히 알몸이 되었다. 한수 녀석이 내가 서연이를 이리도 쉽게 알몸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지 상상하니 퍽 즐거웠다. 하지만 서연이는 옷이 모두 홀랑 벗겨져 있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쫄거나 움츠러들지 않았다.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내게 알몸을 보이는 정도는 이제 익숙하다는 걸까? 아니면 그저 취기 때문인가?
"다시 말해봐. 한수랑 사귈거야?"
"응. 내일 학교 가서 사귀자고 말할래."
요망한 소리를 해대는 서연이의 입을 내 입술로 틀어막았다. 더이상 아무 말 말라는 듯 짐승처럼 입을 틀어막는 거친 키스가 맹공처럼 퍼부어졌다. 서연이의 입 안에 내 혀가 한움큼 넘나들었다. 꽁한 마음이 풀리지 않은 듯 그녀는 평소처럼 적극적으로 내 혀를 감싸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나는 더 격렬하게 움직였고, 약간은 망설이는 듯한 그녀의 혀를 비롯해서 입안 구석구석을 내 혀끝으로 애무하고 다녔다.
한손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움직여 그녀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옆구리부터 시작해서 배꼽을 지나 그녀의 가슴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녀의 오른쪽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쥐었을 때 그녀가 약간 몸을 배배 꼬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젖꼭지를 두 손가락으로 살짝 집어주자 그녀의 코에서 뜨거운 숨이 살짝 배어나왔다.
"으응..!"
"다시 말해봐. 그런 말 할거야, 안 할거야?"
"하, 할 거야...."
"이래도?"
"으흣!"
조금 더 힘주어 젖꼭지를 꼬집듯이 비틀어주자 서연이가 허리를 또 한차례 비틀었다. 어쩐지 술에 취한 상태라 그런지 유난히 더 잘 느끼는 모습이다. 그녀의 주요 성감대를 본격적으로 공략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숨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런 말 할거야, 안 할 거야?"
"모, 몰라..."
"어서 말해."
"으응...!"
젖꼭지를 손가락 끝으로 애무하며 입술을 그녀의 목덜미와 귓볼로 가져다 댄다. 같은 목과 귀라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딜 어떻게 건드려야 하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다른 여자도 아닌 주서연의 몸이라면 너무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나였다. 그녀가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포인트만 골라서 목덜미와 귓볼을 잘근잘근 애무하자 그러지 않아도 취기 때문에 약간 꼬여서 나오던 서연이의 발음이 더욱 비틀리기 시작했다.
"아으으응...!"
"말해. 빨리."
"아, 안할게...."
"뭐라고? 잘 안 들려."
"안할게요...."
기분 좋으라고 서비스 해주는 건지는 몰라도 이 때만큼은 다시 반말에서 귀엽게 존댓말로 돌아오는 그녀였다. 예쁜 강아지에 대한 상이라도 내리듯이 나는 더욱 애무에 박차를 가한다. 입과 한쪽 손으로 여전히 가슴과 목덜미를 애무하면서 남은 한 손은 서서히 내려가 그녀의 수풀 주변을 더듬는다. 내 손 끝이 그녀의 보지에 닿는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도 전혀 낯선 일이 아닌 듯, 그녀는 자기도 모를 만큼 자연스럽게 다리를 살짝 벌린다.
"한수 그 놈, 이거 보면 완전 뒤집어지겠지."
"흐읏...."
"말해봐, 한수 그 놈이 섹스하자고 하면 대줄 거야?"
"모, 몰라. 그런거 왜 물어...."
"어서 말해."
"안 그럴 거야."
"그럼 누구랑만 할 거야?"
어린애처럼 나는 뻔한 대답이 정해진 질문을 구태여 거듭해 물으며 그녀에게 순종을 요구한다. 섹스에 있어서는 행위의 주도권을 내게 넘기는 것을 즐기는 그녀였지만 오늘만큼은 자존심 문제인지 그리 호락호락하게 대답하진 않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흥... 몰라."
"이래도?"
나는 서연이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는, 너무도 익숙한 혀놀림으로 그녀의 보지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타임 리와인더를 활용한 것까지 더하면 이제는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그녀와의 섹스를 경험한 나다.
그로부터 축적된 그녀 몸에 대한 지식과, 거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을 기울인 애무를 섞어 그녀를 공략하기 시작한다. 조갯살 안에 파묻혀 있는 공알을 혀 끝으로 굴려 세우는 것은 이제 어찌보면 서연이의 몸에 대한 나의 가장 기초적인 매뉴얼이나 다름없었다.
"으으응!"
"말 해. 누구랑만 할 거야?"
"서, 선배랑..."
"어느 선배?"
"서, 성진 선배..."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 사실 불과 아까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술을 마시자고 했던게 괜한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알콜을 섭취한 것이 정말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그녀는 취기로 인해 평소보다 더욱 쉽게, 그리고 더욱 깊게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내게 보이는 데에 평소보다 한층 주저함이 없으니 말이다.
분명 서연이의 앙큼한 성격대로라면 이런 질문에서 몇 번쯤 더 튕기고 나서 마지못해 내가 원하는 대답을 했겠지만 지금은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내가 조금만 그녀를 휘둘러도 고분고분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한다. 물론 성적인 자극이 가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보면 그녀가 술을 마신건 일종의 자기희생적 행위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녀로서도 나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런 전개를 의도한 것일 거라 생각하니 그런 그녀의 속내가 너무도 앙큼하면서도 귀엽게 느껴졌다.
"나... 선배라는 말 싫어. 이제 선배라고 안 부를래."
"그럼 뭐라고 불러?"
"유성이하고는 오빠 동생하면서 지내잖아. 유성이는 오빠라고 부르는데 난 왜 선배라고 불러야 돼? 그리고 유정이라며 특별하게 애칭까지 불러주면서...."
"아, 사실 그게 유성이의 원래 이름이라...."
"시끄러워! 지금 유성이 편드는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어쨌든 나도 특별한 호칭 만들래. 학교에서는 선배라고 부르겠지만 둘이 있을 땐 다른 이름으로 부를 거야."
"알았어. 맘대로 해. 이제 우리는 사귀는 거니까."
"웃기고 있어. 아직 난 사귄다고 대답한거 아니거든?"
"그럼 그 대답은 천천히 듣도록 하지 뭐."
말을 하던 혀의 움직임을 멈추고, 다시 그녀의 보지를 자극하는데에 오롯하게 집중을 시작한다. 혀 끝으로 뱀처럼 공알을 간질이듯이 낼름낼름 핥아올리니 그녀가 역시나 공식에 대한 정답처럼 익숙한 반응을 보여온다. 바르르 떨며 골반을 움찔거리는 서연이의 모습을 보니 뭔가 평소보다 더욱 진한 흐뭇함이 밀려올라온다.
"여기 이렇게 해주면 좋지?"
"흐읏...! 으응...!"
공알이 어느정도 땡글하니 고개를 들었다고 생각이 되자 이번엔 소혓바닥처럼 넓게 혓바닥을 펼쳐 공알부터 시작해서 보지 표면 전체를 핥아올린다. 넓찍하게 혓바닥 전체로 보지 아래에서부터 클리토리스까지 거침없이 핥아올리자 기다렸던 씹물이 구멍 안쪽에서부터 스멀스멀 배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아... 아아으응...!"
달뜬 신음소리.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나와의 섹스를 여러번 거듭함에 따라 갈수록 내게 익숙해지고 있었고, 나의 애무와 몸짓에 더더욱 열린 반응을 보여오고 있었기에 특유의 신음소리는 갈수록 달콤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왠지 더없이 감미롭고 달달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이 구멍도 빼먹으면 안 되겠지."
그녀의 두 발목을 잡고 하체를 위쪽으로 한껏 들어올린 후, 혀 끝을 보지에서 아랫쪽으로 내려 똥구멍까지 잊지 않고 샅샅이 애무해준다. 서연이가 껌뻑 죽는 바로 그 애널 말이다. 항문에 대한 자극에 유독 민감한 그녀답게, 코브라 같은 혀 끝이 항문 주름에 가서 닿자 신음소리가 대번에 뾰족해지며 허리를 더욱 거세게 떨기 시작한다.
"하악...! 하으으으으읏!"
순간 항문에 대고 있었던 내 혓바닥에 미끌미끌한 씹물이 질척하게 흘러내려와 닿는 것이 느껴졌다. 보지에서 터져나온 애액이 골짜기를 타고 흘러 항문에까지 내려와 맺힌 것이었다. 아직 시작일 뿐인데 초장부터 어마어마한 씹물이었다. 왠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뜨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나 또한 기분이 들떴다.
"여기가 그렇게 좋아?"
"흐.. 흐으응! 으으으응! 조.. 좋아...!"
서연이에게 섹녀 기질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서연이의 기질을 다른 남자가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서연이의 항문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애무한다는 상상을 하면 아마 참기 힘들 것 같았다.
"너 똥구멍으로 밝히는거 나 말고 또 누가 알아?"
"아아응... 하응... 몰라.... 없어...."
"정말이야? 그럼 앞으로도 나만 아는 거지? 다른 남자한테 안 가르쳐 줄 거지?"
"으응... 그럴게.... 하아아...."
서연이는 그렇게 말하며 나의 뒤통수를 두 손으로 꼬옥 끌어안았다. 보지 뿐만이 아니라 똥구멍까지 애무하고 있는 내 얼굴을 그녀가 가랑이 밑으로 손을 뻗어 꼭 껴안자 무척 동물적이고 야한 모습이 되었다. 마치 가장 깊고 은밀한 부분을 그녀 스스로 내게 열어보이고 있는 듯한 그런 적나라한 모습. 나 또한 적잖이 흥분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아...!! 아아앙....!!!"
항문에 가해지는 혀놀림이 더욱 세밀하고 격렬해질수록 그녀의 신음소리도 더더욱 높아져갔다. 헐떡이는 그녀의 숨소리가 넘어갈듯 뾰족해질 무렵 나는 혀 끝을 뾰족하게 세워 그녀의 항문 안쪽에 꽂아넣듯이 밀어넣었다. 그러자 벼락을 맞은 듯 퉁기는 그녀.
"아아... 아아하... 악....!!"
혀 끝이 직장 안쪽에 빨려들어가 그녀의 몸 안 쪽을 살짝 맛보았다. 역시나 조금 구린 맛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서연이의 항문을 정성껏 빠는 것도 이제는 내게 익숙한 일이었고, 서연이도 그런 내 노고 어린 애무에 항상 감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보란 듯이 항문 안쪽을 혀로 핥고 빨아주었다.
"아응... 시, 싫어...!"
"응? 싫다니?"
그녀의 느닷없는 의사 표시에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서연이 본인에 의해서 애널 애무가 가로막힌 적은 처음이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 오늘은... 샤워 할래... 힝.... 맨날 샤워 못하고 섹스해서 창피했단 말이야...."
아, 그런 뜻이었나.... 안도의 한숨과 함께 피식 웃음이 나왔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 너 샤워 안해도 몸에서 좋은 냄새 나."
"그, 그래도 싫어.... 맨날 거기서 냄새날까봐 내가 얼마나 마음 졸이고 그랬는데.... 오, 오늘은 씻고 할래."
그러고 보면 이상하게 유독 서연이와는 섹스 전에 샤워를 한 기억이 없었다. 어쩌면 내가 워낙 짐승새끼처럼 급하게 덮치고 들어서 일수도 있지만, 그녀가 나름대로 오늘의 섹스는 뭔가 특별하게 여기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기에 나는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꼈다.
"그럼 같이 씻을까?"
귀엽게도 토끼처럼 고개를 끄덕끄덕 하는 그녀. 사실 나도 무척 달아오른 상태라 지금 당장 끝장을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지만 사랑스러운 그녀의 의도를 무시하고 싶지 않았기에 억눌러 참기로 했다. 서연이도 나름대로 얼마나 자제했겠는가.
나는 서연이의 알몸을 번쩍 안아들어 욕조로 옮겼다. 가운이 벗겨져서 그런지 알몸으로 화장실에 놓이게 되자 그녀가 살짝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그녀를 양팔로 꽉 안아주며 뜨거운 물이 욕조에 차오르는 동안 그녀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키스를 나누다 보니 또다시 몸이 뜨거워지는 것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 결국 참지 못하고 화장실 바닥 위에서 또 애무가 시작되었다.
"으으응...!"
차가운 화장실 벽에 그녀의 등이 닿지 않도록 한팔로 그녀의 등과 허리를 감싸안으며 남은 한 손으론 그녀의 뒤쪽을 통해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는다. 중지 손가락이 풍만하고 요염한 엉덩이 두 쪽을 가르고 항문과 보지가 자리잡은 골짜기의 깊은 곳에 가서 닿자, 아직도 찔끔찔끔 배어나오고 있는 씹물덩이가 질척하게 만져졌다.
보지 주변에 나 있는 뒷털들을 부드럽게 쓸어주듯 애액을 펴바른다. 그러면서 보짓물이 묻은 중지손가락으로 항문 입구에 살짝 밀어넣어보았다. 쏘옥 들어갈듯 말듯 중지를 밀어내는 진공의 벽. 약간 힘을 주어 똥구멍 속으로 틀어박아보니 중지 손가락 끝이 안쪽으로 살짝 들어갔다.
"아.. 아학..."
진공의 벽을 파열시키며 괄약근이 궤뚫리는 특유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서 느껴졌다. 하지만 서연이의 뾰족한 신음은 욕조에 콸콸 받히는 뜨거운 물줄기 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씹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항문에 넣었다 뽑기를 반복하며 우리는 쉴 새 없이 키스를 나누고, 서로의 몸을 핥고, 사정없이 주물러댔다.
욕조에 뜨거운 물이 차오르면서 화장실 안에도 마치 안개처럼 포근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것은 이 공간의 분위기를 더욱 몽환적으로 바꾸어 주는데 한 몫을 했기에 자연스럽게 분위기도 좀 더 아늑해졌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꿈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애무도 한층 더 격정적으로 변모했다.
"자지 줘..."
"응?"
"자지... 선배 자지 빨고 싶어."
너무도 자극적이고 아찔한 멘트였다. 나는 주저없이 서연이에게 내 자지를 물렸다. 욕실 바닥에 얌전히 무릎을 꿇고 내 자지를 쭉쭉 빨기 시작하는 서연이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현아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펠라치오의 스킬만 놓고 보면 서연이가 현아를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지금 이 순간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이 내게 기술적인 것과는 다른 면에서의 쾌감을 주고 있었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으으... 헉...."
"쭙쭙... 하아... 기, 기분 좋아?"
"으.. 응... 미치겠어..."
내 입에서도 절로 탄성과 신음이 나왔다. 펠라치오로 사랑을 확인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지금 예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녀에게서는 현아가 흉내낼 수 없는 정성이 느껴졌다. 마치 사랑을 담아서 혀를 움직이듯이 그녀는 고환 하나하나를 입에 넣고 빠는 행위에도 온갖 정성을 쏟았다. 한줄기 쾌감이라도 더 깊게 새겨주려는 듯.
"하아... 이대로 싸고 싶어...."
"쪽쪽.... 싸도 괜찮아요.... 입으로 받아줄게요."
만약 이대로 그녀의 애정이 담긴 애무를 느끼며 사정한다면 정말 황홀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게는 서연이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줘야 할 의무가 있었기에 진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녀의 입에서 자지를 뽑았다.
"변기 짚고 엎드려봐."
그녀에게 다소 동물적인 자세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고분고분 변기 커버에 양 손을 올리고는 나를 향해 엉덩이를 쭈욱 내밀었다. 언제봐도 너무도 탐스럽고 요염한 서연이의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좌우로 활짝 벌어지며 애액으로 인해 번들번들해진 두 구멍을 내게 뽐내었다.
"으하읏....!!"
애액이 항문에까지 고여 허여멀건한 질감을 띄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골짜기 사이에 고개를 처박고 두 구멍을 게걸스럽게 질척질척 소리까지 내며 핥아대자 이번엔 서연이가 황홀경에 오른다.
"아아... 아아앙....! 아아... 미... 미쳐... 나 미치겠어엉...."
엉덩이를 내게 고스란히 벌린채 두 구멍을 애무 받으며 황홀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음란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야한 모습이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오늘의 첫번째 정사는 바로 이 화장실에서 끝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안 되겠다 서연아. 여기서 한번 하자."
"으응.... 좋아...."
변기를 짚고 엎드리게 한 그 자세 그대로 나는 그녀의 뒤에서 천천히 보지에 좆 끝을 조준했다. 이미 꿀렁꿀렁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는 그녀의 보지에 귀두 끝이 가서 닿으니, 금방이라도 내 자지를 집어삼킬 듯 조갯살이 입을 벌린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나는 그녀의 보지 안쪽에 나의 물건을 틀어박는다.
"하아아아아.....!!"
다소곳이 엉덩이만 쭉 내민 그녀의 몸이 바들바들 떨려온다. 그 순종적인 모습을 감상하며 나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양손으로 움켜쥔다. 뒤로 자지를 살짝 뽑았다가, 다시 깊게 쑤욱 밀어넣는 움직임. 단 세번의 피스톤 운동만에 자지가 그녀의 가장 깊숙한 안쪽까지 푸욱 꽂혀들어갔다.
"아흐윽.... 들어왔어...."
"으응... 엄청 깊게 박힌 기분이야."
자궁 안쪽까지 닿을 듯이 깊게 꽂혀들어간 자지가 그녀의 질벽 안쪽에서 꿈틀대는게 느껴졌다. 너무도 따스하고 포근한 그녀의 보지 안쪽 느낌에 나도 전율하듯이 척추를 부르르 떤다. 최초 삽입을 할 때 느끼는 그 특유의 아늑한 느낌에 황홀경을 한번 맛보고는, 나는 서서히 다시 왕복 운동을 시작했다.
죽인다.... 화장실에서의 섹스라. 침대 위하고는 또다른 맛이 있다. 변기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서연이를 유린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내게 독특한 의미를 주었다. 현아를 대할 때하고는 느낌이 또 달랐다. 후배위의 황홀경에 온 몸을 내던지며 나는 서연이의 통통한 엉덩이를 있는 힘껏 주무르고 또 주물렀다.
짜악! 짜아악!
나도 모르게 서연이의 새하얀 엉덩이에 가해지는 수차례의 손찌검. 그녀의 토실한 달덩이가 손바닥을 맞고 출렁이는 모습을 보는건 너무나도 즐겁다. 엉덩이를 짝짝 갈겨가며 극도의 쾌감을 천천히 음미한다.
"으응...! 으으응! 으으으응!"
"서연아... 기분 좋아?"
"흐응! 좋아...! 너무 좋아...."
"내 자지가 제일 좋아?"
"으응! 선배 자지가 제일 좋아!"
"귀여워. 우리 강아지."
어찌보면 칭찬인듯, 또 어찌보면 체벌인듯 나는 서연이의 엉덩이를 마구 갈겨대며 절정을 향해 치닫고 올라갔다. 첫 사정이 너무 이른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오늘 밤은 무척 길어질 것 같으니까.
"서연아... 나 한번 쌀게. 못 참겠어."
"으응... 알았어...! 안에 싸도 돼...."
그녀는 고맙게도 언제나 질내사정을 허용해준다. 내게 그 쾌감을 주기 위해서 그녀가 피임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도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사랑스러운 배려가 지금 이 순간 그토록 어여쁠 수가 없었다. 자지를 뽑지 않아도 된다는 황홀한 안도감을 있는 그대로 만끽하며 나는 그녀의 몸 속에 있는 힘껏 사정했다.
찌익... 찌이익...
그러고 보니 이렇게 결국 섹스할거면 굳이 씻을 필요가 없지 않았나? 하긴 이제부터라도 씻으면 되는 거지만. 그럼에도 왠지 욕조에 물을 받는 시간조차도 기다리지 못해 섹스를 시작한 우리 사이가 그만큼 뜨거운 것 같아서 키득 웃음이 나왔다.
"하으응...."
"하아...."
둘 다 진한 여운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떤다. 변기를 짚은 그녀의 두 팔이 후들거리고 있었기에 나는 냉큼 그녀를 안아들어 욕조의 따뜻한 물 속에 담가주었다. 그렇잖아도 사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던 그녀가 따뜻한 물에 몸이 잠기자 한층 더 격하게 몸을 떨었다. 너무도 강아지 같은 모습에 사랑스러움이 물씬 느껴졌다.
우리는 따뜻한 욕조 안에서 서로의 몸을 다정하게 씻겨주었다. 비누거품을 가득 내어 거품 목욕을 하는 것을 그녀는 즐기는 것 같았다. 내가 거품을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바르고 마치 애무하듯이 그녀를 씻겨주자 그녀는 키득거리며 몸을 배배꼬았다. 웃는 모습을 보니 뭐라 표현하기 힘든 안도감이 그 몽환적인 수증기를 타고 올라와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사랑해."
그녀가 내게서 듣고 싶어했던, 그 때는 차마 해주지 못했던 말을 지금에 이르러 그녀에게 건넸다. 따뜻한 물 속에서 맞이한 그 순간은 아마도 우리 모두에게 있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그 한 마디에 그녀는 움직임을 멈추고는 몸을 돌려 나를 올려다보았다.
"진심으로?"
"응. 진심으로."
"한번 더 말해줘."
"사랑해."
그러자 그녀는 내게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은지 헐벗은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따스한 물이 함께 밀려와 그녀의 머릿결과 함께 수면 위에 파랑을 일으켰다.
"섹스는 나하고만 할 거야?"
"응?"
"여자친구하고는 섹스 안 한다고 했잖아. 그럼 선배 몸은 오직 나만 가지는 것 맞지?"
일순 말문이 막혔다. 그게 그렇게 되나? 돌이켜보면 서연이 외에 섹스를 했던 여자는 끽해야 현아 정도였다. 지금 이 순간 현아의 존재를 서연이에게 알리는 것만큼 멍청한 짓이 또 있을까 싶다만, 그래도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과 온전히 진실을 알릴 순 없다는 현실의 문제 사이에서 나는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글쎄... 꼭 그럴거라 장담은 못 해."
"뭐야? 뭐 그딴게 다 있어?"
"왜 그래?"
"나더러는 선배 자지만 받으라고 해놓고, 왜 선배는 다른 여자랑 맘대로 섹스할 수 있는데?"
"뭐... 나중에라도 현주랑 섹스하게 될 지도 모르는 거잖아."
"웃겨 진짜! 나도 다른 남자랑 섹스할거야!"
서연이가 내 한쪽 어깨를 덥썩 깨물었다. 그녀가 기분이 상할 때면 한번씩 하곤 했던 그 과격한 표현이었다. 나는 그녀를 응징하는 대신 품 안에 꼭 안아주었다.
"그러지 마. 대신 내가 그 어떤 남자보다도 더 기분 좋게 만족시켜줄게. 네가 원하면 언제까지나 그럴 거야."
"씨이... 억울해. 무슨 이런 손해 보는 연애가 다 있어? 내가 뭐가 아쉬워서 정실도 아니고 첩이 되야 하는 거냐구."
"그런거 아니야. 너나 현주나 나한텐 다 똑같이 소중한걸."
"흥! 말은 그렇게 잘 하지...."
"정말이야. 그리고 내일 현주 만나서 얘기할거야."
"뭘...?"
"너랑 사귄다고.... 솔직히 말할래."
"뭐어?"
서연이가 놀라 토끼눈을 뜨며 나를 올려다본다.
"그, 그래도 되는 거야?"
"글쎄...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죄 지은 듯이 비밀로 해나가고 싶지는 않아. 그건 그냥 불륜이잖아."
사실 내가 하고 있는 짓은 빼도 박도 못할 불륜 그 자체이긴 했다. 그건 어떤 합리화로도 변명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하지만 난 내 스스로 최소한의 선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선을 솔직함에서부터 찾기로 했다.
현주에게 서연이의 존재를 알리지 않는다면 서연이와의 관계는 단순한 불륜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현주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그녀의 용서를 구한다면 적어도 내 스스로는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현주가 과연 그런 관계를 용인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당연히 들고, 마음 한 편으로는 순수한 현주가 그런 너저분한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를 말리고 있었지만 나는 이것이 이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답이라고 생각했다.
"선배랑 사귄다면 바람 피는 것처럼 조심하면서 들키지 않게 사귈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그런걸 선배 여자친구가 이해할 수 있을까?"
"몰라. 아마 못하겠지. 그래도 말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 비밀로 하는건 그 애에게 너무 큰 죄를 짓는 것 같아서. 그러잖아도 상처가 깊은 애니까."
"난... 이해 못 하겠어. 그냥.... 그냥 헤어지면 안 돼....?"
그 말은 아마 서연이의 순수한 본심이었을 것이다.
"미안해.... 난 현주를 버릴 수가 없어. 그 애는 나에게서 희망을 찾고 있거든. 누군가는 연민이라도 말하겠지만 내가 그 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건 누구보다 내가 스스로 잘 알고 있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애를 떠날 수 없어."
"흥... 성자 나셨네. 난 그 여자친구가 선배 말 듣고 그냥 콱 헤어지겠다고 나오면 좋겠다."
"왜 그래?"
"몰라서 물어? 그럼 선배는 뒤늦게 나한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신세가 되는 거잖아. 그럼 난 안 받아주고 뜸들이면서 조금씩 복수해야지. 이 남자 저 남자 다 만나면서 선배는 섹스할 때만 가끔 선심 써서 만나주고. 그러면서 선배가 질투하는 모습을 속으로 즐길거야. 히히, 그럼 엄청 짜릿하겠다."
".....너 쌓인거 무지 많았나보다."
"당연하지. 한수 선배한테도 쉽게 대답 안 해줄거야. 계속 여지를 남기면 옆에서 보는 선배도 내심 긴장 될 테니까. 선배도 질투라는걸 좀 느껴봐야 해."
"야, 그러지 마. 남자 마음 그렇게 갖고 노는거 아니야."
"웃겨! 지금 한수 선배 걱정해주는 척 하는 거야?"
말을 놓았기 때문인지 서연이는 예전보다 한층 더 신랄하고 격하게 나를 몰아세우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런 느낌이 싫진 않았다. 그만큼 내가 침대에서 혼내줄 때의 쾌감이 늘어난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럼 네가 한수한테 한눈 팔지 못하게 더 노력할 수 밖에 없겠네."
"칫. 뭘 어떻게?"
"어떻게긴. 이렇게지."
손을 뻗어 비누거품을 묻힌 손가락을 그녀의 항문에 쏙 꽂아넣는다. 애널에 가해지는 자극은 그녀에게 있어 본능적인 자극이 되는지 그녀가 그 와중에도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다.
"모텔에 콘돔 있으니까 오늘은 여기로도 하자."
"누, 누구 맘대로."
"좋으면서 왜 그래?"
하긴 다 큰 숙녀가 항문을 대주겠단 말을 자기 입으로 한다는 것도 무척 굴욕적인 일일 것이다. 하지만 애널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그녀가 자존심 때문에 애써 그것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니 놀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항문 씻어줄까?"
"됐어! 빨리 나가!"
"왜 갑자기 나가래?"
"하, 할 거 있어."
문득 머릿 속을 스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추리라기엔 너무 넘겨짚은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애널 플레이를 할 때 에이즈를 신경 쓸 만큼 세심한 그녀라면 왠지 "그것"일거라 짐작이 되었다.
"혹시... 관장 하려고?"
"시, 시끄러. 그냥... 응가 하는 거야."
"킥, 킥킥. 하하하하."
"왜 웃어!?"
"아, 아니야. 킥킥. 근데 응가하는거 옆에서 보면 안 돼?"
"미쳤어?! 빨리 나가!!"
소리를 빽 지르며 억지로 나를 문 밖으로 밀어부치는 서연이. 그녀의 가느다란 팔로 나를 밀어낼 수 있을 리는 없었지만 나는 예의상 자리를 피해주었다. 문득 현아 생각이 났다. 그녀가 배설하는 장면을 가차없이 눈 앞에서 지켜보았던 나인데 왠지 서연이를 대하는 것은 왠지 그것과는 또다른 일이었다.
하지만 서연이에게 현아와의 경험을 내색하는 것은 아까도 말했듯이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순순히 자리를 피해주었다. 서연이의 배설 장면을 보는 것도 나름대로 흥분되는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녀의 귀여운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았기에.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비눗물을 이용해서 관장을 했다고 한다. 나는 그녀가 기껏해야 내게 말 한대로 배설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내 앞에서 청결을 유지하고 싶었나보다. 비눗물을 이용한 관장은커녕 사실 관장이라는 것 자체를 해본 적이 그 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보기만 봤을 뿐 실제로 해본 것은 처음이라 잘 될지 반신반의 했다는데, 생각보다는 결과(?)가 좋았었다는 그녀의 수줍은 후기를 나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들을 수 있었다.
*
"하아아아아흑!"
그녀의 항문에 사정없이 내 자지가 꽂힌다. 이로써 벌써 항문에만 세번째 삽입이다. 찢어질 듯한 그녀의 신음성이 그 뒤를 따랐지만 실제로 그녀의 항문은 이미 약간 찢어진 듯 헐렁해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 다 느끼고 있는 자극이 대단했기 때문인지 그녀의 신음은 이내 달뜬 교성으로 바뀌어 버린다.
"으으.. 아아앙... 하아아앙...."
푸욱푸욱! 퍼억퍼억퍼억!!
피스톤질의 속도가 빨라지는만큼 그녀도 다시 허리를 돌리기 시작한다. 벌써 다섯 번의 사정을 거친 끝에 어느새 새벽은 까맣게 깊어져 있었다. 여섯 번째 절정에 오르기 위해 나는 그녀의 항문 속을 마구 넘나들며 껍질이 조금 까진 자지를 이 악물고 흔들어댔다.
"아욱.. 후욱... 우우욱...."
항문에 가해진 세 번의 삽입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그곳은 여전히 아주 뻑뻑했고, 조임이 대단했다. 마치 이빨로 깨물리는 듯한 감각이었다. 불기둥을 끊어버릴 듯한 거친 조임은 그만큼 어마어마한 쾌감을 동반하였기에 나는 점점 녹아내리는 듯한 무아지경에 빠졌다.
"서연아... 하악.... 너무 맛있어...."
"나.. 나도 기분좋아... 으흣... 찢어질 것 같은데... 아픈데... 이상해... 뜨거워... 하흐읏...."
그녀의 양 손이 침대 시트를 있는 힘껏 잡아 쥐는 모습이 보였다. 두 구멍이 벌써 몇 번이나 쑤셔져 너덜대면서도 나에게 얌전히 엉덩이를 바치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도 기특했다. 나는 힘들어 하는 그녀를 위해 엉덩이와 종아리 사이에 베개 하나를 끼워주어 자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는 피스톤질의 속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뻐억뻐억뻐억!!!!
"아윽! 하으으응!!! 아아아앙!!!!!"
섹스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 사정하고 나면 그녀를 끌어안고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쾌감도 좋지만 오늘은 서로에게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아응... 자기... 자기야... 너무 좋아....!!!"
그 때 서연이는 처음으로 "선배"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날 불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또한 그 순간 들은 그 "자기"라는 호칭이 너무도 맘에 들었다. 그래서 더욱 엉덩이를 내리치며 그녀에게 종용했다.
"자기라는 말 듣기 좋아,,,. 다시 말해줘."
"으응...! 너무 좋아... 자기야...! 자기 자지가 제일 좋아...! 더 세게... 더 세게 쑤셔줘....!!!"
그 사랑스러운 호칭 앞에 나는 새삼스럽게 서연이에 대한 애정이 왈칵 솟는 것을 느끼고 항문에서 자지를 뽑았다. 그리고는 그녀를 반듯하게 눕히고는 위에서 그녀의 보지를 다시 쑤시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항문을 드나들던 자지가 보지로 들어옴에도 그녀는 아무 저항을 하지 않고, 오히려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나... 쌀게. 보지에 싸고 싶어."
"으응...! 좋아... 보지에 싸줘.... 자기 좆물 내 보지에 가득 싸줘...."
평소와는 다른, 애정이 폭발하는 듯한 사정과 절정의 순간.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오르가즘을 맛 보았다. 쾌감의 여운을 즐기기 이전에 나는 잊지 않고 그녀에게 부드럽게 키스하며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사랑해."
그러자 서연이가 숨을 헐떡이면서도 홍조를 띄고 미소를 짓는다.
"나도 사랑해."
"늘 사랑할 거야. 그러니까 다른 남자 보지 말고 나만 생각해."
"몰라~ 자기 하는거 봐서."
다정한 섹스의 마무리.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알몸을 끌어안고 침대에 허물어지듯 누웠다. 마치 동물처럼 우리는 서로의 얼굴 전체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눈과 코와 입과 볼에 사정없이 애정의 흔적을 남기며 후희를 즐겼다. 예전과 비슷했지만, 결코 같지 않았던 섹스였다. 우리 둘 다 그걸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그 날 그렇게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비록 나는 한동안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는 그 바로 다음 날에 한수를 만나서 녀석의 고백에 거절의 대답을 했었다고 한다.
- 다음 화에 계속 -
반갑습니다~~ ^^ 하루의 시작이네요
요새 계속 이렇게 새벽 일찍 일어나고 있답니다 일이 많을 시기라서요
요근래 연재주기가 늦어진 점에 대한 사과를 드리고 싶어서 28장은 조금 빠르게 집필을 해보았네요
다자연애란 실제로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가끔씩 이 질문에 대해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해보곤 한답니다
연애라는 것이 꼭 관념적으로 1:1 법칙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남자, 내 여자가
다른 사람과 놀아단다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화가 나는게 인간의 본성인지라....
하긴 그래서 그 본성을 치명적으로 비트는 네토라레가 그렇게도 우리를 자극하는 걸지도 모르지요 ^^
암튼 독자분들도 오늘 하루 화이팅입니다~~!!
- 이 소설은 소.라.넷(sora.net) 작가 "상상의신비"가 연재 중인 작품입니다.
무단 불펌을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퍼가시더라도 출처와 작가명을 꼭 남겨주십시오.
창작가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도리입니다.
* 1부 28장
돌아오는 길엔 누구 하나 말이 없었다. 한수는 자신의 고백에 대한 대답을 서연이에게서 듣고 싶은 것 같았지만 서연이는 녀석과 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듯 줄곧 묵묵부답이었다. 나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지만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수 녀석보다 더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예진이였다. 그녀는 우리들 사이에 흐르는 이상한 분위기를 파헤쳐 보려는 듯 이제는 속내를 감출 생각도 않고 그 모든 장면을 대놓고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연이는 예진이와도 딱히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우리는 버스 터미널에서 예진이네 조와 헤어졌다. 돌아가는 길에 예진이는 잠시 서연이를 돌아보고는 무언가 말을 꺼내려고 망설이는 듯 보였다.
"서연아, 있잖아."
"응?"
결국 망설임 끝에 예진이가 입을 열었지만 뒷말을 더 잇지는 못했다.
"음, 아냐. 그냥 내일 얘기하자."
"실 없긴. 학교에서 봐."
오늘 하루종일 내 복장을 긁으며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예진이였지만 돌아서서 가는 모습을 보니 왠지 어딘가가 찝찝한 것이 썩 개운치 못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예진이에 이어 유정이까지 작별 인사를 하고 가버리자 찝찝함을 느낄 새도 없이 나는 조금 심란해졌다.
"갈게요, 선배들."
서연이에게도 덩달아 인사를 해야 했기 때문일까. 그녀는 나를 오빠가 아닌 선배라고 불렀다. 비록 나만을 지칭한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유정이에게서 선배 소리를 듣는게 무척 낯설고 이질적이란 기분이 들었다. 그녀에게서 오빠 대접을 받기 시작한게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었음에도...
"으응, 그래."
유정이는 내 인사를 받기도 전에 이미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나와 서연이 사이의 분위기를 그녀도 어느 정도 느낀 것일까? 어쩌면 그녀는 일부러 그렇게 자리를 피해준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지금 내가 서연이를 위해주길 원하고 있는 듯 했지만, 나는 그녀의 진심이 과연 무엇일지를 계속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뭘 그렇게 애잔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거에요? 도대체 무슨 미련이 있어서?"
"아야! 아프잖아."
유정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 내 얼빠진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서연이가 등짝을 한대 철썩 후려갈겼다. 돌아보니 서연이는 잔뜩 심통이 난 표정이었는데, 그래도 그 표정이 아까의 그 신경질적인 모습보다는 비교적 나아보였기에 나는 굳이 그녀를 더 기분 나쁘게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성이가 그렇게 좋아요?"
"뭐? 무슨 소리야?"
"됐어요. 어줍잖게 아닌 척은."
옥신각신 하고 있으려니 문득 서연이를 조심스럽게 불러세우는 한 목소리가 있었다.
"저, 저기... 서연아."
돌아보니 한수 녀석이 불편하게 헛기침을 해대며 서연이 앞에 서있었다.
"아까의 대답을 듣고 싶어. 거절이라도 좋으니까 네 생각이 어떤지 말해줄래?"
놀이공원에서의 고백에 대한 대답을 어떡해서든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물론 사내로서 큰 맘 먹고 고백을 했으니 상대의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야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녀석이 조금만 더 한발짝 물러나 생각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녀에게 대답을 재촉하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단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또한 어쩔 수 없다. 한수의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우습게도 내 자신의 찌질함에 대해 생각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타인의 찌질함을 비웃는다는게 어불성설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비웃을 생각도 없다. 찌질하지 않으려고 마음 먹는다 해서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애초에 찌질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녀석의 그런 모습은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거였다.
"시간을 주세요."
"응?"
하지만 그 순간 서연이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내게 있어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혼자 생각할 시간을 달라구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재촉하는건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그녀의 대답은 결코 승낙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거절도 아니었다. 그것을 한수 녀석도 알고 있었기에 녀석의 절망적이었던 표정은 삽시간에 환히 밝아졌다. 마치 정말로 승낙이라도 받은 것처럼 말이다. 아마도 녀석은 서연이가 완전한 거절을 할거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것만으로도 기뻐하며 태도가 바뀌었다.
"응! 알았어. 그럼 기다릴게. 오늘은 이만 가야겠다."
서연이가 거절을 할거라고 생각했던건 녀석 뿐만이 아니라 나도 그랬기에, 나는 서연이의 대답이 충격적이면서도 의아하기만 했다. 왜 그런 대답을 한 걸까. 굳이 녀석에게 여지를 남기는 이유가 뭐지? 혹시 방금 한수에게 한 그 대답이 내 고백에 대한 거절을 에둘러 표현한 건가?
한수 녀석이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서연이에게 인사를 하고 달려가버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연이 옆에 붙어있었던 나의 존재를 불편하게 여겼던 한수였지만 지금은 나 같은건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승낙도 아니지만 거절도 아닌 서연이의 모호한 대답을 듣고서 적어도 나와 서연이 사이가 깊은 관계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신한 모양이었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서 조금 부아가 치밀었다.
"야, 너 진심이야?"
"뭐가요?"
"생각해 본다는거 말야. 너 정말 저 놈의 고백을 진지하게 생각하겠다는건 아니지?"
"뭐 진지할 것 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생각해 볼 순 있잖아요. 저렇게 내가 좋다는데."
물론 그녀의 말은 틀린게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 누군가와 연애를 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만류할 권리가 내게는 없었다. 그것은 언젠가 내가 서연이와 캠퍼스 거리를 거닐며 나누었던,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던 그 대화의 연장선이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내 마음을 표현했는데도 그녀가 이렇게 나오니 나는 조금 야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 그럼 내 고백은 어쩌고?"
"선배가 언제 나한테 고백을 했어요?"
"뭐?"
그럼 대관람차 안에서 했던 말은 고백이 아니라 애교냐?
"고백은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에요. 단순히 사귀자는 말이나 첩이 되라는 말을 하는 행위가 아니라구요. 난 아직 선배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는걸요."
"아...."
정곡을 뜨끔하게 찌르는 서연이의 말에 할 말을 잃고 만다. 지극히 여성스러운 마음의 표현이라 볼 수 있었지만 그 말을 하는 지금의 그녀는 왠지 평소보다 조금 더 날카롭고 무섭게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그걸 느껴 봐야겠어요. 한수 선배 문제는 선배의 마음을 먼저 보고 나서 결정할 거에요. 나한테 그 정도 자유는 있는거 맞죠?"
"알았어.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는데?"
"따라와요. 저녁에 시간 많다고 그랬죠?"
"그게 왜?"
"오늘은 모처럼 술 좀 마셔야겠어요."
앞장 서서 걸어가버리는 서연이를 나는 그저 쭐래쭐래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
외모로만 봐서는 서연이에겐 소주나 맥주가 아닌 칵테일이나 와인 따위가 어울렸다. 하지만 그녀는 어울리지 않게도 호프에 들어서자마자 소박하기 그지없는 소맥을 능숙한 손놀림으로 말았다. 그렇게 500cc짜리 소맥 두 잔을 순식간에 뚝딱 제조한 그녀는 하나를 내게 내밀었다.
"이거 원샷해요."
"뭐?"
이제보니 술을 마시잔게 술배틀을 뜨자는 얘기였나?
"야, 왜 그래?"
"못해요?"
내가 머뭇거리고 있자 그녀는 자신이 먼저 손잡이를 쥐고는 벌컥벌컥 그 혼합물을 입 안으로 쏟아넣었다. 생긴 걸로만 봐서는 지극히 청순가련한 그녀가 느닷없이 500cc 하나를 대차게 들이켜버리니 그 이질적인 모습 앞에 호프 안의 사람들도 이쪽을 흘끗거리며 은근히 쳐다보는 것 같았다.
"아...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빡세네."
"너 괜찮아?"
"뭐해요. 빨리 마셔요. 내가 마시는 것만큼은 선배도 마셔야 해요. 선배는 남자니까."
이거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서연이 말마따나 그녀도 마시는데 남자인 내가 빼는 것도 창피한 일이라 나도 벌컥벌컥 500cc를 원샷했다. 남자의 자존심은 어찌보면 참으로 유치한 것이지만 지금은 그녀의 의도대로 따라가주는 것 또한 남자의 도리였다.
"야, 안주도 없이 이렇게 깡으로 달리면 금방 훅 가."
"원래 진짜 술은 안주 없이 먹는 거에요."
쉴 틈도 없이 그녀는 두 번째 폭탄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거의 뭐 빨리 먹고 죽자는 심보처럼 보였다.
"그러다 꽐라되면 집에 어떻게 들어가려고?"
"네 발로 기어서 들어가더라도 오늘은 좀 취해야겠으니까 잔말 마세요."
단순히 생각해서 여자가 굳이 남자 앞에서 취하고 싶다는데 남자 쪽에서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설마 아무렴 내가 서연이보다 먼저 뻗어버리기야 할까. 우리는 그 때부터 거의 대화도 없이 몸 속에 알콜을 들이붓는 행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서연이가 말아주는 소맥을 받아마실 뿐이었지만 그녀는 꽤나 고지식하게도 나에게 따른 양만큼 그녀도 꼬박꼬박 마시고 있었기에 우리는 완전히 똑같은 속도로 똑같은 양을 섭취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술맞짱을 뜨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야... 너 괜찮아?"
다섯 잔째 쯤이 되니 숨이 거칠어지는게 느껴졌다. 얼굴이 달아올라서 그런 것이리라. 눈 앞도 미세하게 흐릿해지는 것 같고... 사실 내가 술이 그리 약한 편은 아니었지만 나 또한 오랜만의 음주여서 그런지 평소보다 빨리 취하는 기분이었다. 역시나 서연이도 얼굴이 빨갛게 익어있었다.
"그거 알아요? 나 원래 술 마시고 고백하는 남자 엄청 싫어해. 멋대가리가 없잖아요. 잔뜩 취해가지고는...."
취기가 오르는지 그녀의 혀가 약간 꼬이면서 말투가 살짝 기묘하게 변했다. 존댓말 반에, 반말 반.
"근데 오늘은 좀 취해야겠어요. 아니, 사실 내가 취하는 것보다 선배를 취하게 만들어야겠어. 선배의 그 잘난 마음 속을 내가 있는 그대로 샅샅이 확인해야겠다구요. 내 말 알아들어?"
"......."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어째 그녀는 더 취기가 오르는지 말을 할수록 점점 더 말투가 이상해지고 있었다. 취할 수록 말투가 반말로 바뀌는게 그녀의 주사라면 상당히 독특한 술버릇이긴 했지만, 어찌됐든 자기가 맞짱을 뜨자고 해놓고선 이렇게 먼저 교과서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니 심히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그 뒤로 약간 페이스가 느려지긴 했지만 우리는 또 한동안 거의 말 없이 술을 마시는 데에만 열중했다. 안주도 대충 두어가지 시키긴 했지만 우리 둘 다 안주에는 별로 손을 대지 않았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이미 500cc 여덟잔 정도를 양쪽 모두 마신 상태였다.
"야, 최성진 너 임마!"
"뭐, 뭐?"
급기야 빨갛게 익은 얼굴로 소리를 빼액 지르는 그녀. 불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위태롭긴 했어도 꽐라라는 느낌은 없었는데 한번 취기에 몸을 맡기고보니 거침없이 이성을 놓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갑자기 임마라니 대체 이게 무슨....?
"너 임마, 너 도대체 뭐가 그렇게 잘난 거야? 어?"
"서, 서연아... 진정해봐."
"씨잉... 진정은 개뿔...."
평소 단정하던 서연이가 술에 취하면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지는구나.... 비록 내가 서연이의 술 취한 모습을 예전에 한번 본적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그 때는 그녀가 어느 정도 자력으로 술을 깨고 난 다음이었다. 한참 주사를 부릴 때의 그녀의 모습을 보니 곱게 오바이트만 하던 예전의 그 모습은 양반이었구나 싶을 정도였다. 뭐랄까.... 이건 흡사 다섯살 짜리 꼬마애가 깽판을 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다.
"근데 왜 갑자기 반말이야?"
"이씨... 몰라아... 너도 나한테 반말하잖아. 그래서 불만이야?"
"아, 아니... 딱히 불만은...."
"씨이... 꼬우면 너도 나한테 계속 반말하던지...."
"그, 그건 당연한 거고."
"뭐라고 궁시렁 대는거야?"
"아니. 아무 것도...."
생각했던 것보다 서연이는 훨씬 주량이 약했다. 아니, 주량이야 사실 제대로 잴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녀가 취하기까지 필요한 알콜의 양이 생각보다 작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무모한 짓을 그녀 스스로 제안한 건지 참으로 모를 일이었다. 어쨌거나 술에 취한 그녀를 상대하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
"야, 최성진. 너 말이야... 너 진짜 나쁜 놈이야. 그거 알아?"
"으응."
"씨잉...! 알긴 뭘 알아? 니가 뭘 알아?"
"......."
도대체 이래가지고서 무슨 대화를 하겠다는 건지 원....
"내가 이 얼굴에! 이 몸매에! 이렇게 잘난 내가 너한테 말 잘 듣는 예쁜 강아지마냥 꼬리 살랑살랑대며 매달리는데, 어? 너란 놈은 말이야, 도대체 뭐하자는 건데? 니가 뭐가 잘나서 날 이렇게 만드는 건데? 어?"
"서연아, 진정해. 다른 사람들 듣잖아."
"이씽...! 그깟 섹스 좀 잘한다고 잘난 척 하지 말란 말이야!!!!"
호프집 전체가 떠나갈 듯한 그녀의 외침. 나는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호프집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리 테이블로 와서 화살처럼 무수히 꽂혔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륵 흘러내리는 것도 느껴졌다. 나와 서연이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자기네들끼리 뭐라고 수군거리는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싫어도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헐."
"생긴건 여자애 쪽이 훨씬 괜찮은데?"
"남자 쪽이 거기가 대물인가?"
"어쨌든 부럽다... 저렇게 예쁜 애랑."
바로 옆 테이블은 남자들 네 명으로만 구성된 테이블이었다. 그 남자들이 모두 이쪽을.... 아니, 서연이의 얼굴을 보며 자기네들끼리 수군거리고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놈팽이들이 서연이의 얼굴이며 몸매를 훑어보며 자기네들끼리 엄한 상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게 싫었다. 나는 서연이를 어르고 달래듯이 부축하여 술값을 계산하고 호프집을 급히 빠져나왔다.
"야아~! 최성진!! 어디 가.... 한잔 더 해...."
"알았어, 알았어. 일단 다른데로 가자."
세상에.... 술이 인간에게 백해무익하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알콜 때문에 이렇게까지 사람이 교과서적으로 망가질 수도 있다니. 애당초 왜 마시자고 한 거야?
호프집을 나오긴 했지만 딱히 갈 데가 있는건 아니었다. 만취한 여자를 데리고 갈 만한 곳이 그리 많을 리는 없으니. 하지만 왠지 그녀를 내 방으로 데려가는건 썩 내키지 않는데.... 왠지 요즘 같은 타이밍에 그랬다가는 필연적으로 옆집 여자의 눈에 띄고 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 어쩌지...."
우습게도 이미 자취방에도 들인 적이 있는 서연이를 아니,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몇 번이나 섹스를 나눈 서연이를 허락 없이 모텔로 데려가는게 왜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을까? 어쩌면 현주에게 뺨을 맞았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된 건지도 모르지.... 분명한건 그녀를 자취방으로 데려가는 것보다 모텔로 데려가는게 왠지 더 힘들었다는 거다.
하지만 거의 불가항력으로 나는 30분 뒤에 이름 모를 한 모텔 방에 들어와 있었다. 토요일 밤이라서 그런지 숙박비는 더럽게 비쌌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만취한 서연이를 침대에 곱게 뉘었다.
"쿨..."
"나 참."
침대에 눕히자마자 곯아 떨어지는 그녀를 보며 뭘 어떡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이래서야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나?
좌우지간 기왕 이렇게 된거 그녀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옷을 벗겨주었다. 코트를 벗기고 블라우스를 벗기고 스커트마저 내려버렸다. 서연이 정도 되는 미인의 옷을 한겹 한겹 벗기고 있자니 그런 행위만으로 미묘한 흥분이 느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어느새 아래 위로 란제리 속옷 한 쌍만을 남겨두게 되었을 때 내 아랫 물건도 딱딱하게 세워져 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온전한 상태라면 모를까, 오늘은 왠지 잠든 그녀를 상대로 혼자 열내고 싶진 않아서 흥분을 나름대로 억눌렀다.
"서연아, 일어나 봐."
"우웅."
할 수 없이 그녀에게 모텔 가운을 입혀서 이불 밑에 넣어주고는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몸을 씻었다. 샤워기의 물살을 맞으니 하루동안 있었던 일이 짧은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서연이를 향한 한수의 고백, 그리고 나의 고백.... 내게 했던 유정이의 말 하나하나 까지도.
"유정이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샤워를 마치고 나가니 여전히 서연이는 잠든 채였다. 이렇게 잠들어서야 별 의미가 없지 않은가. 타임 리와인더를 사용해서 두어 시간 되돌아가 그녀를 취하지 못하게 말릴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지금은 그녀가 행동하는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혹시 무언가 일이 잘못될 경우에 시간을 돌려도 충분하지 않은가.
옆집 여자의 경고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정확한 비례관계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이 시계는 내 수명을 담보로 하는 물건이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맹목적으로 과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니다. 게다가 서연이가 무슨 생각인지 아직 도통 알 수가 없으니....
우선은 불을 끄고 서연이 옆에 누웠다. 자취방이나 병원 침대에서 그녀의 옆에 나란히 누워본 적은 있었지만 모텔 침대 위에서는 또 처음이었다.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아서 아주 옅은 주홍색 등 하나는 켜놓은 상태였다. 그렇게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어느 순간 서연이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울려왔다.
"여자친구.... 많이 사랑해?"
자는 척 하는건 서연이의 앙큼한 특기라는걸 잠시 깜빡 잊고 있었다. 예전 일이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베개에 누운 채로 서연이에게로 몸을 돌리니 그녀는 역시나 눈을 말똥거리고 있었다.
"응. 사랑해."
"그럼 나는?"
아까의 반말 이후로 그녀는 내게 자연스럽게 말을 놓고 있었다. 굳이 그걸 가지고 뭐라고 따지고 싶진 않아서 그대로 두었다. 대신 팔을 뻗어 그녀의 몸을 품 안에 끌어안아주었다. 그녀가 내 연인이라고 느낄 수 있게 말이다.
"너도 사랑해."
"뭐야, 그게...."
"정말이야."
"누굴 더 사랑하는지 물어보면 곤란해 할 거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도 굳이 대답을 강요하려는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다음 질문은 달랐다.
"좋아. 그럼 이것만 대답해 봐. 유성이가 좋아, 내가 좋아?"
"......."
앞의 질문만큼이나 까다로운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꼭 들어야겠다는 듯, 그녀는 무언으로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물론 나는 서연이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유정이에 대한 나의 감정을 그녀에게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는 그것과는 또 다른 별개의 문제였다.
나는 내 스스로 합리화를 했다. 지금은 그녀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편이 더 바람직한 선택임을, 서연이에게로 나를 등떠민 유정이 또한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 믿었다.
"네가 좋아."
"흥! 웃기시네."
"왜 그래?"
"그런 사람이 오늘 하루종일 나한테 그랬어?"
"내가 뭘?"
"버스에서도 내 옆자리에 다른 남자가 앉는데도 쥐뿔만큼도 신경 안 썼잖아! 유성이 옆에 다른 남자가 앉는건 못 참았으면서.... 그리고 놀이공원 갈 때도 내가 머뭇거릴 땐 하나도 신경 안 쓰더니 유성이가 가자고 하니까 냅다 결정해버리고. 또... 놀이기구 탈 때도 내가 아니라 유성이만 챙겼어. 내가 놀이기구를 타고 싶어서 탄 줄 알아? 선배 보라고 탄 거야. 선배도 나처럼 질투 좀 느껴보라고. 그런데 심지어 질투를 느끼는 것 같지도 않았어. 한수 선배가 그렇게 나한테 엉겨붙는걸 보면서도."
어설픈 비약이긴 했지만 나는 그제야 서연이가 술을 마시자고 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로서도 나름대로 솔직해지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자존심 때문에 여태껏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밑바닥 가장 깊은 곳의 진솔한 감정을 그녀는 지금 내게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었다.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체면 이상의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할 만큼 그 상대방이 특별해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 나는 그녀가 지극히 사랑스러웠다. 그녀를 안은 두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녀는 비록 그 팔을 거부하지 않았지만 품 안으로 쏙 안겨들어오면서도 쉴 새 없이 투정을 부렸다.
"그건 오해야. 아까도 말했지만 한수 그 놈이 너한테 고백하는거 봤을때 속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그럼 한수 선배한테 그냥 사귀자고 말할걸 그랬네."
"뭐야?"
"그러면 선배가 꼭지 돌아가는거 볼 수 있었을거 아냐. 그 정도는 되어야 내가 느낀 서운함이랑 비교할 수 있지."
"나한테 복수하겠답시고 한수 자식이랑 놀아나겠다 이거야?"
"응. 선배도 여자친구 있으면서 나한테 세컨드하라고 했으니까, 나도 퍼스트 따로 만들고 선배 하는거 봐서 내 세컨드로 삼아주던가 말던가 고민해보지 뭐."
"요 앙큼한게 진짜..."
비록 장난 반 투정 반이라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서연이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울컥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 나는 그녀를 곱게 안아주던 양 팔을 풀고서 몸 위에 올라탔다.
리본 모양으로 묶은 허리끈은 너무도 쉽게 풀렸고, 그녀는 허무할 만큼 짧은 손짓 몇 번에 고스란히 알몸이 되었다. 한수 녀석이 내가 서연이를 이리도 쉽게 알몸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지 상상하니 퍽 즐거웠다. 하지만 서연이는 옷이 모두 홀랑 벗겨져 있는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쫄거나 움츠러들지 않았다.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내게 알몸을 보이는 정도는 이제 익숙하다는 걸까? 아니면 그저 취기 때문인가?
"다시 말해봐. 한수랑 사귈거야?"
"응. 내일 학교 가서 사귀자고 말할래."
요망한 소리를 해대는 서연이의 입을 내 입술로 틀어막았다. 더이상 아무 말 말라는 듯 짐승처럼 입을 틀어막는 거친 키스가 맹공처럼 퍼부어졌다. 서연이의 입 안에 내 혀가 한움큼 넘나들었다. 꽁한 마음이 풀리지 않은 듯 그녀는 평소처럼 적극적으로 내 혀를 감싸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나는 더 격렬하게 움직였고, 약간은 망설이는 듯한 그녀의 혀를 비롯해서 입안 구석구석을 내 혀끝으로 애무하고 다녔다.
한손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움직여 그녀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옆구리부터 시작해서 배꼽을 지나 그녀의 가슴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녀의 오른쪽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쥐었을 때 그녀가 약간 몸을 배배 꼬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젖꼭지를 두 손가락으로 살짝 집어주자 그녀의 코에서 뜨거운 숨이 살짝 배어나왔다.
"으응..!"
"다시 말해봐. 그런 말 할거야, 안 할거야?"
"하, 할 거야...."
"이래도?"
"으흣!"
조금 더 힘주어 젖꼭지를 꼬집듯이 비틀어주자 서연이가 허리를 또 한차례 비틀었다. 어쩐지 술에 취한 상태라 그런지 유난히 더 잘 느끼는 모습이다. 그녀의 주요 성감대를 본격적으로 공략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숨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런 말 할거야, 안 할 거야?"
"모, 몰라..."
"어서 말해."
"으응...!"
젖꼭지를 손가락 끝으로 애무하며 입술을 그녀의 목덜미와 귓볼로 가져다 댄다. 같은 목과 귀라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딜 어떻게 건드려야 하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다른 여자도 아닌 주서연의 몸이라면 너무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나였다. 그녀가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포인트만 골라서 목덜미와 귓볼을 잘근잘근 애무하자 그러지 않아도 취기 때문에 약간 꼬여서 나오던 서연이의 발음이 더욱 비틀리기 시작했다.
"아으으응...!"
"말해. 빨리."
"아, 안할게...."
"뭐라고? 잘 안 들려."
"안할게요...."
기분 좋으라고 서비스 해주는 건지는 몰라도 이 때만큼은 다시 반말에서 귀엽게 존댓말로 돌아오는 그녀였다. 예쁜 강아지에 대한 상이라도 내리듯이 나는 더욱 애무에 박차를 가한다. 입과 한쪽 손으로 여전히 가슴과 목덜미를 애무하면서 남은 한 손은 서서히 내려가 그녀의 수풀 주변을 더듬는다. 내 손 끝이 그녀의 보지에 닿는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도 전혀 낯선 일이 아닌 듯, 그녀는 자기도 모를 만큼 자연스럽게 다리를 살짝 벌린다.
"한수 그 놈, 이거 보면 완전 뒤집어지겠지."
"흐읏...."
"말해봐, 한수 그 놈이 섹스하자고 하면 대줄 거야?"
"모, 몰라. 그런거 왜 물어...."
"어서 말해."
"안 그럴 거야."
"그럼 누구랑만 할 거야?"
어린애처럼 나는 뻔한 대답이 정해진 질문을 구태여 거듭해 물으며 그녀에게 순종을 요구한다. 섹스에 있어서는 행위의 주도권을 내게 넘기는 것을 즐기는 그녀였지만 오늘만큼은 자존심 문제인지 그리 호락호락하게 대답하진 않는 듯 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흥... 몰라."
"이래도?"
나는 서연이의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는, 너무도 익숙한 혀놀림으로 그녀의 보지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타임 리와인더를 활용한 것까지 더하면 이제는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그녀와의 섹스를 경험한 나다.
그로부터 축적된 그녀 몸에 대한 지식과, 거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을 기울인 애무를 섞어 그녀를 공략하기 시작한다. 조갯살 안에 파묻혀 있는 공알을 혀 끝으로 굴려 세우는 것은 이제 어찌보면 서연이의 몸에 대한 나의 가장 기초적인 매뉴얼이나 다름없었다.
"으으응!"
"말 해. 누구랑만 할 거야?"
"서, 선배랑..."
"어느 선배?"
"서, 성진 선배..."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 사실 불과 아까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술을 마시자고 했던게 괜한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알콜을 섭취한 것이 정말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그녀는 취기로 인해 평소보다 더욱 쉽게, 그리고 더욱 깊게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내게 보이는 데에 평소보다 한층 주저함이 없으니 말이다.
분명 서연이의 앙큼한 성격대로라면 이런 질문에서 몇 번쯤 더 튕기고 나서 마지못해 내가 원하는 대답을 했겠지만 지금은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내가 조금만 그녀를 휘둘러도 고분고분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한다. 물론 성적인 자극이 가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보면 그녀가 술을 마신건 일종의 자기희생적 행위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녀로서도 나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런 전개를 의도한 것일 거라 생각하니 그런 그녀의 속내가 너무도 앙큼하면서도 귀엽게 느껴졌다.
"나... 선배라는 말 싫어. 이제 선배라고 안 부를래."
"그럼 뭐라고 불러?"
"유성이하고는 오빠 동생하면서 지내잖아. 유성이는 오빠라고 부르는데 난 왜 선배라고 불러야 돼? 그리고 유정이라며 특별하게 애칭까지 불러주면서...."
"아, 사실 그게 유성이의 원래 이름이라...."
"시끄러워! 지금 유성이 편드는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어쨌든 나도 특별한 호칭 만들래. 학교에서는 선배라고 부르겠지만 둘이 있을 땐 다른 이름으로 부를 거야."
"알았어. 맘대로 해. 이제 우리는 사귀는 거니까."
"웃기고 있어. 아직 난 사귄다고 대답한거 아니거든?"
"그럼 그 대답은 천천히 듣도록 하지 뭐."
말을 하던 혀의 움직임을 멈추고, 다시 그녀의 보지를 자극하는데에 오롯하게 집중을 시작한다. 혀 끝으로 뱀처럼 공알을 간질이듯이 낼름낼름 핥아올리니 그녀가 역시나 공식에 대한 정답처럼 익숙한 반응을 보여온다. 바르르 떨며 골반을 움찔거리는 서연이의 모습을 보니 뭔가 평소보다 더욱 진한 흐뭇함이 밀려올라온다.
"여기 이렇게 해주면 좋지?"
"흐읏...! 으응...!"
공알이 어느정도 땡글하니 고개를 들었다고 생각이 되자 이번엔 소혓바닥처럼 넓게 혓바닥을 펼쳐 공알부터 시작해서 보지 표면 전체를 핥아올린다. 넓찍하게 혓바닥 전체로 보지 아래에서부터 클리토리스까지 거침없이 핥아올리자 기다렸던 씹물이 구멍 안쪽에서부터 스멀스멀 배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아... 아아으응...!"
달뜬 신음소리.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나와의 섹스를 여러번 거듭함에 따라 갈수록 내게 익숙해지고 있었고, 나의 애무와 몸짓에 더더욱 열린 반응을 보여오고 있었기에 특유의 신음소리는 갈수록 달콤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왠지 더없이 감미롭고 달달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이 구멍도 빼먹으면 안 되겠지."
그녀의 두 발목을 잡고 하체를 위쪽으로 한껏 들어올린 후, 혀 끝을 보지에서 아랫쪽으로 내려 똥구멍까지 잊지 않고 샅샅이 애무해준다. 서연이가 껌뻑 죽는 바로 그 애널 말이다. 항문에 대한 자극에 유독 민감한 그녀답게, 코브라 같은 혀 끝이 항문 주름에 가서 닿자 신음소리가 대번에 뾰족해지며 허리를 더욱 거세게 떨기 시작한다.
"하악...! 하으으으으읏!"
순간 항문에 대고 있었던 내 혓바닥에 미끌미끌한 씹물이 질척하게 흘러내려와 닿는 것이 느껴졌다. 보지에서 터져나온 애액이 골짜기를 타고 흘러 항문에까지 내려와 맺힌 것이었다. 아직 시작일 뿐인데 초장부터 어마어마한 씹물이었다. 왠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뜨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나 또한 기분이 들떴다.
"여기가 그렇게 좋아?"
"흐.. 흐으응! 으으으응! 조.. 좋아...!"
서연이에게 섹녀 기질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서연이의 기질을 다른 남자가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서연이의 항문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애무한다는 상상을 하면 아마 참기 힘들 것 같았다.
"너 똥구멍으로 밝히는거 나 말고 또 누가 알아?"
"아아응... 하응... 몰라.... 없어...."
"정말이야? 그럼 앞으로도 나만 아는 거지? 다른 남자한테 안 가르쳐 줄 거지?"
"으응... 그럴게.... 하아아...."
서연이는 그렇게 말하며 나의 뒤통수를 두 손으로 꼬옥 끌어안았다. 보지 뿐만이 아니라 똥구멍까지 애무하고 있는 내 얼굴을 그녀가 가랑이 밑으로 손을 뻗어 꼭 껴안자 무척 동물적이고 야한 모습이 되었다. 마치 가장 깊고 은밀한 부분을 그녀 스스로 내게 열어보이고 있는 듯한 그런 적나라한 모습. 나 또한 적잖이 흥분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아...!! 아아앙....!!!"
항문에 가해지는 혀놀림이 더욱 세밀하고 격렬해질수록 그녀의 신음소리도 더더욱 높아져갔다. 헐떡이는 그녀의 숨소리가 넘어갈듯 뾰족해질 무렵 나는 혀 끝을 뾰족하게 세워 그녀의 항문 안쪽에 꽂아넣듯이 밀어넣었다. 그러자 벼락을 맞은 듯 퉁기는 그녀.
"아아... 아아하... 악....!!"
혀 끝이 직장 안쪽에 빨려들어가 그녀의 몸 안 쪽을 살짝 맛보았다. 역시나 조금 구린 맛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서연이의 항문을 정성껏 빠는 것도 이제는 내게 익숙한 일이었고, 서연이도 그런 내 노고 어린 애무에 항상 감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보란 듯이 항문 안쪽을 혀로 핥고 빨아주었다.
"아응... 시, 싫어...!"
"응? 싫다니?"
그녀의 느닷없는 의사 표시에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서연이 본인에 의해서 애널 애무가 가로막힌 적은 처음이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오, 오늘은... 샤워 할래... 힝.... 맨날 샤워 못하고 섹스해서 창피했단 말이야...."
아, 그런 뜻이었나.... 안도의 한숨과 함께 피식 웃음이 나왔다.
"굳이 안 해도 되는데. 너 샤워 안해도 몸에서 좋은 냄새 나."
"그, 그래도 싫어.... 맨날 거기서 냄새날까봐 내가 얼마나 마음 졸이고 그랬는데.... 오, 오늘은 씻고 할래."
그러고 보면 이상하게 유독 서연이와는 섹스 전에 샤워를 한 기억이 없었다. 어쩌면 내가 워낙 짐승새끼처럼 급하게 덮치고 들어서 일수도 있지만, 그녀가 나름대로 오늘의 섹스는 뭔가 특별하게 여기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기에 나는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꼈다.
"그럼 같이 씻을까?"
귀엽게도 토끼처럼 고개를 끄덕끄덕 하는 그녀. 사실 나도 무척 달아오른 상태라 지금 당장 끝장을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지만 사랑스러운 그녀의 의도를 무시하고 싶지 않았기에 억눌러 참기로 했다. 서연이도 나름대로 얼마나 자제했겠는가.
나는 서연이의 알몸을 번쩍 안아들어 욕조로 옮겼다. 가운이 벗겨져서 그런지 알몸으로 화장실에 놓이게 되자 그녀가 살짝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그녀를 양팔로 꽉 안아주며 뜨거운 물이 욕조에 차오르는 동안 그녀와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키스를 나누다 보니 또다시 몸이 뜨거워지는 것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 결국 참지 못하고 화장실 바닥 위에서 또 애무가 시작되었다.
"으으응...!"
차가운 화장실 벽에 그녀의 등이 닿지 않도록 한팔로 그녀의 등과 허리를 감싸안으며 남은 한 손으론 그녀의 뒤쪽을 통해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넣는다. 중지 손가락이 풍만하고 요염한 엉덩이 두 쪽을 가르고 항문과 보지가 자리잡은 골짜기의 깊은 곳에 가서 닿자, 아직도 찔끔찔끔 배어나오고 있는 씹물덩이가 질척하게 만져졌다.
보지 주변에 나 있는 뒷털들을 부드럽게 쓸어주듯 애액을 펴바른다. 그러면서 보짓물이 묻은 중지손가락으로 항문 입구에 살짝 밀어넣어보았다. 쏘옥 들어갈듯 말듯 중지를 밀어내는 진공의 벽. 약간 힘을 주어 똥구멍 속으로 틀어박아보니 중지 손가락 끝이 안쪽으로 살짝 들어갔다.
"아.. 아학..."
진공의 벽을 파열시키며 괄약근이 궤뚫리는 특유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서 느껴졌다. 하지만 서연이의 뾰족한 신음은 욕조에 콸콸 받히는 뜨거운 물줄기 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씹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항문에 넣었다 뽑기를 반복하며 우리는 쉴 새 없이 키스를 나누고, 서로의 몸을 핥고, 사정없이 주물러댔다.
욕조에 뜨거운 물이 차오르면서 화장실 안에도 마치 안개처럼 포근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것은 이 공간의 분위기를 더욱 몽환적으로 바꾸어 주는데 한 몫을 했기에 자연스럽게 분위기도 좀 더 아늑해졌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꿈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애무도 한층 더 격정적으로 변모했다.
"자지 줘..."
"응?"
"자지... 선배 자지 빨고 싶어."
너무도 자극적이고 아찔한 멘트였다. 나는 주저없이 서연이에게 내 자지를 물렸다. 욕실 바닥에 얌전히 무릎을 꿇고 내 자지를 쭉쭉 빨기 시작하는 서연이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현아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펠라치오의 스킬만 놓고 보면 서연이가 현아를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지금 이 순간 너무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이 내게 기술적인 것과는 다른 면에서의 쾌감을 주고 있었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으으... 헉...."
"쭙쭙... 하아... 기, 기분 좋아?"
"으.. 응... 미치겠어..."
내 입에서도 절로 탄성과 신음이 나왔다. 펠라치오로 사랑을 확인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나는 지금 예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녀에게서는 현아가 흉내낼 수 없는 정성이 느껴졌다. 마치 사랑을 담아서 혀를 움직이듯이 그녀는 고환 하나하나를 입에 넣고 빠는 행위에도 온갖 정성을 쏟았다. 한줄기 쾌감이라도 더 깊게 새겨주려는 듯.
"하아... 이대로 싸고 싶어...."
"쪽쪽.... 싸도 괜찮아요.... 입으로 받아줄게요."
만약 이대로 그녀의 애정이 담긴 애무를 느끼며 사정한다면 정말 황홀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게는 서연이도 기분 좋게 만들어 줘야 할 의무가 있었기에 진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녀의 입에서 자지를 뽑았다.
"변기 짚고 엎드려봐."
그녀에게 다소 동물적인 자세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고분고분 변기 커버에 양 손을 올리고는 나를 향해 엉덩이를 쭈욱 내밀었다. 언제봐도 너무도 탐스럽고 요염한 서연이의 엉덩이가 자연스럽게 좌우로 활짝 벌어지며 애액으로 인해 번들번들해진 두 구멍을 내게 뽐내었다.
"으하읏....!!"
애액이 항문에까지 고여 허여멀건한 질감을 띄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골짜기 사이에 고개를 처박고 두 구멍을 게걸스럽게 질척질척 소리까지 내며 핥아대자 이번엔 서연이가 황홀경에 오른다.
"아아... 아아앙....! 아아... 미... 미쳐... 나 미치겠어엉...."
엉덩이를 내게 고스란히 벌린채 두 구멍을 애무 받으며 황홀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음란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야한 모습이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오늘의 첫번째 정사는 바로 이 화장실에서 끝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안 되겠다 서연아. 여기서 한번 하자."
"으응.... 좋아...."
변기를 짚고 엎드리게 한 그 자세 그대로 나는 그녀의 뒤에서 천천히 보지에 좆 끝을 조준했다. 이미 꿀렁꿀렁하게 물기를 머금고 있는 그녀의 보지에 귀두 끝이 가서 닿으니, 금방이라도 내 자지를 집어삼킬 듯 조갯살이 입을 벌린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나는 그녀의 보지 안쪽에 나의 물건을 틀어박는다.
"하아아아아.....!!"
다소곳이 엉덩이만 쭉 내민 그녀의 몸이 바들바들 떨려온다. 그 순종적인 모습을 감상하며 나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양손으로 움켜쥔다. 뒤로 자지를 살짝 뽑았다가, 다시 깊게 쑤욱 밀어넣는 움직임. 단 세번의 피스톤 운동만에 자지가 그녀의 가장 깊숙한 안쪽까지 푸욱 꽂혀들어갔다.
"아흐윽.... 들어왔어...."
"으응... 엄청 깊게 박힌 기분이야."
자궁 안쪽까지 닿을 듯이 깊게 꽂혀들어간 자지가 그녀의 질벽 안쪽에서 꿈틀대는게 느껴졌다. 너무도 따스하고 포근한 그녀의 보지 안쪽 느낌에 나도 전율하듯이 척추를 부르르 떤다. 최초 삽입을 할 때 느끼는 그 특유의 아늑한 느낌에 황홀경을 한번 맛보고는, 나는 서서히 다시 왕복 운동을 시작했다.
죽인다.... 화장실에서의 섹스라. 침대 위하고는 또다른 맛이 있다. 변기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서연이를 유린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내게 독특한 의미를 주었다. 현아를 대할 때하고는 느낌이 또 달랐다. 후배위의 황홀경에 온 몸을 내던지며 나는 서연이의 통통한 엉덩이를 있는 힘껏 주무르고 또 주물렀다.
짜악! 짜아악!
나도 모르게 서연이의 새하얀 엉덩이에 가해지는 수차례의 손찌검. 그녀의 토실한 달덩이가 손바닥을 맞고 출렁이는 모습을 보는건 너무나도 즐겁다. 엉덩이를 짝짝 갈겨가며 극도의 쾌감을 천천히 음미한다.
"으응...! 으으응! 으으으응!"
"서연아... 기분 좋아?"
"흐응! 좋아...! 너무 좋아...."
"내 자지가 제일 좋아?"
"으응! 선배 자지가 제일 좋아!"
"귀여워. 우리 강아지."
어찌보면 칭찬인듯, 또 어찌보면 체벌인듯 나는 서연이의 엉덩이를 마구 갈겨대며 절정을 향해 치닫고 올라갔다. 첫 사정이 너무 이른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오늘 밤은 무척 길어질 것 같으니까.
"서연아... 나 한번 쌀게. 못 참겠어."
"으응... 알았어...! 안에 싸도 돼...."
그녀는 고맙게도 언제나 질내사정을 허용해준다. 내게 그 쾌감을 주기 위해서 그녀가 피임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도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사랑스러운 배려가 지금 이 순간 그토록 어여쁠 수가 없었다. 자지를 뽑지 않아도 된다는 황홀한 안도감을 있는 그대로 만끽하며 나는 그녀의 몸 속에 있는 힘껏 사정했다.
찌익... 찌이익...
그러고 보니 이렇게 결국 섹스할거면 굳이 씻을 필요가 없지 않았나? 하긴 이제부터라도 씻으면 되는 거지만. 그럼에도 왠지 욕조에 물을 받는 시간조차도 기다리지 못해 섹스를 시작한 우리 사이가 그만큼 뜨거운 것 같아서 키득 웃음이 나왔다.
"하으응...."
"하아...."
둘 다 진한 여운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떤다. 변기를 짚은 그녀의 두 팔이 후들거리고 있었기에 나는 냉큼 그녀를 안아들어 욕조의 따뜻한 물 속에 담가주었다. 그렇잖아도 사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던 그녀가 따뜻한 물에 몸이 잠기자 한층 더 격하게 몸을 떨었다. 너무도 강아지 같은 모습에 사랑스러움이 물씬 느껴졌다.
우리는 따뜻한 욕조 안에서 서로의 몸을 다정하게 씻겨주었다. 비누거품을 가득 내어 거품 목욕을 하는 것을 그녀는 즐기는 것 같았다. 내가 거품을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바르고 마치 애무하듯이 그녀를 씻겨주자 그녀는 키득거리며 몸을 배배꼬았다. 웃는 모습을 보니 뭐라 표현하기 힘든 안도감이 그 몽환적인 수증기를 타고 올라와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사랑해."
그녀가 내게서 듣고 싶어했던, 그 때는 차마 해주지 못했던 말을 지금에 이르러 그녀에게 건넸다. 따뜻한 물 속에서 맞이한 그 순간은 아마도 우리 모두에게 있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그 한 마디에 그녀는 움직임을 멈추고는 몸을 돌려 나를 올려다보았다.
"진심으로?"
"응. 진심으로."
"한번 더 말해줘."
"사랑해."
그러자 그녀는 내게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은지 헐벗은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따스한 물이 함께 밀려와 그녀의 머릿결과 함께 수면 위에 파랑을 일으켰다.
"섹스는 나하고만 할 거야?"
"응?"
"여자친구하고는 섹스 안 한다고 했잖아. 그럼 선배 몸은 오직 나만 가지는 것 맞지?"
일순 말문이 막혔다. 그게 그렇게 되나? 돌이켜보면 서연이 외에 섹스를 했던 여자는 끽해야 현아 정도였다. 지금 이 순간 현아의 존재를 서연이에게 알리는 것만큼 멍청한 짓이 또 있을까 싶다만, 그래도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과 온전히 진실을 알릴 순 없다는 현실의 문제 사이에서 나는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글쎄... 꼭 그럴거라 장담은 못 해."
"뭐야? 뭐 그딴게 다 있어?"
"왜 그래?"
"나더러는 선배 자지만 받으라고 해놓고, 왜 선배는 다른 여자랑 맘대로 섹스할 수 있는데?"
"뭐... 나중에라도 현주랑 섹스하게 될 지도 모르는 거잖아."
"웃겨 진짜! 나도 다른 남자랑 섹스할거야!"
서연이가 내 한쪽 어깨를 덥썩 깨물었다. 그녀가 기분이 상할 때면 한번씩 하곤 했던 그 과격한 표현이었다. 나는 그녀를 응징하는 대신 품 안에 꼭 안아주었다.
"그러지 마. 대신 내가 그 어떤 남자보다도 더 기분 좋게 만족시켜줄게. 네가 원하면 언제까지나 그럴 거야."
"씨이... 억울해. 무슨 이런 손해 보는 연애가 다 있어? 내가 뭐가 아쉬워서 정실도 아니고 첩이 되야 하는 거냐구."
"그런거 아니야. 너나 현주나 나한텐 다 똑같이 소중한걸."
"흥! 말은 그렇게 잘 하지...."
"정말이야. 그리고 내일 현주 만나서 얘기할거야."
"뭘...?"
"너랑 사귄다고.... 솔직히 말할래."
"뭐어?"
서연이가 놀라 토끼눈을 뜨며 나를 올려다본다.
"그, 그래도 되는 거야?"
"글쎄...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죄 지은 듯이 비밀로 해나가고 싶지는 않아. 그건 그냥 불륜이잖아."
사실 내가 하고 있는 짓은 빼도 박도 못할 불륜 그 자체이긴 했다. 그건 어떤 합리화로도 변명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하지만 난 내 스스로 최소한의 선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선을 솔직함에서부터 찾기로 했다.
현주에게 서연이의 존재를 알리지 않는다면 서연이와의 관계는 단순한 불륜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현주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그녀의 용서를 구한다면 적어도 내 스스로는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현주가 과연 그런 관계를 용인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당연히 들고, 마음 한 편으로는 순수한 현주가 그런 너저분한 관계를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를 말리고 있었지만 나는 이것이 이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답이라고 생각했다.
"선배랑 사귄다면 바람 피는 것처럼 조심하면서 들키지 않게 사귈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그런걸 선배 여자친구가 이해할 수 있을까?"
"몰라. 아마 못하겠지. 그래도 말을 하는게 좋을 것 같아.... 비밀로 하는건 그 애에게 너무 큰 죄를 짓는 것 같아서. 그러잖아도 상처가 깊은 애니까."
"난... 이해 못 하겠어. 그냥.... 그냥 헤어지면 안 돼....?"
그 말은 아마 서연이의 순수한 본심이었을 것이다.
"미안해.... 난 현주를 버릴 수가 없어. 그 애는 나에게서 희망을 찾고 있거든. 누군가는 연민이라도 말하겠지만 내가 그 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건 누구보다 내가 스스로 잘 알고 있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애를 떠날 수 없어."
"흥... 성자 나셨네. 난 그 여자친구가 선배 말 듣고 그냥 콱 헤어지겠다고 나오면 좋겠다."
"왜 그래?"
"몰라서 물어? 그럼 선배는 뒤늦게 나한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신세가 되는 거잖아. 그럼 난 안 받아주고 뜸들이면서 조금씩 복수해야지. 이 남자 저 남자 다 만나면서 선배는 섹스할 때만 가끔 선심 써서 만나주고. 그러면서 선배가 질투하는 모습을 속으로 즐길거야. 히히, 그럼 엄청 짜릿하겠다."
".....너 쌓인거 무지 많았나보다."
"당연하지. 한수 선배한테도 쉽게 대답 안 해줄거야. 계속 여지를 남기면 옆에서 보는 선배도 내심 긴장 될 테니까. 선배도 질투라는걸 좀 느껴봐야 해."
"야, 그러지 마. 남자 마음 그렇게 갖고 노는거 아니야."
"웃겨! 지금 한수 선배 걱정해주는 척 하는 거야?"
말을 놓았기 때문인지 서연이는 예전보다 한층 더 신랄하고 격하게 나를 몰아세우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런 느낌이 싫진 않았다. 그만큼 내가 침대에서 혼내줄 때의 쾌감이 늘어난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럼 네가 한수한테 한눈 팔지 못하게 더 노력할 수 밖에 없겠네."
"칫. 뭘 어떻게?"
"어떻게긴. 이렇게지."
손을 뻗어 비누거품을 묻힌 손가락을 그녀의 항문에 쏙 꽂아넣는다. 애널에 가해지는 자극은 그녀에게 있어 본능적인 자극이 되는지 그녀가 그 와중에도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다.
"모텔에 콘돔 있으니까 오늘은 여기로도 하자."
"누, 누구 맘대로."
"좋으면서 왜 그래?"
하긴 다 큰 숙녀가 항문을 대주겠단 말을 자기 입으로 한다는 것도 무척 굴욕적인 일일 것이다. 하지만 애널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그녀가 자존심 때문에 애써 그것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니 놀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항문 씻어줄까?"
"됐어! 빨리 나가!"
"왜 갑자기 나가래?"
"하, 할 거 있어."
문득 머릿 속을 스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추리라기엔 너무 넘겨짚은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애널 플레이를 할 때 에이즈를 신경 쓸 만큼 세심한 그녀라면 왠지 "그것"일거라 짐작이 되었다.
"혹시... 관장 하려고?"
"시, 시끄러. 그냥... 응가 하는 거야."
"킥, 킥킥. 하하하하."
"왜 웃어!?"
"아, 아니야. 킥킥. 근데 응가하는거 옆에서 보면 안 돼?"
"미쳤어?! 빨리 나가!!"
소리를 빽 지르며 억지로 나를 문 밖으로 밀어부치는 서연이. 그녀의 가느다란 팔로 나를 밀어낼 수 있을 리는 없었지만 나는 예의상 자리를 피해주었다. 문득 현아 생각이 났다. 그녀가 배설하는 장면을 가차없이 눈 앞에서 지켜보았던 나인데 왠지 서연이를 대하는 것은 왠지 그것과는 또다른 일이었다.
하지만 서연이에게 현아와의 경험을 내색하는 것은 아까도 말했듯이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순순히 자리를 피해주었다. 서연이의 배설 장면을 보는 것도 나름대로 흥분되는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녀의 귀여운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았기에.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비눗물을 이용해서 관장을 했다고 한다. 나는 그녀가 기껏해야 내게 말 한대로 배설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내 앞에서 청결을 유지하고 싶었나보다. 비눗물을 이용한 관장은커녕 사실 관장이라는 것 자체를 해본 적이 그 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보기만 봤을 뿐 실제로 해본 것은 처음이라 잘 될지 반신반의 했다는데, 생각보다는 결과(?)가 좋았었다는 그녀의 수줍은 후기를 나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들을 수 있었다.
*
"하아아아아흑!"
그녀의 항문에 사정없이 내 자지가 꽂힌다. 이로써 벌써 항문에만 세번째 삽입이다. 찢어질 듯한 그녀의 신음성이 그 뒤를 따랐지만 실제로 그녀의 항문은 이미 약간 찢어진 듯 헐렁해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 다 느끼고 있는 자극이 대단했기 때문인지 그녀의 신음은 이내 달뜬 교성으로 바뀌어 버린다.
"으으.. 아아앙... 하아아앙...."
푸욱푸욱! 퍼억퍼억퍼억!!
피스톤질의 속도가 빨라지는만큼 그녀도 다시 허리를 돌리기 시작한다. 벌써 다섯 번의 사정을 거친 끝에 어느새 새벽은 까맣게 깊어져 있었다. 여섯 번째 절정에 오르기 위해 나는 그녀의 항문 속을 마구 넘나들며 껍질이 조금 까진 자지를 이 악물고 흔들어댔다.
"아욱.. 후욱... 우우욱...."
항문에 가해진 세 번의 삽입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그곳은 여전히 아주 뻑뻑했고, 조임이 대단했다. 마치 이빨로 깨물리는 듯한 감각이었다. 불기둥을 끊어버릴 듯한 거친 조임은 그만큼 어마어마한 쾌감을 동반하였기에 나는 점점 녹아내리는 듯한 무아지경에 빠졌다.
"서연아... 하악.... 너무 맛있어...."
"나.. 나도 기분좋아... 으흣... 찢어질 것 같은데... 아픈데... 이상해... 뜨거워... 하흐읏...."
그녀의 양 손이 침대 시트를 있는 힘껏 잡아 쥐는 모습이 보였다. 두 구멍이 벌써 몇 번이나 쑤셔져 너덜대면서도 나에게 얌전히 엉덩이를 바치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도 기특했다. 나는 힘들어 하는 그녀를 위해 엉덩이와 종아리 사이에 베개 하나를 끼워주어 자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그리고는 피스톤질의 속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뻐억뻐억뻐억!!!!
"아윽! 하으으응!!! 아아아앙!!!!!"
섹스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 사정하고 나면 그녀를 끌어안고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쾌감도 좋지만 오늘은 서로에게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아응... 자기... 자기야... 너무 좋아....!!!"
그 때 서연이는 처음으로 "선배"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날 불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 또한 그 순간 들은 그 "자기"라는 호칭이 너무도 맘에 들었다. 그래서 더욱 엉덩이를 내리치며 그녀에게 종용했다.
"자기라는 말 듣기 좋아,,,. 다시 말해줘."
"으응...! 너무 좋아... 자기야...! 자기 자지가 제일 좋아...! 더 세게... 더 세게 쑤셔줘....!!!"
그 사랑스러운 호칭 앞에 나는 새삼스럽게 서연이에 대한 애정이 왈칵 솟는 것을 느끼고 항문에서 자지를 뽑았다. 그리고는 그녀를 반듯하게 눕히고는 위에서 그녀의 보지를 다시 쑤시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항문을 드나들던 자지가 보지로 들어옴에도 그녀는 아무 저항을 하지 않고, 오히려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나... 쌀게. 보지에 싸고 싶어."
"으응...! 좋아... 보지에 싸줘.... 자기 좆물 내 보지에 가득 싸줘...."
평소와는 다른, 애정이 폭발하는 듯한 사정과 절정의 순간.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오르가즘을 맛 보았다. 쾌감의 여운을 즐기기 이전에 나는 잊지 않고 그녀에게 부드럽게 키스하며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사랑해."
그러자 서연이가 숨을 헐떡이면서도 홍조를 띄고 미소를 짓는다.
"나도 사랑해."
"늘 사랑할 거야. 그러니까 다른 남자 보지 말고 나만 생각해."
"몰라~ 자기 하는거 봐서."
다정한 섹스의 마무리.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알몸을 끌어안고 침대에 허물어지듯 누웠다. 마치 동물처럼 우리는 서로의 얼굴 전체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눈과 코와 입과 볼에 사정없이 애정의 흔적을 남기며 후희를 즐겼다. 예전과 비슷했지만, 결코 같지 않았던 섹스였다. 우리 둘 다 그걸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그 날 그렇게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비록 나는 한동안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는 그 바로 다음 날에 한수를 만나서 녀석의 고백에 거절의 대답을 했었다고 한다.
- 다음 화에 계속 -
반갑습니다~~ ^^ 하루의 시작이네요
요새 계속 이렇게 새벽 일찍 일어나고 있답니다 일이 많을 시기라서요
요근래 연재주기가 늦어진 점에 대한 사과를 드리고 싶어서 28장은 조금 빠르게 집필을 해보았네요
다자연애란 실제로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가끔씩 이 질문에 대해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해보곤 한답니다
연애라는 것이 꼭 관념적으로 1:1 법칙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남자, 내 여자가
다른 사람과 놀아단다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화가 나는게 인간의 본성인지라....
하긴 그래서 그 본성을 치명적으로 비트는 네토라레가 그렇게도 우리를 자극하는 걸지도 모르지요 ^^
암튼 독자분들도 오늘 하루 화이팅입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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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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