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갈등(21)
지리지리주의 변강쇠 주지사의 배웅을 멀리바라다 보일쯤 순간이동장치를 마라주로 향하도록 조작했다.
거센 폭풍이 일 듯 지리지리주와 마라주 사이를 갈라놓은 거대한 지하바다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백여년을 잔물결하나 없이 고요히 흐르던 지하바다는 최근 들어 다시 파고가 일며 작은 해일을 동반한 강풍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낚시배를 타고 멀리 나온 주민들이 간혹 어려움을 겪는다는 뉴스가 잡힌다.
지하국은 마그마의 움직임을 사전에 예측하여 지하국영토내에서 활동이 극대화 되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고 멀리 그 힘을 밀어 버리는 방법을 택한 덕분에 국토보존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역이 점차 넓어짐에 따른 공기순환에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어 이제는 없던 파도를 만드느라 과학자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지하바다 밑에 흐르는 마그마를 조정하여 작은 해일을 만든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고도의 기술분야라 할 것이다. 인위적인 충격을 마그마에 가함으로써 출렁임이 시작될 때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게 되면 지하국은 큰 재난을 겪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중앙정부에서 조차 해일조작을 승인하지 못한채 많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대기는 고인물과 같이 썩어가며 지천 곳곳은 호수와 같은 패쇄된 물탱크 역할로 전락하고 있었다.
마그마의 활동을 저지하는 것은 단순히 활동에너지를 지구의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에 불과하지만 억제된 활동을 다시 활성화 시켜 바다를 꿈틀거리게 하고 이를 통해 대류를 활성화하며 기압차를 발생시키고 수분상승과 하강을 유도해 내는 근본 에너지원으로 자원화 한다는 것은 큰 모험일 수 밖에 없었다.
지하바다의 꿈틀거림이 눈에 들어오는순간 만감이 교차된다. 숫한 과학자들의 모의 실험에 의해 지하국은 인공을 자연의 순리에 맞게 조절하는 기술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마라주의 해안가는 삼십센티 정도의 파도가 항상 밀리고 쓸리도록 설계되어 전체 지하국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주요지역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마라주 끝에 연결된 해상다리는 삼킬로 정도 곧게 뻗어 있는데 이 다리를 통해 연결된 곳은 예전 대만이라는 나라가 있던 곳으로 지상은 벌써 유니털에 복속되어 대만독립주라 명명되었다. 한때 이 땅은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으면서 자본주의가 급속히 발전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군비확장을 통한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도 국제사회로부터 외톨이가 되었던 곳이며 중국과는 형제라는 의식이 고조되었던 곳이지만 대륙판 충돌을 통해 반도에 편입되면서 대다수의 주민들은 차라리 서해바다를 경계하여 완전히 유니털에 복속되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판단하여 스스로 반도인이기를 자처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정벌의 전초기지는 북으로는 만주를 경계선으로 한 현재의 국경선이 우선적으로 거론되지만 남으로는 대만주의 이중첩자를 이용한 내부교란용 전쟁이 볼만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마라주의 해안가를 걸으며 중국을 복속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노라니 마라주 주지사 일행이 황급히 영접을 나온다.
"각하, 기별도 없이 왕림하셨습니다."
"오, 고수영 주지사, 안녕하시오?"
"저희가 하는 일이라곤 지하바다에 풍랑을 만드는 일이 고작인데 잘 지내고 있지요."
"허, 풍랑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또 어디있습니까?
지하국은 마라주 덕분에 쾌적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살고 있지요."
"하긴, 공기가 맑다 보니 사는게 모두 즐겁습니다."
"그래요. 모두 신수가 훤해 보입니다."
"나라가 태평하니 근심걱정이 없어 잘 지내고 있긴합니다만."
"합니다만?"
"산수경계가 좋다보니 주민들 모두 혈기 왕성해져서 뭔가 꿈틀대며 큰 일을 저지르고 싶어하니 걱정이라는 얘깁니다."
"오, 잠시만 기다리구료. 곧 중국을 정벌할 계획인데 그때 큰 역할을 하게 될것이오."
"각하, 고대하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나 그 날이 올까요?"
"우선 중국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세계의 주인인양 행세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과학과 힘으로 그들을 복속시키는 것이야 손바닥 뒤집기 보다 쉬운 일이지만,
그들을 힘으로 굴복시킨다면 먼 훗날 새로운 분란만 초래할 뿐이라오.
중국이 유니털에 복속되어야 하는 명분을 명확히 제시해야하고
그 명분에 의해 그들 스스로 복종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구려."
"어떤 명분을 만들고 있는지요?"
"간단한 일이라오."
"간단한 일이요?"
"그렇소. 아주 간단한 방법. 차도지계라고 하면 될 것이오."
"어떤 대안이 있으신지?"
"그들이 늘 사용하던 방법을 쓰겠다는 것이지요."
"그럼 역사왜곡을 쓰겠다는 것인지요?"
"그렇소.
중국이 다른 나라를 복속시킬 때 쓰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랍니다.
첫째는 힘으로 밀어 붙히고 안되면 인해전술을 써서 점령하는 것이지요.
둘째는 역사왜곡을 통해 원래부터 상대방 국가는 중국땅이었다는 것을 오랫동안 쇄뇌시켜 결국은 중국에 통합되면서 민족정신까지 말살해 버리는 방법을 통해 나라를 지켜내는 것이었지요."
"그럼 저희도 인해전술을 쓴다는 말인가요?"
"그렇소. 로봇을 이용해 점령하는 것은 너무 싱거운 일이잖소.
우리 역사속에 중국과 대치할 때 조상들 대부분은 그들의 인해전술을 멋지게 막아내며 나라를 지켰잖소. 지금 그들의 인구가 30억인데 반해 우리 인구는 겨우 10억에 불과합니다. 일대일로 붙는다면 우린 전멸하고 중국은 20억이 남아 지구 전체를 꿀꺽 먹게 된다는 단순한 계산이 나오잖소?"
"하하, 첨단 무기로 초토화 시켜 버리면 우리쪽 인명 피해는 한명도 없겠지요."
"아니오. 조상의 유훈은 첨단무기를 앞세운 정벌이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써 사람을 제압하는 근본적인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라오. 그래서 우리 지하국은 지리지리주를 중심으로 출산장려책에 힘쓰는 것이지요."
"그렇군요. 제 생각엔 그저 첨단무기 한방이면 날라갈 중국을 왜 그냥 내버려두나 싶었습니다만 이제야 의문이 풀리는 듯 합니다."
"정복민들을 정신적으로 복속시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대만인은 잘 따라주지 않습니까?"
"그들이야 힘없이 지구 대재앙때 편입된 것이니 진정한 전쟁승리의 열매는 아니지요."
"하긴 대만인들만큼 유니털에 충성하는 이민족도 아마 없을것입니다."
"그래요. 중국을 정벌하면 제일 고심해야 할 부분이 정신적 복종에 있다오."
"대안은 있는지요?"
"아직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심하고 있어요."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신의 역사로 바꿔버리려고 시도했던 선례를 재활용하시겠군요?"
"그렇소만 워낙 오랫동안 중국 우위로 역사편제가 된 지금에와서 그것들을 뒤집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하는 중이지요."
"우리민족이 시베리아로부터 이동하여 멀리 알라스카에 일부 정착하고 아메리카대륙의 인디언으로 오랫동안 땅을 지켜왔던 역사, 잉카문명을 일으킨 역사 등을 내세워 중국의 선사시대를 뒤집어 버리시면 안될까요?"
"그럴 생각이오."
"은나라, 주나라 모두 그들에겐 갑골문자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역사속 사실로 세계만방에 자랑거리로 삼았지 않습니까. 그런 정도라면 시간이동장치를 통해 중국 선사시대부터 반도의 조상이었음을 조작해 놓으면 간단한 일이잖습니까?"
"그건 고 주지사가 몰라서 하는 말이오."
"제가 말 실수라도?"
"시간이동장치는 역사왜곡에 쓰일 수 없다는 것이 지하국의 헌법에 명시된 사실을 누구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 그렇지요."
"과거의 한 사건에 미래가 간섭하면 시간트랙에 큰 오차가 생겨서 현재의존재가치는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시간감시자들의 역할은 혹시라도 과욕에 눈먼 자가 과거에 관여할 것에 대비하여 활동하는 것이지요."
"그럼 어떻게 선사시대를 건들어 그들을 복속시킬 수 있을까요?"
"그게 쉽다면 왜 고민하겠소.
너무 복잡한 일로 찬바람 부는 해변가에서 시간 보내지 맙시다."
"네, 각하.
이곳에 머물 시간은 얼마나 되십니까?"
"이틀 머물 생각이오만 간섭없이 바람부는데로 이곳 저곳을 나 혼자 다니고 싶소."
"말도 안됩니다. 적어도 오늘 밤은 제가 모실테니, 행여 그럴요량이면 내일 날이 밝으면 행차하십시오."
"좋아, 고 주지사의 사는 모습도 볼겸 오늘 하루는 고 주지사에게 맡겨 봅시다."
주지사의 일행이 안내하는 곳을 향해 순간이동장치를 작동 시켜서 도착한 곳은 마라주의 영빈관이었다.
"음, 역시 마라주는 바람이 많은 곳이라서 지붕이 모두 낮구먼."
"대신 바닥을 조금씩 파서 움집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내의 높이는 다른 주의 건물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히려 아늑하고 포근함마저 느끼실 것입니다."
"그렇군. 옴폭 파인 곳으로 들어가니 마치 어머니의 품마냥 편안한 생각이 드는군."
"오늘 어머니 품보다 더 포근한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각하를 모실 것입니다. 기대하십시오."
"허허, 그럴필요까지 있나?
그냥 술한잔 하다 눈만 붙히면 될 것을."
"오랜만에 오셨는데 제가 모시는대로 눈만 잠시 감아주십시오."
영빈관의 조명이 밝아지며 한옥의 아늑한 방안에는 상다리가 휘어질 것 같은 음식들이 가득하여 모처럼 음식먹는 포만감을 느낄 것 같다.
"각하, 이 음식들은 개체생성기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직접 사육하고 경장해서 만든 천연 음식물입니다."
"오, 그렇게 귀한 것을 어찌 내가 먹게되었나?"
"각하, 오직 귀한 분은 각하 뿐입니다. 원하는 것은 다 얻을 수 있는 각하에게도 이처럼 천연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맛볼 기회는 흔치 않을 것입니다.
맛도 개체생성기에서 만든 음식보다 덜하고 씹히는 것도 부드럽지 않지만 마라주에 오시면 맛없는 음식을 드실 수 있다는 생각에 자주 왕림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멋진 말이군.
맛없는 음식이라.
씹어도 부드럽지 않은 음식이라.
천연재료를 사용한 음식이라."
"술도 직접 곡식으로 빚은 자연산입니다."
"호, 술까지 자연산이라고?"
"가가호호마다 자연산 술을 담아 경연대회도 열고 있습니다."
"흠, 이런게 인간다운 삶인지도 모르겠군?"
"그렇습니다. 개체생성기는 게으른 몇몇 사람들 이외에는 모두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분발할 일이군. 내 이 사실을 곰곰히 생각해 보고 중앙정부의 정책에 반영하겠네."
"부지런한 사람만이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알았네.
자네 주에서 만든 천연음식 맛좀 봐야겠어."
지리지리주의 변강쇠 주지사의 배웅을 멀리바라다 보일쯤 순간이동장치를 마라주로 향하도록 조작했다.
거센 폭풍이 일 듯 지리지리주와 마라주 사이를 갈라놓은 거대한 지하바다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백여년을 잔물결하나 없이 고요히 흐르던 지하바다는 최근 들어 다시 파고가 일며 작은 해일을 동반한 강풍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낚시배를 타고 멀리 나온 주민들이 간혹 어려움을 겪는다는 뉴스가 잡힌다.
지하국은 마그마의 움직임을 사전에 예측하여 지하국영토내에서 활동이 극대화 되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고 멀리 그 힘을 밀어 버리는 방법을 택한 덕분에 국토보존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역이 점차 넓어짐에 따른 공기순환에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어 이제는 없던 파도를 만드느라 과학자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지하바다 밑에 흐르는 마그마를 조정하여 작은 해일을 만든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고도의 기술분야라 할 것이다. 인위적인 충격을 마그마에 가함으로써 출렁임이 시작될 때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게 되면 지하국은 큰 재난을 겪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중앙정부에서 조차 해일조작을 승인하지 못한채 많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대기는 고인물과 같이 썩어가며 지천 곳곳은 호수와 같은 패쇄된 물탱크 역할로 전락하고 있었다.
마그마의 활동을 저지하는 것은 단순히 활동에너지를 지구의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에 불과하지만 억제된 활동을 다시 활성화 시켜 바다를 꿈틀거리게 하고 이를 통해 대류를 활성화하며 기압차를 발생시키고 수분상승과 하강을 유도해 내는 근본 에너지원으로 자원화 한다는 것은 큰 모험일 수 밖에 없었다.
지하바다의 꿈틀거림이 눈에 들어오는순간 만감이 교차된다. 숫한 과학자들의 모의 실험에 의해 지하국은 인공을 자연의 순리에 맞게 조절하는 기술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마라주의 해안가는 삼십센티 정도의 파도가 항상 밀리고 쓸리도록 설계되어 전체 지하국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주요지역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마라주 끝에 연결된 해상다리는 삼킬로 정도 곧게 뻗어 있는데 이 다리를 통해 연결된 곳은 예전 대만이라는 나라가 있던 곳으로 지상은 벌써 유니털에 복속되어 대만독립주라 명명되었다. 한때 이 땅은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으면서 자본주의가 급속히 발전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군비확장을 통한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도 국제사회로부터 외톨이가 되었던 곳이며 중국과는 형제라는 의식이 고조되었던 곳이지만 대륙판 충돌을 통해 반도에 편입되면서 대다수의 주민들은 차라리 서해바다를 경계하여 완전히 유니털에 복속되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판단하여 스스로 반도인이기를 자처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정벌의 전초기지는 북으로는 만주를 경계선으로 한 현재의 국경선이 우선적으로 거론되지만 남으로는 대만주의 이중첩자를 이용한 내부교란용 전쟁이 볼만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마라주의 해안가를 걸으며 중국을 복속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노라니 마라주 주지사 일행이 황급히 영접을 나온다.
"각하, 기별도 없이 왕림하셨습니다."
"오, 고수영 주지사, 안녕하시오?"
"저희가 하는 일이라곤 지하바다에 풍랑을 만드는 일이 고작인데 잘 지내고 있지요."
"허, 풍랑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또 어디있습니까?
지하국은 마라주 덕분에 쾌적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며 살고 있지요."
"하긴, 공기가 맑다 보니 사는게 모두 즐겁습니다."
"그래요. 모두 신수가 훤해 보입니다."
"나라가 태평하니 근심걱정이 없어 잘 지내고 있긴합니다만."
"합니다만?"
"산수경계가 좋다보니 주민들 모두 혈기 왕성해져서 뭔가 꿈틀대며 큰 일을 저지르고 싶어하니 걱정이라는 얘깁니다."
"오, 잠시만 기다리구료. 곧 중국을 정벌할 계획인데 그때 큰 역할을 하게 될것이오."
"각하, 고대하고 있습니다.
언제쯤이나 그 날이 올까요?"
"우선 중국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세계의 주인인양 행세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과학과 힘으로 그들을 복속시키는 것이야 손바닥 뒤집기 보다 쉬운 일이지만,
그들을 힘으로 굴복시킨다면 먼 훗날 새로운 분란만 초래할 뿐이라오.
중국이 유니털에 복속되어야 하는 명분을 명확히 제시해야하고
그 명분에 의해 그들 스스로 복종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구려."
"어떤 명분을 만들고 있는지요?"
"간단한 일이라오."
"간단한 일이요?"
"그렇소. 아주 간단한 방법. 차도지계라고 하면 될 것이오."
"어떤 대안이 있으신지?"
"그들이 늘 사용하던 방법을 쓰겠다는 것이지요."
"그럼 역사왜곡을 쓰겠다는 것인지요?"
"그렇소.
중국이 다른 나라를 복속시킬 때 쓰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랍니다.
첫째는 힘으로 밀어 붙히고 안되면 인해전술을 써서 점령하는 것이지요.
둘째는 역사왜곡을 통해 원래부터 상대방 국가는 중국땅이었다는 것을 오랫동안 쇄뇌시켜 결국은 중국에 통합되면서 민족정신까지 말살해 버리는 방법을 통해 나라를 지켜내는 것이었지요."
"그럼 저희도 인해전술을 쓴다는 말인가요?"
"그렇소. 로봇을 이용해 점령하는 것은 너무 싱거운 일이잖소.
우리 역사속에 중국과 대치할 때 조상들 대부분은 그들의 인해전술을 멋지게 막아내며 나라를 지켰잖소. 지금 그들의 인구가 30억인데 반해 우리 인구는 겨우 10억에 불과합니다. 일대일로 붙는다면 우린 전멸하고 중국은 20억이 남아 지구 전체를 꿀꺽 먹게 된다는 단순한 계산이 나오잖소?"
"하하, 첨단 무기로 초토화 시켜 버리면 우리쪽 인명 피해는 한명도 없겠지요."
"아니오. 조상의 유훈은 첨단무기를 앞세운 정벌이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써 사람을 제압하는 근본적인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라오. 그래서 우리 지하국은 지리지리주를 중심으로 출산장려책에 힘쓰는 것이지요."
"그렇군요. 제 생각엔 그저 첨단무기 한방이면 날라갈 중국을 왜 그냥 내버려두나 싶었습니다만 이제야 의문이 풀리는 듯 합니다."
"정복민들을 정신적으로 복속시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대만인은 잘 따라주지 않습니까?"
"그들이야 힘없이 지구 대재앙때 편입된 것이니 진정한 전쟁승리의 열매는 아니지요."
"하긴 대만인들만큼 유니털에 충성하는 이민족도 아마 없을것입니다."
"그래요. 중국을 정벌하면 제일 고심해야 할 부분이 정신적 복종에 있다오."
"대안은 있는지요?"
"아직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심하고 있어요."
"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자신의 역사로 바꿔버리려고 시도했던 선례를 재활용하시겠군요?"
"그렇소만 워낙 오랫동안 중국 우위로 역사편제가 된 지금에와서 그것들을 뒤집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하는 중이지요."
"우리민족이 시베리아로부터 이동하여 멀리 알라스카에 일부 정착하고 아메리카대륙의 인디언으로 오랫동안 땅을 지켜왔던 역사, 잉카문명을 일으킨 역사 등을 내세워 중국의 선사시대를 뒤집어 버리시면 안될까요?"
"그럴 생각이오."
"은나라, 주나라 모두 그들에겐 갑골문자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역사속 사실로 세계만방에 자랑거리로 삼았지 않습니까. 그런 정도라면 시간이동장치를 통해 중국 선사시대부터 반도의 조상이었음을 조작해 놓으면 간단한 일이잖습니까?"
"그건 고 주지사가 몰라서 하는 말이오."
"제가 말 실수라도?"
"시간이동장치는 역사왜곡에 쓰일 수 없다는 것이 지하국의 헌법에 명시된 사실을 누구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아, 그렇지요."
"과거의 한 사건에 미래가 간섭하면 시간트랙에 큰 오차가 생겨서 현재의존재가치는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시간감시자들의 역할은 혹시라도 과욕에 눈먼 자가 과거에 관여할 것에 대비하여 활동하는 것이지요."
"그럼 어떻게 선사시대를 건들어 그들을 복속시킬 수 있을까요?"
"그게 쉽다면 왜 고민하겠소.
너무 복잡한 일로 찬바람 부는 해변가에서 시간 보내지 맙시다."
"네, 각하.
이곳에 머물 시간은 얼마나 되십니까?"
"이틀 머물 생각이오만 간섭없이 바람부는데로 이곳 저곳을 나 혼자 다니고 싶소."
"말도 안됩니다. 적어도 오늘 밤은 제가 모실테니, 행여 그럴요량이면 내일 날이 밝으면 행차하십시오."
"좋아, 고 주지사의 사는 모습도 볼겸 오늘 하루는 고 주지사에게 맡겨 봅시다."
주지사의 일행이 안내하는 곳을 향해 순간이동장치를 작동 시켜서 도착한 곳은 마라주의 영빈관이었다.
"음, 역시 마라주는 바람이 많은 곳이라서 지붕이 모두 낮구먼."
"대신 바닥을 조금씩 파서 움집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내의 높이는 다른 주의 건물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히려 아늑하고 포근함마저 느끼실 것입니다."
"그렇군. 옴폭 파인 곳으로 들어가니 마치 어머니의 품마냥 편안한 생각이 드는군."
"오늘 어머니 품보다 더 포근한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각하를 모실 것입니다. 기대하십시오."
"허허, 그럴필요까지 있나?
그냥 술한잔 하다 눈만 붙히면 될 것을."
"오랜만에 오셨는데 제가 모시는대로 눈만 잠시 감아주십시오."
영빈관의 조명이 밝아지며 한옥의 아늑한 방안에는 상다리가 휘어질 것 같은 음식들이 가득하여 모처럼 음식먹는 포만감을 느낄 것 같다.
"각하, 이 음식들은 개체생성기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직접 사육하고 경장해서 만든 천연 음식물입니다."
"오, 그렇게 귀한 것을 어찌 내가 먹게되었나?"
"각하, 오직 귀한 분은 각하 뿐입니다. 원하는 것은 다 얻을 수 있는 각하에게도 이처럼 천연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맛볼 기회는 흔치 않을 것입니다.
맛도 개체생성기에서 만든 음식보다 덜하고 씹히는 것도 부드럽지 않지만 마라주에 오시면 맛없는 음식을 드실 수 있다는 생각에 자주 왕림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멋진 말이군.
맛없는 음식이라.
씹어도 부드럽지 않은 음식이라.
천연재료를 사용한 음식이라."
"술도 직접 곡식으로 빚은 자연산입니다."
"호, 술까지 자연산이라고?"
"가가호호마다 자연산 술을 담아 경연대회도 열고 있습니다."
"흠, 이런게 인간다운 삶인지도 모르겠군?"
"그렇습니다. 개체생성기는 게으른 몇몇 사람들 이외에는 모두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분발할 일이군. 내 이 사실을 곰곰히 생각해 보고 중앙정부의 정책에 반영하겠네."
"부지런한 사람만이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알았네.
자네 주에서 만든 천연음식 맛좀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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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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