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싫습니다..고마운 비지만..한달동안 준비했는데ㅠㅜ..
아직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만다는걸 안 이상 시슨2 시작해야죠^^; 늦어서 죄송합니다.
1.
"저기요.. 원장님 만나 뵐려면 어디로 가야되죠?"
"약속하셨나요?"
"예?..아..아뇨.."
"약속하시고 다시 오세요.."
"저..저 이개월전에 여기 입원했던 김혁이라고 하는데요...기억상실증으로.."
혁이는 모자를 황급히 벗으며 하얀 은발과도 같은 백발을 간호사에게 보여준다.
너무도 하얀 머리카락에 입을 벌리고 혁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게 된다.. 모자를 눌러쓰고 있던 혁이의 얼굴을 보고 그제서야 생각이 났는지 벌리고 있던 입에서 탄성과도 같은 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 지...지금 안 계시는데요.."
"언제 오세요?"
"삼일정도 걸리 실거에요.. 서울에 세미나 가셔서.."
"예??.."
낭패였다.. 미정의 집에서 나온 첫 행선지부터 이렇게 일이 꼬이다니..간호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혁이는 복도를 왔다갔다 거닐기 시작한다.
"저..저기요.. 혹시 제가 처음 여기 왔을 때 계셨던 선생님은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왜요?"
"제가 듣기론 이 병원에 절 데려온 사람이 구조대원이라고 하던데...그 구조대원 좀 만날 수 있을까 해서요."
"아.. 그거라면 제가 알고 있어요."
"예?? 그 구조대원 이름을요?"
"구조대원보다 최초로 호송된 병원이요."
"예? 그럼 사고 현장에서 이리로 바로 온게 아닌가요?"
"자세히는 모르겠고요.. 1차 의료시설에서 저희한테 온 거에요.. 이 동네에선 그래도 여기가 제일 크니까요.."
".........그럼 그 병원좀 알 수 있을까요?"
"예.. 여기 주소 적어 드릴게요."
간호사가 적어준 주소를 들고 다시 급히 병원을 뛰어 나섰다.
무작정 택시를 잡고 주소를 들이밀며 여기로 가달라는 혁이의 말에 택시가 출발한다... 약 20분가량의 운행시간 후 산과 가까운 작은 개인 병원에 도착하게 된다.
이층의 오래된 가정집으로 오해할만한 외관을 봐도 허름함이 의료시설이 미흡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왜 시내의 병원으로 옮겼는지 이해하게 된 혁이다.
유리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섰다. 사람이 한명도 보이질 않는다...
두 개의 교회 마크가 찍혀있는 긴 의자와 중앙에 있는 난로..그리고 카운터로 보이는 칸막이가 있는 벽을 향해 걸어간다.
역시 안에도 아무도 없다..
"아무도 안계세요~~ 저기요!!"
혁이의 소리를 들었는지 20대 초반의 갈색의 긴 생머리를 틀어 올린 얼굴이 선탠을 했는지 검은빛이 감돌아 건강해 보이는 추리닝복장의 아가씨가 안쪽의 문을 열고 나온다.
나오면서 혁이를 아래부터 머리끝까지 한번 훑어 보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아.. 안녕하세요."
"누구세요?"
"저기 선생님좀 만나 뵈려 왔는데요."
"아저씨 지금 안 계시는데요.. 아마 밭에 가셨을걸요.."
"밭이요??"
다시 혁이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건성으로 대답을 하며 손을 내젖는다.
"없으니까. 나중에 오세요."
"예??"
"없다고요..아저씨 지금 밭에 간거 같으니까.. 급하면 시내 병원 가보세요."
몸을 돌려 다시 왔던 곳으로 향하는 여자를 본 혁이는 기가 찼다..그렇게 기분이 상하려고 하는데 여자의 중얼거림에 폭발하고 만다.
"이동네..양아치들은 죄다 일루 오네..쯧쯧..."
"저기요!!!"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에요!"
혁이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여자가 적반하장으로 혁이를 쳐다보며 다시 소리를 지른다.
그리곤 다짜고짜 다가와서는 혁이의 정강이를 발로 찬다.
"읔...므,,뭐에요??"
"너! 강원파 똘마니지?? 이게 어디서 큰소리야!!"
"..........."
혁이의 앞에서 있던 여자는 다시 한 번 조인트를 까려다가 참고는 팔짱을 낀 채 무릎을 꿇고 종아리를 만지고 있는 혁이를 내려 본다..
"수금 날짜 아직도 하루 남았거든..다시 한 번 독촉하면 똘마니들 재봉질 않해준다고 전해라!! 알간?!!"
"저..저기요.."
"뭐?!!"
"저...강원판지..금원판지는 모르겠고요.. 그냥 선생님좀 만나 뵈러 왔는데요.."
"엥??..근데 머리가..."
"예?? "
"왜 양아치처럼 염색질이야?"
"원래 이런데요...백색증이라고.."
"......백색??? 아!!~~~ 너 그때 그 얘구나.."
"예??"
"아저씨가 산에서 들쳐 업고 온...."
"예!! 저 맞아요.. 선생님 좀 뵈러 왔어요.."
"에고.. 어쩐다니.."
"예?"
"명색이 울 아저씨도 선생이라고....서울 세미난가 갔는데.."
"예??!!!!"
"삼일 후에나 올 거야...."
".............."
"그럼 나중에 보자.."
다시 돌아가는 여자를 난처한 듯 바라보는 혁이였다.. 이미 저녁이 된 시간은 택시도 올리 없는 위치와 버스는 더더군다나 오는 택시 안에서 본적 없었던 혁이였다.
여자가 들어가고 혁이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간 그냥 의자에 앉아 버렸다.
아직 초봄 이였기에 산 입구의 병원은 추웠다..옷깃을 여미며 혁이는 그대로 가방을 배게 삼아 의자에 눕게 된다..
"탁~~탁~~"
"으...음...."
"야!! 일어나!!"
어느새 잠이 든 걸까.. 혁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갈색의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여자는 하의는 여전히 아까의 추리닝에 민소매 나시를 입고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이빨을 닦고 있었는지 칫솔을 입에 물고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혁이가 누워있는 의자를 발로 차서 혁이를 깨운다.
"너 뭐냐..아까 안 갔어?"
"갈때가 없어서요.."
".........."
혁이를 노려보던 여자는 몸을 돌려 다시 나왔던 방으로 돌아간다..
다시 의자에 기대며 그런 여자를 쳐다본다..
"거기서 계속 있을 꺼야??"
"예??..."
"보니까.. 설에서 온 거 같은데, 거기 있다가 감기 걸려..병원에서 감기 걸렸다고 하면 남들이 웃어.. 들어와.."
"예.."
혁이는 여자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허름한 병원과는 달리 방은 그런대로 여자가 살고 있는 은은한 향기가 풍겨온다..
"그냥 병실에서 자도 되는데요.."
"병실?? 아주 지랄을 하세요...우물가에서 소주 찾냐?!. 여기에 병실이 어디 있겠냐?"
"........"
"3만원!"
"예??"
"왜?? 아가야~~ 꽁으로 세상 살라하면 대머리 까진다..앙?!!"
"근데..몇 살이에요? 나이도 저랑 비슷한 거 같은데.."
"맞먹을라 해봐..아주 대가리를 아작낼테니까..너보다 최소한 네 살은 많으니까."
".........."
여자는 그대로 다시 싱크대에 컵에 있던 치약을 칫솔에 짜고는 이빨을 닦기 시작한다.
혁이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지 이빨을 다 닦고는 싱크대에서 그대로 세수를 시작하더니 대충 세수를 마친다..
혁이도 세수를 하려고 싱크대로 향한다..
"뭐하냐?"
"세..세수하려고요.."
"밖에 화장실 있어..거기 가서 해."
"예?? 누..누나는 여기서 했잖아요.."
"누나?? 누가 네 누나야? 한번만 더 누나라고 부르기만 해봐!!.. 그리고 네가 왜 여기서 씻어? 안 나가?!"
"........."
어쩔 수 없이 화장실로 향하는 혁이다.. 스위치를 켜보니 작은 백열등 하나가 깜빡이며 화장실을 비춘다..너무 어두웠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세수를 시작했다. 물이 차가웠다... 된장.. 미정내 누나 집이 간절하다..
방에 들어오니 이 여자는 소주를 병째로 나발을 불고 있다..어디서 나온 건지..거대한 오징어를 통째로 손에 들고 한입씩 베어 먹고는 다시 소주를 들이킨다.
티비를 보면서 낄낄 대는 모습이...도저히 익숙해질지 벌써 걱정이 되는 혁이였다.
"근데 괜찮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저도 남잔데.."
여자가 오징어를 입에 문채 혁이를 쳐다본다..
"풋..."
다시 시선을 티비로 옮기곤 개그프로를 보며 낄낄대기를 반복한다.
하루종일 첫 단추부터 엇갈려 끼우고 있는 혁이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열 받는데..자기를 동네 양아치 취급을 하질 않나..결국 돈 주고 자는 건데..이런 대우를 받아야 되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고 한번 쳐??"
혁이가 여자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번뜩이는 시선으로 조금씩 몸을 움직여 본다..
"피~~~잉~~~콱!!!"
혁이의 얼굴을 지나.. 벽에 칼이 꽂혔다..그대로 얼어버린 혁이였다.... 5cm만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면 칼은 혁이의 볼에 꽂혔을 것이다..
고개를 돌려 벽에 꽂혀 있는 흔들리고 있는 칼을 본 혁이는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낀다.
"미리 말하지만....나 강소라거든...레인나이프 2대 총장!..강소라!! 머릿속에 박아둬라..안그람 그 머리에 칼 들어간다....."
".................................."
개그 프로가 끝이 나자 소라는 몸을 일으키곤 추리닝 바지를 벗어버린다. 혁이도 텔레비전을 보고 잠을 안자고 있었는데.. 아무 상관없다는 듯 추리닝을 벗어 옷걸이를 향해 던지고 침대를 향해 걸어간다.
앙증맞은 하얀색 면팬티가 실룩거리며 소라의 볼륨감 쩌는 엉덩이를 더 뽐낸다.
그리곤 침대 속으로 쏙 들어가선 코를 골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운 혁이였다..코골이에 도통 잠을 잘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혁이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소라는 보이지 않았다..
기지개를 펴며 혁이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쌀쌀한 아침 바람이 건물 안인데도 혁이를 움츠리게 한다..
그것보다.. 더 혁이를 움츠리게 하는 것이 있었다..
수많은 시선들......
런닝만을 입고 있던 혁이는 손으로 몸을 가리며 로비에 있는 노인 분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대로 로비 안의 모든 사람들이 얼어 붙어버린듯 보였다.
얼음을 깬 사람은 소라였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간호복을 곱게 차려 입고 머리를 단정히 틀어 올려 깔끔하게 정리한 채 살색 스타킹에 곧게 뻣은 다리의 마무리를 짓는 흰색 구두......손에는 차트를 들고서 주사실이라고 쓰여 있는 방에서 나온 소라는 어제 혁이가 본 여자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그리고.. 말투가 혁이를 기가 차게 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친 어머니,아버지처럼 아니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보기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꼬박꼬박 존댓말로 농담을 섞어 대하는 소라의 태도였다.
혁이를 본 노인들은 난리가 아니었다.
이제 서방이 생긴 거냐? 애인이냐?? 그래 얼른 시집가라..애부터 만들면 대겠다..등등의 말로 소라를 놀리기 시작했지만 소라는 익숙한 듯 혁이를 손님이라고 말을 하곤 다시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라기보다는 간단한 의사놀이처럼 노인들의 말 상대를 해주는 소라였고 감기나 그런 간단한 검사를 해주는 소라였다.
어느새 소라와 혁이만 남게 된다..
"이거 불법 의료시술 아니에요?"
"뭐?? 입 닫아라.."
"참나.. 늙은이들 갔다고 금방 말투 변하는거 봐라.."
"늙은이들?? 다시 말해봐......"
"아..아뇨..."
살기에 먼저 쫀 혁이는 말꼬리를 흐리게 된다.. 노려보던 소라는 혁이가 겁을 먹었다는 걸 느꼈는지 시선을 거두곤 그대로 차트를 정리한다..
"나 정식으로 간호사 자격증 있거든."
"예??"
"그러니까... 불법의료시술이니 의료행위니 그런 말 짓거리지 말라고..함부로 주댕이 놀리다가 진짜 죽여 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
갑자기 진지한 소라의 말에 흥미를 느끼는 혁이였다. 어제와는 너무 상반된 모습과 의료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혁이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어차피 의사선생이 돌아올 이틀 동안은 널린 게 시간이니....
"누나는 그럼 선생님 없을 땐 여기서 진찰도 하고 치료도 하는거에요?"
"응..응급환자는 시내로 보내고.. 시골이라서 오는 사람이라곤 어르신들밖엔 없고...전부 심심해서 오시는 거니까.. 보면 알겠지만 여긴 경노당도 없다.."
"아~~~ 그래서 전부 늙은이들 밖에는 없구나.."
"또!! 입을 찢어버릴라.."
"헛...진짜 안 어울려요.. 백이의천사처럼 차려입고.."
"자꾸 나불대면.. 이 흰색이 빨간색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거...명심해라.."
점심을 먹고 로비에 나와 있는 혁이의 눈에 오후에는 한명의 사람도 보이질 않았다..
뭐가 그리 바쁜지 소라는 계속 몸을 움직인다. 도구를 소독하거나 청소를 한다. 혁이가 거추장스러운지 로비를 청소하다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내 던진다..
"야!! 넌 청소 안 해?!"
"예??"
"니가 어질렀으니까!! 청소하라고.."
"제가 언제요!"
"씁~~~~~~"
간호사복의 소매를 걷으며 혁이를 노려본다..어쩔 수 없이 청소도구를 줍고는 청소를 시작하는 혁이다..
청소에 열중하고 있는 혁이를 지나 주사실에서 큰 냄비를 가져온다..그리곤 거추장스러운지 혁이를 비키라며 난로 위에 그 큰 냄비를 낑낑대며 올리기 시작했다.
겨우 올려놓고는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듯 앉아서 난로 속을 쳐다보고 있다.
꼭 한 폭의 그림같이 보인다.. 이 시대에 아직도 장작 난로를 때는 병원이 있다니...거기다가 그 모습을 생각에 잠겨 쪼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 지켜보고 있는 간호사복의 소라는 사진의 한 장면처럼 혁이에게 느껴졌다.
"저기..소라씨.."
"응??"
"선생님하고 여기서 같이 지내시는거에요?"
"응."
"아까 그 방에서요?"
"아니. 아저씨는 윗층에 집이 있어.."
"아..."
"그럼....둘이....."
"뭐?...둘이???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 야.. 조기 아래에 좀만 걸어가면 슈퍼 있거든.. 문 닫기 전에 소주 10병만 사와라..??.."
"예......."
"저..저기 돈은요?"
"나중에 줄께.. 사오기나 해."
"예.."
소라가 말한 좀만의 기준이 뭘까...10분이나 걸어 내려왔는데... 슈퍼가 보이질 않는다..
다시 돌아갈까도 생각해보지만 어제 날아온 칼이 생각이 난다..그렇게 10분을 더 내려가니 길목에 슈퍼가 하나 보이긴 한다.
여닫이문으로 된 슈퍼 같지 않은 건물로 들어간 혁이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슈퍼의 진열장을 보고 놀랐다. 냉장고도 꺼져있다..
냉장고 속에서 미지근한 소주를 10병을 꺼내 주인을 찾는데 주인도 보이질 않는다.....
주인을 불러봐도 대답도 없고.. 확...들고 나오려는 생각이 막 끌어 오르는데....
문을 열고 할머니가 들어온다.
"할머니..이거 사려고 하는데요.."
"엥? 여기 여편네 어디 갔어?"
"예???"
"마실갔나??"
"저도 잘.."
"가만 보자....소주가 1000원이니까.. 10개면...."
"만원이요.."
"그랴?? 그람 주고 가...."
돈을 챙기는 할머니를 보며 가게에서 나온 혁이는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며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검은색 그랜저가 쏜살같이 혁이를 지나 산으로 향했다.
이런 외진 길을 뭐가 그리 급하다고....
혁이는 올라가는 것이 내려오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20분 정도가 걸려 내려올 때에는 이렇게 힘들진 않았는데...양손에 들린 소주가 담긴 비닐봉지를 당장이라도 내 던지고 싶었지만.. 소라의 화난 얼굴에 몸을 떨며 다시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30분이 넘게 걸렸다..
드디어 병원이 보인다.
아까 혁이를 스쳐지나간 그랜저에 건장한 검은 양복의 남자들이 몸을 실고 있다..
그대로 다시 내려가는... 뒷좌석의 잘생겼지만 이마에 있는 큰 흉터의 남자가 혁이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차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혁이를 지나 내려가 버렸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혁이가 병원에 들어갔을 때 난로 위에 있어야 할 큰 냄비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바닥에 쏟아진 뜨거운 물로 인해 바닥에선 김이 올라오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상황이 어리둥절한 혁이는 소주병을 든 채 로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고 곧 카운터에서 나오는 소라를 볼 수 있었다..
"소라씨??"
"?...."
화가 많이 났는지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병원 바닥에 침을 뱉는다...침에 피가 섞여 있는 걸 본 혁이는 고개를 들어 소라를 본다.
입가에 피가 흐른 자국이 선명하다..
"무슨 일이에요?"
"썩을넘들....에휴.... 왜 물은 엎고 지랄이야..."
".........."
소라는 손자국이 선명한 얼굴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혁이를 지나쳐 엎어진 냄비를 든다..그런데 냄비가 방금까지 난로위에 있었다는 걸 잊었던 소라였기에 집어 들다가는 다시 바닥에 떨어트렸다.
"앗!...뜨거라..."
"챙~~~~캉~~캉~"
떨어트린 냄비가 바닥에 부딪히며 날카로운 쇠음을 내고는 구르기 시작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보던 소라가 짜증이 밀려오는지 겨우 멈춘 냄비를 발로 차버렸다..
그 소리에 또 놀란 혁이였다.
소라는 그 모습을 말없이 쳐다보고는 입술을 닦는 건지..막 나오기 시작하려는 눈물을 닦는 건지, 팔을 올려 얼굴을 훔친다..
"소라씨.. 무슨 일이에요?"
"넌 몰라도 돼..야.. 소주나 내놔.."
혁이의 손에서 낚아채듯 소주를 가지고 방으로 그대로 들어가 버린다..
어제의 경험으로 쉽게 당할 소라가 아닌데... 방금 본 차에 오른 남자들 중 한명도 옷의 흐트러짐도 없었기에 분명히 무슨 사연이 있다는 생각을 혁이는 한다.
뻔 하지만.. 빛?? 아니면 예전의 남친??
분위기가 살벌했지만.. 혁이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소라가 들어간 방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이미 나발로 소주 반병을 다 마신 소라였다.
양반다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간호사 복인데..소라가 그렇게 앉아 있다.
맨다리인데도 탄 살결로 인해 커피색 스타킹을 입고 있는 듯 보이며 답답한지 혁이가 들어올 때 머리를 풀어헤치곤 다시 입에 소주병을 가져다 댄다.
"휴~~~~~~~~"
".........."
"혼자 마시니까 쓸쓸하다.. 너 술 마실 줄 아냐?"
"예?? 아..아뇨..한 번도 안 먹어 봤는데요.."
"뭐???"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혁이를 쳐다본다. 사실 어떻게 본다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후 술을 전혀 안 먹는 미정이의 집에서 지낸 혁이의 말엔 거짓이 없었지만.. 스무 살이 넘은 청년이 술을 한 번도 안 먹어봤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소라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서 뻥질이야.. 일루 와라.."
"........."
혁이가 소라의 옆에 앉게 된다.. 소라에겐 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머릿속에 없는 듯하다.. 봉지에서 소주병을 하나 더 꺼내더니 병을 딴다..그리곤 혁이에게 건넨다.
".........."
"뭐해.. 마셔..."
"예.........."
분위기상 이걸 안마시면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벌컥벌컥 두 목음을 한 번에 들이켰다..
"크~~~~.."
"지랄은....잘만 마시는구만.."
"와.. 이걸 왜 마시는거에요..읔..."
입속에 알코올 맛만 느껴지고 혀끝이 비릿하다는 느낌을 받은 혁이가 혀를 내두르며 원망하듯 소라를 쳐다본다..
"허.. 너 진짜 한 번도 안마셔봤어?"
"기억사라지고 나서는요.. 그 이전엔 저도 모르죠.."
"기억??"
"예.. 여기서 강원병원으로 옮겨지고 나서.. 아직도 그 전 기억이 없어요.."
".........."
소라는 놀랍다는 듯 혁이를 빤히 쳐다보더니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듯 단번에 남은 반병의 소주를 한 목음에 다 비워버렸다.
"크....오늘 따라 왜 이리 쓰냐..."
"........."
"그래서... 여기 기억 찾으려고 온 거다??"
"예..."
"특이한 놈 다 보겠네...기억을 찾으려면 병원으로 가야지!"
"여기도 병원이잖아요..."
"아!!...글치.. 여기도 병원이지................이게!!!"
"딱~!"
"아파요..."
소라의 손이 혁이의 뒤통수를 한차례 날렸다.
"어디서 눈을...씁!!..."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진짜 죽는다........."
잔잔한 소라의 음성에 혁이가 쫄았다..
"참나....근데 아까 그 사람들 뭐에요? 뭐.. 뻔 하겠지만... 누나 빛있죠?"
".........."
"아니면..혹시 예전에 놀 때 남친?? 남친인데 자기 여자를 막 때리나?.."
"술맛 떨어지게 하지 말고.. 마셔라...."
이미 두병을 다 비우고 세병 째에 들어가는 소라였다..안주도 없이 무슨 물먹듯 마셔대는 모습이 주량을 가늠할 수 없게 한다.
혁이는 반병정도 마시고 나서 취하진 않았지만 이 맛없는 걸 왜 마시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입에 넣지 않고 있다.
간호사복이 답답한지 소라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깔려있던 치맛자락을 조금씩 위로 올리기 시작한다. 이내 어제 봤던 앙증맞은 하얀 면팬티가 소라의 양반다리로 앉아 있는 자세로 인해 그대로 보여진다. 검은 피부 톤에 유난히 하얀색이 빛나듯 보여진다. 눈을 돌리려던 혁이는 분명히 팬티 옆라인 사이로 삐져나온 털들을 볼 수 있었다..
혁이의 시선은 상관없다는 듯 팔을 올려 간호복의 애리부분부터 쇄골 바로 아래까지의 단추를 풀어 버린다.
이건 무슨 액션인지 모르겠다.. 혁이는 이게 혹시 자기를 유혹하는 건지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저기..누나...지금 혹시 저 유혹하는거에요?"
"뭐???"
단추를 풀던 소라가 혁이의 말에 혁이의 눈을 쳐다본다..그리고 가차 없이 앉은 자세 그대로 발이 올라와 혁이의 턱을 날린다.
"읔!!!"
"아주 지랄을 해요....."
아직도 들고 있는 발로 인해 팬티로 가려진 중심을 제외한 볼록한 엉덩이 라인과 허벅지가 뒤로 넘어가던 혁이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있는 힘을 다하지 않은 킥이었기에 혁이는 금세 똑바로 앉을 수 있었다.
"무슨 여자가.."
"여자?? 니 눈엔 내가 여자로 보이냐!!?"
"그럼 남자에요? 팬티도 민밋하구만.."
"무..뭐??!!"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소라가 다리를 내리고는 반쯤 일어서 혁이를 노려본다.
"어제는 방심했지만.. 오늘은 아니에요!!..또 뭐 던지기만 해봐..."
"............"
"왜요?? 또 때리게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노려보는 혁이를 보게 된 소라는 그대로 다시 양반다리로 앉는다..
"그래.. 너 잘났다.. 꼴에 달린 놈이라고 너도 나 우습게 보는구나..."
예상외의 소라의 행동에 경계를 풀며 다시 자리로 돌아온 혁이는 소주병을 들고는 그대로 나머지를 비워버린다. 역시 쓰다... 술도 안 오르는데...소라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누나... 진짜 무슨 일인데요.."
".............."
"혹시 알아요.. 제가 도움이 될지.."
"??... 니가 무슨 도움을... 기억이나 찾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셔!!~~~~"
"이래봬도 저 도와주는 경찰도 있어요.. 추심이 얼마나 불법인데.. 요즘 세상에 찾아와서 사람을 때리고 가는 그런 놈들을 가만히 두면 안 되죠.."
"크크크크.. 저것들 국회의원 딱가린데... 의원보다 더 끝빨 좋냐?!"
"예??"
"국회의원이라고..."
"국회의원 딱가리가 여긴 왜 온 거에요?"
"저 뒤쪽에 미군부대가 있걸랑... 근데 그 부대가 확장인가 이전인가 하옇튼 머시기를 한데...우리보고 여길 양보하라고 하는 거지.."
"예?? 무슨 말도 안되는.. 사유지를 어떻게 마음대로 한데요?"
"마음대로 안 되니까.. 이러는 거지.."
"그럼..어제 말했던 강원파는요? 그 놈들이랑 같은 놈이에요?"
"아니야... 그것들은 나라에 탄원하려고 변호사 사는데 들어간 돈 때문이고.."
".............."
"참나...사람이라는 게 무섭다... 남의 과거 가지고 협박이나 하고..."
남은 병 안의 술을 입에 털어놓고는 그대로 발라당 눕는 소라다.. 그런 흐트러진 자극적인 모습에도 혁이는 섹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양반다리를 한 채 팬티를 훤히 보이며 그대로 누운 소라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는 혁이에게 눈을 감은 채 소라가 말을 한다.
"왜?? 너도 사내라고 꼴리냐?"
"예?? 아..아니에요.."
"근데 뭘 쳐다봐.. "
"그냥요.. 누나 과거가 어쨌기에...그렇게 맞고도 가만히 있는지 궁금해서요....."
"................"
--계속--
번외편에서 말씀드렸듯 시즌2부터는 SF로 장르 등록해서 올립니다^^.
야누스의 경우 읽어주시는 분은 적어도 지금껏 썼던 야설중에서 가장 정성이 들어갔던 작품이라서 사실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으니 열심히 끝까지 써봐야죠^^.
그러고보니 소라소설에 입문한지 이제 겨우 5개월째인데.. 지운것까지 합쳐보니 총 100부가 넘는 글들을 소라계시판에 올렸었내요 ㅡㅡ; 그 동안 사건사고도 많았고요.ㅋㅋㅋㅋ.
길아가..25부에서 끝을냈고.,,막혜가 13부에 완, 색녀가 50부까지 쓰다가 중단되었고, 최생이 18부에 완, 악거가 3부완에..몇가지 단편들해서 3편인가 올렸던거 같은데..ㅋ...한달은 잠수했다고 해도 네달동안 110편가량은.,.거의 하루에 한부씩 올린꼴인가봅니다 ㅡㅡ; 미쳤었나 봅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ㅋ...
조금은 릴렉스하면서 천천히써야지.. 이러다가 진짜로 머리속에 XXX만 가득찬 변태로 오인받는거 아닌지 걱정이내요.ㅋㅋㅋ..야설은 야설일뿐!!! 현실이 될 수 없다!~~~되면 말고...ㅋ..
한달동안 계획한 오랫만의 여행을 비때문에 말아먹고 온 주절되는 와핑이였습니다 (__)a
아직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만다는걸 안 이상 시슨2 시작해야죠^^; 늦어서 죄송합니다.
1.
"저기요.. 원장님 만나 뵐려면 어디로 가야되죠?"
"약속하셨나요?"
"예?..아..아뇨.."
"약속하시고 다시 오세요.."
"저..저 이개월전에 여기 입원했던 김혁이라고 하는데요...기억상실증으로.."
혁이는 모자를 황급히 벗으며 하얀 은발과도 같은 백발을 간호사에게 보여준다.
너무도 하얀 머리카락에 입을 벌리고 혁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게 된다.. 모자를 눌러쓰고 있던 혁이의 얼굴을 보고 그제서야 생각이 났는지 벌리고 있던 입에서 탄성과도 같은 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 지...지금 안 계시는데요.."
"언제 오세요?"
"삼일정도 걸리 실거에요.. 서울에 세미나 가셔서.."
"예??.."
낭패였다.. 미정의 집에서 나온 첫 행선지부터 이렇게 일이 꼬이다니..간호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혁이는 복도를 왔다갔다 거닐기 시작한다.
"저..저기요.. 혹시 제가 처음 여기 왔을 때 계셨던 선생님은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왜요?"
"제가 듣기론 이 병원에 절 데려온 사람이 구조대원이라고 하던데...그 구조대원 좀 만날 수 있을까 해서요."
"아.. 그거라면 제가 알고 있어요."
"예?? 그 구조대원 이름을요?"
"구조대원보다 최초로 호송된 병원이요."
"예? 그럼 사고 현장에서 이리로 바로 온게 아닌가요?"
"자세히는 모르겠고요.. 1차 의료시설에서 저희한테 온 거에요.. 이 동네에선 그래도 여기가 제일 크니까요.."
".........그럼 그 병원좀 알 수 있을까요?"
"예.. 여기 주소 적어 드릴게요."
간호사가 적어준 주소를 들고 다시 급히 병원을 뛰어 나섰다.
무작정 택시를 잡고 주소를 들이밀며 여기로 가달라는 혁이의 말에 택시가 출발한다... 약 20분가량의 운행시간 후 산과 가까운 작은 개인 병원에 도착하게 된다.
이층의 오래된 가정집으로 오해할만한 외관을 봐도 허름함이 의료시설이 미흡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왜 시내의 병원으로 옮겼는지 이해하게 된 혁이다.
유리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섰다. 사람이 한명도 보이질 않는다...
두 개의 교회 마크가 찍혀있는 긴 의자와 중앙에 있는 난로..그리고 카운터로 보이는 칸막이가 있는 벽을 향해 걸어간다.
역시 안에도 아무도 없다..
"아무도 안계세요~~ 저기요!!"
혁이의 소리를 들었는지 20대 초반의 갈색의 긴 생머리를 틀어 올린 얼굴이 선탠을 했는지 검은빛이 감돌아 건강해 보이는 추리닝복장의 아가씨가 안쪽의 문을 열고 나온다.
나오면서 혁이를 아래부터 머리끝까지 한번 훑어 보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아.. 안녕하세요."
"누구세요?"
"저기 선생님좀 만나 뵈려 왔는데요."
"아저씨 지금 안 계시는데요.. 아마 밭에 가셨을걸요.."
"밭이요??"
다시 혁이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건성으로 대답을 하며 손을 내젖는다.
"없으니까. 나중에 오세요."
"예??"
"없다고요..아저씨 지금 밭에 간거 같으니까.. 급하면 시내 병원 가보세요."
몸을 돌려 다시 왔던 곳으로 향하는 여자를 본 혁이는 기가 찼다..그렇게 기분이 상하려고 하는데 여자의 중얼거림에 폭발하고 만다.
"이동네..양아치들은 죄다 일루 오네..쯧쯧..."
"저기요!!!"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에요!"
혁이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여자가 적반하장으로 혁이를 쳐다보며 다시 소리를 지른다.
그리곤 다짜고짜 다가와서는 혁이의 정강이를 발로 찬다.
"읔...므,,뭐에요??"
"너! 강원파 똘마니지?? 이게 어디서 큰소리야!!"
"..........."
혁이의 앞에서 있던 여자는 다시 한 번 조인트를 까려다가 참고는 팔짱을 낀 채 무릎을 꿇고 종아리를 만지고 있는 혁이를 내려 본다..
"수금 날짜 아직도 하루 남았거든..다시 한 번 독촉하면 똘마니들 재봉질 않해준다고 전해라!! 알간?!!"
"저..저기요.."
"뭐?!!"
"저...강원판지..금원판지는 모르겠고요.. 그냥 선생님좀 만나 뵈러 왔는데요.."
"엥??..근데 머리가..."
"예?? "
"왜 양아치처럼 염색질이야?"
"원래 이런데요...백색증이라고.."
"......백색??? 아!!~~~ 너 그때 그 얘구나.."
"예??"
"아저씨가 산에서 들쳐 업고 온...."
"예!! 저 맞아요.. 선생님 좀 뵈러 왔어요.."
"에고.. 어쩐다니.."
"예?"
"명색이 울 아저씨도 선생이라고....서울 세미난가 갔는데.."
"예??!!!!"
"삼일 후에나 올 거야...."
".............."
"그럼 나중에 보자.."
다시 돌아가는 여자를 난처한 듯 바라보는 혁이였다.. 이미 저녁이 된 시간은 택시도 올리 없는 위치와 버스는 더더군다나 오는 택시 안에서 본적 없었던 혁이였다.
여자가 들어가고 혁이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간 그냥 의자에 앉아 버렸다.
아직 초봄 이였기에 산 입구의 병원은 추웠다..옷깃을 여미며 혁이는 그대로 가방을 배게 삼아 의자에 눕게 된다..
"탁~~탁~~"
"으...음...."
"야!! 일어나!!"
어느새 잠이 든 걸까.. 혁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갈색의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여자는 하의는 여전히 아까의 추리닝에 민소매 나시를 입고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이빨을 닦고 있었는지 칫솔을 입에 물고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 혁이가 누워있는 의자를 발로 차서 혁이를 깨운다.
"너 뭐냐..아까 안 갔어?"
"갈때가 없어서요.."
".........."
혁이를 노려보던 여자는 몸을 돌려 다시 나왔던 방으로 돌아간다..
다시 의자에 기대며 그런 여자를 쳐다본다..
"거기서 계속 있을 꺼야??"
"예??..."
"보니까.. 설에서 온 거 같은데, 거기 있다가 감기 걸려..병원에서 감기 걸렸다고 하면 남들이 웃어.. 들어와.."
"예.."
혁이는 여자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허름한 병원과는 달리 방은 그런대로 여자가 살고 있는 은은한 향기가 풍겨온다..
"그냥 병실에서 자도 되는데요.."
"병실?? 아주 지랄을 하세요...우물가에서 소주 찾냐?!. 여기에 병실이 어디 있겠냐?"
"........"
"3만원!"
"예??"
"왜?? 아가야~~ 꽁으로 세상 살라하면 대머리 까진다..앙?!!"
"근데..몇 살이에요? 나이도 저랑 비슷한 거 같은데.."
"맞먹을라 해봐..아주 대가리를 아작낼테니까..너보다 최소한 네 살은 많으니까."
".........."
여자는 그대로 다시 싱크대에 컵에 있던 치약을 칫솔에 짜고는 이빨을 닦기 시작한다.
혁이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지 이빨을 다 닦고는 싱크대에서 그대로 세수를 시작하더니 대충 세수를 마친다..
혁이도 세수를 하려고 싱크대로 향한다..
"뭐하냐?"
"세..세수하려고요.."
"밖에 화장실 있어..거기 가서 해."
"예?? 누..누나는 여기서 했잖아요.."
"누나?? 누가 네 누나야? 한번만 더 누나라고 부르기만 해봐!!.. 그리고 네가 왜 여기서 씻어? 안 나가?!"
"........."
어쩔 수 없이 화장실로 향하는 혁이다.. 스위치를 켜보니 작은 백열등 하나가 깜빡이며 화장실을 비춘다..너무 어두웠다...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세수를 시작했다. 물이 차가웠다... 된장.. 미정내 누나 집이 간절하다..
방에 들어오니 이 여자는 소주를 병째로 나발을 불고 있다..어디서 나온 건지..거대한 오징어를 통째로 손에 들고 한입씩 베어 먹고는 다시 소주를 들이킨다.
티비를 보면서 낄낄 대는 모습이...도저히 익숙해질지 벌써 걱정이 되는 혁이였다.
"근데 괜찮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저도 남잔데.."
여자가 오징어를 입에 문채 혁이를 쳐다본다..
"풋..."
다시 시선을 티비로 옮기곤 개그프로를 보며 낄낄대기를 반복한다.
하루종일 첫 단추부터 엇갈려 끼우고 있는 혁이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열 받는데..자기를 동네 양아치 취급을 하질 않나..결국 돈 주고 자는 건데..이런 대우를 받아야 되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고 한번 쳐??"
혁이가 여자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번뜩이는 시선으로 조금씩 몸을 움직여 본다..
"피~~~잉~~~콱!!!"
혁이의 얼굴을 지나.. 벽에 칼이 꽂혔다..그대로 얼어버린 혁이였다.... 5cm만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면 칼은 혁이의 볼에 꽂혔을 것이다..
고개를 돌려 벽에 꽂혀 있는 흔들리고 있는 칼을 본 혁이는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낀다.
"미리 말하지만....나 강소라거든...레인나이프 2대 총장!..강소라!! 머릿속에 박아둬라..안그람 그 머리에 칼 들어간다....."
".................................."
개그 프로가 끝이 나자 소라는 몸을 일으키곤 추리닝 바지를 벗어버린다. 혁이도 텔레비전을 보고 잠을 안자고 있었는데.. 아무 상관없다는 듯 추리닝을 벗어 옷걸이를 향해 던지고 침대를 향해 걸어간다.
앙증맞은 하얀색 면팬티가 실룩거리며 소라의 볼륨감 쩌는 엉덩이를 더 뽐낸다.
그리곤 침대 속으로 쏙 들어가선 코를 골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운 혁이였다..코골이에 도통 잠을 잘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혁이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소라는 보이지 않았다..
기지개를 펴며 혁이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쌀쌀한 아침 바람이 건물 안인데도 혁이를 움츠리게 한다..
그것보다.. 더 혁이를 움츠리게 하는 것이 있었다..
수많은 시선들......
런닝만을 입고 있던 혁이는 손으로 몸을 가리며 로비에 있는 노인 분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대로 로비 안의 모든 사람들이 얼어 붙어버린듯 보였다.
얼음을 깬 사람은 소라였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간호복을 곱게 차려 입고 머리를 단정히 틀어 올려 깔끔하게 정리한 채 살색 스타킹에 곧게 뻣은 다리의 마무리를 짓는 흰색 구두......손에는 차트를 들고서 주사실이라고 쓰여 있는 방에서 나온 소라는 어제 혁이가 본 여자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그리고.. 말투가 혁이를 기가 차게 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친 어머니,아버지처럼 아니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보기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꼬박꼬박 존댓말로 농담을 섞어 대하는 소라의 태도였다.
혁이를 본 노인들은 난리가 아니었다.
이제 서방이 생긴 거냐? 애인이냐?? 그래 얼른 시집가라..애부터 만들면 대겠다..등등의 말로 소라를 놀리기 시작했지만 소라는 익숙한 듯 혁이를 손님이라고 말을 하곤 다시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라기보다는 간단한 의사놀이처럼 노인들의 말 상대를 해주는 소라였고 감기나 그런 간단한 검사를 해주는 소라였다.
어느새 소라와 혁이만 남게 된다..
"이거 불법 의료시술 아니에요?"
"뭐?? 입 닫아라.."
"참나.. 늙은이들 갔다고 금방 말투 변하는거 봐라.."
"늙은이들?? 다시 말해봐......"
"아..아뇨..."
살기에 먼저 쫀 혁이는 말꼬리를 흐리게 된다.. 노려보던 소라는 혁이가 겁을 먹었다는 걸 느꼈는지 시선을 거두곤 그대로 차트를 정리한다..
"나 정식으로 간호사 자격증 있거든."
"예??"
"그러니까... 불법의료시술이니 의료행위니 그런 말 짓거리지 말라고..함부로 주댕이 놀리다가 진짜 죽여 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
갑자기 진지한 소라의 말에 흥미를 느끼는 혁이였다. 어제와는 너무 상반된 모습과 의료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혁이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어차피 의사선생이 돌아올 이틀 동안은 널린 게 시간이니....
"누나는 그럼 선생님 없을 땐 여기서 진찰도 하고 치료도 하는거에요?"
"응..응급환자는 시내로 보내고.. 시골이라서 오는 사람이라곤 어르신들밖엔 없고...전부 심심해서 오시는 거니까.. 보면 알겠지만 여긴 경노당도 없다.."
"아~~~ 그래서 전부 늙은이들 밖에는 없구나.."
"또!! 입을 찢어버릴라.."
"헛...진짜 안 어울려요.. 백이의천사처럼 차려입고.."
"자꾸 나불대면.. 이 흰색이 빨간색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거...명심해라.."
점심을 먹고 로비에 나와 있는 혁이의 눈에 오후에는 한명의 사람도 보이질 않았다..
뭐가 그리 바쁜지 소라는 계속 몸을 움직인다. 도구를 소독하거나 청소를 한다. 혁이가 거추장스러운지 로비를 청소하다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내 던진다..
"야!! 넌 청소 안 해?!"
"예??"
"니가 어질렀으니까!! 청소하라고.."
"제가 언제요!"
"씁~~~~~~"
간호사복의 소매를 걷으며 혁이를 노려본다..어쩔 수 없이 청소도구를 줍고는 청소를 시작하는 혁이다..
청소에 열중하고 있는 혁이를 지나 주사실에서 큰 냄비를 가져온다..그리곤 거추장스러운지 혁이를 비키라며 난로 위에 그 큰 냄비를 낑낑대며 올리기 시작했다.
겨우 올려놓고는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듯 앉아서 난로 속을 쳐다보고 있다.
꼭 한 폭의 그림같이 보인다.. 이 시대에 아직도 장작 난로를 때는 병원이 있다니...거기다가 그 모습을 생각에 잠겨 쪼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 지켜보고 있는 간호사복의 소라는 사진의 한 장면처럼 혁이에게 느껴졌다.
"저기..소라씨.."
"응??"
"선생님하고 여기서 같이 지내시는거에요?"
"응."
"아까 그 방에서요?"
"아니. 아저씨는 윗층에 집이 있어.."
"아..."
"그럼....둘이....."
"뭐?...둘이???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 야.. 조기 아래에 좀만 걸어가면 슈퍼 있거든.. 문 닫기 전에 소주 10병만 사와라..??.."
"예......."
"저..저기 돈은요?"
"나중에 줄께.. 사오기나 해."
"예.."
소라가 말한 좀만의 기준이 뭘까...10분이나 걸어 내려왔는데... 슈퍼가 보이질 않는다..
다시 돌아갈까도 생각해보지만 어제 날아온 칼이 생각이 난다..그렇게 10분을 더 내려가니 길목에 슈퍼가 하나 보이긴 한다.
여닫이문으로 된 슈퍼 같지 않은 건물로 들어간 혁이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슈퍼의 진열장을 보고 놀랐다. 냉장고도 꺼져있다..
냉장고 속에서 미지근한 소주를 10병을 꺼내 주인을 찾는데 주인도 보이질 않는다.....
주인을 불러봐도 대답도 없고.. 확...들고 나오려는 생각이 막 끌어 오르는데....
문을 열고 할머니가 들어온다.
"할머니..이거 사려고 하는데요.."
"엥? 여기 여편네 어디 갔어?"
"예???"
"마실갔나??"
"저도 잘.."
"가만 보자....소주가 1000원이니까.. 10개면...."
"만원이요.."
"그랴?? 그람 주고 가...."
돈을 챙기는 할머니를 보며 가게에서 나온 혁이는 이래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며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검은색 그랜저가 쏜살같이 혁이를 지나 산으로 향했다.
이런 외진 길을 뭐가 그리 급하다고....
혁이는 올라가는 것이 내려오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20분 정도가 걸려 내려올 때에는 이렇게 힘들진 않았는데...양손에 들린 소주가 담긴 비닐봉지를 당장이라도 내 던지고 싶었지만.. 소라의 화난 얼굴에 몸을 떨며 다시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30분이 넘게 걸렸다..
드디어 병원이 보인다.
아까 혁이를 스쳐지나간 그랜저에 건장한 검은 양복의 남자들이 몸을 실고 있다..
그대로 다시 내려가는... 뒷좌석의 잘생겼지만 이마에 있는 큰 흉터의 남자가 혁이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그러나 차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혁이를 지나 내려가 버렸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혁이가 병원에 들어갔을 때 난로 위에 있어야 할 큰 냄비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바닥에 쏟아진 뜨거운 물로 인해 바닥에선 김이 올라오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상황이 어리둥절한 혁이는 소주병을 든 채 로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고 곧 카운터에서 나오는 소라를 볼 수 있었다..
"소라씨??"
"?...."
화가 많이 났는지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병원 바닥에 침을 뱉는다...침에 피가 섞여 있는 걸 본 혁이는 고개를 들어 소라를 본다.
입가에 피가 흐른 자국이 선명하다..
"무슨 일이에요?"
"썩을넘들....에휴.... 왜 물은 엎고 지랄이야..."
".........."
소라는 손자국이 선명한 얼굴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혁이를 지나쳐 엎어진 냄비를 든다..그런데 냄비가 방금까지 난로위에 있었다는 걸 잊었던 소라였기에 집어 들다가는 다시 바닥에 떨어트렸다.
"앗!...뜨거라..."
"챙~~~~캉~~캉~"
떨어트린 냄비가 바닥에 부딪히며 날카로운 쇠음을 내고는 구르기 시작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보던 소라가 짜증이 밀려오는지 겨우 멈춘 냄비를 발로 차버렸다..
그 소리에 또 놀란 혁이였다.
소라는 그 모습을 말없이 쳐다보고는 입술을 닦는 건지..막 나오기 시작하려는 눈물을 닦는 건지, 팔을 올려 얼굴을 훔친다..
"소라씨.. 무슨 일이에요?"
"넌 몰라도 돼..야.. 소주나 내놔.."
혁이의 손에서 낚아채듯 소주를 가지고 방으로 그대로 들어가 버린다..
어제의 경험으로 쉽게 당할 소라가 아닌데... 방금 본 차에 오른 남자들 중 한명도 옷의 흐트러짐도 없었기에 분명히 무슨 사연이 있다는 생각을 혁이는 한다.
뻔 하지만.. 빛?? 아니면 예전의 남친??
분위기가 살벌했지만.. 혁이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소라가 들어간 방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이미 나발로 소주 반병을 다 마신 소라였다.
양반다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간호사 복인데..소라가 그렇게 앉아 있다.
맨다리인데도 탄 살결로 인해 커피색 스타킹을 입고 있는 듯 보이며 답답한지 혁이가 들어올 때 머리를 풀어헤치곤 다시 입에 소주병을 가져다 댄다.
"휴~~~~~~~~"
".........."
"혼자 마시니까 쓸쓸하다.. 너 술 마실 줄 아냐?"
"예?? 아..아뇨..한 번도 안 먹어 봤는데요.."
"뭐???"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혁이를 쳐다본다. 사실 어떻게 본다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후 술을 전혀 안 먹는 미정이의 집에서 지낸 혁이의 말엔 거짓이 없었지만.. 스무 살이 넘은 청년이 술을 한 번도 안 먹어봤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소라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서 뻥질이야.. 일루 와라.."
"........."
혁이가 소라의 옆에 앉게 된다.. 소라에겐 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머릿속에 없는 듯하다.. 봉지에서 소주병을 하나 더 꺼내더니 병을 딴다..그리곤 혁이에게 건넨다.
".........."
"뭐해.. 마셔..."
"예.........."
분위기상 이걸 안마시면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벌컥벌컥 두 목음을 한 번에 들이켰다..
"크~~~~.."
"지랄은....잘만 마시는구만.."
"와.. 이걸 왜 마시는거에요..읔..."
입속에 알코올 맛만 느껴지고 혀끝이 비릿하다는 느낌을 받은 혁이가 혀를 내두르며 원망하듯 소라를 쳐다본다..
"허.. 너 진짜 한 번도 안마셔봤어?"
"기억사라지고 나서는요.. 그 이전엔 저도 모르죠.."
"기억??"
"예.. 여기서 강원병원으로 옮겨지고 나서.. 아직도 그 전 기억이 없어요.."
".........."
소라는 놀랍다는 듯 혁이를 빤히 쳐다보더니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듯 단번에 남은 반병의 소주를 한 목음에 다 비워버렸다.
"크....오늘 따라 왜 이리 쓰냐..."
"........."
"그래서... 여기 기억 찾으려고 온 거다??"
"예..."
"특이한 놈 다 보겠네...기억을 찾으려면 병원으로 가야지!"
"여기도 병원이잖아요..."
"아!!...글치.. 여기도 병원이지................이게!!!"
"딱~!"
"아파요..."
소라의 손이 혁이의 뒤통수를 한차례 날렸다.
"어디서 눈을...씁!!..."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진짜 죽는다........."
잔잔한 소라의 음성에 혁이가 쫄았다..
"참나....근데 아까 그 사람들 뭐에요? 뭐.. 뻔 하겠지만... 누나 빛있죠?"
".........."
"아니면..혹시 예전에 놀 때 남친?? 남친인데 자기 여자를 막 때리나?.."
"술맛 떨어지게 하지 말고.. 마셔라...."
이미 두병을 다 비우고 세병 째에 들어가는 소라였다..안주도 없이 무슨 물먹듯 마셔대는 모습이 주량을 가늠할 수 없게 한다.
혁이는 반병정도 마시고 나서 취하진 않았지만 이 맛없는 걸 왜 마시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입에 넣지 않고 있다.
간호사복이 답답한지 소라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깔려있던 치맛자락을 조금씩 위로 올리기 시작한다. 이내 어제 봤던 앙증맞은 하얀 면팬티가 소라의 양반다리로 앉아 있는 자세로 인해 그대로 보여진다. 검은 피부 톤에 유난히 하얀색이 빛나듯 보여진다. 눈을 돌리려던 혁이는 분명히 팬티 옆라인 사이로 삐져나온 털들을 볼 수 있었다..
혁이의 시선은 상관없다는 듯 팔을 올려 간호복의 애리부분부터 쇄골 바로 아래까지의 단추를 풀어 버린다.
이건 무슨 액션인지 모르겠다.. 혁이는 이게 혹시 자기를 유혹하는 건지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저기..누나...지금 혹시 저 유혹하는거에요?"
"뭐???"
단추를 풀던 소라가 혁이의 말에 혁이의 눈을 쳐다본다..그리고 가차 없이 앉은 자세 그대로 발이 올라와 혁이의 턱을 날린다.
"읔!!!"
"아주 지랄을 해요....."
아직도 들고 있는 발로 인해 팬티로 가려진 중심을 제외한 볼록한 엉덩이 라인과 허벅지가 뒤로 넘어가던 혁이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있는 힘을 다하지 않은 킥이었기에 혁이는 금세 똑바로 앉을 수 있었다.
"무슨 여자가.."
"여자?? 니 눈엔 내가 여자로 보이냐!!?"
"그럼 남자에요? 팬티도 민밋하구만.."
"무..뭐??!!"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소라가 다리를 내리고는 반쯤 일어서 혁이를 노려본다.
"어제는 방심했지만.. 오늘은 아니에요!!..또 뭐 던지기만 해봐..."
"............"
"왜요?? 또 때리게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노려보는 혁이를 보게 된 소라는 그대로 다시 양반다리로 앉는다..
"그래.. 너 잘났다.. 꼴에 달린 놈이라고 너도 나 우습게 보는구나..."
예상외의 소라의 행동에 경계를 풀며 다시 자리로 돌아온 혁이는 소주병을 들고는 그대로 나머지를 비워버린다. 역시 쓰다... 술도 안 오르는데...소라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누나... 진짜 무슨 일인데요.."
".............."
"혹시 알아요.. 제가 도움이 될지.."
"??... 니가 무슨 도움을... 기억이나 찾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셔!!~~~~"
"이래봬도 저 도와주는 경찰도 있어요.. 추심이 얼마나 불법인데.. 요즘 세상에 찾아와서 사람을 때리고 가는 그런 놈들을 가만히 두면 안 되죠.."
"크크크크.. 저것들 국회의원 딱가린데... 의원보다 더 끝빨 좋냐?!"
"예??"
"국회의원이라고..."
"국회의원 딱가리가 여긴 왜 온 거에요?"
"저 뒤쪽에 미군부대가 있걸랑... 근데 그 부대가 확장인가 이전인가 하옇튼 머시기를 한데...우리보고 여길 양보하라고 하는 거지.."
"예?? 무슨 말도 안되는.. 사유지를 어떻게 마음대로 한데요?"
"마음대로 안 되니까.. 이러는 거지.."
"그럼..어제 말했던 강원파는요? 그 놈들이랑 같은 놈이에요?"
"아니야... 그것들은 나라에 탄원하려고 변호사 사는데 들어간 돈 때문이고.."
".............."
"참나...사람이라는 게 무섭다... 남의 과거 가지고 협박이나 하고..."
남은 병 안의 술을 입에 털어놓고는 그대로 발라당 눕는 소라다.. 그런 흐트러진 자극적인 모습에도 혁이는 섹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양반다리를 한 채 팬티를 훤히 보이며 그대로 누운 소라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는 혁이에게 눈을 감은 채 소라가 말을 한다.
"왜?? 너도 사내라고 꼴리냐?"
"예?? 아..아니에요.."
"근데 뭘 쳐다봐.. "
"그냥요.. 누나 과거가 어쨌기에...그렇게 맞고도 가만히 있는지 궁금해서요....."
"................"
--계속--
번외편에서 말씀드렸듯 시즌2부터는 SF로 장르 등록해서 올립니다^^.
야누스의 경우 읽어주시는 분은 적어도 지금껏 썼던 야설중에서 가장 정성이 들어갔던 작품이라서 사실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으니 열심히 끝까지 써봐야죠^^.
그러고보니 소라소설에 입문한지 이제 겨우 5개월째인데.. 지운것까지 합쳐보니 총 100부가 넘는 글들을 소라계시판에 올렸었내요 ㅡㅡ; 그 동안 사건사고도 많았고요.ㅋㅋㅋㅋ.
길아가..25부에서 끝을냈고.,,막혜가 13부에 완, 색녀가 50부까지 쓰다가 중단되었고, 최생이 18부에 완, 악거가 3부완에..몇가지 단편들해서 3편인가 올렸던거 같은데..ㅋ...한달은 잠수했다고 해도 네달동안 110편가량은.,.거의 하루에 한부씩 올린꼴인가봅니다 ㅡㅡ; 미쳤었나 봅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ㅋ...
조금은 릴렉스하면서 천천히써야지.. 이러다가 진짜로 머리속에 XXX만 가득찬 변태로 오인받는거 아닌지 걱정이내요.ㅋㅋㅋ..야설은 야설일뿐!!! 현실이 될 수 없다!~~~되면 말고...ㅋ..
한달동안 계획한 오랫만의 여행을 비때문에 말아먹고 온 주절되는 와핑이였습니다 (__)a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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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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