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지랄도 멍석 깔아주면 안한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 말라던 것도 막상 실컷 해보라면 머뭇거리게 된다는 말이다.
하물며, 처음부터 꺼림칙했던 관계를 가장 꺼림칙하게 만드는 당사자 앞에서 해보라니 환장할 노릇이다.
"왜그래, 진짜?"
신혜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요?"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어색하고 어색하고 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그 침묵을 수지가 깬다.
"그래. 이거 말도 안되는거 알아 나도."
"그럼 그만 하면 안돼요?"
"미안해. 너한테는 내가 무조건 미안해."
조금은 짜증섞인 내 말에 수지마저 눈물을 글썽인다. 사정 모르는 남이 와서 보면, 내가 천하의 나쁜놈으로 보일만한 장면이다. 여자 둘은 울고 있지, 나는 당황만 하고 있지. 그렇다고 내가 화내는 것도 아니지. 갑자기 나도 울고 싶어진다.
"신혜야. 나는 너 힘들어 하는거 도저히 못보겠어. 그거 다 나 때문에 그렇게 된거잖아."
"그런거 아니니까 그만 하면 안돼?"
다시 정적아닌 정적이 흐른다. 울음소리만 들린다.
"너 때문에 내가 불편해서 그래. 나도 부담스러워. 나 좋자고 이러는거야. 나 이러는거 너한테 미안하지도 않고"
수지가 독한말을 뱉어내지만, 방안에 있는 사람은 다 그 속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도, 그 마음 뻔히 알면서도, 막상 그렇게 들으면 맘이 좋을리가 없다. 신혜의 울음이 커진다.
중간에서 내가 말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것만 같다. 수지의 팔을 잡고 그만하라는 눈치를 보낸다.
"너 여기 좀 있어."
수지가 다시 나가버린다. 방안에는 울고있는 신혜와 뻘쭘한 나만 남아있다. 신혜는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가만히 있기가 미안해서 컵에 냉수 한잔을 따라서 신혜에게 건낸다. 신혜는 훌쩍이며 냉수를 마신다.
그리고 나를 보더니 더 서럽게 운다. 안쓰러워 등에 손을 올려본다. 갑자기 신혜가 기대더니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낀다.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켜본다. 조금씩 진정되는 모양이다. 어느덧 울음을 멈춘다. 울음은 멈췄지만, 신혜는 품안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도 신혜를 좀 더 안고 싶다. 이유는 모르겠다. 둘이서 아무런 말이없다. 사방이 고요하고 가슴엔 신혜의 눈물과 온기가 느껴진다. 어느샌가 나는 신혜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말없이 기대있던 신혜는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나보다 한 살이 많은 누나라지만, 그냥 아이같다.
어쩌면 신혜는 어딘가 안길 곳이 누구보다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그저 안타깝고 안쓰럽다. 문득 이렇게 여리고 아이같기만 여자가 언젠가 나를 향해 살기를 품은 눈으로 쏘아보던게 생각났다. 지금 생각하니 그것도 참 귀엽다.
한참 그렇게 잠든 신혜를 토닥이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수지가 돌아왔다. 술을 사왔다.
"자?"
수지가 앞에 앉으며, 나한테 작게 물어본다.
"가봐. 오늘 미안해. 앞으로 이런 부탁 안할께"
이제 이건 다 끝인가? 그렇겠지? 그래, 잘 생각했어. 나 가면 둘이서 한잔 하면서 풀어볼 심산인 모양이다.
그때, 말소리에 깬 신혜가 내 품에 안긴채 수지를 쏘아본다. 그러더니 수지가 사온 소주를 깐다. 그리고 병채로 몇 모금 크게 마신다. 무서운 기세다. 여전히 수지를 쏘아보며 술병을 내려 놓는다.
"화 많이 났어?"
수지가 미안한듯 묻는다.
"됐어, 너랑 말 안해."
신혜가 짧게 대답하더니, 나를 밀쳐 바닥에 ㅤㄴㅜㅍ히고 올라탄다. 그리고 내 입술을 덮친다. 미친여자처럼 키스를 퍼붓더니 목덜미를 핥기 시작한다. 당황스러워 수지를 바라봤다. 서운함인지 안도인지 모를 애매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더니, 신혜가 마시다 만 소주를 홀짝 홀짝 마시기 시작한다.
신혜는 내 웃옷을 올리고 몸을 핥고 있다. 상황의 애매함에 냉정을 찾고 싶은데, 몸이 달아오른다. 당연히 똘똘이는 분위기파악 못하고 솟아오른다. 신혜는 내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그놈을 입에 문다. 황당하기도 하고, 수지 보기도 미안해서 눈치를 살피는데, 수지의 표정은 내가 예상했던 그런게 아니다. 나는 안중에도 없이 신혜를 뚫어지게 보고있다. 내가 야동 볼때 표정이 저럴거 같다. 넋이 빠진 눈이다.
갑자기 화가났다. 이여자들이 나를 뭘로 보고 지들 맘대로 하는지 모르겠다. 신혜를 밀쳐내고 자리에 똑바로 섰다. 신혜가 당황한듯 앉아서 나를 올려다본다. 왜? 계속해보라는 식으로 내려봤다.
신혜가 자세를 고쳐 앉는다.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뭔가 계산 밖이긴한데, 기분이 묘하다. 분명 내가 미안해 해야할거 같은데, 신혜는 너무나도 다소곳하고 순종적이다. 왠지 모르게 조금더 괴롭혀주고 싶어졌다. 두손으로 신혜의 머리를 받치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혜가 숨이 막히는지 켁켁대며 나를 올려다본다. 눈을 마주치기가 힘들어 고개를 돌렸다. 수지가 벙찐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수지도 내가 이러는건 본적이 없을거다. 하지만 수지의 벙찐 모습은 화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 미친놈이 무슨짓을 하는거냐는 표정이 되어간다. 내가 알게 뭐냐. 동시에 나는 사정의 기미를 느꼈다. 일부러 자지를 빼고 신혜의 얼굴에 싸기 시작했다. 얼굴부터 옷, 머리카락까지 올챙이들이 튀어박힌다.
수지가 급하게 휴지를 챙겨 신혜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닦는다. 신혜도 손으로 얼굴에 묻은 정액을 닦아낸다.
"괜찮아?"
수지가 걱정스러운듯 신혜에게 묻지만, 신혜는 조금 놀란듯 붉어진 얼굴에 멍한 눈으로 아무 말이 없다.
"야, 미쳤어?"
수지가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나도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다. 저 작고 귀여운 여자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거냐. 후회가 밀려온다. 일단은 너무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하는데 입이 안떨어진다.
"나, 나 있잖아."
신혜가 입을 연다.
"괜찮아? 놀랐지?"
"나, 나, 나 조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하다가 멈춘 신혜가 나를 올려다 보면서 다시 말을 잇는다.
"조금 더 계속 해보면 안될까? 나, 기분이 조금..."
전혀 예상 못했던 상황이 또다시 이어진다. 그저 내가 기분이 나빠서 막 대하고, 조금 미안할정도로 난폭하게 굴었는데, 신혜는 뭔가 다른 느낌이 왔다니. 어쨌거나 이여자, 올려다 보는 얼굴이 정말 예쁘다. 이제부터는 나도 멈추기 싫다.
나는 다리에 걸린 바지와 팬티를 벗어버리고, 웃옷도 벗어버렸다. 그리고 신혜를 마주보며 앉았다. 수지가 저만치 비켜준다. 지금 도대체 뭘하는건지 모르겠다. 수지가 보는 앞에서 이러고 있다는게 혼란스러웠고, 내 앞에 있는 예쁜 여자가 또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신혜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티를 벗긴다. 팔과 머리를 빼면서 좀전에 옷에 묻었던 정액이 얼굴에 묻었다. 손으로 닦아주려는데 자기 손으로 먼저 닦는다. 그리고 나를 빤히 보더니 그게 묻은 손가락을 입에 넣고 가만히 맛을 본다.
치마를 마저 벗긴다. 신혜는 바닥에 손을 대고 엉덩이를 들어 나를 돕는다. 팬티도 마져 벗긴다. 아래부분이 살짝 젖어 있다. 뭔가 느낌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나한테 있다. 방금 싸버려서 다시 제때에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물론, 서기야 하겠지만 그때까지 신혜의 컨디션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일단은 최선을 다해보는 수 밖에 없다.
바닥에 신혜를 옆으로 ㅤㄴㅜㅍ히고 신혜의 앞에 마주보며 누웠다. 하얀 어깨가 눈이 부시다. 입술과 혀로 어깨를 훔치기 시작한다. 별다른 반응이 없다. 손으로 허리부터 겨드랑이까지 쓰다듬으며 잠깐 잠깐 힘을 줘본다. 아까도 느꼈지만, 말랑말랑하다. 그렇다고 살이 쳐진다거나 통통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다. 보기엔 늘씬한데 이게 그렇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는게 신기하다. 겨드랑이를 만지던 손이 가슴을 향한다. 살짝 붉은 빛을 띠는 젖꽃이 하얀 피부때문에 도드라진다. 손으로 가슴을 쥔채 손가락으로 꼭지를 비벼 돌려본다. 하지만 역시 큰 반응이 없다. 침착하자, 분명히 반응이 올거다. 아까는 내가 너무 당황한거다. 스스로에게 되뇌이면서 애무를 계속한다. 보지를 벌려본다. 분명히 살짝 젖어있다. 애액을 혀로 훔쳐 맛을 본다. 살짝 비리면서 시큼하다. 벌어진 틈과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보지 전체를 천천히 핥아낸다.
한참을 그렇게 애무를 하는데도 반응이 미지근하다. 털은 신혜의 땀과 내 침으로 젖어있다. 하지만 애액으로 젖어야할 그곳이 예상 외로 멀쩡하다. 가만히 생각을 해본다. 좀전에 그렇게 느낌이 왔던 이유가 뭘까? 술? 내가 조금 난폭해서? 아무래도 그거같다. 조금 거칠게 할 필요가 있는거다. 그렇다면, 비장의 무기를 써야한다. 지스팟 공략이다.
자세를 잡는데, 수지가 태클을 건다.
"너 또 그거 할려고 그러지?"
무서운년. 하여튼 눈치가 백단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마땅히 해볼만한게 없는데 어쩌라고? 수지의 한마디에 신혜가 수지를 바라본다. 아까전의 화난 표정이 아니다. 마치 엄마 찾는 아이같은 표정이다. 수지를 향해 손을 뻗는다. 수지가 다가와서 신혜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신혜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준다. 조금이나마 신혜의 몸이 덜 뻣뻣해진 느낌이다.
"가뜩이나 애 긴장했는데, 그런거 하고 싶냐?"
"그럼 어떡해요? 뭐, 열려라 참깨라고 주문이라도 외워요? 아니면 뭐 거기다 대고 슬픈 얘기라도 해요? 울어보라고?"
평소같았으면 혼자 머릿속으로 걸었을 태클이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나도 답답하단말야.
신혜의 몸이 떨린다.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웃고 있다. 그상황에서 그게 웃겼어? 이런상황에서도 이렇게 아이같은 여자. 귀엽다. 귀여워.
"다시 잘 해봐."
다시한번 혀와 손으로 허벅지부터 사타구니까지 정성스럽게 애무해본다. 수지의 손을 잡고 있어서인지, 혹은 좀전에 그렇게 웃어서인지 몸이 확실히 풀린 느낌이 전해진다. 그리고 정성스러운 애무에 신혜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신음이 커지기 시작하고, 애액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때맞춰 똘똘이가 공격준비를 완료시킨다. 조심스럽게 조준을 마치고 놈을 집어 넣었다.
"아"
뜻밖에 나한테서 이런 소리가 난다. 신혜의 표정도 살짝 일그러진다. 살짝 찌푸린 여자의 미간이 이렇게 섹시한건줄 몰랐다. 삽입을 하고나니 조금 아플정도로 조인다. 허리를 뒤로 뺏다 다시 전진시킨다. 몇번의 움직임에 작은 소름이 목을타고 귀까지 전해진다. 신혜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입을 잔뜩벌린채 나를 보고 있는 그 표정에는 미소가 번진다.
"괜찮겠어요?"
"으음... 좋아."
성공이다. 좀전의 그 미소와 함께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혀있다. 이여자 섹스할때 표정이 장난아니다. 표정만으로 싸버릴거 같다. 하지만 싸면 안된다. 나는 지금 정말 큰일을 하고 있는거다. 침착하자. 양 팔을 바닥에 댄채로 속도를 올린다.
"아응...아아...허흡...허흡... 아! 아!"
신혜의 신음이 커진다. 몸을 일으켜 신혜의 벌린 허벅지를 잡고 미친듯이 피스톤을 해댄다. 허리를 들이밀때마다 신혜의 가슴이 출렁인다. 그리고 나는 지금 무릎이 아프다. 침대에서 할 걸 후회가 된다. 속도가 올라가며 몸이 뜨거워진다. 순간 사정을 한다. 신혜는 어느샌가 입을 틀어막고 신음을 죽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손은 여전히 수지의 손을 꼬옥 붙잡고 있었다. 사정이 끝나고 나뿐만 아니라 신혜도 축 쳐졌다. 신혜는 아직도 가뿐 숨을 몰아쉰다. 그러더니 울음을 터뜨린다. 수지가 눈물을 닦아준다.
나는 휴지를 챙겨 신혜의 뒷정리를 한다. 수지가 신혜를 일으켜 앉게 한다. 신혜는 수지한테 안겨서 울고 있다.
"미안해."
"잘했어."
수지가 신혜를 토닥인다. 조금 진정이 된듯한 신혜가 씻으러 들어간다. 침묵이 흐른다. 수지를 바라본다.
"뭘봐?"
한마디 툭 던지더니 시선을 피한다. 수지가 미안해 하는건지 내가 미안해 하는건지 모르겠다. 갑자기 죄인이 된 기분이다. 시켜서 한건데, 이게 뭔가 싶다.
"너도 씻고가."
"네"
신혜가 나오자 마자 나도 씻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던 신혜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샤워를 마치고 짐을 챙겨서 문밖을 나설때까지 아무도 나랑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럴줄 알았다. 살짝 걱정도 된다. 나 가고 나서 둘이 싸우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갈께요."
"응"
수지는 쳐다도 안보고 인사를 받는다.
"잘가"
신혜는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금새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피한다. 정말 정말 귀여운데 지금 기분은 마냥 좋지는 못하다.
"나 없다고 싸우지 마요."
"꺼져. 병신아"
수지의 집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데, 기분이 참 애매하다. 어쩌다가 내가 주제에 넘는 복이 터져서 이런 마음고생에 몸고생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품에 안겨 잠들던 신혜의 모습과 언젠가 공원에서 나를 보며 울음을 터뜨릴듯 바라보던 수지의 얼굴이 자꾸 번갈아가면 떠오른다.
.
.
.
.
.
다음날 아침에 수업을 들어갔는데, 있을리 없는 수지가 있다. 어제 지나가는 말로, 수업 하나 더 옮길까 하더니 결국 옮긴 모양이다. 옆에 앉았다.
"누가 앉으래?"
찬바람이 쌩쌩분다. 옆 책상으로 떨어져 앉는다.
"야"
불러서 쳐다보니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그럴거면서 튕기기는. 옆에 가서 앉는다. 오늘 수업 처음 들어오는거니까, 첫날 공지사항같은거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닥쳐"
이년이. 아직 입도 안열었는데 닥치라니. 기분이 좋을리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야, 최수지?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
.
.
.
수업 내내 아무 말이 없더니, 수업이 끝나고 나서 한마디 던진다.
"밥먹자."
한마디만 남기고 혼자서 먼저 걸음을 옮긴다. 내가 뭘 어쩌겠나, 따라가야지. 학교앞 일본식 돈가스집에 들어간다. 여기 오무라이스 제법 맛있다. 오무라이스 먹어야지.
"돈가스 하나 우동 하나요."
"나는 오무라이스 먹고싶은데"
"우동먹어"
이년이 진짜.
"나한테 왜그래요?"
"왜 짜증나?"
"아니, 짜증나는게 아니라, 좀 너무하는거 같아서"
"나도 기분 별로 안좋아. 밥이나 먹어."
뭐냐, 이 히스테리는. 내가 죄인이라면 나를 죄인으로 만든건 바로 너 최수지란말이다. 물론, 내가 그 심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이건 좀 심하잖아.
"따라와. 얘기좀 해"
밥먹기가 무섭게 또 어딜 가자는건지. 아무튼 따라가본다. 학교 한쪽에 작은 숲이 있다. 산책로와 함께. 수지는 그곳으로 간다. 그늘진 곳에 벤치가 있다. 수지가 앉는다.
"앉아봐"
서있으라고 해도 앉으려고 했거든? 왜이래 자꾸 나한테 신경질이냐고.
"어제 좋았냐?"
좋았지 그럼. 지금 나한테 짜증내는거 생각하니, 마음같아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ㅤㅍㅘㄴ타스틱을 외쳐주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최소한 장난으로라도 쳐맞거나, 최악의 경우 이여자 진짜 마음 상할 수도 있다.
"왜그래요 진짜?"
"좋았냐고?"
"아뇨. 안좋았어요"
"뻥치시네."
뻥인거 알면서 왜물어봐?
"앞으로 어쩔거야?"
"뭘 어째요?"
"신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겠다. 머리속이 추석날 서울 나들목 마냥 복잡해진다.
"아유, 이자식 이거 착해빠져가지고."
수지가 볼태기를 쥐고 흔든다. 그리고 표정에 살짝 미소가 묻어난다. 그 눈빛, 그 미소. 그래 내가 사랑하는 여자 최수지 맞다. 하지만 이내 왠지 쓸쓸해보이는 표정이 겹친다.
"신혜한테 잘해. 상처주면 죽여버릴거야."
.
.
.
.
.
저녁을 먹고 가라는 수지의 말이 있어,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 수지의 원룸으로 향했다. 문이 잠겨있다. 마땅히 갈 데가 없어 옥상으로 향했다. 평상에 앉아 캔커피를 마시는 여자가 있다. 신혜다. 반가운 표정으로 나를 본다. 안그래도 예쁜여자가 나를 보면서 웃어준다. 확실히 귀엽다.
"커피 마실래?"
"아뇨 괜찮아요."
신혜의 옆에 앉는다.
"몸은 좀 괜찮아요?"
"응"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내리깔고 고개를 살짝 숙이는 신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독특한 취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지금 신혜의 모습을 보고 아름답지 않다고 할 사람은 없을것 같다.
"고마워. 나, 좀 자신이 생겼어."
"다행이네요. 누나 잘 될거에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응? 응..."
괜히 쑥스러운 이야기를 했나보다. 멋쩍어서 슬쩍 보니, 표정이 안좋다. 너무 주제 넘은 얘기였거나 내가 그렇게 쉽게 말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던 일이 아니었나 싶다.
신혜가 일어난다.
"먼저 들어갈께."
"네"
.
.
.
.
원룸 옥상에서 바깥 풍경을 보고 있으니 수지가 오는게 보인다. 수지도 옥상 난간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
"들어가 있어"
무슨 동네 개새끼한테 말하듯 무심하게 말을한다. 그게 당신의 매력인가보다.
방에 들어가 셋이서 저녁 식사를 마쳤다. 분위기가 제법 좋았다. 일찌감치 짐을 챙겨서 가야겟다고 맘 먹는다. 그때 신혜가 옷가지와 지갑을 챙긴다.
"나 편의점 좀 갔다올께."
"야, 너는 안가냐? 밤길 무서운데 가는김에 같이가라."
뭐, 아직 밤도 아니고 여름이라 그런지 밖은 훤하지만, 어차피 집에 갈 생각이었으니까 나도 짐을 챙겨 함께 나온다.
정류장과 편의점은 어차피 같은 방향이다. 서로 말없이 걷다 신혜가 먼저 입을 연다.
"오늘 밥 맛있었어?"
"네."
"수지 음식 잘하지?"
"누나가 한거 아니었어요?"
"국만 내가 끓인거야."
"국이 제일 맛있었는데."
"수지 들으면 서운하겠다."
"사실인데요 뭐. 히히"
"수지 많이 좋아하지?"
"네"
"그럼 나는?"
응 뭐라고? 이럴때 괜히 대답 잘못하면 피곤해질게 뻔하다. 이럴땐 당연히 역공이지.
"누나는 나 어때요?"
"좋아, 많이..."
헤헤. 기분 좋다. 도대체 무슨 표정으로 이런 얘기를 해주나 하고 보는데, 왜... 왜 눈가가 젖어있나, 윤신혜? 심정이 많이 복잡하고 뭔가 생각할게 많아졌나보다.
"너는?"
기분도 풀어줄겸 장난이 치고 싶어진다.
"잘 모르겠는데요?"
갑자기 신혜의 눈에서 눈물이 또옥 또옥 떨어진다.
"왜그래요?"
급한마음에 눈물을 닦아주려 손을 댄다. 신혜가 거부한다.
"만지지마."
뭐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눈물을 뚝 뚝 흘리면서 억지로 우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하는게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본다.
"...."
그리고, 울음과 함게 소리까지 삼키는듯이 입을 연다.
"너 싫어. 세상에서 제일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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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나서 보니 정신이 없네요. 이름이 서로 뒤바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물며, 처음부터 꺼림칙했던 관계를 가장 꺼림칙하게 만드는 당사자 앞에서 해보라니 환장할 노릇이다.
"왜그래, 진짜?"
신혜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요?"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어색하고 어색하고 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그 침묵을 수지가 깬다.
"그래. 이거 말도 안되는거 알아 나도."
"그럼 그만 하면 안돼요?"
"미안해. 너한테는 내가 무조건 미안해."
조금은 짜증섞인 내 말에 수지마저 눈물을 글썽인다. 사정 모르는 남이 와서 보면, 내가 천하의 나쁜놈으로 보일만한 장면이다. 여자 둘은 울고 있지, 나는 당황만 하고 있지. 그렇다고 내가 화내는 것도 아니지. 갑자기 나도 울고 싶어진다.
"신혜야. 나는 너 힘들어 하는거 도저히 못보겠어. 그거 다 나 때문에 그렇게 된거잖아."
"그런거 아니니까 그만 하면 안돼?"
다시 정적아닌 정적이 흐른다. 울음소리만 들린다.
"너 때문에 내가 불편해서 그래. 나도 부담스러워. 나 좋자고 이러는거야. 나 이러는거 너한테 미안하지도 않고"
수지가 독한말을 뱉어내지만, 방안에 있는 사람은 다 그 속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도, 그 마음 뻔히 알면서도, 막상 그렇게 들으면 맘이 좋을리가 없다. 신혜의 울음이 커진다.
중간에서 내가 말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것만 같다. 수지의 팔을 잡고 그만하라는 눈치를 보낸다.
"너 여기 좀 있어."
수지가 다시 나가버린다. 방안에는 울고있는 신혜와 뻘쭘한 나만 남아있다. 신혜는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가만히 있기가 미안해서 컵에 냉수 한잔을 따라서 신혜에게 건낸다. 신혜는 훌쩍이며 냉수를 마신다.
그리고 나를 보더니 더 서럽게 운다. 안쓰러워 등에 손을 올려본다. 갑자기 신혜가 기대더니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낀다. 등을 토닥이며 진정시켜본다. 조금씩 진정되는 모양이다. 어느덧 울음을 멈춘다. 울음은 멈췄지만, 신혜는 품안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도 신혜를 좀 더 안고 싶다. 이유는 모르겠다. 둘이서 아무런 말이없다. 사방이 고요하고 가슴엔 신혜의 눈물과 온기가 느껴진다. 어느샌가 나는 신혜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말없이 기대있던 신혜는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나보다 한 살이 많은 누나라지만, 그냥 아이같다.
어쩌면 신혜는 어딘가 안길 곳이 누구보다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그저 안타깝고 안쓰럽다. 문득 이렇게 여리고 아이같기만 여자가 언젠가 나를 향해 살기를 품은 눈으로 쏘아보던게 생각났다. 지금 생각하니 그것도 참 귀엽다.
한참 그렇게 잠든 신혜를 토닥이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수지가 돌아왔다. 술을 사왔다.
"자?"
수지가 앞에 앉으며, 나한테 작게 물어본다.
"가봐. 오늘 미안해. 앞으로 이런 부탁 안할께"
이제 이건 다 끝인가? 그렇겠지? 그래, 잘 생각했어. 나 가면 둘이서 한잔 하면서 풀어볼 심산인 모양이다.
그때, 말소리에 깬 신혜가 내 품에 안긴채 수지를 쏘아본다. 그러더니 수지가 사온 소주를 깐다. 그리고 병채로 몇 모금 크게 마신다. 무서운 기세다. 여전히 수지를 쏘아보며 술병을 내려 놓는다.
"화 많이 났어?"
수지가 미안한듯 묻는다.
"됐어, 너랑 말 안해."
신혜가 짧게 대답하더니, 나를 밀쳐 바닥에 ㅤㄴㅜㅍ히고 올라탄다. 그리고 내 입술을 덮친다. 미친여자처럼 키스를 퍼붓더니 목덜미를 핥기 시작한다. 당황스러워 수지를 바라봤다. 서운함인지 안도인지 모를 애매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더니, 신혜가 마시다 만 소주를 홀짝 홀짝 마시기 시작한다.
신혜는 내 웃옷을 올리고 몸을 핥고 있다. 상황의 애매함에 냉정을 찾고 싶은데, 몸이 달아오른다. 당연히 똘똘이는 분위기파악 못하고 솟아오른다. 신혜는 내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그놈을 입에 문다. 황당하기도 하고, 수지 보기도 미안해서 눈치를 살피는데, 수지의 표정은 내가 예상했던 그런게 아니다. 나는 안중에도 없이 신혜를 뚫어지게 보고있다. 내가 야동 볼때 표정이 저럴거 같다. 넋이 빠진 눈이다.
갑자기 화가났다. 이여자들이 나를 뭘로 보고 지들 맘대로 하는지 모르겠다. 신혜를 밀쳐내고 자리에 똑바로 섰다. 신혜가 당황한듯 앉아서 나를 올려다본다. 왜? 계속해보라는 식으로 내려봤다.
신혜가 자세를 고쳐 앉는다.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뭔가 계산 밖이긴한데, 기분이 묘하다. 분명 내가 미안해 해야할거 같은데, 신혜는 너무나도 다소곳하고 순종적이다. 왠지 모르게 조금더 괴롭혀주고 싶어졌다. 두손으로 신혜의 머리를 받치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신혜가 숨이 막히는지 켁켁대며 나를 올려다본다. 눈을 마주치기가 힘들어 고개를 돌렸다. 수지가 벙찐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수지도 내가 이러는건 본적이 없을거다. 하지만 수지의 벙찐 모습은 화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 미친놈이 무슨짓을 하는거냐는 표정이 되어간다. 내가 알게 뭐냐. 동시에 나는 사정의 기미를 느꼈다. 일부러 자지를 빼고 신혜의 얼굴에 싸기 시작했다. 얼굴부터 옷, 머리카락까지 올챙이들이 튀어박힌다.
수지가 급하게 휴지를 챙겨 신혜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닦는다. 신혜도 손으로 얼굴에 묻은 정액을 닦아낸다.
"괜찮아?"
수지가 걱정스러운듯 신혜에게 묻지만, 신혜는 조금 놀란듯 붉어진 얼굴에 멍한 눈으로 아무 말이 없다.
"야, 미쳤어?"
수지가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른다. 나도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다. 저 작고 귀여운 여자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거냐. 후회가 밀려온다. 일단은 너무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하는데 입이 안떨어진다.
"나, 나 있잖아."
신혜가 입을 연다.
"괜찮아? 놀랐지?"
"나, 나, 나 조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하다가 멈춘 신혜가 나를 올려다 보면서 다시 말을 잇는다.
"조금 더 계속 해보면 안될까? 나, 기분이 조금..."
전혀 예상 못했던 상황이 또다시 이어진다. 그저 내가 기분이 나빠서 막 대하고, 조금 미안할정도로 난폭하게 굴었는데, 신혜는 뭔가 다른 느낌이 왔다니. 어쨌거나 이여자, 올려다 보는 얼굴이 정말 예쁘다. 이제부터는 나도 멈추기 싫다.
나는 다리에 걸린 바지와 팬티를 벗어버리고, 웃옷도 벗어버렸다. 그리고 신혜를 마주보며 앉았다. 수지가 저만치 비켜준다. 지금 도대체 뭘하는건지 모르겠다. 수지가 보는 앞에서 이러고 있다는게 혼란스러웠고, 내 앞에 있는 예쁜 여자가 또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신혜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티를 벗긴다. 팔과 머리를 빼면서 좀전에 옷에 묻었던 정액이 얼굴에 묻었다. 손으로 닦아주려는데 자기 손으로 먼저 닦는다. 그리고 나를 빤히 보더니 그게 묻은 손가락을 입에 넣고 가만히 맛을 본다.
치마를 마저 벗긴다. 신혜는 바닥에 손을 대고 엉덩이를 들어 나를 돕는다. 팬티도 마져 벗긴다. 아래부분이 살짝 젖어 있다. 뭔가 느낌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나한테 있다. 방금 싸버려서 다시 제때에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물론, 서기야 하겠지만 그때까지 신혜의 컨디션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일단은 최선을 다해보는 수 밖에 없다.
바닥에 신혜를 옆으로 ㅤㄴㅜㅍ히고 신혜의 앞에 마주보며 누웠다. 하얀 어깨가 눈이 부시다. 입술과 혀로 어깨를 훔치기 시작한다. 별다른 반응이 없다. 손으로 허리부터 겨드랑이까지 쓰다듬으며 잠깐 잠깐 힘을 줘본다. 아까도 느꼈지만, 말랑말랑하다. 그렇다고 살이 쳐진다거나 통통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아니다. 보기엔 늘씬한데 이게 그렇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는게 신기하다. 겨드랑이를 만지던 손이 가슴을 향한다. 살짝 붉은 빛을 띠는 젖꽃이 하얀 피부때문에 도드라진다. 손으로 가슴을 쥔채 손가락으로 꼭지를 비벼 돌려본다. 하지만 역시 큰 반응이 없다. 침착하자, 분명히 반응이 올거다. 아까는 내가 너무 당황한거다. 스스로에게 되뇌이면서 애무를 계속한다. 보지를 벌려본다. 분명히 살짝 젖어있다. 애액을 혀로 훔쳐 맛을 본다. 살짝 비리면서 시큼하다. 벌어진 틈과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보지 전체를 천천히 핥아낸다.
한참을 그렇게 애무를 하는데도 반응이 미지근하다. 털은 신혜의 땀과 내 침으로 젖어있다. 하지만 애액으로 젖어야할 그곳이 예상 외로 멀쩡하다. 가만히 생각을 해본다. 좀전에 그렇게 느낌이 왔던 이유가 뭘까? 술? 내가 조금 난폭해서? 아무래도 그거같다. 조금 거칠게 할 필요가 있는거다. 그렇다면, 비장의 무기를 써야한다. 지스팟 공략이다.
자세를 잡는데, 수지가 태클을 건다.
"너 또 그거 할려고 그러지?"
무서운년. 하여튼 눈치가 백단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마땅히 해볼만한게 없는데 어쩌라고? 수지의 한마디에 신혜가 수지를 바라본다. 아까전의 화난 표정이 아니다. 마치 엄마 찾는 아이같은 표정이다. 수지를 향해 손을 뻗는다. 수지가 다가와서 신혜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신혜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준다. 조금이나마 신혜의 몸이 덜 뻣뻣해진 느낌이다.
"가뜩이나 애 긴장했는데, 그런거 하고 싶냐?"
"그럼 어떡해요? 뭐, 열려라 참깨라고 주문이라도 외워요? 아니면 뭐 거기다 대고 슬픈 얘기라도 해요? 울어보라고?"
평소같았으면 혼자 머릿속으로 걸었을 태클이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나도 답답하단말야.
신혜의 몸이 떨린다.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웃고 있다. 그상황에서 그게 웃겼어? 이런상황에서도 이렇게 아이같은 여자. 귀엽다. 귀여워.
"다시 잘 해봐."
다시한번 혀와 손으로 허벅지부터 사타구니까지 정성스럽게 애무해본다. 수지의 손을 잡고 있어서인지, 혹은 좀전에 그렇게 웃어서인지 몸이 확실히 풀린 느낌이 전해진다. 그리고 정성스러운 애무에 신혜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신음이 커지기 시작하고, 애액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때맞춰 똘똘이가 공격준비를 완료시킨다. 조심스럽게 조준을 마치고 놈을 집어 넣었다.
"아"
뜻밖에 나한테서 이런 소리가 난다. 신혜의 표정도 살짝 일그러진다. 살짝 찌푸린 여자의 미간이 이렇게 섹시한건줄 몰랐다. 삽입을 하고나니 조금 아플정도로 조인다. 허리를 뒤로 뺏다 다시 전진시킨다. 몇번의 움직임에 작은 소름이 목을타고 귀까지 전해진다. 신혜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입을 잔뜩벌린채 나를 보고 있는 그 표정에는 미소가 번진다.
"괜찮겠어요?"
"으음... 좋아."
성공이다. 좀전의 그 미소와 함께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혀있다. 이여자 섹스할때 표정이 장난아니다. 표정만으로 싸버릴거 같다. 하지만 싸면 안된다. 나는 지금 정말 큰일을 하고 있는거다. 침착하자. 양 팔을 바닥에 댄채로 속도를 올린다.
"아응...아아...허흡...허흡... 아! 아!"
신혜의 신음이 커진다. 몸을 일으켜 신혜의 벌린 허벅지를 잡고 미친듯이 피스톤을 해댄다. 허리를 들이밀때마다 신혜의 가슴이 출렁인다. 그리고 나는 지금 무릎이 아프다. 침대에서 할 걸 후회가 된다. 속도가 올라가며 몸이 뜨거워진다. 순간 사정을 한다. 신혜는 어느샌가 입을 틀어막고 신음을 죽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손은 여전히 수지의 손을 꼬옥 붙잡고 있었다. 사정이 끝나고 나뿐만 아니라 신혜도 축 쳐졌다. 신혜는 아직도 가뿐 숨을 몰아쉰다. 그러더니 울음을 터뜨린다. 수지가 눈물을 닦아준다.
나는 휴지를 챙겨 신혜의 뒷정리를 한다. 수지가 신혜를 일으켜 앉게 한다. 신혜는 수지한테 안겨서 울고 있다.
"미안해."
"잘했어."
수지가 신혜를 토닥인다. 조금 진정이 된듯한 신혜가 씻으러 들어간다. 침묵이 흐른다. 수지를 바라본다.
"뭘봐?"
한마디 툭 던지더니 시선을 피한다. 수지가 미안해 하는건지 내가 미안해 하는건지 모르겠다. 갑자기 죄인이 된 기분이다. 시켜서 한건데, 이게 뭔가 싶다.
"너도 씻고가."
"네"
신혜가 나오자 마자 나도 씻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던 신혜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샤워를 마치고 짐을 챙겨서 문밖을 나설때까지 아무도 나랑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럴줄 알았다. 살짝 걱정도 된다. 나 가고 나서 둘이 싸우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갈께요."
"응"
수지는 쳐다도 안보고 인사를 받는다.
"잘가"
신혜는 잠깐 눈이 마주쳤지만, 금새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피한다. 정말 정말 귀여운데 지금 기분은 마냥 좋지는 못하다.
"나 없다고 싸우지 마요."
"꺼져. 병신아"
수지의 집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데, 기분이 참 애매하다. 어쩌다가 내가 주제에 넘는 복이 터져서 이런 마음고생에 몸고생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품에 안겨 잠들던 신혜의 모습과 언젠가 공원에서 나를 보며 울음을 터뜨릴듯 바라보던 수지의 얼굴이 자꾸 번갈아가면 떠오른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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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에 수업을 들어갔는데, 있을리 없는 수지가 있다. 어제 지나가는 말로, 수업 하나 더 옮길까 하더니 결국 옮긴 모양이다. 옆에 앉았다.
"누가 앉으래?"
찬바람이 쌩쌩분다. 옆 책상으로 떨어져 앉는다.
"야"
불러서 쳐다보니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그럴거면서 튕기기는. 옆에 가서 앉는다. 오늘 수업 처음 들어오는거니까, 첫날 공지사항같은거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닥쳐"
이년이. 아직 입도 안열었는데 닥치라니. 기분이 좋을리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야, 최수지?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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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내내 아무 말이 없더니, 수업이 끝나고 나서 한마디 던진다.
"밥먹자."
한마디만 남기고 혼자서 먼저 걸음을 옮긴다. 내가 뭘 어쩌겠나, 따라가야지. 학교앞 일본식 돈가스집에 들어간다. 여기 오무라이스 제법 맛있다. 오무라이스 먹어야지.
"돈가스 하나 우동 하나요."
"나는 오무라이스 먹고싶은데"
"우동먹어"
이년이 진짜.
"나한테 왜그래요?"
"왜 짜증나?"
"아니, 짜증나는게 아니라, 좀 너무하는거 같아서"
"나도 기분 별로 안좋아. 밥이나 먹어."
뭐냐, 이 히스테리는. 내가 죄인이라면 나를 죄인으로 만든건 바로 너 최수지란말이다. 물론, 내가 그 심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이건 좀 심하잖아.
"따라와. 얘기좀 해"
밥먹기가 무섭게 또 어딜 가자는건지. 아무튼 따라가본다. 학교 한쪽에 작은 숲이 있다. 산책로와 함께. 수지는 그곳으로 간다. 그늘진 곳에 벤치가 있다. 수지가 앉는다.
"앉아봐"
서있으라고 해도 앉으려고 했거든? 왜이래 자꾸 나한테 신경질이냐고.
"어제 좋았냐?"
좋았지 그럼. 지금 나한테 짜증내는거 생각하니, 마음같아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ㅤㅍㅘㄴ타스틱을 외쳐주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최소한 장난으로라도 쳐맞거나, 최악의 경우 이여자 진짜 마음 상할 수도 있다.
"왜그래요 진짜?"
"좋았냐고?"
"아뇨. 안좋았어요"
"뻥치시네."
뻥인거 알면서 왜물어봐?
"앞으로 어쩔거야?"
"뭘 어째요?"
"신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겠다. 머리속이 추석날 서울 나들목 마냥 복잡해진다.
"아유, 이자식 이거 착해빠져가지고."
수지가 볼태기를 쥐고 흔든다. 그리고 표정에 살짝 미소가 묻어난다. 그 눈빛, 그 미소. 그래 내가 사랑하는 여자 최수지 맞다. 하지만 이내 왠지 쓸쓸해보이는 표정이 겹친다.
"신혜한테 잘해. 상처주면 죽여버릴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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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저녁을 먹고 가라는 수지의 말이 있어,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 수지의 원룸으로 향했다. 문이 잠겨있다. 마땅히 갈 데가 없어 옥상으로 향했다. 평상에 앉아 캔커피를 마시는 여자가 있다. 신혜다. 반가운 표정으로 나를 본다. 안그래도 예쁜여자가 나를 보면서 웃어준다. 확실히 귀엽다.
"커피 마실래?"
"아뇨 괜찮아요."
신혜의 옆에 앉는다.
"몸은 좀 괜찮아요?"
"응"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내리깔고 고개를 살짝 숙이는 신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독특한 취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지금 신혜의 모습을 보고 아름답지 않다고 할 사람은 없을것 같다.
"고마워. 나, 좀 자신이 생겼어."
"다행이네요. 누나 잘 될거에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응? 응..."
괜히 쑥스러운 이야기를 했나보다. 멋쩍어서 슬쩍 보니, 표정이 안좋다. 너무 주제 넘은 얘기였거나 내가 그렇게 쉽게 말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던 일이 아니었나 싶다.
신혜가 일어난다.
"먼저 들어갈께."
"네"
.
.
.
.
원룸 옥상에서 바깥 풍경을 보고 있으니 수지가 오는게 보인다. 수지도 옥상 난간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
"들어가 있어"
무슨 동네 개새끼한테 말하듯 무심하게 말을한다. 그게 당신의 매력인가보다.
방에 들어가 셋이서 저녁 식사를 마쳤다. 분위기가 제법 좋았다. 일찌감치 짐을 챙겨서 가야겟다고 맘 먹는다. 그때 신혜가 옷가지와 지갑을 챙긴다.
"나 편의점 좀 갔다올께."
"야, 너는 안가냐? 밤길 무서운데 가는김에 같이가라."
뭐, 아직 밤도 아니고 여름이라 그런지 밖은 훤하지만, 어차피 집에 갈 생각이었으니까 나도 짐을 챙겨 함께 나온다.
정류장과 편의점은 어차피 같은 방향이다. 서로 말없이 걷다 신혜가 먼저 입을 연다.
"오늘 밥 맛있었어?"
"네."
"수지 음식 잘하지?"
"누나가 한거 아니었어요?"
"국만 내가 끓인거야."
"국이 제일 맛있었는데."
"수지 들으면 서운하겠다."
"사실인데요 뭐. 히히"
"수지 많이 좋아하지?"
"네"
"그럼 나는?"
응 뭐라고? 이럴때 괜히 대답 잘못하면 피곤해질게 뻔하다. 이럴땐 당연히 역공이지.
"누나는 나 어때요?"
"좋아, 많이..."
헤헤. 기분 좋다. 도대체 무슨 표정으로 이런 얘기를 해주나 하고 보는데, 왜... 왜 눈가가 젖어있나, 윤신혜? 심정이 많이 복잡하고 뭔가 생각할게 많아졌나보다.
"너는?"
기분도 풀어줄겸 장난이 치고 싶어진다.
"잘 모르겠는데요?"
갑자기 신혜의 눈에서 눈물이 또옥 또옥 떨어진다.
"왜그래요?"
급한마음에 눈물을 닦아주려 손을 댄다. 신혜가 거부한다.
"만지지마."
뭐지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눈물을 뚝 뚝 흘리면서 억지로 우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하는게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본다.
"...."
그리고, 울음과 함게 소리까지 삼키는듯이 입을 연다.
"너 싫어. 세상에서 제일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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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나서 보니 정신이 없네요. 이름이 서로 뒤바꼈을지도 모르겠어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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