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소설을 읽어 주시는 독자 여러분...
여러분의 댓글과 추천이 저에게 많은 힘을 주고 있습니다.
미력한 필력과 어휘력의 한계를 느끼며 쓰다보니 오타도 많고 문장의 흐름도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넓으신 야량으로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보다 많은 분들께서 보실 수 있도록 댓글과 추천수를 올려주시면 더이상 바랄께 없겠습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절대 절필없이 3부 끝까지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테이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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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8장 영웅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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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령은 난처한 표정으로 거의 울상이 되었다. 여기저기 후레쉬가 터지고 찰칵 찰칵 멍멍 개굴... 사진 찰영소리는 왜이렇게 다양한지... 혜령은 진보여성당 당사로 가기위해 지하철을 탔고 오래지 않아 사람들에게 둘러사여 있었다.
"언니.. 너무 이뻐요.."
"젊은 친구가 참 참허구먼..."
"누나... 제가 팬클럽 만들었어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혜령을 영문을 몰랐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어서 빨리 지하철에서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나... 여기 사인좀 해주세요..."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혜령의 눈에 조그만 노트가 보였다. 살짝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쪽을 보니 어린 꼬마가 동경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 사인좀여.. 인터넷에서 누나 사진 봤어요.."
혜령은 드디어 이 소동이 왜 발생했는지 이해가 됐다. 대한민국의 인터넷의 힘이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파급효과와 전파 속도를 자랑한다. 요즘같은 인심이 횡횡한 시절에 혜령의 사건은 세간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아직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는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다. 대중들이란 자신들이 편할 때는 영웅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에게 비판의 시선을 보내거나 자신들의 상상속에서 전혀 엉뚱한 그림을 그려 그것을 사실화하고 믿어버린다. 하지만 힘들 때 나타나는 영웅이란 거의 신적인 존재가 된다. 맹목적이게되고 그로 인해 자신들의 가슴 저 밑바닥에 버려졌던 희망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끌어올리게 되는 것이다. 지금 혜령은 대중들에게 영웅이 되어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불과 몇시간만에...
"응.. 그래.. 여기 해주면 되니...?"
"네.. 철민이예요.. 내 이름.."
"이름이 멋지구나... 여기.. 철민이에게.. 바르고 착하게 자라렴..."
혜령은 철민이라는 꼬마가 내민 노트에 자신의 싸인과 덕담을 함께 써주었다. 싸인을 받아듯 꼬마는 뛸 듯이 기뻐하며 꼬마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에게 달려가 노트를 보여주며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꼬마의 엄마는 혜령을 처다보고 진심어린 눈빛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혜령도 답례를 했다. 그게 시작이였다. 여기 저기서 노트들이 혜령의 앞에 밀려들어왔다.
혜령은 여의도역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의 사인을 100번 이상 써줘야 했고 팔이 저릴 정도였다. 혜령은 지하철에서 내려 걸음을 서둘렀다. 뒤에는 아쉬운 눈빛의 대중들이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길을 걸을 때도 상황은 나아지질 않았다. 여기저기 사진 찍는 소리, 혜령을 가르키며 밝은 미소를 보내는 사람들, 대견하다는 듯 바라보는 어르신들... 혜령은 그져 고개를 숙이고 뛰어가듯 걸음을 재촉했다.
"아.. 박혜령씨.. 오셨어요.. 이쪽으로..."
인포 데스크에 앉자있던 여자가 혜령을 알아보고 안내를 했다. 그녀도 인터넷에서 자신을 봤을 거라고 혜령은 생각했다. 조그만 회의실로 안내한 여자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혜령은 회의실을 둘러보았다. 둥근 원형의 테이블이 중앙에 있고 그외의 인테리어 장식물은 보이지 않는 아주 소박한 방이었다. 혜령은 자리에 앉아 준비해온 서류를 막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있었다.
"박혜령씨.. 오셨군요.."
"네.. 의원님.. 안녕하세요.."
심선정의원은 예의 밝은 미소로 혜령을 바라보며 눈인사를 했다. 그녀의 뒤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아.. 의원님들.. 이분이 박혜령씨예요.. 박혜령씨 여기계신 분들은 당 중역들이예요.. 인사 나누세요.."
혜령과 당 중역들은 심선정의원의 소개로 인사를 나눴다.
"무엇보다.."
어수선한 인사절차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심선정의원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번.. 박혜령씨 사건으로 우리는 더이상 미국의 대한국 정책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일장의 연설을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었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분개하기도 하면서 그녀의 발언이 끝날 때까지 한 사람도 그녀의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자.. 이제 여러 의원님들.. 여기 박혜령씨가 준비해온 자료를 검토하시고 대응 방안을 생각해보세요.. 그럼.. 모두 나가시고.."
심선정의원은 다른 의원들을 회의실 밖으로 나가도록 하고 혜령을 바라보며 먼가 할 말이 있다는 눈빛을 보냈다.
"혜령씨.. 잠시 나와 얘기좀.. 나눌까요?"
"네.. 의원님.."
다시 자리에 앉은 두 여자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렵게 입을 연 심선정의원의 말은 혜령의 동공을 크게 만들고 말았다.
"아.. 저. 의원님.. 제가 잘못들은건.."
"아니예요.. 전 지금 프러포즈 하는 겁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경험도 없고.. 아직 젊고.."
"아니요.. 혜령씨는 이미 자격이 충분해요.. 오늘 여기까지 오시는데.. 혹시 힘들지 않았나요..?"
"네.. 아니 그걸.. 어떻게.."
"거봐요.. 이미 혜령씨는 자격이 있어요.. 대중이 원하잖아요.."
"그래도.. 그게.."
"지금 혜령씨가 하려는 일.. 더욱 힘을 실어 추진할 수가 있잖아요.."
심선정의원은 지금 혜령에게 국회의원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해도.. 아직 다음 총선까지는..."
"다음 총선까지 기다릴거 뭐있어요.."
심선정의원은 싱글벙글하며 재밌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지난번.. 이재호의원 살해사건 아시죠..?"
"네.."
"지역 국회의원이 사망했으니.. 곧 보궐 선거가 있을꺼예요.. 우리당과 나는 이번 보궐 선거에 박혜령씨가 승낙만 한다면 당신을 공천하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어요.. 이미 제반 준비도 끝내놓고.. 박혜령씨의 결정만이 남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그녀의 발걸음이 더 무거워 보였다. 혜령의 머릿속에선 좀전의 심선정의원의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어쩌지.. 네가 할 수 있을까?"
"못할것도 없지.."
"아냐.. 정치에 정짜도 모르는데 어떻게 감히..."
"아냐 아냐.. 아.. 모르겠다.."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 걷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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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못해.. 절대.. 이걸 어떻게.. 나한테 한마디도 없이.."
"아.. 오빠 미안 정말 미안해.. 나도 여기 와서 알았다니까..."
민혁과 혜원은 한시간전부터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아니.. 뭐 어때.. 청바지를 입고 찍나.. 수영복을 입고 찍나.. 똑같이 사진찍는 일인데.. 왜.. 안쨈募?거야..?"
"그게 어떻게 똑같아.. 수영복은.... 암튼 안돼.."
"제발 부탁이다.. 오빠야.. 오빵..오....방...."
혜원의 야양은 처절했다. 그러나 절대 승낙할 수 없다는게 민혁의 생각이었다.
"그럼.. 나두 안해.. 이제.. 이거 안한다고 소문나면.. 일 다 끊어질거야.. 난 백조가 되구... 그럼 이제 끝이네.."
혜원이 강경책을 선택했다. 픽 토라져 쏘아부치고 뒤돌아 스튜디오를 나가버렸다.
"야.. 혜원아.. 잠깐. 어디가..?"
민혁은 당황하며 혜원을 따라 갔다.
"좋아.. 해.. 하지만 무슨일이 생겨도 난 책임없다.."
민혁은 겨우 혜원을 따라잡아 돌려세우고 말을 했다. 그의 말에 좀전의 새침한 표정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예의 혜원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는 입이 귀에라도 걸린 양 좋아서 어쩔쭐 몰라했다.
"정말.. 정말이지.. 와우.. 옛스.. 크크크.."
혜원은 와락 민혁의 팔을 꼭안았다.
스튜디오 찰영 스테이지... 모든 찰영 스테프들이 벌어진 입을 닫을 생각도 못하고 어느 한지점 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엔 혜원도 있었다.
"어.. 저기.. 찰영.... 안해요.?"
머쓱해진 민혁의 말에 마법이 풀린 사람들처럼 스텝들이 정신을 차리며 부산하게 자신들의 맡은 일을 계속했다.
"와우.. 민혁씨.. 몸 정말 환상인데요.. 피부 색부터.. 정신을 못차리겠네.."
사진 작가는 민혁의 몸을 찬찬히 그러나 끈끈하게 바라보며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혜원도 그녀의 옆에서 그녀의 말에 공감이라도 하듯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민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여.. 촬영.. 사진 안찍어요..?"
다시한번 민혁이 그녀들의 본분을 깨닫게 해주는 말을 던졌고 그제서야 동공이 풀린 그녀들의 눈동자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 그래요.. 우선.. 저기서부터 시작하죠..?"
사진작가는 자신의 치부를 들킨것처럼 허둥대고 있었다. 혜원은 민혁의 옆으로 다가가 작가가 시키는 대로 포즈를 잡았다. 민혁도 작가가 시키는 데로 자세를 잡아보지만 왠지 어색했다.
"민혁씨.. 그게 아니고.. 이렇게.. 이렇게.. 얼굴 좀 풀고.. 아니 아니.. 이렇게.."
한참을 민혁의 자세를 잡아보려고 이런 저런 주문을 했지만 좀처럼 그녀가 원하는 자세가 나오질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민혁에게 다가가 직접 자세를 잡아주려고 손을 뻗었다.
"찡이잉..."
그녀가 민혁의 어깨를 잡는 것과 동시에 짜릿한 그러나 기본 좋게 느껴지는 전류가 그녀의 손을 통해 전신을 훑어버렸다. 순간 다리의 힘이 풀리면서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자 버렸다.
"이게.. 아.."
그녀는 그렇게 주저 앉은체 멍한 눈으로 민혁을 바라보았다. 민혁은 이런일이 버러지리란걸 알고 있었다는 듯 혜원을 쳐다보았다. 혜원은 지금 저 사진작가의 행동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한참을 넋넣고 앉아있던 작가가 정신이 돌아왔을 때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고 아직도 후둘거리는 다리때문에 겨우 의자를 집고 일어설 수 있었다.
"오늘 촬영을 못하겠네요.. 갑자기 몸이 않좋아 져서.. 내일 다시 하죠..?"
그녀는 이렇게 혼자 말해버리고 돌아서서 자신의 작업실로 들어갔다.
영문을 모르는 혜원은 어리둥절하여 이미 닫혀버린 작업실 문과 민혁을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도 가자.. 내일 한다잖아.."
"응.. 응... 그래야지.. 근데 이상해.. 왜 갑자기 저러지..?"
민혁은 그녀의 질문을 무시한체 탈의실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뚤린 고속도로를 빨간 스포츠카가 기분좋게 달리고 있었다. 그 차안에는 어디다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는 선남선녀가 있었다. 그들은 달리는 차안으로 들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말없이 그 느낌을 느끼고 있었다.
"어디가는 거야..?"
문득 혜원은 목적지가 어딘지 궁금해졌다. 스튜디오에서 나와 무작정 민혁은 혜원을 태우고 이렇게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아무말도 없이...
"오빠.. 어디가는 거냐구..?"
"응.. 가보면 알아.."
"칫.. 뭐야.. 나 갈래.."
"정말.. 내려줘.. 기다려.. 다왔어.. 오늘.. 어쩌면.. 집에 못들어 갈지도 몰라.."
민혁은 처음에는 장난치는 것처럼 얘기하다 뒤에는 천천히 드문드문 얘기를 했다. 그의 말을 들은 혜원은 갑자기 가슴이 콩당콩당 뛰며 숨이 가빠졌다. 그리고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머릿속에서 집에 못들어 갈지도 몰라 라는 민혁의 말만 맴돌고 있었다.
차는 그렇게 30분정도를 더 달려 어느 한적한 동해안의 작은 모텔로 들어갔다. 차가 멈추고 민혁은 혜원을 한번 쳐다보고 말없이 차에서 내렸다. 혜원은 고개를 숙인체 아무말도 없이 숨만 가쁘게 쉬고 있었다. 갑자기 혜원쪽 차문이 열리고 민혁은 혜원을 쳐다보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에게 고백할께있어.. 내려봐.."
"..."
혜원은 미동도 없이 그대로 앉자있었다.
"이건.. 내려야 되나..?"
"어쪄지.. 나도 바라던 거잖아..?"
"아냐.. 너무 빨라 난 그냥.. 천천히.."
"어짜피 할껀데.. 바로 가는 것도 괜찮잖아.."
"아냐.. 아냐.. 난 그렇게 헤프지 않아. 민혁씨가 어쩌면 날 시험하고 있는지도 몰라.."
"민혁의 눈을 봐.. 그냥하는 말이 아닌데.."
수도없이 혜원의 자신에게 묻고 자신이 답을 하고 있었다.
"내가 널 어쩌려고 하는게 아냐.. 네가 꼭 알아야할 것이 있어서 그래.."
"...."
혜원은 아직도 마음속의 자아와 치열하게 싸움 중이다. 담배 한가치를 피울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혜원은 뭔가 결심한 듯 두 주먹을 꼭 쥐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새빨간 사과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래... 오빠.. 마음에 준비좀.. 하느라고..."
"무슨 마음에 준비..?"
"오빠가 원한다면.. 나 다줄 수 있어.. 나.. 오빠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혜원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근데 갑자기 아무말도 없이 여기까지 오니까.. 좀 떨려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뭘 주겠다는 거야..?"
"나.. 날 가져.."
민혁은 아무래도 혜원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같았다. 민혁은 오늘 자신의 비밀을 들려주고 보여주려고 마음 먹었는데 혜원은 민혁이 섹스를 원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박. 혜. 원. 씨... 뭔가 오해하구 있나본데.. 난 오늘 너에게 고백할께 있어서 그런거라구.."
"그러니까.. 고백하고..... 네.. 가... 네가 승낙하면.. 할 꺼잖아..?"
"뭘..?"
"..... 섹... 스..."
혜원은 섹스라는 말이 이렇게 말하기가 어려운줄 처음알았다. 두눈을 찔금 감고 두주먹을 꼭쥐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 두 글자를 입밖으로 내뱉었다.
"푸하하하.. 뭐.. 하하하.. 너.. 정말.. 하하하... 우... 이거 눈물까지 나네.."
민혁은 두눈에 눈물까지 맺혀가며 배를 움켜지고 웃어재꼈다. 그런 민혁의 모습에 더욱 놀란 건 혜원이였다. 자신은 어렵게 말했는데 민혁이 이렇게 박장대소까지 할 줄을 정말 꿈에도 몰랐다. 혜원은 화가 났다. 이 남자가 자신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차 문밖의 민혁을 제치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모텔 문밖으로 씩씩 거리며 걸어갔다. 그러다 휙 돌아서서 민혁을 노려보았다.
"나.. 갈꺼야.. 잘있어.."
혜원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몸을 돌려 모텔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한참을 웃다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린 민혁은 그녀를 잡기위해 한달음에 그녀 앞에 서서 그녀의 양쪽 어깨를 잡았다. 여전히 혜원는 화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 미안 웃어서.."
민혁의 부드러운 미소 속에서 흘러나오는 믿음직한 목소리는 혜원의 화난 마음을 금세 풀어지게 했다. 하지만 혜원은 더욱 토라진 듯 그의 손에서 어깨를 빼려고 했다. 마음은 이미 녹아버렸다.
"내가 얘기 했잖아.. 고백할께 있다고.. 나에 대해서.."
민혁은 혜원의 두눈에 자신의 두 눈을 맞추고 분명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나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아.. 내가 누구고.. 어떻게 살았고.. 뭘하고..... 이런거.. 사실 네가 알고있는 나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뿐이잖아.."
"...."
혜원은 뭔가를 얘기할 듯하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민혁의 말대로 혜원은 민혁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이름, 사는집, 엄청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근육, 구릿빛 피부, 멋진 자동차와.... 없었다. 그의 과거, 현재, 미래 중 오직 혜원이 아는 건 현재의 일부분 뿐이었다. 그것도 아주 작은 단편적인 것 뿐이다.
"그래.. 오늘 내가 너에게 고백하려고 하는 건.... 나에 대해서야.. 그리고 그 얘길 하자면 아무도 없는 너와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거구.. 그래서 여기까지 온거야.. 미안해 미리 얘기하지 못해서.."
"잉.. 그럼.. 섹스하는 거 아녔어..? 헐.. 나만 바보 됐네.."
혜원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또 다시 얼굴이 붉어졌다. 사실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혜원이였기에.... 그리고 벌써 언니한테 써먹을 거짓말까지 만들어 놨던 터였다.
"근데.. 도데체 뭘 고백하겠다구.. 이 난리지.. 그냥 말하면 될껄.. 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건.. 도무지 알 수가 없네.."
혜원은 민혁을 궁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래.. 이제.. 알았니..?"
"응.."
혜원은 대답하자 마자 또 말을 이었다.
"근데.. 꼭 이런데서 그 고백이란 걸 해야해..?"
"그럴일이 있어.."
혜원은 뭔가 사정이 있겠다 싶어 더 묻지 않기로 마음먹고 그가 하는데로 따르기로 했다. 그를 따라 모텔로 들어간 혜원은 아주 잘 꾸며진 모텔 내부에 눈이 휘둥그래지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이게 모텔이야... 호텔이야... 우와.. 저 창밖의 바다 좀봐.. 히야.. 이렇게 큰 텔레비젼도 다있어..? 우와.."
혜원은 모든 게 신기한 듯 이것 저것 만져보고 고전풍의 일인용 쇼파에도 앉아보고 침대의 큐션이 어떤지 눌러보기도 하며 모텔 방 안을 삿삿히 돌아다녔다. 민혁은 그런 혜원의 모습을 미소띤 얼굴로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저 모습이 혜원의 진짜 모습이다. 꾸밈없고 맑고 쾌활한 어쩐지 푼수끼가 있어보이는 귀여운 모습.. 그런 혜원을 민혁은 사랑하고 있었다.
혜원은 아까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지만 도저히 물어볼 용기가 없었다가 참을 수 없어 입을 열었다.
"오빠.. 나 궁금한게 있어요..?"
"응. 뭐가..?"
그녀는 손을 들어 침대 위 천정 부근에 매달려 있는 물체를 가르켰다. 또 같은 물체가 두개가 매달려있었고 푹신해 보이는 둥근 방석 같은 것이 있었다. 민혁이 혜원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
민혁도 그녀가 가르키는 곳에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글쎄.. 그냥 장식이겠지.."
한차례 모텔 방 탐험이 끝나자 혜원은 민혁이 말하려고 하는 고백이라는 것이 궁금해 졌다.
"이제.. 말해줘요.. 오빠에 대해서.."
혜원은 고전풍의 일인용 쇼파에 앉으며 말했다. 민혁은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몸을 돌려 그녀와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응.. 그래.. 일단.. 내가 하는 행동.. 내가 하는 얘기... 모두 끝나기 전에 질문은 하지 말고 듣기만해.. 그냥 가만히 들어줘.. 알았지..?"
민혁은 그녀에게 다짐 받듯이 물었다. 혜원은 그녀 특유의 생글거리는 얼굴로 고개를 까딱이며 알겠다는 표현을 하였다.
민혁은 갑자기 입고 있던 셔츠를 벗더니 이내 바지와 팬티, 양말까지.. 금세 알몸이 되었다. 혜원은 오늘 수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그의 탄탄한 근육과 바디라인에 익숙해 있었지만 그의 중심에 있는 자지는 처음 보는 것이여서 깜짝 놀랐다.
"뭐야.. 섹스 안한다더니.. 옷부터 벗고..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니까?"
이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의 우람한 자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뚤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혜원의 입에 침이 고였다.
꿀꺽..
고인 침을 삼키고 민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민혁은 조금 어두워 보였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은 그대로 였다.
그렇게 그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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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완전 픽션이며 특정 인물과 전혀 관계없고 이런일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작가는 정신이상자입니다.
댓글.. 많이 주세요.. 댓글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게....
여러분의 댓글과 추천이 저에게 많은 힘을 주고 있습니다.
미력한 필력과 어휘력의 한계를 느끼며 쓰다보니 오타도 많고 문장의 흐름도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넓으신 야량으로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보다 많은 분들께서 보실 수 있도록 댓글과 추천수를 올려주시면 더이상 바랄께 없겠습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절대 절필없이 3부 끝까지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테이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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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8장 영웅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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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령은 난처한 표정으로 거의 울상이 되었다. 여기저기 후레쉬가 터지고 찰칵 찰칵 멍멍 개굴... 사진 찰영소리는 왜이렇게 다양한지... 혜령은 진보여성당 당사로 가기위해 지하철을 탔고 오래지 않아 사람들에게 둘러사여 있었다.
"언니.. 너무 이뻐요.."
"젊은 친구가 참 참허구먼..."
"누나... 제가 팬클럽 만들었어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혜령을 영문을 몰랐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어서 빨리 지하철에서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나... 여기 사인좀 해주세요..."
고개를 숙이고 있는 혜령의 눈에 조그만 노트가 보였다. 살짝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쪽을 보니 어린 꼬마가 동경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 사인좀여.. 인터넷에서 누나 사진 봤어요.."
혜령은 드디어 이 소동이 왜 발생했는지 이해가 됐다. 대한민국의 인터넷의 힘이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파급효과와 전파 속도를 자랑한다. 요즘같은 인심이 횡횡한 시절에 혜령의 사건은 세간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아직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는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다. 대중들이란 자신들이 편할 때는 영웅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에게 비판의 시선을 보내거나 자신들의 상상속에서 전혀 엉뚱한 그림을 그려 그것을 사실화하고 믿어버린다. 하지만 힘들 때 나타나는 영웅이란 거의 신적인 존재가 된다. 맹목적이게되고 그로 인해 자신들의 가슴 저 밑바닥에 버려졌던 희망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끌어올리게 되는 것이다. 지금 혜령은 대중들에게 영웅이 되어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불과 몇시간만에...
"응.. 그래.. 여기 해주면 되니...?"
"네.. 철민이예요.. 내 이름.."
"이름이 멋지구나... 여기.. 철민이에게.. 바르고 착하게 자라렴..."
혜령은 철민이라는 꼬마가 내민 노트에 자신의 싸인과 덕담을 함께 써주었다. 싸인을 받아듯 꼬마는 뛸 듯이 기뻐하며 꼬마의 엄마로 보이는 여자에게 달려가 노트를 보여주며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꼬마의 엄마는 혜령을 처다보고 진심어린 눈빛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혜령도 답례를 했다. 그게 시작이였다. 여기 저기서 노트들이 혜령의 앞에 밀려들어왔다.
혜령은 여의도역에 도착할 때까지 자신의 사인을 100번 이상 써줘야 했고 팔이 저릴 정도였다. 혜령은 지하철에서 내려 걸음을 서둘렀다. 뒤에는 아쉬운 눈빛의 대중들이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길을 걸을 때도 상황은 나아지질 않았다. 여기저기 사진 찍는 소리, 혜령을 가르키며 밝은 미소를 보내는 사람들, 대견하다는 듯 바라보는 어르신들... 혜령은 그져 고개를 숙이고 뛰어가듯 걸음을 재촉했다.
"아.. 박혜령씨.. 오셨어요.. 이쪽으로..."
인포 데스크에 앉자있던 여자가 혜령을 알아보고 안내를 했다. 그녀도 인터넷에서 자신을 봤을 거라고 혜령은 생각했다. 조그만 회의실로 안내한 여자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혜령은 회의실을 둘러보았다. 둥근 원형의 테이블이 중앙에 있고 그외의 인테리어 장식물은 보이지 않는 아주 소박한 방이었다. 혜령은 자리에 앉아 준비해온 서류를 막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있었다.
"박혜령씨.. 오셨군요.."
"네.. 의원님.. 안녕하세요.."
심선정의원은 예의 밝은 미소로 혜령을 바라보며 눈인사를 했다. 그녀의 뒤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아.. 의원님들.. 이분이 박혜령씨예요.. 박혜령씨 여기계신 분들은 당 중역들이예요.. 인사 나누세요.."
혜령과 당 중역들은 심선정의원의 소개로 인사를 나눴다.
"무엇보다.."
어수선한 인사절차를 마치고 자리에 앉자 심선정의원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번.. 박혜령씨 사건으로 우리는 더이상 미국의 대한국 정책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일장의 연설을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었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분개하기도 하면서 그녀의 발언이 끝날 때까지 한 사람도 그녀의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자.. 이제 여러 의원님들.. 여기 박혜령씨가 준비해온 자료를 검토하시고 대응 방안을 생각해보세요.. 그럼.. 모두 나가시고.."
심선정의원은 다른 의원들을 회의실 밖으로 나가도록 하고 혜령을 바라보며 먼가 할 말이 있다는 눈빛을 보냈다.
"혜령씨.. 잠시 나와 얘기좀.. 나눌까요?"
"네.. 의원님.."
다시 자리에 앉은 두 여자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렵게 입을 연 심선정의원의 말은 혜령의 동공을 크게 만들고 말았다.
"아.. 저. 의원님.. 제가 잘못들은건.."
"아니예요.. 전 지금 프러포즈 하는 겁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경험도 없고.. 아직 젊고.."
"아니요.. 혜령씨는 이미 자격이 충분해요.. 오늘 여기까지 오시는데.. 혹시 힘들지 않았나요..?"
"네.. 아니 그걸.. 어떻게.."
"거봐요.. 이미 혜령씨는 자격이 있어요.. 대중이 원하잖아요.."
"그래도.. 그게.."
"지금 혜령씨가 하려는 일.. 더욱 힘을 실어 추진할 수가 있잖아요.."
심선정의원은 지금 혜령에게 국회의원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해도.. 아직 다음 총선까지는..."
"다음 총선까지 기다릴거 뭐있어요.."
심선정의원은 싱글벙글하며 재밌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지난번.. 이재호의원 살해사건 아시죠..?"
"네.."
"지역 국회의원이 사망했으니.. 곧 보궐 선거가 있을꺼예요.. 우리당과 나는 이번 보궐 선거에 박혜령씨가 승낙만 한다면 당신을 공천하기로 이미 마음을 굳혔어요.. 이미 제반 준비도 끝내놓고.. 박혜령씨의 결정만이 남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그녀의 발걸음이 더 무거워 보였다. 혜령의 머릿속에선 좀전의 심선정의원의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어쩌지.. 네가 할 수 있을까?"
"못할것도 없지.."
"아냐.. 정치에 정짜도 모르는데 어떻게 감히..."
"아냐 아냐.. 아.. 모르겠다.."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 걷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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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못해.. 절대.. 이걸 어떻게.. 나한테 한마디도 없이.."
"아.. 오빠 미안 정말 미안해.. 나도 여기 와서 알았다니까..."
민혁과 혜원은 한시간전부터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아니.. 뭐 어때.. 청바지를 입고 찍나.. 수영복을 입고 찍나.. 똑같이 사진찍는 일인데.. 왜.. 안쨈募?거야..?"
"그게 어떻게 똑같아.. 수영복은.... 암튼 안돼.."
"제발 부탁이다.. 오빠야.. 오빵..오....방...."
혜원의 야양은 처절했다. 그러나 절대 승낙할 수 없다는게 민혁의 생각이었다.
"그럼.. 나두 안해.. 이제.. 이거 안한다고 소문나면.. 일 다 끊어질거야.. 난 백조가 되구... 그럼 이제 끝이네.."
혜원이 강경책을 선택했다. 픽 토라져 쏘아부치고 뒤돌아 스튜디오를 나가버렸다.
"야.. 혜원아.. 잠깐. 어디가..?"
민혁은 당황하며 혜원을 따라 갔다.
"좋아.. 해.. 하지만 무슨일이 생겨도 난 책임없다.."
민혁은 겨우 혜원을 따라잡아 돌려세우고 말을 했다. 그의 말에 좀전의 새침한 표정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예의 혜원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는 입이 귀에라도 걸린 양 좋아서 어쩔쭐 몰라했다.
"정말.. 정말이지.. 와우.. 옛스.. 크크크.."
혜원은 와락 민혁의 팔을 꼭안았다.
스튜디오 찰영 스테이지... 모든 찰영 스테프들이 벌어진 입을 닫을 생각도 못하고 어느 한지점 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엔 혜원도 있었다.
"어.. 저기.. 찰영.... 안해요.?"
머쓱해진 민혁의 말에 마법이 풀린 사람들처럼 스텝들이 정신을 차리며 부산하게 자신들의 맡은 일을 계속했다.
"와우.. 민혁씨.. 몸 정말 환상인데요.. 피부 색부터.. 정신을 못차리겠네.."
사진 작가는 민혁의 몸을 찬찬히 그러나 끈끈하게 바라보며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혜원도 그녀의 옆에서 그녀의 말에 공감이라도 하듯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민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여.. 촬영.. 사진 안찍어요..?"
다시한번 민혁이 그녀들의 본분을 깨닫게 해주는 말을 던졌고 그제서야 동공이 풀린 그녀들의 눈동자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 그래요.. 우선.. 저기서부터 시작하죠..?"
사진작가는 자신의 치부를 들킨것처럼 허둥대고 있었다. 혜원은 민혁의 옆으로 다가가 작가가 시키는 대로 포즈를 잡았다. 민혁도 작가가 시키는 데로 자세를 잡아보지만 왠지 어색했다.
"민혁씨.. 그게 아니고.. 이렇게.. 이렇게.. 얼굴 좀 풀고.. 아니 아니.. 이렇게.."
한참을 민혁의 자세를 잡아보려고 이런 저런 주문을 했지만 좀처럼 그녀가 원하는 자세가 나오질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민혁에게 다가가 직접 자세를 잡아주려고 손을 뻗었다.
"찡이잉..."
그녀가 민혁의 어깨를 잡는 것과 동시에 짜릿한 그러나 기본 좋게 느껴지는 전류가 그녀의 손을 통해 전신을 훑어버렸다. 순간 다리의 힘이 풀리면서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자 버렸다.
"이게.. 아.."
그녀는 그렇게 주저 앉은체 멍한 눈으로 민혁을 바라보았다. 민혁은 이런일이 버러지리란걸 알고 있었다는 듯 혜원을 쳐다보았다. 혜원은 지금 저 사진작가의 행동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한참을 넋넣고 앉아있던 작가가 정신이 돌아왔을 때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고 아직도 후둘거리는 다리때문에 겨우 의자를 집고 일어설 수 있었다.
"오늘 촬영을 못하겠네요.. 갑자기 몸이 않좋아 져서.. 내일 다시 하죠..?"
그녀는 이렇게 혼자 말해버리고 돌아서서 자신의 작업실로 들어갔다.
영문을 모르는 혜원은 어리둥절하여 이미 닫혀버린 작업실 문과 민혁을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도 가자.. 내일 한다잖아.."
"응.. 응... 그래야지.. 근데 이상해.. 왜 갑자기 저러지..?"
민혁은 그녀의 질문을 무시한체 탈의실로 들어갔다.
시원하게 뚤린 고속도로를 빨간 스포츠카가 기분좋게 달리고 있었다. 그 차안에는 어디다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는 선남선녀가 있었다. 그들은 달리는 차안으로 들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말없이 그 느낌을 느끼고 있었다.
"어디가는 거야..?"
문득 혜원은 목적지가 어딘지 궁금해졌다. 스튜디오에서 나와 무작정 민혁은 혜원을 태우고 이렇게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아무말도 없이...
"오빠.. 어디가는 거냐구..?"
"응.. 가보면 알아.."
"칫.. 뭐야.. 나 갈래.."
"정말.. 내려줘.. 기다려.. 다왔어.. 오늘.. 어쩌면.. 집에 못들어 갈지도 몰라.."
민혁은 처음에는 장난치는 것처럼 얘기하다 뒤에는 천천히 드문드문 얘기를 했다. 그의 말을 들은 혜원은 갑자기 가슴이 콩당콩당 뛰며 숨이 가빠졌다. 그리고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머릿속에서 집에 못들어 갈지도 몰라 라는 민혁의 말만 맴돌고 있었다.
차는 그렇게 30분정도를 더 달려 어느 한적한 동해안의 작은 모텔로 들어갔다. 차가 멈추고 민혁은 혜원을 한번 쳐다보고 말없이 차에서 내렸다. 혜원은 고개를 숙인체 아무말도 없이 숨만 가쁘게 쉬고 있었다. 갑자기 혜원쪽 차문이 열리고 민혁은 혜원을 쳐다보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에게 고백할께있어.. 내려봐.."
"..."
혜원은 미동도 없이 그대로 앉자있었다.
"이건.. 내려야 되나..?"
"어쪄지.. 나도 바라던 거잖아..?"
"아냐.. 너무 빨라 난 그냥.. 천천히.."
"어짜피 할껀데.. 바로 가는 것도 괜찮잖아.."
"아냐.. 아냐.. 난 그렇게 헤프지 않아. 민혁씨가 어쩌면 날 시험하고 있는지도 몰라.."
"민혁의 눈을 봐.. 그냥하는 말이 아닌데.."
수도없이 혜원의 자신에게 묻고 자신이 답을 하고 있었다.
"내가 널 어쩌려고 하는게 아냐.. 네가 꼭 알아야할 것이 있어서 그래.."
"...."
혜원은 아직도 마음속의 자아와 치열하게 싸움 중이다. 담배 한가치를 피울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혜원은 뭔가 결심한 듯 두 주먹을 꼭 쥐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새빨간 사과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래... 오빠.. 마음에 준비좀.. 하느라고..."
"무슨 마음에 준비..?"
"오빠가 원한다면.. 나 다줄 수 있어.. 나.. 오빠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혜원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근데 갑자기 아무말도 없이 여기까지 오니까.. 좀 떨려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뭘 주겠다는 거야..?"
"나.. 날 가져.."
민혁은 아무래도 혜원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같았다. 민혁은 오늘 자신의 비밀을 들려주고 보여주려고 마음 먹었는데 혜원은 민혁이 섹스를 원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박. 혜. 원. 씨... 뭔가 오해하구 있나본데.. 난 오늘 너에게 고백할께 있어서 그런거라구.."
"그러니까.. 고백하고..... 네.. 가... 네가 승낙하면.. 할 꺼잖아..?"
"뭘..?"
"..... 섹... 스..."
혜원은 섹스라는 말이 이렇게 말하기가 어려운줄 처음알았다. 두눈을 찔금 감고 두주먹을 꼭쥐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이 두 글자를 입밖으로 내뱉었다.
"푸하하하.. 뭐.. 하하하.. 너.. 정말.. 하하하... 우... 이거 눈물까지 나네.."
민혁은 두눈에 눈물까지 맺혀가며 배를 움켜지고 웃어재꼈다. 그런 민혁의 모습에 더욱 놀란 건 혜원이였다. 자신은 어렵게 말했는데 민혁이 이렇게 박장대소까지 할 줄을 정말 꿈에도 몰랐다. 혜원은 화가 났다. 이 남자가 자신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차 문밖의 민혁을 제치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모텔 문밖으로 씩씩 거리며 걸어갔다. 그러다 휙 돌아서서 민혁을 노려보았다.
"나.. 갈꺼야.. 잘있어.."
혜원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몸을 돌려 모텔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한참을 웃다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린 민혁은 그녀를 잡기위해 한달음에 그녀 앞에 서서 그녀의 양쪽 어깨를 잡았다. 여전히 혜원는 화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 미안 웃어서.."
민혁의 부드러운 미소 속에서 흘러나오는 믿음직한 목소리는 혜원의 화난 마음을 금세 풀어지게 했다. 하지만 혜원은 더욱 토라진 듯 그의 손에서 어깨를 빼려고 했다. 마음은 이미 녹아버렸다.
"내가 얘기 했잖아.. 고백할께 있다고.. 나에 대해서.."
민혁은 혜원의 두눈에 자신의 두 눈을 맞추고 분명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나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아.. 내가 누구고.. 어떻게 살았고.. 뭘하고..... 이런거.. 사실 네가 알고있는 나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뿐이잖아.."
"...."
혜원은 뭔가를 얘기할 듯하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민혁의 말대로 혜원은 민혁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이름, 사는집, 엄청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근육, 구릿빛 피부, 멋진 자동차와.... 없었다. 그의 과거, 현재, 미래 중 오직 혜원이 아는 건 현재의 일부분 뿐이었다. 그것도 아주 작은 단편적인 것 뿐이다.
"그래.. 오늘 내가 너에게 고백하려고 하는 건.... 나에 대해서야.. 그리고 그 얘길 하자면 아무도 없는 너와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거구.. 그래서 여기까지 온거야.. 미안해 미리 얘기하지 못해서.."
"잉.. 그럼.. 섹스하는 거 아녔어..? 헐.. 나만 바보 됐네.."
혜원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또 다시 얼굴이 붉어졌다. 사실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혜원이였기에.... 그리고 벌써 언니한테 써먹을 거짓말까지 만들어 놨던 터였다.
"근데.. 도데체 뭘 고백하겠다구.. 이 난리지.. 그냥 말하면 될껄.. 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건.. 도무지 알 수가 없네.."
혜원은 민혁을 궁금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그래.. 이제.. 알았니..?"
"응.."
혜원은 대답하자 마자 또 말을 이었다.
"근데.. 꼭 이런데서 그 고백이란 걸 해야해..?"
"그럴일이 있어.."
혜원은 뭔가 사정이 있겠다 싶어 더 묻지 않기로 마음먹고 그가 하는데로 따르기로 했다. 그를 따라 모텔로 들어간 혜원은 아주 잘 꾸며진 모텔 내부에 눈이 휘둥그래지고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이게 모텔이야... 호텔이야... 우와.. 저 창밖의 바다 좀봐.. 히야.. 이렇게 큰 텔레비젼도 다있어..? 우와.."
혜원은 모든 게 신기한 듯 이것 저것 만져보고 고전풍의 일인용 쇼파에도 앉아보고 침대의 큐션이 어떤지 눌러보기도 하며 모텔 방 안을 삿삿히 돌아다녔다. 민혁은 그런 혜원의 모습을 미소띤 얼굴로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저 모습이 혜원의 진짜 모습이다. 꾸밈없고 맑고 쾌활한 어쩐지 푼수끼가 있어보이는 귀여운 모습.. 그런 혜원을 민혁은 사랑하고 있었다.
혜원은 아까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지만 도저히 물어볼 용기가 없었다가 참을 수 없어 입을 열었다.
"오빠.. 나 궁금한게 있어요..?"
"응. 뭐가..?"
그녀는 손을 들어 침대 위 천정 부근에 매달려 있는 물체를 가르켰다. 또 같은 물체가 두개가 매달려있었고 푹신해 보이는 둥근 방석 같은 것이 있었다. 민혁이 혜원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
민혁도 그녀가 가르키는 곳에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글쎄.. 그냥 장식이겠지.."
한차례 모텔 방 탐험이 끝나자 혜원은 민혁이 말하려고 하는 고백이라는 것이 궁금해 졌다.
"이제.. 말해줘요.. 오빠에 대해서.."
혜원은 고전풍의 일인용 쇼파에 앉으며 말했다. 민혁은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몸을 돌려 그녀와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응.. 그래.. 일단.. 내가 하는 행동.. 내가 하는 얘기... 모두 끝나기 전에 질문은 하지 말고 듣기만해.. 그냥 가만히 들어줘.. 알았지..?"
민혁은 그녀에게 다짐 받듯이 물었다. 혜원은 그녀 특유의 생글거리는 얼굴로 고개를 까딱이며 알겠다는 표현을 하였다.
민혁은 갑자기 입고 있던 셔츠를 벗더니 이내 바지와 팬티, 양말까지.. 금세 알몸이 되었다. 혜원은 오늘 수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그의 탄탄한 근육과 바디라인에 익숙해 있었지만 그의 중심에 있는 자지는 처음 보는 것이여서 깜짝 놀랐다.
"뭐야.. 섹스 안한다더니.. 옷부터 벗고..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니까?"
이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의 우람한 자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뚤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혜원의 입에 침이 고였다.
꿀꺽..
고인 침을 삼키고 민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민혁은 조금 어두워 보였지만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은 그대로 였다.
그렇게 그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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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완전 픽션이며 특정 인물과 전혀 관계없고 이런일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작가는 정신이상자입니다.
댓글.. 많이 주세요.. 댓글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게....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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