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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15 927회 0건
-P.S.알라뷰-

난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기어이 사람들의 등쌀에 떠밀려, 작두를 앞에 두고, 신주가 흔들리는 거이 아니라, 오만시리 뿡알이 떨려오는, 짝퉁 박수무당의 심정으로 회사를 밀려 나왔다. 내가 하는 일이라고 해 봐야, 유니폼 그럴싸하게 걸치고, 수신감도도 열나 후진, 무전기 둘러 맨 채, 밤이 새도록 운전대 놀리는 게 고작 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이렇게 모가지가 잘려 나갈 줄은 몰랐다. 맨날 뭔 일만 터졌다 하면, TV에서는 오냐 잘 만났네 라는 것처럼 그 모자이크 처리된 사람들로만 골라다가,

‘경비회사요? 아예 내가 번을 서고 말지, 갸네들 올 때까지 홀랑 털리고 나면, 난 뭐 먹고 살게, 아예 그런 말 하지도 마슈…….에이 썩을 놈들….’

‘24시간 철통 같이 지켜준다고 뻥 치더니만….. 꼴 좋네…….지키긴 누굴 지켜줘? 지들 대가리 닮은 철통이나 국 끓여 자시라고 하지?’

‘내 살다 살다, 게임 끝나고, 응원 한답시고 운동장 들어오는 닝기리 쇄끼들은 첨 봐! 아니, 지각도 유분수지, 맨 꼬래비로 턱 하니 기어 와서, 하는 꼬락서니 하고는…..여기 변소가 어디에여? 아니, 그런 띠발 놈들이 어딨나! 남은 물건 털리고, 정신이 오락가락 허는 마당에, 어따 대고 똥뚜깐 타령이야, 에이 징그러운 g쒜이들….’

보안경비 회사가 그렇다고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얘기는 아니다. 그 놈의 카메라 고발 방송인지, 뭔지만 안 나갔어도, 이렇게 짤리는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인데, 왜 하필 그 타이밍에 카메라를 들이댔더냐 하는 것이 내 주장이었다. 사람의 생리작용이야, 빌미 삼을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말이다. 게다가 범인과 생명을 걸고, 치고 받을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똥이 아니라, 똥 할애비 라도 나올 수 있는 문젠데….. 나와 한 팀으로 차량을 운용하는 다른 요원은 방송의 카메라 고발 이후, 회사 내의 희생양 만들기였던, 사정의 칼날을 교묘히 비껴갔다. 그 이유를 나중에사 들었지만, 온전히 그를 탓할 수만도 없었다. 지도 먹고 살아야 했기에 별 수 없었다나? 나에 대한 그의 평가를 보자면,

‘……..제가 봐도 운전이 서투른 것은 기본 이었구여, GPS에 의해서 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가 초 단위로 제공 되는 것도 무시하고, 꼭 막히는 곳으로 가더라니 까여? 게다가 왠 놈의 생리작용은 그렇게나……암튼 방어 운전에 대한 기초지식이나 교육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았구여, 네…..한마디로 요원으로서 부적격 자라고 할 수 있져.’

내가 지 놈, 뒤 봐준 것만 해도, 열 손가락이 다 모자랄 지경인데, 그렇다고 지 살자는 욕심에, 남의 뿡알인 줄 뻔히 알면서도, 어째서 그리도 쥐고 흔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어찌 하겠는가? 이미 짤린 운명, 좇 되어 버린 건,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나는 아내에게 회사에서 짤렸다는 얘기를 하질 못했다. 낮에 자고, 밤에 일을 나가던 습성을 버리지도 못했을뿐더러, 파출부 일에다, 가리는 것 없이, 억척스럽게 생활고를 이겨나가는 아내 볼 면목이 도저히 서질 않았다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라면 하나였다. 그래서 나는 직장을 찾으러 다닐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느 인물치고 해가 똥꾸녕을 쑤셔대는 한낮이 벌써 지난 즈음에, 그것도 뻔뻔하게시리, 구직의 팻말을 들이대니,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주겠나 말이다. 그래도 나는 이에 굴하질 않고, 일자리를 얻어야 했다. 아니, 창출해야만 했다. 그래서 끝끝내 생각해 낸 것은 다름아닌,………. 도둑질 이었다. 하고 많은 직업 중에 도둑질이 뭐냐고 하겠지만, 그것만큼 신나고, 통쾌한 일도 없을 것 같았기에 하는 말이긴 허다. 뭐 내가 괴도 루팡도 아니고, 신출귀몰한 대도도 아니었지만, 경비회사를 거쳐 오면서, 나 나름대로 터득한 것에 착안 했다고 하면, 쫌 그래도…….., 암튼 배운 도둑질이 진짜 도둑질이 될 줄은 나 자신도 몰랐으니까.

‘그래, 민생고에 시달리는 불쌍한 셋방살이는 건들지 말자. 어차피 뒤져봐야 내 속만 아프니……’

나는 그래도 나 나름대로의 철칙은 있었다. 이른바, 넘치게 소유하고 있는 치들의 부스러기정도 나눠 갖자는, 부의 재분배 철칙이 그것 이었다. 쪼다 씹탱구리 들이야, 도둑질이 아니라, 아예 누룽지 긁어 대듯이, 좇나리 훑어 가지만, 나는 아니었다. 전과자는 아니었더라도, 나는 나 나름대로의 전략이 서 있었다.

‘귀금속도 별 볼일 없고, 집에 쳐들어 가기도 구찮고, 그러니 어떡해? 이 짓 밖에 없쥐.’

내가 하는 도둑질은 다름 아닌, 보안용으로 마당 같은 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훔치는 일이었다. 대개 경비 회사들이 업장에 카메라를 설치할 때는, 장시간 녹화용 VTR이나, DVR을 컴퓨터와 연결해서, 이리저리 사각 지대가 없도록 치밀하게 조준하고, 설치하지만, 가정집의 경우는 좀 달랐다. 거의 대강에 가깝도록, 방문자의 얼굴만 대문짝 만하게 화면에 잡히게 하면, 그만이었고, 가정집에서 그 화면을 통해 범인을 잡았다는 얘기는 뿡알에 털 나고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는 말이다. 집안에 사람이 있어도 무신경하게 잠들기는 매한가지이고, 카메라에 더하여, 센서를 설치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어디 실제 상황이 그런가 말이다. 자라는 잠은 안 쳐자고, 날밤을 까면서까지, 컴퓨터다, 게임기에 들러 붙어서리, 눈까리 씨뻘겋게 만들며, 나처럼 낮밤을 거꾸로 사는 백수 총각들 덕에, 집안의 센서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 쑤다. 물 마시러 가다가도 취침 보안용으로 전환된 센서가 삐빅 댄다는 불평 한마디만 나왔다 하면, 현관이랑, 유리창의 센서만 남겨 놓고, 다 꺼버려 라고 호통치는 마나님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결정적 증거로 삼을 수 있는 장시간 녹화 VTR은, 주인 아자씨의 철 지난 뽀르노 테이프 백업용으로 둔갑해 있기 십상 이었다. 그러니, 다달이 비싼 돈 주고, 경비 서 달라고 해 봤자, 집안에 있는 떨거지들이 먼서 쌍수 들고, 어서옵쇼 하는 지경이라 말 할 수 있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어쩌구, 좇나게 까발려 봐도, 지도 모르게 차 속에서 열나 쌍소리 해대는 자신의 얼굴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읽혀지고 있는지, 모를 만한 사람, 빼고는 다 아는 세상이고 보면, 이미 우리 사회는 노출 일변도의 고속회선에 올라탄 것이 아닌가 싶다.

‘저 아저씨는 오늘도 그 양복이네. 차는 번드르르 한데, 우째 양복은 단벌신사?’

이런 대화는 감시용 CCTV 모니터링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듣는 메뉴다.

‘저년, 또 아침부터 팔꿈치로 운전대 받치고, 화장하고 지랄이쥐? 저러다 한번 된통 받아야 정신이 칵 들지, 으이그!, 그러길래, 밤사이 씹질 쫌 작작 허지! 10분만 일찍 일어나 봐라, 화장이 아니라, 뒷물 까정 하고 나올 것인데….’

매일 아침, 그네들은 자신이 TV의 드라마 속에서 보다, 더 아쌀한 모습으로, 모니터를 통해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다는 것을 알까? 우리가 방송에서 대하는 교통정보다 어쩌다 하면서 배경화면에 보여주는 다중 모니터는 방송 시에 대비해서, 녹화가 있을 때는 줌인(확대)을 하덜 않는다. 그 기능을 백분 발휘하면, 멀리서 차 속에 앉아 있는 사람의 입 모양만 봐도, 무슨 이바구를 날리는지,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도 알 정도니, 그 사실을 시청자가 알았다면 워찌 되겠는가?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은 순진한 편에 속한다고 나는 믿고 있다. 그런 무차별적인 화면 빨의 생성에 고의든, 자의든 간에 말려 들어간 상황을 놓고,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다 어쩌고, 고소하는 인간은 한 사람도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이 그렇게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개중에는 진짜 FM대로, 센서랑, 알람 작동하고, 해만 떨어지면 무슨 625 사변이라도 터진 것 마냥, 방안에 요강 갔다 놓고, 날밤 까는 소심한 늙은 부부들이 있는 것도 난 겪어 봐서 알게 되었다. 대개 경비 회사들이 경찰보다 늦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일찍 도착해서, 가뜩이나 민생치안 유지에 바쁘신 몸들을 한방에 굼벵이 댄스 팀으로 만들어 버리는 회사도 있으니 말이다. 되도록 경찰과 공조체제를 유지한다는 그럴싸한 이유를 대 가면서,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동시적으로 사건 현장으로 쳐들어 오는 것을 보면 안다. 아마, 누가 누구 눈치를 본다는 것도 무의미할 정도로, 두 조직 간에는 그럴싸한 담합이 흘러 다니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당신, 요즈음 밖에서 별로 피곤한 일이 없능가?’

아내가 한마디 거든다. 없긴 왜 없어? 피가 까꾸로 솟는구만!

‘요즘도 밤에 파출부 일 나가니? 다들 자는 한밤중에 뭔 일이 그렇게나 많을라구!’

‘한 푼 이락두 더 벌어야쥐. 우리도 언젠가는 당신 회사에다 알람 신청 해서리, 척 하니 달아 놓고 살 집, 한 칸은 있어야 안 되겠슈?’

‘아, 어느 세월에…..그러다, 너 코피 쏟고, 잘못하면 디진다? 요즈음 세상이 월매나 무서운데…..’

‘무서워 봤짜지! 나 같이 막일하는 아주마이 털어봐야 일당뿐이고, 난 이제 아무 것도 겁나는 게 없다 이거여. 내가 바닥으로 내려가면 더 얼마나 내려 갈 껀데? 잠이야, 죽고 나면 실컷 잘 꺼고, 지금 쫌 모자란다고 죽기야 헐라구? 안 그래?’

아내는 용감하고 씩씩하다. 가난하다는 것이 그녀를 그렇게 무장시키고, 누구에게 기댈 곳이 없다는 사실이, 그렇듯 그녀를 당당하게 만든 걸까? 암튼 잠도 거르고,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아내를 볼 때, 감탄사가 절로 나올 뿐이었다. 그런 아내의 고마움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라도, 나는 나날의 일과를 성실히 수행해야 했다. 이리저리 뒤져 봐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지경이니, 모아놓은 돈이 있을 턱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손 잡고 일하자는 친구에게 내가 던진 농담 같은 한마디가, 도둑질의 근거가 되어 버린 것을, 나는 많은 시간 번번히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러니까, 뭐야, 맨 입으로 들어오기는 껄끄러우니, 넌 물건을 대겠다?’

‘그래, 경비회사에서 고객들에게 설치한 카메라들 중에서 기한 다 찼다고 멀쩡한 것들, 갈아 끼우고 그러거든. 사용자 들이야, 뭘 아나? 그러면 그런가 부다 하지. 그렇게 해서 남은 물건들, 별로 속 썩이지 않을 듯 싶은 곳에 또 설치 들어가고….그러는 거지. 원래 긴급 설치용으로 신제품을 재고로 항상 보유해야 하는데, 이게 세월을 타면, 앉은 채로 감가상각 이란 파렴치한 들에게, 기냥 씹 주고 뺨 맞게 되걸랑? 금방 퇴물 취급 받는다, 이 말쌈이쥐. 그거야 그렇다 쳐도, 나날이 쌓여가는 재고가 감당하기에 버거워서 그냥 바숴버리는 때도 있다니깐? 그러니, 이 참에 연쭐로, 인맥들 깔아가며, 거의 신품에 가까운 재생 재고들, 저렴하게 구해다가, 우리는 떡 하니, 폼 나게 설치 들어가는 거지 뭐.’

‘물량은 넉넉하구?’

난 거기서 말이 막히고야 말았다. 되는대로 선을 찔러 보겠다고는 했지만, 막막했다. 그러니, 어찌 하겠는가? 그 날로 나는 내 수첩에 고이고이 남겨 두었던 점검구역 주소록을 펼쳐 들 수 밖에 없었다. 점검 구역 중에서 따져 보니, 쏠쏠하게도 40군데는 넘었다. 그 중에서 객장 25군데를 빼더라도 적어도 15개는 확보가 가능했다. 일일이 설치 할 적 마다 따라가 보질 않아서 확인 할 수는 없었어도, 한 집에 한 개, 혹은 두 개씩만 쳐도 난 뻐드러지게 가슴 펴고, 동업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카메라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떼어낼까, 아니면 한날, 한시에 주구장창 떼어 버릴까를 두고 많은 시간, 고민을 했다.

꼬리가 길면 잡힐 것은 뻔한 이치고,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었다. 대개 가정집도 마찬가지 이지만, 경보장치의 핵심, 그 제 일보는 전력공급과 항상 확보되어야 하는 전화선이었다. 모든 경보기는 전력의 공급이 불시에 끊어지면, 쎈터로 연락이 바로 가는데, 고객이 사전 예고에 의해 설치 장소를 장기간 비우는, 여행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이럴 때, 쎈터, 즉, 통제실에서는 연락이 들어온 지역이 공고된 정전 예상지역 인가를 확인한 후에, 정전이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 위치만 전력 공급이 일정 기간 불가능할 경우, 바로 요원을 파견해서, 예상되는 도난이나 침입 등의 범죄행위에 대한 사전 예방 조치로서 순찰이나 가가호호 방문 같은 규약을 발동하게 된다. 그러니, 만일 내가 아무런 방어조치 없이, 무작시리 카메라를 떼었다가는, 대문에서 걸어 나오기도 전에, 출동한 옛 직장동료들에게 잡힐 것이 뻔했으며, 만일 정기적인 간격으로 작업을 수행 했다가는 수사팀이 투입되어, 예상 출몰지역과 예를 들자면, 나처럼 강제 해고로 인한 반감이 동기로서 충분히 작용할만한, 인물들에 대한 확대 수사로 말미암아, 잠잠해질 때까지, 꼼짝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질 것이니, 두 가지 모두다 각별한 주의를 요했다.

동력이 끊어지면, 그 다음으로 외부와 연결된 통로는 아나로그 전화선이 유일한 것이었다. 가정 내에 무선 전화기가 대중화된 요즈음, 전기가 나가면, 멀쩡하게 전화선이 살아 있으면서도, 집에 무선 전화기가 먹통이라는 또라이 같은 푸념을 핸폰 으로 날려대는 인간들을 볼 수 있다. 만일 주변의 예고된 재해나 정전예고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게다가 주인이 집안에서 성가신 톤으로, 지랄 맞게 울려대는 전력차단에 대한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암호를 입력하질 않는 경우에는, 누군가 침입을 의도로 우선 전력을 끊었다 가정하고 출동을 하게 된다. 나는 이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어차피 카메라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외부의 비와 눈을 막아줄 카메라 외부 덮개를 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궁리하지 않을 수 없었고……

‘우짜지?’

일단, 나는 카메라의 전원을 차단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연차순에 대해서 차근차근 짚어 나가야만 했다. 아무런 해결방안이 없을 때는 기냥 뜯어서 조질 나게 튀는 도리밖에 없는 노릇이지만, 영화에서처럼 멋들어지게 기계를 속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 방법은 배보다 배꼽이 큰 일 이었다. 카메라로부터 영상을 전송하는 케이블은 장시간 녹화VTR이나, TV에 직접 연결되어 있을 것이고, 만일 DVR에라도 엮여 있다면, 움직임을 픽셀로 구분하는 모우션 센서가 화면에서 작동하고 있을 터이니, 그 간발의 차를 이용해서 다른 기계를 들이댈 수도 없는 노릇 이었다. 나는 결국 이판사판, 공사판의 심정으로 결행에 옮기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가고야 만다.

우선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복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제일 주의 해야 할 것은 가면과 장갑, 그리고, 도둑질의 필수품, 큰 문수의 농구화가 그러했다. 대개 도둑들이 스타킹을 뒤집어 쓰고 나오는데, 나도 그걸 따라 할 속셈으로, 집사람의 스타킹 뒤집어 썼다가니, 얼굴 깝데기가 홀랑 벗겨져 뒤지는 줄 알고, 다시는 쓰지 않기로 맹세 했다. 나는 아내가 고이고이 아껴 두면서 신지 않던 스타킹을 장안을 뒤져가며, 고르고 고르다가, 그 중에서도 좇나리 덴싱도 안 간다는, 그 천하무적 고탄력 스타킹을 재수없게 고른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대용품으로 설사 카메라에 잡히더라도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손오공 가면을 애들을 시켜 사오게 했다. 그리고, 어디나 작업 시에는 그렇지만, 장갑도 마저 준비물에 포함 시켰는데, 2개를 끼는 것이 핵심 이었다. 안쪽에는 수술 시에 착용하는 것 같은, 얇은 비닐 고무장갑, 그 외부에는 주례사 선생님께 공짜로 드리는 흰 면장갑이 그것 이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또라이 도선생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부분이기도 했는데, 투박한 장갑으로 쥐기 어려운 콩알만한 보석이나, 중요한 열쇠 등을 손가락에서 쥐고 있다가 떨어뜨렸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하는 짓거리라 부를 수 있었으며, 잠시 범행 중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목적하는 물건을 집어 올리기 위해 장갑을 벗는다는 것, 그게 문제였다. 다시 장갑이야 끼면, 그만 이었다 쳐도, 의례, 그 과정까지 오신 대단한 멍텅구리들은 벗은 장갑조차 손에서 흘리고, 그때까지 잘 참아 왔던, 가려졌던 지문마저도 곳곳에 찍어대고서야 자리를 뜨는 해프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의문스런 신발이 또한 그러했는데, 사람들이 집이나 가게가 털린 후, 바닥에 남겨진 큰 족적을 대하면서 다시 끔찍한 기억에 빠진다는 말들을 했었는데, 도둑놈이라고 발이 다 큰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투철한 직업정신에 입각한, 다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선택의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의 발 치수보다 큰 문수를 신은 뒤에 피가 안 통할 것처럼 꽉 끈을 매는 것이 관건 이었다. 그렇게 해야만이 담을 뛰어 넘었을 경우, 착지 순간에 거의 소리가 나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믿을 수 없어서 해 보았는데, 신퉁 방퉁 하게도, 쥐 죽은 듯이란 표현이 떠올랐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자 다른 것들은 대강 되었는데, 복장이 문제 구만!’

그건 그랬다. 아무리 잘 갖추어 차려 입고 설친다 한들, 도둑은 도둑 이었고, 불시에 검문이라도 당한다면, 들고 간 백에서 나오는 잡동사니가 온통 범행에 쓰일만한 연장뿐이었다면, 그건 안 하느니만 못하는 경우를 낳을 수도 있었다. 평범하게 보이면서 활동성이 보장되는 그런 복장….나는 가까스로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연장을 챙겨 넣어야 하고, 떼어낸 카메라를 집어 넣으려면 가방이 필수 인데, 그 어떤 복장도 가방을 들고 나면, 나 도둑이요 라고 광고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옳지 그거야!’

나는 조깅 복장으로 결정을 내렸다. 요즈음 같은 웰빙 시대에 아침이고, 한밤중이고 간에 조깅복장으로 다닌다 해도 사람들은,

‘캬, 시간에 구애 받질 않고, 저렇게나 열심히 운동을 해대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테니 말이다.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진 날, 나는 천지신명에게 절을 올렸다.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 떨치고 나선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나선 것임을 높으신 도량으로 굽어 살펴 주십사 하는 마음에서였다. 아내가 밤일을 나가고, 나는 결전의 시간을 나름대로 가늠했다. 첫 목표로 정한 그 집은 그 동네에서도 유명했다. 고개를 디리 꺾고 올려다 봐야만 하는 그 높은 축대도 축대려니와, 뻔질나게 드나드는 외국 자동차 하며, 들리는 소문에도 그 집의 명성은 자자했다. 그 집으로 들어서려면, 정면으로 그 축대를 순식간에 넘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고, 옆집을 타고 들어가 그 라인을 이용해서 침투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다. 밤이 이슥해지고, 정말로 천지신명께서 도우시는지, 달도 뜨지 않는 데다가, 왠 안개는 그리고 껴 대는지, 누가 옆에 있어도 분간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옳커니!

‘카메라의 사각을 잘 이용해야 될텐데…..’

나의 오로지 바램이 있었다면, 카메라가 잡아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사각의 틈새를 비집고, 어떻게 하면, 걸리지 않은 채, 카메라로 접근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걸 살피기 위해서는 담을 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었다. 이른바, 거울이 잠망경처럼 달린 낚시대가 그것 이었다. 낚싯대의 탄력으로 무거운 거울을 부착할 수 없기 때문에 머리 키보다 높게 연장시킨 낚싯대 위에 조그맣게 걸린 거울을 통해 넘어갈 담장을 조준하고 있는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담을 넘기 전, 먼저 체크하기 위함 이었다. 나는 낚싯대를 천천히 안테나 뽑듯이 위로 밀어 올렸다. 올려다 보고 있는 조그만 거울을 통해 드러나는 정원과 현관….그런데, 문제는 누가 장치했는지, 마당의 가로등처럼 생긴 물건이 불이 들어 왔다가 나갔다 하는 아주 성가신 부분이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칫 불이 들어오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타이밍 계산에 실패 하는 날에는 뻔 하니, 어두울 줄 알고 전진하는 마당에 불이 확 들어와, 정통으로 걸려들 공산도 커 보였다. 불은 정확히 15분 들어왔다가 1분 정도 꺼지고 다시 들어왔다. 그러니, 내가 카메라의 주목을 피하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은 등이 나가는 1분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 이었다. 나는 근 45분 여를 참으면서 타이밍을 기다렸다. 만일 지금 들어와 숨어 있는 집에서 밖으로 나와 보기라도 한다면 대번에 걸릴 수도 있어서 나는 신속히 목표된 그 집의 담을 넘어야 했다. 가방을 지고, 사뿐히 마당에 내려서서, 나는 부리나케 어둠을 뚫고서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휴! 다행이네…..이제 슬슬 카메라를 뜯어 볼까? 속전속결….그 방법 밖에 없지 뭐.’

마당을 조준하고 있는 카메라는 총 4개씩 되고 있었다. 이게 왠 떡이냐? 한번에 네 개씩이나?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첫 번째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위치에서 연장을 꺼냈다. 선을 끊기 전에, 나는 카메라의 외부 덮개를 먼저 제거해야 했다. 조심스럽게 덮개를 제거하는 순간,

‘이런 닝기리!’

요즈음은 있는 것들이 더한다는 말이 맞긴 맞았다. 어쩐지 외부에서 볼 때, 확연히 보여야 될 케이블 꼬다리가 안 보인다 했더니만, 기어이 남의 복장을 터뜨려 놓는, 있는 것들의 허풍…..나는 커버를 여는 순간, 아이구 엄니 하면서 뒤로 발라당 까질 뻔 했다. 폼만 그럴싸 했지, 커버의 내부에는 모형으로 된 가짜 플라스틱 카메라가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작동이 되는 것처럼 외부에 보이게 하려고, 그 장남감 모형에는 건전지까지 넣게끔 되어 있었고, LCD로 붉게 빛나는 파워램프까지 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제품이었다. 경비알람 이랑, 카메라 설치까지 부담이 되었는지, 외부의 카메라는 이름하야, 짝퉁을 달아 놓고, 혹여 도둑이 들이닥쳤다고 할지라도, 위협적으로 보이게끔 만들어 놓은 그 시설물을 나는 아예 갈아 마시고 싶었다.

‘허 어쩐다? 에이, 띠발, 어쩌긴 어째, 기왕지사 뽑은 칼, 무라도 썰어야쥐!’

요런 지경으로 해 놓은 꼬락서니를 보면, 애저녁에 알람 이고 뭐고, 꺼 놓았을 것이 분명했다. 이다지도 대대한 저택에서 저런 사기발 이나 때리고…..쯧쯧……저럴 거면 아예 달지를 말지……나는 현관으로 발걸음을 죽이며, 다가갔다. 거, 봐라 말이지, 현관문도 열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상태에서 만일 자동으로 예약된 심야경보 체제로 알람이 전환 되었다가는 이곳 저곳에서 삑삑대며, 난리가 나도 났을 터인데, 쥐 죽은 듯이 조용한 걸 보면, 분명, 경보 장치는 꺼져 있고, 비밀번호도 알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카메라도 물 건너 갔으니, 골동품이라도 들고 나와야 본전치기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외의 계획으로 내 대가리는 똘망하게 굴러갔다. 집안은 조용했다. 불은 꺼져 있었고…..그러나, 1층 저 끝으로 보이는 방에서는 작은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중앙 거실에서 올려다 본 2층에도 맨 구석에 있는 방도 역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는데……

‘1층의 저 방은 주인이 자고 있는 방일 테고, 2층은 애들이나 뭐 그렇고 그런…….’

나는 방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단박에 난짝 들고 갈 물건이 거실에 놓여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거실의 선반에는 척 보기에도 값나가 보이는 도자기가 놓여져 있고, 그 주위에도 몇 점의 수석이 받침대도 앙증맞게 쎄트로 놀고…….일보 일보 거실로 들어서는 순간,

‘어흐흐흑….어흑….윽윽……’

아니, 이건 또 뭬야? 나야 두 눈 벌겋게 뜨고 일하고 있다지만, 허긴 한 밤중이니, 섹스에 걸맞는 시간이긴 하쥐. 금강산도 씹후경 이라고 했는데, 이 틈에 짬내서 눈팅 이락두? 나는 슬금슬금 1층 구석방의 열린 문틈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캬!’

하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방안에는 호화로운 침대가 버티고 있었고, 그 널직한 침대 위에는 한 여자를 두고, 어린 두 놈이 그 치렁치렁한 머리갈기를 휘두르며, 연신 그 여자에게 좇질을 해대고 있는 지경이었다. 멀리서 봐도 확연한 나이차로 보아, 그 여자는 이 집의 안주인이 분명했고, 두 놈은 주인 양반이 집을 비운 사이에 간 크게도 안방까지 들어와, 여친을 잡아 잡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여자도 이런 살림을 이루기까지 지나왔을 세월은 별로 몸매에서 느껴지질 않고 있는 것이 이상했다. 환한 방안의 불빛으로 인해 보여지는 그녀의 나이는 되어 봐야 서른이 곰방 넘은 얼굴과 몸매였으니 말이다. 여자는 자신의 엉덩이를 붙들고, 개새끼 마냥, 한쪽 다리를 들고 좇질을 하는 녀석을, 힐끔힐끔 뒤 돌아 보면서 계속 주절댔다.

‘겁들은 많아가지구……괜찮다니깐? 우리 영감, 오늘 안 와……웁웁…얘기하고 있는데, 입안에 그렇게 좇을 쳐 넣으면…웁웁….’

예상대로 였다. 집에까지 들어와 저 지랄을 떨 짝시면, 이미 집 밖에서는 보지가 다 닳도록 씹질을 해댔을 것은 안 봐도 비디오 였고, 그것도 두 놈씩이나 불러다 만장을 떠는 걸 보면, 이미 갈 데까지 다 간 셈이었다.

‘응댕이 좀 흔들어 봐. 늙은이랑 살다 보니, 씹구녕 흔드는 것도 까쳐 먹었남? 옳지…잘 하면서 왜 그래? …..쑤욱…쑥쑥…..그래….언제 쑤셔봐도 그 씹구녕, 묘하단 말야. 쪼이기는 졸나리 쪼여도, 끝이 안 닿아요, 글쎄…….얼마나 깊으면……’

‘웁웁…..윽윽….아직까지, 내 씹구녕 끝까지 닿는 좇대가리는 못 봤네…욱웁…..윽윽…..’

여자가 얘기만 하려고 하면, 아가리에 들이대는 저 좇대가리…..사람이 터진 입으로 말이라도 하고 살아야지, 저렇게나 좇대로 채워 넣으면, 살 수나 있남?

‘빠는 게 예전 같지않네? 예전처럼 뺨따구를 후려 가면서, 눈물 범벅 되게시리 구역질까지 하게 만들어 줘? 너 그거 좋아하잖아? 아니면, 예전처럼 니 똥을 니 아가리에 채워주리?’

되어도 큰누나 뻘은 되겠구만, 세 사람 사이에서는 야자지경 이었다. 하긴 씹질에 왠 촌수? 그들은 섹스뿐만이 아니라, 드럽고, 추잡한 짓도 서슴지 않았던 모양 이었다. 남자들의 형상은 사정을 가까스로 참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여자는 달랐다. 등과 전신을 씰룩 대며, 뒤에 붙어 있는 녀석에게는 온 엉덩이 살을 출렁 대가며, 주구장창 보지의 후진과 전진을 반복했고, 상대편 목을 물고 놓지 않는 투견의 대가리 마냥, 그녀는 앞에 버티고 있는 녀석의 좇대를 그녀의 입안 가득히 담은 채로, 헤드뱅잉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온 몸은 두 녀석이 내리치는 손바닥으로 벌겋게 자죽이 나 있었고, 아래로 늘어져 덜렁대는 젖은 손으로 쥐어 짠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야, 잠깐만 빼. 나 이 새끼 좇대가리 좀 푹푹 박아보게. 씰데없이 들러 붙어서 똥꾸녕 에다 같이 쑤시고 그랬단 봐?’

뒤에서 쑤시던 놈의 아랫도리에서 엉덩이를 앞으로 쏙 빼니, 뽕 하는 소리와 함께, 씹물이 흩뿌려 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이제까지 빨아주던 머리맡 쪽의 놈에게 무릎으로 기어 가더니, 가랑이를 쩍 하니 벌리면서, 그 휘어진 좇대가리 위에 풀썩 앉아 버렸다.

‘아…..하….좋아……바로 이 맛이야!.......보지가 꽈……악 차는 이 맛……아! 좋다….’

‘뿍쩍뿍쩍…….뿍뿍……쩍쩍….삑삑…….척척척척….’

남자 위에서 요동을 치는 그녀의 보지에서는 삼삼칠 박수와 비슷한 바람 새는 소리가 이어지고, TV의 개그맨이 하는 허이짜 무술보다 더 내공이 높은 듯한 요분질에 가속마저 더해갔다.

‘어그극….윽윽..이런 쒸발년,…좇나 잘해! 아휴……기분 캡이다…..어후어후……윽윽윽윽……’

‘아…아…아…..근질거리던 씹구녕 안이 씨…원….하다…..어휴……., 씨발넘…..좋으면….. 오래나……. 버티지, 싸긴 왜 싸고 지랄이야? 너 벌루다가 지금부터 보지 접근 금지야. 똥꾸녕만 쑤셔, 알았쥐?’

‘지네들만 잘났어요. 내 좇은 무슨 유람하러 온줄 아나? 일루 안 와? 쌌으면 냉큼 보지 들고 일루 와야지, 흐물 거리는, 바람 빠진 좇대가리 끼워 놓고 감상문 쓸 일 있냐?’

‘알았어….씹쉐이….삐져가지구는? 넌 그 성질머리 부텀 고쳐야쥐. 그래가지고 맘에 맞는 보쥐 찾겠니? 나니깐 벌려주고 지랄이쥐…..어여 박아봐. 저 새끼처럼 초장에 찌질 대기만 해봐? ‘

아주 세 년 놈이 끝을 보누만, 끝을 봐……그냥 그 자리에 계속 있으면 밤이 새도록 벌어지는 질펀한 섹스 한마당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듯싶었다. 나는 방문을 뒤로 하고,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2층을 향해 나아갔다. 그냥 물건만 들고 나올 수도 있었지만, 집안의 형세를 파악해야만, 작업의 마무리까지 마음을 놓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불빛이 새어 나오는 그 방도 역시, 아래층과 마찬가지로 뿍쩍 대는 씹질의 향연, 그 자체였다. 이런 대궐처럼 너른 집 안에서 우아래를 불문하고, 디리 쑤셔대기나 하면서 낮밤을 거꾸로 사는, 인간 말종 하우스, 난 그 한가운데에 있었다.

‘허윽허윽….그러다, 보지…보지 삼키겠다…너……흑흑..엄마가 밑에 있는데…..윽윽…이래도 돼?.....’

‘엄마는 무슨 좇 같은 소리, 너 아까 들었지? 생각 있으면 내려오라는 말…그게 인간이냐?’

‘흑흑..윽윽….아빠는 어디….가시고?’

‘가시긴? 왠 존대? 저런 년을 집안에 앉혀놓는 위인이 이 시간에 어디 있겠냐? 저 년처럼 또 어떤 쭉빵들 여럿 데리고, 돌려박기나 하고 있겠지, 별 수 있겠어?’

‘흑흑…..너도…대단하다…..그렇다고…이렇게 집안에서, 그것도 위아래 층에서 씹질에, 좇질에……아주 콩가루구나, 너희 집안?’

‘몰랐니? 너도 거기서 거기 아니냐? 첨 본 남자 집에 와서 이렇게 보지 까발리고 있는 넌 뭐 다를 줄 알어? 에이 씨부럴 년, 내 좇 맛이나 봐라. 오늘 너, 집에는 다 갔다.’

못된 송아지, 되도 않게 좇대가리는 기어이 말좇 닮는다는 옛말처럼, 그 아들내미라는 녀석의 좇대는 외국 놈들의 물건 못지 않은 크기를 자랑했다. 욕이 날라 다녔어도, 맘 상하는 구석도 없는지, 그 어린 여자는 그 좇의 덜렁거림에 흠뻑 맛이 가는 표정이었고…..

‘뿌적뿌적뿌적……’

그 소리로 보아 터무니 없이 작은 보지 구녕을 기어이 찢어 발기면서 박아대는 소리가 분명했다.

‘어그극, 이 개새끼…살살 좀 박지……아휴 쓰라려 미치겠네….억억…..살살 쫌 박으라니깐!’

그러나, 그 녀석은 아랑곳 하질 않고,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을 것 같은 그 여자의 보지에다 줄기차게 그 굵고 튼실한 좇대가리를 열나 박아댔다.

‘어후…좋아….윽윽윽윽……너도….. 그년이랑…… 똑 같은 년이야…후후후후후…….윽윽윽윽.…….더구나 어린 게 보지에 불 나서 어쩔 줄 모르는…..’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애비는 밖에서 좇대가리 놀음, 새엄마라는 인간은 놈팽이들 떼로 불러 들여서 그것도 안방에서 분탕질, 아들내미 라는 새끼는 새엄마라 해도 엄연히 부모는 부모였지만 서도, 윗층에서 기집 불러다가 만장 어린 색탕질………비록 도둑질이란 범죄행위에 말려 여기까지 왔지만, 이런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우선 어린 것들부터 조지기로 했다. 쓰고 있던 손오공 가면을 고쳐 쓰고는 가방에서 몽둥이를 꺼내 들었다.

‘끼이익…..’

‘누누누..누구세여?’

‘누구긴 누구야? 니가 그렇게 좇같이 여기는 아버님이 고용한 조폭이다, 왜? 어여 빨랑 안 내려와? 이 몽둥이에 그 실한 좇대가리 유혈사태, 한번 당해 볼껴? 얼릉?’

뻔질거리는 씹물이 지천인 채로 덜렁거리는 좇을 두 손으로 가리면서 두 년놈이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너 나이 몇이야?’

‘스물 인데여?’

‘아혀, g쐐끼! 대가리에 부스럼도 안 가신 놈이 벌써부터 쑤셔댈 줄은 알아가지고….또 넌 몇 살?’

‘…….’

‘왜 대답이 없어? 보지 구녕으로 대답하게 해주리?’

‘아녀, 아녀…잘…잘..잘 못 했어여….저 ….고딩이에여……..’

‘엥? 고딩? 몇 학년?’

‘…….’

‘또 얘기 안하지? 너 이 몽둥이로 보지 불날 때까지 한번 왕복운동 헐래? 나 이 몽둥이로 보지 여럿 태워 먹었다! 성질 긁지 말고, 어여?...얼릉?’

‘……1학년이여.’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그 아들이란 놈의 가슴팍을 걷어찼다.

‘야? 얘 고딩, 그것도 1학년 이란다! 니가 정신이 있는 놈이가?’

‘아효..아쟈씨…저…저…증말 몰랐어여…..너 이 썅년, 똑바로 얘기 안해? 아까 나이트에선 대학교 1학년이라고 해 놓고선…..’

‘그래, 대딩 이면 어떻고, 고딩 이면 무신 상관이냐? 아무리 좇겉은 새엄마라고, 느그들 이렇게 윗층 에서 쎄트로 쑤셔대도 되냐?’

‘…….’

‘할말들 없쥐? 너 이새끼, 미성년자, 약취, 유인에다 성폭행으로 넘기기 전에 대가리 박아, 얼릉? 못 알아 들었겠다?’

귓밥이 얼마나 많은지, 나는 멀뚱하게 나를 올려다 보는 그 놈의 귓구녕을 몽둥이 끝으로 흠씬 쑤셔 주었다. 그 녀석을 따라 엎드리려는 년에다 대고,

‘누가 너까지 엎드리래? 넌 저 새끼 뒤로 돌아가! 그리고 벌린 다리 사이에 얌전하게 조져앉아서리…..잘 들어! 이제부터 너그들의 개과천선 의지를 보자, 이 말이쥐. 자, 하나에 바른생활!, 둘에 잘해보자!….얼릉 안 하고 뭘 하나?’

‘뭘 해여?’

‘이것들이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나? 남자는 구호, 여자는 하나에 똥침, 둘에 손빨기. 알았어? 구호는 조그맣게, 밤이니까, 알아 들었지? 하나…..둘……하나….둘’

사내 녀석은 자기 입으로 외친 바른생활의 구호와 함께, 그 년이 무자비하게 찔러대는 똥침에 고개가 덜그덕 댔고, 고년은 잘해보자는 녀석의 두번째 구호에 맞춰, 지가 방금 찔러 똥이 삐질 대며, 삐져 나오기 시작하는 구린 손끝을 쪽쪽 빨아야만 했다. 누구 한쪽만 나무랄 수는 없질 않은가 말이다.

‘내가 이 방에서 나가도 구호와 동작은 계속된다, 알았나? 어허, 목소리 봐라. 알았쥐?’

문을 닫고 이층을 걸어 내려 오면서도 구호는 계속되고 있었다. 아마도, 아침까지 계속했다간 두 년놈의 똥꾸녕과 아가리는 볼만할 것이다. 이제는 대가리 큰 것들을 조질 차롄데, 어쩌지? 난 부엌을 경유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경치 좋네? 어이구 사모님, 이제 보니 보지에서 피도 나시네? 월매나 쑤셨으면 저렇게 째졌을까 잉? 너그들 당장 열루 안 튀어 내려와? 이 쌍칼로 쏘세지, 사시미 되는 꼴 한번 볼껴?’

말이 필요 없었다. 내 양손에서 번뜩이는 식칼에 워찌 하겠는가? 두 녀석은 고개도 들지 못하고 벌벌 떨며, 기어 내려와 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좇대가리는 아직까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나는 두 녀석에게 마주 보며 서라고 말했다.

‘자, 이제, 둘이 마주 보고설랑, 서로의 좇대가리가 뒤질세라, 뺨따구를 올려 붙이는 거여, 알어?’

‘쩍…….쩍………’

‘역시나, 가방 끈 짧은 것들이 오입만 밝혀 설랑은…..누가 너그들 뺨따구 후려치랴? 서로의 벌떡 선, 반성의 기미가 좀처럼 없는 고놈의 약 쳐먹은 좇대가리를 후려 치라는 거이지…..봐 줬단 봐. 오늘 밤 좇대랑, 불알이랑 따로 놀게 내가 칼집을 내 줄팅게. 어여? 실시? 아참참…..구호를 까먹었네, 그랴, 한 놈은 바른생활, 또 한 놈은 잘해보자. 실시!’

사실 경험이 없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약 쳐먹고, 지 의지와 다르게 벌떡 서버린 좇대가리를 무참하게 손바닥으로 후드려 팼을 때의 통증은 가히 표현하기가 민망할 지경이란 것을 말해 두고 싶다. 두 녀석은 아마도 메조의 본능이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게 좇대가리가 뺨따구 돌아가듯이 철썩 대며, 서로가 있는 힘껏, 휘갈기는 데에도 불구하고, 그 꺼덕 대는 대가리는 죽을 줄 모르기에 하는 말이다.

‘주인 아주마이도 쉬면 안되지라?’

‘살려 주세요!’

‘살려 줘야쥐……어여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냉큼 안 엎드려?’

침대 곁에 마주보고 선 두 녀석을 향해,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그 껄떡대던 보지를 쩌억 벌리며, 상체를 앞으로 수그렸다.

‘자, 이제부터 너그들만 혼을 낼 수 없잖여? 구호에 맞추어 상대편 좇때구리를 후려침과 동시에 한 놈은 저년의 보지에, 한 놈은 저년의 똥꾸녕에 차례로 손가락으로 쑤시는 거여. 한 구녕만 계속 쑤시면, 지루허잖어? 그러니, 한번은 보지, 한번은 똥꾸녕 이렇게 변화의 묘미를 주는 거여…얼릉 안해? 요것들이 쌍칼춤을 한번 봐야 정신덜을 차리겄나?’

‘윽윽…..윽윽…전 뭐라고 해여?....윽윽….윽윽’

‘역시 착한 학생은 질문이 많은 법이여. 아줌씨도 입이 놀면 허전하지라?’

나는 침대 옆에 놓여있는 핸폰을 엎드려 있는 그녀에게 들려 주었다.

‘요 판에 사장님이 빠지면 되겄슈? 지금 워드메서 자빠져 있는지는 몰러도, 줄기차게 전화 땡기랑게. 통화 될 때까정 말이여? 그리고 나서, 지금의 광경을 낱낱이 중계방송 혀. 그거이 나를 고용 허신, 사장님의 부탁 이싱게 말이여, 알어?’

아마도 전화가 통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 윗층의 아들 내미 말에 의하면, 지금쯤 바깥 양반은 전화기를 꺼놓고, 지 나름대로 신나는 좇질에 정신을 빼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둘러선 놈들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뻘겋다 못해 팥죽색으로 변해가는 얻어터진 좇대가리 였지만, 나의 서슬이 무셔워 또다시 좇때구리를 흠씬 두들겨 팼다.

‘어그그…어그그…누…누…누님….얼릉 쫌 해 봐여……메시지에다 뭐다….어떻게 쫌 해 보지?"

‘에구에구….내 좇 터진다. 좇질도 아니고설랑, 뚜들겨 맞아 좇 터져 뒤졌단 소리, 내 듣도 보도 못했는데…어구어구..어구구….’

‘씨박쇄끼들…..그러니, 문단속 잘하고 들어오랬지? 윽윽윽윽…… 아휴, 씨발놈들, 지들 좇대가리 패면서, 왜 손가락으로 내 보지랑, 똥꾸녕은 그렇게 힘껏 쑤시고 지랄 들이야? 윽윽윽윽….’

‘어허? 또 구호들 않하쥐? 쫌 어려운 걸로 넘어갈까?’

‘아뇨, 아뇨…. 잘못 했습니다. 어여 안하고 뭐해? 바른생활!.......아구구’

‘옳지, 자동!… 그대로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한다. 내가 방을 떠나더라도, 문 밖에 있을꺼니까, 딴 짓 했다간 알쥐?’

나는 밖에서 들여다 보고 있는 것처럼 방문을 조끔 열어두고 나왔다. 겁들을 집어 먹었는지, 아래 에서도 윗층의 눈물 섞인 구호가 쟁쟁하게 들렸고, 안방도 마찬가지 였다. 난 집을 털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셔 버렸다. 가방을 들고, 발걸음 소리를 죽여가며, 나가려는데, 현관 앞의 화장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였다. 참, 아까도 켜 있기는 했쥐……

‘이 안에는 또 뉘기야…….’

살며시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안에는 피곤에 지쳐 욕조의 구석에 등을 대고, 입을 있는 대로 벌리며 잠에 빠져 있는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목욕탕 한 가득, 빨래 감을 비벼 놓고 있다가 기어이 잠이 든 아내, 두 다리는 양쪽으로 쩍 하니, 벌려 놓고 잠이 들어 버린 아내…..이 세상에 무서울 게 없다던 아내……세상 더러운 꼬락서니를 다 보고 있었으면 서도, 그 놈의 일당이 뭔지, 잠도 설쳐가며, 왠 잡놈, 잡년들이 뿌려 놓은 씹물 이네, 좇물 이네를 밤이 새도록 빨아대는 아내의 직업…….그래도 아내는 한번도 나에게 내색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그냥 나오려다가, 갖고 간 메모지를 찢어, 몇 자 적은 뒤에 아내의 무릎에 살며시 얹어 놓고 나왔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었고, 나는 들어갈 때와 달리, 당당히 대문을 열고 그 집에서 나왔다. 도둑질도 내 적성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P.S.알라뷰? 영어로 쓸라면 쓰고, 한글로 쓸라면 쓰지, 이건 또 뭐여? 내 저 인간 저럴 쭐 알았어. 할라믄 뽄때 있게 혀든가, 아니믄 허덜 말든가…..맨날 지지부지……애저녁에 내가 발 끊게는 잘 혔는디, 앞으로 뭘 할꺼나?....... 지 딴엔 숨겨 설랑, 한다고는 했어도, 내가 알 정도면 온 동네가 다 아는 것이고…….쯧쯧…….. 훈장 나리나 했스믄 딱 좋은 양반 인디…….’

난 자는 척을 하고 있던 아내의 푸념을 듣질 못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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