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주인남자와 술을 많이 마셔서, 해장하기 위해 아침 일찍 광호의 가게로 함께 나갔다. 난 당연히 하얀 짬뽕이었고 두 사람은 콩나물 해장국이었다. 상인의 큰 딸 미래는 뜬금없이 탕수육이 먹고 싶다고 했지만 상인의 협박으로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서 먹어야했다. 그래서 그런지 미래는 꼼지락 거렸고, 급기야 상인의 고함소리가 가게에 울려 퍼졌다.
두 사람과 가까워지고 함께 식사를 할 때도 상인이 미래에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봤는데, 처음엔 상인의 모습에 내가 오히려 기가 죽어서 더욱 열심히 밥을 먹었었다. 하지만 자주 보다보니 이제는 별일 아닌 것처럼 대할 수 있게 되었다. 미래는 투정을 부리다가 기어코 상인에게 옆방으로 끌려가 치도곤을 당하고 말았다. 어찌나 상인의 목소리가 큰지 이곳까지 쩌렁쩌렁 울렸는데, 항상 광호는 상인의 저런 모습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당연한 것으로 대했다.
나는 상인의 큰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와 섹스를 할 때도 소리가 무척이나 컸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야는 또 뭐가 좋다고 키득거리고 있노?...뭐 좋은 일이라도 있나?..”
“아...그게...형수 목소리가 큰 거요...”
“자, 목소리 큰 기 와?”
“그게...섹스 할 때도 엄청 크거든요...평상시에 저래서 그런 게 아닌가...해서요...”
광호는 내 말에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밥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웃고 말았다. 말 해놓고는 광호가 기분 나빠할 까봐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다.
“와!~ 이 자슥, 이기, 이기!~~하하하하!~~ 음흉 시러븐 놈 아이가, 참 내!~~하하하!”
미래가 입이 대발이 나와서는 안으로 들어와 상 앞에 앉았고, 상인이 엄한 얼굴로 들어오다가 광호의 웃음소리를 듣고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미래는 상인이 옆에 앉아서 감시를 하자, 여전히 입이 나온 채로 밥을 열심히 먹었다.
“아이구, 착하다 우리 미래!~~ 밥 잘 먹네, 아이구 착해라!~~”
내가 미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하자, 미래가 나를 보고 과장되게 밥을 씹었다. 난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미래의 눈물 자국을 깨끗이 닦아주었다.
“이자, 우리 미래가 어른이 되삔기라!~~엄마말도 잘 듣고, 그자? 하하하!~~”
“이이는 근데, 무슨 좋은 일 있어? 그렇게 크게 웃고...?”
상인은 그제야 자신의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다, 암 것도 아이다!~~ 그냥...니가 훌륭한 엄마라고 생각한 거 뿌이다!~ 하하하!~~”
광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과장되게 웃었고, 상인은 이상한지 나와 광호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당신 정말이야?”
상인이 놀라서 소리쳤다. 밥을 다 먹고 커피를 마시며 나는 오늘부터 휴가라고 얘기를 했더니 광호는 나와 상인이 함께 다녀오라고 말했다.
“아~들 걱정은 말고, 둘이 오붓~~~하게 놀다 온나...!~”
광호의 생각을 알 수 없었지만 나도 상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확실히 내가 변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당신...정말 괜찮겠어?”
“걱정마라...내도 괜히 이러는 기, 아이다...지금까지 상인이 니만 애들하고 치여서 살지 않았나?...내도 아빤데...니 없을 때, 아빠노릇 해야 안 하 것나?...걱정마라, 내 잘 할 수 있다, 아이가?...”
광호의 말에 갑자기 난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이 남자는 정말로 상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쭈뼛거리는 것은 광호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인도 광호에게 감동을 했는지 눈물을 흘리고 그를 껴안았다. 두 사람이 그렇게 껴안고 있는데 홀에서 와장창하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란 상인이 광호에게서 떨어져, 홀을 내다보더니 벌떡 일어서서 바람같이 뛰어나갔다.
“야! 한미래!~~~~!!!!~~~”
또 다시 들려오는 상인의 엄청난 고함소리를 들으며 내가 피식 웃었고, 광호도 피식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어깨를 툭, 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상인이, 귀엽지 않나?”
“예, 형. 너무나 사랑스런 여자에요. 보기만 해도 미칠 정도로...”
“하하하!~~보기만 해도?...흐음...요즘은 내도 그렇다!~~ 우리 상인이 보기만 해도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인기라!~~하하하!~~”
난 광호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었지만 나를 통해서 자극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광호를 통해서 자극을 받고 있었다. 아직도 나는 상인과 광호의 섹스를 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그것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질투심이 끌어 올랐기 때문이었다.
상인과 광호는 일을 시작했고, 난 여행지를 알아보기로 하고 가게를 나왔다. 광호의 가게에서 내 원룸까지는 5분 거리였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며 장소를 생각했다. 발리를 가 볼까? 아니면 아키타로 가서 사탕키스를 해볼 까? ...나 혼자서 여행지를 떠 올리고 흐뭇해하면서 원룸 쪽으로 걸어가는데, 휘파람이 저절로 나왔다. 지금까지 이곳에 내려와 살면서 이렇게 뭔가에 집중하면서 흥이 난 적이 없었는데, 상인과 그런 관계가 되면서 나는 탄성력을 되찾은 고무줄처럼 탱탱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두근거렸고,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코너를 도는데 주인여자와 다투던 남자가 원룸에서 짐을 들고 내려오고 있었다. 3년을 살았는데 남자는 어제와 오늘 딱, 두 번을 봤다. 같은 건물에 살고 있었지만 나와 그 남자는 완벽한 남남이었다. 조금 있자니 뚱뚱한 여자가 짐 가방을 들고 내려와, 남자의 차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남자가 자신의 짐을 뒷좌석에 실은 뒤 여자의 가방도 실었다. 그는 나를 한번 흘깃 쳐다보다가 운전석으로 들어가 앉았고, 여자는 조수석에 앉았다. 남자의 차는 프라이드였는데 정말로 고대 유물을 보는 것처럼 낡아보였고, 절대로 움직일 것 같지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시동을 거는데 노친 네들 앓는 소리만 나고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몇 번을 시도해도 뜻대로 되지 않자, 남자는 성질을 부렸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달랬다. 난 원룸입구로 걸어가며 도와줄까 말까를 고민했다. 전 같으면 남 일에 끼이는 짓은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놀랄 정도로 변해있었기 때문에 기어코 남자에게로 다가가고 말았다.
“뭐요?...”
“아, 저도 이 원룸에 살고 있는데요...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남자는 운전석에서 나를 보며 위, 아래로 훑어봤고, 조수석의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나를 바라봤다. 한 참을 보던 그 남자는 미덥지 않은 얼굴로 문을 열고 나왔다.
“무슨 도움이요?...정비사 자격증이라도 있어요?”
난 남자의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지갑을 꺼내 그에게 자격증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남자는 조금 전까지의 경계하는 눈빛을 거두고 한 번 고쳐보라고 했다. 그는 본 네트를 열어주었고, 난 본 네트를 위로 올린 뒤 차 안을 살폈다. 엄청난 차였다. 어떻게 이런 차를 끌고 다닐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 차에 대한 말은 하지 않고, 임시방편이었지만 시동은 걸리게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 시동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곧 퍼져버릴 것이었다.
남자는 시동이 걸리자 그제야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여자는 어린애처럼 좋아했고, 남자는 나와 악수를 하며 고맙다는 말을 하며 차에 올라 출발을 했지만 내 예상대로 그 차는 검은 연기를 내 뿜으며 5미터를 움직이더니 기어코 퍼져버리고 말았다. 난감한 얼굴로 차에서 내린 남자는 긴 한숨을 내 쉬고는 내게로 다가왔다.
“담배 있습니까?...”
난 남자가 혹시나 내게 따질까봐 갑자기 겁이 났는데, 담배를 청해서 안심이 되었다. 얼른 담배를 꺼내 그에게 주었고, 불도 붙여주었다. 남자는 많이 답답한지 길게 연기를 삼킨 뒤 한숨과 함께 길게 연기를 내 뿜었다. 어제의 일로 이 남자에 대해 좋은 감정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아주 막돼먹은 남자는 아닌 것 같았다. 사람이란 것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되면 막장으로 흐를 수밖엔 없는 것이었으니까...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듯한 얼굴로 처연하게 담배를 피우는 남자와 조수석에 앉은 채, 안타깝게 남자를 바라보는 뚱뚱한 여자를 보자 갑자기 측은한 생각이 들면서 두 사람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차에 두 사람을 태우고 짐까지 싣고 가는 것은 무리였다. 또 내 차가 외제차라 이 남자를 더욱 비참하게 할 것 같았기 때문에 난 일단 박 기사에게 전화를 했다.
학원엔 대형 관광버스 두 대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학생들의 귀가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기 때문에 지입차량도 운영하고 있었다. 박 기사는 학원에서 근무한지도 오래됐고, 아직까지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베테랑 기사였다. 다행스럽게도 박 기사와 통화를 했고, 일당 5만원에 기사를 해주겠다고 했다.
“왜 저를 도와주시는 거죠?...”
박기사와 통화하는 것을 들은 남자가 내게 물었다. 나는 이제 이 산 도적 같이 무섭게 생긴 남자를 더 이상 경계하지 않고 있었다. 그 동안의 내 성격으로 보면 엄청난 일이었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야 할 것 같아서요...이웃사촌 아닙니까...”
남자는 내 말에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멋쩍게 웃었다. 그의 미소는 깨끗해 보였고, 어제의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차 한국이라고 합니다...인사가 늦었네요...”
손을 내밀며 웃는 한국의 손을 잡고 나도 내 이름을 말했다. 한국은 나와 손을 잡은 채 시선으로 차 안에 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저 친구는 제 마누라입니다. 사랑이라고 하죠...”
“사랑...이요?...부인 성함이 사랑이라고요?”
“예...홍 사랑...”
“예쁜 이름이네요...”
내 말에 한국이 피식 웃었고, 손을 흔들어 사랑을 불렀다. 그러자 그녀가 차에서 내려 우리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어찌된 상황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듣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은 우리 쪽으로 다가와 내게 인사를 했고, 나도 이름을 얘기하며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태복씨가 차를 불러줬어, 사랑아.”
“어머, 그래요?...고마워요, 태복씨. 와!~ 이웃사촌이 좋긴 좋네요...!”
사랑은 덩지와 다르게 목소리가 가늘고 여려서 그런지 일본 여자가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한국도 산 도적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말투가 지적으로 보였다. 두 사람 모두 외모와는 전혀 다른 말투를 쓰고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와 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20분 정도를 기다리자 박 기사가 도착했다. 우리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박 기사의 봉고차에 짐을 싣고 뒷좌석에 함께 올라갔다. 두 사람이 새로 정한 거쳐는 내 원룸보다 훨씬 열악한 원룸이었다. 심야전기에 월세가 20만원 이었는데 방은 정말로 좁아보였다. 나와 한국은 덩지가 컸고, 그나마 박기사가 덩지가 좀 작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정도로 네 사람이 들어가자 방 안은 꽉 차버렸다.
“어머, 그냥가시면 안 되죠. 두 분 거기 앉아계세요!...”
나와 박기사가 돌아가려고 하자, 사랑이 우리를 붙잡았고 한국도 웃으며 나와 박기사의 손을 잡고 바닥에 앉혔다. 사랑은 지갑을 들고 밖으로 나갔고 한국은 머쓱한 얼굴로 창문을 열었다. 원룸 입구에 있는 1층이라 밖에서 도로를 지나는 차와 사람들의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두 분 모두 미술학원에서 일을 하시는 군요?...”
“장 선생은 3년 됐고, 전 8년 됐습니다. 햐!~ 그러고 보니 시간 참, 빨라요!~ 장 선생 내려 온지가 엊그제 같은데...하하..!”
한국의 물음에 박기사가 손부채를 하면서 말을 했다. 장정 셋이 좁은 방에 있자니 점점 더워졌다. 내 원룸엔 에어컨이 있었지만 이곳엔 없었다. 한국도 크고 사랑도 덩지가 큰데 이곳에서 지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박 기사님, 학원에 기사자리 없습니까? 전, 현재 실업자 신세라 빨리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허이구, 이 친구 이거, 물에서 건져주니 보따리 내 놓으라네.”
“하하하, 그렇게 되나요?”
박 기사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금방 친해진 듯 농담까지 주고받고 있었다. 박 기사는 45살이고 한국의 나이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 보다 모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사람을 대하는 것이 달랐다. 나는 이런 일상의 대화에서는 뭘 어떡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무작정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도움을 받는 한국이 나로 인해 머쓱할 뻔한 것을 박 기사로 인해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한국씨, 내게 그러지 말고 장 선생에게 부탁해 봐요. 원장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니까...안 그래요, 장 선생?”
“아, 그러세요? 그럼, 태복씨에게 일자리를 부탁해야겠네...하하!~”
박 기사의 말에 나는 머쓱해져서 머리를 긁고 있는데, 사랑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얼굴엔 땀을 흘리며 캔 커피를 담은 봉지를 들고 방으로 들어와 한국 옆에 앉았다. 사랑까지 방에 앉고 보니 방 안은 더욱 좁아보였다.
나와 박 기사는 사랑이 주는 캔 커피를 하나씩 들고 마셨다. 후덥지근한 방 안이었지만 차가운 커피를 마시자 더위가 조금 가셨다. 상황은 무척이나 어려워 보였지만 한국과 사랑은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고, 나와 박 기사를 10년 지기 친구들처럼 대했다. 박 기사도 대단한 것이 처음 만난 사이이면서도 정말로 10년 지기 친구처럼 대했다. 이들을 보면서 왜 나에겐 이런 친화력이 없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고, 무척이나 부러웠다.
한국의 집에서 나와 박 기사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누군가를 도와줬다는 것이 너무나 기분을 좋게 만들어서, 이상하게 흥이 올라왔고 꺅!~ 하고 소리를 내 지르고 싶을 정도였다. 광호와 상인 두 사람과의 관계가 한 발짝 진전되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진전이 되었다.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아무튼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방 안에서 컴퓨터로 여행지를 고르며 흥얼거리고 있는데, 정 원장에게 전화가 왔다. 주인남자인 석관과 정 원장에게 전화를 해서 나와 함께 저녁에 만나자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 궁금했지만 정 원장도 어떤 일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6시 쯤 약속장소인 참치 집에 도착하자, 의외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주인남자인 석관과 함께 도의원인 권중이 있었고, 지역 신문사 대표인 경섭과 kbs 지역 본부장인 지환, 그리고 그 옆에는 어제 학원에서 상담을 받으며 소란을 피웠던 남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어제는 제가 실례를 많이 했습니다. 사과도 할 겸 자리를 마련했으니, 어제일은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그래, 그래 남자끼리 그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그러면서 친해지고 그런 거지 뭐, 하하하! 안 그런 가 정 원장!~~”
도의원인 권중이 말했고, 경섭과 지환이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정 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고, 나도 어색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정 원장의 옆자리에 앉았다. 석관과 권중의 주도로 자리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어제 상담을 하면서 소란을 피웠던 남자의 이름은 정 학송으로 주인남자인 석관의 고등학교 후배이면서 회계사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도 막역한 사이인 듯 보였다. 어제와는 다르게 학송이 나와 정 원장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제 작년에 권중의 조카 로미를 5개월 만에 내가 기어코 이화여대에 합격시킨 일이 있었다. 자신의 인맥으로 우리 학원을 물먹이려다가 학송은 권중에게 그 일을 들은 모양이었다.
이들과 정 원장의 인맥이 닿아 있지 않았으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뻔 했다. 아무리 깨끗하게 운영을 한다고 하더라도 맘먹고 무너뜨리자고 덤비면 없는 죄도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젠장, 또 그 끔찍한 짓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림을 좋아하지도 않는 애를 가르치는 것만큼 지랄 맞는 일 도 없었다. 더군다나 짧은 기간동안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드는 것은 하겠다는 학생이나, 가르치겠다는 선생이나 모두 미친 짓이었다.
9시에 술자리를 파한 뒤 학송은 2차를 가자고 했지만, 주인남자인 석관이 어제, 오늘 무리 했다며 거절을 했다. 1차를 끝낸 지금도 석관은 많이 취해있었다. 막내인 내가 석관을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하고 자리를 떠났고, 정 원장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함께 2차를 떠났다.
석관의 차를 대리가 운전을 했고, 집에 도착할 때 석관은 거의 인사불성이었다. 어쩔 수없이 나는 그를 안아들고 그의 집으로 올라갔다. 석관이 유정처럼 작았기에 망정이지 덩지가 컸다면 곤욕을 치르고 말았을 것이었다.
주인여자가 현관문을 열고는 당황한 얼굴로 나를 맞았다. 그녀는 얼른 안 방 문을 열어주었고, 나는 술에 취한 석관을 침대에 누인 뒤 한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에 땀이 흘러내렸고, 몸에는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안 방을 나와 거실에서 숨을 몰아쉬는데, 주인여자는 석관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나는 그냥 집으로 가야하는 것인지, 인사를 해야 할지 몰라서 그대로 우두커니 서있어야 했다. 10분 쯤 지나자 석관의 옷을 다 벗겼는지 주인여자가 거실로 나왔다. 그녀도 숨을 몰아쉬면서 얼굴에 약간 땀을 흘리고 있었다.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나는 멋쩍게 인사를 하고 가려고 하는데 그녀가 나를 붙잡고 거실에 앉혔다. 그리고는 냉장고에서 차디찬 음료수를 들고 다시 내게로 다가왔다. 어쩌면 저렇게도 걸음걸이까지 우아해 보일 수가 있을 까 싶을 정도로 주인여자는 고급스러워 보였다. 키는 석관보다 좀 커보였는데, 원피스로 들어난 몸을 봐서는 약간 통통하면서 젖가슴도 커보였다.
“어머, 이 땀 좀 봐...”
주인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욕실에서 수건에 물을 묻혀서 들고 와 내게 건네주었다. 나는 수건을 받아들며 얼굴을 닦았고, 그녀는 내 앞에 두 다리를 옆으로 모아놓고는 앉았다. 스커트 밑으로 들어난 주인여자의 종아리와 맨 발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고 섹시해 보였다.
“고생하셨어요, 태복씨...어제, 오늘, 저이 때문에 힘드셨죠?”
“아, 아닙니다, 사모님...!”
음료수는 다 마셔가고 있었는데, 주인여자가 얘기를 계속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난감했다. 더군다나 자꾸 그녀의 몸이 내 눈에 들어와 이미 자지가 발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아주 죽을 맛이었다.
“저기...!...시원한 맥주, 하실래요?...여쭤볼 것도 있는데...”
거절할 수가 없어서 좋다고 했고, 주인여자는 몸을 틀어서 일어났다. 그런데 치마가 움직이며 그녀의 종아리가 보였고, 맨 발에 힘줄이 잡혀서 난 더욱 자지가 꼴리고 말았다. 금방이라도 저 여자를 안아들고 물고, 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고, 갑자기 상인이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상인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지금 광호와 섹스를 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질투심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맥주 세 병을 들고 온 그녀는 자리에 앉아, 토실토실한 팔을 움직여 내게 맥주를 따라주었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잔에 거품을 일으키며 맥주가 따라졌다. 주인여자의 몸과 상인에 대한 생각으로 갈증이 밀려와서 그런지 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녀가 자기 잔에 술을 따르려고 해서, 내가 얼른 병을 빼앗아 들고는 주인여자의 잔을 채워주었다.
원피스의 목이 많이 넓어서 내 눈 정면으로 주인여자의 목과 쇄골이 훤히 보였다. 들어나 보이는 그녀의 피부는 눈처럼 희었다. 살면서 저렇게 하얀 피부는 처음 본 것 같았다.
“어제 태복씨가 말씀하신 거요...내 그림을 그리라는...사실, 정말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몰라서요...“
주인여자는 나로 인해 창작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느낀 모양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그동안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는 증거였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읽은 만큼 쏟아내지 않고는 못 배겨서 글을 쓰게 돼 있었다. 그림도 마찬가지였다. 이미지를 다룬 만큼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 시키고 싶다는 욕구를 느낄 것이었다. 그들이 작가가 될지에 대한 여부는 그 다음 일이었다. 어떤 일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일을 잘 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제가 도와드릴 것은 없습니다. 사모님께서 갖고 계신 욕구를 쏟아내야 하는 문제니까요...”
“그런가요?...그래도 태복씨는 프로시니까 제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 여자는 내가 미대 졸업생이라는 것 때문에 자꾸 작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졸업 후 난 미술학원에서 입시생들의 규정된 그림만을 접했기 때문에 이 여자가 내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소묘와 드로잉이 전부였다. 학부 때 그림들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니까 이 여자나 나나 실전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었고, 출발선상도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잠재력까지 따지고 든다면 오히려 기존 입시 그림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독학으로 몇 년간을 꾸준하게 자기 꼴리는 대로 연마한 주인여자 쪽이 훨씬 더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었다.
미술학원 강사는 화가가 아니었다. 프로작가도 아닌 그저 입시기계일 뿐이었고, 애국심으로 움직이는 군인이 아닌 돈에 의해 움직이는 용병일 뿐이었다. 프로화가들은 미술의 역사나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사실, 잘 몰랐다. 자신의 작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지만, 남의 작품을 보게 되면 자기 작품에 은연중에 녹아들어가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도 있었다.
“저는 작가가 아닙니다, 사모님...프로 작가란 것은 작업실을 두고 매일, 직장인들처럼 작업실에 출근해서, 직장인들이 일하는 시간만큼 1년 365일을 꾸준하게 작업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그런가요?...”
“프로잖아요... 최소 하루에 작업시간이 10시간은 되어야겠죠...어쩌다 깔짝대는 그림을 남들에게 뻔뻔스럽게 보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정말로 작가가 되고 싶으시면 작업실을 장만하세요. 생활공간에서 작업에 몰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얘기를 해 놓고는 나도 모르게 갈증이 밀려왔고, 얼굴이 붉어졌다. 나 자신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을 뻔뻔스럽게 이제 한 발짝 내 딛으려는 지망생에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군요...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 봐요...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닐텐데...”
주인여자의 말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만 두었다. 어차피 작업에 대한 욕구는 부추긴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린다고 못 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주인여자가 프로 작가가 되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그녀의 욕구에 달려있었다. 작업에 대한 욕구는 성욕과 비슷해서 분출하지 않고는 견딜 수 가 없는 것이었다. 만약, 이 여자가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그림에 대한 욕구가 작은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와 주인여자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난 머쓱하기도 해서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내 잔을 채워주었다. 맥주는 아직도 두 병이나 남았는데 분위기도 그렇고 좀 난감했다. 상인이 보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자꾸만 엉뚱한 일에 얽혀들었고, 또 상인은 내게 전화 한통도 하지 않는 것인지 신경이 쓰였다.
[지금...형과 ...하고 있나?...]
광호와 상인의 섹스를 머리 속으로 떠올리자, 질투심이 강하게 올라왔다. 목이 칼칼해졌고 갈증이 밀려와 주인여자가 따라 준 맥주를 또,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그러자, 주인여자가 또 내 잔을 채워주는데 이제는 한쪽 발을 세우고 있어서 살짝 종아리와 함께 그녀의 맨 발이 내 앞을 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상인에 대한 생각과 주인여자의 몸이 내 육체를 더욱 미치게 하고 있었다. 만약, 지금 내가 이 여자를 껴안는다면 과연 어떻게 될 까? 자지는 폭발할 것처럼 발기한 채로 들어갈 구멍만을 찾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어떤 구멍이라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여자는 상인처럼 털이 많을 까? 아니면 적당할 까? 이 여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꾸 이상한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힐 때 주인여자가 잔을 들고 맥주를 마셨다. 그녀의 팔이 들리면서 겨드랑이 사이가 보였는데, 그곳엔 털이 제법 많이 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모습이 추하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나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녀가 맥주를 삼키자 목으로 넘어가는 움직임이 보였고, 쇄골과 함께 그 밑으로 가슴골이 보여 눈이 뒤집힐 것 같았다.
“하아!~~ 시원하다...!...근데, 낮에 왜 그 부부를 도와주신 거죠?”
“부부...아, 한국씨 말씀이시군요...”
나는 맥주병을 새로 딴 뒤 그녀의 잔을 채워주며 말했다. 노란 맥주와 함께 거품이 올라와 주인여자의 잔을 채웠다. 그런데 조금 양이 많았는지 넘치려 하자 얼른 그녀가 잔을 들고 입으로 살짝 맥주를 마시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섹시해보였다. 지금 내 상태에서는 어떤 여자도 섹시해 보일 것 같았다.
“그 남자 이름이 한국이에요?”
“모르셨어요?...”
“계약서에 있긴 하지만...뭐 일일이 그걸 기억하진 않죠. 아시겠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관심이 없잖아요? 그래서 좀 놀랐어요. 태복씨가 그 부부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말이죠. 요즘 누가 남 일에 대해 관심을 갖겠어요?”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그랬다는 게 신기했어요...”
주인여자는 이제 다리를 세운 쪽의 발을 손으로 잡고 있었다. 그 자세가 참 독특하면서도 나를 미치게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나의 생각을 모르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태복이 총각은 이런 시골에서 혼자 사는 게 외롭지 않아요?”
“뭐, 특별히 이곳이 시골이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실제로 서울과 다른 구조도 아니구요...”
“보니까...가족들도 안 만나는 것 같던데요...”
맥주를 마시며 그녀의 몸을 더듬던 나는 주인여자의 말에 조금 당황했다. 명절에도 난 내 방에서 책을 읽다가 창문으로 보이는 주인여자와 인사를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그렇게까지 주인여자가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 이상하기도 했다.
“... ...”
“아, 제가 괜한 걸 물어 봤군요. 죄송해요...”
내가 대답을 못하자 주인여자가 당황해서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부모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아닙니다. 부모님은 모두 재혼을 하셔서...만나 뵙기가 좀 그래서요...”
“아유, 내가 참 오늘따라 주책 맞네요...별걸 다 물어보고...그죠?”
분위기가 많이 다운된 상황에서 자리를 뜬다고 하기가 뭐해졌다. 이런 자리는 그래서 항상, 불편하고 또 불편했다. 광호와 상인은 사람들과 얘기도 참 재밌게 잘 했는데 난 그런 면에선 너무나 바보 같았다. 남들과 서로에 대한 얘기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살아도 힘든 일이었다.
“자, 태복이 총각...! 우리 건배해요!...”
내가 쭈뼛거리고 있을 때 주인여자가 자기 잔을 들면서 말했다. 왜 난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무적인 일에서는 누구보다도 리더기질을 들어냈지만 일상에서는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었다.
“뭘 위해 건배를 하죠?”
잔을 들어올리며 내 딴엔 그녀에게 맞춰준다는 기분으로 말하자, 주인여자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태복이 총각과 내가 작업을 시작하는 그날을 위해?...호호...!”
그녀의 엉뚱한 말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주인여자의 잔을 부딪쳤고, 우리는 시원스럽게 맥주를 마셨다. 어떤 식으로든 상황이 정리된 것 같아서 나는 일어나기로 했다.
“이제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사모님.”
“그래요. 제가 주책 맞게 바쁜 총각을 늦도록 붙잡고 있었네요...”
나는 조심스럽게 발기한 자지를 위로 향하게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인여자는 내 상황을 모르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나보다 먼저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주었다.
주인집에서 나와 내 원룸으로 들어갔다. 4층으로 올라가 문 앞에 서니, 나도 모르게 광호의 집으로 시선이 향했다.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봐서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미리 전화를 할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고, 상인이 내게 한 통의 전화도 하지 않은 것이 서운했다. 시간을 보니 벌써 11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오늘은 아무래도 잠을 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인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또 다시 그녀가 엄청나게 멀게 느껴졌다. 이게 한계인가? 나와 상인의 한계?...결코 내 여자가 될 수 없는 그런 한계는 인영도 마찬가지였다. 상인까지 그렇게 되니 미칠 것 같았다. 혼란스런 상황과 함께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 미칠 것 같았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내 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상인이 문을 열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젖가슴을 들어낸 채 팬티만 입고 있었다. 상인은 머리만 내밀고 내게 손짓으로 들어오라고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는 뭐가 어떻게 되가는지 몰라 어리둥절해진 얼굴로 상인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핸드폰도 두고...한 참 기다렸잖아...!..”
상인의 모습을 보자, 엄청난 흥분이 밀려왔다. 얇은 팬티만을 입은 채로 아직까지 나를 기다렸다는 생각에 흥분이 밀려오더니, 다시 미칠 것처럼 오줌이 마려웠다. 광호와 애들이 보이지 않는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자, 잠깐만요!~”
그렇게 말하고 욕실로 뛰어 들어간 나는 혁대를 풀고, 발기한 자지를 꺼내 잡고 변기에 정확하게 조준을 했다. 그런데 미칠 것처럼 오줌이 마려운 대도 이상하게 나오지 않았다. 힘을 줘도 뭔가 막혀있는 것처럼 나오지는 않고 그냥 마려운 느낌만이 고조되어갔다. 그래서 난 조준한 채로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내려 했지만 없었다. 핸드폰은 어디에도 없었다.
살면서 나는 물건을 잃어버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도대체 내 핸드폰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내가 그런 고민을 할 때 상인이 내 뒤로 다가와 나를 뒤에서 안았다. 살짝 놀랐지만 그것보다 오줌을 누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창피했다. 미친 듯이 살을 섞은 사이라 하더라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무, 무슨 짓이에요...!...”
“하하하!~ 부끄러워 하긴...괜찮아 우리애기...”
그녀는 내 바지와 팬티를 종아리까지 내리고는 자기 둔덕을 내 엉덩이에 비벼댔다. 팬티를 벗어서 그런지 등으로는 물컹한 상인의 젖가슴이 느껴졌고, 엉덩이로는 까슬까슬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깎은 그녀의 털이 조금 자란 모양이었다.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이상해? 하하, 너무 귀여운데, 우리 자기!...”
상인은 웃으며 손을 앞으로 해, 자지를 잡고는 내 귀에다 대고 ‘쉬!~~~’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렇게 해도 나오지 않던 오줌이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엄청난 양이 밀려나오며 변기의 물과 충돌하는 소리가 요란했다.
시원했다. 너무나 시원해서 죽을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 상당히 오래도록 오줌을 눴고, 상인은 내 모습을 보며 신기한 듯 매우 좋아했다. 오줌이 다 나오자 그녀는 내 자지를 탈탈, 털어주며 깔깔대고 웃었다. 난 돌아서서 종아리에 걸린 바지를 발로 벗어서 방 쪽으로 던져버렸고, 티를 벗어서 역시 방안으로 던져버렸다. 상인은 알몸을 한 채로 나를 보며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난 그녀를 덥석 껴안았다.
“많이 기다렸어요?”
“저녁부터 지금까지 쭈욱!~~~ 어디 갔었어?”
나와 상인은 알몸으로 껴안은 채 서로의 몸을 비비며 말을 했다. 말랑말랑한 상인의 몸과 비벼지자 새큰한 느낌이 밀려와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갑자기 원장이 전화해서요...주인아저씨 후배, 만나서 술 먹다가 제가 주인아저씨 모시고 들어왔죠, 뭐...”
“아, 맞다. 자기 전화, 횟집에 있더라...전혀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전화기도 잃어버리고...자기도 의외로 빈틈이 상당한데? 하하하!~”
상인의 말에 내가 샤워기를 틀어버리자, 차가운 물이 우리 몸으로 떨어져 내렸고,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더욱 내 몸에 밀착했다. 난 그런 그녀를 안고 몸을 비볐고, 상인도 계속 나를 안으며 내 자지를 자기 둔덕사이에 넣고 비벼댔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와 상인은 서로의 입을 빨아댔다. 그녀의 혀가 내 입 안으로 들어와 내 혀를 건드렸고, 난 그녀의 혀를 받아 휘감고 움직였다.
한참을 그렇게 몸을 비벼대며 서로의 입을 빨아대다가 나는 상인을 벽에 기대게 한 뒤 밑으로 내려갔다. 상인은 내 의도를 아는지 두 다리를 벌렸고, 나는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보지에 입을 맞췄다. 샤워기에서 나온 물이 상인의 보지로 흘러내렸고, 그녀가 흘리는 액체와 뒤섞였다.
“후룩!~하아!~~쩌업!~~쩌어업~~~하~ 후루룩!~~하압~~쩌업!~~”
“아!~~흐응!~~”
상인의 보지를 빨면서 엄청나게 흥분을 했는데, 계속 빨다가 보니 또 오줌이 마려웠다. 사정하고 싶은 욕구와 오줌을 싸고 싶은 느낌이 함께하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난 그냥 상인의 보지를 빠는 것에만 집중을 했고, 흥분을 하는 그녀의 소리를 들으며 차오른 오줌을 발사했다. 조금씩 나오던 오줌은 역시 조금 지나자 또 엄청난 양이 또 흘러나왔다.
오줌을 싸면서 여자의 보지를 빠는 느낌이 희한했는데, 이상하게 조금 흥분이 가라앉으면서 시원한 느낌이 강했다.
“아!~~~~아!~~~~좋아, 자기야!~~아!~~보고 싶었어!~~우웅!~~”
내 머리를 두 손으로 잡은 상인은 자신의 엉덩이를 내게 밀며 움직였다. 마치 남자가 좆 질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상인의 보지를 빨며 눈을 치켜뜨고 위를 보니 그녀는 눈을 감고 입을 벌린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차가운 물이 떨어져 내렸지만 상인의 가슴에 집중적으로 떨어졌고, 그 물은 내 등을 때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상인이 흥분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난 더욱 흥분이 됐다.
덜렁거리는 상인의 젖가슴을 보면서 보지를 빨다가, 나는 그녀의 사타구니 밑으로 더욱 들어가 보지와 함께 똥구멍도 빨아댔다. 상인은 온몸으로 내 혀를 느끼며 진저리를 치듯이 몸을 떨면서도 엉덩이를 밀면서 계속 지분거렸다. 혀를 꼿꼿이 해서 위로 힘 있게 찔러대자, 상인은 짐승 같은 비명을 내 지르며 보지에서 시큼한 액체를 쏟아냈다. 어찌나 거칠게 상인의 보지를 빨아댔는지 새롭게 자란 그녀의 보지 털로 인해 내 입술과 얼굴주변이 화끈거렸다. 가만 생각해보니 여자의 보지 털은 내 턱수염보다도 거친 것 같았다.
“하아!~~ 형하고~ 애들은 요?~~~후우!~~”
위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상인의 두 손을 잡은 뒤 그녀를 벽에 밀며 내가 말했다. 그러자 상인은 예수처럼 두 손이 올려져 벽에 대어진 채로 떨어지는 물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여전히 둔덕을 내 자지에 비벼댔다.
“아 후우!~~ 서, 서울에!~~갔어!~ 하아아!~~훙!~~”
광호는 나와 상인을 위해서 큰 딸과 막내를 데리고 시댁으로 간 모양이었다. 도대체 광호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잘 된 것이었다.
“형만 가면!~~어른들이 뭐라고 하지 않아요?...”
나는 상인의 젖가슴을 빨고 엉덩이를 움직여 그녀의 보지 살을 자극하며 말했다.
“흐응!~~아!~~괜찮아!~~하아!~ 난~ 새 집!~ 마무리 정리를 하는 걸로 했으니까!~~후우우웅!~~하아!~~”
상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엉덩이를 내 쪽으로 밀며 리듬을 타듯이 내 자지를 자기 보지에 비벼대다가 내 입을 빨았다. 우리는 떨어지는 물을 피해 키스를 하며 서로의 혀와 타액을 빨았다. 상인은 이제 한쪽 다리를 내 엉덩이에 감고 둔덕을 내 자지에 비볐고,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잡고 자지를 비볐다.
차가운 물인데도 나와 상인은 춥다는 것을 못 느끼는 듯 했다. 내 몸엔 계속 열기가 올라왔고, 상인도 얼굴이 벌개 진 것을 보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같은 구조의 건물인데도 내 방과 전혀 달랐고, 그래서 그런지 더욱 흥분이 밀려왔다. 욕실은 내 욕실과 다르게 아기자기 하면서도 좋은 냄새가 났다. 그리고 광호와 상인이 이곳에서 섹스를 했다는 생각이 들자, 난 더욱 흥분을 하고 말았다. 상인이 내 자지를 잡고 자기 보지에 대가리를 맞춰줘, 나는 엉덩이를 밀었다. 그러자 어렵지 않게 내 자지가 상인의 보지 속으로 쑤욱!~ 밀려들어갔다.
“아!~~후응!~~”
“허억!~~하아아아악!~~”
상인은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며 내 목을 잡고 올라와 안겼다. 아무래도 이 체위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고 올라와 내 입을 빨아대며 엉덩이를 서서히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하아아앙!~~~후으으으으응!~~흐응!~~”
“하우읔!~~하아!~~혀, 형과도 했죠!~~하아!~~여기서 했죠? 흐읔!~~”
“아우웅!~~몰라!~ 왜 자꾸 물어봐!~~후으응!~~”
“그걸!~ 형하고 하는 형수를 생각하면!~~눈이 뒤집힐 것 같아요!~~하아!”
“그 이도 자꾸 물어보더라!~~정말!~~하웅!~~귀찮아 죽겠어!~~흐응!~”
내 목을 움켜쥐고 그렇게 말하는 상인이 미칠 것처럼 섹시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엉덩이를 움직여댔고 엄청난 신음소리를 내 질렀다. 나도 그렇지만 상인도 내 질문에 흥분을 하는 모양이었다.
“어후우우으으응!~~하읔!~~으으응!~~~자기야!~미치겠다, 정말!~~후응!~”
상인의 흥분에 겨운 소리에 나도 흥분을 해서 그런지 하나도 무겁지 않았다.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나는 방 안으로 나와 침대 앞에서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그러자 상인이 더욱 미칠 것처럼 발광을 하면서 요란한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그런 상인을 들고 옷장으로 걸어가 그녀의 등을 대고 난 허리를 움직여 좆 질을 했고, 상인의 등이 옷장에 부딪치면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그런 것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서로의 허리를 움직였고, 이내 옷장의 문이 열리고 말았다.
우연인지 이불은 적당한 높이로 쌓여있었다. 그래서 난 상인을 안고 이불 위에 앉았다. 그러자 그녀가 나를 밀어와 나는 더욱 엉덩이를 뒤로 움직여서 안으로 더욱 들어가 옷 장 벽에 등을 기댔다. 상인은 숨을 몰아쉬며 내게 다가와 미친 듯이 내 입을 빨아대며 엉덩이를 지분거렸다. 쿵쿵대는 소리와 찌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상인과 나의 신음소리가 겹쳐져서 옷 장안을 울렸다.
옷 장안은 아늑했다. 어릴 적 아버지와 엄마가 싸울 때는 항상, 이렇게 옷 장안에 들어와 잠이든 적이 많았었다. 다음날 내가 사라졌다며 설레발을 떠는 엄마로 인해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그런 습관은 부모님들과 헤어져 나 혼자 살 때도 계속 되다가 그림을 배우면서 사라져버렸다.
“허으응!~~어어!~~하으응!~~이런 걸!~~어떻게 생각했어!~~아우으응!~~자기 경험 없다더니!~~흐응!~~뻥, 아니야!~~우우으으응!~~하읔!~~”
상인은 내 어깨를 잡고 젖가슴을 출렁이면서 미친 듯이 엉덩이를 움직여댔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쑤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나는 상체를 세워 그녀의 허리를 안아들고는 미친 듯이 상인의 젖가슴을 빨아댔고, 그녀는 내 귀를 빨면서도 엉덩이를 지분거렸다.
군대에 있을 때 선임이었던 최 해병은 자신이 선수였다며 여자에 대한 모든 얘기를 해줬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나는 것은 섹스를 잘하기 위해선 체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 풍부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때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최 해병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신체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체력 만으로도 얼마든지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똑 같은 체위임에도 옷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은 너무나도 달랐고, 엄청난 쾌감을 주고 있었다.
“후으응!~~여보!~~으으응!~~아후읔!~~허어엌!~~~!!~!~~”
상인은 눈이 뒤집어 졌는지 흰자위만 보이더니 갑자기 몸이 경직되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내 자지는 그녀의 보지가 조여 떨어져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머릿속이 캄캄해지면서 눈앞에 불이 번쩍, 번쩍거리더니
단전에 모였던 모든 것이 왈칵!~~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허엌!!!!~흐으읔!~~하아!~~~~~”
나도 모르게 신음을 내 뱉으며 정액을 방출했고, 이내 상인이 짐승 같은 소리를 내 지르며 보지에서 액체를 뿜어댔다. 뜨끈한 기분이 느껴지더니 상인의 보지가 내 자지를 조였다, 풀었다 반복을 했고 경직됐던 몸이 풀어지면서 내 입을 미친 듯이 빨아댔다. 우리는 눈이 뒤집어진 채 서로의 입을 빨다가 다시 볼을 빨고 귀를 빨면서 혀를 귀속으로 넣고 움직였다.
상인과 나는 그대로 자세를 바꾸지 않은 채 숨을 골랐다. 조금 지나자 폭풍 같은 흥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아직도 내 자지는 상인의 질척한 보지 속에 있었고, 그녀의 보지 살은 조금씩 움직이면서 내 자지를 희롱하고 있었다. 내 이마에 자기 머리를 대고 숨을 고르던 상인은 갑자기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녀의 웃음에 이상하게 나도 웃었다. 뭔가 내 몸속에서 확 빠져나가서 그런지 허한 느낌도 들면서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솔직히 말해...!...자기 내가 처음이란 말!~~거짓말이지? 으응!~~”
내 양 볼을 잡고 상인은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장롱 안으로 들어오는 불빛으로 보이는 상인의 얼굴은 너무나 섹시해보였다.
“형수...내가 ...피를 흘리지 않아서 그런 거야?...”
그렇게 말하자, 상인이 깔깔대고 웃으며 연신 내 어깨를 때렸다. 그런 상인이 너무나 귀여웠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와 허리를 잡고 앞으로 전진해가서 이불 끝에 다다라 두 다리를 바닥으로 내리고는 다시 상인을 안아들고 일어섰다. 상인은 다시 내 목을 감고 안겼고, 침대 쪽으로 걸어가는데 욕실에서는 아직까지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어머나! 물을 안 껐다!~ 어떡해!!!~~”
상인은 내 몸에서 내려오며 그렇게 소리쳤다. 내 몸에서 내려간 상인이 후다닥 욕실로 뛰어가는데 그녀의 보지에서 뭔가 툭, 하고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보지 속에 있던 내 정액이었다. 허연 정액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져 퍼져있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묘했다. 저렇게 쌀 풀 같은 것이 난자와 만나면 여자의 몸속에서 내가 될 수도 있고, 상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비롭게 느껴졌다.
두 사람과 가까워지고 함께 식사를 할 때도 상인이 미래에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봤는데, 처음엔 상인의 모습에 내가 오히려 기가 죽어서 더욱 열심히 밥을 먹었었다. 하지만 자주 보다보니 이제는 별일 아닌 것처럼 대할 수 있게 되었다. 미래는 투정을 부리다가 기어코 상인에게 옆방으로 끌려가 치도곤을 당하고 말았다. 어찌나 상인의 목소리가 큰지 이곳까지 쩌렁쩌렁 울렸는데, 항상 광호는 상인의 저런 모습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당연한 것으로 대했다.
나는 상인의 큰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와 섹스를 할 때도 소리가 무척이나 컸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야는 또 뭐가 좋다고 키득거리고 있노?...뭐 좋은 일이라도 있나?..”
“아...그게...형수 목소리가 큰 거요...”
“자, 목소리 큰 기 와?”
“그게...섹스 할 때도 엄청 크거든요...평상시에 저래서 그런 게 아닌가...해서요...”
광호는 내 말에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밥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웃고 말았다. 말 해놓고는 광호가 기분 나빠할 까봐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다.
“와!~ 이 자슥, 이기, 이기!~~하하하하!~~ 음흉 시러븐 놈 아이가, 참 내!~~하하하!”
미래가 입이 대발이 나와서는 안으로 들어와 상 앞에 앉았고, 상인이 엄한 얼굴로 들어오다가 광호의 웃음소리를 듣고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미래는 상인이 옆에 앉아서 감시를 하자, 여전히 입이 나온 채로 밥을 열심히 먹었다.
“아이구, 착하다 우리 미래!~~ 밥 잘 먹네, 아이구 착해라!~~”
내가 미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하자, 미래가 나를 보고 과장되게 밥을 씹었다. 난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미래의 눈물 자국을 깨끗이 닦아주었다.
“이자, 우리 미래가 어른이 되삔기라!~~엄마말도 잘 듣고, 그자? 하하하!~~”
“이이는 근데, 무슨 좋은 일 있어? 그렇게 크게 웃고...?”
상인은 그제야 자신의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이다, 암 것도 아이다!~~ 그냥...니가 훌륭한 엄마라고 생각한 거 뿌이다!~ 하하하!~~”
광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과장되게 웃었고, 상인은 이상한지 나와 광호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당신 정말이야?”
상인이 놀라서 소리쳤다. 밥을 다 먹고 커피를 마시며 나는 오늘부터 휴가라고 얘기를 했더니 광호는 나와 상인이 함께 다녀오라고 말했다.
“아~들 걱정은 말고, 둘이 오붓~~~하게 놀다 온나...!~”
광호의 생각을 알 수 없었지만 나도 상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확실히 내가 변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당신...정말 괜찮겠어?”
“걱정마라...내도 괜히 이러는 기, 아이다...지금까지 상인이 니만 애들하고 치여서 살지 않았나?...내도 아빤데...니 없을 때, 아빠노릇 해야 안 하 것나?...걱정마라, 내 잘 할 수 있다, 아이가?...”
광호의 말에 갑자기 난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이 남자는 정말로 상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쭈뼛거리는 것은 광호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인도 광호에게 감동을 했는지 눈물을 흘리고 그를 껴안았다. 두 사람이 그렇게 껴안고 있는데 홀에서 와장창하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란 상인이 광호에게서 떨어져, 홀을 내다보더니 벌떡 일어서서 바람같이 뛰어나갔다.
“야! 한미래!~~~~!!!!~~~”
또 다시 들려오는 상인의 엄청난 고함소리를 들으며 내가 피식 웃었고, 광호도 피식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어깨를 툭, 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상인이, 귀엽지 않나?”
“예, 형. 너무나 사랑스런 여자에요. 보기만 해도 미칠 정도로...”
“하하하!~~보기만 해도?...흐음...요즘은 내도 그렇다!~~ 우리 상인이 보기만 해도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인기라!~~하하하!~~”
난 광호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었지만 나를 통해서 자극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광호를 통해서 자극을 받고 있었다. 아직도 나는 상인과 광호의 섹스를 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그것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질투심이 끌어 올랐기 때문이었다.
상인과 광호는 일을 시작했고, 난 여행지를 알아보기로 하고 가게를 나왔다. 광호의 가게에서 내 원룸까지는 5분 거리였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며 장소를 생각했다. 발리를 가 볼까? 아니면 아키타로 가서 사탕키스를 해볼 까? ...나 혼자서 여행지를 떠 올리고 흐뭇해하면서 원룸 쪽으로 걸어가는데, 휘파람이 저절로 나왔다. 지금까지 이곳에 내려와 살면서 이렇게 뭔가에 집중하면서 흥이 난 적이 없었는데, 상인과 그런 관계가 되면서 나는 탄성력을 되찾은 고무줄처럼 탱탱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두근거렸고,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코너를 도는데 주인여자와 다투던 남자가 원룸에서 짐을 들고 내려오고 있었다. 3년을 살았는데 남자는 어제와 오늘 딱, 두 번을 봤다. 같은 건물에 살고 있었지만 나와 그 남자는 완벽한 남남이었다. 조금 있자니 뚱뚱한 여자가 짐 가방을 들고 내려와, 남자의 차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남자가 자신의 짐을 뒷좌석에 실은 뒤 여자의 가방도 실었다. 그는 나를 한번 흘깃 쳐다보다가 운전석으로 들어가 앉았고, 여자는 조수석에 앉았다. 남자의 차는 프라이드였는데 정말로 고대 유물을 보는 것처럼 낡아보였고, 절대로 움직일 것 같지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시동을 거는데 노친 네들 앓는 소리만 나고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몇 번을 시도해도 뜻대로 되지 않자, 남자는 성질을 부렸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달랬다. 난 원룸입구로 걸어가며 도와줄까 말까를 고민했다. 전 같으면 남 일에 끼이는 짓은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놀랄 정도로 변해있었기 때문에 기어코 남자에게로 다가가고 말았다.
“뭐요?...”
“아, 저도 이 원룸에 살고 있는데요...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남자는 운전석에서 나를 보며 위, 아래로 훑어봤고, 조수석의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나를 바라봤다. 한 참을 보던 그 남자는 미덥지 않은 얼굴로 문을 열고 나왔다.
“무슨 도움이요?...정비사 자격증이라도 있어요?”
난 남자의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지갑을 꺼내 그에게 자격증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남자는 조금 전까지의 경계하는 눈빛을 거두고 한 번 고쳐보라고 했다. 그는 본 네트를 열어주었고, 난 본 네트를 위로 올린 뒤 차 안을 살폈다. 엄청난 차였다. 어떻게 이런 차를 끌고 다닐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 차에 대한 말은 하지 않고, 임시방편이었지만 시동은 걸리게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 시동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곧 퍼져버릴 것이었다.
남자는 시동이 걸리자 그제야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여자는 어린애처럼 좋아했고, 남자는 나와 악수를 하며 고맙다는 말을 하며 차에 올라 출발을 했지만 내 예상대로 그 차는 검은 연기를 내 뿜으며 5미터를 움직이더니 기어코 퍼져버리고 말았다. 난감한 얼굴로 차에서 내린 남자는 긴 한숨을 내 쉬고는 내게로 다가왔다.
“담배 있습니까?...”
난 남자가 혹시나 내게 따질까봐 갑자기 겁이 났는데, 담배를 청해서 안심이 되었다. 얼른 담배를 꺼내 그에게 주었고, 불도 붙여주었다. 남자는 많이 답답한지 길게 연기를 삼킨 뒤 한숨과 함께 길게 연기를 내 뿜었다. 어제의 일로 이 남자에 대해 좋은 감정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아주 막돼먹은 남자는 아닌 것 같았다. 사람이란 것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되면 막장으로 흐를 수밖엔 없는 것이었으니까...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듯한 얼굴로 처연하게 담배를 피우는 남자와 조수석에 앉은 채, 안타깝게 남자를 바라보는 뚱뚱한 여자를 보자 갑자기 측은한 생각이 들면서 두 사람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차에 두 사람을 태우고 짐까지 싣고 가는 것은 무리였다. 또 내 차가 외제차라 이 남자를 더욱 비참하게 할 것 같았기 때문에 난 일단 박 기사에게 전화를 했다.
학원엔 대형 관광버스 두 대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학생들의 귀가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기 때문에 지입차량도 운영하고 있었다. 박 기사는 학원에서 근무한지도 오래됐고, 아직까지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베테랑 기사였다. 다행스럽게도 박 기사와 통화를 했고, 일당 5만원에 기사를 해주겠다고 했다.
“왜 저를 도와주시는 거죠?...”
박기사와 통화하는 것을 들은 남자가 내게 물었다. 나는 이제 이 산 도적 같이 무섭게 생긴 남자를 더 이상 경계하지 않고 있었다. 그 동안의 내 성격으로 보면 엄청난 일이었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야 할 것 같아서요...이웃사촌 아닙니까...”
남자는 내 말에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멋쩍게 웃었다. 그의 미소는 깨끗해 보였고, 어제의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차 한국이라고 합니다...인사가 늦었네요...”
손을 내밀며 웃는 한국의 손을 잡고 나도 내 이름을 말했다. 한국은 나와 손을 잡은 채 시선으로 차 안에 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저 친구는 제 마누라입니다. 사랑이라고 하죠...”
“사랑...이요?...부인 성함이 사랑이라고요?”
“예...홍 사랑...”
“예쁜 이름이네요...”
내 말에 한국이 피식 웃었고, 손을 흔들어 사랑을 불렀다. 그러자 그녀가 차에서 내려 우리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어찌된 상황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듣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은 우리 쪽으로 다가와 내게 인사를 했고, 나도 이름을 얘기하며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태복씨가 차를 불러줬어, 사랑아.”
“어머, 그래요?...고마워요, 태복씨. 와!~ 이웃사촌이 좋긴 좋네요...!”
사랑은 덩지와 다르게 목소리가 가늘고 여려서 그런지 일본 여자가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한국도 산 도적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말투가 지적으로 보였다. 두 사람 모두 외모와는 전혀 다른 말투를 쓰고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와 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20분 정도를 기다리자 박 기사가 도착했다. 우리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박 기사의 봉고차에 짐을 싣고 뒷좌석에 함께 올라갔다. 두 사람이 새로 정한 거쳐는 내 원룸보다 훨씬 열악한 원룸이었다. 심야전기에 월세가 20만원 이었는데 방은 정말로 좁아보였다. 나와 한국은 덩지가 컸고, 그나마 박기사가 덩지가 좀 작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정도로 네 사람이 들어가자 방 안은 꽉 차버렸다.
“어머, 그냥가시면 안 되죠. 두 분 거기 앉아계세요!...”
나와 박기사가 돌아가려고 하자, 사랑이 우리를 붙잡았고 한국도 웃으며 나와 박기사의 손을 잡고 바닥에 앉혔다. 사랑은 지갑을 들고 밖으로 나갔고 한국은 머쓱한 얼굴로 창문을 열었다. 원룸 입구에 있는 1층이라 밖에서 도로를 지나는 차와 사람들의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두 분 모두 미술학원에서 일을 하시는 군요?...”
“장 선생은 3년 됐고, 전 8년 됐습니다. 햐!~ 그러고 보니 시간 참, 빨라요!~ 장 선생 내려 온지가 엊그제 같은데...하하..!”
한국의 물음에 박기사가 손부채를 하면서 말을 했다. 장정 셋이 좁은 방에 있자니 점점 더워졌다. 내 원룸엔 에어컨이 있었지만 이곳엔 없었다. 한국도 크고 사랑도 덩지가 큰데 이곳에서 지낼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박 기사님, 학원에 기사자리 없습니까? 전, 현재 실업자 신세라 빨리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허이구, 이 친구 이거, 물에서 건져주니 보따리 내 놓으라네.”
“하하하, 그렇게 되나요?”
박 기사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금방 친해진 듯 농담까지 주고받고 있었다. 박 기사는 45살이고 한국의 나이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 보다 모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사람을 대하는 것이 달랐다. 나는 이런 일상의 대화에서는 뭘 어떡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무작정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도움을 받는 한국이 나로 인해 머쓱할 뻔한 것을 박 기사로 인해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한국씨, 내게 그러지 말고 장 선생에게 부탁해 봐요. 원장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니까...안 그래요, 장 선생?”
“아, 그러세요? 그럼, 태복씨에게 일자리를 부탁해야겠네...하하!~”
박 기사의 말에 나는 머쓱해져서 머리를 긁고 있는데, 사랑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얼굴엔 땀을 흘리며 캔 커피를 담은 봉지를 들고 방으로 들어와 한국 옆에 앉았다. 사랑까지 방에 앉고 보니 방 안은 더욱 좁아보였다.
나와 박 기사는 사랑이 주는 캔 커피를 하나씩 들고 마셨다. 후덥지근한 방 안이었지만 차가운 커피를 마시자 더위가 조금 가셨다. 상황은 무척이나 어려워 보였지만 한국과 사랑은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고, 나와 박 기사를 10년 지기 친구들처럼 대했다. 박 기사도 대단한 것이 처음 만난 사이이면서도 정말로 10년 지기 친구처럼 대했다. 이들을 보면서 왜 나에겐 이런 친화력이 없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고, 무척이나 부러웠다.
한국의 집에서 나와 박 기사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누군가를 도와줬다는 것이 너무나 기분을 좋게 만들어서, 이상하게 흥이 올라왔고 꺅!~ 하고 소리를 내 지르고 싶을 정도였다. 광호와 상인 두 사람과의 관계가 한 발짝 진전되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진전이 되었다.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아무튼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방 안에서 컴퓨터로 여행지를 고르며 흥얼거리고 있는데, 정 원장에게 전화가 왔다. 주인남자인 석관과 정 원장에게 전화를 해서 나와 함께 저녁에 만나자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 궁금했지만 정 원장도 어떤 일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6시 쯤 약속장소인 참치 집에 도착하자, 의외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주인남자인 석관과 함께 도의원인 권중이 있었고, 지역 신문사 대표인 경섭과 kbs 지역 본부장인 지환, 그리고 그 옆에는 어제 학원에서 상담을 받으며 소란을 피웠던 남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어제는 제가 실례를 많이 했습니다. 사과도 할 겸 자리를 마련했으니, 어제일은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그래, 그래 남자끼리 그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그러면서 친해지고 그런 거지 뭐, 하하하! 안 그런 가 정 원장!~~”
도의원인 권중이 말했고, 경섭과 지환이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정 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고, 나도 어색하지만 미소를 지으며 정 원장의 옆자리에 앉았다. 석관과 권중의 주도로 자리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어제 상담을 하면서 소란을 피웠던 남자의 이름은 정 학송으로 주인남자인 석관의 고등학교 후배이면서 회계사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도 막역한 사이인 듯 보였다. 어제와는 다르게 학송이 나와 정 원장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제 작년에 권중의 조카 로미를 5개월 만에 내가 기어코 이화여대에 합격시킨 일이 있었다. 자신의 인맥으로 우리 학원을 물먹이려다가 학송은 권중에게 그 일을 들은 모양이었다.
이들과 정 원장의 인맥이 닿아 있지 않았으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길 뻔 했다. 아무리 깨끗하게 운영을 한다고 하더라도 맘먹고 무너뜨리자고 덤비면 없는 죄도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젠장, 또 그 끔찍한 짓을 해야 하는 것인가? 그림을 좋아하지도 않는 애를 가르치는 것만큼 지랄 맞는 일 도 없었다. 더군다나 짧은 기간동안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드는 것은 하겠다는 학생이나, 가르치겠다는 선생이나 모두 미친 짓이었다.
9시에 술자리를 파한 뒤 학송은 2차를 가자고 했지만, 주인남자인 석관이 어제, 오늘 무리 했다며 거절을 했다. 1차를 끝낸 지금도 석관은 많이 취해있었다. 막내인 내가 석관을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하고 자리를 떠났고, 정 원장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함께 2차를 떠났다.
석관의 차를 대리가 운전을 했고, 집에 도착할 때 석관은 거의 인사불성이었다. 어쩔 수없이 나는 그를 안아들고 그의 집으로 올라갔다. 석관이 유정처럼 작았기에 망정이지 덩지가 컸다면 곤욕을 치르고 말았을 것이었다.
주인여자가 현관문을 열고는 당황한 얼굴로 나를 맞았다. 그녀는 얼른 안 방 문을 열어주었고, 나는 술에 취한 석관을 침대에 누인 뒤 한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에 땀이 흘러내렸고, 몸에는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안 방을 나와 거실에서 숨을 몰아쉬는데, 주인여자는 석관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나는 그냥 집으로 가야하는 것인지, 인사를 해야 할지 몰라서 그대로 우두커니 서있어야 했다. 10분 쯤 지나자 석관의 옷을 다 벗겼는지 주인여자가 거실로 나왔다. 그녀도 숨을 몰아쉬면서 얼굴에 약간 땀을 흘리고 있었다.
“어머나, 내 정신 좀 봐!...”
나는 멋쩍게 인사를 하고 가려고 하는데 그녀가 나를 붙잡고 거실에 앉혔다. 그리고는 냉장고에서 차디찬 음료수를 들고 다시 내게로 다가왔다. 어쩌면 저렇게도 걸음걸이까지 우아해 보일 수가 있을 까 싶을 정도로 주인여자는 고급스러워 보였다. 키는 석관보다 좀 커보였는데, 원피스로 들어난 몸을 봐서는 약간 통통하면서 젖가슴도 커보였다.
“어머, 이 땀 좀 봐...”
주인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욕실에서 수건에 물을 묻혀서 들고 와 내게 건네주었다. 나는 수건을 받아들며 얼굴을 닦았고, 그녀는 내 앞에 두 다리를 옆으로 모아놓고는 앉았다. 스커트 밑으로 들어난 주인여자의 종아리와 맨 발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고 섹시해 보였다.
“고생하셨어요, 태복씨...어제, 오늘, 저이 때문에 힘드셨죠?”
“아, 아닙니다, 사모님...!”
음료수는 다 마셔가고 있었는데, 주인여자가 얘기를 계속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난감했다. 더군다나 자꾸 그녀의 몸이 내 눈에 들어와 이미 자지가 발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아주 죽을 맛이었다.
“저기...!...시원한 맥주, 하실래요?...여쭤볼 것도 있는데...”
거절할 수가 없어서 좋다고 했고, 주인여자는 몸을 틀어서 일어났다. 그런데 치마가 움직이며 그녀의 종아리가 보였고, 맨 발에 힘줄이 잡혀서 난 더욱 자지가 꼴리고 말았다. 금방이라도 저 여자를 안아들고 물고, 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고, 갑자기 상인이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상인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지금 광호와 섹스를 하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질투심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맥주 세 병을 들고 온 그녀는 자리에 앉아, 토실토실한 팔을 움직여 내게 맥주를 따라주었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잔에 거품을 일으키며 맥주가 따라졌다. 주인여자의 몸과 상인에 대한 생각으로 갈증이 밀려와서 그런지 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녀가 자기 잔에 술을 따르려고 해서, 내가 얼른 병을 빼앗아 들고는 주인여자의 잔을 채워주었다.
원피스의 목이 많이 넓어서 내 눈 정면으로 주인여자의 목과 쇄골이 훤히 보였다. 들어나 보이는 그녀의 피부는 눈처럼 희었다. 살면서 저렇게 하얀 피부는 처음 본 것 같았다.
“어제 태복씨가 말씀하신 거요...내 그림을 그리라는...사실, 정말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몰라서요...“
주인여자는 나로 인해 창작에 대한 욕구를 강하게 느낀 모양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그동안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는 증거였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읽은 만큼 쏟아내지 않고는 못 배겨서 글을 쓰게 돼 있었다. 그림도 마찬가지였다. 이미지를 다룬 만큼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 시키고 싶다는 욕구를 느낄 것이었다. 그들이 작가가 될지에 대한 여부는 그 다음 일이었다. 어떤 일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일을 잘 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제가 도와드릴 것은 없습니다. 사모님께서 갖고 계신 욕구를 쏟아내야 하는 문제니까요...”
“그런가요?...그래도 태복씨는 프로시니까 제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 여자는 내가 미대 졸업생이라는 것 때문에 자꾸 작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졸업 후 난 미술학원에서 입시생들의 규정된 그림만을 접했기 때문에 이 여자가 내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소묘와 드로잉이 전부였다. 학부 때 그림들은 작품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니까 이 여자나 나나 실전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었고, 출발선상도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잠재력까지 따지고 든다면 오히려 기존 입시 그림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독학으로 몇 년간을 꾸준하게 자기 꼴리는 대로 연마한 주인여자 쪽이 훨씬 더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었다.
미술학원 강사는 화가가 아니었다. 프로작가도 아닌 그저 입시기계일 뿐이었고, 애국심으로 움직이는 군인이 아닌 돈에 의해 움직이는 용병일 뿐이었다. 프로화가들은 미술의 역사나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사실, 잘 몰랐다. 자신의 작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지만, 남의 작품을 보게 되면 자기 작품에 은연중에 녹아들어가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도 있었다.
“저는 작가가 아닙니다, 사모님...프로 작가란 것은 작업실을 두고 매일, 직장인들처럼 작업실에 출근해서, 직장인들이 일하는 시간만큼 1년 365일을 꾸준하게 작업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그런가요?...”
“프로잖아요... 최소 하루에 작업시간이 10시간은 되어야겠죠...어쩌다 깔짝대는 그림을 남들에게 뻔뻔스럽게 보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정말로 작가가 되고 싶으시면 작업실을 장만하세요. 생활공간에서 작업에 몰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얘기를 해 놓고는 나도 모르게 갈증이 밀려왔고, 얼굴이 붉어졌다. 나 자신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을 뻔뻔스럽게 이제 한 발짝 내 딛으려는 지망생에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군요...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나 봐요...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닐텐데...”
주인여자의 말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만 두었다. 어차피 작업에 대한 욕구는 부추긴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린다고 못 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주인여자가 프로 작가가 되느냐 마느냐는 순전히 그녀의 욕구에 달려있었다. 작업에 대한 욕구는 성욕과 비슷해서 분출하지 않고는 견딜 수 가 없는 것이었다. 만약, 이 여자가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그림에 대한 욕구가 작은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와 주인여자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난 머쓱하기도 해서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내 잔을 채워주었다. 맥주는 아직도 두 병이나 남았는데 분위기도 그렇고 좀 난감했다. 상인이 보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자꾸만 엉뚱한 일에 얽혀들었고, 또 상인은 내게 전화 한통도 하지 않는 것인지 신경이 쓰였다.
[지금...형과 ...하고 있나?...]
광호와 상인의 섹스를 머리 속으로 떠올리자, 질투심이 강하게 올라왔다. 목이 칼칼해졌고 갈증이 밀려와 주인여자가 따라 준 맥주를 또,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그러자, 주인여자가 또 내 잔을 채워주는데 이제는 한쪽 발을 세우고 있어서 살짝 종아리와 함께 그녀의 맨 발이 내 앞을 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상인에 대한 생각과 주인여자의 몸이 내 육체를 더욱 미치게 하고 있었다. 만약, 지금 내가 이 여자를 껴안는다면 과연 어떻게 될 까? 자지는 폭발할 것처럼 발기한 채로 들어갈 구멍만을 찾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어떤 구멍이라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여자는 상인처럼 털이 많을 까? 아니면 적당할 까? 이 여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꾸 이상한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힐 때 주인여자가 잔을 들고 맥주를 마셨다. 그녀의 팔이 들리면서 겨드랑이 사이가 보였는데, 그곳엔 털이 제법 많이 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모습이 추하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나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녀가 맥주를 삼키자 목으로 넘어가는 움직임이 보였고, 쇄골과 함께 그 밑으로 가슴골이 보여 눈이 뒤집힐 것 같았다.
“하아!~~ 시원하다...!...근데, 낮에 왜 그 부부를 도와주신 거죠?”
“부부...아, 한국씨 말씀이시군요...”
나는 맥주병을 새로 딴 뒤 그녀의 잔을 채워주며 말했다. 노란 맥주와 함께 거품이 올라와 주인여자의 잔을 채웠다. 그런데 조금 양이 많았는지 넘치려 하자 얼른 그녀가 잔을 들고 입으로 살짝 맥주를 마시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섹시해보였다. 지금 내 상태에서는 어떤 여자도 섹시해 보일 것 같았다.
“그 남자 이름이 한국이에요?”
“모르셨어요?...”
“계약서에 있긴 하지만...뭐 일일이 그걸 기억하진 않죠. 아시겠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관심이 없잖아요? 그래서 좀 놀랐어요. 태복씨가 그 부부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말이죠. 요즘 누가 남 일에 대해 관심을 갖겠어요?”
“저도 놀랐습니다. 제가 그랬다는 게 신기했어요...”
주인여자는 이제 다리를 세운 쪽의 발을 손으로 잡고 있었다. 그 자세가 참 독특하면서도 나를 미치게 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나의 생각을 모르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태복이 총각은 이런 시골에서 혼자 사는 게 외롭지 않아요?”
“뭐, 특별히 이곳이 시골이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실제로 서울과 다른 구조도 아니구요...”
“보니까...가족들도 안 만나는 것 같던데요...”
맥주를 마시며 그녀의 몸을 더듬던 나는 주인여자의 말에 조금 당황했다. 명절에도 난 내 방에서 책을 읽다가 창문으로 보이는 주인여자와 인사를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그렇게까지 주인여자가 신경을 쓰고 있었다는 것이 이상하기도 했다.
“... ...”
“아, 제가 괜한 걸 물어 봤군요. 죄송해요...”
내가 대답을 못하자 주인여자가 당황해서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부모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아닙니다. 부모님은 모두 재혼을 하셔서...만나 뵙기가 좀 그래서요...”
“아유, 내가 참 오늘따라 주책 맞네요...별걸 다 물어보고...그죠?”
분위기가 많이 다운된 상황에서 자리를 뜬다고 하기가 뭐해졌다. 이런 자리는 그래서 항상, 불편하고 또 불편했다. 광호와 상인은 사람들과 얘기도 참 재밌게 잘 했는데 난 그런 면에선 너무나 바보 같았다. 남들과 서로에 대한 얘기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살아도 힘든 일이었다.
“자, 태복이 총각...! 우리 건배해요!...”
내가 쭈뼛거리고 있을 때 주인여자가 자기 잔을 들면서 말했다. 왜 난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무적인 일에서는 누구보다도 리더기질을 들어냈지만 일상에서는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었다.
“뭘 위해 건배를 하죠?”
잔을 들어올리며 내 딴엔 그녀에게 맞춰준다는 기분으로 말하자, 주인여자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태복이 총각과 내가 작업을 시작하는 그날을 위해?...호호...!”
그녀의 엉뚱한 말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주인여자의 잔을 부딪쳤고, 우리는 시원스럽게 맥주를 마셨다. 어떤 식으로든 상황이 정리된 것 같아서 나는 일어나기로 했다.
“이제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사모님.”
“그래요. 제가 주책 맞게 바쁜 총각을 늦도록 붙잡고 있었네요...”
나는 조심스럽게 발기한 자지를 위로 향하게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인여자는 내 상황을 모르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나보다 먼저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주었다.
주인집에서 나와 내 원룸으로 들어갔다. 4층으로 올라가 문 앞에 서니, 나도 모르게 광호의 집으로 시선이 향했다.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봐서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미리 전화를 할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고, 상인이 내게 한 통의 전화도 하지 않은 것이 서운했다. 시간을 보니 벌써 11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오늘은 아무래도 잠을 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인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또 다시 그녀가 엄청나게 멀게 느껴졌다. 이게 한계인가? 나와 상인의 한계?...결코 내 여자가 될 수 없는 그런 한계는 인영도 마찬가지였다. 상인까지 그렇게 되니 미칠 것 같았다. 혼란스런 상황과 함께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 미칠 것 같았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내 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상인이 문을 열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젖가슴을 들어낸 채 팬티만 입고 있었다. 상인은 머리만 내밀고 내게 손짓으로 들어오라고 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는 뭐가 어떻게 되가는지 몰라 어리둥절해진 얼굴로 상인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핸드폰도 두고...한 참 기다렸잖아...!..”
상인의 모습을 보자, 엄청난 흥분이 밀려왔다. 얇은 팬티만을 입은 채로 아직까지 나를 기다렸다는 생각에 흥분이 밀려오더니, 다시 미칠 것처럼 오줌이 마려웠다. 광호와 애들이 보이지 않는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자, 잠깐만요!~”
그렇게 말하고 욕실로 뛰어 들어간 나는 혁대를 풀고, 발기한 자지를 꺼내 잡고 변기에 정확하게 조준을 했다. 그런데 미칠 것처럼 오줌이 마려운 대도 이상하게 나오지 않았다. 힘을 줘도 뭔가 막혀있는 것처럼 나오지는 않고 그냥 마려운 느낌만이 고조되어갔다. 그래서 난 조준한 채로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내려 했지만 없었다. 핸드폰은 어디에도 없었다.
살면서 나는 물건을 잃어버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도대체 내 핸드폰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내가 그런 고민을 할 때 상인이 내 뒤로 다가와 나를 뒤에서 안았다. 살짝 놀랐지만 그것보다 오줌을 누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창피했다. 미친 듯이 살을 섞은 사이라 하더라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무, 무슨 짓이에요...!...”
“하하하!~ 부끄러워 하긴...괜찮아 우리애기...”
그녀는 내 바지와 팬티를 종아리까지 내리고는 자기 둔덕을 내 엉덩이에 비벼댔다. 팬티를 벗어서 그런지 등으로는 물컹한 상인의 젖가슴이 느껴졌고, 엉덩이로는 까슬까슬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깎은 그녀의 털이 조금 자란 모양이었다.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이상해? 하하, 너무 귀여운데, 우리 자기!...”
상인은 웃으며 손을 앞으로 해, 자지를 잡고는 내 귀에다 대고 ‘쉬!~~~’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렇게 해도 나오지 않던 오줌이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엄청난 양이 밀려나오며 변기의 물과 충돌하는 소리가 요란했다.
시원했다. 너무나 시원해서 죽을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 상당히 오래도록 오줌을 눴고, 상인은 내 모습을 보며 신기한 듯 매우 좋아했다. 오줌이 다 나오자 그녀는 내 자지를 탈탈, 털어주며 깔깔대고 웃었다. 난 돌아서서 종아리에 걸린 바지를 발로 벗어서 방 쪽으로 던져버렸고, 티를 벗어서 역시 방안으로 던져버렸다. 상인은 알몸을 한 채로 나를 보며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난 그녀를 덥석 껴안았다.
“많이 기다렸어요?”
“저녁부터 지금까지 쭈욱!~~~ 어디 갔었어?”
나와 상인은 알몸으로 껴안은 채 서로의 몸을 비비며 말을 했다. 말랑말랑한 상인의 몸과 비벼지자 새큰한 느낌이 밀려와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갑자기 원장이 전화해서요...주인아저씨 후배, 만나서 술 먹다가 제가 주인아저씨 모시고 들어왔죠, 뭐...”
“아, 맞다. 자기 전화, 횟집에 있더라...전혀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전화기도 잃어버리고...자기도 의외로 빈틈이 상당한데? 하하하!~”
상인의 말에 내가 샤워기를 틀어버리자, 차가운 물이 우리 몸으로 떨어져 내렸고,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더욱 내 몸에 밀착했다. 난 그런 그녀를 안고 몸을 비볐고, 상인도 계속 나를 안으며 내 자지를 자기 둔덕사이에 넣고 비벼댔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와 상인은 서로의 입을 빨아댔다. 그녀의 혀가 내 입 안으로 들어와 내 혀를 건드렸고, 난 그녀의 혀를 받아 휘감고 움직였다.
한참을 그렇게 몸을 비벼대며 서로의 입을 빨아대다가 나는 상인을 벽에 기대게 한 뒤 밑으로 내려갔다. 상인은 내 의도를 아는지 두 다리를 벌렸고, 나는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보지에 입을 맞췄다. 샤워기에서 나온 물이 상인의 보지로 흘러내렸고, 그녀가 흘리는 액체와 뒤섞였다.
“후룩!~하아!~~쩌업!~~쩌어업~~~하~ 후루룩!~~하압~~쩌업!~~”
“아!~~흐응!~~”
상인의 보지를 빨면서 엄청나게 흥분을 했는데, 계속 빨다가 보니 또 오줌이 마려웠다. 사정하고 싶은 욕구와 오줌을 싸고 싶은 느낌이 함께하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난 그냥 상인의 보지를 빠는 것에만 집중을 했고, 흥분을 하는 그녀의 소리를 들으며 차오른 오줌을 발사했다. 조금씩 나오던 오줌은 역시 조금 지나자 또 엄청난 양이 또 흘러나왔다.
오줌을 싸면서 여자의 보지를 빠는 느낌이 희한했는데, 이상하게 조금 흥분이 가라앉으면서 시원한 느낌이 강했다.
“아!~~~~아!~~~~좋아, 자기야!~~아!~~보고 싶었어!~~우웅!~~”
내 머리를 두 손으로 잡은 상인은 자신의 엉덩이를 내게 밀며 움직였다. 마치 남자가 좆 질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상인의 보지를 빨며 눈을 치켜뜨고 위를 보니 그녀는 눈을 감고 입을 벌린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차가운 물이 떨어져 내렸지만 상인의 가슴에 집중적으로 떨어졌고, 그 물은 내 등을 때리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상인이 흥분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난 더욱 흥분이 됐다.
덜렁거리는 상인의 젖가슴을 보면서 보지를 빨다가, 나는 그녀의 사타구니 밑으로 더욱 들어가 보지와 함께 똥구멍도 빨아댔다. 상인은 온몸으로 내 혀를 느끼며 진저리를 치듯이 몸을 떨면서도 엉덩이를 밀면서 계속 지분거렸다. 혀를 꼿꼿이 해서 위로 힘 있게 찔러대자, 상인은 짐승 같은 비명을 내 지르며 보지에서 시큼한 액체를 쏟아냈다. 어찌나 거칠게 상인의 보지를 빨아댔는지 새롭게 자란 그녀의 보지 털로 인해 내 입술과 얼굴주변이 화끈거렸다. 가만 생각해보니 여자의 보지 털은 내 턱수염보다도 거친 것 같았다.
“하아!~~ 형하고~ 애들은 요?~~~후우!~~”
위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상인의 두 손을 잡은 뒤 그녀를 벽에 밀며 내가 말했다. 그러자 상인은 예수처럼 두 손이 올려져 벽에 대어진 채로 떨어지는 물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 여전히 둔덕을 내 자지에 비벼댔다.
“아 후우!~~ 서, 서울에!~~갔어!~ 하아아!~~훙!~~”
광호는 나와 상인을 위해서 큰 딸과 막내를 데리고 시댁으로 간 모양이었다. 도대체 광호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로서는 오히려 잘 된 것이었다.
“형만 가면!~~어른들이 뭐라고 하지 않아요?...”
나는 상인의 젖가슴을 빨고 엉덩이를 움직여 그녀의 보지 살을 자극하며 말했다.
“흐응!~~아!~~괜찮아!~~하아!~ 난~ 새 집!~ 마무리 정리를 하는 걸로 했으니까!~~후우우웅!~~하아!~~”
상인은 그렇게 말하고는 엉덩이를 내 쪽으로 밀며 리듬을 타듯이 내 자지를 자기 보지에 비벼대다가 내 입을 빨았다. 우리는 떨어지는 물을 피해 키스를 하며 서로의 혀와 타액을 빨았다. 상인은 이제 한쪽 다리를 내 엉덩이에 감고 둔덕을 내 자지에 비볐고,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잡고 자지를 비볐다.
차가운 물인데도 나와 상인은 춥다는 것을 못 느끼는 듯 했다. 내 몸엔 계속 열기가 올라왔고, 상인도 얼굴이 벌개 진 것을 보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같은 구조의 건물인데도 내 방과 전혀 달랐고, 그래서 그런지 더욱 흥분이 밀려왔다. 욕실은 내 욕실과 다르게 아기자기 하면서도 좋은 냄새가 났다. 그리고 광호와 상인이 이곳에서 섹스를 했다는 생각이 들자, 난 더욱 흥분을 하고 말았다. 상인이 내 자지를 잡고 자기 보지에 대가리를 맞춰줘, 나는 엉덩이를 밀었다. 그러자 어렵지 않게 내 자지가 상인의 보지 속으로 쑤욱!~ 밀려들어갔다.
“아!~~후응!~~”
“허억!~~하아아아악!~~”
상인은 입을 벌리고 소리를 내며 내 목을 잡고 올라와 안겼다. 아무래도 이 체위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고 올라와 내 입을 빨아대며 엉덩이를 서서히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하아아앙!~~~후으으으으응!~~흐응!~~”
“하우읔!~~하아!~~혀, 형과도 했죠!~~하아!~~여기서 했죠? 흐읔!~~”
“아우웅!~~몰라!~ 왜 자꾸 물어봐!~~후으응!~~”
“그걸!~ 형하고 하는 형수를 생각하면!~~눈이 뒤집힐 것 같아요!~~하아!”
“그 이도 자꾸 물어보더라!~~정말!~~하웅!~~귀찮아 죽겠어!~~흐응!~”
내 목을 움켜쥐고 그렇게 말하는 상인이 미칠 것처럼 섹시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엉덩이를 움직여댔고 엄청난 신음소리를 내 질렀다. 나도 그렇지만 상인도 내 질문에 흥분을 하는 모양이었다.
“어후우우으으응!~~하읔!~~으으응!~~~자기야!~미치겠다, 정말!~~후응!~”
상인의 흥분에 겨운 소리에 나도 흥분을 해서 그런지 하나도 무겁지 않았다.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나는 방 안으로 나와 침대 앞에서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그러자 상인이 더욱 미칠 것처럼 발광을 하면서 요란한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그런 상인을 들고 옷장으로 걸어가 그녀의 등을 대고 난 허리를 움직여 좆 질을 했고, 상인의 등이 옷장에 부딪치면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그런 것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서로의 허리를 움직였고, 이내 옷장의 문이 열리고 말았다.
우연인지 이불은 적당한 높이로 쌓여있었다. 그래서 난 상인을 안고 이불 위에 앉았다. 그러자 그녀가 나를 밀어와 나는 더욱 엉덩이를 뒤로 움직여서 안으로 더욱 들어가 옷 장 벽에 등을 기댔다. 상인은 숨을 몰아쉬며 내게 다가와 미친 듯이 내 입을 빨아대며 엉덩이를 지분거렸다. 쿵쿵대는 소리와 찌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상인과 나의 신음소리가 겹쳐져서 옷 장안을 울렸다.
옷 장안은 아늑했다. 어릴 적 아버지와 엄마가 싸울 때는 항상, 이렇게 옷 장안에 들어와 잠이든 적이 많았었다. 다음날 내가 사라졌다며 설레발을 떠는 엄마로 인해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그런 습관은 부모님들과 헤어져 나 혼자 살 때도 계속 되다가 그림을 배우면서 사라져버렸다.
“허으응!~~어어!~~하으응!~~이런 걸!~~어떻게 생각했어!~~아우으응!~~자기 경험 없다더니!~~흐응!~~뻥, 아니야!~~우우으으응!~~하읔!~~”
상인은 내 어깨를 잡고 젖가슴을 출렁이면서 미친 듯이 엉덩이를 움직여댔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쑤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나는 상체를 세워 그녀의 허리를 안아들고는 미친 듯이 상인의 젖가슴을 빨아댔고, 그녀는 내 귀를 빨면서도 엉덩이를 지분거렸다.
군대에 있을 때 선임이었던 최 해병은 자신이 선수였다며 여자에 대한 모든 얘기를 해줬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나는 것은 섹스를 잘하기 위해선 체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 풍부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때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최 해병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신체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체력 만으로도 얼마든지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똑 같은 체위임에도 옷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은 너무나도 달랐고, 엄청난 쾌감을 주고 있었다.
“후으응!~~여보!~~으으응!~~아후읔!~~허어엌!~~~!!~!~~”
상인은 눈이 뒤집어 졌는지 흰자위만 보이더니 갑자기 몸이 경직되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내 자지는 그녀의 보지가 조여 떨어져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머릿속이 캄캄해지면서 눈앞에 불이 번쩍, 번쩍거리더니
단전에 모였던 모든 것이 왈칵!~~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허엌!!!!~흐으읔!~~하아!~~~~~”
나도 모르게 신음을 내 뱉으며 정액을 방출했고, 이내 상인이 짐승 같은 소리를 내 지르며 보지에서 액체를 뿜어댔다. 뜨끈한 기분이 느껴지더니 상인의 보지가 내 자지를 조였다, 풀었다 반복을 했고 경직됐던 몸이 풀어지면서 내 입을 미친 듯이 빨아댔다. 우리는 눈이 뒤집어진 채 서로의 입을 빨다가 다시 볼을 빨고 귀를 빨면서 혀를 귀속으로 넣고 움직였다.
상인과 나는 그대로 자세를 바꾸지 않은 채 숨을 골랐다. 조금 지나자 폭풍 같은 흥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아직도 내 자지는 상인의 질척한 보지 속에 있었고, 그녀의 보지 살은 조금씩 움직이면서 내 자지를 희롱하고 있었다. 내 이마에 자기 머리를 대고 숨을 고르던 상인은 갑자기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녀의 웃음에 이상하게 나도 웃었다. 뭔가 내 몸속에서 확 빠져나가서 그런지 허한 느낌도 들면서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솔직히 말해...!...자기 내가 처음이란 말!~~거짓말이지? 으응!~~”
내 양 볼을 잡고 상인은 늘였다, 줄였다 하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장롱 안으로 들어오는 불빛으로 보이는 상인의 얼굴은 너무나 섹시해보였다.
“형수...내가 ...피를 흘리지 않아서 그런 거야?...”
그렇게 말하자, 상인이 깔깔대고 웃으며 연신 내 어깨를 때렸다. 그런 상인이 너무나 귀여웠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와 허리를 잡고 앞으로 전진해가서 이불 끝에 다다라 두 다리를 바닥으로 내리고는 다시 상인을 안아들고 일어섰다. 상인은 다시 내 목을 감고 안겼고, 침대 쪽으로 걸어가는데 욕실에서는 아직까지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어머나! 물을 안 껐다!~ 어떡해!!!~~”
상인은 내 몸에서 내려오며 그렇게 소리쳤다. 내 몸에서 내려간 상인이 후다닥 욕실로 뛰어가는데 그녀의 보지에서 뭔가 툭, 하고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보지 속에 있던 내 정액이었다. 허연 정액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져 퍼져있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묘했다. 저렇게 쌀 풀 같은 것이 난자와 만나면 여자의 몸속에서 내가 될 수도 있고, 상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비롭게 느껴졌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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