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애 때문에 생긴 몇일전의 일들이 좀처럼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그날 이후로 난 성아씨조차 만나지 않았다.
물론 성아씨가 유부녀란 이유도 있지만 선애란 존재를 내인생에 집어넣고 싶지않았기 때문이란 표현이 더 맞을듯 하다.
난 그러기위해 핸드폰까지 바꿔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엇보다 형수에게 너무 미안했다.
한순간의 욕망이 가라앉아 버리자 제정신이 돌아온 것이다.
내가 이럴진데 형수는 얼마나 상심하고 있을까.....생각할수록 한숨만 쌓여갔다.
몇번이나 전화기로 손이가는걸 참아야했다.
몇일간의 고민끝에 겨우 용기를 내서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기 앞에서 수없이 망설였기에 전화번호는 내머리속에 깊이 세겨져 있었다.
전화기를 들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번호를 하나씩 눌러갔다.
심장박동이 번호를 하나하나 눌러갈때마다 그속도를 더해갔다.
마지막 번호를 누를때는 어찌나 두근거리는지 심장소리가 내 귀에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신호가 가는 소리 또한 어찌나 커게 들리는지.....
세번정도 신호가 가자 형수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전해져 왔다.
"여보세요...."
"형수님...저예요."
"아....도련님...."
내목소리를 확인하고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림을 보였다.
"도..도련님...무슨일로....."
"형수님...저 지금 형수님집에 잠깐 들를께요."
"왜...왜요?"
"금방 가니까 집에 계세요...그럼...."
난 형수의 답변도 듣지않고 전화를 끊었다.
우리집에서 사촌형네까지는 걸어서 오분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큰 도로 하나를 마주한 브렌드만 다른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형수가 혼자있을 사촌형네로 걸어가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전체에 열이 확 달아올랐다.
이래선 안돼...진정해야해...그리고 형수에게 사과하자....
가슴을 진정시키기위해 몇번이고 속으로 다짐해 보았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문앞에 도착해서도 한참을 문앞에서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서성거린후에야 벨을 눌렀다.
사실 오긴 왔지만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같은건 전혀 머리속에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누...누구세요?"
형수는 이미 벨을 누른사람이 나란걸 알았을 것이다.
시간은 벌써 저녁 9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저예요..형수님..."
잠시후에 문이 살짝 열리더니 형수가 나를 맞이했다.
연한 하늘색 원피스가 그녀의 분위기와 맞아 너무도 잘 어울려 보였다.
"드..들어오세요...도련님..."
내가 거실쇼파에 가서 앉자 그녀는 오랜지쥬스 한잔을 내와서 내게 건네주고는 자신은
바닥에 깔려있는 카페트위에 살포시 앉았다.
아마도 나와 같은 쇼파에 앉는게 꺼려졌던 것이리라.
그녀는 흘러내린 머리결을 손으로 살짝 쓸어넘겼다.
그 모습이 너무도 매혹적으로 느껴져 내가슴을 진탕시켰다.
순간 몇일전에 겪었던 일들이 머리속에 떠올랐고 뜨거운 기운이 아래에서 솟아올라옴을 느꼈다.
난 당황하여 쥬스를 단숨에 비워버렸다.
차가운 쥬스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자 약간 진정되는듯 했다.
무슨말 부터 꺼내야할지 머리속이 복잡했다.
"형수님."
"예?"
형수는 내가 자신을 부르자 화들짝 놀랐다.
"그날 일은...미안해요..."
그 말한마디에 형수의 얼굴은 금방 발갛게 물들어 버렸다.
"그..그날은 제가 미안했어요...."
"아니예요 형수님."
"도련님 그날일은 이제그만....잊어주세요."
내가 꺼낸 말이 형수의 숨겨두고 싶은 부분을 건드려 놓은 듯 했다.
허나 사촌형과의 지금까지의 친분을 생각했을때 앞으로도 자주 보고 지내야할 사이였기에
어색한 상태로 관계를 이어갈수는 없었다.
형이 출장갔다와서 함께한 자리에서 이런 어색한 관계라면 곤란한 일이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형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고 고개를 숙이고 내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
괜히 온걸까?
형의 출장이 아직 보름정도 남았는데 너무 서둔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이상 이대로 돌아가면 앞으로 더욱 우리 둘사인 이상해질 것이다.
어색함을 깨는데는 술만한게 없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난 선애가 그랬던 것처럼 장식장으로 가서 양주 한병과 잔두개를 꺼내왔다.
내가 영국 여행갔다 돌아오며 사촌형에게 사준걸 내가 마시게 될줄은 몰랐다.
형수는 나의 행동에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난 병을 열어 두개의 잔에 가득 따뤄 부었다.
"자요...이거 마시고 형수말처럼 깨끗이 잊어버리죠."
형수는 그제서야 내가 내민 잔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건배를 하고 각자의 입안으로 잔을 털어넣었다.
40도정도되는 술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형수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나는 그녀를 보며 나도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한잔 더해요...."
형수는 아직도 살짝 미간을 찡그린채 나를 보고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빈잔을 내밀어 술을 받았다.
안주도 없이 연거퍼 세잔씩 마시자 어느정도 취기가 오르는것 같았다.
"형수님...나 용서할수 있죠?"
"피...다...잊었데두요...도련님이나 잊어주세요."
역시 술은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을 잊게 만드나보다.
형수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만해도 분명 큰 진전이었다.
"그럼 용서의 의미에서 러브샷 한번하죠."
난 다시 그녀의 술잔에 술을 따뤄주었다.
그녀의 양쪽 볼은 술기운탓에 발그레이 물들어 있었다.
키스라도 한번 해주고픈 심정이었으나 참아야했다.
내가 팔을 내밀자 형수는 잠시 주저하더니 가늘고 긴팔을 내팔에 걸어왔다.
자연스레 얼굴과 얼굴이 가까워지고 형수의 숨소리까지 들렸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이 내팔에 닿아 느껴졌다.
이곳에 온 목적조차 잊어버리고 하복부쪽에서 주책없이 뜨거운 뭔가가 치솟아 올라왔다.
가까운 거리에서 형수와 눈이 마주쳤다.
맑고 깊었다.
형수의 눈빛이 약간 흔들린다고 느낀건 술기운 탓일까?
형수는 금방 시선을 거두고 잔을 입에 가져갔다.
뜨겁게 목을 타고 내려가는 술이 나의 가슴을 더욱 데펴 놓는것 같았다.
"도련님 그만 마시고 오늘은 늦었으니...."
"나는 괜찮은데 형수님 피곤해요?"
"네...조금."
술기운으로 조금 나아지긴 했다지만 아마도 나와 있는게 어색해서 그런것일 것이다.
"집에는 수혁이집에 가서 자고 온다고 했는데..."
난 집을 나올때 친구네에서 자고온다고 하고 왔다.
"친구집에가시게요?"
"아뇨. 근처 찜질방가서 자죠 뭐."
"그냥 집에 가서 주무세요."
"그건 좀 그러네요."
"그럼..."
형수는 한참 뜸을 들였고 나의 기대감은 그럴수록 높아져만 갔다.
(제발...제발....)
"그럼 여기서 자고 가세요. 제가 저쪽방에 이불 깔아 드릴께요."
내가 속으로 염원했던대로 이뤄졌다.
꿈만 같았다.
형수는 그말을 하고 어색했던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쓰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형수의 뒷모습이 너무도 자극적으로 내눈에 비쳐졌다.
걸을때마다 원피스를 통해 아름다운 몸의 윤곽이 드러나보였다.
오늘은 아무래도 저방에서 형수를 생각하며 자위를 할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도련님...준비 다 됐어요..들어가서 쉬세요...그건 놔두세요..제가 치울께요."
잔과 술병을 치우려하자 형수가 받아들었다.
형수를 뒤로하고 돌아서려던 순간 "쨍그랑" 소리가 들려 몸을 돌렸다.
"아얏.....아...."
잔두개와 술병을 다잡기에는 그녀의 손이 너무 작았나보다.
술잔하나가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고 그파편에 형수의 발이 베었는지 오른쪽 발등에서 피가 베어나왔다.
"형수님...괜찮아요...?"
난 얼른 형수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발을 살폈다.
다행히 그리 깊은 상처는 아니었다.
"거봐요..내가 할 때 놔두지....방에 들어가요...치료해야겠어요."
"반창고랑 연고는...저쪽 선반에...."
난 그녀가 가리키는곳에 가서 구급약 상자를 꺼냈다.
나는 형수를 살짝 한쪽팔을 부축하고 큰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움찔하며 피하려다 마지못해 나의 부축을 받아들였다.
순간 그녀의 향기가 내코를 자극해왔다.
아마도 평생 그때 맡은 향기를 잊을수 없을 것이다.
침대쪽에 형수를 앉히고는 그녀의 발앞쪽에 앉았다.
"금방이면 돼요..아파도 참아요..."
난 소독약을 꺼내 일단 소독을 한후에 빨간약을 발랐다.
"아아....아파요.....따가워.."
"엄살은.....괜찮아요. 이만하길 다행이지..."
"번번히..미안해요..도련님...."
그녀의 작고 이쁜 발을 잡고 있는것만으로도 난 행복에 젖어들었다.
생각같아서는 그녀의 발을 들어 입마춤을 해주고 싶었다.
"그만 자요...형수님...."
"도련님도...씻고 주무세요."
"잠깐만요...잠깐만 그대로 있어요..."
형수님은 무슨영문인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 형수의 모습은 깨물어 주고플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난 욕실로가서 수건에 물을 적셨다.
너무 차지도 뜨겁지도 않게 적당한 온도를 맞추느라 정성을 다했다.
내가 다시 방에 나타나자 형수는 그제서야 나의 의도를 안듯 몸을 일으키려했다.
"가만있어요...내가 알아서 할테니...."
난 재빨리 다가가서 한손으로 형수의 어깨를 눌러 침대에 몸을 눕혀 주었다.
"도..도련님 뭘하시려고..."
"눈을 감고 편안히 계세요.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그녀는 큰 눈을 두어번 깜빡이더니 말잘듣는 아이처럼 내말에 따라 눈을 감았다.
형수를 처음 결혼식장에서 봤을때부터 예쁘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의 화장기 없는 얼굴이
더욱 형수에게는 잘어울려 보였다.
뽀얀 피부탓인지 그녀는 맨얼굴이 더 아름다워보인다.
수건을 형수의 얼굴에 대고 조심조심 얼굴을 훔쳤다.
"제..제가 할께요."
"가만히 계세요 형수님."
비록 수건이 나의손을 가로막고 있지만 이렇게나마 형수와 접촉할수있다는 사실에
난 충분히 행복했다.
"도련님...안 이러셔도 되는데...."
"자..다음은 손을 내밀어요."
그녀는 내말에 양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내밀었다.
이손에 나의 물건이 잡혀 있었던 생각을 하자 다시 욕정이란놈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녀의 손을 잡자 마치 뼈가 없는듯 부드럽게 내손에 착 붙었다.
손을 하나씩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어때요?"
"마치 어릴때 엄마가 해주는것 같네요. 편해요. 나 잠올려 해요."
"그럼 자요."
그녀는 모로 누워 내게 팔을 맡긴채 눈을 살며시 감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제가 잠들때까지 있어 줄께요. 자요."
"피....도련님이 있어서 잠을 더 못자요. 불도 다켜져 있는데...."
난 침대옆에있는 스탠드 등을 희미하게 켜고 방의 불을 꺼주었다.
"됐죠? 자요...내가 잘때까지 있을께요."
"도련님은 나를 어린애 취급하는것 같아요."
난 침대 아래에 앉아 그녀의 양손을 두손으로 감싸잡고 있었다.
손을 다 닦아 주었음에도 그냥 잡고있었다.
"잠이 잘 안오네요...편하긴 한데...."
"그럼...얘기나 하죠 뭐...."
형수의 얼굴은 술기운탓인지 스탠드 백열등 전구빛을 받아서인지 적당히 보기좋은 빛을 띄고 있었다.
술을 한잔하길 잘한것같었다.
요 몇일간 그렇게 무거웠던 마음이 편안해 진것 같았다.
"피...전 도련님께 할 말도 없는걸요...뭐..."
희미한 불빛이 그녀와 나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주는것 느낌이었다.
그리고 옅은 어둠은 용기라는 놈까지 만들어 주었다.
"그럼 내가 말할테니 형수님은 대답이나 해요"
"..........."
"그날 있잔하요."
내 말에 형수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
"그날 만약에 선애씨가 형수님이랑 저랑 마지막까지 갈 것을 요구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요?"
술기운과 어둠의 힘을 빌어 난 드디어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질문을 해버렸다.
"도..도련님..그날일은..잊기로..."
"오늘이 지나면 다 잊을께요...그러니 솔직히 대답해줘요. 사실 그게 너무 궁금했거든요."
형수는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당황하는 그녀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손을 꽉잡아 주었다.
"그..그러면 그냥 도망갈 생각이었어요."
"형수님 그날 내가 애무할때 혹시 나를 남자로 느꼈어요?"
"나 그만 잘래요...졸려요."
그녀는 내 대답을 회피하려는듯 눈을 감아버렸다.
난 그러고도 한참을 형수의 손을 잡은채 그녀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아마도 10분 이상 지났을 것이다.
형수의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잠이 든걸까?
볼쪽으로 흘러내린 몇가닥의 머릿결을 쓸어넘겨 주었다.
탐스럽게 드러난 발그레한 볼은 내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들었다.
아름다웠다.
난 참지못하고 조심해서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볼에 내입술을 가볍게 가져다 댔다.
심장이 어찌나 뛰던지...
내입술이 형수의 볼에 닿고도 그녀는 여전히 조그만 미동도 보이지않고 가만히 있었다.
"형수....자요?"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런 댓구가 없었다.
순간 심장이 빠른속도로 뛰기시작 했다.
나는 그녀의 앞쪽에 남은 50센치도 되지않는 공간에 몸을 모로 누였다.
내얼굴 바로 앞에 그녀의 얼굴이 마주하고 있었고 그녀의 숨결이 나의 얼굴에 고스란히 닿아왔다.
혹시 자고있지 않은걸까?
처음보다 형수의 숨소리가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건 나의 착각일까...?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어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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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난 성아씨조차 만나지 않았다.
물론 성아씨가 유부녀란 이유도 있지만 선애란 존재를 내인생에 집어넣고 싶지않았기 때문이란 표현이 더 맞을듯 하다.
난 그러기위해 핸드폰까지 바꿔버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엇보다 형수에게 너무 미안했다.
한순간의 욕망이 가라앉아 버리자 제정신이 돌아온 것이다.
내가 이럴진데 형수는 얼마나 상심하고 있을까.....생각할수록 한숨만 쌓여갔다.
몇번이나 전화기로 손이가는걸 참아야했다.
몇일간의 고민끝에 겨우 용기를 내서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기 앞에서 수없이 망설였기에 전화번호는 내머리속에 깊이 세겨져 있었다.
전화기를 들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번호를 하나씩 눌러갔다.
심장박동이 번호를 하나하나 눌러갈때마다 그속도를 더해갔다.
마지막 번호를 누를때는 어찌나 두근거리는지 심장소리가 내 귀에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신호가 가는 소리 또한 어찌나 커게 들리는지.....
세번정도 신호가 가자 형수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전해져 왔다.
"여보세요...."
"형수님...저예요."
"아....도련님...."
내목소리를 확인하고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볍게 떨림을 보였다.
"도..도련님...무슨일로....."
"형수님...저 지금 형수님집에 잠깐 들를께요."
"왜...왜요?"
"금방 가니까 집에 계세요...그럼...."
난 형수의 답변도 듣지않고 전화를 끊었다.
우리집에서 사촌형네까지는 걸어서 오분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큰 도로 하나를 마주한 브렌드만 다른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형수가 혼자있을 사촌형네로 걸어가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전체에 열이 확 달아올랐다.
이래선 안돼...진정해야해...그리고 형수에게 사과하자....
가슴을 진정시키기위해 몇번이고 속으로 다짐해 보았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문앞에 도착해서도 한참을 문앞에서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서성거린후에야 벨을 눌렀다.
사실 오긴 왔지만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같은건 전혀 머리속에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누...누구세요?"
형수는 이미 벨을 누른사람이 나란걸 알았을 것이다.
시간은 벌써 저녁 9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저예요..형수님..."
잠시후에 문이 살짝 열리더니 형수가 나를 맞이했다.
연한 하늘색 원피스가 그녀의 분위기와 맞아 너무도 잘 어울려 보였다.
"드..들어오세요...도련님..."
내가 거실쇼파에 가서 앉자 그녀는 오랜지쥬스 한잔을 내와서 내게 건네주고는 자신은
바닥에 깔려있는 카페트위에 살포시 앉았다.
아마도 나와 같은 쇼파에 앉는게 꺼려졌던 것이리라.
그녀는 흘러내린 머리결을 손으로 살짝 쓸어넘겼다.
그 모습이 너무도 매혹적으로 느껴져 내가슴을 진탕시켰다.
순간 몇일전에 겪었던 일들이 머리속에 떠올랐고 뜨거운 기운이 아래에서 솟아올라옴을 느꼈다.
난 당황하여 쥬스를 단숨에 비워버렸다.
차가운 쥬스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자 약간 진정되는듯 했다.
무슨말 부터 꺼내야할지 머리속이 복잡했다.
"형수님."
"예?"
형수는 내가 자신을 부르자 화들짝 놀랐다.
"그날 일은...미안해요..."
그 말한마디에 형수의 얼굴은 금방 발갛게 물들어 버렸다.
"그..그날은 제가 미안했어요...."
"아니예요 형수님."
"도련님 그날일은 이제그만....잊어주세요."
내가 꺼낸 말이 형수의 숨겨두고 싶은 부분을 건드려 놓은 듯 했다.
허나 사촌형과의 지금까지의 친분을 생각했을때 앞으로도 자주 보고 지내야할 사이였기에
어색한 상태로 관계를 이어갈수는 없었다.
형이 출장갔다와서 함께한 자리에서 이런 어색한 관계라면 곤란한 일이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형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고 고개를 숙이고 내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
괜히 온걸까?
형의 출장이 아직 보름정도 남았는데 너무 서둔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이상 이대로 돌아가면 앞으로 더욱 우리 둘사인 이상해질 것이다.
어색함을 깨는데는 술만한게 없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난 선애가 그랬던 것처럼 장식장으로 가서 양주 한병과 잔두개를 꺼내왔다.
내가 영국 여행갔다 돌아오며 사촌형에게 사준걸 내가 마시게 될줄은 몰랐다.
형수는 나의 행동에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난 병을 열어 두개의 잔에 가득 따뤄 부었다.
"자요...이거 마시고 형수말처럼 깨끗이 잊어버리죠."
형수는 그제서야 내가 내민 잔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건배를 하고 각자의 입안으로 잔을 털어넣었다.
40도정도되는 술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형수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나는 그녀를 보며 나도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한잔 더해요...."
형수는 아직도 살짝 미간을 찡그린채 나를 보고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빈잔을 내밀어 술을 받았다.
안주도 없이 연거퍼 세잔씩 마시자 어느정도 취기가 오르는것 같았다.
"형수님...나 용서할수 있죠?"
"피...다...잊었데두요...도련님이나 잊어주세요."
역시 술은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을 잊게 만드나보다.
형수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것만해도 분명 큰 진전이었다.
"그럼 용서의 의미에서 러브샷 한번하죠."
난 다시 그녀의 술잔에 술을 따뤄주었다.
그녀의 양쪽 볼은 술기운탓에 발그레이 물들어 있었다.
키스라도 한번 해주고픈 심정이었으나 참아야했다.
내가 팔을 내밀자 형수는 잠시 주저하더니 가늘고 긴팔을 내팔에 걸어왔다.
자연스레 얼굴과 얼굴이 가까워지고 형수의 숨소리까지 들렸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이 내팔에 닿아 느껴졌다.
이곳에 온 목적조차 잊어버리고 하복부쪽에서 주책없이 뜨거운 뭔가가 치솟아 올라왔다.
가까운 거리에서 형수와 눈이 마주쳤다.
맑고 깊었다.
형수의 눈빛이 약간 흔들린다고 느낀건 술기운 탓일까?
형수는 금방 시선을 거두고 잔을 입에 가져갔다.
뜨겁게 목을 타고 내려가는 술이 나의 가슴을 더욱 데펴 놓는것 같았다.
"도련님 그만 마시고 오늘은 늦었으니...."
"나는 괜찮은데 형수님 피곤해요?"
"네...조금."
술기운으로 조금 나아지긴 했다지만 아마도 나와 있는게 어색해서 그런것일 것이다.
"집에는 수혁이집에 가서 자고 온다고 했는데..."
난 집을 나올때 친구네에서 자고온다고 하고 왔다.
"친구집에가시게요?"
"아뇨. 근처 찜질방가서 자죠 뭐."
"그냥 집에 가서 주무세요."
"그건 좀 그러네요."
"그럼..."
형수는 한참 뜸을 들였고 나의 기대감은 그럴수록 높아져만 갔다.
(제발...제발....)
"그럼 여기서 자고 가세요. 제가 저쪽방에 이불 깔아 드릴께요."
내가 속으로 염원했던대로 이뤄졌다.
꿈만 같았다.
형수는 그말을 하고 어색했던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쓰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형수의 뒷모습이 너무도 자극적으로 내눈에 비쳐졌다.
걸을때마다 원피스를 통해 아름다운 몸의 윤곽이 드러나보였다.
오늘은 아무래도 저방에서 형수를 생각하며 자위를 할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도련님...준비 다 됐어요..들어가서 쉬세요...그건 놔두세요..제가 치울께요."
잔과 술병을 치우려하자 형수가 받아들었다.
형수를 뒤로하고 돌아서려던 순간 "쨍그랑" 소리가 들려 몸을 돌렸다.
"아얏.....아...."
잔두개와 술병을 다잡기에는 그녀의 손이 너무 작았나보다.
술잔하나가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고 그파편에 형수의 발이 베었는지 오른쪽 발등에서 피가 베어나왔다.
"형수님...괜찮아요...?"
난 얼른 형수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발을 살폈다.
다행히 그리 깊은 상처는 아니었다.
"거봐요..내가 할 때 놔두지....방에 들어가요...치료해야겠어요."
"반창고랑 연고는...저쪽 선반에...."
난 그녀가 가리키는곳에 가서 구급약 상자를 꺼냈다.
나는 형수를 살짝 한쪽팔을 부축하고 큰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움찔하며 피하려다 마지못해 나의 부축을 받아들였다.
순간 그녀의 향기가 내코를 자극해왔다.
아마도 평생 그때 맡은 향기를 잊을수 없을 것이다.
침대쪽에 형수를 앉히고는 그녀의 발앞쪽에 앉았다.
"금방이면 돼요..아파도 참아요..."
난 소독약을 꺼내 일단 소독을 한후에 빨간약을 발랐다.
"아아....아파요.....따가워.."
"엄살은.....괜찮아요. 이만하길 다행이지..."
"번번히..미안해요..도련님...."
그녀의 작고 이쁜 발을 잡고 있는것만으로도 난 행복에 젖어들었다.
생각같아서는 그녀의 발을 들어 입마춤을 해주고 싶었다.
"그만 자요...형수님...."
"도련님도...씻고 주무세요."
"잠깐만요...잠깐만 그대로 있어요..."
형수님은 무슨영문인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런 형수의 모습은 깨물어 주고플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난 욕실로가서 수건에 물을 적셨다.
너무 차지도 뜨겁지도 않게 적당한 온도를 맞추느라 정성을 다했다.
내가 다시 방에 나타나자 형수는 그제서야 나의 의도를 안듯 몸을 일으키려했다.
"가만있어요...내가 알아서 할테니...."
난 재빨리 다가가서 한손으로 형수의 어깨를 눌러 침대에 몸을 눕혀 주었다.
"도..도련님 뭘하시려고..."
"눈을 감고 편안히 계세요.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그녀는 큰 눈을 두어번 깜빡이더니 말잘듣는 아이처럼 내말에 따라 눈을 감았다.
형수를 처음 결혼식장에서 봤을때부터 예쁘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의 화장기 없는 얼굴이
더욱 형수에게는 잘어울려 보였다.
뽀얀 피부탓인지 그녀는 맨얼굴이 더 아름다워보인다.
수건을 형수의 얼굴에 대고 조심조심 얼굴을 훔쳤다.
"제..제가 할께요."
"가만히 계세요 형수님."
비록 수건이 나의손을 가로막고 있지만 이렇게나마 형수와 접촉할수있다는 사실에
난 충분히 행복했다.
"도련님...안 이러셔도 되는데...."
"자..다음은 손을 내밀어요."
그녀는 내말에 양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내밀었다.
이손에 나의 물건이 잡혀 있었던 생각을 하자 다시 욕정이란놈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녀의 손을 잡자 마치 뼈가 없는듯 부드럽게 내손에 착 붙었다.
손을 하나씩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어때요?"
"마치 어릴때 엄마가 해주는것 같네요. 편해요. 나 잠올려 해요."
"그럼 자요."
그녀는 모로 누워 내게 팔을 맡긴채 눈을 살며시 감고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제가 잠들때까지 있어 줄께요. 자요."
"피....도련님이 있어서 잠을 더 못자요. 불도 다켜져 있는데...."
난 침대옆에있는 스탠드 등을 희미하게 켜고 방의 불을 꺼주었다.
"됐죠? 자요...내가 잘때까지 있을께요."
"도련님은 나를 어린애 취급하는것 같아요."
난 침대 아래에 앉아 그녀의 양손을 두손으로 감싸잡고 있었다.
손을 다 닦아 주었음에도 그냥 잡고있었다.
"잠이 잘 안오네요...편하긴 한데...."
"그럼...얘기나 하죠 뭐...."
형수의 얼굴은 술기운탓인지 스탠드 백열등 전구빛을 받아서인지 적당히 보기좋은 빛을 띄고 있었다.
술을 한잔하길 잘한것같었다.
요 몇일간 그렇게 무거웠던 마음이 편안해 진것 같았다.
"피...전 도련님께 할 말도 없는걸요...뭐..."
희미한 불빛이 그녀와 나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어주는것 느낌이었다.
그리고 옅은 어둠은 용기라는 놈까지 만들어 주었다.
"그럼 내가 말할테니 형수님은 대답이나 해요"
"..........."
"그날 있잔하요."
내 말에 형수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
"그날 만약에 선애씨가 형수님이랑 저랑 마지막까지 갈 것을 요구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요?"
술기운과 어둠의 힘을 빌어 난 드디어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질문을 해버렸다.
"도..도련님..그날일은..잊기로..."
"오늘이 지나면 다 잊을께요...그러니 솔직히 대답해줘요. 사실 그게 너무 궁금했거든요."
형수는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당황하는 그녀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손을 꽉잡아 주었다.
"그..그러면 그냥 도망갈 생각이었어요."
"형수님 그날 내가 애무할때 혹시 나를 남자로 느꼈어요?"
"나 그만 잘래요...졸려요."
그녀는 내 대답을 회피하려는듯 눈을 감아버렸다.
난 그러고도 한참을 형수의 손을 잡은채 그녀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아마도 10분 이상 지났을 것이다.
형수의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잠이 든걸까?
볼쪽으로 흘러내린 몇가닥의 머릿결을 쓸어넘겨 주었다.
탐스럽게 드러난 발그레한 볼은 내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들었다.
아름다웠다.
난 참지못하고 조심해서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볼에 내입술을 가볍게 가져다 댔다.
심장이 어찌나 뛰던지...
내입술이 형수의 볼에 닿고도 그녀는 여전히 조그만 미동도 보이지않고 가만히 있었다.
"형수....자요?"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런 댓구가 없었다.
순간 심장이 빠른속도로 뛰기시작 했다.
나는 그녀의 앞쪽에 남은 50센치도 되지않는 공간에 몸을 모로 누였다.
내얼굴 바로 앞에 그녀의 얼굴이 마주하고 있었고 그녀의 숨결이 나의 얼굴에 고스란히 닿아왔다.
혹시 자고있지 않은걸까?
처음보다 형수의 숨소리가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건 나의 착각일까...?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어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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