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AV 처녀작
다망구 단편모음, 2010년7월6일
- 잘 봤어?
- 으응...
내 질문에 대답을 먼저 한 것은 지연이다. 찬호 녀석은 아직도 내가 보여준 비디오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 야, 김찬호. 잘 봤냐고!
- 어. 그런데, 너 정말 저렇게 찍을 수 있는거지?
- 당연하지, 임마. 날 뭘로 보고. 나 몰라? 97년 청소년 영화제 동상에 빛나는 이현우야.
나는 노트북을 덮으면서 찬호 녀석의 어깨를 한 번 툭 쳤다. 이지연, 김찬호, 그리고 나 이현우. 우리 셋은 유치원 시절부터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 줄곧 붙어 다니는 단짝 중의 단짝이다. 그런데, 고2가 되던 봄에 지연이와 찬우가 나에게 둘이 사귀기로 했다는 소리를 했다. 좀 놀라기는 했지만, 나는 곧 축하해줬다. 사실 둘이 사귄다라고 하는 것이 우리 셋 사이에서는 좀 어색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둘이 따로 사귄다고 하는 것이 우리 셋의 관계에 그다지 큰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연이와 찬호가 굳이 둘이서 사귀겠다고 공표한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어쨌거나, 나는 나를 빼놓고 둘이 사귀겠다고 하는 것에 그다지 마음 상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뭐 사귄다면 사귀면 되는 일이니까.
지연이는 중학교 1학년때부터 여자다워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찬호나 나는 늦은 중3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사춘기가 오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그때까지 지연이보다 작았던 찬호와 내 키가 지연이의 키를 초월했고, 목소리도 굵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지연이가 우리를 동생 다루듯 했다. 중학생 여자아이에게 또래 남자아이는 하는 짓이 유치하고, 친구라고 해도 같이 놀아주기가 부끄러운 존재들이다. 그래도 지연이는 중학교 내내 우리 둘을 잘 참아줬고, 우리의 우정은 지속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가면서부터 우리 셋의 관심은 조금씩 갈리기 시작했다. 찬호 녀석은 대체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쪽으로 갔다. 찬호는 비교적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편으로 어찌보면 권력욕이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반면, 나는 고등학생이 된 뒤로 영화와 음악에 심취하여, 공부는 대체로 뒷전이었다. 일류대학을 나와 고시를 치르는 것이 남자가 살 유일한 길이라는 철학을 가진 찬호의 부모에 비해서, 내 부모는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길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편이었다.
지연이는 여느 여자아이들과 달랐다. 어려서부터 자기 개성이 뚜렷한 찬호와 나의 단짝이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지연이는 소위 말해서 쿨한 면이 있는 아이였다. 우리 셋의 우정에 대한 믿음이 누구보다도 뚜렷했던 것은 지연이였는지도 모른다. 다른 것이 있다면 지연이가 여자아이라는 점이었다. 다 함께 코흘리개였던 지연이가 우리보다 먼저 어른이 되면서 몸에 곡선이 드러날때부터, 우리는 우정 외에 다른 그 무엇을 하나 더 얹는 관계로 발전된 것 같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찬호도 나도 첫키스는 지연이와 했었으니까.
고1 겨울방학 때, 나는 부모님에게 나름 괜찮은 디지털 캠코더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다. 그 겨울 내내 나는 이 캠코더를 가지고 놀았다. 이것 저것을 찍어보고, 컴퓨터에서 편집을 하고, 그리고 음악과 스토리를 붙이는 것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능력을 키웠다. 고등학생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단 하나. 무엇인가에 몰입했을 때, 몰입도가 어떤 다른 세대보다도 높다는 것. 그리고 내 재능이 그런 몰입에 결합하면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커져갔다.
고2 봄 학기, 나는 가장 친한 친구들인 찬호와 지연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방과 후 짬짬이 찍은 이 단편영화를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하였는데, 운도 좋게 작품상으로 동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들었던 단편영화의 내용은 다름 아닌 오랜 친구였던 남녀 고등학생이 몸과 마음의 사춘기를 겪으면서 서로에게 몰랐던 것을 알아가게 되고, 그 결과로 풋사랑을 이루어간다는... 어떤 면에서는 유치한 내용의 영화였다.
이런 뻔한 내용의 영화로 내가 상을 받은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찍은 카메라와 영상간의 편집이 뛰어났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단 두어 컷의 씬만 가져다 줘도, 그것을 묘하게 연결시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재주가 있다. 어쨌거나, 나는 이 작품으로 사실상 힘들게 대학입시를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어졌었다. 대학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던, 나로선 그저 왠만한 4년제의 연극영화과에 특차로 진학할 정도만 되면 되는 것이니까.
지연이와 찬호가 내 앞에 와서 나를 빼놓고 둘이 사귀겠다고 말한 시점이 딱 내 단편영화의 배우로 출연했던 시점과 일치한다. 어떤 면에서는 둘이 "사귀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지연이는 내가 카메라 앵글 속에서 만들어낸 자신의 모습을 대단히 좋아했다. 여고생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기 외모에 대한 어떤 환상 같은거? 지연이는 내 영화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그런 식으로 사랑했다. 찬호 녀석은 지연이처럼 대놓고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작품 안에서 재창조된 자신의 이미지를 적잖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둘 다 내 작품 속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나는 둘의 백일 기념으로 줄 선물을 야심차게 기획했다. 찬호 녀석이 내 선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게 보인 반응은 간단했다.
- 야이, 미친 새끼야! 너 돌았지, 그렇지???
지연이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지만 내가 말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면서 처음 며칠은 학교에서 나를 피해다녔었다. 내 제안은 다름 아닌 둘이 사랑하는 장면을 찍어서 영화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말이 좋아 사랑하는 장면이지, 노골적으로 말해서 섹스 비디오를 찍겠다는 것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해한다. 그런데, 이 카메라라고 하는 것이 그것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묘한 유혹을 던지는 종류의 요사스러운 물건이다. 나는 이미 지연이와 찬호를 놓고, 나만의 X등급 영화를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었고, 친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벌써 몇 대는 얻어맞고 말았을 이 일을 줄기차게 둘에게 설득하였다.
설득의 과정으로 오늘 나는 둘을 우리 집 지하실에 만들어 놓은 내 작업실로 불렀다. 그리고 특별히 엄선한 일본 AV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잘못 골랐다가는 지연이를 설득하기는 커녕, 오히려 혐오감만 심어줄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되도록 남녀 배우 둘만 나오는 최대한 얌전한 종류의 비디오를 골랐다. 1주일 넘게 골라내고, 여자가 봐서 불편할 수 있는 부분들을 편집해서 들어낸 결과... 지연이도 찬호도... 내가 보여준 비디오의 끝에 이전처럼 과도하게 거부하거나 하진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굴이 발개지기는 했어도, 지연이는 비디오를 보는 내내 자리를 뜨지 않았고, 찬호는 사실상 비디오에 푹 빠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내가 계획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커졌다.
* * * *** * * * *
지연이와 찬호의 승락을 받은 다음,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촬영 계획을 세워 갔다. 우리 중에 유일한 외아들인 찬호의 집이 촬영장소가 되었고, 부모님이 2박3일의 교회 수련회를 떠나신 날을 촬영날짜로 잡았다. 어려서부터 단짝이었기 때문에 우리 셋이 어울려다니는 것에 관해 어느 부모님도 문제 삼는 경우가 없다는 것은 우리 셋의 이런 어머어마한 계획에 대단히 도움이 되었다. 함께 모여서 공부하기로 했다고만 하면 만사 오케이였기 때문이다.
찬호와 나는 영화제 입상 이후에 추가로 구입할 수 있었던 내 촬영장비들을 찬호의 집으로 날랐다. 촬영장비라고 해봐야, 카메라 스텐드와 실내 촬영에서 쓰일 수 있는 조명 장치들이 전부이다. 촬영은 두 차례로 나눠서 하기로 계획했다. 배우 둘을 제외하고 스텝은 오직 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핸드헬드로 들고 찍어야 하고, 롱컷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촬영의 특성 때문에, 촬영을 많이 할 수 있으면 그림이 잘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친구가 좋은 것의 하나는 사실 문제가 될 수 있는 이런 촬영에 관한 합의가 의외로 쉽게 도출된다는 것이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나면, 원본 영상은 완전히 삭제하고 최종으로 나온 것을 DVD 형식으로 지연이와 찬호에게 주기로 합의했다. 어차피 내가 원한 것은 이런 특별한 종류의 촬영 경험이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 수준의 합의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둘에게 최종 영상을 넘기고 나면 그다음에 관해서는 둘이서 알아서 하면 될 일이니까. 난 이 둘에게 그냥 백일 기념 선물을 만들어 주는 것일 뿐이다.
* * * *** * * * *
드디어 촬영날이다. 어차피 가지고 있는 장비를 활용하는 것 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우리로서는 촬영의 컨셉을 교복으로 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런 부실한 조건에서 얼마나 좋은 영상이 나올 수 있을까를 내 자신도 의심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이전에 찍어본 배우를 놓고 이런 것을 찍는다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지연이나 찬호나... 어떤 앵글에서 잡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너, 정말 예쁘게 찍어줘야 해.
지연이가 조명장치를 점검하고 있는 나에게 와서 당부를 받아낸다.
- 걱정마, 지연아. 넌 내가 아는 최고의 주연여배우니까. 너때문이라도 잘 나올거야.
지연이로서는 큰 결심으로 나선 촬영이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지연이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렸해야 한다. 메이컵을 따로 해줄 사람이 없는 상황인지라, 지연이는 자신이 알아서 화장을 했다. 그건 이전에 단편을 찍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단지 너무 진하지 않게만 하라고 요구했다. 벌써 나와 촬영을 해본 적이 있는 지연이는 하얀 블라우스에 짙은 녹색 계열의 체크무늬가 있는 우리 학교 교복을 잘 다려 입고 왔다. 단발에 가볍게 웨이브가 진 지연이의 머릿결이 지연이가 입은 차림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지연이의 촬영준비에 오케이했다.
사실 지연이 못지 않게 찬호도 카메라가 잘 먹는 배우이다. 눈섭도 짙고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름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 교복이 잘 어울리기는 찬호도 마찬가지이다.
- 자, 그럼 이만하면 준비가 다 된 거 같은데...? 너희들은 어때?
지연이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고, 찬호는 그냥 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한 번 만들어 들어 보였다.
- 그럼 일단 지연이 단독샷으로 먼저 가자.
나는 나름 큰 마음 먹고 구입한 조명 기구를 지연이 쪽을 향해 비췄다. 조명 아래에서 배우들은 확실히 멋지게 카메라에잡힌다. 이미 한 번 같이일해 본 적이 있다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된다.
지연이는 내가 원하는 종류의 포즈를 잘 취했고, 나는 그런 지연이의 모습을 고스란히 내 카메라에 담았다.
- 자, 이제... 지연이 니가 침대에 앉아 있으면 찬호가 너한테 다가가서 앉을거야. 그리고 나서 둘이 최대한 사랑스럽게 바라보다가, 내가 사인을 보내면 키스 시작하는거다. 알았지?
지연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찬호는 앵글 밖에서 대기를 했다. 사실 이렇게 계획 하에서 영상을 찍는다는 것이 지연이도 찬호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건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도 다를 것은 없다.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 나는 나름 로맨틱하다고 고른 음악을 틀었다.
- 자, 준비하고... 큐하면 찬호가 들어올거야.
나의 큐 사인과 함께... 지연이는 침대에 앉아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찬호를 맞이했다. 사귀는 애들을 놓고 이런 것을 찍는 것은 확실히 쉽단 생각이 든다.
- 자, 둘이 웃으면서 뭔가 이야기 나누는 포즈를 해.
어차피 소리는 뒤에 음악 등으로 대체할 것이고 연기를 지시하는 내 목소리가 들어간 부분은 제거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배우들에게 일일이 목소리로 지시를 한다.
- 자... 이제 둘이 서로 눈빛 교환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찬호를 올려다보다가 지연이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면서, 카메라 쪽으로 손을 흔들어 NG를 요청한다.
- 아, 왜...? 좋았는데...???
- 푸하하핫...!!! 자, 잠깐만...!!
- 야, 내가 뭐 어쨌다고 그래...?
- 쿠흐흑... 야아~ 너 왜 그렇게 야리꾸리하게 쳐다봐?
- 나원... 야리꾸리는 무슨...
아무래도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나는 둘이서 사귀면서 어떻게 하고 지냈는 지를 사실 고스란히 다 알고 있다. 둘이서 뭘 하고 나면 찬호는 제일 먼저 달려와서 나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건 지연이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이 벌써부터 키스도 하고 섹스도 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둘만 하던 일에 내가 카메라를 들고 끼어 있는 것이 어색할만 하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나는 둘이 진정하도록 내버려 뒀다.
- 자, 이제 가도 되냐...?
- 응... 잠깐만...
지연이가 한 번 숨을 고르고는 진정한다. 다시 떨어진 나의 큐 사인에 지연이와 찬호의 연기가 시작된다.
- 자, 이제 둘이... 키스...!
찬호가 손을 들어올려 지연이의 턱쪽으로 가만히 가져간다. 지연이의 고개가 다가오는 찬호의 고개에 맞춰서 약간 기울어지는 듯 싶더니... 찬호의 입술이 가볍게 지연이의 입술을 포갠다. 나는 그런 둘의 얼굴을... 천천히 클로즈업해서 들어간다. 카메라 안에서 확대된 지연이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벌어진다... 앵글이 딱 좋다... 지연이의 혀의 붉은 색이 카메라에 잡힌다 싶더니... 찬호의 혀가 지연이의 입속으로 들어간다... 지연이가 카메라 쪽의 손을... 조심스럽게 찬호의 어깨위로 얹는다. 찬호가 지연이의 허리를 가만히 잡는다. 내 카메라 속에서 고등학생 연인 둘이 교복을 입고 짙은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된다... 찬호 자식... 키스하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다..!
- 자, 컷...!
지연이가 찬호의 가슴을 두 손으로 밀어내더니 터진 웃음을 어쩔 줄 모르고 웃는다. 내 컷 사인에 둘의 입술이 떨어진다... 키스하는 내내 눈을 감고 키스에 집중하던 지연이가 눈을 뜨면서 피식 웃는다. 찬호와 눈이 마주친 듯 하다. 둘만 하는 키스는 아무렇지도 않을 것인데, 확실히...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의 키스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찬호가 나를 돌아보면서 묻는다.
-야, 잘 찍었어...?
- 그래, 임마! 늬들 둘 그런데 장난 아니다... 그림 잘 나왔어.
- 어디 한 번 봐...!
지연이가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카메라에 달린 작은 LCD 창으로 방금전에 찍은 컷을 보여달라고 한다. 지연이는 내가 찍은 그림이 썩 마음에 드는 것 같이 흡족한 표정이다.
- 잘 찍혔지... ?
- 응. 니 실력은 믿을만해.
- 너, 제일 예쁘게 찍어줄테니까 염려 푹 놓으셔!
나는 지연이와 찬호에게 그 이후 찍을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본격적인 것은 그때부터이다. 촬영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롱테이크로 갈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전문적인 AV배우나 촬영자가 없기 때문에, 촬영을 끊어가면서 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중간에 흥이 끊겨서는... 좋은 그림이 나오기 어려우니까. 힘들기는 해도 지금부터는 계속 해서 이어가면서 찍을 것이라는 것을 지연이와 찬호에게 말해주었다.
- 이제부터는... 그냥 둘이서 늘 하던 대로 하면 돼는거야.
둘이 고개를 끄덕인다.
- 키스하는 것부터 다시 할거고, 그리고 찬호 너는 내가 시키는 순서대로... 알았지? -그래. 벗기는 거 말하는거지?
- 어.
* * * *** * * * *
나의 큐사인은 지연이과 찬호가 키스를 하는 데서부터 다시 이어진다. 큐 사인에 맞춰서... 지연이와 찬호가 다시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까의 클로즈업과는 달리 이번는 둘의 상반신을 샷으로 잡았다. 찬호와 지연이의 키스가 이어지는 동안 나는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촬영만을 이어갔다. 그렇게 한 1,2 분을 키스를 나누던 중에... 카메라 쪽의 찬호 손이 지연이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한다. 블라우스 위로 찬호의 손에 쥐여지는 지연이의 가슴이 제법 예쁘게 부풀어 오른 것 같다 싶은 생각이 든다... 찬호가 능숙하게 지연이의 블라우스단추를 위에서부터 몇개를 끌렀고... 지연이의 목선에서부터... 가슴골의 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그런 지연이의 가슴을 클로즈업한다. 지연이의 흰색 브라 위로... 찬호의 손 움직임을 따라. 지연이의 가슴이 움직인다... 그러다가 아주 잠시 브라 위로 지연이의 작은 젖꼭지가 드러났다가 다시 숨는다.
- 자, 이제 치마쪽이야...
나는 아주 나즈막하게 배우에게 연기를 지시했다. 내 지시를 의식한 지연이의 다리쪽의 힘이 약간 풀리는 듯 한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둘의 키스는 계속 된다... 찬호가 드디어 손을 지연이의 치마 아래로 집어넣는다. 찬호의 손이 지연이의 다리 사이에 닿는 듯하다. 키스를 나누던 지연이가 아주 얕은 신음 소리를 내면서 몸을 뒤튼다 싶더니 자기 치마 속으로 들어온 찬호의 팔을 잡는다...
- 찬호야, 치마 들어올려.
찬호가 내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야 지연이의 체크무늬 교복 치마를 들어올린다. 지연이의 허벅지가 고스란히 카메라에 와서 담긴다. 그리고 지연이가 입은 팬티... 그리고 그 팬티 위로 지연이의 갈라진 보짓살을 문지르는 찬호의 손가락을 카메라에 클로즈업으로 담기 시작했다. 지연이는 하얀 면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찬호의 손동작 덕분에 팬티가 지연이의 예쁘게 갈라진 보지를 따라 젖어 있는 것이 잡힌다.
찬호는 이제 자연스럽게 허벅지 사이 팬티 아래로 손을 집어 넣는다. 지연이의 몸이 움찔거린다 싶더니... 지연이가 자신의 보지를 맨살로 만지는 찬호에게 매달리듯 안긴다.
- 지연아, 다리 포개지마.
지연이가 내 말을 듣고는 움찔한다... 찬호의 손놀림에 어쩔 수 없이 포개지던 허벅지를... 감독인 내 지시에 따라... 다시 힘을 풀어 연다... 찬호의 손동작에 들썩이는 지연이의 팬티 아래로 지연이의 보지털이 조금씩 잡힌다. 나는 그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다....
- 잠깐만 컷할께...!
내 컷 사인에, 지연이와 찬호가 한참 달아오르던 섹스를... 멈추고 카메라를 든 나를 바라본다. 지연이의 볼이 많이 상기되어 있다. 컷 사인과 함께 지연이는 들춰진 자신의 교복치마를 내려서 허벅지를 덮고는 약간 풀어진 블라우스의 가슴 매무새를 다진다.
- 지금까지 그림 정말 좋아.
이미 내 촬영 솜씨를 신뢰하는 두 배우는 내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 지연아, 이제 너 완전히 스프레드한 걸 찍을거야.
- 스프레드..?
-팬티 벗고, 다리 완전히 벌려서 클로즈업한다구.
- 아...
- 지연이 넌 먼저 팬티 벗어... 그리고 침대 위로 올라가구. 찬호 너도 지연이하고 같이 가서 지연이 뒷쪽에서 지연이 자세 나오게 도와줘.
지연이가 먼저 교복 치마 안으로 팬티를 벗고는 침대 위로 완전히 올라가 앉았다. 찬호도 지연이를 따라 올라가서 지연이 뒤쪽으로 앉았다.
- 자 이제 여기서부터 찬호 니가 잘해야지 지연이가 예쁘게 나올거야. 뒤에서 안으면서 키스... 알았지. 그리고 내가 신호 주면 찬호 네가 지연이 허벅지 벌리도록 도와주는거야. 오케이..
- 그래.
다시 슛이 들어가고... 찬호가 지연이를 뒤에서 안은 상태로 키스를 했다. 키스를 시작하면서 찬호는 지연이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고... 지연이는 아주 잠깐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 같았지만... 곧 찬호와의 연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내가 신호를 보내자... 찬호의 두 손이 지연이의 허벅지쪽으로 내려왔고... 지연이는 찬호의 손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허벅지를 벌려갔다... 제법 허벅지를 많이 벌렸다 싶었을 때... 찬호가 지연이의 치마를 들춰올렸다... 드디어 지연이의 보지가 생전 처음으로 카메라에 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찬호가 지연이의 허리쪽을 들어 안아주면서... 지연이의 보지가 완전히 발갛게 드러났다. 지연이는 차마 그 순간이 부끄러웠는지... 손으로 자신의 보지를 가린다. 허벅지가 벌어진 만큼 지연이의 보지 속살도 예쁘게 드러났다. 지연이는 작고 예쁜 보지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 열린 보지구멍 사이로 분홍빛 선명하게 번들거리는 속살이 보인다. 찬호가 지연이의 손을 잡아서 치우게 하고는... 자신의 손으로 지연이의 보지를 조금더 열어보여준다. 지연이의 몸이 움찔거리는 것을 따라 지연이의 보지도 숨을 쉬듯 움직인다... 나는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죄다 찍었다.
-자, 이제 찬호 니가 벗을거야.
내 지시를 따라 찬호가 지연이를 내려놓고는 지연이 옆쪽으로 침대위에서 무릎을 세워 앉는다. 찬호의 바지춤이 이미 단단하게 텐트를 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지연이가 다시 몸을 가누고는 찬호 옆으로 앉았고... 나는 카메라를 가지고 둘이 올라 앉은 침대 위에 엉덩이를 반쯤 걸쳤다.
- 지연아, 이제 니가 벗기는거야, 찬호. 자, 큐.
지연이가 찬호의 교복바지 허리띠를 푸르기 시작했다. 허리띠가 풀리고 바지 단추가 풀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퍼를 내리고 교복바지를 엉덩이 밑으로 까내렸다. 찬호는 파란생 삼각 면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자지가 탱탱하게 힘이 들어가서 고개를 처들고 있다. 지연이가 팬티를 벗겨까자... 이미 터질 듯이 붉게 충혈되어 있는 찬호의 자지가 카메라 앞에 드러났다. 워낙에 친한 친구녀석이기 때문에 나는 찬호 녀석의 자지가 우리 또래 애들보다 더 어른스럽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빳빳하게 고개를 처들고 있는 것은 처음 본다. 아마 지연이에게만 보여주던 것일텐데... 찬호의 자지도 지연이의 보지처럼 카메라에게 첫선을 보인다.
- 자, 지연아... 그다음..
지연이의 손에 찬호의 자지가 쥐여졌다. 지연이가 엄지손가락으로 찬호의 자지대가리를 가만히 쓰다듬는다. 찬호의 자지 구멍에서는 아까부터 매끈한 물이 방울 방울 맺혀서 떨어진다. 지연이의 손가락이 능숙하게 그 물을 찬호의 자지대가리에 문질러 바른다. 나는 찬호의 자지가 지연이의 손놀림을 따라 몇 번이고 움찔거리는 것을 카메라로 포착해서 넣는다. 내가 지연이를 정면으로 포착할 수 있는 쪽으로 카메라를 옮겨가면서... 지연이는 찬호의 자지를 입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여태 자그만하고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던 지연이의 입술이 그렇게 야하게 남자의 자지를 먹는 것을 처음 보니... 나도 숨이 꼴깍 넘어갔다.
- 으으... 미치겠다...
지연이가 자기 자지를 빨아준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텐데, 찬호는 지연이 입속에 담가 넣은 자신의 자지가 터질 것만 같은 모양이다. 찬호의 자지를 잠시 지연이의 입에서 빼내게 하고는 찬호가 침대에 기대고 눕는 자세를 취하게 했다. 지연이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찬호의 자지가 아까보다 조금더 불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자세로 나는 지연이가 찬호의 자지를 빠는 장면을 한 2분 가량 찍었다. 그리고 찬호가 지연이의 보지를 핥아 주는 것도 비슷한 분량으로 찍었다. 이제 삽입 장면을 찍을 것만 남았다.
-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이 부분은?
- 어떻게 라니...?
- 체위 말이야.
- 아...
찬호가 침대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숨을 고르면서 나와 이야기를 하는데... 옆에 반라의 여자친구를 노혹 자지가 벌겋게 서있는 꼴이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 찬호, 너 장난 아니다.
- 야, 너도 짜식... 엄청나게 꼴리는 모양이다?
- 야, 뭐하는거야. 감독한테...
- 쿠하하... 감독은 무슨... 잠깐... 어디 한번...!
갑자기 찬호 녀석이 나에게 달려들더니... 내 바지 허리띠를 벗기기 시작한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통에 나는 찬호녀석을 제지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찬호 녀석이 나보다 힘이 세기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난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찬호에 의해서 아랫도리가 벗겨졌다... 지연이와 찬호의 섹스 장면을 고스란히 카메라를 담으면서... 내내 불끈 솟아 있던 내 자지가 두 배우 앞에 꼼짝없이 드러나버렸다.
- 이것봐. 이 자식도 아까부터 이런 줄 알고 있었어. 쿠하하하.
- 야 임마... 아이씨...
- 뭐 어때 새끼야... 지연이도 나도 너한테 다 보여줬는데, 너라고 보여주지 말라는 법 있냐? 지연아, 너도 봐바. 이 자식자지.
지연이도 찬호가 하는 짓이 재미있는지 꺄르르 웃는다. 찬호가 내 손에서 카메라를 뺏고는 내 자지를 찍기 시작했다.
- 아 정말...
- 뭐 어떠냐, 너도 한 번 겪어봐야 나랑 지연이가 지금 얼마나 쪽팔리는 걸 무릎쓰고 이러는 질 알지...!
다른 것보다 지연이 앞에서 벌떡 선 내 자지를 보이는게 쪽팔린다 싶었지만... 찬호 말도 뭐 틀린 것은 없어서 뭐 그냥 가만히 당하기로 했다.
- 지연아, 너 현우 자지도 좀 만져줘라, 오랜만에.
- 쿡.. 그럴까, 그럼...?
- 야, 야.. 하지마...!
- 찬호야, 현우도 물 나왔어.
지연이가 내 자지 대가리를 찬호가 들고 있는 카메라 쪽으로 가져다 보여준다. 이런...!
- 야, 야... 그만해...!
내가 장난처럼 카메라로 찬호의 자지를 다시 한 번 찍으려 하자, 찬호가 깜짝 놀라면서...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막으면서 말한다. 찬호가 손을 뻗어 내 바지춤을 한 번 툭 친다. 말릴 틈도 없이 지연이가 내 자지를 손에 쥐였다. 그러더니, 밑에서부터 자지를 한번 짜올리는 것 같다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꺄르르거리다가... 우리는 다시 촬영의 마지막 부분을 찍기로 했다. 우리는 먼저 정상적인 자세에서 찬호가 자기 자지를 지연이의 보지에 넣는 장면을 찍었다. 이제 어느 누구랄 것도 없이 이 촬영을 즐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찬호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커다란 자지를 지연이의 보지 구멍에 잘 맞춰서 밀어 넣었고... 지연이의 보지는 카메라 앞에서 제법 큰 찬호의 자지를 고스란히 다 받아 먹었다. 처음 들어간 찬호의 자지가 지연이의 보짓물에 젖어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다. 지연이가 다시 받아먹는 찬호의 자지때문에 탄성을 지른다... 지연이가 다리를 들어올리고... 찬호는 그런 지연이의 다리를 잡아 찍어 누르듯이 자신의 자지를 지연이의 보지에게 먹인다. 나는 그런 찬호와 지연이의 동작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포착했다. 이 때부터 찬호도 지연이도 더 이상 내가 옆에서 그들의 섹스를 고스란히 영상으로 담고 있다는 사실을 잊기라고 한 듯... 미친 듯이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찬호는 능숙하게 지연이의 몸을 움직여 다양한 체위들을 만들어냈다. 이제 찬호는 자신의 남성스러움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포착되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것만 같았다. 지연이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찬호의 자지와 지연이의 보지가 서로 맞물려 있는 것들을 서로 다른 여러가지 자세로 찍었고... 찬호는 혹시라도 카메라 앵글에 자신의 지지를 먹고 있는 지연이의 보지가 제대로 잡히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연이의 몸을 최대한 카메라에 잘 잡히게 도와줬다...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 으으윽...!
- 야, 진짜 잘 나온거 같다. 대단해!
나는 찬호와 지연이를 칭찬했다. 처음 찍은 나의 AV가 두 배우의 열연 덕분에 정말 제대로 된 걸작이 나올 것 같아 기분이 들뜬 것이 사실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한 번 찍어보고 싶었던 것을... 이렇게 빨리 찍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디지털카메라에서 방금 찍은 테이프를 꺼내려고 하는데, 찬호가 다시 내 카메라를 뺏더니 나를 찍기 시작했다.
- 야, 뭐하는거야.
- 자, 이현우 감독님. 어떠셨어요?
- 뭐, 뭐하는거야...?
- 찍는 내내 말은 안해도 무지하게 꼴리셨죠?
- 야, 장난 그만하고 줘.
어느새 팬티까지 챙겨입은 찬호가 카메라를 내리고 나를 보더니 웃으면서 말한다.
- 야, 이현우. 지금부터는 니 차례야.
- 뭐? 무슨 소리야?
- 이제 내가 감독하구 니가 배우한다구.
- 뭐...?
- 지연이랑 나랑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너두 이걸 같이 찍는게 안전하단 결론이 났어.
- 안전...? 무슨 소리야. 장난치지 말고 카메라 이리 내.
- 우리가 아무리 서로 믿는다고 해도, 찍히는 사람과 찍는 사람이 완전히 갈리는 이런 조건은 아무래도 불안하지 않겠어?
- 야... 무슨... 우리 다 약속했잖아.
- 아니. 다 배우가 되는게 그나마 최선이야. 지연이도 나도 그 점에 동의했고.
- 이런...
- 자, 지금부턴... 니가 배우야. 준비해.
찬호가 지연이 배 위에다가 싸는 것으로 첫 촬영이 끝이 났다. 찬호가 지연이에게 곽티슈를 건네면서... 또한 자신이 뿌려놓은 물을 티슈로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찬호가 다시 카메라를 켜고 나를 들이댄다. 나는 당혹스러운 마음에 아직 침대에 누워 있는 지연이 쪽을 바라본다. 지연이가 웃으면서 손을 뻗어 나를 부른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게 최선이지...? 내 질문에... 내 몸이 대답을 하기 시작하는 것에 나는 당혹스러워진다.
* * * *** * * * *
사람이 세우는 계획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지연이와 찬호를 위해 계획되었던 그들만의 백일 기념 AV는, 감독인 나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2인 출연이 아닌 3인 출연의 비디오가 되고 말았다. 애당초 내가 말했던대로 지연이와 찬호가 나를 빼놓고 둘이서 사귀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세 친구에게는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상황은 이렇게 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처음 찍은 비디오는 세 사람이 최종편집본만을 DVD로 만들어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고, 원본 영상들은 완전히 삭제하였다. 아, 지금 나는 일본 동경에 와서 지내고 있다. 영극영화과로 진학하고 군대를 다녀온 다음, 나는 보다 넓은 경험을 위해서 일본으로 건너와서 AV비디오 산업에 한 발을 담궜다. 뭐 구구절절 나의 영화관을 일일이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어차피 늘어놓아봐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현학만이 가득한 개소리고 헛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연출보로 일하면서 내가 계획한 것들을 차근 차근 밟아가고 있다.
지연이와 찬호는 아직도 사귀고 있는 중이다. 우리 셋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 둘은 공식적인 연인관계이다. 둘은 곧 결혼을 할 것이고, 나는 그들의 결혼식 비디오를 위해 조만간에 서울행 비행기를 탈 것이다. 나는 내 가장 친한 친구들을 위한 최고의 결혼기념 비디오의 콘티를 열심히 짜고 있는 중이다.
<끝>
다망구 단편모음, 2010년7월6일
- 잘 봤어?
- 으응...
내 질문에 대답을 먼저 한 것은 지연이다. 찬호 녀석은 아직도 내가 보여준 비디오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 야, 김찬호. 잘 봤냐고!
- 어. 그런데, 너 정말 저렇게 찍을 수 있는거지?
- 당연하지, 임마. 날 뭘로 보고. 나 몰라? 97년 청소년 영화제 동상에 빛나는 이현우야.
나는 노트북을 덮으면서 찬호 녀석의 어깨를 한 번 툭 쳤다. 이지연, 김찬호, 그리고 나 이현우. 우리 셋은 유치원 시절부터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금까지 줄곧 붙어 다니는 단짝 중의 단짝이다. 그런데, 고2가 되던 봄에 지연이와 찬우가 나에게 둘이 사귀기로 했다는 소리를 했다. 좀 놀라기는 했지만, 나는 곧 축하해줬다. 사실 둘이 사귄다라고 하는 것이 우리 셋 사이에서는 좀 어색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둘이 따로 사귄다고 하는 것이 우리 셋의 관계에 그다지 큰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연이와 찬호가 굳이 둘이서 사귀겠다고 공표한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어쨌거나, 나는 나를 빼놓고 둘이 사귀겠다고 하는 것에 그다지 마음 상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뭐 사귄다면 사귀면 되는 일이니까.
지연이는 중학교 1학년때부터 여자다워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찬호나 나는 늦은 중3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사춘기가 오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그때까지 지연이보다 작았던 찬호와 내 키가 지연이의 키를 초월했고, 목소리도 굵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지연이가 우리를 동생 다루듯 했다. 중학생 여자아이에게 또래 남자아이는 하는 짓이 유치하고, 친구라고 해도 같이 놀아주기가 부끄러운 존재들이다. 그래도 지연이는 중학교 내내 우리 둘을 잘 참아줬고, 우리의 우정은 지속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가면서부터 우리 셋의 관심은 조금씩 갈리기 시작했다. 찬호 녀석은 대체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쪽으로 갔다. 찬호는 비교적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편으로 어찌보면 권력욕이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반면, 나는 고등학생이 된 뒤로 영화와 음악에 심취하여, 공부는 대체로 뒷전이었다. 일류대학을 나와 고시를 치르는 것이 남자가 살 유일한 길이라는 철학을 가진 찬호의 부모에 비해서, 내 부모는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길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편이었다.
지연이는 여느 여자아이들과 달랐다. 어려서부터 자기 개성이 뚜렷한 찬호와 나의 단짝이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지연이는 소위 말해서 쿨한 면이 있는 아이였다. 우리 셋의 우정에 대한 믿음이 누구보다도 뚜렷했던 것은 지연이였는지도 모른다. 다른 것이 있다면 지연이가 여자아이라는 점이었다. 다 함께 코흘리개였던 지연이가 우리보다 먼저 어른이 되면서 몸에 곡선이 드러날때부터, 우리는 우정 외에 다른 그 무엇을 하나 더 얹는 관계로 발전된 것 같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찬호도 나도 첫키스는 지연이와 했었으니까.
고1 겨울방학 때, 나는 부모님에게 나름 괜찮은 디지털 캠코더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다. 그 겨울 내내 나는 이 캠코더를 가지고 놀았다. 이것 저것을 찍어보고, 컴퓨터에서 편집을 하고, 그리고 음악과 스토리를 붙이는 것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능력을 키웠다. 고등학생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단 하나. 무엇인가에 몰입했을 때, 몰입도가 어떤 다른 세대보다도 높다는 것. 그리고 내 재능이 그런 몰입에 결합하면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커져갔다.
고2 봄 학기, 나는 가장 친한 친구들인 찬호와 지연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방과 후 짬짬이 찍은 이 단편영화를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하였는데, 운도 좋게 작품상으로 동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들었던 단편영화의 내용은 다름 아닌 오랜 친구였던 남녀 고등학생이 몸과 마음의 사춘기를 겪으면서 서로에게 몰랐던 것을 알아가게 되고, 그 결과로 풋사랑을 이루어간다는... 어떤 면에서는 유치한 내용의 영화였다.
이런 뻔한 내용의 영화로 내가 상을 받은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찍은 카메라와 영상간의 편집이 뛰어났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단 두어 컷의 씬만 가져다 줘도, 그것을 묘하게 연결시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재주가 있다. 어쨌거나, 나는 이 작품으로 사실상 힘들게 대학입시를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어졌었다. 대학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던, 나로선 그저 왠만한 4년제의 연극영화과에 특차로 진학할 정도만 되면 되는 것이니까.
지연이와 찬호가 내 앞에 와서 나를 빼놓고 둘이 사귀겠다고 말한 시점이 딱 내 단편영화의 배우로 출연했던 시점과 일치한다. 어떤 면에서는 둘이 "사귀겠다"라는 마음을 먹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지연이는 내가 카메라 앵글 속에서 만들어낸 자신의 모습을 대단히 좋아했다. 여고생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기 외모에 대한 어떤 환상 같은거? 지연이는 내 영화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그런 식으로 사랑했다. 찬호 녀석은 지연이처럼 대놓고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작품 안에서 재창조된 자신의 이미지를 적잖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둘 다 내 작품 속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나는 둘의 백일 기념으로 줄 선물을 야심차게 기획했다. 찬호 녀석이 내 선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게 보인 반응은 간단했다.
- 야이, 미친 새끼야! 너 돌았지, 그렇지???
지연이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지만 내가 말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면서 처음 며칠은 학교에서 나를 피해다녔었다. 내 제안은 다름 아닌 둘이 사랑하는 장면을 찍어서 영화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말이 좋아 사랑하는 장면이지, 노골적으로 말해서 섹스 비디오를 찍겠다는 것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해한다. 그런데, 이 카메라라고 하는 것이 그것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묘한 유혹을 던지는 종류의 요사스러운 물건이다. 나는 이미 지연이와 찬호를 놓고, 나만의 X등급 영화를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었고, 친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벌써 몇 대는 얻어맞고 말았을 이 일을 줄기차게 둘에게 설득하였다.
설득의 과정으로 오늘 나는 둘을 우리 집 지하실에 만들어 놓은 내 작업실로 불렀다. 그리고 특별히 엄선한 일본 AV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잘못 골랐다가는 지연이를 설득하기는 커녕, 오히려 혐오감만 심어줄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되도록 남녀 배우 둘만 나오는 최대한 얌전한 종류의 비디오를 골랐다. 1주일 넘게 골라내고, 여자가 봐서 불편할 수 있는 부분들을 편집해서 들어낸 결과... 지연이도 찬호도... 내가 보여준 비디오의 끝에 이전처럼 과도하게 거부하거나 하진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굴이 발개지기는 했어도, 지연이는 비디오를 보는 내내 자리를 뜨지 않았고, 찬호는 사실상 비디오에 푹 빠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내가 계획하는 것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커졌다.
* * * *** * * * *
지연이와 찬호의 승락을 받은 다음,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촬영 계획을 세워 갔다. 우리 중에 유일한 외아들인 찬호의 집이 촬영장소가 되었고, 부모님이 2박3일의 교회 수련회를 떠나신 날을 촬영날짜로 잡았다. 어려서부터 단짝이었기 때문에 우리 셋이 어울려다니는 것에 관해 어느 부모님도 문제 삼는 경우가 없다는 것은 우리 셋의 이런 어머어마한 계획에 대단히 도움이 되었다. 함께 모여서 공부하기로 했다고만 하면 만사 오케이였기 때문이다.
찬호와 나는 영화제 입상 이후에 추가로 구입할 수 있었던 내 촬영장비들을 찬호의 집으로 날랐다. 촬영장비라고 해봐야, 카메라 스텐드와 실내 촬영에서 쓰일 수 있는 조명 장치들이 전부이다. 촬영은 두 차례로 나눠서 하기로 계획했다. 배우 둘을 제외하고 스텝은 오직 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핸드헬드로 들고 찍어야 하고, 롱컷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촬영의 특성 때문에, 촬영을 많이 할 수 있으면 그림이 잘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 친구가 좋은 것의 하나는 사실 문제가 될 수 있는 이런 촬영에 관한 합의가 의외로 쉽게 도출된다는 것이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나면, 원본 영상은 완전히 삭제하고 최종으로 나온 것을 DVD 형식으로 지연이와 찬호에게 주기로 합의했다. 어차피 내가 원한 것은 이런 특별한 종류의 촬영 경험이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 수준의 합의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둘에게 최종 영상을 넘기고 나면 그다음에 관해서는 둘이서 알아서 하면 될 일이니까. 난 이 둘에게 그냥 백일 기념 선물을 만들어 주는 것일 뿐이다.
* * * *** * * * *
드디어 촬영날이다. 어차피 가지고 있는 장비를 활용하는 것 외에는 가진 것이 없는 우리로서는 촬영의 컨셉을 교복으로 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런 부실한 조건에서 얼마나 좋은 영상이 나올 수 있을까를 내 자신도 의심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이전에 찍어본 배우를 놓고 이런 것을 찍는다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 지연이나 찬호나... 어떤 앵글에서 잡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너, 정말 예쁘게 찍어줘야 해.
지연이가 조명장치를 점검하고 있는 나에게 와서 당부를 받아낸다.
- 걱정마, 지연아. 넌 내가 아는 최고의 주연여배우니까. 너때문이라도 잘 나올거야.
지연이로서는 큰 결심으로 나선 촬영이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지연이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렸해야 한다. 메이컵을 따로 해줄 사람이 없는 상황인지라, 지연이는 자신이 알아서 화장을 했다. 그건 이전에 단편을 찍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단지 너무 진하지 않게만 하라고 요구했다. 벌써 나와 촬영을 해본 적이 있는 지연이는 하얀 블라우스에 짙은 녹색 계열의 체크무늬가 있는 우리 학교 교복을 잘 다려 입고 왔다. 단발에 가볍게 웨이브가 진 지연이의 머릿결이 지연이가 입은 차림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지연이의 촬영준비에 오케이했다.
사실 지연이 못지 않게 찬호도 카메라가 잘 먹는 배우이다. 눈섭도 짙고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름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 교복이 잘 어울리기는 찬호도 마찬가지이다.
- 자, 그럼 이만하면 준비가 다 된 거 같은데...? 너희들은 어때?
지연이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고, 찬호는 그냥 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한 번 만들어 들어 보였다.
- 그럼 일단 지연이 단독샷으로 먼저 가자.
나는 나름 큰 마음 먹고 구입한 조명 기구를 지연이 쪽을 향해 비췄다. 조명 아래에서 배우들은 확실히 멋지게 카메라에잡힌다. 이미 한 번 같이일해 본 적이 있다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된다.
지연이는 내가 원하는 종류의 포즈를 잘 취했고, 나는 그런 지연이의 모습을 고스란히 내 카메라에 담았다.
- 자, 이제... 지연이 니가 침대에 앉아 있으면 찬호가 너한테 다가가서 앉을거야. 그리고 나서 둘이 최대한 사랑스럽게 바라보다가, 내가 사인을 보내면 키스 시작하는거다. 알았지?
지연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찬호는 앵글 밖에서 대기를 했다. 사실 이렇게 계획 하에서 영상을 찍는다는 것이 지연이도 찬호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건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도 다를 것은 없다.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 나는 나름 로맨틱하다고 고른 음악을 틀었다.
- 자, 준비하고... 큐하면 찬호가 들어올거야.
나의 큐 사인과 함께... 지연이는 침대에 앉아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찬호를 맞이했다. 사귀는 애들을 놓고 이런 것을 찍는 것은 확실히 쉽단 생각이 든다.
- 자, 둘이 웃으면서 뭔가 이야기 나누는 포즈를 해.
어차피 소리는 뒤에 음악 등으로 대체할 것이고 연기를 지시하는 내 목소리가 들어간 부분은 제거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배우들에게 일일이 목소리로 지시를 한다.
- 자... 이제 둘이 서로 눈빛 교환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찬호를 올려다보다가 지연이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면서, 카메라 쪽으로 손을 흔들어 NG를 요청한다.
- 아, 왜...? 좋았는데...???
- 푸하하핫...!!! 자, 잠깐만...!!
- 야, 내가 뭐 어쨌다고 그래...?
- 쿠흐흑... 야아~ 너 왜 그렇게 야리꾸리하게 쳐다봐?
- 나원... 야리꾸리는 무슨...
아무래도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나는 둘이서 사귀면서 어떻게 하고 지냈는 지를 사실 고스란히 다 알고 있다. 둘이서 뭘 하고 나면 찬호는 제일 먼저 달려와서 나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건 지연이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이 벌써부터 키스도 하고 섹스도 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이런 제안을 한 것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둘만 하던 일에 내가 카메라를 들고 끼어 있는 것이 어색할만 하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나는 둘이 진정하도록 내버려 뒀다.
- 자, 이제 가도 되냐...?
- 응... 잠깐만...
지연이가 한 번 숨을 고르고는 진정한다. 다시 떨어진 나의 큐 사인에 지연이와 찬호의 연기가 시작된다.
- 자, 이제 둘이... 키스...!
찬호가 손을 들어올려 지연이의 턱쪽으로 가만히 가져간다. 지연이의 고개가 다가오는 찬호의 고개에 맞춰서 약간 기울어지는 듯 싶더니... 찬호의 입술이 가볍게 지연이의 입술을 포갠다. 나는 그런 둘의 얼굴을... 천천히 클로즈업해서 들어간다. 카메라 안에서 확대된 지연이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벌어진다... 앵글이 딱 좋다... 지연이의 혀의 붉은 색이 카메라에 잡힌다 싶더니... 찬호의 혀가 지연이의 입속으로 들어간다... 지연이가 카메라 쪽의 손을... 조심스럽게 찬호의 어깨위로 얹는다. 찬호가 지연이의 허리를 가만히 잡는다. 내 카메라 속에서 고등학생 연인 둘이 교복을 입고 짙은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된다... 찬호 자식... 키스하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다..!
- 자, 컷...!
지연이가 찬호의 가슴을 두 손으로 밀어내더니 터진 웃음을 어쩔 줄 모르고 웃는다. 내 컷 사인에 둘의 입술이 떨어진다... 키스하는 내내 눈을 감고 키스에 집중하던 지연이가 눈을 뜨면서 피식 웃는다. 찬호와 눈이 마주친 듯 하다. 둘만 하는 키스는 아무렇지도 않을 것인데, 확실히...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의 키스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찬호가 나를 돌아보면서 묻는다.
-야, 잘 찍었어...?
- 그래, 임마! 늬들 둘 그런데 장난 아니다... 그림 잘 나왔어.
- 어디 한 번 봐...!
지연이가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카메라에 달린 작은 LCD 창으로 방금전에 찍은 컷을 보여달라고 한다. 지연이는 내가 찍은 그림이 썩 마음에 드는 것 같이 흡족한 표정이다.
- 잘 찍혔지... ?
- 응. 니 실력은 믿을만해.
- 너, 제일 예쁘게 찍어줄테니까 염려 푹 놓으셔!
나는 지연이와 찬호에게 그 이후 찍을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본격적인 것은 그때부터이다. 촬영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롱테이크로 갈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전문적인 AV배우나 촬영자가 없기 때문에, 촬영을 끊어가면서 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중간에 흥이 끊겨서는... 좋은 그림이 나오기 어려우니까. 힘들기는 해도 지금부터는 계속 해서 이어가면서 찍을 것이라는 것을 지연이와 찬호에게 말해주었다.
- 이제부터는... 그냥 둘이서 늘 하던 대로 하면 돼는거야.
둘이 고개를 끄덕인다.
- 키스하는 것부터 다시 할거고, 그리고 찬호 너는 내가 시키는 순서대로... 알았지? -그래. 벗기는 거 말하는거지?
- 어.
* * * *** * * * *
나의 큐사인은 지연이과 찬호가 키스를 하는 데서부터 다시 이어진다. 큐 사인에 맞춰서... 지연이와 찬호가 다시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까의 클로즈업과는 달리 이번는 둘의 상반신을 샷으로 잡았다. 찬호와 지연이의 키스가 이어지는 동안 나는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촬영만을 이어갔다. 그렇게 한 1,2 분을 키스를 나누던 중에... 카메라 쪽의 찬호 손이 지연이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한다. 블라우스 위로 찬호의 손에 쥐여지는 지연이의 가슴이 제법 예쁘게 부풀어 오른 것 같다 싶은 생각이 든다... 찬호가 능숙하게 지연이의 블라우스단추를 위에서부터 몇개를 끌렀고... 지연이의 목선에서부터... 가슴골의 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그런 지연이의 가슴을 클로즈업한다. 지연이의 흰색 브라 위로... 찬호의 손 움직임을 따라. 지연이의 가슴이 움직인다... 그러다가 아주 잠시 브라 위로 지연이의 작은 젖꼭지가 드러났다가 다시 숨는다.
- 자, 이제 치마쪽이야...
나는 아주 나즈막하게 배우에게 연기를 지시했다. 내 지시를 의식한 지연이의 다리쪽의 힘이 약간 풀리는 듯 한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둘의 키스는 계속 된다... 찬호가 드디어 손을 지연이의 치마 아래로 집어넣는다. 찬호의 손이 지연이의 다리 사이에 닿는 듯하다. 키스를 나누던 지연이가 아주 얕은 신음 소리를 내면서 몸을 뒤튼다 싶더니 자기 치마 속으로 들어온 찬호의 팔을 잡는다...
- 찬호야, 치마 들어올려.
찬호가 내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야 지연이의 체크무늬 교복 치마를 들어올린다. 지연이의 허벅지가 고스란히 카메라에 와서 담긴다. 그리고 지연이가 입은 팬티... 그리고 그 팬티 위로 지연이의 갈라진 보짓살을 문지르는 찬호의 손가락을 카메라에 클로즈업으로 담기 시작했다. 지연이는 하얀 면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찬호의 손동작 덕분에 팬티가 지연이의 예쁘게 갈라진 보지를 따라 젖어 있는 것이 잡힌다.
찬호는 이제 자연스럽게 허벅지 사이 팬티 아래로 손을 집어 넣는다. 지연이의 몸이 움찔거린다 싶더니... 지연이가 자신의 보지를 맨살로 만지는 찬호에게 매달리듯 안긴다.
- 지연아, 다리 포개지마.
지연이가 내 말을 듣고는 움찔한다... 찬호의 손놀림에 어쩔 수 없이 포개지던 허벅지를... 감독인 내 지시에 따라... 다시 힘을 풀어 연다... 찬호의 손동작에 들썩이는 지연이의 팬티 아래로 지연이의 보지털이 조금씩 잡힌다. 나는 그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다....
- 잠깐만 컷할께...!
내 컷 사인에, 지연이와 찬호가 한참 달아오르던 섹스를... 멈추고 카메라를 든 나를 바라본다. 지연이의 볼이 많이 상기되어 있다. 컷 사인과 함께 지연이는 들춰진 자신의 교복치마를 내려서 허벅지를 덮고는 약간 풀어진 블라우스의 가슴 매무새를 다진다.
- 지금까지 그림 정말 좋아.
이미 내 촬영 솜씨를 신뢰하는 두 배우는 내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 지연아, 이제 너 완전히 스프레드한 걸 찍을거야.
- 스프레드..?
-팬티 벗고, 다리 완전히 벌려서 클로즈업한다구.
- 아...
- 지연이 넌 먼저 팬티 벗어... 그리고 침대 위로 올라가구. 찬호 너도 지연이하고 같이 가서 지연이 뒷쪽에서 지연이 자세 나오게 도와줘.
지연이가 먼저 교복 치마 안으로 팬티를 벗고는 침대 위로 완전히 올라가 앉았다. 찬호도 지연이를 따라 올라가서 지연이 뒤쪽으로 앉았다.
- 자 이제 여기서부터 찬호 니가 잘해야지 지연이가 예쁘게 나올거야. 뒤에서 안으면서 키스... 알았지. 그리고 내가 신호 주면 찬호 네가 지연이 허벅지 벌리도록 도와주는거야. 오케이..
- 그래.
다시 슛이 들어가고... 찬호가 지연이를 뒤에서 안은 상태로 키스를 했다. 키스를 시작하면서 찬호는 지연이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고... 지연이는 아주 잠깐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 같았지만... 곧 찬호와의 연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내가 신호를 보내자... 찬호의 두 손이 지연이의 허벅지쪽으로 내려왔고... 지연이는 찬호의 손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허벅지를 벌려갔다... 제법 허벅지를 많이 벌렸다 싶었을 때... 찬호가 지연이의 치마를 들춰올렸다... 드디어 지연이의 보지가 생전 처음으로 카메라에 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찬호가 지연이의 허리쪽을 들어 안아주면서... 지연이의 보지가 완전히 발갛게 드러났다. 지연이는 차마 그 순간이 부끄러웠는지... 손으로 자신의 보지를 가린다. 허벅지가 벌어진 만큼 지연이의 보지 속살도 예쁘게 드러났다. 지연이는 작고 예쁜 보지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 열린 보지구멍 사이로 분홍빛 선명하게 번들거리는 속살이 보인다. 찬호가 지연이의 손을 잡아서 치우게 하고는... 자신의 손으로 지연이의 보지를 조금더 열어보여준다. 지연이의 몸이 움찔거리는 것을 따라 지연이의 보지도 숨을 쉬듯 움직인다... 나는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죄다 찍었다.
-자, 이제 찬호 니가 벗을거야.
내 지시를 따라 찬호가 지연이를 내려놓고는 지연이 옆쪽으로 침대위에서 무릎을 세워 앉는다. 찬호의 바지춤이 이미 단단하게 텐트를 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지연이가 다시 몸을 가누고는 찬호 옆으로 앉았고... 나는 카메라를 가지고 둘이 올라 앉은 침대 위에 엉덩이를 반쯤 걸쳤다.
- 지연아, 이제 니가 벗기는거야, 찬호. 자, 큐.
지연이가 찬호의 교복바지 허리띠를 푸르기 시작했다. 허리띠가 풀리고 바지 단추가 풀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퍼를 내리고 교복바지를 엉덩이 밑으로 까내렸다. 찬호는 파란생 삼각 면팬티를 입고 있었는데... 자지가 탱탱하게 힘이 들어가서 고개를 처들고 있다. 지연이가 팬티를 벗겨까자... 이미 터질 듯이 붉게 충혈되어 있는 찬호의 자지가 카메라 앞에 드러났다. 워낙에 친한 친구녀석이기 때문에 나는 찬호 녀석의 자지가 우리 또래 애들보다 더 어른스럽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빳빳하게 고개를 처들고 있는 것은 처음 본다. 아마 지연이에게만 보여주던 것일텐데... 찬호의 자지도 지연이의 보지처럼 카메라에게 첫선을 보인다.
- 자, 지연아... 그다음..
지연이의 손에 찬호의 자지가 쥐여졌다. 지연이가 엄지손가락으로 찬호의 자지대가리를 가만히 쓰다듬는다. 찬호의 자지 구멍에서는 아까부터 매끈한 물이 방울 방울 맺혀서 떨어진다. 지연이의 손가락이 능숙하게 그 물을 찬호의 자지대가리에 문질러 바른다. 나는 찬호의 자지가 지연이의 손놀림을 따라 몇 번이고 움찔거리는 것을 카메라로 포착해서 넣는다. 내가 지연이를 정면으로 포착할 수 있는 쪽으로 카메라를 옮겨가면서... 지연이는 찬호의 자지를 입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여태 자그만하고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던 지연이의 입술이 그렇게 야하게 남자의 자지를 먹는 것을 처음 보니... 나도 숨이 꼴깍 넘어갔다.
- 으으... 미치겠다...
지연이가 자기 자지를 빨아준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텐데, 찬호는 지연이 입속에 담가 넣은 자신의 자지가 터질 것만 같은 모양이다. 찬호의 자지를 잠시 지연이의 입에서 빼내게 하고는 찬호가 침대에 기대고 눕는 자세를 취하게 했다. 지연이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찬호의 자지가 아까보다 조금더 불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자세로 나는 지연이가 찬호의 자지를 빠는 장면을 한 2분 가량 찍었다. 그리고 찬호가 지연이의 보지를 핥아 주는 것도 비슷한 분량으로 찍었다. 이제 삽입 장면을 찍을 것만 남았다.
-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이 부분은?
- 어떻게 라니...?
- 체위 말이야.
- 아...
찬호가 침대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숨을 고르면서 나와 이야기를 하는데... 옆에 반라의 여자친구를 노혹 자지가 벌겋게 서있는 꼴이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 찬호, 너 장난 아니다.
- 야, 너도 짜식... 엄청나게 꼴리는 모양이다?
- 야, 뭐하는거야. 감독한테...
- 쿠하하... 감독은 무슨... 잠깐... 어디 한번...!
갑자기 찬호 녀석이 나에게 달려들더니... 내 바지 허리띠를 벗기기 시작한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통에 나는 찬호녀석을 제지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찬호 녀석이 나보다 힘이 세기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난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찬호에 의해서 아랫도리가 벗겨졌다... 지연이와 찬호의 섹스 장면을 고스란히 카메라를 담으면서... 내내 불끈 솟아 있던 내 자지가 두 배우 앞에 꼼짝없이 드러나버렸다.
- 이것봐. 이 자식도 아까부터 이런 줄 알고 있었어. 쿠하하하.
- 야 임마... 아이씨...
- 뭐 어때 새끼야... 지연이도 나도 너한테 다 보여줬는데, 너라고 보여주지 말라는 법 있냐? 지연아, 너도 봐바. 이 자식자지.
지연이도 찬호가 하는 짓이 재미있는지 꺄르르 웃는다. 찬호가 내 손에서 카메라를 뺏고는 내 자지를 찍기 시작했다.
- 아 정말...
- 뭐 어떠냐, 너도 한 번 겪어봐야 나랑 지연이가 지금 얼마나 쪽팔리는 걸 무릎쓰고 이러는 질 알지...!
다른 것보다 지연이 앞에서 벌떡 선 내 자지를 보이는게 쪽팔린다 싶었지만... 찬호 말도 뭐 틀린 것은 없어서 뭐 그냥 가만히 당하기로 했다.
- 지연아, 너 현우 자지도 좀 만져줘라, 오랜만에.
- 쿡.. 그럴까, 그럼...?
- 야, 야.. 하지마...!
- 찬호야, 현우도 물 나왔어.
지연이가 내 자지 대가리를 찬호가 들고 있는 카메라 쪽으로 가져다 보여준다. 이런...!
- 야, 야... 그만해...!
내가 장난처럼 카메라로 찬호의 자지를 다시 한 번 찍으려 하자, 찬호가 깜짝 놀라면서...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막으면서 말한다. 찬호가 손을 뻗어 내 바지춤을 한 번 툭 친다. 말릴 틈도 없이 지연이가 내 자지를 손에 쥐였다. 그러더니, 밑에서부터 자지를 한번 짜올리는 것 같다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꺄르르거리다가... 우리는 다시 촬영의 마지막 부분을 찍기로 했다. 우리는 먼저 정상적인 자세에서 찬호가 자기 자지를 지연이의 보지에 넣는 장면을 찍었다. 이제 어느 누구랄 것도 없이 이 촬영을 즐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찬호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커다란 자지를 지연이의 보지 구멍에 잘 맞춰서 밀어 넣었고... 지연이의 보지는 카메라 앞에서 제법 큰 찬호의 자지를 고스란히 다 받아 먹었다. 처음 들어간 찬호의 자지가 지연이의 보짓물에 젖어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간다. 지연이가 다시 받아먹는 찬호의 자지때문에 탄성을 지른다... 지연이가 다리를 들어올리고... 찬호는 그런 지연이의 다리를 잡아 찍어 누르듯이 자신의 자지를 지연이의 보지에게 먹인다. 나는 그런 찬호와 지연이의 동작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포착했다. 이 때부터 찬호도 지연이도 더 이상 내가 옆에서 그들의 섹스를 고스란히 영상으로 담고 있다는 사실을 잊기라고 한 듯... 미친 듯이 섹스를 하기 시작했다.
찬호는 능숙하게 지연이의 몸을 움직여 다양한 체위들을 만들어냈다. 이제 찬호는 자신의 남성스러움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포착되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것만 같았다. 지연이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찬호의 자지와 지연이의 보지가 서로 맞물려 있는 것들을 서로 다른 여러가지 자세로 찍었고... 찬호는 혹시라도 카메라 앵글에 자신의 지지를 먹고 있는 지연이의 보지가 제대로 잡히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연이의 몸을 최대한 카메라에 잘 잡히게 도와줬다...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 으으윽...!
- 야, 진짜 잘 나온거 같다. 대단해!
나는 찬호와 지연이를 칭찬했다. 처음 찍은 나의 AV가 두 배우의 열연 덕분에 정말 제대로 된 걸작이 나올 것 같아 기분이 들뜬 것이 사실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한 번 찍어보고 싶었던 것을... 이렇게 빨리 찍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디지털카메라에서 방금 찍은 테이프를 꺼내려고 하는데, 찬호가 다시 내 카메라를 뺏더니 나를 찍기 시작했다.
- 야, 뭐하는거야.
- 자, 이현우 감독님. 어떠셨어요?
- 뭐, 뭐하는거야...?
- 찍는 내내 말은 안해도 무지하게 꼴리셨죠?
- 야, 장난 그만하고 줘.
어느새 팬티까지 챙겨입은 찬호가 카메라를 내리고 나를 보더니 웃으면서 말한다.
- 야, 이현우. 지금부터는 니 차례야.
- 뭐? 무슨 소리야?
- 이제 내가 감독하구 니가 배우한다구.
- 뭐...?
- 지연이랑 나랑 가만히 생각해봤는데, 너두 이걸 같이 찍는게 안전하단 결론이 났어.
- 안전...? 무슨 소리야. 장난치지 말고 카메라 이리 내.
- 우리가 아무리 서로 믿는다고 해도, 찍히는 사람과 찍는 사람이 완전히 갈리는 이런 조건은 아무래도 불안하지 않겠어?
- 야... 무슨... 우리 다 약속했잖아.
- 아니. 다 배우가 되는게 그나마 최선이야. 지연이도 나도 그 점에 동의했고.
- 이런...
- 자, 지금부턴... 니가 배우야. 준비해.
찬호가 지연이 배 위에다가 싸는 것으로 첫 촬영이 끝이 났다. 찬호가 지연이에게 곽티슈를 건네면서... 또한 자신이 뿌려놓은 물을 티슈로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찬호가 다시 카메라를 켜고 나를 들이댄다. 나는 당혹스러운 마음에 아직 침대에 누워 있는 지연이 쪽을 바라본다. 지연이가 웃으면서 손을 뻗어 나를 부른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게 최선이지...? 내 질문에... 내 몸이 대답을 하기 시작하는 것에 나는 당혹스러워진다.
* * * *** * * * *
사람이 세우는 계획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지연이와 찬호를 위해 계획되었던 그들만의 백일 기념 AV는, 감독인 나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2인 출연이 아닌 3인 출연의 비디오가 되고 말았다. 애당초 내가 말했던대로 지연이와 찬호가 나를 빼놓고 둘이서 사귀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세 친구에게는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상황은 이렇게 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처음 찍은 비디오는 세 사람이 최종편집본만을 DVD로 만들어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고, 원본 영상들은 완전히 삭제하였다. 아, 지금 나는 일본 동경에 와서 지내고 있다. 영극영화과로 진학하고 군대를 다녀온 다음, 나는 보다 넓은 경험을 위해서 일본으로 건너와서 AV비디오 산업에 한 발을 담궜다. 뭐 구구절절 나의 영화관을 일일이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어차피 늘어놓아봐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현학만이 가득한 개소리고 헛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연출보로 일하면서 내가 계획한 것들을 차근 차근 밟아가고 있다.
지연이와 찬호는 아직도 사귀고 있는 중이다. 우리 셋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 둘은 공식적인 연인관계이다. 둘은 곧 결혼을 할 것이고, 나는 그들의 결혼식 비디오를 위해 조만간에 서울행 비행기를 탈 것이다. 나는 내 가장 친한 친구들을 위한 최고의 결혼기념 비디오의 콘티를 열심히 짜고 있는 중이다.
<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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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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