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분이라도 관심을 주시니 정말 힘이 나네요. 물론 위로 차원이시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SF는 커녕 환타지까지나 잘 가려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칼을 뺏으니 물이라도 베야지요^^ 고쳐야 할 부분 커멘트 부탁드립니다.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칼 대야 할 지 모르시겠지만 ㅠㅠ. 자 또 무림으로 갑니다. 즐감하시길
올림푸스 나머지 12 장로 - 무림으로 (3)
해가 지려면 아직도 서너 시간은 남았다. 설비는 진에게 뱃놀이를 졸랐다.
“그래요, 진. 나도 배 타고 싶어요.”
진은 점소이를 불러 방을 하나 잡아 놓고, 뱃놀이 할 배를 한 척 수소문 하게 했다.
정오의 뜨거움이 사라진 햇살을 받으며 봄날 황하를 유람하는 것은 정말 아름다웠다. 황하의 넓은 자태가 일단 사람을 탄복시켰고, 주변의 그림 같은 산세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강변에 핀 갈대들과 이름 모를 꽃 들이 지천으로 펴 있어 아름다움과 향기를 더하고 있었다. 유람선의 구조는 선원과 티파니 등을 완전히 분리시키는 구조였다. 일종의 완벽한 리모였다. 더구나 진은 이미 자신들 주변에 막을 쌓아 어떤 소리도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해 놓았으니, 물에 떠 있는 거실이라 해도 좋을 것이었다.
티파니와 설비는 황하와 주변의 경관의 장엄함에 넋을 잃고 있었고, 서로 한 잔 씩 주고받는 황룡주에 취기가 알싸하게 오르고 있었다.
“진, 이런 곳에서 그냥 평생 살았으면 좋겠어.”
“티파니 언니. 저도 꼭 같은 생각을 했어요. 가가와 함께 이런 곳에서 평생 살았으면 좋겠어요.”
“나야 너무 좋지. 이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들과 함께 산다면 여한이 없겠지.”
티파니와 설비는 진의 품에 안겼고, 진은 설비의 입술과 티파니의 입술을 핥았다. 황룡주의 달콤 쌉쌀함이 남아 있었다. 설비의 혀가 진의 입술을 열고 들어온다. 달콤한 해면체가 진의 입속을 누빈다. 이번에는 티파니의 혀가 역시 해면체처럼 흐느적거리며 진의 혀를 핥아간다. 어느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세 남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진은 긴 의자에 누운 상태였고, 설비는 핏줄이 터질 것 같은 진의 뜨거운 자지를 두 손으로 잡고 빨고 있었고, 티파니는 설비를 향하여 진의 얼굴 위에 걸터앉아 진이 자신의 보지를 핥게 하고 있었고, 자신은 설비의 보지를 핥고 있었다. 설비가 처음에는 부끄러워하였지만, 티파니는 설비를 설득하여 셋이 할 때의 여러 체형들을 가르쳤다.
“아항!~~ 티파니 언니~~ 거기를~~ 아학~~~~ 너무해~~ 너무~~~ 후르릅~~~ 후릅~~ 쩌어업~~ 후릅~~~ 하아앙~~~”
“진~~ 거기를 더 세게~~ 아항~~~ 후릅~~ 후르릅~~~ 아항~~~ 설~~~ 설비 보지 너무 맛있어~~~ 하앙~~ 하앙~~~~ 더 세게~~~ ”
진은 설비와 티파니를 서로 마주 눕혔다. 설비와 티파니는 자연스레 서로의 혀를 핥아갔고, 진은 설비와 티파니의 보지를 번갈아 가며 박아대기 시작했다.
“오~~ 오~~ 진~ 더 세게~~~ 아항~~ 아항~~~~~ 더 깊이 넣어~~~ 아아아하아아아앙~~~”
“아~~ 가가~~~ 설비의 보지를~~ 아학~~ 아학~~~ 아항~~~~ 거기를~~~ 아항~~ 아하아아앙~~~~”
황하의 물은 놀을 받으며 조금씩 거세어져 갔고, 선실은 세 남녀의 뜨거운 열풍으로 거세어져 갔다. 물놀이 나온 세 남녀는 전혀 다른 놀이로 황하의 낙조를 즐기고 있었다.
“아아아아아~~~ 진~~~~ 가려고 해~~~~~ 더~~~~ 아아아아아”
“가가~~~~~ 설비의 보지에~~~~ 싸줘요~~~ 아~~~ 설비도 가려고 해~~~~ 어서~·~ 가가의 뜨거운 애액을~~~~ 아아하아아앙~~~~ 가려고해~~ 어서~~~ 아아아아아하아아앙~~~~~ 아~~~ 뜨거워~~~~~ 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앙···~~~·”
*******
개봉성 북문 밖. 약 5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작지 않은 언덕이 있다. 송대에는 화문장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당대의 문장이었던 화선 달원이라는 사람의 장원이다. 황제가 직접 명판을 써 주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폐가가 되고, 주변에는 이름 없는 무덤들이 있을 정도로 완전히 잊혀진 곳이다. 빛바랜 화문장이란 글자의 흔적만 남은 현판이 바람이 덜렁이고 있다.
“조심해. 내가 밟는 곳만 밟아야 해. 구타진이라는 진이 설치 되어있어. 아마도 취걸 동생이 우리를 시험하는 것 같아. 나도 취걸이를 시험해 봐야겠군.”
진과 티파니, 설비다. 취걸이 말한 이곳으로 찾아 온 것이다. 조금 전의 황홀했던 상황과는 너무 대조적인 이곳의 삭막함에 설비는 한기를 느끼는 듯했다.
“흐음. 그냥 단순한 구타진인줄 알았더니, 약간의 가미가 더 있군. 이것을 취걸이 했다면 제법이군.”
구타진. 구타진은 무림에 알려진 진이 아니다. 개방의 가장 무서운 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진을 칠 만큼 개방이 폐쇄된 곳이 아니기에 별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구궁팔괘를 기본으로 하여 진식으로 설치할 수 도 있고, 백팔명의 사람으로 움직이는 진식을 만들 수 도 있다. 과거 달마대사가 만든 진식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어찌하여 개방으로 들어왔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여하튼, 구궁팔괘가 근간이기에 구궁팔괘의 생문과 사문만 알면 사실 쉽게 빠져 나갈 수 있는 진 같지만, 팔괘의 생문이 구궁의 변칙으로 인하여 수시로 바뀌기에 결코 쉬운 진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취걸이 생문을 하나만 남기고 모두 사문으로 바꾸어 버려서 자칫 잘못하면 진속에서 탈진하거나 죽게 되는 것이다.
“후후. 제법이야. 취걸. 내 동생이 될 만해. 팔괘의 마지막만 생문으로 남기고 모든 것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생문에 다시 구타진을 역으로 설치하였어. 개방 방주라도 잡을 수 있겠구먼.”
진은 천천히 구궁의 위치를 밟으며 여덟 번째 괘를 짚어 생문에 이르렀고, 다시 그것을 역으로 짚어 나가 진을 벗어나려 하였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을 떼려는 데 더 이상 나아가지를 못했다.
“호오. 마지막은 나의 내력까지 보겠다?”
그랬다. 취걸은 생문의 마지막 한 걸음에 삼 만근에 달하는 암경을 심어 놓았다. 이것은 순수하게 자신의 본원진기를 발에 보내 밟아야만 넘어갈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어떤 사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상대방을 능력만을 알고 싶어 하는 시전자의 안배였다. 진은 사뿐히 그곳을 밟고 지났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우웨엑!!!”“이런~~ 내가 장난이 좀 심했나!!!”
“아이구 형님. 동생 죽이시려고 그러십니까? 삼 만근 밖에 안 되는 것을 그리 무자비하게 밟아버리시다니... 정말 너무 하십니다.”
삼 만근의 무게는 취걸의 내력이었다. 그의 정순한 내력을 알 수 있었다. 과연 강호에 취걸의 연배에 이런 내력을 지닌 인물이 있을까? 내력만으로 삼 만근의 무게를 심을 수 있다면, 거의 오기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그렇다면 거의 오 갑자에 가까운 내력이다. 이제 약관도 안 된 청년이 오 갑자가 넘다니...
“거지 생활 하면서 무슨 영약만 구걸해 먹었나? 어찌 젊은 친구의 내력이 이리도 강한가?”
“제가 강하면 형님은 뭡니까? 단순한 발동작 하나로 삼 만근을 날리고, 더구나 겹으로 쳐 놓은 타구진을 무슨 뒷간 가듯이 가시다니 말입니다. 단언하건데, 이 진은 개방 방주라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 할 것입니다.”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형수들 놔두고 형님하고만 아는 척 하기에요?”
“아이쿠!!! 형수님들. 취걸이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호호호!! 알았어요. 한 번 만이에요.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알겠습니다. 자 드시지요. 개방 총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개방이 열린 이래 총타를 이렇게 방문하신 분들은 세 분이 처음일 것입니다.”
정말 그랬다. 개방의 총타는 철저히 비밀에 잠겨 있다. 구타진을 사람들이 모르는 이유도 총타를 드나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밖에서 볼 때는 그냥 폐가였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제법 괜찮았다. 거지들만 사는 곳으로 생각 했는데, 의외로 있을 것 있고, 갖출 것 갖추고 있었다. 취걸이 진 등을 데리고 들어간 곳은 곧 바로 넓은 연무장처럼 다듬어 져 있었다. 문에서부터 태청까지가 한 눈에 보였다. 강호의 답답한 예식을 따지는 개방이 아니었지만, 태청에는 그래도 방주를 위한 제법 괜찮아 보이는 의자도 있었다. 현 방주 구결 취선이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부마. 어서 오십시오, 공주마마. 그리고 티파니 낭자.”
“과연 명불허전이군요. 저희들을 정확히 알아보시다니요. 처음 뵙겠습니다. 진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설비에요.”
“안녕하세요, 티파니에요.”
“허허허. 이리도 아리따운 분들이 거지들의 소굴을 찾아주시니 광영입니다.”
“호호호.”
“그나저나 취걸이 녀석이 귀한 분들에게 장난을 치도록 방치해 두어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개방의 위세가 허명이 아님을 알게 되어 더욱 마음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부. 일단 어디 앉아서 이야기 하죠. 뭐 죽엽청이라도 한 잔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알았다, 이 놈아. 너는 어째 사부보다 술을 더 밝히냐?”
“아니, 그럼 그걸 가르쳐 주셔놓고 이제 와서 뭐라 하십니까?”
“하하하하!!!”
“호호호호!!!”
“제자라고는 하나 밖에 없는 놈이 저 모양이라우. 으이그 어디 가서 나도 예쁜 제자 하나 구해야 겠다.”
“참나. 나나 되니까 거지를 사부로 모시지, 어디 예쁜 낭자가 거지를 사부로 모신답니까?”
“호호호호!! 그건 취걸 도련님의 말이 맞네요.”
“하하하하!!! 또 당하셨습니다, 방주.”
취객당. 개방 총타의 손님을 모시는 곳이다. 과연 이곳을 들어왔던 손님이 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취객당이라 봐야 조그마한 탁자와 의자 다섯. 탁자 위에는 술 단지 하나와 삶은 닭 다섯 마리, 삶은 야채가 전부였다.
“그럼 한 잔씩 받으시구려.”
돌연 술 단지에서 초록빛 죽엽청이 다섯 가닥 선을 그리며 각자의 잔으로 날아가 채워졌다.
“와우! 역시 방주님이세요. 고맙습니다.”
“무슨 말씀을요. 맛있게 드십시오, 공주님.”
모두들 한 잔씩을 마시고, 이번에는 진이 한 잔씩 돌린다.
“그럼 이번에는 제 잔을 받으시지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돌연 각자의 잔에서 향긋한 죽엽청 냄세가 나는 것이었다.
“후후. 역시 부마시구려. 잘 마시겠소.”
취선은 자신의 내력으로 잔의 입구를 봉하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 술잔에 술이 채워졌는지도 모르게 술이 가득했다.
‘도대체 가늠할 수 없는 젊은이구만. 악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대명의 화요, 선한 마음을 가졌다면 대명과 중원의 홍복이로다.’
“그나저나 부마께서 어쩐 일로 이런 거지 소굴에 찾아 오셨습니까?”
“예, 방주님. 사실 저는.... 그래서 제가 찾고 있는 디오니소스가 취걸이 아닐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진은 아예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취선이나 취걸에게서 느껴지는 됨됨이가 그만큼 신뢰가 가는 것이었고, 괜히 돌려 말하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상황을 돌려 말한들 누가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놀랍군요. 미래의 세계에서 오셨다는 것도, 디오니소스를 위한 하늘의 안배도... 개방은 부마를 위해 모든 정보망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디오니소스의 안배는 잘은 모르지만, 잘 찾아오신 듯합니다. 제가 취걸이를 만난 것은 남해의 보타 섬에서 입니다. 벌써 18년 전이군요. 저는 그때에 개방의 전설인 혼원귀일신공의 원류를 찾으러 남해를 헤매고 있을 때였습니다. 보타 섬이라는 곳에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죠. 갓 난 아기였는데, 신기하게도 섬의 새들이 포도를 물어와 즙을 먹이고 있었지요. 그 옆에는 이 녀석이 들고 있는 지팡이가 있었구요. 아기와 남겨진 한 장의 편지에는 누군가 이 아기를 찾아 올 때까지 잘 키워달라는 부탁이 있었지요. 그러나 그 편지는 피에 젖어 있었고, 일부는 찢겨 있어서 정확한 이 아이의 내력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짐작에 피가 묻은 편지가 있었다는 점으로 봐 무언가 불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이 녀석을 이곳에 데려와 키웠지요. 이 아이는 무공을 위한 천골을 타고 태어난 놈입니다. 이미 개방의 모든 것을 이었지요. 뿐만 아니라, 구대문파의 무공들도 거의 통달하고 있습니다. 아마 구대문파 골통들 (장문인)보다 한 수 위일 것입니다. 이 녀석의 무위를 보면 그 늙은이들은 개 거품을 물고 넘어질 것입니다. 킬킬킬. 만일 부마께서 그 편지의 ‘올 사람’이라면 이 아이를 데려 가셔도 됩니다. 저희 개방으로서는 큰 손실이지만, 모든 것은 순리를 따라야지요. 하늘의 순리를...”
“고맙습니다. 분명 취걸은 디오니소스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안배해 놓은 저희 12 장로들은 우주만력에 반응합니다. 일단 제가 취걸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러십시오.”
“자~~ 잠깐~~~ 사부. 왜 저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십니까? 형님이 원하면 그냥 저더러 따라가란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저는 개방 사람입니다. 그리고 다음 방주도 돼야 하는데...”
“이누움!! 누가 너 방주 시켜준데더냐? 사내는 큰물에서 놀아야 하느니라. 개방은 너무 작다. 너에게 개방은 너무 작아. 더 큰 물로 가거라. 그것이 하늘의 안배라면 순응해야 하느니라.”
“하지만, 사부~~ 아니 사부님!”
“시끄럽다. 네 놈이 하늘을 아느냐?”
“참나~~ 사부도 하늘을 모르잖아요?”
“취걸. 일단 네가 디오니소스인지 확인을 하자. 아닐 수도 있잖아.”
“그~~ 그러지요 뭐. 일단 형님 뜻대로 하십시오. 그 후에 다시 이야기 하지요.”
진은 초상에너지를 극으로 끌어올렸다. 먼저 반응을 일으킨 것은 취걸의 지팡이였다. 초상에너지를 감지한 푸르스름한 대나무 모양의 지팡이의 표면이 갈라지며 검붉은 포도주 빛이 흘러나왔다. 마치 뱀이 껍질을 벗듯이 푸른 대나무 표면은 떨어져 나가고 맑은 붉은 포도주 빛 지팡이가 나타났다. 포도 덩굴 같던 것은 오히려 녹색이 짙은 살아있는 가지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솔방울처럼 달려 있던 다섯 개의 조약돌만한 조각들은 황금빛의 복숭아 씨앗처럼 바뀌었다.
“타르서스!”
“이~~ 이게~~~ 뭐야?!”
“타르서스라 하지. 디오니소스의 신물이야.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디오니소스의 지팡이. 세상의 모든 식물을 지배할 수 있는 지팡이야.”
“시~~ 식물을 지배한다구요?”
“직접 확인해봐. 저기 소나무가 보이지. 소나무를 가리키고 부수고 싶은 것을 지목해봐.”
“이게 무슨 귀신 놀음!!!!”
그러나 취걸은 타르서스로 소나무를 가리켰다가 화문장의 한 쪽에 놓여 있는 커다란 바위를 가리켰다. 그러자 소나무의 뿌리 쪽에서 순식간에 굵기가 어른 허벅지만한 뿌리가 나와 길게 뻗어지더니 취걸이 가리켰던 바위를 뚫어 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그 뿌리는 나왔던 자리로 돌아갔다. 바위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으~~으으으~~~ 나무 귀신!”
“대단해요.”
“정말 굉장하네요.”
그도 그럴 것이 그 바위를 부수려면 웬만한 내력으로는 저토록 가루로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후후. 취걸. 자네는 디오니소스야. 이 지팡이 타르서스의 주인이지.”
“제가 타르서스의 주인인지 어찌 압니까?”
“아무나 타르서스로 저런 일을 할 수 없어. 오직 디오니소스만이 가능하지. 방주님 시험해 보시겠습니까?”
“그~~ 그럼세”
취선이 타르서스를 잡고, 취걸이 했던 것과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취걸 자네가 다시 해 보게. 이번에는 소나무의 가지로 나를 들어 올리게 해봐. 그냥 생각하고 소나무와 나를 가리키면 돼.”
취걸이 소나무를 바라보며 타르서스로 가리키고, 진을 가리켰다. 그러자 소나무의 한 가지가 진에게 뻗어지더니 진의 허리를 감더니 진을 번쩍 들어 올렸다.
“우와~~~ 정말 대단하군요.”
“후후. 이제 좀 내려주지 그러나?”
“참. 죄송합니다. 형님. 근데 어떻게 하는지?”
“그냥 생각하고 타르서스로 가지를 가리키고 나무를 가리키면 되지.”
취걸이 그대로 하자, 나무는 진을 땅 위에 살짝 내려놓고, 제 자리로 돌아갔다.
“정말 대단하군요. 더구나, 제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내력도 다르고, 감각도 달라진 것 같아요.”
“그럴거야. 우주만력이 타르서스와 반응하면서 그 주인인 자네의 몸을 12 장로의 몸에 맞도록 변형시켰을 거야. 무림으로 치자면 화경을 넘어섰어. 확인해보면 알거야.”
취걸은 혼원귀일신공을 끌어 올렸다. 개방의 방주와 팔걸에게만 구전으로 전수되는 신공이다. 취걸은 약 오성을 완성했었는데, 지금은 혼원귀일신공이 아무런 막힘없이 순식간에 일주천을 하는 것이었다. 단지 신공을 끌어올리기만 했는데 일주천이었다. 보통 상황에서 일주천은 한 번의 운기조식과 같은 상황인데 지금은 그저 한 번의 호흡으로 운기조식 한 번을 마친 경우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내력이 끊임없이 공급될 수 있는 것이다. 취걸의 몸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잠시 후, 숨을 몇 번 쉬었을까 하는 시간이 지난 후, 취걸은 커다란 잉어 한 마리와 죽엽청 한 항아리를 들고 나타났다.
“후후. 사부. 한 잔 더 드시지요. 잉어도 한 마리 잡아 왔습니다.”
“이~~ 이놈은~~ 황하의 황룡어! 네놈은 그럼 벌써 오십 리 밖에 있는 황하탄을 다녀왔단 말이냐!”
“예, 사부. 취팔선과천으로 다녀 왔습니다.”
“무에!! 취팔선과천으로... 내가 다녀왔어도 한 시진은 걸렸을텐데...”
다시 취객당. 황룡어가 누렇게 익어 배를 벌리고 있었고, 죽엽청이 한 항아리가 다시 채워졌지만,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한다. 취걸과 취선이 못내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취선의 말대로 하늘의 안배인 것을 모두 알았다.
“방주님, 제가 취걸 동생을 데려가는 대신 방주님의 뒤를 이을 청년을 세우고 가겠습니다. 혹시 방주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기재가 있다면 데려와 주십시오.”
“무에 그런 것 까지... 취노, 가서 걸개 녀석을 데려오시게.”
“알겠습니다, 방주.”
“걸개 녀석은 취걸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이지. 취걸이 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뛰어난 놈이지.”
걸개가 왔고, 진은 걸개에게 하나의 단약을 주었다.
“이 단약은 황궁 보고에 있던 천년화린의 내단 이라네. 이것이 자네의 내력을 증진시켜줄 뿐 아니라, 오성도 많이 상승 시켜 줄 것이네.”
진은 천년화린의 내단을 걸개에게 먹이고, 그의 내력을 이끌어 내단의 정기가 그의 단전의 본원진기와 합치도록 도왔다. 개방에 커다란 바람이 일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오~~ 형님, 이건 정말 대단하군요.”
취걸, 즉 디오니소스도 올림푸스에 올라탄 후, 올림푸스의 모든 모습에 까무러치고 있었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아직은 어색할 거야. 하지만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익숙해 질 거야.”
“뭐 좋습니다. 형님. 더구나 이런 커다란 물건이 이렇게 빨리 날아갈 수 있다니... 정말 다른 세상으로도 가나요, 형님.”
“후후.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나저나 자네가 본 무림은 어떤가?”
“무림은 한 마디로 폭풍전야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정파와 사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세외변방의 세력들이 중원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입니다. 마치 폭풍 이는 커다란 호수 밑에 우리가 모르는 거대한 괴물이 있는 것처럼, 중원이라는 커다란 호수 밑에서 우리가 모르는 괴물이 중원을 휘젓기 시작한 것입니다.”“어떻게 그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지?”
“황궁은 이미 형님께서 경험하셨기에 다 아실 것이고, 약간 첨부하자면, 개방은 오래전부터 황제가 위험에 빠진 것을 알았습니다. 청탑쌍마가 황궁에 은밀히 숨어든 것도 알고 있었지요. 그러나 쌍마 등은 허수아비입니다. 물론, 그들의 능력은 무림의 웬만한 고수들은 감당할 수 없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개방의 눈과 귀에 쌍마가 누군가를 은밀히 만나는 것이 여러 번 걸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인지를 알아내지 못했지요. 다만, 그들이 만난 자가 수라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겨우 알아냈지요. 그러나 수라궁에 대해서 역시 오리무중입니다. 다만, 그들에게 멸문당한 화산의 흔적으로 봐서는 삼백년 전 강호를 피로 물들였던, 아수라파천교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신호였던 아수라혈번이 발견되었습니다.”
“설산의 천빙궁은 어떤가?”
“천빙궁은 더욱 묘합니다. 정사가 없어요. 그들은 흔적도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빙공과 화공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 밖에 모릅니다. 그런데 형님은 천빙궁이 설산에 있다는 것을 어찌 아십니까? 저도 그 말은 처음 듣는 말인데요?”
“그래? 사실은 우리가 지금 천빙궁으로 가고 있네. 가보면 알게 될거야. 아까 소개해줬던 판도라의 정보에 의하면 천빙궁이 설산에 있는 것이 거의 틀림이 없는 것 같아. 취걸 자네가 말한 것처럼, 천빙궁은 빙공과 화공을 모두 사용하는데, 사실 한 방파가 빙공과 화공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무척 괴이하지. 그런데 설산의 한 계곡에서 판도라가 극한의 빙기와 극열의 화기가 공존하는 동굴을 발견했고, 그곳을 중심으로 지하에 커다란 구조물을 발견했지.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가 찾고 있는 아레스의 흔적을 찾았어. 일단은 가보자. 우리도 거기까지야.”
“12 장로 중 또 한 명의 장로 아레스 말하는 겁니까?”
“그렇네. 이제 곧 도착 할 거야. 그동안 자네는 자네의 변화에 더 적응 훈련을 해 보도록 하시게.”
“알겠습니다, 형님”
올림푸스 나머지 12 장로 - 무림으로 (3)
해가 지려면 아직도 서너 시간은 남았다. 설비는 진에게 뱃놀이를 졸랐다.
“그래요, 진. 나도 배 타고 싶어요.”
진은 점소이를 불러 방을 하나 잡아 놓고, 뱃놀이 할 배를 한 척 수소문 하게 했다.
정오의 뜨거움이 사라진 햇살을 받으며 봄날 황하를 유람하는 것은 정말 아름다웠다. 황하의 넓은 자태가 일단 사람을 탄복시켰고, 주변의 그림 같은 산세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강변에 핀 갈대들과 이름 모를 꽃 들이 지천으로 펴 있어 아름다움과 향기를 더하고 있었다. 유람선의 구조는 선원과 티파니 등을 완전히 분리시키는 구조였다. 일종의 완벽한 리모였다. 더구나 진은 이미 자신들 주변에 막을 쌓아 어떤 소리도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해 놓았으니, 물에 떠 있는 거실이라 해도 좋을 것이었다.
티파니와 설비는 황하와 주변의 경관의 장엄함에 넋을 잃고 있었고, 서로 한 잔 씩 주고받는 황룡주에 취기가 알싸하게 오르고 있었다.
“진, 이런 곳에서 그냥 평생 살았으면 좋겠어.”
“티파니 언니. 저도 꼭 같은 생각을 했어요. 가가와 함께 이런 곳에서 평생 살았으면 좋겠어요.”
“나야 너무 좋지. 이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들과 함께 산다면 여한이 없겠지.”
티파니와 설비는 진의 품에 안겼고, 진은 설비의 입술과 티파니의 입술을 핥았다. 황룡주의 달콤 쌉쌀함이 남아 있었다. 설비의 혀가 진의 입술을 열고 들어온다. 달콤한 해면체가 진의 입속을 누빈다. 이번에는 티파니의 혀가 역시 해면체처럼 흐느적거리며 진의 혀를 핥아간다. 어느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세 남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진은 긴 의자에 누운 상태였고, 설비는 핏줄이 터질 것 같은 진의 뜨거운 자지를 두 손으로 잡고 빨고 있었고, 티파니는 설비를 향하여 진의 얼굴 위에 걸터앉아 진이 자신의 보지를 핥게 하고 있었고, 자신은 설비의 보지를 핥고 있었다. 설비가 처음에는 부끄러워하였지만, 티파니는 설비를 설득하여 셋이 할 때의 여러 체형들을 가르쳤다.
“아항!~~ 티파니 언니~~ 거기를~~ 아학~~~~ 너무해~~ 너무~~~ 후르릅~~~ 후릅~~ 쩌어업~~ 후릅~~~ 하아앙~~~”
“진~~ 거기를 더 세게~~ 아항~~~ 후릅~~ 후르릅~~~ 아항~~~ 설~~~ 설비 보지 너무 맛있어~~~ 하앙~~ 하앙~~~~ 더 세게~~~ ”
진은 설비와 티파니를 서로 마주 눕혔다. 설비와 티파니는 자연스레 서로의 혀를 핥아갔고, 진은 설비와 티파니의 보지를 번갈아 가며 박아대기 시작했다.
“오~~ 오~~ 진~ 더 세게~~~ 아항~~ 아항~~~~~ 더 깊이 넣어~~~ 아아아하아아아앙~~~”
“아~~ 가가~~~ 설비의 보지를~~ 아학~~ 아학~~~ 아항~~~~ 거기를~~~ 아항~~ 아하아아앙~~~~”
황하의 물은 놀을 받으며 조금씩 거세어져 갔고, 선실은 세 남녀의 뜨거운 열풍으로 거세어져 갔다. 물놀이 나온 세 남녀는 전혀 다른 놀이로 황하의 낙조를 즐기고 있었다.
“아아아아아~~~ 진~~~~ 가려고 해~~~~~ 더~~~~ 아아아아아”
“가가~~~~~ 설비의 보지에~~~~ 싸줘요~~~ 아~~~ 설비도 가려고 해~~~~ 어서~·~ 가가의 뜨거운 애액을~~~~ 아아하아아앙~~~~ 가려고해~~ 어서~~~ 아아아아아하아아앙~~~~~ 아~~~ 뜨거워~~~~~ 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앙···~~~·”
*******
개봉성 북문 밖. 약 5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작지 않은 언덕이 있다. 송대에는 화문장이라 불리던 곳이었다. 당대의 문장이었던 화선 달원이라는 사람의 장원이다. 황제가 직접 명판을 써 주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폐가가 되고, 주변에는 이름 없는 무덤들이 있을 정도로 완전히 잊혀진 곳이다. 빛바랜 화문장이란 글자의 흔적만 남은 현판이 바람이 덜렁이고 있다.
“조심해. 내가 밟는 곳만 밟아야 해. 구타진이라는 진이 설치 되어있어. 아마도 취걸 동생이 우리를 시험하는 것 같아. 나도 취걸이를 시험해 봐야겠군.”
진과 티파니, 설비다. 취걸이 말한 이곳으로 찾아 온 것이다. 조금 전의 황홀했던 상황과는 너무 대조적인 이곳의 삭막함에 설비는 한기를 느끼는 듯했다.
“흐음. 그냥 단순한 구타진인줄 알았더니, 약간의 가미가 더 있군. 이것을 취걸이 했다면 제법이군.”
구타진. 구타진은 무림에 알려진 진이 아니다. 개방의 가장 무서운 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진을 칠 만큼 개방이 폐쇄된 곳이 아니기에 별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구궁팔괘를 기본으로 하여 진식으로 설치할 수 도 있고, 백팔명의 사람으로 움직이는 진식을 만들 수 도 있다. 과거 달마대사가 만든 진식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어찌하여 개방으로 들어왔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여하튼, 구궁팔괘가 근간이기에 구궁팔괘의 생문과 사문만 알면 사실 쉽게 빠져 나갈 수 있는 진 같지만, 팔괘의 생문이 구궁의 변칙으로 인하여 수시로 바뀌기에 결코 쉬운 진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취걸이 생문을 하나만 남기고 모두 사문으로 바꾸어 버려서 자칫 잘못하면 진속에서 탈진하거나 죽게 되는 것이다.
“후후. 제법이야. 취걸. 내 동생이 될 만해. 팔괘의 마지막만 생문으로 남기고 모든 것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생문에 다시 구타진을 역으로 설치하였어. 개방 방주라도 잡을 수 있겠구먼.”
진은 천천히 구궁의 위치를 밟으며 여덟 번째 괘를 짚어 생문에 이르렀고, 다시 그것을 역으로 짚어 나가 진을 벗어나려 하였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을 떼려는 데 더 이상 나아가지를 못했다.
“호오. 마지막은 나의 내력까지 보겠다?”
그랬다. 취걸은 생문의 마지막 한 걸음에 삼 만근에 달하는 암경을 심어 놓았다. 이것은 순수하게 자신의 본원진기를 발에 보내 밟아야만 넘어갈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어떤 사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상대방을 능력만을 알고 싶어 하는 시전자의 안배였다. 진은 사뿐히 그곳을 밟고 지났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우웨엑!!!”“이런~~ 내가 장난이 좀 심했나!!!”
“아이구 형님. 동생 죽이시려고 그러십니까? 삼 만근 밖에 안 되는 것을 그리 무자비하게 밟아버리시다니... 정말 너무 하십니다.”
삼 만근의 무게는 취걸의 내력이었다. 그의 정순한 내력을 알 수 있었다. 과연 강호에 취걸의 연배에 이런 내력을 지닌 인물이 있을까? 내력만으로 삼 만근의 무게를 심을 수 있다면, 거의 오기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그렇다면 거의 오 갑자에 가까운 내력이다. 이제 약관도 안 된 청년이 오 갑자가 넘다니...
“거지 생활 하면서 무슨 영약만 구걸해 먹었나? 어찌 젊은 친구의 내력이 이리도 강한가?”
“제가 강하면 형님은 뭡니까? 단순한 발동작 하나로 삼 만근을 날리고, 더구나 겹으로 쳐 놓은 타구진을 무슨 뒷간 가듯이 가시다니 말입니다. 단언하건데, 이 진은 개방 방주라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 할 것입니다.”
“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형수들 놔두고 형님하고만 아는 척 하기에요?”
“아이쿠!!! 형수님들. 취걸이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호호호!! 알았어요. 한 번 만이에요.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알겠습니다. 자 드시지요. 개방 총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개방이 열린 이래 총타를 이렇게 방문하신 분들은 세 분이 처음일 것입니다.”
정말 그랬다. 개방의 총타는 철저히 비밀에 잠겨 있다. 구타진을 사람들이 모르는 이유도 총타를 드나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밖에서 볼 때는 그냥 폐가였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제법 괜찮았다. 거지들만 사는 곳으로 생각 했는데, 의외로 있을 것 있고, 갖출 것 갖추고 있었다. 취걸이 진 등을 데리고 들어간 곳은 곧 바로 넓은 연무장처럼 다듬어 져 있었다. 문에서부터 태청까지가 한 눈에 보였다. 강호의 답답한 예식을 따지는 개방이 아니었지만, 태청에는 그래도 방주를 위한 제법 괜찮아 보이는 의자도 있었다. 현 방주 구결 취선이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부마. 어서 오십시오, 공주마마. 그리고 티파니 낭자.”
“과연 명불허전이군요. 저희들을 정확히 알아보시다니요. 처음 뵙겠습니다. 진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설비에요.”
“안녕하세요, 티파니에요.”
“허허허. 이리도 아리따운 분들이 거지들의 소굴을 찾아주시니 광영입니다.”
“호호호.”
“그나저나 취걸이 녀석이 귀한 분들에게 장난을 치도록 방치해 두어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개방의 위세가 허명이 아님을 알게 되어 더욱 마음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부. 일단 어디 앉아서 이야기 하죠. 뭐 죽엽청이라도 한 잔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알았다, 이 놈아. 너는 어째 사부보다 술을 더 밝히냐?”
“아니, 그럼 그걸 가르쳐 주셔놓고 이제 와서 뭐라 하십니까?”
“하하하하!!!”
“호호호호!!!”
“제자라고는 하나 밖에 없는 놈이 저 모양이라우. 으이그 어디 가서 나도 예쁜 제자 하나 구해야 겠다.”
“참나. 나나 되니까 거지를 사부로 모시지, 어디 예쁜 낭자가 거지를 사부로 모신답니까?”
“호호호호!! 그건 취걸 도련님의 말이 맞네요.”
“하하하하!!! 또 당하셨습니다, 방주.”
취객당. 개방 총타의 손님을 모시는 곳이다. 과연 이곳을 들어왔던 손님이 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취객당이라 봐야 조그마한 탁자와 의자 다섯. 탁자 위에는 술 단지 하나와 삶은 닭 다섯 마리, 삶은 야채가 전부였다.
“그럼 한 잔씩 받으시구려.”
돌연 술 단지에서 초록빛 죽엽청이 다섯 가닥 선을 그리며 각자의 잔으로 날아가 채워졌다.
“와우! 역시 방주님이세요. 고맙습니다.”
“무슨 말씀을요. 맛있게 드십시오, 공주님.”
모두들 한 잔씩을 마시고, 이번에는 진이 한 잔씩 돌린다.
“그럼 이번에는 제 잔을 받으시지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돌연 각자의 잔에서 향긋한 죽엽청 냄세가 나는 것이었다.
“후후. 역시 부마시구려. 잘 마시겠소.”
취선은 자신의 내력으로 잔의 입구를 봉하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 술잔에 술이 채워졌는지도 모르게 술이 가득했다.
‘도대체 가늠할 수 없는 젊은이구만. 악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대명의 화요, 선한 마음을 가졌다면 대명과 중원의 홍복이로다.’
“그나저나 부마께서 어쩐 일로 이런 거지 소굴에 찾아 오셨습니까?”
“예, 방주님. 사실 저는.... 그래서 제가 찾고 있는 디오니소스가 취걸이 아닐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진은 아예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취선이나 취걸에게서 느껴지는 됨됨이가 그만큼 신뢰가 가는 것이었고, 괜히 돌려 말하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상황을 돌려 말한들 누가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놀랍군요. 미래의 세계에서 오셨다는 것도, 디오니소스를 위한 하늘의 안배도... 개방은 부마를 위해 모든 정보망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디오니소스의 안배는 잘은 모르지만, 잘 찾아오신 듯합니다. 제가 취걸이를 만난 것은 남해의 보타 섬에서 입니다. 벌써 18년 전이군요. 저는 그때에 개방의 전설인 혼원귀일신공의 원류를 찾으러 남해를 헤매고 있을 때였습니다. 보타 섬이라는 곳에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죠. 갓 난 아기였는데, 신기하게도 섬의 새들이 포도를 물어와 즙을 먹이고 있었지요. 그 옆에는 이 녀석이 들고 있는 지팡이가 있었구요. 아기와 남겨진 한 장의 편지에는 누군가 이 아기를 찾아 올 때까지 잘 키워달라는 부탁이 있었지요. 그러나 그 편지는 피에 젖어 있었고, 일부는 찢겨 있어서 정확한 이 아이의 내력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짐작에 피가 묻은 편지가 있었다는 점으로 봐 무언가 불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이 녀석을 이곳에 데려와 키웠지요. 이 아이는 무공을 위한 천골을 타고 태어난 놈입니다. 이미 개방의 모든 것을 이었지요. 뿐만 아니라, 구대문파의 무공들도 거의 통달하고 있습니다. 아마 구대문파 골통들 (장문인)보다 한 수 위일 것입니다. 이 녀석의 무위를 보면 그 늙은이들은 개 거품을 물고 넘어질 것입니다. 킬킬킬. 만일 부마께서 그 편지의 ‘올 사람’이라면 이 아이를 데려 가셔도 됩니다. 저희 개방으로서는 큰 손실이지만, 모든 것은 순리를 따라야지요. 하늘의 순리를...”
“고맙습니다. 분명 취걸은 디오니소스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안배해 놓은 저희 12 장로들은 우주만력에 반응합니다. 일단 제가 취걸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러십시오.”
“자~~ 잠깐~~~ 사부. 왜 저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으십니까? 형님이 원하면 그냥 저더러 따라가란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저는 개방 사람입니다. 그리고 다음 방주도 돼야 하는데...”
“이누움!! 누가 너 방주 시켜준데더냐? 사내는 큰물에서 놀아야 하느니라. 개방은 너무 작다. 너에게 개방은 너무 작아. 더 큰 물로 가거라. 그것이 하늘의 안배라면 순응해야 하느니라.”
“하지만, 사부~~ 아니 사부님!”
“시끄럽다. 네 놈이 하늘을 아느냐?”
“참나~~ 사부도 하늘을 모르잖아요?”
“취걸. 일단 네가 디오니소스인지 확인을 하자. 아닐 수도 있잖아.”
“그~~ 그러지요 뭐. 일단 형님 뜻대로 하십시오. 그 후에 다시 이야기 하지요.”
진은 초상에너지를 극으로 끌어올렸다. 먼저 반응을 일으킨 것은 취걸의 지팡이였다. 초상에너지를 감지한 푸르스름한 대나무 모양의 지팡이의 표면이 갈라지며 검붉은 포도주 빛이 흘러나왔다. 마치 뱀이 껍질을 벗듯이 푸른 대나무 표면은 떨어져 나가고 맑은 붉은 포도주 빛 지팡이가 나타났다. 포도 덩굴 같던 것은 오히려 녹색이 짙은 살아있는 가지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솔방울처럼 달려 있던 다섯 개의 조약돌만한 조각들은 황금빛의 복숭아 씨앗처럼 바뀌었다.
“타르서스!”
“이~~ 이게~~~ 뭐야?!”
“타르서스라 하지. 디오니소스의 신물이야.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디오니소스의 지팡이. 세상의 모든 식물을 지배할 수 있는 지팡이야.”
“시~~ 식물을 지배한다구요?”
“직접 확인해봐. 저기 소나무가 보이지. 소나무를 가리키고 부수고 싶은 것을 지목해봐.”
“이게 무슨 귀신 놀음!!!!”
그러나 취걸은 타르서스로 소나무를 가리켰다가 화문장의 한 쪽에 놓여 있는 커다란 바위를 가리켰다. 그러자 소나무의 뿌리 쪽에서 순식간에 굵기가 어른 허벅지만한 뿌리가 나와 길게 뻗어지더니 취걸이 가리켰던 바위를 뚫어 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그 뿌리는 나왔던 자리로 돌아갔다. 바위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으~~으으으~~~ 나무 귀신!”
“대단해요.”
“정말 굉장하네요.”
그도 그럴 것이 그 바위를 부수려면 웬만한 내력으로는 저토록 가루로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후후. 취걸. 자네는 디오니소스야. 이 지팡이 타르서스의 주인이지.”
“제가 타르서스의 주인인지 어찌 압니까?”
“아무나 타르서스로 저런 일을 할 수 없어. 오직 디오니소스만이 가능하지. 방주님 시험해 보시겠습니까?”
“그~~ 그럼세”
취선이 타르서스를 잡고, 취걸이 했던 것과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취걸 자네가 다시 해 보게. 이번에는 소나무의 가지로 나를 들어 올리게 해봐. 그냥 생각하고 소나무와 나를 가리키면 돼.”
취걸이 소나무를 바라보며 타르서스로 가리키고, 진을 가리켰다. 그러자 소나무의 한 가지가 진에게 뻗어지더니 진의 허리를 감더니 진을 번쩍 들어 올렸다.
“우와~~~ 정말 대단하군요.”
“후후. 이제 좀 내려주지 그러나?”
“참. 죄송합니다. 형님. 근데 어떻게 하는지?”
“그냥 생각하고 타르서스로 가지를 가리키고 나무를 가리키면 되지.”
취걸이 그대로 하자, 나무는 진을 땅 위에 살짝 내려놓고, 제 자리로 돌아갔다.
“정말 대단하군요. 더구나, 제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내력도 다르고, 감각도 달라진 것 같아요.”
“그럴거야. 우주만력이 타르서스와 반응하면서 그 주인인 자네의 몸을 12 장로의 몸에 맞도록 변형시켰을 거야. 무림으로 치자면 화경을 넘어섰어. 확인해보면 알거야.”
취걸은 혼원귀일신공을 끌어 올렸다. 개방의 방주와 팔걸에게만 구전으로 전수되는 신공이다. 취걸은 약 오성을 완성했었는데, 지금은 혼원귀일신공이 아무런 막힘없이 순식간에 일주천을 하는 것이었다. 단지 신공을 끌어올리기만 했는데 일주천이었다. 보통 상황에서 일주천은 한 번의 운기조식과 같은 상황인데 지금은 그저 한 번의 호흡으로 운기조식 한 번을 마친 경우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내력이 끊임없이 공급될 수 있는 것이다. 취걸의 몸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잠시 후, 숨을 몇 번 쉬었을까 하는 시간이 지난 후, 취걸은 커다란 잉어 한 마리와 죽엽청 한 항아리를 들고 나타났다.
“후후. 사부. 한 잔 더 드시지요. 잉어도 한 마리 잡아 왔습니다.”
“이~~ 이놈은~~ 황하의 황룡어! 네놈은 그럼 벌써 오십 리 밖에 있는 황하탄을 다녀왔단 말이냐!”
“예, 사부. 취팔선과천으로 다녀 왔습니다.”
“무에!! 취팔선과천으로... 내가 다녀왔어도 한 시진은 걸렸을텐데...”
다시 취객당. 황룡어가 누렇게 익어 배를 벌리고 있었고, 죽엽청이 한 항아리가 다시 채워졌지만,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한다. 취걸과 취선이 못내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취선의 말대로 하늘의 안배인 것을 모두 알았다.
“방주님, 제가 취걸 동생을 데려가는 대신 방주님의 뒤를 이을 청년을 세우고 가겠습니다. 혹시 방주님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기재가 있다면 데려와 주십시오.”
“무에 그런 것 까지... 취노, 가서 걸개 녀석을 데려오시게.”
“알겠습니다, 방주.”
“걸개 녀석은 취걸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이지. 취걸이 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뛰어난 놈이지.”
걸개가 왔고, 진은 걸개에게 하나의 단약을 주었다.
“이 단약은 황궁 보고에 있던 천년화린의 내단 이라네. 이것이 자네의 내력을 증진시켜줄 뿐 아니라, 오성도 많이 상승 시켜 줄 것이네.”
진은 천년화린의 내단을 걸개에게 먹이고, 그의 내력을 이끌어 내단의 정기가 그의 단전의 본원진기와 합치도록 도왔다. 개방에 커다란 바람이 일고 있었지만, 누구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오~~ 형님, 이건 정말 대단하군요.”
취걸, 즉 디오니소스도 올림푸스에 올라탄 후, 올림푸스의 모든 모습에 까무러치고 있었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아직은 어색할 거야. 하지만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익숙해 질 거야.”
“뭐 좋습니다. 형님. 더구나 이런 커다란 물건이 이렇게 빨리 날아갈 수 있다니... 정말 다른 세상으로도 가나요, 형님.”
“후후. 나중에 알게 될 거야. 그나저나 자네가 본 무림은 어떤가?”
“무림은 한 마디로 폭풍전야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정파와 사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세외변방의 세력들이 중원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입니다. 마치 폭풍 이는 커다란 호수 밑에 우리가 모르는 거대한 괴물이 있는 것처럼, 중원이라는 커다란 호수 밑에서 우리가 모르는 괴물이 중원을 휘젓기 시작한 것입니다.”“어떻게 그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지?”
“황궁은 이미 형님께서 경험하셨기에 다 아실 것이고, 약간 첨부하자면, 개방은 오래전부터 황제가 위험에 빠진 것을 알았습니다. 청탑쌍마가 황궁에 은밀히 숨어든 것도 알고 있었지요. 그러나 쌍마 등은 허수아비입니다. 물론, 그들의 능력은 무림의 웬만한 고수들은 감당할 수 없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개방의 눈과 귀에 쌍마가 누군가를 은밀히 만나는 것이 여러 번 걸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인지를 알아내지 못했지요. 다만, 그들이 만난 자가 수라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겨우 알아냈지요. 그러나 수라궁에 대해서 역시 오리무중입니다. 다만, 그들에게 멸문당한 화산의 흔적으로 봐서는 삼백년 전 강호를 피로 물들였던, 아수라파천교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신호였던 아수라혈번이 발견되었습니다.”
“설산의 천빙궁은 어떤가?”
“천빙궁은 더욱 묘합니다. 정사가 없어요. 그들은 흔적도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빙공과 화공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 밖에 모릅니다. 그런데 형님은 천빙궁이 설산에 있다는 것을 어찌 아십니까? 저도 그 말은 처음 듣는 말인데요?”
“그래? 사실은 우리가 지금 천빙궁으로 가고 있네. 가보면 알게 될거야. 아까 소개해줬던 판도라의 정보에 의하면 천빙궁이 설산에 있는 것이 거의 틀림이 없는 것 같아. 취걸 자네가 말한 것처럼, 천빙궁은 빙공과 화공을 모두 사용하는데, 사실 한 방파가 빙공과 화공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무척 괴이하지. 그런데 설산의 한 계곡에서 판도라가 극한의 빙기와 극열의 화기가 공존하는 동굴을 발견했고, 그곳을 중심으로 지하에 커다란 구조물을 발견했지.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가 찾고 있는 아레스의 흔적을 찾았어. 일단은 가보자. 우리도 거기까지야.”
“12 장로 중 또 한 명의 장로 아레스 말하는 겁니까?”
“그렇네. 이제 곧 도착 할 거야. 그동안 자네는 자네의 변화에 더 적응 훈련을 해 보도록 하시게.”
“알겠습니다, 형님”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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