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류진은 반가움 대신 눈물을 흘렸다. 잔잔한 호수같이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눈물이 솟아나와 반짝거렸다. 이어서 그녀의 도톰하고 물방울이 흐르듯 육감적인 입술이 종알거리듯 뇌까렸다.
"미워요…!"
소류진인들 설 무영의 생사를 넘나드는 일들을 왜 모르겠느냐 만서도 여인이기에 하는 말이었다. 소류진의 찰랑거리는 호수 같은 눈동자를 바라보던 설 무영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약속이나 한 듯 그녀도 설 무영의 품에 다소곳이 안겼다.
설 무영이 그녀를 처음 대한 감정은 청순하고 고귀하며 지체 높은 침어낙안(沈魚落雁)의 미녀로만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이 깊은 반면에 야화(夜花)같은 정열이 담긴 여인이었다. 실제로 설 무영에게 여인에 대한 열정의 눈을 뜨게 한 것은 전도련이었다. 동정이었던 그가 욕화에 괴로워하던 전도련과 몸을 섞은 것은 기연이었다.
전도련은 설 무영에게 뜨거운 여인이며 포근하며 안락하고 언제나 쉴 수 있는 고향을 느끼게 하였다. 전도련에게는 보호받고 싶은 자상한 기품과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모가 있어 주애야화(晝愛夜花)라고 한다면, 소류진은 주정야요(晝情夜妖)같은 여인이었고, 전도련이 잔잔한 바다의 물결이라면 소류진은 항상 찰랑거리는 호수였다.
그러나 실제로 설 무영은 두 여인 모두 보호해야할 책임감과 동시에 각기 다른 애정을 느끼게 하는 여인이었다. 설 무영이 느끼는 책임감은 그녀들에 대한 열정이기도하고 항상 간직하고 싶은 부담이기도 하였다. 그의 가슴속에 안긴 소류진이 옥음을 굴렸다.
"보고 싶었어요.…!"
설 무영은 그녀로부터 흘러나오는 풋과일 같은 청순한 여인의 체취에 절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소류진의 아련한 눈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청년의 피를 끓게 하기에는 충분하였다. 설 무영의 두 손이 가녀린 그녀의 허리를 바싹 움켜쥐었다. 설 무영의 손아귀 속에서 얇은 능라로 갇힌 그녀의 나긋한 나신이 파르르 떨림으로 다가왔다.
"영랑!"
소곤거리는 소류진의 입술에서 여인의 향기가 흘러 나왔다. 설 무영의 가슴에 안긴 그녀는 묘한 현기증을 느꼈다. 여인의 향기는 사내의 가슴에 불을 댕기는 불씨였다. 설 무영은 알 수 없는 본능의 불길이 내부에서 들끓어 올라 숨결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설 무영은 윤기 흐르는 소류진의 도톰한 입술을 입안 가득히 담고, 단단한 수밀도 같은 여인의 젖가슴을 손아귀에 가득 담았다. 그녀가 파르르 떨었다.
"하…!"
소류진은 알 수 없는 열기와 전율로 저절로 탄성을 흘렸다. 여인의 탄성은 사내의 정념에 불길을 드세게 하는 바람이었다. 설 무영은 다른 손을 돌려 소류진의 탱탱한 둔부를 움켜쥐었다.
".......!"
전신을 감도는 야릇한 감흥을 주체치 못한 소류진의 나신이 휘청거렸다. 문득 황홀경으로 이끈 상대를 확인하려는 듯, 도화 빛으로 물든 그녀의 긴 속눈썹 안의 추호(秋湖)같은 눈동자가 설 무영을 올려다보았다. 바라봤다. 요화(妖花)같은 미소를 내뿜는 소류진의 봉옥이 붉게 물들었다.
설 무영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 침대에 누이고 무복을 훨훨 벗어 던졌다. 그는 소류진의 능라의 마저 풀어 헤쳤다. 포동포동하고 투명한 피부를 간직한 여인의 나신이 움츠려들었다. 한입에 아담한 소류진의 젖가슴에 두 개의 연홍빛 열매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설 무영은 인어 같은 여인의 나신을 품에 안고 연홍빛 열매를 베어 물었다.
"으 음…!"
"하 읍…!"
누구의 신음인지도 모른다. 머릿속을 꿰뚫듯 하는 쾌감에 소류진은 자신도 모르게 나신을 꿈틀거렸다. 도화라면 이미 열매를 맺으려고 저절로 만개(滿開) 될 나이의 그녀였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성감을 느낄 수 있는 나이! 사내의 뜨거운 입김은 여인의 나신에 황홀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뜨거운 입김을 불어내는 설 무영의 입안으로 그녀의 유두가 빨려 들어갔다. 그녀는 온 몸이 딸려 들어가는 황홀함에 파르르 떨었다. 그녀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설 무영의 손길이 피부를 쓰다듬고 내려가는 곳마다 그녀는 몸에 퍼져있는 혈맥이 돌기를 일으키는 것 같았다.
“하 으! 주, 주군.......”
소류진은 남자를 처음 대하는 순음지체이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고결하고 지제 높은 무림장원가의 여식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동안 설 무영을 오매불망하던 그녀는 심신을 활짝 열고 황홀한 희열의 늪 속에 빠져 들고 있었다. 설 무영의 손끝이 여인의 비역을 더듬었다. 갈망하던 사내의 손길에 소류진은 파르르 떨었다.
“하 읍! 여, 영랑.......!”
꿈결 같은 열기 속에 빠진 소류진은 어찌할 바를 몰라 설 무영의 등을 움켜쥐고 허우적거렸다. 용기를 얻은 사내의 입술과 손길이 여인의 나신 구석구석을 더듬어 활활 태워갔다. 설 무영은 그녀의 유두를 애무하며 여인의 계곡에 머리를 묻었다.
“읍.......!”
설 무영의 혀끝이 여인의 은밀한 비소 입구를 넘나들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피부로 감싼 탱탱한 계곡의 살갗, 계곡사이의 도톰하게 살진 둔덕, 둔덕 사이의 은밀한 균열, 뽀송한 방초로 거침없이 설 무영의 입술이 침범하여 타액으로 적셨다.
은밀한 비역의 살갗이 사내의 혀끝에 타액으로 적셔질 때마다 소류진의 나신이 일렁임을 더해갔다. 전율을 견디지 못하고 설 무영을 올려다보던 소류진이 문득, 수치심으로 다시 고개를 외면하고 촉촉하게 젓은 옥음을 흘렸다.
"아 우! 부, 부끄러워요........."
그러나 열기에 젖은 설 무영은 안하무인격으로 집요하게 그녀의 나신을 탐했다. 설 무영의 혀가 여인의 방초를 제치고 숨겨진 다홍빛 샘에 열기를 불어넣자 맑은 샘물이 흘렀다. 여인의 둔부가 부르르 떨리며 요동을 쳤다.
“읍, 으 읍, 하 읍.........”
설 무영은 여인의 은밀한 비소를 쓰다듬으며 소류진의 도톰한 입술을 탐하였다. 그녀는 섬섬옥수로 사내의 어깨를 움켜쥐며 바르르 떨었다. 열기에 젖은 그들은 구름 위로 떠오르는 황홀경에 젖어 들었다. 설 무영이 소류진의 나신을 부여안고 움직일 때마다 사내의 불기둥이 여인의 방초를 헤집으며 은밀한 곳에 닿고는 하였다.
여인의 예민한 비소의 살갗에 남자의 우람한 실체가 잇닿을 때마다 설 무영은 전신의 모세혈관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소류진 또한 신경세포가 팽팽히 일어서면서도 더 깊은 나락에 떨어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혔다.
"그… 그만, 못 견디....... 하 읍!"
열기에 들뜬 여인의 습한 옥음은 사내의 욕정의 불길에 부채질하는 격이었다. 설 무영의 이글거리는 혈기를 담은 불기둥의 귀두가 소류진의 비소 입구를 헤집었다. 정욕을 참지 못하는 설 무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자의 실체를 여인의 비소 속으로 맹렬하게 돌진시켰다.
"하 으~!"
소류진은 비소 속을 치밀고 들어오는 불기둥에 놀라 나신을 움츠리며 두 눈을 부릅떴다. 아울러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설 무영의 가슴을 밀쳐 내려 하였다. 청백지체(靑白之體)의 그녀에게 오는 파과(破瓜)의 통증이었다.
"하 윽! 아파! 아파요"
애원하듯이 올려다보는 소류진의 두 눈에 이슬이 맺혀 있었다. 흠칫 놀란 설 무영이 비소 속에 틀어박힌 남성을 빼내고 그녀의 하체를 내려다보았다. 진홍빛 꽃잎처럼 벌어진 여인의 대음순! 그리고 달빛을 받은 처녀지화(處女之花)의 앵혈(櫻血)이 야화처럼 피어 있었다.
설 무영은 소류진이 파과의 아픔을 느끼지 않고 황홀한 지경에 도달하게 할 수 있는 체위를 떠 올렸다. 야준(冶俊)의 음양방중심강(陰陽房中心剛)! 그중에서도 음양비술(陰陽秘術)의 오익(五益)인 "조맥(調脈)"은 청백지기 여인의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설 무영은 소류진을 측와하여 오른쪽 무릎을 구부리고 왼쪽 다리를 뻗게 했다. 그는 땅에 엎드린 듯이 등을 구부리고 그녀의 비소 속으로 다시 남자의 실체를 밀어 넣었다. 이 체위는 남녀의 오장육부, 사지백해(四肢百骸)를 크게 운동시키므로 혈맥이 두루 흐르도록 촉진하며 근골을 강장(强壯)하게 하고 오장육부를 왕성하게 한다.
소류진은 부끄러운 자세이기는 하지만 찌푸렸던 미간을 펴고 한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 무영은 자신만의 여인을 소유하였다는 사내의 자긍심으로 그녀의 몸 속 깊숙이 불기둥을 집어넣었다. 그가 여인의 나신에 하체를 밀착시키자, 거대한 화근(火根)이 완강한 저항 벽을 뚫고 통과하였다. 갑자기 소류진의 나신이 작살에 꿰뚫린 물고기처럼 퍼덕였다.
"아…흡~!"
그녀는 너무나도 웅대한 사내의 상징인 실체가 몸속 깊은 뼈끝까지 치밀어 올라 몸이 갈라지는 진통에 이를 악물었다. 설 무영은 여인의 몸속에 자신의 일부를 머무른 채 소류진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의 아랫입술을 깨무는 표정은 유난히 거대한 그의 실체 때문이기도 하였다.
“으 음.........”
그는 침착하게 그녀의 작고 단단한 수밀도를 부드럽게 손에 쥐고 연홍빛 유실(乳實)을 베어 물었다. 사내의 몸이 일렁이며 여인의 깊은 곳으로 우람한 남자의 실체가 압박하기 시작하고 소류진은 옅은 통증과 아울러 밀려오는 야릇한 환희를 향해 파도처럼 다가갔다. 그의 배려로 그녀는 통증보다는 구름위로 떠오르는 환락에 머릿속이 온통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사내의 몸이 점차 거센 바람으로 다가오고 그녀는 혈관이 터질 듯이 참을 수 없는 희열을 느끼며 파도로 변해갔다. 머리끝까지 피가 몰리는 전율을 느끼는 설 무영은 드센 바람이 되어 그녀를 몰아쳤다.
"하…윽! 으 읍, 아 으........"
소류진의 섬섬옥수가 설 무영의 등줄기를 움켜쥐고 당겼다. 그녀는 생전 처음 느끼는 말로 표현 못할 환희의 회오리 속에 빠져 들었다. 아! 남녀의 운우가 이 지경까지 황홀할 줄이야! 그녀는 내심 감탄하고 있었다. 그녀의 두 다리가 자신도 모르게 설 무영의 허벅지를 휘감아 갔다.
“으 읍, 하 으, 아 으, 으 읍........”
“하 윽, 아 헉, 하 으........”
발가벗은 몸이 하나가되어 출렁일 때마다 그들의 입에서는 뜨거운 열기의 심음이 흘러 나왔다. 설 무영은 밀물처럼 다가오는 아득한 열락이 스멀스멀 온몸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함을 느꼈다. 그녀의 여린 살점에 부딪쳐 마찰할 때마다 그는 정신이 아찔하였다. 일렁이는 달빛을 받아 하나가 된 그들의 몸은 썰물과 밀물이 되어 부딪쳤다.
“하 읍! 영, 영랑........!”
“소, 소저는 나의 여인........”
설 무영은 심장이 터질듯이 거친 호흡을 뿜어냈다. 소류진 또한 아늑한 전율에 자지러질 듯 하는 희열에 몸부림쳤다. 그녀의 나신이 활처럼 휘어지며 요동을 쳤다.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던 그녀가 눈을 치떠서 설 무영을 바라봤다. 그의 여인이 된 그녀는 더욱 그에 대한 애정을 깊이 느꼈다.
“영랑, 영랑은 나의 주군! 소저를 버리지 마세요.”
“영원히........ 영원히 간직하리다.”
서로의 더 깊은 환희를 갈구하는 눈빛이 부딪쳐 풍랑을 일구었다. 설 무영은 이제 그녀에게 신이요, 생명수였다. 소류진은 가슴 가득한 행복의 포만감으로 그의 가슴에 파묻혔다. 그는 그녀의 머리를 보듬으며 세찬 폭풍을 일으켰다. 천지를 흔들 듯 폭풍과 성난 파도가 몰아쳤다.
“하 읍! 여, 영랑.......!”
“나, 나의 여인.........!”
소류진은 비소 속의 불기둥이 우렁차게 용솟음치는 것을 느꼈다. 숨찬 맥동이 이어지고 파도를 몰고 간 설 무영의 몸이 경직되었다. 화려한 화산이 폭발하고 들끓는 용암이 그녀의 고이 간직한 비궁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 뜨거움에 희열에 젖은 소류진은 자지러 질 것만 같았다. 와락! 소류진의 옥수가 설 무영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하 윽! 여, 영랑.........!”
“허 걱~!”
그렇게 밀착한 두 남녀의 몸은 하나가 되어 뜨거운 애정의 늪에 빠져든다. 환희의 정상에서도 남자의 실체는 늪으로 변한 여인의 비소 속을 헤집는다. 여인 또한 남자의 실체를 더욱 깊이 받아 드리며 흐느적거린다.
하나로 엉킨 그들은 깊고 깊은 열락의 나락을 헤매며 뜨거운 밤을 이어갔다. 잇달아 터지는 희열과 숨소리. 천기조원(天氣朝元)의 지체와 순음천강지체(純陰天剛之體), 극상의 궁합이 맺어진 운우지락으로 소류진이라는 현녀가 새로운 여인으로 탄생되고 있었다.
동녘의 아침!
소류진은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고 분주하다. 남자의 정기를 받은 그녀의 자태는 한결 선정적으로 보인다. 해남성을 다녀 온 전도련도 하녀들 사이에서 한창 바쁘게 몸을 움직인다.
해남성이 수라천의 남천부의 마수에서 벗어난 후 전도련은 십천간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해남으로 달려갔었다. 그녀는 시부와 가친인 검절군황(劍絶郡皇)과 금룡패왕(錦龍覇王)을 눈물로 해후하였다.
허지만 그녀는 해남성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만류하는 검절군황에게 다녀온다는 말을 남기고 도화성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해남성을 향한 것은 시부와 가친의 무고함을 확인코자 함도 있었지만, 설 무영이 그리워 지체하지 않고 돌아 온 것이다. 밤사이에 그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몹시 들떠 있었다.
그녀들은 모처럼만에 맞이한 설 무영의 식사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녀들도 있건만 서로 자신이 만든 음식을 그가 맛있게 먹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그녀들은 평상시 하녀들을 가족같이 여기는 성품이었다. 그녀들은 비록 어린 시절을 하녀들을 부리며 살았지만, 설 무영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하인을 가족같이 대하기를 원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문득 소류진과 눈길이 마주친 전도련이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미소를 지었다. 소류진은 봉옥을 붉히며 옷매무새를 만졌다. 지난밤의 설 무영과 교합했던 순간을 떠 올리고 괜한 부끄러움으로 멋쩍어 하는 행동이었다. 전도련인들 모를 리 없었으나 시치미를 떼고 한마디 하였다.
"지난밤에 가군(家君)이 왔다는데 어디서 잤는지 혹시 아우는 알려나?"
"언니는…!"
얼굴이 발그스름해진 소류진이 곁눈질을 하면서 하녀들의 눈치를 살폈다. 하녀들인들 공연한 앙살을 하는 소류진이 설 무영과 합방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그러나 전도련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왜 그래. 난 정말 몰라서......."
"언니~!"
전도련의 천연덕스런 말투에 원래 곱고 조용한 성품의 소류진이었건만 앙칼지게 목소리를 높였다. 주방에 있던 하녀들이 놀라서 일손을 멈추고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고성을 지른 자신을 느끼고 소류진의 봉옥이 도리어 빨개졌다. 허지만 전도련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깜짝 놀랐네. 모르면 관두지......."
여전히 천연덕스런 말투에 소류진이 입술을 내밀며 뽀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소류진은 더 이상 말을 해야 손해라는 것을 알고 혼자 중얼거렸다.
"피 잇! 건우하고 안 놀아 줄 거야......."
그때서야 전도련이 웃음을 흘리며 소유진의 마음을 달랬다.
"호호호…! 미안! 아우 몸에서 가군의 냄새가 나서......."
"또........! "
"호호호........!"
"언니 그러면 정말로 건우 혼내 줄 거야"
그때서야 하인들은 자초지종을 눈치 채고는 터지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식반을 집어 든 전도련은 식탁을 준비하려고 부리나케 화식루(華食樓)로 향했다. 그녀가 화식루(華食樓)로 갔을 때, 설 무영은 맑은 햇살과 춘풍이 스며드는 창가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 있었다. 전도련과 눈길이 마주친 그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빙긋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고단하게 잠이 들었기에 알리지 않았소......."
"왔다는 말이나 하지......!"
전도련이 식반을 내려놓으며 곱게 눈을 흘기자, 설 무영의 슬쩍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아 잇!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녀는 입구를 힐끗 쳐다보며 교구를 뒤틀었다. 그러나 설 무영은 집요하게 손을 뻗어 그녀의 둔부를 움켜쥐었다. 그때였다.
"엄마! 그 아찌 누구야?"
화들짝 놀란 그들은 얼굴빛을 붉히며 떨어졌다. 전도련의 아들 백건우가 화식루로 뛰어 들어 온 것이다. 뒤따라 들어온 소류진이 얼굴을 붉혔다. 그녀가 설 무영과 전도련의 행동을 봤던 것이다. 봉옥을 붉게 물들인 소류진이 당황하는 전도련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건우야! 아빠란다. 아빠한테 가봐!"
백건우가 통통 튀는 걸음으로 뛰어서 설 무영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아찌! 아찌가 아빠 맞아?"
"그래........! 그래! 건우야. 오래간만구나. 많이 컸네......."
"근데......! 아빠는 엄마를 왜 때려?"
설 무영은 어린아이의 질문에 당혹스러웠다. 설 무영이 전도련의 둔부를 어루만지는 모습을 건우가 본 것이다. 설 무영은 우물쭈물하다가 궁한 답변을 하였다.
"때린 게 아니고 예뻐서 그런 거야......."
"그럼 이모(姨母) 엄마두 예쁜데 아빠가 때릴 거야?"
"헐........!"
건우의 한마디에 설 무영은 할 말을 잃었고, 그를 보는 소류진과 전도련이 희소를 터트렸다.
"호호호......!"
“호 호홋.......”
전도련은 희소를 흘리며 주방으로 나가고, 소류진은 웃음을 흘리면서도 아연 질색하는 표정으로 식반을 정리하였다. 설 무영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백건우와 소류진을 번갈아 보다가 한마디 하였다.
"그럼. 아이들은 귀여워 해주고, 어른은 때려야 돼......."
"까~악!"
별안간 소리를 지른 것은 백건우가 아니고 소류진이 놀라서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설 무영의 손길이 그녀의 나의(羅衣)를 들추고 속살을 더듬었기 때문이었다. 기겁을 한 소류진이 들고 있던 식반을 떨어트렸다.
우당탕…!
식탁위에 소반들이 와르르! 바닥에 쏟아져 내렸다. 주방에 있던 전도련과 하녀들이 소리에 놀라 뛰어 들어왔다. 그 광경을 바라본 전도련이 의미 있는 미소를 띠우며 쏟아진 식반을 정리하였다. 소류진이 숨을 몰아쉬며 설 무영을 노려보았다. 슬그머니 소류진이 설 무영의 뒤로 다가왔다.
"헉!"
이번의 숨넘어가는 소리는 설 무영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소류진이 설 무영의 등살을 꼬집은 것이었다. 소류진은 태연히 나긋나긋한 발걸음을 옮겨 하녀들과 주방으로 사라졌다.
"장난이 너무 심해요. 건우보다 더해......."
전도연은 설 무영을 향해 살 프시 눈을 흘기고는 사라졌다. 설 무영은 그러나 오래간만에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온 것 같아서 마냥 즐거웠다.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전도련, 소류진, 백건우와 설무영, 네 명의 가솔이 모여앉아 식사를 즐기는 시간을 맞이했다.
문득, 수저를 들려다가 놓고 설 무영이 하녀를 불렀다. 나이어린 하녀 연솔(延率)이 다가와 읍을 하였다.
"네! 주군."
"은비살을 불러라. 그도 앞으로는 우리와 같이 식사를 하게 해라."
"네…! 주군!"
연솔이 조르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복을 걸친 유끼꼬가 들어왔다. 그들의 시선이 모두 유끼꼬에게 향했다. 복면을 하고 설 무영을 그림자처럼 따르던 그녀는 복면대신에 두건을 질끈 매고 있었다. 설 무영이 그녀에게 손짓을 했다.
"같이 와서 식사를 하라! 앞으로는 같이 식사를 하도록."
".........!"
유끼꼬는 답변대신에 좌궤(左跪)하여 가신의 예를 하고, 설 무영이 마주보는 위치의 식탁 앞에 앉았다. 소류진과 전도련은 의아한 표정으로 은비살을 쳐다보았다. 그녀들은 은비살의 본명이 유끼꼬라는 것도 동영여인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들의 의아해하는 의미를 알아채고 설 무영이 말을 하였다.
"참…! 은비살은 나의 호법이야! 말이 별로 없는 편이지......."
설 무영은 말을 던져 놓고는 태연히 식사를 하지만, 내심은 공연히 여인들의 눈치를 살폈다. 설 무영의 말에 유끼꼬가 다시 일어나 그녀들에게 각각 허리 굽혀 예를 하고는 다시 앉아 식사를 시작하였다.
"......?"
허지만 전도련과 소류진은 수저를 들어 음식을 집으면서도 연신 유끼꼬를 곁눈질하며 살폈다. 무복을 했지만 여인같이 가녀린 체구에 오목조목한 용모와 맑은 피부가 남자치고는 너무 고와 보이는 탓이었다. 설 무영은 누가 물어 보지도 않는데 우적우적 음식을 씹으며 한마디 내 뱉는다.
"음! 동영인이야. 동영인은 체구가 작지....... 은비살은 내 호법이니,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집연각(集聯閣)에 숙식케 하지 말고 무영헌(霧影軒)의 내 옆의 방을 따로 주도록 해."
설 무영은 유끼꽈 여인의 몸으로 남자들 속에 생활하기가 편치 않을 것 같아서 배려하는 말이었다. 순간적으로 설 무영을 바라보는 유끼꼬의 초롱초롱한 눈에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네! 가군의 말씀대로 준비하겠습니다."
전도련이 힐끔 소류진을 쳐다보면서 다소곳이 대답을 하였다. 그녀들은 타인이 없을 시는 하대를 하여도 그렇지 않을 때에는 반듯이 존대를 하는 게 습관이었다.
유끼꼬는 내심 자신을 배려하는 설 무영을 흠모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만 갔다. 그녀는 외톨이가 되어있는 처지에 서글픈 생각도 들었으나 그가 있기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지금껏 살아온 삶에 비하면 행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끼꼬도 여인이었기에 가슴속에는 말 못하는 감정과 아픔이 서려있었고 자유스럽게 식사를 하고 있는 두 여인이 부럽기도 하였다. 허지만, 나름대로 유끼꼬는 그렇게 가족의 흐름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미워요…!"
소류진인들 설 무영의 생사를 넘나드는 일들을 왜 모르겠느냐 만서도 여인이기에 하는 말이었다. 소류진의 찰랑거리는 호수 같은 눈동자를 바라보던 설 무영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약속이나 한 듯 그녀도 설 무영의 품에 다소곳이 안겼다.
설 무영이 그녀를 처음 대한 감정은 청순하고 고귀하며 지체 높은 침어낙안(沈魚落雁)의 미녀로만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이 깊은 반면에 야화(夜花)같은 정열이 담긴 여인이었다. 실제로 설 무영에게 여인에 대한 열정의 눈을 뜨게 한 것은 전도련이었다. 동정이었던 그가 욕화에 괴로워하던 전도련과 몸을 섞은 것은 기연이었다.
전도련은 설 무영에게 뜨거운 여인이며 포근하며 안락하고 언제나 쉴 수 있는 고향을 느끼게 하였다. 전도련에게는 보호받고 싶은 자상한 기품과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모가 있어 주애야화(晝愛夜花)라고 한다면, 소류진은 주정야요(晝情夜妖)같은 여인이었고, 전도련이 잔잔한 바다의 물결이라면 소류진은 항상 찰랑거리는 호수였다.
그러나 실제로 설 무영은 두 여인 모두 보호해야할 책임감과 동시에 각기 다른 애정을 느끼게 하는 여인이었다. 설 무영이 느끼는 책임감은 그녀들에 대한 열정이기도하고 항상 간직하고 싶은 부담이기도 하였다. 그의 가슴속에 안긴 소류진이 옥음을 굴렸다.
"보고 싶었어요.…!"
설 무영은 그녀로부터 흘러나오는 풋과일 같은 청순한 여인의 체취에 절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소류진의 아련한 눈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청년의 피를 끓게 하기에는 충분하였다. 설 무영의 두 손이 가녀린 그녀의 허리를 바싹 움켜쥐었다. 설 무영의 손아귀 속에서 얇은 능라로 갇힌 그녀의 나긋한 나신이 파르르 떨림으로 다가왔다.
"영랑!"
소곤거리는 소류진의 입술에서 여인의 향기가 흘러 나왔다. 설 무영의 가슴에 안긴 그녀는 묘한 현기증을 느꼈다. 여인의 향기는 사내의 가슴에 불을 댕기는 불씨였다. 설 무영은 알 수 없는 본능의 불길이 내부에서 들끓어 올라 숨결이 거칠어지고 있었다.
설 무영은 윤기 흐르는 소류진의 도톰한 입술을 입안 가득히 담고, 단단한 수밀도 같은 여인의 젖가슴을 손아귀에 가득 담았다. 그녀가 파르르 떨었다.
"하…!"
소류진은 알 수 없는 열기와 전율로 저절로 탄성을 흘렸다. 여인의 탄성은 사내의 정념에 불길을 드세게 하는 바람이었다. 설 무영은 다른 손을 돌려 소류진의 탱탱한 둔부를 움켜쥐었다.
".......!"
전신을 감도는 야릇한 감흥을 주체치 못한 소류진의 나신이 휘청거렸다. 문득 황홀경으로 이끈 상대를 확인하려는 듯, 도화 빛으로 물든 그녀의 긴 속눈썹 안의 추호(秋湖)같은 눈동자가 설 무영을 올려다보았다. 바라봤다. 요화(妖花)같은 미소를 내뿜는 소류진의 봉옥이 붉게 물들었다.
설 무영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 침대에 누이고 무복을 훨훨 벗어 던졌다. 그는 소류진의 능라의 마저 풀어 헤쳤다. 포동포동하고 투명한 피부를 간직한 여인의 나신이 움츠려들었다. 한입에 아담한 소류진의 젖가슴에 두 개의 연홍빛 열매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설 무영은 인어 같은 여인의 나신을 품에 안고 연홍빛 열매를 베어 물었다.
"으 음…!"
"하 읍…!"
누구의 신음인지도 모른다. 머릿속을 꿰뚫듯 하는 쾌감에 소류진은 자신도 모르게 나신을 꿈틀거렸다. 도화라면 이미 열매를 맺으려고 저절로 만개(滿開) 될 나이의 그녀였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성감을 느낄 수 있는 나이! 사내의 뜨거운 입김은 여인의 나신에 황홀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뜨거운 입김을 불어내는 설 무영의 입안으로 그녀의 유두가 빨려 들어갔다. 그녀는 온 몸이 딸려 들어가는 황홀함에 파르르 떨었다. 그녀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설 무영의 손길이 피부를 쓰다듬고 내려가는 곳마다 그녀는 몸에 퍼져있는 혈맥이 돌기를 일으키는 것 같았다.
“하 으! 주, 주군.......”
소류진은 남자를 처음 대하는 순음지체이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고결하고 지제 높은 무림장원가의 여식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동안 설 무영을 오매불망하던 그녀는 심신을 활짝 열고 황홀한 희열의 늪 속에 빠져 들고 있었다. 설 무영의 손끝이 여인의 비역을 더듬었다. 갈망하던 사내의 손길에 소류진은 파르르 떨었다.
“하 읍! 여, 영랑.......!”
꿈결 같은 열기 속에 빠진 소류진은 어찌할 바를 몰라 설 무영의 등을 움켜쥐고 허우적거렸다. 용기를 얻은 사내의 입술과 손길이 여인의 나신 구석구석을 더듬어 활활 태워갔다. 설 무영은 그녀의 유두를 애무하며 여인의 계곡에 머리를 묻었다.
“읍.......!”
설 무영의 혀끝이 여인의 은밀한 비소 입구를 넘나들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피부로 감싼 탱탱한 계곡의 살갗, 계곡사이의 도톰하게 살진 둔덕, 둔덕 사이의 은밀한 균열, 뽀송한 방초로 거침없이 설 무영의 입술이 침범하여 타액으로 적셨다.
은밀한 비역의 살갗이 사내의 혀끝에 타액으로 적셔질 때마다 소류진의 나신이 일렁임을 더해갔다. 전율을 견디지 못하고 설 무영을 올려다보던 소류진이 문득, 수치심으로 다시 고개를 외면하고 촉촉하게 젓은 옥음을 흘렸다.
"아 우! 부, 부끄러워요........."
그러나 열기에 젖은 설 무영은 안하무인격으로 집요하게 그녀의 나신을 탐했다. 설 무영의 혀가 여인의 방초를 제치고 숨겨진 다홍빛 샘에 열기를 불어넣자 맑은 샘물이 흘렀다. 여인의 둔부가 부르르 떨리며 요동을 쳤다.
“읍, 으 읍, 하 읍.........”
설 무영은 여인의 은밀한 비소를 쓰다듬으며 소류진의 도톰한 입술을 탐하였다. 그녀는 섬섬옥수로 사내의 어깨를 움켜쥐며 바르르 떨었다. 열기에 젖은 그들은 구름 위로 떠오르는 황홀경에 젖어 들었다. 설 무영이 소류진의 나신을 부여안고 움직일 때마다 사내의 불기둥이 여인의 방초를 헤집으며 은밀한 곳에 닿고는 하였다.
여인의 예민한 비소의 살갗에 남자의 우람한 실체가 잇닿을 때마다 설 무영은 전신의 모세혈관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소류진 또한 신경세포가 팽팽히 일어서면서도 더 깊은 나락에 떨어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혔다.
"그… 그만, 못 견디....... 하 읍!"
열기에 들뜬 여인의 습한 옥음은 사내의 욕정의 불길에 부채질하는 격이었다. 설 무영의 이글거리는 혈기를 담은 불기둥의 귀두가 소류진의 비소 입구를 헤집었다. 정욕을 참지 못하는 설 무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자의 실체를 여인의 비소 속으로 맹렬하게 돌진시켰다.
"하 으~!"
소류진은 비소 속을 치밀고 들어오는 불기둥에 놀라 나신을 움츠리며 두 눈을 부릅떴다. 아울러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설 무영의 가슴을 밀쳐 내려 하였다. 청백지체(靑白之體)의 그녀에게 오는 파과(破瓜)의 통증이었다.
"하 윽! 아파! 아파요"
애원하듯이 올려다보는 소류진의 두 눈에 이슬이 맺혀 있었다. 흠칫 놀란 설 무영이 비소 속에 틀어박힌 남성을 빼내고 그녀의 하체를 내려다보았다. 진홍빛 꽃잎처럼 벌어진 여인의 대음순! 그리고 달빛을 받은 처녀지화(處女之花)의 앵혈(櫻血)이 야화처럼 피어 있었다.
설 무영은 소류진이 파과의 아픔을 느끼지 않고 황홀한 지경에 도달하게 할 수 있는 체위를 떠 올렸다. 야준(冶俊)의 음양방중심강(陰陽房中心剛)! 그중에서도 음양비술(陰陽秘術)의 오익(五益)인 "조맥(調脈)"은 청백지기 여인의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설 무영은 소류진을 측와하여 오른쪽 무릎을 구부리고 왼쪽 다리를 뻗게 했다. 그는 땅에 엎드린 듯이 등을 구부리고 그녀의 비소 속으로 다시 남자의 실체를 밀어 넣었다. 이 체위는 남녀의 오장육부, 사지백해(四肢百骸)를 크게 운동시키므로 혈맥이 두루 흐르도록 촉진하며 근골을 강장(强壯)하게 하고 오장육부를 왕성하게 한다.
소류진은 부끄러운 자세이기는 하지만 찌푸렸던 미간을 펴고 한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 무영은 자신만의 여인을 소유하였다는 사내의 자긍심으로 그녀의 몸 속 깊숙이 불기둥을 집어넣었다. 그가 여인의 나신에 하체를 밀착시키자, 거대한 화근(火根)이 완강한 저항 벽을 뚫고 통과하였다. 갑자기 소류진의 나신이 작살에 꿰뚫린 물고기처럼 퍼덕였다.
"아…흡~!"
그녀는 너무나도 웅대한 사내의 상징인 실체가 몸속 깊은 뼈끝까지 치밀어 올라 몸이 갈라지는 진통에 이를 악물었다. 설 무영은 여인의 몸속에 자신의 일부를 머무른 채 소류진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의 아랫입술을 깨무는 표정은 유난히 거대한 그의 실체 때문이기도 하였다.
“으 음.........”
그는 침착하게 그녀의 작고 단단한 수밀도를 부드럽게 손에 쥐고 연홍빛 유실(乳實)을 베어 물었다. 사내의 몸이 일렁이며 여인의 깊은 곳으로 우람한 남자의 실체가 압박하기 시작하고 소류진은 옅은 통증과 아울러 밀려오는 야릇한 환희를 향해 파도처럼 다가갔다. 그의 배려로 그녀는 통증보다는 구름위로 떠오르는 환락에 머릿속이 온통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사내의 몸이 점차 거센 바람으로 다가오고 그녀는 혈관이 터질 듯이 참을 수 없는 희열을 느끼며 파도로 변해갔다. 머리끝까지 피가 몰리는 전율을 느끼는 설 무영은 드센 바람이 되어 그녀를 몰아쳤다.
"하…윽! 으 읍, 아 으........"
소류진의 섬섬옥수가 설 무영의 등줄기를 움켜쥐고 당겼다. 그녀는 생전 처음 느끼는 말로 표현 못할 환희의 회오리 속에 빠져 들었다. 아! 남녀의 운우가 이 지경까지 황홀할 줄이야! 그녀는 내심 감탄하고 있었다. 그녀의 두 다리가 자신도 모르게 설 무영의 허벅지를 휘감아 갔다.
“으 읍, 하 으, 아 으, 으 읍........”
“하 윽, 아 헉, 하 으........”
발가벗은 몸이 하나가되어 출렁일 때마다 그들의 입에서는 뜨거운 열기의 심음이 흘러 나왔다. 설 무영은 밀물처럼 다가오는 아득한 열락이 스멀스멀 온몸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함을 느꼈다. 그녀의 여린 살점에 부딪쳐 마찰할 때마다 그는 정신이 아찔하였다. 일렁이는 달빛을 받아 하나가 된 그들의 몸은 썰물과 밀물이 되어 부딪쳤다.
“하 읍! 영, 영랑........!”
“소, 소저는 나의 여인........”
설 무영은 심장이 터질듯이 거친 호흡을 뿜어냈다. 소류진 또한 아늑한 전율에 자지러질 듯 하는 희열에 몸부림쳤다. 그녀의 나신이 활처럼 휘어지며 요동을 쳤다.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던 그녀가 눈을 치떠서 설 무영을 바라봤다. 그의 여인이 된 그녀는 더욱 그에 대한 애정을 깊이 느꼈다.
“영랑, 영랑은 나의 주군! 소저를 버리지 마세요.”
“영원히........ 영원히 간직하리다.”
서로의 더 깊은 환희를 갈구하는 눈빛이 부딪쳐 풍랑을 일구었다. 설 무영은 이제 그녀에게 신이요, 생명수였다. 소류진은 가슴 가득한 행복의 포만감으로 그의 가슴에 파묻혔다. 그는 그녀의 머리를 보듬으며 세찬 폭풍을 일으켰다. 천지를 흔들 듯 폭풍과 성난 파도가 몰아쳤다.
“하 읍! 여, 영랑.......!”
“나, 나의 여인.........!”
소류진은 비소 속의 불기둥이 우렁차게 용솟음치는 것을 느꼈다. 숨찬 맥동이 이어지고 파도를 몰고 간 설 무영의 몸이 경직되었다. 화려한 화산이 폭발하고 들끓는 용암이 그녀의 고이 간직한 비궁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 뜨거움에 희열에 젖은 소류진은 자지러 질 것만 같았다. 와락! 소류진의 옥수가 설 무영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하 윽! 여, 영랑.........!”
“허 걱~!”
그렇게 밀착한 두 남녀의 몸은 하나가 되어 뜨거운 애정의 늪에 빠져든다. 환희의 정상에서도 남자의 실체는 늪으로 변한 여인의 비소 속을 헤집는다. 여인 또한 남자의 실체를 더욱 깊이 받아 드리며 흐느적거린다.
하나로 엉킨 그들은 깊고 깊은 열락의 나락을 헤매며 뜨거운 밤을 이어갔다. 잇달아 터지는 희열과 숨소리. 천기조원(天氣朝元)의 지체와 순음천강지체(純陰天剛之體), 극상의 궁합이 맺어진 운우지락으로 소류진이라는 현녀가 새로운 여인으로 탄생되고 있었다.
동녘의 아침!
소류진은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고 분주하다. 남자의 정기를 받은 그녀의 자태는 한결 선정적으로 보인다. 해남성을 다녀 온 전도련도 하녀들 사이에서 한창 바쁘게 몸을 움직인다.
해남성이 수라천의 남천부의 마수에서 벗어난 후 전도련은 십천간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해남으로 달려갔었다. 그녀는 시부와 가친인 검절군황(劍絶郡皇)과 금룡패왕(錦龍覇王)을 눈물로 해후하였다.
허지만 그녀는 해남성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만류하는 검절군황에게 다녀온다는 말을 남기고 도화성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해남성을 향한 것은 시부와 가친의 무고함을 확인코자 함도 있었지만, 설 무영이 그리워 지체하지 않고 돌아 온 것이다. 밤사이에 그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몹시 들떠 있었다.
그녀들은 모처럼만에 맞이한 설 무영의 식사준비를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녀들도 있건만 서로 자신이 만든 음식을 그가 맛있게 먹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그녀들은 평상시 하녀들을 가족같이 여기는 성품이었다. 그녀들은 비록 어린 시절을 하녀들을 부리며 살았지만, 설 무영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하인을 가족같이 대하기를 원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문득 소류진과 눈길이 마주친 전도련이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미소를 지었다. 소류진은 봉옥을 붉히며 옷매무새를 만졌다. 지난밤의 설 무영과 교합했던 순간을 떠 올리고 괜한 부끄러움으로 멋쩍어 하는 행동이었다. 전도련인들 모를 리 없었으나 시치미를 떼고 한마디 하였다.
"지난밤에 가군(家君)이 왔다는데 어디서 잤는지 혹시 아우는 알려나?"
"언니는…!"
얼굴이 발그스름해진 소류진이 곁눈질을 하면서 하녀들의 눈치를 살폈다. 하녀들인들 공연한 앙살을 하는 소류진이 설 무영과 합방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그러나 전도련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왜 그래. 난 정말 몰라서......."
"언니~!"
전도련의 천연덕스런 말투에 원래 곱고 조용한 성품의 소류진이었건만 앙칼지게 목소리를 높였다. 주방에 있던 하녀들이 놀라서 일손을 멈추고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고성을 지른 자신을 느끼고 소류진의 봉옥이 도리어 빨개졌다. 허지만 전도련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깜짝 놀랐네. 모르면 관두지......."
여전히 천연덕스런 말투에 소류진이 입술을 내밀며 뽀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소류진은 더 이상 말을 해야 손해라는 것을 알고 혼자 중얼거렸다.
"피 잇! 건우하고 안 놀아 줄 거야......."
그때서야 전도련이 웃음을 흘리며 소유진의 마음을 달랬다.
"호호호…! 미안! 아우 몸에서 가군의 냄새가 나서......."
"또........! "
"호호호........!"
"언니 그러면 정말로 건우 혼내 줄 거야"
그때서야 하인들은 자초지종을 눈치 채고는 터지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식반을 집어 든 전도련은 식탁을 준비하려고 부리나케 화식루(華食樓)로 향했다. 그녀가 화식루(華食樓)로 갔을 때, 설 무영은 맑은 햇살과 춘풍이 스며드는 창가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 있었다. 전도련과 눈길이 마주친 그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빙긋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고단하게 잠이 들었기에 알리지 않았소......."
"왔다는 말이나 하지......!"
전도련이 식반을 내려놓으며 곱게 눈을 흘기자, 설 무영의 슬쩍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아 잇!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녀는 입구를 힐끗 쳐다보며 교구를 뒤틀었다. 그러나 설 무영은 집요하게 손을 뻗어 그녀의 둔부를 움켜쥐었다. 그때였다.
"엄마! 그 아찌 누구야?"
화들짝 놀란 그들은 얼굴빛을 붉히며 떨어졌다. 전도련의 아들 백건우가 화식루로 뛰어 들어 온 것이다. 뒤따라 들어온 소류진이 얼굴을 붉혔다. 그녀가 설 무영과 전도련의 행동을 봤던 것이다. 봉옥을 붉게 물들인 소류진이 당황하는 전도련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건우야! 아빠란다. 아빠한테 가봐!"
백건우가 통통 튀는 걸음으로 뛰어서 설 무영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아찌! 아찌가 아빠 맞아?"
"그래........! 그래! 건우야. 오래간만구나. 많이 컸네......."
"근데......! 아빠는 엄마를 왜 때려?"
설 무영은 어린아이의 질문에 당혹스러웠다. 설 무영이 전도련의 둔부를 어루만지는 모습을 건우가 본 것이다. 설 무영은 우물쭈물하다가 궁한 답변을 하였다.
"때린 게 아니고 예뻐서 그런 거야......."
"그럼 이모(姨母) 엄마두 예쁜데 아빠가 때릴 거야?"
"헐........!"
건우의 한마디에 설 무영은 할 말을 잃었고, 그를 보는 소류진과 전도련이 희소를 터트렸다.
"호호호......!"
“호 호홋.......”
전도련은 희소를 흘리며 주방으로 나가고, 소류진은 웃음을 흘리면서도 아연 질색하는 표정으로 식반을 정리하였다. 설 무영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백건우와 소류진을 번갈아 보다가 한마디 하였다.
"그럼. 아이들은 귀여워 해주고, 어른은 때려야 돼......."
"까~악!"
별안간 소리를 지른 것은 백건우가 아니고 소류진이 놀라서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설 무영의 손길이 그녀의 나의(羅衣)를 들추고 속살을 더듬었기 때문이었다. 기겁을 한 소류진이 들고 있던 식반을 떨어트렸다.
우당탕…!
식탁위에 소반들이 와르르! 바닥에 쏟아져 내렸다. 주방에 있던 전도련과 하녀들이 소리에 놀라 뛰어 들어왔다. 그 광경을 바라본 전도련이 의미 있는 미소를 띠우며 쏟아진 식반을 정리하였다. 소류진이 숨을 몰아쉬며 설 무영을 노려보았다. 슬그머니 소류진이 설 무영의 뒤로 다가왔다.
"헉!"
이번의 숨넘어가는 소리는 설 무영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소류진이 설 무영의 등살을 꼬집은 것이었다. 소류진은 태연히 나긋나긋한 발걸음을 옮겨 하녀들과 주방으로 사라졌다.
"장난이 너무 심해요. 건우보다 더해......."
전도연은 설 무영을 향해 살 프시 눈을 흘기고는 사라졌다. 설 무영은 그러나 오래간만에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온 것 같아서 마냥 즐거웠다.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전도련, 소류진, 백건우와 설무영, 네 명의 가솔이 모여앉아 식사를 즐기는 시간을 맞이했다.
문득, 수저를 들려다가 놓고 설 무영이 하녀를 불렀다. 나이어린 하녀 연솔(延率)이 다가와 읍을 하였다.
"네! 주군."
"은비살을 불러라. 그도 앞으로는 우리와 같이 식사를 하게 해라."
"네…! 주군!"
연솔이 조르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복을 걸친 유끼꼬가 들어왔다. 그들의 시선이 모두 유끼꼬에게 향했다. 복면을 하고 설 무영을 그림자처럼 따르던 그녀는 복면대신에 두건을 질끈 매고 있었다. 설 무영이 그녀에게 손짓을 했다.
"같이 와서 식사를 하라! 앞으로는 같이 식사를 하도록."
".........!"
유끼꼬는 답변대신에 좌궤(左跪)하여 가신의 예를 하고, 설 무영이 마주보는 위치의 식탁 앞에 앉았다. 소류진과 전도련은 의아한 표정으로 은비살을 쳐다보았다. 그녀들은 은비살의 본명이 유끼꼬라는 것도 동영여인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들의 의아해하는 의미를 알아채고 설 무영이 말을 하였다.
"참…! 은비살은 나의 호법이야! 말이 별로 없는 편이지......."
설 무영은 말을 던져 놓고는 태연히 식사를 하지만, 내심은 공연히 여인들의 눈치를 살폈다. 설 무영의 말에 유끼꼬가 다시 일어나 그녀들에게 각각 허리 굽혀 예를 하고는 다시 앉아 식사를 시작하였다.
"......?"
허지만 전도련과 소류진은 수저를 들어 음식을 집으면서도 연신 유끼꼬를 곁눈질하며 살폈다. 무복을 했지만 여인같이 가녀린 체구에 오목조목한 용모와 맑은 피부가 남자치고는 너무 고와 보이는 탓이었다. 설 무영은 누가 물어 보지도 않는데 우적우적 음식을 씹으며 한마디 내 뱉는다.
"음! 동영인이야. 동영인은 체구가 작지....... 은비살은 내 호법이니,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집연각(集聯閣)에 숙식케 하지 말고 무영헌(霧影軒)의 내 옆의 방을 따로 주도록 해."
설 무영은 유끼꽈 여인의 몸으로 남자들 속에 생활하기가 편치 않을 것 같아서 배려하는 말이었다. 순간적으로 설 무영을 바라보는 유끼꼬의 초롱초롱한 눈에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네! 가군의 말씀대로 준비하겠습니다."
전도련이 힐끔 소류진을 쳐다보면서 다소곳이 대답을 하였다. 그녀들은 타인이 없을 시는 하대를 하여도 그렇지 않을 때에는 반듯이 존대를 하는 게 습관이었다.
유끼꼬는 내심 자신을 배려하는 설 무영을 흠모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만 갔다. 그녀는 외톨이가 되어있는 처지에 서글픈 생각도 들었으나 그가 있기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지금껏 살아온 삶에 비하면 행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끼꼬도 여인이었기에 가슴속에는 말 못하는 감정과 아픔이 서려있었고 자유스럽게 식사를 하고 있는 두 여인이 부럽기도 하였다. 허지만, 나름대로 유끼꼬는 그렇게 가족의 흐름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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