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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01 782회 0건
음애루주-49 강호

갑작스런 한기에 설영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평소와 달리 무거운 몸에 의문을 느끼며 손을 뻗어 침상을 더듬거리던 설영은
비어있는 침상에 몸을 일으켰다. 유하와 함께 유백의 품에서 잠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비어있는 침상에 다시금 손을 더듬던 설영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침상에 어렵사리 정신을 차리고 기감을 펼쳐 유백의 위치를 더듬었다. 유백이 마음먹고 기척을 숨긴다면 설영의 능력으로는 찾을 수
없겠지만 자존심의 발로인지 아니면 설영을 배려하는 것인지 평소에도 기척을 숨기지 않는 유백 덕에 설영은 어렵지 않게 유백과 유하의 기척을 잡아내었다. 객잔 구석 부근에서 느껴지는 유백과 유하의 기운에 설영은 천리지청술을 펼쳐 상황을 살폈다.
첨벙거리는 물소리와, 유하의 비음, 그리고 이어지는 유백의 말을 듣던 인상을 찌푸렸다.
유백의 시중을 들어야할 유하가 반대로 시중을 받으며 목욕하고 있다는 사실이 거슬린 것이다. 그러나 유하의 몸 상태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찌푸렸던 인상을 피며 내공을 끌어 올려 목탕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하던 설영은 두통을 느끼며 천리지청술을 거두었다.
좀 더 듣고는 싶었지만 이상하게 무거운 몸과 머리가 설영의 집중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설영은 슬쩍 동이 터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가늠해 보았다. 완연하게 밝아진 하늘에 묘시 끝 무렵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이 부족한 것일까?]
인시 무렵 잠이 들었으니 수면시간이 얼추 한 시진 조금 안될 것이다. 그러나 유백과 정사를 즐기며 밤을 샜던 요 며칠 잠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그 사실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설영은 건달들과의 정사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백은 무한운우지락신공을 익히고 있었다.
교접할수록 활력과 체력이 돌아오는 무한운우지락신공 덕에 유백은 무한에 가까운 정력을 과시했고 설영도 그 혜택을 볼 수 있었지만 어제 설영을 안은 것은 건달들과 어린 점소이었다.
[역시 주인님이라니까?]
새삼 주인님의 능력에 경의를 표하며 자신이 그런 유백의 노예라는 사실에 행복해 하던 설영은 침상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를 시작했다.
[주인님의 첫 번째 노예로서 언제 어디서든 주인님에게 봉사해야 돼. 그런 만큼 몸 상태는 언제나 최고로 만들어야지.]
눈을 감고 운기를 시작하는 설영의 얼굴이 어쩐지 행복해 보였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설영이 눈을 뜨자 유하를 안은 채 빙긋 미소를 짓는 유백의 모습이 들어왔다.
"주인님!"
아무 말 없이 자신의 호법을 서준 유백에게 감사를 표하고자 입을 열던 설영은 유백에게 안겨 유백의 목에 팔을 감고 목욕을 하고 나와서 그런지 붉게 상기된 얼굴로 뚱하게 입술을 내밀고 있는 유하의 모습에 눈썹을 찌푸렸다.
"내려와."
"싫어."
여전히 뚱하게 입술을 내민 유하가 대답하자 설영의 눈썰미가 가늘어졌다. 그런 설영의 모습에 슬쩍 고개를 돌리는 유하였지만 유백의 목에 감은 팔을 풀지는 않았다.
"주인님 힘들어, 당장 내려와."
"만근짜리 철도 우습게 들어 올릴 주인이 나 하나 들었다고 힘이나 들겠어? 그리고 내려가고 싶어도 못 내려가. 허리 밑으로는 힘이 안 들어가는걸, 덕분에 제대로 서지도 못해."
유하의 변명에도 설영의 눈썹은 펴질 줄 몰랐다.
"너도 절정을 바라보는 무인이야. 너 정도 되는 무인이 고작 그 정도로...."
"나 정도 되니까 이정도로 끝났지. 보통 여자는 일 년 이상 자리 깔고 누워야 할 걸?"
무위를 논하는 자신의 말을 자르며 유하가 뚱하게 내뱉는 말에 설영은 입을 다물었다. 유하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보통 여자들이 그런 짓을 당했다면 유하 말따마나 일 년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 했을 것이다.
설영이 입을 다물자 승리의 미소를 띄우는 유하의 모습에 유백이 부드럽게 웃으며 유하를 침상에 뉘였다.
"어제 혈도를 잡힌 채로 잠드셔서 몸이 좀 굳어 있기도 했고. 유하누님 몸도 풀어드리고 씻겨 드릴 겸 점소이에게 더운물을 부탁했어요."
"굳이 주인님이 나서지 않으셔도 제가..."
"굉장히 달게 주무시기에 깨우지 않았어요."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전 주인님의 노예입니다. 그러니 어떠한 경우에도...."
"그게 씻기는 거야? 그건 완전 애무라고 애무! 완전 고문 이였다니까? 앞으로 구일동안은 삽입 금지라고 말하면서 왜 그렇게 사람을 흥분시키는 거야? 진짜 움직일 수만 있었어도 덮쳤다. 봐봐 아직도 젖어있다니까?"
설영의 말을 자르며 유하가 치파오를 들추자 음부가 훤하게 드러났다. 정녕 목욕을 하고 나온 것이 맞는지 음모와 음부 주변이 질척하게 젖어있고 아직도 배어 나오는 애액이 허벅지를 따라 흘러내리며 음핵에 매달린 고리의 보석이 애액에 젖어 아침햇살에 눈부시게 빛난다.
"네 기분 따윈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네가 주인님에게 봉사했냐는 거야. 보지와 항문은 쓸 수 없다고 해도 입이 있으니 얼마든지 봉사할 수 있어, 목간에서 주인님이 네 몸을 씻어주신 만큼 충분히 봉사해 드렸겠지?"
"으..응? 아..그, 그게..."
어물거리는 유하의 모습에 설영의 눈초리가 가늘어졌다.
"설마 주인님의 시중만 받고 만 것은 아니겠지?"
"아...그게..그게 그러니까.... 아씨! 그래! 주인 손에 정신 나가있었다! 됐냐! 얼음댕이 너 같으면 그 상황에서 딴게 생각나겠어?"
눈초리를 견디다 못했는지 되려 성질을 부리는 유하의 모습에 화가 났는지 얼음장 같은 설영의 기세가 흘러나왔다. 설영의 기세에 찔끔 한 유하가 슬그머니 손을 뻗어 유백의 옷자락을 쥐었다. 허나 그런 자신의 모습에 설영의 눈초리가 살벌하게 변하자 유하는 눈동자를 굴리며 유백의 옷자락에서 손을 때었다.
"자아, 자, 싸우지 마세요. 설영누님, 유하누님은 아직 모르는 게 많아요. 그러니까 봐주세요. 아직 환자잖아요."
유백이 나서자 설영은 기세를 거두며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
"괜찮아요, 엿차! 유하누님도 제대로 누워요. 그 자세는 허리에 안 좋아요."
웃으며 사과를 받고 설영의 시선을 피해 꿈지럭 거리는 유하를 바로 뉘이던 유백은 자신의 품에 안겨 설영에게 혀를 내미는 유하의 모습을 발견했다.
아니나 다를까, 까득! 하고 설영의 이빨 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설영의 이가는 소리에 바로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부리는 유하의 모습에 유백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여간 재미있는 관계라니까,]
설영을 어려워하면서도 잘 따르지만 틈만 나면 대들거나 놀리려 드는 유하와 그런 유하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받아주고 은근히 챙기는 두 명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그나저나 오늘은 특히 운공을 오래 하시네요? 무언가 진척이라도 있으셨나요?"
여전히 유하를 쏘아보는 설영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유백이 말을 꺼내자 설영이 화들짝 놀라며 눈매를 바로 했다.
"무공에 진척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어쩐지 몸이 조금 무거워 몸 상태를 바로 잡고자 운공을 시작했는데 예상외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면서 설영은 아침에 생각했던 바를 유백에게 들려주었다.
"그럴 리 없어요. 설영누님의 몸에도 분명하게 무한운우지락신공이 새겨져 있으니까, 물론 저와의 정사만큼 효과를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효과가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누님이나 누님을 안은 남자가 정사로 인해서 체력이 고갈될 일은 없어요. 뭐 그렇다고 정력까지 늘려주는 건 아니지만요. 물론 누님은 민감하니 지나친 쾌감과 끊임없는 절정으로 인해 체력소모가 크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피로가 남지는 않을 거예요. 어제 누님을 네 번이나 안은 점소이도 아까 봤을 때는 펄펄 날던데요?"
유백의 설명에 설영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유백의 안색은 찌푸린 채 펴지지 않았다.
"어디 아프신 거 아니에요? 손 좀 내밀어 보세요."
걱정스런 표정으로 손을 요구하는 유백에게 순순히 손을 맡겼던 설영은 자신의 맥을 짚어 보는 유백의 표정이 굳어지자 당혹하며 유백을 바라보았다.
"무슨 문제라도..."
"왜? 얼음댕이 어디가 안 좋아?"
한손으로는 유백의 옷자락을 꼬물거리고 또 한손은 음부 부근에서 꼬물거리며 머라고 웅얼거리던 유하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걱정으로 가득한 유하의
얼굴에 유백은 내심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나 티격태격 하면서도 은근히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어쩌면 이리도 똑같은지.....
"아뇨, 심각한건 아니지만... 무슨 이유인지 기운이 조금 흔들리셨던 것 같아요. 설마 어제 싸움에서 내상이라도 입으신 건가요?"
유백의 질문에 설영은 고개를 저었다. 역흑천홍교의 무리들이 비록 일류를 상외 할 만큼의 무위를 지니고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월광옥녀검을 완성한 자신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유하까지 있었기에 반만 상대했던 만큼 상처는커녕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었다.
"그럼 혹시 약 같은 것 드신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보세요."
"어제 제가 먹은 것은 주인님과 함께 먹었던 것과 점소이가 가져온 술상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점소이가 가져온 술상에서도 음식은 거의 손대지 않고 술만 몇 잔 먹었을 뿐입니다. 주인님과 먹었던 술과 같은 술이었으니 사실 주인님과 같이 먹은 음식 외에는 먹은 게 없습니다. 굳이 꼽으라면 정액정도 입니다만.."
"그러고 보니 건달들이 약을 먹은 후에 사정량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했던가요?"
"그렇습니다. 그들이 약을 먹고 난 후에는 거의 소변보듯 정액을 싸더군요. 그들이 몇 번이나 제 입에 사정했던 만큼 마신 양 또한 상당 합니다. 아직도 별다른 허기를 느끼지 못할 정도이니까요."
건달들과의 난교를 떠올리는 듯 홍조가 떠오르며 음욕으로 젖어 들어가는 눈동자로 설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정액을 통해 그 약의 기운이 누님에게 전해졌다는 건데.... 하지만 제 아무리 약의 기운이 강하다고 해도 정액에까지 약 기운이 남았을 리는...."
곤혹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던 유백은 이어진 설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저... 그들이 끝 무렵에 사정했던 것은 맛이나 색이나 점성으로 봤을 때 사실상 정액이라기 보단 체액에 가까웠습니다. 흥분했기에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아닙니다만 미약하나마 피 맛도 느껴졌던 거 같습니다."
"흐음, 정액 대신 체액을 사정했다면 그 체액을 마신 누님에게도 약기운이 전해진 모양이군요. 그로 인해 누님의 기운이 조금 흔들렸지만....아마 쾌락으로 인해 당시에는 제대로 인지 못하신 거겠죠. 그리고 직후에 이어진 점소이와의 정사에서 발휘된 무한운우지락신공으로 인해 기운은 다스려졌을 거예요. 다만 그 공능이 체력을 회복하는데 쓰이지 못하고 모조리 기운을 다스리는데 쓰여 피로를 풀어주지 못한 대다 기운이 흔들렸던 여파가 남아있던 모양이군요.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에요. 만약 누님이 점소이에게 안기지 않았다면 조금 위험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마 며칠은 정양하셨어야 했을걸요. "
"그렇군요."
유백의 설명을 들으며 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님이 원하는 음탕한 여자가 되고자 어린 점소이에게 안겼던 것이 복이 된 것이다.
"뭐야. 그럼 어제 그 우리 시중들어주던 점소이에게도 안겼었단 말이야? 어쩐지 목간에서 날 보는 눈빛이 이상하더라. 얼음댕이가 애하나 망친 거 아냐? "
설영의 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는걸 알자 유하는 언제 걱정했냐는 듯 평소처럼 툴툴거렸다.
"약에 의지하던 건달들보다는 훌륭하던걸? 그리고 그렇게 부러우면 나중에라도 한번 안겨보지 그래."
"누가 부러워했다고 그래? 난 나보다 어린 남자에겐 흥미 없어!"
"그럼 주인님은?"
"주, 주인이 거기서 왜 나와! 상관없잖아!"
다시금 티격거리는 둘의 모습을 보며 유백이 피식 웃는다.
"그 건달들이 먹었다는 약 가지고 오셨다고 하셨죠?"
"네. 잠시만 기다리시길."
유하와 티격태격하던 설영은 유백의 말에 태도를 바꿔 옷가지와 함께 챙겨둔 약 주머니를 찾아 유백에게 건넸다. 유백이 주머니를 열어 단약을 꺼내자 고약한 냄새가 퍼져나왔다.
"우엑, 뭔 냄새가 이래? 약이야, 독이야?"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감싸 쥐는 유하의 모습과 달리 가만히 냄새를 맡아보던 유백은 불쑥 약을 입에 집어넣었다.
"주인님 위험합니다!"
"주인! 그런 거 안 먹어도 주인은 정력 넘친다고!"
질겁하며 손을 뻗는 둘을 제지하며 입속에 들어온 단약을 맛보던 유백은 잠시 후 약을 뱉어내었다. 냉큼 찻물을 따라 내미는 설영의 손에서 잔을 받아 입안을 헹궈 마저 뱉어낸 유백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설영과 유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아요. 그저 약 성분을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니까."
유백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설영과 유하는 이어지는 유백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대부분의 재료는 대충 알겠고 몇 가지는 짐작이 가는데 한 가지는 도통 모르겠네요. 더군다나 알 수 있는 재료들도 그 가격이 적지 않은 것들이에요. 짐작이 가는 재료들을 제외하고 확실하게 들어간 약초들만 따져 보아도 이거 한 알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재료비는 적어도 금자 한 냥은 족히 넘을 거예요. 거기에 짐작되는 약초를 포함한다면 닷 냥은 확실히 넘겠죠.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에요. 그 건달들은 이런 약을 어떻게 구한 것일까요?"
"그 건달들 어디를 뜯어봐도 부자로 보이진 않았는데? 확실한 거야?"
"지금 주인님을 의심하는거야?"
"아..아니 그게 아니라....말이 안 되잖아, 허창 초입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작은 마을에서 건달 짓 하는 놈팽이들이 한 알에 금자 닷 냥이 넘는다는 약을 무슨 수로 저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다녀?"
눈초리를 세우던 설영도 이어지는 유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금자 닷 냥이면 결코 적지 않은 돈이었다. 주머니에 들어있던 약은 전부 네 알, 닷 냥씩만 계산해도 금자로만 금자로 스무 냥이다. 자신이 옥주로 근무하는 육년간 거의 쓰지 않고 모았던 돈이 금자 스무 냥이었다. 결코 적지 않은 액수였다.
그 정도 재력을 가진 사내가 변두리 마을에서 고작 건달 짓이나 하며 산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뭔가 아는 바라도 있나요, 설영누님?"
"어제 건달들이 약을 먹기 전에 허창의 형님들에게 약을 사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전 싸구려 춘약이나 정력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만....."
"저놈들이 형님이라고 부르는 놈들이면 뻔한 거 아냐? 뒷골목에서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놈들이겠지. 허창에는 무림맹이 있기 때문에 사파도 없다고."
유하의 말대로 무림맹이 있는 허창에 사파는 없었다. 어떤 간 큰 사파가 무림맹이 버티고 있는 곳에서 활동한단 말인가.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기에 뒷골목 껄렁패들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들 또한 무림맹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설영의 말은 의문을 해소해 주기는커녕 더욱 키울 뿐이었다.
유백은 손에 들린 약봉지를 바라보았다.
들어간 재료들만 따져도 얼추 금자 스무 냥은 넘을 약을 뒷골목 건달들이 취급한다니.... 더군다나 이런 작은 마을의 건달들도 대량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을 보아
매우 싼 가격으로 팔고 있을 것이다. 저들이 손에 넣기에 만만한 금액을 어림잡아보던 유백은 눈썹을 찌푸렸다. 건달들이 기루에서 써버렸다고 말할 정도라면 많이 비싸봤자 은자 한두 냥 정도일 것이다. 그것도 낱개가 아닌 봉지로, 약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가장 싼 약초도 몇 뿌리 사지 못할 금액인 것이다.
누가 있어 그런 손해 보는 장사를 할까. 더군다나 그런 비싼 약을 삼류건달들도 쉽사리 손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대량으로 만들어서 뿌리 고 있다면 그 손해가 막심할 것이다.
그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약을 뿌리고 있다면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이기에 황금을 쇳덩이와 교환하는 기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그 정도 막강한 피해를 감안한다면 이약을 만들고 퍼트린 자는 결코 개인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 하나의 세력, 혹은 단체가 개입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단체 혹은 세력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약을 퍼트리고 있는 것인가,
더군다나 무림맹이 있는 허창의 건달들이 팔고 있다는 점도 의문을 나았다. 건달들은 이 약을 정력제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무림맹에도 이 약에 대해 소문이 흘러 들어갔을 것이다. 남자라는 족속은 정력에 좋다면 개똥이라도 먹고 보는 족속인 것이다. 겉으로는 점잔을 빼며 협이니 정이니 떠들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낮에는 군자라지만 밤에도 그럴까?
더군다나 자신들의 앞마당인 허창에서 벌어진 일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
[정파답게 이번에도 뒤로 호박씨 까고 있는 걸까?]
애초부터 어떠한 단체를 만들거나 들어가는 것은 스스로의 완성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던 십칠광천마였고. 후에 천일만마전으로 그 생각이 더욱 굳어버린 십칠광천마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스승으로 모셨던 유백 또한 남다른 과거의 경험과 그 독특한 성정으로 인해 정이니 사니 마니하며 갈라져 죽네 사네 싸우는 자들을 혹은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유백이 생각하는 정(正)파는 겉으로 점잔을 빼며 뒤로 호박씨 까는 놈들의 모임이고, 마(魔)는 대 놓고 호박씨 까는 놈들의 모임이며, 사파는 남들이 까놓은 호박씨 내놓으라고 을러대는 놈들이 모인 곳 이었다. 그리고 그런 유백의 생각에 스승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뭐 개중에도 쓸 만한 놈들이 가뭄에 콩 나듯 가끔 보인다는 게 스승들의 지론이지만...
[신경 끄자. 이 약을 만든 놈들인지 뭘 원하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피해만 오지 않으면 천지를 뒤집던 말든 상관없어. 이런 작은 마을의 건달들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퍼져 있다면 정,사,마 놈들의 귀에도 들어갔겠지, 제 놈들끼리 박 터지게 싸우라고 하지 뭐. 난 아름답고 음탕한 노예들과 기루를 차려서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이니까. 그래도 이 약은 연구를 해봐야겠어. 잘하면 쓸 만한 정력제를 만들 수 있을 거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의문을 털어내듯 머리를 흔든 유백은 설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점소이에게 더운물을 부탁해 놓았으니 가서 씻고 오세요. 운공으로 피로를 몰아내었다고 해도 목탕에 들어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거에요.
유하 누님이 제대로 운신하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리기 때문에 마차를 불렀거든요. 한 시진 후에 마차가 올 거예요. 누님이 씻은 후에 아침을 먹으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네요. 마차를 타고 가면 허창까지 반나절 정도 걸린다고 하니 좀 늦어도 점심은 허창에서 맛있는걸 먹기로 하죠. 아니면 무림맹에서 얻어먹어도 되고, 전 누님이 씻고 오실동안 유하누님 괴롭히면서 이 약에 대해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
유백의 말에 심심한지 옷자락을 꼼지락 거리던 유하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아...안 돼, 안 돼, 벌렁거리던 보지가 이제 겨우 진정했단 말이야, 여기서 또 만지면 진짜 참기 어렵다고."
"괜찮아요, 괜찮아, 충분히 괴롭혀 드릴게요."
"우..웃기지마! 아, 아까도 그렇게 말해놓고 애만 태우고 보내주지는 않았잖아. 내가 갈 것 같으면 멈추고! 그거 완전히 고문이라고! 고문!"
유하의 외침에 설영은 유하가 내내 뚱한 얼굴로 입술을 삐죽이던 이유를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것은 고문이다. 그것도 너무나 달콤하고 감미로운 고문,
"눈물을 흘리면서 혀를 내밀고 헐떡이며 가게 해달라고 조르는 유하누님이 무척 귀여웠거든요. 또 보고 싶어요."
환한 미소를 띤 유백의 얼굴에 유하는 울상을 지으며 설영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어, 얼음댕이...."
"도와드릴까요. 주인님?"
상큼한 미소로 유백에게 묻는 설영의 모습에 유하의 눈빛이 절망에 빠졌다. 그런 유하의 모습에 설영의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아아 ,그것도 좋지만 그러면 아침 먹을 시간이 없을 거예요."
설영과 마주보며 미소 짓는 유백의 오른손은 어느새 유하의 치파오를 걷어내어 음부를 드러내어 허벅지를 벌리며 왼손은 목의 단추를 풀고 유하의 커다란 가슴을 끄집어내고 있었다.
"히익! 잠깐! 주인! 하아앗!"
허리 밑으로 힘이 안 들어가기에 유백의 손길에 변변한 저항조차 못하고 벌어지는 허벅지를 느끼며 필사적으로 유백의 팔을 잡아가던 유하는 음부에 유백의 손이 닿자 침상을 거머쥐고 비음을 흘리며 고개를 젖혔다.
얼굴 한가득 상쾌한 미소를 머금은 채 그런 유하의 치태를 바라보던 설영은 옷을 입고 유백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럼 씻고 오겠습니다, 주인님."
"그래요, 참, 이제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혹 모르니 보지 속에 남아있는 건달들의 체액은 꼭 깨끗이 씻어내세요."
"예, 알겠습니다."
웃는 낮으로 설영에게 주의를 주면서도 유백의 손은 거침없이 그리고 섬세하게 유하의 젖어있는 음부를 희롱하며 유하의 약한 부분을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히이익! 거기, 거기, 흐으으응~ 하악, 주인! 흐으응~"
유백에게 목례를 하며 방에서 나온 설영은 바로 목간으로 향하지 않고 문앞에 서서 방안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설영의 귀로 비명 같은 신음과 함께 울음 섞인 목소리로 유백을 조르는 유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히이이익! 보내줘! 응! 주인! 보내줘~어, 자, 여기, 응? 응? 제발 보내줘!"
"안돼요, 유하누님 참아보세요."
"못 참아! 나, 나, 못 참겠어, 응, 응? 마..말 잘 들을게, 응? 나 주인 말 잘 들을게. 그러니까 제발~"
울음 섞인 목소리로 유백에게 매달리는 유하의 목소리와 함께 삐꺽거리는 침상 소리에 설영의 뇌리에는 유백의 손을 잡아 자신의 음부에 가져가며 헐떡거리는 유하의 모습이 그려졌다. 설영의 손은 어느새 음부에 파고들어 스스로를 위로 하고 있었다. 짜릿하게 올라오는
쾌감을 즐기던 설영은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느낌에 음부에서 손을 때었다. 애액으로 흠뻑 젖은 손을 입가로 가져가던 설영은 유백의 당부를 떠올리며 자신의 허벅지에 손을 닦아 내었다. 다시 한 번 방안의 동태를 살핀 뒤 설영은 걸음을 옮겼다. 주인님이 유하에게 행하는 저 감미로운 고문은 자신이 오기 전에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목욕이 끝난 뒤에 들어간 방에서 초죽음이 되어 널브러져 있을 유하의 모습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저 감미로운 고문을 자신도 받을 수 있을지 머리를 굴리며 욕간으로 향하는 설영의 얼굴이 음욕으로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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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군요, 연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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