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애루주54-강호
"뭔 꿍꿍이야. 주인, 나 기분 굉장히 나빴거든?"
"그들에게 주인님이 그렇게 까지 몸을 낮추실필요가 있으셨는지..."
술자리가 파한 후 무림맹에 들어올 때까지도 유백은 그들의 비위를 구슬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어지간히 그런 유백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자신들에게 배정 받은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유백의 방에 모여 인상을 찌푸리는 설영과 유하에게 유백은 난처한 미소로 뺨을 긁적였다.
"그렇게 제 모습이 보기 싫으셨나요?"
"그들이 존중받을 만큼의 품격을 가지고 있었다면 괜찮았겠지만 저는 그들의 어떠한 곳에서도 주인님의 존중을 받을 만한 가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저를 품었던 그 점소이가 더 사내다워 보였을 정도였으니까요."
"얼음댕이도 그렇지? 나도 주인이 말려서 참았지만 진짜 엎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거든?"
"낚시를 하기 위해 중요한것은 미끼죠. 그보다 어때요? 그런 멋도 맛도 없는 술자리보다 여기서 저희들끼리 즐기는건."
어느새 챙겨왔는지 탁자에 음식과 술을 늘어놓으며 빙긋 웃는 유백. 그런 유백의 모습에 유하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헤~ 역시 주인이라니까. 언제 또 챙겼데?"
눈을 빛내며 유백이 늘어놓는 술과 음식을 바라보는 유하와 달리 살짝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 아미를 찌푸리던 설영은 고개를 흔들며 유백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 나중에 기루를 차렸을 때 손님으로 하기 위해서 그리하신 겁니까? 그거라면 굳이 주인님이 나설 필요까지는 없었을 겁니다. 제가 적당히..."
설영의 말에 유백은 내심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잔에 술을 따라 건넸다. 설영이 다시없을 외모와 색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자가 남자를 치마 품에 안고 이용하려면 적당한 애교와 투정은 물론이고 또 여우같이 교활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잘 이용해야 남자의 애간장을 녹이고 달아오르게 만들어 치마 품에 품고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설영의 성격상 그런 여우 짓은 죽어도 못 할 것이다. 뭐 워낙에 뛰어난 미모와 색기로 그런 짓을 안 해도 남자 스스로가 안달 나 매달리겠지만....
"뭐, 그들 중 과연 몇 명이나 손님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위한 미끼는 아니었어요. 맹주어르신이 저들과 함께 제 스승님의 비동을 탐색해 줄 것을 요청 했어요. 제가 짐작컨대 거기 조금 위험할 것 같거든요? 마침 육룡 이봉을 만난 김에 적당히 구슬리고 추켜세워서 귀찮은 일은 죄다 넘겨 버릴려구요."
"그러셨군요.. 그럼 맹주님과 하신 말씀이..."
"이번일 제외하고도 가끔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대신 그쪽에서 제 정체를 숨겨주는 동시에 도와줄 때마다 약간의 대가를 받기로 하는 거래를 좀 했어요. 기루를 세울 때 약간의 도움도 준 다네요."
"나, 나! 싸움은 내가 할게,"
유백의 말에 수긍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설영과 달리 유하가 눈을 빛내며 손을 번쩍들며 끼어들어왔다.
"낮에 얼음댕이랑 붙어보니까. 얼음댕이랑 달리 나는 내공 운용이 조금 부족하더라. 내공 안 쓰기로 했는데도
불쑥 불쑥 올라오더라니까? 아무래도 사부한테 전이 받은 내공을 완전하게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한 모양이야. 그럴 땐 실전이 최고지."
"수련을 하는 게 아니라?"
"사부 왈, 한 달 수련보다 한번 실전이 더 많이 배운다. "
"어째...광권 스승님하고 말씀하시는 게 비슷하네요. 제 스승님은 실전이 곧 수련이다라고 말씀하셨죠."
유백이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자 유하가 진저리 치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마 천일만마전이 아니었다면 두 사부들 죽이 잘 맞는 친구가 됐을지도 모르겠네? 사부 같은 사람이 둘...아니 사부보다 더한 사람이랑 같이 배웠다면... 우엑, 끔찍해. 상상도 하기 싫어."
"그럴지도 모르죠, 두분 다 강호에서 흔하지 않는 박투로 이름 높으신 분들이니...실제로 만마전당시 누님 사부랑 만나서 조언도 해주었다고 하셨고..."
"헤에~ 그런 일이 있었어? 그래서 사부가 광투에게 인정받으라고 한 거구나. 그래서 그때 머라고 했대?"
유하의 질문에 설영도 호기심이 동하는지 자못 궁금한 표정으로 유백을 바라보았다.
기녀가 될 것을 받아들였다지만 무인으로 자라온 둘이기에 광권이 했다는 조언은 그녀들의 호기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누가 머래도 육십 년 전 하늘이라고 불리던 십칠광천마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였으니까.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손님으로 인해 그녀들의 호기심은 충족되지 못했다.
"들어가도 될까요?"
"응? 연이 목소리네?"
방밖을 바라보는 유하와 달리 설영은 유백을 바라보았다. 유백이 고개를 끄덕이자 설영이 일어서 방문을 열었다.
"어서 오렴."
"언니와 유하랑 밀린 이야기나 나누며 한잔 더 할까 했는데 방에 안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찾아왔어요. 제가 방해 한건 아닌가요?"
"웬일이래? 책벌레가 술을 다 가져오고?"
설영과 함께 자리에 앉는 제갈 연을 바라보며 자못 놀랍다는 듯 유하가 놀리자 제갈 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받아친다.
"아무리 저라도 반가운 친구는 있는 법이에요. 더군다나 외모만 여자인 유하니까 술은 필수 아니겠어요?"
"흥 이다. 아직 처녀 딱지도 못 땐 주제에 잘난 척은"
"그렇게 말하는 유하도 처녀가 아닌가요?"
"흐흥~ 난 이미 여자라구!"
"강간? 협박? 약? 설마 돈은 아닐 테고...역시 잘생긴 공자를 그 힘으로 협박해서 강제로...."
"싸울래?"
으르렁 거리는 유하에게 제갈 연은 안됐다는 표정으로 공손히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한다.
"그 불쌍하신 공자분의 명복을 빌어드려야겠어요. 하아~ 그 일이 상처가 되어 여자 공포증에 걸리시면 안 될 텐데..."
"아하하하하하. 너 좀 맞자!"
튀어 오르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유하의 서슬에 유백의 술잔이 넘어져 술이 탁자에 흘러넘치며 유백의 바지를 적셨다.
"이런!"
"유하! 너,"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유백의 모습에 설영이 유하를 노려보자 당황한 유하가 황급히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진짜야?"
"하아~ 됐어. 주인님 잠시만."
유백의 변명에 한숨을 흘리며 탁자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설영의 모습에 제갈 연이 당황하며 설영을 불렀다.
"어..언니?"
그런 제갈 연의 부름에 손을 들어 잠시 기다리라는 뜻을 전달한 설영은 탁자 밑으로 기어 들어가 자신의 치마부분을 들어 올려 유백의 사타구니 근처에 묻은 술을 닦아내었다. 치마와 바지 위로 느껴지는 유백의 탄탄한 허벅지와 스치듯 느껴지는 자지에 설영의 눈빛에 욕정이 어리며 저도 모르게 유백의 바지 끈에 입술을 가져가던 설영은 제갈 연의 존재를 깨닫고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유백의 사타구니에 살짝 입을 맞춘 후 탁자 밑에서 기어 나왔다.
탁자 밑에 기어든 설영이 풍만한 엉덩이를 드러내자 어쩔 줄 몰라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당황하던 제갈 연은 별다른 반응 없이 여전히 쭈뼛 거리고 있는 유하의 모습에 더욱 놀랐다. 허둥대던 제갈 연은 설영이 아쉬운 얼굴로 탁자 밑에서 기어 나오자 술잔을 들어 올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렸다. 술 한 모금에 진정이 됐는지 한숨과 함께 술잔을 내려놓고 유백에게 입을 여는 제갈 연의 얼굴은 침착하고 조용한 어조와 달리 여전히 붉어져 있었다.
"정말로 설영 언니와 유하의 "주인" 이셨군요... 유하의 처녀를 가지신 것도 공자겠죠?"
유달리 주인이라는 명칭에 힘을 주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하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며 무어라 입을 열려다 설영의 눈초리에 입술을 삐죽이며 잔을 들어 올려 설영의 눈초리를 피했다.
"하아..진짜 놀라워요. 저 자존심 강한 설영언니 와 불같은 성격에 선머슴인 유하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남자가 있다니..."
"제가 누님들을 좋아하거든요. 누님들도 저를 좋아하고."
"글쎄요.. 좋아하는 남성에게 헌신적인 여성은 많지만 이 정도는 아니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언니와 유하를 꾄 것인지 궁금해요. 더군다나 설영언니와 유하는 이미 개화 해 버린 모양이네요? 공자님의 능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지경이에요."
고개를 흔들던 제갈 연은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시선이 몰리자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설마. 자신들의 신체에 대한 것도 알고 계셨어요? 놀랍네요. 저도 간신히 알아낸 사실을 어떻게들 알고 계시는 걸까요?"
조금 허둥대는 제갈 연에게 유백이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음란지체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부드러운 어조와 달리 냉정한 눈동자에 조금 몸을 움츠리던 제갈 연은 자신의 실태를 깨닫고 가슴을 폈다.
"음란지체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솔직히 기분 나쁘니까, 제가 굉장히 음란한 여자 같잖아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그래도 사방신수지체 라고 불러주세요."
"사방신수지체...?"
"어머? 모르셨나요?"
유백의 반문에 놀란 듯 그 총기 넘쳐 보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유백들을 둘러보았다.
"뭐야 그건? 그래도 음란지체라는 이름보다는 있어 보이는데?"
"음란지체인 편이 더 좋아."
"그건 얼음댕이가 변태라서 그런 거야!!"
"주인님의 바라시는 바를 부정할 셈이야?"
또다시 투닥거리는 둘의 모습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제갈 연은 유백의 시선에 슬쩍 술잔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감췄다.
조금 붉어진 얼굴을 술잔으로 가리는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유백이 문득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저도라고 그러셨죠. 그렇다면 제갈 소저도 음란지체...아니 사방신수지체 라는 겁니까?"
유백의 질문에 제갈 연은 한숨과 함께 술잔을 내려놓았다. 설영과 유하도 투닥거림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제갈 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너도 음란지체라고?"
"음란지체가 그리 흔한 거였어?"
설영들의 질문에 제갈 연은 고개를 저었고 유백은 그런 제갈 연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부드러운 미소로 설명을 재촉했다.
"어떻게 아시게 된 거죠?"
부드럽지만 단호한 유백의 질문에 제갈 연은 한숨과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천일만마대전에서 막대한 피해를 본 제갈 세가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그 후에 제가 태어나고 나름 미모로 이름이 높아지자 제 미모를 이용해서 어떻게 해서든 오대세가나 구대 문파와 연을 이어 가문의 몰락을 막아보고자 세가는 저를 무림맹에 보냈어요.
그 외에도 후기지수들과도 친분을 쌓아 후에 조금이라도 세가의 도움이 되는 길을 모색하고... 그렇기 때문에 무림맹에서 상주하게 되었죠. 그렇게 나름 친분을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설영언니와 유하를 만나게 되었어요. 나서지 않을 뿐 나름대로 힘과 전통이 있는 검각의
후계자중 하나인 설영언니와 천하십강으로 유명한 손대협의 제자인 유하였으니 친분을 쌓아둬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 했던 거죠. 같은 여인이기도 하니, 그런데 설영언니를 보자마자...음...뭐랄까요? 마치 친 자매, 아니, 언니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유하에게는 굉장한 친밀감을 느꼈고...당시 연을 만들기 위해 상당히 가식적으로 움직였던 제가 언니와 유하에게는 그럴 수가 없었죠. 이용한다거나 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또 그래선 안 된다고 몸과 마음이 말을 듣지 않는 거예요. 더군다나 설영 언니가 무언가를 부탁할 경우 전 제 의지와 상관없이 부탁을 들어드리게 되었죠."
목이 마른지 술잔을 들어 올려 목을 축인 제갈 연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설영언니와 유하가 무림맹을 떠난 이후 전 혼란에 빠졌어요. 저에게 있어서는 절대로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가문의명에 의해 친분을 쌓고 세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 인연을 이용할 생각 이었던 저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거예요. 그래서 설영언니와 유하를 멀리하고자 했어요. 하지만 또다시 유하가 무림맹에 왔을 때 저도 모르게 유하에게 발길이 옮겼고 그렇게 유하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상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유하가 의아하다며 말했던 자신의 특징이 저와 똑 같았으니까요. 설영언니를 대하면서 느낀 점이라든가 환각진에 걸리지 않는다던가...그리고.. 그...목석같은 자신의 몸이라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조사 해본 것인가요?"
"그래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던 저는 세가에 연락하여 자료를 모으고 이곳 무림맹에 있는 서적들을 조사했어요.
비록 몰락했다고는 하지만 저희 세가는 무위보다는 지식과 지혜로 이름을 떨친 곳인지라 다른 세가에 비해 서적들이나 자료들이 많이 있어요. 전문 서적이나 죽간 외에도 별것 아닌 전설이나 풍문들이 적혀진 자료들이 더 많아요. 오랜 시간 무림맹의 군사직책은 저희 세가의 일원이 맡았으니까요. 그런 자료를 뒤지던 중에 음란지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음란지체에 대해 조사하며 음란지체가 가진 진짜 이름도 알게 되었어요."
"그게 사방신수지체 라는 말이니?"
설영의 질문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네, 물론 사방신의 가호를 받아 태어나는 아이들은 그래도 제법 많아요. 천무지체니 아니면 태양지체니 음한지체니 하는 이름으로 불리죠. 아! 구음절맥도 이런 경우에요. 가호를 타고 났지만 그 몸이 기운을 버티지 못해 병이 되는 거죠. 하지만 단순히 사방신의 가호뿐 아니라 기질이라고 해야 될까요... 신기랄까요... 그런걸 받아서 태어나는 여인들이 있어요. 그 여인들을 사방신수지체라고 불렀다고 해요."
"원래 그런 거였어? 그런데 왜 음란지체야?"
유하의 질문에 제갈 연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그, 그게....이 사방신수지체의 능력이... 환각진이나 섭혼술에 걸리지 않는 걸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도 없고....아시다시피...개화 시에 음란해지는 특성이... 나, 남성들의 꾸,꿈과 같은 거라..그래서...부각이 되어서..그런 이름으로 불리다 보니...원래 이름이 잊혀진 거예요..."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듯 고개를 떨구며 술잔을 들어 홀짝이는 제갈 연과는 달리 설영은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 내가 음란지체가 많다고 물었을 때 고개를 저었지? 그럼 사방신의 기운을 타고난 여인들은 네 명뿐이라는 말이니?"
"예.... 아마 그럴 거예요. 유하의 성격이나 호전적인 면을 생각하면 아마 백호지 싶어요. 그리고 그런 유하를 놀리고 싶고 놀리면 즐거워지니까 짐작컨대 제가 청룡이 아닐까요?"
유백은 유하의 피를 묻어 조사했던 부적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하의 피는 분명히 서쪽으로 꺾어졌다.
[오행의 금목(金木)그리고 서쪽이면 사방신의 백호뿐이로군. 그렇다면 설영누님은?]
"나는?"
발끈하는 유하를 눈초리 한방으로 제압하며 유백의 내심을 읽은 듯 설영이 질문하자 제갈 연은 곤혹스럽다는 듯 표정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가장 큰 의문은 언니에요. 저나 유하가 언니에게 꼼짝 못하는 걸로 봐서 사방신의 가운데에 있는 황룡이나 기린이 아닐까 싶은데. 짐작뿐이에요. 뒤지고 뒤져서 찾은 이름이라고는 진(眞) 음란지체 라는 이름뿐이에요."
"진(眞) 음란지체?"
"네, 세가에서 가장 오래된 죽간에서 찾은 이름이에요. 워낙 오래되고 훼손이 심해서 정확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해석한 바가 맞는다면 저희들의 사방신수지체의 그 특징은 그 이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 외에 달리 알아내신 바는 없나요?"
"없어요. 신기를 받았다고 하지만 별다른 특징도 없어서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고 그 마저 독특한 특징 덕에 다른 이름으로 바뀌어서 이정도 찾는데도 상당히 곤란했다고요. 그..다, 다른게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나중에, 나중에 말씀드리겠어요."
얼굴을 붉히며 더듬거리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광법 스승이 가지고 있던 책에서도 이름만 등장하던 음란지체다. 나름 혹하여 만마동에 있던 서적들을 모조리 들쑤시며 찾아봤어도 그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이 정도나마 알아낸 제갈 연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맹주가 신경 쓸 만하군. 육룡이니 지렁이니 하며 으스대던 멍청이들과는 달라. 작은 실마리 하나가지고 이정도 까지 알아낼 수 있는 능력과 머리라면 맹주가 견제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맹주가 아주 보는 눈이 없는 건 아니었나.]
상념에 잠겨있던 유백을 바라보던 제갈 연이 조심스럽게 유백의 잔에 술을 따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엔 제가 여쭈어도 될까요?"
"말해보십시오. 제갈 소저."
유백이 허락하자 제갈 연은 자신의 잔을 비우고 몸가짐을 똑바로 하며 유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십칠광천마의 공동 전인이신 공자께서 이렇듯 무림맹에서 당당하게 있으실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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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이 h부분이 적어지니 독자분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군요.
하하하하 뭐 어쩌겠습니까. 다 제 필력이 부족한것을
조만간 많이 등장...할겁니다.
"뭔 꿍꿍이야. 주인, 나 기분 굉장히 나빴거든?"
"그들에게 주인님이 그렇게 까지 몸을 낮추실필요가 있으셨는지..."
술자리가 파한 후 무림맹에 들어올 때까지도 유백은 그들의 비위를 구슬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어지간히 그런 유백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자신들에게 배정 받은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유백의 방에 모여 인상을 찌푸리는 설영과 유하에게 유백은 난처한 미소로 뺨을 긁적였다.
"그렇게 제 모습이 보기 싫으셨나요?"
"그들이 존중받을 만큼의 품격을 가지고 있었다면 괜찮았겠지만 저는 그들의 어떠한 곳에서도 주인님의 존중을 받을 만한 가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저를 품었던 그 점소이가 더 사내다워 보였을 정도였으니까요."
"얼음댕이도 그렇지? 나도 주인이 말려서 참았지만 진짜 엎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거든?"
"낚시를 하기 위해 중요한것은 미끼죠. 그보다 어때요? 그런 멋도 맛도 없는 술자리보다 여기서 저희들끼리 즐기는건."
어느새 챙겨왔는지 탁자에 음식과 술을 늘어놓으며 빙긋 웃는 유백. 그런 유백의 모습에 유하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헤~ 역시 주인이라니까. 언제 또 챙겼데?"
눈을 빛내며 유백이 늘어놓는 술과 음식을 바라보는 유하와 달리 살짝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듯 아미를 찌푸리던 설영은 고개를 흔들며 유백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 나중에 기루를 차렸을 때 손님으로 하기 위해서 그리하신 겁니까? 그거라면 굳이 주인님이 나설 필요까지는 없었을 겁니다. 제가 적당히..."
설영의 말에 유백은 내심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잔에 술을 따라 건넸다. 설영이 다시없을 외모와 색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자가 남자를 치마 품에 안고 이용하려면 적당한 애교와 투정은 물론이고 또 여우같이 교활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잘 이용해야 남자의 애간장을 녹이고 달아오르게 만들어 치마 품에 품고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설영의 성격상 그런 여우 짓은 죽어도 못 할 것이다. 뭐 워낙에 뛰어난 미모와 색기로 그런 짓을 안 해도 남자 스스로가 안달 나 매달리겠지만....
"뭐, 그들 중 과연 몇 명이나 손님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위한 미끼는 아니었어요. 맹주어르신이 저들과 함께 제 스승님의 비동을 탐색해 줄 것을 요청 했어요. 제가 짐작컨대 거기 조금 위험할 것 같거든요? 마침 육룡 이봉을 만난 김에 적당히 구슬리고 추켜세워서 귀찮은 일은 죄다 넘겨 버릴려구요."
"그러셨군요.. 그럼 맹주님과 하신 말씀이..."
"이번일 제외하고도 가끔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대신 그쪽에서 제 정체를 숨겨주는 동시에 도와줄 때마다 약간의 대가를 받기로 하는 거래를 좀 했어요. 기루를 세울 때 약간의 도움도 준 다네요."
"나, 나! 싸움은 내가 할게,"
유백의 말에 수긍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설영과 달리 유하가 눈을 빛내며 손을 번쩍들며 끼어들어왔다.
"낮에 얼음댕이랑 붙어보니까. 얼음댕이랑 달리 나는 내공 운용이 조금 부족하더라. 내공 안 쓰기로 했는데도
불쑥 불쑥 올라오더라니까? 아무래도 사부한테 전이 받은 내공을 완전하게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한 모양이야. 그럴 땐 실전이 최고지."
"수련을 하는 게 아니라?"
"사부 왈, 한 달 수련보다 한번 실전이 더 많이 배운다. "
"어째...광권 스승님하고 말씀하시는 게 비슷하네요. 제 스승님은 실전이 곧 수련이다라고 말씀하셨죠."
유백이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자 유하가 진저리 치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마 천일만마전이 아니었다면 두 사부들 죽이 잘 맞는 친구가 됐을지도 모르겠네? 사부 같은 사람이 둘...아니 사부보다 더한 사람이랑 같이 배웠다면... 우엑, 끔찍해. 상상도 하기 싫어."
"그럴지도 모르죠, 두분 다 강호에서 흔하지 않는 박투로 이름 높으신 분들이니...실제로 만마전당시 누님 사부랑 만나서 조언도 해주었다고 하셨고..."
"헤에~ 그런 일이 있었어? 그래서 사부가 광투에게 인정받으라고 한 거구나. 그래서 그때 머라고 했대?"
유하의 질문에 설영도 호기심이 동하는지 자못 궁금한 표정으로 유백을 바라보았다.
기녀가 될 것을 받아들였다지만 무인으로 자라온 둘이기에 광권이 했다는 조언은 그녀들의 호기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누가 머래도 육십 년 전 하늘이라고 불리던 십칠광천마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였으니까.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손님으로 인해 그녀들의 호기심은 충족되지 못했다.
"들어가도 될까요?"
"응? 연이 목소리네?"
방밖을 바라보는 유하와 달리 설영은 유백을 바라보았다. 유백이 고개를 끄덕이자 설영이 일어서 방문을 열었다.
"어서 오렴."
"언니와 유하랑 밀린 이야기나 나누며 한잔 더 할까 했는데 방에 안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찾아왔어요. 제가 방해 한건 아닌가요?"
"웬일이래? 책벌레가 술을 다 가져오고?"
설영과 함께 자리에 앉는 제갈 연을 바라보며 자못 놀랍다는 듯 유하가 놀리자 제갈 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받아친다.
"아무리 저라도 반가운 친구는 있는 법이에요. 더군다나 외모만 여자인 유하니까 술은 필수 아니겠어요?"
"흥 이다. 아직 처녀 딱지도 못 땐 주제에 잘난 척은"
"그렇게 말하는 유하도 처녀가 아닌가요?"
"흐흥~ 난 이미 여자라구!"
"강간? 협박? 약? 설마 돈은 아닐 테고...역시 잘생긴 공자를 그 힘으로 협박해서 강제로...."
"싸울래?"
으르렁 거리는 유하에게 제갈 연은 안됐다는 표정으로 공손히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한다.
"그 불쌍하신 공자분의 명복을 빌어드려야겠어요. 하아~ 그 일이 상처가 되어 여자 공포증에 걸리시면 안 될 텐데..."
"아하하하하하. 너 좀 맞자!"
튀어 오르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유하의 서슬에 유백의 술잔이 넘어져 술이 탁자에 흘러넘치며 유백의 바지를 적셨다.
"이런!"
"유하! 너,"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유백의 모습에 설영이 유하를 노려보자 당황한 유하가 황급히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진짜야?"
"하아~ 됐어. 주인님 잠시만."
유백의 변명에 한숨을 흘리며 탁자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설영의 모습에 제갈 연이 당황하며 설영을 불렀다.
"어..언니?"
그런 제갈 연의 부름에 손을 들어 잠시 기다리라는 뜻을 전달한 설영은 탁자 밑으로 기어 들어가 자신의 치마부분을 들어 올려 유백의 사타구니 근처에 묻은 술을 닦아내었다. 치마와 바지 위로 느껴지는 유백의 탄탄한 허벅지와 스치듯 느껴지는 자지에 설영의 눈빛에 욕정이 어리며 저도 모르게 유백의 바지 끈에 입술을 가져가던 설영은 제갈 연의 존재를 깨닫고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유백의 사타구니에 살짝 입을 맞춘 후 탁자 밑에서 기어 나왔다.
탁자 밑에 기어든 설영이 풍만한 엉덩이를 드러내자 어쩔 줄 몰라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당황하던 제갈 연은 별다른 반응 없이 여전히 쭈뼛 거리고 있는 유하의 모습에 더욱 놀랐다. 허둥대던 제갈 연은 설영이 아쉬운 얼굴로 탁자 밑에서 기어 나오자 술잔을 들어 올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렸다. 술 한 모금에 진정이 됐는지 한숨과 함께 술잔을 내려놓고 유백에게 입을 여는 제갈 연의 얼굴은 침착하고 조용한 어조와 달리 여전히 붉어져 있었다.
"정말로 설영 언니와 유하의 "주인" 이셨군요... 유하의 처녀를 가지신 것도 공자겠죠?"
유달리 주인이라는 명칭에 힘을 주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하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며 무어라 입을 열려다 설영의 눈초리에 입술을 삐죽이며 잔을 들어 올려 설영의 눈초리를 피했다.
"하아..진짜 놀라워요. 저 자존심 강한 설영언니 와 불같은 성격에 선머슴인 유하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남자가 있다니..."
"제가 누님들을 좋아하거든요. 누님들도 저를 좋아하고."
"글쎄요.. 좋아하는 남성에게 헌신적인 여성은 많지만 이 정도는 아니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언니와 유하를 꾄 것인지 궁금해요. 더군다나 설영언니와 유하는 이미 개화 해 버린 모양이네요? 공자님의 능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지경이에요."
고개를 흔들던 제갈 연은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시선이 몰리자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설마. 자신들의 신체에 대한 것도 알고 계셨어요? 놀랍네요. 저도 간신히 알아낸 사실을 어떻게들 알고 계시는 걸까요?"
조금 허둥대는 제갈 연에게 유백이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음란지체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부드러운 어조와 달리 냉정한 눈동자에 조금 몸을 움츠리던 제갈 연은 자신의 실태를 깨닫고 가슴을 폈다.
"음란지체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솔직히 기분 나쁘니까, 제가 굉장히 음란한 여자 같잖아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그래도 사방신수지체 라고 불러주세요."
"사방신수지체...?"
"어머? 모르셨나요?"
유백의 반문에 놀란 듯 그 총기 넘쳐 보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유백들을 둘러보았다.
"뭐야 그건? 그래도 음란지체라는 이름보다는 있어 보이는데?"
"음란지체인 편이 더 좋아."
"그건 얼음댕이가 변태라서 그런 거야!!"
"주인님의 바라시는 바를 부정할 셈이야?"
또다시 투닥거리는 둘의 모습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제갈 연은 유백의 시선에 슬쩍 술잔을 들어 올려 얼굴을 감췄다.
조금 붉어진 얼굴을 술잔으로 가리는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유백이 문득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저도라고 그러셨죠. 그렇다면 제갈 소저도 음란지체...아니 사방신수지체 라는 겁니까?"
유백의 질문에 제갈 연은 한숨과 함께 술잔을 내려놓았다. 설영과 유하도 투닥거림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제갈 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너도 음란지체라고?"
"음란지체가 그리 흔한 거였어?"
설영들의 질문에 제갈 연은 고개를 저었고 유백은 그런 제갈 연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부드러운 미소로 설명을 재촉했다.
"어떻게 아시게 된 거죠?"
부드럽지만 단호한 유백의 질문에 제갈 연은 한숨과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천일만마대전에서 막대한 피해를 본 제갈 세가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그 후에 제가 태어나고 나름 미모로 이름이 높아지자 제 미모를 이용해서 어떻게 해서든 오대세가나 구대 문파와 연을 이어 가문의 몰락을 막아보고자 세가는 저를 무림맹에 보냈어요.
그 외에도 후기지수들과도 친분을 쌓아 후에 조금이라도 세가의 도움이 되는 길을 모색하고... 그렇기 때문에 무림맹에서 상주하게 되었죠. 그렇게 나름 친분을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설영언니와 유하를 만나게 되었어요. 나서지 않을 뿐 나름대로 힘과 전통이 있는 검각의
후계자중 하나인 설영언니와 천하십강으로 유명한 손대협의 제자인 유하였으니 친분을 쌓아둬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 했던 거죠. 같은 여인이기도 하니, 그런데 설영언니를 보자마자...음...뭐랄까요? 마치 친 자매, 아니, 언니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유하에게는 굉장한 친밀감을 느꼈고...당시 연을 만들기 위해 상당히 가식적으로 움직였던 제가 언니와 유하에게는 그럴 수가 없었죠. 이용한다거나 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또 그래선 안 된다고 몸과 마음이 말을 듣지 않는 거예요. 더군다나 설영 언니가 무언가를 부탁할 경우 전 제 의지와 상관없이 부탁을 들어드리게 되었죠."
목이 마른지 술잔을 들어 올려 목을 축인 제갈 연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설영언니와 유하가 무림맹을 떠난 이후 전 혼란에 빠졌어요. 저에게 있어서는 절대로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가문의명에 의해 친분을 쌓고 세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 인연을 이용할 생각 이었던 저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거예요. 그래서 설영언니와 유하를 멀리하고자 했어요. 하지만 또다시 유하가 무림맹에 왔을 때 저도 모르게 유하에게 발길이 옮겼고 그렇게 유하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상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유하가 의아하다며 말했던 자신의 특징이 저와 똑 같았으니까요. 설영언니를 대하면서 느낀 점이라든가 환각진에 걸리지 않는다던가...그리고.. 그...목석같은 자신의 몸이라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는 제갈 연의 모습에 유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조사 해본 것인가요?"
"그래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던 저는 세가에 연락하여 자료를 모으고 이곳 무림맹에 있는 서적들을 조사했어요.
비록 몰락했다고는 하지만 저희 세가는 무위보다는 지식과 지혜로 이름을 떨친 곳인지라 다른 세가에 비해 서적들이나 자료들이 많이 있어요. 전문 서적이나 죽간 외에도 별것 아닌 전설이나 풍문들이 적혀진 자료들이 더 많아요. 오랜 시간 무림맹의 군사직책은 저희 세가의 일원이 맡았으니까요. 그런 자료를 뒤지던 중에 음란지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음란지체에 대해 조사하며 음란지체가 가진 진짜 이름도 알게 되었어요."
"그게 사방신수지체 라는 말이니?"
설영의 질문에 제갈 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네, 물론 사방신의 가호를 받아 태어나는 아이들은 그래도 제법 많아요. 천무지체니 아니면 태양지체니 음한지체니 하는 이름으로 불리죠. 아! 구음절맥도 이런 경우에요. 가호를 타고 났지만 그 몸이 기운을 버티지 못해 병이 되는 거죠. 하지만 단순히 사방신의 가호뿐 아니라 기질이라고 해야 될까요... 신기랄까요... 그런걸 받아서 태어나는 여인들이 있어요. 그 여인들을 사방신수지체라고 불렀다고 해요."
"원래 그런 거였어? 그런데 왜 음란지체야?"
유하의 질문에 제갈 연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그, 그게....이 사방신수지체의 능력이... 환각진이나 섭혼술에 걸리지 않는 걸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도 없고....아시다시피...개화 시에 음란해지는 특성이... 나, 남성들의 꾸,꿈과 같은 거라..그래서...부각이 되어서..그런 이름으로 불리다 보니...원래 이름이 잊혀진 거예요..."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듯 고개를 떨구며 술잔을 들어 홀짝이는 제갈 연과는 달리 설영은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 내가 음란지체가 많다고 물었을 때 고개를 저었지? 그럼 사방신의 기운을 타고난 여인들은 네 명뿐이라는 말이니?"
"예.... 아마 그럴 거예요. 유하의 성격이나 호전적인 면을 생각하면 아마 백호지 싶어요. 그리고 그런 유하를 놀리고 싶고 놀리면 즐거워지니까 짐작컨대 제가 청룡이 아닐까요?"
유백은 유하의 피를 묻어 조사했던 부적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하의 피는 분명히 서쪽으로 꺾어졌다.
[오행의 금목(金木)그리고 서쪽이면 사방신의 백호뿐이로군. 그렇다면 설영누님은?]
"나는?"
발끈하는 유하를 눈초리 한방으로 제압하며 유백의 내심을 읽은 듯 설영이 질문하자 제갈 연은 곤혹스럽다는 듯 표정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가장 큰 의문은 언니에요. 저나 유하가 언니에게 꼼짝 못하는 걸로 봐서 사방신의 가운데에 있는 황룡이나 기린이 아닐까 싶은데. 짐작뿐이에요. 뒤지고 뒤져서 찾은 이름이라고는 진(眞) 음란지체 라는 이름뿐이에요."
"진(眞) 음란지체?"
"네, 세가에서 가장 오래된 죽간에서 찾은 이름이에요. 워낙 오래되고 훼손이 심해서 정확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해석한 바가 맞는다면 저희들의 사방신수지체의 그 특징은 그 이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 외에 달리 알아내신 바는 없나요?"
"없어요. 신기를 받았다고 하지만 별다른 특징도 없어서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고 그 마저 독특한 특징 덕에 다른 이름으로 바뀌어서 이정도 찾는데도 상당히 곤란했다고요. 그..다, 다른게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나중에, 나중에 말씀드리겠어요."
얼굴을 붉히며 더듬거리는 제갈 연의 말에 유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광법 스승이 가지고 있던 책에서도 이름만 등장하던 음란지체다. 나름 혹하여 만마동에 있던 서적들을 모조리 들쑤시며 찾아봤어도 그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이 정도나마 알아낸 제갈 연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맹주가 신경 쓸 만하군. 육룡이니 지렁이니 하며 으스대던 멍청이들과는 달라. 작은 실마리 하나가지고 이정도 까지 알아낼 수 있는 능력과 머리라면 맹주가 견제하는 것도 당연하겠지. 맹주가 아주 보는 눈이 없는 건 아니었나.]
상념에 잠겨있던 유백을 바라보던 제갈 연이 조심스럽게 유백의 잔에 술을 따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엔 제가 여쭈어도 될까요?"
"말해보십시오. 제갈 소저."
유백이 허락하자 제갈 연은 자신의 잔을 비우고 몸가짐을 똑바로 하며 유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십칠광천마의 공동 전인이신 공자께서 이렇듯 무림맹에서 당당하게 있으실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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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이 h부분이 적어지니 독자분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군요.
하하하하 뭐 어쩌겠습니까. 다 제 필력이 부족한것을
조만간 많이 등장...할겁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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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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