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당부하고픈 말.
**작가의 생활 사정상 연재 속도가 굉장히 불규칙적이며, 보통엔 굉장히 느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빠른 연재 혹은 완결작을 원하시는 분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시거나, 완결을 기다리신 후 보시는 편이 더 편하실 것입니다.
** 이 글은 일격평천하의 속편입니다. 1권격인 “일격평천하”를 읽지 않으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다소 있을 수 있으니, 혹시 이 글을 읽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신 분이 계신다면 부디 전편을 먼저 읽어주셨으면 하네요.
**역량 부족으로 수많은 오타와 설정상 모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독자 분들의 지적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발견 즉시 수정할 예정이오니
부디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스토리 구성상의 미비점 및 문학적 완성도에 대한 지적 또한 환영하오나,
이미 구성이 완성되어 있는 작품이고 본인의 실력 부족으로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라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하오니,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一擊平天下 (일격평천하) 2권
1부 2장
“어젯밤에 수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몰려왔답니다. 저희 북경루뿐만이 아니라 이 근처 모든 숙박이 다 꽉찼습니다.”
어쩔수 없이 매정란과 월진은 밖으로 나왔다. 몇 군데를 더 둘러보았지만 역시나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어쩌나.. 이거 원. 노숙이라도 해야되나 여기까지 와서.”
그 때였다. 한 명의 거지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아니, 정확히 월진에게 다가왔다.
“한푼만 주십쇼 나으리”
매정란은 미남자이고 호남형이었지만 어딘가 접근하기 어려운 기품이 있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매정란 보다는 월진의 쪽이 말걸기 더 쉬웠나 보다. 월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미안하외다. 나는 정말 지금 한푼도 없소.”
하지만 거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엉뚱한 것이었다. .
“헤헤 나으리. 묵을 곳을 찾으시나이까? 제가 좋은 데로 안내해드립죠”
월진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매정란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부탁하이.”
그러면서 그는 품에서 은전 한닢을 꺼내 거지에게 건네주었다. 거지가 히히 웃으며 그들을 안내했다. 월진은 혼자 납득하면서 매정란과 같이 동행했다. 거지가 안내한 곳은 저자에서 조금 벗어나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한참동안 간다고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이내 곧 경치가 풍아한 곳에 홀로 세워진 민가에 앞에 들어서게 되었다. 으리으리하거나 화려한 곳은 아니었지만 계수나무가 몇그루 주위에 서 이었고, 근처에 작은 연못 까지 있었다. 주변이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바로 이곳입습죠.”
매정란이 만족한 듯 대답했다.
“그럴 듯 하군. 고맙네”
“원 별 말씀을”
그 말을 마지막으로 거지는 총총히 가버렸다. 월진은 의문투성이였다.
“어찌된 일이죠?”
매정란이 빙긋 웃었다.
“누군가 우리를 만나고 싶은 모양이군.”
매정란이 생각하기에, 그 거지는 아마도 개방의 인물일 것이다. 개방의 본거지인 천진(天津)이 여기서 멀지 않았다. 그 거지는 허리츰에 하나의 매듭을 짓고 있었다. 일결 제자란 뜻이었다. 매듭의 숫자가 많을수록 방에서의 지위는 높아진다. 일결 제자 이전에는 백의개라고, 아무런 매듭이 없다는 뜻으로 가장 말단 역할의 직책도 있었다.
매정란이 그러한 점을 월진에게 알려주었다. 월진은 무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전혀 알지 못했다.
“자네는 정말 강호초출이로군”
매정란이 아무렇지도 않게 슬쩍 말을 던졌다. 월진은 그 말에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매정란의 이 말에는 다른 뜻이 있었다. 그는 줄곧 월진이 강호인인지 아닌지 궁금했던 것이다.
사실 매정란이 월진과 동행을 하기로 마음 먹은데에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가 처음 월진을 보았을때 그저 지나가는 여행객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걸음걸이나 동작의 세세한 부분을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무공을 익힌 자들에게는 독특한 품이 붙기 마련이다. 걸음이 자로 잰듯 일정하다거나, 하나하나의 동작이 부드러우면서도 절도가 감돌기 마련이다. 매정란은 자신 또한 일류고수였기 때문에 그러한 특징들로 상대가 무림인인지 아닌지 , 그리고 얼마나 강한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월진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월진이 수영을 하거나, 걸을 때를 자세히 보았지만 전혀 절도가 있거나 부드럽거나 규칙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정란은 어딘가 그가 무공을 익혔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엇다. 무도(武道)의 절정에는 자연체(自然體)라는 경지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월진 같은 어린 젊은이가 그런 경지에 이루었다고는 보기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월진의 행동거지는 자연스럽다라기보다는 오히려 어색하지만 투박한 산짐승 같은 부분이 있었다.
‘이 자의 정체가 정말 궁금한걸’
매정란은 호기심이 발동해 월진과 동행을 청했던 것이었다.
그들은 그 작은 집으로 들어섰다. 안에는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면서도 풍아한 정취의 가구들이 들어서있었다. 꽤나 신경을 썼던 모양이다. 방은 세 개가 있었다. 집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각 방의 크기도 작았다.
“도대체 영문을 알수 없군요. 그들이 당신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 거죠?”
월진이 매정란에게 물었다. 매정란은 고개를 으쓱할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개방은 의를 숭상하는 집단이기에 그는 큰 걱정은 하지 않았을 분이다.
그때 누군가 찾아았다. 역시나 거지였는데, 엄청나게 늙어 보였다. 수염이 허리춤까지 왔는데 전혀 정리되지 않았고 얼굴에 더덕더덕 이상한 것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악취 같은 것이 전혀 나지 않았으니 신기한 노릇이었다. 그 늙은 거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안으로 슥 들어오더니, 포권을 하며 그들에게 인사했다. 정확히는 매정란에게 인사했다.
“개방의 오광이라 하오.”
매정란이 포권으로 응답했다.
“매정란이라 합니다.”
“남표검(南豹劍) 매정란의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소. 반갑소이다.”
“의로 이름 높은 개방의 인물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나 또한 영광이오”
월진이 그런 매정란을 흉내내며 뒤이어 인사했다.
“월진입니다.”
늙은 거지 오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반갑소이다.”
“저도 개방의 인물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네요.”
그러면서 월진은 속으로 스스로 왠지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제할 수 없었다. 자신의 말이 너무나도 의식적었던 것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인사차례를 한바탕 나누고 나서 오광이 본론을 꺼냈다.
“매대협. 이곳에 갑작스레 불러와서 죄송하지만 사실은 부탁할 만한 일이 있소. “
매정란이 그 말에 표정에서 의아함으로 묻어났다. . 그는 오광이란 이름은 처음 듣지만 그가 허리띠를 3개의 매듭이 결해져 잇는 것을 보아 삼결(三結) 제자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근처의 분타주급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인물이 굳이 자신에게 부탁할 만한 일이 있을까?
“무슨 일이오?”
“구강기란 인물을 아시오?”
“모르오”
“그자는 천일회(天日會)의 일원으로 무공은 보잘 것없지만 추적술이 뛰어난 자요.”
매정란이 얼굴을 찡그렸다.
“천일회는 무엇이오? 나는 그런 이름 처음 듣습니다.”
“최근에 안휘성 쪽에서 발회(發會)된 조직이외다. 잡다한 일을 의뢰받고 해치우고 있는데 어느정도 흥성하고 있소.”
“흠….”
‘그 일과 나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매정란의 마음을 읽은 듯 오광이 말을 이었다.
“그 구강기란 자가 지금 바로 당신을 쫓고 있는 듯 하오.”
매정란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그게 정말이오?”
“얼마전 그가 우리의 정보망에 포착된 적이 몇번 있소. 그런데 요 며칠간의 그의 행적이 정확이 당신의 행적과 일치했소.”
매정란은 그 말에 씁쓸함을 감출수 없었다.
‘개방은 실로 온 천지에 숨은 거지가 많구나. 내가 하북에 들어선 후로 월진 이외에 거의 사람을 만난 적 없는 거 같은데…’
“그런데 그들은 무어 때문에 나를 쫓는거요?”
“우리도 모르오. “
매정란은 그 말이 좀 의외인듯 재차 물었다.
“그럼 당신은 왜 내게 그 사실을 알려주오?”
오광은 그 말에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살짝 낮추며 눈을 가늘게 띄며 말했다.
“천일회는 최근 본방과 마찰이 있었소.”
매정란은 그 말에 뭔가 알겠다는 듯 말했다.
“아하, 그대는 그대들이 구강기를 당신들이 잡을 수 있도록 내가 미끼가 되어줄수 있느냐 부탁하는 것이로군”
오광이 그 말에 조금 부끄러운 낯빛을 띄웠다.
“부끄러운 일이오. 하지만 그가 워낙에 그쪽 방면에 도가 튼지라…..행적은 알아도 정작 잡기가 쉽지가 않았소. 뭔가 꾀가 필요할 것 같았소. 물론 그를 붙잡고 나면 일단 당신에게 데려다 주겠소.”
매정란도 왜 자신의 뒤를 그 구강기란 자가 쫓고 있는지 궁금했다. 자신은 천일회란 조직도, 구강기란 이름도 오늘 처음 듣는데 말이다. 게다가 정작 자신은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왠지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도 했다.
“내가 할 일은 무엇이오.”
“별 거 없소. 그저 여기서 며칠간 어디에도 가지 말고 쉬도록 하시오. 필요한 물건은 말만 하면 다 가져다 주리다. “
매정란이 그 말에 웃음이 났다.
“하하! 내가 여기서 편히 요양하고 있으면 당신들이 모든 일을 다 알아서 처리하고 그 자를 내게 대령해주겠다 이 말이군요. “
오광이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우리가 다시 그 자를 데려갈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구강기가 제 아무리 날고 긴다 하여도, 결국 매정란이 이 곳에 쭉 머무르고 있는 이상 근처를 계속 맴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광은 일정한 범위 내에 그가 있을 때 수하의 거지들을 풀어서 이 잡듯 샅샅히 뒤져 그를 포박할 작정이었다. 아마 몇백명은 될 터이였다.
매정란이 월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는 어떤가. 길이 급하지 않다면 나랑 같이 말벗이나 해주게나.”
월진은 물론 급할 것이 전혀 없었다. 그의 여행 목적은 죽은 서문주영의 무덤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녀의 무덤은 천년만년 그 자리에 머물러서 그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월진은 흔쾌히 승낙했다.
“물론 해드리죠. 하지만 무료해서 어쩌죠 며칠씩이나 이곳에 있어야 한다니…”
매정란이 그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문듯 말을 꺼냈다.
“자네 바둑은 둘줄 아는가?”
월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전혀요. “
매정란이 그 말에 오히려 잘됐다는 듯,
“하하하! 나도 잘 두지 못하네. 나는 누구에게 거의 이겨본 적이 없네. 자네, 내가 바둑을 가르쳐 주지. 우리 좋은 맞수가 되겠는걸.”
그러면서 오광을 향해 부탁을 했다.
“우리 바둑판이랑 알을 먼저 구하고 싶소.”
기꺼이 도와주겠다는 그의 뜻이 내포되어 잇는지라, 오광이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즉시 대령해드리죠. “
그리고 오광은 물러나면서 덧붙였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할 터이니 기대하시오.”
**작가의 생활 사정상 연재 속도가 굉장히 불규칙적이며, 보통엔 굉장히 느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빠른 연재 혹은 완결작을 원하시는 분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시거나, 완결을 기다리신 후 보시는 편이 더 편하실 것입니다.
** 이 글은 일격평천하의 속편입니다. 1권격인 “일격평천하”를 읽지 않으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다소 있을 수 있으니, 혹시 이 글을 읽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신 분이 계신다면 부디 전편을 먼저 읽어주셨으면 하네요.
**역량 부족으로 수많은 오타와 설정상 모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독자 분들의 지적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발견 즉시 수정할 예정이오니
부디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스토리 구성상의 미비점 및 문학적 완성도에 대한 지적 또한 환영하오나,
이미 구성이 완성되어 있는 작품이고 본인의 실력 부족으로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라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하오니,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一擊平天下 (일격평천하) 2권
1부 2장
“어젯밤에 수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몰려왔답니다. 저희 북경루뿐만이 아니라 이 근처 모든 숙박이 다 꽉찼습니다.”
어쩔수 없이 매정란과 월진은 밖으로 나왔다. 몇 군데를 더 둘러보았지만 역시나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어쩌나.. 이거 원. 노숙이라도 해야되나 여기까지 와서.”
그 때였다. 한 명의 거지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아니, 정확히 월진에게 다가왔다.
“한푼만 주십쇼 나으리”
매정란은 미남자이고 호남형이었지만 어딘가 접근하기 어려운 기품이 있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매정란 보다는 월진의 쪽이 말걸기 더 쉬웠나 보다. 월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미안하외다. 나는 정말 지금 한푼도 없소.”
하지만 거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엉뚱한 것이었다. .
“헤헤 나으리. 묵을 곳을 찾으시나이까? 제가 좋은 데로 안내해드립죠”
월진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매정란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부탁하이.”
그러면서 그는 품에서 은전 한닢을 꺼내 거지에게 건네주었다. 거지가 히히 웃으며 그들을 안내했다. 월진은 혼자 납득하면서 매정란과 같이 동행했다. 거지가 안내한 곳은 저자에서 조금 벗어나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한참동안 간다고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이내 곧 경치가 풍아한 곳에 홀로 세워진 민가에 앞에 들어서게 되었다. 으리으리하거나 화려한 곳은 아니었지만 계수나무가 몇그루 주위에 서 이었고, 근처에 작은 연못 까지 있었다. 주변이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바로 이곳입습죠.”
매정란이 만족한 듯 대답했다.
“그럴 듯 하군. 고맙네”
“원 별 말씀을”
그 말을 마지막으로 거지는 총총히 가버렸다. 월진은 의문투성이였다.
“어찌된 일이죠?”
매정란이 빙긋 웃었다.
“누군가 우리를 만나고 싶은 모양이군.”
매정란이 생각하기에, 그 거지는 아마도 개방의 인물일 것이다. 개방의 본거지인 천진(天津)이 여기서 멀지 않았다. 그 거지는 허리츰에 하나의 매듭을 짓고 있었다. 일결 제자란 뜻이었다. 매듭의 숫자가 많을수록 방에서의 지위는 높아진다. 일결 제자 이전에는 백의개라고, 아무런 매듭이 없다는 뜻으로 가장 말단 역할의 직책도 있었다.
매정란이 그러한 점을 월진에게 알려주었다. 월진은 무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전혀 알지 못했다.
“자네는 정말 강호초출이로군”
매정란이 아무렇지도 않게 슬쩍 말을 던졌다. 월진은 그 말에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매정란의 이 말에는 다른 뜻이 있었다. 그는 줄곧 월진이 강호인인지 아닌지 궁금했던 것이다.
사실 매정란이 월진과 동행을 하기로 마음 먹은데에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가 처음 월진을 보았을때 그저 지나가는 여행객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걸음걸이나 동작의 세세한 부분을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무공을 익힌 자들에게는 독특한 품이 붙기 마련이다. 걸음이 자로 잰듯 일정하다거나, 하나하나의 동작이 부드러우면서도 절도가 감돌기 마련이다. 매정란은 자신 또한 일류고수였기 때문에 그러한 특징들로 상대가 무림인인지 아닌지 , 그리고 얼마나 강한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월진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월진이 수영을 하거나, 걸을 때를 자세히 보았지만 전혀 절도가 있거나 부드럽거나 규칙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정란은 어딘가 그가 무공을 익혔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엇다. 무도(武道)의 절정에는 자연체(自然體)라는 경지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월진 같은 어린 젊은이가 그런 경지에 이루었다고는 보기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월진의 행동거지는 자연스럽다라기보다는 오히려 어색하지만 투박한 산짐승 같은 부분이 있었다.
‘이 자의 정체가 정말 궁금한걸’
매정란은 호기심이 발동해 월진과 동행을 청했던 것이었다.
그들은 그 작은 집으로 들어섰다. 안에는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면서도 풍아한 정취의 가구들이 들어서있었다. 꽤나 신경을 썼던 모양이다. 방은 세 개가 있었다. 집 자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각 방의 크기도 작았다.
“도대체 영문을 알수 없군요. 그들이 당신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 거죠?”
월진이 매정란에게 물었다. 매정란은 고개를 으쓱할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개방은 의를 숭상하는 집단이기에 그는 큰 걱정은 하지 않았을 분이다.
그때 누군가 찾아았다. 역시나 거지였는데, 엄청나게 늙어 보였다. 수염이 허리춤까지 왔는데 전혀 정리되지 않았고 얼굴에 더덕더덕 이상한 것이 묻어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악취 같은 것이 전혀 나지 않았으니 신기한 노릇이었다. 그 늙은 거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집안으로 슥 들어오더니, 포권을 하며 그들에게 인사했다. 정확히는 매정란에게 인사했다.
“개방의 오광이라 하오.”
매정란이 포권으로 응답했다.
“매정란이라 합니다.”
“남표검(南豹劍) 매정란의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소. 반갑소이다.”
“의로 이름 높은 개방의 인물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나 또한 영광이오”
월진이 그런 매정란을 흉내내며 뒤이어 인사했다.
“월진입니다.”
늙은 거지 오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반갑소이다.”
“저도 개방의 인물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네요.”
그러면서 월진은 속으로 스스로 왠지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제할 수 없었다. 자신의 말이 너무나도 의식적었던 것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인사차례를 한바탕 나누고 나서 오광이 본론을 꺼냈다.
“매대협. 이곳에 갑작스레 불러와서 죄송하지만 사실은 부탁할 만한 일이 있소. “
매정란이 그 말에 표정에서 의아함으로 묻어났다. . 그는 오광이란 이름은 처음 듣지만 그가 허리띠를 3개의 매듭이 결해져 잇는 것을 보아 삼결(三結) 제자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근처의 분타주급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인물이 굳이 자신에게 부탁할 만한 일이 있을까?
“무슨 일이오?”
“구강기란 인물을 아시오?”
“모르오”
“그자는 천일회(天日會)의 일원으로 무공은 보잘 것없지만 추적술이 뛰어난 자요.”
매정란이 얼굴을 찡그렸다.
“천일회는 무엇이오? 나는 그런 이름 처음 듣습니다.”
“최근에 안휘성 쪽에서 발회(發會)된 조직이외다. 잡다한 일을 의뢰받고 해치우고 있는데 어느정도 흥성하고 있소.”
“흠….”
‘그 일과 나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런 생각을 하는 매정란의 마음을 읽은 듯 오광이 말을 이었다.
“그 구강기란 자가 지금 바로 당신을 쫓고 있는 듯 하오.”
매정란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그게 정말이오?”
“얼마전 그가 우리의 정보망에 포착된 적이 몇번 있소. 그런데 요 며칠간의 그의 행적이 정확이 당신의 행적과 일치했소.”
매정란은 그 말에 씁쓸함을 감출수 없었다.
‘개방은 실로 온 천지에 숨은 거지가 많구나. 내가 하북에 들어선 후로 월진 이외에 거의 사람을 만난 적 없는 거 같은데…’
“그런데 그들은 무어 때문에 나를 쫓는거요?”
“우리도 모르오. “
매정란은 그 말이 좀 의외인듯 재차 물었다.
“그럼 당신은 왜 내게 그 사실을 알려주오?”
오광은 그 말에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살짝 낮추며 눈을 가늘게 띄며 말했다.
“천일회는 최근 본방과 마찰이 있었소.”
매정란은 그 말에 뭔가 알겠다는 듯 말했다.
“아하, 그대는 그대들이 구강기를 당신들이 잡을 수 있도록 내가 미끼가 되어줄수 있느냐 부탁하는 것이로군”
오광이 그 말에 조금 부끄러운 낯빛을 띄웠다.
“부끄러운 일이오. 하지만 그가 워낙에 그쪽 방면에 도가 튼지라…..행적은 알아도 정작 잡기가 쉽지가 않았소. 뭔가 꾀가 필요할 것 같았소. 물론 그를 붙잡고 나면 일단 당신에게 데려다 주겠소.”
매정란도 왜 자신의 뒤를 그 구강기란 자가 쫓고 있는지 궁금했다. 자신은 천일회란 조직도, 구강기란 이름도 오늘 처음 듣는데 말이다. 게다가 정작 자신은 자신이 미행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왠지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도 했다.
“내가 할 일은 무엇이오.”
“별 거 없소. 그저 여기서 며칠간 어디에도 가지 말고 쉬도록 하시오. 필요한 물건은 말만 하면 다 가져다 주리다. “
매정란이 그 말에 웃음이 났다.
“하하! 내가 여기서 편히 요양하고 있으면 당신들이 모든 일을 다 알아서 처리하고 그 자를 내게 대령해주겠다 이 말이군요. “
오광이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우리가 다시 그 자를 데려갈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구강기가 제 아무리 날고 긴다 하여도, 결국 매정란이 이 곳에 쭉 머무르고 있는 이상 근처를 계속 맴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광은 일정한 범위 내에 그가 있을 때 수하의 거지들을 풀어서 이 잡듯 샅샅히 뒤져 그를 포박할 작정이었다. 아마 몇백명은 될 터이였다.
매정란이 월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는 어떤가. 길이 급하지 않다면 나랑 같이 말벗이나 해주게나.”
월진은 물론 급할 것이 전혀 없었다. 그의 여행 목적은 죽은 서문주영의 무덤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녀의 무덤은 천년만년 그 자리에 머물러서 그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월진은 흔쾌히 승낙했다.
“물론 해드리죠. 하지만 무료해서 어쩌죠 며칠씩이나 이곳에 있어야 한다니…”
매정란이 그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문듯 말을 꺼냈다.
“자네 바둑은 둘줄 아는가?”
월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전혀요. “
매정란이 그 말에 오히려 잘됐다는 듯,
“하하하! 나도 잘 두지 못하네. 나는 누구에게 거의 이겨본 적이 없네. 자네, 내가 바둑을 가르쳐 주지. 우리 좋은 맞수가 되겠는걸.”
그러면서 오광을 향해 부탁을 했다.
“우리 바둑판이랑 알을 먼저 구하고 싶소.”
기꺼이 도와주겠다는 그의 뜻이 내포되어 잇는지라, 오광이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즉시 대령해드리죠. “
그리고 오광은 물러나면서 덧붙였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할 터이니 기대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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